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 과학 재단이 출범되네요. 아주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이런 변화를 보면서, 이제 우리 나라도 선진국을 향해서 달려간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런 변화는 새로운 과학 재단이 만들어진다는 개념을 넘어서, 우리나라 기업, 부자들이 과학을 바라보는 관점에 변화가 왔다는 사실에 훨씬 더 큰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아주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우리나라 기업이 과학을 바라보는 관점은, 뭐랄까, 앤틱 장식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돈 많은 사람들이 과학 잘한 사람한테 칭찬해주면서 상 같은 거 하나 주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좀 과장하면, "우쭈쭈~ 잘했어요..." 이런 거죠.
그런 예시의 상이라 하면, 삼성 호암상이라든지, 아산 의학상, 두산 연강상, 포스코 청암상 뭐 이런 것들이었죠. 노벨상에 꽂혀서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노벨상을 능가하는 "상"을 만들어서 단발성으로 짜잔~ 하면서 주는 것이지요.
돈이 많은 기업에서 상을 준다는 것은 그 상이 가지는 가치와는 별개로, 그들을 서포트한다는 느낌보다는, 잘했으니깐 칭찬해줄께~ 같은 성향이 더 크죠.
물론 이런 상들은 충분히 칭찬받아야 할 일이고, 환영해야하는 일이 맞습니다. 그리고 아주 감사히 여기고 있습니다. 절대 비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에요. 예전의 관점이 단발성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에요.
하지만, 최근 들어 생긴, 삼성 연구 재단도 그러하고, 아모레 퍼시픽의 서경배 재단도 그러하고, 이제 이때까지 잘한 사람을 칭찬하는 방향에서, 잘할 만한 사람을 찾아내서, 더 잘하게 만들어 내는 관점으로 시야가 바뀌었다는 것은 주지할 만한 사실이 아닐까요?
이 관점의 변화는 과학을 함에 있어서, 자본과 꾸준함이 필수인 현 시점에서, 혁신적이며, 절대적으로 권장되어야 하는 사실입니다.
잘해서 칭찬한다는 의미에서, 잘 할만한 사람을 뽑아서 더 잘하게 이끌어 준다는 관점의 변화.
이 관점의 변화는 단발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연구의 지속성을 가져다 줄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과학 저변을 넓히게 될 것이라고 바라보고 있습니다.
또한, 서경배 회장의 인터뷰에서도, 그리고 삼성 재단에서도 나타난 다행스러운 일은, 이제 짬짬이 연구비를 주는 것이 아니라, 공식적인 위원회를 거쳐서, 재단 주인의 의지와는 독립적으로 연구비를 수여하고, 의사 결정을 하는 토대가 서서히 마련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 역시 아주 큰 혁신이며, 권장해야할 사항일 것입니다.
긴 호흡으로 사안을 바라보고, 평생토록 자신의 이름을 걸고, 사후에도 유지될 수 있는 명예로운 지식 재단을 설립하는 것. 이제 깨어있는 대한민국 부자들에게 또 다른 과업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행동을 사회적으로 아주 크게 칭찬하며,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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