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연세대를 나온 사람도 아니고, 운동 선수도 아니라서 조심스럽지만, 생각보다 이런 비리가 심심찮게 들리는데.. 크게 한가지 이유에서 이 일이 벌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 사람이 가진 실력 여하에 불구하고, 학벌의 과대 평가로 인한 사회적 분위기. 즉, 명문대 간판만 있으면 그 사람이 무언가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보는 사회적 시선이 하나의 이유가 아닐까 하는데요.

 

모로가도 명문대 입학(졸업이 아닙니다)만 하면 인생이 핀다~ 뭐 이런 거요. (저는 이 부분에 대해서 강하게 반대하는 사람 중에 하나입니다. 어딜가든 진검 승부에서는 대학 간판보다 실력이 훨씬 더 중요하더라구요.)

 

사실, 이런 스포츠 입시는 미국에서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분야 중 하나입니다. 특히 유명 선수가 될만한 고등학생을 입도선매하고, 계약금을 줘가면서까지 입학시키는 예는 아주 많고, 그런 유명한 선수가 되지 않더라도, 학교 이름으로 전국대회에서 입상을 하는 마케팅(?)의 대가로 입학을 허가주는, 명문대 입학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물론, 전국구 급이면 훨씬 더 입학이 쉽고, 전국구 급이 아니라도, 어느 정도 공부를 잘하고, 운동도 그 이상으로 잘하면, 소위 말하는 미국 명문대 입학이 수월한 건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부분이 학교 재량이 맡겨지고, 학교는 어떤 학생을 뽑아야 "학교 이름을 드높이고, 발전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 항상 고민하고, 그 자율성을 보장받습니다.

 

또 하나, 미국에 있는 제도는 기부 입학입니다. 근데, 여기서 말하는 기부금의 수준이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뭐 그냥 1-2억 수준이 아니라, 최소 50억, 그리고 이름이 유명한 학교일수록 100억 수준은 우습게 여기면서 입학합니다.

 

그리고 학교 측에서 내세우는 논리는, 이렇게 상대적으로 우리 학교에 정식으로 들어올 수 없는 덜 떨어진(?) 학생 한명을 받으면서 100억을 받으면, 그 돈으로 정말 뛰어나지만, 돈이 없는 학생 100명 이상에게 장학금을 줄 수 있으니 윈윈 아니냐는 논리입니다. 추가적으로 저런 거부(?)의 자제를 받으면 사회적으로도 영향력을 가지게 된다는 논리도 힘을 얻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입학 과정에서 그 자율성은 학교 내에서 충분히 논의를 이루고 공통적인 결론이 이루어진다면, 기부 입학도 스포츠 입학도 가능합니다.

 

단, 법대나 의대 등 공식 시험으로 자격증이 필요한 학과의 입학은 대부분의 경우 제한됩니다.(근데 따지고 보면, 그런 기부금 내고 들어갈 수준의 집안에서는 의사나 변호사 시킬 생각을 잘 안한다는 것이 함정.)

 

이런 미국 대학의 행태(?)를 보면서, 우리나라도 차라리 짜잘하게 비리나 입시 의혹 1-2억 수준으로 하지 말고, 한 300억 정도 공식적!!!으로 기부하고, 떳떳하게(?) 기부 입학할 수 있는 제도가 있으면, 비리가 오히려 사라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리고 사실상 이런 비리를 저지르는 건, 실력 있는 학생을 못 받아서, 학교 이름을 높일 기회를 빼앗는 기업으로 따지면 일종의 배임이에요.

 

자기 돈 얼마 벌어보겠다고, 학교의 잠재적 성장 기회(?)를 팔아먹는 뭐 그런 행위죠. 학교 측에서 눈감고 넘어간다면, 학교가 우리 학교 명성을 앞으로 신경쓰지 않겠다는 것인셈이죠. 앞으로 연세대의 귀추가 주목됩니다. 

 

미국 학교들의 입학 사정관들은 학생 뽑을 때 우리 학교 이름을 어떻게 드높일까에 대한 생각으로만 가득찬 일종의 빠(!)들 집합소에요. 그러니, 일반 기준에 맞지 않고 주관적인 기준에서 학생을 뽑더라도, 왜 내가 제일 우리학교를 사랑하는데 뭘~!! 이러면서 자율권을 보장받죠.

 

에이~ 1억-2억 가지고 누구 코에 발라요.. 그 돈으로는 우리 학교 못 들어와요. 차라리 실력있는 학생 뽑는 게 훨씬 더 남는 장사에요. 한 300억 정도면 모를까. 뭐 이런 컨센선스 같은 거죠. 류현진으로 한화가 덕본 금액이 280억이니깐,

 

그리고, 현실적인 제한이 있다는 것은 충분히 알고 있고, 학벌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학교 가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겠어요) 간판과는 달리, 실력으로 평가받고, 저런 소수의 무임승차하는 사람들을 걸러낼 수 있는 시스템이

 

제대로 정착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실제, 간판과 실력은 대부분 비례하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꼭 그런 건 아니더라구요.. ^^

 

아니면 아예 대놓고 제도를 만들어서, 혜택을 많이 보게 해서 그 혜택받는 사람조차도 고맙다고 여기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주든지~

 

http://news.jtbc.joins.com/article/article.aspx?news_id=NB11784753

 

교육부, '연세대 입시비리' 검찰 수사 의뢰…"입학 대가로 금품 수수 정황"

연세대 수시모집에서 아이스하키 특기생 합격자가 미리 결정돼 있었다는 폭로 등 연대 입시 비리 의혹을 저희가 꾸준히 보도해드리..

news.jtbc.joins.com

https://news.joins.com/article/19729755

 

대입 비리 한 번만 걸려도 스포츠계서 영구 퇴출

입시 비리에 한 번이라도 연루된 감독과 학생 선수는 스포츠계에서 영구 퇴출된다. 비리가 발생한 대학 운동부는 전국대회에 일정 기간 출전할 수 없고, 해당 대학은 학생 모집 정지 또는 지원금 삭감 등 불이익을 받는다.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는 이 같은 내용의 체육특기자 입시 비리 대책을 15일 발표했다. 지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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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카 페이스북

나는 신문을 참 좋아한다. 신문에 적혀 있는 인쇄 글자들이 너무 좋다. 내가 신문을 좋아하게 된 것은 중학교 1학년 때 쯤인 것으로 기억한다.


그 때, 아버지께서는 경향 신문을 구독하게 되셨다. 상품권때문에 받으셨는지, 무가지 때문에 구독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시에는 그렇게들 신문을 받아 보았다. 요새는 거의 사라졌지만.  그렇게 경향 신문을 6개월 동안 받아 보게 되었다. 


진실을 보도하려는 경향신문 - 2
경향신문 - 2 by kiyong2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내가 신문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단순히 만화 때문이였다. 무슨 내용이였던지 정확하게 기억할 수는 없지만, 당시 스포츠 면 제일 마지막 부분에 연재 만화가 있었다. 나는 매일 그 연재 만화를 기다렸고, 신문이 오면 누구보다 더 먼저 가서 신문 제일 마지막 장을 읽었다. 사실상 나의 첫 신문 탐독의 제1주자는 만화였던 셈이다. 아직도 그 만화와 함께 전해졌던 특유의 따끈따끈한 특유의 인쇄 향기는 갓 나온 신문을 읽을 때마다 느껴진다. 하지만 당시의 나에게는 만화 말고는 그냥 인쇄체로 다가온 글들일 뿐, 그다지 신문의 내용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WED/THURS - SBS - DAE MUL 대물 (2010)
*WED/THURS - SBS - DAE MUL 대물 (2010) by withhyunbin 저작자 표시비영리
스포츠 신문에서 나온 연재 만화가 원작이였던 드라마 "대물"


그러다가 중학교 3학년 때, 국어 시간 논설 숙제가 나오면서, 다시금 신문을 접하게 되었다. 신기하게도 논설 역시 신문의 제일 마지막 부분에 있었다. 나는 만화를 볼 때와 마찬가지로, 신문을 받자마자 뒷면으로 돌려서 한 장만 넘겨서 스크랩하곤 했다. 


그 때 즈음해서 신문의 활자체에 관심을 가지게된 것 같다. 논설의 주장과 그 짜여진 글 흐름은 당시의 나에게는 어렵긴 했지만, 선생님이 바른 문장이고, 주장의 근거를 익힐 수 있는 글이라 하니, 모든 사설, 논설이 좋은 글처럼 느껴졌었다. 지금은 꼭 그런 것만은 아니지만, 풋풋했던(?) 중3시절에는 모든 글들이 그러해 보였다. 


그 이후에 신문은 나의 친구가 되었다. 어느 순간, 뒷면에서 한장씩 넘기던 나의 모습이 앞면부터 차근차근 읽게 되었고, 다른 부분의 내용까지도 재미있어 하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점차 신문에 중독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 이후로 난 소위 말하는 "문자 중독"의 지경까지 이르게(?) 되어, 한시도 무언가를 읽지 않으면 안될 지경이 되었다. 지금은 많이 자제하려고 노력하지만, 대학교 때는 훨씬 심했었다. 


당시 경제를 공부하겠다는 마음에 일간지 2개, 지역신문 2개, 경제신문 2개를 구독했었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구독한 것은 2개 정도밖에 안 되고 나머지는 헬스장에서 하루 지난 신문을 받아서 읽는 것이였다. 당시만 하더라도 신문의 "경향성"에 대해서 큰 생각이 없었기에, 그냥 닥치는 대로 읽었던 것 같다. 


오늘자 조선일보. 덕분에 피..
조선일보 by [eNKei]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일간지는 한겨레와 조선일보였고, 지역신문은 매일신문과 영남일보, 그리고 경제 신문은 한국 경제와 매일 경제였다. 본의 아니게, 선택한 두 가지는 서로간의 라이벌(?) 신문였고, 다행스럽게도 비교적 다양한 시각에서 쓴 글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한 2년 정도를 그렇게 보낸 것 같다. 신문만 다 읽는데도 시간이 2시간 정도 걸렸고, 주말이면 더 재미있는 섹션들이 추가되었기에 시간을 더 보낸 것 같다. 

오호 한의원 왔는데 한겨레랑 경향이~ 왠지 드문 풍경한겨레 by 호련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그리고 그 때는 어찌나 정보 욕심이 많았는지, 그 때 스크랩했던 양만 해도 서류박스(투명한, 책 크기)로 20개 정도된 듯 하다. 당시에는 이거 다시 읽으면 좋겠다 싶은 것은 다 모았던 시절이니깐... ^^ 아직도 그 박스들을 정리하고 있는데, 지금 봐도 다시 읽어볼 만한 정보나 의견이 20%정도는 되는 것 같고, 그 당시에는 몰랐지만, 지금은 충분히 알고 있는 것들이 40%정도 되는 것 같다. 신문이 나올 당시에는 정보성을 갖고는 있었으나, 현재에는 정보성이 없는 것들이 30%정도 되는 것 같고, 그 외에는 현재의 나에게 필요없는 정보들이였다.


오늘도 신문을 읽었다. 하지만, 이제는 구독하지 않는다. 가끔 버려진 신문들이나, 철지난 신문들의 묶음을 간간히 받아서 모아두고 읽고 있다. 어느 순간 철지난 신문들의 효용성이 훨씬 크게 느껴졌기 때문에 그렇게 읽고 있다. 그리고 그 시점은 짧게는 하루에서, 길게는 3년인 경우도 있다.신문이 하루의 "뉴스"를 알린다는 점에서는 역설적이지만, 나에게는 철지난 신문들이 훨씬 더 시간을 절약해 주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크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로, 다분히 시간 소모적이고, 시의성이 적절했지만, 논쟁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자세히 읽어볼 필요가 없어졌다. 그리고 그런 정보들은 인터넷을 통해서 충분히 실시간으로 접근할 수 있을 뿐더러, 나의 시간을 많이 빼았아 간다. 특히나 정치면이 그러하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오늘 읽은 신문에서는 아직까지도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 방안에 대해서 논의하고 있었다. 당시에는 아주 치열했던 논쟁이고, 신문마다 1면에 다룰 정도로 많은 지면을 할애한 중요한 사안이였지만, 현재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까지 한 마당에, 그 정보는 더 이상 나에게 가치가 없다. 그러니 자연적으로 그 지면은 나에게 큰 의미가 없어지고 읽을 필요도 없는 것이다. 그 결과 신문을 읽는 데 아주 많은 시간이 절약된다.


진주 시민과의 대화 (14)
진주 시민과의 대화 (14) by 안철수의 진심캠프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둘째로, 사안에 대해서 과거의 준거들을 살펴볼 수 있게 되고, 그 준거들이 왜 선택되었고, 왜 배제되었는지에 대해서 생각할 논리적 근거를 보여 준다. 예를 들면, FTA 사안이나, 주가, 기업 가치 평가 같은 것을 들 수 있겠다. 기업에 어떤 사안이 결정되었는데, 그 때 신문에는 "결정된 사안"에 대한 뉴스밖에 없지만, 읽는 현재 시점에는 그 결정으로 야기된 결과들에 대한 "정보"도 알고 있기 때문에, 어떤 사실을 볼 때 예측성을 조금 더 가질 수 있는 사례 연습을 할 수 있다. 물론 모든 것을 예측할 수는 없겠지만, 어느 사안이 있을 때, 그 사안 기저에 "어떤 것이 더 있을까, 어떤 결과가 발생할까, 내가 놓치고 있는 것을 무엇일까?" 하는 생각은 더 할 수 있게 되었다. 또 다른 예로는 두바이 사태일 것이다. 이 사건 역시 Retrospective한 관점에서 아주 재미있었던 사례 중 하나라 할 수 있겠다. 


Burj al Arab
Burj al Arab by Lori Greig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셋째로, 진짜 필요한 정보만을 취사 선택하게 된다. 신문은 원래 발췌독이 기본이긴 하지만, 발췌독 중에서 더 발췌를 해서 보게 되는 것이다. 1년이 지난 신문을 본다고 하자. 그럼 당연히 그 신문에서 중요한 기사는 현재 시점에서 큰 의미가 없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하지만, 현재에도 정보성을 가지는 글들은 분명히 있다. 예를 들면, 한사람에 대한 인터뷰라든지, 재테크 팁이라든지, 건강에 대한 정보 등은 시의성과 큰 관련이 없다. 따라서 신문에서 가장 중요하지만, 쓸데 없어 보이는 "시의성"을 가진 정보들은 배제해서 읽게 되고, 그 결과 나의 시간을 소중히 보낼 수가 있게 된다. 실제로 요새는 신문을 따로 시간을 정해서 읽지 않고, 15분 정도로 간략히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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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090526_000 by amator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그 외에도 구독료가 들지 않는 점, 언제든 폐지로 쓸 수 있는 점, 없어져도 크게 아쉬움이 없는 점 등은 별개의 장점이긴 하다. 


단점이라 하면, 가끔씩 나오는 이벤트라든지, 좋은 광고(사실 거의 없다만...) 등으로 인한 기회 손실은 있을 수가 있다. 그리고, 제일 큰 단점은 어떤 특정 시점의 신문은 구하기가 번거롭다는 사실이다. 물론 도서관에 가면 찾을 수 있긴 하겠지만...


앞서도 언급했지만, 요새 대부분의 정보는 인터넷 신문에서 읽을 수가 있다. 하지만, 컴퓨터에서 읽는 질감은 신문의 그 것과는 항상 다르게 다가온다. 그리고 인터넷 신문은 나의 클릭이라는 "선택"을 받아서 읽혀지기 때문에, 편중된 시각에서 정보를 "취사 선택"할 수 밖에 없게 된다. 그런 면에서 네이버의 "뉴스 스탠드" 는 개인의 취향을 더 고려한 선택일수도 있겠지만, 시각의 편중성을 더 가중시킬 것 같긴 하다. 


아울러, 인터넷 신문은 자극적이고, 나도 모르게 클릭을 하는 낚시성 기사들이 많다. 그리고 그런 것들은 "빛을 보면 그물에 줄줄 걸려오는 오징어마냥 꼬리에 꼬리를 물어", 내 시간을 낭비하게 한다. 내 클릭이 그들의 수입과 연계되어 있기에.... 그들도 그만큼 절실한 것이기에.... 그들을 탓할 수는 없다. 다만 클릭하는 "나의 습관"을 바꿀 수는 있기에, 가급적이면 인터넷 신문은 읽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다만, 인터넷 신문에도 정말 잘 쓰여진 글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특히나 인터넷 신문을 대표하는 오마이뉴스나 미디어오늘 같은 매체는 가끔 극단의 시야를 보여줄 때가 있는데, 때로는 억지 주장인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신선하게 다가와서 내 시야를 넓혀 주기도 한다. 


오늘도 다시금 철지난 신문을 읽는다. 수북히 쌓여져 있는 신문 박스를 보면서 옛 추억을 상기해본다. 갓 나온 신문의 인쇄 향기보다 더 향긋한 종이 냄새가 나는 신문이 좋다.



블로그를 본격적으로 시작한지 2달정도 된 듯 하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50일 정도 된 듯 하다. 매일 무언가 쓸 생각을 하고, 적어도 한시간 정도는 꾸준히 글을 쓰는데 시간을 보내는 것만큼은 사실이다. 결국 이는 내 생활이 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블로그를 시작할 때, 의과학자, 의대생, 의과학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제일 중요했지만, 내 생활의 패턴 변화도 한가지 이유이긴 하였다.

"말을 줄이고, 글을 늘이자"

말을 할 때 나름대로는 조심성을 가지고, 말을 하는 편이라 생각하는데, 말을 잘 하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조리있게, 그리고 할 말만 딱 하는 간결한 촌철살인의 대화법을 지향하고 있지만, 언제나 내가 알고 있는 바를 상대에게 잘 설득하기 위해서는 설명이 많아진다.

물론 대화라는 것이 주거니 받거니 하는 것이기 때문에, 나만 말을 많이 할 수 없는 노릇이지만, 전반적으로 말을 줄이면, 내가 가진 말의 무게감이 늘어나는 것만큼은 사실이다. 당연히 그냥 줄이는 것이 아니라, 함축되고, 심사숙고해서 던진 표현. 그것이 중요한 것이다.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일상 생활에서 말보다 글을 늘이고자 하였다. 일기나 다른 생각을 쓰는 노트를 살펴 보면, 나만을 위한 글일 때가 많았다. 물론 나에게 도움은 되고, 내 시점에서 쓴 글이기에, 당시의 추억, 당시의 느낌 등이 대부분 살아 다가오긴 하지만, 타인에게 글을 쓴다는 것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지하세계처럼 사실상 또 다른 세계였다.

초반에는 텍스트 위주의 설명글이 많았다. 많은 전달을 하고 싶은 마음에 많이, 되도록 자세하게 적었다. 내가 보기에 양도 많았고, 쓸데없는 정보도 많은 것 같은데, 읽는 사람에게 최대한 상황을 재구성할 수 있게끔 글을 쓰려고 노력했다.

요즘에는 정확한 의미전달에 신경을 쓰려고 한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더라. 글을 쓰면서 내가 이걸 왜 쓰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고, 글을 신나게 적고 있는데, 갑작스럽게 일이 떨어지면서 밤을 샐 때도 생기고...

하지만, 글을 쓴다는 것 자체는 아주 재미가 있다. 그리고 가끔씩 달리는 댓글을 볼 때마다 나름 뿌듯함을 느끼는 것 역시 사실이다. 댓글이 마구마구 달리지 않아 섭섭할 때도 있지만, 이 것 역시 내 글의 문제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열어 두고 있다. 소통을 필요로 하는 글... ^^ 쉽지 않다.

또 다른 재미는 블로그 툴에 대해 하나하나 알아가는 것이다. 처음에는 글을 올리는 수준밖에 몰랐지만. 지금은 다양한 툴을 하나씩 적용해 보면서 글의 생동감을 살리고자 노력한다. 메뉴도 리뉴얼해보기도 하고...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수의 길을 너무나도 어렵다. 체계적으로 컴퓨터를 배운 적이 없어서, 특히나 html에 대해서는 더욱 그러하지만, 하나 하나 알아가는 과정이 생각보다 재미가 있다. 시간만 허락한다면 처음부터 다시 다 배우고 싶지만, 내 시간의 소중함과 비교우위를 생각한다면, 접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매일매일 내 자신을 설득하고 있다.

블로그를 시작한 대다수. 거의 80% 이상의 사람이 대부분 6개월 이내에 블로그 생활을 그만둔다는 통계가 있다. 나 역시 통계의 평균 안에 들어 있는 보통 사람으로, 일에 치여서, 실험에 치여서 그만둘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안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내 생활의 한 부분으로 블로그가 녹아 있다면, "블로그" 라기 보다는 글을 쓰는 행위가 녹아 있다면, 이 생활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거창하게 파워블로거가 되겠다는 마음은 그리 크지 않지만, 영향력 있는 필력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 아울러, 아들 서진이나 딸 채은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블로그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역시 가지고 있다.

내가 왜 블로그를 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명확한 답을 내리는 것은 쉽지 않다. 지금의 내 생활을 본다면, 정말 시간을 쪼개서 이 "짓"을 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하게 되고, 글을 쓰고, 주제를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블로그를 하고 있는 그 자체가 재미있기 때문에, 계속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결과적으로 말은 줄었다. 그리고 글은 늘었다. 그리고 그 생활이 피곤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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