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블로그는 의과학 연구에 대한 소개와 다양한 글을 쓰기 위해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팟캐스트도 시작하게 된 거구요. :)

 

페이스북 페이지를 연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첫째로, 개인적으로 읽는 글들과 신문 기사, 연구에 대한 동향 글을 알리기에는 블로그라는 매체가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그에 반해, 페이스북은 SNS답게 짧은 호흡의 글을 올릴 수 있고, 간단한 기사나, 필진들이 개인적으로 읽은 글들을 공유하기가 아주 쉽습니다. 

 

둘째로,  커뮤니티 활성화입니다. 기본적으로 본 블로그는 연구하는 사람들과의 관계,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실제로 온라인에서의 댓글 관계가 오프라인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양질의 컨텐츠가 포스팅되면 그 때마다 글을 페이스북에 연계시킬 예정입니다. 일종의 RSS인 셈이죠. 그리고 블로그는 지금처럼 긴 호흡의 글이 올라올 예정입니다.

 

페이스북 페이지는 아래와 같은 형태로 운영될 것 같습니다.

 

1. 블로그 글이 포스팅될 때, 글이 공유가 됩니다.

- 자신이 페이스북을 하고 있다면, 따로 블로그에 새 글을 찾아 들어올 필요가 없이, 페이스북을 통해서 글을 접할 수 있습니다.

 

2. 의과학 연구나 정책, 기사 등 필진들이 생각하기에 괜찮은 읽을 거리들이 공유될 예정입니다.

- 간단한 필진들의 생각이 첨가가 되겠지만, 기본적으로 의과학 연구에 대한 소식을 간헐적으로 접할 수 있을 것입니다. 

 

3. 댓글이나 다양한 공유 기능을 통해서 개별적인 의견을 받거나, 내용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 익명 댓글과는 달리, 자신의 신분을 노출하기 때문에, 조금 더 신중하게 의견을 피력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익명과는 달리, 궁극적으로 오프라인 만남이나 커뮤니티 활성화, 멘토-멘티 관계 등을 위한 도구로 이용할 예정입니다. 

 

아무쪼록, 본 블로그를 찾아 주시는 많은 분들이 

 

페이스북 찾아 주시면 좋겠습니다. ^^

 

좋아요를 눌러주시면, 언제나 편하게 새 소식을 받으실 수 있고, 주옥같은(?) 비공개 포스팅 글도 읽으실 수 있습니다. 

 

제일 첫 글이네요. ^^ 2013.7.23 벌써 7년이 되었네요. ^^

때는 2014년 2월이었습니다. 
국시를 치르고 나서 미국 LA에 있는 LAC+USC Medical Center에서 종양학 실습을 하는 동안 Amir Goldkorn, M.D. (이하 금옥수수 교수님) 을 만났습니다. 금옥수수 교수님과 함께 일주일 동안 신장요로 종양 병동을 회진하고, 병례 토의를 하고, 토픽 발표를 하는 등 많은 교류가 있었습니다. 대화를 하던 중 그 분이 본인의 연구실을 운영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병원에서 환자를 보고, 여러 임상 시험들을 진행하면서, 또 많은 시간을 연구실에서 실험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금옥수수 교수님을 개인적으로 찾아가 

저도 교수님처럼 환자를 보면서도 연구를 활발히 하고 싶습니다. 어떤 진로를 선택해야 할까요?

라고 물었고, 교수님은 이렇게 답해주었습니다.

나는 박사 과정을 밟지는 않았지만,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임상 수련을 마칠 때까지 6년 정도를 연구실에 있었어. 생각해보니 6년이면 박사를 받을 수도 있었겠네. (웃음) 일단 충분한 시간을 연구실에서 보내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은 없어. 그리고 매우 바쁘게 살 각오를 해야해.

알고보니 그 분은 UCSF 혈액종양 내과에서 임상 펠로우 트레이닝을 받은 후, 추가로 3년을 Elizabeth Blackburn, Ph.D.[각주:1]의 연구실에서 박사 후 연구원[각주:2]으로 있었습니다. 지금 교수님은 텔로미어를 합성해내는 효소인 텔로머레이스를 표적으로 하는 항암제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저는 금옥수수 교수님과의 대화를 통해 두 가지를 배웠습니다. 미국에서는 의대에서 교수가 되어 연구실을 운영하는데 박사 학위가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다는 점과[각주:3],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학위 과정에 맞먹는 시간을 연구실에서 보내야 한다는 점입니다.[각주:4]


이 대화를 밑거름으로 저는 박사를 지원할 생각을 염두에 두면서도, 우선 연구원으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지금 일하고 있는 연구실을 찾은 계기와 인터뷰 내용, 그리고 펀드를 받은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1. 2009년 텔로미어 연구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신 분입니다. 텔로미어는 염색체의 양쪽 끝에 위치한 핵산과 단백질 복합체로, 염색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본문으로]
  2. Postdoctoral Researcher. 우리말로는 박사 후 연구원으로 번역하지만, 사실 doctorate degree는 Ph.D.나 D.Phil.과 같은 research doctorate과 M.D., J.D., D.V.M.과 같은 professional doctorate을 포함합니다. 따라서 M.D. 학위만을 가진 사람도 post-doctoral researcher로 일할 수 있습니다. [본문으로]
  3. 다만 한국은 사정이 다릅니다. 박사 학위가 있지 않으면 교육부 인가 교수가 될 수 없습니다. [본문으로]
  4. 의대에서 받는 다양한 학위가 궁금하시면, http://mdphd.kr/100, http://mdphd.kr/105을 참조하시길 바랍니다. [본문으로]

안녕하세요, xOculus입니다. 

처음으로 인사드립니다. 고민 많던 의대 시절 MDPhD.kr의 주옥 같은 글들을 읽으며 향후 진로에 대한 영감받았고, 먼저 걸어가시는 들에 대한 존경심 있기에, 기에 글을 있음을 영광으로 생각하며, 진으로 대해주신 오지마법사님께 감사드리는 입니다. 

오늘은 제 이야기를 하고자 니다. 글부터 인적인 이야기를 늘어놓는 조금 부끄러우나, 경을 이해하시면 으로 제가 고자 하는 글들을 이해하시는데 도움 것이기에 이해 부탁드립니다.

저는 초등학교 대퇴골두 무혈관성 사라는  진단 받고, 대퇴골의 부분을 절단하고 으로 고정하는 수술을 받은 후, 한 학기를 에서 신 기브스를 한 지냈습니다. 이 기간 안 '수학귀신'이라는 하고는 수학의 매력흠뻑 빠져버렸습니다. 로부터 저의 장래희망수학자이었고, 대학교 정수론학 책을 해서 읽을 정도로 정적이었습니다. 제 은 에르되시 (Erdős Pál)이나 고드프리 해럴드 하디 (G. H. Hardy) 같은 세계적인 수학자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고했던 신념은 고등학교 시절 지루한 입시 수학 부를 하며 들리기 시작했고, 의대에 합격할 수 있는 확률이 다고 생각한 부모님의 설득 최종적으로 의대에 지원을 하였습니다. 다른 전공을 선택하였지만, 여전히 학자가 되고자 하였습니다. 대학교 자기소개서에도 수학을 이 공부한 경험을 서술하였고, 의과학자로의 부를 뚜렷밝혔습니다. 

과에 들어와 주로 학과 수학 과목들을 재미있게 수강하였고, 과 1학년 때 배우는 의과학 과목들(생리학, 생화학, 해부학, 리학 등) 한 학구적인 교수님들의 가르침 래에서 즐겁게 배웠습니다. 그러나 저는 본과 3학년에 진입하면서 심각한 정체성 혼란에 빠집니다. 

지금 생각하면 웃긴 일이지만, 본과 3학년이 되기 전까지는 제가 의사가 되는 길에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의학 도서관으로 걸어가는 길에는 '의학자의 길'이란 각인이 새겨져 있었는데, 저는 그 길을 걸으며 도서관에 들어갈 때마다 '나는 가 목표로 하는 의학자가 되어가는거야'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병원에서 본격적인 임상 교육을 받기 전에는 제 스스로를 의학자로서만 바라보았지, 임상가로서 바라볼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본과 2학년 2학기 때 임상 블록들을 배우면서 '이건 내가 아하는 공부가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긴 하였지만,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리라 생각했습니다.


병원에 들어가니 저는 전히 무방비였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사고체계와 임상가로서 필요한 사고체계는 다소 달랐습니다. 저는 연역법에 의존한 사고체계에 했고, 임상 의학은 대부분 귀납적인 사고체계를 바탕으로 합니다. 저는 임상 제를 마치 수학 문제 대하듯이 접근하였고, 이는 처절한 배로 이어졌습니다. 

또한 저에게 았던 부분은, 임상의학은 새로운 지식을 생산해내려는데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재 있는 지식을 바탕으로 그것을 실천해내는데 초점을 맞춘다는 점이었습니다.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는 무엇보다도 자의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설계부터 시행까지 제한이 많습니다. 저는 지식의 단순한 소비자를 넘어서, 과학이라는 분야에 새로운 지식을 더하는 사람이 되고 었습니다. 

그래서 전 방황을 시작합니다. 임상 연구에 참여해보고, 생리학 실험실에 가서 실험도 해봅니다. 수학과로 전과하려고도 생각해보았고, 그 과정에서 유급도 하였습니다. 무엇을 하든 의대를 재학하는 동안에는 한 달 이상의 자유 시간을 구하기가 어려웠기에, 일단 졸업을 하고 생각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고, 무사히 시에 합격하고 의대를 졸업하였습니다. 

이 다음 글에서는 제가 졸업을 한 후에 무엇을 할지 고민하다가 미국에서 지렁이(C. elegans) 연구를 시작하게 된 이야기를 할 것입니다.

어떻게 연구 기회를 얻었고, 어떤 식의 시행 착오를 걸쳐서, 지금은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대선에 나온 강지원 후보자의 부인이라기 보다는 김영란 전 권익 위원장에 대한 이야기이다.

김영란 위원장을 잘 표현한 이야기는 바로 이 것이다.

선거의 공정성을 위해서 남편이 대선 출마를 하자마자,

권익위원장 자리를 사임한 사람.


사표가 수리되기 전까지는 공직의 자리이기 때문에, 그 기간동안, 선거 활동을 전혀 하지 않은 사람.


김영란. 이 사람을 본다면, 원칙이란 무엇인지를 알게 해주는 사람 같다.

특히, 2012년 8월 16일 입법 예고한 부정청탁 금지 및 이해충돌 방지 법안(소위 말하는 김영란 법)을 발의한 것을 보면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가늠할 수 있다.

잠시 이 법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대가성"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항상 뇌물 비슷한 것(향응이나, 소위 말하는 용돈, 차도 포함)을 받은 공직자들이 "대가성"이 없다면서 대가성을 부인하는 경우가 많았다. 사실 처음에는 이해가 잘 가지 않았다.

돈은 돈대로 받을 수 있지만, 대가성이 없으면 죄가 되지 않는다.

얼핏 본다면, 한편으로 말이 되긴 된다.

준 사람 입장에서는

"내가 당신이 좋아서 돈을 선물했으니깐, 그냥 받아서 필요한 곳에 요긴하게 쓰세요. 부담은 가지실 필요가 전혀 없어요"

받는 사람 입장에서

"아이쿠~ 이 사람이 나를 무지하게 좋아하는 구만 ^^ 돈은 사실 도움은 되니깐, 받아 두지 모. 내가 공직자라서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좋아서 돈을 주는 거니깐..일이랑은 큰 상관이 없을 테니깐..."

라고 순진하게(?) 생각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안다.

세상에 대가 없는 돈은 없으며,

일방적으로 주는 것은 부모님의 사랑밖에 없다고..


가는 것이 있으면 오는 것을 바라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돈이 아니라도, 일반적으로 느껴지는 고급 물품이라면, 그냥 주기란 결코 쉽지 않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그리고 돈이 많고 성공해서, 그런 것을 주는 사람일수록, "그런 것"이 가지는 의미를 더 잘 안다. 지금 당장은 효과를 거두지 못할지라도 "언젠가는 뿌린 것을 거둘 수 있다는 것" 쯤은, 그 성공을 위해 달려온 시간동안 축적된 경험의 단편일 뿐일 것이다.

기존에 있었던 공직자 윤리법에서는 대가성이 없는 선물은 받아도 되는 것처럼 , 추상적으로 두루뭉술하게 표현해 두었다. 일종의 윤리 강령처럼 이야기 하고 있다.

윤리 강령으로 된 그것을 조금 더 명확히 하자는 것이 바로 김영란 법의 핵심이다.
(국회에서 계류되고 넘어가는 동안, 여러가지가 바뀌긴 했지만..)

공직자가 된 이상, 그 개인은 더 이상 개인이 아니며, 대가가 있든 없든 공직자가 금품을 받으면 처벌 가능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어찌 보면 씁쓸하기도 하다. 공직자가 "청렴결백"해야 한다는 것은 조선시대 이전부터 강조된 것인데, 그 것을 법으로 강제해야 한다는 것이 씁쓸하다. 하지만, 사람인 이상 금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 또한 중요하기 때문에, 개인에게 청렴함을 무조건 전제하라고도 할 수 없다.


다만, 그 공직이라는 자리가 줄 수 있는 "함정"을 제도로서 보완하고 청렴한 시스템[각주:1]을 마련하는 것 역시 점차 복잡하고 다양한 개인들이 등장하는 현대 사회에서는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1. 사람이 하지 못하는 것은, 그 사람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그것을 막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법률이 널리 퍼져서, 다시금 윤리의식이 회복되면 좋겠다. [본문으로]

진보 성향, 소수 의견에 대한 관심.


오늘 우연히 중앙 일보 토요 섹션을 보다가 김영란 전 권익 위원장 인터뷰가 있어서 보다가 여러가지 생각이 나서 글을 써 본다.

(사진 - 연합뉴스)
클릭하시면 김영란 전 위원장의 위키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여성 최초 권익 위원장. 부산 최초 여성 판사.

사실 김영란 선생님에 대해서는 인터뷰를 읽기 전에는 전혀 몰랐었다. 의료법을 제외하고는, 거의 법조계 사람들에게는 큰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터뷰 중간에 이 분의 말씀과 생활에 많은 공감이 갔던 것은 사실이다.

모든 걸 내가 최초로 한 건 아니다. 다행히 선배들이 몇 분 계셔서 보고 배울 수 있었다.

'여자들 시켜봤더니 잘 못한다'는 소리를 듣게 해선 안 되겠다 싶어 정말 열심히 했다.

어쨌든 소수자 그룹의 첫 무엇이 되면
앞으로 자기가 속한 그룹이 사회에 뿌리내리는 것 자체를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더라.

처신도 조심해야 하고,
그 동안 (권력을) 누려왔던 다수자의 눈 밖에 나지도 않아야 하고...

그렇다고 자기가 속한 집단의 의미도 무시할 수 없었다. "

실제로 내가 아무리 잘났다 하더라도, 나보다 앞서 나간 선배를 통해서 배우지 못하면, 시행착오는 온전히 내 몫이고, 진행은 더딜 수 밖에 없다. 사실 이 블로그를 운영하는 목적 자체도,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시행착오를 줄이게끔 도와주는 것에 목적이 있다.

의과학 분야는
태생적으로 선행 연구들의 결과에서 보고 배우는 것이 정말 많다. 어떤 분야의 과학이든지간에 선행 연구가 없다면 시행착오를 많이 거칠 수밖에 없고, 대업을 이루기가 쉽지 않다. 뉴턴 역시 자신의 저서 프린키피아에서 "거인들의 어깨에 서서 조금 더 멀리 볼 수 있다"고 하지 않았나.

사실 따지고 본다면 처음이라는 것이 처음이 아닌 셈이긴 하지만... 의과학 연구에는 항상 남과는 다른 창의적인 생각, 실험이라는 처음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처음이 되는 것은 항상 쉽지 않다.
 
기존의 선입견이나 자신과는 다른 시야를 온 몸으로 받아 들여야 하고(방어해야), 남이 걷지 않는 시행착오를 오롯히 혼자서 감당해야 한다. 후배나 후발 주자는 선발 주자의 방법을 그대로 따라하거나 보완만 하면 되기 때문에, 최소한의 노력으로 선행 주자를 따라 갈 수 있다. 그래서 처음이 위대한 것이고, 처음만이 가질 수 있는 타이틀이 있다. 


아울러 처음은 언제나 책임과 부담감이 있다. 특히 "자기가 속한 그룹이 사회에 뿌리내리는 것 자체를 책임져야한다는 부담감"... 참으로 공감가는 말이다. 처음이라기 보다는 소수자 그룹이라면 모두가 가지고 있는 태생적 운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자신의 그룹을 일반인에게 소개하고, 일반에게 좋은 인식을 심어 주는 것. 그래서 소수를 다수로 변화시키거나 최소한 다수가 인지한 소수가 되는 것. 그것은 소수자 그룹의 첫 사람들이 해야할 숙명과 같은 일일 것이다.


기초 의학을 전공한다는 것은 임상 의학을 진로로 선택하는 대부분의 의대생을 감안할 때, 필연적으로 소수자 집단일 수밖에 없다. 전세계 어느 의대를 간다고 해도 바뀌지 않을 명제인 것이 사실이다. 사회에서 인식하는 시선 역시 의과 대학을 "진료를 보는 의사 양성소"로 생각하지, "의과학 연구자를 양성하는 집단"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의대생을 넘어, 의사라는 집단으로 확장을 해도 연구를 하는 의사는 진료를 하는 의사 집단에 비하면 항상 소수 집단일 수밖에 없다.

당연히 기초 의학을 전공하는 사람은 항상 소수다. 매년 학교마다 1-2명씩 나오면 그나마 시행착오의 경험을 전수할 수 있겠지만, 그런 경우는 거의 드물다. 대부분의 의대를 나온 기초 의학자는 숙명적으로 시행착오를 온몸으로 받을 수밖에 없고, 항상 소수자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는 혹은 대다수는 그 시행착오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묵묵히 자기 할 일을 해 간다. 아울러 우리가 속한 그룹이 사회에 조금 더 다가갈 수 없을까 하는 고민을 항상 한다. 다수가 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우리가 무엇을 하는지는 알리려고 노력을 하고자 한다. 그렇게 조금씩 알리다 보면, 의대가 의사를 양성하지만, 의학을 연구하는 연구자를 양성하는 공간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인식이 확대될 것이다. 아울러 그것들이 축적되면 그 길을 가는 후배들이 거치는 시행착오 역시 조금은 줄어들 것이다.


전 의과대학에서 기초의학을 전공하는 MD입니다. 이 분야를 선택하는 MD가 거의 없지만 (전체졸업생의 1%도 안됩니다.) 연구에 흥미를느껴 선택했고 새로운 사실을 발견한다는 매력을 주는 연구가 너무나도 재미있습니다. 이 분야로 와서 제 친구들은 다들 전문의가 되었으니 벌써 여기온 지도 꽤나 되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가끔씩 보이는 MD PI 매도 때문입니다. 브릭에서 글을 읽다가 한 분이 댓글을 적은 것을 보고 이 글을 씁니다. 그 댓글에 단 내용과 비슷하지만, 다시 한번 글을 적어봅니다


(브릭에도 이 글을 올려 두었습니다.)


실제로 BRIC이라는 공간이 있어서 저는 참 많은 도움을 받습니다. 제가 한 번쯤을 했을 고민과 해봤지만 고민되는 상황에 대해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선배들의 답변을 보면서 정말 "솔로몬의 지혜다" 라고 느낄 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런 답변을 보면서 그 사람이 MD인지 PhD인지에 대한 고민은 하지 않습니다. 답변을 한 그 사람의 "답변"만을 보지, 그 사람이 어떤 "직함" 을 가진지를 보지는 않는다는 말입니다.


이 부분은 PI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분야에 몸담은 이후로 다양한 논문을 읽어보았지만, 일부 논문을 제외하고는 그 논문에서 그 사람이 MD인지 PhD인지를 밝히지는않습니다. 심지어는 PhD를 받지 않은 사람도 노벨상을 받을 수 있는 작금의 현실에서 (물론 운이 좋았다고 있겠지만 현재는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이 주가 아닙니다.) 그 사람의 백그라운드나 위는 그 사람이 가진 과거를 표현할 뿐이지, 그 사람을 속한 집단을 100% 반영하고 있을 수 없습니다


저 역시도 연구분야가 임상과 기초를 동시에 반영하는 중개 연구라는 특성상, 다양한 형태의 PhD 선생님과 MD 선생님들을 보게 됩니다. 세계적으로도 나가봐도 마찬가지이고,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의 결론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한 사람만으로 집단을 평가할 수도 없고 평가해서도 안된다"


제 주변을 보면 정말 열심히 연구를 하시는 의과대학 교수님들이 많으십니다. 그리고 대부분 학생을 자식처럼 대하고, 교육이라는 수단이 학생을 얼마나 변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책임을 다하시려는 분도 꽤나 많습니다. 대부분은 의과대학 특성상 MD이지만 PhD 교수님도 계십니다. 물론 분들은 절대 MD PhD라는 학위로 구분지어질 수 없습니다. 왜나하면 각기 교수님들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물론 압니다. 예전에는 일부 몰지각한 임상에 계시는 혹은 연구나 실험을 모르시지만, 연구비를  MD 중 일부가, 척박한 대우와 인격적인 고통을 대학원생이나 연구원에게 강요한 일례들이 있다는 사실을 압니다. 저도 그런 사람을 알고는 있습니다. 근데 제 기준에서 보면 "그 사람은 그 사람" 일 뿐입니다. 제 기준에서 보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을 하는 PhD PI도 있고, 정말 천사같고 인격적으로 본받을 만한 MD도 있습니다. 그들도 다 그냥 명의 사람일 뿐입니다. "절대 이들이 집단을 대변할 수는 없다"는 사실만이 제 기준에서는 변하지 않는 사실일 뿐입니다


현재 의과대학이나 병원에서 중개연구나 임상을 기반으로 하는 연구를 수행하시는 교수님들을 보면, 인격적으로 연구원을 대하고 여러 처우에 대해 신경을 쓰는 경향이 예전보다 많이 늘었고, 그런 추세는 앞으로 지속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실험을 잘 모르는 임상의사들은, 좋은 PhD를 연구 조언자로 생각하고, 연구원들을 자신이 잘 모르는 실험을 할 수 있는 협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사람 일이란 것이 경우에 따라서는 안 좋은 일이 발생할 여지는 있으나, 이 역시 자연대나 다른 공대 부분에서도 발생 가능한 확률의 일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색안경을 끼고 자신에게 발생한 안 좋은 현상을 바라본다면,  마치 그 사람이 MD이기때문에 발생한 것처럼 여기게 되는 과학적 오류를 범하게 됩니다. 논리적 근거의 심각한 비약이라 볼 수도 있겠지요


제가 받은 의과대학 6년의 교육, 그리고 제 주변 친구들이 받은 5년의 수련기간동안, "연구원을 막대하고 아래 사람을 인격적으로 대우하지 말라"는 교육을 받은 기억은 없습니다. 자연대나 공대에서도 이런 교육을 주는 곳은 없을 것입니다. 


만약 문제를 발생시킨  PI가 있다면 "그 사람이 문제"인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람의 발생할 빈도는 당연히 인간 집단인 이상 어느 조직이든 비슷하게 발생할 가능성이높습니다.(이런 것은 통계처리하기도 어렵고 통계처리한다고 한들 어떤 기준을 적용할지 애매합니다. 사회학에서 이용되는 "인간집단은 정규분포를 이룬다"는 가정을 넣었습니다 - 사족)


다만, 연구원의 다수는 MD이기보다는 PhD이거나, 석사를 마친 자연대,공대 학생일 가능성이 높고, 그 사람들이 병원이나 의대에서 일할 확률이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선택적으로 MD 밑에서 일한 사람이 불만을 제기한 N수가 높을 는 있지만, 그 비율은 정확히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 그 글을 본 사람이 "MD라면 그래" 라는 색안경을 끼고 본다면, 내 결론이 맞았군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만약 대학원생이 안 좋은 일이 생기거나, 연구원이 부당한 처우를 받아서 글을 올리면,  "PI MD인가요?" 하는 댓글이 있거나,  "MD 밑에서 일하면 원래 그래유~" 하는 댓글을 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근데 아니요 "PI PhD에요" 라고하면, "PhD 밑에서 일하면 원래 그래요~" 라기보다는 "이상한 교수를 만나면 고생입니다" 하는 댓글이 다수가 됩니다.  


안 좋은 사건을 저지를 PI MD라면, MD라서 당연한 것이고, PhD라면 그 사람이 예외적인 특수한 상황이라고 보는 것은 과학적 토론의 장인 BRIC에서 어딘가 모르게 과학적이지 못하다는 씁쓸함을 남깁니다. 그 사람이 문제인 것이지 MD 집단 자체가 매도될 필요는 없는 것 같은데 말입니다.


제가 주장하는 바가 절대 MD가 착하다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소위 말하는 쓰레기같은 PI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PI도 그저 사람일 뿐입니다. 그 사람이 MD PhD냐는 사실은 그 집단이 그러하다고 말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PI는 절대 집단을 대변할 수 있는 깜냥을 가진, 소위 말하는 대표성을 가진 예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이제는 자정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댓글을 보면 MD 밑에서 일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라는 글도 종종 보입니다. 제가 바라는 바는, 그냥 그 이상한 PhD를 만나면 이상한 교수라고, 운이 없는 케이스라고 바라보듯이, PI로서 MD를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냥 그 사람은 이상하고 쓰레기같은 교수일 뿐입니다. 그 사람이 MD라는 사실이  MD 모두다가 그럴 것이다고 매도되는 것은 너무 슬픕니다.  


쓰다가보니 글이 길었습니다. 공감하시는 분도 있을 것이고, 당하신 분 입장에서는 공감하실 수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 좋은 일을 겪으신 분께는 이 자리를 빌어 기초연구를 하는 제가 대표성을 띨 수는 없겠지만, 유감스러운 일에 대해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대신 전하고 싶습니다. 


모든 MD들이 다 그런 건 아닙니다.


2015.6.10 update.

MD 기초의과학자 연합 심포지움을 소개하기 위해서 이렇게 글을 포스팅합니다.


전국적으로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기초의학교실에 남아 연구를 하시고 계시는 신진 MD 기초의과학자 (석박학위생, postDoc 및 최근 조교수 발령자)는 소수에 불과합니다. 전국에 30여명정도라고 추축하고 있지만, 다같이 모일 수 있는 학회나 모임이 없기 때문에 정확하게 파악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어떤 분이 어느대학, 어느교실에 남아서 연구를 하고 계시는지, 그리고 어떤 상황에 계신지를 알아야 서로 도움을 줄 수 있고, 더 나아가서는 공동연구를 통해 훌륭한 연구 성과도 도출할 수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따라서 MD 기초의과학자가 소수에 불구하지만, 서로를 파악하고 교류를 통해 의학 연구와 교육에 시너지를 만들어 보다 큰 목소리를 낼 수 있으리라 생각이 됩니다.

같은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끼리, 과정 동안의 힘든 점에 대해서 또 성공한 선배들의 사례에 대해서 접해봄으로써 힘든 연구자의 수련 과정에 힘을 얻을 수도 있고, 든든한 파트너를 얻을 수 있겠습니다. 또 서로 지역과 연구분야는 다르지만, 이러한 네트워크를 통해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고 더 나아가 한 단체로써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 때가 오리라 생각이 됩니다.

최근 우수인재들이 의과대학으로 몰림에 따라, 정부에서도 기초의학 연구에서 MD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고, 실제로 의과대학에 진학하는 후배들 중에서도 기초/임상 연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어 저희 신진 MD 기초의과학자 연합 심포지움은 많은 분들에게 관심이 대상이 될 수 있고, 또 의학계의 여러 힘든 사정들로 진로에 고민이 많은 후배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작년 (2013719)계명대학교 의과대학 (대구)”에서 제 1회 신지 기초의과학자 연합 심포지움을 개최하였습니다. 관련 자료를 참고해 보세요

제1회 신진 기초 의과학자 연합 심포지움 소개 (2013.7.19)

전국에서 20명정도 MD 의과학자 분들이 모여 각자의 연구분야도 발표하고 소통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를 통해 새로운 동료를 알게되었고,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올해도 2회 신진 MD 기초의과학자 연합 심포지움을 계명대학교 의과대학 (동산의료원)에서 개최하려 합니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 많은 의과학자분들을 모시려고 하고 있습니다. 또한 Plenary lecture, 포스터 세션 등 좀 더 다양한 시간들을 마련하였고, 의사협회 연수평점 또한 드릴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일시는 829일 금요일 오전 10부터 시작하며, 마치는 시간은 오후 5입니다.

장소는 대구 중심에 위치한 동산의료원 (계명대학교 의과대학 동산캠퍼스)3층 마펫홀입니다. 동대구역에서도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 타지역에서 오시는 분들에게도 큰 부담이 되시지는 않으실 것 같습니다.

 

세션 I에서는 Plenary lecture "System Biology"에 대해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은퇴) 엄융의 교수님께 강연을 부탁드렸고, 세션 II에서는 최근 조교수로 발령받으셔서 의과대학 기초교실에서 연구 및 교육에 힘쓰고 계신 젊은 교수님들의 연구에 대한 강연을 마려하였습니다. 마지막 세션 III에서는 PostDoc.으로써 의과대학 기초교실에서 수련 중이신 젊은 MD 선생님들의 연구에 대한 강연을 마련하였습니다

심포지움 이후에는 의과학자들 간의 친목을 도모할 수 있는 유익한 교류의 시간 또한 준비하였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연구 분야의 M.D. 기초 의과학자 분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고 생각이 됩니다. 또한, 이러한 심포지움을 통해 기초-임상 중개연구(Translational Research - 참고 하실 분은 링크로)의 발판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무쪼록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 주시고, 또 참석하여 주시어 각자의 경험과 최신 지견을 나눌 수 있는 유익한 교류의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아무쪼록, 편안한 마음으로 참여하여 많은 정보와 동료를 알게되는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참고로, 아시는 분이 없어 혼자 오시기에 어색하시더라도 언제든지 연락을 주시면, 반갑게 맞이하여 필요하신 부분을 채워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연락처 : 김신 (god98005@dsmc.or.kr), 박재형 (physiopark@naver.com)

 

해외 유학, 이전에 비하여 진입장벽이 많이 낮아지고 누구나 마음만 먹고 체계적으로 준비하면 길을 개척하기가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외국에 있는 학교에서 공부한다는 것을 나와는 먼 이야기 정도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내어 도전하시고자 하는 분들과 도전을 고민하고 계신 분들을 위하여, 제가 박사과정 유학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경험담을 소개할까 합니다. 참고로 우리나라에서 유학을 떠날 때 가장 많은 분들이 가시는 국가가 미국이기도 하고 저 역시도 박사과정 미국 유학을 준비하였기 때문에, 이 글은 따로 언급하지 않는 한 전적으로 박사과정 미국 유학을 기준으로 쓰여졌음을 미리 말씀 드립니다.


1. 유학의 계획

국내에서 석사과정을 하던 시절, 처음으로 유학이라는 길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앞선 연구 환경에 매료되기도 하였으며, 모교의 좁은 울타리를 벗어나고 싶었던 마음도 유학을 결심하는데 큰 동기가 되었습니다. 다만 제 경우에는 계획만 세운 채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약 3년 가량 미루어야만 했었습니다. 긴 기간 동안 미루다 보니 그 사이에 가정도 꾸리게 되었고 당초 목표하였던 계획은 날로 흐려지고 있었습니다.

전문연구요원 복무 마지막 해였던 작년 3월경, 유학 계획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생각에 아내와 함께 유학에 필요한 시험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학교에 가고 싶은지, 어느 교수 밑에서 학위과정을 할 것인지, 그리고 무엇을 연구할 것인지에 대한 조사가 끝난 다음에 시험 준비를 하는 방법도 있지만, 그러기에는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시험 공부를 하다가 지칠 때에는 잠시 손을 놓고 정보를 검색하는 방법으로 이 두 가지를 병행했습니다.


2. 유학 준비 기간

일반적으로 박사과정 유학 준비를 성급하지 않게 하려면, 

유학을 가서 공부를 시작할 학기를 기준으로 최소 1년 이상, 보통 1년 6개월 정도의 준비 기간이 필요합니다.

유학 계획을 세우는데 참고가 되도록, 3월에 준비를 시작하여서 이듬해 가을학기에 입학하는 것을 전제로 전체적인 유학 준비 일정표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이 일정표를 토대로 개인의 사정에 맞게 각 과정별로 소요되는 시간을 조절하신다면 계획적으로 유학 준비를 진행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인쇄용 버전 다운로드:GradApplicationTimeframe_rev1.pdf

미국의 첫 학기는 가을에 시작합니다. 9월 1일이 대부분의 학교의 첫 개강일입니다. 석사과정의 경우에는 9월 1일에 시작하는 과정 외에도 3월 1일에 시작하는 봄 학기 코스, 그리고 일부 쿼터제 학교의 경우에는 학기에 상관없이 수시로 학생을 모집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박사과정의 경우 절대다수의 학교가 가을 학기에만 신입생을 모집합니다. 봄 학기 신입생을 모집하는 경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극히 소수의 인원을 모집할뿐더러 research assistantship (RA, 연구조교장학) 같은 재정지원 혜택을 받기가 어렵습니다.

9월 1일에 시작하는 가을 학기에 등록하기 위해서는 그 직전 년도의 11~12월 정도에 원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학교마다 마감 기간이 다르지만 빠른 학교는 11월 말, 일반적으로는 12월 중순, 늦은 학교도 1월 중순 정도가 되면 대부분 원서를 마감합니다. 그리고 이 원서를 작성해서 제출하기 위해서는 몇몇 시험 점수가 필요하며 이 시험 점수를 획득하는데 약 6개월 내외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물론 만족스러운 시험 성적을 얻는것이 호락호락하지 않은 관계로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어서 때로는 시험 준비에만 1년 이상의 시간을 가지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시험 점수는 응시일을 기준으로 약 2주 후에 나오게 되며, 시험 점수가 나온 후 각 학교에 리포팅하는데 또 2주 이상이 소요됩니다. 따라서 원서 제출 마감일보다 최소한 한달 전에는 모든 시험 응시가 끝나야 합니다.

대학원 진학 원서와 함께 제출하여야 하는 필수요소로 SOP라고 부르는 Statement of PurposeLOR이라고 부르는 추천서(Letters of Recommendation)가 있습니다. SOP는 왜 대학원 과정에 지원하는지에 대하여 각 과별 교수들로 구성된 입학생 선발 위원들(admission committee members)을 논리적으로 설득하기 위한 글입니다. 저는 SOP를 작성하는데 약 3주, SOP를 각 학교와 지원 분야에 맞추어 수정하는데 학교 당 2~3일씩 추가로 소요되었습니다. 총 2개월 가량을 SOP 작성에 투자하였는데요, 이 기간에는 석사과정 때 지도교수님을 포함한 교수님들께 추천서를 부탁드리는 일도 병행했습니다.

이처럼 시험 준비 및 응시, 시험 성적 제출, SOP 작성, 추천서 요청, 각 학교별로 요구하는 재정서류 마련 등 지원 마감일까지 준비하여야 하는 것들을 다 마치기 위해서는 8개월 이상을 할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늦어도 3월 정도에는 집중적으로 준비를 시작해서 연말에 지원을 하고, 이듬해 가을학기에 학업을 시작하는 것이 이상적인 유학준비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계획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3. 유학에 필요한 시험

대학원 유학을 위하여 필요한 시험의 종류는 다양합니다. 어느 분야를 전공할 것인지, 어느 과정에 지원할 것인지, 어느 국가로 가게 될 것인지, 세부적으로는 어느 학교에 갈 계획인지에 따라서 시험의 종류 및 획득하여야 하는 점수가 달라지게 됩니다.

시험 종류 

 일반대학원

전문대학원 

TOEFL

V

IELTS

GRE

 

GMAT

 

경영전문대학원

LSAT

 

법학전문대학원

MCAT

 

의학전문대학원

DAT

 

치의학전문대학원

PCAT

 

약학전문대학원

TOEFL이나 IELTS는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들의 영어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시험입니다. 미국에 소재한 학교들의 절대다수는 영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TOEFL 점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TOEFL 점수 대신 IELTS 점수를 제출하더라도 인정해주는 학교가 점차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그래도 미국은 아직 TOEFL의 나라입니다. 최소 점수도 학교마다 다르고 teaching assistant (TA)를 하기 위한 점수는 더 기준이 까다롭습니다. 준비기간은 보통 3개월 이상 소요되지만, TOEFL에 앞서 GRE를 먼저 공부한 경우에는 GRE에 포함되지 않는 영역인 Listening, Speaking 섹션만 1~2개월 정도 집중해서 보충 학습하더라도 나쁘지 않은 점수를 얻는 것이 가능합니다. 저 역시도 GRE 성적을 먼저 얻었기 때문에, 그리고 평소 Listening과 Speaking은 남들에 비해 괜찮은 실력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GRE에 비해 쉬운 TOEFL 점수를 얻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GRE는 미국의 일반대학원을 진학하고자 하는 거의 모든 학생이 (자국민 포함) 점수를 얻어야 하는 시험입니다. 연간 최대 5회까지 볼 수 있고, 한번 시험을 보고나면 최소 21일 이후에 다시 응시할 수 있습니다. 

Verbal Reasoning(언어), Quantitative Reasoning(수학), Analytical Writing(분석적 글쓰기)의 세 가지 섹션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의 경우 수학은 쉽게 고득점을 올리는 경향이 있으나, 언어와 글쓰기 섹션은 고득점하기 쉽지 않습니다. 일반적인 준비 기간은 4개월 내외입니다. 한두번에 원하는 점수가 나오지 않는 경우를 대비하여 5~6개월 정도 안에 점수를 받을 수 있게 넉넉하게 계획을 세우는 것이 권장됩니다.

저는 8월 중순 출산 예정이던 아내와 함께 시험을 준비하여야 했던 터라 4월부터 공부를 시작해서 6~8월 3개월 동안 GRE 성적을 만들고, 아내가 산후조리원에 있는 기간을 이용해 TOEFL 공부를 하여서 9~10월에 TOEFL 성적을 만들자는, 지금 생각하면 아주 무모하고도 황당한 계획을 세웠더랍니다. 당시에 저는 전문연구요원으로 복무하느라 시험 준비에 전념하지 못하던 상태에서 GRE 시험을 6, 7, 8, 9월 이렇게 네번 보았는데, 7월 시험에 가장 고득점을 하였습니다. 만족스러운 성적은 아니었습니다. TOEFL은 제대로 공부도 안하고 경험삼아 보았던 9월 첫 시험의 점수가 나쁘지 않아서 이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경쟁하는 지원자들에 비하여 낮은 GRE 성적과 최소지원자격을 턱걸이로 넘긴 수준의 TOEFL 점수로 박사과정에 지원하는 것에 대하여 부담감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시험에 더 이상 시간을 쓸 상황이 아니었기에 더이상의 시간을 쓰지 않기로 결정하고 넘어갔습니다. 흔히 얘기하는 스펙의 부족인지, 시험 성적이 저조한 탓인지, 또는 그 두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결과적으로 admission을 선뜻 내어준 학교는 적고, 글을 쓰는 현재 많은 학교들이 pending 상태로 대기 중입니다. (다만, 현재 admission을 받은 학교가 제가 원하던 리스트 중 탑에 있어서 그쪽으로 조만간 결정할 것 같습니다. 다른 학교에서 추가 admission이 온다고 할지라도 마음이 변할 것 같지는 않네요.)  

여기까지는 저의 미국 박사과정 유학 준비의 가장 앞 단계에 대한 경험담을 글로 담았습니다. 제 개인의 경험담을 토대로 글을 쓰다보니 유학을 준비하는 특정한 한가지 방법에 치중되는 설명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제 경험이 누군가가 유학을 계획하는데 하나의 참고사항이 된다면 하는 바람으로 글을 작성하였습니다. 이어서 작성할 2편에서는 학교의 선택연구분야의 선택, 연구그룹 PI에게 이메일을 보낸 과정들, 그리고 지원에 필요한 다양한 서류들(Statement of Purpose, Letters of Recommendation, Curriculum Vitae 등)을 준비하는 과정에 대하여 다룰 예정입니다.

혹시 궁금한 사항이 있으시면, 댓글로 문의 남겨 주시면 답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014.4.13 추가로 질문에 대한 답변 정보 올립니다. 간혹 개인의 예전 경험과 실제 시험 정보가 다르거나, 기존 기준들과 현재 기준이 달라,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계신 분들이 계셔서, 레퍼런스를 추가합니다. 아울러, 이 자료 역시, 현재 시점 2014년도 4월을 기준으로 작성되어 있기에, 추후에 정보가 변경되어 있을 가능성을 항상 내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잘못된 정보가 있다면, 업데이트나 질문을 남겨 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Bernard님께. 

저희 MDPhD.kr 블로그에 대한 관심과 관련 개인 경험 공유에 대해서 감사의 말씀 전하면서 답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시행되는 Revised GRE가 도입되기 이전에 시험을 치셨다면 기억하고 계신게 맞습니다. 저도 그때 시험을 치러 월말에 일본에 갔다가 월말 월초 두번의 시험을 치르고 돌아온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2011년Revised GRE 체계로 바뀌면서 한번 시험을 치르면 30일간 시험을 치르지 못하게 바뀌었고, 이게 2013년 7월부터는 규정이 너무 과하다는 의견을 반영하여서 21일 제한 규정으로 완화되었습니다. 

따라서, 한번 시험을 치르고 나면 현재는 21일이 지난 후에 다음 시험을 치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추가로 연속된 12개월 동안에 총 다섯 번의 시험만 허용되고 있습니다. 

참고하실 레퍼런스 사이트는 공식 ETS 홈페이지며, 아래 링크를 찾아 보시면 관련 규정을 찾으실 수 있습니다.  

https://www.ets.org/newsroom/news_releases/updates_gre_program_more_frequent_testing_prospective_graduate

따라서, 저희 블로그에 언급된

GRE는 미국의 일반대학원을 진학하고자 하는 거의 모든 학생이 (자국민 포함) 점수를 얻어야 하는 시험입니다. 연간 최대 5회까지 볼 수 있고, 한번 시험을 보고나면 최소 21일 이후에 다시 응시할 수 있습니다. 

는 언급하신 것처럼 틀린 정보가 아니라, 올바른 정보라고 생각됩니다. 다시 한번, 저희 블로그에 대한 관심과 관련 개인 경험 공유에 대해서 감사의 말씀 전하면서, 앞으로도 꾸준히 관심 보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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