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방문객 수가 조금 증가해서 살펴 보니, 티스토리 메인 귀퉁이(메인에 걸린 건 아니니깐)에서 방문객 유입이 있었다. 이 카테고리가 "새글"인 만큼, 아마도 이때까지 글들도 계속 올라 갔겠지만, 새삼 (재미있게 글쓰기? 심도있게 글쓰기?)에 방문객이 들어온 장면을 내가 포착한 것이다. (워낙 방문객 관리나 유입 등에 대해서 큰 관심이 없다 보니.... 주제별 새글이란 것이 있다는 것도 이제야 발견했다.) 



그런데, 하나 서운(?)한 것이 있었다. 내 글이 "IT" 항목에 있다는 사실이다. 티스토리에서 크게 주제를 나눈 것에는 "이슈, 사진, 여행, 음식, 리뷰, IT, 스포츠, 전체" 가 있던데, 그 중에는 IT가 제일 가깝긴 하만, 과학이라는 부분이 없다는 것에는 아쉬움이 남긴 하다. 작은 주제로 "과학" 항목이 있기 하지만,큰 개념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건 다른 포털이나 블로그에도 마찬가지 인 것 같다. 그나마, 의료는 따로 있는 곳이 있긴 하다만 과학은 전혀 메이저가 아닌 셈이다. 


사실, 과학에 대한 글이나 블로그는 생각보다 많지만, 또 따지고 보면 다른 분야에 비해서 그렇게 많지 않다. 글을 읽고자 하는 수요자가 적어서 그렇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왠지 모르게 "과학"이 홀대 당하는 느낌이 든다. 내가 소위 말하는 "이공계"라고 할 수는 없지만(사실 개인적으로는 이공계라고 생각한다.), 의학의 "이공계"와 같은 기초 의학을 하는 입장으로서 과학이 홀대 받는 느낌은 너무나도 싫다. 


물론, 모든 결과에는 원인이 있다. 과학에 대해서 글을 쓰는 사람도 한정적이고, 책이라고 해도 "과학"의 이름을 두르면서 재미있는 책이 많지도 않다. 고리타분한 책들, 난해한 이론, 자기 분야만을 파고드는 학문적 성향 때문에, 과학이란 주제를 일반인들이 쉽게 접하는 기회가 적다. 또한, IT나 음식, 여행 처럼 일상 생활에 도움되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아니다. 스포츠나 사진처럼 쉽게, 소일 거리로 접하기가 쉬운 것도 아니다. 


"과학"이란 주제는 일단 "지식"을 쌓는다는 느낌이 강하다. 그리고 어느 정도의 배경지식이 있어야 쉽게 다가온다. 그러니깐 글을 쓰는 입장에서 어느 정도의 "배경 지식"이 있다고 가정하고 글을 쓰니, 그에 맞지 않는 독자는 시작하기도 전에 "안드로메다"행이다. 그리고 과학자들은 본질적으로 일반인들에게 알리는 글을 쓰는데 큰 관심이 없는 듯 하다. 대면해서 이야기해보면 아주 쉽게 설명할 수 있는 개념임에도 불구하고, 글로 설명하라고 하면, 또 다른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니 당연히 글을 안 쓰게 된다. 



수요자 측면도 마찬가지이다. 이슈, IT, 스포츠 등의 주제는 정보를 얻고자하는 수요자가 많다. 그 결과 사람들이 몰린다. 그리고 사람이 몰리면 광고의 가치가 올라간다. 광고라는 매체와 밀접한 연계가 있는 주제는 그 주제가 참신한 측면보다는 수요자가 많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정보가 많다 보니, 수요자들도 쉽게 개념을 이해하고, 글쓰는 사람 입장에서도 글을 보러 오는 사람이 많으니 글쓰는 재미가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돈"이 되는 정보가 중요하긴 하지만, 꼭 그렇지 않더라도 "도움"을 주는 글이 많다. 독자도 좋고, 글쓰는 사람도 좋고, 광고주도 좋다. 누이 좋고 매부 좋고 형부까지도 좋은 형국이다. 도랑도 치고 가재도 잡는다.


하지만 과학은 그렇지 않다. 일단 그 개념을 필요로 하는 수요자가 적다. 열심히 적어도, 그리 큰 반응이 오지 않는다. 찻잔 속의 태풍이다. 쉽게 설명하려고 애쓰는데 드는 시간이 많은 데 비해, 글의 독자가 한정적이다 보니, 파급력 또한 크지 않다. 그리고 수요자 역시 "필요한 정보"를 얻고자 하기 때문에, 피드백이나, 주변 전달(버즈 마케팅 같은 것)이 잘 되지 않는다. 물론 가끔 이슈를 받긴 하지만, 개념을 설명한 글이기 보다는, 참신한 주제나 발견을 한 과학자에게 관심이 쏠린다. 그리고 그 관심은 정말 혜성처럼 반짝이다가 금새 사라진다.


소위 말하는 파워블로그만 봐도, 과학을 주제로 접근하는 사람은 굉장히 드물다. 과학자는 필연적으로 한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할 말이 그리 많지가 않은 셈이다. 소위 말하는 총알이 부족한 것이다. 다른 주제로 넘어가서 글을 쓰려고 해도, 왠지 동료 과학자들의 눈총을 받을 것 같기도 하고, 왠지 그 분야 전문가가 아닌데, 글을 쓰는 것이 자격 없어 보이기도 한다. 나 역시도, 내가 아는 선에서 주제를 다루지, 그 이상을 넘어가는 것은 가급적 지양하고 있다. 그런데 글이란 것은 꼭 그런 것만은 아닌데, 유난히 과학이라는 주제를 다루는 사람은 그런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기자를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티스토리 글 주제만큼은 "과학"이라는 주제가 있었으면 좋겠다. 과학을 공유하고, 여러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글을 많이 생산할 수 있는 인프라가 마련되면 좋겠다. 과학에 대해서 쉽게 쓴 글이 인정받고, 쉬운 설명을 곁들인 글이, 그 분야의 뛰어난 전문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글을 쓴 사람이 인정받을 수 있는 분위기가 있었으면 좋겠다. 많은 사람들이 과학을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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