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전원과 MD-phD ?


2002년 의학 입시 제도에 큰 변화가 있습니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바로 의과대학으로 들어가 의사가 되는 길과 더불어 일반대학을 졸업 해 학사학위 취득 후 의학공부를 할 수 있는 길이 새로이 생겨났습니다. 그 것이 바로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스스로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는 문제중심학습(problem-based learning)을 도입하고, 실습위주의 교육에 중점 두며,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을 받아들여 기초 의학의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로 도입 되었습니다.

이러한 의전원 시스템이 2003년을 시작으로 한국 대부분의 국공립 대학교와 일부 사립대에 도입 되었고, 의대/의전원 병행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곳도 있습니다. 의전원 전환 시 중요한 이유가 되었던 것이 기초의학의 활성화였고, 이를 위해 함께 도입된 것이 바로 복합학위과정 (MD-PhD과정) 입니다. 

MD-PhD란 Medical Doctor(MD)와 Doctor of Philosophy (PhD)를 합친 단어로서 한국어로 간략하게 줄이자면 의과학자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의전원이라는 제도는 한국에는 처음 도입되었지만 미국의 대다수의 학교가 채택하고 있는 시스템이고 MD-PhD 과정 또한 미국에서는 어렵사리 찾아보실 수 있을 것 입니다.

MD-PhD 가 되는 길은?

의전원과 MD-PhD 과정이 함께 도입 되어서 의전원에 들어와 MD-PhD course를 밟아야만 MD-PhD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도 있겠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이러한 학제가 없었던 의대 시절에도 MD-PhD를 배출 하였고, 의과 대학에선 많은 MD-PhD 교수님들을 만나 뵐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의대 의전원 그리고 MD-PhD 과정은 어떻게 다를까요? 이 세 과정은 우선 의사가 되는 과정부터 다릅니다. 의과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바로 의대로 진학하느냐 아니면 일반대학에 진학한 후 의학교육입문검사인 MEET(Medical Education Eligibility Test)를 친 후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하느냐의 차이입니다. 그리고 MD-PhD 과정은 의전원에 들어와서 의사가 되는 여정이 조금 다릅니다. 

그럼 각기 MD-PhD가 되는 과정은 어떻게 다를까요? 학교마다 개인의 역량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일반적인 학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학제 모형]


MD-PhD가 되기 위해선 우선 의사가 되기 위한 과정(의학 교육 기본 과정: 본과 4년 & 의사면허국가고시 합격)과 연구 과정인 Ph.D.과정(박사 과정)을 이수해야 합니다. 의사가 되기 까지 의과대학은  6년(2+4)이 걸리는 반면 의전원은  8년(4+4), 복합학위과정(MD-phD과정)은 11년 + alpha (4+2+3+2)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고, 복합학위과정을 이수한 분은 졸업과 동시에 MD-PhD 학위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 외 의전원 출신이나 의대를 졸업한 후 MD-phD가 되기 위해서는 따로 ph.D. 과정을 이수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의사 면허를 받은 다음 일반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밟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 후 비로소 MD-phD 라는 타이틀과 그에 부합하는 career를 쌓을 수 있는데 이 과정 또한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그 외에도 전공의 수료 후 기초연구를 하실 수도 있습니다. 남성 분들 경우엔 군복무 대신 전문연구요원으로 ph.D. 과정을 이수하실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엔 의전원을 졸업하거나 의대를 졸업하여 전공의 과정 중 석사를 마치셔야 합니다. 남성의 경우  문제 관련해서는 다양한 포스팅이 있으니 참고하시면   같습니다 (링크)

MD-PhD의 대표적인 예로 안철수 선생님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기업가로 교수로 그리고 현재는 정치인으로서 저희가 흔히 생각하는 의과학자와는 전혀 다른 길을 가고 계시지만 서울대 의과대학 졸업하신 후(M.D.) 선택한 첫 번째 진로가 일반대학원에 진학해 생리학을 전공(Ph.D.)하는 의과학자였습니다. 물론 현재는 의과학자라고 보기 힘들지만, MD-PhD이긴 합니다.

현재 MD-phD 상황?

의전원 체제가 도입 된 지 10년, 5개 대학(강원대, 가천의대, 제주대, 건국대, 동국대)이 의전원으로 남고, 다른 대학들은 기존 체제인 의과대학으로 복귀하기로 결정 하였습니다. 의전원과 함께 시작된 MD-phD제도 와 그 학생들에 대한 지원 또한 5개 대학에 한하여 유지되고 나머지는 중단 되었습니다. 

따라서 MD-phD의 학위를 받기 위해서는

1) 의전원 잔류로 결정된 5개 대학의 의전원에 입학한 후, 복합학위과정을 신청 하는 것

2) 의대/의전원 졸업 후 일반 대학원 과정을 선택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 학/석박 통합과정(의예과-본과-대학원을 같이 이수)이 몇명 학교에서 논의 중에 있으며, 아직 확정된 바는 없습니다.

학위 과정 중 재정적인 면을 언급 하자면 제도를 시작할 무렵, 정부에서는 MD-PhD 학생들에게 금전적 지원 (등록금 + 연구지원금)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연구 과정(PhD) 동안 지도 교수님에 따라 연구 과제에 참여하여 인건비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지원은 의전원을 유지를 결정한 5개 대학의 기존 MD-PhD과정 학생과 새로 들어오는 신입생에게는 동일하게 적용될 것입니다. (이 사항은 학교마다 다르고 랩-교수님마다 다르기 때문에 꼭 확인하셔야 합니다.)

그 외 졸업 후 일반대학원 과정을 선택하신 분들은 정부 지원 (등록금 + 연구지원금)대상에서는 제외되지만 지도 교수님의 과제에 참여하여 인건비 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 또한, 지도 교수님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이라 예상됩니다.)

Remedy
Remedy by R. Motti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2008년 1월, 대전에서 처음 시작한 MD-PhD Workshop이 MD-PhD 학생들을 대상으로  주기적으로 열리고 있습니다. Workshop 은 참여 학교가 매년 돌아가며 열고 있어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한 컨텐츠로 개최되고 있습니다. 

초기 Workshop은 제도의 설명과 더불어 먼저 MD-PhD 길을 걸으셨던 교수님들과 선배님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MD-PhD 과정의 학생들을 만나는 의미가 컸습니다. 한 해 한 해 지나 PhD 과정이 시작된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연구에 관련한 poster 발표 가 추가되었고, 우수 연구 학생을 선발하여 을 수여하는 등 학술적인 면도 추가되고 있습니다. (참여 학생의 대다수는 본교의 기초 교실에서 연구를 하고 있고, 외국에서 PhD course를 이수하는 분도 계십니다.) 

세월이 지나면 이 Workshop이 어떻게 변화할지는 미지수 이나, 현재는 전국 MD-PhD과정 을 밟고 있는 학생들과 의과대학 교수님 들이 참여해 서로를 알고 정보를 교환하는 친교 및 교류의 장이 되고 있습니다. 

P.S. 참고로 현재 본 팀블로그를 구성하는 필진들은 기초의학을 전공해서 대학원 과정을 진행하는 사람들과 의전원으로 MD-PhD과정을 진행하는 사람들이 고루 분포되어 있습니다. 교류는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

5. 이제 대단원의 막인 전문 연구 요원.


 전문 연구 요원이라 함은 석사, 박사 과정을 마친 이에게 군복무 대신 연구를 하는 것을 전제로 병역 의무를 부과하는 것입니다. 말 그대로 연구 요원으로 3년(이라고 적혀 있지만 실제 수행기간은 짧게는 4년, 길게는 6년에서 7년입니다)을 보내면 군 복무가 끝난 것입니다. 의대 안 간 주변 친구들이 더 잘 알껍니다.특히 공대 애들 빠삭합니다. ^-^ 


최근에는 국가적으로도 그러하고, 개인적으로도 의사이면서 연구자 혹은 Full-time연구자의 길을 걷는 의과학자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증가되는 추세입니다. 


저 역시 전문 연구 요원으로 군복무를 진행하고 있으며, 제 커리어를 생각했을 때 아주 만족할 만한 선택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연구직으로 평생을 보낼 사람에게는 완벽한 제도입니다.(물론 아쉬운 부분도 많습니다)

 

대략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의대를 마치고 난 시점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전공의 과정 중 파트타임 석사나, 풀타임 석사나 동일 합니다), 박사과정을 진학하면 대략 박사수료하는데 4년(통합과정 3년, 박사만 한다면 수료 학교마다 다르지만 통상적으로 2년)이 소요됩니다. 이 때는 박사 과정 수료로서 진정한 의미의 박사(MD. PhD)가 아닙니다. 이 때부터 전문 연구 요원 복무가 카운트 다운 시작[각주:1]됩니다.

 

그럼 군문제는 어떻게 해결되느냐. 1년차 석사를 하면 시험을 봅니다. 영어와 국사를 보는데 이걸 보고 합격하면(2012년 현재는 제도가 변경되어서 성적 제출로 변경되었습니다.) 석사, 박사 과정을 들으면 박사 과정 2년차에 수료됨과 동시에 3년의 연구 요원 기간(훈련소 기간 4주 포함)이 시작되는 것이지요.

즉, 석사를 들어간 시점에서 7년이 지나면 박사과정과 군복무가 완료되는 것입니다. 법 개정으로 전문의를 마친자에게도 그런 기회가 오기는 합니다만, 어디까지나, full time 연구자에 한합니다.그러니깐 임상 의사로 fellow 하시면서 박사과정 받으려는 사람에게는 아예 기회가 없습니다. 

그리고 전문 연구 요원 기간 역시 full time으로 연구를 해야하는 것이지요. 이는 의사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굉장한 속박인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임상 의사가 되려면요. 허나 연구를 하고자 마음 먹었다면 분명 공보의보다 비교 우위에 있는 과정인 것은 맞습니다. 

대략 7년 과정이 끝나면 , 제대로된 연구실에 연구 했다면, 박사로 인정 받는 것이지요. 하지만, USMLE를 통한 미국행을 생각한다면 시간 낭비가 될 가능성도 없지는 않습니다. 공보의 마치고 바로 미국 가려는 사람보다 4년이란 시간이 늦어지니깐요.

 

의전원 학생의 MD-PhD track도 똑같은 맥락입니다.사실상 군복무를 하고 의전원에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아닌 경우라면 생각할 수 있는 길이 "MD-PhD이다"고 마구마구 홍보합니다만, 사실상 연구를 하지 않고, 단순히 군복무 해결과 MD를 같이하고자 이 트랙으로 오면, 정말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실제로 전문 연구 요원 제도 자체가 박사 수료를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복합 학위 과정 내에 수료 과정이 없고, 더군다나 석사를 마친 사람에 한해서 자격을 주어지기 때문에 법률적으로 상당히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기초 2-연구 3- 실습 2 하는 과정에 한해서, 졸업을 하고 연구 3년을 진행하는 사람은 큰 해당은 없습니다만...)

이것과 관련하여 의과학자 지원자들 모임에서 많은 상담을 해 주었는데, 결론은 졸업을 먼저 하고 연구를 진행하는 전문 연구 요원을 복무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결론에 얻었습니다. 

대부분의 공대나 자연대 등과 형평성 측면에서 석사 졸업을 필요 조건으로 하는 전문연구요원의 길이, 의무석사 과정을 4년이나 보내는 의대 일부 학생에게 혜택을 주기에는 법적 절차가 간단하지 않고, 그것조차 의전원의 단계적 폐지로 가닥을 잡으면서 요원한 길이 되어 버렸습니다. 따라서 자신의 남자이면서 군대를 가지 않았고, 전문 연구 요원으로 MDPhD(혹은 DDS-PhD) 길을 가고자 한다면, 의전원을 먼저 졸업해서 의무석사를 받는 것이 유리합니다. 

경우에 따라서 바로 진학한 학생이거나, 한해 더 빨리 의전원을 진학한 학생은 전문 연구요원으로 복무가 가능합니다만, 이 것 역시 쉽지 않은 선택이지요.

그러니 군복무를 하고 들어온다면 이야기다 다르지만, 군복무 없이 이 길에 들어와서 군문제 해결하려면, 우선 MD-PHD과정 7년 이상, 그리고 전문 연구 요원 3년. 10년이 걸리는 셈이지요. 졸업과 군문제 해결까지. 

 

그러니 이 과정은 다분히 기초 의학이나 연구직 쪽으로 길을 가고,그 쪽으로 평생 커리어를 가고자 하는 사람에게 해당되는 길인 것이지요. 그러니 자신이 그 쪽으로 뜻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선택할 수 있는 길입니다. 물론 현재 임상을 마친 전문의 선생님들이 이 길로 많이 오곤 있습니다만, 대부분 의전원이 아닌 의대를 졸업한 사람이라는 점을 생각해야 합니다. 나이라는 측면에서 2년 이상을 확보한 셈이라는 것이지요. [각주:2]


1. 전문 연구 요원은 결국 졸업 후(의학사나 의무석사),

석사 2년+ 박사 수료 2년 후에 복무 기간 3년 = 총 7년
박사 수료 2년 후 복무 기간 3년 = 총 5년 
(의무석사-의전원인 경우 학적이 석사라 해당사항 없음, 일부 학교는 의전원임에도 불구하고 학사를 주는 편입의 형태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개인별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혹은 석박사 통합과정 3년 수료 후 복무 기간 3년 = 총 6년


2. 전문의를 마친 경우 (전문의 중 part time 석사를 마쳐야 합니다)


박사 수료(1년 - 2년, 경우에 따라 단축과정을 운영하는 학교가 있습니다) 후 복무 3년 = 총 4-5년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3년에서 7년 정도의 시간을 투자해 군문제를 연구 과정과 동시에 해결하는 것입니다. 그 중간에, 해외 공동 연구로 1년6개월 동안 해외에 가는 것도 가능합니다. 실제로 저 또한 이런 과정을 통해서 해외 공동 연구로 미국에 갈 기회가 있었고, 막판 미국 PI측에서 서류 계약서까지 다 받고 연봉까지 확정받았지만, 학교 간의 행정적인 MOU문제로 인해 가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연구 주제나 일정등에 대해서도 full time 연구자이면서 소속이 확실하다면(병역 지정 업체) 자유롭게 연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단, 이 기간 동안 진료 행위는 엄격히 금지됩니다. 


다만 이 기간 동안, 신분이 군인인지라, 임용, 직장 변경, 졸업 후 진로 등에 대해서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에 대한 이야기는 현재 정리 중에 있습니다.


현재는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각 학교 기초의학을 선택하는 사람은 대부분 전문연구요원의 길을 걷고 있고, 임상을 마치고도 연구 쪽으로 커리어 전환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카이스트나 DGIST, GIST 등은 따로 이 분야에 대해서 TO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즉 시험을 칠 필요 혹은 성적 제출을 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지요. 다만 그 내부 규칙이나 인건비 등은 절대 전문의를 마쳤다고 해서 전문의로 보지 않고 오히려 대학원생으로 보는 경향이 강합니다. 복무 기간만 위에 설명한 바와 같고 그 외 상황은 랩마다 학교마다 다르니깐 꼭 잘 알아 보시고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자신이 연구에 뜻이 있고, 평생을 academic 포지션에서 Translational Research(중개 연구)을 하겠다는 사람에게는 군의관이나 여타 복무보다는 기간이 훨씬 길지만, 충분히 멋진 길인 것 만큼은 사실입니다. 

 

이 길을 제가 걸어 왔던 길이기 때문에, 언제든 궁금한 사항을 댓글로 주시면 답변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비밀글보다는 익명으로 달아 주시면 DB처럼 되어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될 수 있습니다. 제가 아는 한도에서는 성실히 답변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016.7.20 추가.


현재 중복 질문이 너무 많아서, 댓글 기능을 닫아둡니다. 관련 질문이 있으신 분들은, 


1) 여기 적혀진 질문-댓글을 참고해 주세요.

2) 그래도 해결되지 않으면, 자세하게 방명록이나, 

3) https://www.facebook.com/Mdphd.kr/ 에 글이나 메시지를을 남겨 주세요.



 

  1. 헷갈려 하시는 분이 계신데, 전문 연구 요원으로 편입은 박사 과정 진학과 동시에 진행되지만, 실제 복무 기간 카운트는 수료 이후부터 시작됩니다. 따라서 전문 연구 요원이라면 최대한 빠르게 수료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본문으로]
  2. 항상 이야기하지만, 병무청 시계는 나이를 기준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본문으로]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군문제에 대해서 한번은 고민합니다. 

1991.1.3 동티모르-의료진료
1991.1.3 동티모르-의료진료 by 대한민국 국군 Republic of Korea Armed Forces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저역시 그러했었고, 저는 고민 끝에 연구를 하면서 복무할 수 있는 전문연구요원으로 현재 복무 중에 있습니다.

사실 저 역시 의과대학에 들어올 때, 군대 문제에 대해서는 어련히 "군의관으로 가면 되지 뭐" 하는 단순한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예과 시절에 공보의라는 제도가 있는 것을 알게 되었고, 본과 2학년 때는 군의관도 중위 군의관이랑, 대위 군의관이랑으로 나누어 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본과 4학년 때는 전문 연구 요원 제도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해외 봉사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졸업 후 공보의를 선택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역으로 군대를 간 친한 친구도 있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계속 국시를 떨어져서 어쩔 수 없이 현역에 간 형님도 있습니다.

인턴을 마치고 다양하게, 공군, 해군, 육군으로 간 군의관 동기들, 운 좋게 공보의 간 친구들, 더 운좋게 면제 받은 친구들 등 현재는 다양한 형태로 군복무를 하고 있거나, 마친 친구들이 존재합니다.

(안철수 교수(MD-PhD)의 군의관 훈련소 시절)


저 역시 군문제에 대해서 아주 심각하게 고민을 하였고, 피할 수 없었기에, 차근히 알아보고 제 미래와 경력에 도움되는 방향으로 군문제를 선택하였습니다.

의과대학 혹은 치과대학을 졸업한 경우에는 현역과는 다르게 군의관을 선택하면, 무려 39개월이라는 시간을 군대에서 보내야하지만(공보의는 36개월) 의과대학을 졸업하기 이전에는 군제도에 대해서 조금을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이 포스트들은, 제가 알아본, 의과대학 학생에게 도움될 만한 국방의 의무 옵션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 외의 분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인턴이나, 레지던트 등을 하고 있는 경우에는 옵션 선택에 제한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아울러, 면제를 받거나, 국방의 의무를 회피하고자 하는 수단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인위적인 수단으로 면제를 받는다 해도, 언제 들킬지 모른다는 압박감과 두려움은 항상 그 사람 마음속에 존재할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 순간의 선택으로, 자신이 가진 것을, 자신이 평생 이루어 놓은 것을 평생 잃고 싶으시다면, 부정적인 방법으로 면제 받으시길 바랍니다. 그렇지 않다면, 이 포스트들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 글을 쓴 시점은 본과 4학년을 마친 시점인 2008년도에 초판을 작성하였고, 포스트에 올리기 위해 내용 수정이나 정보 업데이트를 2012년도에 맞추어 진행하였습니다만, 저 역시 병무청에 일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정보가 틀릴 가능성은 언제든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본인 관할 병무청에 정보를 의뢰해서 진로를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언제든지 잘못된 정보가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관련 글에 댓글로 남겨 주시면 즉각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어떤 선택이든 본인이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글은 어디까지나 참고사항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글의 내용이 많기 때문에 편의상 시리즈로 나누어서 글을 올리고자 합니다. 

도움이 되셨다면 응원의 댓글을. 그리고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메일이나 댓글로 언제든 환영합니다. 

OJ

2. NAS trouble shooting에 들어가기 전 마음가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을. 특히 설정하는 것...  


하지만, 제가 해보니깐, 생각보다 쉽지 않고, 빡셉니다. 


처음에 사고 나서 설정하는 대로 딱 되면 뭐 이런 쉬운 게 있어 하겠지만, 정말 이건 초보자의 운 같은 것이고(저 역시 초보자의 운이 있었죠) NAS 특성상 문제 안 생기는 경우는... 제 주변을 보면, 거의 없었습니다. 


무슨 문제든 꼭 생깁니다.


사소한 인터넷 회선 교환 문제부터 시작해서, 포트, 외부 접속, 파일 공유,시스템 업그레이드, 하드 교체 등... 생각보다 많은 문제들이 발생했고, 앞으로도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을 일단 해 두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문제들은 해결 가능합니다. 


다만 시간이 필요할 뿐입니다. 해결되기 전까지는 정말 삽질의 연속입니다. 답답합니다. 


NAS가 안되면 꿈꾸던 생활이 이루어 지지 않습니다.


출근 길에 내가 원하는 노래 대신에, 라디오를 들어야 하고, 파일 하나 보낼 때 마다 이메일로 보내면 정말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네이버 ndrive나 다른 것을 이용해서 파일 저장하는데, 뭔가 깔아야 합니다. 주변 사람들 사진을 보낼 때 마다 일일히 보내 주는 것이 귀찮아 집니다. 


더 힘든 것은, 아무리 찾아도 해결책이 보이지 않습니다. 저와 비슷한 증상을 가진 사람이 하나도 없는 것 같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공손히 카페에 질문글을 써보려고도 했건만, 정회원이 아닌 관계로 글을 쓰지도 못합니다. 하릴 없이 댓글에 "방가방가"나 입력하고 있고, "맞습니다 저도 그래요" 를 남발합니다. 그리고 인사글도 씁니다.


이제 얼추 정회원 요건을 맞추었나 싶었는데, 출석 문제가 있습니다. 아직 출석 회수가 안됩니다. 들락날락 로그인 로그아웃을 반복해서 억지로 정회원이 됩니다.


기쁜 마음에, 정말 공손히 글을 씁니다.


글을 쓰고 기쁜 마음으로 글작성을 마무리 하고 조금 있다가 와봐도 답글이 없습니다. 그래, 답글이 금방 달리지 않아 하면서 위로 하지만,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도 답글은 없습니다.


무언가 잘못했나 싶어서 글을 아무리 살펴 봐도 공손히 잘 적었습니다. 증상도 쓰고, 상황도 쓰고, 무언가 잔득 적어 놓았는데, 지나가는 말도 없습니다.


그러던 중 답글이 달렸다는 소식에 전해옵니다.


기대에 차서 글을 읽어 보니, 지나가는 이가, 아주 짧게 글을 남깁니다. "이런 글은 어디어디 사이트에 적으세요....그러면 해결될 꺼예요 "    


다시 글을 씁니다.  어쩌겠누 하면서. 


다시금 공손히 글을 씁니다. 이번에는 "미리 감사합니다 아주 많이"라는 아부의 멘트도 날려 줍니다.


그리고는 한동안 아주 잠시 잊습니다. 곧 답이 달리겠지 하면서..


그리고 기다리던 답이 옵니다.


"예전에 누가 그런 증상으로 문제 있었던 것 같은데, 찾아 보시면 있을 거예요..."


이 답글이 달리면 더이상 답글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글을 써도 대답없는 메아리일 뿐입니다.


그래서 열심히 이 전 글들을 찾습니다. 더 답답하면 고수같은 사람에게 쪽지를 보내기도 하지만, 읽지 않음의 상태가 계속됩니다.


그리고 날밤을 깐지 며칠. NAS를 껐다 켰다 하기를 수십번.. 하면서 시행착오를 겪으면.. 


마법처럼 다시금 NAS가 작동하게 됩니다 짜릿합니다.


무언가 해결한 것 같습니다. 아이패드로 듣는 DS audio의 음악은 "천국의 아리아"입니다. 


착한 사람의 경우 자기가 쓴 글에다가 자신의 해결법을 작성해 둡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그렇게 답변 없는 글로 남겨 둡니다. 그럼 그 증상을 가진 사람이 아주 기대를 해서 열어 보지만, 아무 것도 없는 절망감에 빠집니다. 


그리고 그 사람은 이전 글을 적은 사람에게 쪽지를 보내면, "저 NAS 팔았어요 잘 안되더군요"하는 답변이 옵니다. 


아 나도 팔아 버릴까... 그냥 외장하드가 마음 편하고, 음악이야 요새 멜론 좋던데... N drive도 꽤 쓸만하고....


그렇지만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합니다.  


그렇게 또 NAS 생활은 다시 시작됩니다. 그리곤 또 어김 없이 문제가 발생합니다. ^-^



이건 나름 각색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NAS를 통해서 겪을 수 있는 일을 적어 보았습니다. 


저같이 초보로 NAS 생활을 시작한 사람들은 대부분 겪을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내린 결론은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결국은 해결된다" 입니다.


정 안되면 유료 서비스를 맡겨서 내 시간을 확보하는 것도 하나의 해결책입니다. 그런 서비스를 찾는 것이 어렵지. 일단 되면 그 비용은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을 겁니다. 


근데, 해결 과정에서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리는 이유는 지식 습득 과정 때문인 듯 합니다.


원리와 해야되는 이유를 전혀 모르고, 증상을 해결할 생각을 하다 보니깐, 내 증상에 딱 맞는 상황이 아니면, 대부분 안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지금부터 네트워크 원리를 내리 파면서 공부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한다고 해도 강물에 라면 건져 먹기 식일 뿐입니다. 


그러니 해결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있을 수 있는가를 조금만 유추할 수 있고, 시스템을 조금만 더 이해할 수 있다면, 비교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 생깁니다. 


모든 문제가 다 그렇게 해결되지는 않았지만, 저의 경우에는 그랬습니다.


문제 발생 시점과 해결 시점에서의 네트워크 이해도는 비록 한끝발 차이이긴 하지만, 분명 차이가 있었습니다.


그러니깐, 문제를 해결할 때, 땜질식 처방도 좋지만, 그에 관한 글을 읽으면서 이해하시길 권장합니다. 


그리고 해결이 되었다면, 추후 다른 사람들을 위해 꼭 자답글을 적어두시는 버릇을 두시면 아주 큰 도움이 될 듯 합니다.


상황을 쓰다 보니 글이 길어진 듯 합니다.



다시한번 강조합니다. 


문제가 있어도 언젠가 해결은 됩니다. 다만 내가 그 해결책을 못 찾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 생각하시고, 인내와 시간의 처방을 믿으시길 바랍니다.


정 안되면, 그 까짓것 안되면 안 쓰고 말지 모 하면서 (너무 심했나요?) 배짱을 부리는 것도 정신 건강에 아주 큰 도움이 됩니다 . ^_^ 


준비물 - 몸상태, 정신 상태,머리길이, 주변사람들에게인터넷편지쓰라고알리기.


이건 다른 글에서는 찾을 수 없는 무형적 준비물입니다. 


실제로 4주간의 훈련소 생활이지만, 그안에 재미와 고난과 지루함과 모든 감정들이 뒤섞여 있기 때문에, 무형적인 준비도 해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전문연 사람들은, 현역병에 비하면 나이가 많고, 소위 말하는 시근(센스같은 것)이 있기 때문에, 훈련소 생활을 아주 잘 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실제로 저희 분대, 소대만 봐도 훈련을 아주 잘 받았거든요. 


그러니 별다른 생각 없이(물론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가서 시키는 대로만 하고 오면, 4주라는 시간이 금방 흘러 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부분은 내가 조금 준비하고 가면 좋았을 껄 하는 부분을 글로 표현해보고자 합니다. 


건강 상태, 몸 상태 : 훈련소에 가서 조교가 시키면 다 하기 때문에, 굳이 준비해 가지 않더라도 다 하게는 됩니다. 


다만 나이가 나이인지라, 생각보다 피로 회복이 빨리 되지 않고, 다음날 피곤이 누적되곤 합니다. 특히나 4주 훈련 기간 동안 이동 수단이 오로지 "자신의 발" 이기 때문에, 평소에 잘 걷지 않으신 분들은 힘들 수도 있습니다. 

거기에 최소한 5Kg-10Kg 이상의 물건(총+단독 군장 혹은 완전 군장)을 몸에 지고 가기 때문에 관절에 무리가 오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물론 그만큼 살은 빠지게 됩니다. 


4주간 얼추 계산해봐도 200km 정도를 걷는 듯 하니, 이 글을 읽으시는 분이라면 한 달 여유를 잡고 하루에 3km 정도는 걷는 것을 추천합니다. 속보를 걸을 필요는 없지만 걷는 것을 익숙하게 만들어서 오시면 도움이 될 듯합니다. 


아울러 팔굽혀 펴기도 한번에 50개 내외를 할 수 있는 체력을 만들어 오시면, 몸짱이 되는 훈련소 생활을 즐길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침 점호 후 1Km 정도 구보를 하는데, 그 때 대부분 알통 구보라 해서 상의를 탈의해서 진행하는데 (실제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강력히 반대하는 입장이고, 왜 굳이 감기가 걸린 상태에서도 강압적으로 상의탈의를 시키는지 정말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그 때 보면 1주차부터 푸쉬업으로 가슴 근육이 어느정도 다져져서 4주차때 보기 좋게 변한 사람이 제법 보입니다. 몸짱 까지는 아니더라도 변화가 눈으로 보인다고 할까요. 


물론 몸의 변화가 건강을 담보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훈련소 날짜가 정해지신 분이시라면, 버스 정거장 2 정거장 정도는 걷는 것으로 워밍업을 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마음 가짐 : 여기 있다가 보면 정말 훈련소라는 곳이 어떤 곳인지 제대로 알게 됩니다. 더불어 군 생활에서 제일 하찮은 존재(훈련병)가 되어 있는 자신을 보게 됩니다. 


얼굴을 씻을 수도 없고, 무언가 요구하고 싶어도 요구하기가 힘들고, 무언가 억울해도 말하기 곤란하고. 그리고 한참 어린 꼬꼬마 분대장에게 (참고로 제가 분대장이랑 거의 열살 정도 차이가 났었습니다.) 반말로 고압적인 명령을 들으면, 기분이 묘합니다. 


그나마 명령은 참을만 한데, 사소한 지적을 당할 때 예의없는 말과 함께 "미쳤냐"라는 말을 들으면, 정말 ..... 소위 말하는 "빡" 돌게 됩니다. 그 때 마다, 가족을 생각하면서 참을 인 세번을 외쳤는데도 화가 가시지 않는 경우가 있더군요. 


욕설이나 구타는 없어지긴 했지만, 경우에 따라서 인격모독이나 폭언으로 들릴 만한 말투는 분명히 아직 남아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다만 다들 좋은게 좋은거다 하며 넘어가고 있으니깐요 (사람이란 망각의 동물이라 4주차쯤 되면 곧 나간다는 생각에 1주차 때의 기억을 대부분 지워버리더군요) 


여하튼 들어올 때, "나는 157번 훈련병일 뿐... 나는 현역병이다.. 나는 아무 것도 아니다..." 를 받아드릴 수 있는 정신 상태를 가지고 오면, 아주 편하게(?) 생활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분명히 훈련소에 있다 보면 어처구니 없는 명령이나, 순서가 뒤죽박죽인 명령을 받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건 당연히 삽질인데 하면서, 명령이니깐 어쩔 수 없이 "삽질"하는 경우가 반드시 생깁니다. 그 때마다 그래 난 군인이다. 난 157번 훈련병이다. 난 군인이다. 를 반복하면 그나마 버틸만 합니다. 


그래도 버티기 힘들 땐, 저는 일단 노트에 적었습니다. 그리고 참을 인.....인.... 인.... 성격자체가 불평을 잘 안하고, 잘 웃고, 화를 잘 안 내는 편인데, 화가 나서 빡친 경우가 크게 한번, 작게 한 번 있었습니다. 결국 그 화를 속으로 풀고 글로 옮겼는데...그  때 쓴 글을 읽으면, 그 때의 화가 다시 살아나더군요. 그래도 결국은 넘어가게 되더군요. 


전우들이 있었기에 웃을 수 있었고, 가족이 있었기에 즐거울 수 있었던 훈련소 생활이지만, "나는 전문연구요원이다"라는 생각보다는 "나는 군인이다"라는 생각을 하고 훈련소에 가시길 바랍니다. 


머리 길이 : 머리 길이는 입영 통지서에서 보면 3cm 이하의 스포츠형이라고 하는데, 그렇게 깎았다면, 다 밀립니다.(ㅜㅜ) 특히 들어오자 마자 동화기간 동안 두발 검사를 하는데, 대부분이 1cm 미만으로 잘라오기 때문에, 그 이상이면 상대적으로 길어 보입니다. 


길어 보이면 여지 없이 잘리게 됩니다. 그러니 애시당초 잘라 오시길 바랍니다. 훈련소 앞에서는 8000원에서 10000원 가까이 하니깐, 미장원에서 깎으시거나, 집에서 깎으시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아니면 아예 안 깎아 오시는 대담성(?)을 보이는 것도 좋습니다(?). 


처음에 잘리면 대부분 나갈 때 제일 길게 나갈 수 있으니, 애시당초 제일 짧게 깎고 오시길 추천합니다. 미장원 가면 이리 저리 보면서 나름 스타일링을 내려고 하는데, 아무 상관 없습니다. 그냥 깎아 오세요. 괜시리 스타일링 한답시고 앞머리 살리면, 여지 없이 잘리는 경우가 있으니, 적당히 짧게 깎고 오시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을 듯 합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인터넷 편지나 편지 쓰라고 알리기 : 훈련소에 있으면서 제일 즐거웠던 시간을 떠올리면, 전우들과 함께 노가리 깠던 시간도 생각나지만, 무엇보다도 가족에게 받는 편지를 읽는 시간이 아니었나 하고 생각합니다. 


가족 뿐 아니라 친구에게 온 편지도 무진장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죠. 특히 저녁 점호 전 청소 시간에 편지 온 전우들을 불러줄 때면, 마치 표창창이라도 받는 양 아이처럼 기분이 좋아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훈련소에서 받을 수 있는 편지는 훈련소 인터넷 편지랑 손편지 두 종류가 있는데, 둘 다 나름의 매력이 있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꼭 알리고 갈 것을 권장합니다. 


물론 가는 사람 입장에서는(저 역시 그러하였는데요) 4주 훈련인데 뭐.. 그냥 후딱 해치우고 오지 뭐 하는 생각으로 가지만... 매일 매일 편지 받는 사람 목록에 자신이 없다면 아주 쬐끔 ... 서러울 수도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편지 레퍼토리는 일단 여친에게는 인터넷 편지든 손편지든 자주 쓰라고 하고(^^)-손편지도 좋지만 시간이 걸리고 번거로워 하는 경우가 있기에, 부담 주지 않는 차원에서 인터넷 편지를 권장합니다만, 이건 case by case일 것이고.. 


친구들에게는 사회 소식 위주로 인터넷 편지를 써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진짜 친한 친구나 실험실 동료에게는 우표 몇 장과 편지 봉투를 쥐어 주며, 인터넷 기사나, 재미있는 만화, 혹은 화보를 양면 인쇄해서 보내달라고 요청합니다. 


그렇게 편지가 오면 정말 재미있는 4주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실제로 저희 분대에는 알아서 보내주는 친구들이 있는 전우들이 있어서 만화도 보고, 화보도 보았습니다. 그리고 손편지를 돌려 읽기도 하고... 여하튼 즐거운 편지 생활을 했습니다. 


위 레퍼토리로 주변에 알리면 정말 후회하지 않을 것입니다. 참고로 자신의 소속 분대는 입소한 3일 정도 후에나 알 수 있는 것 같으니, 그 것도 귀뜸해 놓으시길 바랍니다. 


듣자하니 친히 육군 훈련소 주소와 링크를 단체 메일로 돌린 사람도 있다고 하니, 주변 사람에게 알리기를 권장합니다. 소속만 확실히 쓰면 분실되거나 배달 사고가 나는 경우는 거의 없는 듯 하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듯 합니다.


FineQ_OJ

준비물 - 기타

- 비닐봉지, 지퍼백, 비닐장갑, 가방, 가족 및 여친 사진


기타 준비물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것들로 구성해 보았습니다. 


사실 여러 번 언급하긴 했지만, 앞에 제가 적은 장문의 모든 준비물들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것이 사실입니다. 


현역 같은 경우에는 거의 맨몸으로 가는 경우가 대다수이고, 가져간 준비물 조차도 여지없이 압수되어 소포로 보내지는 경우가 태반이기에, 준비해 간 준비물은 말 그대로 조금 더 여유로운 훈련소 생활(?)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입니다. 


거기에 덧붙이자면, 현역병들과는 다른 몸상태(?) - 특히 몸의 노쇠화와 속일 수 없는 나이 - 때문에 조금 더 준비해 가는 것이라 생각하시고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실제로 저희 분대에서 제 옆에 있는 전우 같은 경우에는 준비물이 거의 없었지만 아주 잘 지냈습니다. 그러니 굳이 안 챙기셔도 상관은 없습니다만, 유비무환이라 생각하시고 적절히 챙겨 가시길 권장합니다.


비닐 봉지, 지퍼백 : 이 두개는 뭔가를 담는 용도로 사용됩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 용도가 살짝 다릅니다.


비닐 봉지의 경우 밀린 빨래나 쓰레기를 모으는 용도로 사용이 되는데 반해, 비닐 지퍼팩의 경우 필수적인 수저통으로 (정확히는 숟가락통으로) 사용됩니다. 4주 동안 지퍼백 하나로 버텨야 되기 때문에, 추가로 가져가시면 유용할 듯 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보급받은(사실 보급이라기 보다는, 분대 내에서 가져온 사람 손 들라 해서 손 든 사람 꺼를 하나씩 나누어 줌 ㅜ.ㅡ)지퍼백은 사진이나 다른 물품을 넣는 용도로 사용하고, 가져간 비닐 장갑으로 숟가락통을 대신하였습니다. 3일 마다 교체하여 썼으니, 비교적 깨끗한 식생활(?)을 영위한 편이였지요. 


비닐 봉지도 5개 정도 가져갔는데, 2개면 충분히 넉넉히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지퍼백은 크기가 중요한데, 제일 큰 사이즈로 3개 정도 가져가시고, 숟가락 들어갈 정도 사이즈로 3개 정도 가져가시면 될 듯 합니다. 통째로 가져가면 괜히 부피만 크니 10장 정도 따로 가져가시길 추천합니다.


비닐 장갑 : 이거 정말 유용한 아이템입니다. 가죽 장갑 낄 때, 총기 손질 할때, 짬 처리할 때, 숟가락통 대신, 물품 보관 용도 등 해서, 사용 용도가 많습니다. 


특히 저 같은 경우에는 배식 담당 중 짬 처리를 담당했었는데, 어처구니 없게도 비닐 장갑이 제공되지 않았었습니다. ㅜ.ㅜ 눈물을 머금고 맨손으로 짬 처리를 하는데, 기름기가 손에 장난 아니게 많이 묻어서 첫날 아주 고생을 하였습니다. 특히 식당 설거지하는 곳에 세제가 없는 날에는, 정말 찝찝한 손 그대로 하루를 보내야 했었습니다.(바로 영외 나가서 손 씻을 타이밍이 없을 때) 그 이후 항상 비닐 장갑을 4쌍 정도 가져 가서, 다른  짬 배식하는 전우들과 나눠 쓰곤 했었습니다. 


원래는 비닐 장갑을 나누어 주는 것 같은데, 밥이나 다른 부식을 담당하는 애들이 비닐 장갑을 쓰는 날이면, 정말 GG여서, 항상 휴대해 간 비닐 장갑을 꺼내 썼었습니다. 


그리고 총기 손질이나 기름을 묻히는 경우에는 비닐 장갑 한쌍이면, 열 폼클렌징 부럽지 않게 손을 씻을 수 있습니다. 10쌍 정도 가져 가면 될 듯 합니다. 혹 부족하면, 배식 담당일 때, 비닐 장갑을 선취하는 신공을 쓰면 되기에, 그리 많이 가져갈 필요는 없을 듯 합니다.


큰 가방 : 제가 언급한 준비물을 다 가지고 가실 분은 아마도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제 친구 몫을 가져간다는 생각으로(실제로 입소 날짜도 맞추고 같은 분대에 갈 마음으로 준비를 했습니다) 가져가다 보니 짐이 많아진 것이 사실입니다. 들고 갈 때는 무거웠지만, 분대 내 생활을 하면서 나눠주는 기쁨을 느끼는 것이 생각보다 큰 것을 알게 되어 좋았습니다만, 혼자서 쓰기엔 조금 많은 분량을 가져간 것이 사실입니다. 


그게 아니더라도, 가방 자체는 큰 것으로 가져가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옆으로 매는 가방 보다는 백팩 큰 것이 더 유용하다고 생각합니다. 두 손이 비교적 자유롭게 되어서 이동하기가 편하거든요. 


나갈 때 준비물을 다 사용한다고 해도, 그리고 준비물들을 다 버린다고 해도 전투화, A급 야상,전투복을 새로 받기 때문에, 생각보다 짐이 많습니다. 특히나 전투화는 부피가 커서 큰 가방이 아니라면 들고 가기가 곤란합니다.(큰 비닐이 있다면 흙 묻은 전투화를 둘러 쌀 수도 있습니다)그래서 나가기 전에 비닐 가방 2000원짜리 주문을 받는데, 안 산 사람은 후회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그렇기에 애시당초 큰 가방이랑 종이 가방 2개 정도를 챙겨 가시면 비닐 가방을 살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 아니면 저처럼 폴딩백 하나를 들고 가시는 것도 한 방법이라 하겠습니다. 대체로 가방은 자신의 관물대 위에 보관하게 되는데, 너무 크거나 많으면 위에 두기가 곤란하기 때문에, 백팩 하나에 접을 수 있는 형태를 가진 종이백이나 폴딩백을 가져가시면 나올 때 여유있게 나올 수 있을 듯 합니다. 


실제로 저희는 마치고 대전에서 뒷풀이 시간을 가졌는데, 남자 열 명이, 까까머리를 하고 똑같은 땡땡이 비닐 가방을 들고 다니는 모습은 조금 웃기긴 하더라구요 ^^ 것도 대전 시내 한 복판에서 ^^ 다행히도 시간대가 사람이 별로 없는 시간대라 구경거리가 되진 않았지만, 애시당초 큰 가방을 가져가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것 역시 개인의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요 . ^^ 


가족 및 여친 사진 : 이건 말 안해도 다 아실 듯 합니다. 간혹 집에 두고 오시는 분들이 계신데, 많이 아쉬워 합니다. 그러니 꼭 챙기시길 권장합니다. 혹 지갑에 넣으시는 분들 계시는데, 지갑을 제출하니 꼭 가방이나 다른 곳에 챙겨두시길 추천합니다.



준비물 - 먹을 ( 밥이랑, 초코파이)

-사탕, 카라멜, 초코파이, 비타민, 레모나, 밥이랑 


먹을 것 같은 경우는 일단 다 압수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초반 소지품 검사시 큰 투명 봉지를 가지고 와서 다 넣으라고 합니다. 그 때 담배, 카라멜, 초코파이 등등을 다 내게 되는데, 이 역시 안 내고 들키지만 않으면 되기 때문에, 적정량을 가져가는 것을 권장하긴 합니다. 


다만, 저희 중대, 저희 소대 분대장들은 엄격하게 소지품 검사를 해서 다 뺏기긴 했었죠. 허나 이 것도 요령이 있었다면 안 뺏길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남았습니다. 실제로 처음에 아주 경직된 분위기(흡사 교무실에서 혼나는 분위기 라고 하면 비슷할까요? ^-^)라서 무언가 가지고 있는데 안 낸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특히나 일반 사병에 비해서 모범생(?)들이 가득한 전문연구요원 집단에서는 대부분 조용히 내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식물들에 대한 글을 쓰는 것은 그 중요성 때문이겠죠. 


아무래도 먹을 것에 대한 욕구가 2주차가 지나면서 스물스물 올라오게 됩니다. 그리고 그 때마다, 아 이게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머리 속을 떠나질 않습니다.


아울러 종교활동 등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글을 적어 봅니다.


사탕, 카라멜 : 글을 읽어 보신 분들은 어느 정도 예상하셨겠지만, 제가 준비해간 준비물들의 부피가 상당했었습니다. 농구 가방을 가득 채워서도 모자라서 보조 가방(폴딩백)에도 반 정도 들어갈 정도로 짐이 많더군요. 


물론 가기 전에 훈련소 후기 글들(공보의 글이랑, 전문 연구 요원 글들을 참고)을 읽어 보니 소지품 검사를 빡시게 안 한다기에 그렇게 들고 갔지만, 아무리 봐도 좀 많은 것 같았습니다. 


특히 입소할 당시에 옆에 앉은 공익 짐을 보니 제 짐이 더 크게 느껴 지더군요. 제 기억에 그 공익은 담배와 일수 가방 갈은 가방 하나가 다였습니다. 제가 그렇게 두개 가방을 들고 다니니, 훈련소 앞에서 시계파는 아주머니들 조차도, "이 학생은 와이리 짐이 많노?" 할 정도였으니, 좀 과하긴 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나중에 전문연만 모아 놓고 보니깐, 제 짐 정도 수준으로 가지고 온 친구들이 꽤나 보이더군요. 이는 집단의 차이인 듯 느껴집니다. 여하튼 그렇게 많은 짐을 혼자 들고 있기엔 부담이 되어서 같이 입소하는 친구에게 사탕,카랴멜, 초코파이를 넘겼는데. 소지품 검사가 빡세서 친구가 다 제출했었습니다. 


저 역시 짐이 많아서 이것 저것 숨기는데 급급해서 먹는 것은 포기했을 터이지만, 사탕은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더군요. 특히 스카치 캔디는 ^^ 정말 아쉬웠습니다만... 여하튼 사탕 한 봉지 정도는 챙겨 가셔서 짱 박아 두시길 권장합니다. 더 많으면 숨기기도 곤란하고, 부피가 커서 부담도 됩니다. 한 봉지 정도가 딱인 듯 합니다. 


짱 박는 곳은 훈련소 내무반 들어가자 마자 보이는 담요 아래쪽이 제일 좋습니다. 물론 들어가자 마자 바로 검사할 수도 있고, 부피감이 있기 때문에, 재빠르게 숨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걸리면 싸늘한 분위기가 됩니다. (-.ㅡ;;;) 아무쪼록 안 들키길 바랍니다.


초코파이,가나파이 등 : 초코파이나 가나파이는 매주 종교활동을 하면 득템하기 때문에, 그리 큰 아쉬움은 없었습니다. 현역이나 공익,의경 같은 젊은 애들은 정말 눈에 불을 켜고 먹을 나이라 그런지 몰라도, 초코파이 하나라도, 자기 꺼라는 인식이 강하더군요. 나눠먹는 경우도 있긴 하다던데, 대부분 자기 꺼를 꼬불쳐 뒀다가 먹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습니다.(실제로 병원갈 때 호주머니에서 꺼내서 먹는 친구도 봤습니다.) 젊으면 대사가 활발하기 때문에 당연히 이해갑니다. 


그에 반해 전문연 친구들은 나이도 26-32까지 어느 정도 먹었고, 나가면 먹을 수 있는데, 굳이 먹는 걸로 얼굴 붉힐 필요가 있냐는 생각에 거의 대부분 나눠 먹는 문화(?)가 발달되었 있습니다. 처음에는 저희 분대만 그런가 싶었는데, 다른 분대도 그런 걸 봐서 전문연의 특성인 걸로 봐야할 듯 싶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초코파이나 가나파이를 사회에서 즐겨 먹는 편이 아니었기에, 초반에는 그리 큰 당김(?)은 없었는데.... 2주차 주말이 지나면서 슬슬 당분의 유혹이 시작되더군요. 3주차가 되니 정말 식후 단 것이 어찌나 당기던지... 그리고 상단 관물대(사물함 같은 곳)에 있는 초코파이를 보면서 자린고비의 굴비 마냥, 뿌듯함을 느끼는 제 모습을 보면서, 참 훈련소란 곳이 사람을 많이 바꾸는구나 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매주 있는 종교 행사를 가다 보면 분대원들끼리 모여서 저녁에 파티 비슷한 걸 하는데, 어떤 경우에는 초코파이 한 박스를 받아오는 경우도 있어서, 막 아쉬운 경우는 없습니다. 그러니 따로 챙기지 않더라도 큰 아쉬움은 없을 듯 하니 준비하실 필요는 없을 듯 합니다. 다만 자신이 초코렛류를 좋아한다면 몇개를 챙겨 오면 분대원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비타민,레모나 등 : 이 것 역시 분대나 소대, 중대별로 차이가 있을 듯 합니다. 다만 확실한 것 중 하나는 레모나는 허락된다는 것입니다. 레모나 같은 경우는 PX 구매 물품 목록에도 있습니다. 그래서 초반에 저희도 뺏었다가 확인 후(누군가가 물어 보았겠지요^^) 다시 꺼내서 돌려 주었습니다. 


그 외의 비타민들은 돌려 받지 못한 것을 보면 레모나만 공식적으로 가능한 듯 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알약 형태로 된 비타민을 들고 가서 침낭 밑에 바로 숨긴 연유로 안 뺏기고 먹을 수 있었는데요. 이게 사탕과 같은 거라서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90알 들이 로 한 통 가지고 갔는데, 어디 갈 때마다 주변 분대원들에게 나눠주고 감기 걸려서 밤에 잘 때도 하나 물고 자니깐 (치아에는 좋지 않다는 걸 알지만, 기침이 너무 심해서) 훨씬 기침이 덜 하더군요. 여하튼 혹 챙겨가시려면 레모나를 챙겨 가시고(일주일 분량 정도만 챙겨가시면 2주차 부터는 구입할 수 있을 듯 합니다)아니면 숨겨서 가져가시면 될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 알약으로 녹여서 먹는 사탕같은 것을 추천합니다. 의외로 사탕이 땡길 때가 많거든요. 


밥이랑 : 이거 정말 강추입니다. 제가 챙겨가지 못한 것인데, 마지막 주에 식당에서 나오는데 밥이랑 껍데기가 하나 있더군요. 누군지 몰라도 정말 기막힌 아이디어를 발휘했구나 싶더군요. 


실제로 제가 경험한 훈련소 내 식사를 평가하자면, " 먹을만 하다" 입니다. 메인 반찬(대체로 고기 반찬) 량이 조금 부족할 때가 많고, 배식 담당에 따라 들쑥날쑥한 양이긴 하지만, 전반적인 식사의 질은 먹을만 하다는 평가가 대다수였습니다. 


굳이 비교한다면, 병원식이나 급식을 먹는 수준이나, 그보다 조금 아래 정도라고 할까요. 공짜밥이라 생각하고 먹으면, 정말 먹을만 합니다. 실제로 북한사람이 와서 강연할 때 설명하길, 저희가 먹는 사병 식사 수준이 북한에서는 영관급이 먹는 식사라고 하던데....뭐 그까진 아니더라도 훈련소에서 먹을것같고 장난치는 건 아닌 듯 한 생각은 확실히 들었습니다. 


다만 땀을 많이 흘려서 염분 부족을 걱정하는 것인지, 아니면 짜게 음식을 만들어 밥을 많이 먹게 만들 의도인지, 아니면 정말 취사병의 혀가 어떻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모든 음식이 다 맵고 짭니다. 특히 국은 물을 거의 두배 가량 부어야 심심해질 정도로 짭니다. 미역국 같은 경우는 완전 바닷가에서 먹는 미역 자연의 맛(?)이 날 정도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밥이랑"이란 초 레어 아이템이 있다면 밥맛이 더 날 것 같습니다. 물론 많이 가져올 수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 적절하게 가지고 오면 훈련소 식사도 즐겁게 즐길 수 있을 듯 합니다. 훈련소에서 유일하게 많이 먹을 수 있는 것이 밥 하나인데, 뿌려서 먹으면 주변에서 질투의 시선을 조금 받을 듯 하긴 하지만, 맛난 밥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물론 그거 없이도 밥을 잘 먹을 수 있긴 합니다만 ^^ 


그 외에 먹을 것들은 사실 개인차가 심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상황에 따라 다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압수를 한다고 하고 나서 검사 안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황을 잘 살펴 보고   적절한 대처를 하시길 바랍니다. 부피가 너무 크면 숨기기가 어렵다는 점을 아시고, 최대한 압축된 형태의 취사물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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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물 - 개인 위생품화장품 

폼클렌징, 샴푸,로션, 핸드 크림,선크림, 면도기, 면도 크림, 손톱깍이 세트(그루밍 세트), 면봉,  챕스틱, 물티슈, 두루마리 휴지.


개인 위생품의 경우 확실히 압수된다 안된다를 말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저희 중대의 경우 일단 초반에는 모두 다 압수를 했었거든요. 특히 폼클렌징이나 선크림 같은 것은 여지 없이 다 빼앗기 때문에, 걸리지 않게 챙기는 수고가 필요합니다. 물론 다른 중대의 경우 무난히 통과되기도 하니깐, 복불복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글을 적습니다. 


저희 훈련소에서 중대장이 전체를 대상으로 이야기한 말이 생각납니다. "군대에서는 일단 걸리지 않는 건 모두 허용된다. 단, 걸리면 그 때 큰 일 날 수도 있으니 알아서 잘 해라" 정말 딱 맞는 말입니다. 담배나 휴대폰, 전자 제품 등은 사실 걸리면 큰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건 왠만하면 내시길 바랍니다만, 개인 위생품 같은 경우는 분위기 봐서 내든지 안 내든지 결정하시길 바랍니다. 


폼클렌징,샴푸 : 저희는 일단 다 뺏기고, 훈련소 중간에 요구를 해도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로션과 핸드 크림 같은 경우는 요구해서 받기도 했지만, 폼클렌징이랑 샴푸는 훈련소 수료 직전에 받았으니, 허가되지 않는 품목이라는 것이겠지요. 


근데 이게 좀 웃긴 것이, 폼클렌징 같은 경우에는 교회나 성당에서 세례를 받거나, 불교 수계식을 하면 나눠 줍니다. 그래서 굳이 챙기지 않더라도 분대에 3-4개 씩은 돌아 다닙니다. 그러니 꼭 가져갈 필요는 없다고 하겠습니다. 


또한 비누로 대부분 씻을 수 있기 때문에, 없으면 조금 아쉬운 수준이지, 많이 아쉽지는 않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하나를 가져 갔는데, 선크림 바르고 나서 씻을 때 아주 유용하게 썼습니다만, 각개 전투 후에 씻을 때에는 필수이긴 하지만, (위장을 하는데 그 때 페인트 같은 것을 칠합니다) 그 외 상황에는 큰 아쉬움을 느끼진 않았습니다. 


그러니 자신이 선크림을 많이 바른다면 폼클렌징은 유용하겠죠. 저는 결국 귀찮아서 2주차 부터는 선크림 지지 쳤습니다. 그러니깐 폼클렌징 쓸 일이 별로 없더군요. 


샴푸 같은 경우도 일괄적으로 다 뺏겼는데, 꼭 숨기는 애들이 있습니다. 전 샴푸는 숨기지 못해 제출했는데, 없어도 큰 아쉬움은 없었습니다. 다만 비듬이 조금씩 생기는 것은 불편하더군요. 훈련소에 있는 사람들이 신경은 안 쓰지만... 그래서 혹 가져 가신다면 조그만 사이즈로 일주일에 두번 정도 샴푸 쓸 용량으로 가져가시면 될 듯 합니다. 

이 두가지-샴푸나 폼클렌징은 없어도 안 아쉽고, 있으면 여유로워지는 품목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 합니다.


로션, 핸드 크림 : 로션이나 핸드크림은 지나치게 튀는 형태만 아니라면 거의 다 허용될 듯 합니다. 


실제 로션 같은 경우는 사람에 따라 바르는 사람도 있고, 안 바르는 사람도 있어서 가져 가실 분은 가져가시고 안 가져가실 분은 안 가져가셔도 될 듯 합니다. 다만, 핸드 크림은 적극적으로 가져가시길 바랍니다. 핸드 크림 역시 가지고 온 전우들이 꽤 되기 때문에 굳이 안 가져 가셔도 무리는 없을 듯 싶으나, 자기 걸 가져 가면 그만큼 좋겠죠. 


핸드 크림은 정말 필수인 듯 합니다. 그 이유인 즉, 훈련을 받는 도중에 생각보다 흙을 만질 일이 많습니다. 엎드리고 땅바닥 짚고, 하다못해 팔굽혀 펴기 할 때도 흙을 만지게 됩니다. 흙을 그냥 만지고 손을 제대로 못 씻기 때문에, 손이 상당히 많이 거칠어 집니다. 


저 역시 사회에서는 손이 튼다거나, 거칠어지는 일이 거의 없었는데, 여기서 딱 2주차부터 손이 트기 시작하고, 손톱에 때가 끼기도 하고, 손 주변 살이 까지는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결국 마지막에는 진균 감염까지 손에 생겨서 꽤나 고생을 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나만 중간부터 핸드크림을 열심히 발라 주니깐 트는 건 어느 정도 해소가 되긴 하더군요. 핸드크림은 하루에 한 번정도만 바르면 되니깐 큰 걸 가져가실 필요는 없을 듯 합니다. vaseline에서 나온 것이 좋던데 꼭 그거일 필요는 없을 듯 합니다. 


선크림 :  선크림 역시 매일 바른다는 것은 정말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안되기에 (^^) 액상 타입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저도 액상 타입을 가져갔는데, 생각보다 번거롭고, 바르면 씻기도 귀찮아서 결국에는 잘 하지 않더군요. 근데, 스틱 타입으로 된 선크림은 유용하더군요. 크기도 적당하고, 바르기도 쉽고, 휴대하기도 쉬워서 권장합니다. 전문 연구 요원의 경우 실험실 안 생활이 많아서 들어오기 전에 하얀 피부를 가지신 분들이 많습니다. 근데 나갈 때 완전 새까맣게 까지는 아니더라도, 타서 가는 사람이 많습니다. 만약 타는 것이 싫으신 분이라면 스틱 타입으로 하나 구매해 가시길 적극 추천합니다. 이 역시 압수의 위험이 있기에 잘 숨기시길 바랍니다.


면도기, 면도 크림 : 면도기나 면도 크림은 없어도 상관 없는 품목입니다. 


특히 면도기 같은 경우 보급이 되긴 하는데, 이 보급이란 것이, 교환형 면도날을 개인당 하나씩 주고, 면도대는 분대별(10명-15명)로 2개 정도 주는 형태라 마음 먹은 대로 면도를 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특히나 사진 찍기 전(3번 정도 사진을 찍습니다)이나 높으신 분들의 면도 명령이 떨어지면, 너무 바빠 지기 때문에, 더 쉽지 않고 결국에는 면도날로만 면도를 하는 신 기술(?)을 연마하기도 합니다. 


여하튼 보급받은 개인 면도날로 4주를 버텨야 하기 때문에 3주차 이후가 되면 날이 무뎌져서 상처가 나기가 쉽습니다. 비누칠이나 폼클렌징을 하면서 면도를 하면 상처가 덜 나기도 하는데, 면도 크림이 있다면 더 낫겠지요. 


이 것 역시 자신의 수염 상태를 확인해서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저희 분대 같은 경우에는 면도 안하기 유행(?)이 생겨서 2,3주차때는 면도를 하지 않고 버티는 분대원들이 상당수 있었습니다. 분대원 중 하나는 까칠까칠함을 지나, 부드러운 턱수염 수준으로 길러서 수염 기르기의 새 장을 연 친구도 있었지요. 


그리고 면도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누가 터치를 하지도 않기 때문에(가끔 높으신 분이 위생상태 점검이라는 명령이 떨어지면 면도를 시키긴 합니다만, 안하고 혼나면 됩니다(^^)) 안 하시려면 4주 내도록 안 해도 되긴 합니다. 


이 역시 쓰시려면 숨기는 신공을 발휘할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면도기 같은 경우에는 자살 위험이 있기 때문에(사실 면도기로 자살하려면 아주 힘들지만, 자해를 할 수는 있기에) 압수하는 듯 합니다. 자신의 짐이 많다면 빼도 되는 항목이라 생각하며, 저 역시 짐이 조금 많은 듯 해서 결국에는 넣지 않은 항목입니다.  


손톱깍이 세트, 그루밍 세트 : 이것 역시 필수 아이템 중 하나라 생각합니다. 


손톱깍이 세트나 그루밍 세트에는 대개, 손톱깍이, 귀지 청소도구, 손톱 정리용 줄, 핀셋, 그리고 경우에 따라 발톱깍이, 콧털정리 가위, 무딘 손톱 정리 칼 등이 있는데요, 아주 유용하게 쓰입니다. 


훈련소는 어떤 물건이든 주용도 말고 다른 용도로 쓰일 가능성을 항상 발견할 수 있는 신대륙(?)같은 공간입니다. 


손톱깍이는 정말 다양한 용도로 쓰입니다. 일단 손톱깍는 것은 기본이구요, 그 외에 바느질 실 다듬기, A급 전투복 실 정리, 깔창 자르는 용도, 새치 자르기, 그리고 급할 때 임시 면도용으로 까지 정말 다재다능합니다. 오죽하면 손톱깍이가 아니라 맥가이버 칼(?)이라고도 불릴 정도로 쓰임새가 많습니다. 


저 역시 손톱깍이를 하나, 그루밍 세트를 한 세트 가져갔는데, 그루밍 세트는 콧털정리 가위가 있다는 이유로 일단 압수되었다가 3주차 때 받았고, 손톱깍이는 처음부터 사용했는데, 정말 유용하게 썼습니다. 물론 중국산이라 결국에는 장렬히 전사하였지만, 그 전까지는 맡은 바 소임을 충분히 하였다고 생각합니다. 


여담으로, 저는 훈련소 초반에 손톱정리를 하라는 말에 손톱을 아주 바짝 깎았는데요, 결과적으로 아주 실패한 사례였습니다. 손톱이 짧으니 정말 불편하더군요. 괜히 검사한다는 말에 바짝 깎아서 한 일주일을 고생한 기억이 있습니다. 절대 바짝 깍지 마시고 어느 정도 여분(?)을 남기시길 추천합니다, 


그리고 무딘 손톱 정리용 줄은 마지막에 붙였던 교번을 떼는 용도로 아주 유용합니다. 손톱깎이로 떼다가 보면 정말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줄로 떼면 두두둑 하면서 터지는 쾌감(?)이 있습니다. 저의 경우 갓뜸을 많이 해서 줄이랑 손톱 정리용 무딘 칼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여하튼 그루밍 세트까지는 아니더라도 손톱깎이는 가져가실기 바랍니다. 


면봉,챕스틱 : 면봉은 100개 들이 하나면 분대원들이랑 다 돌려 써도 남습니다. 그러니 꼭 자신이 가져갈 필요는 없는 듯 합니다만, ^^ 


가끔 샤워를 하고 면봉으로 귀청소를 해주면 시원한 쾌감을 느끼시는 분이라면 정말 강추합니다. 귀후비개를 가져가는 것도 한 방법이긴 하지만, 잃어버리기도 쉽고 해서 면봉을 추천합니다. 면봉 역시 다른 용도로 사용되는데, 물집 소독이나, 약을 바를 때, 그리고 총기 청소시 사용됩니다. 자주는 아니지만 쓸 일이 소소하게 생기니 가져가실 수 있으면 가져가시길 바랍니다. 


아울러 챕스틱 같은 경우도 가져가시길 추천합니다. 입술이 트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아서 가끔씩 발라주면 유용하거든요. 저 역시 사회에서는 거의 바르지 않는 편인데 이 역시 와이프가 "가져가봐 혹 쓸일 있을지 알아?" 라고 하면서 넣어 줬는데, 바를 때 마다 사랑이 듬뿍 커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피곤한 훈련소 생활에서는 생각보다 유용하더군요. 챙겨 가셔서 후회할 일을 없을 듯 합니다.


물티슈, 두루마리 휴지 : 물티슈는 필수이고, 두루마리 휴지는 선택 사항입니다. 물티슈는 정말 용도가 많으니 꼭 챙겨가시면 좋을 듯 합니다. 


초반에 저희 같은 경우는 배식조였는데, 환복과 전투화 착용 등으로 인해 세면을 하지 못하고 점호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 때마다 물티슈는 가뭄에 단비 마냥 저를 씻겨 주었습니다. 또한 훈련 도중에도 손이 더러워 졌을 때마다 사용하고, 청소할 때, 구두 닦을 때 등 용도가 아주 많았습니다. 


혹자는 비데로 이용하기도 하였다는데, 저는 그 용도로는 사용해 보지 못했습니다. 저는 총 3통정도 가져갔는데, 물티슈의 경우 대부분의 아이들이 가지고 왔기에 1통정도 남았습니다. 


1개는 세제가 조금 들어간 형태로 청소시 자주 애용했고, 나머지 두개는 물성분이 강한 세면용으로 이용하였는데, 개인적으로 두개 정도면 충분할 듯 합니다. 너무 큰 사이즈가 아니라, 지갑 정도 사이즈로 준비하면 될 듯 합니다. 이 역시 안 가져가도 다른 전우들이 가지고 온 여분이 많아 빌려 쓸 수도 있습니다. 


휴지 같은 경우는 사람마다 정말 다른 패턴을 보입니다. 저 역시 여분이 필요하다는 말에 한 개 더 가져갔는데,(사실 부피가 커서 뺄까 하다가 4주간 보급이 적다는 말에 가져 갔으나, 결국 다른 전우에게 보급 받은 것까지 줄 정도로 휴지 사용이 적은 사람 중 하나였습니다.) 쓸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휴지의 용도는 대개 용변용이랑, 코 푸는 용도가 주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식사량을 조절해서 그런지 용변을 보는 회수가 지극히 적었는데 반해, 저희 분대원 중 한 명은, 첫주만 변비고 그 이후에는 아침마다 "즐똥!!"을 하는 괴력을 보여주기도 해, 주변 전우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용변을 보는 것은 사람마다 다른 패턴이라(저 같은 경우는 훈련소 오기 전 하루 1회 용변을 보는 패턴이였는데, 훈련소에서는 1주에 1번 정도로 극심한 패턴 변화를 보였습니다.) 권장하기는 쉽지 않습니다만, 안 가져가셔도 큰 어려움은 없을 듯 합니다. 


실제로 저와 같이 휴지를 더 가지고 온 분대내 전우가 2명 정도 더 있었는데, 이 친구 역시 남아서 3주차에 다른 전우에게 주었습니다. 전 토탈 1개 정도 간신히 쓴 듯 합니다. 의외로 코 푸는 용도로 많이 사용되기에, 보급된 2개를 다 쓰면 빌려서 쓰면 되기에 추가로 더 가져갈 필요는 없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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