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여러가지 문제로 의료 사회가 시끄러운 것 같다. 특히, 실력과는 별개로 쇼닥터라든지 TV에 자주 나오는 의사에 대해서 많은 불신감이 존재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근거가 없는 치료를 하는 의사들과 한의사들을 과학인으로서, 그리고 환자가 될 수 있는 잠재적인 인간으로서, 아주 싫어한다. 하지만, 공식적인 절차를 거친 임상시험이나, 근거가 충분히 마련된(동료 평가와 재현성이 확보된) 치료는 언제든지 개방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쓴 글이긴 하지만, 오늘에서야 여기에 포스팅을 한다. 

오늘은 "의료 광고"만이 가진 특수성에 대해서 포스팅[각주:1]하고자 한다. 

의료 광고는 필연적으로 자신과 병원을 알리기 위한 한 방편으로 봐야 하지만, 우연히 인터넷 뉴스를 검색하던 중 특이한 뉴스를 듣게 되었다.

아무리 수술 케이스가 많은 자신을 알리고 싶어 했어도 해야 할 일과 안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 뉴스는 극단적인 마케팅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광고는 무엇을 알리기 위한 매체이다. 

기본적으로 서비스나 상품을 알리기 위해서 광고가 이용된다. 광고가 좋으면 물건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물건이 더 잘 팔리게 된다. 요새 많이 나오는 이미지 광고, 감성 광고 등도 사실은 직접적으로 물건을 판다기보다는 호감도를 높여서 "이 물건을 사면 좋은 느낌이 들 것이다" 하는 관점에서 봐야 한다.결국, 궁극적으로 모든 광고는 물건 혹은 서비스를 팔기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의료 광고는 광고 시장에서 아주 독특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광고를 하기 위해서 생각보다 많은 규제를 통과해야 한다. 의료의 특수성이 광고에도 반영되기 때문에, 과장 광고, 허위 광고 등은 아주 엄격히 심사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잘못하면 환자에게 큰 피해가 돌아가기 때문에 그렇다. 의료 광고를 자세히 보면, 과장과 홍보 사이에서 줄타기 하는 의료 광고들이 많은데, 이는 "의료"라는 특수성에서 기인하는 바가 크다. 허위 광고를 보고 온 환자를 치료해서 "허위" 혹은 "효과가 미미함"이라는 기준 자체가 경우에 따라서 주관적이고, 이 치료가 잘못된 것인지 아닌지를 환자가 느낄 수 없기 때문에, 의료 광고는 철저히 검증된 치료에만 국한하고, 그것조차도 아주 신중해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공식적으로, 의료 광고를 하기 위해서는 심의를 거쳐야만 합니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의료"라는 부분에서 일반적으로 광고가 차지하는 영역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일단, 내가 겪는 질환이 갑작스럽거나, 가벼운 것이라면 근처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 때는, 의료 광고나 인지도보다는 병원의 위치(접근성)가 더 중요할 것이다. 주변 사람을 통해서 조금 더 인지도 있거나 용하다(?)고 알려진 병원에 갈 수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간단한 질환이라면, 자기 주변에 있는 병원(로컬 병원)을 가게 될 것이다. 따라서 로컬 병원 입장에서는 굳이 돈을 들여서 광고를 할 필요가 없는 셈[각주:2]이다.

만약, 내가 중한 병이라고 진단받았다면, 실력 있는 의사를 찾아가고자 할 것이다. 소위 말하는 큰 병원, 혹은 대학 병원으로 가길 원할 것이고, 이 때는 초기 진단을 내린 의사에 의존하거나, 주변 사람들 혹은 풍문에 의존할 가능성이 크다. "동료 평가에 의한 명의를 찾아갈 여지가 크다"는 이야기이다. 이 경우에도 역시, 광고를 통해서 병원을 가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대학 병원, 혹은 큰 병원 입장에서는 동료 의사들의 평판을 높이기 위한 학회 활동이 더 중요하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의료 광고는 큰 소득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 굳이 생돈을 날려서 이미지 광고를 몇 판 때리는 것보다, 병원에 있는 교수들의 실력을 높이고, 학회 참여를 권장하는 것이 비용 대비 더 큰 효과를 얻는 셈이다. 물론, 자본력이 있는 병원에서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이미지 광고를 슬슬 시작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환자의 입장에서도 그러하다. 질병이라는 이유로, 한 번밖에 없는 치료 기회를 광고에 의존해서 그 병원에 가기에는 너무나도 큰 리스크가 수반된다. 광고만 믿었다가, 이 의사가 허위 광고를 하는 것이라면... 이 의사가 경험이 미천한 의사라면... 이 의사가 실력은 없는데 광고만 많이 해서 이름만 알려진 상황이라면그래서 결국 내가 수술받았는데 부작용이 생긴다면...   등등 수많은 리스크가 존재하기 때문에, 선뜻 광고만 의존해서 병원을 선택하지는 않는 것이 일반 환자들의 인식이다. 


 (이제 병원도 마케팅 시대??)


하지만, 이런 상황은 어디까지나 "전통적인 의료" 혹은 "보험 의료 영역"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소위 말하는 "미용 치료- 비보험 의료 영역"에서는 광고가 차지하는 부분이 정말 엄청나다. 오히려 안 하면 손해가 되는 상황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오는 얼짱 의사, 그리고 매스컴 플레이. SBS에서 나온 의사, MBC에 출현했던 의사, KBS 스펀지 자문 의사 등등 매스컴에 노출된 의사들이 많은 이유는 그만큼, 매스컴에 노출되면 득이 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인지도가 높으면 결과적으로 많은 환자들이 온다. 더 친근하게 느끼기 때문이다. 

 

추가적으로 그 의사들이 나와서 이야기하는 것을 들어보면,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정확하고 근거 있는 의료 지식을 제공하는 측면이 많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의학 지식"인양 근거 없는 정보를 퍼붓는 사람들보다는 훨씬 더 낫다고 생각한다[각주:3]. 자신은 인지도를 얻고 많은 환자를 얻겠지만, 최소한 임상적으로 근거 있고 체계적인 의학 지식을 일반 대중에게 제공하는 것은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TV, 마케팅에 목매는 의사(?)를 무조건 막는 것은 능사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비판만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의사도 개인 사업자이기 때문에, 맛집 소개 TV에 나와서 자기 음식점을 알리는 음식점 주인과 비슷한 행위인 셈이다.[각주:4]

 

의료 광고 영역에서 광고로 포지션 할 수 있는 부분은 "인지도" 외에도 교수, 전문의라는 "타이틀" 등등 많은 것이 존재한다. 특히 "성형"이라는 영역에서는 "잘 된 사례와 수술 경험"이 큰 포션을 차지하는 것이 사실이다. 


서울 지하철에 떡하니 붙여 놓은 잘 된 성형 케이스 하나가, 하버드 의대를 졸업해서 존스 홉킨스에서 성형외과 수련을 받았다는 사실보다 훨씬 더 막강한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 사실이고, 실제로, "성형"의 영역에서만큼은 "학벌"이 큰 영향을 못 미치는 것 역시 의료계에서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각주:5]

실질적으로 비보험 영역에서 "의료 광고"는 환자가 일단 병원 문턱에 들어오기까지 아주 큰 효과를 발휘한다. 환자가 문턱으로 오는 것만으로도 광고의 기능은 다 한 것이고, 그 의료 광고는 소위 말하는 돈값을 한 셈이다. 한명의 환자라도 더 방문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더 많은 환자를 치료할 기회가 있는 셈이기 때문에, 제법 잘 나간다고 하는 병원에서는 광고를 안 할 수가 없게 된다. 


(의료 광고는 문턱을 깎는다)

 

아울러, 환자의 입장에서도 돈을 주고 평생 한 두 번밖에 할 수 없는 수술이기 때문에 이왕이면, 조금 더 잘하는 곳, 조금 더 알려진 곳을 찾기 마련이다. 자신이 사는 지역뿐만 서울이든 대구든, 부산, 광주 등지를 찾아, 제일 잘 할 수 있으면서도 적절한 가격을 가진 병원을 찾고자 한다. 하지만, 마땅한 정보는 없다. 어쩔 수 없이 네이버 지식인 검색을 할 수밖에 없게 되고, 인터넷이나 다른 광고에 의존하게 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비보험" 병원 원장 형님이 방학 기간 동안에 지출되는 키워드 광고료가 정말 많다(수치는 적지 않는다)고 하소연하는 것을 들었다. 키워드 광고 단가 자체가 경쟁이기도 하지만, 성수기 한 철을 노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효과는 생각보다 상당하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었다. 생각보다 많은 수의 환자가 형님의 처음 예상과는 달리 온라인을 통해서 문의를 해 오고 실제로 수술을 받으러 온다는 것이었다. 

 

의료 광고는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성형 병원에게는 더 이상 옵션이 아니라 필수인 셈이다. 그리고 인지도, 수술 경험 홍보 등과 같은 복합적인 이유로 과다한 마케팅 사건이 벌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씁쓸한 생각을 해본다.

 

 

휴넷 MBA의 안병민 이사의 말을 빌리자면 "마케팅은 고객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다. 고객의 불편한 점, 힘든 점, 어려운 점을 찾아서 해결해 줌으로써 고객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마케팅의 본질이다. 의료 광고 역시 마케팅의 일종이라고 보았을 때, 수술이나 병원 서비스도 고통 때문에 병원을 찾은 환자를 행복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치료를 통해서 행복해하는 환자들을 많이 보았다. 의료 마케팅,광고 자체가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마케팅에도 넘지 말아야 할 선, 상도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캄보디아의 킬링필드)


  1. 예전에 뼈기둥이라는 마케팅으로 양악수술을 선전한 병원이 있었습니다. 그와 관련하여 글을 썼었는데, 댓글로 소송 운운해서, Fact만을 선정해서 다시 포스팅하오니, 참고 바랍니다. 참고로 저는 성형외과 이름을 글 어느 곳에도 적시한 적이 없으며, 왜곡된 사실을 기록한 적이 없습니다. 사진 자료 역시 병원 홈페이지에서 발췌한 내용만을 게시하였습니다만, 병원측에서 관련 자료 삭제를 요청하는 바, 그와 관련된 자료는 요청을 받아들여 삭제를 하고, 재포스팅합니다. [본문으로]
  2. 물론, 100% 그런 것은 아니다. 요새는 일반 비보험 병원도 경쟁이 치열해지고, 좋은 자리에 똑같은 병원이 두세군데 있어서, 광고를 하는 곳이 많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그렇다는 이야기. [본문으로]
  3. 물론 자세히 비판적으로 들어보면, 일부는 자신 혹은 자신이 소속된 병원에게 약간 유리한 정보를 제공하려는 뉘앙스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본문으로]
  4. 보건 의료와 음식점은 분명히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너무 "의사"를 인술, 의술로 몰아가고 돈을 멀리해야한다는 생각이 팽배한 것같아서 한 말이다. 의사나 병원도 따지고 보면 개인 사업자인데… [본문으로]
  5. 강호의 수술 고수가 모두 소위 말하는 명문대(?)라는 학벌을 가진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학술은 학벌에 비례할 연관성이 있지만(그 것도 현재 상태라면 거의 의미가 없지만), 의술이나 반복되는 기술은 학벌에 의존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본문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이동국 선수가 월드컵 엔트리에 뽑히지 못한 것이 아쉬운 마음에, 센츄리 클럽에 가입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어, 제목에 넣기는 했지만 이동국 선수와는 관련이 거의 없는 글입니다. 축구를 하면서 누구나 다칠 있는 부위인 십자인대 손상에 대해 쓴 글 입니다. 실제 생활 중에 십자인대손상을 당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중점을 맞춰서 썼습니다. 월드컵을 맞이하여, 즐겁게 읽으면서 유익한 정보를 얻어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시작합니다.

  때는 늦은 , 26살의 잘생기고 건장한 그리고 축구를 무척 사랑하는 청년은 2시간쯤 축구 시합을 하고 집에 들어가는 길이었다.  허벅지에 힘이 풀려, 무거워진 다리를 이끌고 가는 길에,  친구들에게 걸려온 통의 전화. " 풋살하자 나와"  아씨 피곤한데, 잠깐 고민하던 그는 어느새 발길을 풋살장으로 옮기고 있었다. 시간 정도 지났을까? 조금씩 어둑어둑해진 바람과 함께, 시원한 땀을 흘리며 운동을 하고 있었다. 터치라인에서 화려한 기술을 구사하며 방향을 전환하던 순간  "뚜둑".    소리는 너무나 크게 울려 앞에서 수비를 하고 있던 다른 친구에도 들렸다고 한다.   자리에서 힘이 빠지며 털썩 주저 앉는 잘생긴 청년.

"뼈가 부러진 느낌은 아니었고, 인대가 다쳤나? 아니면 근육이 놀랐나? 아프긴 했지만, 소리지르거나 정도는 아니였어요."

" 있기는 힘들었지만, 걸을 정도는 아니고, 쩔뚝거리며 걸을 있었어요. 사실 뛸까 고민해볼정도로 특별한 이상은 느꼈어요. 많이 아파서 뛰긴 했는데, 조금 쉬다가 혼자 운전해서 집에 왔어요"

"근데 점점 통증이 심해져서 저녁엔 잠도 정도였어요. 다음날 일어나서 응급실 갔는데 X-ray 찍었는데 괜찮다고 쉬라고 하더라고요."

"통증이 전혀 가라 앉질 않아서 월요일날 MRI 찍었는데 십자 인대가 파열됐다고...."

  위의 에피소드는 지인에게서 직접 들은 것으로, 아마도 일반인들이 십자인대 손상을 당하는 가장 일반적인 경우일 것이다.  과도한 운동 혹은 반복되는 운동으로 인해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무릎에 무리를 주는 갑작스러운 움직임(갑자기 속도를 변화시키거나, 방향을 바꾼다거나, 수동적으로 심하게 꺾인다거나)으로 인해 관절 손상과 함께 십자인대파열까지 일어나는 상황)  

  정확히 이해가 안되실 있을 같습니다. 그림을 보면서 어떤 상황인지 상상해보도록 하죠.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만 ^^ 아주 유명한 축구 선수입니다. 다른 블로그에 있던 당시 상황을 묘사를 보자면  "경기 후반 미드필더 왼쪽에서 볼을 잡은 방향 전환 하다 무릎이 뒤틀리며 그라운드에 쓰러집니다."

피로가 누적된 상황에서, 급격한 방향 전환으로 인해 무릎 관절에 힘이 가해지고 그로 인해 그림과 같은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 가장 흔한 경우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십자인대 손상은 무릎 내부의 어떤 일이 벌어지면서 일어나고손상된다면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수술을 받는다면 이후는 어떠한 재활이 필요한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예방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자세한 설명에 앞서, 이해를 돕기 위해 십자인대가 무엇이고, 어떻게 생겼으며, 어떤 기능을 하는 것인가에 대해서 먼저 알아봐야 같습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인대란 뼈와 뼈를 연결해주는 연결조직(정확히는 결합조직connective tissue입니다만, 연결 조직이라고 하는 편이 이해가 쉬울 같습니다. 특별한 기능보다는 구조를 유지해주는 철골 뼈대라고 생각하시면 같습니다.)이다. (tendon) 근막(fascia)과의 차이는 건은 뼈와 근육을 이어주는 연결조직이고, 근막은 근육과 다른 근육을 이어주는 연결조직입니다.

  기본적으로 인대는 뼈와 다른  뼈가 서로 연결되어 흔들리거나 원래 자리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해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십자인대는 어느 뼈와 뼈를 연결해주는 것일까요?  대퇴골과 경골(정강이뼈) 이어주는 조직입니다. (아래 그림에서 보시면 Femur Tibia 표기되어 있습니다.)

  십자인대가 대퇴골과 정강이뼈를 이어주는 인대라는 사실을 알았으면, 어떻게 생겼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조금 어렵습니다. 정형외과 전공이 아닌 많은 의사들도 해부학 실습 이후에는 깨끗이 까먹고 항상 어려워 하는 부분입니다. (넘어가셔도 좋습니다만 읽어보시면 많은 도움이 되실겁니다^^)     

  

  위의 사진은 전부 오른쪽 무릎을 다양한 각도 (약간 바깥쪽에서, 약간 안쪽에서, 무릎을 굽힌채로 정면에서, 그리고 위에서 쳐다본)에서 그려 입니다. 밑에 줄은 위키피디아(사랑합니다)에서 가져온 모식도와 안쪽에서 봤을 무릎 움직임에 따라 십자인대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여주는 그림입니다.

3번째(2번째 줄 왼쪽) 그림에서 보시면 전방십자인대는 대퇴골(무릎 위쪽 뼈)의 홈의 바깥쪽 부분에서 시작되어, 4번째(2번째 줄 오른쪽) 그림에서 보시면 경골(무릎 아래쪽 뼈)의 앞쪽 가운데에 붙게 됩니다.

  십자인대가 하는 정확한 역할은 무엇인가? 1)경골이 대퇴골보다 앞쪽으로! 과도하게 움직이는 막아주고, 2)무릎이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꺾이는 막아주고 3)경골이 안쪽으로 과도하게 회전하는 것을 막아줍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이러한 일들이 심하게 일어난다면 전방십자인대가 끊어지겠죠?

  여담으로, 무릎에는 전방 십자인대 , 후방 십자인대와 측부 인대2개를 포함해서 4개의 무릎 인대가 힘을 합쳐 무릎의 안정성을 부여하게 됩니다. (대퇴골하고 경골이 붙어 있어야겠죠? 다리가 오징어처럼 흐느적거리지 않으려면? 그러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여기까지 십자인대의 생김새와 역할 그리고 손상기전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도대체 어떤 행동을 하면 십자인대를 다치는지,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또 십자인대가 다치기 쉬운 사람들이 따로 있는 아닌지도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제일 먼저, 무엇보다 흥미로운 사실은, 여자가 남자보다 십자인대 손상을 당한다는 입니다. 물론 주변에도 대부분의 십자인대 손상을 당한 사람은 남자이긴 하지만, 그건 남자가 운동을 훠어어얼씬 많이 해서 벌어지는 현상입니다. 같은 종류의 운동에 종사하는 같은 숫자의 운동선수들을 비교 했을 경우에는 여자가 남자보다 훨씬 더높은 확률로 십자인대 손상을 당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여자 프로 축구선수와 남자 프로 축구선수 중에서 어느 쪽이 십자인대 손상이 많냐고 묻는다면, 여자 프로 축구선수에서 훨씬 십자인대 손상을 많이 당한다고 합니다.

  우선 여자의 경우 갑작스럽게 멈출때! 대퇴사두근을 주로 사용하게 되고, 대퇴사두근은 경골을 쪽으로 당기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십자인대손상에 손상에 취약하다고 합니다. 아니라 햄스트링의 힘이 상대적으로 약해서 무릎을 안정적으로 고정해주지 못해 더욱 취약해진다고 합니다. (대퇴사두근Quadriceps femoralis 지난 글에 나왔는데, 앞쪽 허벅지 근육을 생각하시면 되고, 햄스트링 Hamstrings 뒤쪽 허벅지 근육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아니라 여성 선수들은 운동시 급격하게 방향을 바꿀 , 무릎을 안쪽으로 휘면서 방향을 바꾸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그로 인해서 십자인대에 부하를 주게 되고 손상을 당한다고 합니다.  (상대적으로 여성분의 경우 Valgus  남자의 경우 Vargus 형태의 관절 구조를 가집니다.)

즉 다르게 말한다면, 햄스트링과 대퇴사두근과의 균형이 맞지 않고, 무릎이 안쪽으로 휘어 있다면 더 손상을 잘 당하게 되겠지요. 올바른 자세로, 충분히 몸을 풀고, 근력운동을 해야 되는 이유 입니다.

 

  위의 그림은 십자인대가 손상 어떠한 힘에 의해서 다치게 되는지 보여주는 모식도 입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lpIOMuqXWrE 

동영상에 제가 힘겹게 설명해놓은 모든 내용을 1 만에 요약해주고 있습니다. (소리는 원래 없는 합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십자인대를 다치게 되면 어떤 증상들을 보이게 되는지? 실제 무릎을 다쳤을 십자인대가 손상 되었는지 알아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그렇지만 자세한 진단은 !!!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먼저 십자인대가 손상되면 릎에 어떻게 되는지 보겠습니다.

실제로 다쳐보거나 다른 사람이 다친 순간에 함께 있어 적이 없어서,

 교과서적으로(Uptodate) 십자인대 손상을 당한 환자는 ""하는 느낌과 함께 무릎이 부어 오르고, 느슨해지면서 고정된 느낌이 사라져 "불안정한" 느낌이 들고, 종종 무릎이 "빠져나가는" 같은 느낌이 든다고 합니다. 또한 무릎에 차는 붓기에는 대부분 피가 섞여 있으며(검사해봐야 알겠죠?? 밖에선 알기 쉽지 않을 겁니다.) 붓기가 빠지고 나면 무릎으로 무게를 지탱할 있지만, "불안정한" 느낌은 지속 된다고 합니다. 옆으로 걷거나, 계단을 내려가거나, 피봇(농구기술입니다. 한쪽 다리를 축으로 방향을 트는) 같이 다친 다리에 무게를 전달하게 되면 나사가 풀린 같은 느낌이 심하게 든다고 합니다.

  이러한 증상과 함께 다음의 가지 검사를 통해서 십자인대 손상을 확인 있습니다.

다만 이런 검사를 때는 언제나! 항상! 반대편 무릎도 같이 해서 쪽을 비교하면서 하시기 바랍니다.

그럼 먼저 라흐만(Lachman) 테스트 입니다.

편하게 누운 상태로, 무릎을 그림과 같이 20~30 정도 구부리고, 손으로는 대퇴부를 고정시키고 다른 손으로는 종아리를 잡고 쪽으로 당기면, 정상인 경우에는 뻑뻑해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만, 십자 인대 손상이 있는 경우에는 앞쪽으로 밀려오고 무릎이 바깥으로 돌게 됩니다.


다음은 피봇 쉬프트 테스트(Pivot-shift test) 입니다. 그림으로 조금 어렵기 때문에 동영상을 보시면 (30초부터 보시면 됩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yOztSsiL2ng

먼저 다리를 20~30 정도로 들고 무릎을 완전히 상태로 검사를 시작합니다.

발목을 잡고 안쪽으로 돌립니다.

그리고 무릎에 손을 대고 천천히 굽힙니다.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만약 십자인대 손상이 있다면 무릎이 ""하고 앞쪽으로 튀어 나오게 됩니다. (무릎을 구부리는 동안 덜컹하는 느낌이 듭니다.)

(동영상은 정상인으로 했기 때문에 당연히 음성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검사를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무릎을 다친 경우 손상이 있기 때문에 통증에 예민해져서 검사 주변 근육에 과도하게 힘이 들어가서 검사 결과가 다르게 나올 있습니다. 피검사자 환자는 완전히 긴장을 풀고, 다리 근육에 힘을 빼고 있어야 정확한 검사 결과가 나옵니다.

 

마지막으로, 전방 끌림 검사(Anterior drawer test)입니다.

앞의 라흐만 테스트와 거의 마찬가지로 편안히 누워서 이번에는 무릎을 90도 구부린 상태로 검사하게 됩니다. 종아리를 양손으로 잡고 앞쪽으로 댕기면 무릎이 앞쪽으로 쓱 빠집니다. 검사를 시행할 때 환자의 발 위에 앉아서 무릎이 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세가지 검사 중에서는, 라흐만 테스트가 가장 유용하고 편리한 검사 입니다. 그리고 피봇 쉬프트 테스트에서 양성이 나오면 98%정도 확률로 십자인대 손상이 있다고 생각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피봇 쉬프트 테스트에서 음성이 나와도 십자인대 손상이 없다고 얘기 할 수는 없습니다.) 전방 끌림 검사도 아주 유용하지만, 손상 입은 직 후에는 정확하지 않다고 합니다. 즉 붓기가 빠지고 안정적으로 된 후에 해야 검사 결과가 십자인대 손상을 더 정확히 반영한다고 합니다. (다친 운동장에서 쓰기엔 적합하지 않겠죠?)

위와 같은 사실을 알고 계신다면, 일상 생활에서 무릎을 다쳤을때 간단히 검사해보실 수 있을 겁니다. 

 

이렇게 십자 인대 손상이 확인되면(다시 한번 말씀 드리지만 제대로 검사는 꼭꼭꼭꼭꼭~! 전문의와 상당하세요), 진료를 받고 수술을 받아야 합니다. 예전에는 수술을 하지 않는 경우도 많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수술 기술이 많이 발달함으로 인해 재활 치료만 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졌습니다.

자세한 수술에 관한 정형외과에 방문하셔서 들어주세요~

다만 다친 후에 RICE 잊지 마세요. Rest, Ice, Compression, Elevation 약자로, 다친 부위는 절대 안정(Rest) 취하고, 얼음찜질과 압박(Ice and Compression) 통해서 붓기를 줄여야 합니다. 다친 정도에 따라 48~72시간 정도는 차가운 찜질과 압박을 하는 것이 좋은데, 십자인대 손상이 정도면 72시간 혹은 이상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절대 절대 절대 다치자 마자 찜질 하시면 안됩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누워서 다리를 들고 심장보다 높은 위치에 있도록 하세요. 발목에 베개를 두면 되겠죠? 이러한 처치는 모든 종류의 인대/근육등의 손상에 적용될 있습니다. 초기 처치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붓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응급 처치를 하고 수술을 합시다. (정형외과 전문의와 함께^^)

무사히 수술을 마쳤다고 하면, 이제부턴 길고 암흑같은 시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로 재활!  하지만 이러한 부분 역시 함부로 말씀 드릴 수 없는 아주 전문 분야이기 때문에, 꼭 전문의!!와 상담하시길 바랍니다. 


다만 간단한 준비운동만으로도 십자인대 손상의 위험이 줄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준비운동을 하시기 바랍니다.

대퇴사두근, 종아리 근육, 햄스트링을 충분히 스트레칭하고 근력운동을 하는 십자인대 부상 방지의 가장 기본이 되는 운동입니다.

그림으로 설명 드리면,

 

그림과 같이 다양한 방식으로 스트레칭을 하고

이런식으로 (앞의 그림은 몸을 천천히 앞으로 기울이면서 허벅지와 배에 힘을 줘서 앞으로 쓰러지는 것을 막는 운동입니다, 복근과 허벅지 근력이 강화됩니다.) 강화 운동을 하시면 됩니다.

 

, 좌우로 뛰기, 한발로 뛰기, 앞뒤로 뛰기 등을 통해서 균형 감각을 기르는 운동을 평소에 한다면

십자인대 부상을 줄이는데 더욱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여기까지 십자인대와 손상 그리고 실용적인 진단법과 치료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재미있는 글이 되길 바랬지만, 거의 Uptodate 한글 번역 본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유용한 글이 되길 바라며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다음에 잉여시간이 생긴다면 다음 시리즈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PS.

대부분의 의학적 지식은 이 페이지와 연결된 논문들 참조 하였습니다. 

http://www.uptodate.com/contents/anterior-cruciate-ligament-injury?source=search_result&search=acl&selectedTitle=1~23

참고한 블로그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tistory/1276CC0B4C6E68495F

십자인대 손상 당시의 상황에 대해서 상세히 기술해준 제 친구 K군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졸업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본과생활을 되짚어보는 일은 나에게는 정말 힘들었다. 특히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것에 적응해야 했던 1학년은 다시 태어난다 해도 전혀 돌아가고 싶지 않을 정도이다. 입학하기 전 나는 의학도들이 어떻게 공부하고 어떠한 것을 공부하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물론 알았다고 해도, 달라질 것도 없겠다 싶다.) 사돈의 팔촌을 뒤져도 의사나 의료계 근처에서라도 일하는 사람도 없었고, 게다가 나는 문과계열 출신이다 보니 건너건너 아는 친구도 없었다

닥터몽 의대가다

(닥터 몽 의대 가다 프로그램 정도 수준만 되어도 본과 1학년 10번은 하겠다.출처 : (C) CJ E&M  All rights reserved.)


  몇 년 전 케이블 TV에서 지금은 튼튼한 임플란트를 장착하고 두문불출하고 있는 MC몽이 의대생 생활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방송하고 있었다. (실제 내가 경험해보니 그것은 실제 체험강도의 한 1/10 정도 되는 듯하다.) 내가 아는 의학도들의 생활은 TV에서 보는 그런 것들이 전부였고, 일반 대학생보다 조금 많이 힘들고 많이 공부해야 하는 학생인 줄로만 알았었다. 그러나 현실은 상상한 것 그 이상이 아닌 상상도 못한 생활이 펼쳐지는 것이었다! 


 얼른 대학생이 되어서 자유를 만끽하고 살아야지

고등학교 때 수능시험과 내신의 압박을 받으면서 위와 같은 생각을 한 적이 있는가? 실제로 대학은 중고생들보다 훨씬 자유로운 곳일 수 있다. 우선 성인이 되어 많은 제약이 없어지는 것도 있기는 하지만, 무엇보다도 학업의 압박, 정확히 말하면, 누군가(?)의 압박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시간표도 내 마음대로 짜고, 수업시간도 많지도 않고, 오후 늦게까지 수업들을 일도 별로 없고, 야간 자율학습도 없고, 학교가 끝나면 여기저기 놀러 다니고, 방학도 길고, 배우고 싶은 다른 것들도 배우고이런 것을 상상했다면 실제의 대학생활에서도 가능하다. 물론 학문에 뜻이 있는 자는 여전히 도서관에서 하루 20시간을 보낼 것이고, 최근 취업 문이 좁아져서 많은 청춘들이 취업준비를 위해 고달픈 생활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근본적으로 대학생활의 본질은 자율성에 있다

그러나 당신이 진학한 곳이 의과대학이라면 그 기대는 산산조각이 난다. 의대 본과생활은 당신이 성인이 되었다는 것과 교복을 입지 않는다는 것을 제외하면 3생활과 다를 것이 없으며, 그것도 모자라서 오히려 외워야 할 것, 공부할 것은 더 많아지고, 더 어려워진다. 더불어서 방학도 훨씬 짧다. 당신이 이 글을 읽고 의대 본과 1학년을 상상한다면, 실제 생활은 어떤 것을 상상하든, 상상하는 것 이상일 가능성이 높다.

서론은 접어두고 본격적으로 본과 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하자. 본과 수업은 정해진 학습목표에 근거하여 공통적인 과목들로 이루어지지만 그것을 구성하는 커리큘럼은 학교마다 다르므로 필자가 다닌 학교만을 기준으로 서술하겠다.


"수강신청 전쟁"은 어느 별 이야기?

의대가 아닌 대학교 학부강의와 가장 큰 차이점은 첫째, 내가 시간표를 구성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수업 구성에 있어서 자율성이 전혀 없다는 이야기다!!!!!

보통 학부 수업은 졸업을 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학기 수와(보통 8학기), 학점 수가 정해져 있고 그 안에서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시간표를 구성한다. 필수로 들어야 하는 과목들은 정해져 있지만 그것을 제외하고는 자기가 흥미 있는 과목 위주로 구성할 수도 있고, 관심도에 따라 특정 계열 수업은 더 듣거나 덜 들을 수도 있으며, 다른 과의 수업을 듣는 것이 가능하다. 나아가서 복수전공부전공도 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시간표도 짜기 나름이라 3파 주4 하는 식으로 수업이 없는 날을 만들 수 있는 것도 하나의 옵션이다. 그래서 필연적으로 학생들이 선호하는 인기강의, 인기교수, 인기강사들도 등장하고 수강신청 전쟁이라는 것이 매 학기 연례행사처럼 펼쳐진다.

동영상 전체보기 클릭

<사진설명 : 2013년 SNS에서 인기를 끌었던 수강신청 전쟁 동영상 한장면, 의대생에게는 별나라 이야기이다.>

그러나 의과대학의 본과수업은 이런 면에서의 자율성이 존재하지 않는다. 고등학교처럼 시간표는 이미 정해져 있고 실습장비가 필요한 일부 과목을 제외하고 학생들은 그저 강의실에 앉아만 있으면 된다. 그러면 시간마다 교수님이 바뀌어서 들어오신다. 말이 강의실이지 교실이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린다고 하겠다

개설되는 모든 과목이 전공필수이므로 학생들은 좋든 싫든 모든 과목을 들어야 한다. 강의선택이 불가능하니, 인기강의와 비인기강의도 원칙상 존재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수강신청 변경기간이나 수강신청 취소기간 같은 것도 없다 (학교에 따라서 간혹 임상실습 과목 중 일부를 선택할 수도 있기는 하지만 극히 일부일 뿐이다. ) 완전 중고등학교네? 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중고등학교는 그래도 1년마다 반이 바뀌어서 새로운 얼굴들과 수업을 듣고 함께 어울리지만, 본과생활은 졸업할 때까지 반도 안 바뀌고 같은 얼굴들과 계속 수업을 들어야만 한다! 그것도 4년 이상! (신중히 CC[각주:1]를 해야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따라서 매번 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전공 필수과목이나 인기과목들을 신청하기 위해 캠퍼스마다 벌어지는 수강신청 전쟁 같은 것은 의대에 존재하지 않는다각종 노하우와 심지어는 암거래도 오간다는 설이 들리는 수강신청 전쟁, 그것은 어느 별 이야기인가요?


살아남아야만 하는 이유... 재수강? No, 유급

정해진 시간표라는 점 때문에 또 한가지 차이점이 발생하는데 과목 재수강과 유급에 관한 것이다. 의대가 아닌 학부에서는 F가 나온 과목이나, 혹은 더 좋은 성적을 받고 싶은 과목이 있으면 다음 학년에서 시간표를 조정해서 그 과목만 재수강을 할 수 있다. 아니면 듣다가 영 아닌 과목은 수강 포기 기간에 사라지게 만들 수도 있고, 필요한 경우 계절학기를 통해 학점을 보충할 수도 있다. 즉, 몇 개의 과목에서 만족스러운 점수를 받지 못하거나 F를 받았다고 해도 8학기 내에 무사히 졸업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때로는 반대의 경우도 생기는데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학점을 일찍 채운 경우 7학기, 빠르게는 6학기만에 학부과정을 마치는 조기졸업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의대에서는 이러한 것들이 불가능하다. 학부에서 졸업학기의 변동 없이 재수강과 학점 올리기가 가능한 것은, 위에서 언급한대로 시간표를 학생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4년 8학기 동안 내가 신청할 수 있는 학점이 졸업에 필요한 학점보다 많으므로, 몇 개의 과목을 다시 들어서 일부 학점을 포기해도 필수 학점을 채울 수 있으며, 어느 학년에 무슨 과목을 들어야 한다고 강제하는 것이 일반 대학에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대에서는 필요한 필수 학점으로만 수업 시간표가 짜여 있다. (참고로 이것만 하기도 버겁다.) 따라서, 시간표를 한 번 놓쳐버리면, 다시 수업을 들을 기회는 이론적으로 다음해나 가능한데 학년을 진급하면, 그 수업을 들을 수 없기 때문에, 재수강과는 다른 유급이라는 개념이 생기게 된다.

출처 : 엔하위키미러 유급 관련 정의 클릭! 

잘 안 와닿는다면, 고등학교를 생각해보자.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고등학교는 시간표를 학생이 정할 수 없다. 내가 2학년 때 수학 과목의 점수를 60점을 받았으면 그것으로 내 성적은 종료 된 것이지, 3학년에 올라가서 3학년 수업을 모두 들으면서, 동시간에 진행되는 2학년 수학 수업을 다시 들을 수는 없다. 정 듣고 싶다면 2학년 수학과목 시간에 2학년 교실을 가서 강의를 듣고, 그 시간에 진행되는 3학년 한 과목을 포기해야 한다. 여기서 고등학교라는 단어를 의대 본과로 바꾸면 정답이다. 한마디로 제 때 학교를 다니면서 재수강은 불가능하다. 고등학교처럼 1학년 때만 들어야 하는 과목, 2학년 때만 들어야 하는 과목이 정해져 있고, 시간표는 5 빠짐없이 빽빽하게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이미 받은 성적은 돌이킬 수 없으므로 그때 잘해야 한다. 한 번 흘러간 성적은 다시 붙잡을 수 없다는 것이 바로 의대 성적표의 특징이기도 하다. 

유급은 다음 학년으로 제 때 진학하지 못하는 것을 이야기한다. 의대생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기도 하다. 흥미 있으신 분들을 링크한 엔하위키에서 '유급'이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중고등학교 때 출석미달로 같은 학년을 다음 해에 또 다니는 학생들을 속된 말로 

‘1년 꿇었다’ 

라고 표현했는데 비슷한 개념이다. 대신 의과대학에서는 출석미달뿐만 아니라 성적미달로 다음학년으로 진급하지 못하고 유급이 된다. 내가 다닌 학교의 경우는 해당학기 성적이 평점 4.5만점에 2,0 미만(평락)이거나 한과목이라도 F(과락)를 받은 학생이 유급의 대상이 된다

예를 들어 그대가 1학년 1학기에 한 과목을 F를 받고, 나머지 과목들을 모두 A를 받았다고 치자. 그렇다면 그대는 아무리 다른 과목들을 잘했어도, F를 받은 그 한 과목 때문에 2학년에 진급하지 못한다. 같이 입학한 동기들이 2학년으로 올라갈 때 그대는 다시 1학년이 되어야만 하고, 결과적으로 학교를 1년 더 다녀야만 한다. (물론 등록금도 다시 내야겠지.)  만일, 그대가 의대 본과생이 아닌 다른 학부생 이었다면 다음해에 2학년에 올라가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고 4학년 되기 전까지 아무 학기에나 그 F받은 과목을 다시 재수강하면 될 텐데 말이다

여기서 오해할 수 있는 것이 있는데 학교생활은 무관심하고 음주가무에 빠지거나 정말 공부를 못하는 사람만이 유급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성적이 상대평가이기 때문에 같이 공부를 열심히 했어도 줄서기처럼 1등부터 꼴찌까지 매겨질 수밖에 없다. 거의 모든 학교마다 매해 유급의 대상이 되는 학생들이 있고 이들은 상대적으로 정해진 기준을 그 학기에만 채우지 못했을 뿐이다

내가 본과 1학년 때 우리 동기들 중에서 10% 2학년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유급의 대상이 되었다. 그들 모두 대부분의 과목을 B이상의 성적을 받았는데 특정 한 과목만 F를 받아서였다. 그들 모두 결석 없이 매일 밤늦게까지 열심히 공부했었다. 그리고 해당과목은 늘 10%이상 학생들에게 F를 할당하는 과목이었다. 성적표가 나오자 학년 전체가 교수님들을 찾아가서 그 학생들이 정말 공부를 열심히 했노라고 제발 D-라도 달라고 사정했으나 아무 소용이 없었다. 인생은 길기 때문에 1년은 아무것도 아니지만, 막상 재학중인 학생들에게는 비싼 등록금을 더 내야 하는 문제 등과 맞물려서 큰 스트레스가 되는 것이 바로 이 유급 문제이다 

이게 의대생들이 시험에 쪼여가며 빡시게 공부하는 본질적인 이유다. 한 과목이라도 GG치면 1년을 다시해야한다는 부담감

 

별나라에서 사는 본과생들

("별에서 온 그대"에 나오는 외계인인 도민준(김수현)도 본과 1학년을 유급 걱정하면서 덜덜 떨면서 공부하지 않았을까?)

  대부분의 의과대학이 다른 과들과 함께 종합대학의 일부로 소속되어 있지만, 이렇게 특징적인 시스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연합동아리 활동이라도 하지 않는 이상, 다른 과들과 활발하게 접촉하기도 힘들고, 여러분야의 학문과 활동을 접할 기회도 적다. 좋게 말하면 독립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배타적인 캠퍼스 생활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이 현재 문제가 되는 의사라는 집단과 사회와의 커뮤니케이션의 부족을 가져오는 하나의 요인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단순히 본과 1학년을 되짚어 본다는 것이 너무 장황한 이야기로 진행됐다. 그저 하고싶은 말은 본과생활은 기본적인 대학 시스템과 다른 시스템에 적응하는 것 때문에, 학업 자체뿐만 아니라 외적인 것들까지 여러 가지 힘든 기억이 많은 시절이었다. 보통 지난 날을 되돌아보면 그때로 돌아가면 더 잘할 수 있을 텐데…’ 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나는 다시 말하지만 본과 1학년으로 돌아가라고 한다면 단호하게 

“No, thank you.”

되시겠다

  만일 그대의 친구가 현재 의과대학이나 의전원 본과에 재학중이라면? 술 한잔 마시자고 부르는데 안 나온다고 너무 뭐라고 하지 말자. 그 친구도 나오고 싶어서, 온몸이 들썩거리지만 두꺼운 책과 강의자료에 파묻혀서 다음학년에 무사진급하기 위해 속을 태우고 있을 지도 모른다! 게다가 의대는 개설된 강의를 모두 들어야 하는 관계로 다른 학부보다 학기는 길고 방학은 짧다. 평균 한달이나 될까?  그나마 그 방학동안 동아리며 봉사활동이며 학과 생활로 치인다. 대학생들의 방학기간에 그 친구는 방학이 아닐 수도 있다!

 

P.S. 

의과대학 본과의 학제 시스템에 대해 예상보다 길게 설명했는데, 그 이유는 얼마 전 이 MDPHD.kr 블로그의 방명록에서 누군가가 의대 진학 후 생물학을 복수전공을 하려고 한다는 글을 봤기 때문이다. 의대의 학제를 일반적인 다른 학부의 학제와 같다고 알고 있었다면 그러한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러나 위에서 설명했다시피, 의과대학은 독립적인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서 타과 수업을 가서 듣는 것은 불가능하고, 따라서 복수전공까지 하기 위해 다른 학과의 강의를 다량으로 이수하는 것은 한국에서는 불가능하다[각주:2]


  1. CC는 일반적으로 Campus Couple을 뜻하나, 의대에서는 엄밀한 의미로Class Couple을 의미한다고 보는게 정확하다. [본문으로]
  2. 영국에는 그렇게 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더라. 의대 과정 중에 다른 과목을 부전공하는... 여기 필진 중 한명인 EveningTea가 있는 영국 Wellcome Trust sanger 연구소에서는 의사이면서 동시에 수학을 부전공한 교수가 있다고 한다. [본문으로]

저는 주로 연구를 하면서, 대학 병원에 소속되어 있는 의사 입니다. 제 동기들과 아내는 임상 의사로서 소위 말하는 "의료 현장"에서 뛰고 있죠. 오늘도 아내는 병원에서 당직 근무를 서고 있습니다. ^^ 


최근 들어, 밤과 새벽에 사고를 당한 친구들의 전화가 자주 와서 이 글을 포스팅해 봅니다. 언젠가 한 번은 하려고 했던 응급실에 대한 이야기를 오늘 하고자 합니다. 


어디까지나 본 글은 저 개인의 경험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에, 다분히 주관적일 수 있습니다. 아울러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르고, 그에 따른 처치와 상황이 다를 수 있다는 상황을 고려하시고 읽어주시길 당부합니다. .또한, 본 글은, 사고가 생겼을 때, 응급실에 가지 말라는 글이 절대로 아님을 다시한번 "강조"하면서, 본 글을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응급실은 말그대로 응급을 요하는 의료 공간입니다. 개인마다 분명히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의료인들은 일반적으로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경우를 응급 상황이라고 인식합니다. 예를 들면, 심한 교통사고로 팔,다리가 절단되었다거나, 복부가 칼에 찔렸다거나, 갑자기 많은 양의 피를 토하는 상황은 누가 봐도 응급 상황이죠. 아울러 소위 말하는 "중풍"같은 뇌경색이나 뇌출혈과 같은 경우, 심장 마비 증상이 있는 경우도 응급 상황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 외에도 생명을 다루는 응급 질환들은 많이 있긴 합니다만, 개인이 판단하기가 쉽지 않죠. 가끔 증상 뒤에 숨은 질환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니깐요.

성의44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당시 응급실 사진 by loveCUK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실제로 대부분의 환자들이 대학 병원 응급실에 가면, 늦은 처리에 따른 기다림, 지속되는 고통과 자신의 증상을 온전히 봐 주지 않는 의료진에 대한 불만이 상당히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전 90년대 보다는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응급실에서의 불친절, 기다림 문제는 "대학 병원은 불친절하다"라는 인식의 선봉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껍니다.


이런 문제가 왜 발생했느냐하면, "응급"을 인식하는 의료진과 "자신의 응급 상황"에 대한 일반인들의 차이에 근거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예를 한번 들어보도록 하죠.


혜린이라는 사람이 갑작스럽게 밤에 술을 마시다가, 넘어져서 이마가 찢어진 상황을 가정해 봅시다. 갑자기 발생한 일이고, 피가 많이 흐르기 때문에, 환자는 당황하게 됩니다. 그래서 주변에 있는 대학 병원 응급실을 찾게 됩니다.  환자는 피도 많이 나고 아프기도 하기 때문에, 자신을 "응급"으로 생각합니다. 딱히 떠오르는 병원이 없기 때문에, 주변에 가까운 대학 병원을 찾게 됩니다. "혹시나 무슨 문제가 있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과 "지속되는 통증" 때문에, 다른 사람의 상황보다 자신의 병을 더 "응급 우위"에 두는 경향을 가지게 됩니다. 


그렇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혜린이의 상황은 혼수 상태가 있거나, CT를 통해서 머리에 출혈이 있지 않는 한(그에 관한 검사들을 초반에 하게 되죠) "초 응급" 상황은 아닙니다. 응급실에서 일하는 의사 입장에서는 이 환자의 vital sign(활력 징후라고 하는데, 생명과 직결되는 혈압, 호흡 등을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이 안정적이고, 외상의 정도가 뇌를 손상시킬 정도가 아니라고 판단을 하면 의사의 "응급 우선 순위"에서 이 사람은 더이상 큰 우위에 있지 않게 됩니다. 


물론 이 때 여러 가지를 물어보고 검사를 합니다. 다른 환자들이 밀려오는 상황에서 워낙 바쁘기 때문에 대충 묻는 것 같지만, "응급"의 정도를 가늠하기 위한 여러가지를 묻습니다. 혹시 외부 충격으로 머리를 강하게 부딪히지는 않았는지, 상처에 혹시 다른 이물질이 묻지는 않았는지 등에 대한 것들을 물어보고, 필요하다면 거기에 따른 검사를 하거나 소독을 하게 됩니다.


이 경우, 혜린이를 처음 본 응급실 의사는, 사실상의 초기 조치가 끝난 것입니다. 이 때 만약 다른 응급 환자가 없다면, 혜린이의 상처는 바로 봉합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다른 응급 우선 순위에 있는 환자가 있거나 새로운 환자가 갑자기 온다면, 혜린이의 상황은 그 환자의 상황에 비교해서 우선 순위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즉 의사의 입장에서는 생명과 직결되는 "우선 순위"에 입각하여 객관적으로 환자를 바라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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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09_060 by Kevin Goebel 저작자 표시변경 금지


하지만, 혜린이 입장은 그게 아니죠. 아프기도 하고, 피도 나기 때문에, 자신은 무언가 빨리 조치를 취했으면 좋겠는데, 그냥 기다리기만 합니다. 한 십분 정도 전에 의사가 와서 이것저것 물어는 봤는데, 그 이후에는 그냥 다른 환자들만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혜린이는 혹시나 이마의 상처에 흉터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서 간호사에게 흉터가 남지 않도록 부탁하기도 하고, 주변 친구들과 함께 걱정하기도 합니다. 


그리곤 아무리 둘러 보아도, 자신처럼 피가 흐르는 환자는 없는 것 같고, 할아버지 할머니 기침소리만 들릴 뿐입니다. 의사는 할머니, 할아버지 환자들만 우선적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그냥 감기인 것 같은데, 왜 자신에게는 신경쓰지 않는지 의아하면서 슬슬 화가 나기도 합니다. (사실 감기처럼 보여도, 폐렴이거나, 심장 질환과 복합적으로 연계된 경우에는 "생명"과 직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다가 교통사고로 엠뷸런스를 타고 온 의식이 없는 "환자"가 들어옵니다. 저 사람은 딱 보기에도 자신보다 더 응급인 것 같고, 진짜 "환자"처럼 보입니다. 그렇지만, 점점 시간이 흐르자, 기다림은 짜증으로 변하고, 술기운에 고함을 쳐 보기도 합니다. 그제서야 성형외과 전공의가  와서 무언가를 해주는 것 같습니다. 봉합을 완료하고, 퇴원을 하려고 의료비를 정산하니 무려 50만원이 나왔습니다. 기껏해봐야 5cm 정도를 봉합했을 뿐인데 너무 비싼 것 같습니다. 그렇게 대학 병원에 대한 불신감이 더 커집니다. 


위 상황이 일반적인 대학 병원 응급실 풍경입니다. 실제로 이런 일들이 아주 많이 발생하고, 제 주변에서 겪은 일을 각색한 것입니다. 혜린이 입장에서는 병원에 왔는데 아무 것도 안하는 것 같아 속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혜린이 말고 다른 환자들도 맡아야 하는 의료진의 입장에서는 분명히 "의료 우선 순위"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특히나 응급을 요하는 상황이 많은 대학 병원에서는 더 그러합니다. 


이 상황에서 혜린이가 대학 병원 응급실을 가지 않고, 밀려오는 환자가 조금 적은 2차 병원 응급실, 혹은 중소 개인 병원 응급실을 간다면 어떻게 될까요? 결과적으로, 환자 상황에서 조금 더 여유가 있는 응급실에 가면 우선 순위에서 대학병원보다 훨씬 우위에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울러, 훨씬 더 친절한 대우를 받고, 의료비 역시 훨씬 더 저렴하게 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나라 응급실의 현실.
우리나라 응급실의 현실. by yklee799 저작자 표시변경 금지


실제로, 사람들이 많이 모르고 있는 사실 중 하나는, "대학 병원 말고도, 야간 응급실이 있는 병원이 많다"는 사실입니다. 중소 병원만 하더라도, 응급실이 있다면, 대부분의 응급 처치가 가능하고, 필요한 검사 역시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환자 수가 대학 병원보다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환자 입장에서는 기다리지 않고, 바로 처치가 가능한 상황이 많습니다. 


물론, 개인이 자신의 응급 상태를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자신의 의료 상황을 자의적으로 판단하면 안되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 본 글은 그런 "판단"을 강요하는 글이 아닙니다. 다만, 무조건 본인을 응급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야간에 3차 의료 기관인 "대학 병원 응급실"에 가면, 환자 입장에서 우선 순위에 의해서 처치가 늦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전하는 것입니다. 


소위 말하는 "큰 병원"이 좋은 것일 수는 있습니다만, 경미한 질환 같은 경우에는 바빠서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큰 병원"보다는 바로 치료할 수 있는 "중소 병원"이 더 나은 경우도 많습니다. 더불어, 비용도 적게 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중소 병원에서 처리하지 못할 질환이나 환자라면, 중소 병원에서 바로 대학 병원으로 전원을 보냅니다. 정확한 의학적 판단 아래, 환자의 응급 상황을 "우선 순위화"시키게 되는 것이죠. 실제로 이게 진정한 "의료 전달 체계"라 할 수 있는데, 우리 나라는 의료 접근성의 문제로 현실적으로 이루어 지지 않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본 글이,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홀대를 받았다"고 생각하는 혹은 경험했던 많은 분들에게 작게 남아, 오해를 풀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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