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들/일상의 생각들

직업의식과 사명감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4. 24. 11:26

 세월호가 침몰한지 8일이 되었다.

 저만 살겠다고 수많은 어린 생명들을 가둬두고 도망간 선장의 행태에 분노가 치밀고, 하나둘 수습되는 시신들의 슬픈 사연에 가슴이 막막해져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이번 비극의 핵심원인은 '직업의식과 사명감의 결핍'이라고 본다. 해상사고에서 승객들을 구해야할 선장으로서의 의무를 수행한다는 직업윤리의식을 이준석선장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대신, 살겠다는 본능이 훨씬 컸고 승객들의 생명보다 자신의 생명이 월등히 중요했던 사람인지라, 자기를 구해줄 헬리콥터만 관제시스템에 집요하게 요구하고는, 승객들은 가둬두고 부리나케 도망갔다. 사건 전후로 관료들과 정치인들이 보여주는 행태도 마찬가지다.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나라가 내면적으로 얼마나 후진국인지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어서 착잡하다. '한강의 기적'이라는 외적인 경제성장을 찬양해왔지만, 결과지상주의 속에서 국가의 내적 성숙은 동반되지 않았다.

  '직업의식과 사명감'의 중요성은 모든 직업에 적용된다. 의과학자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연구를 통하여 인류의 복지에 이바지하겠다는 대단한 사명감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국민들의 세금으로 내가 연구하고 있다는 책임감은 가져야 한다. 내가 돌보는 학생과 동료에 대한 교육자로서의 사명감 또한 지녀야 한다.

 도산안창호 선생은 우리나라가 힘있는 나라가 되기를 바라셨고, 그것은 국민 모두가 덕(德)을 갖춘 인격자가 됨으로써 이루어진다고 믿으셨다. 그것이 수십년이 걸릴지라도, 나 하나부터 인격자가 되자는 생각을 설파하셨다. 지금 도산은 구천에서 피눈물을 흘리고 계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