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군의관.중위. 대위


군의관으로 가는 길은 인턴을 마쳤으나 던트셤에 떨어지는 경우(중위 군의관)전문의를 마치고 가는 경우(대위 군의관) 크게 두가지의 길이 있습니다.[각주:1]

전자(중위)는 모두가 선택하고 싶지 않은 길이지만,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것이고, 후자(대위)는 안 가는 것이 제일 좋겠지만, 간다면 그나마 괜찮은 길인 것이지요.

의대생으로서 중위나 대위나 똑같은 군의관 아니냐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정말 큰 차이가 납니다. 전문성, skill의 문제도 있겠으나 그거보다는 군대가 가지는 계급 사회라는 측면이 더 큰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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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위로 가면 일단 자기 위에 계급 높은 군바리[각주:2]들이 많습니다. 뒤치닥거리와 짜증나는 일들도 많이 생깁니다. 하지만 전문의 마치고 가면, 대부분 싹 다 정리가 됩니다. 자기 보다 높은 사람이 잘 없기 때문이지요. 

어떤 선배님이 얘기하시길, 중위 군의관 가서 사람들이랑 샤바샤바(?) 잘 하는 놈이라면, 어떤 인간관계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고 하시더라구요. ^-^ 그만큼 자질구레하게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답니다. 물론 가서 GG를 치는 극단적인 경우도 있긴 하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적으로 중위 군의관으로 효율적인 시간 관리를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취미 생활을 한다거나, USMLE시험을 보시는 분도 많습니다. 간혹 간부급이랑 재미있게 지내는 사람도 많고, 재테크를 하거나, 결혼 준비를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리고 누가 뭐라 해도 3년이란 시간을 보내면 곧 나오기 때문에, 비교적 잘 견디는 편입니다. 


중위 군의관의 가장 큰 장점은 아무래도 던트 시험을 준비 잘 할 수 있는 점입니다. 대체로 중위 군의관때 마음먹고 준비한 사람들은 내신 3등급 정도는 가뿐히 넘기고 자신이 원하는 과를 선택하더군요. 물론 그렇게 마음먹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만...

그리고 중위 군의관으로서의 생활 역시 생각만큼 나쁘지 않고, 바쁜 생활에서 처음으로 3년동안 여유를 가지는 시점이기 때문에, 다들 즐겁게 시간을 보내더군요. 그리고 인생에 대해서 고민도 많이 하고,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자신이 선택할 과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도 해 봅니다.

그리고 의외로 3년이라는 시간이 길어서,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 더 심각하게 고민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자신이 가고자 했던 인기과에 떨어졌는데, 마침, 그 과가 3년이 지난 시점에 인기 거품이 꺼져서 아랫 년차 없이 최악을 달린다거나, 복무 후 인기 있는 다른 과를 선택하는 운 좋은(?) 케이스도 주변에 심심찮게 있습니다.

사실 공보의의 경우, 졸업 후 바로 가기 때문에 복무 후에도 "인턴"을 해야 합니다. 국방의 의무를 3년동안 한 것은 사실이지만, 바로 인턴이 된 사람에 비해서 비교 우위를 가지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에 반해 중위의 경우, 인턴을 같이 근무한 동기들이 2-3년차에 포진하고 있고, 그 때 잘 봐둔 친구가 있다면 과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도 있고, 시험 준비도 더 열심히 해서 원하는 과에 들어갈 확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물론 모두다 그런 건 아니지만, 중위를 마치고 오면,연착륙을 잘하더군요. 레지던트로.

중위 군의관은 앞서 언급한 바대로, 자신이 원해서 가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고, 피할 수 없는 선택이기 때문에 즐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

대위 군의관은 전문의를 마친 대부분이 가는 길입니다. 정말 드물게, 3년차를 마치고 그만 두거나, 던트 시험에 계속 떨어진 사람이 가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거의 드뭅니다. 전문의를 마치고 가는 만큼 편한 마음으로 간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꼭 그런 건 아니더군요. 주변에 분명 면제가 1-2명은 있으니깐요. ^^ (비교하면 속 터집니다. 비교하지 마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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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대위 군의관은 가더라도 비교적 자신의 일과나 여러가지를 컨트롤할 여력이 중위보다는 조금 더 많은 편이더군요. 취미생활도 비교적 더 여유있게 즐기고, 가족이 있는 경우에는 즐겁게 인생을 즐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전문의이기 때문에, 군복무 마친 이후에 대한 고민을 하기도 합니다만, 중위만큼은 아니죠. 아카데믹으로 갈까, 개원가로 갈까에 대한 고민이 주를 이룹니다.

하나 알아 두면 좋은 것은, 아카데믹하게 가고자 하는 사람의 경우, fellow를 1년-2년 더 하고, 전문 병원으로 가는 방법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건 매 해 군병원에서 TO를 내는데, 정말 특수한 경우고, 자신의 분야를 정해서 가기 때문에, 일부 외과 지원자의 경우, 수련의 연장선으로 생각할 수 도 있는 제도입니다. 다만 분야가 협소하고, 그 분야가 항상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아주 신중해야 합니다.

제 주변에도 이 제도를 이용해서 진행하려고 하다가 결국 원하는 분야가 안 나와서 그냥 바로 군의관으로 간 경우도 있었습니다. 병원에는 가지 못했지만, 아주 즐겁게 인생을 즐기고 있더군요. ^^

그리고 제가 훈련소 때 경험한 군의관은 의사라기 보다는 군인에 더 가까웠습니다. ^^ 의사의 모습을 한 군인이라고 하면 될까요? 

여하튼 군의관이 되었다면, 즐기라~ 그리고 많은 분들이 즐기시더군요.


  1. 하지만 중위 군의관이라는 선택은 어쩔 수 없는 선택입니다. 자의로 하지는 않는 것이고, 던트 셤에 떨어졌기에 어쩔 수 없이 가는 것이므로 , 선택의 시점은 의대 졸업 시점으로 보아야 합니다. [본문으로]
  2. 여기서 계급 높은 군바리라 하면, 완전 높은 령이나 스타가 아닌, 육해공사를 나오고 갓 1-2년을 보낸 중위,대위를 말합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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