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 여러분들!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나요? 기초 연구비와 관련해서, 정말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가고 있습니다. 그 안에서 이것도 보고 저것도 보고, 참가하기도 했는데요....

 

이번에 이것저것 기초 연구비 관련 스터디와 공청회에 가본 결과, 기본적으로 연구비는 국가에서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또는 예산을 잡아 놓았다고 봅니다. 이는 저 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다만, 그것을 어떻게 쓰느냐의 문제인데... 생각보다 많은 실무 과학자(?)들의 불평이 많아서 미래부가 놀란 것 같습니다.

 

생명 현상 중에, Epigenetic change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부모에게 물려 받은 DNA의 유전 정보는 쉽게 바뀌지 않지만, 개체가 접한 환경 인자에 따라서, DNA는 methylation이라든지, histone modification이라든지.. 다양한 형태의 epigenetic change를 거칩니다.

 

즉, 폐암에 걸리지 않을 유전형을 받았다 할지라도, 하루 두갑 이상, 죽도록 담배피고 가스마시다 보면, epigenetic change가 와서(저런 행위를 하면, 물론 mutation이 올 가능성도 높아집니다만...) 세포가 적응해보려고 노력하다가도 결국 퍼져버립니다.

 

반대로, Memory에서는 독서나, 기억력을 높이는 형태의 강화를 하게 되면, 기억력이 높아지는 쪽으로 neuron과 brain의 epigenetic change가 이루어 집니다.

 

감히, 자본주의에서 "돈"이란 것도 epigenetic change를 한다고 봅니다. 돈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그 나라의 과학이 성공할 수도, 반대로 삽질할 수도 있습니다.

 

돈이라는 무형의 DNA를 적절한 형태로 가공해서, 후세에게 전달할 수 있는, 그리고 인류 삶을 높일 수 있는 씨앗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암세포 같은 것이 아니라.

 

기초 연구비의 제대로된 epigenetic change를 기대합니다.

https://www.news1.kr/articles/?2813033&fbclid=IwAR0cnFN_Z2380AThvnmNlzQbLn4iZ1uLvoak8Nkm3nKV7P2p6kHVFpUm5-o

 

'기초연구비 2조로 늘려달라' 과학자 청원…미래부 '고심'

사실 앞에 겸손한 민영 종합 뉴스통신사 뉴스1

www.news1.kr

 

참.... 정말 요새 너무 비판만 하는 것 같은데요... 2013년도에 시작한 프로젝트를 3년뒤에 평가하는 시스템. 멋지네요.

 

이름부터 잘못 지었고, 이름을 그렇게 지었으면, 노벨 과학상 프로젝트 답게, 장기적인 안목에서 평가해야하는 것 아닌가요?

 

제가 알기로 생의학 분야에서 제일 빨리 노벨상을 수상한 것이 콘버그 아저씨로, 1957년도 논문으로 1959년에 노벨상을 수상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따지고 보면, 이것도 오초아 아저씨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인데...

 

우리나라 노벨 과학상도 저런 초스피드를 요구하나요? 뚝하면, 3년안에 뚝딱...

 

뭘 이야기하고 싶은지. 뭘 지적하고 싶은지 충분히 알겠는데요... 근데, 매년 국정감사다 뭐다 하면서, 지적질하는 것보다는, 정말 장기적으로 지원할 수 있고, 변하지 않는 시스템 마련에 훨씬 더 힘을 쏟는 것은 어떠실런지...

 

참고로 올해 수상한 오수미 할아버지(?)는 25년 걸렸구요.

 

야마나카 아재는 좀 빨라서 2006년 논문, 2012년 노벨 생리 의학상 수상했으니 6년만에 받았지 않느냐고 한다면, 공동 수상한 가일(스트리트 파이트)을 닮은 거든 할배는 대략 50년 걸렸습니다.

 

말만 요란했던 건 사실이니 인정하겠습니다만, 이렇게 장기적인 관점 없이 뚝딱 만들고, 주패고~ 지적질하고, 다시 뜯어 고치고, 또 3년 뒤에 평가하고, 얄짤없이 국정감사 나와서 또 뚜드려 패고. 언론에서 북쳐구고, 꽹가리치면서 사물놀이 하면서 깽판치면, 도대체 소는 누가 키워요?

 

이 포스팅을 끝으로 한동안 지적질을 하지 않고, 생산적인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사람들은 밥 딜런이 수상을 받을 것인가 말것인가, 혹은 시상식에 올 것인가 말것인가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저는 이를 대하는 스웨덴 한림원의 자세를 칭찬하고 싶습니다.

 

"딜런과 가장 가까운 공동 제작자에게 전화와 이메일로 연락했고 친절한 답변을 받았다"며 "현재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다니우스 사무총장은 딜런의 참석 여부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 나타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가 원치 않는다면 오지 않겠지만, 어떤 경우에도 (시상식은) 큰 축제가 될 것이고, 영예는 그의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연 우리나라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일까요?

 

사전에 행사를 하기 이전부터, VIP가 오느냐 마느냐, 그리고 오지 않았다면 혹은 오지 않는다면 상을 주지 않거나, 상을 받지 않으면 VIP가 참석하지 않는 문화가 있지는 않나요?

 

어떤 행사든, 국회의원이나 높으신 분들이 먼저 축사를 하고 슬그머니 빠지는 건 아주 일상적(?)입니다.

 

그리고 그 행사의 주인공들은 정작 뒤로 빠지고 행사는 진행됩니다.

 

수상을 거부해도, 시상식에 오지 않아도, 상을 준 그 사실에는 변화가 없고, 시상식 자체가 큰 축제가 될 수 있음에. 그리고 그가 오면, 영예는 그의 것이지만, 오지 않는다 하더라도, 여전히 칭찬할 수 있는 문화. 이런 문화가 바로 지금 필요하지 않을까요?

 

기초 연구와 과학인들을 위한 국회 모임에서, 시작하는 시점에는 10명 가까이 국회 의원이 있었지만, 결국 마칠 때는 1명 패널 국회의원만 남는 현상을 최근에 목격한 1인의 넋두리였습니다.

 

머.. 다들 바쁘시니깐.... 처음부터 안 오셔도 제가 칭찬을 드릴 수 있는데 말입니다

이런 쓸데 없어 보이는 연구들이 과학을 발전시킵니다.

 

이번 연구는, 겹쳐진 종이들에서, 첫장과 뒷장(총 9장에서)에 어떤 글자가 있는지 알아맞추는 그런 연구가 되겠습니다.

잉여스럽죠. 그냥 펴보면 알 수 있을텐데 말이죠.

 

하지만, 이런 연구들은 결국, 의료나 고고학 등에서 Non-invasive, 비침습적인 관찰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기초 연구이기 때문에 아주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런 이유조차 없어도, 연구 자체가 쿨합니다. 재미있는 쿨내가 진동합니다.

 

이런 연구를 해야합니다. 쓸데 없어 보이는 연구. 잉여스럽고, 그거 뭐에다 쓰나? 싶은 그런 연구요.

 

그렇지만 잉여스러운 연구도 수준 높은 퀄리티로 해야 합니다. 농담이 아닙니다.

 

허접떼기로 해보니 되더라가 아니라, 이런 저런 논리를 가지고 실험해 보니깐, 이런 것도 가능하더라가 되어야 합니다.

그냥 사람 데리고 약 먹여보니 좋더라, 수술하니깐 괜찮더라가 아니라, 왜 이런 걸 했는지 충분히 남들에게 설득 가능해야 하고, 철저히 검증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나서 "잉여스러운 쿨한 연구를 했다"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제대로된 "쓸데없는 연구"가 가능합니다.

 

참고로, 이 연구는, 겹쳐진 종이에서 각 장에 있는 알파벳을 유추하고 찍어내기 위해서 terahertz electric field 를 이용했습니다. 그 파장에서 반사되는 형태를 다각도로 분석한 결과 각 장에 있는 알파벳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총 9장의 종이가 이용되었고 동영상에도 명확히 구분되네요.

 

요런 연구, 우리 나라에서 과연 연구비 심사를 통과할 수 있을까요? 당장 이거 뭐에 쓰려고요? 파급효과는요? 그리고 어떤 논문을 쓸 수 있나요? 라고 묻겠죠.

 

제약업은, 업의 본질상, 하나의 약 개발에 많은 자원이 투여되고, 리스크도 아주 큽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라에서 특허권이라는 미명아래, 그 약에 대한 독점권을 그 약을 만든 회사에 부여하죠.

 

일례로 "비아그라"라는 약 하나로, 세계적인 기업이 된 화이자(물론 그 전에도 잘나가는 회사였습니다만, 비아그라도 단숨에 라이징 스타가 되었죠)를 보면, 약 하나가 제약 기업의 흥행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20년 동안, 이 약은 화이자 한 곳에서만 팔 수 있었으니, 얼마나 대단한 효자(?) 종목입니까? 그리고 환자들의 만족도도 아주 커요. 윈윈이죠 

 

전통적으로, 새로운 약이 등장하면, 그 약의 혁신성과 치료 효과와는 별개로,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제약 업체에게 독점권을 줍니다. 물론 전시 상황, 특수 상황(좀비같은 아포칼립스 ^^)에서는 이런 독점권이 사라질 수 있지만, 건전한 사회라면 신약에 대한 독점권을 국가에서 완전 보장하고 있습니다.

 

그 약의 독점권을 풀어버리면, 단기간에 그 효과를 보는 환자들은 늘어날 수 있겠지만, 제약 업체 입장에서는 새로운 약을 개발해야만 하는 의지를 꺽는 일이 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신약 개발을 하지 않는 기업이 늘기 때문에, 국가 전체로는 헬게이트에 빠지게 됩니다.

 

특히 신흥 국가들은 특허, 독점권이라는 개념이 약하기 때문에, 신약 개발에 대한 의지보다는 제네릭 생산에 더 많은 초점을 맞추게 되죠. 어차피 신약을 만들어도 보장 안되기 때문이죠.

 

따라서, 장기적으로 제약 업체에게 신약 독점권을 주는 것은 제약 산업 부흥의 관점에서 아주 권장되고, 보호받아야만 합니다.(우리나라도 이제 따라하기에서 만들어 내기로 스탠스를 바꾸고 있죠)

 

그러다 보니깐, 또 다른 문제가 등장하게 됩니다. 바로, 독점에서 오는 지배력을 이용한 장삿속, 이윤 추구이죠.

 

특히 최근에 월가에서 금융만 전문적으로 다루었던 헤지펀드가, 특허와 독점력을 가진 중소 제약 업체를 구입한 이후에, 점차적으로 신약 가격을 높여 버려서 이득을 취하고 있는 것이 한 예입니다.

 

독점력을 가졌다는 것은 "환자가 그 약을 먹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고, 국가적으로 이를 보호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제약 업체가 마음먹고, 가격을 올리게 되면, 윤리적으로 비난을 받을지언정, 법적으로는 제재를 취할 수 없게 됩니다.

 

최근 미국에서는 이 문제가 많이 붉어졌는데요.

 

2015년에는 Martin Shkreli 이라는 사람이 antiparasitic drug인 Daraprim 가격을 13불에서 750불로 올려서 판매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그는 청담동 주식 부자처럼, 자신의 부를 아주 멋지게(?) 인스타그램에 치장하고 다녔고, 결과적으로 이 사건은, Martin Shkreli는 the most hated man in America라는 타이틀을 얻었습니다.


http://www.bbc.com/news/world-us-canada-34331761

 

'The most hated man in America'?

Martin Shkreli, the 32-year-old chief executive of Turing Pharmaceuticals, may be the most hated man in America right now.

www.bbc.com

2016년에는 또 다른 기업인 Mylan 역시 비슷한 행태로 비판받고 있습니다. Allergic emergency(쉽게 생각하면 벌에 쏘여서 부었을 때)에 이용되는 EpiPen이라는 응급 Epinephrine shot의 가격을 갑작스럽게 400%까지 올려 버린 사건으로 과연 이런 작태가 정당한가에 대한 윤리 문제를 미국 현지에서 일으키고 있었습니다.

https://fortune.com/2016/08/22/mylan-epipen-price-hike-monopoly/?fbclid=IwAR1SrViXTv8G862dXMdBncvZ3whW-4rUvHSK8zPv5z_9WWahXoxGOG4_yhM

 

How Mylan Got Away With Its Enormous Price Hike for the EpiPen

A life-saving device's price has been hiked more than 400%.

fortune.com

그 와중에 Allergan이 더이상 우리 회사에서는 이런 일(Price Hike)을 하지 않겠다고 최초로 선언했습니다. Allergan은 주름을 펴주는 보톡스로 빅히트를 친 회사입니다.

 

이 회사의 CEO는 자사 브랜드 제품의 가격 상승을 연간 1회로 제한하고, 그것조차도 한자리수의 상승률로 제한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앞으로 이런 회사들이 많이 나오면 좋겠습니다.

 

어차피 궁극적으로 환자와 상생하면서 커가는 회사가 바로 제약 회사이니깐요.

 

물론 자선 사업처럼 기부하라는 건 절대 아닙니다만, 상도덕이 있는 제약업체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https://news.joins.com/article/20366649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 미국서 대학교수로 임용

한국의 첫 우주인 이소연(38)씨가 미국에서 대학교수로 임용됐다.25일(현지시간) 미국 지역 인터넷매체 조이시애틀에 따르면 이소연씨가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지역에 있는 피어스 칼리지의 겸임교수(adjunct professor)임용돼 가을학기부터 강단에 선다.보도에 따르면 UC버클리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마친 이씨는 박

news.joins.com

 

많은 사람들이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 씨를 비난하거나 지적합니다. 물론 충분히 공감가는 이야기이고 저 역시도 아쉽지만, 이 사안을 조금 다르게 보고자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사람을 비난하기보다는 이런 상황을 만든 시스템을 개선시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잘 아시겠지만, 사건의 발단을 살펴보려면, 2004년도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1) 2004년도에 과학 기술부에서 우리나라 최초 우주인을 만들겠다는 일념(?)하나로 2004년도 4월 21일 과학의 날을 맞이하여, 우주인 선발을 모집함.
1-1) 여기 가 보시면 알겠지만, 아주 세세하게 선발 기준을 마련하였고, 러시아와 우주협력협정도 맺음. http://news.joins.com/article/395357

2) 전국민을 대상으로 모집을 하였고, 대대적인 전국민 홍보와 방송국의 합작으로 2006년 4월부터 12월까지 선발 과정을 거쳐, 최종 후보 1위 고산씨와 2위 후보 이소연 씨를 2006.12.25일에 뽑았습니다. 그 과정을 보시려면, http://www.hani.co.kr/a…/science/science_general/180321.html 여기 가셔서 보시면 됩니다.

3) 두 명은, 러시아에 가서, 우주인이 되기 위한 훈련을 2008년까지 받았으나, 1위 후보였던 고산씨가 보안 관련 훈련 규정 위반으로 불과 한달 앞두고 2008년 3월 10일에 우주인 후보 고산씨에서 이소연씨로 교체.(그와 관련한 고산씨 인터뷰 http://monthly.chosun.com/client/news/viw.asp - 한동안 멘붕 왔다고 함...)

3-1) 사람들 마음 속의 1위였던 고산 후보가, 2위 이소연으로 변경되고 안티팬들 양성. 그렇지만 규정 위반은 없었음.

4) 이소연씨 2008년 4월 8일 8시 16분 39초에 우주로 순간 이동~ 11일간 체류. 오만가지 과학 실험 수행.
4-1) 참고로, 처음 선발부터 우주 이동까지, 우주인 배출 사업에 총 256억 2천200만원 투입. 2000원짜리 짜장면 1281만 그릇, 전국민이 블랙데이에 오순도순 나눠먹을 수 있는 양임.(커플은 안되요~)

5)우주 갔다오고 나서, 당당하게,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선임 연구원으로 근무.
5-1) 핵심포인트, 이때 우주인 선발 이후 조건은, 2년간의 선임 연구원 의무 복무 규정밖에 없었음. 당연히 더 오래 일하거나, 해외로 안 나갈 것이라고 윗대가리(?)선에서 생각한 듯.
5-2) 선임 연구원 기간 동안, 강연도 하고, 광고도 찍고 승승장구~ 연간 강연료 8천만원 정도. 광고료는 아몰랑~

6) 2012년 8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허가"를 받아 UC 버클리 Haas MBA 고고싱~ (사실상 이 기간 부터 한국보다는 미국 체류)

7) 2013년 8월 캘리포니아 우리 동네(OC)에서 재미교포 검안사(미국 국적)와 결혼

8) 2014년 6월 항공우주연구원 퇴사~ 본격적 미국 고고싱.

9) 2016년 8월 현재 미국 피어스 칼리지 겸임 교수로 근무.
9-1) 한국인들에게 2014년 부터 "우주급 먹튀" 혹은 "우주 관광"으로 나노 가루가 되도록 빻이고 있음. 최근 미국 교수직은 더 불을 붙이는 상황. 참고로 그럴 가능성은 없겠지만, 이소연씨가 시민권을 취득하고, 한국 국적을 포기하면, 우리 나라는 다시금 최초 한국 우주인이 사라지는 상황. 다시 선발 고고싱??

 

과연, 이 사건에서 이소연씨의 잘못을 차치하고, 시스템적인 잘못은 없을까요?

 

충분히 생각해 볼 만한 사안입니다.

 

우리나라는, 개인에게 책임을 많이 부여하고, 개인의 선택보다는 그 사람이 받은 혜택, 그리고 "그 사람에게 해준 게 얼만데.." 하는 올가미를 씌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소연씨가 우주인 선발에 지원했고, 그 과정에서 부정이 존재하지 않았고, 의무 기간조차 2년으로 설정한 상태에서, 한국 우주인 이소연의 먹튀에 대한 비난은,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도 가끔해 봅니다.

 

과연 한국 최초 우주인을 만드는 시점에서, 단순 홍보나, 뽑으면 "알아서 잘 하겠지" 하고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나요? 제대로된 후속 연구나 활용 방법을 마련하기 보다는, 개인에게 그저 이만큼 해줬으니 당연히 남아야 하는 것 아니냐? 라고 생각만 하고 있었던 것 아닐까요?

 

제대로 된 비전을 제시해서, 그 사람이 한국에 남는 것이 훨씬 더 개인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이소연씨에게 설득하지 못한 것은 아닌가요? 파격적 대우라고 하면서, 그저 선임연구원으로서 한국 최초 우주인으로서 공주 대접받으라고 한 것은 아닌가요? 그리고 맹목적인 애국심에만 의지하고, 그것을 은연 중에 강요만 했던 것은 아닌가요?

 

그리고, 과연 나 자신에게도, 저런 사람에게 세금을 투자해서 아깝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요? 그리고 저 사람의 행동을 비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물론 저 역시도 충분히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저 사람을 비난하기 보다는, 저렇게 만든 상황과 시스템을 비난하고, 저렇게 "떠날 사람"을 뽑지 않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안타깝게도 당시 선발 위원과 국민들은 그런 눈이 없었던 것이지요. 2위이긴 해도, 어쨋든 후보자리까지 갔으니, 우주인으로 선발되었으니깐요.

 

그리고 치명적일수도 있지만, 그 사람이 가진 외모로 그 행위가 더 가속화되고 혐오감이 더 확대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으신가요? 외모와 그 사람의 능력은 비례하지 않고, 독립 인자인데, 은연 중에 이를 연관시키는 것은 아닌가요?

 

전형적인 무계획, 전시행정의 주인공이 되어, 할만큼 하다가, 자신의 인생을 찾아간다고 해서 크게 비난받아야 하는 상황인 것인지... 오히려 이를 기획하고, 제대로된 후속 기반을 잡지 못한 사람들을 비난해야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절대적으로 후자가 정답이에요. 대부분의 경우에는.

 

260억은 결코 작은 돈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런 큰 돈이 잘못 쓰이는 것은 개인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시스템의 부재이고, 집단 병신론의 예시입니다. 아무쪼록 이 사건을 통해서 돈을 쓰는 사람들이 제대로 배우길 바랍니다.

 

아울러, 바이오 관련 연구비도 저렇게 한 사람에게 몰빵하다가 집단 병신론이 대두될 수도 있다는 걸 명심했으면 좋겠습니다. 한 사업단 돈의 크기는 얼추 비슷할껄요.

 

아.. 더 클 수도 있겠구나. 집단 "대"병신론이 나올수도..

 

https://news.v.daum.net/v/20160728060201650?fbclid=IwAR1OVw9BIIVyE0GsxX8bjiiMvbs2dUDoQ8Y9yLhcQIT_BSKfPrYf7mQZOCM

 

VR사업 확 키운다.."5대부문 600억 지원"

(지디넷코리아=백봉삼 기자)정부가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떠오른 ‘가상현실’(VR)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본격화 한다. 선도 프로젝트를 통해 VR 사업에 시동을 건 뒤, 서울 상암에 VR 산업 거점을 조성하고 원천 기반기술개발 등 보다 정교한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8일 가상현실 5대 선도 프로젝트를 수행할 컨소시엄을 최종

news.v.daum.net

포켓몬 고의 열풍을 타고, VR사업에 6백억을 지원한다고 합니다.

 

이런 행위를 전문 용어로 "뒷북"이라고 하죠.

 

이와 비슷한 예로는 난데없이 등장한, 한국판 "알파고" 인공지능 1조원 투자. 이른바 "코파고...."

 

지난번 알파고 열풍도 그러하고, 이번 포켓몬도 그러하고, 뭔가 광풍이다 싶으면, 공무원들이나 입안자들이 항상 제대로 뒷북을 치는 느낌입니다.

 

사실상 이런 일의 발생 원인은 입안자의 "장기적 철학 부재"라고 봅니다.

 

그저, 해외에서 무언가 된다 싶으면 따라하는 전략으로는 절대, 알파고, 포켓몬고를 만들어 내지 못합니다. 한국형 알파고, 한국형 포켓몬고는 그저 한국형 2류일 뿐이고, 역사에 기록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혹자는 말합니다. 그래도 이런 전략으로 삼성의 갤럭시, 현대자동차, 네이버를 만들어 내지 않았냐고. 네 맞습니다.그들은 Fast follower 전략으로 아주 성공적인 케이스입니다. 기업에서는 Fast follower 전략이 맞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과학에서 Fast follower 전략은 필패입니다. 최근 Nature 논문에서도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과학자라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가고 있는 CRISPR 연구자들을 조명하고 있지만, CRISPR의 최초 상용화를 두고, UC Berkeley의 도드나, 카펜터와 MIT의 짱펭이 모든 것을 독식하고 있습니다. 업적뿐만 아니라, 상용화까지 그러합니다.

 

저들조차도, 노벨상에서는 아주 아주 빨랐던, Fast follower인 짱펭은 상에서 멀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대다수입니다.

 

과학에서, 아무도 하지 못한 것, 아무도 발견하지 못한 것,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것을 해냈을 때, "최초"라는 영광이 주어지고, 그 영광은 언제나 기억됩니다. 논문의 Citation으로 제일 앞에 보여지고, 관련 분야 사람들이 그것을 인정합니다. 그리고 그 분야를 만든 사람으로 기억되겠죠.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많이 있을 수록, 과학의 국력이 커져가고, 과학 선진국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을 배양해낼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의 "철학"없이는 절대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휘둘리면서, 여기 돈 줬다가, 다른 것이 광풍이 불때, 아까 준 돈 뺏어서 다른 곳에 주고. 이렇게 땜질식 지원 사업은, 연구비 헌터만을 양성할 뿐이고, 제대로된 과학자를 만들어 낼 수 없습니다.

 

부화뇌동하지 않고, "포켓몬고" 따위는 개나 줘버려라고 하면서, 제대로된 철학을 가지고, 장기적인 정책을 입안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fbclid=IwAR3xcJQ4F-fox-TT93DjwQsu3U7JnWuxBNq8BQz8Q9a6PO64qu3ekuczD6I&news_id=N1003697617&plink=SHARE&cooper=FACEBOOK

 

'미녀새' 이신바예바 “누구도 내 올림픽 출전권 지켜주지 않아”

'미녀새'로 불리는 러시아 여자 장대높이뛰기 스타 옐레나 이신바예바가 자신의 마지막 국제무대가 될 수도 있는 리우 올림픽 출전이 좌절된 데 대해 큰 실망감을 표시했다.

news.sbs.co.kr

 

기사를 요약하면, 러시아의 조직적인 담합과 시스템(?)적인 도핑으로 인해서, 러시아 육상 선수가 깡그리~ 몽땅~ 이번 브라질 리우 올림픽 출전이 금지되었다는 소식입니다.

 

사실상 금지 약물을 복용하지 않은 선수도, 출전이 금지당해버렸습니다. 이신바예바는 세계적인 선수였지만, 그 이전에 러시아 육상선수였기에, 마지막 올림픽 출전이 좌절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는 금지 약물이 만행한 것을 방조한 러시아 당국과 선수들, 그리고 코치들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봐야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신바예바는 금지 약물을 사용하지도 않았지만, 싸잡아서 한 방에 훅 가버렸습니다.

 

우리 나라 역시,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과학 선진국 입장에서 본다면, 국가적으로 과학 신뢰도가 많이 깍인 적이 있었죠.

 

아주 잘생기시고 카리스마 넘치는 황** 선생님께서 제대로 된 한방을 날리셔서, 그 이후 한국에서 수행한 재생 의학, 줄기 세포 연구는 메이져 저널에서 그 신뢰도를 항상 의심받아 왔고, 더러는 그 신뢰도 때문에 고지를 달성하지 못하고 좌절되기도 하였습니다.

 

10년이 지난 이제는 어느 정도 극복한 것 같지만, 조작 스캔들로, 잃어버린 신뢰도는 누가 책임져야 할까요?

 

참고로, 복제양 돌리를 처음 만든, 이언 월머트 같은 경우에는 사실상 고든의 핵치환 복제과 함께 포유류 최초 복제로 노벨상이 유력했지만, 황박사와의 독이 든 성배를 폭탄주 원샷(?)으로 들이키면서, 안타깝게도 노벨상이 좌절되었죠. 그 영광은 아시다시피, 존 거든 경과 iPS의 신야 야마나카 박사에게 돌아 갔습니다.

 

역설적으로 황박사의 Nuclear transfer 복제 조작으로 iPS가 태어났으니 과학의 방향성은 정말 다채롭다고 봐야겠지만, 한 국가의 정상급 과학자가 조작 스캔들에 말리면, 얼마나 큰 파급력을 줄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교과서적인 사건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그 저력이, 신뢰도가 우리와는 상대가 안 될 정도로 두터운 것을 오보카타 사건을 통해서 보여주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오보카타 STAP cell은 일본인 과학자들의 데이터 신뢰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였고 오히려, RIKEN의 후속 조치로 신뢰도를 더 얻었다는 평도 있었습니다. 안타깝게 희생된 사사이 요시키의 죽음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와 차이나는 일본의 연구 저력을 보여주는 사건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과학, 특히 바이오, 메디슨에 대한 국가적인 신뢰도. 이제는 꽤나 많은 성취를 이루었다고 생각하지만, 혹시나 모를 큰 스캔들에 휘말리지는 않을까 조마조마 하기도 합니다.

 

저런 신뢰도에 대한 peer review 과학에 무조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서, 크게 제재할 수 없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

 

개개인의 과학자가 자신의 데이터에 확신을 가지고 언제나 신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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