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 모두들 추석을 잘 보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추석을 가족과 함께 보내다가 흥미있는 글을 읽었는데, 알고 보니 제가 아는 친구놈이더군요. 깐돌이 아빠가 제 친구입니다. ^^ 이 친구와 통화를 하고, 제수씨(?) 글을 게시해도 된다는 허락을 받고 글을 퍼옵니다. ^^ 원문여기에 있구요. 퍼온 것이 문제가 된다면 삭제 혹은 링크만 걸도록 하겠습니다. ^^  


종종, 이 친구랑 통화를 하는데 할 때마다, "살인 사건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듣곤 했는데, 어김없이 이번에도 살인 사건이 일어났더군요. 경찰이 힘들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경찰의 가족이 더 힘들 수도 있다는 생각을 새삼하게 된 글입니다. 블로그에 놀러 오신 다른 분들도 이렇게 숨겨진 곳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경찰이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글을 올립니다. 


대한민국 경찰이 있기에 안심이 됩니다. ^^ 화이팅입니다.


- 강력팀장 아내의 추석 -


"여보, 이번 추석엔 집에 들어 올 수 있어?"

"응 걱정마. 이번엔 꼭 들어올게! 약속할게"


남편은 큰소리를 쳤지만 이번에도 약속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저희 남편은 천안서북경찰서에서 강력팀장으로 근무하는 경찰관입니다.


지난 설에도, 작년 추석에도 남편은 집에 들어오지 못했습니다.

이번 추석만큼은 태어난지 얼마안된 우리 아기와 함께 고향에서 즐거운 명절을 보내자고 남편은 거듭 약속을 했습니다.


그렇게 기대에 부풀어 있던 연휴 첫째날인 9. 18 저녁, 남편은 급한 전화를 받고 나갔고 잠시 후 제게 메시지가 왔습니다.


'시체가 나왔어...'


그것은 제게 남편이 추석연휴 내내 집에 들어오지 못한다는 말과 같았습니다.

머릿 속이 하얘지면서 어쩔 수 없음을 알면서도 화가 치밀어 올라 남편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남편은 20대 여자가 칼에 여러 번 찔린 채 사망했다는 말만을 제게 전할 뿐, 다른 말은 하지 못하고 쩔쩔매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또 집에 못들어오냐고 쏘아붙이려는 순간 수화기 넘어로 들려오는 울음소리... 그것은 사망한 피해자 가족들의 절규였습니다.


순간 저는 옆에 있는 백일된 아들의 얼굴을 쳐다보았습니다. 남편에게 밥 잘챙겨먹으라는 말만 남긴 채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렇게 올해도 남편 없이 보내는 명절 연휴가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얼마 후 남편에게 범인을 잡으러 인천으로 간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알았다고 짧게 대답만 하고 이내 전화를 끊었지만 그 순간부터 저는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약속을 못 지켜 미안해할 남편을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애기 사진과 함께 "아빠 힘내세요"라고 메시지를 보내자 이내 진짜 힘난다며 답장이 왔습니다.




[천안서북경찰서 천성현 강력팀장과 그의 아내와의 대화 / 이하 이미지=해당 카카오톡 화면 캡처]


그제서야 제 마음속에 꽁꽁 묶어두었던 남편에 대한 원망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습니다.


명절이라 문을 연 식당도 없을텐데 밥은 먹었는지... 잠복은 힘들지 않은지 궁금하고 걱정이 되었지만 정작 가장 큰 걱정은 혹여나 남편이 다치지는 않을까 하는 것이였습니다.


하지만 그 말을 입 밖으로 꺼낼수가 없었습니다. 그저 마음속으로 조용히 기도하고 응원할 뿐 제가 해줄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새벽까지 이어진 잠복은 쉽게 성과가 나타나지 않았고 점점 제 마음은 타들어 갔습니다. 그러던 중 오늘(9. 20) 새벽 2시경 남편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여보 잡았어!"

남편은 흥분된 목소리였습니다.


그때까지 걱정으로 밤을 지새면서 가슴 졸이던 저는 남편의 전화를 받고 울음이 터져나왔습니다.

"고마워..고마워.."


고생했다, 잘했다고 말해야 하는데 저의 입에서 나온 첫마디는 고맙다는 말이었습니다. 다치지 않고 무사히 범인을 검거한 남편이 너무 자랑스럽고 한없이 고마웠습니다.




[천안서북경찰서 강력팀장과 그의 아내와의 대화]


나중에야 우리 남편 말고도 형사과장님, 함께 발로 뛴 다른 형사들 누구하나 명절을 제대로 못보냈구나 하는 것을 깨닫고 제가 너무 속좁았던 것은 아닌지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그런 마음을 가진 사람은 비단 저 뿐만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함께 근무하시는 과장님, 강력형사팀원들 모두의 아내 혹은 가족들 또한 저처럼 명절을 함께 보내지 못해 화도 났을 것이고 혹시나 다치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에 졸였을 것입니다.


다른 대한민국 모든 경찰관들의 가족들 또한 그럴테지요. 제 남편은 저에게 100점짜리 남편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강력팀장으로서 사건현장에서 남편은 어느 누구보다 멋진 최고의 대한민국 경찰관입니다.

여러분, 지금 이 시간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명절 보내고 계신가요??


잠깐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면 명절 연휴에도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많은 경찰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누군가의 아버지, 남편, 아들... 바로 우리의 가족입니다.


이렇게 멋진 대한민국 경찰을 위해 박수를 보내주세요. 경찰은 국민을 위해 더욱 힘껏 뛸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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