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공보의 제도"를 기네스 북에 추천합니다.

 

강호동은 먹는 게 아닌 "악수"로 기네스 북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지난 1993년 대전 엑스포에서 8시간 동안 무려 2만 8233명과

악수해 세계 기네스 북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대단하죠.

 

하지만 더 대단한 행위가 있습니다. 그것도 국가적으로 칭찬할 만한 업적입니다.

 

우리나라의 공보의 제도, 특히 예방접종 부분은 하루 800명 접종이 기본으로, 기네스 북에 이름을 올려야 합니다. 하루 800명은 상대적으로 적은 회수이고, 3000명 정도 예방 접종을 한 공보의도 있다고 합니다.

 

간단한 산수 들어갑니다.

 

하루 8시간 근무라 치고, 얼추 800명이라고 계산하면, 시간당 100명. 시간당 60분이라고 치면, 분당 1.6명. 1분이 60초니깐, 대략 1사람당 38초 정도 되네요.

 

38초 동안 물어야 할 항목은, 꽤나 많을 것 같은데, 그 중 제일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답은 "친절도"입니다.

 

친절하게 그리고 아주 꼼꼼하게 진료를 해야합니다. 38초 동안요. 그렇지 않으면 기네스북은 커녕, 잘리거나 감봉될 수도 있기 때문에, 친절해야만 합니다.

 

참, 그리고 절대 쉬어서도 안되요. 고도의 집중력으로 쉼 없이 봐야만, 기네스북에 등재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줄서서 악수하고자 하는 사람을 2만 8천명 기다리는 강호동의 기네스북보다, 끊임없이 예방 접종 800 - 3000명을 봐야하는 공보의가 훨씬 더 어려워 보이는데,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가요?

 

http://www.healthfoc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2901&fbclid=IwAR3TXMUEkcvgMnW-zAwIlxQCdwSVepRI9_XWc0sjliEckavbnQLr4P114go

 

하루 800명 접종한 공보의가 불친절? - 헬스포커스뉴스

하루에 800명이 넘는 주민에게 예방접종을 한 공중보건의사가 ‘복무 불성실’로 행정처분을 받아 진료장려금 3개월치(240만원)를 삭감 받은 일이...

www.healthfocus.co.kr

 

다리미질을 하다가, 혹은 뜨거운 냄비를 잘못 잡았다가, 혹은 뜨거운 커피에 손을 다치신 점, 여러 번 있으시죠?

 

인류 문명이 발전되면서, 프로메테우스가 전해준 불이라는 유용한 도구를 잘 활용하게 되었지만, 반대로, 불이 인체에 손상을 주는 경우도 심심찮게 발생합니다. 이런 손상을 화상이라고 하죠.

 

여기 MDPhD.kr에서 화상을 입었을 때, 활용할 수 있는 응급 처치법 정보를 알려드리겠습니다.

 

1. 화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화상의 정도이다.

사실, 일반인들이 화상의 정도를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피부가 붉어지고, 부어오르는 정도면 1도, 물집이 생기면, 2도라고 봅니다. 그 이상인 3도, 4도인 경우에는 검게 변하거나, 흰색으로 변하거나, 평상시와 다른 피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상식과는 달리, 1,2도인경우에는 통증이 심하지만, 3도나 4도는 감각을 담당하는 신경 손상까지 되었기 때문에, 통증이 없습니다. 아울러, 1,2도는 적절한 치료만 되어도 자연 치유되지만, 3,4도의 경우에는 피부이식이 없으면 자연 치유가 거의 되지 않습니다.

 

2. 일단, 최대한 빠른 속도로 깨끗한 물로 씻어내는 것이 중요.

이는 치료라기보다는 손상된 부위가 퍼지는 것을 막고, 중화하고자 하는 목적이 큽니다. 병원에 가기전에 30초에서 1-2분 정도 화상 부위를 식히는 것은 어떤 화상이든 충분히 도움됩니다.

하지만, 너무 차가운 얼음은, 화상을 식히는데 도움이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얼음에 의한 손상을 야기할 수 있으니, 미지근하거나 깨끗한 수도물 정도가 적당합니다.

아울러, 산이나 염기와 같은 화학물질에 화상을 입은 경우에는 어설픈 화학 지식으로 반대 성질을 가진 염기나 산으로 중화시키려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또다른 손상을 필연적으로 가지고 옵니다. 따라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3. 장갑, 양말, 옷등은 벗기지 말고,그대로 물을 부을 것.

화상으로 인해서 옷이나 장갑 등이 피부에 눌러 붙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때, 달라붙는 부위는 그대로 붙이고 물로 씻어내야 합니다.

이미 이정도의 손상이라면, 함부로 벗기다가, 옷과 붙은 피부가 같이 떨어져 나가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당장 보기에는 싫고, 벗겨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겠지만, 일단 물로 충분히 화상 부위를 냉각하고, 병원에 이동하는 것이 바람직 합니다.

 

4. 알콜, 소주 등도 화상에 있어서 만큼은 개나 줘버려라.

알콜은 알콜이 가진 살균, 소독 작용으로 인해서 사람들이 의외로 화상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더군다나 소주는 가격이 싸기까지 합니다. 어차피 집에 있는 남는 소주, 화상 입은 곳에 도움되겠지라고 생각하시겠지만, 화상을 입은 시점에서는 오히려 역효과입니다.

알콜은 조직을 응고시키는 작용도 가지고 있습니다. 실험할 때, 메탄올로 조직을 "고정"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가뜩이나 화상으로 손상된 피부조직을, 알콜로 고정하는 것은, 정말 불 난 곳에 기름을 붓는 격입니다.

 

5. 감전인 경우에는 특히나 더 조심하고, 꼭 병원에 가야 한다.

사소한 감전으로 생긴 화상은, 겉으로 보이는 화상이 전부가 아닙니다. 인체는 걸어다니는 발전기입니다. 모든 신체 작용이 따지고 보면 전기-화학 작용의 연장선상입니다. 전기로 발생한 감전은 이미 발생한 순간 온 몸을 통해서 번져나갔을 가능성이 큽니다. 심한 경우에는 감전으로 심장에 무리가 오기도 합니다.

따라서, 감전으로 인해서 화상을 입은 경우에는 반드시 병원에 가서 피부 표면을 제외한 다른 부위에도 손상이 없는지를 꼭 확인해 봐야 합니다.

 

6. 물집은 폭죽이 아니다. 터트리지 말자!

화상으로 생긴 물집은 터트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가급적이면 터트리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 피부는, 표피와 진피로 구성되는데, 표피는 외부 세균을 방어하는 역할을 하고, 진피는 상대적으로 방어 기능이 약합니다.

물집이 생겼다는 것은 피부의 안쪽 부분인 진피와 바깥부분인 표피가 분리되어 생기는 것입니다. 표피가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서 체액이 고인 것이 물집인데, 이를 터트린다는 것은 표피에 구멍을 내서 외부와 진피를 연결시키겠다는 이야기입니다. LOL로 따지자면, 자기 편의 타워를 자기가 터트려서 자폭하는 격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물집은 작아지니 참을성을 테스트해 봅시다.

 

8.콩기름, 참기름, 소금, 된장, 알로에 등, 민간 요법은 개나 줘버려라.

초기에 병원에 와서 치료했었으면 흉터없이 비교적 잘 아물어서 극복될 화상인데, 집에서 민간 치료라면서 화상 부위 위에 무언가 덕지덕지 붙여서 회복되길 기도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민간 요법은, 어차피 1,2도에 심리적인 효과는 있을지언정, 실질적인 효과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합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1,2도 화상은 어차피 잘만 아물면, 자연 치유됩니다. 민간 요법으로 회복된 것이 아니란 말입니다.

하지만, 저런 민간요법으로 인해서, 1,2도 화상입은 피부가 더 심해지고, 감염이 되어서 돌이킬 수 없는 피부 손상으로 이어지기도 하니깐,가급적 지양해야 합니다. 우리는 현대 의학이 발전된 "현대 사회"에 살고 있지, 신라 시대나 고려 시대에 살고 있지 않습니다.

특히, 된장. 화상에 된장은 "이런 된장!!!"입니다. 된장은 고추를 찍어 먹으라고 있는 거에요. 된장이 불과 가까이 할 수 있는 시간은 오로지 된장찌게 뿐이에요.

 

이상이 화상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이 외에도 실제 응급으로 큰 화상을 입은 사람에 한해서, 수액 요법이라든지, 피부 이식 등 병원에서만 할 수 있는 치료들이 있는데, 이런 화상 상태라면, 대부분 병원에 갑니다. 딱 봐도 이건 크다... 병원에 가야한다는 느낌이 오니깐요.

 

하지만, 집에서 다치는 소소한 화상은 애매해서... 위 화상 치료 정도를 집에서 응급으로 하고, 병원에 가시길 권장합니다. 참고로, 저조차도 화상이 생기면 병원에 가요. 그러니 병원에 가셔서 전문 치료를 받는 것이 어찌보면 이 응급 처치의 기본이라고 하겠네요.

비아그라(Viagra-Sildenafil)는 초기 고혈압 치료제 혹은 Angina pectoris(협심증)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되었다가, 임상 시험 1기에서 Dr. Ian Osterloh의 관찰에 의해서 남성 발기 부전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부작용(?)으로 보고되어서 광풍(?)을 일으킨 약입니다.

 

이 약을 통해서 제약 업체에서 비교적 중소 기업(?) 수준의 Pfizer는 일약 스타로 발돋움했고, 현재까지 비아그라는 남성들의 희망(?)을 전달해주는 약이 되었습니다.

 

혹자는 비아그라로 인해서 한약을 포함한 수많은 "보양" 산업의 근대화를 촉진시켰다고도 이야기합니다.

 

북한에서도 남성들의 발기부전은 여전히 문제인가 봅니다.(세상사 인간인 이상 어디든 비슷하지 않겠어요?)

 

한 미국 기자가 북한 평양에서 정력(?)에 좋다는 "네오 비아그라"라는 약을 구입해서, 미국에 돌아와 Pfizer에 성분을 의뢰했다고 합니다.

 

결과론적으로, 네오 비아그라에 50mg 정도의 Sildenafil이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화학 성분 추출 검사상으로, Pfizer에서 만든 Viagra는 아니지만, 어찌되었든, 그 성분이 들어간 것은 확인해서, 특허 문제나 다른 연관 사항은 없는지 조사 중이다고 하네요.

 

가격은 대략 3개에 12-15불 정도니깐 우리나라 제네릭 약들 가격과 상당히 비슷한 가격이지만, 북한 사정을 고려한다면 아주 비싼 수준이지요.

 

이들 약은 내수(?)용으로 보다는 힘겨워하는 남성 중국인을 대상으로 판매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제 조만간, 이게 북한에서 나온 전통 비아그라인데.. 하면서 설레발 치는 기사가 나올지 모르겠습니다

마음에 안 들면 환불~ 맛이 없어도 환불...

 

의료는 대부분의 경우, 특히 치료와 관련되어 있는 경우에는 "환불"은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아주 비싼 치료, 그리고 그 중에서도 처음 시도되는 치료에

"못 고치면 전액 환불"을 외치고 있는 치료(Strimvelis)가 있어서 소개합니다.

 

여러가지 종양 이식이나, 사람 조직 이식 등에 쓰이는 마우스 중 SCID 마우스라고 있습니다. 이 마우스는 Severed Combined Immune Deficiency 라는 것에서 유래한 마우스로, 한마디로 면역 반응이 아주 크게 손상되어 있습니다.

 

선천성 면역과는 달리, 어떤 특정 항원이나 미생물에 대해서 적절하게 반응하려면, 그에 수반되는 인체의 면역 활성화 반응이 필요한데, 이 때, 직접 항원을 공격하는 T Cell과 항체를 만들어서 공격하는 B cell의 Development가 아주 중요합니다.

 

SCID 마우스는 이 Development 과정에 작용하는 유전자가 손상되어 있는 마우스입니다. 그 결과 다양한 마우스에서 유래한 조직이 아닌 조직들을 이 마우스에 이식해서 그 변화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사람에서도, 특정 유전자가 손상되는 경우, 이와 같은 질병이 발생할 수 있는데요.현재까지는 대략 10개 내외의 유전자가 알려져 있습니다.

 

보통 하나의 유전자가 "돌연변이(Mutation)"로 인해 정상 인구 대비 1% 미만의 빈도를 가지고, 질병에 관여될 때, 이를 "유전 질환"이라고 합니다. 1% 이상을 가진 경우는 보통 SNP(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이라고 하죠.

 

즉, 유전 질환이라 하면, 한가지 유전자의 문제로 생긴 유전적 결함이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그 한가지 유전자 손상을 회복할 수 있다면 치료가 가능하게 됩니다.

 

제약 업체로 유명한, GSK(GlaxoSmithKline)은 이 SCID 질환(ADA-SCID)의 유전자 치료를 개발(정확히는 구입)하였고, 이를 이탈리아에서 서비스하기 시작했습니다.

 

가격은 무려, 7억원 (594,000Euro,($665,000))으로, 단일 치료로는 가장 비싼 치료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약의 이름은 Strimvelis 입니다.

 

2010년도에 이 치료에 대한 권리를 구입하고, 올해 초에 유럽에서 허가가 나서, 이탈리아의 한 병원에서 실시하고 있습니다.

 

임상 시험에서는 18명의 치료 시도 환아들 중에서 15명이 나았다고 판정받았고, 3명은 완쾌되지 못했다고 알려졌습니다. 즉, 여섯명의 한명꼴로 "환불"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지요.

 

결과적으로 이 치료가 아주 값비싼 치료이긴 하지만, 실제로 병원이나 제약업체인 GSK에서 이익을 가질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처럼 보입니다.

 

1) SCID(ADA-SCID)는 아주 희귀한 유전 질환입니다. 대략 100,000명 중 한 명 정도의 빈도로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Hershfield MS (October 2003). "Genotype is an important determinant of phenotype in adenosine deaminase deficiency". Current opinion in immunology. 15 (5): 571–7. doi:10.1016/S0952-7915(03)00104-3. PMID 14499267.) 그리고 그 안에서도 치료 대상이 되는 환아는 아주 드물기 때문에, 전 유럽을 따져도 1년에 15-20 케이스정도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 그 와중에 환불(?) 정책을 하기로 했으니, 대략 5/6 정도의 빈도로 치료한다고 본다면, 1년에 넉넉 잡아 매출이 120억 정도가 되는 셈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위해서 준비해야 하는 의료진과 시스템은 그 이상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3) 약제 준비부터 완성까지 들어간 돈을 생각한다면, 단일 치료제로 비싼 것은 분명하지만, 손익 분기점을 넘기에는 아주 힘들 것입니다. 즉, 대상 환자가 적고, 치료 타겟 또한 제한적이기 때문에, 블럭버스트 약이 되기 힘들다는 것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질환에 대한 치료가 시도되는 이유는,

"도전적이고 미래"를 향한 가치 판단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이 질환을 시작으로 얻게 된 경험과 치료 성공 논리는, 또 다른 유전병 치료의 옵션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하나의 유전자로 생겨날 수 있는 질환으로 이를 확대한다면, 그 시장은 결코 작지 않기 때문에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Gene therapy 도중 발생한 부작용으로 환자가 사망하자, 잠정적으로 gene therapy에 관한 임상시험을 상대적으로 조심스럽게(라고 말하지만 엄격하고 거의 불가능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런 시도는 항상 그러하지만 조심스러워야 합니다.

 

위에 GSK가 SCID 질환을 타겟으로 잡은 이유는, 더이상 그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치료가 없기 때문이고, 사망할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완쾌되었을 때 얻을 수 있는 장점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냥 무턱대고 "좋더라~ 되겠더라" 하면서 시도한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아직도 약효가 증빙되지 않고 "좃(?)더라" 식의 사이비 의료(의료라기 보다는 미신에 가깝겠죠)가 무수히 많습니다.

그리고 그들 중 대부분은, 환불(!)조차 되지 않습니다.

 

의료나 신기술 그리고 질병은 기본적으로 과학이라는 테두리에 있지만,생명을 다룬다는 의미에서 윤리적이고 사회적인 문제와 항상 연계되어 있습니다.

 

하버드에서 지카 바이러스에 걸린 태아 임신 중절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했네요.

 

지카 바이러스는 남미에서 유행하는 바이러스로, 임산부가 걸린 경우,언제 감염되었는지에 따라서 그 증상은 다를 수 있지만, 태아의 소두증을 유발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그와는 별개로, 임신을 하고 나면 대략 24주가 지나면 Late-term 이라고 해서, 임신 중절을 하는 것이 상당히 조심스러워지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출산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윤리적인 문제가 오고 갑니다. 그 중 하나가, 장애를 가진 아이의 출생과 그 출생을 감수해야하는 가족들의 부담 문제입니다.

 

출산과 생명은 신비하고 중요하지만, 장애를 가지고 평생을 산다는 것 역시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추가로, 장애를 가진 아이가 평생 누군가의 보살핌이 필요하다면 가족들 중 누군가는 그 아이를 위해서 희생을 해야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출산 전에 그 장애 사실을 몰랐다면 그 희생이 당연하게 여겨지겠지만, 만약 그 장애를 출산 전에 알았다면.. 그리고 그 태아를 중절 수술할 수 있는 옵션이 있다면...

 

이건 아주 중요한 사회-윤리적인 이슈가 됩니다.

 

과연 장애를 가진 아이를 태어나게 해서 생명의 가치를 지키는 일이 이로울지, 아니면, 남은 가족들의 행복권을 추구하는 것이 이로울지는 누구 하나 선뜻 결정내리기 힘든 일일 것입니다.

 

설문조사를 통해서 이런 방향성을 가늠할 수는 있겠지만, 본인에게 이런 일이 다가온다면, 결코 설문 조사처럼 쉽게 대답할 수 없을 것입니다.

 

만약 태어난다 하더라도 그 장애를 치료할 수 있는 선택지가 있다면 중절 수술의 가능성은 줄어들 것입니다.

 

하버드에서 실시된 설문 조사는 단순하게 보면, 중절 수술을 옹호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지카 바이러스가 태아에게 위해하고, 소두증을 유발하고, 현재 소두증에 대한 치료가 없다"라는 가정에서 시작된 설문조사임을 잊어서는 안될 것 갈습니다. 오히려 일반적인 기준에서는 중절 수술에 반대하는 여론 조사가 일주일 전에도 있었습니다.

 

정치적인 이슈와 다양한 설문 조사가 곁들여져 있네요. 특히 지카 바이러스가 유행하면, 힐러리가 훨씬 더 잘 다룰 것 갈다고 보는 유권자들이 많네요.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의학이 과학의 근거를 가지고 제대로 서야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 단 한순간의 선택을 좌지우지 할 수 있고,그 후속 조치들이 그 사람의 평생을 좌지우지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게끔 검증받고, 다시 확인하는 과정이 바로 의학이고 이런 토대에서 사회 윤리적인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http://www.medigatenews.com/news/2484746590?fbclid=IwAR2PlBBSMMg1To6K-HDaJBEX4MiCiRuGaW1hCJVfswjrZiOWCxdzh6c_5gs

 

MEDI:GATE NEWS : 느닷없이 범죄 공모자가 된 의사

환자의 요청에 따라 1년 이상 운전을 하기 어렵다는 진단서를 발급해 준 모 대학병원 정형외과 교수가 허위 진단서 발급에 공모했다는 혐의로 면허정지처분까지 받았다.     진단서가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사들이 주의하지 않으면 자신도 모르게 '범죄 공모자'로 전락할 수 있다.     개인택시 기사인 김모 씨는 2009년 모 정형외과의원에서 경추부 MRI 검사를 받았는데 '신경뿌리병증을 동반한 목뼈원판 장애' 소견을 보였다.   김씨는 며칠 후 모

medigatenews.com

사안을 요약하면,

1. 개인 택시 면허를 판매하고자 하는 환자는 일반적으로 판매할 수 없기에 1년 이상 운전 할 수 없다는 진단서가 필요하게 되었음.

2. 환자는 브로커 박씨에게 1년 이상 장기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서가 필요하다고 청탁함. (브로커는 환자에게서 1천만원 정도의 수수료 받음)

3. 대학 병원 정형 외과 교수 의사를 찾아가서, 환자와 동행한 박씨가 환자의 정황을 설명함. (교수는 금전적 이득 따로 받은 것 없음)

4. 환자의 MRI 필름과 근전도 검사 결과지(외부 다른 병원)를 가지고, 환자의 편의를 생각해서, 의사는 1년 이상 운전을 하기 어렵다는 진단서를 발급. (이 상황에서 약간 이론이 있을 수 있는데, MRI 필름과 근전도의 객관적인 상태를 보았을 때, 1년 이상 운전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상태인 듯(즉, 객관적으로 보기에 허위 진단서이긴 한 듯))

5. 추후 브로커, 환자 잡혀들어감.

6. 의사 역시 허위 진단서 발급 공모자로 순식간에 범죄자로 둔갑.

7. 의료법에 의거해서 정형외과 교수 보건복지부 1개월 15일 의사 면허 정지.

 

이 과정에서의 핵심 사항은, 과연 진단서가 환자의 상태에 부합하느냐 였던 것 같고, 교수는 "인심 좋게" 조금 넉넉하게 환자에 대한 진단서를 내준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도 허위 진단서는 허위 진단서인 셈이지요. 다만, 이 상황에서 범죄 의도가 없다하더라도, 공모자가 되었다는 사실이 여러분들이 주의해야 할 사항인 것 같습니다.

 

이제, 이 판례는 "진단서와 관련한 주의 사항"인 셈이네요.

 

자기도 모르게 후하게 인심을 써서, 범죄 공모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의사 면허 정지가 됩니다.

기본적으로 양심과 객관적 사실에 근거한 진단서를 쓰는 것이 중요한데, 사실 그게 쉽지만은 않죠. 그리고 이 사건이 발생한 시점이 2009년. 현재부터 7년 전이니깐, 그때는 약간의 "정"이란 게 있을 수도 있겠죠.

 

이렇게 되면, 외부에서 찍은 MRI를 믿을 수 없기에, MRI를 다시 한번 찍게 되고, 환자의 사정을 보지 않고, 차가운 의사 결정만 남기게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씁쓸하긴 합니다만,

 

사회가 돌아가는 방향을 본다면, 환자의 편의를 위한다기 보다는, 의사의 "전문성", "독립성"을 좀 더 추구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혹시라도 이런 상황에 처하시게 된다면, 환자 사정을 봐주기 보다는, 이런 선례가 있기 때문에, 환자의 편의를 들어주기는 힘들 것 같다는 예시로 활용하시길 당부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항상 느끼는 바이지만, 너무 과하면 안되는 것 같아요. 부탁을 적절한 선에서 끊어내는 것도 아주 중요한 것 같아 보입니다.

해철이 형... 마왕의 새벽 목소리가 너무 듣고 싶어요.

"날아라 병아리" 라는 노래는 중학교 시절 내가 아주 좋아했던 노래였다. 죽음이란 과연 무엇인지 너무나도 궁금해서 죽어보고 싶어도 했던 중학생인 나에게, 날아라 병아리는 죽음을 대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기도 했다. 그리고 신해철은 나에게 우상이 되었다.

 

포닥을 한참하면서 실험을 하던 그 어느날, 인터넷 지상에는 신해철 사망이라는 기사가 떴었다. 나의 차에는 여전히 라젠카의 씨디가 틀려져 있었고, 그의 죽음이 너무나도 안타까워서 그의 노래를 처음부터 다시 들었다. 그리고 그의 죽음이 의사의 잘못으로 특정되어질 때는 그 누구보다, 내가 접할 수 있는 방법으로 진실을 알기 위해서 이곳 저곳을 기웃거렸다.

 

그리고는 대략 1년 반이 지났다. 그리고, "신해철 법" 이라는 의료 사고 관련 새로운 법이 제정되었다.

 

사실, 나는 연구를 주로 하는 의사이고, 진료나 수술의 경우에도 외래에서 진행할 수 있는 "미용"목적의 수술이기 때문에, 신해철 법과는 상당히 거리가 멀다. 그리고 그의 목소리로 색깔이 칠해진 나의 10대와는 별개로, "신해철 법"을 반대한다.

 

모든 법안은 그 나름의 의미가 있고, 개선방향도 있다. 더군다나, 신해철이라는 음악인의 죽음을 매개로, 법안은 급물쌀을 타고 있다.

 

신해철 법은, 표면적으로는,

"의료 분쟁시 피해자가 분쟁 조정을 신청하면, 의료인의 동의 여부와 상관 없이 조정이 시작된다."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물론, 이 법이 생기면, 환자의 권익이 향상되는 것처럼 보인다. 분쟁이 생겼을 때, 피해자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믿져야 본전이라는 심정으로 조정을 신청하면, 의사는 강압적으로 그에 응해야 한다. 의료 정보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환자에게 아주 좋은 제도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법안의 맹점은, "의료 분쟁시"라는 점이다. 의료 분쟁이 생기지 않으면, 환자들은 조정을 신청할 수가 없다.

나쁜 마음을 먹으면, 의료 분쟁을 만들지 않고, 평생 아주 친절한 의사가 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그리고 환자를 치료해서 분쟁으로 가는 것보다, 병원입장에서는 장례식장으로 돈을 버는 것이 더 쉬운 일일 수도 있다.

 

이런 글을 올리면, 또 법안을 비틀고, 꼬아서, 더 복잡하게, 빼도 박도 못하게 만들고자 노력할 것이다. 항상 그래왔듯이.

하지만, 때로는 덧셈의 너저분함보다, 뺄셈의 미학이 훨씬 더 아름답다. 전문가로서 의료 면허를 주었다는 것은, 그들의 철학과 그들의 전문성을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현재의 덕지덕지한 법안으로, 일부는 구제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분명 법안의 혜택을 보는 소수가 생길 것이다. 하지만, 그 뿐일 것이다. 선의의 피해자는 아무런 영문도 모른채, 신해철 법의 아름다움을 찬양하다가, 친철한 의사들 앞에서 행복한 죽음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 과연 그것이 행복한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그 어느 누구도 쉽게 하지 못할 것이다.

 

쪼글쪼글한 풍선의 한 쪽을 아주 세게 누른다고 해서, 풍선이 터지지 않는다. 다만, 반대쪽이 팽팽하게 부풀어질 뿐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X41UVzR1qI

 

http://www.docdocdoc.co.kr/news/articleView.html?newscd=2015122400004

 

[칼럼]한국의료에서 가정의학과 역할에 의문을 던진다 - 청년의사

[청년의사 신문 김철중] 우리나라 전문의 양성 체계를 보고 있으면, 이해 가지 않는 게 한둘이 아니다. 우선 인구 구조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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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쯤은 고민해 봐야 하는 문제입니다. 김철중 의료 전문 기자의 모든 사안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논의되어야할 문제입니다.

 

제 주변에도 가정의학과를 전공한 많은 수의 동기가 있고, 선배도 있고 후배도 있습니다. 한해 전공의만 300명이니, 충분히 많은 숫자입니다. 그래서 언급하는 것이 조금은 조심스럽습니다만.. 해야할 건 해야하니깐요.

 

현재 우리나라의 가정의학과가 하는 역할은 1차 주치의로서 "가정"의 의학을 보살피면서, 전문과로 의료 전달을 해준다는 목적보다는, 다른 과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입니다. 소화기 내과가 하고 있는 내시경을 하고 있거나, 피부과가 하고 있는 피부-미용을 하고 있다거나, 순환기 내과 혹은 영상의학과가 하고 있는 초음파를 본다거나...굳이 말한다면, 초기 질병의 예방과 스크리닝을 하고 있는 건강 검진이 가정 의학과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하겠네요. 물론, 개인적으로 저렇게 내시경, 피부-미용, 초음파를 한다고 해서 잘못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리고 충분히 경험이 쌓이고 숙련된다면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이런 가정의학과가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을 가정의학과를 전공한 의사의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국가적인 시스템의 부재와 우리나라의 첫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의료 사회적인 환경이 그렇게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정 의학과만이 그런 것이 아니라, 일부 과를 제외하고는 의료 전달 체계라는 관점에서 한국은 이미 망가져버린지 오래입니다. 이는 국가적으로도 뛰어난 인재들의 낭비라고도 볼 수 있고, 환자들 입장에서도 손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설명을 잠시할께요. 일반인들도 분명히 알아야할 사안이니깐요.

 

우리 나라처럼, 의료의 접근도가 높고, 다양한 전문과들이 동네에 적어도 두 세개 씩 있는 곳에서는 잘 느끼기 힘들지만,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환자와 의사(그리고 보험회사 혹은 정부) 서로가 윈윈하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의료 전달 체계를 잘 수립하는 것이 의료 사회적인 방향에서 바른 방향입니다. 통상적인 의료 전달 체계는 이러합니다.

 

1) 환자가 아프다.

2) 아픈 환자를 비교적 자주(여기서 자주 라는 말은 아플 때 병원을 바로 가는 것을 말합니다.) 찾아 갈 수 있는 "수가가 낮은" 그렇지만, 다양한 환자를 볼 수 있는 일차 진료의(경우에 따라서는 의대만 졸업한 General practioner, 혹은 분과를 하지 않은 내과 전문의, 가정의학과, 소아과 등)를 찾아 갑니다. 이 때, 일차 진료의들은 동네 병원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2-1) 이 때, 핵심은, "비교적 자주"와 "수가가 낮은" 그리고 "다양한" 입니다.
2-2) 기본적으로 환자들은 무조건 예외없이(보험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만) 아프면, 일차 진료의를 보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은 상위 의료 기관 이용은 높은 진료비라든지, 긴 대기 시간이라든지 하는 페널티가 존재합니다.

3) 일차 진료의는 자신의 병원에 온 "다양한" 과의 환자들을 의료 전문성을 기반으로 스크리닝합니다. 예컨대, 따로, 전문과가 필요한지, 아니면 자신의 선에서 진료가 가능한지. 혹은 응급인지를 판단하고, 그 판단은 항상 존중됩니다.
3-1) 이 때, 일차 진료의가 전문과 컨설트(상담 혹은 전원)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면, 보험에서 승인이 바로 나서 환자 부담이 줄어듭니다.
3-2) 응급의 경우에는 바로 응급실이나 그를 치료할 수 있는 대학 병원에 전원을 합니다.

4) 전문과 컨설트가 필요한 환자는, 일차 진료의의 진료 의뢰서를 들고 "수가가 높지만", 전문적으로 "특화 환자"를 볼 수 있는 전문 병원에 찾아 갑니다.
4-0) 이 때, 핵심은, "수가가 높지만"과 "특화 환자" 입니다.
4-1) 예컨대, 피부과, 이비인후과, 안과 등, 그리고 내과 중에서도, 소화기 내과, 순환기 내과 등의 전문의가 상주하고 있는 병원을 말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전문의가 없는 병원이 거의 없어요)
4-2) 이 때, 전문 병원은 이 질환에 특화된 환자만 보기 때문에, 전문성이 높으며,이 전문성을 토대로 진료를 하기 때문에, 깊이 있고 숙련된 치료를 할 수 있습니다.

5) 전문과 컨설트로도 해결이 되지 않거나, 특수한 치료를 필요로 하는 환자, 혹은 아주 흔하지 않는 희귀 케이스의 경우에는 "수가가 아주 높은" 그렇지만, 다양한 "분과가 협진 가능"하고 "전문성이 높은" 대학 병원으로 전원됩니다.
5-0) 이 때, 핵심은 "수가가 아주 높은", "협진 가능한" 그리고 "전문성 높은"입니다.
5-1) 물론 예외적으로, 응급이거나 교통 사고, 외상 등은 당연히 위 전달 체계를 겪지 않아도 되겠지요. 하지만, 그렇지 않은데, 높은 수준의 대학 병원을 이용하고 싶다는 이유로 환자 아플 때 찾아간다면, 아주 높은 의료비가 청구됩니다.
5-2) 위와 같은 특수한 환자들이 많이 오기 때문에(깔때기처럼 모여서), 대학 병원이라는 곳에서 임상적 보고와 새로운 치료법 시도 등의 학문적 역할도 가능하게 되는 것입니다.

 

즉, 일차 진료의-> 전문의(전문 병원)-> 대학 병원 으로 연결되는 것이 바로 의료 전달 체계입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는 사실상 일차 진료의의 존재가 부재하고, 바로 전문의가 진료하는 특이한 구조입니다. 이런 구조적인 문제점에서 발생한 전문과가 바로 가정 의학과인 셈입니다.

 

이상적으로는, 일차 진료의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가"로 넓은 범위의 "많은 환자"를 보아서 어느 정도의 수입을 유지하고, 전문의나 대학 병원은 절대적인 "환자수는 적지만", "높은 수가"로 어느 정도의 수입을 유지해서, 비교적 의사 사회에서도 격차가 적은 시스템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이는 환자 입장에서 전문성 있는 치료를 볼 수 있다는 관점에서 의사의 입장에서도 전문성을 발휘하고, 여유로운 진료를 한다는 큰 장점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환자 입장에서 보면, "일차 진료의" 없이 전문의를 바로 볼 수 있는 구조가 저런 복잡한(?) 일차 진료의를 보는 전달 체계보다 더 좋아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유는 이러합니다.

 

첫번째로, 의대만 졸업하면 치료할 수 있는 아주 간단한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준의 전문의를 이용해서 치료하기 때문에, 치료 비용이 높아집니다. 모든 전문과의 하향 평준화.

 

두번째로, 자신이 어떤 과를 찾아가야하는지, 본인이 직접 전문과를 선택해야 하고, 어떤 사람이 어떤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지 일차 진료의에게 의존하지 않고, 잘못된 정보, 인터넷등으로 구전된, 혹은 마케팅에 현혹된 병원을 찾아가게 됩니다. 즉, 전문성 없이, 광고만 하는 의사를 찾아가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점입니다. 잘 된 의료 전달체계에서는 환자가 굳이 이를 찾아갈 필요가 없으며 무분별한 광고 조차도 필요가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지출되지 않는 광고비는 의료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세번째로, 잘된 의료 전달 체계에서는 일차 진료의가 대부분의 기본적인 진료를 보기 때문에, 전문의들은 선별된 환자들에게 오히려 질적으로 높은 치료를 할 수 있게 되는데, 현재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기본적인 단순 치료 환자들까지 봐야하기 때문에, 전문과에서 질적으로 높은 치료를 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제한됩니다. 즉, 정작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하는 환자는 기본적인 진료가 필요한 다수의 단순 치료 환자들 때문에 5분 진료밖에 보지 못하는 결과가 초래됩니다.

 

네번째로, 의사들 역시, 아주 간단한 질환부터, 전문성을 요구하는 치료까지 모든 부분을 커버해야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신의 전문 분야뿐만 아니라, 기초 치료까지 공부해야하는 의료 보수 교육 등을 소홀히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는 결국 의료 서비스 질의 하락을 발생시키거나, 전문성이 계속 담보되는 대학 병원으로 전원이 증가하게 되어, 세번째 문제가 대학병원까지 넓어지게 됩니다.

 

이것 말고도 다양한 단점이 있는데, 바뀌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 역시 알고 있긴 합니다. 결과적으로 일차 진료의의 양성은 의료 전달 체계에서의 교통 정리, 신호등같은 역할을 하는 전문성있는 집단은 키우는 문제인데, 사실상 왜곡된 현재 의료 상황에서 이 집단이 자리잡는 것은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고는 사실상 불가능한 일입니다. 국가도 이런 단점보다는 당장 전문의에게 치료받는 것이 좋은 것 아니냐? 는 안이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도 하나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보통 의대가 아닌 다른 친구들에게 이를 설명할 때 수학을 예로 들어서 설명합니다.

 

수학에는 초등학교 산수부터 시작해서 중학교 수준, 고등학교 문과 수준, 그리고 이과 수준. 그리고 대학 수준으로 들어오게 되면, 통계, 선형 대수학, 공대에서 필요한 심화 미적분학 등 다양한 수준의 수학과 분야가 있고, 이를 심도 있게 공부하는 대학원 역시 존재합니다.

 

초등학교 수준의 산수는 국민들이 일반적으로 아는 의료, 보건, 예방 의학 등으로 보건소가 주로 맡는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중고등학교 문과 수준의 수학, 그리고 비교적 쉬운 이과 수준은 일차 진료의, 그리고 대학 수준으로 존재하는 통계, 심화 미적 등은 일반 전문과들. 그리고 대학원 수준이나, 각 분과는 대학 병원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심화 미적분을 할 수 있는 대학원생이나 교수들이, 초등학교 산수나 중고등학교 문과 수준의 수학을 못풀지는 않겠지요. 그리고 가르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들이 초등학교 선생님이 된다거나, 고등학교 선생님이 되지 않는 이유는, 수학이라는 학문의 발전과 각 분야의 전문성이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와 연계있기 때문이지요. 그렇다고 해서, 직업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초등학교 선생님은 초등학생에게 바른 수학적 기초를 잡아준다는 의미가 있고, 이들은 어찌보면, 대학교에서 교수를 하고 있는 수학 천재나 대학원생들보다, 오히려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더 적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일부 교수들은 교수법 자체에 문제가 있기도 하기 때문에, 이런 사람이 초등학교 선생님이 된다면.. 오히려 재앙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모두가 다 통계, 심화 미적분 등을 공부하는 것은 또 한편으로 시간의 낭비이기도 합니다.

 

수학적 기초만 잡아주면 충분한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서, 모든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공대에 필요한 심화 미적을 필수적으로 공부하고, 평생동안 꾸준히 테스트한다는 것은 어딜보나 과잉 공부(?)이고, 가르침을 받는 학생들의 입장에서도 어려운 말로만 설명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즉, 어디까지가 적정한 수준의 공부이고, 어디까지가 서비스가 제공할 수 있는 부분이냐가 제대로 정해져 있지 않는다면, 모든 사람들이 과잉 공부를 하는 낭비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수학이라는 학문과 의료 체계는 분명히 다르지만, 의료의 과잉 서비스, over-qualifying 문제는 환자 개인과 의사의 관점에서는 기껏해봐야 3-4년 정도의 전문의 과정 낭비(?)이거나, 필요악이라고 여겨질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환자 입장에서는 더 좋아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회적인 관점에서 이들 모두를 합해 본다면, 정말 큰 인재와 시간, 비용의 낭비입니다. 의료 서비스의 효율성 측면에서도 환자에게 낭비일 수 있고, 의료비 과잉이라는 측면에서도 과잉인 셈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사정은, 전문의를 하면 득이 되는 것이 아니라, 안하면, 오히려 해가 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입니다. (90% 이상이 전문의) 굳이 살아가는데 대학 교육이 필요없는데, 모두가 대학을 가기 때문에 안 가면 손해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대학을 가는 우리나라 사정과 비슷한 상황인 셈입니다.

 

뭐.. 앞서 언급했지만, 단시일내에 바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고, 어쩔 수 없는 상황인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최소한, 어떤 문제가 있는지, 그리고 왜 그렇게 해야하는지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아주 큰 호수에 작은 돌멩이 하나를 던져 보는 심정으로 글을 씁니다.

 

여담이지만, 의사를 너무 나쁜 사람들로만 몰아가지 마세요. 이들도 다 주변 동네 아저씨들이고, 누군가의 아들이고, 누군가의 엄마입니다. 돈벌이다 밥벌이다 하는 측면만 보시지 마시고...시스템 자체가 잘못되었고 변화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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