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두 그룹에서 human skin cell을 이용해서 활동하는 Neuron을 만들었네요.

이 뉴스만 본다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이미 이런 형태의 실험들은 많이 알려져 있기 때문이죠.

 

이 논문에서 주의해서 봐야할 사실은 크게 두가지입니다.

첫째는, 이런 형태의 reprogramming을 chemical만을 이용해서 만들었다는 사실입니다.

두번째는, 아울러 또 주목해야할 포인트 중 하나는 Alzheimer’s patients sample을 이용해서 그의 회복을 꾀했다는 점입니다. 즉 translational research를 했다는 점이지요.

 

첫번째 사실에 대한 썰을 풀면...
기존의 Yamanaka 방법이랑 그 후속 논문들의 맹점은 바로, reprogram을 하는데 있어서, 바이러스를 이용한다는 사실입니다. Yamanaka는 2006년에 Cell에 publish된 노벨상을 받은 최초 논문(Induction of Pluripotent Stem Cells from Mouse Embryonic and Adult Fibroblast Cultures by Defined Factors)에서 reprogram을 위해서 4개의 유전자를 Retrovirus에 실어서 만들었었죠. 하지만, Retrovirus는 기본적으로 유전자가 한번 호스트에 들어가게 되면, 호스트의 DNA에 딱 달라 붙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Integration이라고 하죠. 따라서,이를 통해 넣은 유전자가 우리가 의도하지 않은 어떤 역할을 할 가능성(off target effect)이 있는 셈이죠.

 

그리고 그 이후, 많은 사람들이 이를 치료용으로 쓰기 위해 바이러스를 빼고자 부단히 노력했고, 2008년에 Yamanaka team을 필두로, science에 Generation of mouse induced pluripotent stem cells without viral vectors.라는 논문도 나왔고, 전세계적으로 한국의 여러팀, 미국의 여러팀에서도 이런 시도는 많이 했습니다. 다양한 테크닉과 재미있는 시도들이 많이 나왔지만,

 

큰 흐름의 트렌드를 보자면,
- Retrovirus/Lentivirus를 통한 유전자 삽입
- transient virus를 이용한 유전자 삽입
- protein을 이용한 reprogram
- small molecule/chemical을 이용한 유전자 발현 그리고 그를 통한 reprogram. 정도가 되겠네요.

그리고, 이런 형태로 발전하면서, 극복해야할 가장 중요한 과제는 바로, regrogram이 되는 효율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두번째 사실에 대한 썰을 풀자면,

환자의 샘플을 이용하거나 그를 통한 가능성을 보인다는 점이죠. 요새 전반적으로 Cell Stem Cells에서 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이 바로 Translational research인 것 같은데, 최근 김진수 교수님 팀에서 나온 논문인, Functional Correction of Large Factor VIII Gene Chromosomal Inversions in Hemophilia A Patient-Derived iPSCs Using CRISPR-Cas9도 그런 맥락으로 해석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세부적으로는 iPS techniques, CRISPR-Cas9 등으로 방법은 다르지만, 큰 줄기는,

- 유전적 혹은 질환이 심한 환자 샘플을 채취
-> 환자 샘플을 다양한 테크닉을 통해서 교정
-> 실제로 그 샘플이 기능을 함을 보임 - Vitro
-> 그리고 그 기능이 Vivo에서도 통함을 동물 실험에서 보임.

 

만약 여기서 임상 시험이나 환자에게 직접 적용하게 되어서 치료까지 가능하게 된다면(물론 KFDA나 FDA 심사를 거치는 것이 결코 쉽지 않겠습니다만..) 더 큰 임팩트의 저널에 실릴 것이겠죠. (사족. Cell Stem Cell도 정말 멋진 저널이고, 아주 임팩트가 큽니다. 일생에 여기에 한 번 내는 것이 결코 쉽지 않습니다.다만, 분야 자체가 stem cell에 국한되어 있다는 의미입니다. 더 general interest를 요구하는 저널이 아니다는 관점에서 전반적인 Biology-Medicine에 임팩트를 다루는 저널이 있죠. 자연이, 과학이, 세포들. 즉, NSC 라고 하죠.)

 

그리고 여기서 대규모 환자 임상을 진행해서, 실제로 기존에 있는 치료보다 훨씬 낫고, 치료 표준으로 제시될 수 있다면, NEJM이나 Lancet에 실리게 되겠죠.

 

여하튼, 말이 길었습니다만, 이제, 소소하게 발견해서는 한 방 터트리기 힘든 시절이 온 느낌입니다.

 

원문 링크 갑니다.

 

페이스북 공유 글입니다.

아주 좋은 논문이네요. 

 

유전학과 관련해서 아주 강력한 도구가 될 가능성이 아주 큽니다. 원샷 원킬(시간적으로 homo 를 만드는 것이 엄청나게 줄어듭니다) 현재 이슈화되고 있는 맞춤형 아기 생산(?)에도 훨씬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무서운 도구가 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우려되는 점은 off-target effect이겠죠. 자신이 타겟한 gene을 가이드할 녀석이 들어갔는데, 우연하게,의도와는 다르게 다른 유전자를 건드리는 가능성. 또는 세대를 거쳐가면서, 들어간 유전자가 아주 우연하게 mutation이 일어나면서 또 다른 유전자를 건드릴 가능성. 그리고 아주 우연히 그런 과정이 lethal gene을 건드리거나 random off-target effect가 생겨서 완전히 gene 여러개가 뭉터기로 날라가버려서 종족 번식조차 못하게 될 가능성은 이 시스템에서 우려할 만한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특히 한번 날라가 버리면, 나머지 하나가 살아있는 것이 아니라, 또 날라가 버리는 일타 쌍피(?)이기 때문에, 이게 더 무서운 겁니다.

 

이런 가능성이 전혀 없지도 않는 것이, 간혹 Cre line 중에 germline expression이 되는 마우스는 의도치 않게 완전히 Flox gene 이 날라가버려서 tissue specific이 아니라, total Knock-out mice가 되어서 lethal 되는 경우도 종종 있거든요. 물론 hetero면 살아 남긴 하지만요. ^^

 

개념 자체는 아주 신선하고, 충분히 실용가능한 이야기인데, 거기에 얽혀 있는 윤리적 문제는 정말 간단하지 않아 보입니다. CRISPR/Cas 9. 정말 발전의 속도가 후덜덜 하네요~

 

SCEINCE 원문 링크

 

알파카 페이스북에 있는 공유글

중력파에 대한 이야기.

안녕하세요. 오지의 마법사입니다. 오늘은 연구비 쓰기가 조금 귀찮아 져서(원래 시험치기 전 100분 토론이 제일 재미있어요), 그냥 바이오가 아닌 물리 이야기를 조금 극적극적 거려볼까 합니다. 참고로, 제 글은 가급적이면 그림이 없어요. 그림이 있으면 보기는 좋은데, 왠지 모르게 포장하는 느낌이 들어서 저는 텍스트만 있는 글을 더 담백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그래요. 하지만 글을 쓸 때, 최대한 읽으시면 그냥 술술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게 쓰려고 노력했어요.( 아니면 제 노력의 부족입니다. 글이 어렵게 느껴지면, 독자가 잘못한 게 아니라, 글쓴이가 잘못한 거니깐, 더 노력할께요. ^^)

개인적으로 MIT에서 물리학으로 박사를 받은 (그것도 노벨상 지도 교수 밑에서 박사과정을 마친) 독일인을 하우스 메이트로 가지고(?) 있어서, 거의 3년간 물리학, 물리 화학에 대한 이야기를 아주 많이 들었더랬죠.

서당개도 3년이면 풍월도 읊는다는데.. 저도 주변에서 들은 게 좀 있어서 요즘 한창 이슈인중력파에 대해서 바이오만 하는 저도 이만큼 아는데, 다른 분들에게 소개를 좀 해드리면 어떨까 하면서, 중력파에 대해서 소개드리고자 해요. 술자리에서 썰풀기에 딱 좋아요. 기억도 가물가물하고, 듣는 편도 이해가 잘 안되니깐, 모르면 은근 슬쩍 넘어가기도 쉬운.. 그런 주제라고 생각하고 읽어 주세요.

참고로, 저희 집(두 남자 사는 이층집)에는 사이언스랑 네이처를 집에서 받아 보는데(받아 보기만 합니다... 네..네..), 작년 3월 경에 아인슈타인 일반 상대성 이론 별책(http://www.sciencemag.org/site/special/generalrelativity/)을 보면서 참 재미난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때, 정말 많은 이해가 되었어요. 물론, 영어라서 용어는 좀 어려웠지만.. 대략적인 개념은 훨씬 더 구체화되었었죠.

오늘도 저녁을 먹으면서, gravitatioinal wave, 중력파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는데, 거기에 대한 썰을 좀 풀까 해요. 블로그 자체가 의과학, 의학 주제이긴 하지만, 결국 결론은 의과학으로 날꺼에요. :) (어떻게 중력파가 의과학과 연계되는지 알아보시죠.)


일단, 간단하게 중력파 발견이 왜 중요하냐!!를 먼저 알면 좋을텐데요. 이는, 우리가 우주를 관찰할 수 있는 시야가 확대되기 때문에 그러해요. 예컨데 현재까지는 우주를 관찰할 때, 빛 혹은 전파로만 관찰했는데, 중력파를 이용해서 새로운 별을 관찰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에 중요한 것이죠. 예컨대, 빛으로만은 블랙홀을 관찰할 수 없어요. 이때까지는 여러 정황상 블랙홀이 있는 것 같다고 간접적으로 이야기할 수 밖에 없지만, 중력파를 이용하면, 저 위치에 중력파를 내는 블랙홀이 있다고 직접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마치 맥스웰이 전자기파를 발견하고, 이걸 어디다 써먹어야할지 몰라서 쓰레기통에 다시 넣을까 고민했지만, 결국 엄청난 혁명으로 이어졌듯이, 중력파의 발견이 어디로 튈지를 몰라요. 사안의 중요성은 이까지 하고, 이제 설명 들어갈께요.


중력파에 대해서 간단하게 말하면, 질량이 아주 큰 물체가 이동 혹은 충돌할 때, 시공간을 왜곡하면서 발생하는 파장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예컨대, 아주 큰 질량을 가진 중성자별들이 충돌할 때, 마치 물에 돌을 던지면 주변에 물결이 생기는 것처럼, 중력파가 발생해요.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01년 전 3월(1915년 3월)에 아인슈타인이 일반 상대성 이론에 대한 썰(?)을 풀면서, 중력파를 예상했었어요.

일반 상대성 이론은 많은 내용이 함축되어서, 많이 복잡하지만, 그 중 하나 알아둬야할 것은 질량이 아주 큰 물체는 "시공간"을 왜곡하면서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이에요. 너무나도 무거워서, 빛 조차도 그 중력에 의해서 꺾이고(그래서 블랙홀이 간접적으로 관찰됨), 공간 자체도 왜곡된 상태로 존재한다는 것인데, 이런 왜곡된 상태는 평상시에는 너무나도 미세해서 잘 관찰하기가 힘들어요. 하지만, 여러 간접적인 관찰에 의해서 질량이 아주 큰 물체(예컨대 중성자별이나 블랙홀 등)는 주변 시공간을 왜곡한다는 증거가 나와서 거의 정설로 굳어지고 있었어요.

그 와중에, 아인슈타인은 중력파를 100년 전에 예상하기도 했어요. 중력이 아주 큰 물체는 이런 시공간의 왜곡 뿐만 아니라, 두 개 이상의 충돌이나 한개라도 강한 이동이 있을 때, 시공간의 왜곡을 반영한 중력파 역시 관찰될 것이라고 예상 했어요. 정확히는 맞지 않지만 한번더 비유적으로 말씀드리면, 물에 돌을 던져서 파장이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되요. 다만, 돌이 아니라. 큰 물체 두개가 부딪히면서, 갑작스러운 시공간 변화가 생기고, 이 시공간의 형태의 증거가 "중력파"로 나온다고 생각하시면 될꺼에요.

근데, 왜 이걸 증명하는데, 10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냐 하면, 크게 두가지 이유 때문인데요.

첫째로는 중력파가 너무나도 작기 때문이에요. 사실상 중력파는 원자보다도 1000배도 더 작은 수준의 물질을 움직이는 정도의 미세한 파동이기 때문에, 진짜 중력파가 있었다고 해도, 대부분은 노이즈 수준으로 여겨졌기 때문이에요.

두번째로는, 이때까지는 과학 기술이 아직 그 증명 혹은 관찰을 할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이에요. 관찰 기술의 한계 때문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론"을 도출할 수 없기 때문이죠. 실제로 1970년대, 1980년대에 웨버라는 사람이 중력파를 "관찰했다"고 했지만, 사람들이 믿지 않는 가장 큰 이유가 이 기기자체가 가진 한계로 인해서, 이 "중력파"라고 보이는 것이 진짜인지 아닌지를 통계적으로 검증할 수 없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이번에 LIGO 라는 기술, 혹은 기기는 중력파를 잡아낼 정도로 아주 정교하게 설계되었고, 통계적으로도 충분히 유의미한 결과를 낼 수준이 되었어요. 추가로, LIGO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다양한 곳에서도 LIGO와 흡사한 기계가 설치되어 있어서 동시 다발적으로 하나의 현상의 증명이 가능했던 것도, 중력파의 존재를 빨리 찾게된 이유이기도 해요.

중력파의 발견은, 생각보다 단순한 방법으로 행해지는데, 크게 두가지만 아시고 계시면 될 것 같아요. 첫째는 레이저 그리고 둘째는 별의 충돌.

첫번째로, 중성파의 관찰은 하나의 레이저(빛의 이동)를 수직 방향의 두개로 나누어서, 같은 거리를 거쳐서 반사되는 정도를 관찰한다는 사실이에요. 쉽게 설명하면, 주기적으로 같은 속도로 달리는 우사인 볼트 두명을 수직인 100미터 두 길에 계속 왕복시켜요. 예컨대, 100미터를 10초에 달린다고 한다면, 한번 가는데 10초가 걸리고, 다시 돌아오는데 10초가 걸리겠죠. 그리고 그 두 명은 처음 출발한 지점에서 항상 동시에 만나겠죠. 그 과정을 계속 기록을 하는거에요. 근데, 항상 10초 만에 오는 1번 우사인 볼트가 어느날 갑자기 만약 11초가 걸린다고 한다면, 동시에 만나지 못하게 되고, 중간에 무슨 일이 생겼다고 예상할 수가 있겠죠.

이런 상황을 아주 정교하게 조절해서, 갈라진 하나의 레이저가 왕복해서 들어오는 편차를 최대한 줄이고, 조건을 컨트롤하게 되면, 미세한 차이라도 찾아낼 수가 있게 되겠죠. 그리고, 그 과정을 처음에는 아주 짧게 100미터 정도로 했다가, 조금씩 더 늘여서, 200, 400미터 그리고 1킬로 미터, 4킬로미터까지 하게 되면, 빛의 왕복 거리가 늘어나니깐, 상대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시간의 길이도 늘어나게 될꺼에요. 이번에 관찰한 LIGO의 길이는 참고로 4킬로 정도입니다. 추가로, 중력파로 인해서 왜곡되는 빛의 전달 과정이 오류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Laser detection 기기는 항상 직각으로 두개가 만들어 져서, 모여진 파장을 cross validation을 하게 되요.

두번째는, 관찰가능할 만한 "중력파"를 발생시킬 사건이에요. 이는 다행히도, 1993년도에 노벨 물리학상으로 증명된 사실이에요. 중력이 아주 큰 물질(예컨대 중성자별 같은 것)이 충돌을 하면, 주변 시공간이 왜곡되고, 이 때 중력파가 발생한다는 것을 증명했어요. Russell Allen Hulse 박사 와 Joseph Hooton Taylor 박사가 이 업적으로 노벨 물리학상(“for the discovery of a new type of pulsar, a discovery that has opened up new possibilities for the study of gravitation”)을 받았어요.

결과적으로, 이번 중력파는 위 두 이벤트의 합으로 발견된 것이지요. 참고로, LIGO를 만들고 나서 사람들이 한 일은, 그저 레이저의 왕복 운동(정확히는 파장)이 변화되는지를 관찰하는 것 뿐이었어요. 중력파의 속도는 빛의 속도와 같기 때문에, 우리 눈에 관찰되는 순간, 중력파가 도달하기 때문에, 사실상 언제 이런 일(충돌)이 발생할지 망원경으로 예측이 불가능해요. 그러니, 그냥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던 거죠.(그리고 우주는 생각보다 꽤 넓죠 ㅎㅎㅎ) 단, 확실한 과학적 근거 아래, "이런 일이 분명히 벌어질 것이다"라고 예상은 했었겠죠. 그냥 낚시하듯 기다린 것이 아니라.

참고로, 이 연구를 이끈 Kip Steven Thorne 박사는 작년 5월에 우리나라에 와서, 2018년 정도에 중력파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 이렇게 빨리 찾게될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했겠죠. 그것도 무려 13억 광년 전에 발생한 중성자별 충돌 일을..오늘에서야 발견했으니..

이 중력파가 관측된 날짜가 2015년 9월 14일이였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이 중력파가 진짜인지 아닌지를 검증하는 일이 그동안 벌어진 것 같아 보입니다. 이를 위해서 미국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이 중력파가 관찰되는지를 확인했어요. 중력파는 지구라는 행성 전부에 영향을 미치니깐, 만약 이게 진짜라면, 미국의 LIGO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레이저 간섭계에도 관찰이 되어야 하니깐요. 그리고 그 일이 실제로 벌어졌습니다!!!

사실상, 이게 결정적으로 중력파라는 증거가 되었어요. 아울러, 이 레이저 파형의 변화가 지진이나 기기이상이 아닌지 다각도로 검증하는 시스템이 전세계적으로 이루어져서, 결과적으로 "통계적으로 틀릴 확률이 (5.1시그마) 300만분의 1이기 때문에 중력파는 존재하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결론내렸죠.

자.. 그럼 도대체 처음 말했던 의과학은 언제 연계되느냐..라고 궁금해하실 분들이 계실 것 같아요. (중력파만 궁금하셨던 분은 요까지만 읽으시면 되요 :))

위 중력파의 발견으로, 올해 노벨 물리학상은 사실상 저 연구를 이끈 연구팀 리더인 칼텍의 Kip Throrne 박사 Ronald Drever 박사 그리고 MIT의 Rainer Weiss박사 세명의 수상이 유력시 되고 있습니다.

물리학은 이론 부분과 실험으로 증명하는 것이 분리되어 있는데, 정교한 계산과 기존 지식으로 하나의 개념이 이론으로 아무리 확실히 "예상"되어도, 완벽한 증거가 없으면, 어디까지나 이론으로만 받아들여요. 아울러, 그 이론으로 예상된 우리도 모르게 사라진 개념도 정말 많고, 이론이 틀리는 경우도 상당히 많이 존재해요. 예컨대, 뉴튼의 고전 물리도 따지고 보면, 경험적으로 어느 정도 맞긴 하지만, 틀린 부분도 많지요. 물리학계는 힉스 발견도 그러하고, 이번 중력파 발견도 그러하지만, 정교한 실험으로 제대로 "증명"된 사실에만 "지식"이라는 권위(!)를 부여하고 있어요.

"카더라, 이런 것 같더라, 상식으로 맞는 것 같더라. 될 것 같은데"라는 건 과학이라는 틀에서 본다면, 낭설일 가능성도 크다는 이야기죠. 아인슈타인이 제시한 개념조차도 100년이 지난 후에야 증명, 관찰되어야 진짜로 인정해 준다는 사실이에요. "그래 님 인정!!"

하지만, 우리는 어떻습니까? "옛 고전에서 검증(?)되었다. 고전에서 말하길, 이렇게 치료하면 된다" 하면서 치료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의학은 이런 부분을 과학적으로 엄밀하게 증명하고, 대규모 임상이나, 동물 실험 등과 같은 다양한 방법으로 그 사실이 진짜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고, 그에 따른 진단과 치료 가이드를 제시하는 학문입니다.

옛날에 아무리 뛰어난 아인슈타인 할아버지 선각자 주술사가 말했다 하더라도, 현재 해보고 맞지 않으면 버리고 개선되어야 하는 것이 바로 의과학이고, 의학인 셈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거쳐서 나온 것이 바로 "의학 지식"이라는 이름으로 인정받고, 환자의 삶을 개선시키데 이용되는 것이에요.  누군가가 "카더라"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 아무도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고 외치면서 함무라비 법전을 숭배하지 않듯이, 잘못된 고전이라면 아무리 보존할만한 가치가 있는 우리의 역사적 유물이라도 현재 사람들에게 적용해서는 안되는 것이라는 생각을 이번 중력파 발견을 보면서 해봅니다. 역사 유물과는 별개로 말이죠. 이순신 장군 갑옷이나 거북선이 아주 좋은 역사적 유물이라고 해도, 현재 해군들이 훈련할 때, 쓰지 않듯이 말이죠. 유물은 유물이고, 지금은 그 것 없이도 잘 살아가는 발전된 현대 사회니깐요.

1970년대에 웨버가 자기가 만든 기기로 "중력파를 발견했다"고 우겨도, 기기가 오류를 구분할 능력도 안되는데 "헛소리 하고 있네.." 라고 하면서, 과감히 폐기할 수 있는 물리학계처럼,

고전에서 말하는 "카더라"가 아닌, 엄밀한 계획에 의한 실험과 대규모 임상 스터디를 통해 환자에게 유용하다고 결론 내려진 "발견"만이 상식있는 "의학 지식"으로 통하는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지금 현재 상황은 말도 안되는 고전 의학이 마치 제대로된 의학인양 회자되는 현재는, 중력으로 왜곡된 시공간보다 훨씬 더 왜곡된 세상같아 보여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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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2014년 JCR impact factor가 발표되었습니다. 

논문의 가치를 점수로 매기는 것에 대해서는 하고 싶은 말이 많기는 하지만, 막상 impact factor를 대체할 수 있는 객관적인 지표가 없는 것도 사실이죠. 

하나의 article당 실제 citation된 숫자를 가지고 계량화하자는 이야기도 있고, 각 카테고리별 퍼센테이지로 대체하자는 이야기들도 다 일리가 있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IF가 현재까지는 가장 합리적인 논문의 평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방법들도 일장 일단이 있어요. 

그리고, 주식 시장 오르내리는 것 처럼 IF의 흥망성쇠를 보는 재미가 쏠쏠해서 ㅎㅎㅎ. 자, 그럼 굵직 굵직하게 각 논문들의 올해 IF를 살펴보십시다. 

IF 3대장은 여전하군요. 사실 이 논문들의 경우는 IF가 의미 없지요. Science도 잘 나가요. 하늘 위에 있는 이 논문들 보다 신생 저널들에 관심이 많이 갑니다.

랜디 아저씨가 열심히 홍보하고 다니는 Elife는 올해에는 10점대 진입에는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논문의 스쿱 자체가 좋고, 형식보다는 내용에 치중하는게 아주 좋아보여요. Cell 자매지인 cell report의 경우도 10점대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8-9점대를 당분간 유지할 것 같습니다. NPG로 편입되면서 IF가 많이 오른 중국 저널 Cell research도 작년에 비해 살짝 오른 12점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중국 연구자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다고 하더군요. 아, 그러고 보니 리젝되는 모든 논문들의 마지막 종착지 PLoS ONE의 IF는..

3점대를 유지하고는 있습니다. PLoS ONE의 리뷰시스템과 논문 숫자가 대대적으로 변하지 않는 이상은 극적인 IF의 변화는 없을 것 같아요.

의사 취급은 못 받아도 나름 의과학자이기는 하니, 임상쪽 논문도 살짝 살펴봅시다.

NEJM이나 Lancet 모두 어마어마한 강자들이라 사실 따로 할 말은 없어요. 걍 이 형들은 깡패야. 

2014 JCR IF는 ISI Web of knowledge 사이트 (http://admin-apps.webofknowledge.com/JCR/JC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근데, 라이센스가 필요해서 혹시 학교단위 라이센스가 없으신 분들은 Bioxbio.com에서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조만간 여기도 업데이트 되겠죠 뭐. 

이 블로그에 오시는 분들 모두 위의 저널 뿐 아니라 더 좋은 저널에 논문 많이 내시기를 기원합니다 :-)

금새 올린다는 3편이 너무 늦어져서 몇 개월이 지난 지금에서야 올리게 되었습니다. 미국에서의 박사과정 공부가 만만치 않으리라는 것은 예상을 했습니다만 생각보다 너무 큰 압박을 겪으면서 글 쓰는데 소홀했었던 점 양해 부탁드릴게요.

미국 박사과정 유학 준비 시리즈 3편입니다. 1편( http://mdphd.kr/153 )과 2편( http://mdphd.kr/164 )은 각각 링크를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편에서는 제가 박사과정 유학을 준비하던 시기에 양질의 추천서를 확보하기 위해서 노력하였던 방법과 박사과정 원서를 제출하였던 과정들에 대해서 다루려고 합니다. 사실 박사과정 유학에서 가장 중요한 펀딩을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과정들도 이번 편에서 다루려고 했으나 이 글에 같이 담기에 너무 긴 내용들이 있어서 다음 편으로 미루고자 합니다. (처음에는 2부작을 계획했다가 벌써 4부작까지 늘어나고 있네요 ㅠㅠ) 미룬 만큼 더 충실한 내용으로 찾아뵙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8. 양질의 추천서 확보하기

추천서 (Letters of Recommendation, LOR) 는 미국에서는 대학교, 대학원 진학, 또는 아카데믹한 진로로 취업을 하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확보하여야 하는 서류입니다. 미국에서는 꼭 아카데믹한 진로가 아니더라도 취직할 때 이력서에 reference(추천인) 연락처 등을 명시하도록 하여서 사람을 뽑기 전에는 항상 뒷조사(?)를 하곤 합니다. 이 추천서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것 없이 굉장히 높다고 볼 수 있겠지만, 언젠가부터 미국 학교들에서 한국에서 날아온 추천서를 신뢰하지 않는 풍토가 생겼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듣곤 했습니다.

저는 먼저 미국 학교들이 왜 한국 추천서를 신뢰하지 않을까에 대한 개인적인 분석과 이를 타파하기 위한 길은 무엇이 있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는 아니겠지만 한국에서는 교수님들께 추천서를 부탁드리러 가면 상당수의 분들이 직접 써 오라고 말씀하십니다. 제 교수님만 그러셨던건 아니겠지요? 게다가 직접 써 주시는 분들도 내 제자를 좋은 학교에 보내고 싶어 하시는 애정어린 시선으로 추천서에 좋은 이야기 잘 써주시려 노력하시기도 하고요. 그러다보면 그 학생에 대해서 아는게 많지 않은 상황에서 형식적인 칭찬만 쓰여지게 되고, 결국 그게 쌓이고 쌓여서 한국에서 온 추천서의 신뢰도가 하락하게 된게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고 제 추천서에 저의 좋은점과 함께 나쁜점도 골고루 들어가기를 바랄수는 없는 법. 좋은 말을 얼마나 신뢰성 있게 보이게 할 것이냐를 놓고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

먼저 교수님을 찾아가기 전에 그 교수님과 얽힌 제 과거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해봤습니다. 그 교수님의 수업시간에 얼마나 인상적인 학생이었는지, 수업을 얼마나 충실하게 잘 따라갔으며 시험 성적은 어떠했는지, 그리고 그 수업의 결과물로 나온 것들과 그 수업의 내용을 토대로 향후에 내가 만들어낸 결과물들 등. 그리고 그렇게 준비된 자료들을 모아서 들이밀었습니다. 교수님! 저는 교수님 수업에서 이런 학생이었습니다! 라고요. 물론 저를 전혀 모르는 교수님을 찾아간 것은 아니고 어느정도 친분도 있었고 연구로도 어느정도 얽혀있어서 저를 잘 알고계신 분이라고 생각된 분들을 찾아다녔지만, 제가 제시하는 저에 대한 정보를 구체적으로 알고 계셨던 교수님은 제 석사 지도교수님을 제외하고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했는데도 네가 써 와라~ 라고 하시는 교수님은 어쩔 수 없습니다. 써야 됩니다. 그런데 교수님 입장에서 잘 써야 합니다. 제 입장이 아니고요. 여기서 구글링을 비롯한 또 다른 엄청난 고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외국에서 추천서란 어떤 것인지, 어떻게 쓰는 것인지, 샘플은 무엇이 있는지 등등. 그리고 샘플들을 상당히 많이 모아서 마음에 드는 표현들을 추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앞서 제가 설명드렸던 SOP 쓰는 요령 중 Example, Example, Example! 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학생은 나와 이런 연구를 같이 했었는데 이런 문제가 생겼을때 이런 식으로 해결하는 것을 보면서 문제해결 능력이 뛰어난 학생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등등. 구체적인 것들을 다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그 교수님 수업에서 제출한 과제와 보고서들부터 학부 과정과 석사학위 과정에서 제가 수행해 왔던 어마어마한 양의 자료들을 뒤지면서 추천서에 들어갈만한 사례가 무엇이 있을까 힘껏 짜 내게 되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추천서 초안을 들고 교수님을 찾아뵙게 되었더니, 교수님도 읽어보시고 굉장히 만족하셨던 것 같습니다.


9. 원서 제출 과정

학교마다 다르고, 학위과정마다도 다르고, 무엇보다도 각 과마다 다 다른게 원서 제출 방법마감일일 것입니다. 제 경우에는 11월 말~12월 초에 마감되는 학교 소수, 대부분은 12월 15일 마감, 늦게 마감하는 학교는 1월 15일경 정도에 포진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원서 접수에 들어가는 수수료는 적게는 $60 에서 많게는 $125 USD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거기다가 TOEFL 및 GRE 성적을 제출하는데 한 학교당 각각 $19~27 USD 정도가 들어가니, 학교당 적어도 $110~170 USD 정도를 투자해야만 원서를 제출할 수 있었습니다. 2014년 가을학기 박사과정 지원을 기준으로 한 금액이며, 물가가 매년 조금씩 오르는걸 감안한다면 앞으로 더 비싸질 수도 있는 부분이 되겠습니다.



요즘은 대학원 원서를 온라인으로 제출하게 되어 있습니다. 대부분의 학교가 온라인 시스템을 만들어두고 있는데, 자체적인 웹페이지를 운영하는 곳도 있고 ApplyYourself 등 원서접수를 대행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학교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학교마다 원서에 대해 요구하는 바가 조금씩 다르다는 것입니다.

  1. 먼저 원서를 온라인으로 제출하고 나서 접수비를 지불하고 나면 작성한 원서를 출력할 수 있는데, 이것을 출력해서 마감일 전까지 우편으로 보내라는 학교가 있었습니다. 투덜투덜 하면서도 정책에 따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2. 둘째로 원서 접수가 끝나고 최종적으로 접수비용을 지불한 후에야 추천인에게 추천서 제출 요청을 시작할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추천서도 원서 리뷰가 시작되기 전까지 접수 완료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생각해보면 접수 마감일보다 적어도 몇주 전에 접수가 완료되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이런 학교들에 원서 접수가 늦을 경우 추천해 주시는 교수님들께 일일이 연락 드려서 급하게 추천서 작성을 다시금 부탁드려야 하는 불상사도 생기게 됩니다. 교수님들은 바쁘신 분들이기도 한데다가 내가 급하다고 당장 급히 무엇을 해 달라고 쉽게 요청드릴 수 있는 분들이 아니라는 점에서 매우 부담스러운 상황이 되겠습니다 ㅠㅠ

  3. 셋째로 성적표 원본, 졸업증명서 원본, 재정증명서 원본 등을 언제까지 우편으로 도착하도록 접수하라는 학교들도 상당수 있었습니다. 봉인이 된 채로 보내야 하기 때문에 출신 학교에서 공적으로 서류를 발급받아서 보내어야 합니다. 미국에서는 학적 담당 오피스(Office of Registrar)에 성적표(Transcript)를 신청하면 학교측에서 직접 상대학교에 보내주도록 되어 있지만, 한국에서는 봉인(Official seal)까지만 해주고 직접 보내라고 신청자에게 주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저도 제가 직접 우체국에 찾아가서 EMS Premium 서비스로 발송했던 기억이 나네요. 요즘은 한국에서 EMS 등으로 보내면 3일만에 미국에 도착하곤 하는 시대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만의 하나를 대비하여서 우편 발송에도 넉넉잡고 2주 정도의 시간을 생각하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4. 넷째로 원서 접수가 완료되어도 지도교수가 정해지지 않으면 원서 리뷰를 시작하지 않는 학교가 있습니다. 이런 학교는 유학 준비하는 시절부터 미리미리 교수님들께 컨택해서 지도교수를 거의 절반 이상 확정지어 놓지 않는 이상 갈 수 있는 가능성이 많이 낮은 것 같습니다. (저도 결국 열심히 메일을 주고받던 한 학교의 교수님께서 더이상 답장도 없이 연락을 끊으시는 바람에 원서비만 날린 학교가 한군데가 있네요)

  5. 다섯째로 생각보다 입력해야 할 것들이 많은 학교들이 있습니다. SOP 열심히 작성해 놓았는데 항목별로 쪼개서 입력해야 한다면 거의 새로 작성하는 만큼의 노력과 시간이 들어가게 되기도 하고요, SOP에 충분히 설명된 내용인데 다시금 하나 하나 물어보는 양식을 가진 학교도 있습니다. 이런 학교들이 많은 경우에는 한 학교에 원서 제출하는데만 2~3일의 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어떤 경우에는 동시에 몰려오는 많은 학교들의 마감일을 앞두고 굉장히 다급해지는 경우들이 생겨나게 됩니다.

  6. 마지막으로 일부 학교의 경우에는 지원서에 GRE Registration number를 입력해야 하는데, GRE 시험 Registration number는 온라인에서 확인이 되지 않아서 ETS에 전화를 해서 요청해야 하는 상황도 있었습니다. 요즘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TOEFL은 Order number와 Registration number를 온라인 상에서 다 확인이 가능했는데 GRE는 Order number만 확인이 가능하고 Registration number는 종이 성적표에만 찍혀 있었습니다. 종이 성적표가 의미가 없기 때문에 온라인으로만 성적을 받겠다고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종이 성적표 꼭 받으시고 절대 잃어버리지 않으시기 바랍니다! (아니면 저처럼 국제전화비 써가면서 거의 한시간 가량의 전화연결 대기시간을 거친 후, 안되는 영어로 담당자랑 통화해야 합니다 ㅠㅠ)

위와 같은 다양한 문제들을 마주 대하더라도 다급해지지 않으려면 원서 접수 마감보다 많이 앞서서 제출을 마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마감일에 맞춰서 무언가를 하려면 참 다급해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더라고요. 게다가 일부 학교들은 마감일보다 일찍 제출된 원서들을 일찍 리뷰하여서 우선적으로 admission을 뿌리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마감일에 맞추어 제출할 필요도 없기도 하고요.


This file is licensed under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Share Alike 3.0 Unported license. Original Author: Daniel Schwen


일단 접수비용 지불 및 원서가 성공적으로 제출되고 모든 학교에 추천서가 도착한다면 (대부분의 경우, 추천서는 추천해 주시는 교수님들이 직접 온라인으로 작성해서 제출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80%는 끝나신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펀딩이라는 가장 중요한 20%가 남았는데, 이에 관한 내용은 4편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많이들 궁금해 하시는 내용인데 자꾸 늦추어져서 죄송스러운 마음입니다만, 그만큼 더 충실한 내용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질문은 언제든지 댓글로 남겨주시면 최대한 열심히 답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가 박사과정 유학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과정 중, 지난 글(http://mdphd.kr/153)에 이어서 학교와 연구분야의 선택부터 지원에 필요한 다양한 서류들을 작성하고 준비하였던 경험담에 대하여 다루어 보겠습니다.


4. 학교의 선택과 연구분야의 선택

학교의 선택과 연구분야의 선택은 지원서 작성에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입니다. 특정 관심 연구분야가 확고하게 정해져 있다면 이 부분은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관심사가 넓고 다양한 연구를 해 보고 싶은 경우에는 학교 선택과 랩 선택이 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제 경우에도 연구의 큰 카테고리 정도만 정해두었을 뿐 세부적인 연구주제는 넓게 열어두었으며, 이로 인하여서 조사하여야 할 정보의 양이 방대해지게 되었습니다.

먼저 학교 선정은 US News 웹사이트(http://www.usnews.com/best-graduate-schools)에서 제공하는 학과 별 랭킹을 많이 참조하였습니다. 애초에 유학의 목적을 설정할때부터 가장 뛰어난 연구환경과 가장 뛰어난 동료들 틈에서 연구해보고 싶은 열망이 컸기 때문에, 학과별로 참고할만한 지표를 제공하는 US News 학과별 대학원 랭킹에서 최상위권에 위치한 학교들을 중심으로 지원할 곳을 선정하였습니다. 참고로 또 다른 대학원 랭킹 자료로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제공하는 아카데믹 서치(http://academic.research.microsoft.com) 사이트의 랭킹 정보도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US News와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랭킹을 정하기 때문에 순위가 다릅니다. 특히 어느 교수로부터 얼마나 많은 저널이 나오고 있는지, 주로 어디에 퍼블리쉬 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점이 장점입니다.

두번째로 나의 관심 분야를 연구하는 교수가 있는가 라는 기준으로 학교들을 걸러내기 시작했는데, 처음에 선정한 학교 중 70% 정도의 학교가 남게 되더군요. 이 과정과 동시에 각 학교별로 제가 contact 해야 할 교수(연구그룹) 목록을 확보하였습니다. 제 나름의 연구그룹 선정 기준으로는 (1) 연구분야가 흥미롭고 유용할 것, (2) 그룹의 책임자는 가급적 부교수(associate professor) 포지션 이상일 것, (3) 최근 5년간 매년 일정량 이상의 연구성과가 있는 연구그룹일 것 등이었습니다. 부교수 포지션을 기준으로 삼은 이유는 첫째로 정년보장이 되지 않는 조교수(assistant professor)에 비해 갑자기 학교를 떠날 확률이 비교적 낮다는 것과, 둘째로 나를 선발할 권한을 가진 선발위원회(admissions committee)의 일원일 가능성 등을 고려하였기 때문입니다. 제가 지원한 학교에서 입학 허가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이고자 하는 전략적인 방법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마지막으로 제 시험 성적으로 지원 불가능한 학교를 제외했습니다. 시험 성적이 충분하지 못하여서 딱 두개의 학교를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사실 가장 가고싶었던 학교 중 하나도 TOEFL 성적 때문에 포기하여야 해서 그 당시에는 마음이 조금 불편했었습니다.


5. Curriculum Vitae 작성하기

Curriculum vitae, CV는 이력서의 일종입니다. 어떤 경우에는 이력서를 나타내는 영어 표현인 resume와 동의어처럼 사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학문적 배경과 저널 논문 실적 등 학술적인 이력, 그리고 본인의 학문적 경쟁력 (수상, 장학금 수여실적 등) 등을 빠뜨리지 않고 상세하게 나타내는 형태의 이력서를 resume와는 구분지어서 CV라고 표현합니다.

CV를 작성하기 위해서 수많은 샘플 CV를 구해다가 비교하면서 저만의 CV를 작성하였습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하여 구한 CV 샘플 중에서는 박사과정 지원자의 샘플과 포닥(post-doc) 지원자 샘플이 가장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는 박사과정 지원 전에 직장에서의 연구경력이 있기 때문에 경력사항이 길게 나열된 포닥 지원자들의 샘플이 제 상황과 더 잘 맞았습니다.

한가지 특이한 점은, 수많은 박사과정 지원자들의 CV 샘플을 보면서 연구경력이 많지 않거나 전혀 없는 지원자들도 의외로 많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였습니다. 유학 준비를 하다보면 남들은 다들 나보다 특출난 것 같이 생각될 때가 많고, 이로 인하여 온갖 걱정거리가 머리속을 어지럽힐 때가 많습니다. 저도 저만 못난 것 같다는 생각에 한창 마음이 힘들던 시기가 있었는데, 한때 나만큼 못난 것 처럼 보였던 사람들도 열심히 공부해서 학술적인 커리어를 잘 쌓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서 걱정거리를 이겨내기도 하였습니다.

CV에 들어가는 내용들은 모두 사실을 있는 그대로 나열하게 됩니다. 하지만 같은 사실이라도 어떤 순서로 나열할지, 어떤 것을 강조할지, 어디에 배치할지 등을 통하여서 나의 경쟁력을 돋보이게 만드는 것이 유리하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우수논문상, SCI 논문 등 내세울만한 핵심적인 사항들은 앞으로 다 끌어모으고, 여러가지 프로젝트를 수행해 봤다는 류의 지루하게 나열할 내용들은 뒤로 밀었습니다. 직장에서 수행한 다양한 프로젝트 경력 때문에 다섯 페이지나 늘어지는 긴 CV이긴 하지만 중요한 것은 첫 페이지 안으로 다 넣으려고 노력했지요. 이렇게 함으로써 편리했던 점 하나는, 지원하는 학교 중 CV 분량제한이 있는 학교에 제출할 때에 다시 작성하지 않고 첫 페이지만 떼어서 제출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6. E-Mail 보내기

제가 속하고자 하는 연구그룹의 PI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목적은 몇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그 그룹에 채용하고자 하는 빈자리가 있는지, 그리고 그 그룹에서 나를 채용해 줄 수 있을지 의사를 알아보는 것이 주요 목적입니다. 또한 연구그룹에서 프로젝트를 수주하였을 경우 학생 연구자에게 research assistantship (RA) 형태로 재정지원을 할 수 있는데, 재정지원을 요청하고자 하는 것 또한 중요한 목적입니다.

이외에도 학교에 공식적으로 지원하기 전에 이메일을 보냄으로써 얻을 수 있는 효과가 더 있습니다. 먼저 혹여나 이메일을 받는 대상이 선발위원회의 일원일 경우, 그 사람이 필요로 하는 학생이 이메일을 보내었다면 우선적으로 선발해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자신이 필요로 하는 학업배경을 지닌 학생이라면 선발위원회에 공식적으로 그 학생에 대한 선발을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나를 알리는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메일을 보낸 교수의 랩에 들어가지 못하였다 할지라도 추후에 함께 연구할 수 있는 기회로 발전할 가능성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참고로 유학 준비를 함께 한 주변 사람들의 경험을 토대로 하면, 입학 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는 메일을 보내도 답장이 오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정작 나도 메일 답장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되니 마음이 참 불안해지더라고요. 하지만 엄청난 연구업적을 가진 학생이어서 교수가 조바심을 낼 정도가 아니라면 답장이 오지 않는게 일반적이라고 하니 낙담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도 입학허가를 받기 전에 이메일 10통 넘게 써서 딱 두개의 답장을 받았고, 지금 가기로 최종 결정한 학교는 그 누구에게도 아무런 답장도 오지 않았던 학교입니다. 게다가 저에게 온 답장 중 하나는 "지금은 너랑 할 얘기 없으니 나중에 혹시 우리학교에서 입학허가를 받게 된다면 그때 다시 얘기하자" 라는 다소 불친절한 말투와 내용의 답장이었습니다. 결국은 그 학교는 3월 초가 되자마자 저에게 입학 거절을 통보했습니다.

엉엉 차라리 답장을 받지 않는게 좋을뻔 했어요

이메일을 보내는 방법은 개개인의 메일을 쓰는 성향에 따라 다르고, 분야에 따라, 상황에 따라, 의사표현 방법에 따라 다 다르기 때문에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드릴 수는 없지만, 어떠한 연구그룹의 일환이 되기 위하여 나를 어필하는 전략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작성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다만 간결하게 작성해서 첫 두세 줄을 읽고도 무슨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지 다 파악할 수 있도록 작성하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7. Statement of Purpose 작성하기

기존에 이수한 학업성적과 저널, 컨퍼런스 페이퍼 등 연구업적은 변하지 않는 개인 능력의 정형화된 지표인데 반하여 SOP와 추천서 등은 지원하는 시점에서 본인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강력한 수단입니다. 따라서 시간을 많이 투자해서 간결하면서도 임팩트 있는 글을 작성하여야 합니다.

먼저 Statement of Purpose, 줄여서 SOP는 (1) 나는 누구이고 왜 이 학교를 지원하는지, (2) 내가 이 학교에 진학한 후에 어떤 연구를 어떻게 할 것인지, (3) 내 연구를 통해서 향후 어떠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4) 그래서 궁극적으로 학위를 받은 후 내가 하고싶은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서술하는 문서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자기소개서 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나에 대해서 연대기적으로 서술하는 우리나라 개념의 자기소개서와는 상당히 다른 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SOP는 철저히 혼자 작성하는 것이 좋다고 말씀드리면 대부분 동의하시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교정가들과 컨설턴트들이 활동을 하고 있고, 대부분의 유학 준비생들은 최소한 원어민 교정가의 손을 거치지 않는 경우가 드물 정도입니다. 이러한 점을 부정하는 내용은 아닙니다. 저도 컨설턴트의 손을 거치기도 하였고 원어민을 통해서 최종 교정도 하였습니다. 다만, 초안을 작성하는데 있어서는 철저히 혼자 작성하는 것이 좋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인터넷에서 구할 수 있는 많은 SOP들을 읽어보면 많은 경우 서로서로 유사한 경우가 많습니다. 심사자들은 매년 수많은 SOP를 보아왔을테고, 남들이 하는 이야기랑 크게 다르지 않은 SOP를 따로 골라서 우선적으로 선발할 대상으로 올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제 경우에는 남들과는 차별화된 나만의 이야기를 하기 위하여 다른 자료들을 다 덮어놓은 채, 워드프로세서만 띄워놓고 몇날며칠 혼자 고민해가면서 초안을 영어로 바로 작성했습니다. 물론 그 전에 SOP를 잘 작성하기 위해서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 정도는 숙지를 하였습니다. SOP에서 논리를 전개하는데 핵심이 되는 나만의 이야기와 나만의 경쟁력을 어필하기 위해 힘썼고, 또 어느 SOP 작성 가이드에서 읽었던 Example, Example, Example! 이라는 것을 항상 떠올리면서 적절한 예시를 통해 나의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방법으로 글을 작성했습니다.

여러 학교들에서 제공하는 SOP 작성 가이드 자료를 보면 최소한 3사람 이상 읽도록 하고 교정을 받아서 완벽한 글을 만들라는 조언이 꼭 빠지지 않습니다. 게다가 자국 학생들조차도 에디터를 고용하여서 글을 교정받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따라서 초안이 완성된 후에는 지인을 활용하든지 전문적인 컨설턴트나 교정가를 활용하든지 꼭 교정을 받는 작업이 중요합니다. 제 경우에도 초안이 완성된 후에는 컨설턴트를 통해 약간의 가공을 거치고, 컨설턴트가 추천하는 전문 원어민 교정가를 통하여 최종 교정을 받았습니다. 교정을 거친 글을 읽어보면 내 영어실력으로는 도무지 표현하기 어려운, 굉장히 자연스러운 말로 내가 하고싶었던 이야기를 부드럽게 풀어나간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물론 베테랑 교정가들의 손을 거친 경우를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또한 학교별로 SOP의 분량이나 요구하는 글의 내용이 상이한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한가지 버전의 긴 SOP를 작성하고 학교별 요구사항에 맞추어 줄이는 형식으로 준비하였습니다. Single-spaced로 세 페이지나 작성된 긴 글을 어떤 학교의 경우에는 한 페이지 미만으로 줄이기도 하였습니다. 내용을 줄일 때 나의 배경에 대한 핵심적인 이야기가 아닌 것은 과감하게 삭제하였더니 분량을 줄이는데 아주 큰 어려움은 겪지 않았습니다. 다만 어떠한 학교들의 경우에는 분량 제한이 너무 빡빡해서 하고싶은 이야기조차도 제대로 표현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었네요. 가장 심했던 곳은 최대 500단어 이내로 맞추라고 되어 있었는데, 사실 도저히 그렇게 나오지 않아서 분량제한을 조금 넘겨서 (MS Word의 단어세기 기능으로 약 530 단어) 작성했습니다. 약간의 마이너스 요인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아직 드네요.


경험담을 나열하다 보니 글이 많이 길어지고 있네요. 두편으로 끝낼까도 생각했는데, 다음 편 글을 또 작성하여야 할 것 같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양질의 추천서 확보하기, 박사과정 원서 제출하기, Admission 결과 및 최종 결정, 그리고 펀드(장학금/학비/생활비) 확보하기에 대하여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질문 있으시면 언제든지 댓글로 남겨주시면 최대한 열심히 답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0년 전 의과대학 1학년 시절 배웠던 약리학을 지금 전공하고 있는 입장에서 설명해 보고자 합니다. 배경 지식에 따라, 경우에 따라서 어렵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그런 경우 질문을 남겨 주시면 답변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약리학이란 이름 그대로 풀이하자면 약의 이론에 대해서 공부하는 학문이다.

약이 인체 내부로 들어온 이후 발생하는 모든 변화에 대해서 탐구하는 일이 약리학 전공 연구자가 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약리학에는 더 세분화된 많은 분야가 있지만 약리학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 약리학을 세 가지의 큰 카테고리로 나누어 보고자 한다.

1)약동학 2)약력학 그리고 3)약물 유전체학이 그 세가지 큰 카테고리이다.

우리가 약을 먹으면 약이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다. 반대로 약이라는 물질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우리 몸 또한 약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것이 약리학을 크게 세분하는 두 가지 개념인 약력학과 약동학이다.

약동학: 인체가 약에 미치는 영향 (몸에 의에 영향을 받는 약의 농도 변화)

약력학: 약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약의 힘)

물론 약동학과 약력학이 언제나 서로 연관되어 작용한다는 사실은 쉽게 예측 가능하다. 다음의 간단한 사례를 통해서 약력학과 약동학 상호 작용의 예를 찾을 수 있다.


24세 남자가 세 시간 전부터 열이 나서 타이레놀을 먹었다.

40분 정도 지나자 체온이 정상 온도로 회복되었다.


이 남자에게 일어난 타이레놀의 약동학과 약력학적 작용을 지금부터 알아보자
.

<그림 1, 타이레놀 경구 투여 이후의 혈중 농도 그래프 >

타이레놀의 약동학적 작용: 위 그림과 같이 약을 먹은 후 타이레놀은 흡수되어 혈중 농도가 30분 이내에 최고치가 될 것이다. 이후 각 조직과 장기로의 분포, 간에서의 대사, 신장 등에서 배설을 거치면서 혈중 농도는 점차 낮아지게 되는데 뒤쪽에서는 반감기인 2-3시간을 주기로 반씩 낮아지는 양상을 보인다.


<그림 2, NSAIDs의 프로스타글란딘 억제 작용,>


타이레놀의 약력학적 작용: 타이레놀은 흡수된 후 중추신경계에서 프로스타글란딘의 방출을 억제하여 열 조절 센터에서의 발열을 회복시켜준다.

이렇게 인체가 약에 미치는 영향, 약의 혈중 농도 변화 추이를 연구하는 분야가 약동학이며, 약의 효과에 대한 기전을 연구하는 분야가 약력학이다.

예로 들었던 문장 자체에는 약력학적 작용만이 드러나 있지만 (체온이 정상 온도로 회복되었다) 약동학과 약력학은 언제나 서로 맞물려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하지만 평소 약을 복용할 때,

모든 사람들에게서 동일한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어떤 이는 약효가 좋고, 어떤 이는 약효가 느리게 나타나거나, 심지어 약에 내성이 생기기도 한다. 이렇게 동일한 약을 복용하는 경우에도 사람마다 약동학과 약력학에 차이가 나타날 수 있는데, 이러한 현상의 원인을 밝히는 연구 분야가 약물 유전체학이다. 사실 유전체학이라는 연구 분야가 이미 존재하는데, 유전체학을 약리학에 적용시킨 것이 약물 유전체학이다.

유전체학은 2000년대 초반에 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완료되어 사람의 유전자 서열 정보가 모두 드러난 이후 급속도로 발전한 학문 분야이다. 유전체학은 모든 학문 분야에 적용될 수 있으며 예를 들면 질병의 발생을 연구하는 분야에서는 질병 유전체학 (인간 유전자 서열에 따라서 질병의 발생 확률이 달라짐을 연구한다) 이라는 이름으로 연구 분야가 개척되어 있다.

유전체에 대해서 더 자세하게 알아보고 싶은 분은 현재 유전학 분야에서 맹렬한 연구를 하고 있는 eveningTea가 쓴 유전체 관련 글(Human Genome (인간 유전체) 그리고 의학) 을 참고하면 좋을 듯 하다.

지금까지 알아보았던 약리학의 큰 두 가지 분야, 약동학약력학에 관여하는 유전자 염기 서열의 개인간 차이를 바탕으로 약동학과 약력학적 현상에 차이를 보이는 것을 연구하는 것이 약리학과 유전체학의 접목인 약물 유전체학이다.


<그림 3, 약물 경구 투여시의 혈중 농도 그래프, 참고로 타이레놀 복용시의 그래프는 아니므로, 그래프 양상만을 참고하자, >

타이레놀을 하루에 두 번씩 꾸준히 먹는다면 반감기의 4-5배 정도 지난 시간부터는 일정한 농도를 유지하게 된다 (녹색). 그런데 유지된 농도가 너무 낮으면 (파란색) 약효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고, 너무 높다면 (빨간색) 독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타이레놀이 간에서 CYP2E1이라는 효소에 의해서 대사된다고 할 때, 효소의 활성이 높아서 타이레놀을 잘 분해시키는 사람은 파란색 그래프의 혈중 농도를 보일 것이다. 이는 같은 용량의 타이레놀을 복용해도 그 사람의 상대적으로 혈중 농도가 낮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약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반대로, 효소의 활성이 낮아서 타이레놀이 잘 분해되지 않는 사람이 계속 타이레놀을 복용한다면 빨간색 그래프의 양상을 보일 것이다. 같은 용량을 먹어도 상대적으로 이 사람의 경우에는 혈중 농도가 높아서 오히려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지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사람마다 각기 다른 효소의 활성 정도는효소를 발현시키는 정보가 담겨있는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DNA의 염기 서열에 따라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 것이 바로 약물 유전체학의 핵심이다.

예컨대, 효소 활성이 높아서 파란색 그래프를 보이는 사람은 녹색의 농도로 맞추기 위해서 약을 더 자주 혹은 높은 용량으로 복용할 수 있겠고, 효소 활성이 낮아서 빨간색 그래프를 보이는 사람은 약 복용 주기를 늘리거나 용량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약물 유전체학의 최종 목표는 사람에 따라 최적화된 약물 처방을 하는 맞춤의료라고 할 수 있겠.

지금까지 설명한 바와 같이 약리학은 크게 약동, 약력, 약물 유전체학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각각에 대해서 더욱 세분화된 연구 분야가 있지만, 약리학 전공자가 아닌 분들은 이 정도만 알고 계셔도 충분할 것같. 기회가 된다면 오늘 다룬 약리학의 분야를 바탕으로 약리학 전공 의사가 하는 일에 대해서 소개해 보겠다.

올 해도 신약개발캠프를 하는 여름이 오고 있습니다.

작년에 4회 캠프때에는 제가 글을 좀 늦게 올렸었는데 지금도 좀 늦은 감이 있네요.

신약개발캠프는 지금 제가 몸담고 있는 인제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 부산백병원 임상약리학과 에서 개최하는데 학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주일동안 약물을 이용한 연구에 대해서 강의하고 직접 연구 계획을 수립해 보는 코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총 4 명의 멘토 교수들이 6~7명 정도로 구성된 각 팀을 맡아서 학생들이 약물에 대한 연구 계획을 스스로 짜 보는 그룹 토의를 진행하게 됩니다.

주로 의학과, 치의학과, 약학과, 한의학과, 생명관련학과 (생물학, 생명공학, 화학 등) 학부 학생들이 신청하여 참석하고 있습니다.

일주일간의 숙식은 학교에서 모두 제공하고 비슷한 나이대의 비슷한 전공 학생들이 전국에서 모여서 토론하고 공부하는 좋은 기회가 되는 것 같습니다.

저도 작년부터 한 팀을 맡았었고 올 해도 한 팀을 맡을 예정입니다.

홈페이지 (http://pgrc.inje.ac.kr/camp2014/)에 들어가 보면 자세한 정보가 나와 있습니다.

 

캠프의 하루 일정은 강의와 실습, 토론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강의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습니다.

 

강의는 주로 임상 시험, 신약 개발, 약물 유전체학 등 약물과 관련된 분야에 대해서 각 분야 전공 교수님들이 강의합니다.

 

 

실습은 약물 반응과 관련된 나의 유전형에 대한 실험실 실습을 진행하게 됩니다.

실습은 저희 과의 베테랑 연구원 선생님들이 도와 주십니다.

 


토론이 신약개발캠프의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인데요. 각 주제 별로 4개의 조로 나누어 각 조의 주제에 맞는 연구 계획을 수립하는 것입니다. 토론 수업으로 진행이 되고 학부생들은 연구 계획을 세우는 것에 대해서 아직 미숙하므로 각 조 멘토 교수님들과 함께 합니다.

 

참가를 원하는 학생들은 미리 크게 짜여 있는 네 종류의 주제 중에서 관심이 있는 것을 골라서 신청하면 됩니다.

 

저 중에서 제가 맡은 조도 있군요.

 

작년 저희 조 토론 모습입니다. 저는 눈을 감았습니다.

 

일주일간 연구 계획을 세우고 마지막날 조별로 발표를 합니다.

 

 

전국 각 지역에서 학생들이 참가하는데 (작년에 서울경기, 경상, 전라 등 다양한 곳에서 오더라구요) 스스로 신청해서 온 학생들이니만큼 다들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연구 계획을 세우는데 짧은 기간이지만 다들 많은 것을 얻어갔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가 신청은 저희 과 행정실로 메일 보내주시면 됩니다.

 

후원은 이분들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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