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기초 의학자의 길. 과연 의대를 들어와서 연구를 해야하는가?(진로) 기초 의학자의 길. 과연 의대를 들어와서 연구를 해야하는가?

Posted at 2013.08.13 14:27 | Posted in 진로에 대한 이야기

안녕하세요. 오지의 마법사입니다. 


일단 의대라는 곳은 인체에 대해서 현재 가장 잘 배울 수 있는 학업 공간인 것은 사실이고,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아울러, 의대는 예과에서 배우는 자연과학, 본과 1학년에서 배우는 기초 의학, 그리고 본과 2학년부터 졸업까지 배우는 임상 의학 다각도로 인체에 대해서 공부하고, 질병에 접근하는 시각을 그 어느 곳보다 잘 제시한다는 점에서 연구를 하기 위해 아주 강력한 배경지식을 제공할 수 있는 곳입니다.


What Medical School is Like -or- Studying for Anatomy
What Medical School is Like -or- Studying for Anatomy by SendakSeuss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본과 1학년은 전세계적으로 어디를 가나 비슷합니다. ^^ 

의대 과정은 전세계적으로 교육 과정의 편차가 가장 적은 학과 중 하나입니다.)


다만, 인체의 질병에 대해서 치료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직접적인 연구를 하는 것은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연구라는 것은 하나를 깊게 매진하는 것인데, 의학은 그 학문 체계가 워낙 방대하여서, 의대 과정동안 하나를 자세하게 배우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물론 배우는 동안은 아주 자세하고 깊게 배우긴 하지만, 절대적인 할애량은 자신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 한 모든 과정을 따라가기도 벅차기 때문에, 그리 많지 않습니다. 


따라서, 의사들도 본격적인 연구는 의대를 졸업하고 나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관심있는 학생은 본1때부터 진행하기도 합니다.) 기초 의학을 선택하는 경우에는 졸업과 동시에 연구를 시작할 수 있고, 임상 의학을 선택하면 빠르면 레지던트 3-4년차, 혹은 펠로우에 즈음해서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PhD가 대부분 학부 4학년때 혹은 석사때부터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하는 것에 비한다면 다소 늦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이 어떤 관점을 가지고 연구를 하느냐에 따라서 의대 학위는 환자를 대면하고 진료할 수 있다는 "의사" 라이센스 뿐만 아니라, 거시적으로 학문, 의학, 인체를 접근하는 틀과 다른 학문을 하고 있는 사람들과 교류에 큰 장점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작게는 주변 의대 동기, 선후배 등이 다 임상 의학을 하면서 진료 일선에서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고, 크게는 연구에서 임상까지 접근하는 Translational Medicine (중개 의학 - 링크)을 아우를 수 있습니다. 


pieces of you.
pieces of you. by NatShots Photography 

(본과 1학년 때 배우는 해부학 책 중 하나인 Gray's anatomy)


물론 장점만 본다면 어느 곳이든 쉬워 보이고 좋아 보입니다. 당연히 단점도 있습니다. 기초 의학 자체가 의대 내에서 소수인 집단 (MDPhD.kr의 기초의학 글-링크) 입니다.  따라서 연구를 하는 시행착오 역시 오롯히 자신의 몫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임상을 하는 친구들과의 괴리감 역시 상대적으로 큽니다. 


아울러, 연구를 메인으로 하는 연구 중심 대학 (카이스트, 지스트, 디지스트, 포스텍) 등과 비교할 때, 교육에 대한 부담도 어느 정도 있습니다. 더불어, 경제적인 측면 역시 상대적 빈곤감을 느낄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절대적으로 본다면 일반 대학에 있는 대학원생과 비슷할 수 있지만, 자신과 의대 6년을 같이 공부한 동기들 대부분이 자신보다 훨씬 더 많은 월급을 받는 상황 (갈수록 그 차이는 더 커짐)에 초연해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아울러, 정해진 임상 길과는 다르게, 모든 길을 자신이 개척해야하는 안개 같은 상황도 개인이 감당하기에 쉽지 않습니다. 이 모든 이유로 기초 의학을 선택하는 사람은 한 학년에 1%도 채 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많은 수의 기초 의학 전공자들이 중도 포기를 하고, 임상의학을 전공하게 됩니다. 전 그 선택도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중도 포기와는 별개로, 기초 의학의 다양한 툴을 이용하면 임상에서 더 많은 것을 할 수도 있거든요. 아울러 위에 언급한 단점들도 어느 정도 커버가 되구요. 다만 시간이 길어진다는 단점은 있겠죠.  


Medical/Surgical Operative Photography
Medical/Surgical Operative Photography by phalinn 저작자 표시


따라서, 자신이 의대를 졸업하고 연구를 혹은 기초 의학을 선택한다면, 정으로 자신이 좋아해야 합니다. 단순히 교수가 되겠다. 연구를 하겠다는 생각은 정말 단순한 생각입니다. 또 소위 말하는 뽀대(?)나 주변 시선을 신경쓴다면 더욱 이 길을 선택하면 안됩니다. 연구에서만큼은, 인생이라는 노력을 투자해서 얻는 리턴이 결코 돈이나 지위와 같은 외부적인 보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단순히 교수가 되는 것이 목표인데, 자신이 위와 같은 성향을 가졌다면, 임상을 선택했을 때 보다 더 힘들 수 있습니다. 예전 70-80년대에는 기초 의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모교의 교수로 남을 수 있었습니다. 의과 대학에서는 연구나 진료보다 학생 교육이 중심이었고(현재도 그러합니다만) 의사인 기초의학자들은 그 누구보다 교육에 더 적합한 인재였기 때문이죠. 


하지만, 2000년도에 들어오면서 "연구"가 의과 대학의 한 축을 형성하면서, 무조건 기초 의학을 전공했다는 이유로 의과대학 교수가 되지는 않습니다. 현재는 그런 학교가 거의 없습니다. PhD가 의과대학 교육이라는 측면에서는 부족할 수 있지만, 연구에서 강점이 크기 때문에, 많은 수의 의과대학에서 PhD를 교수로 고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논의하지 않겠습니다.


bug for today: staphylococcus aureus
bug for today: staphylococcus aureus by estherase 저작자 표시동일조건 변경허락


따라서 연구만을 위해서라면, 굳이 의대를 들어오지 않아도 충분한 연구를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어떤 스타일인지, 어떤 연구를 하고 싶은지. 시간이 많이 걸려도 인체에 대한 이해와 적용을 바탕으로 연구를 하고 싶은지, 아니면 한 곳만 깊게 파고 싶은지에 대해서 많이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울러, 2000년도 이후에는 의대 자체를 들어오기가 힘들어 졌기 때문에, 자신이 그 커트라인을 넘어서 의대를 들어올 수 있느냐도 위와 같은 선택의 변수라고 하겠습니다. 자신이 아무리 의사가 되어 기초 의학을 연구하고 싶어도 의대에 입학하지 못하면 MD가 될 수 없습니다. 하지 못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은 분명히 다릅니다. 일종의 차선책인 셈이죠. 과연 재수 삼수를 해서 의대를 들어가야 하느냐? 현재로서는 그건 가치관에 따라 다르다라고 대답하겠습니다.


결과적으로, 기초 의학을 진로로 정하면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이 글의 목적은 충분히 고민한 뒤에 진로를 선택하라는 것이고, 자신이 보는 것과 실제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설명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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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지의 마법사
  1. leejin71
    안녕하세요
  2. 안녕하세요. 제 블로그에 흔적(?)이 있어 타고 왔다가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깊게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 많네요. 그에 더해 또 한가지.. 연구라는 길은 결국 성실함이 메인이지만, 약간의 소질도 필요한 일인 것 같습니다. 특히 반복적인 작업을 하면 같은 것 밖에 보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쥐약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또한 '순수한 학문'에 대한 로망을 가진 분들에게도 맞지 않을 듯 하고요. 결국 고작 몇 년 동안 일어난 일이라기엔 꽤 파란만장한 일들을 겪고 임상으로 가기로 결정했습니다만, 정말로 아카데믹한 열정이 있고 기회비용을 현실적으로 잘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매력적인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기회비용이 단순히 수입의 총액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게 포인트가 되겠지요.
    • 2013.08.24 22:14 신고 [Edit/Del]
      성실함과 소질. 정말 중요한 factor 중 하나이죠. 특히나 반복적인 작업에 대한 내용은 공감을 많이 합니다. 그 안에서 다른 것을 발견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 역시 공감합니다.

      순수한 학문에 대한 것은 사람마다 주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겠지만, 사실 우리나라 의대가 순수 학문보다 응용을 더 중시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임상으로 가셨지만, 몇 년간의 경험은 앞으로 선생님의 인생에서 아주 큰 영양분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의심치 않습니다. ^^
  3. 비밀댓글입니다
  4. kobe77
    안녕하세요 저는 기초의학자가 꿈인 고등학생입니다. 인터넷에서 기초의학에 관한 정보를 찾아보다가 이 블로그를 방문하게 되었는데 전문가분들의 유익한 글과 정보가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서 항상 자주 보고 있습니다. 제가 궁금한 점은 요즈음 의대생들은 방학때 같은 시간을 활용해서 미생물학과나 생물학과의 실험을 보조하거나 참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들었습니다. 대학마다 물론 다르겠지만 이러한 활동에 대해서 알고계신바가 있다면 이에 대해서 좀 알려주실수 있으신가요? 이러한 활동이 아무래도 기초의학자가 되는데 있어서 적지않은 도움이 될것같다라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 2013.09.06 22:00 신고 [Edit/Del]
      http://mdphd.kr/95

      http://mdphd.kr/110

      이 두가지 글을 참고하시면 될 듯 합니다. 아울러, 일반적인 자연계와는 달리, 의대는 자연대와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실험실 접촉이 쉽지 않은데, 오픈랩이나, 랩투어같은 프로그램이 학교마다 잘 만들어진 곳들이 많습니다. 그런 곳을 찾아서 문을 두드리시면 됩니다.
  5. 의사들중에도 연구를 전문적으로 하는 분들이 계시다는것을 잊고있었네요 ㅎㅎ
  6. 김명지
    안녕하세요. 요즘 심각하게 진로 고민을 하던 차에 이 블로그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딱 제가 고민하고 있는 부분들에 대한 포스팅이 많아서 열심히 정독하였고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이제 KAIST에서 생명과학과 4학년이 되는 여학생입니다. 1월생이라 초등학교부터 남들보다 1년 빠르게 (사실 몇 개월이지만요..ㅎㅎ) 입학하였고, 과학고등학교를 조기 졸업하여 21살에 대학교 4학년이 되었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생물학이 좋았고 KAIST에서 생명과학을 배우면서 점점 매료되어, 평생 이 분야를 하면서 우리나라와 인류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는 꿈을 키워 왔습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도 아마 알고 계시겠지만, 의전원 제도가 생긴 이후로 KAIST나 포스텍 등의 우수한 학생들이 모두 졸업 후 의전원으로 진학하는 바람이 불었었습니다. 아예 고등학교 때 의대 입시에 실패하고 나서 KAIST를 의대 입시의 루트로 생각하고 학점 받기에만 몰두하며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물론 제 학번 때부터는 의전원이 축소되어서 그런 학생들이 많이 줄기는 하였습니다.

    이러한 주변 상황 속에서 저는 한 번도 의대나 의전원에 가겠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의대에 진학하겠다는 동기들 대부분이 어렸을 때부터 학원에서 키워지면서, 과학고 시절부터 좋은 성적을 챙기고 돈 잘 벌고 알아주는 직업을 가지려고 하였기 때문에, 괜한 반감이 들어서 색안경을 끼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또한 저에게는 이미 알려진 지식과 기술을 이용하여 사람을 치료하는 의사는 technical한 성향이 강해 보였고,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고 생명의 비밀을 탐구하는 과학자가 더 noble하게 느껴졌습니다. (이러한 가치관은 지금도 사실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KAIST 학사를 졸업하면 반드시 유학을 가서 Ph.D.를 받아야지!'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고 그에 맞춰 학점을 챙기고 영어를 공부했습니다. 학교 내에서 랩경험도 해 보았구요.

    그런데 3학년 2학기, 즉 얼마 전부터 어떤 계기가 있어서 그런 편견을 내려놓고 '의대 진학은 어떨까?' 라는 생각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항상 '난 의대는 아니야!'라고 딱 잘라서 거절해왔어서 그렇지, 잘 생각해보니 의대라는 진로도 저한테 괜찮을 것 같더군요. 보다 정확히 말하면 의과학자의 길입니다. 물론 아직 생명과학과에서 학부를 다니고 있는 어린아이일 뿐이지만, 제 최고 관심은 항상 '사람의 몸'이었습니다. 인체가 경이롭고, 궁금하고, 그 원리를 알고 싶고, 알면 알수록 신기하고.. 의대에 진학한 다음에 국내 혹은 해외에서 Ph.D.나 포닥 과정을 밟으며 의과학자의 길을 걷는 것은 어떨까?

    나중에 인체에 관련된 연구를 하고자 한다면, 의대에서 인체의 생리와 병리에 대한 공부를 더욱 탄탄히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의사자격증이 있어야 사람의 몸에 직접적으로 손을 대는 것이 가능하여 보다 가능성이 확장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MD가 없고 PhD이면서 이쪽으로 연구를 하는 사람들이, 의학과 의료 현실에 대해 잘 모르다 보니 약간 현실과 동떨어진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게다가 내년에는 서울대, 연대 의대 등에서 학사 편입을 모집하니 입시에 성공만 한다면 바로 본과에 진학할 수 있고, 고등학교 조기 졸업 등으로 동기보다 2년 어려서 시간상 손해 보지도 않구요. 학점 관리를 잘 해 왔기 때문에 준비만 잘 한다면 입시는 충분히 성공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확실히 마음을 정하지 못하겠습니다.
    • 2014.02.18 08:27 신고 [Edit/Del]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오지의 마법사입니다. 정말 긴 글이고, 고민이 묻어나는 글인 것 같습니다. 동생에게 조언한다고 생각하고 댓글을 쓸까 합니다.

      일단,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가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의사라고 해도 저와 다른 사람처럼 아주 소수만이 걷는 기초의학자 혹은 의과학자도 있습니다. 추가로, 임상을 하고도 의과학자의 길을 걷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글에서도 썼지만, 굳이 MD가 아니더라도 멋진 연구를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과연 자신이 어떤 길을 걷고 싶으냐가 중요하다고 하겠죠. 만약 글에 써 놓은 것처럼, 인체에 대해서 알고 싶고, 원리를 알고 싶다면, 의대가 최선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현존하는 의학 지식의 방대한 틀을 본격적으로,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곳은 현재 의대밖에 없습니다. 저 역시 의대에 들어온 것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그만큼 인체에 대한 지식을 많이 쌓았기 때문이죠. 그리고 그 시야는 세상을 보는 눈을 그리고 과학을 보는 눈을 키워준 것만큼은 사실입니다.
    • 2014.02.18 08:33 신고 [Edit/Del]
      하지만, 반대로 의과학자만이 꿈이라면 굳이 인체에 대해서 모든 것을 알 필요는 없습니다. 예컨대, 자신이 유전학자가 되어서 특정 질병(신장)에만 올인할 것이라면, 4년이란 혹은 그 이상을 투자해서, 신경, 심장, 간 등에 대해서 알 필요는 없다는 것이죠. 4년이라는 시간을 신장에 올인해서 더 깊이있는 지식을 얻는 것이 더 좋을 수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항상 인생은 한정된 시간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죠. 하나의 선택을 하면, 또 다른 무언가를 희생해야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자신의 가치관이 확고하다면, 한정된 시간을 두 번 활용하고, 늦게 가더라도 제대로 가겠다는 선택이 가능하게 됩니다. 반대의 가치관도 가능하겠죠.

    • 2014.02.18 08:37 신고 [Edit/Del]
      의학과 연계된 생명과학 연구가 목적이라면 굳이 의사가 될 필요가 없다는 교수님의 말씀에 저도 공감합니다. 의대, 의사는 어디까지나 진료가 목적인 인력을 양성하는 기관이고,학생에게 연구는 부수적인(물론 연구자, 교수 입장은 그렇지 않습니다) 셈입니다. 기초 의학을 선택하는 인원이 전국 1%도 되지 않음을 생각해보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의대를 선택하게 되면, 의사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연구자가 되기 보다는.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이 길을 선택하는데, 생각보다 큰 난관이 많았습니다. 주변의 시선, 동기들의 진로 등등. 남과 다른 길을 걷는다는 두려움도 생각보다 많구요. 4년 동안 동고동락하면서 같이 공부한 동기와는 다른 길을 선택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연구가 그리 만만한 것도 아니구요.

      의대를 도전하는 것도 좋습니다. 그리고 유학을 가서 멋진 연구에 바로 뛰어 드는 것도 좋습니다. 다만, 내가 어떤 길을 어떻게 가고 싶다는 복안, 가치관 설정이 먼저 되면 좋을 듯 해요.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직접 만나뵙고 조언을 드리고 싶지만, 제가 한국에 없는 관계로 힘들 듯 하네요. ^^
  7. 비밀댓글입니다
  8. 대곽1학년생
    안녕하세요? 과학고등학교 재학중인 1학년생입니다. 일단 글 잘봤습니다. 평소 궁금했던것들을 정말 잘 정리해주셨더라고요;;
    다름이아니라 제가 이 댓글을 쓰게된 이유는 뇌과학에 대해 여쭙고자 글을쓰게 되었습니다. 장래에 뇌과학을 하고 싶은데 주의에 특히 뇌쪽은 생명공학쪽에서 잘 다루지 않기 때문에 의대가 더 좋다는 애기를 가끔 하셔서요. 현 의과학자의 입장으로써 뇌과학을 하는데 최적인 진로는 어떤것이라고 생각하나요?
    답변 달아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 neuroclimber
      2014.02.19 21:24 신고 [Edit/Del]
      neuroclimber입니다. 뇌과학을 연구하기위한 가장 적절한 학부 진로라는 것은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뇌과학이라는 학문자체가 다양한 학문을 바탕으로 연구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은 본인이 어떤 방향에서 뇌 문제를 접근하느냐에 따라 달라 질 수 있다고 봅니다.
      생명과학부와 의대를 질문하셨으니, 굳이 이 둘을 비교해보자면 의대를 졸업하게 되면 아무래도 임상적인 지식이 많아지게됩니다. 여기서 임상적 지식이란 신경생리적, 신경해부학적인 기초지식을 포함하여, 신경질환, 정신질환 쪽 지식까지 포괄하는 거죠. 언뜻보면 엄청 많이 배우니까 무조건 좋은것 아닌가 할 수 있지만, 의대에서 신경/뇌 라는 분야는 일부분일 뿐입니다. 병원에 어떤 환자들이 많이 분포하고 있는지 생각해보면 쉽게 상상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넓고 다양한 지식을 배운다는 장점이 있지만, 아주 깊고 자세하게 들어가는 건 아무래도 전문의까지 하지 않는 이상 힘들겠죠. 의대를 졸업하고 연구를 하는 방향은 이 블로그에도 나와있듯, 바로 기초학문을 하고자 대학원에서 연구를 하는 방법도 있고, 병원에 관련 전공(신경과, 정신과 등)을 전문의로 밟으며 하는 방법도 있으니 연구는 그 때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생명과학 쪽은 (제가 이쪽은 사실 잘 모릅니다.) 아무래도 세포생물학 지식부터 자세히 쌓아나가게 될겁니다. 앞으로 어떤 대학의 어떤 교수님이 neuroscience 교과를 체계적으로 잘 가르쳐 주실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결국은 학부에서 배우는 뇌과학 지식은 교과서적 지식을 넓고 다양하게 배우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의대에서 그 지식의 바탕을 쌓든, 생명과학부에서 그 지식의 바탕을 쌓든지 간에, 연구자가 막상되면 연구분야에 관련 전문지식을 다시 공부하고 배우는건 매한가지니 길게 생각하는게 맘편합니다.

      뇌과학에 대해 어떤 식으로 접근하고 싶은지 좀더 구체적으로 답변달아 주신다면 저도 더 구체적으로 답해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대곽1년생
      2014.02.19 22:30 신고 [Edit/Del]
      이렇게 상세하게 달아주신다니.. 일단 일개 고등학생에게 정발 친절한 답변 감사합니다... 사실 '뇌' 라는 그 자체를 동경하고 있어서 그저 새로운것을 발견해낸다, 미지의 분야를 개척해낸다는 쾌감만을 생각했고 구체적으러 내가 이걸 해서 무엇을할까는 생각하지 않은것 같습니다... 막상 그렇게 들어보니 제가 꿈을 너무 막연하게 생각했었네요.
      지금에서라도 곰곰히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뇌/싱경과 신체의 상호 구조적 매커니즘 연구나
      생각 그 자체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싶습니다.
      여기까지 쓰니 그냥 두루뭉실하고 공상적으로 보이네요;; 그래도 한가지 확실한 것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뇌' 에 대해 알고싶고 완벽히 래명하고 싶다는 마음만은 확실합니다. 근데 이걸 의학적으로 써먹고싶다는 생각을 먼저하지 않은 제 자신에게 솔직히 놀랍습니다. (의대를 고민하면서도...) 그냥 알고자하는 욕구가 가장 큰것같습니다. 의학쪽으로는 둘째....
      대충 이런쪽으로 연구하고 싶은데 대충 어떻게 진로를 잡으면 될까요...? 의대내에서 하고싶다면 임상쪽으로나 기초의학연구를 말씀하셨는데 임상쪽으로 갈라면 신경외과쪽으로 가야하고 기초의학연구쪽으로 갈려면 뇌의학(?)쪽으로 가야하나요? 기초의학연구에서 뇌의학분야가 있나도 궁금합니다...
      일개 고등학생의 두서없는 글에 진지하게 답글 달아주시고 도움을 주려고 노력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한번 더 부탁을 하는게 여침없지만 많은 정보를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일단 생명과학으로 간다면 kaist - 바이오 및 뇌공학과 나 디지스트 생각하고 있습니다.)
    • neuroclimber
      2014.02.20 19:15 신고 [Edit/Del]
      그런 호기심은 부끄러워할 필요 없으니, 오히려 중요합니다. 과학자에게 기본 소양이니깐요. 임상적, 의학적 적용에 대해 생각해야지만 의대를 지망할 자격이 생기고 그런 문제는 아닙니다. 과거 과학 발전의 역사를 보더라도 애초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이 적용과 응용이 발전한 경우가 더욱더 많으니깐요.
      의대는 진학한 이후 뇌과학을 연구할 수 있는 방법은 임상쪽은 신경과, 신경외과, 정신과, 재활의학과, 영상의학과 등등 다양한 길이 있고 기초쪽은 해부, 병리, 약리, 생리, 생화학 등등 어디를 가더라도 뇌과학을 할 수 있습니다. 느끼셨겠지만, 대학과정이나 대학원과정에서 분야라던지 이런게 확정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초, 중, 고등학교 과정 처럼 교과별로 확고한 학습목표가 있고 영역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이죠. 대학오면 어렴풋이 느낄 것이고, 대학 졸업하고 연구하려고 오면 확실히 느낄겁니다. 중요한건 어떤 교수님, 스승님을 만나느냐죠. 자기가 하고 싶은 분야의 연구를 하는 분을 잘 찾는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건 대학교 다닐 동안 연구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공부를 하는거 겠죠.
      생명공학 쪽으로 간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대학교, 대학원 연구 과정은 고등학교때처럼 누군가 정해진 과정을 떠먹여 주는게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은거니, 본인의 고민과 대학, 대학원에 대한 기대를 어떻게 생각하는게 좋을지 도움되셨길 바랍니다.
    • 대곽1년생
      2014.02.20 19:41 신고 [Edit/Del]
      답변 정말 감사합니다!! 대충 어떻게 해야할지 감을 잡은것 같네요... 일단 각각의 길의 장단점을 님의 답변과 블로그 글을 통해 알았고 무엇보다 어디쪽으로 가면 무엇에 치중하는지, 또 내가 정말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일단 전체적인 틀이 잡혔으니 지금은 공부해야 될 순간이네요;;
      열심히 노력해서 원서쓸때 다시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보겠습니다!! 도움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필력이 딸려서 질문의 요지가 잘 드러나지 않았을텐데 가려운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답변이었요.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 건승하시길 바랄께요!
    • 김원영
      2015.07.20 23:20 신고 [Edit/Del]
      어 대곽1학년이시네요 ㅎㅎ 반갑네요
  9. 비밀댓글입니다
    • 2014.04.13 13:23 신고 [Edit/Del]
      안녕하세요. 오지의 마법사입니다.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다만, 자신이 어떤 커리어를 "어떻게" 구상해 나갈지에 따라서 달라질 것 같네요. 학부가 중요할 수도 있지만, 연구를 하는 경력에 학부의 어떤 포인트를 본인 연구에 주안점을 주느냐에 따라서 사람마다 혹은 교수마다, 학교마다 다르게 해석될 수도 있거든요.

      하지만, 자신이 해온 것과 앞으로 해 나갈 것을 잘 연결시켜서 진로를 정하고 도전한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아울러, 석사로 유학 간 이후에, 그 학교에서 당뇨와 관련된 교수에게 컨택하고, 그에 관한 연구를 진행한다면, 박사 과정은 충분히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학부는 어디까지나 학부일 뿐입니다. 너무 겁먹지 마세요.

      화이팅입니다. ^^
  10. 안녕하세요. 서울 모 대학 본과 1학년 재학중인 학생입니다. 쓰신 글들 모두 잘 읽었습니다! 처음 학교 들어올 때만 해도 정신과 의사가 하고 싶었고 또 제 적성인줄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선배들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들어보니 그냥 약 지어주는 기계가 되어야 한다.. 제가 생각하는 정신과 의사와는 차이가 좀 있네요. 그 다음으로 매력을 느꼈던게 기초의학입니다. 실제 본과 1학년 기초의학 수업은 모두 재밌었고요.. 아직 임상을 겪어보지 못한 풋내기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외과나 내과 같은 곳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연구가 적성에 맞는지 안 맞는지도 모르지만 그냥 막연하게 기초 쪽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교수님들 보면서 나도 저렇게 강의하고 싶다.. 나도 내 연구를 하고 싶다.. 모두 막연한 생각 뿐입니다. 그래서 몇 가지 궁금한 점이 있는데요..
    - 포스트 닥터 과정이란게 거의 필수처럼 되어있는 건가요? 만약 그렇다면 어떻게 지원을 하고 어디서 알아봐야 하나요..
    - 잘 아실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가천의대나 카이스트 등에 뇌과학연구센터가 있는데, 의대를 졸업하고 뇌과학을 한다는게 과연 메리트가 있는 걸까요.. 또 막연히 연구하고 싶은 주제 중 하나긴 한데...ㅎㅎ 의대를 나온게 생명과학과 등 타 과에 비해 전혀 얻는게 없는 것 같아서요..
    - 연구란게... 정말 몰라서 어떤 점에서 가장 힘들다고 할 수 있을까요..? 연구를 한다고 해서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게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 감사합니다! ㅎㅎ
  11. 비밀댓글입니다
    • 2015.09.04 11:06 신고 [Edit/Del]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일단, 질문이 조금 여러개가 분산되어 있어서, 하나 하나 구분해서 다른 분들에게도 도움되게끔 답변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 부분은 추후에 익명화 처리되어서 글로 포스팅될 수 있습니다.

      1. 생명과학과 의사의 차이. 의전에 들어오는 것.그리고 의사가 기술적인 부분을 익히는 직업이 아닌가 하는 부분.

      네. 실제로 생명과학부에서 의대로 혹은 의전으로 편입해오는 사람들이 많긴 합니다. 그리고 그 방향성이 꼭 나쁘다고만은 보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의사로서의 삶과 과학자로서의 삶은 너무나도 다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개인의 철학이 반영되어야 하겠죠. 이 부분과 관련하여, 의사 역시 기술적인 부분을 익히는 직업인 것은 사실이지만, 인체에 대한 지식을 함께 익혀나간다는 점에서 조금 다르긴 합니다. 즉, 인체 적용 가능한 지식을 연구한다는 측면이 있겠지요.

      2. 반복적인 실험, 마우스 실험 등으로 인해서 사람을 다루는 의대로서의 진학.

      대부분의 생명공학에서 의대로 오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이야기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연구라는 부분에서 과감하게 틀렸다고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의대가 사람을 대상으로 연구를 하는 임상부분도 많지만,전세계적으로 과학 특히 인체 적용 가능한 모든 기초 실험이 마우스같은 포유류를 대상으로 우선적으로 실험을 하게 됩니다.심지어는 초파리나, 제브라 피쉬의 연구가 사람으로 확대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실험은 반복의 연속이고, 똑같은 일을 하게 됩니다. 다만, 그것이 실현하고자 하는 아이디어가 다른 것이지요. 즉, 반복적인 테크닉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증명하는 것이 바로 연구의 핵심입니다. 매일 매일 다르지 않다는 것이지요.

      이것은 의사로서의 삶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생각보다 비슷한 환자를 매일보게됩니다. 그리고 일부만 연구를 합니다. 연구는 또 다른 세상인 셈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위에 언급한 반복적인 생활이 필수지요. 따라서, 의사로서 혹은 MD로서 연구를 한다면, 위의 생활은 반복될 수 밖에 없습니다.

      3. 원숭이 등의 영장류 실험, 혹은 사람을 다루는 환경.

      일단, 사람을 다룬다는 점에서는 의사는 분명히 장점을 가집니다. 하지만, 그것은 치료나 진료에 한해서입니다. (앞서 언급한 부분과 비슷하지만, 살짝 다른 맥락입니다.)

      하지만, 이는 연구와는 완전 동떨어진 이야기입니다. 임상 시험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하지 않습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기존의 선행연구 없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 허가를 내어주지 않기 때문이죠. 뇌연구 역시 마찬가지이구요.

      영장류 역시, 미국에서 많이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극히 일부 기관에서만 수행하고 있고 한국에서도 영장류 실험하는 곳이 있습니다. 중국은 훨씬 더 많구요. 다만, 자신이 그 실험실에 갈 수 있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이고, 거기서 그 연구를 할 수 있다는 것 역시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예컨대 그런 랩에서 박사 과정동안 영장류 연구를 했는데, 자신이 영장류를 키워서 연구 성과낼 연구비나 자원이 없다면, 사실상 그런 연구를 후속적으로 못하는 셈이니깐요.

      4. 연구 환경이나 삶의 가치관, 외국 생활.

      현재, 저는 한국에서 박사를 마치고 미국에 포닥으로 와 있습니다. 가치관이나 생활은 제가 느끼기에 충분히 한국에서도 이루고자 마음만 먹는다면 충분히 가능하고, 어떤 점에서는 한국이 훨씬 더 큰 장점이 있습니다. 외국이 좋아보이지만, 본인이 다니고 있는 학교보다 더 못한 경우도 많습니다. 그리고 외국에서 박사를 마치는 것과 교수가 되는 것은 또다른 문제입니다.

      다만, 외국에 있게 되면 영어 생활권이고, 상대적으로 좋은 지도 교수나 코워커를 만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이제 한국도 충분히 역량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곳 미국도 인간들이 사는 곳이라, 좋은 교수, 나쁜 교수, 악독한 교수도 많습니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더 좋아 보인다고 해서 모든 것이 다 좋지는 않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네요.

      5.MD 그리고 미국PhD 그리고 한국 레지던트

      이건 사실, 선생님의 현재 시점에서 고민하지 않아도 됩니다. 무슨 뜻인고 하니, 의대에 들어가서 정말 무수한 변수가 많습니다. 지금은 연구하고 싶어하지만, 기본적으로 의대를 졸업하고 연구를 선택하는 사람은 정말 극소수 1퍼센트도 채 되지 않습니다. 임상을 포함해서, 교수가 될 수 있을 가능성도 그만큼 작구요.

      그런 상황에서, 미리 의대를 가고 박사과정을 미국으로 가겠다고 고민하는 선생님의 걱정하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겠지만, 지금은 시기가 아닙니다. 참고로, 의대 들어올 때, 많은 사람들이 흉부외과가 멋있어서 하고 싶다고 하지만, 실제는 전국에서 60명도 채 가지 않습니다. 기초 의학 연구가 멋져 보인다고 하지만, 전국에서 한해 30명도 채 오지 않습니다.

      그러니, 지금 상황에서는 의대를 간다 안 간다를 결정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 같아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생님 답변에 대답을 하자면, 아니오. 아주 아주 아주 극단적으로 특수한 상황입니다. 이런 경우를 거의 보지 못하였습니다. 의대 졸업후 박사과정을 미국으로 가시는 분들은 대부분 미국에서 자리를 잡거나, 미국에서 레지던트를 합니다. 최근 들어서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시는 분들도 있는데, 이 경우는 레지던트를 하기 보다는, 한국의 연구 상황을 보고 연구하러 들어오시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6. 박사 과정 장학금.

      이 부분은 거의 고민하지 않아도 됩니다.학교마다 다 다르지만, 대부분의 박사 과정에서 1년은 기본적으로 장학금을 제공하고, 그 이후에는 자신이 소속한 랩에서 장학금과 생활비를 제공합니다. 물론, 이 소속 랩이 없으면 멘붕이 오겠죠. 하지만, 자신이 열심히 하고, 끼를 보여준다면, 이 부분을 대부분 성취하게 됩니다. 다만, 현재 미국 상황만 말씀드리면, 박사 과정 자체도 상대적으로 어렵고, 랩에서 펀드가 없기때문에, 지원할 때 아주 신중히 학생을 선택합니다.


      추신1)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실험, 연구가 무언가 재미있는 일인 것처럼 포장하는데, 실체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 사람이 10년 동안 혹은 평생동안 일해서 만든 교과서 한 줄인데, 그 이야기를 들을 때는 아주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그런 연구를 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인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도 항상 하는 말이, "실험은 지루하다. 하지만 그것을 통해 이룬 지식은 멋지다" 입니다. 그리고 그 지루하고 반복적인 일을 통해서 무언가를 이루는 것은 시간이 많이 들기 때문에, 똑똑한 것도 필요하지만, 성실한 것이 실험에서는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 반복하는 실험에서 한계를 느낀다고 하셨는데, 대부분의 랩생활이 그러합니다.

      물론 자신이 재미있게 느끼는 분야를 하면 더 재미있긴 하겠죠. 개인적으로 저는 현재 제 분야가 그 어떤 취미생활을 하는 것보다 더 재미있고 즐겁습니다. 하지만, 실험 자체는 어떠냐고 묻는다면, 엄청난 반복이라고 말하겠습니다.사람들이 소설책을 읽으면서 즐거워하고, 놀라 하지만, 그 소설책을 쓴 작가는 결코, 항상 즐거워하면 글을 쓰지 않았을 것입니다. 실험도 마찬가지입니다.

      동생같아서 하는 말인데, 과연 내가 이 생활이 싫어서 의대를 가고자 하는지, 아니면 남들이 다 의대를 가고 있는 상황에서 내가 의대로 갈 하나의 이유를 찾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진짜 실험이 하고 싶어서 인지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3번째가 답이라면, 굳이 의대에 들어올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세계적인 학자가 되면 그 사람이 MD인지 PhD인지 아무도 상관하지 않습니다.

      추신2) 굳이 S대라고 할 필요 없습니다. 서울대면 서울대라고 하면 되고 아니면 자신의 학교 이름을 말하면 됩니다. 그리고 이곳에 선생님과 비슷한 질문 올리는 사람들 많습니다. 선생님만 고민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죠. 추후 이 글은 익명화 처리 되어서 포스팅될 수 있습니다.

      그럼 또 궁금하시면 답변 주세요. ^^
  12. 비밀댓글입니다
    • 2015.09.16 17:47 신고 [Edit/Del]
      1. 의과대학의 대학원생의 대부분은 의학비전공자입니다. 자연대학 출신들이 많아요. 그리고 이른바 명문대 출신이 즐비한 것도 아닙니다. 그러니 그 점은 걱정하실 필요가 없어요. 실험실마다 좀 더 인체 및 질환에 관심을 둔 연구를 하는 곳도 있겠고, 분자나 세포 수준의 연구를 하는 실험실도 있겠습니다.
      2. 의과대학 대학원 졸업 후에 환자들과 가까이할 진로는 별로 없다고 생각됩니다. 병원에서 근무하는 진로는 아니고요, 병원의 임상 교수님께서 운영하시는 실험실에서 연구원으로 일할 수도 있지만, 그 교수님의 (분자생물학적) 연구를 위해 운영되는 것이고, 연구원들이 진료에 참여하는 것은 아닙니다. 임상교수님들이 많이 바쁘신 것은 맞고요.
      3. 인체에 대해 깊게 배우는 점, 환자를 가까이하면서 연구를 하고 싶다는 점에 딱 들어맞는 것은 사실 의전원 또는 의대 학사편입인 것이 맞지 싶어요.
  13. 비밀댓글입니다
    • 2015.09.16 17:54 신고 [Edit/Del]
      의대와 잘 맞다고 생각합니다. 위 글은 소수의 기초의학 연구자들에 대한 글이지만, 사실 의과대학은 99%의 졸업생을 의사라는 직업인으로 키워내기 위한 직업학교입니다. 환자를 치료하는 보람을 추구한다면 그 99%를 위한 의대의 목적에 적합한 성향이라고 생각합니다.
  14. 비밀댓글입니다
    • 2015.12.12 05:35 신고 [Edit/Del]
      의외로 많은 분야에서 공학과 의학의 접목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시다 보면 정말 많은 기회가 있지만, 그 기회를 살리는 것이 어렵다는 것 역시 깨닫게 되실꺼예요. 박사 학위 마치고 바로 필드에 나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산업계로 뛰어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되기도 합니다. 물론 연구라는 부분보다는 상업화에 더 가깝겠지만, 실제 무언가를 만든다는 보람을 느낄 수도 있거든요. 연구나 학계는 어디까지나 가능성을 보여주는 공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래는 제가 최근에 쓴 글들인데, 요새는 대부분의 글을 페북으로 발행하고 있어요. :) 블로그보다는 페북에 좋아요를 눌러서 구독하는게 더 빠르실거예요.

      아무쪼록, 고민 잘 하셔서,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가는 박사님이 되어 주세요. :)

      https://www.facebook.com/Mdphd.kr/posts/1025170917545211
  15. 비밀댓글입니다
    • 2015.12.11 07:55 신고 [Edit/Del]
      네. 기본적으로 익명 댓글은 자신의 소개가 없으면 대답하지 않습니다만, 추후에 소개글을 올릴 것이라고 생각하고 간략하게 답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런 기회가 많다는 것입니다. 단,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술이 다른 사람의 구미에 맞을 경우라는 조건에 한해서입니다.

      실제로, 의외로 많은 분들이 공학에서 의학을 접하거나, 자연과학에서 임상 의학을 접하면서 많은 난관에 봉착하는데, 결과는 천지차이로 나타납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잘되는 사람과 안되는 사람의 차이는 결국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만약 본인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술에 대한 확신이 있고, 어떤 분야에 접목할 수 있는지 명확하게 알고 있으면 충분히 공동 연구로 돌파할 수 있습니다. 사실 많은 박사 과정 학생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그리고 저 역시도 그러하였지만, 박사를 마칠 때쯤 본인이 많이 안다고 느껴지겠지만, 실상은 세세하게 조절해야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 부분이 바로 진검승부인 부분입니다.그리고 따지고 보면 명확하게 하나하나 따지고 들어가면 갓 박사를 마친 경우에는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박사를 마쳤다는 것은 그렇게 모르는 것을 배울 수 있는 포텐셜을 가졌다는 점을 의미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서 박사의 역량차이가 나게됩니다. 다 안다고 시작했지만, 결과물을 못내는 사람과 내는 사람의 차이는 결국 이 부분을 돌파할 수 있느냐의 문제이거든요.

      개인적으로 병원 내 연구소는 임상에 훨씬 더 많이 오리엔테이션 되어 있으면서 기회가 많은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이야기하면 선생님 같은 다른 백그라운드를 가진 사람에게는 접근하기 힘든 곳이기도 합니다. 여기에서 translational research를 하는 MDPhD의 장점이 생기기도 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완전 PhD 선생님이 못 뚫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교육의 체계에서 임상을 접할 기회가 없으니깐, 그 과정이 쉬워 보이지 않는 것이지요. 6년을 임상과 환자에 대한 교육을 받은 인간과 공학을 배운 인간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MDPhD는 공학적으로 접근하기가 힘들겠죠. 같은 이치입니다.

      그러니, 선생님께서 생각하는 바이오 센서는 가능성이 무궁무진 하겠지만, 그 적용은 선생님이 생각하는 바처럼 쉽지 않을 수도 있고, 기회가 많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선생님께서 연구를 이끌어 나가는 방향에 따라서, 병원 내 연구소가 좋은 환경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MDPhD이지만, 잘하는 사람 앞에서는 MD고 PhD고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실력이 짱이면, 그 사람이 학부출신이라고 해도 같이 연구하려고 합니다. 그런 부분을 막는 MD 혹은 PhD 집단이라면, 그 집단이 글러 먹은 겁니다. 그러니,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 말이 좀 너무 갔나요? :) 여하튼, 익명성을 유지하는 건 이해가 되고, 추후에 실명을 올릴 거라 예상하고 이렇게 답변합니다. 저희 공지를 보시면 질문 글의 룰이 있습니다.

      그럼 또 궁금한 점이 있으면 남겨 주세요.
  16. ㅌㅊㄴ
    그래도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기초의학 교수되는데에 있어서 의대출신이 자연대 생명과학과출신보다 경쟁에서 유리하긴 합니다. 아직도 편견은 존재하고요. 무슨 생명과학과 출신이 노벨상급 논문을 써내는게 아닌이상에야. 솔직히 논문 수준은 거기서 거기거든요. 자연대 출신이 열심히노력해서 정말정말 미치도록 뛰어나게 잘한다고 한다면 애초에 국내교수가아니라 미국명문대교수로 임용되겠죠. 국내교수임용되겠다고 도전하는 박사들은 결국 수준이 비슷비슷할 수밖에 없고 거기서 결국엔 같은 의사를 뽑게되는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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