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는 의대를 졸업하고 난 이후의 진로 중 임상 의학자 진로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여기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오늘은 기초 의학자와 임상 의학자에 대한 진로 차이에 대한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최근 들어서 심도있는 연구를 많이 진행하시는 임상 의학자들이 많이 계셔서, 연구자라는 관점에서 사실상 두가지를 구분하는 것이 큰 의미는 없을 수도 있습니다만, "진로"라는 측면에서 접근해 보고자 합니다. 


의과대학을 졸업을 하게 되면 의사 국가 고시를 치게 되고, 거기서 합격을 하게 되면 의사 면허증이 나오게 됩니다. 그 이후에, 대부분은 임상으로 진로를 선택하지만, 일부(전국으로 본다고 해도 대략 1년에 30명이 채 안 되는 것 같습니다. 1년 졸업생이 대략 3300명 정도라고 생각한다면 1%도 채 안되는 비율입니다.)는 임상과는 다른 길을 걷게 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임상"직접 환자를 대면하고, 치료하고, 처치하는 일련의 과정을 의미합니다. 인턴, 전공의가 아니더라도, 공중보건의사, 일반의(GP)들도 모두다 임상 과정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환자를 만나고, 진단을 하고, 그에 따른 처치와 치료, 혹은 수술을 하는 모든 상황을 임상이라고 합니다. 한마디로 이야기 하자면, 일반적인 "의사"인 셈이지요. 


Listening to brain activity?
Listening to brain activity? by deadstar 2.1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그에 반해 "기초 의학"직접적으로 환자를 대면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직접적인 치료과정에 연관되지는 않습니다. 경우에 따라서, 임상 약리학처럼 환자와 직접적으로 연계된 연구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환자와의 직접적인 컨택은 거의 없습니다. 최근에는 환자나 질병을 대상으로 연구하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초 의학을 전공한 의사가 진료를 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의사"라기 보다는 오히려 "과학자"에 더 가깝고, 스스로도 대부분 그렇게 느낍니다. 


pipet
pipet by proteinbiochemist 저작자 표시비영리

임상은 인턴이나 전공의처럼 비교적 정형화된 길이 있습니다. 하지만, 기초 의학은 석사-박사 과정으로 나누어져는 있지만, 그 운영은 각 학교, 그리고 각 실험실마다 정말 제각각이라서 일반화시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석사를 하는 기간 동안에는 실험적인 방법론을 익히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분야에 대한 지식을 쌓아 나가고, 박사 과정 동안에는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과 실험적 방법론을 이용하여, 새로운 가설을 증명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기초 의학"을 진로로 선택하는 사람은 아주 극소수(1% 미만)이기 때문에, 실험을 하면서 겪는 시행착오도 임상 과정보다는 많은 편입니다. 이 블로그가 만들어진 이유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주변에 자신과 비슷한 과정을 겪는 사람이 적기 때문에 오는 시행착오, 그리고 의대 동기들과 다른 길을 걷는 불안감, 상대적으로 느끼는 경제적 박탈감 등으로 기초 의학으로 진로를 선택했다가도 임상으로 진로를 변경하는 경우가 결코 적지는 않습니다. 


이건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만약 임상에서도 자신이 원하는 수준의 연구와 실험적 방법론을 익힐 수 있다면, 임상을 선택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결국 의과학의 궁극적인 목표는 환자에게 도움되는 "지식"을 창출하고, 그 창출된 "지식"을 환자의 질병 치료에 "적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환자와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필요한 "지식"이 무엇인지를 알기 쉽고, 환자에게 "적용"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런 환경을 가진 병원이 많지 않다는 점입니다. 특히 임상을 하는 도중 가장 많은 지식을 쌓는 전공의 과정 5년과 펠로우 시간동안 병원에서 요구하는 바를 충족시키면서, 연구를 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시간적인 부분을 차치하고서라도, 실험적인 환경, 자신의 연구 관심사, 연구비 등 모든 것을 충족시키는 연구실을 그리 많지 않습니다. 아울러, 바로 바로 결과가 나오는 임상 치료 결과와는 달리, 실험 방법을 익히고, 결과를 내는 것은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따라서, 임상을 선택한 의학자가, 연속적으로 실험을 수행하고 결과를 보고, 트러블 슈팅을 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경우는 전문의 자격을 딴 이후 펠로우에 연구를 시작하는 것 같고, 빠른 경우에는 2-3년차에 시작할 수도 있지만, 강인한 의지 뿐만 아니라, 지도 교수의 경제력(연구비)과 의지가 있어야만 가능한 것 같습니다. 


Soudeh under Serum
Soudeh under Serum by Hamed Saber 저작자 표시


그렇지만, 임상을 선택하면, 중간에 연구를 지속하지 않더라도, 보더(전문의 자격증)가 나오기 때문에, 연구를 그만두더라도, 직업적 안정성과 경제적 보상은 기초 의학을 선택한 사람보다는 상대적으로 우위를 가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물론 모든 기초 의학이 다 그런 것은 아닐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기초 의학은 환자를 보지 않는 시간에 실험적인 테크닉과 논문 연구에 조금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습니다. 아울러, 실험실 내부에 자리 잡힌 연구 문화와 실험적 접근성으로, 연구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다만, 가끔씩 의사라는 이유로  IRB나 연구 외적인 잡일이 증가할 수는 있습니다만, 이 역시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임상 의학과 기초 의학은 그 테두리, 실험 분야, 방법론 등으로 칼로 자르듯이 명확히 구분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의사 사회에서 기초 의학자와 임상 의학자로는 충분히 나눌 수는 있을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기초 의학자는 의과 대학의 교수로 근무하거나, 연구소에 소속되어 연구원으로서 "연구"를 수행합니다. 아주 드물게 진료를 보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그 역시 대부분 "부"인 경우가 많고, "주"는 연구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임상 의학자들은 스펙트럼이 너무나 다양하긴 하지만, 당연하게도, 환자를 주로 보는 "진료"를 수행합니다. 


최근에는 남자들에 한해서, 전문의를 마친 이후에도 전문연구요원으로 군복무를 수행하면서 심도 있는 기초 의학(혹은 임상 의학)을 연구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시간적으로 군의관(3년)보다 많이 걸리기 때문에(4-5년) 아직 대다수가 이 진로를 선택하고 있지는 않지만, 연구를 하는 임상가들이 늘어난다는 것은 의과학의 발전이라는 측면에서는 환영받을 일인 것만큼은 사실입니다. (참고하실 분은 의대생 전문 연구 요원에 관한 글을 살펴 보세요)


(Mayo clinic Medical scientist program)


궁극적으로 두 집단은 의과학이라는 테두리에서 만나게 됩니다. 예전에는 "기초"라 하면, 정말 pure basic science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예를 들면, DNA 합성이라든지, RNA 전사체 변이 등 생물학 전반에 걸친 "중요한 그렇지만, 환자와는 직접적으로 연관성이 부족한" 기초 학문을 하는 경향이 어느 정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초 의학"에서 "Bench to Bed" 라는 기치를 내걸고 "Translationa Research -  중개의학" 을 하는 경향이 많이 늘었습니다. (중개 의학이 무엇인지 궁금하시다면 "중개의학이 무엇인가?"  글을 참고 하세요.)


그 결과 Bench side와 Bed side를 둘 다 아는 "기초 의학자" 의 역할과 비중이 늘어난 것은 사실입니다만, 위에 언급한 이유(경제성, 직업적 불안정성, 동기와의 차이 등)로 인해서, 여전히 지원자는 적습니다. 그리고 이것 역시 어디까지나 개인의 선택이기 때문에 강요할 수는 없는 것이니깐, 충분히 이해할만은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국가적으로 임상가를 연구자로 변모시키려는 시도가 많이 늘어난 것 같아 보이긴 합니다. ^^


사실, 기초 의학은 외롭다면 외로운 길인 것 같습니다. 태생적으로 의과대학 내에서 그들은 소수일 수 밖에 없습니다. 동기들은 모두다 임상을 하고, 연차가 올라가면서, 자신의 일을 위임할 수 있는 사람의 수가 늘어나는 데 반해서, 기초 의학은 연차가 올라갈 수록, 하는 일이 증가되고, 딱히 누군가에게 위임할 수 없는 상황이 많이 펼쳐집니다. 그리고 석사나 박사 학위가 주어지기는 하지만, 의대 동기들처럼 실질적으로 인정받는 전문의 자격증이 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는 도중에, 임상에서 누군가 쉽게 박사 학위를 따는 것을 보면 화가 나기도 합니다. ^^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초 의학은 그 나름의 매력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동기들이 남들이 만든 "지식"을 머리 속에 넣고 있을 때, 기초 의학을 하는 친구들은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실험을 배우고, 그 실험을 이용해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낼 수도 있습니다. 논문을 작성해서 세계적으로 보고하기도 하고, 실험적 성과가 특허나, 기술 이전으로 연결되기도 합니다. 물론 이 것들 모두가 임상 의학을 하는 사람도 가능한 일인 것은 사실이지만, 동시에 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기초 의학을 선택한다고 해서 이 모든 과정이 절로 주어지는 것 또한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초의학"의 매력은 바로 "연구"에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대부분의 기초 의학을 하는 친구들은 "연구가 즐겁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무언가 새로 발견하고, 그 발견이 자신이 생각하는 바와 같을 때의 희열은 그 어떤 즐거움보다 큰 것 같습니다. 발견이 자신의 생각과 달라도, 왜 다른지를 설명하는 가설을 세우고 그에 따른 실험을 해서 소기의 성과를 얻으면, 그 것만으로도 즐거울 수 있는 열정이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물론,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요 ^^



혹 기초 의학에 관심이 있거나, 임상을 마치고 심도 깊은 연구를 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 실제로 이 블로그는 그런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져 있으니깐요. ^^






의전원과 MD-phD ?


2002년 의학 입시 제도에 큰 변화가 있습니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바로 의과대학으로 들어가 의사가 되는 길과 더불어 일반대학을 졸업 해 학사학위 취득 후 의학공부를 할 수 있는 길이 새로이 생겨났습니다. 그 것이 바로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스스로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는 문제중심학습(problem-based learning)을 도입하고, 실습위주의 교육에 중점 두며,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을 받아들여 기초 의학의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로 도입 되었습니다.

이러한 의전원 시스템이 2003년을 시작으로 한국 대부분의 국공립 대학교와 일부 사립대에 도입 되었고, 의대/의전원 병행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곳도 있습니다. 의전원 전환 시 중요한 이유가 되었던 것이 기초의학의 활성화였고, 이를 위해 함께 도입된 것이 바로 복합학위과정 (MD-PhD과정) 입니다. 

MD-PhD란 Medical Doctor(MD)와 Doctor of Philosophy (PhD)를 합친 단어로서 한국어로 간략하게 줄이자면 의과학자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의전원이라는 제도는 한국에는 처음 도입되었지만 미국의 대다수의 학교가 채택하고 있는 시스템이고 MD-PhD 과정 또한 미국에서는 어렵사리 찾아보실 수 있을 것 입니다.

MD-PhD 가 되는 길은?

의전원과 MD-PhD 과정이 함께 도입 되어서 의전원에 들어와 MD-PhD course를 밟아야만 MD-PhD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도 있겠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이러한 학제가 없었던 의대 시절에도 MD-PhD를 배출 하였고, 의과 대학에선 많은 MD-PhD 교수님들을 만나 뵐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의대 의전원 그리고 MD-PhD 과정은 어떻게 다를까요? 이 세 과정은 우선 의사가 되는 과정부터 다릅니다. 의과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바로 의대로 진학하느냐 아니면 일반대학에 진학한 후 의학교육입문검사인 MEET(Medical Education Eligibility Test)를 친 후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하느냐의 차이입니다. 그리고 MD-PhD 과정은 의전원에 들어와서 의사가 되는 여정이 조금 다릅니다. 

그럼 각기 MD-PhD가 되는 과정은 어떻게 다를까요? 학교마다 개인의 역량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일반적인 학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학제 모형]


MD-PhD가 되기 위해선 우선 의사가 되기 위한 과정(의학 교육 기본 과정: 본과 4년 & 의사면허국가고시 합격)과 연구 과정인 Ph.D.과정(박사 과정)을 이수해야 합니다. 의사가 되기 까지 의과대학은  6년(2+4)이 걸리는 반면 의전원은  8년(4+4), 복합학위과정(MD-phD과정)은 11년 + alpha (4+2+3+2)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고, 복합학위과정을 이수한 분은 졸업과 동시에 MD-PhD 학위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 외 의전원 출신이나 의대를 졸업한 후 MD-phD가 되기 위해서는 따로 ph.D. 과정을 이수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의사 면허를 받은 다음 일반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밟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 후 비로소 MD-phD 라는 타이틀과 그에 부합하는 career를 쌓을 수 있는데 이 과정 또한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그 외에도 전공의 수료 후 기초연구를 하실 수도 있습니다. 남성 분들 경우엔 군복무 대신 전문연구요원으로 ph.D. 과정을 이수하실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엔 의전원을 졸업하거나 의대를 졸업하여 전공의 과정 중 석사를 마치셔야 합니다. 남성의 경우  문제 관련해서는 다양한 포스팅이 있으니 참고하시면   같습니다 (링크)

MD-PhD의 대표적인 예로 안철수 선생님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기업가로 교수로 그리고 현재는 정치인으로서 저희가 흔히 생각하는 의과학자와는 전혀 다른 길을 가고 계시지만 서울대 의과대학 졸업하신 후(M.D.) 선택한 첫 번째 진로가 일반대학원에 진학해 생리학을 전공(Ph.D.)하는 의과학자였습니다. 물론 현재는 의과학자라고 보기 힘들지만, MD-PhD이긴 합니다.

현재 MD-phD 상황?

의전원 체제가 도입 된 지 10년, 5개 대학(강원대, 가천의대, 제주대, 건국대, 동국대)이 의전원으로 남고, 다른 대학들은 기존 체제인 의과대학으로 복귀하기로 결정 하였습니다. 의전원과 함께 시작된 MD-phD제도 와 그 학생들에 대한 지원 또한 5개 대학에 한하여 유지되고 나머지는 중단 되었습니다. 

따라서 MD-phD의 학위를 받기 위해서는

1) 의전원 잔류로 결정된 5개 대학의 의전원에 입학한 후, 복합학위과정을 신청 하는 것

2) 의대/의전원 졸업 후 일반 대학원 과정을 선택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 학/석박 통합과정(의예과-본과-대학원을 같이 이수)이 몇명 학교에서 논의 중에 있으며, 아직 확정된 바는 없습니다.

학위 과정 중 재정적인 면을 언급 하자면 제도를 시작할 무렵, 정부에서는 MD-PhD 학생들에게 금전적 지원 (등록금 + 연구지원금)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연구 과정(PhD) 동안 지도 교수님에 따라 연구 과제에 참여하여 인건비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지원은 의전원을 유지를 결정한 5개 대학의 기존 MD-PhD과정 학생과 새로 들어오는 신입생에게는 동일하게 적용될 것입니다. (이 사항은 학교마다 다르고 랩-교수님마다 다르기 때문에 꼭 확인하셔야 합니다.)

그 외 졸업 후 일반대학원 과정을 선택하신 분들은 정부 지원 (등록금 + 연구지원금)대상에서는 제외되지만 지도 교수님의 과제에 참여하여 인건비 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 또한, 지도 교수님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이라 예상됩니다.)

Remedy
Remedy by R. Motti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2008년 1월, 대전에서 처음 시작한 MD-PhD Workshop이 MD-PhD 학생들을 대상으로  주기적으로 열리고 있습니다. Workshop 은 참여 학교가 매년 돌아가며 열고 있어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한 컨텐츠로 개최되고 있습니다. 

초기 Workshop은 제도의 설명과 더불어 먼저 MD-PhD 길을 걸으셨던 교수님들과 선배님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MD-PhD 과정의 학생들을 만나는 의미가 컸습니다. 한 해 한 해 지나 PhD 과정이 시작된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연구에 관련한 poster 발표 가 추가되었고, 우수 연구 학생을 선발하여 을 수여하는 등 학술적인 면도 추가되고 있습니다. (참여 학생의 대다수는 본교의 기초 교실에서 연구를 하고 있고, 외국에서 PhD course를 이수하는 분도 계십니다.) 

세월이 지나면 이 Workshop이 어떻게 변화할지는 미지수 이나, 현재는 전국 MD-PhD과정 을 밟고 있는 학생들과 의과대학 교수님 들이 참여해 서로를 알고 정보를 교환하는 친교 및 교류의 장이 되고 있습니다. 

P.S. 참고로 현재 본 팀블로그를 구성하는 필진들은 기초의학을 전공해서 대학원 과정을 진행하는 사람들과 의전원으로 MD-PhD과정을 진행하는 사람들이 고루 분포되어 있습니다. 교류는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

안녕하세요 MDPhD.kr의 편집인 OJ입니다. 이 글은 공지글로서 전체적인 블로그의 방향과 블로그 소개를 위해서 작성된 글입니다. 


본 블로그 open은 2007년 12월 14일에 오픈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의대생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블로그가 전무하였습니다. 그런 이유로 다른 학과에 비해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의대 과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블로그를 개설하였습니다.  시작 당시에는 많은 글을 쓰고, 글에 대한 방향과 전략을 많이 구상하였고, 글을 썼으나, 개인적인 사정에 의해서 블로그를 방치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우연히 블로그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계기라고 할 만한 사건은 없었지만, 의과학자에 대한 정보가 거의 전무하다는 사실에 다시금 블로그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현재 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 체제에서 기초의학으로 진로를 정하는 비율을 전체 의대생의 0.5%도 안됩니다. 임상의사가 되어서 연구를 진행하는 사람 역시 소수입니다. 이런 현실에서 의과학이라는 분야에 대한 정보 제공자의 수는 극단적으로 적습니다. 그 결과, 저 역시 그러하였지만, 의과학자 과정을 시작하면서, 당면할 수 있는 문제는, 과정을 겪은 선배의 직접적인 조언보다는 개인적인 정보취득과 시행착오를 통해서 해결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았습니다. 


당연히 기초 의학 과정을 거치면서 선배에게 조언을 받았더라면, 안 겪어도 되는 시행착오를 겪을 수 밖에 없었고, BRIC이라는 생명과학자 커뮤니티를 통해서 조언을 받기도 하지만, 그 역시 제한적인 정보에 국한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MDPhD라는 의사 집단에서도 소수이면서, 생명과학자 집단에서도 소수일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가 있었던 것입니다. 


아울러, MDPhD 과정을 수행하고 있는 사람들끼리의 커뮤니티 역시 학교별로 인맥을 통해서 개별적인 접촉은 이루어 졌지만, 전체 집단이라고 할 수 있는 커뮤니티는 거의 없었습니다. 저 역시 직간접적으로 알게된 친구들은 있었지만, 주기적이거나, 목적을 가진 네트워크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의과학자나 MDPhD 과정에 대한 정보 수요자는 증가되었습니다. 숫적으로도 의전원 체제에서 MDPhD 과정을 진학하는 학생도 증가되었고, 국가적으로도 의료 서비스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으면서, 기초 혹은 임상 의과학자를 양성하고자 하는 제도도 적극 권장되었습니다. 그 결과 수련을 마치고 다시 연구를 진행하는 의과학자의 수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과학자 커뮤니티나, 의과학자 과정에서 필요한 정보 제공은 극히 제한적이고, 있다 하더라도 구전될 뿐이지, 공유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서로간에 어떤 연구를 하고 있는지 조차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융합 연구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연구 방향 설정 등을 위한 채널 역시 존재하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간단한 조언으로 해결될 수 있는 시행착오 역시 다시 겪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2012년 11월, 공감대를 가지고 있는 9명의 필진이 의견을 공유하고 토론하면서, 하나의 해결책으로 제시된 것이 팀블로그 운영이였습니다. 팀블로그 운영을 통해서 각자가 몸담고 있는 연구 분야에 대해 소개를 하고, 의과학자 공통이 겪을 수 있는 경험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기회를 마련하면 좋겠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2012년 12월 10일, 개인 블로그에서 팀블로그로 운영 형태를 변경하고 팀블로그의 형태로 글을 포스팅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저희가 원하고자 하는 모든 목적을 이룰 수는 없겠지만, 의과학자들의 연구를 위해 소통할 수 있는 정보를 얻어갈 수 있는 창구로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입니다. 

더불어, 하나의 작은 바람이 있다면, 필진끼리의 정보 공유 및 네트워크 뿐만 아니라, 의과학 연구를 하는 모든 사람들이 같이 공감할 수 있는 네트워크의 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아울러 의과학에 관심 있으신 많은 분들의 참여가 있다면 훨씬 더 풍성한 교류의 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면, 필진 참가는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MDPhD.kr



Vivien Theodore Thomas. 토마스 비비안

영화 Something the lord made에 나오는 주인공 중 한 명이죠. 다른 주인공인 알프레드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고 싶으신 분은 이전 포스트 알프레드 블라락 이야기를 보시죠 ^^


그는 정식 의사는 아니었습니다.

결국 그는 존스 홉킨스 의대에서 명예 박사를 받습니다. 물론 그는 영화에서 알려진 것처럼 의학 박사를 받은 것이 아니고, 법학박사(Honorary Doctor of Laws)를 받고, Dr(Doctor)로 불리게 됩니다.그렇지만 그의 업적은 의학에 대부분 포진되어 있죠.

그는 1930년에 닥터 Alfred Blalock을 밴더빌트에서 만나면서 의학과 인연을 맺게 됩니다. 원래는 대학학을 간 후에 의과대학(정확히 이야기 하면 의전원이죠-미국시스템)을 진학할 예정이였으나, 미국이 대공황에 빠짐과 동시에, 가장으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 Dr.ALfred Blalock과 같이 일을 하게 됩니다.

당시만 해도 shock은 혈액내에 있는 Toxin에 의해서 생겨난다는 이론이 팽배했었죠. 외상을 입으면, 그 toxin이 activation되어서 결국 죽음으로 이른다는... 현재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이론이 팽배했던 시절이였습니다. (자세한 쇼크에 대해서 아시고 싶으신 분은 링크로)

이 이론에 닥터 블라록은 의문을 품었고, 비비안과 함께 "혈액의 부족이 결국 Shock를 만들어 내고, 그 것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혈액을 공급하는 것이 해결책이다" 라는 가설을 실험적으로 증명합니다.

당연히 이 때 비비안 토마스는 shock 동물 모델을 만들고, 실험적인 일들을 대부분 수행하게 됩니다. 사실상 토마스가 한 일은 현재의 개념으로 본다면 postdoc - 박사후 과정 혹은 senior researcher(선임 연구원)이 하는 수준이였죠.

Shock에 대한 치료법 개발로 Dr.Blalock은 존스홉킨스로 옮기게 되고, 비비안 역시 블라록의 권유로 자리를 옮기게 됩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존스홉킨스 일대는 인종 차별이 심했고, 흑인에게는 단순 노동만 시켰던지라, 비비안 역시 janitor(현재로 본다면 병원 청소부)로서 대우를 받게 됩니다. 물론 하는 일은 포닥급이였지만요.

그들을 더 유명하게 해 준 사건은 바로 Tetralogy of Fallot (blue baby syndrome)-팔롯사징의 외과적 치료입니다.당시 이 질환에 대해서는 치료법이 거의 없고 부모로서는 애가 죽어가는 과정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던.. 어찌보면 아주 의사를 좌절시키는 질환 중 하나였습니다. 그 때, 비비안과 닥터 블라록이 동물 모델을 만들어 처음으로 사람에게 시도한 것이지요.

이 때 시도한 환자 이름은 Eileen Saxon. 18달밖에 되지 않은 소녀였습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이루어 졌고, 의료법 상 의사가 아닌 비비안은, 블라록이 수술할 때 옆에서 지켜보면서 수술을 도왔다고 합니다. 

집도는 하지 않고. 지시를 했는 것처럼 영화에서는 나오지만, 제 개인적인 견해로는 보조자로서 수술 참관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람과 동물은 구조적으로 많이 다르기 때문에. 실제로 비비안이 기여한 것은 맞지만, 수술적인 부분을 하나하나 지시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

재미있는 일화 중 하나는, 이 때 TOF를 치료하기 위해 만든 동물 모델 중 shunt 수술을 받은 Anna라고 불리는 개 초상화가 존스 홉킨스 벽에 걸려 있다는 사실이지요. 존스 홉킨스 의대에 걸린 유일한 동물 사진이라고 하네요.

비비안의 선구자적인 면모는 흉부외과 의학 기구 개발로 이어집니다. 당시 동물 수술을 하면서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겪은 비비안은 수술에 필요한 도구를 직접 만들어 내죠. 당시만 해도 흉부외과라는 분야가 없었기에(비비안과 블라록 이후 현재 개념의 흉부외과가 생겨납니다) 당연히 기구도 없었겠죠. 비비안은 다양한 기구들을 만들어 내고, 직접 이용하기도 합니다.

위키에 언급된 바에 따르면, 블라록이 수술한 3개의 케이스 18개월짜리 여아, 11세 여아, 그리고 6살 남자 아이에 대한 수술 보고가 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에 실리게 되지만, 비비안에 대한 언급은 없죠. 수술의 기본적인 실험 모델을 제시함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수술 자체나 임상 경과 결과 보고라는 논문 내용만 봤을 때는 분명히 비비안에 대한 언급을 할 필요가 없긴 합니다. 비비안 측으로는 분명히 억울할 수도 있지만, 수술 집도를 포함해 다른 임상적인 부분에는 비비안의 기여가 적거나 거의 없으니깐요. 다만, 실험적 모델 단독으로 논문을 제시했었더라면 비비안이 주가 되었을 것이라 생각하고, 현재의 저자 개념으로 본다면 공동저자로 들어가거나, 최소한 acknowledgement 에는 들어가야 했지 않았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비비안의 술기 능력은 가히 뛰어났다고 합니다. 거의 수처 라인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수술이 완벽에 가까웠습니다. 닥터 블라록은 그런 것을 보고 "이건 신이 만든 것 같군"이라고 이야기 했답니다. 영화에서도 나오죠. 그래서 결국 제목으로 선택되었지만요. (섬딩 더 로드 메이드 - Something the lord made) [각주:1]

물론 그도 정규 교육을 받아서 의사가 되고 싶었지만, 시간적인 면에서 너무 큰 난관이 있어서 그렇게 하지 못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계속 외과 일을 했고, 닥터 블라록이 암으로 죽은 이후에도 15년 동안이나 외과에서 일을 합니다. 결국 그는 외과 수련지도자로서 faculty 포지션을 받아서 외과 의사들을 양성하죠.

(비비안이 쓴 자서전)


그리고 결국 1968년도에는 그에게 교육받은 외과 의사 제자들에 의해서 초상화로 헌정되고, 닥터 블라록 옆에 자리하게 됩니다. 최고의 영광을 받게 된 것이지요.

스 홉킨스 의대에서는 매년 본과1학년 학생을 네그룹으로 나누어서 가르치는데 그 중 한 그룹의 이름이 비비안 토마스라고 합니다. 의학을 처음 접하는 학생들에게 모범이 되는 faculty라는 아주 영예로운 업무를 받은 것이지요.

이런 것을 보면서 의학자가 된 사람들이 도전정신을 가지게 되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세계 최고의 의과대학이라는 존스 홉킨스 의대의 도전 정신사람에서도 나오지만, 그걸 만들어 내고, 칭찬하는 시스템에서도 나오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Journal of Surgical Case Reports라는 저널은 그 해 Best Report에게 토마스 상을 준다고 하는군요. 외과학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친지 알 수가 있겠죠?

비비안 토마스는 정식 의사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학의 선구자로서 흉부외과를 개척했다는 점에서 아무도 이론을 달지 않습니다. 그가 가진 의학에 대한 열정. 그리고 인종을 넘어선 실험 정신은 존경받아 마땅하고, 현재 미국을 넘어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존경 받고 있습니다.

우리도 그런 정신을 가지 의학자, 의과학자가 많이 나오길 기대하면서 글을 마칩니다.



  1. 여담이지만 제목이 조금 어렵거나 일반적이지 않아서 한국 내에서 큰 흥행을 못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제목만 잘 만들었다면 정말 대박일텐데, 영어 제목은 정말 멋지거든요.근데 한글로 번역도 안하고 그대로 적은 것은 정말 치명적인 실수라 생각합니다. [본문으로]

의학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은 기초의학과 임상의학에 대해서 들어본 바가 있을 겁니다. 실제로 기초의학임상의학은 의학의 근간을 이루는 두개의 축이죠. 


기초의학은 말그대로 기초입니다. 사람의 질병을 다루기 위해서 이용되는 직접적 치료 방법이 아닌 원리나 기전에 대해서 공부하는 분야입니다. 분자 수준에서 세포의 현상을 해석하는 생화학이라든지, 인체 감염의 근거가 되는 다양한 병원체에 대해서 연구하는 미생물학이나, 인체 방어 기전에 대해서 연구하는 면역학, 그리고 의대생하면 떠오르는 인체 해부학까지 다양한 학문이 기초의학이라는 테두리 안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1975년 노벨의학상을 수상한 Dr.Renato Dulbecco)


그에 반해 임상의학은 인체를 직접적으로 다루른 치료방법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어떤 환자가 왔을 때, 이 환자가 어떤 질환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 질환에 대해서 어떤 치료를 수행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분히 응용적인 부분이 많지만, 수술이라든지, 약물 치료, 응급 치료등 다양한 학문과 술기들이 임상의학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최초 얼굴 이식 수술을 집도하는 장면)


실제로 1950년도까지만 해도 기초의학과 임상의학은 분명한 선을 그으면서 발전되어 왔습니다. 물론 역사적으로 내과학이 생리-병리학에 기본을 두고 발달하면서 약리학에서 나온 약을 이용하는 임상 의학이라는 부분은 사실이지만, 외과학이나 다양한 임상의학은 인체를 근거로 한다는 점에서 분명히 기초의학과는 달랐습니다. 


특히 수술이라는 측면을 보면 더 잘 알 수 있는데요, 수술은 기초의학과는 조금 동떨어진 형태로 특수한 발전을 이루게 됩니다. 실제로 수술이라는 것은 다분히 병변을 제거한다거나, 치환한다는 물리적인 과정이기 때문에, 그 근거되는 의학의 발전이 상대적으로 기초의학과 궤를 같이하는 내과와는 본질적으로 달랐습니다. 따라서 외과학은 그 특수성으로 인해서 자생적인 임상의학으로서 발전을 많이하게 되었지요. 


그렇지만, 왓슨과 크릭의 DNA구조 분석(1962년 노벨 생리의학상)과 아버와 스미스의 DNA제한효소 발견(1978년 노벨 생리의학상) 생거의 염기서열 결정방법론 개발(1980년 노벨 화학상) 등의 과정을 거친 분자의학의 발전이 임상의학과 접목되는 것은 시간 문제였었죠. 


의학의 발전은 대체로 아래와 같은 발전 경로를 가집니다.


환자의 질병에 대한 임상적 발견 --> 의학적 모델 개발 혹은 실험적 모델 개발 --> 기전 연구 --> 기전을 통한 치료법 개발 (실험실 수준) --> 치료법 임상 적용 및 확대


이 과정에서 임상적 발견과 기전 연구는 임상과 기초의 선이 그어진 체로는 쉽게 발전될 수 없었던 것이지요. 그런 선을 없애는 연구 인력들이 미국을 필두로 많이 배출되게 됩니다.


특히 1940-50년대 의학을 연구한 학자들이 세계대전과 여러 전쟁의 참가 대신 공익 연구를 진행하면서 의학과 연구가 복합적인 발전을 이루게 됩니다. 실제로 당시 미국내 많은 수의 MD-PhD들이 1980년대 이후 노벨상을 많이 수상하고, 의학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사실 한가지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임상과 기초 간의 끊임없는 공동 작업이 필요합니다. 특히 임상과 기초는 연구 시작부터 다른 시점을 가진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공동 연구를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 때 등장한 개념이 바로 Translational Research(중개 연구)입니다. 일부는 Translational Research를 병진연구라고도 하던데, 도대체 어디서 나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전체적인 틀을 본다면 기초와 임상 중간에서 서로를 보완해주고 중개 역할을 한다는 중개 연구가 더 바람직한 용어라 생각합니다. 



실제 중개 연구(Translational Research)는 기초 연구로 대변되는 Bench Research와 임상 연구를 진행하는 Bed Research를 연결하는 의미가 강합니다. 특히 미국, 유럽 등 약품 개발에서 임상허가를 위해 엄격한 기준을 요구하면서 중개연구는 더 강화되었습니다. 중개 연구는 태생적으로 기전에 근거한 약물치료. 그리고 그 기전 역시 과학적인 근거를 가진 의학이라는 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Target therapy에 아주 적합한 연구 방법이였습니다.


연구를 진행하거나, 논문을 읽어보면, 의과학 분야는 크게 세가지 그룹으로 나누어 지더군요. 


1. 정말 기초에 근거한 그룹 : 예를 들면 세포 수용체의 화학적 역할을 분석한다거나, DNA가 어떤 방법을 통해 복제되는가 하는 모든 생물에 적용될 수 있는 사실에 대해서 논하고 있는 연구 그룹. 


- 이 연구 그룹은 그 발견에 대해서는 생물 공통, 전반에 적용되기 때문에 원천 기술 혹은 발견일 가능성이 크고, 그 파괴력 역시 굉장합니다. 그렇지만, 발견 당시에는 인체 치료에 그 과정이 어떻게 이용될지에 대해 가늠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siRNA나 miRNA를 들 수 있겠죠. 발견 당시에는 Central Dogma를 거스르는 과정이라는 것으로 각광을 받았지만, 현재는 유전자 knockdown을 통한 치료법에 조금 더 관심을 두고 있죠. 


2. 정말 임상에 근거한 그룹 : 예를 들면 질병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하는 그룹이나, 약물의 임상적 효과에 대해서 대규모 임상 스터디를 진행한 그룹 등


- 이 연구 그룹 역시, 그 발견이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대단히 큽니다. 그리고 보고되는 순간부터 즉시 효과를 가진다는 측면에서 적용 가능성도 아주 크지요. 그 연구가 임상의사가 환자를 치료하는 방법론을 바꾸게 하고, 결과적으로 환자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점은 아주 칭찬 받을만 합니다. 다만, 원천 기술이라기 보다는 응용 기술에 가깝다는 점이 아쉬운 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3. 임상 가능성을 가진 연구를 진행하는 그룹. 예를 들면, 기전 연구나 치료 물질 효능 개발 등 "하나의 치료물질이 어떤 기전을 통해서 환자 치료에 도움될 수 있을 것이다" 라는 것을 보고하는 연구 그룹.


- 이 연구 그룹이 사실상 의과학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고 생각하며, 중개의학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세부적으로 따지고 들면 이 부분을 중개의학 그룹으로 보기 힘든 경향도 있지만, Bench to Bed라는 명제에는 근접한 그룹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완벽한 기전을 제시하고 치료법을 제시한 그룹은 그 것을 토대로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자 하는 경향이 큽니다.  


사실 어떤 연구이든, 그 연구가 나쁘다, 좋다 라고 획일적으로 말할 수는 없습니다. 어떤 연구든 인류 사회에 위반되지 않는 보편적인 윤리성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한다면 그 의미는 분명히 있으니깐요.


다만, 임상 적용을 통해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도와줄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진 일이겠습니까? 


기초 연구를 통해 과학적 현상을 발견하는 것도 아주 멋진 일입니다. 그리고 환자를 치료하는 새로운 방법론을 개발하는 것도 아주 멋진 일입니다. 다만, 그 두가지가 계속 평행선만 그린다면 안타까운 일일 수도 있겠지요. 


예를 들면, 어떤 의과학자가 각막에 아주 큰 관심이 있는데, 그 사람은 각막 세포의 생리작용에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예요. 그에 반해 어떤 안과 의사는 각막 질환을 가진 환자 치료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면, 환자가 새로운 치료법을 접할 가능성은 아주 없겠죠. 그 둘을 연계시킬 연구를 진행시킨다면, 각막 세포의 생리작용에 근거한 새로운 치료 기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연구가 바로 중개 연구인 것입니다. 물론 이 상황에서 중개 연구를 하는 사람이 따로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의과학자나, 안과 의사가 중개 연구 마인드를 갖추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시너지를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많은 의과학자들이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 노력 중에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학계에서 중개 연구에 대한 확실한 틀이나 개념 설명이 명확한 것은 아닙니다. 현재, 저는 중개 연구를 "기전을 가진 기초 연구를 임상에 적용하기 위해 수행하는 연구"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영화 something the lord made 에 나온 두 주인공이죠.

Dr. Alfred Blalock and Dr. Vivien Thomas

편의상 알프레드와 비비안이라고 칭하고 이야기 하도록 하겠습니다.

Cardiac surgery pioneers Alfred Blalock and Vivien Thomas


이번 포스트에서는 알프레드에 초점을 맞추어서, 그들의 연구 업적, 그리고 그들의 일생에 대해서 이야기할까 싶습니다. 

Dr. Alfred Blalock. 그는 존스홉킨스 의대에서 학위를 받고 수련을 받습니다. 재미있는 사실 중에 하나는 알프레드가 내과학의 전설(?)로 알려진 해리슨과 아주 친한 친구였다는 사실입니다.테니스 복식조로 Nashville 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습니다. 

(Harrison이죠 ^^ 책을 펴면 제일 앞에 나오는 ^^)



 (해리슨은 내과학에서 세실과 함께 양대산맥을 이루는 교과서 이름 중 하나죠. 거의 매년 업데이트되고 내과학 교과서로 명성과 공신력이 대단하죠.)

Edi poses as Harrison's Principles of Internal Medicine
Edi poses as Harrison's Principles of Internal Medicine by ragesoss 저작자 표시동일조건 변경허락


홉킨스에서 수련을 마치고 벤더빌트 대학으로 자리를 옮겨서 본격적인 의학 연구에 돌입합니다. 이 때 주로 연구한 것은 Shock에 대한 것이지요. 예전에 쇼크에 대해서 포스트를 했는데, 간단히 설명하면 혈액이 적은 상황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현재는 쇼크에 대해서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고, 치료가 수혈이나 수액 보충이라는 사실은 너무나도 당연한 상식입니다만, 당시 1930년도만 해도 외상으로 인한 출혈성 쇼크에 대해 마땅한 치료가 없었죠. 쇼크에 대한 초기 연구를 수행한 사람이 바로 알프레드였던 것이죠.

영화에도 잠시 언급이 되지만, 외상이나 출혈로 인해서 혈압이 낮아졌을 때, 도대체 뭘 해야 하는지 의학적으로 처음 밝힌 것이 그였죠.(정확히 따지자면, 처음 밝혔다기 보다는 치료적 방법론 설정이 더 정확한 표현일껍니다)

 당시 수혈이 외상성 쇼크의 치료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동물(개)모델을 이용해서 처음 보여 주었고, 그 연구는 후에 2차 세계 대전에서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었습니다. 당연히 전쟁 중에는 외상으로 인해 출혈성 쇼크를 나타내는 환자가 많았고, 그 환자들을 수혈함으로써 살릴 수 있었던 것이죠.

안타깝게도 그는 밴더빌트 대학에 있는 동안 결핵에 걸리게 되고, 죽음 직전까지 간 경험도 있었습니다. 이런 죽음에 가까운 경험이 결국 그를 더욱 더 의학에 매진하게 하였겠죠.

1941년 그는 비로소 존스 홉킨스 의대로 초청받아 오게 됩니다. 거기서 그는 다양한 외과 기술을 이용해서 순환기 계열 질환을 치료하게 됩니다. 당연히 비비안도 같이 와서 다양한 실험을 같이 진행하게 됩니다.

ToF.AVSD
ToF.AVSD by HeartBabyHome 저작자 표시비영리


Tetralogy of Fallot (팔롯사징-TOF)이라는 선천성 심기형을 치료하기 위해서 세계 최초로 심장에 칼을 댑니다. (실제로 심장에 칼을 대는 것은 아니고, 그 주변부에 일늘 subclavian artery와 pulmonary artery를 연결하죠) 여하튼 선천성 심질환인 TOF를 "수술"로서 극복하게 되는 것이지요.  현재는 이 수술(Blalock-Thomas-Taussig shunt)는 더이상 이용되지 않고 있습니다만, 당시에는 획기적인 수술이였죠.

이 수술을 기점으로, 흉부 외과라는 과가 시작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즉 심질환을 내과적 치료가 아닌 외과적 수술로 극복하는 개념이 드디어 시작된 것이지요. 현대 흉부외과의 효시인 셈이지요.


이 수술로 1954년도에 임상 의학 부분으로 라스커 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안타깝게도 토마스 비비안은 빠져 있죠.
 



그리고 현재 존스 홉킨스 병원에는 그의 이름을 딴, Alfred Blalock Clinical Science Building도 있죠. 그리고 존스 홉킨스 의대에서는 Helen B. Taussig-Alfred Blalock Research Prize로 명명된 상도 있죠.

한 분야에 대해서 효시라는 타이틀을 얻는 것은 정말 명예로운 일인 것만큼은 사실이죠. 그리고 알프레드는 흉부외과의 선구자로, 의학자로서 그 명성이 아주 대단했습니다. 당시 존스 홉킨스로 몰려온 선천성 심장질환 소아 환자가 아주 많았습니다. 이는 결국 "세계 최고의 의대가 어느 곳이냐" 하는 논쟁에서 존스 홉킨스 의대가 하버드 의대를 한발짝 앞서 나간 것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한가지의 임상 시험을 수행하기 위해서 사실 대단히 많은 실험적 증거가 필요하고, 당시 심장질환의 외과적 접근 역시 당연히 실험적 근거에 기반해서 수행되었습니다. 물론 현재보다는 훨씬 적은 수의 실험에서 수행되었지만, 당시에도 동물 실험과 같은 근거는 필수적이였습니다. 

그리고 그 수술 역시 상당한 리스크가 있는 무모한 도전일 수도 있지만, 결국은 성공하였습니다. 집도의 개인의 실험적 근거 확신, 그리고 근거가 있는 도전에 대해서 관대한 교육적 문화, 의학과 환자 치료에 대한 열정을 가진 다양한 사람이 결국은 한계를 극복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알프레드는 실제로 조금은 shy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학에 대한 열정과 남다른 시야로 현대 흉부 외과학의 선구자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의과학이라는 큰 테두리 안에 임상의학이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근거 없는 경험이 아니라, 확실한 근거를 가진 과학으로 임상을 다룬 알프레드.

"당신의 열정이 오늘날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였습니다."

Alfred Blalock M.D.

(1899.4.5 - 1964.9.15)


5. 이제 대단원의 막인 전문 연구 요원.


 전문 연구 요원이라 함은 석사, 박사 과정을 마친 이에게 군복무 대신 연구를 하는 것을 전제로 병역 의무를 부과하는 것입니다. 말 그대로 연구 요원으로 3년(이라고 적혀 있지만 실제 수행기간은 짧게는 4년, 길게는 6년에서 7년입니다)을 보내면 군 복무가 끝난 것입니다. 의대 안 간 주변 친구들이 더 잘 알껍니다.특히 공대 애들 빠삭합니다. ^-^ 


최근에는 국가적으로도 그러하고, 개인적으로도 의사이면서 연구자 혹은 Full-time연구자의 길을 걷는 의과학자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증가되는 추세입니다. 


저 역시 전문 연구 요원으로 군복무를 진행하고 있으며, 제 커리어를 생각했을 때 아주 만족할 만한 선택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연구직으로 평생을 보낼 사람에게는 완벽한 제도입니다.(물론 아쉬운 부분도 많습니다)

 

대략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의대를 마치고 난 시점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전공의 과정 중 파트타임 석사나, 풀타임 석사나 동일 합니다), 박사과정을 진학하면 대략 박사수료하는데 4년(통합과정 3년, 박사만 한다면 수료 학교마다 다르지만 통상적으로 2년)이 소요됩니다. 이 때는 박사 과정 수료로서 진정한 의미의 박사(MD. PhD)가 아닙니다. 이 때부터 전문 연구 요원 복무가 카운트 다운 시작[각주:1]됩니다.

 

그럼 군문제는 어떻게 해결되느냐. 1년차 석사를 하면 시험을 봅니다. 영어와 국사를 보는데 이걸 보고 합격하면(2012년 현재는 제도가 변경되어서 성적 제출로 변경되었습니다.) 석사, 박사 과정을 들으면 박사 과정 2년차에 수료됨과 동시에 3년의 연구 요원 기간(훈련소 기간 4주 포함)이 시작되는 것이지요.

즉, 석사를 들어간 시점에서 7년이 지나면 박사과정과 군복무가 완료되는 것입니다. 법 개정으로 전문의를 마친자에게도 그런 기회가 오기는 합니다만, 어디까지나, full time 연구자에 한합니다.그러니깐 임상 의사로 fellow 하시면서 박사과정 받으려는 사람에게는 아예 기회가 없습니다. 

그리고 전문 연구 요원 기간 역시 full time으로 연구를 해야하는 것이지요. 이는 의사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굉장한 속박인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임상 의사가 되려면요. 허나 연구를 하고자 마음 먹었다면 분명 공보의보다 비교 우위에 있는 과정인 것은 맞습니다. 

대략 7년 과정이 끝나면 , 제대로된 연구실에 연구 했다면, 박사로 인정 받는 것이지요. 하지만, USMLE를 통한 미국행을 생각한다면 시간 낭비가 될 가능성도 없지는 않습니다. 공보의 마치고 바로 미국 가려는 사람보다 4년이란 시간이 늦어지니깐요.

 

의전원 학생의 MD-PhD track도 똑같은 맥락입니다.사실상 군복무를 하고 의전원에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아닌 경우라면 생각할 수 있는 길이 "MD-PhD이다"고 마구마구 홍보합니다만, 사실상 연구를 하지 않고, 단순히 군복무 해결과 MD를 같이하고자 이 트랙으로 오면, 정말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실제로 전문 연구 요원 제도 자체가 박사 수료를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복합 학위 과정 내에 수료 과정이 없고, 더군다나 석사를 마친 사람에 한해서 자격을 주어지기 때문에 법률적으로 상당히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기초 2-연구 3- 실습 2 하는 과정에 한해서, 졸업을 하고 연구 3년을 진행하는 사람은 큰 해당은 없습니다만...)

이것과 관련하여 의과학자 지원자들 모임에서 많은 상담을 해 주었는데, 결론은 졸업을 먼저 하고 연구를 진행하는 전문 연구 요원을 복무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결론에 얻었습니다. 

대부분의 공대나 자연대 등과 형평성 측면에서 석사 졸업을 필요 조건으로 하는 전문연구요원의 길이, 의무석사 과정을 4년이나 보내는 의대 일부 학생에게 혜택을 주기에는 법적 절차가 간단하지 않고, 그것조차 의전원의 단계적 폐지로 가닥을 잡으면서 요원한 길이 되어 버렸습니다. 따라서 자신의 남자이면서 군대를 가지 않았고, 전문 연구 요원으로 MDPhD(혹은 DDS-PhD) 길을 가고자 한다면, 의전원을 먼저 졸업해서 의무석사를 받는 것이 유리합니다. 

경우에 따라서 바로 진학한 학생이거나, 한해 더 빨리 의전원을 진학한 학생은 전문 연구요원으로 복무가 가능합니다만, 이 것 역시 쉽지 않은 선택이지요.

그러니 군복무를 하고 들어온다면 이야기다 다르지만, 군복무 없이 이 길에 들어와서 군문제 해결하려면, 우선 MD-PHD과정 7년 이상, 그리고 전문 연구 요원 3년. 10년이 걸리는 셈이지요. 졸업과 군문제 해결까지. 

 

그러니 이 과정은 다분히 기초 의학이나 연구직 쪽으로 길을 가고,그 쪽으로 평생 커리어를 가고자 하는 사람에게 해당되는 길인 것이지요. 그러니 자신이 그 쪽으로 뜻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선택할 수 있는 길입니다. 물론 현재 임상을 마친 전문의 선생님들이 이 길로 많이 오곤 있습니다만, 대부분 의전원이 아닌 의대를 졸업한 사람이라는 점을 생각해야 합니다. 나이라는 측면에서 2년 이상을 확보한 셈이라는 것이지요. [각주:2]


1. 전문 연구 요원은 결국 졸업 후(의학사나 의무석사),

석사 2년+ 박사 수료 2년 후에 복무 기간 3년 = 총 7년
박사 수료 2년 후 복무 기간 3년 = 총 5년 
(의무석사-의전원인 경우 학적이 석사라 해당사항 없음, 일부 학교는 의전원임에도 불구하고 학사를 주는 편입의 형태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개인별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혹은 석박사 통합과정 3년 수료 후 복무 기간 3년 = 총 6년


2. 전문의를 마친 경우 (전문의 중 part time 석사를 마쳐야 합니다)


박사 수료(1년 - 2년, 경우에 따라 단축과정을 운영하는 학교가 있습니다) 후 복무 3년 = 총 4-5년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3년에서 7년 정도의 시간을 투자해 군문제를 연구 과정과 동시에 해결하는 것입니다. 그 중간에, 해외 공동 연구로 1년6개월 동안 해외에 가는 것도 가능합니다. 실제로 저 또한 이런 과정을 통해서 해외 공동 연구로 미국에 갈 기회가 있었고, 막판 미국 PI측에서 서류 계약서까지 다 받고 연봉까지 확정받았지만, 학교 간의 행정적인 MOU문제로 인해 가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연구 주제나 일정등에 대해서도 full time 연구자이면서 소속이 확실하다면(병역 지정 업체) 자유롭게 연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단, 이 기간 동안 진료 행위는 엄격히 금지됩니다. 


다만 이 기간 동안, 신분이 군인인지라, 임용, 직장 변경, 졸업 후 진로 등에 대해서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에 대한 이야기는 현재 정리 중에 있습니다.


현재는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각 학교 기초의학을 선택하는 사람은 대부분 전문연구요원의 길을 걷고 있고, 임상을 마치고도 연구 쪽으로 커리어 전환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카이스트나 DGIST, GIST 등은 따로 이 분야에 대해서 TO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즉 시험을 칠 필요 혹은 성적 제출을 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지요. 다만 그 내부 규칙이나 인건비 등은 절대 전문의를 마쳤다고 해서 전문의로 보지 않고 오히려 대학원생으로 보는 경향이 강합니다. 복무 기간만 위에 설명한 바와 같고 그 외 상황은 랩마다 학교마다 다르니깐 꼭 잘 알아 보시고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자신이 연구에 뜻이 있고, 평생을 academic 포지션에서 Translational Research(중개 연구)을 하겠다는 사람에게는 군의관이나 여타 복무보다는 기간이 훨씬 길지만, 충분히 멋진 길인 것 만큼은 사실입니다. 

 

이 길을 제가 걸어 왔던 길이기 때문에, 언제든 궁금한 사항을 댓글로 주시면 답변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비밀글보다는 익명으로 달아 주시면 DB처럼 되어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될 수 있습니다. 제가 아는 한도에서는 성실히 답변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016.7.20 추가.


현재 중복 질문이 너무 많아서, 댓글 기능을 닫아둡니다. 관련 질문이 있으신 분들은, 


1) 여기 적혀진 질문-댓글을 참고해 주세요.

2) 그래도 해결되지 않으면, 자세하게 방명록이나, 

3) https://www.facebook.com/Mdphd.kr/ 에 글이나 메시지를을 남겨 주세요.



 

  1. 헷갈려 하시는 분이 계신데, 전문 연구 요원으로 편입은 박사 과정 진학과 동시에 진행되지만, 실제 복무 기간 카운트는 수료 이후부터 시작됩니다. 따라서 전문 연구 요원이라면 최대한 빠르게 수료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본문으로]
  2. 항상 이야기하지만, 병무청 시계는 나이를 기준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본문으로]

의과학에 대한 이야기를 해오면서, 정작 의과학이 무엇인지에 대한 포스트를 쓴 적이 없더군요. 


어찌보면 의과학이라는 분야에 대해서, 사람들이 당연하게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  일반인들도 생각보다 많이 들어오고 있다는 점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의과학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글을 써 볼까 합니다.

의과학은 크게 의학과 과학이 합쳐진 분야입니다. 사실 의학이라고 해도 크게 다른 점은 없습니다. 다만 최근에 생명과학 분야에서 나온 다양한 실험적 테크닉이 의학과 접목되면서 확장된 개념이라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영어로 의학은 Medicine. 의과학은 Medical Science입니다. 생명과학은 biology 혹은 biological science로 불리죠.

즉 의과학은 생명과학, 생명공학 중에서 의학 즉 인체와 연계된 모든 학문을 다룬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Alternative Splicing of Drosophila Tra
Alternative Splicing of Drosophila Tra by Allen Gathman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현재도 대부분 그러하지만, 예전에는 의학자라고 하면 대부분 의사이면서 연구를 하는 사람을 생각하는 경향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과학이라는 틀을 이용하기는 하지만, '인체를 다룬다'는 의학 분야 특수성이 있는 관계로 "의학" 이라고 불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분자 의학과 생명공학의 발달이 진행되면서 의학도 서서히 그 분야 학문을 받아 들이기 시작합니다. 생명 그 자체에서 인체로의 기술 접합이 시작된 것이지요. 그렇게 학문이 융합되면서 서서히 기존 의학으로 포괄하기 힘들고, 발전된 분야. 그리고 의사가 아닌 과학자의 영역이 확대되어 가면서 의과학이라는 분야가 나타나게 됩니다. 

실제로 따지고 보면 의과학이나 의학이나 같은 분야를 다루고는 있지만, 단어 자체가 주는 어감은 조금 다릅니다. "의학"은 일반인이 느끼기에 의사가 주도하는 듯한 느낌을 주지만, "의과학"의 경우 과학자가 다룬다는 느낌을 줍니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이 가지고 있는 배경지식에 따라 좌우되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제 주변 사람들은 그런 경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의과학은 "사람의 질병이나 질병 치료를 위해 이용될 수 있는 모든 분야의 학문"입니다. 의공학, 생화학 등 모든 분야를 포함하게 되겠지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인체"라는 부분입니다. 

인체를 다루고 다분히 "인체에 응용 가능성"을 가진다는 측면에서 순수한 생명과학이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12년 노벨상을 수상한 존거든이 1962년에 제시한 핵치환 기술 자체는 개구리에서 발견되었지만, 2007년도에 야마나카가 포유류인 마우스에서 보여 주었죠. 그리고 결과적으로 사람에게 적용가능한 기술로 변화되었고, 조만간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진행될 예정이죠. 

이런 틀에서 본다면, 존 거든도, 야마나카도, 인체에 적용하는 임상 의사 등 인체의 질병을 치료에 공헌한 모든 사람이 의과학자인 셈입니다. 

물론 존거든의 경우에는 기술 자체가 가진 발견이 생물학자에 더 근접한 것이 사실이지만, 제 기준에서는 그 기술 자체가 인체에 적용 가능하다면 의과학자라는 것이지요. 이 의견에 동의하시는 분도 있을 수 있고, 아니신 분도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중요한 점은 어떤 기술이든 "사람"에게  적용가능한 기술의 발견이라면 의과학의 테두리를 벗어나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의과학은 의사 주도라기 보다는 과학자 주도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의사가 과학자라는 것은 이론이 있을 수 있지만, 의사가 아닌 과학자는 분명히 실재하죠. 그리고 그런 과학자, 혹은 생명공학자들이 의과학 발전을 더 풍성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사람은 존거든의 예에서 보셨 듯 의과학이라는 테두리에서는 절대 주변인이 아니죠. 의학의 테두리에서는 주변인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의과학이라는 틀에서는 오히려 주인공이죠.

야마나카의 경우에도 MDPhD이긴 하지만, 의사인 의과학자라고 보면 더 정확하겠죠. 

이렇듯 의과학은 의사만 종사하는 것이 아니고, 모든 과학자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하고, 실제로 제 주변을 보면 정말 멋진 의과학자들이 많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임상 의학 역시 의과학의 테두리 안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임상 의학은 대부분 의사가 주도하긴 하지만, 데이터의 관찰과 통계적인 처리, 약효나 새로운 수술법의 증명 등이 다분히 과학적입니다. 그리고 그 근거 역시 굉장히 견고합니다. 

사실 의과학의 테두리를 정하는 것을 내편, 네편을 가르는 행위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의과학이라는 분야를 너무 의사쪽으로 치우쳐서 보시는 분들이 많아서 이 글을 포스팅합니다. 실제로 의과학의 발달은 필연적으로 모든 분야의 과학자들이 유기적으로 시너지를 내서 오늘날에 이르렀고, 미국, 유럽, 아시아, 그리고 현재 한국 까지,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이 분야 발달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의과학의 발전을 위해서 저 역시 노력할 것입니다.

아울러 글을 읽으시는 본인이 의과학 분야 연구자라면, 의과학자라는 사실에 뿌듯해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누군가가 당당히 직업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의과학자입니다" 라고 대답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의과학은 어떤 분야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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