우동을 먹을 때는 글루텐을 곱씹어 보자(우동에 관한 썰.)우동을 먹을 때는 글루텐을 곱씹어 보자(우동에 관한 썰.)

Posted at 2015.02.07 14:57 | Posted in For Fun Project


아름다운 우동면의 자태.


우동 가닥을 집어 후루룩 빨아들이면, 투명할 뽀얀 면발이 춤추듯 입술을 때리며 입안으로 미끄러져 들어갑니다. 면은 탱탱하고 탄력이 있어 이빨을 밀어내는 기분좋은 반발력을 느낄 있지만, 결코 씹을 힘이 들어갈만큼 단단하진 않죠. 매끄럽고 탱탱하게 만든 우동을 먹을 느끼는 즐거움은 관능적이라고까지 말할 있을 정도입니다.

쫄깃한 우동을 맛보는 쾌감...!!![각주:1]

그렇다면 면의 쫄깃함이 쾌감[각주:2] 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요?


우리가 가진 음식에 대한 본능적인 선호도는, 보다 유익한 먹이[각주:3] 섭취하고 해로운 먹잇감은 기피할 있도록 하는 진화의 결과물이라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단맛이나 지방의 고소한 , umami[각주:4] 등이 기분 좋게 느껴지는 것은 먹이가 가진 주요 영양소를 적극적으로 섭취할 있도록 인류가 진화해 왔다고 해석할 수 있겠죠. 반면 쓴맛은 자연에 존재하는 알칼로이드 계열 독극물 등을 피할 있도록 불쾌감을 갖게 되었다고 생각할 있습니다.

이는 뿐만 아니라 식감에도 적용이 되는데, 채소나 과일의 아삭아삭한 식감은 충분한 수분을 함유하고 있고 세포벽이 파괴되거나 변성되지 않은, 신선하고 미생물의 침입을 받지 않은 상태라는 것을 시사하므로 식욕을 돋우는 것이 합당하지만, 물컹물컹하거나 끈적끈적한 식감은 반대로 미생물이 번식하여 단백질이 변성, 파괴되고 세포벽등의 구조가 무너졌다 신호이므로 본능적으로 기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맛있는 것에 끌리는 것은 자연의 섭리입니다.


면이 가진 쫀득쪽득한 탄력을 쾌감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마찬가지 관점에서 해석할 있겠습니다. 음식이 탄력을 가질 있는 것은 콜라겐 등의 탄성 단백질 덕분인데,  우리가 낙지 볶음을 먹고 쫄깃함을 느낄 있는 것은 낙지의 탄성 단백질 파괴되지 않고 사슬, 나선 혹은 그물구조를 유지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좋은 음식물이 가져야 하는 두가지 조건, 영양소가 풍부하며 신선하다 두가지 조건을 모두 보여주는 것이 탄력있는 식감인 것이죠.

 

찰지구나.[각주:5]


문명이 발달하면서 인류는 본능에 따라 음식을 섭취하는데 그치지 않고, 음식이 주는 쾌감을 보다 편리하게 극대화할 있도록 노력합니다. 설탕, 소금 천연 재료를 정제 혹은 농축해서 조미료를 만들고 발효를 통해 umami 주는 아미노산을 만들어내기도 했죠. 절임 등의 저장방법을 통해 아삭한 식감을 오래 유지할 있도록 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방법을 통해 우리가 음식에서 느낄 있는 쾌감을 계절, 산지 등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지 집에서 간편하게 느낄 있게 된것이죠

그런데, 생각해보면 쫄깃한 식감이라는 것은 앞서 말했듯 탄성 단백질의 구조에서 나오는 것으로 재현하기, 보존하기 쉬워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인류는 이러한 쫄깃한 식감을 재현할 단서를 아주 오랜 세월 전에 찾아냅니다. 바로 글루텐이죠


글루텐의 구성


Glutenin gliadin으로 구성되는 단백질인 글루텐은 밀이 가진 단백질이며, 밀가루를 반죽하면서 gluten분자는 사슬 결합구조를 이루면서 탄력이 생기게 됩니다. 글루텐 분자가 hydration되면서 탄성은 커지죠. 지금까지 발견된 최초의 국수는 무려 4천년전 것이라고 하는데, 이미 사람들은 밀이라는 곡식을 탈곡하고, 도정하고, 제분해서 물과 함께 반죽하면  이렇게 탄력이 생겨 국수를 만들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응용했다는 뜻입니다. 때부터 이미 인류는 그야말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언제나 쫄깃한 식감 즐길 있게 것이죠. 면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정말 기적같은 일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물론 국수 이외에도 인류의 놀라운 식문화 유산은 많이 있습니다.


이렇게 국수가 만들어져 많은 나라에서 다양한 국수가 생겨났지만, 앞서 말한것처럼 우동의 식감은 중에서도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우동의 쫄깃함이란건 인간이 만들어낸 식감이지만, 기분 좋은 탄력에 비할만한 것은 천연 식재료 중에서도 얼마 없지 않을까요.

탄력에 비할 있는 것으로 제가 떠올릴 있는 것은 센불에 빠르게 볶아낸 낙지나 미디엄 정도로 절묘하게 삶은 꼬막, 데쳐서 얼음물에 헹궈 탄력을 살린 새우 정도….?? (왠지 떠올리다 보니 많이 생각나는 느낌도쿨럭)

게다가 우동은 물과 밀가루, 소금만 있으면 만들수 있다는 압도적인 가격 접근성의 메리트를 가지고 있지만…. ‘국물이, 끝내줘요.’ 하는 오래 인스턴트 우동 광고 에서 보듯이, 아쉽게도 우리나라는 아직 우동 자체보다는 국물에 비중을 두는 모양새이고 정작 주인공인 우동 면은 함량 미달인 곳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요즘에 들어서는 일본 본토 수준에 가까운 우동집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같은데요.


이제 면발도 좀 끝내줍시다.


우동 면이 국물에 떠있는 탄수화물 덩어리 건더기가 아닌, 주인공의 역할을 당당히 보여주는 그런 우동집이 제가 한국에 돌아가는 그날까지 더욱 많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오늘 밤, 쫄깃쫄깃한 글루텐을 생각하면서 우동 한 그릇 어떨까요?


  1. https://www.youtube.com/watch?v=NjVugzSR7HA [본문으로]
  2. Pleasure. 영문 위키에서는 인간이나 다른 동물들이 경험하는 긍정적이고, 즐거우며 추구할만한 정신적 상태를 총칭한다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유전자가 신체에 주는 채찍과 당근 중 당근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죠. [본문으로]
  3. 이 때는 인류로 진화하기 전이므로 음식이 아니라 먹이를 먹습니다. [본문으로]
  4. http://ko.wikipedia.org/wiki/%EA%B0%90%EC%B9%A0%EB%A7%9B [본문으로]
  5. http://blog.naver.com/undernation/130100558497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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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og'm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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