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에 대한민국은 슬픔과 불신으로 가득 차서 하루하루 사는 낙이 없다. 그럴 때일수록 자신을 돌아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좋았던 추억을 떠올리기도 하면서 힘든 시간을 이겨내는 것 같다. 나름 임상이 아닌 기초로 오고 나니 의사라기 보다는 선생님으로 8년을 보냈다. 그러다 보니 아직 어린 학생들의 참사라 더욱 가슴이 아프다. 고속발전과 성장이라는 이름아래, 우리사회는 앞만 보고 달려왔지 너무나 많은 것을 대수롭지 않게 스쳐 지나갔기에 사고가 생길 때마다 대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누구인들 처음에 일 할 때 잘 해야지라고 생각을 하지 않겠는가?!


원칙과 철칙을 지키고 자기만의 이상을 이루어보리라 꿈꿔보지 않았겠던가?!


하지만 시간과 세월 속에 묻혀놓은 그 이상과 원칙들은 단 한번의 사고와 함께 한번에 무너지곤 한다.


    


해부학을 시작한지 8년째, 나름 1000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지나갔고 그 중 반은 이제 의사가 되어 환자를 보며 사회인이 되었다. 매년 재미있고 즐거운 아이템을 찾기도 하고 학생들과 추억을 쌓고자 노력도 했었다. 날씨 좋아지면 하루쯤은 해부실습을 하다 다같이 꽃놀이로 소풍을 가기도 하고, 성적이 많이 오른 학생들에게는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는 나만의 상을 주기고 하고, 조별로 술 한잔씩 나누며 잠시나마 사제지간이 아닌 인간미를 나누기도 해보았다


가끔 얼굴을 붉히며 소리치기도 하고, 이런 저런 실수를 앞에서 하는건 당연하며 수업 중에 말이 헛나와서 식은땀을 흘려보기도 하며 지극히 친근한 선생님이였다. 그만큼 잘 지냈기에문제될 일이 크게 없었기에 이러한 수업과 생활패턴은 8년째 쳇바퀴가 돌듯이 돌아돌아 시간이 흘렀다. 작년에 해오던 수업을 또 하면 되고, 이러한 학생들에게는 또 이렇게 하면 되었으니 이런 태도로 지냈으며, 그렇게 나의 하루하루도 반복되었다. 농담 삼아 8년째 수업을 반복하듯이 연애도 8년째 반복해서.....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데 올해, MD조교가 2명이나 밑에 들어왔다. 나름 실습 수업을 통해 학생들과 대화하고 공부도 같이 하였는데, 이 둘에게 그 기회를 준다는 명목아래 나는 실습 시간에 조금 뒤로 빠지게 되었다. 그런데 8년째 해왔듯이쯤이면 이렇게 해야하는데…”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일어나지 않기도, 혹은 반대로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렇게 나도 모르게 2달이 지나며 학생들과 작년과 같지 않은 친근함을 나누고 있었고, 이러한 거리감은 강의 중의 소통능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는듯 하였다.


기초에 들어와서 가장 먼저 배우는 해부학이라는 과목을 통해서 단지 인체의 구조에 대한 지식이 아닌, 인간에 대한 사랑과 의사로서 인술을 펼치기 위한 마음을 가르치고자 했던 나의 초심은 나태함과 핑계거리에 조금은 뒷전이 되고 있지 않았나 싶다. 가끔 나름 인기과를 갔다고 태도가 달라지는 후배들을 보며 야단을 치지 않았던가…. 그런데 조교가 들어오고 직급이 올라가며 초심을 잊고 있는 나를 발견하기 시작하였다. 이제 조직학이 끝나고 해부학만 하면 올해의 본과 1학년 학생들과는 함께 할 시간이 없다. 그나마 지금이나마 반성을 하고 다시 예전과 같이 다가가서 내가 진정 가르쳐주고자 하는 것을 보여줘야 하겠다.


조교 1년차 때의 초심으로 다시 돌아가서 다시 학생들을 괴롭혀줘야지 ^.^


우리 후배님들도 그 때 떨리고 힘들었던 해부하던 시절을 생각하며 더욱 열심히 환자들을 봐주겠지? 그리고 가끔 학생시절을 되돌아보았을 때 행복한 미소 지어질 수 있도록 공부한다고 힘든 시절이였지만 좋은 추억과 행복한 기억도 함께 할 수 있길 바라며 학생들과 술한잔 기울이며 이야기꽃을 피워보자.


처음처럼은 소주에만 국한되는 말이 아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듯 나는 초심의 마음을 느끼고자, "처음처럼"에 취해 학생이라는 가장 큰 스승 앞에 고개를 숙여야겠다.

 

성시경이 부릅니다 '처음'



 

 세월호가 침몰한지 8일이 되었다.

 저만 살겠다고 수많은 어린 생명들을 가둬두고 도망간 선장의 행태에 분노가 치밀고, 하나둘 수습되는 시신들의 슬픈 사연에 가슴이 막막해져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이번 비극의 핵심원인은 '직업의식과 사명감의 결핍'이라고 본다. 해상사고에서 승객들을 구해야할 선장으로서의 의무를 수행한다는 직업윤리의식을 이준석선장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대신, 살겠다는 본능이 훨씬 컸고 승객들의 생명보다 자신의 생명이 월등히 중요했던 사람인지라, 자기를 구해줄 헬리콥터만 관제시스템에 집요하게 요구하고는, 승객들은 가둬두고 부리나케 도망갔다. 사건 전후로 관료들과 정치인들이 보여주는 행태도 마찬가지다.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나라가 내면적으로 얼마나 후진국인지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어서 착잡하다. '한강의 기적'이라는 외적인 경제성장을 찬양해왔지만, 결과지상주의 속에서 국가의 내적 성숙은 동반되지 않았다.

  '직업의식과 사명감'의 중요성은 모든 직업에 적용된다. 의과학자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연구를 통하여 인류의 복지에 이바지하겠다는 대단한 사명감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국민들의 세금으로 내가 연구하고 있다는 책임감은 가져야 한다. 내가 돌보는 학생과 동료에 대한 교육자로서의 사명감 또한 지녀야 한다.

 도산안창호 선생은 우리나라가 힘있는 나라가 되기를 바라셨고, 그것은 국민 모두가 덕(德)을 갖춘 인격자가 됨으로써 이루어진다고 믿으셨다. 그것이 수십년이 걸릴지라도, 나 하나부터 인격자가 되자는 생각을 설파하셨다. 지금 도산은 구천에서 피눈물을 흘리고 계실 것이다.



요새 한동안 포닥 관련 일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글 포스팅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었다. 개인적인 일기를 쓰기에도 시간이 벅찼기 때문이다. ^^  


그런데 오늘 갑작스러운 유입이 있었다.


우리 블로그는 사실상 정보 관련 블로그이고, 그 분야가 의과학에 한정되었기 때문에, 하루에 1000명정도 오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데, 10월달에 들어서 두번이나 1000명을 넘었다. 뿌듯하기는 한데, 그 내막을 살짝 열어보면 두가지 경우가 다르다. 10월 10일에 있었던 유입수 1547명은 정말 순수하게 의과학, 응급실 등과 관련된 글로 유입된 것이고, (대충 일평균 800명 정도 수준이 되니깐, 700명 정도가 페이스북 링크를 타고 들어 온 듯 하다) 10월 14일에 있었던 2041명은 조금은 다르게 유입된 것이다. 


바로 좀비 프로젝트 (http://mdphd.kr/133때문인데...



어제 개콘에서 똑같은 이름의 방송이 있었던 것 같다. 당연히 한국에 없으니 이런 걸 알리가 있나? ^^ 개콘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다양한 프로그램이 시도되는 것은 아주 흥미진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 스트리밍이 미국 방송 제한에 걸려,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 여러가지 기사를 보니깐 이 프로그램의 컨셉은 재미있는 것 같다. 이 방송 프로그램 "좀비 프로젝트" 검색하는 사람들이 얻어 걸려서 우리 글을 클릭한 것 같다. 




사실, 이 프로그램 전만 해도, 좀비 관련해서 포스팅에서 네이버나 다음에서 블로그 수위를 다투었는데, 이제는 빠이빠이 해야할 듯 하다. ^^ 좀비 프로젝트란 개그 프로그램이 훨씬 인지도가 높아지,고 자꾸 재미있어 질수록 많은 사람이 그에 대해서 이야기할 것 같고, 우리 같은 정보글은 개콘 좀비 프로젝트를 다루지 않기에 관련도가 떨어지면서 자연스레 블로그 후위에 위치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일반인들에게는 좀비 의학 정보글보다 프로그램을 찾는 사람이 훨씬 많을터이니 당연한 일이긴 하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항상 느끼는 것이긴 하지만, "의과학"이라는 부분과 "대중성"이라는 부분을 동시에 만족시키기가 참 어렵다는 생각을 한다. 의과학으로 치우치면 치우칠수록, 정보성은 아주 높아지지만, 소수만 보게 되니깐 대중성이 사라지고, 대중을 생각해서 조금 쉽게 글을 쓰거나 다양하게 글을 쓰면, 정보성은 사라지지만 대중성이 높아지게 된다. 과연 어떤 독자를 위해서 글을 쓸 것인가, 그리고 어느 정도 선에서 정보를 공유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블로그 처음부터, 우리에게 던져진 "화두" 였었다.


일단은, 정보성이 조금 더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을 듯 하다는 생각을 하지만, 이런 유입이 있을 때마다, 가끔은 대중성을 가진 글을 쓰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그 대중의 정의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과학, 특히 의과학을 좋아할만한 사람들 정도가 될 듯하다. 두마리 토끼를 잡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열심히 고군분투해보자. ^^



안녕하세요. ^^ 모두들 추석을 잘 보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추석을 가족과 함께 보내다가 흥미있는 글을 읽었는데, 알고 보니 제가 아는 친구놈이더군요. 깐돌이 아빠가 제 친구입니다. ^^ 이 친구와 통화를 하고, 제수씨(?) 글을 게시해도 된다는 허락을 받고 글을 퍼옵니다. ^^ 원문여기에 있구요. 퍼온 것이 문제가 된다면 삭제 혹은 링크만 걸도록 하겠습니다. ^^  


종종, 이 친구랑 통화를 하는데 할 때마다, "살인 사건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듣곤 했는데, 어김없이 이번에도 살인 사건이 일어났더군요. 경찰이 힘들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경찰의 가족이 더 힘들 수도 있다는 생각을 새삼하게 된 글입니다. 블로그에 놀러 오신 다른 분들도 이렇게 숨겨진 곳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경찰이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글을 올립니다. 


대한민국 경찰이 있기에 안심이 됩니다. ^^ 화이팅입니다.


- 강력팀장 아내의 추석 -


"여보, 이번 추석엔 집에 들어 올 수 있어?"

"응 걱정마. 이번엔 꼭 들어올게! 약속할게"


남편은 큰소리를 쳤지만 이번에도 약속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저희 남편은 천안서북경찰서에서 강력팀장으로 근무하는 경찰관입니다.


지난 설에도, 작년 추석에도 남편은 집에 들어오지 못했습니다.

이번 추석만큼은 태어난지 얼마안된 우리 아기와 함께 고향에서 즐거운 명절을 보내자고 남편은 거듭 약속을 했습니다.


그렇게 기대에 부풀어 있던 연휴 첫째날인 9. 18 저녁, 남편은 급한 전화를 받고 나갔고 잠시 후 제게 메시지가 왔습니다.


'시체가 나왔어...'


그것은 제게 남편이 추석연휴 내내 집에 들어오지 못한다는 말과 같았습니다.

머릿 속이 하얘지면서 어쩔 수 없음을 알면서도 화가 치밀어 올라 남편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남편은 20대 여자가 칼에 여러 번 찔린 채 사망했다는 말만을 제게 전할 뿐, 다른 말은 하지 못하고 쩔쩔매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또 집에 못들어오냐고 쏘아붙이려는 순간 수화기 넘어로 들려오는 울음소리... 그것은 사망한 피해자 가족들의 절규였습니다.


순간 저는 옆에 있는 백일된 아들의 얼굴을 쳐다보았습니다. 남편에게 밥 잘챙겨먹으라는 말만 남긴 채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렇게 올해도 남편 없이 보내는 명절 연휴가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얼마 후 남편에게 범인을 잡으러 인천으로 간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알았다고 짧게 대답만 하고 이내 전화를 끊었지만 그 순간부터 저는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약속을 못 지켜 미안해할 남편을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애기 사진과 함께 "아빠 힘내세요"라고 메시지를 보내자 이내 진짜 힘난다며 답장이 왔습니다.




[천안서북경찰서 천성현 강력팀장과 그의 아내와의 대화 / 이하 이미지=해당 카카오톡 화면 캡처]


그제서야 제 마음속에 꽁꽁 묶어두었던 남편에 대한 원망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습니다.


명절이라 문을 연 식당도 없을텐데 밥은 먹었는지... 잠복은 힘들지 않은지 궁금하고 걱정이 되었지만 정작 가장 큰 걱정은 혹여나 남편이 다치지는 않을까 하는 것이였습니다.


하지만 그 말을 입 밖으로 꺼낼수가 없었습니다. 그저 마음속으로 조용히 기도하고 응원할 뿐 제가 해줄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새벽까지 이어진 잠복은 쉽게 성과가 나타나지 않았고 점점 제 마음은 타들어 갔습니다. 그러던 중 오늘(9. 20) 새벽 2시경 남편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여보 잡았어!"

남편은 흥분된 목소리였습니다.


그때까지 걱정으로 밤을 지새면서 가슴 졸이던 저는 남편의 전화를 받고 울음이 터져나왔습니다.

"고마워..고마워.."


고생했다, 잘했다고 말해야 하는데 저의 입에서 나온 첫마디는 고맙다는 말이었습니다. 다치지 않고 무사히 범인을 검거한 남편이 너무 자랑스럽고 한없이 고마웠습니다.




[천안서북경찰서 강력팀장과 그의 아내와의 대화]


나중에야 우리 남편 말고도 형사과장님, 함께 발로 뛴 다른 형사들 누구하나 명절을 제대로 못보냈구나 하는 것을 깨닫고 제가 너무 속좁았던 것은 아닌지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그런 마음을 가진 사람은 비단 저 뿐만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함께 근무하시는 과장님, 강력형사팀원들 모두의 아내 혹은 가족들 또한 저처럼 명절을 함께 보내지 못해 화도 났을 것이고 혹시나 다치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에 졸였을 것입니다.


다른 대한민국 모든 경찰관들의 가족들 또한 그럴테지요. 제 남편은 저에게 100점짜리 남편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강력팀장으로서 사건현장에서 남편은 어느 누구보다 멋진 최고의 대한민국 경찰관입니다.

여러분, 지금 이 시간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명절 보내고 계신가요??


잠깐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면 명절 연휴에도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많은 경찰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누군가의 아버지, 남편, 아들... 바로 우리의 가족입니다.


이렇게 멋진 대한민국 경찰을 위해 박수를 보내주세요. 경찰은 국민을 위해 더욱 힘껏 뛸테니까요

본 블로그는 사실상 필진들의 익명성이 유지되지 않는다. 


처음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의과학 정보 공유"라는 가치를 내걸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정보의 신뢰성" 라고 판단하였다. 때문에, 필진들을 밝히는 것이 그 신뢰성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결론지었고, 필진들을 공개하였다. 최소한 연구를 어느 정도 경험한 사람이 자신의 주관적인 판단 아래, 최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본 블로그 정보의 신뢰도를 높인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다행히도 그런 부분에서 많은 글들이 충분히 신뢰성을 가지게 되었고 많은 방문객들이 그에 근거해서 다양한 질문을 하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자신의 신분이 노출되기 때문에, 다룰 수 없는 주제들도 생기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예를 들면 학제에 대한 논쟁적인 글이라든지, 의료 윤리와 관련된 글이라든지, 자신의 주관적 생각을 강하게 노출시키는 글 등이 그런 범주에 들어갈 것이다. 문제는 그런 글을 쓰면 바로 누가 그 글을 썼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좁은 한국 연구 바닥에서는 굳이 그런 리스크를 안으면서, 원천적으로 그런 글을 쓸 이유가 없게 되었다. 


따지고 보면 그런 글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방향성을 시스템 상으로 원천적으로 봉쇄되는 현재 상황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다양한 의견을 취합한다는 소통의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느껴졌다.


또한, 고정적인 필진으로 참여하는 것은 부담되지만, 익명성을 유지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싶은 사람들도 주변에 많이 있었다. (나와 가깝게 지내는 사람들 중에서도 몇몇이 있고, 가깝지 않지만, 메일을 통해서 이런 주제에 대해서 글을 쓰고 싶다는 사람도 있었다. 진짜 이 부분은 정말 놀란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시스템 자체가 없다. 


무언가 커뮤니티 같은 개념으로 가게 된다면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겠지만, 그렇게 가면 정보의 신뢰도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블로그의 틀을 유지하면서, 정보를 제공하면 신뢰성 면에서 큰 장점을 가진다. 


위와 같은 이유로, 익명성을 가진 글을 추가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었다. 그리고 익명을 유지할 수 있는 가상의 필진을 하나 만들었다. 이름하여 Anonymous_MDPhD.kr 이라는 ID이다. 일종의 다중 인격체 ID인 셈이다. 대부분의 필진들이 이 의견에 공감을 하였고, 다수 필진의 적극적인 의견 개진으로, 익명성을 살리면서 글을 쓸 수 있는 ID를 만들게 되었다.


일차적으로 이 ID는 이 블로그의 편집인이 "관리" (글을 포스팅하고, 편집하고, 글을 다듬고 그림 작업을 하는 일 등) 하지만, 참여하는 든 필진들에게 본 ID와 PW를 공개한다. 따라서, 필진들이 자신의 신분을 노출시키지 않고, 댓글이나 글을 올릴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는 것이다. 실제로 그렇게 다양한 사람이 댓글을 작성하고 있다. 아울러 익명성을 유지하면서 외부 필진으로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들 혹은 다른 커뮤니티에서 동의를 받아서 가지고 오는 글들 역시 이 아이디로 게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가지 한계점을 가지게 되는데, 


첫째로, 초반에는 데이터가 적어서 내부 필진이 글을 작성한다면, 누가 쓴 글인지 대략적으로 유추할 수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 둘째로, 문체라든지, 글을 쓰는 스타일에 따라서 외부 필진이 쓴 글을 내부 필진이 쓴 글처럼 오해받거나, 내부 필진이 쓴 글이 외부 필진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결국, 익명성이 확보되지 않거나, 오해를 살 소지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 부분에 대한 나름의 해결책으로 편집인이나 다른 특정인이 "신분이 노출될 만한 글"을 하나의 통일된 문체나, 양식으로 글을 변경해서 쓰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 아니면, 아주 많은 글들을 노출시켜서 masking하는 방안도 있다. 현재 다양한 해결 방안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 위 두가지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다양한 시행착오를 거치겠지만, 결과적으로 소재의 풍부함, 의견의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그리고 동시에 익명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겠다. 


이런 익명성이 잘 유지되고 있는 팀블로그를 찾아보면 여러가지 경영 전반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mbablogger.net 이 있다. 이 블로그에 가보면 누가 쓴 글인지 도대체 알 수 가 없다. 얼핏 유추는 가능하지만 굳이 유추할 이유도 못 느끼겠고, ID나 필진 소개 자체도 익명이기 때문에, 그 community member가 아니라면 누가 누군지 유추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반대로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자신이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글을 쓰는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강력한 vision이나 motivation이 있어야 블로그가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글의 자유도를 높일 수 있지만 Authority라는 당근을 가지기 힘들다는 이야기이다. 뭐.. 모든 일에는 장단점이 있으니깐..


항상 도전은 시행착오를 수반하지만, 실패한다고 해도 그 도중에 배우는 것이 많다. 


다양한 시도를 해 보자. 그리고 feedback 그리고 이어지는 update. 마지막으로 upgrade

블로그를 운영하다가 보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뺏기는 것이 사실이다. 블로그 관련된 대부분의 시간은 글쓰기, 글읽기에 투자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다른 블로그에 가서 글을 읽을 때, 정말 잘 쓴 글을 읽을 때면, 글 읽기 자체로도 즐거움을 느끼곤 한다. 아울러, 여러 운영의 묘와 인사이트를 얻는 것은 덤이다. 모든 노하우나, 좋은 점을 따라갈 수는 없지만, 그래도 내가 배울 수 있는 일부는 습득하고자 노력하는데, 언제나 현실과 이상은 은하철도 999의 안드로메다 거리에 있다. 


하지만, 그 중 쉽게 따라할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재미있게 글을 쓰는 재주인 것 같다. 간혹 글을 읽다 보면, 어찌 그리 재치있게 잘 썼는지. 글을 읽다가 절로 웃음이 나오는 유쾌한 글이 있다. 무게감은 다소 떨어지는 글도 있긴 하지만, 무게감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 글 안에 재치가 녹아 들어 있는 것이 어찌나 부러운지. 정말 그런 글을 쓰는 사람들은 내공이 상당한 것 같다. 글을 가볍게 쓰면서도 정보성을 잃지 않고, 읽는 이를 즐겁게 만든다는 것은 정말 뛰어난 능력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사실, 보수적인 사람이 대부분인 의대에 소속되어 있으면서, 또 증거가 없으면 잘 안 믿으려고 하는 과학자 집단에 소속된 사람으로, 재미난 글을 읽을 기회가 그리 많은 것은 아니다. 의학 혹은 과학적인 글들은 내용의 표현보다는 내용 그 자체가 중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부분의 글들이 딱딱하고, 정보 중심적이다. 물론, 과학적인 글이 모두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문체나, 표현 방법보다는 내용에 더 중점을 두는 것이 사실이다. 논문을 생각해보면 예상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그런 문체를 따라 가게 되는 것 같다. 다소 무겁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꽉찬 서재 같은 느낌의 글을 본보기로 삼고, 글을 쓰고자 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이외수 작가와 박경철 원장의 글을 좋아 한다. 재미있게도 이 두 사람, 이외수 작가와 박경철 원장의 글은 앞서 언급한 두가지 문체를 크게 대변하는 것 같다. (이외수 작가의 정치적인 성향, 개인적인 사생활은 여기서 논의하는 바가 아니다. 그러니 접어 두자.) 


집필실 창문 앞에 있는 개복..
집필실 창문 앞에 있는 개복.. by pieliny 저작자 표시변경 금지


글만 보자면, 이외수 작가의 글은 촌철살인과 번뜩이는 재치가 있다. 글이 유쾌하고, 즐겁다. 내공의 정수가 느껴지는 짤막한 글부터 시작해서, 길게 늘여 쓴 글이라 해도, 항상 글에 재치가 녹아들어가 있어 가볍게 읽기에 적절한 것 같다. 재미있는 표현과 글을 읽는 맛이 어쩔 때는 상큼한 오렌지 같고, 어쩔 때는 갓 구운 빵을 먹는 느낌이다. 먹는 것으로 따지자면, 주전부리를 먹는 듯한 느낌이다. 리듬감 있게 술술 읽히고,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에 반해, 시골의사 박경철 원장의 글은 다소 현학적이다. 모든 글에 논리가 들어가 있고, 사용되는 용어가 많은 의미를 함축하는 경우가 많다. 글이 무겁지만, 논리의 정수가 느껴진다. 짤막한 글보다는 "통"으로 전체를 읽어야, 그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글에 재치가 들어간 경우도 있지만, 웃음을 유발하기 보다는, 공감을 유도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먹는 것으로 비유하자면, 예절을 지켜서 먹어야 하는 궁중 음식 같은 느낌이다. 생각을 하면서 읽어야 하지만, 읽고 나면, 내가 업그레이드 되어 있는 듯 하고, 나를 변하게 하는 재주가 있는 글이다.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 by 서형원 저작자 표시비영리


두 사람의 글의 문체가 극을 달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글을 읽는 내 입장에서는 두 사람의 글 모두가 재미있다. 


나를 돌이켜 보면, 나만의 문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 다소간 있기는 하지만, 굳이 "류"라고 부를 정도로 정형화된 것은 아닌 것 같다. 어릴 때에는, 재미있게 글을 쓰고자 했는데, 최근 들어 재미있는 글보다는 논리가 있는 글을 쓰고싶어 하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글 위에 재치를 올리는 것이 훨씬 더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다. 왠지 모르게 가볍게 글을 쓰다 보면, 나도 모르게 어색한.. 내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느낌이 든다.


길게 보면, 모든 것이 내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논리와 재치를 동시에 살리고자 하는 글을 쓴다면, 그런 방향으로 고심하면서 글쓰는 연습하면, 언젠가는 내가 원하는 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 아무리 어렵고 무거운 주제라고 할지라도, 내 문체로 내용을 녹아내는 글을 쓸 수 있다면, 그 것만으로도 행복할 것 같다. 그리고 언젠가는 그런 글을 쓸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이세욱 번역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통해서 알게된 번역가다. 번역가이긴 하지만, 나는 작가에 더 근접하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물론 완전한 창작을 하는 작가는 아니지만, 나름의 문체와 해석 등을 통해서 다른 나라의 언어로 된 원작의 의미를 우리나라 말인 한글로 번역해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이 작업은 어느 정도는 대체 가능할 지 몰라도, 최고의 작품에게는 최고의 번역이 없으면 안된다. 


최근 5년간 외국 작가들이 쓴 소설이나 경영 서적을 구입할 때, 번역을 누가했는지를 먼저 보고 책을 구입하는 버릇이 생겼다. 몇몇 책에서 아주 실망하고 난 이후로 더 그러하였다. 까마귀의 향연 번역 리콜 사태라든지(사실 이건 아주 출판사가 적절히 잘 대응한 일이라 생각한다), 발번역으로 인해 소설의 호흡이 끊기는 것을 경험한 이후로는 무조건 번역에 대한 평을 우선 살핀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이세욱 번역가는 내가 느끼기에는 완전체에 가깝다. 그가 번역한 작품 중에서 내가 읽은 것들은 베르나르 작품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긴 하지만, 그 자체로도 풍부한 감성이 느껴진다. 특히나 움베르토 에코 작품의 번역은, 아주 마음에 들었다. 특히나 단어 선택에서 원문과 거의 흡사한 뉘앙스를 표현하고자, 노력하는 부분에서 아주 큰 점수를 주고 싶다. 이건 베르나르 작품보다 언어학자인 움베르토 에코 작품에서 훨씬 더 돋보인다. 

베르나르 작품을 최근에 다시 읽기 시작하면서, 문득 이세욱 번역가가 어떤 사람인지가 궁금했었다. 내가 상상한 모습은 30대 쯤으로 젊고, 날이 선 베이지색 옷을 입을 듯한 느낌의 사람이였는데, 내가 상상한 모습이랑 많이 달라서 적잖이 놀란 것이 사실이다. 좋다 나쁘다, 매력있다,없다는 가치 평가가 아니라, 내 상상과 달랐던 모습에 놀랐었다. (여기에 사진을 넣으려고 했으나, 초상권도 신경쓰이고, 번역가의 모습을 상상하고자 하는 독자들을 배려(?)하기 위해 일부러 넣지 않았음 ^^)

그 사람이 번역한 책을 보면, 이 사람이 진정한 프로페셔널이구나, 열정이 있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우연히 이 사람의 온라인 강의 (yes24에서 했던 것 - 관심 있으신 분은 클릭)를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정말 프로였다. 물론 어느 정도 예상을 했지만, 이세욱 번역가의 일 진행은 내 상상 이상으로 꼼꼼하고 전문적이였다. 외모 말고, 또 한번 놀랐던 것이 사실이다. 

작가의 머릿속에 들어가 작가를 뒤집고, 작가로 빙의하고, 번역을 마칠 무렵, 내가 작가 다음으로 작가를 잘 아는 사람이다 라는 "확신"(오만이라고 했지만, 난 확신이라 생각한다)을 가지는 생각 하나만으로도 이사람의 번역가로서 자질을 충분히 가늠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번역가는 대체 가능하다고 한다. 시중에 저가 번역이라든지, 영작 시장을 생각하면 그 대체성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이 사람은 "대체 가능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번역가들이 존재하기에 작가가 더 빛이 나고, 독자들은 더 행복하고, 자연스럽게 소설을 읽을 수 있다.

작가라는 거대한 창작자의 그늘에 가려서, 어찌 보면 두드러지지 않는 번역가. 하지만 그 번역가의 세상에서 고요한 등불같은 존재가 되어 빛을 밝히는 이세욱 작가에게 박수 갈채를 보내고 싶다. 


이세욱 번역가가 운영하는 사이트 입니다. ^^ 관심있으신 분은 클릭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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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 하우스 by Chanbeom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등을 쓴 
괴테는 독일 작가로, 비교적 우리에게 친숙한 작가입니다. 그의 작품들의 이름은 잘 알려져 있긴 하지만, 생각보다 그의 작품을 진지하게 읽어본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 않은 딜레마를 가진 작가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는 상대적일 수 있겠지만,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사람들이 가진 그의 작품 인지도에 반해, 작품에 대한 이해도는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사람이 그의 책 제목은 알지만, 내용은 잘 모르는 것처럼)

일례로, (고) 최진실씨와 같은 유명인이 자살하는 경우, 일반인의 자살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현상을  "베르테르 효과"라고 하죠. 괴테의 작품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란 책이 대 히트를 친 해에 독일에서 자살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져서, "베르테르 효과"란 이름이 붙여진 사실은 많이 알려져 있죠. 하지만, "베르테르 효과"를 아는 사람은 많아도,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끝까지 다 읽어본 사람은 제 주변에는 그다지 많지 않더군요. 

특히나 "파우스트"의 경우에는 더 하죠. 중,고등학교 때 "파우스트=괴테= 인간 군상에 대한 심리적 묘사의 탁월성 = 희곡" 정도는 알지만, 파우스트를 접하거나, 읽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일 겁니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저 역시도, 파우스트를 사두고는 한동안 10페이지도 채 못 넘겼을 정도로 "거작의 풍모"를 가진 것은 사실입니다. 

Audrey II eats Audrey - Over 5800 views
Audrey II eats Audrey - Over 5800 views by drurydrama (Len Radin)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뭔가 모르게 읽을 엄두가 안나고, 왠지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고, 분석하면서 정독해야할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일까요? 사실 저에게 이런 작가가 한 명 더 있습니다. 도스토예프스키가 바로 그이죠. 그 사람의 책 역시도 뭔가 준비를 해야만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카리스마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여하튼 이런 사람들의 심리를 간파한 것일까요? 괴테는 살아 생전에 이런 말을 했었습니다. 

어떤 일을 할 수 있든, 어떤 일을 하고 싶든 우선 시작하라. 
과감하게 시작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능력이다.

- 괴테 -

참으로 와 닿는 말인 것 같습니다. "과감하게 시작하라" 실제로 저는 무언가 시작하기 전에, 많은 준비를 하거나 사전 조사를 많이 하는 편이긴 한데, 생각보다 그 "준비"에 시간이 많이 뺏겨서, 정작 본일의 시작이 늦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런데, 괴테의 말처럼, 과감히 시작하는 것이 생각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고 있습니다. 어떤 일을 하면서 부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빠른 부팅 이후에 일을 시작하면, 생각보다 일의 진행이 효율적으로 된다는 사실을 느끼고 있는 셈이죠. 그래서 요새는 일을 먼저 저지르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괴테가 파우스트를 완성시키는데 걸린 시간은 무려 60년 ! 집필을 위해서 여러가지 우여곡절을 겪은 작품이긴 하지만, 다행히도 괴테의 사망 1년 전에 완결이 되었죠. 과감하게 시작한 것은 사실이지만, 완성에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죠. 처음 괴테가 파우스트에 대한 구상을 한 것이 대학 시절이라고 하니, 한 평생을 파우스트와 보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라 생각됩니다. ( 60년동안 계속 글을 쓴 것이 아니라, 중간 중간에 쉬다가 쓰다가,쉬다가 쓰다가 했습니다 )

2009-02-15 München 102 Neue Pinakothek, Joseph Stieler - Johann Wolfgang von Goethe
2009-02-15 München 102 Neue Pinakothek, Joseph Stieler - Johann Wolfgang von Goethe by Allie_Caulfield 저작자 표시


많은 시간이 걸려서 완성된 만큼, 그의 작품 세계는 정말 멋지고,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인물에 대한 묘사가 탁월합니다. 특히 여러 인간 군상에 대한 통찰력은 지금 시대로 치환한다고 해도, 전혀 괴리감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보편성을 띠고 있습니다. 

단숨에 읽기에는 분량이 비교적 많기 때문에. 쉽게 권장할 수는 없겠지만, 짤막한 단편이나, 최소한의 인간 군상에 대해서는 알아 두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삼국지나 사기에도 많은 군상이 나오긴 하지만, 파우스트처럼 사회적인 현상에 녹아들어간 인간의 모습은, 어찌 보면 우리의 삶을 반영하는 것 같아, 더 애착이 가는 것이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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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5050 by donhyunkyukim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삼국지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관우 입니다. 


괴테는 많은 명언을 남겼지만, 개인적으로는 위의 "과감한 시작"이라는 명언을 가장 좋아 합니다. 언제나 일을 미루고 싶을 때 저 말을 되새기면서 "우선 시작"하려고 합니다만, 쉽지 않네요. 


지금 이 글을 보고 계신 분들, 괴테의 조언에 따라 미뤄 놓았던 일을 하나 시작하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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