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닥이란 용어를 많이 들어보셨죠?

 

하지만 정확히 어떤 일은 하는 건지, 그리고 어떤 학위가 필요한지에 대해서 모르시는 경우가 많으실꺼에요.

 

그래서 그에 관한 링크를 준비해 보았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거나, 여기를 클릭하시면 더 자세하게 글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바이오톡, Biotalk.kr의 운영자 오지의 마법사입니다.

 

제가 여러 랩에서 다양한 지식을 배우다 보니 느낀 점인데, 각 랩에 따라, 그리고 자기가 어떤 사수와 어떤 교수를 만나느냐에 따라서 개인의 연구자 인생이 확연하게 달라진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프로토콜의 차이를 차치하고서도, 랩마다 각기 다른 지식의 전달은, 결과적으로 자신의 운 혹은 운명에 따라, 연구자로서의 활동과 역량이 달라진다는 점을 의미합니다. 

 

그러다 보니, 개별 랩에서 아주 좋은 동료와 아주 좋은 교수님 밑에서 정말 운 좋게 연구를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생각보다 많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환경이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주변 정보가 부족해서, 다른 연구자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몰라서, 정보를 주는 사람이 적어서라는 점 역시도 알게 되었습니다. 

 

즉, 많은 사람들의 정보와 환경의 비대칭성으로 인해서, 재미있는 science를 재미있게 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팟캐스트 biotalk.kr을 런칭하게된 첫번째 이유가 있습니다. 거창하게 이야기했지만, 최소한 정보의 부재나 비대칭성으로 대학원생들이나 학부생들이 랩을 선택함에 있어서, 각자의 정보를 공유해서, 이런 상황을 개선시키자는 것이 본 팟캐스트의 목적입니다. 

 

생각해보면, 영어를 통하지 않고, 마음 편하게 생명과학, 의과학에 대해서 접근할 수 있는 루트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정보의 공급은 제한적인데 반해서, 이 정보에 대한 니즈나 대학원생들의 갈증은 아주 큽니다. 

 

실험을 하고 연구를 하는데 영어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영어와는 별개로, 과학을 하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지식을 대학원생들이 조금 더 편하게 느낄 수 있는 언어로 공유하면서, 지식을 늘이는 채널이 분명히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여기에 팟캐스트를 런칭하고자하는 두번째 이유가 있습니다. 

 

이런 지식과 정보들이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쌓이다 보면, 영어와는 별개인, 과학적 논리가 쌓이게 되고, 이는 결과적으로 많은 연구자들이 새로운 지식을 발견해낼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 질 것이라는 꿈을 꿔 봅니다. 

요약하자면,
1. 각 랩에 따른 교육의 편차.

2. 영어 정보에 대한 제약.  

의 상황에서, 이런 갈증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정보 공급자가 필요하다고 느끼고, 그 대안으로 생명과학-의과학 정보를 제공하는 Biotalk.kr 의 런칭을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저희는 쉽게 가지 않겠습니다. 

 

다소 어렵더라도, 도움될 수 있는 방향으로 지식을 전파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 저희도 전문성을 확보하고자 노력하겠습니다. 

항상 재미난 연구 즐겁게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Biotalk.kr 운영진 일동.

 

http://www.podbbang.com/ch/12349

어떤 분야이든 그 분야를 관통해서 흐르는 트렌드(Trend)라는 것이 존재한다. 패션에서는 유행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고, 언론에서는 뉴스-사건이 트렌드의 촉매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과학에서도 트렌드라는 것이 분명히 존재한다.

 

사람들은 새로운 것에 열광한다.


"기존과 다른 것. 기존의 것을 획기적으로 보완한 것, 전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에 열광한다. 1990년대의 의과학 흐름이 게놈 프로젝트(Genome Project)에 있었다고 한다면, 2000년대는 줄기세포(Stem cell)라 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배아줄기세포(Embryonic Stem Cell = ES cell)부터 시작해서, 유도 만능 줄기세포(Induced Pluripotent Stem Cell = iPS cell) 그리고 오늘의 STAP 세포(Stimulus Triggered Acquisition of Pluripotent Cell)까지로 이어진다고 하겠다. 물론 사람에 따라, 그 트렌드를 다르게 볼 수도 있지만, 분명한 건 과학에서도 트렌드라는 메이저 리그가 분명히 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트렌드 있는 연구가 항상 과학 발전을 만드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트렌드는 트렌드일 뿐이다.

 

자연 과학은 얼핏 보면, 유행이라는 것이 현존하는 사회 과학과 별개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자연 과학은 사회 과학과 생각보다 많은, 그렇지만 직접적으로는 연결되어 보이지 않는 연관 고리를 가진다. 다만 그 연결 시간이 길뿐이다. 

 

의과학에서는 제한효소를 예로 들 수 있겠다. DNA의 특정 부분을 잘라낼 수 있는 효소인 제한 효소를 이용해서 다양한 동물의 유전자 조작이 가능하게 되었는데, 이것을 "인간에게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의 문제는 의과학을 넘어 사회 과학의 문제인 셈이다. 질병의 진단에서만 활용할 수도 있고, 치료에도 활용할 수도 있다. 심한 경우에는 유전자 조작을 이용한 질병이 없는 슈퍼 인간 탄생에 접근할 수도 있는 셈이다. 

 

사실, 과학적 트렌드 역시 알게 모르게 사회 과학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과연 어떤 임팩트를 가지고, 인간 사회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것이냐에 초점이 어느 정도 맞추어져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 과학적 발견이, "과연 새로운가"는 아주 당연하면서도 진부한 질문인 셈이다. 오히려, 이 발견이 진정 사회적으로 이슈가 될 수 있고, 영향력이 큰 연구인가가 과학적 발견의 새로운 준거가 되었다.

 

의과학도 사실은 그렇다. 이 발견이 "인체의 혹은 인간에게 얼마나 도움 될 수 있는가"가 발견 그 자체보다 때로는 더 강조된다. 궁극적으로 바이오 연구의 최종 목표는 지식의 생산이기도 하지만, 인간에게 적용해서 더 나은 인간 사회를 만드는데 초점을 맞추는 것에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때로는 이런 것에 너무 초점을 둔 나머지, 영향력을 과장하거나, 연구 부정이 생기기도 한다. 

 

순수한 과학이 좋다. 당연하다. 하지만, 적용될 수 있는 과학도 좋다. 그리고 이왕이면 사람들이 관심 가져줄 만한, 트렌드가 있는 연구도 좋다. 하지만, 나의 연구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렇게 되면 예정과는 다른 무리수를 두게 되고, 억지로 끼워 넣는 것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런 연구는 안타깝게도 트렌드가 지나버리면 쓸모없는 연구가 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러면서 과학이 발전하기 때문에, 이 사실 자체를 부정하거나 비판하고 싶지는 않다. 

 

일본은 그런 면에서 강점이 있는 것은 사실처럼 보인다. 사회 전반을 흐르는 메가 트렌드라는 것이 분명히 있기는 하지만, 자신이 해온 것을 꾸준히 할 수 있는 문화가 저변에 깔려 있다. 트렌드에 끼워 맞추는 연구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피력하고, 자신만의 연구를 하는 경향이 강하다. 해파리 연구를 하고 있다면, 세상에는 관심 없이 해파리에만 순수하게 초점을 맞출 수 있는 셈이다. 비록 그것이 주류가 아닐지언정.

 

우리가 무작정 일본을 따라갈 수도 없고,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트렌드를 따라가는 연구만을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해본다. 오히려 트렌드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연구를 해야 한다. 말은 쉽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어려운 것 역시 알고 있다.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면서, 오늘 일기를 마친다. 여러분의 생각을 어떤가요? 

 

1) 과연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해파리 연구를 가장 잘하는 연구자를 키워낼 환경은 될까?


2) 해파리 연구를 세계적으로 가장 잘하는 과학자를 키워냈다고 가정했을 때, 그 연구를 지속하게 만드는 환경은 될까?


3) 과학도가 자신은 "세계적으로 가장 해파리 연구를 잘하는 사람이 될 거야!"라는 마음을 갖게 만드는 환경은 될까?


4) 부모님이 혹은 친구들이 너는 똑똑하니까, 해파리 연구를 하지 말고, 의대에 가서 돈을 버는 의사가 되어라고 하지는 않을까?1 

참고로, 시모무라 오사무라는 과학자는 전 세계에서 해파리 연구를 가장 잘 한 일본 출신 미국 해양생물학 교수이다. 해파리에 존재하는 GFP(Green Fluorescent Protein- 녹색 형광 단백질)을 발견한 공로로 2007년에 노벨화학상을 받았다. 과연 이 사람이 과학 트렌드를 따랐을까...


  1. 참고로, 이제 의사가 돈많이 번다는 상식은 접을 때가 되었습니다. ^^ 호시절을 다 가고, 앞으로는 점점 더 힘들어 질 것 같아요.


중력파에 대한 이야기.

안녕하세요. 오지의 마법사입니다. 오늘은 연구비 쓰기가 조금 귀찮아 져서(원래 시험치기 전 100분 토론이 제일 재미있어요), 그냥 바이오가 아닌 물리 이야기를 조금 극적극적 거려볼까 합니다. 참고로, 제 글은 가급적이면 그림이 없어요. 그림이 있으면 보기는 좋은데, 왠지 모르게 포장하는 느낌이 들어서 저는 텍스트만 있는 글을 더 담백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그래요. 하지만 글을 쓸 때, 최대한 읽으시면 그냥 술술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게 쓰려고 노력했어요.( 아니면 제 노력의 부족입니다. 글이 어렵게 느껴지면, 독자가 잘못한 게 아니라, 글쓴이가 잘못한 거니깐, 더 노력할께요. ^^)

개인적으로 MIT에서 물리학으로 박사를 받은 (그것도 노벨상 지도 교수 밑에서 박사과정을 마친) 독일인을 하우스 메이트로 가지고(?) 있어서, 거의 3년간 물리학, 물리 화학에 대한 이야기를 아주 많이 들었더랬죠.

서당개도 3년이면 풍월도 읊는다는데.. 저도 주변에서 들은 게 좀 있어서 요즘 한창 이슈인중력파에 대해서 바이오만 하는 저도 이만큼 아는데, 다른 분들에게 소개를 좀 해드리면 어떨까 하면서, 중력파에 대해서 소개드리고자 해요. 술자리에서 썰풀기에 딱 좋아요. 기억도 가물가물하고, 듣는 편도 이해가 잘 안되니깐, 모르면 은근 슬쩍 넘어가기도 쉬운.. 그런 주제라고 생각하고 읽어 주세요.

참고로, 저희 집(두 남자 사는 이층집)에는 사이언스랑 네이처를 집에서 받아 보는데(받아 보기만 합니다... 네..네..), 작년 3월 경에 아인슈타인 일반 상대성 이론 별책(http://www.sciencemag.org/site/special/generalrelativity/)을 보면서 참 재미난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때, 정말 많은 이해가 되었어요. 물론, 영어라서 용어는 좀 어려웠지만.. 대략적인 개념은 훨씬 더 구체화되었었죠.

오늘도 저녁을 먹으면서, gravitatioinal wave, 중력파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는데, 거기에 대한 썰을 좀 풀까 해요. 블로그 자체가 의과학, 의학 주제이긴 하지만, 결국 결론은 의과학으로 날꺼에요. :) (어떻게 중력파가 의과학과 연계되는지 알아보시죠.)


일단, 간단하게 중력파 발견이 왜 중요하냐!!를 먼저 알면 좋을텐데요. 이는, 우리가 우주를 관찰할 수 있는 시야가 확대되기 때문에 그러해요. 예컨데 현재까지는 우주를 관찰할 때, 빛 혹은 전파로만 관찰했는데, 중력파를 이용해서 새로운 별을 관찰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에 중요한 것이죠. 예컨대, 빛으로만은 블랙홀을 관찰할 수 없어요. 이때까지는 여러 정황상 블랙홀이 있는 것 같다고 간접적으로 이야기할 수 밖에 없지만, 중력파를 이용하면, 저 위치에 중력파를 내는 블랙홀이 있다고 직접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마치 맥스웰이 전자기파를 발견하고, 이걸 어디다 써먹어야할지 몰라서 쓰레기통에 다시 넣을까 고민했지만, 결국 엄청난 혁명으로 이어졌듯이, 중력파의 발견이 어디로 튈지를 몰라요. 사안의 중요성은 이까지 하고, 이제 설명 들어갈께요.


중력파에 대해서 간단하게 말하면, 질량이 아주 큰 물체가 이동 혹은 충돌할 때, 시공간을 왜곡하면서 발생하는 파장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예컨대, 아주 큰 질량을 가진 중성자별들이 충돌할 때, 마치 물에 돌을 던지면 주변에 물결이 생기는 것처럼, 중력파가 발생해요.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01년 전 3월(1915년 3월)에 아인슈타인이 일반 상대성 이론에 대한 썰(?)을 풀면서, 중력파를 예상했었어요.

일반 상대성 이론은 많은 내용이 함축되어서, 많이 복잡하지만, 그 중 하나 알아둬야할 것은 질량이 아주 큰 물체는 "시공간"을 왜곡하면서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이에요. 너무나도 무거워서, 빛 조차도 그 중력에 의해서 꺾이고(그래서 블랙홀이 간접적으로 관찰됨), 공간 자체도 왜곡된 상태로 존재한다는 것인데, 이런 왜곡된 상태는 평상시에는 너무나도 미세해서 잘 관찰하기가 힘들어요. 하지만, 여러 간접적인 관찰에 의해서 질량이 아주 큰 물체(예컨대 중성자별이나 블랙홀 등)는 주변 시공간을 왜곡한다는 증거가 나와서 거의 정설로 굳어지고 있었어요.

그 와중에, 아인슈타인은 중력파를 100년 전에 예상하기도 했어요. 중력이 아주 큰 물체는 이런 시공간의 왜곡 뿐만 아니라, 두 개 이상의 충돌이나 한개라도 강한 이동이 있을 때, 시공간의 왜곡을 반영한 중력파 역시 관찰될 것이라고 예상 했어요. 정확히는 맞지 않지만 한번더 비유적으로 말씀드리면, 물에 돌을 던져서 파장이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되요. 다만, 돌이 아니라. 큰 물체 두개가 부딪히면서, 갑작스러운 시공간 변화가 생기고, 이 시공간의 형태의 증거가 "중력파"로 나온다고 생각하시면 될꺼에요.

근데, 왜 이걸 증명하는데, 10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냐 하면, 크게 두가지 이유 때문인데요.

첫째로는 중력파가 너무나도 작기 때문이에요. 사실상 중력파는 원자보다도 1000배도 더 작은 수준의 물질을 움직이는 정도의 미세한 파동이기 때문에, 진짜 중력파가 있었다고 해도, 대부분은 노이즈 수준으로 여겨졌기 때문이에요.

두번째로는, 이때까지는 과학 기술이 아직 그 증명 혹은 관찰을 할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이에요. 관찰 기술의 한계 때문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론"을 도출할 수 없기 때문이죠. 실제로 1970년대, 1980년대에 웨버라는 사람이 중력파를 "관찰했다"고 했지만, 사람들이 믿지 않는 가장 큰 이유가 이 기기자체가 가진 한계로 인해서, 이 "중력파"라고 보이는 것이 진짜인지 아닌지를 통계적으로 검증할 수 없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이번에 LIGO 라는 기술, 혹은 기기는 중력파를 잡아낼 정도로 아주 정교하게 설계되었고, 통계적으로도 충분히 유의미한 결과를 낼 수준이 되었어요. 추가로, LIGO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다양한 곳에서도 LIGO와 흡사한 기계가 설치되어 있어서 동시 다발적으로 하나의 현상의 증명이 가능했던 것도, 중력파의 존재를 빨리 찾게된 이유이기도 해요.

중력파의 발견은, 생각보다 단순한 방법으로 행해지는데, 크게 두가지만 아시고 계시면 될 것 같아요. 첫째는 레이저 그리고 둘째는 별의 충돌.

첫번째로, 중성파의 관찰은 하나의 레이저(빛의 이동)를 수직 방향의 두개로 나누어서, 같은 거리를 거쳐서 반사되는 정도를 관찰한다는 사실이에요. 쉽게 설명하면, 주기적으로 같은 속도로 달리는 우사인 볼트 두명을 수직인 100미터 두 길에 계속 왕복시켜요. 예컨대, 100미터를 10초에 달린다고 한다면, 한번 가는데 10초가 걸리고, 다시 돌아오는데 10초가 걸리겠죠. 그리고 그 두 명은 처음 출발한 지점에서 항상 동시에 만나겠죠. 그 과정을 계속 기록을 하는거에요. 근데, 항상 10초 만에 오는 1번 우사인 볼트가 어느날 갑자기 만약 11초가 걸린다고 한다면, 동시에 만나지 못하게 되고, 중간에 무슨 일이 생겼다고 예상할 수가 있겠죠.

이런 상황을 아주 정교하게 조절해서, 갈라진 하나의 레이저가 왕복해서 들어오는 편차를 최대한 줄이고, 조건을 컨트롤하게 되면, 미세한 차이라도 찾아낼 수가 있게 되겠죠. 그리고, 그 과정을 처음에는 아주 짧게 100미터 정도로 했다가, 조금씩 더 늘여서, 200, 400미터 그리고 1킬로 미터, 4킬로미터까지 하게 되면, 빛의 왕복 거리가 늘어나니깐, 상대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시간의 길이도 늘어나게 될꺼에요. 이번에 관찰한 LIGO의 길이는 참고로 4킬로 정도입니다. 추가로, 중력파로 인해서 왜곡되는 빛의 전달 과정이 오류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Laser detection 기기는 항상 직각으로 두개가 만들어 져서, 모여진 파장을 cross validation을 하게 되요.

두번째는, 관찰가능할 만한 "중력파"를 발생시킬 사건이에요. 이는 다행히도, 1993년도에 노벨 물리학상으로 증명된 사실이에요. 중력이 아주 큰 물질(예컨대 중성자별 같은 것)이 충돌을 하면, 주변 시공간이 왜곡되고, 이 때 중력파가 발생한다는 것을 증명했어요. Russell Allen Hulse 박사 와 Joseph Hooton Taylor 박사가 이 업적으로 노벨 물리학상(“for the discovery of a new type of pulsar, a discovery that has opened up new possibilities for the study of gravitation”)을 받았어요.

결과적으로, 이번 중력파는 위 두 이벤트의 합으로 발견된 것이지요. 참고로, LIGO를 만들고 나서 사람들이 한 일은, 그저 레이저의 왕복 운동(정확히는 파장)이 변화되는지를 관찰하는 것 뿐이었어요. 중력파의 속도는 빛의 속도와 같기 때문에, 우리 눈에 관찰되는 순간, 중력파가 도달하기 때문에, 사실상 언제 이런 일(충돌)이 발생할지 망원경으로 예측이 불가능해요. 그러니, 그냥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던 거죠.(그리고 우주는 생각보다 꽤 넓죠 ㅎㅎㅎ) 단, 확실한 과학적 근거 아래, "이런 일이 분명히 벌어질 것이다"라고 예상은 했었겠죠. 그냥 낚시하듯 기다린 것이 아니라.

참고로, 이 연구를 이끈 Kip Steven Thorne 박사는 작년 5월에 우리나라에 와서, 2018년 정도에 중력파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 이렇게 빨리 찾게될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했겠죠. 그것도 무려 13억 광년 전에 발생한 중성자별 충돌 일을..오늘에서야 발견했으니..

이 중력파가 관측된 날짜가 2015년 9월 14일이였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이 중력파가 진짜인지 아닌지를 검증하는 일이 그동안 벌어진 것 같아 보입니다. 이를 위해서 미국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이 중력파가 관찰되는지를 확인했어요. 중력파는 지구라는 행성 전부에 영향을 미치니깐, 만약 이게 진짜라면, 미국의 LIGO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레이저 간섭계에도 관찰이 되어야 하니깐요. 그리고 그 일이 실제로 벌어졌습니다!!!

사실상, 이게 결정적으로 중력파라는 증거가 되었어요. 아울러, 이 레이저 파형의 변화가 지진이나 기기이상이 아닌지 다각도로 검증하는 시스템이 전세계적으로 이루어져서, 결과적으로 "통계적으로 틀릴 확률이 (5.1시그마) 300만분의 1이기 때문에 중력파는 존재하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결론내렸죠.

자.. 그럼 도대체 처음 말했던 의과학은 언제 연계되느냐..라고 궁금해하실 분들이 계실 것 같아요. (중력파만 궁금하셨던 분은 요까지만 읽으시면 되요 :))

위 중력파의 발견으로, 올해 노벨 물리학상은 사실상 저 연구를 이끈 연구팀 리더인 칼텍의 Kip Throrne 박사 Ronald Drever 박사 그리고 MIT의 Rainer Weiss박사 세명의 수상이 유력시 되고 있습니다.

물리학은 이론 부분과 실험으로 증명하는 것이 분리되어 있는데, 정교한 계산과 기존 지식으로 하나의 개념이 이론으로 아무리 확실히 "예상"되어도, 완벽한 증거가 없으면, 어디까지나 이론으로만 받아들여요. 아울러, 그 이론으로 예상된 우리도 모르게 사라진 개념도 정말 많고, 이론이 틀리는 경우도 상당히 많이 존재해요. 예컨대, 뉴튼의 고전 물리도 따지고 보면, 경험적으로 어느 정도 맞긴 하지만, 틀린 부분도 많지요. 물리학계는 힉스 발견도 그러하고, 이번 중력파 발견도 그러하지만, 정교한 실험으로 제대로 "증명"된 사실에만 "지식"이라는 권위(!)를 부여하고 있어요.

"카더라, 이런 것 같더라, 상식으로 맞는 것 같더라. 될 것 같은데"라는 건 과학이라는 틀에서 본다면, 낭설일 가능성도 크다는 이야기죠. 아인슈타인이 제시한 개념조차도 100년이 지난 후에야 증명, 관찰되어야 진짜로 인정해 준다는 사실이에요. "그래 님 인정!!"

하지만, 우리는 어떻습니까? "옛 고전에서 검증(?)되었다. 고전에서 말하길, 이렇게 치료하면 된다" 하면서 치료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의학은 이런 부분을 과학적으로 엄밀하게 증명하고, 대규모 임상이나, 동물 실험 등과 같은 다양한 방법으로 그 사실이 진짜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고, 그에 따른 진단과 치료 가이드를 제시하는 학문입니다.

옛날에 아무리 뛰어난 아인슈타인 할아버지 선각자 주술사가 말했다 하더라도, 현재 해보고 맞지 않으면 버리고 개선되어야 하는 것이 바로 의과학이고, 의학인 셈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거쳐서 나온 것이 바로 "의학 지식"이라는 이름으로 인정받고, 환자의 삶을 개선시키데 이용되는 것이에요.  누군가가 "카더라"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 아무도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고 외치면서 함무라비 법전을 숭배하지 않듯이, 잘못된 고전이라면 아무리 보존할만한 가치가 있는 우리의 역사적 유물이라도 현재 사람들에게 적용해서는 안되는 것이라는 생각을 이번 중력파 발견을 보면서 해봅니다. 역사 유물과는 별개로 말이죠. 이순신 장군 갑옷이나 거북선이 아주 좋은 역사적 유물이라고 해도, 현재 해군들이 훈련할 때, 쓰지 않듯이 말이죠. 유물은 유물이고, 지금은 그 것 없이도 잘 살아가는 발전된 현대 사회니깐요.

1970년대에 웨버가 자기가 만든 기기로 "중력파를 발견했다"고 우겨도, 기기가 오류를 구분할 능력도 안되는데 "헛소리 하고 있네.." 라고 하면서, 과감히 폐기할 수 있는 물리학계처럼,

고전에서 말하는 "카더라"가 아닌, 엄밀한 계획에 의한 실험과 대규모 임상 스터디를 통해 환자에게 유용하다고 결론 내려진 "발견"만이 상식있는 "의학 지식"으로 통하는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지금 현재 상황은 말도 안되는 고전 의학이 마치 제대로된 의학인양 회자되는 현재는, 중력으로 왜곡된 시공간보다 훨씬 더 왜곡된 세상같아 보여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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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에 나온 강지원 후보자의 부인이라기 보다는 김영란 전 권익 위원장에 대한 이야기이다.

김영란 위원장을 잘 표현한 이야기는 바로 이 것이다.

선거의 공정성을 위해서 남편이 대선 출마를 하자마자,

권익위원장 자리를 사임한 사람.


사표가 수리되기 전까지는 공직의 자리이기 때문에, 그 기간동안, 선거 활동을 전혀 하지 않은 사람.


김영란. 이 사람을 본다면, 원칙이란 무엇인지를 알게 해주는 사람 같다.

특히, 2012년 8월 16일 입법 예고한 부정청탁 금지 및 이해충돌 방지 법안(소위 말하는 김영란 법)을 발의한 것을 보면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가늠할 수 있다.

잠시 이 법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대가성"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항상 뇌물 비슷한 것(향응이나, 소위 말하는 용돈, 차도 포함)을 받은 공직자들이 "대가성"이 없다면서 대가성을 부인하는 경우가 많았다. 사실 처음에는 이해가 잘 가지 않았다.

돈은 돈대로 받을 수 있지만, 대가성이 없으면 죄가 되지 않는다.

얼핏 본다면, 한편으로 말이 되긴 된다.

준 사람 입장에서는

"내가 당신이 좋아서 돈을 선물했으니깐, 그냥 받아서 필요한 곳에 요긴하게 쓰세요. 부담은 가지실 필요가 전혀 없어요"

받는 사람 입장에서

"아이쿠~ 이 사람이 나를 무지하게 좋아하는 구만 ^^ 돈은 사실 도움은 되니깐, 받아 두지 모. 내가 공직자라서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좋아서 돈을 주는 거니깐..일이랑은 큰 상관이 없을 테니깐..."

라고 순진하게(?) 생각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안다.

세상에 대가 없는 돈은 없으며,

일방적으로 주는 것은 부모님의 사랑밖에 없다고..


가는 것이 있으면 오는 것을 바라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돈이 아니라도, 일반적으로 느껴지는 고급 물품이라면, 그냥 주기란 결코 쉽지 않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그리고 돈이 많고 성공해서, 그런 것을 주는 사람일수록, "그런 것"이 가지는 의미를 더 잘 안다. 지금 당장은 효과를 거두지 못할지라도 "언젠가는 뿌린 것을 거둘 수 있다는 것" 쯤은, 그 성공을 위해 달려온 시간동안 축적된 경험의 단편일 뿐일 것이다.

기존에 있었던 공직자 윤리법에서는 대가성이 없는 선물은 받아도 되는 것처럼 , 추상적으로 두루뭉술하게 표현해 두었다. 일종의 윤리 강령처럼 이야기 하고 있다.

윤리 강령으로 된 그것을 조금 더 명확히 하자는 것이 바로 김영란 법의 핵심이다.
(국회에서 계류되고 넘어가는 동안, 여러가지가 바뀌긴 했지만..)

공직자가 된 이상, 그 개인은 더 이상 개인이 아니며, 대가가 있든 없든 공직자가 금품을 받으면 처벌 가능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어찌 보면 씁쓸하기도 하다. 공직자가 "청렴결백"해야 한다는 것은 조선시대 이전부터 강조된 것인데, 그 것을 법으로 강제해야 한다는 것이 씁쓸하다. 하지만, 사람인 이상 금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 또한 중요하기 때문에, 개인에게 청렴함을 무조건 전제하라고도 할 수 없다.


다만, 그 공직이라는 자리가 줄 수 있는 "함정"을 제도로서 보완하고 청렴한 시스템[각주:1]을 마련하는 것 역시 점차 복잡하고 다양한 개인들이 등장하는 현대 사회에서는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1. 사람이 하지 못하는 것은, 그 사람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그것을 막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법률이 널리 퍼져서, 다시금 윤리의식이 회복되면 좋겠다. [본문으로]




미국은 자유로운 나라다. 그리고 자본주의 특히 사람을 고용하고, 유인하는데, 돈이라는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 어느 나라보다 큰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그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당연하게 여긴다. 실제로 미국에서 많이 행해지는 봉사활동이나 기부금도 얼핏보면 돈이랑 큰 상관없이 자아실현을 위해서 하는 것 같지만, 따지고 보면, 더 큰 일을 하기 위한 자본을 모으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는 의대를 졸업한 남자라면, 현재, 군의관을 의무적으로 3년간 가게 된다. 공보의나 전문 연구요원으로 가는 경우도 물론 없지 않지만(다른 군대에 대한 옵션 글을 보고 싶으신 분은 링크로, 의대생 혹은 의사로 선택할 수 있는 국방의 의무 옵션), 대부분은 군의관을 가는 것이 사실이다. 의전원으로 전환된 시기 동안에는 미리 사병으로 군을 갔다온 사람이 많아서 한동안 군의관 요원이 부족해서 국방의전원을 설립하니 마니 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군의관 수급이라는 측면에서 국방의 의무는 큰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다. 


미국은 그에 반해 모든 군의관이 원칙적으로 "고용"된다. 의무감으로 하기보다는 자신이 원해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그에 따르는 유인책은 분명히 존재한다. 오늘은 그 유인책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미국 의대는 학비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비싸다. 4년 본과 기간동안 평균적으로 20-25만불 이 학비로 이용되고 거기에 생활비가 더해진다. 대략 의대를 졸업하는데 4억정도 소요된다는 것이 여기 의대생들의 이야기인 것 같다. 사실상 제일 비싼 학비를 내는 동네가 바로 의대인 셈이다. 여하튼, 미국 일반 대학의 학비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비싼 것은 사실이지만, 특히 의대는 그 어느 동네보다 금액 부담이 많은 것 같고, 학생들을 돈으로 무언가 꼬시기 쉬운 동네인 것은 사실이다. 장학금으로 괜찮은 학생을 꼬시는 것(?)부터 시작해서...군대 조차도 돈으로 꼬신다.


물론, 졸업하고 나서 그에 상응하는 리턴을 받는 것 또한 사실이니, 들어가는 것이 어디냐는 생각이 대부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등록금을 먼저 학교에 내고 다니는 것과는 달리(실제로 우리 나라도 학자금 대출이 있기는 하다만), 미국에서는 의대를 다니는 동안 학비는 대부분 학자금 대출을 이용한다.


일부 장학금을 받거나 외부 펀드를 받는 경우도 있지만, 이자가 싼 학자금 대출로 학비와 생활비를 충당한다. 그리고 학부과정도 그렇게 다니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사실상 의대를 졸업하고  강남 아파트 전세금(6-8억정도)을 빚으로 안고, 사회 생활을 시작하는 셈이다. 학생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 사실을 아는 미국 군대 또한 가만히 있을리 없다.



돈으로 살살 의대생들을 유인(?)(이라고 쓰고 꼬신다 라고 말한다)한다.


일단, 의대에 들어와서 1학년 때 혹은 그 이전에 지원을 하면, 학비와 생활비가 지원된다. 계급은 second lieutenant으로 시작한다. 의대 다니는 동안에는 우리의 ROTC 처럼 1년 동안 6주 군 훈련을 받으러 가면 된다. 그 외에는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된다. ^^



이미지에서 나오듯이, 광고 한 번 정말 멋지게 잘 만들었다. ^^ 자꾸 읽다 보면 정말 군대에 가고 싶어질 정도다. 어찌나 포장을 잘 하는지. 기본적으로 학비가 면제되고, 생활비로 한달에 2000불(220만원 정도) 주는 것은 상당히 파격적인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졸업과 동시에 Captain으로 진급해서 일선에서 의사로 일을 하게 된다.


재미있게도 모든 과정을 설명할 때 돈에 대한 언급이 빠지지 않는다. 학교 다니는 동안 학비로 얼마를 지원해주고, 생활비를 얼마 준다. 그리고 진급하게 되면 얼마를 더 주게 되고, 하나의 자격을 획득하고 근속을 하면 할 수록 돈을 더 준다는 식이다. 거창한 사명감이나, 애국심에는 호소하지 않는다.


물론, 서로 win-win하기 위해서 최신식 군병원에 대한 소개도 있긴 하지만, 대체로 현실적인 이야기(라고 쓰고 이라고 읽는다)가 주를 이룬다. 우리와는 사뭇다른 모습이다.


실제로, 개인적으로 2명의 전직 미국 군의관을 알고 있다. 한 분은 본과 4학년 때 실습으로 미군부대에 갔을 때 알게 된 분인데, 여자고 흑인이였다. 아직까지도 종종 이메일을 하는데 현재는 Iowa에서 Clinic을 하고 있다. Brown 대학을 졸업하고 군의관이 되었는데, 왜 군의관이 되었냐고 질문은 하니깐, "너무 좋은 scholarship을 받아서"라고 이유를 말해 주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군의관으로 한국에 파병오게 되면 "pay를 조금 더 받는 점"이 한국에 오게 된 계기라고도 이야기 해 주었었다.


자신이 학교 다니는 동안 학비 지원을 받았고, 그에 상응해서 당연히 해야할 일인데, 좋은 기회가 있어서 한국에 왔다고 이야기하면서, 자신과 같은 사람이 많다고 이야기 해 주었다. 그러면서 아주 만족한다고 이야기 하였다. 아울러, 전혀 돈에 대한 것에 거리낌이 없었다. 자신의 능력을 돈으로 받는 것인데, 부끄러워할 필요도 없다고.


또 한 명은 현재 MD anderson에 있는 병리학 의사이다. 암 조직 병리에서 유명한 교수님이신데, 우연히 한국에 오셨을 때, 한국 소개와 관광 통역을 하게 되면서 알게 되었는데, 남미 출신이신 분이셨다. 그 당시 시민권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군의관을 하면서 병리학 Residency를 하게되어서 현재에 이르렀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당시 군의관을 선택한 것은 결과적으로 아주 잘 한 일이였다고 하셨다. 많은 병리 케이스를 접할 수 있었고, 그 바탕으로 아카데믹 연구를 할 수 있었긴 때문이다.


우리나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커리어이긴 하지만, 두 명의 전직 군의관과의 대화는 미국의 커리어 유연성을 볼 수 있는 간접적인 경험이 되었었다. 실제로 미국이란 사회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아울러, 단순히 의사만 고용하는 것이 아니고, 치과의사에게도 해당하는 일이다. ^^ 추가로 수의사나, 안경사, 임상 심리사도 medical army team에 지원할 수는 있는 것 같다. scholarship에서 약간 차이가 있는 것 같기는 하다.



그럼, 제일 중요한 duty 혹은 obligation은 어떻게 될까? 의사는 최소 2년이고, 치과를 포함한 다른 과들은 3년인데, 상황에 따라 다른 것 같다. 상황마다 조금은 다르지만, 4년을 지원받으면 4년간 복무를 하면 되는데, 만약 레지던트를 하게 되면 그 동안은 duty가 delay이 되지만, 더 늘어나지는 않는 것 같다. 인턴을 마치고 와서 복무할 수도 있고, 의대를 졸업하자 마자 복무할 수도 있는데, 대체로 지원받는 기간 만큼 일하면 되는 셈이다. 단, training은 군병원에서만 가능하다.


우리 나라도 이와 유사한 프로그램이 있는 것이 사실인데, 국방부에서 홍보도 크게 안하는 것 같고 간다고 하는 사람도 적은 것처럼 보인다. 그냥 학교에 공문 하나만 달랑 보내는 것이 끝. 그에 반해, 여기 미국은 서로가 서로 win-win하고자 하는 느낌이 강하다.(여기 프로그램도 역시 군인은 군인이겠지만) 우리 나라도 장기 복무 과정이 있긴 하던데, 뭔가 문제가 있는 듯 한데…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다. ^^


여담이지만, MDPhD 조차도 돈으로 꼬신다...사실상, 금전적인 이유가 MDPhD 제도의 부흥을 이끌어 내는데 가장 큰 몫을 했다고 보는 시야가 많다. 물론, 1950년대 이후에 있었던 징병 제도 대신 가는 MDPhD는 별개로 해야 하겠지만... 미국에서도 국방의 의무를 대치하는 MDPhD연구원 제도는 아주 큰 성공을 했다.


진보 성향, 소수 의견에 대한 관심.


오늘 우연히 중앙 일보 토요 섹션을 보다가 김영란 전 권익 위원장 인터뷰가 있어서 보다가 여러가지 생각이 나서 글을 써 본다.

(사진 - 연합뉴스)
클릭하시면 김영란 전 위원장의 위키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여성 최초 권익 위원장. 부산 최초 여성 판사.

사실 김영란 선생님에 대해서는 인터뷰를 읽기 전에는 전혀 몰랐었다. 의료법을 제외하고는, 거의 법조계 사람들에게는 큰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터뷰 중간에 이 분의 말씀과 생활에 많은 공감이 갔던 것은 사실이다.

모든 걸 내가 최초로 한 건 아니다. 다행히 선배들이 몇 분 계셔서 보고 배울 수 있었다.

'여자들 시켜봤더니 잘 못한다'는 소리를 듣게 해선 안 되겠다 싶어 정말 열심히 했다.

어쨌든 소수자 그룹의 첫 무엇이 되면
앞으로 자기가 속한 그룹이 사회에 뿌리내리는 것 자체를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더라.

처신도 조심해야 하고,
그 동안 (권력을) 누려왔던 다수자의 눈 밖에 나지도 않아야 하고...

그렇다고 자기가 속한 집단의 의미도 무시할 수 없었다. "

실제로 내가 아무리 잘났다 하더라도, 나보다 앞서 나간 선배를 통해서 배우지 못하면, 시행착오는 온전히 내 몫이고, 진행은 더딜 수 밖에 없다. 사실 이 블로그를 운영하는 목적 자체도,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시행착오를 줄이게끔 도와주는 것에 목적이 있다.

의과학 분야는
태생적으로 선행 연구들의 결과에서 보고 배우는 것이 정말 많다. 어떤 분야의 과학이든지간에 선행 연구가 없다면 시행착오를 많이 거칠 수밖에 없고, 대업을 이루기가 쉽지 않다. 뉴턴 역시 자신의 저서 프린키피아에서 "거인들의 어깨에 서서 조금 더 멀리 볼 수 있다"고 하지 않았나.

사실 따지고 본다면 처음이라는 것이 처음이 아닌 셈이긴 하지만... 의과학 연구에는 항상 남과는 다른 창의적인 생각, 실험이라는 처음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처음이 되는 것은 항상 쉽지 않다.
 
기존의 선입견이나 자신과는 다른 시야를 온 몸으로 받아 들여야 하고(방어해야), 남이 걷지 않는 시행착오를 오롯히 혼자서 감당해야 한다. 후배나 후발 주자는 선발 주자의 방법을 그대로 따라하거나 보완만 하면 되기 때문에, 최소한의 노력으로 선행 주자를 따라 갈 수 있다. 그래서 처음이 위대한 것이고, 처음만이 가질 수 있는 타이틀이 있다. 


아울러 처음은 언제나 책임과 부담감이 있다. 특히 "자기가 속한 그룹이 사회에 뿌리내리는 것 자체를 책임져야한다는 부담감"... 참으로 공감가는 말이다. 처음이라기 보다는 소수자 그룹이라면 모두가 가지고 있는 태생적 운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자신의 그룹을 일반인에게 소개하고, 일반에게 좋은 인식을 심어 주는 것. 그래서 소수를 다수로 변화시키거나 최소한 다수가 인지한 소수가 되는 것. 그것은 소수자 그룹의 첫 사람들이 해야할 숙명과 같은 일일 것이다.


기초 의학을 전공한다는 것은 임상 의학을 진로로 선택하는 대부분의 의대생을 감안할 때, 필연적으로 소수자 집단일 수밖에 없다. 전세계 어느 의대를 간다고 해도 바뀌지 않을 명제인 것이 사실이다. 사회에서 인식하는 시선 역시 의과 대학을 "진료를 보는 의사 양성소"로 생각하지, "의과학 연구자를 양성하는 집단"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의대생을 넘어, 의사라는 집단으로 확장을 해도 연구를 하는 의사는 진료를 하는 의사 집단에 비하면 항상 소수 집단일 수밖에 없다.

당연히 기초 의학을 전공하는 사람은 항상 소수다. 매년 학교마다 1-2명씩 나오면 그나마 시행착오의 경험을 전수할 수 있겠지만, 그런 경우는 거의 드물다. 대부분의 의대를 나온 기초 의학자는 숙명적으로 시행착오를 온몸으로 받을 수밖에 없고, 항상 소수자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는 혹은 대다수는 그 시행착오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묵묵히 자기 할 일을 해 간다. 아울러 우리가 속한 그룹이 사회에 조금 더 다가갈 수 없을까 하는 고민을 항상 한다. 다수가 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우리가 무엇을 하는지는 알리려고 노력을 하고자 한다. 그렇게 조금씩 알리다 보면, 의대가 의사를 양성하지만, 의학을 연구하는 연구자를 양성하는 공간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인식이 확대될 것이다. 아울러 그것들이 축적되면 그 길을 가는 후배들이 거치는 시행착오 역시 조금은 줄어들 것이다.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의전원으로 들어와서 접한 의대생활...

첫 신입생 오리엔테이션부터 학부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었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시작되었던 의학공부인 골학해부학의 전초전이라 할 수 있었죠.

제가 아는 분 중에 예과 2년 마친 후 골학 시작하고 힘들어서 약대로 가신 분이 계셨는데 합격 소식 들리자마자 골학에 대해 엄청나게 압박을 주셨었어요...


역시...  듣던대로 명불허전이였습니다. 

그렇게 이해할 시간도, 외울 시간도 없이 머리속에 넣는 느낌은 태어나서 처음이였죠.

마치 온갖 산해진미를 씹지도 않고, 삼키지도 않고... 바로 Stomach으로 쑤셔 넣는 느낌이랄까;;;; 지금은... 그런 느낌... 익숙해서 만성이 되었지만... ^^;;;


학교마다 골학을 공부하는 방법이 다른데 우리 학교는 학생회에 주관 하에 모든 신입생이 골학 수업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1년 선배가 튜터가 되어 가르쳐 주는 방식으로 진행 되고 있습니다.


골학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본과 수업이 시작됩니다.


1학년 때는 대부분 기초 과목인 해부학, 태생학, 생화학, 생리학, 약리학, 면역학, 병리학과 미생물학 등을 배우는데... 많은 사람들이 의대생이라면 느끼셨겠지만... 본과 1~2학년이란 어느 하나 쉽게 넘어가지 않고, 매 과목마다 산처럼 느껴지는 시기입니다.


1학년 수업의 꽃인 해부학... 이 꽃밭을 무사히 지나치기 위해서 필기 시험에 더불어...

 

심장이 쫄깃해지는 '땡시'가 있습니다. 


가운에 여분 볼펜 필수! 빨리 글씨를 쓰는 능력까지 평가 받는 시간이죠. 매일 반복되는 카데바 해부 실습[각주:1]에 수업에 공부까지... 1년 중 가장 빡빡한 수업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나마 골학과 해부학은 보이는 것, 명확한 것을 좋아하는 저로선 재미있는 과목이였습니다. 


그런데 해부학이 끝나고 생화학에 들어가니 정말 갈피를 못 잡겠더군요...


의학과에서 흔히 전공자라 일컫는 생물이나 화학 전공 관련 학부 출신이 아니었던 저는 새로운 공부에 Sudden attack 당한 기분이었습니다. 부 때 듣던 수업이 수학, 물리, 프로그래밍과 신호처리 관련 과목이 대다수 였는데, 생화학에선 눈에 보이지도 않는 세포단위 까지 알아야 했고, 그렇게 작은 세포 안에 그렇게 많은 Signal이 있다는 사실을 공부해야 했습니다...


학부 때 1년에 걸쳐 했다던 수업을 한달 안에 끝내니 해부학 때 쑤셔넣은 배움의 체기가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너무 힘들더군요. 해부학 끝나고 선배들이 산 넘어 똥밭이라고 하더니 선배들이 했던 말들이 여실히 와 닿았습니다. 산은 힘들고.. 똥은 더럽듯...  전부 힘든 상황이지만 힘든 포인트가 조금씩 다르더군요.제일 충격이였던 건...


저보다 공부를 훨씬 안 하던 생명공학부 출신 친구가 저보다 더 빨리 습득하고 더 많이 알고 있다는 것이였습니다.


결국 전공한 친구에게 교수님 강의를 한장 한장 넘기며 설명해 달라고 부탁하며 공부를 해 나갔습니다.

 <http://i3.kym-cdn.com/photos/images/original/000/250/567/0e6.jpg>


그 때 같이 공부하던 친구가 했던 말이 떠 오르는군요
"너무 조바심 내지마. 그래도 마치고 나면.. 의사가 될 수 있잖아." 라며... 서로를 위로했었던 말... ^^

근데 그 땐 공부를 할 수록 그 의사라는 직업이 너무 멀게만 느껴졌던 시간이였죠...

전문가가 나와서 공부를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 
시간 관리를 잘 하는 방법을 예전엔 흘려 들었었는데 그 흔히들 말하는  공부 방법이란 것도 본과 1학년 들어와서야 적용해 볼만큼 저에겐 발등에 떨어진 불 때문에 아웅다웅 하였던 시간이였었습니다.

그리고 나에겐 공부만큼이나 Sudden attack 이였던 학부때와는 다른 학교의 분위기!!!!

모두 함께 가자
!!!
 라는 느낌의 의대 분위기는 저를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모두가 함께 올라가기위한 노력은 아름다웠으나 제대로 따라가지 못해 저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싶었던 저에겐 모두 함께라는 미션은 너무나 버거웠습니다.

비전공자라서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인식까지 박혀버렸는데 갈수록 그 격차는 줄어들지 않는 느낌인데다가 모두 같이 가자고 하며, 개인에게 요구하는 일들이 얼마나 힘들던지... 지금 생각해보면... 저 슬로건 덕분에 한 해 한 해 올라올 수 있었던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절대 혼자할 수 없고 , 같이 하면 할수록 더 많은 혜택이 돌아오는 것이 의대공부인 듯 합니다. 1학년은 나를 중심으로 일정을 짜는 것이아니라 학교의 일정에 나의 생활을 맞춘 후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자고 마음 먹는 것이 마인드 컨트롤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세상 모든 일이 다 그렇겠지만...  1학년도 지나고 나니  뭐 그렇게 했었나 후회도 되고좀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아쉬움도 남고 그렇네요.

그리고 지나고 보니 느껴지는 것은 학부 전공과 의대 성적은 상관관계가 크게 없다는 것! 학부 뿐 만아니라... 전적대 또한 학점과는 전혀 상관이 없었다는 것... 모두 말하죠... 의대오면 머리는 비슷하고 1등과 꼴찌의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다고... (쌓이고 쌓이면... 큰것 같습니다만...^^;;)

비전공자들... 겁먹지 마십시오~!!! 지식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많은 양의 공부를 계속 할 수 있는 체력과 지구력만이 1학년을 잘 버틸수 있는 Key 입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적성이 무엇인지 알아 보기 위한 사이트! 

 

http://www.med-ed.virginia.edu/specialties/Home.cfm 를 소개합니다. 버지니아 의과대학에서 100가지 이상의 질문들로  자신에게 맞는 과의 리스트를 정리 줍니다.

 
공부를 시작하고, 의대를 졸업하고 수련을 받다보면 나의 상황이나 사람들의 잣대에 휩쓸려 가기 쉬운데 의대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자신이 적성에 맞는 과가 무엇인지 알아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


벌써, 기나긴 의대 생활을 마치고, 인턴을 하고 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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