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데이터 기생충" 사건으로 체면을 구기기는 했지만, New English Journal of Medicine(NEJM)은 의학의 꽃이자, 의학 문화(?)를 선도하는 최고의 잡지이죠. 최신 의료 지견뿐만 아니라, 새로운 패러다임 의료 방법을 검증된 방법으로 제시하는 의학의 "끝판 대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필적할만한 또 다른 저널로는 The Lancet이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NEJM의 위엄과 권위는 독보적이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NEJM이 이순신 장군처럼, 하나의 대규모 스터디를 한 논문으로 "나를 따르라"하면, 대부분 1-2년 내로 교과서의 내용이 바뀌고, 치료 방법이 바뀌지요. 물론, 추가적인 검증 역시 지속됩니다.
개인적으로 NEJM을 알게된 계기는 조금 특이한데요... 제가 접한 처음 NEJM은 의대 본과 다닐 때, 교수님이나, 선배들이 이야기하거나, 논문으로 접한 것이 아니라, 미드 ER의 1시즌 에피소드 1편에서부터 유래합니다.
미드 ER의 극중에서 흑인 외과 레지던트 2년차인 닥터 벤튼이 당직을 서면서, 저널 리뷰랑 최신 지견을 이야기하는데, 이 때,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을 언급했었죠. 예과생 때, 재미로 미드를 봤는데, "저게 무슨 용어지?" 하면서 저 단어를 찾아 봤던 기억이 납니다.
부끄럽지만, 처음에는 저게 저널 이름인 줄도 몰랐어요. 사전을 찾아보니, "New England"가 우리의 경상도나 전라도처럼, 미국의 지명이라고 나와서, 아 뭐 그냥 과학 동아 같은 잡지인가 보다.. 하고 생각했었죠. ER을 두번째 보고서야, 아주 권위높은 논문이라는 사실을 알았죠. 당시만 해도, 모든 의사들이 평생 한 번이라도 내고 싶어하는.. 후덜덜하게 좋은(?) 논문인줄은 몰랐죠. 그냥 그런 갑다 했었죠. 꼬꼬마 예과생이 뭘 알았겠습니까? ㅎㅎㅎ
여하튼, 오늘 NEJM에서 뉴스 레터가 날라와서, 알게된 사실인데, 2015년도에 NEJM에 출판된 아주 중요한 논문들을 모아서 공짜로(?) 보여주는 행사를 하고 있네요.
Stroke, HIV infection, infants peanut allergy, CPR, HCV 등등, 의학의 굵직굵직한 주제들의 최신 지견과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Editorial까지 있으니, 심심하신(?)분들이나, 최신 지견을 아시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타고 들어가 보세요~
간소한 입력이랑 가입하는 절차가 있는데, 스팸이 날라오거나 그런 건 아니니깐(물론 설정에 따라 다릅니다), 가입하시고 최신 소식을 접해 보세요.
노벨상이라고 이름 붙여져 있지만, 사실상 대한민국 과학 정책이 가야할 방향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계시네요.
아주 시원스러운 글이네요. 100% 공감합니다. 이런 분들이 많아야 할텐데, 멋지게 정책으로 실행되면 좋을텐데... 추후에, 실행 과정에서 덕지덕지 변형되어서 또다른 괴물 행정이 되는 건 아닌지 걱정됩니다.
하지만, 글 내용으로는 정말 100점 만점입니다. ^^
-------발췌-------
"LMB에서 연구원 채용의 일차 기준은 후보자의 연구 주제가 생명과학에서 얼마나 중요하고, 도전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느냐이다. 매우 정성적인 방법이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셀', ’네이쳐‘, '사이언스’ 같은 학술지에 논문을 내면, 내용을 불문하고 무조건 교수나 연구원으로 뽑는다. 마치 명품 브랜드를 입으면 자동적으로 멋있어지는 줄로 착각하는 것과 같다. LMB에서는 일단 채용되면 좋은 학술지에 논문을 내라는 압력을 주지 않는다. 논문 발표와 특허 출원 실적을 점수화하여 기계적으로 계량 평가를 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운영 방식이다. LMB에서와 같은 과감한 인재 등용과 인사 정책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연구소의 지도층 자체가 전문성은 물론 거시적 차원에서의 과학적인 안목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LMB의 경우를 보면 우리의 갈 길은 명확하다. 먼저 과학적 능력과 안목이 있는 리더를 기용하고, 그가 최소 10년은 근무하면서 특정 분야를 집중 육성할 수 있도록 해주고, 최소한 5년 단위로 예산을 지원하고, 선진국 수준의 실험 인프라를 갖춰 주고, 논문 발표 실적에 의한 계량 평가보다는 연구주제의 과학적 가치를 가늠하는 정성평가 시스템을 인정해 주는 것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 많은 예산이 필요한 것은 결코 아니다."
개인적으로 대학의 랭킹 제도에 대해서 크게 신경쓰지는 않는 편이지만, 이번에 페친(김헌중 선생님)의 글을 보면서, 수학과에 놀라운 사실 하나를 알게 되었습니다.
경남 진주에 있는 국립대인 경상대가, 세계 유수의 대학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분야가 있다는 소식입니다. 무려, 세계 랭킹 24위. 아시아 랭킹은 북경대, 푸단대에 이은 3위입니다.
"세계 24위"가 어느 정도이냐하면, 수학과에 한해서, 이공계로 유명한 칼텍이 28위, 칭화대는 40위, 교토대는 45위, 도쿄대는 50위 그리고 서울대는 81위입니다.
사실상 100위안에 들면, 세계 학회에서 어느정도 인지도 있는 학교로 알려져 있는데, 그 안에서도 24위라는 건, 엄청난 숫자인 셈이지요. 즉, 전세계에 있는 수많은 학교 중에 수학 분야에서 경상대보다 더 잘하는 학교는 23개밖에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다른 과목에서 저 랭킹보다 더 높은 과목도 있습니다. 예컨대, Pharmacology는 SNU가 무려 13위(후덜덜..). Material science에서는 SNU가 15위 KAIST가 19위로(역시 후덜덜...), 완전 세계적 레벨인 셈입니다.
하지만, 경상대는 지방에 있는 학교로, 객관적인 측면, 그리고 일반인들의 관점에서 SNU와 KAIST와는 조금 다른 측면이 있기에, 포스팅의 이유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이렇게 경상대 수학과가 세계적인 레벨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아주 뛰어난 수학자인 조열제 교수님과 강신민 교수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전 이 분들과, 아무런 상관이 없어요.) 참고로, 조열제 교수님은 자연대 수학과가 아니라, "사범대학 수학 교육과"입니다. 또다시 후덜덜.. 교사지망학생들 가르치다가보니깐 어느 순간 세계적 레벨이 되신 먼치킨...
두 분이 가지고 있는 학문적 명성과 영향력으로 한 학교의 학과가 세계적인 레벨에 갈 수 있는 것이죠.(어디까지나 정량적으로 수치화했을 때 이야기입니다)
조열제 교수님 같은 경우는, 국내 수학자 중 유일하게, 세계 수학자들 가운데 최상위 1%에 속한다는 것을 증빙하는 'Highly Cited Researchers' 증서를 받았고, 세계 수학자 랭킹으로는 15위라고 하네요. 사실상, 국제 석학 중에서도 석학이라는 것이지요. 저 정도 순위는 왠만한 학회에서 초청되어서 강연하는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참고로, 객관화시키긴 힘들겠지만, 노벨상 수상자도 현존하는 사람 랭킹으로 매기면, 15위 정말 힘들어요. 그럴 일도 없겠지만... ^^
과연 우리 나라에, 이정도 급으로 학문적으로 인정받는 사람이 과연 20명이 될까 싶긴 합니다만...
그러니 한국식 대로 편하게 "정량"하는, Impact factor로 따지자면, 완전 꽝이 될 가능성이 큰 과목이 바로 수학입니다. 사실 수학과 입장에서는 이름난 저널에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전개를 했느냐와 전문 분야가 무엇이냐가 더 중요하기에, 경우에 따라 전문 저널에 내는 걸 선호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학문적으로는 이게 더 맞는 거죠.
아무튼, 긴 포스팅의 결론은, 세계적인 학자가 지방에도 존재한다는 겁니다. 모두가 다 서울이나 대전(?)에 있는 건 아니에요. ^^
현재 공짜인 상태이니, 유료로 풀리기 전까지 많이 많이 받아가세요. 특히, 최근 나온 perspective는 아주 도움이 될 겁니다. ^^ 재미있게 읽으세요~
참고로, 사진을 클릭하시면 안되고, 댓글에 달아 놓은 아래 링크를 가시면, 바로 관련 분야를 열수 있습니다. ^^
이게 셀 홈페이지에 대문처럼 걸려 있어서(조금 불편하게 만들어 두었네요. 하기사 좋은 것일수록 간판에 달아야 하니깐) 사진을 클릭하거나, 링크를 클릭하면 추후에 사라질 가능성도 있어서 아래 댓글로 각각의 링크를 연결해 두었습니다. 링크 자체는 절대 주소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아서, 셀 대문에서 사라진다고 해도 없어질 가능성이 없기에, 달아 두었습니다. ^^ 혹시 저장용으로 쓰실 분이라면, 이 글을 본인 글에 공유해 두시면 됩니다만, 댓글이 보이지 않기에, 다시금 들어오셔야 할 것 같네요.
바이오 분야에서, 특히나 이공계에서 3D로 인정받는 이 분야에서, 좋은 사람과 함께 일한다는 것은 아주 큰 행운이겠지요.
특히나 많은 지식을 통해서 자신의 이론을 확립해가는 이론 물리나 수학이랑은 달리, 바이오, 생명공학 분야는 누군가를 통해서 일을 배우고, 실험적으로 증명해야하기 때문에, 어떤 선배, 어떤 사수, 그리고 어떤 교수를 만나느냐에 따라서, 자신의 진로가 상당히 달라지기도 합니다.
제일 좋기로는 친절하면서도, 많이 알고 그러면서도 일까지 잘하는 사람과 함께 하면 좋겠지만, 항상 그럴수는 없겠죠. ^^ 모두들 호인이 되도록 노력해 봅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