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의료 제도는 비정상적인 구조가 많다.

비정상적인 의료 수가, 비정상적인 전공의 삶. 비정상적인 환자 전달 체계 등.

 

어느 분야인들, 비정상적인 일이 없겠나만은.. 우리 나라 의료 제도는 비정상적인 구조가 아주 많다고 볼 수 있다. 너무나도 잘못된 점이 많아서, 쉽게 바꾸어지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잘못을 지적하지 않을 수도 없다.

 

그렇게 지적하면 달라지는게 있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많다.

 

맞다. 사실상 의사 결정권자들이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절대 바뀌어지지 않을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은 알아야만 한다. 오늘은 그 비정상적인 구조 중에, 전문의라는 타이틀 하나만을 바라보고, 5년이라는 시간 동안, 병원의 노예, 자기보다 연차 높은 선배의 노예, 그리고 지도 교수의 노예가 되어 있는 전공의의 삶을 바라보고자 한다.

 

이 글을 쓰는 것은 조심스럽다. 하지만, 5년 전부터 써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에서야 글을 쓰는 내 자신이 부끄러울 뿐이지, 글 자체에 대해서는 충분히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 글에 대해서 전혀 부끄럽지 않다.

 

아울러, 모든 교수들이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자신이 임상 전공의 지도 교수이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이 글이 조금 과장되었다고 생각할 수는 있겠지만, 다른 액션을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자신이 너무나도 딱 맞아 보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은 이 글을 비판하거나, 다른 방법으로 나를 공격할 것이다.

 

그리고... 이 글을 공감하는 사람은 어떠한 형태로든지 공유를 하거나, 좋아요를 누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감히 전공의 신분으로는 누르기 힘들겠지만, 나는 이 글이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되고 전파되어, 지금도 쪽잠을 자면서 자신의 젊음을 윗사람들에게 착취당하는 젊은 전공의들에게 "너희들이 힘든 거 나 한사람이라도 알고 있다. 그리고 바꾸고 싶어하는 인간이 존재한다"고 알리고 싶다.

 

전공의는 왜 노예가 되었나....

 

일부 아닌 병원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대형 병원들에서 전공의는 없어서는 안될 아주 중요한 존재들이다. 그들이 가진 값싼 노동력이 없으면, 병원이 절대 돌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병원은 진료를 통해서 수익을 버는 이익 집단이다. 법적으로 비영리 법인이라고 이야기하지만, 그 건, 달을 보고 해라고 하는 것과 같을 정도로, 말뿐인 허상이다. 병원이 수익을 위해 장례식장, 주차장 등을 운영한다는 것을 공공연한 비밀이고, 그 수익의 첨병이 되는 것이 바로 전공의들이다. 값싸고 고급 인력이기 때문이다.

 

보통 대형 병원, 수련 병원에 환자가 오면, 초진은 대부분 전공의가 본다. 연차별로 차이가 있거나, 인턴이 보는 과가 있을지 언정, 전공의가 1차적으로 환자를 거른다. 그리고 그 거른 상태를 토대로, 교수가 잠시 환자를 본다. 그리고 다시 그 교수의 "지도"에 따라 여러가지 처치를 하거나, 검사를 하고, 처방을 낸다. 그 "지도"조차 없는 경우도 많다. 그나마 검사나 처방을 내면 다행이다. 교수 담배 심부름을 하거나, 밥주문도 한다. 행정 서류를 처리하거나, 교수 회식 장소를 대신 잡기도 한다.

 

얼핏보면, 아주 멋진 의학 교육의 과정처럼 보인다.

 

천만에, 이 상황은 사실, 병원이 전공의라는 값싼 의사 노동력을 착취하고 있는 현장이다. 사람들이 의식하지 못하고 있을 뿐.

 

수련 병원이 아닌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저런 초진과 처치를 위해서 전문의를 고용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전문의는 많은 연봉을 기반으로 구성된다. 따라서, 전문의는 병원 입장에서 정말 절대적으로 "의사"가 해야할 일에만 활용되고, 그 외적인 일들은 파라메딕이라고 불리는 다른 진료 보조 인력들이 담당한다.

 

하지만, 대학 병원의 경우에는 대부분 그렇지 않다. 진료 보조 인력이 존재하긴 하지만, 병원 입장에서 전공의는 무슨 일이든 척척해내고, 쪼아도 쪼아도 견뎌내는 슈퍼 인간이다. 똑똑하기도 하면서, 스트레스를 견뎌내는 역치도 높다. 인간들 중에서 가장 선별된 집단이 바로 전공의 집단인 셈이다. 그리고 시키면 시킨대로 다 할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전공의가 전문의가 되기 위한 목줄을, 병원이... 더 정확하게는 담당 지도 교수가 잡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 병원의 전공의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지도 교수의 노예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전문의가 될 기회가 박탈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나마 양심있는 임상 지도 교수들은 제대로된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천만에, 그들도 알고 있다. 대부분 대학 병원에서 이용되는 처치나 치료는, 개인 병원이나 진료 일선에서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다. 예컨대, 말기암이면 그 암을 진단할 정도의 수준을 로컬 병원이 담당하지, 전문 병원이 아닌 한, 로컬 병원이 말기암을 전문적으로 수술하거나, 생사를 넘나들면서 밤샘 치료는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논문도 그러하다. 대학 병원의 스텝이 되거나, 의과학자가 되고자 하지 않는 한, 논문을 읽으면서 지식을 얻는 과정은 필요하지만, 굳이 90%가 넘는 전문의가 로컬 병원으로 가는 이 상황에서, 논문을 직접 쓸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리고 영악하게도, 그들은 논문을 쓰면, 자신들인 임상 지도 교수들에게 학교나 병원 차원에서 인센티브가 떨어진다는 사실 역시 알고 있다. .

 

하지만, "전문의"가 되고자 하는 전공의에게는 이런 처치나 논문을 쓰는 과정이 필수적이다고 설명한다.

그런 상황에서 전공의는 어쩔 수 없다. 자신이 원해서 온 과이고, 그 과의 생리를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그 과정에서 부조리함을 고발하거나, 비판이라도 할 경우, 당연히 소리없는 보복이 돌아온다. 병원에 소속된 임상 교수들은 똑똑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표면적으로는 저 인간은 교육에 부적합하다고 이야기 하거나, 우리과에 맞지 않다고 말하거나, 그 인간의 다른 부적절함을 지적하고, 그것을 토대로 그 전공의를 중도 탈락시킨다. 하지만, 알 사람들은 알고 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표면적이라고.

 

사실, 전공의는 피교육자 신분이긴 하지만, 전문적인 직업을 수행하는 고급 인력이다. 하지만, 자신의 목줄을 쥐고 있는 병원이나, 임상 지도 교수들 앞에서는 어디까지나 고양이 앞에 있는 "쥐" 신분일 뿐이다. 방울을 전혀 달 수도 없다.

폭력을 행사하는 윗년차 혹은 교수, 개인적인 심부름을 시키는 지도 교수, 다 너 좋은 일이다면서 강요하는 논문, 학위를 받아야 진정한 임상 의사가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하며 학위를 강제하는 것.

 

그리고 의사가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단지 교수 입장에서 시키기 편하다는 이유로, 혹은 일을 시키면 빨리 잘한다는 이유로 많은 전공의들이 의료 외 적인 부분에서 착취 당하고 있다.

 

아울러, 목줄을 잡고 있기 때문에, 겉으로 보기에 구린 일들을 시키기에 딱, 안성맞춤이다.

여러가지 심사 관련 서류 조작 같은 일은, 전공의 만이 할 수 있는 일이고, 전공의만 관여된다. 물론 아닌 그룹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시간에도 서류를 만드는 그룹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이런 서류를 대신 만들어 주는 업체도 존재한다.

 

전공의도 본의 아니게 공모자가 된다. 공공의 목적으로, 이런 서류를 조작하면, 결과적으로 내년에 나 말고, 더 부릴 수 있는 노예가 내 밑에 생기는 일이기 때문에, 묵시적으로 동의하고 일을 진행한다. 모두가 거짓이지만, 이득보는 사람들은 항상 존재한다.

 

전문의를 따기 위해서는 최소한 3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은 어찌보면, 암묵적인 교수와 전공의의 고용계약인셈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전공의는 자신의 인생을 그들에게 맡기는 것이기 때문에, 교수를 하늘과 같이 여길 수 밖에 없다.

 

만약, 3년차에 문제가 생겨서, 병원을 나가야하는 일이 생긴다면, 전공의가 보낸 이전 3년은 그냥 허공으로 날아가 버린다. 교수가 폭력이나, 언론에 노출될 만한 일을 하지 않았다면, 당연히 교수에게는 아무런 해가 가지 않는다. 그냥 또 다른 노예를 구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수십년 예전보다 많이 나아졌고, 최근 5년간만해도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전공의들을 영국 산업 혁명 시절의 어린아이들보다도 더 많은 근무 시간을 소화해내고 있다. 그 건, 근무가 아니라 착취이고, 노예 제도이다. 남북전쟁시, 미국 남부 지역 노예도 하루 14시간 이상 일하지 않았다.

 

현재와 같은 제도에서, 임상 각과의 교수는 전공의에게 무소 불위와 같은 권력을 휘두르고자 마음 먹으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 즉,전공의 입장에서는 그런 일이 바라지 않게 하늘에 대고 기도를 하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당연하게 지켜져야할 일임에도 불구하고, 임상 지도 교수라는 한 개인의 양심에 맡겨져서, 전공의 개인의 노예 생활이 결정된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의 쓴 맛을 보여준다.

 

그리고 지금과 같은 상황은 전혀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의생명 과학 분야의 학부 학생들이나 병원의 전공의(레지던트)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자주 듣게 됩니다. 

특정 관심 분야에 대한 연구를 하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고 막막합니다.”

저도 현재 의과학자의 길을 가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확실한 정답을 제시할 수는 없겠지만, 제 경험 안에서, 만약, 친동생이 의과학자의 길을 걷는다면이라는 가정에서, 의과학자가 되는 길 혹은 주고 싶은 조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24/7
24/7 by Ilho Song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공부란 무엇일까요? 사전에도 정의되어 있습니다.  학문이나 기술 등을 배우고 익힘” (출처: Daum 국어사전). 그리고 공부에도 수준이 있습니다우리가 흔히 말하는 초등중등고등 교육이 그것이죠하지만 학문적으로 공부보다 높은 수준이 있다면 연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연구와 공부의 차이는 새로운 지식을 밝혀내는가 누군가 이미 발견한 지식을 익히는 이겠지요.

대학원의 고등 교육은 바로 연구를 하기 위한 방법을 배우는 마지막 교육 과정입니다. 그래서 내가 관심 있는 분야 연구를 하고 싶으면 분야를 연구하고 있는 대학원에 진학해서 구체적 연구 방법을 배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학문의 가장 높은 수준인 연구를 스스로 수행할 있는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서 학부라고 불리는 병아리 시절부터 미리미리 준비를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1. 일단 학부 공부를 열심히 하세요.

여러분이 학부 시절에 배우는 미생물학, 유전학, 화학, 생화학, 생물학 등은 나중에 관련 분야 다른 연구자들과의 소통에 필수적인 기본기입니다. 그리고 2번에 기술한 각종 논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연구에 사용되는 terminology (용어)들을 알아야 하는데, 교과서에 배워야할 모든 것들이 나와 있습니다. 연구라는 나라에서 사용되는 언어를 익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하시면 쉬울 같습니다.

  5 tool player라고 불리는 추신수 선수. 야구도 연구도 기본기가 중요합니다.

다분히 EBS의 정답같은 문장이긴 하지만, 어느 분야이든 기본기는 중요합니다. 기본기 없이는 심도 있는 응용력을 연구에 적용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학부 과정을 놓쳤다고 한다면, 최소한 대학원 과정에서 배우는 course work만이라도 심도 있게 공부하길 권장합니다.


2. 관심 분야 논문을 찾아서 읽어보세요.

내가 미래에 연구하고 싶은 나만의 관심 분야에 대한 논문을 검색해서 읽고 공부해 보세요.

논문은 크게 original research article review article 있습니다. Original research article 편의 연구 결과를 적은 논문으로서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논문을 생각하면 될 듯 합니다. Review article 특정 분야의 수준급 연구자들이 여러 original research article 참고하여 분야에 대한 지식을 정리한 논문입니다. 고수가 하수를 위해 정리한 요약집 같은 것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논문에 대한 검색은 구글 학술검색과 pubmed 검색을 추천합니다.

구글 학술 검색. 보통 "구글 스칼라"라고 하죠. 개별 인용지수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http://scholar.google.com/

Pubmed !! 논문의 창고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양한 논문이 있죠. http://www.ncbi.nlm.nih.gov/pubmed

처음에 논문 편을 완전히 이해하면서 읽는데, 달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도 있지만, 모르는 것을 찾아보고 계속 공부하면서 읽다 보면 나중에는 논문 편을 시간이면 읽을 있게 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속독으로, 대충 그림만 봐도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는 수준까지 되기도 합니다. 

평소에 관심 분야 논문을 읽으면, 3번에 기술한 경험하고 싶은 연구실 검색에 도움이 되고 앞으로 내가 관심 분야를 연구하는데 있어서 어떤 "연구 기법 필요한지,  이 학문 분야의 연구 방향과 최근의 유행  많은 정보를 얻을 있습니다.


3. 관심 분야 연구실을 학부 기간 동안 경험하세요.

학부 1학년부터 관심을 가진다고 가정한다면, 학부 4학년을 마칠 때까지 방학이 7 정도 주어질 것입니다. 동안 방학마다 나의 관심 분야를 연구하는 연구실을 찾아가서 인턴 하실 것을 권장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시간이 틈틈이 관심 분야 연구실을 인터넷 검색이나 선배들의 조언 등으로 찾아 놓으십시오. 동일 분야를 연구하는 연구실들도 각자 세부 연구 분야와 방향, 연구 분위기, 사용 테크닉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개인의 경험 유무가 진로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방학기간 7번 정도면, 우리 나라에서 자신의 관심 분야 유명 연구실 정도는 전부 경험하실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구 주제교수님도 중요하지만, 잘 가르쳐 주느냐 아니냐, 

실험실 분위기가 좋으냐 안 좋으냐도 아주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검색 및 추천으로 관심 분야 연구실을 찾은 이후에는 연구실에서 나온 논문들을 미리 읽어보고, 해당 연구실의 책임 교수님께 이메일을 보내서 인턴을 하고 싶다고 허락을 받으시면 됩니다. 학부생이기 때문에 교수님들께 과감하게 메일을 드리는 것을 두려워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기본적인 예의만 갖추어서 메일을 보내면 친절하게 답변해 주실 것입니다.


4. 졸업 진학하고 싶은 연구실이 있다면 선택하고 꾸준히 나가세요.

만약 3 과정을 하다가 진학하고 싶은 대학원 연구실이 생긴다면 교수님께 허락을 받고 방학뿐 아니라 학부 기간 중에도 꾸준하게 연구실에 나가보세요. 이런 노력 없이, 나중에 졸업 뜬금없이 지원하는 것보다 대학원 진학 성공률도 높을 아니라, 학부 시절부터 대학원 분위기나 기초 테크닉 등을 익혀 놓으면 시야 넓어지고, 연구의 연속성도 크게 향상 시킬 수 있습니다. 현실적으로는 대학원 1학기 시작시 출발점이 다르므로, 대학원 입학 동기들보다 훨씬 앞서 나갈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진학할 대학원 및 내가 앞으로 교수가 되고 싶은 대학을 국내에만 한정시키지 마세요. 외국 대학원도 검색하고 마음에 드는 곳이 있다면 미리 준비해서 졸업 이후에 도전해 보세요. 요새는 재정적인 문제로 혹은 실험실 수준의 문제로 무작정 해외에 나가는 것이 항상 좋다고 말할 수 없지만, 자신의 분야에서 글로벌하게 성장하고 싶다면, 해외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다만, 남자라면 군문제가 해결되어야 하겠죠.


이상이 동생이 의과학자의 길을 걷는다면 이라는 가정에서 시작한, 의과학자 진로 조언입니다. 실제로 제 동생은 공학을 전공하고, 기업에 취직했기 때문에, 이 조언을 볼 가능성은 없겠죠. 하지만, 현실적으로 위 조언을 따라, 학부 생활을 한다면 훨씬 더 흥미롭고 재미있는 의과학 연구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지난 포스트에서는 의대 과정에 대해서 살펴 보았습니다. (의대의 일반적인 과정에 대한 설명 ^^)


이번에는 의대를 졸업하고 난 이후의 진로에 대해서 설명할까 합니다. 


일반적으로 의대를 졸업하면, 대다수(99% 이상으로 예상됩니다.)는 환자와 연관이 있는 임상의로서 진로를 선택하게 됩니다. 병원에서 환자를 대면하는 "의사"가 된다는 것이죠. 일부는 저희처럼 기초의학이나 연구를 하기도 하지만, 정말 극소수입니다.


임상의 길에는 크게 일반의 과정과 전문의 과정이 있고, 다수가 전문의 과정을 선택합니다. 오늘은 전문의가 되는 과정에 대해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전문의 과정은 수련을 하기 전 과정인 인턴과정과 과에 소속되어서 실질적인 수련을 받는 전공의 과정으로 나뉩니다. 일반적으로 병원에서 가장 경험이 적고, 갓 졸업한 의사가 맡는 역할이 인턴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때는 소속된 과(혹은 의국)가 없고, 다양한 과에서 의사가 하는 일을 배우고(라고 쓰고 "부려 먹힌다"라고 읽습니다.) 자신이 잘 맞는 과가 어느 곳인지 탐색을 하게 됩니다. 


모든 직업이 그러하지만, 특히나 의사 사회는 경험이 쌓일 수록 할 수 있는 역량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레지던트가 할 수 있는 일을 인턴이 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경우, 레지던트도 할 수 있고, 인턴도 할 수 있는 일은 대부분 인턴의 일이 되기 마련입니다. 일주일 100시간 이상 일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합니다. (모든 과들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1년차들이 주 100시간 이상 일을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거의 집에 오질 못합니다. 혹시 이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여기를 클릭해 보세요. - 전공의 100시간 근무 -


The Stethoscope
The Stethoscope by Alex E. Proimos 저작자 표시비영리


결국 인턴이 하는 일은, 의사가 해야만 하지만, 모든 의사들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게 됩니다. 기본적인 환자 처치부터 시작해서, 환자 치료에 필요한 준비 등을 하고, 중요한 채혈 등을 하게 됩니다. 물론, 병원마다 하는 일은 다르기 때문에 일반화시키는 것은 쉽지 않지만, 인턴이 병원 내에서 의사 중에서 가장 낮은 계급(?)인 것만큼은 변하지 않는 사실입니다. 


그렇게 인턴을 1년 정도 보내게 되면, 전공의를 지원할 자격이 주어집니다. 일 년동안의 인턴이 일한 평판과 의학적 지식(시험) 등을 총체적으로 고려해서, 전공의를 뽑게 되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과에서 정리(arrange)를 해주는 경우도 있고, 경쟁을 하는 과들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 더 올바른 선택이냐는 개인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그에 대한 논의는 추후에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여하튼 전공의를 지원한 후에, 과에서 그 인턴을 받기도 결정한다면, 그 인턴은 픽스턴(그 과에 소속되어서 인턴 일을 수행하는 인턴)이 되고, 떨어지면 떨턴이 됩니다. 떨턴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를 참고하세요.  픽스턴은 통상적으로 3개월 정도 수행합니다만, 병원마다 픽스턴을 인정하느냐, 아니면 그냥 스케쥴대로 돌리느냐 하는 정책이 다르기도 합니다만, 일의 숙련도를 위해서 대체로 다른 일을 하면서도 합격한 과의 일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픽스턴을 거친 이후에는 전공의 1년차가 되는데, 대부분 이 때가 제일 힘들다고 기억합니다. 의국에 소속되어서, 의국에 있는 대부분의 일들을 도맡아 하면서도, 환자를 책임지는 주치의를 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렇습니다. 계속 일이 밀려오고, 일에 대한 숙련도가 고년차보다 떨어지기 때문에, 일이 쌓여만 가게 되죠. 과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수술이 있는 과들(외과, 성형외과, 신경외과, 정형외과 등)과 생명을 다루고 중환이 많은 과들(내과, 소아과, 신경과 등)의 로딩이 심합니다. 물론 병원에 따라서 일의 로딩에 대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 것 역시 일반화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전공의 역시 본과 생활과 마찬가지로 4년이고, 1년차와 2년차, 3년차, 4년차 별로 계급(?)이 다릅니다. 통상적으로 1년차는 과의 발통, 2년차는 발통의 연결대, 3년차는 발통의 베드, 4년차는 베드 위에 있는 환자 로 비유됩니다.


실질적으로 일을 하는 발통인 1년차를 2년차가 보조해주고, 3년차는 4년차와 함께 교수님의 일과 환자 일을 적당히 배분하게 됩니다. 과마다, 그리고 병원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3년차와 4년차가 의국을 주도하기 때문에, 그 년차가 어떤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서 의국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환자에 따라서 처치가 달라지는 것처럼, 고년차의 마인드가 의국의 운영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4년차가 마냥 편한 것은 아니고, 의국의 대소사를 관리하고, 교수님과의 관계 등을 조율해야하기 때문에, 결코 편하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다만, 다년의 경험이 있기에 비교적 수월하게 일을 처리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게 전공의 과정 4년 마치게 되면, 전문의 시험칠 자격이 주어지고, 합격을 하게 되면 비로소 전문의가 됩니다. 과에 따라서 분과 전문의가 있는 과도 있지만, 통상적으로 전문의로 통칭하고, 한 과에 전문적인 자격을 가진 사람으로 국가가 인정해 주는 것입니다. 물론 환자를 보는 스킬이나 경험의 정도는 개인별로 다 다르기 때문에, 일관적인 기준을 적용할 수는 없지만, 전문의라 함은 충분한 실력을 가지고 환자를 볼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의사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의대를 졸업한 이후에 전문의가 되는 과정을 정리하면,


인턴 - 병원의 실질적 발통, 통상 1년, 의사가 할 수 있는 일들 대부분을 함, 가장 계급이 낮음.

전공의 1년차 - 의국의 실질적 발통, 의국 내에 있는 잡다한 일 처리, 환자 주치의

전공의 2년차 - 의국의 버퍼, 1년의 경험을 무시할 수 없음, 1년차를 교육시킴, 난이도 높은 환자 주치의.

전공의 3년차 - 고년차로서 1,2년차를 아우르고, 의국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함. 교육 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의국을 주도함

전공의 4년차 - 말년차로서 의국 전체를 아우름. 보드 시험의 압박이 있음. 교수님과 의국원 사이의 버퍼. 대부분의 일은 득도한 경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어제 날짜로 대부분의 병원이 전공의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시험친 것이 일요일임을 감안한다면, 3일 내로 발표가 난 아주 빠른 결정이였겠지요. 떨턴도 확정되었다는 이야기겠지요.


개인적인 일로 인해서 보호자로 병원(정확히는 응급실 병실)에 있었는데, 이리저리 인턴 쌤들이 많이 지나가더군요. 어떤 사람은 얼굴 표정이 밝고, 어떤 사람은 어둡더군요.



알고 보니 어제 발표가 났다고 하더군요. 합격한 사람은 축하드립니다. 이 번 포스팅은 떨어진 사람- 떨턴에 대한 글입니다. 


어제 인턴을 하고 있는 나이 차 좀 나는 후배가, 저에게 와서 떨어 졌다고 하더군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조언해 주면서, 이걸 겪고 있는 사람이 많겠구나 하면서 이 포스팅을 생각하게 되었고, 글을 씁니다. 


불합격..


사실 의대에 들어오기 까지의 과정을 살펴 보면, 대부분은 학업에서 성공한 성적을 받은 사람일 껍니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대부분 의대에 합격해서 들어 오게 되죠. 의전원의 경우도 대학 합격 후 미트 시험을 잘 본 경우에 합격하게 되겠죠. 그 후에 정말 빡시게 본과 생활을 하게 되고, 전공의 떨어지기 전까지의 대부분 인생에서 큰 실패를 겪은 경우는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재수를 한 사람도, 유급을 한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그대로 올라왔을 것이라 가정한다면 전공의 낙방은 어찌 보면 처음 맞게 되는 negative result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어찌 보면 자신이 떨어질 것이라 생각 안 했을 수도 있겠죠. 설마. 했었을 수도 있고, 어느 정도 예상된 박치기였을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불합격이라는 사실을 바뀌기 힘들 듯 합니다.


제가 여러 포스팅에서 써 놓았지만, 남자의 경우, 중위 군의관도 할만합니다. 자기 하기 나름이고, 멋지게 여유를 즐기기도 하고, 오기 전과 인생이 바뀌는 경우도 많습니다.  오히려 3년이라는 시간을 의미있게 보내고, 더 멋진 결정을 해서 돌아오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골프 실력이 늘거나, 특정 취미활동에 고수가 되기도 합니다. 


sometimes i golf..
sometimes i golf.. by striatic 저작자 표시


3년 동안 자신을 되돌아 보기도 하고, 부족한 공부도 하고, 세상에 대해서 알아가면서 현실적으로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심각히 고민도 합니다. 


제 주변에서 군대를 갔다와서 오히려 더 좋은 과(로 여겨지는, 과에는 우위가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일반적인 선호도에 의한)로 컴백하는 경우를 상당히 많이 보았습니다. 아무래도 전공의 시험에 올인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동기들보다 3년이라는 시간이 뒤쳐져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그 3년은 인생이라는 큰 그림에서는 결코 긴 시간이 아닙니다. 그리고 자신이 컨트롤할 수 있는 영역을 벗어난 시점(떨턴)에서, 아쉬워 한다고 해서 바뀔 것은 없습니다. 그러니 인턴 마무리 잘 하시길 바랍니다. 인턴 성적도 나중 지원을 위해서는 상당히 중요하니깐, 유종의 미를 거두시길 바랍니다.



(의사들의 알바 천국 - 메디게이트 medigate.net)


여자분이나 군대 갔다 오신 분들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떨어지면 어찌해야할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우울해지기도 하고, 일이 싫어지기도 할 것입니다. 남들은 픽스턴 도는데, 내가 뭐하니 싶기도 할 껍니다. 


그런데, 막상 인턴 마치고 나와 보면 할 일들이 많습니다. 전공의를 하지 않았다는 것 뿐이지 세상은 선생님을 아주 필요로 합니다. 당장 메디게이트나, 아는 선배를 통하면 파트타임으로 일을 할 수도 있습니다. 


1년이란 시간 동안 해외 여행으로 휴식을 취할 수도 있고, 못해 보았던 취미 생활을 할 수도 있습니다. 데이트도 즐길 수 있고, 왕창 돈을 벌려고 이리저리 뛰어다닐 수도 있습니다. 부족한 공부로 전공의 시험을 대비할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인생에서 어찌보면 처음으로 주도권을 잡는 시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1년 동안 자신을 되돌아보고, 자기 주변을 바라보고, 다른 사람의 삶을 지키보면서 자신이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을 수도 있습니다. 그 결과 인생의 측면에서 훨씬 더 좋은 과를 선택하거나, 자신의 선택에 더 확신을 가지고 다음해에 도전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지나고 나면 다 추억이고, 다 경험입니다. 그리고 그 경험은 쓰다고 할지라도, 쓴 만큼 자신의 인생에 더 큰 즐거움과 혜안을 선사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아무쪼록 새옹지마라는 말, 전화위복이라는 말. 결코 없는 사실을 지어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시고, 슬기롭게 인생을 즐기시길 바랍니다.




오늘 각 병원마다 전공의 발표가 났더군요. 그래서 이렇게 글을 써 보네요.

일단 앞서 글에서

전문의는 도대체 뭐야?

에 대한 글을 읽어 보시면 아시겠지만, 일단 전문의가 되려면 인턴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합니다.

인턴... 바쁘게 다양한 일을 단순히 시키는대로 해야만 하는 좀비같은 존재..

매일 잠이 모자라고, 힘든 고생에, 위에서 오는 타박....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라는 첫 발을 내밀며, 환자에 대한 사명감으로 하루 하루를 살아갑니다.

그리고 전문의(레지던트 수련) 과정에 뽑히기 위해서, 자기가 지원하려는 과에 잘 보여야 할 의무(?)도 있습니다.

여기 저기서 치이기도 하지만,(환자에게 불평 듣고, 간호사에게 꾸중 듣고... 전공의 1년차에게 꾸지람 듣고... 그나마 교수님들은 머라 그러시지 않죠. 무관심 같은 거라고나 할까?-.-;;;) 열심히 빨빨 거리며 돌아다닙니다.

전공 선택은 인턴 과정에 있는 인턴들이 하는 일처리 능력과, 학교 다닐 때 성적, 전공의 시험 등으로  정해집니다.

여기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평판(인턴 성적과 말그대로 평판)과 성적(내신 성적과 전공의 시험 성적)입니다. ^-^

어떤 사회이던지 간에, "평판이라는 것은 사회 생활을 잘 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그리고 일은 많지만, 뽑아야 할 인원이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로 인해서 

그리고 등등등에 의해서...

서로에게(라고 쓰고 윗년차라고 읽죠) 피해를 주지 않고, 거기다 일도 잘하고, 타인까지 배려할 수 있는 전공의(완소 전공의^^)를 뽑는 것이 어찌보면 과의 입장에서 정말 중요한 일이 겠지요.


물론 다 그런 건 아니지만(모든 병원을 다 확인해 보지 않았으니깐요), 대부분의 병원에서 평판을 물어 보고 뽑는 과정을 거칩니다.

원칙적으로는 점수와 다양한 선발 요인으로 결정하긴 하지만. 동료 사이의 평판과 사람 됨됨이도 사실 중요한 고려 요인이 된다고 말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평판 만으로 뽑지는 않습니다)

^-^ 의사 국가 고시를 합격한 후, 1년의 인턴 과정 동안, 자기가 전공하고 싶은 과에 인사도 드리고, 거기 일도 다양하게 해 보고, 하면서 자신의 적성에 맞는 그리고 성적에 맞는 과를 선택하게 됩니다.

과를 선택하는 건 자유이지만, 위에서 뽑을 때, "너는 우리과에 오지마"라는 걸 우회적으로 알려주기도 합니다. ^-^ 

(말 안 걸기. 일 무지하게 많이 시키기. 무안한 일 시키기 등 비인간적인 처사도 있지만, 대부분 신사답게(?) 간접적으로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속칭 arrange해준다 라고 표현하는데, 이 것은 어차피 버려질 수 있는 기회를 다른 과에 지원하게 함으로써, 기회를 살려줄 수 있다는 긍정적 측면과, 자유 선택에 따른 기회 박탈이라는 부정적 측면이 있습니다만, 논의에서는 제외하겠습니다. 어느게 더 비인간적인지는 개인판단에 맡깁니다.)

어쨋든, 이렇게 과를 지원하게 되면, 12월에 시험을 치고 오늘 즈음에서 결과가 발표되는 것이지요.

그러니, 일단 인턴인 경우에는 소속이 없습니다. (물론 인턴 중에 fix-turn 이라고 해서, 그 과와 잘 맞고, 의국에서 당연히 받아들이는 인턴도 있긴 합니다만, 공식적으로 소속이 없단 말입니다.)

그래서 인턴 끼리끼리 유대가 잘 됩니다. 물론 같이 경쟁하고 있는 경쟁대상은 예외일 수 있습니다. 

아무튼, 사람을 뽑는 입장에서 공부도 중요하지만, 평판과 업무처리 능력도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가졌다는 걸 아셔야 합니다. ^-^

결론은.....

"평소에 평판 관리를 잘하고 일도 잘하고, 공부도 잘하자"
 
입니다.

다소 모범생같은 결론이지요.

FineQ_OJ

(2012.9.13 Update)



지난 포스트 "의대는 과연 몇 년 과정일까?"  에서 의대의 과정에 대해 알아 보았습니다.

제가 의대를 다니면서 제일 많이 들었던 질문 중의 하나는

"그럼 무슨 과야?"  혹은 "전공은 뭐야?" 였습니다.
 
물론 "시체 해부하면 무섭지 않아?"도 당연히 많았습니다만,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도록 하고요.


과를 정하는 시점을 정확히 이야기 한다면, 인턴이 마친 시점에 진료과목을 정합니다.

물론 저와 같이 기초의학을 전공하거나, 다른 분야로 진로를 정하는 경우는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면허증을 받은 후에 진로를 정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인턴이 마친 시점에 자신의 전공을 정합니다.

 
즉 의대(의전원 포함)를 졸업하고, 1년 인턴 과정을 마친 후에 과를 정한다는 이야기이지요.

여기서 말하는 과는  내과, 외과, 정신과 ,정형외과 등을 말합니다.

과를 정하기 이전에는 그냥 두루두루 배운다는 표현이 더 맞을 껍니다.

그럼 과를 정한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자세히 알아 볼까요?

의대에 들어오면 의료 지식 전반에 대한 내용을 공부합니다.

그리고 그 지식을 토대로, 실습을 하면서 여러 치료나 수술에 참관합니다.

그 후 의사 국가 고시에 합격하면, 공식적으로 의료인의 하나인 의사가 되고, 의사 면허 번호가 나옵니다.

즉 국가가 "넌 환자를 치료할 의료 지식이 있고, 의대 과정을 수료했으니, 국가의 보건 의료를 맡을 권리를 주겠다." 라는 것이지요.

아무래도 환자의 목숨을 다루어야 하니, 당연히 시험은 어려울 수 밖에 없겠지요.

의사가 된 후, (이 때를 GP라고 합니다.) 인턴 과정을 밟으면서, 병원 일을 습득합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자신이 다루고 싶은 전문 과정에 참여 하면서 전문의 과정에 지원하는 것이지요.

아무튼 결론은, "의대생 때는 전문과가 없다. 그리고 의사가 된 인턴 조차도 과가 없다" 입니다.

그러니, 의대생에게 "과가 어디예요?" 라고 물으면 안되고, "요새 뭐 공부하세요?" 라고 묻는 것이 더 친근한 표현(?)입니다.


FineQ_OJ

( 2012.9.12 Update )

일단 "전문의"라는 과정이 있다는 사실은 모든 국민이 아시는 사실이죠?
 
근데, 도대체 전문의가 뭔지에 대한 정확하게 말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막연히, 그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있겠지. 하는 분이 대부분이실 것 같아 이 글을 포스팅 합니다.


앞에 언급한 두 글 , 
 
도대체 언제 진로(과)를 정할까?  와 의대는 과연 몇 년 과정일까? 를 먼저 읽으시면 이해가 빠릅니다.

읽으셨다면, 대략 의대-의사 과정에 대한 밑그림이 나오실 껍니다.

의사는 그 자체로 전문성을 가집니다. 국가가 보증하는 것이지요.

따라서, 전문의가 아니더라도 진료는 충분히 가능합니다.

그런데, 분야에 따라서, 좀 더 자세히 필요가 있는 과들이 존재합니다.

감기와 같은 단순한 질환만 치료한다면,(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감기도 심각한 합병증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의대를 졸업한 자라면 누구나 치료할 수 있습니다만...

만약 고도로 숙련된 사람이 필요한 응급 수술 같은 것은 단순히 의대를 졸업한다고 해서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이지요.

그래서 전문의 과정에 생겨났습니다. 

조금 더 배우고, 조금 더 진보된 의료를 국민에게 제공하는 것이지요.

아래 열거된 과들이 바로 전문의 과정들입니다.

내과, 신경과, 정신건강의학과, 외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흉부외과, 성형외과, 마취통증의학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안과, 이비인후과, 피부과, 비뇨기과,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병리과, 진단검사의학과, 재활의학과, 결핵과, 가정의학과, 핵의학과, 직업환경의학과, 응급의학, 예방 의학

이 과정을 거치고 나면 비로소 국가에서 전문의 자격을 주는 것이지요.

전문의는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환자를 치료하는데 조금 더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환자의 입장에서는 전문의에게 치료받는게 당연시되고 있긴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만 그러하고, 외국의 경우에는 비교적 적은 수의 전문의만 양성하기도 합니다.(호주나 유럽 쪽의 나라들이 그러하고, 미국과 같은 경우는 통상적으로 짧은 기간의 수련(일반적으로 3년)으로 1차 진료를 위한 전문의를 양성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전문의 과정은 4년 동안 진행하고, 의대를 마치고, 인턴 1년 후 결정한다. 그리고 더 자세하게 한 과목에 대해 배운다" 가 결론이 되겠습니다. ^-^

보충 설명) 일반적으로 불리는 레지던트는 이 전문의 과정을 밟고 있는 의사를 이야기 합니다. 수련의라고 하기도 하고 전공의라고도 합니다. 

FineQ_OJ

( 2012.9.13 Update )


안녕하세요 블로그 주인장 "FineQ_OJ" 입니다.
 
이 블로그 이름은 " 상큼한 레몬 쥬스 의과학자(MD-PhD) 이야기" 입니다.

사실 의대생이라는 존재는 주위에 흔하디 흔하지만,
 
그 생활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막연히 "바쁘다" 더라, "해부가 징그럽다" 더라 하는 소위 말하는 "카더라 통신"이 대다수 입니다.

물론 의대생 친구들을 둔 사람들에게는 다른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의대생 끼리는 그 집단의 폐쇄성으로 인해 특유의 문화가 생성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 그런 문화가 각 학교마다 있을 것입니다.

고등학교를 지나고 대학생이 되면서 얻게 되는 자유라는 것도

의대생에게는 6년 동안 마치 같은 반으로 지내는 고딩 생활로 대치됩니다.

6년 동안 같이 지내는, 그리고 대부분의 시간을 같이 보내는 특유의 생활

그 의대생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단순히 제가 겪은 이야기일 수도 있고, 제 친구를 통해 들었던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이 카테고리에 있는 글들은 의대 생활 중에 제가 겪었던 혹은 제 주변 사람이 겪었던 일이 대부분을 차지할 것입니다.


아울러, 이랬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묻어 있는 글들도 있을 것입니다.

여하튼 자신이 의대생이라면 일생에 한 번 밖에 없을 소중한 본과 시간을 아낌없이 불태우길 바라겠고, 

아직 의대생이 아닌 준비생이라면, 이 글을 읽으면서 간접적으로나마 의대 생활을 만끽했으면 좋겠습니다.

E.R.
E.R. by Funky64 (www.lucarossato.com)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예전에 한창 재미있게 봤는  ER 속 한 컷이네요. 정말 재미있게 봤었는데.. ^-^


아무쪼록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께서 하시는 모든 일이 건승하길 바랍니다.

FineQ_OJ

(2012.9.11 Up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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