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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GATE NEWS : 느닷없이 범죄 공모자가 된 의사

환자의 요청에 따라 1년 이상 운전을 하기 어렵다는 진단서를 발급해 준 모 대학병원 정형외과 교수가 허위 진단서 발급에 공모했다는 혐의로 면허정지처분까지 받았다.     진단서가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사들이 주의하지 않으면 자신도 모르게 '범죄 공모자'로 전락할 수 있다.     개인택시 기사인 김모 씨는 2009년 모 정형외과의원에서 경추부 MRI 검사를 받았는데 '신경뿌리병증을 동반한 목뼈원판 장애' 소견을 보였다.   김씨는 며칠 후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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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안을 요약하면,

1. 개인 택시 면허를 판매하고자 하는 환자는 일반적으로 판매할 수 없기에 1년 이상 운전 할 수 없다는 진단서가 필요하게 되었음.

2. 환자는 브로커 박씨에게 1년 이상 장기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서가 필요하다고 청탁함. (브로커는 환자에게서 1천만원 정도의 수수료 받음)

3. 대학 병원 정형 외과 교수 의사를 찾아가서, 환자와 동행한 박씨가 환자의 정황을 설명함. (교수는 금전적 이득 따로 받은 것 없음)

4. 환자의 MRI 필름과 근전도 검사 결과지(외부 다른 병원)를 가지고, 환자의 편의를 생각해서, 의사는 1년 이상 운전을 하기 어렵다는 진단서를 발급. (이 상황에서 약간 이론이 있을 수 있는데, MRI 필름과 근전도의 객관적인 상태를 보았을 때, 1년 이상 운전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상태인 듯(즉, 객관적으로 보기에 허위 진단서이긴 한 듯))

5. 추후 브로커, 환자 잡혀들어감.

6. 의사 역시 허위 진단서 발급 공모자로 순식간에 범죄자로 둔갑.

7. 의료법에 의거해서 정형외과 교수 보건복지부 1개월 15일 의사 면허 정지.

 

이 과정에서의 핵심 사항은, 과연 진단서가 환자의 상태에 부합하느냐 였던 것 같고, 교수는 "인심 좋게" 조금 넉넉하게 환자에 대한 진단서를 내준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도 허위 진단서는 허위 진단서인 셈이지요. 다만, 이 상황에서 범죄 의도가 없다하더라도, 공모자가 되었다는 사실이 여러분들이 주의해야 할 사항인 것 같습니다.

 

이제, 이 판례는 "진단서와 관련한 주의 사항"인 셈이네요.

 

자기도 모르게 후하게 인심을 써서, 범죄 공모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의사 면허 정지가 됩니다.

기본적으로 양심과 객관적 사실에 근거한 진단서를 쓰는 것이 중요한데, 사실 그게 쉽지만은 않죠. 그리고 이 사건이 발생한 시점이 2009년. 현재부터 7년 전이니깐, 그때는 약간의 "정"이란 게 있을 수도 있겠죠.

 

이렇게 되면, 외부에서 찍은 MRI를 믿을 수 없기에, MRI를 다시 한번 찍게 되고, 환자의 사정을 보지 않고, 차가운 의사 결정만 남기게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씁쓸하긴 합니다만,

 

사회가 돌아가는 방향을 본다면, 환자의 편의를 위한다기 보다는, 의사의 "전문성", "독립성"을 좀 더 추구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혹시라도 이런 상황에 처하시게 된다면, 환자 사정을 봐주기 보다는, 이런 선례가 있기 때문에, 환자의 편의를 들어주기는 힘들 것 같다는 예시로 활용하시길 당부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항상 느끼는 바이지만, 너무 과하면 안되는 것 같아요. 부탁을 적절한 선에서 끊어내는 것도 아주 중요한 것 같아 보입니다.

미국에 와서 일기처럼 매일 글을 쓰고 있긴 하다. 글 쓰는 것 자체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은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논리를 생각하고, 그림을 생각하고, 잘 안 되는 한글(?)을 쥐어짜 내는 것. 모든 환경이 영어로 대화를 하다 보니 on-off하는데 시간이 필요하긴 하다. 아~~~ 쉽지 않다. ^^ 

 

오늘은 일기같이 생각의 흐름을 그냥 쓸 생각이다. 주제는 영어에 대한 이야기이다.

 

영어를 전문적으로 교육받은 적이 없는 대다수의 한국인처럼, 나 역시도 내 분야가 아닌 영어에는 그리 밝지 못하다. 예를 들면, 채소 같은 것. 상추와 배추는 미국인 입장에서는 초등학생 수준[각주:1]만 되어도 당연히 알아야 하는 것인데, 내 기억으로 배추는 배운 적이 있어도, 상추는 배운 적이 없는 것 같다. 그 외에도 이런 예들은 많다. 나 혼자 가서 장을 볼 때는 내가 굳이 상추가 "lettuce"인 것을 알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나는 상추가 무엇인지 모양도 알고, 맛도 알고 있고 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상추를 설명하거나, 상추 심부름을 외국인에게 시키려고 하면, 상추가 lettuce인 것을 알아야만 한다. 

 

(다양한 야채들. 나는 무슨 맛인지도 알고, 가격도 알고, 어떤 요리에 넣어야 하는지도 아는데, 용어를 몰라서 사오라고 시킬수가 없다.)


생각보다 이런 일들이 종종 발생한다. 참고로, 공인 영어 점수가 그 사람의 영어 실력을 완벽히 대변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반영은 한다고 본다는 측면에서 나의 토플 점수와 토익 점수는 아주 높다. 자랑 같지만, 거의 만점에 근접하기 때문에, 나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내가 생각하는 것,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말로 하고, 제대로 알아듣는다. 그리고 부당하게 느끼는 점이 있으면 따지는 것까지 충분히 한다. (얼마 전에도 항공사와 관련하여 일이 있어서 강력히 클레임을 걸었다.) 아울러, 그 분야가 학습이거나 내 분야를 다루는 것인 경우에는 거의 무리가 없다고 보고 있다.(토플의 목표가 바로 영어로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라는 점을 깨닫는다면 당연한 이야기).

 

하지만, 외국인과의 대화 중에 상추와 같은 단어가 있으면, 가끔씩 바보가 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상추 말고도 그런 예는 많다. 식물 이름(예를 들면 밤나무, 상수리나무, 전나무, 고목 등등), 동물 이름(개미핥기, 도롱뇽, 뱀 말고 방울뱀, 청설모, 두더지 등등), 음식 이름(펜실베이니아 더치, 프렌치토스트) 채소 이름 (대파, 쪽파, 부추 등등[각주:2])등은 원어민 입장에서는 아주 기초적인 초등 수준의 단어[각주:3]이지만, 한국에서 나는 접한 적이 없기 때문에 알 수가 없다. 이런 단어가 대화 사이에 끼이면, 나는 크게 공감할 수가 없고 알아 듣는 것도 쉽지 않다. 필요할 때마다 학습해서 배울 수는 있지만, 모든 것을 다 배울 수는 없다는 점이 한계라면 한계인 것 같다.


다행인 것은, 생활에는 큰 불편함이 없다는 점이다. 아울러, 일하는 것에도 큰 불편함은 없다. 굳이 상추를 몰라도 연구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한 번은 이 부분에 대해서 내가 진지하게 나랑 같이 일하는 애들(대학원생,석사생,학부생)을 모아 두고 이야기 한 적이 있다. 대놓고 이야기할 수는 없었겠지만,아래와 같은 맥락으로 결론이 났었다. 

 

충분히 교육받은 사람들은 내가 외국인(한국인)이기 때문에 상추의 실체는 알지라도, 영어 이름을 모를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다. 아울러, 학생들이 배우고자 하는 것은 내가 사고하는 방법이랑, 내가 연구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그것만 충분히 가르쳐 줄 수 있으면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그리고 역시 그들은 처음 내가 일을 시작한 시점부터, 6개월이 다 되어가는 현재까지 팀 리더인 "상추를 모르는" 나와 같이 일하고 있다. 아울러, 우리 팀이 현재 랩에 있는 팀들 중에서 가장 promising 한 결과를 내고 있다. 적어도 내 생각에는 ^^  

 

물론 이제는 "상추"와 같은 용어까지 알아서, 영어로 농담 따먹기 하는 수준은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아직까지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는 미국인(?)이 되었다고 볼 수 없고, 그렇게 될 수 없다는 것 역시 깨닫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될 필요도 없는 듯하다. 영어는 어디까지나 도구이고, 중요한 것은 실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과학자로서 Identity를 가진 사람이기 때문에, 나의 실체는 영어보다 과학, 연구에서 보여주면 된다. 그리고 이는 절대 영어만 잘 한다고 해서 도달할 수 있는 수준의 것이 아니다. 


(참고하세요~ 채소와 그에 맞는 영어를 덧붙입니다. 모르는 채소도 많지만, 재미있기도 해요. 특히 가지는 영어로 계란식물 ^^)


따라서, 나는 영어를 native speaker 만큼 못해도, 비교적 당당한 편이다. 나는 영어로 교육받지 않았고, 한글로 교육받았다. 하지만, "그 교육의 실체는 알고 있다"는 입장을 항상 견지하기 때문에, 최소한 영어로 주눅 들지는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래도 여전히 모든 것을 영어로 교육받고, 완벽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원어민 연구자들을 보면 부럽긴 하다. 

 

도구를 갈고 닦으면 더 멋지게 보일 수 있고, 영어가 좋으면, 내용물을 조금 더 좋게 포장할 수 있다. 하지만, 언제나 포장보다 내용물이 더 중요하다. 도구에 신경을 아예 안 쓴다면 분명히 문제가 있을 수 있겠지만, 너무 도구에만 신경 쓰면 영어만 잘하는 미국 노숙자(?) 신세[각주:4]가 될 수도 있다.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미국에 있는 노숙자들은 "그들의 의사"를 완벽하게 영어로 표현한다. 하지만, 나는 영어를 완벽히 구사하는 "노숙자"가 되기보다는 영어를 잘 못해도 내용물로 꽉 찬 "학자"가 되고 싶다. 그리고 나는 한국인이다. 내 평생의 대부분을 한국어로 의사소통 해왔기 때문에, 영어를 미국인보다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들은 한국어를 하나도 할 줄 모르는데 반해, 나는 영어와 한국어를 동시에 하지 않는가? 당당해 지자.

 

이런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역설적으로 영어에 대해서 조금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사실, 영어를 더 잘하고 싶은 것은 사실이다. 특히 날카로운 글쓰기완벽한 발표 영어를 더 잘 하고 싶다. 더 노력하고 나를 갈고닦아야겠다. 결국 시간과 노력이 모든 것을, 아니 대부분을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다. 

  1. 참고로, 한국 나이로 올해 5살 먹은 아들에게 물어보았을 때 웬만한 채소 이름을 아는 걸로 보아, 대부분의 채소 이름은 초등 수준 이하의 단어임이 틀림없다. [본문으로]
  2. 만약 여기에 언급된 단어를 영어로 알고 있다면, 우연히 알게 되었거나, 경험으로 알게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 분야 전문가가 아닌 이상, 교육으로는 접하기 힘든 단어이기 때문이다. [본문으로]
  3. 조금 더 수준을 높이면, 수학 공식(미분,편미분,방정식, 원주, 마름모, 평행사변형 등등)과 물리 용어(유체역학, 전자기 유도, 전자기장, 상대성이론 등등)이 있다. 영어로 이 분야를 학습하지 않는 한, 일반적인 영어 교육에서는 이런 영어 단어가 잘 등장하지 않는다. [본문으로]
  4. 노숙자를 비난하고자 하는 의도는 아니지만, 직업성 전문성이 부족한 사람을 지칭하는 맥락에서 이해해 주시면 좋겠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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