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트에서는 의대 과정에 대해서 살펴 보았습니다. (의대의 일반적인 과정에 대한 설명 ^^)


이번에는 의대를 졸업하고 난 이후의 진로에 대해서 설명할까 합니다. 


일반적으로 의대를 졸업하면, 대다수(99% 이상으로 예상됩니다.)는 환자와 연관이 있는 임상의로서 진로를 선택하게 됩니다. 병원에서 환자를 대면하는 "의사"가 된다는 것이죠. 일부는 저희처럼 기초의학이나 연구를 하기도 하지만, 정말 극소수입니다.


임상의 길에는 크게 일반의 과정과 전문의 과정이 있고, 다수가 전문의 과정을 선택합니다. 오늘은 전문의가 되는 과정에 대해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전문의 과정은 수련을 하기 전 과정인 인턴과정과 과에 소속되어서 실질적인 수련을 받는 전공의 과정으로 나뉩니다. 일반적으로 병원에서 가장 경험이 적고, 갓 졸업한 의사가 맡는 역할이 인턴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때는 소속된 과(혹은 의국)가 없고, 다양한 과에서 의사가 하는 일을 배우고(라고 쓰고 "부려 먹힌다"라고 읽습니다.) 자신이 잘 맞는 과가 어느 곳인지 탐색을 하게 됩니다. 


모든 직업이 그러하지만, 특히나 의사 사회는 경험이 쌓일 수록 할 수 있는 역량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레지던트가 할 수 있는 일을 인턴이 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경우, 레지던트도 할 수 있고, 인턴도 할 수 있는 일은 대부분 인턴의 일이 되기 마련입니다. 일주일 100시간 이상 일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합니다. (모든 과들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1년차들이 주 100시간 이상 일을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거의 집에 오질 못합니다. 혹시 이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여기를 클릭해 보세요. - 전공의 100시간 근무 -


The Stethoscope
The Stethoscope by Alex E. Proimos 저작자 표시비영리


결국 인턴이 하는 일은, 의사가 해야만 하지만, 모든 의사들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게 됩니다. 기본적인 환자 처치부터 시작해서, 환자 치료에 필요한 준비 등을 하고, 중요한 채혈 등을 하게 됩니다. 물론, 병원마다 하는 일은 다르기 때문에 일반화시키는 것은 쉽지 않지만, 인턴이 병원 내에서 의사 중에서 가장 낮은 계급(?)인 것만큼은 변하지 않는 사실입니다. 


그렇게 인턴을 1년 정도 보내게 되면, 전공의를 지원할 자격이 주어집니다. 일 년동안의 인턴이 일한 평판과 의학적 지식(시험) 등을 총체적으로 고려해서, 전공의를 뽑게 되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과에서 정리(arrange)를 해주는 경우도 있고, 경쟁을 하는 과들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 더 올바른 선택이냐는 개인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그에 대한 논의는 추후에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여하튼 전공의를 지원한 후에, 과에서 그 인턴을 받기도 결정한다면, 그 인턴은 픽스턴(그 과에 소속되어서 인턴 일을 수행하는 인턴)이 되고, 떨어지면 떨턴이 됩니다. 떨턴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를 참고하세요.  픽스턴은 통상적으로 3개월 정도 수행합니다만, 병원마다 픽스턴을 인정하느냐, 아니면 그냥 스케쥴대로 돌리느냐 하는 정책이 다르기도 합니다만, 일의 숙련도를 위해서 대체로 다른 일을 하면서도 합격한 과의 일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픽스턴을 거친 이후에는 전공의 1년차가 되는데, 대부분 이 때가 제일 힘들다고 기억합니다. 의국에 소속되어서, 의국에 있는 대부분의 일들을 도맡아 하면서도, 환자를 책임지는 주치의를 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렇습니다. 계속 일이 밀려오고, 일에 대한 숙련도가 고년차보다 떨어지기 때문에, 일이 쌓여만 가게 되죠. 과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수술이 있는 과들(외과, 성형외과, 신경외과, 정형외과 등)과 생명을 다루고 중환이 많은 과들(내과, 소아과, 신경과 등)의 로딩이 심합니다. 물론 병원에 따라서 일의 로딩에 대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 것 역시 일반화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전공의 역시 본과 생활과 마찬가지로 4년이고, 1년차와 2년차, 3년차, 4년차 별로 계급(?)이 다릅니다. 통상적으로 1년차는 과의 발통, 2년차는 발통의 연결대, 3년차는 발통의 베드, 4년차는 베드 위에 있는 환자 로 비유됩니다.


실질적으로 일을 하는 발통인 1년차를 2년차가 보조해주고, 3년차는 4년차와 함께 교수님의 일과 환자 일을 적당히 배분하게 됩니다. 과마다, 그리고 병원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3년차와 4년차가 의국을 주도하기 때문에, 그 년차가 어떤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서 의국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환자에 따라서 처치가 달라지는 것처럼, 고년차의 마인드가 의국의 운영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4년차가 마냥 편한 것은 아니고, 의국의 대소사를 관리하고, 교수님과의 관계 등을 조율해야하기 때문에, 결코 편하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다만, 다년의 경험이 있기에 비교적 수월하게 일을 처리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게 전공의 과정 4년 마치게 되면, 전문의 시험칠 자격이 주어지고, 합격을 하게 되면 비로소 전문의가 됩니다. 과에 따라서 분과 전문의가 있는 과도 있지만, 통상적으로 전문의로 통칭하고, 한 과에 전문적인 자격을 가진 사람으로 국가가 인정해 주는 것입니다. 물론 환자를 보는 스킬이나 경험의 정도는 개인별로 다 다르기 때문에, 일관적인 기준을 적용할 수는 없지만, 전문의라 함은 충분한 실력을 가지고 환자를 볼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의사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의대를 졸업한 이후에 전문의가 되는 과정을 정리하면,


인턴 - 병원의 실질적 발통, 통상 1년, 의사가 할 수 있는 일들 대부분을 함, 가장 계급이 낮음.

전공의 1년차 - 의국의 실질적 발통, 의국 내에 있는 잡다한 일 처리, 환자 주치의

전공의 2년차 - 의국의 버퍼, 1년의 경험을 무시할 수 없음, 1년차를 교육시킴, 난이도 높은 환자 주치의.

전공의 3년차 - 고년차로서 1,2년차를 아우르고, 의국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함. 교육 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의국을 주도함

전공의 4년차 - 말년차로서 의국 전체를 아우름. 보드 시험의 압박이 있음. 교수님과 의국원 사이의 버퍼. 대부분의 일은 득도한 경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국방의 의무를 회피하고 싶어합니다. 아마 이 글을 검색으로 접하신 분들은 그런 이유인 사람도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제가 의사이긴 하지만, 병무청 일에 비교적 밝은 편이라, 그런 부분에 대해서 물어보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번에 자진 사퇴하신 김용준 총리 후보나, 이회창 후보 병풍 등을 생각해 보면, 국방의 의무를 회피하는 것은 안 좋은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미리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 길을 선택하시는 분은 거의 없겠지만.... 혹시나 해서, 그 위험성에 대해서 알려드리기 위해 글을 씁니다. 


(이번에 두 아들의 병역 문제로 자진 사퇴하신 총리 후보 김용준 인수 위원장)


이 글은 절대 국방의 의무를 회피하는 것을 돕는 글이 아니며, 그런 의도 역시 없습니다. 만약 그런 의도로 글을 썼다고 느끼시는 분이 있거나, 문제가 된다면 바로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도망, 도피의 길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자신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여기서는 혹시나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첫번째로, 외국 도망, 도피입니다. 미국이나 외국에 가서 36살 되기 전(예전에는 31살이였는데 어떤 한 사람이 국가에 소송 걸고 11번 도망 다니고 해서, 36살로 연장되었습니다.신문에 많이 나왔죠 ㅎㅎ) 입국하지 않으면 이론적으로는 면제가 됩니다. 


허나, 여권이 재발급 안된다는 것. 대한민국 국민으로 혜택과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것, 그리고 혹 발각되면 일단 군대를 현역병으로 다시 해야하고, 비자가 발급이 되지 않는다는 것(여권이 없으니) 등 무수히 많은 페널티가 있습니다. 실제로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이런 사람들 의외로 많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일반적으로 "불법 체류 신분" 때문에, 제대로 된 일을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운 좋게 영주권을 발급 받는다면 미국이나 외국에 "머무를 수"는 있습니다.(캐나다 영주권을 가진 타블로나 그 외의 외국인 영주권을 가진 연예인들을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근데, 문제는 이 때 - 영주권 받을 당시에- 여권 만료가 6개월 이상 남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군대 갈 즈음 혹은 그 후에 외국으로 가는 사람은 여권 만료 기간이 짧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거의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하나의 예는 외국 시민권자랑 결혼하는 것이지요. 의대생 때 혹은 졸업후 현역병 대상자일 때에 한합니다. 일단 인턴을 하거나, 공보의를 하면 영주권을 받아도 계속 복무해야 합니다. (의무 사관 후보생 서류 때문에) 또한 스티븐 유 덕택(?)으로 영주권 받고난 후에, 만약 한국에 머물러서 하루라도 초과해서(180일/1년) 의사로서 생활한다면 (36살 이전에), 지체없이 병역 의무가 부과됩니다. 


(전국민적 지탄과 입국금지까지 받은 "잘 나갔던" 가수 스티븐 유. 한국명 유승준.... 개인적으로 노래를 참 좋아라 합니다만...)


그러니 결과적으로 시민권자랑 결혼 후에, 의대를 졸업하고, 바로 외국으로 가서 영주권을 받아야 합니다. 시민권이 아니기 때문에, 2년이라는 시간을 그 나라에서 부인과 같이 보내야 시민권을 받습니다. 영주권이 있는 한, 한국에 들어 오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현도 아르헨티나 국적 사건과 박주영 모나코 박 사건 이후로 (스포츠, 예술인들 병역 관련 궁금하신 분은 클릭 ), 일부 에콰도르나 남미 등 영주권을 받기 쉬운 나라에서 영주권을 취득해서 회피하는 길도 있기는 합니다만, 이 역시, 한국에 머무르는 날짜 등을 철저히 조사하고, 취득 과정에서의 불법 여부도 엄밀히 따집니다. 실제로, 이 부분과 관련하여, 브로커가 개입된 대규모 병역 비리 사건도 얼마 전에 터졌습니다. 


(듀스. 이현도 형님.. 아르헨티나 영주권자이시죠. 국적은 한국입니다. 

가족 모두가 이민을 갔기 때문에, 분명히 병무청과 본인 입장에서는 합법적 면제인 것은 사실입니다만, 

대중의 지탄을 받아서 미니 홈피를 접었죠.)


하지만, 36살 이후에는 그 과정이 합법적이기만 했다면 한국에서의 생활이 면제자와는 동일합니다. 그렇지만, 그 과정이 합법적이지 않다면, 병무청에서 지속적으로 공소 시효가 연장시키기 때문에, 거의 평생까지 따라 다닙니다. 일종의 족쇄인 셈이죠. 


아울러, 원정 출산으로 인해서는 18세 이후에 한국에 살았던 기록이 있는 사람에 한해 36살 까지 국적 포기가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역시 국가는 학습의 동물입니다.


즉, 극단적으로 현역병 입영대상 신분으로 미국 시민권자랑 결혼하면,(인턴, 레지던트는 의무 사관 후보생이라 아예 안됩니다.) 영주권을 발급받고 미국 체류가 가능합니다. 허나, 그 사이 한국에 들어와 1년 중 6개월 1일(180일/1년)이 초과하거나 한국에 영주할 목적이 있다고 판명(직업 등- 아르바이트도 포함)되면 지체없이 끌려갑니다. 축구선수 박주영 모로코 영주권 사건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병역 의무 이행 전 재출국 불가입니다. 한마디로 미국에 영영 살 목적으로 가게 되었을 때에 한해 병역 의무를 연장해 주는 것이지요.

(아메리칸 드림의 일차 관문인 그린 카드)

 

위장 결혼으로 영주권 받는 사례가 미국내 유학생들에게 많은 것 같던데, 정말 위험한 것입니다. 실제로 위장 결혼으로 발목 잡혀서 브로커에게 돈 뜯기고, 이혼 후에도 협박 당하고, 고소해도 결국은 추방되고....결국 3년 군대 안 가려다가, 평생을 지옥과 같은 곳에서 보내신 분도 있습니다. 그러니 위장 결혼은 생각도 하지 마세요.


 그리고 영주권 목적으로 미국 시민권자랑 결혼한다면,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즉 서로 다른 문화, 생각 등등 많은 것을 고려해 "이사람이다" 결정하셔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혼이라는 것에 대한 리스크 역시 무지 크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2년 내 이혼하면 영주권 박탈이구요(조건부 영주권) 2년 지난 시점에서는 괜찮습니다.
 
근데 이걸 악용하기도 합니다. 극단적으로 제가 캠프 워커 실습할 때 미국 여자랑 결혼한 사람을 아는데, 정말 힘들어 하더군요. 물론 상대가 미군 여자 라는 점도 있겠지만, 영악하게 변해서 집요하게 괴롭힌답니다.

물론 잘 된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제 결론은 영주권 보다는 "사랑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랑이 있다면 뭐든 헤쳐나갈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항상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점을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한국 여권과 미국 여권입니다. 전 한국인이기에 한국 여권이 훨씬 더 좋은 것 같습니다. ^^)


도피를 선택해서 미국에 가고, 결국 이런 길을 생각하는 사람이 미국에 뜻밖으로 많아 적은 글이니,(진짜 많습니다. 일단 유학 한번 가면 다시 들어오기 싫어하더군요), 혹 미국 시민권자랑 결혼하신 분에게 피해가 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절대 모든 분들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고 일부 예외적으로 위장 결혼을 생각하시는 분께 충고드리는 말입니다. ^-^
 
근데 외국에 가서 보면 유학생들 중 위장으로 서류 받은 사람들은 그 행위를 하기 전보다, 하고 난 후에, 미친듯이 마음 조리며 삽니다. 돈도 뜯기고, 위장에 위장이 계속되고, 숨기기 위해서 더 큰 불법을 저지르고...잘못하면 영주권 취소에, 추방이니깐 정말 마음 조리면서 살더군요.
 

특히나 요새는 전산 처리가 거의 완벽에 가까워져서 법망을 피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 합니다.  

 
위에 글은 제가 USMLE를 준비했을 당시, 영주권이나 미국 시민권에 대해서 질문한 케이스가 있어서 적어둔 답인데, 혹 도움이 될까 수정 편집해서 포스팅합니다.
 
제가 아는 한도에서는, 대한민국 남자로 국방의 의무를 합법적으로 피하는 것은 쉽지 않고, 권장하고 싶지 않습니다. 불법적인 방법으로 피할 수는 있겠죠. 하지만, 평생을 마음 졸이면 살 것입니다.

애시당초 그런 도망이나 도피는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미래의 일은 모르는 일입니다. 앞으로의 세상은, 높은 자리, 공직, 사회적으로 지위가 있는 사람에게 훨씬 더 높은 도덕적 잣대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신이 평생을 걸쳐 세워놓은 공든 탑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사람 일은 모릅니다. 자신이 언제 공직생활을 할지도 모르고, 그게 문제가 되어서 자신이 진정 원하는 바를 절대로 못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회창 병풍을 일으킨 김대업씨. 

이회창씨는 과연 두 아들 병역 문제 때문에, 대통령이 못 될 것을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저는 이회창 후보가 사전에 대통령 후보에 오를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두 아들 병역에 관대했던 것이라 결론짓고 있습니다.)


 
요새 고위 공직자들을 보면, 정말 병역 만큼은 정당하게 나와야 겠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진짜 병이 있어서 면제를 받았다고 해도, 검증의 칼날은 쉬이 접히지 않습니다. 

그러니 감히, 도망이나 회피의 길은 가지 않기를 바라고, 면제의 길 역시 부당한 방법으로 받지 말기를 강력히 권장합니다.
 
대한민국 남성인 이상, 군대 문제로 고민하는 것은 어느 시대나, 어느 나이나 어느 과에 소속되었던지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현재 병역 의무를 바라보는 일반 시민의 관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것이 사실이고, 자신의 longterm career를 생각한다면, 오히려 복무하는 것이 더 장점이 더 많아 보일 정도로 병역기피자에 대한 혐오감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고, 진로를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의전원과 MD-phD ?


2002년 의학 입시 제도에 큰 변화가 있습니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바로 의과대학으로 들어가 의사가 되는 길과 더불어 일반대학을 졸업 해 학사학위 취득 후 의학공부를 할 수 있는 길이 새로이 생겨났습니다. 그 것이 바로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스스로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는 문제중심학습(problem-based learning)을 도입하고, 실습위주의 교육에 중점 두며,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을 받아들여 기초 의학의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로 도입 되었습니다.

이러한 의전원 시스템이 2003년을 시작으로 한국 대부분의 국공립 대학교와 일부 사립대에 도입 되었고, 의대/의전원 병행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곳도 있습니다. 의전원 전환 시 중요한 이유가 되었던 것이 기초의학의 활성화였고, 이를 위해 함께 도입된 것이 바로 복합학위과정 (MD-PhD과정) 입니다. 

MD-PhD란 Medical Doctor(MD)와 Doctor of Philosophy (PhD)를 합친 단어로서 한국어로 간략하게 줄이자면 의과학자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의전원이라는 제도는 한국에는 처음 도입되었지만 미국의 대다수의 학교가 채택하고 있는 시스템이고 MD-PhD 과정 또한 미국에서는 어렵사리 찾아보실 수 있을 것 입니다.

MD-PhD 가 되는 길은?

의전원과 MD-PhD 과정이 함께 도입 되어서 의전원에 들어와 MD-PhD course를 밟아야만 MD-PhD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도 있겠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이러한 학제가 없었던 의대 시절에도 MD-PhD를 배출 하였고, 의과 대학에선 많은 MD-PhD 교수님들을 만나 뵐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의대 의전원 그리고 MD-PhD 과정은 어떻게 다를까요? 이 세 과정은 우선 의사가 되는 과정부터 다릅니다. 의과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바로 의대로 진학하느냐 아니면 일반대학에 진학한 후 의학교육입문검사인 MEET(Medical Education Eligibility Test)를 친 후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하느냐의 차이입니다. 그리고 MD-PhD 과정은 의전원에 들어와서 의사가 되는 여정이 조금 다릅니다. 

그럼 각기 MD-PhD가 되는 과정은 어떻게 다를까요? 학교마다 개인의 역량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일반적인 학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학제 모형]


MD-PhD가 되기 위해선 우선 의사가 되기 위한 과정(의학 교육 기본 과정: 본과 4년 & 의사면허국가고시 합격)과 연구 과정인 Ph.D.과정(박사 과정)을 이수해야 합니다. 의사가 되기 까지 의과대학은  6년(2+4)이 걸리는 반면 의전원은  8년(4+4), 복합학위과정(MD-phD과정)은 11년 + alpha (4+2+3+2)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고, 복합학위과정을 이수한 분은 졸업과 동시에 MD-PhD 학위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 외 의전원 출신이나 의대를 졸업한 후 MD-phD가 되기 위해서는 따로 ph.D. 과정을 이수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의사 면허를 받은 다음 일반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밟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 후 비로소 MD-phD 라는 타이틀과 그에 부합하는 career를 쌓을 수 있는데 이 과정 또한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그 외에도 전공의 수료 후 기초연구를 하실 수도 있습니다. 남성 분들 경우엔 군복무 대신 전문연구요원으로 ph.D. 과정을 이수하실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엔 의전원을 졸업하거나 의대를 졸업하여 전공의 과정 중 석사를 마치셔야 합니다. 남성의 경우  문제 관련해서는 다양한 포스팅이 있으니 참고하시면   같습니다 (링크)

MD-PhD의 대표적인 예로 안철수 선생님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기업가로 교수로 그리고 현재는 정치인으로서 저희가 흔히 생각하는 의과학자와는 전혀 다른 길을 가고 계시지만 서울대 의과대학 졸업하신 후(M.D.) 선택한 첫 번째 진로가 일반대학원에 진학해 생리학을 전공(Ph.D.)하는 의과학자였습니다. 물론 현재는 의과학자라고 보기 힘들지만, MD-PhD이긴 합니다.

현재 MD-phD 상황?

의전원 체제가 도입 된 지 10년, 5개 대학(강원대, 가천의대, 제주대, 건국대, 동국대)이 의전원으로 남고, 다른 대학들은 기존 체제인 의과대학으로 복귀하기로 결정 하였습니다. 의전원과 함께 시작된 MD-phD제도 와 그 학생들에 대한 지원 또한 5개 대학에 한하여 유지되고 나머지는 중단 되었습니다. 

따라서 MD-phD의 학위를 받기 위해서는

1) 의전원 잔류로 결정된 5개 대학의 의전원에 입학한 후, 복합학위과정을 신청 하는 것

2) 의대/의전원 졸업 후 일반 대학원 과정을 선택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 학/석박 통합과정(의예과-본과-대학원을 같이 이수)이 몇명 학교에서 논의 중에 있으며, 아직 확정된 바는 없습니다.

학위 과정 중 재정적인 면을 언급 하자면 제도를 시작할 무렵, 정부에서는 MD-PhD 학생들에게 금전적 지원 (등록금 + 연구지원금)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연구 과정(PhD) 동안 지도 교수님에 따라 연구 과제에 참여하여 인건비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지원은 의전원을 유지를 결정한 5개 대학의 기존 MD-PhD과정 학생과 새로 들어오는 신입생에게는 동일하게 적용될 것입니다. (이 사항은 학교마다 다르고 랩-교수님마다 다르기 때문에 꼭 확인하셔야 합니다.)

그 외 졸업 후 일반대학원 과정을 선택하신 분들은 정부 지원 (등록금 + 연구지원금)대상에서는 제외되지만 지도 교수님의 과제에 참여하여 인건비 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 또한, 지도 교수님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이라 예상됩니다.)

Remedy
Remedy by R. Motti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2008년 1월, 대전에서 처음 시작한 MD-PhD Workshop이 MD-PhD 학생들을 대상으로  주기적으로 열리고 있습니다. Workshop 은 참여 학교가 매년 돌아가며 열고 있어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한 컨텐츠로 개최되고 있습니다. 

초기 Workshop은 제도의 설명과 더불어 먼저 MD-PhD 길을 걸으셨던 교수님들과 선배님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MD-PhD 과정의 학생들을 만나는 의미가 컸습니다. 한 해 한 해 지나 PhD 과정이 시작된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연구에 관련한 poster 발표 가 추가되었고, 우수 연구 학생을 선발하여 을 수여하는 등 학술적인 면도 추가되고 있습니다. (참여 학생의 대다수는 본교의 기초 교실에서 연구를 하고 있고, 외국에서 PhD course를 이수하는 분도 계십니다.) 

세월이 지나면 이 Workshop이 어떻게 변화할지는 미지수 이나, 현재는 전국 MD-PhD과정 을 밟고 있는 학생들과 의과대학 교수님 들이 참여해 서로를 알고 정보를 교환하는 친교 및 교류의 장이 되고 있습니다. 

P.S. 참고로 현재 본 팀블로그를 구성하는 필진들은 기초의학을 전공해서 대학원 과정을 진행하는 사람들과 의전원으로 MD-PhD과정을 진행하는 사람들이 고루 분포되어 있습니다. 교류는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

어제 날짜로 대부분의 병원이 전공의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시험친 것이 일요일임을 감안한다면, 3일 내로 발표가 난 아주 빠른 결정이였겠지요. 떨턴도 확정되었다는 이야기겠지요.


개인적인 일로 인해서 보호자로 병원(정확히는 응급실 병실)에 있었는데, 이리저리 인턴 쌤들이 많이 지나가더군요. 어떤 사람은 얼굴 표정이 밝고, 어떤 사람은 어둡더군요.



알고 보니 어제 발표가 났다고 하더군요. 합격한 사람은 축하드립니다. 이 번 포스팅은 떨어진 사람- 떨턴에 대한 글입니다. 


어제 인턴을 하고 있는 나이 차 좀 나는 후배가, 저에게 와서 떨어 졌다고 하더군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조언해 주면서, 이걸 겪고 있는 사람이 많겠구나 하면서 이 포스팅을 생각하게 되었고, 글을 씁니다. 


불합격..


사실 의대에 들어오기 까지의 과정을 살펴 보면, 대부분은 학업에서 성공한 성적을 받은 사람일 껍니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대부분 의대에 합격해서 들어 오게 되죠. 의전원의 경우도 대학 합격 후 미트 시험을 잘 본 경우에 합격하게 되겠죠. 그 후에 정말 빡시게 본과 생활을 하게 되고, 전공의 떨어지기 전까지의 대부분 인생에서 큰 실패를 겪은 경우는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재수를 한 사람도, 유급을 한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그대로 올라왔을 것이라 가정한다면 전공의 낙방은 어찌 보면 처음 맞게 되는 negative result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어찌 보면 자신이 떨어질 것이라 생각 안 했을 수도 있겠죠. 설마. 했었을 수도 있고, 어느 정도 예상된 박치기였을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불합격이라는 사실을 바뀌기 힘들 듯 합니다.


제가 여러 포스팅에서 써 놓았지만, 남자의 경우, 중위 군의관도 할만합니다. 자기 하기 나름이고, 멋지게 여유를 즐기기도 하고, 오기 전과 인생이 바뀌는 경우도 많습니다.  오히려 3년이라는 시간을 의미있게 보내고, 더 멋진 결정을 해서 돌아오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골프 실력이 늘거나, 특정 취미활동에 고수가 되기도 합니다. 


sometimes i golf..
sometimes i golf.. by striatic 저작자 표시


3년 동안 자신을 되돌아 보기도 하고, 부족한 공부도 하고, 세상에 대해서 알아가면서 현실적으로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심각히 고민도 합니다. 


제 주변에서 군대를 갔다와서 오히려 더 좋은 과(로 여겨지는, 과에는 우위가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일반적인 선호도에 의한)로 컴백하는 경우를 상당히 많이 보았습니다. 아무래도 전공의 시험에 올인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동기들보다 3년이라는 시간이 뒤쳐져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그 3년은 인생이라는 큰 그림에서는 결코 긴 시간이 아닙니다. 그리고 자신이 컨트롤할 수 있는 영역을 벗어난 시점(떨턴)에서, 아쉬워 한다고 해서 바뀔 것은 없습니다. 그러니 인턴 마무리 잘 하시길 바랍니다. 인턴 성적도 나중 지원을 위해서는 상당히 중요하니깐, 유종의 미를 거두시길 바랍니다.



(의사들의 알바 천국 - 메디게이트 medigate.net)


여자분이나 군대 갔다 오신 분들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떨어지면 어찌해야할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우울해지기도 하고, 일이 싫어지기도 할 것입니다. 남들은 픽스턴 도는데, 내가 뭐하니 싶기도 할 껍니다. 


그런데, 막상 인턴 마치고 나와 보면 할 일들이 많습니다. 전공의를 하지 않았다는 것 뿐이지 세상은 선생님을 아주 필요로 합니다. 당장 메디게이트나, 아는 선배를 통하면 파트타임으로 일을 할 수도 있습니다. 


1년이란 시간 동안 해외 여행으로 휴식을 취할 수도 있고, 못해 보았던 취미 생활을 할 수도 있습니다. 데이트도 즐길 수 있고, 왕창 돈을 벌려고 이리저리 뛰어다닐 수도 있습니다. 부족한 공부로 전공의 시험을 대비할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인생에서 어찌보면 처음으로 주도권을 잡는 시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1년 동안 자신을 되돌아보고, 자기 주변을 바라보고, 다른 사람의 삶을 지키보면서 자신이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을 수도 있습니다. 그 결과 인생의 측면에서 훨씬 더 좋은 과를 선택하거나, 자신의 선택에 더 확신을 가지고 다음해에 도전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지나고 나면 다 추억이고, 다 경험입니다. 그리고 그 경험은 쓰다고 할지라도, 쓴 만큼 자신의 인생에 더 큰 즐거움과 혜안을 선사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아무쪼록 새옹지마라는 말, 전화위복이라는 말. 결코 없는 사실을 지어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시고, 슬기롭게 인생을 즐기시길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MDPhD.kr의 편집인 OJ입니다. 이 글은 공지글로서 전체적인 블로그의 방향과 블로그 소개를 위해서 작성된 글입니다. 


본 블로그 open은 2007년 12월 14일에 오픈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의대생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블로그가 전무하였습니다. 그런 이유로 다른 학과에 비해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의대 과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블로그를 개설하였습니다.  시작 당시에는 많은 글을 쓰고, 글에 대한 방향과 전략을 많이 구상하였고, 글을 썼으나, 개인적인 사정에 의해서 블로그를 방치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우연히 블로그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계기라고 할 만한 사건은 없었지만, 의과학자에 대한 정보가 거의 전무하다는 사실에 다시금 블로그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현재 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 체제에서 기초의학으로 진로를 정하는 비율을 전체 의대생의 0.5%도 안됩니다. 임상의사가 되어서 연구를 진행하는 사람 역시 소수입니다. 이런 현실에서 의과학이라는 분야에 대한 정보 제공자의 수는 극단적으로 적습니다. 그 결과, 저 역시 그러하였지만, 의과학자 과정을 시작하면서, 당면할 수 있는 문제는, 과정을 겪은 선배의 직접적인 조언보다는 개인적인 정보취득과 시행착오를 통해서 해결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았습니다. 


당연히 기초 의학 과정을 거치면서 선배에게 조언을 받았더라면, 안 겪어도 되는 시행착오를 겪을 수 밖에 없었고, BRIC이라는 생명과학자 커뮤니티를 통해서 조언을 받기도 하지만, 그 역시 제한적인 정보에 국한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MDPhD라는 의사 집단에서도 소수이면서, 생명과학자 집단에서도 소수일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가 있었던 것입니다. 


아울러, MDPhD 과정을 수행하고 있는 사람들끼리의 커뮤니티 역시 학교별로 인맥을 통해서 개별적인 접촉은 이루어 졌지만, 전체 집단이라고 할 수 있는 커뮤니티는 거의 없었습니다. 저 역시 직간접적으로 알게된 친구들은 있었지만, 주기적이거나, 목적을 가진 네트워크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의과학자나 MDPhD 과정에 대한 정보 수요자는 증가되었습니다. 숫적으로도 의전원 체제에서 MDPhD 과정을 진학하는 학생도 증가되었고, 국가적으로도 의료 서비스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으면서, 기초 혹은 임상 의과학자를 양성하고자 하는 제도도 적극 권장되었습니다. 그 결과 수련을 마치고 다시 연구를 진행하는 의과학자의 수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과학자 커뮤니티나, 의과학자 과정에서 필요한 정보 제공은 극히 제한적이고, 있다 하더라도 구전될 뿐이지, 공유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서로간에 어떤 연구를 하고 있는지 조차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융합 연구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연구 방향 설정 등을 위한 채널 역시 존재하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간단한 조언으로 해결될 수 있는 시행착오 역시 다시 겪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2012년 11월, 공감대를 가지고 있는 9명의 필진이 의견을 공유하고 토론하면서, 하나의 해결책으로 제시된 것이 팀블로그 운영이였습니다. 팀블로그 운영을 통해서 각자가 몸담고 있는 연구 분야에 대해 소개를 하고, 의과학자 공통이 겪을 수 있는 경험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기회를 마련하면 좋겠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2012년 12월 10일, 개인 블로그에서 팀블로그로 운영 형태를 변경하고 팀블로그의 형태로 글을 포스팅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저희가 원하고자 하는 모든 목적을 이룰 수는 없겠지만, 의과학자들의 연구를 위해 소통할 수 있는 정보를 얻어갈 수 있는 창구로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입니다. 

더불어, 하나의 작은 바람이 있다면, 필진끼리의 정보 공유 및 네트워크 뿐만 아니라, 의과학 연구를 하는 모든 사람들이 같이 공감할 수 있는 네트워크의 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아울러 의과학에 관심 있으신 많은 분들의 참여가 있다면 훨씬 더 풍성한 교류의 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면, 필진 참가는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MDPhD.kr

의학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은 기초의학과 임상의학에 대해서 들어본 바가 있을 겁니다. 실제로 기초의학임상의학은 의학의 근간을 이루는 두개의 축이죠. 


기초의학은 말그대로 기초입니다. 사람의 질병을 다루기 위해서 이용되는 직접적 치료 방법이 아닌 원리나 기전에 대해서 공부하는 분야입니다. 분자 수준에서 세포의 현상을 해석하는 생화학이라든지, 인체 감염의 근거가 되는 다양한 병원체에 대해서 연구하는 미생물학이나, 인체 방어 기전에 대해서 연구하는 면역학, 그리고 의대생하면 떠오르는 인체 해부학까지 다양한 학문이 기초의학이라는 테두리 안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1975년 노벨의학상을 수상한 Dr.Renato Dulbecco)


그에 반해 임상의학은 인체를 직접적으로 다루른 치료방법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어떤 환자가 왔을 때, 이 환자가 어떤 질환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 질환에 대해서 어떤 치료를 수행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분히 응용적인 부분이 많지만, 수술이라든지, 약물 치료, 응급 치료등 다양한 학문과 술기들이 임상의학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최초 얼굴 이식 수술을 집도하는 장면)


실제로 1950년도까지만 해도 기초의학과 임상의학은 분명한 선을 그으면서 발전되어 왔습니다. 물론 역사적으로 내과학이 생리-병리학에 기본을 두고 발달하면서 약리학에서 나온 약을 이용하는 임상 의학이라는 부분은 사실이지만, 외과학이나 다양한 임상의학은 인체를 근거로 한다는 점에서 분명히 기초의학과는 달랐습니다. 


특히 수술이라는 측면을 보면 더 잘 알 수 있는데요, 수술은 기초의학과는 조금 동떨어진 형태로 특수한 발전을 이루게 됩니다. 실제로 수술이라는 것은 다분히 병변을 제거한다거나, 치환한다는 물리적인 과정이기 때문에, 그 근거되는 의학의 발전이 상대적으로 기초의학과 궤를 같이하는 내과와는 본질적으로 달랐습니다. 따라서 외과학은 그 특수성으로 인해서 자생적인 임상의학으로서 발전을 많이하게 되었지요. 


그렇지만, 왓슨과 크릭의 DNA구조 분석(1962년 노벨 생리의학상)과 아버와 스미스의 DNA제한효소 발견(1978년 노벨 생리의학상) 생거의 염기서열 결정방법론 개발(1980년 노벨 화학상) 등의 과정을 거친 분자의학의 발전이 임상의학과 접목되는 것은 시간 문제였었죠. 


의학의 발전은 대체로 아래와 같은 발전 경로를 가집니다.


환자의 질병에 대한 임상적 발견 --> 의학적 모델 개발 혹은 실험적 모델 개발 --> 기전 연구 --> 기전을 통한 치료법 개발 (실험실 수준) --> 치료법 임상 적용 및 확대


이 과정에서 임상적 발견과 기전 연구는 임상과 기초의 선이 그어진 체로는 쉽게 발전될 수 없었던 것이지요. 그런 선을 없애는 연구 인력들이 미국을 필두로 많이 배출되게 됩니다.


특히 1940-50년대 의학을 연구한 학자들이 세계대전과 여러 전쟁의 참가 대신 공익 연구를 진행하면서 의학과 연구가 복합적인 발전을 이루게 됩니다. 실제로 당시 미국내 많은 수의 MD-PhD들이 1980년대 이후 노벨상을 많이 수상하고, 의학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사실 한가지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임상과 기초 간의 끊임없는 공동 작업이 필요합니다. 특히 임상과 기초는 연구 시작부터 다른 시점을 가진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공동 연구를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 때 등장한 개념이 바로 Translational Research(중개 연구)입니다. 일부는 Translational Research를 병진연구라고도 하던데, 도대체 어디서 나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전체적인 틀을 본다면 기초와 임상 중간에서 서로를 보완해주고 중개 역할을 한다는 중개 연구가 더 바람직한 용어라 생각합니다. 



실제 중개 연구(Translational Research)는 기초 연구로 대변되는 Bench Research와 임상 연구를 진행하는 Bed Research를 연결하는 의미가 강합니다. 특히 미국, 유럽 등 약품 개발에서 임상허가를 위해 엄격한 기준을 요구하면서 중개연구는 더 강화되었습니다. 중개 연구는 태생적으로 기전에 근거한 약물치료. 그리고 그 기전 역시 과학적인 근거를 가진 의학이라는 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Target therapy에 아주 적합한 연구 방법이였습니다.


연구를 진행하거나, 논문을 읽어보면, 의과학 분야는 크게 세가지 그룹으로 나누어 지더군요. 


1. 정말 기초에 근거한 그룹 : 예를 들면 세포 수용체의 화학적 역할을 분석한다거나, DNA가 어떤 방법을 통해 복제되는가 하는 모든 생물에 적용될 수 있는 사실에 대해서 논하고 있는 연구 그룹. 


- 이 연구 그룹은 그 발견에 대해서는 생물 공통, 전반에 적용되기 때문에 원천 기술 혹은 발견일 가능성이 크고, 그 파괴력 역시 굉장합니다. 그렇지만, 발견 당시에는 인체 치료에 그 과정이 어떻게 이용될지에 대해 가늠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siRNA나 miRNA를 들 수 있겠죠. 발견 당시에는 Central Dogma를 거스르는 과정이라는 것으로 각광을 받았지만, 현재는 유전자 knockdown을 통한 치료법에 조금 더 관심을 두고 있죠. 


2. 정말 임상에 근거한 그룹 : 예를 들면 질병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하는 그룹이나, 약물의 임상적 효과에 대해서 대규모 임상 스터디를 진행한 그룹 등


- 이 연구 그룹 역시, 그 발견이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대단히 큽니다. 그리고 보고되는 순간부터 즉시 효과를 가진다는 측면에서 적용 가능성도 아주 크지요. 그 연구가 임상의사가 환자를 치료하는 방법론을 바꾸게 하고, 결과적으로 환자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점은 아주 칭찬 받을만 합니다. 다만, 원천 기술이라기 보다는 응용 기술에 가깝다는 점이 아쉬운 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3. 임상 가능성을 가진 연구를 진행하는 그룹. 예를 들면, 기전 연구나 치료 물질 효능 개발 등 "하나의 치료물질이 어떤 기전을 통해서 환자 치료에 도움될 수 있을 것이다" 라는 것을 보고하는 연구 그룹.


- 이 연구 그룹이 사실상 의과학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고 생각하며, 중개의학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세부적으로 따지고 들면 이 부분을 중개의학 그룹으로 보기 힘든 경향도 있지만, Bench to Bed라는 명제에는 근접한 그룹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완벽한 기전을 제시하고 치료법을 제시한 그룹은 그 것을 토대로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자 하는 경향이 큽니다.  


사실 어떤 연구이든, 그 연구가 나쁘다, 좋다 라고 획일적으로 말할 수는 없습니다. 어떤 연구든 인류 사회에 위반되지 않는 보편적인 윤리성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한다면 그 의미는 분명히 있으니깐요.


다만, 임상 적용을 통해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도와줄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진 일이겠습니까? 


기초 연구를 통해 과학적 현상을 발견하는 것도 아주 멋진 일입니다. 그리고 환자를 치료하는 새로운 방법론을 개발하는 것도 아주 멋진 일입니다. 다만, 그 두가지가 계속 평행선만 그린다면 안타까운 일일 수도 있겠지요. 


예를 들면, 어떤 의과학자가 각막에 아주 큰 관심이 있는데, 그 사람은 각막 세포의 생리작용에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예요. 그에 반해 어떤 안과 의사는 각막 질환을 가진 환자 치료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면, 환자가 새로운 치료법을 접할 가능성은 아주 없겠죠. 그 둘을 연계시킬 연구를 진행시킨다면, 각막 세포의 생리작용에 근거한 새로운 치료 기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연구가 바로 중개 연구인 것입니다. 물론 이 상황에서 중개 연구를 하는 사람이 따로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의과학자나, 안과 의사가 중개 연구 마인드를 갖추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시너지를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많은 의과학자들이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 노력 중에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학계에서 중개 연구에 대한 확실한 틀이나 개념 설명이 명확한 것은 아닙니다. 현재, 저는 중개 연구를 "기전을 가진 기초 연구를 임상에 적용하기 위해 수행하는 연구"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5. 이제 대단원의 막인 전문 연구 요원.


 전문 연구 요원이라 함은 석사, 박사 과정을 마친 이에게 군복무 대신 연구를 하는 것을 전제로 병역 의무를 부과하는 것입니다. 말 그대로 연구 요원으로 3년(이라고 적혀 있지만 실제 수행기간은 짧게는 4년, 길게는 6년에서 7년입니다)을 보내면 군 복무가 끝난 것입니다. 의대 안 간 주변 친구들이 더 잘 알껍니다.특히 공대 애들 빠삭합니다. ^-^ 


최근에는 국가적으로도 그러하고, 개인적으로도 의사이면서 연구자 혹은 Full-time연구자의 길을 걷는 의과학자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증가되는 추세입니다. 


저 역시 전문 연구 요원으로 군복무를 진행하고 있으며, 제 커리어를 생각했을 때 아주 만족할 만한 선택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연구직으로 평생을 보낼 사람에게는 완벽한 제도입니다.(물론 아쉬운 부분도 많습니다)

 

대략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의대를 마치고 난 시점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전공의 과정 중 파트타임 석사나, 풀타임 석사나 동일 합니다), 박사과정을 진학하면 대략 박사수료하는데 4년(통합과정 3년, 박사만 한다면 수료 학교마다 다르지만 통상적으로 2년)이 소요됩니다. 이 때는 박사 과정 수료로서 진정한 의미의 박사(MD. PhD)가 아닙니다. 이 때부터 전문 연구 요원 복무가 카운트 다운 시작[각주:1]됩니다.

 

그럼 군문제는 어떻게 해결되느냐. 1년차 석사를 하면 시험을 봅니다. 영어와 국사를 보는데 이걸 보고 합격하면(2012년 현재는 제도가 변경되어서 성적 제출로 변경되었습니다.) 석사, 박사 과정을 들으면 박사 과정 2년차에 수료됨과 동시에 3년의 연구 요원 기간(훈련소 기간 4주 포함)이 시작되는 것이지요.

즉, 석사를 들어간 시점에서 7년이 지나면 박사과정과 군복무가 완료되는 것입니다. 법 개정으로 전문의를 마친자에게도 그런 기회가 오기는 합니다만, 어디까지나, full time 연구자에 한합니다.그러니깐 임상 의사로 fellow 하시면서 박사과정 받으려는 사람에게는 아예 기회가 없습니다. 

그리고 전문 연구 요원 기간 역시 full time으로 연구를 해야하는 것이지요. 이는 의사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굉장한 속박인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임상 의사가 되려면요. 허나 연구를 하고자 마음 먹었다면 분명 공보의보다 비교 우위에 있는 과정인 것은 맞습니다. 

대략 7년 과정이 끝나면 , 제대로된 연구실에 연구 했다면, 박사로 인정 받는 것이지요. 하지만, USMLE를 통한 미국행을 생각한다면 시간 낭비가 될 가능성도 없지는 않습니다. 공보의 마치고 바로 미국 가려는 사람보다 4년이란 시간이 늦어지니깐요.

 

의전원 학생의 MD-PhD track도 똑같은 맥락입니다.사실상 군복무를 하고 의전원에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아닌 경우라면 생각할 수 있는 길이 "MD-PhD이다"고 마구마구 홍보합니다만, 사실상 연구를 하지 않고, 단순히 군복무 해결과 MD를 같이하고자 이 트랙으로 오면, 정말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실제로 전문 연구 요원 제도 자체가 박사 수료를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복합 학위 과정 내에 수료 과정이 없고, 더군다나 석사를 마친 사람에 한해서 자격을 주어지기 때문에 법률적으로 상당히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기초 2-연구 3- 실습 2 하는 과정에 한해서, 졸업을 하고 연구 3년을 진행하는 사람은 큰 해당은 없습니다만...)

이것과 관련하여 의과학자 지원자들 모임에서 많은 상담을 해 주었는데, 결론은 졸업을 먼저 하고 연구를 진행하는 전문 연구 요원을 복무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결론에 얻었습니다. 

대부분의 공대나 자연대 등과 형평성 측면에서 석사 졸업을 필요 조건으로 하는 전문연구요원의 길이, 의무석사 과정을 4년이나 보내는 의대 일부 학생에게 혜택을 주기에는 법적 절차가 간단하지 않고, 그것조차 의전원의 단계적 폐지로 가닥을 잡으면서 요원한 길이 되어 버렸습니다. 따라서 자신의 남자이면서 군대를 가지 않았고, 전문 연구 요원으로 MDPhD(혹은 DDS-PhD) 길을 가고자 한다면, 의전원을 먼저 졸업해서 의무석사를 받는 것이 유리합니다. 

경우에 따라서 바로 진학한 학생이거나, 한해 더 빨리 의전원을 진학한 학생은 전문 연구요원으로 복무가 가능합니다만, 이 것 역시 쉽지 않은 선택이지요.

그러니 군복무를 하고 들어온다면 이야기다 다르지만, 군복무 없이 이 길에 들어와서 군문제 해결하려면, 우선 MD-PHD과정 7년 이상, 그리고 전문 연구 요원 3년. 10년이 걸리는 셈이지요. 졸업과 군문제 해결까지. 

 

그러니 이 과정은 다분히 기초 의학이나 연구직 쪽으로 길을 가고,그 쪽으로 평생 커리어를 가고자 하는 사람에게 해당되는 길인 것이지요. 그러니 자신이 그 쪽으로 뜻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선택할 수 있는 길입니다. 물론 현재 임상을 마친 전문의 선생님들이 이 길로 많이 오곤 있습니다만, 대부분 의전원이 아닌 의대를 졸업한 사람이라는 점을 생각해야 합니다. 나이라는 측면에서 2년 이상을 확보한 셈이라는 것이지요. [각주:2]


1. 전문 연구 요원은 결국 졸업 후(의학사나 의무석사),

석사 2년+ 박사 수료 2년 후에 복무 기간 3년 = 총 7년
박사 수료 2년 후 복무 기간 3년 = 총 5년 
(의무석사-의전원인 경우 학적이 석사라 해당사항 없음, 일부 학교는 의전원임에도 불구하고 학사를 주는 편입의 형태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개인별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혹은 석박사 통합과정 3년 수료 후 복무 기간 3년 = 총 6년


2. 전문의를 마친 경우 (전문의 중 part time 석사를 마쳐야 합니다)


박사 수료(1년 - 2년, 경우에 따라 단축과정을 운영하는 학교가 있습니다) 후 복무 3년 = 총 4-5년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3년에서 7년 정도의 시간을 투자해 군문제를 연구 과정과 동시에 해결하는 것입니다. 그 중간에, 해외 공동 연구로 1년6개월 동안 해외에 가는 것도 가능합니다. 실제로 저 또한 이런 과정을 통해서 해외 공동 연구로 미국에 갈 기회가 있었고, 막판 미국 PI측에서 서류 계약서까지 다 받고 연봉까지 확정받았지만, 학교 간의 행정적인 MOU문제로 인해 가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연구 주제나 일정등에 대해서도 full time 연구자이면서 소속이 확실하다면(병역 지정 업체) 자유롭게 연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단, 이 기간 동안 진료 행위는 엄격히 금지됩니다. 


다만 이 기간 동안, 신분이 군인인지라, 임용, 직장 변경, 졸업 후 진로 등에 대해서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에 대한 이야기는 현재 정리 중에 있습니다.


현재는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각 학교 기초의학을 선택하는 사람은 대부분 전문연구요원의 길을 걷고 있고, 임상을 마치고도 연구 쪽으로 커리어 전환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카이스트나 DGIST, GIST 등은 따로 이 분야에 대해서 TO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즉 시험을 칠 필요 혹은 성적 제출을 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지요. 다만 그 내부 규칙이나 인건비 등은 절대 전문의를 마쳤다고 해서 전문의로 보지 않고 오히려 대학원생으로 보는 경향이 강합니다. 복무 기간만 위에 설명한 바와 같고 그 외 상황은 랩마다 학교마다 다르니깐 꼭 잘 알아 보시고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자신이 연구에 뜻이 있고, 평생을 academic 포지션에서 Translational Research(중개 연구)을 하겠다는 사람에게는 군의관이나 여타 복무보다는 기간이 훨씬 길지만, 충분히 멋진 길인 것 만큼은 사실입니다. 

 

이 길을 제가 걸어 왔던 길이기 때문에, 언제든 궁금한 사항을 댓글로 주시면 답변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비밀글보다는 익명으로 달아 주시면 DB처럼 되어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될 수 있습니다. 제가 아는 한도에서는 성실히 답변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016.7.20 추가.


현재 중복 질문이 너무 많아서, 댓글 기능을 닫아둡니다. 관련 질문이 있으신 분들은, 


1) 여기 적혀진 질문-댓글을 참고해 주세요.

2) 그래도 해결되지 않으면, 자세하게 방명록이나, 

3) https://www.facebook.com/Mdphd.kr/ 에 글이나 메시지를을 남겨 주세요.



 

  1. 헷갈려 하시는 분이 계신데, 전문 연구 요원으로 편입은 박사 과정 진학과 동시에 진행되지만, 실제 복무 기간 카운트는 수료 이후부터 시작됩니다. 따라서 전문 연구 요원이라면 최대한 빠르게 수료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본문으로]
  2. 항상 이야기하지만, 병무청 시계는 나이를 기준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본문으로]

4.현역병 (카츄사 포함)


현역병을 고려하는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제 주변에는 현역을 간 케이스가 2-3명 정도 있습니다. 자의로 간 사람도 있고, 타의로 간 사람도 있습니다.

자의라고 하면, 공보의를 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3 PK를 마치고 현역으로 가서 국군군의학교에서 의무병 교육을 한 케이스이구요. 타의라고 하면, 나이가 차서 어쩔 수 없이 현역으로 가거나, 졸업은 했으나 국시에 계속 떨어져서 어쩔 수 없이 현역으로 간 케이스를 말합니다.

타의로 간 케이스는 대부분 자신이 원해서 가는 경우가 아니기 때문에, 논외로 하고, 자의로 현역을 선택하는 사람에 한해서 이야기 하도록 하겠습니다.


현역으로 가능 방안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말그대로 현역으로 가는 방안, 카츄사로 가는 방안, 그리고 공익근무요원으로 가는 방안 이렇게 세가지가 있습니다.


현역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짧다는 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군의관 3년2개월의 시간을 2년으로 대치하는 것이니깐요. 물론 만기 병장 제대라는 옵션도 있긴 합니다만... ^^ 복무를 1년 당기기 때문에 그 만큼의 시간을 버는 셈입니다.


현역으로 가는 경우는 단점이 더 크게 보이지만, 카츄사나 공익근무 요원으로 갈 수 있다면 군의관에 비해서 여러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물론 단점도 있지만, 앞서 공보의 포스트에서 현역의 장단점은 비교했지만, 카츄사에 대해 본격적으로 애기해 볼께요.


카츄사는 USMLE를 생각하는 사람의 경우, 큰 장점이 있고, 그 외의 경우에는 전적으로 본인 선택입니다.

WW2 Medic (1)
WW2 Medic (1) by Dunechaser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카츄사는 매년 9-10월 경에 한번 지원서를 받습니다. 그리고 11월에 추첨하고, 그 다음해 복무를 결정짓습니다. 경쟁률은 달마다 다른데 대부분 2월경(제일 높은 곳)의 경쟁률이 작년에는 7.5:1 정도로 기억됩니다. 즉 확률론적으로 15%정도 된다고 하겠네요. 토익 점수별로 뽑는데 점수가 높다고 유리하지도, 낮다고 불리하지도 않은 구조입니다.

즉 지원자 점수별로 분류후 그 점수자 별로 따로 선발하는 것이지요. 일례로 만점 받아 떨어진 사람이 카츄사 싸이트에 글을 올려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는데, 실제 이 글은 선발 과정을 정확히 이해했다면, 나올 수 없는 글이였지요. 그러니 정말 이건 운입니다. 참고로 제 친구들 중 카츄사 지원해서 된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 ㅜ.ㅜ 아이비 리그 다니는 놈도  그 운 앞에서 육군으로 끌려갔습니다. ㅡ.ㅡ 하지만 분명 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단 뽑히면 장점이 많습니다(현역병 보다). 그리고 떨어진다고 해서 꼭 현역병 가는 건 아닙니다. 평생동안 카츄사를 신청할 기회가 단 한번 있는데, 그 때 떨어지면, 그냥 공보의 가면 됩니다. 현역병 끌려가는 거 아니니, 염려 마시고 짧게 끝내시려면 한번 내 보세요. 되고 나서 고민해도 늦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일단 한번 내고나면 그 기회는 끝입니다. 다시 가고자 해도, 못 갑니다.

 

뽑히게 되면 4주 훈련받고 3주 정도 영어 공부 받고 시험쳐서 보직을 배정 받는데, 의대생은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100에 99는 다 의무병 medic으로 갑니다. 거기 가면 미국 의사들이 있고, 메딕이 있습니다.

저희 학교에서 2주동안 선택실습으로 미군부대 병원에 갈 일이 있었는데, 정말 편해 보이더군요. 물론 제가 모르는 힘든 점도 있겠죠. 하지만, 제가 겪은 훈련소나 현역 이야기와 비교해 보면, 환자도 가벼운 환자들이 많고, 환자 수도 무지 적고. 사실 다 예약제고.. 완전 미국 시스템입니다. 30분 마다 환자 1명이고 의사가 아닌 메딕으로 환자를 접하니, 책임도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미군부대 의사와 컨택할 기회도 많았는데, 정말 되기만 한다면 좋은 추천서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매주 주말에 외출이 가능하고 근무시간이 마치는 5시가 되면,외출이 자유롭고 외박까지도 가능한 기숙사 생활을 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미국 병원의 실습도 겸하는 셈이고요. 저는 이 것을 카츄사 지원 시기 후 알게되었는데, 만약 먼저 알았더라면 한번 신청은 해 봤을 거 같네요.

장점은 네이버 쳐보시면 무지 많이 나오니 거두절미 하고, 의대생으로서 단점을 이야기할까 싶습니다.

지원 시기의 문제입니다. 크게 의대를 졸업하고 가거나, 의대 중간에 가는 두가지 경우가 있습니다. 전자는 덜하나 후자는 친구들, 동기들과 차이가 생기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시 복무하고 학교 와서 공부를 해야하고, 혹 갔다와서 한국에 남으려는 생각으로 바뀐다면 ㅡ.ㅡ ;;; 조금 난감한 상황이 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USMLE로 매치를 생각한다면, 의대를 졸업하고 가면 2년동안의 카츄사 복무시, 인터뷰 매치가 조금 빡빡합니다. 우선 카츄사도 현역이기에 육군 소속의 휴가를 받는데, 이 시기가 길어도 2주밖에 되지 않습니다. 잘 "샤바샤바" 하면 더 길게 받는 것이 가능하다고 할 수 있겠으나, 세상 일은 모르는 일입니다.

 

공보의와 비교했을 때 생기는 단점은, 돈의 차이입니다. 그리 크지 않으나, 아들이 의사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매주 용돈을 타쓴다면 조금 이상하겠죠? ㅋㅋ 물론 크게 생각하면 아무 것도 아니지만, 


USMLE 준비 비용을 자신이 준비하기에는 조금 빡빡할 수 도 있습니다. 그리고 어디까지나 군인이라는 거, 그 안에서 겪게될 외국 군인과의 계급 문제, 인터뷰 매치과정이 빡빡하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장점,역시 생생하고 완벽한 영어 구사 능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 조그마한 병원에서 메딕으로 일하는 경험을 얻을 수 있다는 점. 편하다 등 많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의지만 된다면 , 카츄사 복무기간 내에서 USMLE 치는 것도 가능합니다.


지원 시기는 자신이 미국 갈 의지만 확고하다면 본 3마치고 바로 가는 것이 좋을 듯 싶습니다. 즉 본3 가을에 지원하는 것이 유리하더군요. 왜냐 하면 그렇게 되면 5년 룰 적용의 던트 매치(미국)에 자신은 최고의 가치를 인정받는 바로 졸업한 학생이 되는 것이니깐요.(물론 다 그런 건 아닙니다) ^-^ 물론 이는 자신이 그런 준비가 되어 있음을 보여주어야만 가능 한 일입니다.


물론 이 때 카츄사를 간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겠지요. 그리고 갔다 오면 자신은 2년 뒤쳐져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goal이 뭔지 생각한다면 그런 용기도 가능하겠지요. 제 사촌이 지금 예과 2학년인데, 그 녀석이 미국 간다고 한다면 카츄사 지원하라고 하겠습니다.

 

그렇지만 세상일은 모르는 것입니다. 과연 자신의 미래를 본3 때 결정하고 후회안 할 수 있느냐도. 고려 대상이 되어야 합니다. 사실 본 4때, 제 주변을 보니 이리 저리 왔다 갔다, 하는 아이들이 많았거든요. 미국 갈 사람도, 한국에서 남을 사람도. 많은 고민을 하는 시기가 본 4인데 본 4때 지원하면 졸업하고 가니, 최신 졸업생의 프리미엄은 없습니다. 졸업하고 가야하니깐요. 아무튼 이렇게 쓴 건 이 길도 분명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28세까지로 나이 제한이 있을 껍니다. ^-^

 

미국행이 확고하다면 카츄사를 추천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고민도 카추사에 선발 되어야 가능하다는 것. 그리고 일생에 딱 한번이라는 것. 떨어지면 자신이 꿈꿔 왔던 카츄사의 삶이 물거품이 된다는 것 (이는 공보의와의 비교 우위를 생각하다 아 장점이 많구나 하고 카츄사 지원해서 이렇게 저렇게 해야지 하다가 떨어지면 꽝.... 되어 공보의 3년이 왠지 길어 보인다는 것이 있겠네요) 운빨 있고 확고하다면 한 번 내 보세요. 일단 뽑히고 나서 취소는 가능합니다. 대략 경쟁률 확인해 보세요.


미국행이 아니라면 카츄사는 큰 장점이 없습니다.


그에 반해 요새 간간히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기간도 짧고 출퇴근이기도 하고, 의대생 프리미엄으로 간간히 과외도 하고(물론 영리 행위를 하면 안되는 것입니다만...) 그렇지만, 이 역시 자신이 공익에 해당하는 등급을 가졌을 때 비로소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그것을 제외하고는 의대생이 아니라, 말 그대로 공익 근무 요원일 뿐입니다. 공익의 장점은 시간 단축, 여유로운 생활, 동네에서 지내는 것 등이 있겠지만, 단점은 놈팽이가 될 수도 있고, 공익이 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 등이 있겠습니다.


현역병으로 가는 것은 정말 복무 단축 말고는 권장할 것이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자신의 1년이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철저한 고민 후 결정하시길 바랍니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현역으로, 혹은 공익, 카츄사로 가는 케이스가 조금씩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아서 글로 남겨 둡니다. 혹 그 생활에 대해서 궁금하면 댓글 남겨 주시면 제 친구놈에게 물어서 생생한 현역 정보를 남겨두도록 하겠습니다.


추가로 카투사 지원은 12월이 제일 할랑하다곤 합니다. 다만 지원 시기나 복무 시기는 개인스케쥴에 따라 다르겠죠 ^^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