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트에서는 의대 과정에 대해서 살펴 보았습니다. (의대의 일반적인 과정에 대한 설명 ^^)


이번에는 의대를 졸업하고 난 이후의 진로에 대해서 설명할까 합니다. 


일반적으로 의대를 졸업하면, 대다수(99% 이상으로 예상됩니다.)는 환자와 연관이 있는 임상의로서 진로를 선택하게 됩니다. 병원에서 환자를 대면하는 "의사"가 된다는 것이죠. 일부는 저희처럼 기초의학이나 연구를 하기도 하지만, 정말 극소수입니다.


임상의 길에는 크게 일반의 과정과 전문의 과정이 있고, 다수가 전문의 과정을 선택합니다. 오늘은 전문의가 되는 과정에 대해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전문의 과정은 수련을 하기 전 과정인 인턴과정과 과에 소속되어서 실질적인 수련을 받는 전공의 과정으로 나뉩니다. 일반적으로 병원에서 가장 경험이 적고, 갓 졸업한 의사가 맡는 역할이 인턴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때는 소속된 과(혹은 의국)가 없고, 다양한 과에서 의사가 하는 일을 배우고(라고 쓰고 "부려 먹힌다"라고 읽습니다.) 자신이 잘 맞는 과가 어느 곳인지 탐색을 하게 됩니다. 


모든 직업이 그러하지만, 특히나 의사 사회는 경험이 쌓일 수록 할 수 있는 역량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레지던트가 할 수 있는 일을 인턴이 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경우, 레지던트도 할 수 있고, 인턴도 할 수 있는 일은 대부분 인턴의 일이 되기 마련입니다. 일주일 100시간 이상 일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합니다. (모든 과들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1년차들이 주 100시간 이상 일을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거의 집에 오질 못합니다. 혹시 이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여기를 클릭해 보세요. - 전공의 100시간 근무 -


The Stethoscope
The Stethoscope by Alex E. Proimos 저작자 표시비영리


결국 인턴이 하는 일은, 의사가 해야만 하지만, 모든 의사들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게 됩니다. 기본적인 환자 처치부터 시작해서, 환자 치료에 필요한 준비 등을 하고, 중요한 채혈 등을 하게 됩니다. 물론, 병원마다 하는 일은 다르기 때문에 일반화시키는 것은 쉽지 않지만, 인턴이 병원 내에서 의사 중에서 가장 낮은 계급(?)인 것만큼은 변하지 않는 사실입니다. 


그렇게 인턴을 1년 정도 보내게 되면, 전공의를 지원할 자격이 주어집니다. 일 년동안의 인턴이 일한 평판과 의학적 지식(시험) 등을 총체적으로 고려해서, 전공의를 뽑게 되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과에서 정리(arrange)를 해주는 경우도 있고, 경쟁을 하는 과들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 더 올바른 선택이냐는 개인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그에 대한 논의는 추후에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여하튼 전공의를 지원한 후에, 과에서 그 인턴을 받기도 결정한다면, 그 인턴은 픽스턴(그 과에 소속되어서 인턴 일을 수행하는 인턴)이 되고, 떨어지면 떨턴이 됩니다. 떨턴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를 참고하세요.  픽스턴은 통상적으로 3개월 정도 수행합니다만, 병원마다 픽스턴을 인정하느냐, 아니면 그냥 스케쥴대로 돌리느냐 하는 정책이 다르기도 합니다만, 일의 숙련도를 위해서 대체로 다른 일을 하면서도 합격한 과의 일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픽스턴을 거친 이후에는 전공의 1년차가 되는데, 대부분 이 때가 제일 힘들다고 기억합니다. 의국에 소속되어서, 의국에 있는 대부분의 일들을 도맡아 하면서도, 환자를 책임지는 주치의를 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렇습니다. 계속 일이 밀려오고, 일에 대한 숙련도가 고년차보다 떨어지기 때문에, 일이 쌓여만 가게 되죠. 과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수술이 있는 과들(외과, 성형외과, 신경외과, 정형외과 등)과 생명을 다루고 중환이 많은 과들(내과, 소아과, 신경과 등)의 로딩이 심합니다. 물론 병원에 따라서 일의 로딩에 대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 것 역시 일반화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전공의 역시 본과 생활과 마찬가지로 4년이고, 1년차와 2년차, 3년차, 4년차 별로 계급(?)이 다릅니다. 통상적으로 1년차는 과의 발통, 2년차는 발통의 연결대, 3년차는 발통의 베드, 4년차는 베드 위에 있는 환자 로 비유됩니다.


실질적으로 일을 하는 발통인 1년차를 2년차가 보조해주고, 3년차는 4년차와 함께 교수님의 일과 환자 일을 적당히 배분하게 됩니다. 과마다, 그리고 병원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3년차와 4년차가 의국을 주도하기 때문에, 그 년차가 어떤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서 의국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환자에 따라서 처치가 달라지는 것처럼, 고년차의 마인드가 의국의 운영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4년차가 마냥 편한 것은 아니고, 의국의 대소사를 관리하고, 교수님과의 관계 등을 조율해야하기 때문에, 결코 편하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다만, 다년의 경험이 있기에 비교적 수월하게 일을 처리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게 전공의 과정 4년 마치게 되면, 전문의 시험칠 자격이 주어지고, 합격을 하게 되면 비로소 전문의가 됩니다. 과에 따라서 분과 전문의가 있는 과도 있지만, 통상적으로 전문의로 통칭하고, 한 과에 전문적인 자격을 가진 사람으로 국가가 인정해 주는 것입니다. 물론 환자를 보는 스킬이나 경험의 정도는 개인별로 다 다르기 때문에, 일관적인 기준을 적용할 수는 없지만, 전문의라 함은 충분한 실력을 가지고 환자를 볼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의사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의대를 졸업한 이후에 전문의가 되는 과정을 정리하면,


인턴 - 병원의 실질적 발통, 통상 1년, 의사가 할 수 있는 일들 대부분을 함, 가장 계급이 낮음.

전공의 1년차 - 의국의 실질적 발통, 의국 내에 있는 잡다한 일 처리, 환자 주치의

전공의 2년차 - 의국의 버퍼, 1년의 경험을 무시할 수 없음, 1년차를 교육시킴, 난이도 높은 환자 주치의.

전공의 3년차 - 고년차로서 1,2년차를 아우르고, 의국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함. 교육 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의국을 주도함

전공의 4년차 - 말년차로서 의국 전체를 아우름. 보드 시험의 압박이 있음. 교수님과 의국원 사이의 버퍼. 대부분의 일은 득도한 경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사실 의대나 병원에 있으면, 제일 많이 듣는 질문은 


"과가 무슨 과에요?" 일 것입니다. 


묻는 사람 입장에서는 "과" 라는 것이 그만큼 중요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해는 가지만, 한편으로는 기초 의학을 전공하고 있는  입장에서 대답하기 난감한 혹은 곤란한 질문이기도 합니다. 


그럴 때 저는 대체로


"기초 의학이라고 연구를 주로 하고 있습니다" 라고 대답하곤 합니다만... 뭔가 정답을 얻지 못한 듯한 표정을 보이시는 질문자를 보곤 합니다. 


그래서 시리즈물로, 의대를 들어오고 난 이후에, 겪는 일반적인 진로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같은 의대생이라 하더라도 "엄연히" 학년에 따라서 예과생과 본과생이 나누어 있듯이, 의사라는 직업 안에서도 기초의와 임상의, 개원의, 교수 등 등 다양한 진로가 있습니다. 이 포스팅은 그에 관한 것이라 생각하면 될 듯 합니다. 


오늘은 의대 생활의 학년과 과정에 대한 글을 포스팅 하겠습니다.


(의대 과정 일반에 대한 정보는 요기를 클릭하면 있습니다. ^^ 의대는 과연 몇 년 과정일까?  )


의대를 들어오는 방법은 현재 두가지가 있습니다. 의대와 의전원이 있습니다. 의대는 수능을 치고 난 고 3이 입학하는 것이고, 의전원은 4년제 대학을 마친 학부생이 입한한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의대와 의전원의 차이는 크게 본다면, 예과 생활의 유무로 나누어 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본 글은 의대에 준해서 작성됨을 먼저 밝히지만, 예과 생활을 제외하고는 큰 차이는 없을 것입니다.


"의대"를 들어오면, 일반적인 대학 생활을 보내게 되는데, 이 때를 예과라고 부릅니다. 의대 예비 과정인 셈인데, 보통 2년이 걸립니다. 2년 동안은 실제적인 의학 공부는 거의 하지 않고, 인체를 다루기 전 과정과 다양한 교양 수업을 듣게 됩니다. 따라서 주변에 의대생이 있다고 해도, 그 사람이 예과생이나 본과생이냐에 따라서 의학 지식의 수준이 다릅니다. 예과생이 가진 의학 지식은 그저 "돌팔이 보다 조금 더 낫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돌팔이보다 못하다"라고 보는 것이 의료인의 "대세"입니다. 


예과 2년을 보내면 대부분의 경우에는 본과로 진입하게 됩니다. 이 때부터 고3생활 이상의 고통이 수반되는 고달픈 나날이 계속됩니다. 해부학부터 시작해서, 온갖 인체에 관계되는 지식을 머리에 "쑤셔" 넣는 과정이 시작됩니다. 통상적으로 본1때는 기초의학, 본2때는 임상의학을 배우게 됩니다. 


대체로 본과 1학년이라도 해도 의학 지식은 예과생보다 조금 더 나을 뿐, 본격적인 돌팔이를 벗어나진 못합니다. 본과 2학년부터 슬슬 돌팔이를 벗어나게 되는데, 이 것도 시험친 직후일 뿐, 대부분의 본과생 머리는 지식의 "순간 저장 창고"로서의 기능밖에 하지 못합니다. 기억하려고 해도 다른 지식이 그 자리를 대체하는... 지식의 홍수 속에 허우적 거리는 것이 본과1,2학년의 모습입니다. 


(더 알아보실 분은 요기를 클릭하세요. 의대 과정. 왜 공부를 많이 해야할까?  (1-2학년 이야기))


본과 3학년을 진입하면 비로소 의사 가운을 입어 보게 됩니다. 실습생 혹은 PK 라고 불리는 시기인데 대부분 이 때, 가운을 입으면서 의대생으로서의 뿌듯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병원 내에서는 가장 낮은 계급(예과부터 본과2학년 까지는 강의실에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병원에 있는 사람 중에 가장 경험이 적습니다.)에 위치하기 때문이지만, 학생이라는 "무기"로 이곳 저곳을 누비고 다닐 "권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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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본과 3학년 때는 생명과 연관된 임상 실습을 합니다. 학교별로 다르긴 하지만, 내과, 외과, 소아과, 산부인과, 정신과 등을 돌면서 환자에 대한 파악과 현장의 살아있는 강의를 교수님에게 듣곤 합니다. 학교 내에서는 비교적 높은 계급에 위치하기 때문에, 어깨를 펴고 다닙니다. 하지만, 병원에서는 가끔씩 찌들어 있는 인턴을 돕기도 합니다. 


병원에서 파릇파릇하면서도, 얼굴이 좋아보이는 "의사같은" 사람이 있다면, 본과 3학년이거나, 레지던트 말년차일 가능성이 100%입니다.


본과 4학년이 되면, 마이너라고 불리는 과들(피부과, 성형외과, 안과, 비뇨기과 등)을 실습하면서 의사 국가 고시를 준비합니다. 한가지 꼭 알아야하는 사실은 아직까지 이들은 의사가 아니라는 사실이고, 그 말인 즉 국가적으로 보면 아직까지 "돌팔이"라는 사실입니다. ^^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학 지식은 겨울 시험이 다가오면서 그 어느 때보다 많아집니다. 실습과 지식으로 무장한 그들은 가끔 레지던트 수준을 넘는 문제를 풀기도 하고, 대답을 하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돌팔이"입니다. 


그렇게 국가 고시를 1월에 치면 비로소 "돌팔이"를 벗어나게 됩니다. 국가적으로 의사라는 자격이 주어지게 되고, 졸업을 하게 되는 것이죠. 이맘때 쯤의 의대생에게는 졸업이란 사실이 그 어느때보다 뿌듯하지만, 졸업식을 참가하는 학생의 수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바로 연결된, 병원생활 때문에, 졸업식에 모두다 참가하지는 못하기 때문이지요. 



다시 정리하면


예과 1학년 - 꼬꼬마, 고3을 마친 파릇파릇함. 의대의 발통. 모든 잡일의 시작점

예과 2학년 - 꼬꼬마의 형, 대학생의 파릇파릇함. 의대의 실질적 발통, 대부분 잡일의 실질적 수행

본과 1학년 - 꼬마. 의대생으로서의 찌듬. 발통을 할 시간적 여유가 없음. 잡일을 "조금씩" 시키는 사람

본과 2학년 - 초등학생. 본과 1학년을 마친자의 여유. 발통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능력. 잡일의 대부분을 시키는 사람

본과 3학년 - 중학생. 병원에 들어가서 여유가 부족함. 병원의 발통. 잡일에 꼬투리를 잡는 사람. 

본과 4학년 - 고등학생. 본과 3학년을 보면서 웃음. 여전히 병원의 발통. 잡일에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경지. 국가적으로는 여전히 "돌팔이"


참고로, 용어 정리 

발통 - 시키는 일은 뭐든지 할 수 있으면서,  그냥 할 때 보다 더 빨리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도구. 가끔 문제가 생김


잡일 - 동아리나, 의대 생활 중에 생기는 "누군가"는 해야하는 일이지만, 꼭 모두가 해야하는 일은 아닌 것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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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군의관.중위. 대위


군의관으로 가는 길은 인턴을 마쳤으나 던트셤에 떨어지는 경우(중위 군의관)전문의를 마치고 가는 경우(대위 군의관) 크게 두가지의 길이 있습니다.[각주:1]

전자(중위)는 모두가 선택하고 싶지 않은 길이지만,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것이고, 후자(대위)는 안 가는 것이 제일 좋겠지만, 간다면 그나마 괜찮은 길인 것이지요.

의대생으로서 중위나 대위나 똑같은 군의관 아니냐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정말 큰 차이가 납니다. 전문성, skill의 문제도 있겠으나 그거보다는 군대가 가지는 계급 사회라는 측면이 더 큰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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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위로 가면 일단 자기 위에 계급 높은 군바리[각주:2]들이 많습니다. 뒤치닥거리와 짜증나는 일들도 많이 생깁니다. 하지만 전문의 마치고 가면, 대부분 싹 다 정리가 됩니다. 자기 보다 높은 사람이 잘 없기 때문이지요. 

어떤 선배님이 얘기하시길, 중위 군의관 가서 사람들이랑 샤바샤바(?) 잘 하는 놈이라면, 어떤 인간관계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고 하시더라구요. ^-^ 그만큼 자질구레하게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답니다. 물론 가서 GG를 치는 극단적인 경우도 있긴 하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적으로 중위 군의관으로 효율적인 시간 관리를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취미 생활을 한다거나, USMLE시험을 보시는 분도 많습니다. 간혹 간부급이랑 재미있게 지내는 사람도 많고, 재테크를 하거나, 결혼 준비를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리고 누가 뭐라 해도 3년이란 시간을 보내면 곧 나오기 때문에, 비교적 잘 견디는 편입니다. 


중위 군의관의 가장 큰 장점은 아무래도 던트 시험을 준비 잘 할 수 있는 점입니다. 대체로 중위 군의관때 마음먹고 준비한 사람들은 내신 3등급 정도는 가뿐히 넘기고 자신이 원하는 과를 선택하더군요. 물론 그렇게 마음먹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만...

그리고 중위 군의관으로서의 생활 역시 생각만큼 나쁘지 않고, 바쁜 생활에서 처음으로 3년동안 여유를 가지는 시점이기 때문에, 다들 즐겁게 시간을 보내더군요. 그리고 인생에 대해서 고민도 많이 하고,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자신이 선택할 과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도 해 봅니다.

그리고 의외로 3년이라는 시간이 길어서,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 더 심각하게 고민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자신이 가고자 했던 인기과에 떨어졌는데, 마침, 그 과가 3년이 지난 시점에 인기 거품이 꺼져서 아랫 년차 없이 최악을 달린다거나, 복무 후 인기 있는 다른 과를 선택하는 운 좋은(?) 케이스도 주변에 심심찮게 있습니다.

사실 공보의의 경우, 졸업 후 바로 가기 때문에 복무 후에도 "인턴"을 해야 합니다. 국방의 의무를 3년동안 한 것은 사실이지만, 바로 인턴이 된 사람에 비해서 비교 우위를 가지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에 반해 중위의 경우, 인턴을 같이 근무한 동기들이 2-3년차에 포진하고 있고, 그 때 잘 봐둔 친구가 있다면 과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도 있고, 시험 준비도 더 열심히 해서 원하는 과에 들어갈 확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물론 모두다 그런 건 아니지만, 중위를 마치고 오면,연착륙을 잘하더군요. 레지던트로.

중위 군의관은 앞서 언급한 바대로, 자신이 원해서 가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고, 피할 수 없는 선택이기 때문에 즐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

대위 군의관은 전문의를 마친 대부분이 가는 길입니다. 정말 드물게, 3년차를 마치고 그만 두거나, 던트 시험에 계속 떨어진 사람이 가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거의 드뭅니다. 전문의를 마치고 가는 만큼 편한 마음으로 간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꼭 그런 건 아니더군요. 주변에 분명 면제가 1-2명은 있으니깐요. ^^ (비교하면 속 터집니다. 비교하지 마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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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대위 군의관은 가더라도 비교적 자신의 일과나 여러가지를 컨트롤할 여력이 중위보다는 조금 더 많은 편이더군요. 취미생활도 비교적 더 여유있게 즐기고, 가족이 있는 경우에는 즐겁게 인생을 즐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전문의이기 때문에, 군복무 마친 이후에 대한 고민을 하기도 합니다만, 중위만큼은 아니죠. 아카데믹으로 갈까, 개원가로 갈까에 대한 고민이 주를 이룹니다.

하나 알아 두면 좋은 것은, 아카데믹하게 가고자 하는 사람의 경우, fellow를 1년-2년 더 하고, 전문 병원으로 가는 방법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건 매 해 군병원에서 TO를 내는데, 정말 특수한 경우고, 자신의 분야를 정해서 가기 때문에, 일부 외과 지원자의 경우, 수련의 연장선으로 생각할 수 도 있는 제도입니다. 다만 분야가 협소하고, 그 분야가 항상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아주 신중해야 합니다.

제 주변에도 이 제도를 이용해서 진행하려고 하다가 결국 원하는 분야가 안 나와서 그냥 바로 군의관으로 간 경우도 있었습니다. 병원에는 가지 못했지만, 아주 즐겁게 인생을 즐기고 있더군요. ^^

그리고 제가 훈련소 때 경험한 군의관은 의사라기 보다는 군인에 더 가까웠습니다. ^^ 의사의 모습을 한 군인이라고 하면 될까요? 

여하튼 군의관이 되었다면, 즐기라~ 그리고 많은 분들이 즐기시더군요.


  1. 하지만 중위 군의관이라는 선택은 어쩔 수 없는 선택입니다. 자의로 하지는 않는 것이고, 던트 셤에 떨어졌기에 어쩔 수 없이 가는 것이므로 , 선택의 시점은 의대 졸업 시점으로 보아야 합니다. [본문으로]
  2. 여기서 계급 높은 군바리라 하면, 완전 높은 령이나 스타가 아닌, 육해공사를 나오고 갓 1-2년을 보낸 중위,대위를 말합니다. [본문으로]

오늘 각 병원마다 전공의 발표가 났더군요. 그래서 이렇게 글을 써 보네요.

일단 앞서 글에서

전문의는 도대체 뭐야?

에 대한 글을 읽어 보시면 아시겠지만, 일단 전문의가 되려면 인턴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합니다.

인턴... 바쁘게 다양한 일을 단순히 시키는대로 해야만 하는 좀비같은 존재..

매일 잠이 모자라고, 힘든 고생에, 위에서 오는 타박....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라는 첫 발을 내밀며, 환자에 대한 사명감으로 하루 하루를 살아갑니다.

그리고 전문의(레지던트 수련) 과정에 뽑히기 위해서, 자기가 지원하려는 과에 잘 보여야 할 의무(?)도 있습니다.

여기 저기서 치이기도 하지만,(환자에게 불평 듣고, 간호사에게 꾸중 듣고... 전공의 1년차에게 꾸지람 듣고... 그나마 교수님들은 머라 그러시지 않죠. 무관심 같은 거라고나 할까?-.-;;;) 열심히 빨빨 거리며 돌아다닙니다.

전공 선택은 인턴 과정에 있는 인턴들이 하는 일처리 능력과, 학교 다닐 때 성적, 전공의 시험 등으로  정해집니다.

여기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평판(인턴 성적과 말그대로 평판)과 성적(내신 성적과 전공의 시험 성적)입니다. ^-^

어떤 사회이던지 간에, "평판이라는 것은 사회 생활을 잘 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그리고 일은 많지만, 뽑아야 할 인원이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로 인해서 

그리고 등등등에 의해서...

서로에게(라고 쓰고 윗년차라고 읽죠) 피해를 주지 않고, 거기다 일도 잘하고, 타인까지 배려할 수 있는 전공의(완소 전공의^^)를 뽑는 것이 어찌보면 과의 입장에서 정말 중요한 일이 겠지요.


물론 다 그런 건 아니지만(모든 병원을 다 확인해 보지 않았으니깐요), 대부분의 병원에서 평판을 물어 보고 뽑는 과정을 거칩니다.

원칙적으로는 점수와 다양한 선발 요인으로 결정하긴 하지만. 동료 사이의 평판과 사람 됨됨이도 사실 중요한 고려 요인이 된다고 말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평판 만으로 뽑지는 않습니다)

^-^ 의사 국가 고시를 합격한 후, 1년의 인턴 과정 동안, 자기가 전공하고 싶은 과에 인사도 드리고, 거기 일도 다양하게 해 보고, 하면서 자신의 적성에 맞는 그리고 성적에 맞는 과를 선택하게 됩니다.

과를 선택하는 건 자유이지만, 위에서 뽑을 때, "너는 우리과에 오지마"라는 걸 우회적으로 알려주기도 합니다. ^-^ 

(말 안 걸기. 일 무지하게 많이 시키기. 무안한 일 시키기 등 비인간적인 처사도 있지만, 대부분 신사답게(?) 간접적으로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속칭 arrange해준다 라고 표현하는데, 이 것은 어차피 버려질 수 있는 기회를 다른 과에 지원하게 함으로써, 기회를 살려줄 수 있다는 긍정적 측면과, 자유 선택에 따른 기회 박탈이라는 부정적 측면이 있습니다만, 논의에서는 제외하겠습니다. 어느게 더 비인간적인지는 개인판단에 맡깁니다.)

어쨋든, 이렇게 과를 지원하게 되면, 12월에 시험을 치고 오늘 즈음에서 결과가 발표되는 것이지요.

그러니, 일단 인턴인 경우에는 소속이 없습니다. (물론 인턴 중에 fix-turn 이라고 해서, 그 과와 잘 맞고, 의국에서 당연히 받아들이는 인턴도 있긴 합니다만, 공식적으로 소속이 없단 말입니다.)

그래서 인턴 끼리끼리 유대가 잘 됩니다. 물론 같이 경쟁하고 있는 경쟁대상은 예외일 수 있습니다. 

아무튼, 사람을 뽑는 입장에서 공부도 중요하지만, 평판과 업무처리 능력도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가졌다는 걸 아셔야 합니다. ^-^

결론은.....

"평소에 평판 관리를 잘하고 일도 잘하고, 공부도 잘하자"
 
입니다.

다소 모범생같은 결론이지요.

FineQ_OJ

(2012.9.13 Update)



지난 포스트 "의대는 과연 몇 년 과정일까?"  에서 의대의 과정에 대해 알아 보았습니다.

제가 의대를 다니면서 제일 많이 들었던 질문 중의 하나는

"그럼 무슨 과야?"  혹은 "전공은 뭐야?" 였습니다.
 
물론 "시체 해부하면 무섭지 않아?"도 당연히 많았습니다만,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도록 하고요.


과를 정하는 시점을 정확히 이야기 한다면, 인턴이 마친 시점에 진료과목을 정합니다.

물론 저와 같이 기초의학을 전공하거나, 다른 분야로 진로를 정하는 경우는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면허증을 받은 후에 진로를 정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인턴이 마친 시점에 자신의 전공을 정합니다.

 
즉 의대(의전원 포함)를 졸업하고, 1년 인턴 과정을 마친 후에 과를 정한다는 이야기이지요.

여기서 말하는 과는  내과, 외과, 정신과 ,정형외과 등을 말합니다.

과를 정하기 이전에는 그냥 두루두루 배운다는 표현이 더 맞을 껍니다.

그럼 과를 정한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자세히 알아 볼까요?

의대에 들어오면 의료 지식 전반에 대한 내용을 공부합니다.

그리고 그 지식을 토대로, 실습을 하면서 여러 치료나 수술에 참관합니다.

그 후 의사 국가 고시에 합격하면, 공식적으로 의료인의 하나인 의사가 되고, 의사 면허 번호가 나옵니다.

즉 국가가 "넌 환자를 치료할 의료 지식이 있고, 의대 과정을 수료했으니, 국가의 보건 의료를 맡을 권리를 주겠다." 라는 것이지요.

아무래도 환자의 목숨을 다루어야 하니, 당연히 시험은 어려울 수 밖에 없겠지요.

의사가 된 후, (이 때를 GP라고 합니다.) 인턴 과정을 밟으면서, 병원 일을 습득합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자신이 다루고 싶은 전문 과정에 참여 하면서 전문의 과정에 지원하는 것이지요.

아무튼 결론은, "의대생 때는 전문과가 없다. 그리고 의사가 된 인턴 조차도 과가 없다" 입니다.

그러니, 의대생에게 "과가 어디예요?" 라고 물으면 안되고, "요새 뭐 공부하세요?" 라고 묻는 것이 더 친근한 표현(?)입니다.


FineQ_OJ

( 2012.9.12 Update )

일단 "전문의"라는 과정이 있다는 사실은 모든 국민이 아시는 사실이죠?
 
근데, 도대체 전문의가 뭔지에 대한 정확하게 말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막연히, 그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있겠지. 하는 분이 대부분이실 것 같아 이 글을 포스팅 합니다.


앞에 언급한 두 글 , 
 
도대체 언제 진로(과)를 정할까?  와 의대는 과연 몇 년 과정일까? 를 먼저 읽으시면 이해가 빠릅니다.

읽으셨다면, 대략 의대-의사 과정에 대한 밑그림이 나오실 껍니다.

의사는 그 자체로 전문성을 가집니다. 국가가 보증하는 것이지요.

따라서, 전문의가 아니더라도 진료는 충분히 가능합니다.

그런데, 분야에 따라서, 좀 더 자세히 필요가 있는 과들이 존재합니다.

감기와 같은 단순한 질환만 치료한다면,(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감기도 심각한 합병증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의대를 졸업한 자라면 누구나 치료할 수 있습니다만...

만약 고도로 숙련된 사람이 필요한 응급 수술 같은 것은 단순히 의대를 졸업한다고 해서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이지요.

그래서 전문의 과정에 생겨났습니다. 

조금 더 배우고, 조금 더 진보된 의료를 국민에게 제공하는 것이지요.

아래 열거된 과들이 바로 전문의 과정들입니다.

내과, 신경과, 정신건강의학과, 외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흉부외과, 성형외과, 마취통증의학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안과, 이비인후과, 피부과, 비뇨기과,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병리과, 진단검사의학과, 재활의학과, 결핵과, 가정의학과, 핵의학과, 직업환경의학과, 응급의학, 예방 의학

이 과정을 거치고 나면 비로소 국가에서 전문의 자격을 주는 것이지요.

전문의는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환자를 치료하는데 조금 더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환자의 입장에서는 전문의에게 치료받는게 당연시되고 있긴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만 그러하고, 외국의 경우에는 비교적 적은 수의 전문의만 양성하기도 합니다.(호주나 유럽 쪽의 나라들이 그러하고, 미국과 같은 경우는 통상적으로 짧은 기간의 수련(일반적으로 3년)으로 1차 진료를 위한 전문의를 양성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전문의 과정은 4년 동안 진행하고, 의대를 마치고, 인턴 1년 후 결정한다. 그리고 더 자세하게 한 과목에 대해 배운다" 가 결론이 되겠습니다. ^-^

보충 설명) 일반적으로 불리는 레지던트는 이 전문의 과정을 밟고 있는 의사를 이야기 합니다. 수련의라고 하기도 하고 전공의라고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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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9.13 Updat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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