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보는 친구들은, 고등학교 3학년 수능 입시를 마치고, 수시든 정시든 의예과로 입학하는 친구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은 고등학교 시절(혹은 재수시절)까지 열심히 공부해서 원하는 학교에 합격한 것을 또는 의과대학에 합격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제부터 곧 여러분들은 의대생이 됩니다.

 

물론 요즈음 재수를 해서 더 좋은 의대로 가고자 하는 드라이브가 있어서 수능 공부를 다시 한다거나 또는 수시를 다시 치는 학생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저희 때에 비해서 그런 이동이 조금 더 많이 늘어난 것 같긴 합니다. 제가 의대를 다니는 시절에는 재수로 다른 의대를 가고자 하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았던 것 같아요.

 

오늘의 글은 재수를 하는 학생들을 제외하고, 고등학교에서 의예과로 진학하는 학생들에게

 

1) 조금 더 의예과 시절과 본과 시절 그리고 장기적으로 어떠한 커리어가 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2) 그에 따라 의예과 시절을 어떻게 보내면 좋은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글을 시작하기 전에 하나 강조하자면, 사실 이제부터 여러분의 인생에는 정답은 없습니다.

 

여러분이 만들어가야 하는 것입니다. 물론, 의대 생활이 다른 과에 비해서  고등학교처럼 어느 정도 길이 정해져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두가 똑같은 의사가 되는 것은 아니기에, 이제부터 좀 더 주도적으로 본인의 인생을 개척해 나가면 좋을 것 같아요.

 

아마도 이 글을 보러 온 친구들은 아무래도 자기가 의예과에서 어떤 것을 해야 되는지 궁금해서 들어왔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보이고 적극적인 친구로 예상합니다. 그러니 이 글도 주체적으로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결국 요약하자면, 단기적으로 “의예과 2년”이라는 것에 치중하기보다는 전체의 인생 또는 큰 흐름에서 의과대학 과정이 나에게 어떤 커리어를 줄지, 그리고 이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좀 더 파악하고, 큰 목표에 맞춰서, 의예과를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에 조금 더 신경 쓰면 좋을 것 같아요.

 

노파심에 이야기하자면, 대부분 여러분들이 만나는 의예과 시절에 만나는 선배들은, 기껏 해봐야 1~2년 선배, 혹은 본과 선배(그래 봤자 본4) 또는 일부 아주 짤막한 시간으로 교수님 정도만 만나보기 때문에, 그들의 시각은 교수님을 제외하고는 단기적일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오늘의 글은, 좀 더 미래, 더 길게는 의대 입학 후 20년 정도의 커리어에 있는 사람이 하는 조언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렇기에 단기적으로는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일단은, 장기적으로 커리어를 알기 위해서 먼저 의대 졸업 후 전체적인 분포부터 보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저는 의예과 시절, 본과 시절을 다 보내고, 결국은 현재 시점에서 굉장히 만족스러운 연구 생활을 진행하는 기초의학자로 (예전에는 일부 임상을 보는 대학교의 의사과학자 교수로서) 학교에 소속되어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와 같은 커리어를 가는 사람은 결코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의과대학의 통계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DALL.E가 그린, the illustration of a typical doctor in a medical setting, formatted in a 16:9 aspect ratio

첫 번째, 큰 틀에서 본다면 의대를 마치면 커리어 상, 아카데믹(일반적인 대학병원 혹은 의대 교수라 생각하면 됩니다), 로컬(개원가라고도 합니다. 여러분이 보는 병원 의사라 생각하면 됩니다.) 그리고 그 외 벤처캐피탈, 창업, 회사의 직원 이런 다양한 진로들이 요새는 있습니다. 다양한 진로는 여전히 아주 소수이고, 대부분은 아카데믹, 그리고 로컬로 나누어진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두 번째,결국 의대를 같이 들어온 제 주변 동기들은 99% 정도 임상을 하고 있습니다. 동기 중에 저만이 기초 의학자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임상의 커리어에서도, 임상 진료를 하고 있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대부분은 개원가(로컬)에 나가 있고 나머지 10-20% 내외가 학교에서 교수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학교마다 다소간의 차이는 있겠습니다만, 거의 이 비율은 비슷하거나, 약간 교수 비율이 높거나 낮은 정도로 분포되는 것 같아요.

 

정리하자면, 임상(대다수) 안에서, 개원가 로컬 의사(대다수), 임상교수 (10-20%), 임상이 아닌 기초교수(소수), 다양한 진로(극소수)로 나누어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카데믹 안에 임상 교수기초 교수가 있고, 그 외 개원가 로컬과 다양한 분야 진로가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의대를 졸업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은 개원가에 있는 로컬 의사들입니다. 로컬은 여러분들이나 가족들이 아프게 된다면, 제일 처음 찾아가는 병원의 의사를 생각하면 됩니다.

 

개원가에 있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대부분 아침부터 저녁까지의 일과가 병원에서 “진료”를 하는 것입니다. 전문의 혹은 일반의로서 진료를 본다거나 등 다양한 형태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진료를 보게 됩니다. 통상적으로 개원가에 있는 사람, 꼭 개원을 본인이 하지 않았더라도 페이닥으로 일을 하는 사람, 개원을 한 사람 등을 다 포함해서 “개원가 혹은 로컬에서 일하고 있다”라고 합니다.

 

개원가의 업무는 굉장히 직관적으로 본다면 “진료”가 다입니다. 연구를 한다거나 또는 개인의 취미생활을 한다거나 이러한 일로 자유로운 자신의 외부 혹은 여가 시간을 쓸 수는 있지만, 통상적으로 근무 시간의 90% 이상이 진료를 보는 데 할애를 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분들은 대부분 연구에 큰 관심이 없고 진료를 보는 데 좀 더 특화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연구"라 하더라도 본인이 직접 연구를 한다기보다는, 어떤 특정 논문에 실린 최신 기법을 이해한다든지 또는 학회에 가서 다양한 발표를 듣는다든지 등 교육적인 차원에서 본인의 스킬을 연마해서 “진료”를 잘하는 것에 목적이 있습니다. 따라서, 본인이 어떤 전문 과목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서 진료의 양상은 다르겠지만 본인의 시간 대부분은 “진료”를 보는 데 사용하게 됩니다.

 

대부분 한 학년에 120-150명 정도 또는 작은 의대 같은 경우는 40명 정도라고 한다면 학교마다 성향의 차이는 조금 있는 것 같긴 하지만, 보수적으로 본다면 80% 정도 이상은 모두 개원가로 가게 됩니다. (아마도 90% 이상으로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들의 대다수는 개원가로 본인의 커리어가 결론지어질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두 번째 다수를 차지하는 아카데믹으로 가는 길은 병원 내의 스탭 또는 교원, 즉 교수 요원이 되는 것입니다. 교수 요원은 통상적으로 큰 병원에서 특정 환자군을 보는 세부적인 전문의가 되거나 또는 기초 영역에서 기초의학 영역에서 연구를 수행하느냐에 따라서 크게 임상 교수 혹은 기초 교수로 나누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DALL.E가 그린 임상 교수와 기초 교수 애니메이션

임상 교수인 경우에는 대부분의 시간에 환자들을 돌보고, 레지던트 전공의를 트레이닝하고,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연구를 수행하는 데 시간을 보낸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에 반해서 기초 교수인 경우에는 기초의학적인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 본질이기 때문에, 대다수의 시간에서 임상을 보는 시간은 굉장히 적거나 아니면 거의 없이 연구만 수행을 한다고 생각을 하면 됩니다.

 

그래서 굳이 비율로 따지자면 (물론 이것은 교수마다 굉장히 다르긴 하지만,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설명한다면) 큰 틀에서 본인의 근무 시간을 100으로 본다면, 임상 교수인 경우에는 진료가 대략 한 50%~60%, 30% 정도가 연구, 그 외에 나머지 비율(10-20%)이 그 외의 일들(교육, 행정 등)로 이루어진다라고 생각하면 될 같습니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 굉장히 임상에 훨씬 더 많이 포커스 되어서 진료를 90% 하는 사람도 있고, 논문에 훨씬 더 많이 포커스 되어서 70%까지 연구를 수행하는 임상 교수도 존재합니다.

 

그에 반해서 기초 교수인 경우에는 임상을 보는 사람인 경우에 대략 많아 봤자 10% 내외 또는 5일 중에 하루 정도, 그러니까 맥시멈 한 20% 정도(일주일에 4시간-8시간 정도)가 되는 것이 대부분 평균적인 것 같습니다. 저 역시도 임상을 할 때는 일주일에 4시간 외래, 4시간 수술 혹은 8시간 수술로 주당 평균 8시간 내외로 임상을 했습니다. 그리고 임상을 아예 보지 않는 기초의사들(대다수의 기초교수)인 경우에는 사실상 100%의 시간을 연구에 할애한다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렇지만 기초의사들은 상대적으로 대학원 교육에 조금 더 신경을 쓰고 행정이라든지, 학교 의과대학 자체에서 해야 되는 교육에도 조금 더 신경을 많이 쓰고 있기 때문에 임상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을 100이라고 한다면 연구80% 교육에 대략 10%~15% 정도, 학교 행정5%~10%의 비율로 시간을 보내는 것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이 경우에도 사람에 따라서 교육에 훨씬 더 많이 신경을 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행정가로서 학장님, 부학장, 센터장이라든지 이런 것에 신경 쓰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연구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적어지겠지요. 그에 반해 행정과 교육을 최소한만 하고, 연구에만 90% 이상을 할애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눈치가 빠른 친구들은 이미 알아챘겠지만, 개원가 로컬아카데믹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연구”입니다.

 

개원가 의사가 진료, 병원에 더 많은 시간을 쏟고 연구에 쏟는 시간이 거의 없는데 반해, 아카데믹으로 “교수”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의사들은 “연구”로서 자신의 커리어를 승부해야만 합니다. 이는 진료를 주로 보는 임상 교수도 예외는 아닙니다.

따라서, 궁극적으로 임상 교수 또는 기초 교수 이 두 가지의 직업은 학교에 적을 두고 있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연구의 위상이 상당히 크고, 그 연구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논문이 인생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율이 굉장히 높다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왜 학교에 머무르는 교수들에게 연구 혹은 논문이 중요할까요?

 

논문이라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도구적 측면”에서 직접적으로 바라본다면, 결국은 본인이 승진을 하는데 필수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조교수에서 부교수, 부교수에서 교수 이렇게 높은 직급으로 승진을 하는데 논문이 없으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논문이 없으면 교수에서 잘리기도 합니다.

 

이는 “학교”가 존재하는 이유와 동일합니다. 학교는 "교육"을 하는 기관이기도 하지만, “연구”를 통해서 새로운 것을 발견해 내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특히 최근의 추세는 “교육”보다는 “연구”를 통해서 각 학교의 위상이 결정되기 때문에, 이런 연구 능력을 보여주기 위한 수준 높은 “논문"이 필요하게 된 것이지요. 그리고 이 “논문”을 생산하는 사람이 바로 “교수”입니다.

 

그래서 학교에서는 “교수”에게 논문을 잘 생산하기 위해서 승진 요건으로 “논문” 요건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물론 승진에 논문-연구만 있는 것은 아니고, 교육, 지역 봉사 등이 있긴 하지만, “논문”이 가장 어려운 요건입니다)

 

즉, 어느 학교든지 간에 교수는 연구를 통해 나오는 “논문”이라는 객관적인 업적을 통해서 “내가 특정 분야에서 새로운 발견을 했다 또는 새로운 방법을 만들었다, 이러이러한 것들을 통해서 새로운 지식을 만들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것을 평가하는 것이 내가 속한 직장인 “학교”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교수들은 연구를 통한 논문 생산이 단기적으로는 직급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래서 교수에게는 연구가 필수적입니다. (그에 반해 로컬은 진료 수익이 평가의 잣대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바로 영향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모든 교수들이 승진만을 위해서 연구를 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이 영향력이라는 게 어쩌면 학교나 병원이 가진 순기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교가 교수들을 위해 좋은 연구 환경을 만들어서, 좋은 교수들을 끌어당겨서 연구를 잘하게 만들면, 그 학교의 위상과 영향력이 높아지게 됩니다. 즉, 학교나 개인 교수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연구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DALL.E,  an animated style illustration of researchers proudly standing on a winner's podium with their medals, each holding a pipette.

 

본인이 어떠한 연구를 하느냐에 따라서 수주할 수 있는 연구비의 규모라든지, 본인이 사회나 학계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다릅니다. 더 크게 본다면, “세계적인 수준으로 내가 연구를 하느냐 또는 국내를 대상으로 연구를 하느냐 아니면은 그냥 자잘하게 본인의 분야에서만 연구를 하느냐” 하는 것들이 나의 학계 영향력을 다르게 만듭니다.

 

다시 말하면, 내가 수행하고자 하는 연구가 어느 정도의 수준이냐에 따라서 내가 가질 수 있는 직업적 위상이 결정됩니다. 따라서, 많은 분들이 좋은 연구를 수행하고 싶어 합니다. 통상적으로 연구비의 수준에 따라서 연구의 수준이 결정되기 때문에, 좋은 연구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러고 나서, 그 좋은 연구를 통해서 경쟁이 심한 큰 연구비를 딸 수 있기 때문에, 연구를 굉장히 열심히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연구의 수준은 “논문”을 통해서 그래도 비교적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됩니다.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는 쉽지 않지만, 이를 예과생들 수준에서 이야기를 한다면 올림픽에서 금메달, 은메달, 동메달 그다음에 참가상 이런 식의 체계를 예로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메달을 따지 못하더라도, 국가대표 그다음에 국가대표 상비군, 동네 조기축구회 수준 등이 있지요. 다양한 분야의 선수들이 있지만, 그들이 어떤 “객관적”인 결과를 내느냐에 따라서 연금이나 개인의 위상이 달라지는 것처럼, 연구도 비슷한 측면을 가진다고 보면 됩니다.

 

직접적인 경쟁이라는 운동과는 결이 다르지만, 어쨌든 연구 각각이 가지고 있는 수준과 임팩트는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그러한 것들을 통해서 본인이 얼마만큼 연구비를 받을 수 있고, 그 연구비를 통해서 더 나은 연구를 해서 얼마만큼 큰 영향력과 새로운 발견,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는지 이러한 것들로 결정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구를 잘하는 것은 교수들의 커리어에 상당히 중요하게 됩니다.

 

세 번째는 연구 그 자체가 주는 즐거움인데, 이는 상당히 주관적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사람마다 다르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저를 포함해서 많은 교수들이 위 두 가지의 “실질”적인 이유보다 연구 그 자체가 주는 즐거움 때문에 연구를 수행하기도 합니다.

DALL.E가 그린  a group of joyful researchers celebrating their paper being featured on the cover of Nature

 

이러한 큰 틀에서, 이제 과연 의예과 2년을 어떻게, 그리고 본과 4년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에 대해서 좀 더 조언을 해볼까요?

 

첫 번째로는 의예과 학생들 본인이 롱텀 커리어를 어떻게 쌓을 건지에 대한 고민의 시간을 많이 가지면 좋을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의예과 시절을 보내고 본과에 들어와 보니, 나름 놀았다고도 생각하지만 제대로 못 놀았다거나, 혹은 예과 시절을 조금 더 알차게 보냈으면 어떨까라는 아쉬움을 가지기도 합니다.

 

저도 그러했거든요. 미국으로 교환학생도 가고, 열심히 놀기도 했고, 공부도 한다고 했는데, 지금의 커리어로 본다면, 영어를 빼고는 좀 아쉬움이 많은 것 같아요. 좀 더 깊게 연구 인턴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 좀 더 기술적인 공부를 했으면 좋았을 텐데.. 컴퓨터 언어를 좀 더 빨리 접하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있거든요. 이건 지금의 제가 기초의학 교수로서 연구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만약에 본인이 로컬로 나가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면 완전히 다른 예과를 보내면 더 좋겠지요.

 

예컨대, 본인이 개원가로서 병원에 있는 직업인으로서 또는 개원을 하는 경영인으로 또는 의사로서 생활을 하고자 한다면 제가 봤을 때 의예과 시절에 많은 에너지를 노는 데 써도 충분히 괜찮을 것 같아요.

 

논다는 것이 막 논다기보다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고, 그 과정에서 이런저런 상황에 처해도 보고, 자기랑 잘 안 맞는 사람과 맞춰가 보기도 하고 등등 말 그대로 본과 생활에서 경험하지 못하는 “인간관계”를 경험해 보면서 대면으로 사람을 대하는 것이 주인 로컬의 의사 생활을 준비하는 것이지요.

 

두 번째로는 좀 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즉, 획일화되지 않은 경험들을 많이 해보길 권장해요.

 

예를 들자면, 첫 번째의 조언에서 본인이 개원가 의사로 살아가겠다고 판단을 했다면, 경영학과의 수업을 듣는다든지, 아르바이트를 하든지 등의 어떠한 형태로든지 본인이 개원가에서 일을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것들을 해보는 것이지요.

 

만약에 이 당시에 조금 더 공격적인 친구들이 있다면 개원가의 진면목을 살펴보기 위해서 주변에 아는 사람을 통해서 개원가의 생활을 일주일, 2주일 정도 또는 길게는 한 달 정도 옆에서 지켜보는 것도 가능하겠지요.

 

저의 경우에는 제 가족들 중에 의사들이 많기도 했고, 동문회와 동아리 등을 통해서 선배들을 직접 찾아뵙기도 하면서, 간접적으로 이런 경험들을 해보고는 로컬은 가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결정하기도 했습니다.

 

요새는 이런 참관을 환자들이 싫어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문화가 어떤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의대생이라면 민감한 진료(산부인과, 미용 등)를 제외하고는 아직은 관대한 경우가 많은 것 같긴 합니다.

 

이런 경험들을 통해서, 개원가에는 어떤 힘든 일이 있는지, 이런 힘든 일을 내가 진짜 버틸 수 있는지 등을 직간접적으로 좀 경험하는 상황을 만들면 좋을 것 같아요. 아직 본과에 들어가기 전 시간이 많은 의예과 시절에.

 

이런 경험을 왜 굳이 의예과, 특히 본과에서도 실습 참관 수업으로 할 수 있는데, 왜 의예과 시절에 해보라고 하냐면,

 

의예과 시절은

  1.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아서 고민을 많이 할 수 있고
  2. 아직 투자한 시간이 많지 않은데 반해, 미래에 대한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다른 진로를 충분히 바꿀 수 있는 시간적 여력이 됩니다.
  3. 그에 반해, 본과나 전문의를 마치고 나면, 본인이 임상에 투자한 시간들이 너무나도 많아져 버렸기 때문에, 매몰비용을 고려해서 바꿀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4. 그리고 본인이 고등학교 때 막연하게 생각한 의사의 삶과 실제 개원가의 삶을 날 것으로  보기에, 생각과는 다르거나, 또는 비슷하다면, 본인이 어떻게 시간을 보내면 좋을지가 구체적으로 그려져서, 추후 의대 생활을 효율적으로 보낼 수 있기 때문에도 그러합니다.

세 번째로는 자신의 미래를 잘 모르겠다면, 무엇 하나에 미친 듯이 빠져 보는 것도 좋습니다.

 

예컨대, 춤을 추고 싶다면, 대학 내에서 가장 춤을 잘 추는 사람이 되어 보거나, 댄스 크루에 들어가서 다양한 커리어에 있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같이 공연을 해보는 것이지요. 게임을 하고 싶다면, 세계 최고 수준에 근접할 정도로 정말 즐기는 것을 넘어서, 최대한 잘하기 위해서 전략도 파보고, 과외도 받아가면서 게임을 해 보는 것이지요.

 

또는 과외를 한다면, 전설적인 과외선생이 되어 본다거나, 복수 전공을 통해서 수학을 해본다거나, 유튜브로 무언가를 만들어 본다거나 등등. 무언가 공부 말고도 한 분야를 자신만의 노하우로 2년 동안 끝까지 파보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공부와는 조금 멀어질 수 있겠지만, 실제로 끝까지 파보는 과정에서 각 분야가 가지고 있는 벽을 뚫는 방법을 익히게 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공부 말고도 정말 한 분야에 탁월하게 자신의 시간을 녹여내어 전문가가 된 세계의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인간”과 “전문인"에 대한 식견이 생겨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통해서 본인이 좀 더 독특한 형태의 대체 불가능한 의사가 되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경험이 여러분을 성장시키게 됩니다. 그리고, 이는 바쁜 본과나 전공의 시절에는 결코 가질 수 없는 경험이 되기도 합니다.

 

네 번째로는 연구에 빠져드는 것입니다. 세 번째 제안에서 좀 더 연구에 포커스를 두는 것입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그냥 해본다 수준이 아니라 "빠져든다는 것"입니다.

 

본인이 개원가로 갈지, 아니면 교원으로 갈지, 혹은 기초 연구자가 될지 임상가가 될지 모르지만,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고, 새로운 지식을 탐구하는 것을 좋아한다면, 바로 연구를 시작하는 것도 좋은 출발이라고 생각합니다.

DALL.E가 그린  an illustration showing an individual deeply engrossed in their specific field or task, surrounded by the tools and signs of their dedicated work.

 

의대에서 연구를 잘하는 것을 고등학교 시절에 비유한다면, 딱 들어맞는다고는 볼 수 없지만, 고등학교 시절의 “세특”과도 비슷합니다. 어떤 전문 과들은 논문이나 연구 영역을 내신보다 더 크게 평가하는 곳도 많기 때문에, 의예과 시절에 다양한 연구 경험을 쌓는 것은 추후 본과, 전공의 시절에 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연구라는 것이 단기간에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고, 최소한 3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데, 이 절대적인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시기가 바로 의예과 시절입니다.

 

아울러, 연구를 잘하면 본인이 연구를 평생 하지 않고, 개원가로 간다고 하더라도, 좋은 전공과목의 전문의가 되는데 큰 효과를 발휘하게 됩니다. (물론 전공의 과정은 종합적인 직업인을 뽑는 과정이기 때문에 한 가지로 평가되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많은 미국 의대생들이, 특히 경쟁이 아주 심한 “신경외과” 트레이닝의 경우에는 7년의 레지던트 과정에서 무려 2년을 연구를 수행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경외과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2년 연구 수행을 위해서 본인의 연구 능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고, 실제로도 연구를 잘하는 MDPhD 학생이나, 연구능력을 갖춘 사람들이 지원하고 매치됩니다.

 

그런데 실제로 신경외과 전문의를 받고는 연구를 지속하는 비율, 더 정확하게는 교원으로 아카데믹으로 남는 비율이 20%도 채 되지 않습니다. 즉, 연구 능력이 전공의 선택에서 자신의 미래인 개원가와는 큰 상관이 없지만, 지원 당시 자신을 더 경쟁력 있게 만드는 요소가 되는 것이지요.

 

이제 우리나라도 대부분의 큰 병원에서는 연구 능력이 학업 성적과는 별도로 크게 평가받는 곳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6년의 의대 시절에 국한되어 MD.PhD.를 하지는 않고, 엑스트라로 짬을 내서 연구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점점 많은 의과대학에서 이런 연구능력은 경쟁력 있는 지원자가 되기 위한 조건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의예과 시절에 연구를 수행하는 것은 그런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오늘은 의예과 시절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에 대해서 간략하게 이야기 나누어 보았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연구 커리어에 대해서 좀 더 깊게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실험실 의사과학자 전문연구요원 모집  (전문의, 의대, 치대 졸업 기초의학 전공자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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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연세의대 해부학 교실 오지원입니다. 이제 연세의대로 자리를 옮긴 지 7개월 정도 되었고, 대부분의 세팅을 마무리하였고, Whole Genome Sequencing을 포함한 여러 가지 연구 결과를 자체적으로 생산하게 되었습니다. 그간 도움 주신 분들 너무나도 감사합니다.
오늘은 추후 연구를 함께할 의사과학자 모집을 위해서 글을 올립니다. 혹시 주변에 의과학 연구를 하고 싶은 의과대학, 치과대학 학생, 전문의 선생님이 있다면 추천 부탁드리겠습니다.
아래는 최대한 담백하게 작성한 저희 랩 소개입니다.
본4 국시 준비, 전문의 시험 준비 시기이기에 여력이 없을 수도 있겠지만, 혹 관심이 있다면 언제든지 제게 연락을 주시면 좋겠습니다. (g1@yuhs.ac or ohjiwon@gmail.com)
 
첫 번째, 우리 실험실만의 특수한 이야기
1) 우리 실험실은 돌아가신 지 얼마 되지 않는 기증 시신에서 세포를 배양하고 장기를 적출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온전한 개체의 장기와 세포 다양성을 하나의 개체에서 생기는 이질적인 측면(Heterogeneity)을 비교 분석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현재 샘플 확보의 윤리적인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워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Post-mortem research (사후 시신 연구)를 세계 그 어느 곳보다 더 정확하고 경쟁력 있게 배울 수 있습니다.
2) Whole Genome Sequencing을 기준으로 Wet과 Dry 실험 모두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현재 저희 랩은 Single cell DNA sequencing, Long-read DNA sequencing (PacBio HiFi, Nanopore 등)과 같은 최신 분자 생물학 실험과 organoid, clonal expansion과 같은 세포 배양 실험 등의 Wet 실험과 전장 유전체 분석과 NGS 분석 등을 수행하는 Dry 실험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하나의 실험이 어떻게 시작되어서 어떻게 끝이 나는지를 하나의 실험실 안에서 모두 살펴볼 수 있고, 이는 추후 독립 연구자로서 큰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3) 현재 시점에서 이 분야를 선도하는 미국의 몇 개의 랩과 국내 최고 수준의 임상 교수님들과 다양한 공동 연구를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 중요한 질문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문제를 풀기 위해서 어떤 도구들이 존재하는지,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고, 내가 할 수 없고 도움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프로젝트를 통해서 배울 수 있습니다.
4) 또한, 해외 유수의 랩에서 포닥을 경험하고 국내 Biotech에서 CTO를 마치고 학문의 길로 다시 들어온 포닥 박사님, Nature 공동 1저자로서 논문을 쓴 포닥 박사님, 그리고 오랜 기간 연구원 생활을 하시다 해외에서 박사 과정, 그리고 국내 박사를 마치신 포닥 박사님 총 3분 박사님과 열정 넘치는 대학원 연구원 학생들과 함께, 의과학 연구에 관한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다각도로 배울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우리 랩 연구비 사정과 연세의대의 의사과학자 지원
1) 현재 우리 랩은 다양한 과제를 수행 중에 있습니다만, 그 중 하나인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을 통해 단일 연구자로서는 비교적 최대 금액의 연구비를 지원받고 있습니다. 2021년도에 선정되었고 2026년까지 지원받을 예정이기 때문에, 학위를 하는 동안 재료비, 실험비용, 시퀀싱 비용 등의 연구비에 대해서는 걱정 없이 연구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2) 위 포닥 박사님 중 2인은 독자적인 연구비를 수주하였고, 이미 랩에서 졸업한 박사 학생들이 박사 과정 중에 아산 의생명과학 fellowship, NRF fellowship을 수행하였기에, 필요에 따라 다양한 fellowship에 도전할 수 있고, 본인이 원한다면 적극적으로 도움을 줄 예정입니다.
3) 연세의대는 기초 전공의와 전문의 의사과학자에 대한 대우가 전국에서 가장 좋은 편입니다. 학교가 적극적으로 전주기적 의과학자 양성사업을 수행 중이며, 우리 랩에 올 경우, 의사과학자 양성 프로그램에 소속되어 세브란스 임상 전공의에 준하는 금전적 대우와 복지혜택을 받게 됩니다.
그 결과, 연구와 대학원 과정에서 의사로서의 자존감뿐만 아니라, 기초 전공의, 의사과학자로서의 소속감도 가지게 됩니다. 연세의대 내에서는 2022년 현재 27명이 의사과학자 프로그램에 소속되어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https://ymstp.yonsei.ac.kr/ko/ 를 살펴보면 알 수 있습니다.
4) 저 스스로도 의대를 졸업하고 연구자가 되는 과정 동안 시행착오를 많이 거쳤습니다. 그리고 2년 반 전부터 의대를 졸업하고 후 박사 과정으로 진학한 의사 과학자 1인을 지도하면서, MD 과정을 마친 이후에 어떤 과정을 거쳐야 좋은 의과학자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시행착오를 PI로서 고민했습니다. 그렇기에, 조금 더 편안한 환경에서 의사과학자 과정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5) 연세의료원은, 세브란스 본원을 포함해, 암병원과 안과병원, 어린이병원, 심장혈관병원, 재활 병원, 치과병원 등이 모두 한곳에 모여 있어, 임상 연구에 있어서 상당히 진심인 교수님들과 연구자들이 시너지를 내고 있습니다. 그 결과. 노벨상 수상자 초청을 비롯해 내부 많은 교수님들께서 초청하는 최신 지견 세미나를 별 다른 이동 없이 내부적으로 접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항시 나의 지적 갈증을 채워주는 학문적 자극을 받을 수 있습니다. 추가로,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신촌이라는 공간은 서울이라는 도시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공간입니다.
 
세 번째, 우리 실험실의 연구 주제
1) 현재 저희 연구실은 사람을 연구합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장기가 어떻게 생겨나는지, 전능성을 가진 세포가 발생 과정 중 언제, 어떻게 장기가 되는지, 그리고 이들 세포가 평생 동안 어떻게 변하는지를 시신 유래 세포의 전장 유전체 분석을 통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2) 연세 의대로 옮긴 이후에는 단순한 초기 발생 단계를 넘어서 개체 수준에서 어떻게 장기가 만들어 지는지, 그리고 이들 장기가 돌연변이로 인해서 질병에 더 취약한지를 확장하여 연구하고 있습니다. 추가로, 각각의 세포들이 언제 운명이 결정되었는지, 종양 세포나 질병 세포로 운명이 결정된 세포가 존재하는지, 그리고 이들 종양 세포가 어떤 trajectory를 거쳐서 정상 세포에서 종양이 되고, 종양이 된 이후에도 어떻게 분화하는지를 활발하게 확장하여 연구하고 있습니다. 즉, 인간의 전 주기 세포 분열 발전사를 연구한다고 보면 됩니다.
3) 개인적으로 판단하기에는, 현재 이 분야 (Somatic mosaicism)는 학문의 문이 이제 막 열리고 있는 중이며, 개체 내의 다양한 병리적 생리적 Cellular evolutionary marching을 Somatic mosaicism이라는 이름으로 해석하는 시도들이 현재 나오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시점에서 후대에 회자 될 중요한 논문들이 주요 저널(Nature, Science, Cell)에 나오고 있고, 앞으로도 5년 이내에 나올 예정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저희 랩도 2021년에 Nature에 보고하였고, 현재도 이들과 어깨를 맞추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4) 감히 이야기한다면, 이른 미래에 현재 이 분야에서 나오는 결과들이 의학과 인간 개체를 바라보는 관점을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합니다. 즉, 값이 저렴해진 전장 유전체의 체성 돌연변이 분석을 통하여, 다양한 질병들이 Somatic mosaicism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설명되고, 질병에 대한 분석과 해석, 그리고 진단과 치료가 Mosaicism과 연계될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예컨대, 각 장기들은 몇 개의 세포로 만들어지는지,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장기들이 왜 특정 자극과 환경에 취약한지, 왜 특정 부위에만 특정 질환이 호발하는지, 왜 Germline mutation을 가진 환자들이 특수한 위치에만 질병이 발생하는지 등에 대한 근원적 답을 구할 지식을 우리가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보고 있으며, 이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5) 따라서, 본인의 전문성(특히 전문의의 경우)을 충분히 발휘할 장기에 관하여 깊은 연구를 수행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도 박사를 마친 후, 그 분야를 확장하여 평생을 거쳐 연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예컨대 우리 실험실은 심장, 신장, 간, 피부, 전이된 종양, 혈액, 면역 세포, 뇌, 두경부, 내분비 기관, 위, 소장, 대장, 눈, 귀 등 기증 시신의 모든 장기에 적용할 수 있는 실험 도구를 가지고 있기에, 본인의 전공을 응용하여 더 깊이 있는 연구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현재 의사과학자 프로그램은 KAIST 의과학대학원과 서울의대를 비롯해 다양한 좋은 프로그램이 이미 존재하고 있기에 저희 프로그램, 저희 연구실만이 답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많은 의대생, 그리고 전공의 선생님들께서 의과학 연구를 하고 싶지만, 절대적인 정보량의 부재로, 좋지 않은 선택을 해서 후회하는 모습들을 종종 보아왔습니다. 심지어는 박사 과정 이후, 극단적인 연구 혐오증을 가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최대한 자세하게 글을 쓰다 보니, 글이 길어 졌습니다. 긴 글은 페이스북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자꾸 글이 길어집니다. 지금까지 읽어 주신 것만으로도 너무나도 크게 감사합니다.
결론은, 의사과학자로서 연구를 진지하게 수행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최소한 연세의대 해부학 교실에 이런 사람이 있다 정도만 알려주셔도 좋겠고, 이 글을 직접 보고 용기를 내어 제게 연락할 친구가 있다면 더 없이 행복할 것 같습니다.
항상 그러하지만, 진학이 아닌 상담도 좋으니, 언제든지 편하게 연락을 해주시면 좋겠고, 의대생, 치대생, 전공의, 그리고 일반 대학원 학부생, 학위생의 상담 고민 역시 언제든지 환영이니, 메시지나 이메일로 제게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g1@yuhs.ac or ohjiwon@gmail.com)
제 스스로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최소한 제 후대에는 좋은 의과학자들이 많이 등장해서, 의사 과학자가 재미있는 연구를 통해서 행복해질 수 있다는 모습을 더 많이 보여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제가 지도교수가 된다면, 제가 할 수 있는 역량을 다 써서라도 최선을 다해 가르쳐 이들이 행복한 과학자가 될 수 있도록 멘토링할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해부학을 더 이상 고전적인 학문으로 바라보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고전적인 눈으로 바라보면 해부학은 오래된 학문, 발전이 없는 학문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특히 최신 기법을 활용하는 의과대학의 다른 과목과 비교하면 더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관점으로 기증된 시신을 바라보면, 동질성을 가진 한 사람의 다양한 조직과 이질적인 세포를 동시다발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를 제공하는 수단이 바로 해부 기증 시신입니다. 그렇기에, 해부학을 새롭게 바라보며, 새 분야에 뛰어들길 간절히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숭고한 희생 정신으로 본인의 몸을 연구와 교육을 위해 기증하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다시 한 번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신촌에서
연세의대 해부학 교실
오지원 드림.

P.S.2

혹, 이 글의 모집 시기가 지났더라도, 언제든지 페이스북 메시지나 이메일 상담글은 환영합니다. 

 

P.S.3

혹, 신분 노출이 부담스럽다면, 오픈 카톡으로 익명으로 연락해도 됩니다. 단, 대략적인 상황은 알려주면 상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며, 의대 입시 상담은 하지 않습니다. 

https://open.kakao.com/o/s8qDXyGe

 

참.... 정말 요새 너무 비판만 하는 것 같은데요... 2013년도에 시작한 프로젝트를 3년뒤에 평가하는 시스템. 멋지네요.

 

이름부터 잘못 지었고, 이름을 그렇게 지었으면, 노벨 과학상 프로젝트 답게, 장기적인 안목에서 평가해야하는 것 아닌가요?

 

제가 알기로 생의학 분야에서 제일 빨리 노벨상을 수상한 것이 콘버그 아저씨로, 1957년도 논문으로 1959년에 노벨상을 수상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따지고 보면, 이것도 오초아 아저씨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인데...

 

우리나라 노벨 과학상도 저런 초스피드를 요구하나요? 뚝하면, 3년안에 뚝딱...

 

뭘 이야기하고 싶은지. 뭘 지적하고 싶은지 충분히 알겠는데요... 근데, 매년 국정감사다 뭐다 하면서, 지적질하는 것보다는, 정말 장기적으로 지원할 수 있고, 변하지 않는 시스템 마련에 훨씬 더 힘을 쏟는 것은 어떠실런지...

 

참고로 올해 수상한 오수미 할아버지(?)는 25년 걸렸구요.

 

야마나카 아재는 좀 빨라서 2006년 논문, 2012년 노벨 생리 의학상 수상했으니 6년만에 받았지 않느냐고 한다면, 공동 수상한 가일(스트리트 파이트)을 닮은 거든 할배는 대략 50년 걸렸습니다.

 

말만 요란했던 건 사실이니 인정하겠습니다만, 이렇게 장기적인 관점 없이 뚝딱 만들고, 주패고~ 지적질하고, 다시 뜯어 고치고, 또 3년 뒤에 평가하고, 얄짤없이 국정감사 나와서 또 뚜드려 패고. 언론에서 북쳐구고, 꽹가리치면서 사물놀이 하면서 깽판치면, 도대체 소는 누가 키워요?

 

이 포스팅을 끝으로 한동안 지적질을 하지 않고, 생산적인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https://news.joins.com/article/20366649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 미국서 대학교수로 임용

한국의 첫 우주인 이소연(38)씨가 미국에서 대학교수로 임용됐다.25일(현지시간) 미국 지역 인터넷매체 조이시애틀에 따르면 이소연씨가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지역에 있는 피어스 칼리지의 겸임교수(adjunct professor)임용돼 가을학기부터 강단에 선다.보도에 따르면 UC버클리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마친 이씨는 박

news.joins.com

 

많은 사람들이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 씨를 비난하거나 지적합니다. 물론 충분히 공감가는 이야기이고 저 역시도 아쉽지만, 이 사안을 조금 다르게 보고자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사람을 비난하기보다는 이런 상황을 만든 시스템을 개선시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잘 아시겠지만, 사건의 발단을 살펴보려면, 2004년도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1) 2004년도에 과학 기술부에서 우리나라 최초 우주인을 만들겠다는 일념(?)하나로 2004년도 4월 21일 과학의 날을 맞이하여, 우주인 선발을 모집함.
1-1) 여기 가 보시면 알겠지만, 아주 세세하게 선발 기준을 마련하였고, 러시아와 우주협력협정도 맺음. http://news.joins.com/article/395357

2) 전국민을 대상으로 모집을 하였고, 대대적인 전국민 홍보와 방송국의 합작으로 2006년 4월부터 12월까지 선발 과정을 거쳐, 최종 후보 1위 고산씨와 2위 후보 이소연 씨를 2006.12.25일에 뽑았습니다. 그 과정을 보시려면, http://www.hani.co.kr/a…/science/science_general/180321.html 여기 가셔서 보시면 됩니다.

3) 두 명은, 러시아에 가서, 우주인이 되기 위한 훈련을 2008년까지 받았으나, 1위 후보였던 고산씨가 보안 관련 훈련 규정 위반으로 불과 한달 앞두고 2008년 3월 10일에 우주인 후보 고산씨에서 이소연씨로 교체.(그와 관련한 고산씨 인터뷰 http://monthly.chosun.com/client/news/viw.asp - 한동안 멘붕 왔다고 함...)

3-1) 사람들 마음 속의 1위였던 고산 후보가, 2위 이소연으로 변경되고 안티팬들 양성. 그렇지만 규정 위반은 없었음.

4) 이소연씨 2008년 4월 8일 8시 16분 39초에 우주로 순간 이동~ 11일간 체류. 오만가지 과학 실험 수행.
4-1) 참고로, 처음 선발부터 우주 이동까지, 우주인 배출 사업에 총 256억 2천200만원 투입. 2000원짜리 짜장면 1281만 그릇, 전국민이 블랙데이에 오순도순 나눠먹을 수 있는 양임.(커플은 안되요~)

5)우주 갔다오고 나서, 당당하게,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선임 연구원으로 근무.
5-1) 핵심포인트, 이때 우주인 선발 이후 조건은, 2년간의 선임 연구원 의무 복무 규정밖에 없었음. 당연히 더 오래 일하거나, 해외로 안 나갈 것이라고 윗대가리(?)선에서 생각한 듯.
5-2) 선임 연구원 기간 동안, 강연도 하고, 광고도 찍고 승승장구~ 연간 강연료 8천만원 정도. 광고료는 아몰랑~

6) 2012년 8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허가"를 받아 UC 버클리 Haas MBA 고고싱~ (사실상 이 기간 부터 한국보다는 미국 체류)

7) 2013년 8월 캘리포니아 우리 동네(OC)에서 재미교포 검안사(미국 국적)와 결혼

8) 2014년 6월 항공우주연구원 퇴사~ 본격적 미국 고고싱.

9) 2016년 8월 현재 미국 피어스 칼리지 겸임 교수로 근무.
9-1) 한국인들에게 2014년 부터 "우주급 먹튀" 혹은 "우주 관광"으로 나노 가루가 되도록 빻이고 있음. 최근 미국 교수직은 더 불을 붙이는 상황. 참고로 그럴 가능성은 없겠지만, 이소연씨가 시민권을 취득하고, 한국 국적을 포기하면, 우리 나라는 다시금 최초 한국 우주인이 사라지는 상황. 다시 선발 고고싱??

 

과연, 이 사건에서 이소연씨의 잘못을 차치하고, 시스템적인 잘못은 없을까요?

 

충분히 생각해 볼 만한 사안입니다.

 

우리나라는, 개인에게 책임을 많이 부여하고, 개인의 선택보다는 그 사람이 받은 혜택, 그리고 "그 사람에게 해준 게 얼만데.." 하는 올가미를 씌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소연씨가 우주인 선발에 지원했고, 그 과정에서 부정이 존재하지 않았고, 의무 기간조차 2년으로 설정한 상태에서, 한국 우주인 이소연의 먹튀에 대한 비난은,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도 가끔해 봅니다.

 

과연 한국 최초 우주인을 만드는 시점에서, 단순 홍보나, 뽑으면 "알아서 잘 하겠지" 하고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나요? 제대로된 후속 연구나 활용 방법을 마련하기 보다는, 개인에게 그저 이만큼 해줬으니 당연히 남아야 하는 것 아니냐? 라고 생각만 하고 있었던 것 아닐까요?

 

제대로 된 비전을 제시해서, 그 사람이 한국에 남는 것이 훨씬 더 개인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이소연씨에게 설득하지 못한 것은 아닌가요? 파격적 대우라고 하면서, 그저 선임연구원으로서 한국 최초 우주인으로서 공주 대접받으라고 한 것은 아닌가요? 그리고 맹목적인 애국심에만 의지하고, 그것을 은연 중에 강요만 했던 것은 아닌가요?

 

그리고, 과연 나 자신에게도, 저런 사람에게 세금을 투자해서 아깝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요? 그리고 저 사람의 행동을 비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물론 저 역시도 충분히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저 사람을 비난하기 보다는, 저렇게 만든 상황과 시스템을 비난하고, 저렇게 "떠날 사람"을 뽑지 않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안타깝게도 당시 선발 위원과 국민들은 그런 눈이 없었던 것이지요. 2위이긴 해도, 어쨋든 후보자리까지 갔으니, 우주인으로 선발되었으니깐요.

 

그리고 치명적일수도 있지만, 그 사람이 가진 외모로 그 행위가 더 가속화되고 혐오감이 더 확대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으신가요? 외모와 그 사람의 능력은 비례하지 않고, 독립 인자인데, 은연 중에 이를 연관시키는 것은 아닌가요?

 

전형적인 무계획, 전시행정의 주인공이 되어, 할만큼 하다가, 자신의 인생을 찾아간다고 해서 크게 비난받아야 하는 상황인 것인지... 오히려 이를 기획하고, 제대로된 후속 기반을 잡지 못한 사람들을 비난해야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절대적으로 후자가 정답이에요. 대부분의 경우에는.

 

260억은 결코 작은 돈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런 큰 돈이 잘못 쓰이는 것은 개인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시스템의 부재이고, 집단 병신론의 예시입니다. 아무쪼록 이 사건을 통해서 돈을 쓰는 사람들이 제대로 배우길 바랍니다.

 

아울러, 바이오 관련 연구비도 저렇게 한 사람에게 몰빵하다가 집단 병신론이 대두될 수도 있다는 걸 명심했으면 좋겠습니다. 한 사업단 돈의 크기는 얼추 비슷할껄요.

 

아.. 더 클 수도 있겠구나. 집단 "대"병신론이 나올수도..

 

https://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isori&id=8682&fbclid=IwAR1hgBPFuk2G4rrrRAh7ldCNkyXKK4WqFi5eHpmrse3b6q4VCLyHxMx4uSQ

 

정말 의대/의전 가면 생명공학 연구가 쉽나요?

쭉 글들을 읽어보니까 이렇게 결론나더라구요... 1. 의대나오면 연구실적, 연구능력은 생명공학과 출신보다 떨어진다.&...

www.ibric.org

한국 최고의 생명과학 커뮤니티인 브릭에서 이런 글이 있었습니다.

"쭉 글들을 읽어보니까 이렇게 결론나더라구요...

1. 의대나오면 연구실적, 연구능력은 생명공학과 출신보다 떨어진다.

2. 그렇지만 교수는 더 쉽게 된다.
정말인가요...?

충격이네요... 정말 헬조선인듯... 실적보다 간판이라니... "

여기에 개인적으로 답변을 달았습니다. 아래는 그에 대한 답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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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그 "의대"를 나와서 "기초"를 하고, 외국에 나와서 다양한 PhD 선생님들과 함께, 포닥을 하고 있는 MD 중 한 명입니다.

 

사실상 이제, 기초 의학 분야에서 MD와 Non MD의 경계는 무너졌다고 봅니다. 연구를 잘하는 MD도 있고, 연구를 못하는 non-MD도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연구력이 뛰어난 non-MD를 우대하는 의대들도 많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쉽다는 것은 항상 상대적인 것이고, 단순하게 하나의 잣대로 결정지을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얼핏 보기에, 저 사람이 연구력이 떨어져 보이고, MD라는 이유로 된 것 같은 사람도 존재하지만, 그 사람이 그 과정에 올라가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했는지 본인이 아니고서는 폄하할 수 없는 것이 이 바닥인 것 같습니다.

 

작성자분은 상위 대학에 있는 교수님들만 보시는 것 같은데, 전국에 아주 많은 수의 대학들이 존재하고, 그 안에 자연대가 존재하고, 생명공학과나 생물학과들의 교수님들로 표본을 늘이게 되면, 작성자 기준에서 "연구실적, 연구능력이 의대 출신보다 못하는" 교수님들도 상당수 존재합니다.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연구실적이 더 뛰어날 수도 더 뛰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보스톤 동네에 있는 "지방대"인 M대학이나, H 대학 기준에서 본다면, IF 10이상인 논문인 한빛사를 보면서, 실력도 없는 것들이 한국을 빛낸다고 자축한다고 볼 수도 있고(물론 그러지는 않겠죠), 아프리카 어느 대학 기준에서 보면, 아주 잘사는 나라에서 먹고 사는 일에 힘쓰지 않고, 귀족 과학을 한다고 부러워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제 알만한 사람들은, MD든 non-MD든 연구력으로 진검 승부 보는 상황이 연출된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런 글들이 본인의 입지를 더 고립시킬 가능성이 없는지 뒤돌아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저 역시도, 그 안에 들기 위해서 포닥 나와서 "non-MD" 교수 밑에서 PhD로서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어설프고, 주관적인 글로 상대방 집단을 내린다고 해서, 자신이 올라가지 않습니다. 그리고 억울하다고 부조리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더 늘어나지도 않구요.

 

개인적으로 MD, PhD 과정을 하면서, 의대 들어오는 것이 제일 쉬운 일 중에 하나였다고 생각할 정도로 진지하게 연구를 대하고 있고, 글쓴이의 지나가는 글로 인해 도매급으로 매도되면 안타까움이 크다고 느낄 정도로 진지하게 연구를 대하고, 고군분투하는 MDPhD 친구들과 선후배들이 주변에 아주 많습니다.

 

정자와 난자가 만나서 "사람"이 되는 것은 아주 쉬워 보입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다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지요. 그리고 따지고 보면, 정자-난자가 만나는 것도 엄청난 경쟁을 거쳐서 들어온 성공자들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저 "사람"이 된 것만으로 만족하기도 하고, 남들과는 다른 역량으로, 사회를 바꾸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왜 저런 인생을 사냐면 다른 사람들의 손가락질받고 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http://mdphd.kr/148

 

기초 의학을 선택한 의사라고 해서 모두가 교수가 되는 것이 아니다 !!!

Hibrain.net에서 기초 의학을 선택하면 무조건 교수가 될 수 있다는 글을 보고 쓴 글입니다. 일전에 교수가 되려면 "무조건 의대에 가서 의대의 "비 인기과"인 기초 의학을 선택하면 100% 교수가 될 수 있다"는..

mdphd.kr

http://mdphd.kr/120

 

(진로) 기초 의학자의 길. 과연 의대를 들어와서 연구를 해야하는가?

안녕하세요. 오지의 마법사입니다. 일단 의대라는 곳은 인체에 대해서 현재 가장 잘 배울 수 있는 학업 공간인 것은 사실이고,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아울러, 의대는 예과에서 배우는 자연과학, 본과 1학..

mdphd.kr

http://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isori&id=8682

 

정말 의대/의전 가면 생명공학 연구가 쉽나요?

쭉 글들을 읽어보니까 이렇게 결론나더라구요... 1. 의대나오면 연구실적, 연구능력은 생명공학과 출신보다 떨어진다.&...

www.ibric.org

 

http://dongascience.donga.com/news/view/6250/special&utm_source=fb?fbclid=IwAR3uNpZ2jdx77GUCE3Jvs1XfK_9Lg5IM9DeIDE1wb8qx5vI45eRlAY-aBUo

 

양자역학 도약 이끈 슈뢰딩거방정식은 ‘간통’ 덕분?

그와의 만남에 그녀는 수줍어 고개 숙였고…그의 소심함에 그녀는 떠나가 버렸다- ‘화양연화’왕가위 감독의 2000년 작품 ‘화양연화’는 간통을 소재로 하고 있다. 영화의 배경은 1962년 홍콩. 거실과 주방을 공유하는 공동주...

dongascience.donga.com

 

재미있는 동아 사이언스 기사이네요. 간략하게 정리하면, 과학계 간통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몰랐던 사실이라 흥미롭네요.

 

가끔씩 미국이나 유럽에서 들리는 이런 소식들을 보면서, 어찌 이들 서양 사람들은 과학적 업적(?)과 개인 사생활을 분리해서 생각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어찌보면, 과학적 발견이랑 업적은 개인의 사생활과는 별개로 다루어서 인정할 것은 인정하자는 관점에서 본다면 맞는 이야기 같아 보이고, 반대로, 우리 나라나 동양의 인식으로는 이런 갈아 마셔도 시원찮을... 완전 때려 죽일 놈이 되는 것이지요.

 

아마도, 슈뢰딩거 같은 케이스가 한국에서 나온다면, 노벨상을 탄 사람이라 할지라도, 일단 아고라나 네이트 판에서 불륜으로 엄청 털리고, 언론에서 엄청 또 한 번 털리고, 다음에서 교수직 박탈 서명 게시판이 열리고, 나무 위키에서 자세한 사건 사고 소식으로 정리가 되면서 결국, 기자 회견과 함께 교수직 사임, 전혀 관계가 없는 연구비 회수, 연구비 횡령 조사, 세무 조사 등등으로 털리겠죠. 생각해보면, 연구 업적과 개인 사생활의 영역인 불륜(?)은 큰 관계가 없어 보이는데 말입니다. 일종의 연좌제(?)인 셈이죠.

 

불륜이라서 조금 감정이 고양될 수 있어 보이지만, 상대적으로 이렇게 개인 사생활 영역과 연구 업적을 많이 연관시키는 사례는 우리 나라에서 많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에요. 예컨대, 위 슈뢰딩거 사건이 불륜이 아니라, 식당 내 갑질 사건으로 변환 시켜도, 위 이벤트가 반복될 것 같아 보이고, 개인의 영역에 있는 어떤 문제를 대입해도, 결국 사람들은 화가 나서, 교수직이나 연구직을 박탈하라는 이야기가 나올 것 같아요.

 

크게 본다면, 과연 이런 상황이, 즉 개인의 영역에 있는 사생활 문제가 공적인 부분이 연구 영역과 합쳐서 평가되고, 징벌을 주는 것이 합당한가의 가치 문제로 귀결된다고 볼 수 있어요. 제가 겪은 미국이나 유럽도 저런 문제에 대해서 신경을 아예 안 쓰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분리를 해서 적용하는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거든요. 예컨대, 불륜설이나 염문설로 화려하게 신문 1면을 장식하는 프랑스의 사르코지 대통령. 하지만, 이런 개인 사생활의 문제가 프랑스 대통령 수행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괜찮다고 인식하는 일반 프랑스 시민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과학적 업적 혹은 직업적 생활과 개인의 사생활. 과연 함께 다루는 것이 맞을까요? 아니면, 분리해서 업적은 업적, 개인 사생활은 사생활 영역으로 두고 나누어 다루는 것이 맞을까요? 그리고 만약 두 개를 나누어서 생각한다면, 우리는 그런 나눔(?)에 대해서 준비되어 있나요? 누군가 개인 사생활 문제가 있을 때, 사생활과는 별개로 업적을 인정하고, 과학적 가치를 존중해 줄 수 있을까요?

 

예컨대, 내 동료가 슈뢰딩거고, 저런 짓(?)을 하고 있다면, 양자역학의 토대가 되는 방정식은 방정식대로 인정하고, 개인 사생활은 별개라고 말하면서 신경쓰지 않을 수 있나요?


여담이지만, 장 폴 사르트르와 시몬 드 보부아르 커플로 대변되는 open relation 혹은 open marriage에서는 저런 슈뢰딩거와 아내 안네마리의 관계가 서로간에 합의가 된 관계이기에 정상(?)이라고 합니다. 도덕도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개념이라는 것이죠. 슈뢰딩거는 여기서 한 술 더 떠서, 이런 생활이 나의 창의성을 활성화하는데 더욱 큰 도움이 된다고 하고 있습니다. 즉, 일반인이 보기에 부적합한 개인 사생활이 궁극적으로 과학적 업적의 무궁한(?) 발전을 이루어 낸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저는 슈뢰딩거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습니다만... 

 

---------------------------------------------- 아래 기사 발췌------------------------

 

슈뢰딩거는 거의 평생 끊임없이 새로운 연인을 만들었는데, 그 자신이 간통을 해야 창조력이 생겨 연구가 잘 된다고 말할 정도였다. 실제로 1925년 비엔나에 사는 오래 전 여자 친구(끝내 실체가 밝혀지지 않았다)와 함께 스위스 아로사로 크리스마스 밀월여행을 떠나 현지에서 완성한 게 바로 슈뢰딩거 방정식이다. 만일 슈뢰딩거의 간통이 없었다면 우리는 지금 그 난해한 하이젠베르크의 행렬역학으로 양자이론을 배우고 있을지도 모른다.

 

슈뢰딩거가 이처럼 대놓고 이 여자 저 여자와 바람을 피울 수 있었던 건 역시 자유분방했던 아내 안네마리와 당시 유럽대륙의 사회적 분위기 덕분이다. 안네마리도 벡터의 개념을 정립한 천재 수학자 헤르만 베일과 간통에 빠져 있었다(베일의 아내도 다른 남자와).

 

한 걸음 더 나가 패보는 마크를 연구소로 영입할 계획을 세운다. 패보의 요청으로 린다는 남편에게 간통사실을 고백하고 마크는 며칠 동안의 고민 끝에 결단을 내린다. 즉 사생활과 연구를 구분하기로 한 것. 1998년 라이프치히에서 연구소가 문을 열 때 마크와 린다 모두 연구원으로 와 있었다. 패보는 스토네킹 가족과 한 집에서 살며 린다와 애정을 키웠고 마크는 새로운 연인을 만났다. 2005년 패보와 린다 사이에서 아들이 태어났다. 그 뒤 마크와 린다는 우호적으로 이혼했고 2008년 패보와 린다는 결혼했다.

어마 무시한 연구네요. 

 

외부 환경 조건이 한 종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 무려 60년 동안 연구한 일본 그룹이 있네요.

 

결과는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거긴 합니다만, 60년 동안 하나의 연구를 위해서 꾸준히 달려온 끈기를 본받을만 합니다.


심지어, 이 프로젝트를 담당한 PI는 2007년에 사망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프로젝트가 끝까지 갈 수 있는 일본의 분위기가 참 부럽기도 하네요.

 

결과를 잠시 소개하자면, 초파리를 60년 동안 어두운 곳에서 키우고, 그 과정동안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확인한 어찌보면 "단순한" 실험입니다.

 

다만, 1500세대를 넘어 키웠다는 것이 놀랄만한 사실이지요.

 

그 결과, 일반 종들에 비해서 냄새에 더 민감하고, 어두운 공간에서 휠씬 더 짝짓기에 유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실 어찌보면 당연히 예상 가능한 일인데, 과학이나 의학은 이런 "당연하게 예상 가능한" 일들이 "진짜 당연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도 아주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그냥 되더라~ 카더라~ 되지 않겠나~ 하면서 우겨서는 안되요. 꽝이 나거나 예상과는 다른 경우도 엄청 많거든요.

 

다만, 조금 아쉬운 점은, 본문에도 언급되어 있지만, 이런 세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초파리들의 DNA를 축적해서, 어떤 변화의 과정으로 거쳐가는지가 나왔으면 참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genetic population에서 한개의 external stimulus가 genetic variation을 어떻게 이끌어 내는지를 각 세대별로 구성하면 아주 재미있는 temporal genetics가 될 것 같은데, 그냥 단순히 결과만 비교해서 아쉬움이 남기는 하네요.

 

제 주변에 계신 한 분의 지도 교수님께서 아주 큰 연구비를 운영하시다가 갑자기 작고하셨는데, 그 이후 그 사업단이 산산히 부서지고, 사업이 끝나버리셔서 안타까워 하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는데, 결과를 잘 이끌어 내면서 랜딩할 수 있는

 

일본의 문화가 부럽기는 하네요. 하지만, 또 우리는 우리만의 장점이 있을테니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이런 실험한다고 하면, 음.. 너무 깁니다. 라고 뺀치 먹지 않을까요? 

 

P.S.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에 있는 학자들 역시 정규직이 아니라서 걱정은 하는 것 같네요. 기사 말미에 프로젝트 미래에 대해서 걱정하는 건.. 여전한 것 같습니다. 

 

좋은 과학자는 항상 수학을 잘 해야만 할까요? ^^

 

월스트리트 저널에 아주 재미있는 기사가 실렸네요.

 

결과적으로 수학보다 과학을 대하는 자세가 더 중요하고, 공동 연구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하네요.

 

영어로 된 원문이긴 하지만, 재미있는 기사 읽어 보세요.

 

E.O. Wilson shares a secret: Discoveries emerge from ideas, not number-crunching.

 

일부 원문의 부분을 한글로 번역해서 아래 발췌합니다.

 

---------------------------발췌----------------------

 

하버드대학에서 생물학을 가르치는 수십 년 동안, 저는 뛰어난 학부생들이 과학적인 경력의 가능성을 외면하고, 뛰어난 수학 기술이 없다면 실패할까봐 두려워하는 것을 슬프게 지켜 보았습니다. 이 잘못된 가정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필요한 재능과 인재를 빼앗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입자 물리학, 천체 물리학 및 정보 이론과 같은 몇 가지 분야에서만 뛰어난 수학적 유창성이 필요합니다. 과학의 나머지 부분에 걸쳐 훨씬 더 중요한 것은 개념을 형성하는 능력입니다.

 

수년에 걸쳐, 나는 수학자 및 통계학자와 많은 논문을 공동으로 작성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자신있게 다음과 같은 원칙을 제공 할 수 있습니다.

 

윌슨(저자)의 원칙 1호라고 부릅니다:

 

수학자와 통계학자로부터 필요한 협력을 습득하는 것이 수학자와 통계학자가 방정식을 활용할 수 있는 과학자를 찾는 것보다 훨씬 쉽습니다.

 

야심 찬 과학자의 경우, 중요한 첫 번째 단계는 깊이 관심있는 주제를 찾아 그것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그렇게함으로써, 그들은 윌슨의 원칙 2호를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모든 과학자에 대한, 자신의 수학적 능력의 수준이 우수성을 달성하기에 충분한 분야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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