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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 하우스 by Chanbeom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등을 쓴 
괴테는 독일 작가로, 비교적 우리에게 친숙한 작가입니다. 그의 작품들의 이름은 잘 알려져 있긴 하지만, 생각보다 그의 작품을 진지하게 읽어본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 않은 딜레마를 가진 작가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는 상대적일 수 있겠지만,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사람들이 가진 그의 작품 인지도에 반해, 작품에 대한 이해도는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사람이 그의 책 제목은 알지만, 내용은 잘 모르는 것처럼)

일례로, (고) 최진실씨와 같은 유명인이 자살하는 경우, 일반인의 자살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현상을  "베르테르 효과"라고 하죠. 괴테의 작품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란 책이 대 히트를 친 해에 독일에서 자살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져서, "베르테르 효과"란 이름이 붙여진 사실은 많이 알려져 있죠. 하지만, "베르테르 효과"를 아는 사람은 많아도,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끝까지 다 읽어본 사람은 제 주변에는 그다지 많지 않더군요. 

특히나 "파우스트"의 경우에는 더 하죠. 중,고등학교 때 "파우스트=괴테= 인간 군상에 대한 심리적 묘사의 탁월성 = 희곡" 정도는 알지만, 파우스트를 접하거나, 읽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일 겁니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저 역시도, 파우스트를 사두고는 한동안 10페이지도 채 못 넘겼을 정도로 "거작의 풍모"를 가진 것은 사실입니다. 

Audrey II eats Audrey - Over 5800 views
Audrey II eats Audrey - Over 5800 views by drurydrama (Len Radin)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뭔가 모르게 읽을 엄두가 안나고, 왠지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고, 분석하면서 정독해야할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일까요? 사실 저에게 이런 작가가 한 명 더 있습니다. 도스토예프스키가 바로 그이죠. 그 사람의 책 역시도 뭔가 준비를 해야만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카리스마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여하튼 이런 사람들의 심리를 간파한 것일까요? 괴테는 살아 생전에 이런 말을 했었습니다. 

어떤 일을 할 수 있든, 어떤 일을 하고 싶든 우선 시작하라. 
과감하게 시작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능력이다.

- 괴테 -

참으로 와 닿는 말인 것 같습니다. "과감하게 시작하라" 실제로 저는 무언가 시작하기 전에, 많은 준비를 하거나 사전 조사를 많이 하는 편이긴 한데, 생각보다 그 "준비"에 시간이 많이 뺏겨서, 정작 본일의 시작이 늦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런데, 괴테의 말처럼, 과감히 시작하는 것이 생각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고 있습니다. 어떤 일을 하면서 부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빠른 부팅 이후에 일을 시작하면, 생각보다 일의 진행이 효율적으로 된다는 사실을 느끼고 있는 셈이죠. 그래서 요새는 일을 먼저 저지르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괴테가 파우스트를 완성시키는데 걸린 시간은 무려 60년 ! 집필을 위해서 여러가지 우여곡절을 겪은 작품이긴 하지만, 다행히도 괴테의 사망 1년 전에 완결이 되었죠. 과감하게 시작한 것은 사실이지만, 완성에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죠. 처음 괴테가 파우스트에 대한 구상을 한 것이 대학 시절이라고 하니, 한 평생을 파우스트와 보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라 생각됩니다. ( 60년동안 계속 글을 쓴 것이 아니라, 중간 중간에 쉬다가 쓰다가,쉬다가 쓰다가 했습니다 )

2009-02-15 München 102 Neue Pinakothek, Joseph Stieler - Johann Wolfgang von Goethe
2009-02-15 München 102 Neue Pinakothek, Joseph Stieler - Johann Wolfgang von Goethe by Allie_Caulfield 저작자 표시


많은 시간이 걸려서 완성된 만큼, 그의 작품 세계는 정말 멋지고,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인물에 대한 묘사가 탁월합니다. 특히 여러 인간 군상에 대한 통찰력은 지금 시대로 치환한다고 해도, 전혀 괴리감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보편성을 띠고 있습니다. 

단숨에 읽기에는 분량이 비교적 많기 때문에. 쉽게 권장할 수는 없겠지만, 짤막한 단편이나, 최소한의 인간 군상에 대해서는 알아 두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삼국지나 사기에도 많은 군상이 나오긴 하지만, 파우스트처럼 사회적인 현상에 녹아들어간 인간의 모습은, 어찌 보면 우리의 삶을 반영하는 것 같아, 더 애착이 가는 것이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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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5050 by donhyunkyukim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삼국지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관우 입니다. 


괴테는 많은 명언을 남겼지만, 개인적으로는 위의 "과감한 시작"이라는 명언을 가장 좋아 합니다. 언제나 일을 미루고 싶을 때 저 말을 되새기면서 "우선 시작"하려고 합니다만, 쉽지 않네요. 


지금 이 글을 보고 계신 분들, 괴테의 조언에 따라 미뤄 놓았던 일을 하나 시작하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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