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을 쓰면서 나오는 오픈 액세스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해보고자 해요.

 

다양한 출판사들이 있고, 일부 어처구니 없는 기사들을 읽기도 한 김에, 논문과 얽혀 섥혀 있는 이야기 썰을 하나 풀어볼께요.

 

일반적인 학술 논문은 이런 형태를 통해서 흘러 갑니다.

1. 정부에서 과제 신청을 통해서 연구비를 받는다.(연구비 수주)
2. 연구비를 통해서 신나게... 혹은 꾸역꾸역... 연구를 수행한다. (연구 활동)
3. 데이터가 좀 쌓이고, 무언가 보고할 만한 밑밥(?)이 생긴다. (학술적 발견)
4. 그 밑밥을 내 줄 출판사를 알아 본다. (취미 생활(???))
5. 출판사에 그 밑밥을 던져보고, 덥썩(?) 무는지 알아본다. (서브미션)
6. 출판사가 밑밥을 물면, 리비전과 여러 서신 교환(혹은 쥐어짜기)을 통해서, 특정 저널에 게재 허가가 난다.(억셉!!! 오예!!!!!!)
7. 일부 편집을 거쳐, 출판사가 발행하는 특정 저널에 게재가 되면, 논문을 쓴 과학자들이, "게재료"를 내고(받는 것이 아닙니다) 논문이 실리게 된다. (출판)
8. 그 실린 논문을 통해서, 다시금 1번 과제를 "무한" 반복한다. (노예 -.-;;;)

가 될 겁니다.

 

자, 그런 과정에서 이제, 출판사와 연구비를 부담한 정부, 그리고 논문을 쓴 사람 이 세 사람의 관계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번째, 출판사. 논문을 게재하는데 민간 기업인 출판사의 입장에서는 적정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 어느 정도의 노동력 혹은 "돈"이 필요합니다. 논문을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논문의 수준도 유지해야하고, 광고도 해야 합니다. 그리고, 높은 질적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 좋은 에디터와 학술 전문가들을 고용하기도 해야 합니다. 물론, 이 경우에 논문이 아주 유명하다면, 끊임없이 논문을 쓰고 싶어하는 과학자 노예(?)들이 존재하고, 논문에 광고를 실어서 막대한 금전적 이득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두번째, 정부 혹은 연구비 제공 기관. 연구비를 제공한 기관은 기본적으로 연구비가 제대로 쓰여졌는지. 그리고 이 연구비를 통해서 과학 지식의 발전, 혹은 소기의 기대성과를 얻었는지 알고 싶어 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연구자에게 다양한 심사나 계획서를 요구하기도 하고, 가끔은 쓸데없다(?)는 평가를 듣는 허례허식뿐인 보고서를 연구자들(또 다른 노예?)에게 쥐어짜기도 합니다. 하지만, 결국은 돈을 주는 물주이기 때문에, 자신의 돈이 제대로 쓰였는지를 알고 싶어하고, 이 부분은 대부분, 수준 높은 저널에 결과가 보고되거나, 돈이 되는 특허를 만들었는지 혹은 산업화가 되었는지 등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세번째, 논문을 쓴 사람 혹은 과학자. 과학자는 필연적으로 연구비를 수주해서, 그를 통해 연구를 한 후에, 그 연구를 어떤 형태로든지, 일반에게 공개하게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앞서 언급한 "무한" 반복 노예(?) 행위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연구를 논문이나 특허의 형태로 보고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논문이 수준 높은 저널에 실리기를 바라고, 이는 결국 후속 논문을 위한 연구비를 신청할 근거가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연구를 잘하고, 연구비를 잘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연구를 마무리 잘 해서, 수준 높은 저널에 내어서 동료들에게 인정받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이렇게 세 주체는, 연구라는 관점에서 서로 다른 이해 관계에 얽혀져 있고, 이는 세번째 주체인 과학자들의 경쟁으로 인해서, 더 복잡해 집니다. 수준 높은 저널에 출판될 수 있는 논문 수는 한정되어 있으며, 과학자들에게 나누어줄수 있는 연구비 역시 제한적이기 때문이지요. 그 결과, 과학자들은 자신의 연구가 조금 더 가치있음을 은연중에 수준 높은 저널을 통해서 자랑(?)하는 것이지요.

 

이 세 주체의 상황에서 저작권이라는 기본 개념에 대해서 조금 더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저작권은 어떤 지적 생산물을 만든 사람에게, 그 이득을 돌려주게끔 만드는 권리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예컨대, 음악을 만든다고 했을 때, 음악을 작곡한 사람, 그리고 작사한 사람, 그리고 그 음악을 부른 사람(이건 정확하게 "실시권"이라고 해야 맞지만, 편의상 그냥 넘어 갑시다!!) 등등, 이 사람들이 곡을 만들기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이 음악 하나를 통해서, 세상 사람들이 그 음악을 좋아하고, 구입하면서 발생하는 이득의 일부를 돌려주는 권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음악 유통을 하면서 저작권 수입보다 더 큰 이득을 얻는 집단(멜..머시기)도 존재하고, 뭐.. 착취니 뭐니.. 안 좋은 일도 발생합니다만... 여하튼, 이런 저작권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새로운 지적 생산물이 나타날 유인 동력이 줄어들게 됩니다. 열심히 만들어 봐도 나한테 돌아오는 게 없는 상황인데, 굳이 애써 새로운 걸 만들 이유가 없는 것이지요. (공산당이 싫어요!!!!!)

 

하지만, 이런 저작권의 개념은 과학으로 오게 되면, 위 세가지 주체의 이해관계 그리고 관행으로 인해서, 살짝 다른 개념으로 바뀝니다. 물론, 표절 이런 것도 여기에 끼여들 여지가 생기게 되요. 하지만, 오늘은 좀 가볍게 저작권만 다루어 봅쉬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연구자들"은 "정부"의 돈을 받아서 민간 단체인 "출판사"에 연구 내용을 보고해요. 그리고 이때 출판이 되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저작권을 "출판사"에 무상으로 "양도"합니다. 실어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 이거지요. 역시 제대로된 노예~ !!!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에는 이 출판 과정에서 게재료라는 이름으로 돈은 내기까지 합니다. 오홍~ 연구 결과도 주고 그거 내달라고 돈도 주고, 저작권도 양도하고~ 오~ 일타 삼피!!!!

 

근데, "이 저작권을 내는 것에 대해서, 거부하는 경우가 있느냐?" 라고 한다면, 사실상 거의 존재하지 않아요. "이게 올바른 것이냐?" 라고 한다면, 여러가지 이론이 있을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이 논문이 가지고 있는 공공성에 근거해서, 자신의 저작권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개념도 들어가 있는 셈이에요.

 

물론, 안타깝게도, 이 저작권을 출판사에 양도하는 것이기 때문에, 출판사 입장에서는 이 양도된 저작권을 통해서 돈을 벌어들이기도 하고, 구독권을 통해서 장사를 하기도 해요. 더 웃긴 상황은 이렇게 자신이 쓴 논문이라 할지라도, 그 저널을 돈을 주고 "구독"하고 있지 않으면, 볼 수도 없다는 사실이에요. 출판사 입장에서는 과학자가 어떻게 보면 호구이긴 해요~ "정주고 마음도 주고 사랑도 줬지만~ 이제는 남이 되어~~~~~... 아.. 죄송합니다..-.-ㅂ)

 

근데, 생각해 보면, 이런 관행에서 돈은 정부가 내고 있고, 연구자는 열심히 연구해서, 출판사에 연구 성과를 갖다 바치고...(?) 출판사는 그 연구와 양도된 저작권을 통해서 돈을 벌고 있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처럼 보여요. 실제, 이런 부분에 대해서 문제를 인식해서 생겨난 개념이 바로 오픈 엑세스 운동이에요.

 

Open access 이건 출판권과 최신 과학 지식을 대중에게 공개하자. 뭐 이런 거창한 가치가 있는데, 따지고 보면, 공짜로 논문을 보게 하자~ 뭐 이런 거예요.

 

시중에 보인는 PLOS genetics, PLOS biology, PLOS computational biology, elife 등이 대표적인 오픈 엑세스 저널들이에요. 이 논문은 기본적으로 연구자들이 연구 논문을 보고한 경우에 충분히 좋으면. 연구 논문을 출판하고, 모든 사람에게 무료로 논문을 제공하고 있어요. 연구 결과를 대중에게 공개하고, 그 저작권 역시 대중에게 공개해서, 연구 결과를 통해서 장사하는 "출판사"들에게 대항하고자 만든 단체같은 새로운 "출판사"라고 생각하시면 되요.

 

하지만, 문제는 이런 오픈 엑세스 출판사 역시, 다양하게 돈이 든다는 사실이고, 이런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연구자들에게 일반 "출판사"들보다 더 많은 게재료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에요. 왜냐하면, 이 논문을 돈 주고 구독하는 독자들이 없으니깐요. 사실, 출판사 입장에서는 도서관에 팔아먹는 구독료가 쏠쏠하거든요, 

그래서, 이런 오픈 엑세스에 논문을 내면, 일반 출판사 게재료보다 많게는 5배 정도를 내야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리고, 추가로, 위에 언급한 논문들은 아주 좋은 저널이지만, 이렇게 이득이 없는 집단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하거나,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또한, 많은 돈이 필요하게 되어요. 그러다 보니깐, 처음에는 반짝하다가, 나중에 그 유명세를 달리 하는 경우도 많아져요.

 

그럼 어떤 결과가 나오느냐하면, 이 오픈 엑세스 논문에 연구 결과를 보고했는데, 돈을 내 준 정부 입장에서는, 왜 제대로 된 논문에 싣지 않았냐고, 구박(?)하는 경우도 생기게 되어요. 그러니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잘 운영되고 있는, 민간 출판사, 예컨대, 자연이(Nature), 과학이(Science), 세포놈(Cell) 같은 저널의 문을 다시금 두드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요.

그러니깐, 이런 문제들이 발생하는 이유는 한정된 재화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고자 하는 물주(?)와, 그 재화를 받고자, 그리고 자신이 연구하는 것을 높은 수준의 논문에 싣고자 하는 노예(?)들, 그리고 그 재화를 이용한 연구를 홍보하면서 돈을 벌고자 하는 땟놈(?)의 "놈놈놈" 관계 때문에, 어쩔수 없이 발생하고 있는 문제(?)인 셈이에요.

 

그러면, 단순하게 정부나, 일부 학회가 좋은 출판사(?)를 사거나, 운영하면 되지 않느냐 라는 답이 나올 수 있겠죠. 네. 지금 정부가 하고 있는 민간 학술지 지원 행위(?)가 바로 그런 행위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어요. 그런데, 예상하셨겠지만, 이런 학술지 혹은 학회 지원이 눈에 불을 켜면서 돈을 벌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민간 출판사에 비해서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에요.

 

그리고, 이런 문제를 인식해서 최근에 막강 물주들, 독일의 막스 프랑크,미국의 하워드 휴지,그리고 영국의 웰컴 트러스트 이 세 기관이 합심해서 으쌰으쌰 만든 출판사가 eLife에요. 이 논문의 성과는 앞으로 조금 더 지켜봐야 겠지만, 새로운 리뷰 문화를 만들고 있는 등, 아직까지는 평이 아주 좋은 편이에요. 하지만, 이 안에서도 자연이, 과학이 세포놈을 선호하는 현상은 여전하다는 사실이 맹점이라면 맹점이에요.

 

이 문제는 너무나도 고착화되어서 쉽게 풀수가 없어 보이는 것이 사실이에요. 논문을 만들어 내는 연구자의 저작권도 고려해 보아야할 문제고, 저 저작권을 통해서 이득을 벌어들이는 출판사에게 어느 정도 이득을 줘야하는지도 문제이고. 돈을 주는 정부나 기관 역시 어떤 연구가 좋은 연구인지를 단순히 논문으로 평가하지 않아야할 책무도 있는 셈이에요.

다만, 왜 돈은 내가 주는데, 출판사가 돈을 버냐? 내가 호구(?)냐? 하는 기관들이 많아져서, 최근에 이런 저작권 문제가 대두되고 있어요. 나에게 저작권을 돌려달라~~~~ 아울러, 연구 결과의 공공성을 많은 사람이 인지해서, 출판사의 논문 출판 전의 프리 프린트(pre-print)의 형태로 공개할 수 있는 사이트들(예컨대, NCBI Pubmed, ResearchGate 등) 생겨나서, 꼭 출판사의 논문이 아니더라도, 특정 펀드의 지원을 받는 연구자들의 논문을 접할 수 있는 기회는 많아지고 있어요. 하지만, 여전히 효율성은 떨어지기 때문에, 논문의 접근도는 떨어져요.

 

여하튼, 이런 문제는 기본적으로 구조적인 해결책과 다양한 의논을 통한 강력한 공감대 형성이 필요한데, 과학을 열심히 하는 다양한 연구자들이 이런 부분에 신경쓰는 것이 쉽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에요.

하지만, 이런 오픈 엑세스에 대해서 조금은 알아 두는 것도 괜찮겠죠? 

http://elifesciences.org/about

 

About

eLife is an initiative from research funders to transform research communication through improvements to science publishing, technology and research culture.

elifesciences.org

참고로, elife 페이지를 링크해 뒀어요. 관심 있으신 분들을 들어가 보세요.

P.S. 근데, pain-free publishing이라고 하는데... 페인 프리는 개뿔!!!! 리비젼 완전 빡세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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