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2014년 2월이었습니다. 
국시를 치르고 나서 미국 LA에 있는 LAC+USC Medical Center에서 종양학 실습을 하는 동안 Amir Goldkorn, M.D. (이하 금옥수수 교수님) 을 만났습니다. 금옥수수 교수님과 함께 일주일 동안 신장요로 종양 병동을 회진하고, 병례 토의를 하고, 토픽 발표를 하는 등 많은 교류가 있었습니다. 대화를 하던 중 그 분이 본인의 연구실을 운영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병원에서 환자를 보고, 여러 임상 시험들을 진행하면서, 또 많은 시간을 연구실에서 실험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금옥수수 교수님을 개인적으로 찾아가 

저도 교수님처럼 환자를 보면서도 연구를 활발히 하고 싶습니다. 어떤 진로를 선택해야 할까요?

라고 물었고, 교수님은 이렇게 답해주었습니다.

나는 박사 과정을 밟지는 않았지만,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임상 수련을 마칠 때까지 6년 정도를 연구실에 있었어. 생각해보니 6년이면 박사를 받을 수도 있었겠네. (웃음) 일단 충분한 시간을 연구실에서 보내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은 없어. 그리고 매우 바쁘게 살 각오를 해야해.

알고보니 그 분은 UCSF 혈액종양 내과에서 임상 펠로우 트레이닝을 받은 후, 추가로 3년을 Elizabeth Blackburn, Ph.D.[각주:1]의 연구실에서 박사 후 연구원[각주:2]으로 있었습니다. 지금 교수님은 텔로미어를 합성해내는 효소인 텔로머레이스를 표적으로 하는 항암제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저는 금옥수수 교수님과의 대화를 통해 두 가지를 배웠습니다. 미국에서는 의대에서 교수가 되어 연구실을 운영하는데 박사 학위가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다는 점과[각주:3],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학위 과정에 맞먹는 시간을 연구실에서 보내야 한다는 점입니다.[각주:4]


이 대화를 밑거름으로 저는 박사를 지원할 생각을 염두에 두면서도, 우선 연구원으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지금 일하고 있는 연구실을 찾은 계기와 인터뷰 내용, 그리고 펀드를 받은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1. 2009년 텔로미어 연구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신 분입니다. 텔로미어는 염색체의 양쪽 끝에 위치한 핵산과 단백질 복합체로, 염색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본문으로]
  2. Postdoctoral Researcher. 우리말로는 박사 후 연구원으로 번역하지만, 사실 doctorate degree는 Ph.D.나 D.Phil.과 같은 research doctorate과 M.D., J.D., D.V.M.과 같은 professional doctorate을 포함합니다. 따라서 M.D. 학위만을 가진 사람도 post-doctoral researcher로 일할 수 있습니다. [본문으로]
  3. 다만 한국은 사정이 다릅니다. 박사 학위가 있지 않으면 교육부 인가 교수가 될 수 없습니다. [본문으로]
  4. 의대에서 받는 다양한 학위가 궁금하시면, http://mdphd.kr/100, http://mdphd.kr/105을 참조하시길 바랍니다. [본문으로]

예전 예과 시절에 샌프란시스코에서 대략 보름 정도를 머문 적이 있었습니다. 사촌형이 거기서 일을 하고 있었던 지라, 갔던 곳인데, 너무나도 좋은 날씨와 유쾌한 사람들의 표정이 아직도 기억에 선합니다. 


특히나 형이 일하는 분야에 있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하고, 커뮤니티를 만드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였습니다. 물론 그 때 사촌형이 정확히 지리적으로 "실리콘밸리에서 일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런 문화가 저변에 깔려 있었던 것만큼은 사실이였습니다.


오늘 소개할 동영상은 실리콘 밸리의 문화에 대한 짧은 소개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 실리콘 밸리를 너무나 좋아하고, 그 문화가 너무 좋습니다. 


한국에서는 구글 본사 임원이라고 더 알려져 있는 미키김 혹은 김현유씨의 홈페이지 mickeykim.com에 있는 동영상인데, 상당히 잘 만들어진 동영상이라고 생각해서 공유하고자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

(직접 만드신 건 아닌 것 같고, 인터뷰하신 것 같아요. Sean Choe님이 만드셨다는데.)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entrepreneur 에 대한 사회적 지위가 높다는 부분입니다. 소위 말해서 창업자에 대해서 사람들이 "쿨"하다고 느낀다는 것인데, 당연히 그럴 수 있겠다 하면서도 우리나라에서는 쉽지 않은 부분인 것 같습니다.


아울러, "실패"를 사람들이 "어 너 이거 배웠겠네!" 라고 인식하는 문화 역시 아주 부러운 부분입니다. 


또한, 처음 시작할 때 시장을 어디로 바라보느냐, 즉 "글로벌이냐 한국이냐"가 아주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는 부분도 역시 공감이 갑니다. 


참고하실 분들은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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