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D : Medical Scientist/연구 이야기 및 연구 자료들(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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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연구하는 분야 이야기 4 - 따뜻한 부검, somatic mosaicism의 소중한 도구
따뜻한 부검(warm autopsy)은 사망 직후, 아직 조직이 완전히 식기 전에 시신에서 세포를 얻는 방식입니다.여기서 핵심은 “부검”이라는 단어가 주는 인상과는 다르게, 이것이 죽음을 관찰하는 일이 아니라 생명을 다시 재구성하는 작업이라는 점입니다.사망을 하고 시간이 지나면 세포는 빠르게 무너집니다. 단백질이 변성되고, 막이 깨지고, 핵이 흐트러지지요.그러니 따뜻한 부검은 시간이 곧 정확도인 연구입니다. 몇 시간의 차이가 결과를 갈라놓고, 그 짧은 시간 안에 우리는 인간이라는 시스템의 가장 근본적인 질문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우리가 흔히 배운 인간은 “한 사람, 한 유전체”라는 단순한 상식 위에 서 있습니다.수정란이 만들어지고, 그 한 장의 설계도가 그대로 복사되어 몸 전체가 구성된다는 그림입니다."..
2026.03.12 -
내가 연구하는 분야 이야기 3 – 우리는 언제부터 달라지기 시작했을까
차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과, 그 차이가 언제 생겼는지를 묻는 것은 전혀 다른 단계의 질문입니다.Somatic mosaicism이 “세포들은 동일하지 않다”는 선언이라면, 그다음 질문은 자연스럽게 이렇게 이어집니다.그렇다면 우리는 언제부터 서로 달라지기 시작했을까요.많은 사람들은 변이를 ‘나중에 생긴 오류’로 상상합니다.노화의 결과이거나, 환경의 축적이거나, 혹은 암이라는 특수한 병리적 사건으로 말입니다.그러나 발생학의 시간축 위에 세포를 올려놓고 바라보면, 이야기는 전혀 다르게 보입니다.차이는 어느 순간 갑자기 튀어나오는 사건이 아니라, 아주 이른 시점부터 조용히 누적된 시간의 결과입니다.수정란은 하나의 세포로 시작하지만, 첫 분열부터 완벽한 대칭은 아닙니다.두 개의 세포는 같은 기원을 공..
2026.03.05 -
내가 연구하는 분야 이야기 2 - 우리의 DNA는 동일하지 않다. 심지어 정상 세포조차
저는 늘 교과서가 주는 확실성에 매혹되곤 했습니다. 두꺼운 해부학 교과서, 세포생물학 교과서, 분자유전학 교과서에는세상이 분명하게 정리되어 있었습니다.“모든 체세포는 동일한 DNA를 갖는다.”― 아주 단순하고 아름다운 문장이죠.이 선언은 인간이라는 존재를,하나의 ‘유전적 동일체(genetic identity)’로 묶어주는 구심점처럼 작동했습니다. 우리가 가진 뇌세포이든 간세포이든 피부세포이든 간에, 그 근간에는 똑같은 설계도가 있다는 것.교과서의 언어는 오랫동안 흔들림 없는 진리처럼 받아들여졌습니다.하지만 과학사의 여러 순간이 늘 그랬듯, 이 ‘진리’ 또한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20세기 후반부터 드러난 수많은 연구들은, 세포가 결코 동일하지 않다는 사실을 하나둘 보여주었습니다.염색체 이상을 보이는 세포들..
2026.02.26 -
내가 연구하는 분야 이야기 1
저는 지금도 제 연구 분야가 무척 흥미롭고, 꽤나 직관적이며, 기본 개념만 이해하면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하곤 합니다.실제로 제가 다루는 질문들은 대부분 단순하고 본질적인 호기심에서 출발합니다.예를 들어 우리가 지금껏 풀어온 질문들은 이런 것들입니다. (답은 제일 아래에 해두겠습니다)1. 수정란이 첫 번째 세포분열을 거치면서 만들어지는 두 개의 자손세포는 과연 우리 몸 전체에 각각 얼마나 기여할까?2. 우리의 몸은 언제쯤 좌우로 나뉘기 시작하는 걸까?3. 내배엽, 중배엽, 외배엽 같은 세포운명은 어떤 시점에 정해질까?4. 태반의 기원은 몇 번째 분열에서 결정되는 걸까?위 문제들은 제가 랩을 꾸린 2016년도부터 하나씩 풀어내서 답을 세상에 알린 문제들입니다.겉보기에 단순해 보이는 이런..
2026.02.19 -
실험실 의사과학자 전문연구요원 모집
실험실 의사과학자 전문연구요원 모집 (전문의, 의대, 치대 졸업 기초의학 전공자 대상)-----------------------------------------------------------------------------------------------------------------------안녕하세요. 연세의대 해부학 교실 오지원입니다. 이제 연세의대로 자리를 옮긴 지 7개월 정도 되었고, 대부분의 세팅을 마무리하였고, Whole Genome Sequencing을 포함한 여러 가지 연구 결과를 자체적으로 생산하게 되었습니다. 그간 도움 주신 분들 너무나도 감사합니다.오늘은 추후 연구를 함께할 의사과학자 모집을 위해서 글을 올립니다. 혹시 주변에 의과학 연구를 하고 싶은 의과대학, 치과대학 학생,..
2025.09.01 -
Nature 출판 Clonal dynamics in early human embryogenesis inferred from somatic mutation
인간의 발생 과정은 우리가 만들어지는 그 과정 자체이면서도 눈에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연구자들에게 항상 의문의 영역으로 남겨져 있었습니다.하나의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되어 인간이 되는 과정을 탐구하는 것은질병 치료나, 유전병, 장애 등과 같은 실용적인 의미뿐만 아니라,생식을 통한 세대 보존과 인류라는 종족의 유지라는 측면에서도 아주 중요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그에 반해 인간의 초기 발생 과정에 대한 연구는 극히 제한적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인간 발생학에서 가장 중요한 아틀라스 중 하나인 카네기 embryo 컬렉션은지금으로부터 80년 전인 1942년도에 IRB가 없던 시절, 낙태나 임신 후 사망자, 여성 임신 죄수 등에게 무작위로 수집한 인간 embryo를 주별로 보관한 것입니다.이 데이터를 통하..
2025.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