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정도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대략적인 블로그 운영의 노하우가 쌓였다. 글의 발행이라든지 유입 검색률이라든지, 네이버, 다음, 구글, 페이스북의 역학 관계라든지.. 노하우라기보다는, 블로그를 운영하지 않았더라면 전혀 알 수 없었던 의과학자에게 IT 세계의 다양한 정보를 취득할 수 있었다는 것이 더 맞는 것 같다. IT 세계는 의과학을 주로 하는 나에게새로운 세상이었다.


최근 발생한 일련의 일들과 함께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알게된 것들과 검색 철학에 대한 생각을 2부에 걸쳐서 정리해보고자 한다.


1부 네이버, 다음 그리고 그들의 영향력 (부제: 검색시장에서의 정보 가판대)

2부 구글, 페이스북 그리고 정보의 휘발성 (부제: 검색시장에서의 도서관 그리고 소규모 친목모임)


1. 네이버 naver.com : 그들의 영향력은 크다. 


실제로 한국의 IT 세계에서 네이터의 영향력은 엄청 큰 것 같다. 개인적으로 네이버가 성장하던 그 순간을 기억하고 있는데 바로 "지식인 검색"의 등장이였다. 그 이전만 해도 네이버보다는 다음(한메일)이나, 야후, 라이코스 등을 더 많이 이용했던 것 같은데, 네이버 지식인 검색의 등장으로 IT 업계의 판이 아예 다르게 짜져 버렸다. 이른바 러다임 쉬프트가 일어난 셈이다. 너도나도 네이버에 질문을 올리기 시작했고, 너도나도 답을 달기 시작했다. 어처구니 없는 초딩 수준의 답들도 있었지만, 성실하게 답변하는 사람도 많았다. 


내 기억 저편에서는 "네이버 지식인"하면 한가인의 광고가 가장 기억에 남는데, 역시나 찾아보니깐 있었다. 광고는 한가인뿐만 아니라 이윤지도 등장했었고, 광고에 나오는 당시 신인이었던 남자가 있는데 이 사람은 잘 모르겠다. ^^ 이 광고 이전만해도 네이버는 그다지 큰 영향력을 끼치는 온라인 사이트가 아니었는데, 승부수를 제대로 던졌다. 네이버 초록색 검색창은 이 시점 이후로 완전히 한국 IT를 점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현재도 진행형이다. 


 (한가인의 2002년 네이버 지식인 광고 시절)


찾아보면서 알게된 사실인데, 네이버의 지식인 검색은 2002년도 10월에 런칭했고, 1년도 채 되지 않아서 100만건의 DB가 생성되었다고 한다. 그러니깐, 한창 월드컵에 모든 사람들이 열중하고 있을 때 누군가는 열심히 서비스 개발한다고 고생했었다는 사실 !!!  여하튼, 벌써 10년이 되었고, 네이버는 이후로 지식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검색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네이버 지식인 서비스의 성장사)


네이버에 노출이 되면 실시간 유입은 장난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네이버 블로그를 하고, 네이버 카페를 하는 것에는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다이렉트 유입"[각주:1]이 가장 큰 이유이다. 한 때 커뮤니티를 점령했던 다음 카페도 이제 그 아성을 네이버 카페에게 넘겨준 듯 하고, 모든 IT 서비스들이 네이버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부동산 시장 조차도 네이버를 기준으로 돌아갔다. 그러다 보니, 생겨나는 문제점도 많은 듯 하다. MBA이면서 IT 분야에서 활약하고 계신 조성문 선생님(?) 블로그 글을 보면 그 상황을 알 수 있다. 현재는 여러가지가 변경되고 반영되어 있지만, 본 글에서는 그 부분에 대한 논의는 생략하도록 하겠다. 


결과적으로 티스토리는 다음에서 서비스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네이버에서 들어오는 유입량이 상당하다. 네이버에서도 이제 슬슬 구글과 같이 모든 것을 공개하고 자사 서비스가 아니더라도 정보를 제공하는 오픈형 사이트를 추구하고자 하는 것 같은데, 조금 더 지켜볼 노릇이다. 여하튼, 블로그 내에서 검색유입은 네이버 혹은 네이버 모바일이 부동의 1위인 것은 사실이다. 


2. 다음 Daum.net : 그렇지만 다음도 만만치 않다.


다음은 티스토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따지고 보면 티스토리와 다음은 별개의 서비스이지만, 결과적으로 서로 아주 잘 연동되어 있다. 다음 측에서는 티스토리를 다음 서비스의 후계자(?)같은 맥락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 다음에서 딱히 내세울만한 주력 서비스가 없는 것도 사실이지만, 반대로 딱히 부족한 것도 없다. 어딜보나 현재 국내 IT 서비스 업계에서 2위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다음이다. 아고라라든지, 다음 카페 등등 많은 서비스가 있는데, 블로그로 유입되는 양이 생각보다 많았다. (과거형인 이유는 이글 뒤에 등장한다...)


(개인적으로 심심할 때, 소설보다 더 재미있는 "인생살이"를 구경하는 용도로 이용하고 있는 아고라)


중학교 때였는지 초등학교 6학년 때였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내 기억 속 한편에 저장된 한메일과 관련한 추억이 있다. 학교에서 이메일 주소를 만들어 오라는 것이 숙제였었는데, 그 때 만든 아이디가 내 인생 최초로 만든 아이디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아이디는 이상하면서도 어처구니가 없는 ID라서, 더이상 이용하고 있지 않지만, 아이디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 이틀 이상을 고민했던 것 같다. 어린 마음에 내가 나에게 부여하는 "새로운 이름=ID"같은 개념이 들어가서 그랬던 것 같은데, 결론적으로 지금 돌이켜보면 정말 이상한 아이디가 만들어진 셈이었다. 그래도소중히 여기고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각주:2]. ^^ 


당시 한메일은 광풍이였다. 너도 나도 한메일을 만들기 시작했고, 모뎀을 연결해서 친구에게 이메일오기를 기다렸었다. 당시에는 스팸이라는 개념도 나에겐 없었고, 메일 용량도 아주 작았다. 물론 영어로 온 스팸을 열심히 읽기도 했다. 결국 이메일 서비스는 다음 카페, 커뮤니티로 이어졌고, 네이버가 지식인 서비스 제공하기 전까지는 다음은 검색 시장의 선두로 자리 잡았다. 우연히 다음 이재웅 사장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IT 사람치고는 생각했던 것보다 진지하게 말을 하는 편이여서 인상이 깊었었다. 아주 재미있게 들었다고 이야기하긴 힘들지만, 당시에 시류를 분석하는 눈(동아일보 기사)은 탁월했던 것 같다. 


(다음 이재웅 사장. 벤처 스타 열전 다음커뮤니케이션편)


블로그 세계에서 "티스토리"는 독립군 같은 느낌이 있는 것 같다. 물론 이글루스가 더 독립군스럽기는 하지만, 네이버에 대항하는 느낌으로는 티스토리가 이글루스보다 현재 더 발군인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우리 팀블로그가 티스토리에 진영(?)을 차린 것은 나름의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는데, 편집인으로서 아직까지도 잘 한 선택이었는지 확신이 서지는 않는다. '만약 네이버에서 블로그를 시작하고 운영하였으면, 현재 더 많은 방문객과 파워를 가졌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다만, 티스토리가 주는 독립성은 티스토리 내부의 정보 공유와 네이버가 아니라는 이미지(네이버 블로그가 꼭 부정적이지는 않지만, 너무나도 많아서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이미지를 주는 경향이 있는 듯)를 구축하는데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다. 워드프레스라는 블로그툴에 대해서도 현재 공부 중인데, 이 역시도 쉽게 이전을 결정할 수 없는 듯하다.



(다음 많이 본 글떠 있는 우리 팀블로그 글 다음에서 "전공의"를 키워드 검색하면 우리 글이 제일 위에 뜬다.)


다음에서 블로그 유입은 네이버의 15%도 채 안되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 블로그 글로서 "많이 본 글"로 노출되는 글이 생각보다 많고(이 건 추후에 정리할 예정) 티스토리에서 꼬인 실타래처럼 연관글 추천이 많은 것 같다. 


2014.3.25에 네임서버를 변경하면서 유입이 반이상으로 줄었지만(이 것 역시 추후 포스팅 예정), 무언가 티스토리와 다음 프로세스에 착오가 생긴 느낌이 들긴 하지만, 그 이전에는 상당히 많은 수의 유입이 있었다. 현재도 검색을 통한 유입은 있는데, 연관 검색어 형태로 들어오는 것이 전무한 것으로 보았을 때, 시스템적으로 착오가 생긴 상황인 것 같다. 일단 조금 더 추이를 살펴볼 생각이다. 


(신문 가판대. 버스 정류소 앞에는 어김없이 신문이 자리잡곤 했다. 네이버 그리고 다음도 검색시장의 "정보 가판대"가 아닐까)


전체적으로 우리나라를 장악하고 있는 포털 검색 시장인 네이버와 다음의 서비스는 버스 앞에 있는 신문 가판대 같은 느낌이 든다. "정보 가판대"라고 하는 것이 더 맞을지 모르겠다. 요새는 대부분이 인터넷 뉴스로 새로운 소식을 접하지만, 예전에는 신문이 그런 역할을 했었다. 그리고 신문을 정기적으로 구독하는 사람도 있지만, 1면에 있는 새로운 소식을 보면서 신문을 구입하는 사람도 생각보다 많았다. [각주:3] 그 결과, 특종, 새로운 소식, 놀랄만한 소식이  신문 1면에 배치되는 것처럼, 오늘과 같은 포털사이트의 대문을 만들지 않았을까? 새로운 소식, 신규 소식.. 물론 이는 구글과는 정확히 반대이긴 하지만. 


신문 시장에서는, 소위 말하는 "특종"으로 신문 1면을 장식하면 판매부수가 증가된다. 판매부수의 증가[각주:4]는 필연적으로 광고 단가의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신문사 측면에서 광고 수입의 증가를 의미한다. 많은 기자들이 이슈화될 가능성이 있는 자극적인 소재 혹은 낚시에 집착하는 것은 이런 배경이 깔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제대로된 기사도 많다. 어찌되었든, 사람들이 특종을 기억하고, 관심을 주니깐 기자들만의 잘못이라고 볼 수도 없고, 꼭 잘못된 것만은 아니다. 


(예전에는 이렇게 신문을 팔고 다니던 소년도 있었지...)

우리나라 포털 검색 서비스도 신문과 비슷한 매체적 성질을 계승한 느낌이 많이 든다. 특히, 미국, 유럽으로 대표되는 서구 사회에 비교해 보았을 때,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과 같은 동아시아 쪽이 더 그런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정보 가판대" 




    


특종이 항상 1면을 장식하고, 재미있고, 관심가는 소식으로 사람을 끊임 없이 모으는 신문 가판대 같은 포털 사이트.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지만, 그 것이 문화이고, 그 문화에서 파생되는 것을 선택하는 건 어디까지나 독자의 판단이기에,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독자는 포털을 선택한 셈이다. 


미국 검색 시장에서 구글이 1등이라곤 하지만, 야후를 선호하는 사람도 많다. 또한 텀블러나, 페이스북을 선호하는 사람도 많다. 따라서, 어떤 것이 정답이다고 할 수 없겠다. 하지만, 부인할 수 없는 사실 중 하나는, 한국에서 "네이버" "다음" 영향력을 빼고는 IT 산업을 논할 수가 없을 것이다. 


  1. 다이렉트 유입이라고 정의한 것은 아무래도 네이버에서 자사 서비스를 우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초반에는 티스토리나 다음을 아예 막아 두었는데, 이제는 그렇게 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네이버 자사 서비스를 우대하는 경향성이 여러 블로거들의 간접적 경험으로 보고되고 있다. [본문으로]
  2. 간략히 설명하면 내가 만든 이름 더하기 출석번호(?)였다. 왜 출석번호를 넣었는지는 지금 시점에서는 이해할수가 없다. ^^ [본문으로]
  3. 그런 것을 가장 잘 반영하는 신문이 바로 스포츠 신문이 아닐까? 연예인 열애 소식, 스포츠 스타 사건 등등. 디스패치의 성장사도 따지고 보면 특종의 연속인 것이 사실이다. [본문으로]
  4. 요새는 많이 근절되었다곤 하지만, 돈을 받지 않고 신문을 그냥 주는 "무가지"와 신문을 구독하면 신문 구독료 이상으로 선물을 주는 것도, 구독 부수와 광고 단가가 직-간접적으로 영향이 있기 때문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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