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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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을 먹을 때는 글루텐을 곱씹어 보자(우동에 관한 썰.)
우동 몇 가닥을 집어 후루룩 빨아들이면, 투명할 듯 뽀얀 면발이 춤추듯 입술을 때리며 입안으로 미끄러져 들어갑니다. 면은 탱탱하고 탄력이 있어 이빨을 밀어내는 기분좋은 반발력을 느낄 수 있지만, 결코 씹을 때 힘이 들어갈만큼 단단하진 않죠. 매끄럽고 탱탱하게 잘 만든 우동을 먹을 때 느끼는 즐거움은 관능적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면의 쫄깃함이 쾌감이 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요? 우리가 가진 음식에 대한 본능적인 선호도는, 보다 유익한 먹이를 섭취하고 해로운 먹잇감은 기피할 수 있도록 하는 진화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단맛이나 지방의 고소한 맛, umami 등이 기분 좋게 느껴지는 것은 먹이가 가진 주요 영양소를 적극적으로 섭취할 수 있도록 인류가 진화해 왔다..
2015.02.07 -
생리학; Nernst 방정식의 신비
입시공부 끝에 만난 대학생활은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 대학가면 내가 원하는 공부를 해야지 하며 버텨내었던, 내 고등학교 생활이 허망할 정도로. 그 덕에 예과 때 맘껏 놀라는 본과 선배들의 말에 충실히 어영부영 예과 생활을 보냈다. 특히 우리 학교는 예과 2년동안 지내는 캠퍼스와 본과 4년 동안 캠퍼스가 지리적으로 달랐고, 그런 만큼 심리적인 거리도 커서 예과 때까지는 전혀 의대생이라는 자각이 들지 않았다. 본과 캠퍼스 기숙사에 입사하며 이사를 한 후에야 내 자신이 의대생이라는 자각과 중압감이 동시에 다가오기 시작했다. 진입 후 처음 만났던 의대다운 학문은 모든 의대생들이 그렇듯이 골학이었다. 돌이켜보면 단순암기 외엔 아무것도 없는, 그 단순암기조차도 차후에 만날 다른 과목에 비해서는 하찮을 정도..
2014.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