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에 대한민국은 슬픔과 불신으로 가득 차서 하루하루 사는 낙이 없다. 그럴 때일수록 자신을 돌아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좋았던 추억을 떠올리기도 하면서 힘든 시간을 이겨내는 것 같다. 나름 임상이 아닌 기초로 오고 나니 의사라기 보다는 선생님으로 8년을 보냈다. 그러다 보니 아직 어린 학생들의 참사라 더욱 가슴이 아프다. 고속발전과 성장이라는 이름아래, 우리사회는 앞만 보고 달려왔지 너무나 많은 것을 대수롭지 않게 스쳐 지나갔기에 사고가 생길 때마다 대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누구인들 처음에 일 할 때 잘 해야지라고 생각을 하지 않겠는가?!


원칙과 철칙을 지키고 자기만의 이상을 이루어보리라 꿈꿔보지 않았겠던가?!


하지만 시간과 세월 속에 묻혀놓은 그 이상과 원칙들은 단 한번의 사고와 함께 한번에 무너지곤 한다.


    


해부학을 시작한지 8년째, 나름 1000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지나갔고 그 중 반은 이제 의사가 되어 환자를 보며 사회인이 되었다. 매년 재미있고 즐거운 아이템을 찾기도 하고 학생들과 추억을 쌓고자 노력도 했었다. 날씨 좋아지면 하루쯤은 해부실습을 하다 다같이 꽃놀이로 소풍을 가기도 하고, 성적이 많이 오른 학생들에게는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는 나만의 상을 주기고 하고, 조별로 술 한잔씩 나누며 잠시나마 사제지간이 아닌 인간미를 나누기도 해보았다


가끔 얼굴을 붉히며 소리치기도 하고, 이런 저런 실수를 앞에서 하는건 당연하며 수업 중에 말이 헛나와서 식은땀을 흘려보기도 하며 지극히 친근한 선생님이였다. 그만큼 잘 지냈기에문제될 일이 크게 없었기에 이러한 수업과 생활패턴은 8년째 쳇바퀴가 돌듯이 돌아돌아 시간이 흘렀다. 작년에 해오던 수업을 또 하면 되고, 이러한 학생들에게는 또 이렇게 하면 되었으니 이런 태도로 지냈으며, 그렇게 나의 하루하루도 반복되었다. 농담 삼아 8년째 수업을 반복하듯이 연애도 8년째 반복해서.....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데 올해, MD조교가 2명이나 밑에 들어왔다. 나름 실습 수업을 통해 학생들과 대화하고 공부도 같이 하였는데, 이 둘에게 그 기회를 준다는 명목아래 나는 실습 시간에 조금 뒤로 빠지게 되었다. 그런데 8년째 해왔듯이쯤이면 이렇게 해야하는데…”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일어나지 않기도, 혹은 반대로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렇게 나도 모르게 2달이 지나며 학생들과 작년과 같지 않은 친근함을 나누고 있었고, 이러한 거리감은 강의 중의 소통능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는듯 하였다.


기초에 들어와서 가장 먼저 배우는 해부학이라는 과목을 통해서 단지 인체의 구조에 대한 지식이 아닌, 인간에 대한 사랑과 의사로서 인술을 펼치기 위한 마음을 가르치고자 했던 나의 초심은 나태함과 핑계거리에 조금은 뒷전이 되고 있지 않았나 싶다. 가끔 나름 인기과를 갔다고 태도가 달라지는 후배들을 보며 야단을 치지 않았던가…. 그런데 조교가 들어오고 직급이 올라가며 초심을 잊고 있는 나를 발견하기 시작하였다. 이제 조직학이 끝나고 해부학만 하면 올해의 본과 1학년 학생들과는 함께 할 시간이 없다. 그나마 지금이나마 반성을 하고 다시 예전과 같이 다가가서 내가 진정 가르쳐주고자 하는 것을 보여줘야 하겠다.


조교 1년차 때의 초심으로 다시 돌아가서 다시 학생들을 괴롭혀줘야지 ^.^


우리 후배님들도 그 때 떨리고 힘들었던 해부하던 시절을 생각하며 더욱 열심히 환자들을 봐주겠지? 그리고 가끔 학생시절을 되돌아보았을 때 행복한 미소 지어질 수 있도록 공부한다고 힘든 시절이였지만 좋은 추억과 행복한 기억도 함께 할 수 있길 바라며 학생들과 술한잔 기울이며 이야기꽃을 피워보자.


처음처럼은 소주에만 국한되는 말이 아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듯 나는 초심의 마음을 느끼고자, "처음처럼"에 취해 학생이라는 가장 큰 스승 앞에 고개를 숙여야겠다.

 

성시경이 부릅니다 '처음'



 

 세월호가 침몰한지 8일이 되었다.

 저만 살겠다고 수많은 어린 생명들을 가둬두고 도망간 선장의 행태에 분노가 치밀고, 하나둘 수습되는 시신들의 슬픈 사연에 가슴이 막막해져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이번 비극의 핵심원인은 '직업의식과 사명감의 결핍'이라고 본다. 해상사고에서 승객들을 구해야할 선장으로서의 의무를 수행한다는 직업윤리의식을 이준석선장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대신, 살겠다는 본능이 훨씬 컸고 승객들의 생명보다 자신의 생명이 월등히 중요했던 사람인지라, 자기를 구해줄 헬리콥터만 관제시스템에 집요하게 요구하고는, 승객들은 가둬두고 부리나케 도망갔다. 사건 전후로 관료들과 정치인들이 보여주는 행태도 마찬가지다.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나라가 내면적으로 얼마나 후진국인지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어서 착잡하다. '한강의 기적'이라는 외적인 경제성장을 찬양해왔지만, 결과지상주의 속에서 국가의 내적 성숙은 동반되지 않았다.

  '직업의식과 사명감'의 중요성은 모든 직업에 적용된다. 의과학자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연구를 통하여 인류의 복지에 이바지하겠다는 대단한 사명감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국민들의 세금으로 내가 연구하고 있다는 책임감은 가져야 한다. 내가 돌보는 학생과 동료에 대한 교육자로서의 사명감 또한 지녀야 한다.

 도산안창호 선생은 우리나라가 힘있는 나라가 되기를 바라셨고, 그것은 국민 모두가 덕(德)을 갖춘 인격자가 됨으로써 이루어진다고 믿으셨다. 그것이 수십년이 걸릴지라도, 나 하나부터 인격자가 되자는 생각을 설파하셨다. 지금 도산은 구천에서 피눈물을 흘리고 계실 것이다.


Ronaldo Luís Nazário de Lima (1976.9.18 ~ )

So called, 호돈신 (the phenomenon, Il Fenomeno)

브라질이 낳은 축구 황제. (나은이 아니라 낳은이 맞습니다ㅋㅋ) 수많은 스타들로 부터 '차이'를 만들어내는 선수라는 칭호를 부여 받은 별중의 별

나의 전술은 호나우두다.

 - 바비 롭슨, 전 FC Barcelona 감독 -

호나우지뉴의 발재간은 흉내라도 내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호나우두의 골을 넣는 모습은 흉내조차 낼 수 없다.

- 히벨리누, 브라질 축구의 레전드 중 한명 -

그를 감히 아무에게나 비교하지 마라. 그는 그 자신일 때 가장 위대하다. 

- 요한 크라이프, 네덜란드 축구 레전드 중 한명 -

축구역사상 전무후무한 이 황제는 전성기 때의 20%기량만 남아있다.

20%만으로도 상대를 압도한다. 

- 조세 무리뉴, 현 첼시 감독 -

수비수를 압도하는 순간적인 움직임!!! 공이 없을 때 보다 공이 있을 때 더 빨리 움직일 수 있는 발기술!!! 최고 속도로 달리면서 자유롭게 방향을 바꿀 수 있는 발 재간!!! 마지막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골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슈팅능력까지

공격수가 필요한 모든 재능을 가진 선수. 사실 이런 자질구레한 설명보다는 이 유명한 골 장면 하나면 충분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그에게도 신이 앗아 간 것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튼튼한 무릎이었습니다. 16살의 어린 나이에 데뷔한 후 승승 장구하던 이 천재소년은 95/96 시즌에 중반에 생애 첫 무릎 수술을 받은 이래로 인터밀란, AC 밀란 시절에 걸쳐 정말로 다양한 무릎 수술을 받게 되었죠.

 그가 이렇게 잦은 무릎 부상을 안고 살게 된 것일까?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유년 시절에 발병한 Osgood Schlatter disease(OSD)일 것 같습니다. (자세한 사항이 궁금하신 분은 한글 위키 백과 링크, 영문 wikipedia link 클릭) 물론 많은 사람들이 십자인대 부상으로 알고 있고, 저도 그런 줄 알고 있었으나 OSD도 중요한 원인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조금 더 정확히는 OSD자체가 문제를 유발 한 것이 아니라, OSD가 생길 수 밖에 없는 호나우도의 몸의 특성에 기인했다고 보는 편이 맞다고 봅니다.

 Osgood Schlatter Disease

도대체 이름만 들어도 머리가 지끈지끈 해오는 이 병은 무엇일까요? 병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전에, 무릎이란 도대체 어떻게 생긴 것이고, 어떻게 기능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무릎의 생김새부터 알아보겠습니다.

(불타오르는 무릎. 부상은 항상 조심해야겠죠)

그림에서 무릎을 보면, 붉은 색으로 타오르는 불빛(?) 앞에 살짝 데워진 붉은색 판이 보이실 껍니다. 만약 안보이신다면, 자신의 무릎을 만져 보세요. 앞쪽에 무언가 만져 지시나요? 이 때, 만져지는 뼈가 바로 슬개골 해부학적 용어로는 Patella 라고 합니다.

(빨간 것은 대퇴사두근, 하얀 것은 힘줄, 누리끼리한 것은 뼈)

조금 더 복잡하지만, 위 그림은 무릎의 해부학 그림입니다. 사람 몸에서 피부랑 지방을 제거한 조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무릎 앞쪽 뼈(앞서 언급한 슬개골)와 대퇴사두근(Quadriceps muscle)을 이어주는 두개의 흰 선이 보일 겁니다. 그게 우리가 힘줄, 혹은 (슬개, 아킬레스 이런 말 많이 들어 보셨죠?) 이라고 부르는 구조물입니다.

그럼 얘들은 무슨 일을 하느냐?

(무릎 부상이 오면, 간단하게 보이는 다리펴기, 접기조차도 하기 힘들죠.)

당연히!!! 무릎을 펴고 접는 역할을 합니다. ^^


(빨간 것은 근육, 노란 것은 힘줄, 회색은 뼈)

위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무릎을 펼 때(extension) 대퇴사두근이 수축하면서 다리를 당기게 되고 힘줄들도 같이 위로 당겨지게 됩니다. 호나우두는 이 대퇴사두근이 다른 사람들보다 엄청 더 발달해 있었다고 합니다. 기억하고 계시면 저 밑에서 더 자세히 설명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 과정에서 힘줄은 근육처럼 길이나 두께가 변하지는 않지만, 당겨진 근육의 힘 '전달'해서 무릎을 굽혔다 폈다 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이 동영상을 22초부터 보시면 조금 더 이해에 도움이 되실 겁니다.

여기까지가 Osgood Schlatter Disease(OSD)을 이해하기 위한 무릎의 생김새와 기능에 대한 간단한 설명입니다. 이 내용을 잘 기억하고 계시고 밑의 글을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이해를 돕기 위한 피부가 있는 무릎 그림입니다.)

무릎의 정상 해부학을 간단히 익히셨으면, OSD가 무슨 병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OSD무릎의 경골 혹은 정강이뼈(Tibia) 슬개건이 붙는 자리에 염증으로 인해 통증이 유발되는 질병을 말합니다. 성장기가 끝난 유년기 아이들에게서 주로 발생하는 병으로, 심한 운동을 하는 경우 4~5배정도 더 잘 생긴다고 합니다. (Osgood-Schlatter disease (tibial tuberosity avulsion)UpToDate 참고 자료)

조금 더 자세히 질병의 원인을 살펴보면, 성장기 동안 약해져 있던 뼈가 (계속 자라야 하기 때문에 어른의 뼈처럼 튼튼한 구조가 아니겠죠?) 반복적인 자극(심한 운동으로 인해 무릎을 계속 폈다 구부렸다 하면 뼈와 근육이 연결된 지점이 계속 고무줄로 당겨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 겁니다.)으로 인해 염증이 생기고 뼈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서 통증을 유발하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심한 경우엔 이런 자극이 반복이 되면 뼈가 떨어져 나온 채로 골화(뼈가 굳는 것을 의미합니다)되면서 툭 튀어나는 경우도 생기게 됩니다.

설명이 조금 어려우셨죠?

그림을 보면서 다시 한 번 간단히 설명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왼쪽 그림(편의상, 그림 a)은 정상 무릎의 X-ray 사진입니다. 오른쪽 그림은Osgood Schlatter  disease를 앓았던 환자의 무릎 X-ray 사진입니다.

무릎 중에서도 슬개골 부위에 통증이 생기는 질병이 OSD입니다. 그림에서 화살표가 있는 부위를 비교해서 보시면, 우선 왼쪽의 경우는 정상 무릎의 X-ray 사진입니다. 오른쪽 그림을 자세히 보시면 화살표 부분에 정상과는 다르게 떨어져 나온 흰 조각이 보이시죠?(자세히 보시면 희미한 조각이 보입니다.보여라~보여라~보여라~) 이 흰 조각이 아까 말한 반복된 근육 운동으로 인해 떨어져 나온 뼈 조각입니다. 이런식으로 반복된 운동 자극에 의해서 뼈에 염증이 생기고, 심한 경우에는 골절과 함께 잘못된 '골화'로 인해 통증과 함께 무릎의 변형이 올 수 있는 질병이 OSD 입니다. 완전 골로 가는 셈이죠. ^^

자 그렇다면 도대체 호나우도의 몸에는 어떤 문제가 있었을까요?

(다시 한번, 빨간 것은 대퇴사두근, 하얀 것은 힘줄, 누리끼리한 것은 뼈)

정확히 말하면 신의 축복이자 저주라고 할 수 있는데요, 위에 보시면 무릎을 펴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근육은 대퇴사두근(Quadriceps muscle)입니다. 아까 위에서 말했다시피 호나우두는 이 대퇴사두근이 다른 사람들보다 비 정상적으로 발달했죠. 남들보다 훨씬 더 발달한 강한 근육으로 더 빠른 방향 전환과 적은 도움 닫기로도 강력하고 정확한 슈팅을 할 수 있었을 겁니다. 그 결과, 더 자유롭고 빠르고 힘 있게 무릎 운동을 할 수 있었지만동시에 정강이뼈와 대퇴사두근이 붙은, OSD가 발생하는 그 지점을 더 강한 힘으로 자극 할 수 밖에 없었고, 그로 인해 지속적인 무릎 부상에 시달리며 지내왔다고 합니다.

, 더 강한 신체와 더 약한 신체를 동시에 부여 받았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여담으로, 호나우두 뿐만 아니라 스티븐제라드, 폴 스콜스, 스티븐 아일랜드, 대니 웰벡등도 어린 시절에 OSD를 앓았다고 합니다.

여기까지가 호나우도의 무릎을 통해 알아본 OSD와 운동에 관한 내용입니다.다음 편에는 십자인대로 찾아뵙겠습니다.


PS. K대 병원 정형외과 얼짱 전공의 J선생님께서 감수 해주셨습니다.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느끼는 포털, 그리고 검색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로 지난 번(1부 네이버, 다음 그리그들의 영향력 (부제: 검색시장에서의 정보 가판대))에 이은 2부입니다. ^^


3. 구글 google.com : 
유독 우리나라에서 기를 펴지 못하는 검색 엔진. 하지만 정보성은 최고


참고로, 나는 네이버 지식인 검색을 거의 하지 않는다. 물론 일부 답변은 믿을만하긴 하지만, 내가 구하고자 하는 질문에는 정확한 답변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지극히 한국적인 정보, 예컨대 부동산 등기세금이라든지, 법률적인 절차 같은 질문은 네이버를 이용하긴 하지만, 그 외에 대부분의 지식 갈증은 구글에서 해결하는 편이다. 


(구글은 정보 검색도 짱짱맨이지만, 세계적으로 Gmail로 대표되는 이메일 계정에서도 독보적인 존재이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구글은 영문검색에서 탁월한 성능을 발휘한다. 구글의 검색엔진 개념자체가 서지 정보 인용(논문을 쓸 때 제일 뒤에 선행 연구들을 언급하는 것처럼)으로 출발했기 때문에, 가장 유의성 높은 정보가 상위에 노출된다. 예컨대, 누군가가 쓴 어떤 자료가 다른 사람에게 많이 인용되면 인용될수록 검색에서 가장 상위에 노출된다는 이야기이다.


어떤 방식으로 인용을 detect하고, 어떤 알고리즘을 이용하는지는 매번 기준이 조금씩 바뀌기 때문에 정확히 알 수도 없지만,  구글 검색에서는 일반적으로 좋은 자료이면, 시간이 지날수록 그 정보의 영향력은 커지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결과적으로 구글은 아무리 좋은 글이라고 해도, 일정 수준의 인용이 없는 초반에는 검색에 노출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와는 반대로 네이버는 현재 자료에 더 가중치를 주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네이버가 정보성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글의 시의성, 뉴스성에 조금 더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고 평가한다면, 구글은 정보성에 훨씬 더 초점을 맞추어 검색을 제공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실제로, 구글의 글은 상위 글 몆개만 읽어보아도 지식의 갈증이 해결되는 경우가 많은 반면, 네이버는 이곳 저곳 클릭하면서 읽어야만 정보의 갈증이 해결된다.


이는 검색 엔진의 철학에 기반하는 것 같은데,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포털은 뉴스의 가판대 같은 역할을 하기에, 시의성있는 정보가 있어야만 "사람을 끌 수 있다"는 관점에서 정보를 다루는 것 같다. 매일 매일 새로운 것을 노출하고, 최신의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독자들의 관심을 끄는 전략인 셈이다. 그에 반해, 구글은 도서관과 같은 관점에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하는 철학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뉴스성은 없지만, 누군가가 필요한 정보를 객관적으로 제공하는 것으로 독자들의 관심을 끄는 전략. 처음에는 재미가 없을 수 있지만, 정보성이라는 reputation이 쌓인 이후에는 강력한 파워를 갖는 검색 엔진이 그들의 전략인 것 같고, 구글은 벌써 검색 엔진으로reputation을 쌓고도 남았다. 


(구글에서 의과학자를 키워드로 검색하면 우리가 제일 위에 뜬다.)


얼마전부터 우리 블로그가 의과학자로는 많은 reputation을 얻었는지, 다행히도 키워드 "의과학자"를 구글에서 검색하면 우리 블로그가 최상위에 노출된다. 기존에는 없었던 일인데, 무슨 일이든 꾸준히 하면 성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한 사례라서 개인적으로 감회가 새롭다. 아직까지도 가야할 산과 넘어야할 고개가 많기는 하지만, 자주쓰는 검색엔진에서 주제와 관련한 키워드로 상위에 오르는 것은 아주 재미있고 유쾌한 경험인 것만큼은 사실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구글에서 들어오는 검색 유입은 생각보다 저조한 편이다. 전체 대비 15% 내외인 것으로 관찰되는데, 이는 한국 검색 엔진에서 구글의 위상을 유추할 수 있는 간접적 자료라 할 수 있겠다. (그래도 블로그 내 순위로 따지자면 다음보다 더 높은 2위 유입.) 개인적으로 결론내리기에는 구글은 네이버와는 달리, 완벽하게 "한글"이라는 언어의 키워드를 접수하고 있지 못한 것 같다.


검색에서 가장 핵심적인 것은 글에 이용된 제목, 내용,문장, 단어 등을 정확하게 파악해서 쪼갠 이후, 단위 키워드를 기준으로 정보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적절히 분석해서 제공하는 것인데, 이 때 이용된 단어, 제목, 내용 등에 들어간 어구의 맥락을 그 나라의 언어 입장에서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전혀 엉뚱한 검색 결과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엉뚱하다기보다는 최선의 결과를 보여주지 못하게 되고, 상대적으로 좋은 정보를 누락하게 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예컨대 아래와 같은 "의 과학자"가 그 예이다.


(구글에서 의과학자를 검색하면, 다양한 나라"의 과학자"가 등장한다.)


현재, 우리 블로그의 글이 아직 구글에 많이 노출되지 않아서 그런 것도 있고, 의과학자라는 용어의 대중성이 이제 막 시작단계라는 점도 있지만, 개별 글 자체의 인용도가 아직까지 구글의 검색엔진에는 강력하게 반영되지 않았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아울러, 구글을 이용하는 사용자들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도 구글 유입이 적은 이유 중 하나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구글의 특성상 지속적으로 정보성이 있는 글을 제공하면, 누적된 reputation이 블로그 인지도를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고 꾸준히 노력할 셈이다.


4. 페이스북 facebook.com 그리고 트위터 twitter.com : 정보의 휘발성[각주:1]이란 바로 이런 것!!!


생각보다 많은 양의 유입이 가끔씩 페이스북을 통해서 들어온다. 필자는 트위터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트위터에서 들어오는 유입량도 가끔 있다. 하지만, 특징적인 것은, 이들의 유입은 4일을 채 가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갑작스럽게 유입이 확 왔다가, 갑자기 확 빠져 버린다. 마치 바닷가에서 밀물처럼 들어왔다가 썰물처럼 나가는 것처럼.... 블로그 유입에서 갑작스러운 surge[각주:2]가 있으면, 어김없이 우리 블로그의 글을 파워블로거 혹은 네트워크상에서 영향력있는 누군가가 글을 인용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 블로그로 한꺼번에 유입되는 페이스북, 트위터)


페이스북 유입을 보면서 두가지를 깨달았는데, 하나는 인터넷 정보도 휘발성이 있다는 사실이고, 또 하나는 파워 유저의 영향력은 아주 상당하다는 사실이다.


페이스북에서 이용되는 정보는 3-5일 정도의 휘발성을 가지고 있다가 소멸하는 경향을 띠는 것 같다. 대략 3일 정도 있다가 유입수가 정상화되는 것을 보면 이를 유추할 수 있다. 이런 패턴을 보면,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정보의 시의성에 완벽한 초점을 두고 있는 것 같다. 이들 소셜네트워크 사이트(SNS)는 정보성도 중요하지만, 누군가에게 회자되고 있는 정보가 가장 중요한 정보라는 핵심 명제에 따라 정보를 다루는 듯한 경향이 강하다. 


정말 언급되고 회자되는 그 당시에만 딱 들어오고, 그 이후에는 전혀 유입이 없다. 따라서, 네이버, 구글, 다음과 같이 DB화되어서 지속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패턴으로는 기록을 거의 남기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역설적으로 급하게 필요한 정보를 찾기 위해서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이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기도 하다. 당연하다. 누가 정보를 찾기 위해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하겠는가!  페이스북도 이것의 장점(정보의 휘발성)을 깨닫고, 끊임없이 짧은 시기의 광고 상품을 만들고 있는 것 같다. 주기가 짧으면, 짧은 만큼 지속적으로 광고를 유치할 수 있으니깐, 페이스북 입장에서도 정보의 휘발성은 전혀 나쁜 것이 아니고 오히려 이 것을 지속적으로 권장하면서 광고에 적합한 환경을 만들어 가는 느낌이 들 정도다. 


(facebook만 생각하면, Zuckerberg 주커버그가 생각난다)


아울러, SNS 서비스에서 파워 유저는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다는 사실이다. 이른바 페북 친구가 많거나, 트위터 팔로워가 많은 사람이 한번 리트윗을 날리면, 적어도 500명 이상의 유입이 생기는 것 같다. 그리고 또 다른 사람이 더 리트윗을 하면 기하급수적인 유입이 생긴다. 이는 네이버나 다음에서 이슈가 되었을 때 유입되는 양보다는 적지만, 불특정 다수가 아니라, 그 분야에 연관된 사람에 트윗을 날린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그 파워는 포털보다 더 강한 느낌이 든다. 무언가 공유를 한다는 개념에서 접근하는 페이스북은 글이 한 번 올라오면, 3일 정도만 친구들에게 노출되는 것 같다. 이로 인해서 3일의 기한이 정보의 유통기한이 되는 것 같아 씁쓸하긴 하지만, 파워 유저가 이런 것이구나...를 많이 깨닫게 된다. 


개인적으로 페이스북을 하긴 하지만, 정보 생산자라기 보다는 다른 사람들 글을 소비하는 소비자 입장이 강한 것 같고(블로그 글을 옮기긴 한다), 페북 친구도 그리 많지 않다. 트위터는 예전에 오픈만 하고 사실상 방치 상태이다. 가끔씩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아주 잘 꾸려나가는 분들을 보는데,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과연 모든 것을 시시콜콜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좋을까 라는 의문은 항상 가진다. 이 가치에 대해서는 이론이 있을 수 있고, 정보가 휘발성을 가지긴 하지만, 단시간에 주는 강력한 영향력이라는 측면에서는 SNS 서비스는 분명히 점수를 줘야하겠다. 가끔씩 이런 현상을 볼 때마다, 15 minutes of fame[각주:3]이 생각나는 것은 나만의 착각일까?


그런 면에서 페이스북은 뉴스 가판대나 도서관이라기보다는 소규모 친목 모임같은 성격을 가진다. 그리고 파워 유저는 모임 회장같은... 따라서, 이런 곳에서는 소문이 퍼져나가기 쉬운 구조이기에 언행을 조심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것이 내 개인적인 지론이긴 하다. 


(Facebook의 빨간색 알림 버튼을 가끔 기대하기도 한다 ^^)


우리 팀블로그에서 페이스북은 유입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가끔씩 빵빵 터지는, 혹은 여름에만 가끔 먹는 별미 콩국수 같은 느낌이다. 그다지 신경을 쓰지는 않지만, 많이 유입되면 기분이 좋은, 그런 느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수의 사람이 유입되고, 페이스북에서 회자되는 글의 패턴이 있는데, 그건 바로, 비교적 잘 쓴 글만이 선택되고, 그 글들만이 사람들에게 공유된다는 사실이다. (이 것이 조금 더 글을 쓰는데 신중하고, 신경을 쓰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다시 말하면, 페이스북은 사람들이 자신의 주관에 따라 "선택"한 정보를 기준으로 노출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페이스북이 "구글의 검색 알고리즘"과는 전혀 다른 철학을 가지고 서비스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글이 아주 좋다면, 사람들이 당연히 그 글을 읽고 공유하고 싶은 생각이 들 것이다. 페이스북에서는 그런 글을 누군가가 발견했을 때,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가 가능하게끔 플랫폼을 제공하는 역할인 셈이다. 누군가가 읽은 글이 의미가 있거나, 그 글을 공유한 사람을 좋아한다(?)면 "공유 혹은 좋아요"를 누를 것이다. 그럼 페이스북은 그 공유나, 좋아요 패턴만 분석하면 어느 정보가 중요한지, 아닌지를 쉽게 판가름할 수 있다.


여기서 핵심은, 구글과는 달리 중요하거나, 정보성있는 글을 페이스북이 기계적으로 굳이 감지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좋아요나 공유" 정보량만 판단하면, 그 글의 중요성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즉, 페이스북은 사람들이 무언가를 읽고 좋아보이면 공유를 통해, 페이스북에게 알릴 것이라는 가정을 깔아놓고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부분에 페이스북의 스마트함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반대로, 아무런 의미가 없고 허접한(?) 글이지만, 연예인이나 팔로워가 많다는 이유로도 전파가 많이 되는 기형적인 글이 양산될 가능성도 있다. (글이 좋아서 누른 "좋아요"와 그 사람이 좋아서 누르는 "좋아요"를 컴퓨터는 구분할 수 없으니깐 - 물론 DB가 쌓이면 그 것조차도 충분히 가려낼 수 있을 것이다.). 


구글이 기계적으로 정보를 취합하고, "인용도"로 좋은 글을 취사선택하는 것과는 달리, 페이스북은 좋은 글을 찾아 내는 부분을 유저에게 아웃소싱하는 셈이다. 물론 유저 모르게. ^^ 그리고 결과적으로 그 정보는 처음 그 글을 읽은 사람이 느끼는 것처럼, 기계와는 달리, 사람의 기준에서 의도치 않게 자동적으로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글만 남게 되는 것이다. 물론, 휘발성이 있긴 하지만. 


5. 마무리.


사람들은 모두 똑같이 24시간을 살고, 그 시간동안 다양한 경험을 한다. 그리고 그 경험들은 소중하고, 그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그 사람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알게 된다. 추가로, 내가 접한 경험은 그 자체로 노하우가 되는데, 어느 순간부터 사람은 "망각"이라는 것을 하게 되기에, 특정 시점에 정리를 해 두지 않으면, 정보로서의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책을 쓰는 것이고, 글을 쓰는 것이고, 기록을 남기는 것이다.


검색 서비스들은 필요한 정보를 찾고자 하는 사람에게 타인이 문자로 기록된 정보들을 보여주는 서비스이다. 각 검색 서비스마다 검색패턴은 다르지만, 그런 정보를 제공하는 대가로 광고를 유치하고 돈을 번다. 그리고 그들이 버는 돈은 상상을 초월한다. 혹자는 이를 가지고 "봉이 김선달"식 사업이라고 매도하기도 한다. 정작 정보를 생산하고 있지 않으면서, 정보를 생산하는 사람들만 이용한다고..


하지만, 만약 검색 서비스들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정보를 찾는데 아주 많은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다. 인터넷의 발전은 정보량의 축적이 원동력이긴 하지만, 다양한 정보를 적절히 찾아내는 검색 서비스의 발전이 없었다면, 오늘날과 같은 인터넷 대중화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생각해보라. 인터넷이 없었던 중세 시대에도 도서관에는 많은 정보가 있었지만, 도서관에 접근하는 것도, 그리고 그 안에서 자신이 필요한 정보를 찾는 것도 아주 어려웠다.


나는 소위 말하는 IT 가이도 아니고, 블로그를 전업으로 하는 사람도 아니다. 우리 "블로그 유입"을 비교 분석하면서 다양한 사이트(네이버, 다음,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두고, 이 글 역시, 검색 서비스에 기록될 수 있는 정보의 하나로 저장해 두려고 한다. 검색 서비스가 없었더라면, 우리 블로그를 찾기 위해서 웹 주소에 mdphd.kr을 클릭해야만 글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각기 다른 특징과 유입 패턴이 있지만, 블로그를 운영하고, 온라인에 글을 쓰고 정보를 공유하는 사람으로, 모든 검색 서비스들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노고에 큰 박수를 보내면서 글을 마치고자 한다.


  1. 정보의 휘발성 - 내가 조합한 용어이긴 한데, 쓰고 있는 용어인지도 모르겠다. 블로그를 하면서 마치 실험실에 뚜껑을 열어두고 한참 지나면, 증발하는 에탄올처럼, 갑자기 들어왔다가 사라지는 유입을 보고, 생각한 용어이다. [본문으로]
  2. surge : 급등 - 의과학에서 호르몬 등의 이상 급등에서 자주 쓰는 용어 [본문으로]
  3. 앤디 워홀이 한 말로, 누구나 한 번 쯤은 15분 정도 동안 스타나 유명인이 될 수 있다는 것으로, 미디어의 짧은 생명성을 의미할 때 쓰인다. 자세하게 참고할 분은 http://en.wikipedia.org/wiki/15_minutes_of_fame 을 찾아 가면 자세히 알 수 있다. [본문으로]

1년정도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대략적인 블로그 운영의 노하우가 쌓였다. 글의 발행이라든지 유입 검색률이라든지, 네이버, 다음, 구글, 페이스북의 역학 관계라든지.. 노하우라기보다는, 블로그를 운영하지 않았더라면 전혀 알 수 없었던 의과학자에게 IT 세계의 다양한 정보를 취득할 수 있었다는 것이 더 맞는 것 같다. IT 세계는 의과학을 주로 하는 나에게새로운 세상이었다.


최근 발생한 일련의 일들과 함께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알게된 것들과 검색 철학에 대한 생각을 2부에 걸쳐서 정리해보고자 한다.


1부 네이버, 다음 그리고 그들의 영향력 (부제: 검색시장에서의 정보 가판대)

2부 구글, 페이스북 그리고 정보의 휘발성 (부제: 검색시장에서의 도서관 그리고 소규모 친목모임)


1. 네이버 naver.com : 그들의 영향력은 크다. 


실제로 한국의 IT 세계에서 네이터의 영향력은 엄청 큰 것 같다. 개인적으로 네이버가 성장하던 그 순간을 기억하고 있는데 바로 "지식인 검색"의 등장이였다. 그 이전만 해도 네이버보다는 다음(한메일)이나, 야후, 라이코스 등을 더 많이 이용했던 것 같은데, 네이버 지식인 검색의 등장으로 IT 업계의 판이 아예 다르게 짜져 버렸다. 이른바 러다임 쉬프트가 일어난 셈이다. 너도나도 네이버에 질문을 올리기 시작했고, 너도나도 답을 달기 시작했다. 어처구니 없는 초딩 수준의 답들도 있었지만, 성실하게 답변하는 사람도 많았다. 


내 기억 저편에서는 "네이버 지식인"하면 한가인의 광고가 가장 기억에 남는데, 역시나 찾아보니깐 있었다. 광고는 한가인뿐만 아니라 이윤지도 등장했었고, 광고에 나오는 당시 신인이었던 남자가 있는데 이 사람은 잘 모르겠다. ^^ 이 광고 이전만해도 네이버는 그다지 큰 영향력을 끼치는 온라인 사이트가 아니었는데, 승부수를 제대로 던졌다. 네이버 초록색 검색창은 이 시점 이후로 완전히 한국 IT를 점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현재도 진행형이다. 


 (한가인의 2002년 네이버 지식인 광고 시절)


찾아보면서 알게된 사실인데, 네이버의 지식인 검색은 2002년도 10월에 런칭했고, 1년도 채 되지 않아서 100만건의 DB가 생성되었다고 한다. 그러니깐, 한창 월드컵에 모든 사람들이 열중하고 있을 때 누군가는 열심히 서비스 개발한다고 고생했었다는 사실 !!!  여하튼, 벌써 10년이 되었고, 네이버는 이후로 지식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검색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네이버 지식인 서비스의 성장사)


네이버에 노출이 되면 실시간 유입은 장난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네이버 블로그를 하고, 네이버 카페를 하는 것에는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다이렉트 유입"[각주:1]이 가장 큰 이유이다. 한 때 커뮤니티를 점령했던 다음 카페도 이제 그 아성을 네이버 카페에게 넘겨준 듯 하고, 모든 IT 서비스들이 네이버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부동산 시장 조차도 네이버를 기준으로 돌아갔다. 그러다 보니, 생겨나는 문제점도 많은 듯 하다. MBA이면서 IT 분야에서 활약하고 계신 조성문 선생님(?) 블로그 글을 보면 그 상황을 알 수 있다. 현재는 여러가지가 변경되고 반영되어 있지만, 본 글에서는 그 부분에 대한 논의는 생략하도록 하겠다. 


결과적으로 티스토리는 다음에서 서비스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네이버에서 들어오는 유입량이 상당하다. 네이버에서도 이제 슬슬 구글과 같이 모든 것을 공개하고 자사 서비스가 아니더라도 정보를 제공하는 오픈형 사이트를 추구하고자 하는 것 같은데, 조금 더 지켜볼 노릇이다. 여하튼, 블로그 내에서 검색유입은 네이버 혹은 네이버 모바일이 부동의 1위인 것은 사실이다. 


2. 다음 Daum.net : 그렇지만 다음도 만만치 않다.


다음은 티스토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따지고 보면 티스토리와 다음은 별개의 서비스이지만, 결과적으로 서로 아주 잘 연동되어 있다. 다음 측에서는 티스토리를 다음 서비스의 후계자(?)같은 맥락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 다음에서 딱히 내세울만한 주력 서비스가 없는 것도 사실이지만, 반대로 딱히 부족한 것도 없다. 어딜보나 현재 국내 IT 서비스 업계에서 2위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다음이다. 아고라라든지, 다음 카페 등등 많은 서비스가 있는데, 블로그로 유입되는 양이 생각보다 많았다. (과거형인 이유는 이글 뒤에 등장한다...)


(개인적으로 심심할 때, 소설보다 더 재미있는 "인생살이"를 구경하는 용도로 이용하고 있는 아고라)


중학교 때였는지 초등학교 6학년 때였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내 기억 속 한편에 저장된 한메일과 관련한 추억이 있다. 학교에서 이메일 주소를 만들어 오라는 것이 숙제였었는데, 그 때 만든 아이디가 내 인생 최초로 만든 아이디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아이디는 이상하면서도 어처구니가 없는 ID라서, 더이상 이용하고 있지 않지만, 아이디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 이틀 이상을 고민했던 것 같다. 어린 마음에 내가 나에게 부여하는 "새로운 이름=ID"같은 개념이 들어가서 그랬던 것 같은데, 결론적으로 지금 돌이켜보면 정말 이상한 아이디가 만들어진 셈이었다. 그래도소중히 여기고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각주:2]. ^^ 


당시 한메일은 광풍이였다. 너도 나도 한메일을 만들기 시작했고, 모뎀을 연결해서 친구에게 이메일오기를 기다렸었다. 당시에는 스팸이라는 개념도 나에겐 없었고, 메일 용량도 아주 작았다. 물론 영어로 온 스팸을 열심히 읽기도 했다. 결국 이메일 서비스는 다음 카페, 커뮤니티로 이어졌고, 네이버가 지식인 서비스 제공하기 전까지는 다음은 검색 시장의 선두로 자리 잡았다. 우연히 다음 이재웅 사장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IT 사람치고는 생각했던 것보다 진지하게 말을 하는 편이여서 인상이 깊었었다. 아주 재미있게 들었다고 이야기하긴 힘들지만, 당시에 시류를 분석하는 눈(동아일보 기사)은 탁월했던 것 같다. 


(다음 이재웅 사장. 벤처 스타 열전 다음커뮤니케이션편)


블로그 세계에서 "티스토리"는 독립군 같은 느낌이 있는 것 같다. 물론 이글루스가 더 독립군스럽기는 하지만, 네이버에 대항하는 느낌으로는 티스토리가 이글루스보다 현재 더 발군인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우리 팀블로그가 티스토리에 진영(?)을 차린 것은 나름의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는데, 편집인으로서 아직까지도 잘 한 선택이었는지 확신이 서지는 않는다. '만약 네이버에서 블로그를 시작하고 운영하였으면, 현재 더 많은 방문객과 파워를 가졌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다만, 티스토리가 주는 독립성은 티스토리 내부의 정보 공유와 네이버가 아니라는 이미지(네이버 블로그가 꼭 부정적이지는 않지만, 너무나도 많아서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이미지를 주는 경향이 있는 듯)를 구축하는데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다. 워드프레스라는 블로그툴에 대해서도 현재 공부 중인데, 이 역시도 쉽게 이전을 결정할 수 없는 듯하다.



(다음 많이 본 글떠 있는 우리 팀블로그 글 다음에서 "전공의"를 키워드 검색하면 우리 글이 제일 위에 뜬다.)


다음에서 블로그 유입은 네이버의 15%도 채 안되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 블로그 글로서 "많이 본 글"로 노출되는 글이 생각보다 많고(이 건 추후에 정리할 예정) 티스토리에서 꼬인 실타래처럼 연관글 추천이 많은 것 같다. 


2014.3.25에 네임서버를 변경하면서 유입이 반이상으로 줄었지만(이 것 역시 추후 포스팅 예정), 무언가 티스토리와 다음 프로세스에 착오가 생긴 느낌이 들긴 하지만, 그 이전에는 상당히 많은 수의 유입이 있었다. 현재도 검색을 통한 유입은 있는데, 연관 검색어 형태로 들어오는 것이 전무한 것으로 보았을 때, 시스템적으로 착오가 생긴 상황인 것 같다. 일단 조금 더 추이를 살펴볼 생각이다. 


(신문 가판대. 버스 정류소 앞에는 어김없이 신문이 자리잡곤 했다. 네이버 그리고 다음도 검색시장의 "정보 가판대"가 아닐까)


전체적으로 우리나라를 장악하고 있는 포털 검색 시장인 네이버와 다음의 서비스는 버스 앞에 있는 신문 가판대 같은 느낌이 든다. "정보 가판대"라고 하는 것이 더 맞을지 모르겠다. 요새는 대부분이 인터넷 뉴스로 새로운 소식을 접하지만, 예전에는 신문이 그런 역할을 했었다. 그리고 신문을 정기적으로 구독하는 사람도 있지만, 1면에 있는 새로운 소식을 보면서 신문을 구입하는 사람도 생각보다 많았다. [각주:3] 그 결과, 특종, 새로운 소식, 놀랄만한 소식이  신문 1면에 배치되는 것처럼, 오늘과 같은 포털사이트의 대문을 만들지 않았을까? 새로운 소식, 신규 소식.. 물론 이는 구글과는 정확히 반대이긴 하지만. 


신문 시장에서는, 소위 말하는 "특종"으로 신문 1면을 장식하면 판매부수가 증가된다. 판매부수의 증가[각주:4]는 필연적으로 광고 단가의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신문사 측면에서 광고 수입의 증가를 의미한다. 많은 기자들이 이슈화될 가능성이 있는 자극적인 소재 혹은 낚시에 집착하는 것은 이런 배경이 깔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제대로된 기사도 많다. 어찌되었든, 사람들이 특종을 기억하고, 관심을 주니깐 기자들만의 잘못이라고 볼 수도 없고, 꼭 잘못된 것만은 아니다. 


(예전에는 이렇게 신문을 팔고 다니던 소년도 있었지...)

우리나라 포털 검색 서비스도 신문과 비슷한 매체적 성질을 계승한 느낌이 많이 든다. 특히, 미국, 유럽으로 대표되는 서구 사회에 비교해 보았을 때,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과 같은 동아시아 쪽이 더 그런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정보 가판대" 




    


특종이 항상 1면을 장식하고, 재미있고, 관심가는 소식으로 사람을 끊임 없이 모으는 신문 가판대 같은 포털 사이트.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지만, 그 것이 문화이고, 그 문화에서 파생되는 것을 선택하는 건 어디까지나 독자의 판단이기에,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독자는 포털을 선택한 셈이다. 


미국 검색 시장에서 구글이 1등이라곤 하지만, 야후를 선호하는 사람도 많다. 또한 텀블러나, 페이스북을 선호하는 사람도 많다. 따라서, 어떤 것이 정답이다고 할 수 없겠다. 하지만, 부인할 수 없는 사실 중 하나는, 한국에서 "네이버" "다음" 영향력을 빼고는 IT 산업을 논할 수가 없을 것이다. 


  1. 다이렉트 유입이라고 정의한 것은 아무래도 네이버에서 자사 서비스를 우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초반에는 티스토리나 다음을 아예 막아 두었는데, 이제는 그렇게 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네이버 자사 서비스를 우대하는 경향성이 여러 블로거들의 간접적 경험으로 보고되고 있다. [본문으로]
  2. 간략히 설명하면 내가 만든 이름 더하기 출석번호(?)였다. 왜 출석번호를 넣었는지는 지금 시점에서는 이해할수가 없다. ^^ [본문으로]
  3. 그런 것을 가장 잘 반영하는 신문이 바로 스포츠 신문이 아닐까? 연예인 열애 소식, 스포츠 스타 사건 등등. 디스패치의 성장사도 따지고 보면 특종의 연속인 것이 사실이다. [본문으로]
  4. 요새는 많이 근절되었다곤 하지만, 돈을 받지 않고 신문을 그냥 주는 "무가지"와 신문을 구독하면 신문 구독료 이상으로 선물을 주는 것도, 구독 부수와 광고 단가가 직-간접적으로 영향이 있기 때문이다. [본문으로]


요새 한동안 포닥 관련 일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글 포스팅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었다. 개인적인 일기를 쓰기에도 시간이 벅찼기 때문이다. ^^  


그런데 오늘 갑작스러운 유입이 있었다.


우리 블로그는 사실상 정보 관련 블로그이고, 그 분야가 의과학에 한정되었기 때문에, 하루에 1000명정도 오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데, 10월달에 들어서 두번이나 1000명을 넘었다. 뿌듯하기는 한데, 그 내막을 살짝 열어보면 두가지 경우가 다르다. 10월 10일에 있었던 유입수 1547명은 정말 순수하게 의과학, 응급실 등과 관련된 글로 유입된 것이고, (대충 일평균 800명 정도 수준이 되니깐, 700명 정도가 페이스북 링크를 타고 들어 온 듯 하다) 10월 14일에 있었던 2041명은 조금은 다르게 유입된 것이다. 


바로 좀비 프로젝트 (http://mdphd.kr/133때문인데...



어제 개콘에서 똑같은 이름의 방송이 있었던 것 같다. 당연히 한국에 없으니 이런 걸 알리가 있나? ^^ 개콘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다양한 프로그램이 시도되는 것은 아주 흥미진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 스트리밍이 미국 방송 제한에 걸려,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 여러가지 기사를 보니깐 이 프로그램의 컨셉은 재미있는 것 같다. 이 방송 프로그램 "좀비 프로젝트" 검색하는 사람들이 얻어 걸려서 우리 글을 클릭한 것 같다. 




사실, 이 프로그램 전만 해도, 좀비 관련해서 포스팅에서 네이버나 다음에서 블로그 수위를 다투었는데, 이제는 빠이빠이 해야할 듯 하다. ^^ 좀비 프로젝트란 개그 프로그램이 훨씬 인지도가 높아지,고 자꾸 재미있어 질수록 많은 사람이 그에 대해서 이야기할 것 같고, 우리 같은 정보글은 개콘 좀비 프로젝트를 다루지 않기에 관련도가 떨어지면서 자연스레 블로그 후위에 위치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일반인들에게는 좀비 의학 정보글보다 프로그램을 찾는 사람이 훨씬 많을터이니 당연한 일이긴 하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항상 느끼는 것이긴 하지만, "의과학"이라는 부분과 "대중성"이라는 부분을 동시에 만족시키기가 참 어렵다는 생각을 한다. 의과학으로 치우치면 치우칠수록, 정보성은 아주 높아지지만, 소수만 보게 되니깐 대중성이 사라지고, 대중을 생각해서 조금 쉽게 글을 쓰거나 다양하게 글을 쓰면, 정보성은 사라지지만 대중성이 높아지게 된다. 과연 어떤 독자를 위해서 글을 쓸 것인가, 그리고 어느 정도 선에서 정보를 공유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블로그 처음부터, 우리에게 던져진 "화두" 였었다.


일단은, 정보성이 조금 더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을 듯 하다는 생각을 하지만, 이런 유입이 있을 때마다, 가끔은 대중성을 가진 글을 쓰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그 대중의 정의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과학, 특히 의과학을 좋아할만한 사람들 정도가 될 듯하다. 두마리 토끼를 잡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열심히 고군분투해보자. ^^



안녕하세요. ^^ 모두들 추석을 잘 보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추석을 가족과 함께 보내다가 흥미있는 글을 읽었는데, 알고 보니 제가 아는 친구놈이더군요. 깐돌이 아빠가 제 친구입니다. ^^ 이 친구와 통화를 하고, 제수씨(?) 글을 게시해도 된다는 허락을 받고 글을 퍼옵니다. ^^ 원문여기에 있구요. 퍼온 것이 문제가 된다면 삭제 혹은 링크만 걸도록 하겠습니다. ^^  


종종, 이 친구랑 통화를 하는데 할 때마다, "살인 사건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듣곤 했는데, 어김없이 이번에도 살인 사건이 일어났더군요. 경찰이 힘들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경찰의 가족이 더 힘들 수도 있다는 생각을 새삼하게 된 글입니다. 블로그에 놀러 오신 다른 분들도 이렇게 숨겨진 곳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경찰이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글을 올립니다. 


대한민국 경찰이 있기에 안심이 됩니다. ^^ 화이팅입니다.


- 강력팀장 아내의 추석 -


"여보, 이번 추석엔 집에 들어 올 수 있어?"

"응 걱정마. 이번엔 꼭 들어올게! 약속할게"


남편은 큰소리를 쳤지만 이번에도 약속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저희 남편은 천안서북경찰서에서 강력팀장으로 근무하는 경찰관입니다.


지난 설에도, 작년 추석에도 남편은 집에 들어오지 못했습니다.

이번 추석만큼은 태어난지 얼마안된 우리 아기와 함께 고향에서 즐거운 명절을 보내자고 남편은 거듭 약속을 했습니다.


그렇게 기대에 부풀어 있던 연휴 첫째날인 9. 18 저녁, 남편은 급한 전화를 받고 나갔고 잠시 후 제게 메시지가 왔습니다.


'시체가 나왔어...'


그것은 제게 남편이 추석연휴 내내 집에 들어오지 못한다는 말과 같았습니다.

머릿 속이 하얘지면서 어쩔 수 없음을 알면서도 화가 치밀어 올라 남편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남편은 20대 여자가 칼에 여러 번 찔린 채 사망했다는 말만을 제게 전할 뿐, 다른 말은 하지 못하고 쩔쩔매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또 집에 못들어오냐고 쏘아붙이려는 순간 수화기 넘어로 들려오는 울음소리... 그것은 사망한 피해자 가족들의 절규였습니다.


순간 저는 옆에 있는 백일된 아들의 얼굴을 쳐다보았습니다. 남편에게 밥 잘챙겨먹으라는 말만 남긴 채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렇게 올해도 남편 없이 보내는 명절 연휴가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얼마 후 남편에게 범인을 잡으러 인천으로 간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알았다고 짧게 대답만 하고 이내 전화를 끊었지만 그 순간부터 저는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약속을 못 지켜 미안해할 남편을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애기 사진과 함께 "아빠 힘내세요"라고 메시지를 보내자 이내 진짜 힘난다며 답장이 왔습니다.




[천안서북경찰서 천성현 강력팀장과 그의 아내와의 대화 / 이하 이미지=해당 카카오톡 화면 캡처]


그제서야 제 마음속에 꽁꽁 묶어두었던 남편에 대한 원망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습니다.


명절이라 문을 연 식당도 없을텐데 밥은 먹었는지... 잠복은 힘들지 않은지 궁금하고 걱정이 되었지만 정작 가장 큰 걱정은 혹여나 남편이 다치지는 않을까 하는 것이였습니다.


하지만 그 말을 입 밖으로 꺼낼수가 없었습니다. 그저 마음속으로 조용히 기도하고 응원할 뿐 제가 해줄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새벽까지 이어진 잠복은 쉽게 성과가 나타나지 않았고 점점 제 마음은 타들어 갔습니다. 그러던 중 오늘(9. 20) 새벽 2시경 남편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여보 잡았어!"

남편은 흥분된 목소리였습니다.


그때까지 걱정으로 밤을 지새면서 가슴 졸이던 저는 남편의 전화를 받고 울음이 터져나왔습니다.

"고마워..고마워.."


고생했다, 잘했다고 말해야 하는데 저의 입에서 나온 첫마디는 고맙다는 말이었습니다. 다치지 않고 무사히 범인을 검거한 남편이 너무 자랑스럽고 한없이 고마웠습니다.




[천안서북경찰서 강력팀장과 그의 아내와의 대화]


나중에야 우리 남편 말고도 형사과장님, 함께 발로 뛴 다른 형사들 누구하나 명절을 제대로 못보냈구나 하는 것을 깨닫고 제가 너무 속좁았던 것은 아닌지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그런 마음을 가진 사람은 비단 저 뿐만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함께 근무하시는 과장님, 강력형사팀원들 모두의 아내 혹은 가족들 또한 저처럼 명절을 함께 보내지 못해 화도 났을 것이고 혹시나 다치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에 졸였을 것입니다.


다른 대한민국 모든 경찰관들의 가족들 또한 그럴테지요. 제 남편은 저에게 100점짜리 남편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강력팀장으로서 사건현장에서 남편은 어느 누구보다 멋진 최고의 대한민국 경찰관입니다.

여러분, 지금 이 시간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명절 보내고 계신가요??


잠깐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면 명절 연휴에도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많은 경찰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누군가의 아버지, 남편, 아들... 바로 우리의 가족입니다.


이렇게 멋진 대한민국 경찰을 위해 박수를 보내주세요. 경찰은 국민을 위해 더욱 힘껏 뛸테니까요

본 블로그는 사실상 필진들의 익명성이 유지되지 않는다. 


처음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의과학 정보 공유"라는 가치를 내걸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정보의 신뢰성" 라고 판단하였다. 때문에, 필진들을 밝히는 것이 그 신뢰성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결론지었고, 필진들을 공개하였다. 최소한 연구를 어느 정도 경험한 사람이 자신의 주관적인 판단 아래, 최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본 블로그 정보의 신뢰도를 높인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다행히도 그런 부분에서 많은 글들이 충분히 신뢰성을 가지게 되었고 많은 방문객들이 그에 근거해서 다양한 질문을 하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자신의 신분이 노출되기 때문에, 다룰 수 없는 주제들도 생기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예를 들면 학제에 대한 논쟁적인 글이라든지, 의료 윤리와 관련된 글이라든지, 자신의 주관적 생각을 강하게 노출시키는 글 등이 그런 범주에 들어갈 것이다. 문제는 그런 글을 쓰면 바로 누가 그 글을 썼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좁은 한국 연구 바닥에서는 굳이 그런 리스크를 안으면서, 원천적으로 그런 글을 쓸 이유가 없게 되었다. 


따지고 보면 그런 글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방향성을 시스템 상으로 원천적으로 봉쇄되는 현재 상황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다양한 의견을 취합한다는 소통의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느껴졌다.


또한, 고정적인 필진으로 참여하는 것은 부담되지만, 익명성을 유지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싶은 사람들도 주변에 많이 있었다. (나와 가깝게 지내는 사람들 중에서도 몇몇이 있고, 가깝지 않지만, 메일을 통해서 이런 주제에 대해서 글을 쓰고 싶다는 사람도 있었다. 진짜 이 부분은 정말 놀란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시스템 자체가 없다. 


무언가 커뮤니티 같은 개념으로 가게 된다면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겠지만, 그렇게 가면 정보의 신뢰도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블로그의 틀을 유지하면서, 정보를 제공하면 신뢰성 면에서 큰 장점을 가진다. 


위와 같은 이유로, 익명성을 가진 글을 추가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었다. 그리고 익명을 유지할 수 있는 가상의 필진을 하나 만들었다. 이름하여 Anonymous_MDPhD.kr 이라는 ID이다. 일종의 다중 인격체 ID인 셈이다. 대부분의 필진들이 이 의견에 공감을 하였고, 다수 필진의 적극적인 의견 개진으로, 익명성을 살리면서 글을 쓸 수 있는 ID를 만들게 되었다.


일차적으로 이 ID는 이 블로그의 편집인이 "관리" (글을 포스팅하고, 편집하고, 글을 다듬고 그림 작업을 하는 일 등) 하지만, 참여하는 든 필진들에게 본 ID와 PW를 공개한다. 따라서, 필진들이 자신의 신분을 노출시키지 않고, 댓글이나 글을 올릴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는 것이다. 실제로 그렇게 다양한 사람이 댓글을 작성하고 있다. 아울러 익명성을 유지하면서 외부 필진으로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들 혹은 다른 커뮤니티에서 동의를 받아서 가지고 오는 글들 역시 이 아이디로 게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가지 한계점을 가지게 되는데, 


첫째로, 초반에는 데이터가 적어서 내부 필진이 글을 작성한다면, 누가 쓴 글인지 대략적으로 유추할 수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 둘째로, 문체라든지, 글을 쓰는 스타일에 따라서 외부 필진이 쓴 글을 내부 필진이 쓴 글처럼 오해받거나, 내부 필진이 쓴 글이 외부 필진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결국, 익명성이 확보되지 않거나, 오해를 살 소지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 부분에 대한 나름의 해결책으로 편집인이나 다른 특정인이 "신분이 노출될 만한 글"을 하나의 통일된 문체나, 양식으로 글을 변경해서 쓰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 아니면, 아주 많은 글들을 노출시켜서 masking하는 방안도 있다. 현재 다양한 해결 방안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 위 두가지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다양한 시행착오를 거치겠지만, 결과적으로 소재의 풍부함, 의견의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그리고 동시에 익명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겠다. 


이런 익명성이 잘 유지되고 있는 팀블로그를 찾아보면 여러가지 경영 전반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mbablogger.net 이 있다. 이 블로그에 가보면 누가 쓴 글인지 도대체 알 수 가 없다. 얼핏 유추는 가능하지만 굳이 유추할 이유도 못 느끼겠고, ID나 필진 소개 자체도 익명이기 때문에, 그 community member가 아니라면 누가 누군지 유추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반대로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자신이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글을 쓰는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강력한 vision이나 motivation이 있어야 블로그가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글의 자유도를 높일 수 있지만 Authority라는 당근을 가지기 힘들다는 이야기이다. 뭐.. 모든 일에는 장단점이 있으니깐..


항상 도전은 시행착오를 수반하지만, 실패한다고 해도 그 도중에 배우는 것이 많다. 


다양한 시도를 해 보자. 그리고 feedback 그리고 이어지는 update. 마지막으로 upgrade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