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보는 친구들은, 고등학교 3학년 수능 입시를 마치고, 수시든 정시든 의예과로 입학하는 친구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은 고등학교 시절(혹은 재수시절)까지 열심히 공부해서 원하는 학교에 합격한 것을 또는 의과대학에 합격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제부터 곧 여러분들은 의대생이 됩니다.

 

물론 요즈음 재수를 해서 더 좋은 의대로 가고자 하는 드라이브가 있어서 수능 공부를 다시 한다거나 또는 수시를 다시 치는 학생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저희 때에 비해서 그런 이동이 조금 더 많이 늘어난 것 같긴 합니다. 제가 의대를 다니는 시절에는 재수로 다른 의대를 가고자 하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았던 것 같아요.

 

오늘의 글은 재수를 하는 학생들을 제외하고, 고등학교에서 의예과로 진학하는 학생들에게

 

1) 조금 더 의예과 시절과 본과 시절 그리고 장기적으로 어떠한 커리어가 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2) 그에 따라 의예과 시절을 어떻게 보내면 좋은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글을 시작하기 전에 하나 강조하자면, 사실 이제부터 여러분의 인생에는 정답은 없습니다.

 

여러분이 만들어가야 하는 것입니다. 물론, 의대 생활이 다른 과에 비해서  고등학교처럼 어느 정도 길이 정해져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두가 똑같은 의사가 되는 것은 아니기에, 이제부터 좀 더 주도적으로 본인의 인생을 개척해 나가면 좋을 것 같아요.

 

아마도 이 글을 보러 온 친구들은 아무래도 자기가 의예과에서 어떤 것을 해야 되는지 궁금해서 들어왔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보이고 적극적인 친구로 예상합니다. 그러니 이 글도 주체적으로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결국 요약하자면, 단기적으로 “의예과 2년”이라는 것에 치중하기보다는 전체의 인생 또는 큰 흐름에서 의과대학 과정이 나에게 어떤 커리어를 줄지, 그리고 이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좀 더 파악하고, 큰 목표에 맞춰서, 의예과를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에 조금 더 신경 쓰면 좋을 것 같아요.

 

노파심에 이야기하자면, 대부분 여러분들이 만나는 의예과 시절에 만나는 선배들은, 기껏 해봐야 1~2년 선배, 혹은 본과 선배(그래 봤자 본4) 또는 일부 아주 짤막한 시간으로 교수님 정도만 만나보기 때문에, 그들의 시각은 교수님을 제외하고는 단기적일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오늘의 글은, 좀 더 미래, 더 길게는 의대 입학 후 20년 정도의 커리어에 있는 사람이 하는 조언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렇기에 단기적으로는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일단은, 장기적으로 커리어를 알기 위해서 먼저 의대 졸업 후 전체적인 분포부터 보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저는 의예과 시절, 본과 시절을 다 보내고, 결국은 현재 시점에서 굉장히 만족스러운 연구 생활을 진행하는 기초의학자로 (예전에는 일부 임상을 보는 대학교의 의사과학자 교수로서) 학교에 소속되어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와 같은 커리어를 가는 사람은 결코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의과대학의 통계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DALL.E가 그린, the illustration of a typical doctor in a medical setting, formatted in a 16:9 aspect ratio

첫 번째, 큰 틀에서 본다면 의대를 마치면 커리어 상, 아카데믹(일반적인 대학병원 혹은 의대 교수라 생각하면 됩니다), 로컬(개원가라고도 합니다. 여러분이 보는 병원 의사라 생각하면 됩니다.) 그리고 그 외 벤처캐피탈, 창업, 회사의 직원 이런 다양한 진로들이 요새는 있습니다. 다양한 진로는 여전히 아주 소수이고, 대부분은 아카데믹, 그리고 로컬로 나누어진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두 번째,결국 의대를 같이 들어온 제 주변 동기들은 99% 정도 임상을 하고 있습니다. 동기 중에 저만이 기초 의학자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임상의 커리어에서도, 임상 진료를 하고 있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대부분은 개원가(로컬)에 나가 있고 나머지 10-20% 내외가 학교에서 교수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학교마다 다소간의 차이는 있겠습니다만, 거의 이 비율은 비슷하거나, 약간 교수 비율이 높거나 낮은 정도로 분포되는 것 같아요.

 

정리하자면, 임상(대다수) 안에서, 개원가 로컬 의사(대다수), 임상교수 (10-20%), 임상이 아닌 기초교수(소수), 다양한 진로(극소수)로 나누어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카데믹 안에 임상 교수기초 교수가 있고, 그 외 개원가 로컬과 다양한 분야 진로가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의대를 졸업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은 개원가에 있는 로컬 의사들입니다. 로컬은 여러분들이나 가족들이 아프게 된다면, 제일 처음 찾아가는 병원의 의사를 생각하면 됩니다.

 

개원가에 있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대부분 아침부터 저녁까지의 일과가 병원에서 “진료”를 하는 것입니다. 전문의 혹은 일반의로서 진료를 본다거나 등 다양한 형태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진료를 보게 됩니다. 통상적으로 개원가에 있는 사람, 꼭 개원을 본인이 하지 않았더라도 페이닥으로 일을 하는 사람, 개원을 한 사람 등을 다 포함해서 “개원가 혹은 로컬에서 일하고 있다”라고 합니다.

 

개원가의 업무는 굉장히 직관적으로 본다면 “진료”가 다입니다. 연구를 한다거나 또는 개인의 취미생활을 한다거나 이러한 일로 자유로운 자신의 외부 혹은 여가 시간을 쓸 수는 있지만, 통상적으로 근무 시간의 90% 이상이 진료를 보는 데 할애를 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분들은 대부분 연구에 큰 관심이 없고 진료를 보는 데 좀 더 특화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연구"라 하더라도 본인이 직접 연구를 한다기보다는, 어떤 특정 논문에 실린 최신 기법을 이해한다든지 또는 학회에 가서 다양한 발표를 듣는다든지 등 교육적인 차원에서 본인의 스킬을 연마해서 “진료”를 잘하는 것에 목적이 있습니다. 따라서, 본인이 어떤 전문 과목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서 진료의 양상은 다르겠지만 본인의 시간 대부분은 “진료”를 보는 데 사용하게 됩니다.

 

대부분 한 학년에 120-150명 정도 또는 작은 의대 같은 경우는 40명 정도라고 한다면 학교마다 성향의 차이는 조금 있는 것 같긴 하지만, 보수적으로 본다면 80% 정도 이상은 모두 개원가로 가게 됩니다. (아마도 90% 이상으로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들의 대다수는 개원가로 본인의 커리어가 결론지어질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두 번째 다수를 차지하는 아카데믹으로 가는 길은 병원 내의 스탭 또는 교원, 즉 교수 요원이 되는 것입니다. 교수 요원은 통상적으로 큰 병원에서 특정 환자군을 보는 세부적인 전문의가 되거나 또는 기초 영역에서 기초의학 영역에서 연구를 수행하느냐에 따라서 크게 임상 교수 혹은 기초 교수로 나누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DALL.E가 그린 임상 교수와 기초 교수 애니메이션

임상 교수인 경우에는 대부분의 시간에 환자들을 돌보고, 레지던트 전공의를 트레이닝하고,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연구를 수행하는 데 시간을 보낸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에 반해서 기초 교수인 경우에는 기초의학적인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 본질이기 때문에, 대다수의 시간에서 임상을 보는 시간은 굉장히 적거나 아니면 거의 없이 연구만 수행을 한다고 생각을 하면 됩니다.

 

그래서 굳이 비율로 따지자면 (물론 이것은 교수마다 굉장히 다르긴 하지만,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설명한다면) 큰 틀에서 본인의 근무 시간을 100으로 본다면, 임상 교수인 경우에는 진료가 대략 한 50%~60%, 30% 정도가 연구, 그 외에 나머지 비율(10-20%)이 그 외의 일들(교육, 행정 등)로 이루어진다라고 생각하면 될 같습니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 굉장히 임상에 훨씬 더 많이 포커스 되어서 진료를 90% 하는 사람도 있고, 논문에 훨씬 더 많이 포커스 되어서 70%까지 연구를 수행하는 임상 교수도 존재합니다.

 

그에 반해서 기초 교수인 경우에는 임상을 보는 사람인 경우에 대략 많아 봤자 10% 내외 또는 5일 중에 하루 정도, 그러니까 맥시멈 한 20% 정도(일주일에 4시간-8시간 정도)가 되는 것이 대부분 평균적인 것 같습니다. 저 역시도 임상을 할 때는 일주일에 4시간 외래, 4시간 수술 혹은 8시간 수술로 주당 평균 8시간 내외로 임상을 했습니다. 그리고 임상을 아예 보지 않는 기초의사들(대다수의 기초교수)인 경우에는 사실상 100%의 시간을 연구에 할애한다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렇지만 기초의사들은 상대적으로 대학원 교육에 조금 더 신경을 쓰고 행정이라든지, 학교 의과대학 자체에서 해야 되는 교육에도 조금 더 신경을 많이 쓰고 있기 때문에 임상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을 100이라고 한다면 연구80% 교육에 대략 10%~15% 정도, 학교 행정5%~10%의 비율로 시간을 보내는 것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이 경우에도 사람에 따라서 교육에 훨씬 더 많이 신경을 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행정가로서 학장님, 부학장, 센터장이라든지 이런 것에 신경 쓰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연구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적어지겠지요. 그에 반해 행정과 교육을 최소한만 하고, 연구에만 90% 이상을 할애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눈치가 빠른 친구들은 이미 알아챘겠지만, 개원가 로컬아카데믹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연구”입니다.

 

개원가 의사가 진료, 병원에 더 많은 시간을 쏟고 연구에 쏟는 시간이 거의 없는데 반해, 아카데믹으로 “교수”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의사들은 “연구”로서 자신의 커리어를 승부해야만 합니다. 이는 진료를 주로 보는 임상 교수도 예외는 아닙니다.

따라서, 궁극적으로 임상 교수 또는 기초 교수 이 두 가지의 직업은 학교에 적을 두고 있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연구의 위상이 상당히 크고, 그 연구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논문이 인생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율이 굉장히 높다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왜 학교에 머무르는 교수들에게 연구 혹은 논문이 중요할까요?

 

논문이라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도구적 측면”에서 직접적으로 바라본다면, 결국은 본인이 승진을 하는데 필수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조교수에서 부교수, 부교수에서 교수 이렇게 높은 직급으로 승진을 하는데 논문이 없으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논문이 없으면 교수에서 잘리기도 합니다.

 

이는 “학교”가 존재하는 이유와 동일합니다. 학교는 "교육"을 하는 기관이기도 하지만, “연구”를 통해서 새로운 것을 발견해 내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특히 최근의 추세는 “교육”보다는 “연구”를 통해서 각 학교의 위상이 결정되기 때문에, 이런 연구 능력을 보여주기 위한 수준 높은 “논문"이 필요하게 된 것이지요. 그리고 이 “논문”을 생산하는 사람이 바로 “교수”입니다.

 

그래서 학교에서는 “교수”에게 논문을 잘 생산하기 위해서 승진 요건으로 “논문” 요건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물론 승진에 논문-연구만 있는 것은 아니고, 교육, 지역 봉사 등이 있긴 하지만, “논문”이 가장 어려운 요건입니다)

 

즉, 어느 학교든지 간에 교수는 연구를 통해 나오는 “논문”이라는 객관적인 업적을 통해서 “내가 특정 분야에서 새로운 발견을 했다 또는 새로운 방법을 만들었다, 이러이러한 것들을 통해서 새로운 지식을 만들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것을 평가하는 것이 내가 속한 직장인 “학교”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교수들은 연구를 통한 논문 생산이 단기적으로는 직급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래서 교수에게는 연구가 필수적입니다. (그에 반해 로컬은 진료 수익이 평가의 잣대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바로 영향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모든 교수들이 승진만을 위해서 연구를 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이 영향력이라는 게 어쩌면 학교나 병원이 가진 순기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교가 교수들을 위해 좋은 연구 환경을 만들어서, 좋은 교수들을 끌어당겨서 연구를 잘하게 만들면, 그 학교의 위상과 영향력이 높아지게 됩니다. 즉, 학교나 개인 교수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연구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DALL.E,  an animated style illustration of researchers proudly standing on a winner's podium with their medals, each holding a pipette.

 

본인이 어떠한 연구를 하느냐에 따라서 수주할 수 있는 연구비의 규모라든지, 본인이 사회나 학계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다릅니다. 더 크게 본다면, “세계적인 수준으로 내가 연구를 하느냐 또는 국내를 대상으로 연구를 하느냐 아니면은 그냥 자잘하게 본인의 분야에서만 연구를 하느냐” 하는 것들이 나의 학계 영향력을 다르게 만듭니다.

 

다시 말하면, 내가 수행하고자 하는 연구가 어느 정도의 수준이냐에 따라서 내가 가질 수 있는 직업적 위상이 결정됩니다. 따라서, 많은 분들이 좋은 연구를 수행하고 싶어 합니다. 통상적으로 연구비의 수준에 따라서 연구의 수준이 결정되기 때문에, 좋은 연구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러고 나서, 그 좋은 연구를 통해서 경쟁이 심한 큰 연구비를 딸 수 있기 때문에, 연구를 굉장히 열심히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연구의 수준은 “논문”을 통해서 그래도 비교적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됩니다.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는 쉽지 않지만, 이를 예과생들 수준에서 이야기를 한다면 올림픽에서 금메달, 은메달, 동메달 그다음에 참가상 이런 식의 체계를 예로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메달을 따지 못하더라도, 국가대표 그다음에 국가대표 상비군, 동네 조기축구회 수준 등이 있지요. 다양한 분야의 선수들이 있지만, 그들이 어떤 “객관적”인 결과를 내느냐에 따라서 연금이나 개인의 위상이 달라지는 것처럼, 연구도 비슷한 측면을 가진다고 보면 됩니다.

 

직접적인 경쟁이라는 운동과는 결이 다르지만, 어쨌든 연구 각각이 가지고 있는 수준과 임팩트는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그러한 것들을 통해서 본인이 얼마만큼 연구비를 받을 수 있고, 그 연구비를 통해서 더 나은 연구를 해서 얼마만큼 큰 영향력과 새로운 발견,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는지 이러한 것들로 결정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구를 잘하는 것은 교수들의 커리어에 상당히 중요하게 됩니다.

 

세 번째는 연구 그 자체가 주는 즐거움인데, 이는 상당히 주관적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사람마다 다르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저를 포함해서 많은 교수들이 위 두 가지의 “실질”적인 이유보다 연구 그 자체가 주는 즐거움 때문에 연구를 수행하기도 합니다.

DALL.E가 그린  a group of joyful researchers celebrating their paper being featured on the cover of Nature

 

이러한 큰 틀에서, 이제 과연 의예과 2년을 어떻게, 그리고 본과 4년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에 대해서 좀 더 조언을 해볼까요?

 

첫 번째로는 의예과 학생들 본인이 롱텀 커리어를 어떻게 쌓을 건지에 대한 고민의 시간을 많이 가지면 좋을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의예과 시절을 보내고 본과에 들어와 보니, 나름 놀았다고도 생각하지만 제대로 못 놀았다거나, 혹은 예과 시절을 조금 더 알차게 보냈으면 어떨까라는 아쉬움을 가지기도 합니다.

 

저도 그러했거든요. 미국으로 교환학생도 가고, 열심히 놀기도 했고, 공부도 한다고 했는데, 지금의 커리어로 본다면, 영어를 빼고는 좀 아쉬움이 많은 것 같아요. 좀 더 깊게 연구 인턴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 좀 더 기술적인 공부를 했으면 좋았을 텐데.. 컴퓨터 언어를 좀 더 빨리 접하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있거든요. 이건 지금의 제가 기초의학 교수로서 연구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만약에 본인이 로컬로 나가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면 완전히 다른 예과를 보내면 더 좋겠지요.

 

예컨대, 본인이 개원가로서 병원에 있는 직업인으로서 또는 개원을 하는 경영인으로 또는 의사로서 생활을 하고자 한다면 제가 봤을 때 의예과 시절에 많은 에너지를 노는 데 써도 충분히 괜찮을 것 같아요.

 

논다는 것이 막 논다기보다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고, 그 과정에서 이런저런 상황에 처해도 보고, 자기랑 잘 안 맞는 사람과 맞춰가 보기도 하고 등등 말 그대로 본과 생활에서 경험하지 못하는 “인간관계”를 경험해 보면서 대면으로 사람을 대하는 것이 주인 로컬의 의사 생활을 준비하는 것이지요.

 

두 번째로는 좀 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즉, 획일화되지 않은 경험들을 많이 해보길 권장해요.

 

예를 들자면, 첫 번째의 조언에서 본인이 개원가 의사로 살아가겠다고 판단을 했다면, 경영학과의 수업을 듣는다든지, 아르바이트를 하든지 등의 어떠한 형태로든지 본인이 개원가에서 일을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것들을 해보는 것이지요.

 

만약에 이 당시에 조금 더 공격적인 친구들이 있다면 개원가의 진면목을 살펴보기 위해서 주변에 아는 사람을 통해서 개원가의 생활을 일주일, 2주일 정도 또는 길게는 한 달 정도 옆에서 지켜보는 것도 가능하겠지요.

 

저의 경우에는 제 가족들 중에 의사들이 많기도 했고, 동문회와 동아리 등을 통해서 선배들을 직접 찾아뵙기도 하면서, 간접적으로 이런 경험들을 해보고는 로컬은 가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결정하기도 했습니다.

 

요새는 이런 참관을 환자들이 싫어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문화가 어떤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의대생이라면 민감한 진료(산부인과, 미용 등)를 제외하고는 아직은 관대한 경우가 많은 것 같긴 합니다.

 

이런 경험들을 통해서, 개원가에는 어떤 힘든 일이 있는지, 이런 힘든 일을 내가 진짜 버틸 수 있는지 등을 직간접적으로 좀 경험하는 상황을 만들면 좋을 것 같아요. 아직 본과에 들어가기 전 시간이 많은 의예과 시절에.

 

이런 경험을 왜 굳이 의예과, 특히 본과에서도 실습 참관 수업으로 할 수 있는데, 왜 의예과 시절에 해보라고 하냐면,

 

의예과 시절은

  1.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아서 고민을 많이 할 수 있고
  2. 아직 투자한 시간이 많지 않은데 반해, 미래에 대한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다른 진로를 충분히 바꿀 수 있는 시간적 여력이 됩니다.
  3. 그에 반해, 본과나 전문의를 마치고 나면, 본인이 임상에 투자한 시간들이 너무나도 많아져 버렸기 때문에, 매몰비용을 고려해서 바꿀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4. 그리고 본인이 고등학교 때 막연하게 생각한 의사의 삶과 실제 개원가의 삶을 날 것으로  보기에, 생각과는 다르거나, 또는 비슷하다면, 본인이 어떻게 시간을 보내면 좋을지가 구체적으로 그려져서, 추후 의대 생활을 효율적으로 보낼 수 있기 때문에도 그러합니다.

세 번째로는 자신의 미래를 잘 모르겠다면, 무엇 하나에 미친 듯이 빠져 보는 것도 좋습니다.

 

예컨대, 춤을 추고 싶다면, 대학 내에서 가장 춤을 잘 추는 사람이 되어 보거나, 댄스 크루에 들어가서 다양한 커리어에 있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같이 공연을 해보는 것이지요. 게임을 하고 싶다면, 세계 최고 수준에 근접할 정도로 정말 즐기는 것을 넘어서, 최대한 잘하기 위해서 전략도 파보고, 과외도 받아가면서 게임을 해 보는 것이지요.

 

또는 과외를 한다면, 전설적인 과외선생이 되어 본다거나, 복수 전공을 통해서 수학을 해본다거나, 유튜브로 무언가를 만들어 본다거나 등등. 무언가 공부 말고도 한 분야를 자신만의 노하우로 2년 동안 끝까지 파보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공부와는 조금 멀어질 수 있겠지만, 실제로 끝까지 파보는 과정에서 각 분야가 가지고 있는 벽을 뚫는 방법을 익히게 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공부 말고도 정말 한 분야에 탁월하게 자신의 시간을 녹여내어 전문가가 된 세계의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인간”과 “전문인"에 대한 식견이 생겨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통해서 본인이 좀 더 독특한 형태의 대체 불가능한 의사가 되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경험이 여러분을 성장시키게 됩니다. 그리고, 이는 바쁜 본과나 전공의 시절에는 결코 가질 수 없는 경험이 되기도 합니다.

 

네 번째로는 연구에 빠져드는 것입니다. 세 번째 제안에서 좀 더 연구에 포커스를 두는 것입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그냥 해본다 수준이 아니라 "빠져든다는 것"입니다.

 

본인이 개원가로 갈지, 아니면 교원으로 갈지, 혹은 기초 연구자가 될지 임상가가 될지 모르지만,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고, 새로운 지식을 탐구하는 것을 좋아한다면, 바로 연구를 시작하는 것도 좋은 출발이라고 생각합니다.

DALL.E가 그린  an illustration showing an individual deeply engrossed in their specific field or task, surrounded by the tools and signs of their dedicated work.

 

의대에서 연구를 잘하는 것을 고등학교 시절에 비유한다면, 딱 들어맞는다고는 볼 수 없지만, 고등학교 시절의 “세특”과도 비슷합니다. 어떤 전문 과들은 논문이나 연구 영역을 내신보다 더 크게 평가하는 곳도 많기 때문에, 의예과 시절에 다양한 연구 경험을 쌓는 것은 추후 본과, 전공의 시절에 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연구라는 것이 단기간에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고, 최소한 3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데, 이 절대적인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시기가 바로 의예과 시절입니다.

 

아울러, 연구를 잘하면 본인이 연구를 평생 하지 않고, 개원가로 간다고 하더라도, 좋은 전공과목의 전문의가 되는데 큰 효과를 발휘하게 됩니다. (물론 전공의 과정은 종합적인 직업인을 뽑는 과정이기 때문에 한 가지로 평가되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많은 미국 의대생들이, 특히 경쟁이 아주 심한 “신경외과” 트레이닝의 경우에는 7년의 레지던트 과정에서 무려 2년을 연구를 수행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경외과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2년 연구 수행을 위해서 본인의 연구 능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고, 실제로도 연구를 잘하는 MDPhD 학생이나, 연구능력을 갖춘 사람들이 지원하고 매치됩니다.

 

그런데 실제로 신경외과 전문의를 받고는 연구를 지속하는 비율, 더 정확하게는 교원으로 아카데믹으로 남는 비율이 20%도 채 되지 않습니다. 즉, 연구 능력이 전공의 선택에서 자신의 미래인 개원가와는 큰 상관이 없지만, 지원 당시 자신을 더 경쟁력 있게 만드는 요소가 되는 것이지요.

 

이제 우리나라도 대부분의 큰 병원에서는 연구 능력이 학업 성적과는 별도로 크게 평가받는 곳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6년의 의대 시절에 국한되어 MD.PhD.를 하지는 않고, 엑스트라로 짬을 내서 연구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점점 많은 의과대학에서 이런 연구능력은 경쟁력 있는 지원자가 되기 위한 조건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의예과 시절에 연구를 수행하는 것은 그런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오늘은 의예과 시절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에 대해서 간략하게 이야기 나누어 보았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연구 커리어에 대해서 좀 더 깊게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Ten Simple Rules for Getting Published (글이 조금 깁니다)

오늘 예전 노트들과 파일을 정리하면서, 한 때 상당히 자주 읽고 도움이 되었던 글이 있어서, 여기에 공유합니다.

Plos Computational Biology에서 2005년도에 나왔던 "Ten simple rules for getting published" 라는 "논문"입니다.
물론 이걸 읽고 체득한다고 해도 논문이 바로 나오지는 않습니다만, 이 룰을 적용하면서 데이터를 만들다 보면 조금 더 세련된 데이터가, 방향성을 가지고 나오는 느낌적 느낌이 듭니다.
여기에 그 룰들 10가지를 소개하도록 합니다. 논문 자체도 그리 양이 많지 않아서(2페이지), 시간 내서 읽어볼 만합니다.
제목과 룰은 그대로 적되, 그에 따른 개인적인 의견도 추가해서 글을 작성하였습니다. 원문을 읽으실 분들은 제일 아래 링크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Rule 1. Read many papers, and learn from both the good and the bad work of others.

(논문을 많이 읽고 거기서 다른 사람이 한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배워라.)

사실, 모든 논문이 좋은 부분만 있는 것은 아니지요. 특히 연구자로서의 경력이 어느 수준이 되면 본인 분야 논문에서 나쁜 점들에 보이기 마련입니다.
저도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 순간 학생들이 논문에서 아쉬운 점들을 말하기 시작하는데, 그 때쯤 되면, 상당히 내공이 쌓여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비판을 위한 비판 같은 것도 있죠(가령 Reviewer 3 ???). 하지만, 하나의 논문을 보면서 자신만의 시각을 갖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고, 그 건 논문을 많이 읽었을 때만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개인적으로 첨언하자면, 학위 초반에는 너무 논문에 매몰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학위를 처음하는 시점에서 지식이 많은 것도 중요하지만 데이터를 만들어 내는 재미를 느끼는 이 중요한 것 같아요.
손이 따라가지 않으면 그 자체에서 흥미를 못느끼는 것뿐만 아니라, 본인이 아는 지식과 현재 본인이 하는 연구와의 괴리를 느끼면서 좌절하는 경우가 종종 있거든요.
그래서 논문을 많이 읽는 시기는 개인적으로 대략 1-2년 정도는 실험을 한 경험이 있으면서 본인의 데이터를 뽑아본 시점이 제일 적당한 것 같아 보여요.
 

Rule 2: The more objective you can be about your work, the better that work will ultimately become

Rule 3: Good editors and reviewers will be objective about your work.

(본인의 일에 객관적이면 객관적일수록 결과가 좋다. 좋은 에디터와 리뷰어는 여러분의 일에 객관적이다.) - 사실상 두 개의 룰은 맥락이 같아 보여요.

실제로, 많은 연구자들이 본인의 데이터에 조금 더 애착을 가지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그런 애착과 방향성이 좋은 연구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아닌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예컨대 지엽적인 주제나 질문에 빠지는 경우가 하나의 예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본인이 보기에는 아주 큰 숙제 같고, 중요해 보이는데 제3자의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이 부분은 사실 그 랩의 PI이나 선배들이랑 같이 이야기해 나가면서 해결해야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이런 부분에 대해서 조금 더 완벽하게 데이터를 준비해서 이야기하고 싶거나, 혹시나 누가 뺏아갈까봐 이야기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 시기가 대략 3개월 정도면 충분히 괜찮다 싶은 정도인데, 그 기간이 6개월, 12개월이 넘어가면 거의 대부분 문제가 생기는 것을 많이 보았습니다.
심지어 1년동안 본인 스스로는 아주 열심히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혼자서 삽질한 경우들도 생각보다 많아요. 그렇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객관적”으로 본인의 일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PI나 포닥 선생님 역시도 에디터의 입장에서 본인의 일을 바라보는 것은 상당히 고통스럽지만, 아주 좋은 결과를 내기도 합니다.
 
특히, 큰 흐름에서 내가 열심히는 했지만, 이 데이터는 빼야한다거나, 반대로, 다른 일을 합친다거나 하는 일을 하다보면 연구의 방향이 훨씬 더 좋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렇지만, 객관적이라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만은 사실입니다.
 

Rule 4: If you do not write well in the English language, take lessons early; it will be invaluable later.

(영어로 논문을 잘 쓰지 못하면 가급적이면 빨리 배워라. 이건 정말 나중에 도움될꺼다!)

아주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여기에 조금 덧붙여서 영어도 중요하지만 한글로 글을 쓰는 논리력과 글쓰기 능력을 먼저 기르는 것도 상당히 중요해 보여요. 특히, 영어로 글을 쓰다보면, 본인이 생각하는 논리가 제대로 안 보이는 경우가 많고 훨씬 더 논리적으로 보이는 것처럼 착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큰 틀에서 논리만 제대로 서있다면, 영어를 쓰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구글 번역기와 영어 에디팅 서비스들이 워낙 발달이 되어 있어서, 예전 생짜로 영어를 쓸 때보다 확실히 쉬워진 것은 사실이에요.
(물론 저도 학생들이 써서 온 구글 번역기 영어를 많이 보지만,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긴 해요)
하지만, 에디팅 서비스도 따지고 보면 그 문장의 의미를 명확하게 하거나 영어식으로 표현해줄 뿐이고, 논리를 만들어 주지는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논리를 만들어 내는 영어 글쓰기를 공부하는 것이 중요해요.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들 중 하나가, 본인이 한글로 글을 쓰면 훨씬 더 잘 쓸 수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그렇지 않은 경우가 생각보다 많아요.
개인적으로는 영어 공부도 중요하지만, 본인의 글을 최대한 많이 쓰면서 남들에게 보여주고, 본인이 객관적으로 읽어보면서, 본인의 연구 내용을 잘 설명할 수 있는 틀을 만드는 것이 영어에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걸 기반으로 영어 글쓰기를 해야지 좋은 영어 논문이 되는 것 같아요.

Rule 5: Learn to live with rejection.

(리젝션과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라.)

이건 뭐 사실 말이 필요없죠. 따로 덧붙일 말이 없네요. ^^ 어차피 리젝은 일상 생활이니깐, 그것과 같이 살아가는 건 당연한 것이겠죠. Live with rejection. 새겨들어야 리젝될 때마다, 마음이 안 상합니다. ^^

 

Rule 6: The ingredients of good science are obvious—novelty of research topic, comprehensive coverage of the relevant literature, good data, good analysis including strong statistical support, and a thought-provoking discussion. The ingredients of good science reporting are obvious—good organization, the appropriate use of tables and figures, the right length, writing to the intended audience— do not ignore the obvious

(좋은 과학의 재료는 명확하다. - 연구 주제의 Novelty, 풍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한 reference들, 좋은 데이터, 강력한 통계 support를 받는 분석, 깊은 디스커션. 그리고 이런 좋은 과학을 잘 표현하는 재료 역시 명확하다 – 좋은 구성, 적절한 표와 그림의 이용. 적당한 길이, 그리고 의도된 독자들. 결론적으로 명확한 것들을 무시하지 마라.)

이것 역시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듯 해요. 다만, 개인적으로 각자가 "명확한" 부분에 대한 깊이나 완성도는 분명히 다른 것 같아요.
어떤 분은 좋은 데이터를 “많은” 데이터라고 생각하고, 어떤 분은 “정수를 뚫는 데이터”라고도 하고, 어떤 분은 “다각도로 증명하는” 데이터라고 생각하기도 해서, 개별적으로 다른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좋은 논문이고 영향력이 큰 논문일수록, 그 “좋은”의 기준도 높은 것은 자명하죠.

 

Rule 7: Start writing the paper the day you have the idea of what questions to pursue.

(어떤 질문에 대한 탐구를 할지 생각이 난 날 바로 논문 쓰기를 시작해라.)
이건 사실, 저도 이 글을 읽고 시작한 습관인데, 상당히 큰 도움이 됩니다. 본인이 하고 있는 연구가 어떤 방향으로 갈지 처음 생각한 날, 작게나마 글을 쓰면 아이디어를 구체화시키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설사 이것이 아이디어로 끝이 난다고 하더라도, 그 계획을 짜는 동안 이 프로젝트가 큰 그릇을 가지고 있는지 아닌지를 어느 정도 구분할 수가 있고, 다른 프로젝트와의 관계에서 우선순위를 명확히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너무 자세하게 작성하는 것보다는 간단하게 내가 하는 일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그리고 그 질문에 답하려면 어떤 실험을 해야하는지 정도를 글로 써보는 일은 분명히 논문의 방향을 잡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Rule 8: Become a reviewer early in your career.

(최대한 빠른 커리어 시기에 리뷰어가 되어라.)

이것도 상당히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물론 대부분의 학부생들은 리뷰어가 되기가 힘들고, 포닥 레벨에서도 리뷰어가 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긴 해요. 하지만 기회가 있다면(특히 교수가 던져주거나 하면), 무조건 시간 내서 하길 권장합니다.

 

Rule 9: Decide early on where to try to publish your paper.

(어디에 도전할지 빠르게 결정해라.)

이건 결과적으로 나의 노력의 우선순위를 어디에 둘지와 직결되는 것 같아요.
모든 프로젝트다 NSC 레벨에 갈 수 없고, 본인의 프로젝트가 하나인 경우는 많지 않기에, 각자의 프로젝트 안에서 우선순위를 정할 수 밖에 없어요.
안되는 것을 계속 끄는 것도 희망고문이고, 되는 것에 시간을 할애하지 못하는 것도 결과적으로 비극입니다. 그렇기에, 미리미리 대략 큰 틀에서 프로젝트를 어디까지 보내면 좋을지를 생각해두는 것은 상당히 현실성 있는 계획을 세운다는 점에서 도움이 됩니다.
 

Rule 10: Quality is everything

(논문의 질이 결국 모든 것이다.)

결국 이 논문은 좋은 논문을 내는 것에 신경쓰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작은 논문으로 쪼개는 것보다, 큰 논문 하나를 확실히 내는 것이 더 중요하고, 이것이 결국 한 과학자의 legacy를 결정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무조건 합친다고 되는 것은 아님^^)
사실, 아주 중요한 부분이긴 하지요. 특히 요새와 같이 metric이 발달되어 하나의 논문, 그리고 한 과학자의 커리어를 인터넷에서 검색할 수 있는 시기일수록, 이런 질적인 추구는 중요한 부분인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출판된 잡지의 IF를 넘어, 개별 논문 citation을 살펴보는 수준으로 내려가고 있기에, 이 부분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어느 시점까지는 양도 중요한 것 같아요.
특히 초기 과학자 커리어에서 다양한 소수의 논문을 완성도와는 별개로 마무리했다는 경험을 가지는 것은 장기적으로 아주 중요한 것 같습니다.
운이 좋다면 첫 논문이 상당히 좋은 곳에 나올 것이고, 그렇지 않다고 해도 논문을 내어 보는 그 과정을 통해서, 상당히 많이 발전할 수가 있습니다.
특히, 모든 과학자는 독립연구자를 목표로 해야한다는 점에서 결국은 혼자서 실험을 디자인하고 랩을 꾸리고, 이 결과를 출판해야 하기 때문에, 이 경험을 빠른 시기에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너무 초반에 완벽한 결과와 질적인 성장을 위해서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한국 실정에서는 좀 무리가 있는 것도 사실인 듯 보여요.
하지만, 한 두 번의 작은 경험 이후에, 질적인 도약을 꿈꾸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고, 이 질적인 성장은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Linear하지 않고, exponential한 것 같아요.
즉, 좋은 논문일수록 요구하는 바가 데이터 양적으로 2-4배 정도 높아지는 느낌입니다. 그러니, 그런 부분을 조금씩 쌓다보면, 더 좋은 역량과 경험, 그리고 미래 출판에 대한 대비를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모두들 재미있게 바이오 연구를 하시길 바라면서 글을 마칩니다. 더 관심있으신 분들은 한번 쯤 읽어 보세요 ^^

 

 

https://journals.plos.org/ploscompbiol/article/file?id=10.1371/journal.pcbi.0010057&type=printable

 

실험실 의사과학자 전문연구요원 모집  (전문의, 의대, 치대 졸업 기초의학 전공자 대상)

-----------------------------------------------------------------------------------------------------------------------
안녕하세요. 연세의대 해부학 교실 오지원입니다. 이제 연세의대로 자리를 옮긴 지 7개월 정도 되었고, 대부분의 세팅을 마무리하였고, Whole Genome Sequencing을 포함한 여러 가지 연구 결과를 자체적으로 생산하게 되었습니다. 그간 도움 주신 분들 너무나도 감사합니다.
오늘은 추후 연구를 함께할 의사과학자 모집을 위해서 글을 올립니다. 혹시 주변에 의과학 연구를 하고 싶은 의과대학, 치과대학 학생, 전문의 선생님이 있다면 추천 부탁드리겠습니다.
아래는 최대한 담백하게 작성한 저희 랩 소개입니다.
본4 국시 준비, 전문의 시험 준비 시기이기에 여력이 없을 수도 있겠지만, 혹 관심이 있다면 언제든지 제게 연락을 주시면 좋겠습니다. (g1@yuhs.ac or ohjiwon@gmail.com)
 
첫 번째, 우리 실험실만의 특수한 이야기
1) 우리 실험실은 돌아가신 지 얼마 되지 않는 기증 시신에서 세포를 배양하고 장기를 적출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온전한 개체의 장기와 세포 다양성을 하나의 개체에서 생기는 이질적인 측면(Heterogeneity)을 비교 분석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현재 샘플 확보의 윤리적인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워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Post-mortem research (사후 시신 연구)를 세계 그 어느 곳보다 더 정확하고 경쟁력 있게 배울 수 있습니다.
2) Whole Genome Sequencing을 기준으로 Wet과 Dry 실험 모두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현재 저희 랩은 Single cell DNA sequencing, Long-read DNA sequencing (PacBio HiFi, Nanopore 등)과 같은 최신 분자 생물학 실험과 organoid, clonal expansion과 같은 세포 배양 실험 등의 Wet 실험과 전장 유전체 분석과 NGS 분석 등을 수행하는 Dry 실험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하나의 실험이 어떻게 시작되어서 어떻게 끝이 나는지를 하나의 실험실 안에서 모두 살펴볼 수 있고, 이는 추후 독립 연구자로서 큰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3) 현재 시점에서 이 분야를 선도하는 미국의 몇 개의 랩과 국내 최고 수준의 임상 교수님들과 다양한 공동 연구를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 중요한 질문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문제를 풀기 위해서 어떤 도구들이 존재하는지,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고, 내가 할 수 없고 도움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프로젝트를 통해서 배울 수 있습니다.
4) 또한, 해외 유수의 랩에서 포닥을 경험하고 국내 Biotech에서 CTO를 마치고 학문의 길로 다시 들어온 포닥 박사님, Nature 공동 1저자로서 논문을 쓴 포닥 박사님, 그리고 오랜 기간 연구원 생활을 하시다 해외에서 박사 과정, 그리고 국내 박사를 마치신 포닥 박사님 총 3분 박사님과 열정 넘치는 대학원 연구원 학생들과 함께, 의과학 연구에 관한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다각도로 배울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우리 랩 연구비 사정과 연세의대의 의사과학자 지원
1) 현재 우리 랩은 다양한 과제를 수행 중에 있습니다만, 그 중 하나인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을 통해 단일 연구자로서는 비교적 최대 금액의 연구비를 지원받고 있습니다. 2021년도에 선정되었고 2026년까지 지원받을 예정이기 때문에, 학위를 하는 동안 재료비, 실험비용, 시퀀싱 비용 등의 연구비에 대해서는 걱정 없이 연구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2) 위 포닥 박사님 중 2인은 독자적인 연구비를 수주하였고, 이미 랩에서 졸업한 박사 학생들이 박사 과정 중에 아산 의생명과학 fellowship, NRF fellowship을 수행하였기에, 필요에 따라 다양한 fellowship에 도전할 수 있고, 본인이 원한다면 적극적으로 도움을 줄 예정입니다.
3) 연세의대는 기초 전공의와 전문의 의사과학자에 대한 대우가 전국에서 가장 좋은 편입니다. 학교가 적극적으로 전주기적 의과학자 양성사업을 수행 중이며, 우리 랩에 올 경우, 의사과학자 양성 프로그램에 소속되어 세브란스 임상 전공의에 준하는 금전적 대우와 복지혜택을 받게 됩니다.
그 결과, 연구와 대학원 과정에서 의사로서의 자존감뿐만 아니라, 기초 전공의, 의사과학자로서의 소속감도 가지게 됩니다. 연세의대 내에서는 2022년 현재 27명이 의사과학자 프로그램에 소속되어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https://ymstp.yonsei.ac.kr/ko/ 를 살펴보면 알 수 있습니다.
4) 저 스스로도 의대를 졸업하고 연구자가 되는 과정 동안 시행착오를 많이 거쳤습니다. 그리고 2년 반 전부터 의대를 졸업하고 후 박사 과정으로 진학한 의사 과학자 1인을 지도하면서, MD 과정을 마친 이후에 어떤 과정을 거쳐야 좋은 의과학자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시행착오를 PI로서 고민했습니다. 그렇기에, 조금 더 편안한 환경에서 의사과학자 과정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5) 연세의료원은, 세브란스 본원을 포함해, 암병원과 안과병원, 어린이병원, 심장혈관병원, 재활 병원, 치과병원 등이 모두 한곳에 모여 있어, 임상 연구에 있어서 상당히 진심인 교수님들과 연구자들이 시너지를 내고 있습니다. 그 결과. 노벨상 수상자 초청을 비롯해 내부 많은 교수님들께서 초청하는 최신 지견 세미나를 별 다른 이동 없이 내부적으로 접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항시 나의 지적 갈증을 채워주는 학문적 자극을 받을 수 있습니다. 추가로,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신촌이라는 공간은 서울이라는 도시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공간입니다.
 
세 번째, 우리 실험실의 연구 주제
1) 현재 저희 연구실은 사람을 연구합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장기가 어떻게 생겨나는지, 전능성을 가진 세포가 발생 과정 중 언제, 어떻게 장기가 되는지, 그리고 이들 세포가 평생 동안 어떻게 변하는지를 시신 유래 세포의 전장 유전체 분석을 통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2) 연세 의대로 옮긴 이후에는 단순한 초기 발생 단계를 넘어서 개체 수준에서 어떻게 장기가 만들어 지는지, 그리고 이들 장기가 돌연변이로 인해서 질병에 더 취약한지를 확장하여 연구하고 있습니다. 추가로, 각각의 세포들이 언제 운명이 결정되었는지, 종양 세포나 질병 세포로 운명이 결정된 세포가 존재하는지, 그리고 이들 종양 세포가 어떤 trajectory를 거쳐서 정상 세포에서 종양이 되고, 종양이 된 이후에도 어떻게 분화하는지를 활발하게 확장하여 연구하고 있습니다. 즉, 인간의 전 주기 세포 분열 발전사를 연구한다고 보면 됩니다.
3) 개인적으로 판단하기에는, 현재 이 분야 (Somatic mosaicism)는 학문의 문이 이제 막 열리고 있는 중이며, 개체 내의 다양한 병리적 생리적 Cellular evolutionary marching을 Somatic mosaicism이라는 이름으로 해석하는 시도들이 현재 나오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시점에서 후대에 회자 될 중요한 논문들이 주요 저널(Nature, Science, Cell)에 나오고 있고, 앞으로도 5년 이내에 나올 예정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저희 랩도 2021년에 Nature에 보고하였고, 현재도 이들과 어깨를 맞추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4) 감히 이야기한다면, 이른 미래에 현재 이 분야에서 나오는 결과들이 의학과 인간 개체를 바라보는 관점을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합니다. 즉, 값이 저렴해진 전장 유전체의 체성 돌연변이 분석을 통하여, 다양한 질병들이 Somatic mosaicism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설명되고, 질병에 대한 분석과 해석, 그리고 진단과 치료가 Mosaicism과 연계될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예컨대, 각 장기들은 몇 개의 세포로 만들어지는지,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장기들이 왜 특정 자극과 환경에 취약한지, 왜 특정 부위에만 특정 질환이 호발하는지, 왜 Germline mutation을 가진 환자들이 특수한 위치에만 질병이 발생하는지 등에 대한 근원적 답을 구할 지식을 우리가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보고 있으며, 이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5) 따라서, 본인의 전문성(특히 전문의의 경우)을 충분히 발휘할 장기에 관하여 깊은 연구를 수행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도 박사를 마친 후, 그 분야를 확장하여 평생을 거쳐 연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예컨대 우리 실험실은 심장, 신장, 간, 피부, 전이된 종양, 혈액, 면역 세포, 뇌, 두경부, 내분비 기관, 위, 소장, 대장, 눈, 귀 등 기증 시신의 모든 장기에 적용할 수 있는 실험 도구를 가지고 있기에, 본인의 전공을 응용하여 더 깊이 있는 연구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현재 의사과학자 프로그램은 KAIST 의과학대학원과 서울의대를 비롯해 다양한 좋은 프로그램이 이미 존재하고 있기에 저희 프로그램, 저희 연구실만이 답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많은 의대생, 그리고 전공의 선생님들께서 의과학 연구를 하고 싶지만, 절대적인 정보량의 부재로, 좋지 않은 선택을 해서 후회하는 모습들을 종종 보아왔습니다. 심지어는 박사 과정 이후, 극단적인 연구 혐오증을 가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최대한 자세하게 글을 쓰다 보니, 글이 길어 졌습니다. 긴 글은 페이스북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자꾸 글이 길어집니다. 지금까지 읽어 주신 것만으로도 너무나도 크게 감사합니다.
결론은, 의사과학자로서 연구를 진지하게 수행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최소한 연세의대 해부학 교실에 이런 사람이 있다 정도만 알려주셔도 좋겠고, 이 글을 직접 보고 용기를 내어 제게 연락할 친구가 있다면 더 없이 행복할 것 같습니다.
항상 그러하지만, 진학이 아닌 상담도 좋으니, 언제든지 편하게 연락을 해주시면 좋겠고, 의대생, 치대생, 전공의, 그리고 일반 대학원 학부생, 학위생의 상담 고민 역시 언제든지 환영이니, 메시지나 이메일로 제게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g1@yuhs.ac or ohjiwon@gmail.com)
제 스스로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최소한 제 후대에는 좋은 의과학자들이 많이 등장해서, 의사 과학자가 재미있는 연구를 통해서 행복해질 수 있다는 모습을 더 많이 보여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제가 지도교수가 된다면, 제가 할 수 있는 역량을 다 써서라도 최선을 다해 가르쳐 이들이 행복한 과학자가 될 수 있도록 멘토링할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해부학을 더 이상 고전적인 학문으로 바라보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고전적인 눈으로 바라보면 해부학은 오래된 학문, 발전이 없는 학문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특히 최신 기법을 활용하는 의과대학의 다른 과목과 비교하면 더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관점으로 기증된 시신을 바라보면, 동질성을 가진 한 사람의 다양한 조직과 이질적인 세포를 동시다발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를 제공하는 수단이 바로 해부 기증 시신입니다. 그렇기에, 해부학을 새롭게 바라보며, 새 분야에 뛰어들길 간절히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숭고한 희생 정신으로 본인의 몸을 연구와 교육을 위해 기증하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다시 한 번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신촌에서
연세의대 해부학 교실
오지원 드림.

P.S.2

혹, 이 글의 모집 시기가 지났더라도, 언제든지 페이스북 메시지나 이메일 상담글은 환영합니다. 

 

P.S.3

혹, 신분 노출이 부담스럽다면, 오픈 카톡으로 익명으로 연락해도 됩니다. 단, 대략적인 상황은 알려주면 상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며, 의대 입시 상담은 하지 않습니다. 

https://open.kakao.com/o/s8qDXyGe

 

크리스퍼 시스템은 더이상 말이 필요없는 최신 기술이면서 현재 제일 핫한 Genome editing technology입니다.

 

이 시스템의 끝판 대장이라고 한다면, 미국 서부에는 UC 버클리에, 이름에서부터 DNA가 새겨져 있는 도우드나 누님(Jennifer Doundna)이 계시고, 동부에는 이름부터 짱이신 짱 펭(Feng Zhang)과 교회 아저씨인 조지 처치(George Church)가 있습니다.

 

외국으로 눈을 돌리면, 프랑스에 카펜티어 누님(Emmanuelle Charpentier)과 한국에는 IBS 김진수 단장님이 계십니다.

그 끝판 대장 중 한분인, 도우드나 누님께서 이번에 Cell에 리뷰 논문 한편을 딱! 쓰셨습니다.

 

"살아만 있다면" 노벨상 수상이 거의 확실시 되는 누님의 리뷰 논문 한편을 몸으로 즐기시면서 활기차게 11월을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추가로, 위에 계신 대장들의 wikipedia 설명 링크입니다. 참고하세요.

https://en.wikipedia.org/wiki/Jennifer_Doudna
https://en.wikipedia.org/wiki/Feng_Zhang
https://en.wikipedia.org/wiki/George_M._Church
https://en.wikipedia.org/wiki/Emmanuelle_Charpentier
https://www.ibs.re.kr/kor/sub02_06_02.do

 

유전체 교정 연구단 | 융합연구분야 | 연구단소개

연구단장 소개 연구단장 김진수 유전자가위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이다. 위스콘신-매디슨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서울대학교 화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현재 IBS 유전체교정 연구단에서 유전자가위 기법을 활용한 돌연변이 교정 및 난치성 질환 원천치료를 연구하고 있다 연구단 소개 유전자가위를 이용해 난치성 질환을 원천치료 하는 새로운 방법을 연구 - 유전자 교정에 사용되는 유전자가위의 효율성과 정확성을 높임 - 유전자 녹아웃 스크리닝을 통한 유전자 기

www.ibs.re.kr

 

George Church (geneticist) - Wikipedia

American geneticist George McDonald Church (born 28 August 1954) is an American geneticist, molecular engineer, and chemist. He is the Robert Winthrop Professor of Genetics at Harvard Medical School, Professor of Health Sciences and Technology at Harvard a

en.wikipedia.org

 

Emmanuelle Charpentier - Wikipedia

Emmanuelle Marie Charpentier (born 11 December 1968) is a French professor and researcher in microbiology, genetics and biochemistry.[1] Since 2015, she has been a Director at the Max Planck Institute for Infection Biology in Berlin, Germany. In 2018, she

en.wikipedia.org

 

Feng Zhang - Wikipedia

Feng Zhang (Chinese: 张锋; pinyin: Zhāng Fēng; born October 22, 1981) is a Chinese-American biochemist. Zhang currently holds the James and Patricia Poitras Professorship in Neuroscience at the McGovern Institute for Brain Research and in the departments of

en.wikipedia.org

 

Jennifer Doudna - Wikipedia

American biochemist, professor Jennifer Anne Doudna (born February 19, 1964)[2] is an American biochemist. She is a Li Ka Shing Chancellor Chair Professor in the Department of Chemistry and the Department of Molecular and Cell Biology at the University of

en.wikipedia.org

 

과학자 여러분들!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나요? 기초 연구비와 관련해서, 정말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가고 있습니다. 그 안에서 이것도 보고 저것도 보고, 참가하기도 했는데요....

 

이번에 이것저것 기초 연구비 관련 스터디와 공청회에 가본 결과, 기본적으로 연구비는 국가에서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또는 예산을 잡아 놓았다고 봅니다. 이는 저 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다만, 그것을 어떻게 쓰느냐의 문제인데... 생각보다 많은 실무 과학자(?)들의 불평이 많아서 미래부가 놀란 것 같습니다.

 

생명 현상 중에, Epigenetic change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부모에게 물려 받은 DNA의 유전 정보는 쉽게 바뀌지 않지만, 개체가 접한 환경 인자에 따라서, DNA는 methylation이라든지, histone modification이라든지.. 다양한 형태의 epigenetic change를 거칩니다.

 

즉, 폐암에 걸리지 않을 유전형을 받았다 할지라도, 하루 두갑 이상, 죽도록 담배피고 가스마시다 보면, epigenetic change가 와서(저런 행위를 하면, 물론 mutation이 올 가능성도 높아집니다만...) 세포가 적응해보려고 노력하다가도 결국 퍼져버립니다.

 

반대로, Memory에서는 독서나, 기억력을 높이는 형태의 강화를 하게 되면, 기억력이 높아지는 쪽으로 neuron과 brain의 epigenetic change가 이루어 집니다.

 

감히, 자본주의에서 "돈"이란 것도 epigenetic change를 한다고 봅니다. 돈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그 나라의 과학이 성공할 수도, 반대로 삽질할 수도 있습니다.

 

돈이라는 무형의 DNA를 적절한 형태로 가공해서, 후세에게 전달할 수 있는, 그리고 인류 삶을 높일 수 있는 씨앗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암세포 같은 것이 아니라.

 

기초 연구비의 제대로된 epigenetic change를 기대합니다.

https://www.news1.kr/articles/?2813033&fbclid=IwAR0cnFN_Z2380AThvnmNlzQbLn4iZ1uLvoak8Nkm3nKV7P2p6kHVFpUm5-o

 

'기초연구비 2조로 늘려달라' 과학자 청원…미래부 '고심'

사실 앞에 겸손한 민영 종합 뉴스통신사 뉴스1

www.news1.kr

 

우리나라 "공보의 제도"를 기네스 북에 추천합니다.

 

강호동은 먹는 게 아닌 "악수"로 기네스 북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지난 1993년 대전 엑스포에서 8시간 동안 무려 2만 8233명과

악수해 세계 기네스 북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대단하죠.

 

하지만 더 대단한 행위가 있습니다. 그것도 국가적으로 칭찬할 만한 업적입니다.

 

우리나라의 공보의 제도, 특히 예방접종 부분은 하루 800명 접종이 기본으로, 기네스 북에 이름을 올려야 합니다. 하루 800명은 상대적으로 적은 회수이고, 3000명 정도 예방 접종을 한 공보의도 있다고 합니다.

 

간단한 산수 들어갑니다.

 

하루 8시간 근무라 치고, 얼추 800명이라고 계산하면, 시간당 100명. 시간당 60분이라고 치면, 분당 1.6명. 1분이 60초니깐, 대략 1사람당 38초 정도 되네요.

 

38초 동안 물어야 할 항목은, 꽤나 많을 것 같은데, 그 중 제일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답은 "친절도"입니다.

 

친절하게 그리고 아주 꼼꼼하게 진료를 해야합니다. 38초 동안요. 그렇지 않으면 기네스북은 커녕, 잘리거나 감봉될 수도 있기 때문에, 친절해야만 합니다.

 

참, 그리고 절대 쉬어서도 안되요. 고도의 집중력으로 쉼 없이 봐야만, 기네스북에 등재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줄서서 악수하고자 하는 사람을 2만 8천명 기다리는 강호동의 기네스북보다, 끊임없이 예방 접종 800 - 3000명을 봐야하는 공보의가 훨씬 더 어려워 보이는데,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가요?

 

http://www.healthfoc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2901&fbclid=IwAR3TXMUEkcvgMnW-zAwIlxQCdwSVepRI9_XWc0sjliEckavbnQLr4P114go

 

하루 800명 접종한 공보의가 불친절? - 헬스포커스뉴스

하루에 800명이 넘는 주민에게 예방접종을 한 공중보건의사가 ‘복무 불성실’로 행정처분을 받아 진료장려금 3개월치(240만원)를 삭감 받은 일이...

www.healthfocus.co.kr

 

참.... 정말 요새 너무 비판만 하는 것 같은데요... 2013년도에 시작한 프로젝트를 3년뒤에 평가하는 시스템. 멋지네요.

 

이름부터 잘못 지었고, 이름을 그렇게 지었으면, 노벨 과학상 프로젝트 답게, 장기적인 안목에서 평가해야하는 것 아닌가요?

 

제가 알기로 생의학 분야에서 제일 빨리 노벨상을 수상한 것이 콘버그 아저씨로, 1957년도 논문으로 1959년에 노벨상을 수상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따지고 보면, 이것도 오초아 아저씨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인데...

 

우리나라 노벨 과학상도 저런 초스피드를 요구하나요? 뚝하면, 3년안에 뚝딱...

 

뭘 이야기하고 싶은지. 뭘 지적하고 싶은지 충분히 알겠는데요... 근데, 매년 국정감사다 뭐다 하면서, 지적질하는 것보다는, 정말 장기적으로 지원할 수 있고, 변하지 않는 시스템 마련에 훨씬 더 힘을 쏟는 것은 어떠실런지...

 

참고로 올해 수상한 오수미 할아버지(?)는 25년 걸렸구요.

 

야마나카 아재는 좀 빨라서 2006년 논문, 2012년 노벨 생리 의학상 수상했으니 6년만에 받았지 않느냐고 한다면, 공동 수상한 가일(스트리트 파이트)을 닮은 거든 할배는 대략 50년 걸렸습니다.

 

말만 요란했던 건 사실이니 인정하겠습니다만, 이렇게 장기적인 관점 없이 뚝딱 만들고, 주패고~ 지적질하고, 다시 뜯어 고치고, 또 3년 뒤에 평가하고, 얄짤없이 국정감사 나와서 또 뚜드려 패고. 언론에서 북쳐구고, 꽹가리치면서 사물놀이 하면서 깽판치면, 도대체 소는 누가 키워요?

 

이 포스팅을 끝으로 한동안 지적질을 하지 않고, 생산적인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사람들은 밥 딜런이 수상을 받을 것인가 말것인가, 혹은 시상식에 올 것인가 말것인가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저는 이를 대하는 스웨덴 한림원의 자세를 칭찬하고 싶습니다.

 

"딜런과 가장 가까운 공동 제작자에게 전화와 이메일로 연락했고 친절한 답변을 받았다"며 "현재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다니우스 사무총장은 딜런의 참석 여부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 나타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가 원치 않는다면 오지 않겠지만, 어떤 경우에도 (시상식은) 큰 축제가 될 것이고, 영예는 그의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연 우리나라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일까요?

 

사전에 행사를 하기 이전부터, VIP가 오느냐 마느냐, 그리고 오지 않았다면 혹은 오지 않는다면 상을 주지 않거나, 상을 받지 않으면 VIP가 참석하지 않는 문화가 있지는 않나요?

 

어떤 행사든, 국회의원이나 높으신 분들이 먼저 축사를 하고 슬그머니 빠지는 건 아주 일상적(?)입니다.

 

그리고 그 행사의 주인공들은 정작 뒤로 빠지고 행사는 진행됩니다.

 

수상을 거부해도, 시상식에 오지 않아도, 상을 준 그 사실에는 변화가 없고, 시상식 자체가 큰 축제가 될 수 있음에. 그리고 그가 오면, 영예는 그의 것이지만, 오지 않는다 하더라도, 여전히 칭찬할 수 있는 문화. 이런 문화가 바로 지금 필요하지 않을까요?

 

기초 연구와 과학인들을 위한 국회 모임에서, 시작하는 시점에는 10명 가까이 국회 의원이 있었지만, 결국 마칠 때는 1명 패널 국회의원만 남는 현상을 최근에 목격한 1인의 넋두리였습니다.

 

머.. 다들 바쁘시니깐.... 처음부터 안 오셔도 제가 칭찬을 드릴 수 있는데 말입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