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여러가지 문제로 의료 사회가 시끄러운 것 같다. 특히, 실력과는 별개로 쇼닥터라든지 TV에 자주 나오는 의사에 대해서 많은 불신감이 존재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근거가 없는 치료를 하는 의사들과 한의사들을 과학인으로서, 그리고 환자가 될 수 있는 잠재적인 인간으로서, 아주 싫어한다. 하지만, 공식적인 절차를 거친 임상시험이나, 근거가 충분히 마련된(동료 평가와 재현성이 확보된) 치료는 언제든지 개방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쓴 글이긴 하지만, 오늘에서야 여기에 포스팅을 한다. 

오늘은 "의료 광고"만이 가진 특수성에 대해서 포스팅[각주:1]하고자 한다. 

의료 광고는 필연적으로 자신과 병원을 알리기 위한 한 방편으로 봐야 하지만, 우연히 인터넷 뉴스를 검색하던 중 특이한 뉴스를 듣게 되었다.

아무리 수술 케이스가 많은 자신을 알리고 싶어 했어도 해야 할 일과 안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 뉴스는 극단적인 마케팅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광고는 무엇을 알리기 위한 매체이다. 

기본적으로 서비스나 상품을 알리기 위해서 광고가 이용된다. 광고가 좋으면 물건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물건이 더 잘 팔리게 된다. 요새 많이 나오는 이미지 광고, 감성 광고 등도 사실은 직접적으로 물건을 판다기보다는 호감도를 높여서 "이 물건을 사면 좋은 느낌이 들 것이다" 하는 관점에서 봐야 한다.결국, 궁극적으로 모든 광고는 물건 혹은 서비스를 팔기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의료 광고는 광고 시장에서 아주 독특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광고를 하기 위해서 생각보다 많은 규제를 통과해야 한다. 의료의 특수성이 광고에도 반영되기 때문에, 과장 광고, 허위 광고 등은 아주 엄격히 심사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잘못하면 환자에게 큰 피해가 돌아가기 때문에 그렇다. 의료 광고를 자세히 보면, 과장과 홍보 사이에서 줄타기 하는 의료 광고들이 많은데, 이는 "의료"라는 특수성에서 기인하는 바가 크다. 허위 광고를 보고 온 환자를 치료해서 "허위" 혹은 "효과가 미미함"이라는 기준 자체가 경우에 따라서 주관적이고, 이 치료가 잘못된 것인지 아닌지를 환자가 느낄 수 없기 때문에, 의료 광고는 철저히 검증된 치료에만 국한하고, 그것조차도 아주 신중해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공식적으로, 의료 광고를 하기 위해서는 심의를 거쳐야만 합니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의료"라는 부분에서 일반적으로 광고가 차지하는 영역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일단, 내가 겪는 질환이 갑작스럽거나, 가벼운 것이라면 근처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 때는, 의료 광고나 인지도보다는 병원의 위치(접근성)가 더 중요할 것이다. 주변 사람을 통해서 조금 더 인지도 있거나 용하다(?)고 알려진 병원에 갈 수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간단한 질환이라면, 자기 주변에 있는 병원(로컬 병원)을 가게 될 것이다. 따라서 로컬 병원 입장에서는 굳이 돈을 들여서 광고를 할 필요가 없는 셈[각주:2]이다.

만약, 내가 중한 병이라고 진단받았다면, 실력 있는 의사를 찾아가고자 할 것이다. 소위 말하는 큰 병원, 혹은 대학 병원으로 가길 원할 것이고, 이 때는 초기 진단을 내린 의사에 의존하거나, 주변 사람들 혹은 풍문에 의존할 가능성이 크다. "동료 평가에 의한 명의를 찾아갈 여지가 크다"는 이야기이다. 이 경우에도 역시, 광고를 통해서 병원을 가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대학 병원, 혹은 큰 병원 입장에서는 동료 의사들의 평판을 높이기 위한 학회 활동이 더 중요하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의료 광고는 큰 소득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 굳이 생돈을 날려서 이미지 광고를 몇 판 때리는 것보다, 병원에 있는 교수들의 실력을 높이고, 학회 참여를 권장하는 것이 비용 대비 더 큰 효과를 얻는 셈이다. 물론, 자본력이 있는 병원에서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이미지 광고를 슬슬 시작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환자의 입장에서도 그러하다. 질병이라는 이유로, 한 번밖에 없는 치료 기회를 광고에 의존해서 그 병원에 가기에는 너무나도 큰 리스크가 수반된다. 광고만 믿었다가, 이 의사가 허위 광고를 하는 것이라면... 이 의사가 경험이 미천한 의사라면... 이 의사가 실력은 없는데 광고만 많이 해서 이름만 알려진 상황이라면그래서 결국 내가 수술받았는데 부작용이 생긴다면...   등등 수많은 리스크가 존재하기 때문에, 선뜻 광고만 의존해서 병원을 선택하지는 않는 것이 일반 환자들의 인식이다. 


 (이제 병원도 마케팅 시대??)


하지만, 이런 상황은 어디까지나 "전통적인 의료" 혹은 "보험 의료 영역"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소위 말하는 "미용 치료- 비보험 의료 영역"에서는 광고가 차지하는 부분이 정말 엄청나다. 오히려 안 하면 손해가 되는 상황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오는 얼짱 의사, 그리고 매스컴 플레이. SBS에서 나온 의사, MBC에 출현했던 의사, KBS 스펀지 자문 의사 등등 매스컴에 노출된 의사들이 많은 이유는 그만큼, 매스컴에 노출되면 득이 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인지도가 높으면 결과적으로 많은 환자들이 온다. 더 친근하게 느끼기 때문이다. 

 

추가적으로 그 의사들이 나와서 이야기하는 것을 들어보면,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정확하고 근거 있는 의료 지식을 제공하는 측면이 많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의학 지식"인양 근거 없는 정보를 퍼붓는 사람들보다는 훨씬 더 낫다고 생각한다[각주:3]. 자신은 인지도를 얻고 많은 환자를 얻겠지만, 최소한 임상적으로 근거 있고 체계적인 의학 지식을 일반 대중에게 제공하는 것은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TV, 마케팅에 목매는 의사(?)를 무조건 막는 것은 능사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비판만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의사도 개인 사업자이기 때문에, 맛집 소개 TV에 나와서 자기 음식점을 알리는 음식점 주인과 비슷한 행위인 셈이다.[각주:4]

 

의료 광고 영역에서 광고로 포지션 할 수 있는 부분은 "인지도" 외에도 교수, 전문의라는 "타이틀" 등등 많은 것이 존재한다. 특히 "성형"이라는 영역에서는 "잘 된 사례와 수술 경험"이 큰 포션을 차지하는 것이 사실이다. 


서울 지하철에 떡하니 붙여 놓은 잘 된 성형 케이스 하나가, 하버드 의대를 졸업해서 존스 홉킨스에서 성형외과 수련을 받았다는 사실보다 훨씬 더 막강한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 사실이고, 실제로, "성형"의 영역에서만큼은 "학벌"이 큰 영향을 못 미치는 것 역시 의료계에서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각주:5]

실질적으로 비보험 영역에서 "의료 광고"는 환자가 일단 병원 문턱에 들어오기까지 아주 큰 효과를 발휘한다. 환자가 문턱으로 오는 것만으로도 광고의 기능은 다 한 것이고, 그 의료 광고는 소위 말하는 돈값을 한 셈이다. 한명의 환자라도 더 방문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더 많은 환자를 치료할 기회가 있는 셈이기 때문에, 제법 잘 나간다고 하는 병원에서는 광고를 안 할 수가 없게 된다. 


(의료 광고는 문턱을 깎는다)

 

아울러, 환자의 입장에서도 돈을 주고 평생 한 두 번밖에 할 수 없는 수술이기 때문에 이왕이면, 조금 더 잘하는 곳, 조금 더 알려진 곳을 찾기 마련이다. 자신이 사는 지역뿐만 서울이든 대구든, 부산, 광주 등지를 찾아, 제일 잘 할 수 있으면서도 적절한 가격을 가진 병원을 찾고자 한다. 하지만, 마땅한 정보는 없다. 어쩔 수 없이 네이버 지식인 검색을 할 수밖에 없게 되고, 인터넷이나 다른 광고에 의존하게 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비보험" 병원 원장 형님이 방학 기간 동안에 지출되는 키워드 광고료가 정말 많다(수치는 적지 않는다)고 하소연하는 것을 들었다. 키워드 광고 단가 자체가 경쟁이기도 하지만, 성수기 한 철을 노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효과는 생각보다 상당하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었다. 생각보다 많은 수의 환자가 형님의 처음 예상과는 달리 온라인을 통해서 문의를 해 오고 실제로 수술을 받으러 온다는 것이었다. 

 

의료 광고는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성형 병원에게는 더 이상 옵션이 아니라 필수인 셈이다. 그리고 인지도, 수술 경험 홍보 등과 같은 복합적인 이유로 과다한 마케팅 사건이 벌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씁쓸한 생각을 해본다.

 

 

휴넷 MBA의 안병민 이사의 말을 빌리자면 "마케팅은 고객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다. 고객의 불편한 점, 힘든 점, 어려운 점을 찾아서 해결해 줌으로써 고객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마케팅의 본질이다. 의료 광고 역시 마케팅의 일종이라고 보았을 때, 수술이나 병원 서비스도 고통 때문에 병원을 찾은 환자를 행복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치료를 통해서 행복해하는 환자들을 많이 보았다. 의료 마케팅,광고 자체가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마케팅에도 넘지 말아야 할 선, 상도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캄보디아의 킬링필드)


  1. 예전에 뼈기둥이라는 마케팅으로 양악수술을 선전한 병원이 있었습니다. 그와 관련하여 글을 썼었는데, 댓글로 소송 운운해서, Fact만을 선정해서 다시 포스팅하오니, 참고 바랍니다. 참고로 저는 성형외과 이름을 글 어느 곳에도 적시한 적이 없으며, 왜곡된 사실을 기록한 적이 없습니다. 사진 자료 역시 병원 홈페이지에서 발췌한 내용만을 게시하였습니다만, 병원측에서 관련 자료 삭제를 요청하는 바, 그와 관련된 자료는 요청을 받아들여 삭제를 하고, 재포스팅합니다. [본문으로]
  2. 물론, 100% 그런 것은 아니다. 요새는 일반 비보험 병원도 경쟁이 치열해지고, 좋은 자리에 똑같은 병원이 두세군데 있어서, 광고를 하는 곳이 많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그렇다는 이야기. [본문으로]
  3. 물론 자세히 비판적으로 들어보면, 일부는 자신 혹은 자신이 소속된 병원에게 약간 유리한 정보를 제공하려는 뉘앙스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본문으로]
  4. 보건 의료와 음식점은 분명히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너무 "의사"를 인술, 의술로 몰아가고 돈을 멀리해야한다는 생각이 팽배한 것같아서 한 말이다. 의사나 병원도 따지고 보면 개인 사업자인데… [본문으로]
  5. 강호의 수술 고수가 모두 소위 말하는 명문대(?)라는 학벌을 가진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학술은 학벌에 비례할 연관성이 있지만(그 것도 현재 상태라면 거의 의미가 없지만), 의술이나 반복되는 기술은 학벌에 의존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본문으로]

요새 대한 항공의 부사장 문제로 아주 나라가 시끄러운 것 같다. 그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을 접어두고, 예전에 썼던 항공권에 대한 글을 포스팅한다. 실제로, 유학을 가거나 여행을 갈 때 아직까지도 비행기 가격은 그리 착한 편이 아니다. 예산이 한정되어 있기에 대부분의 경우 편안한 항공, 좋은 서비스를 찾기 보다는 가격적으로 더 저렴한 항공편을 찾는다. 이 글은 그런 부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쓰는 글이다.


사실, 우리나라 항공권은 비싼 편이다. 개인적으로 여러 항공을 타면서 비교해 봤지만, 우리나라 항공기인 대한 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은 서비스에서만큼은 최고 그룹에 속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비싼 것은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국적기가 그 나라에서 제일 비싸다. 한국에서는 대한 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캐나다에서는 캐나다 항공이, 일본에서는 JAL이 비싼 편이긴 하지만, 요새는 가격 자체가 오픈되어서 큰 차이가 없는 나라도 많다. 특히, 미국의 국적기(?)인 United 에어 라인은 미국에서도 아주 저렴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항공(아시아나, 대한 항공)은 국적기의 국적이 아닌 미국에서도 비싼 편에 속한다.  

 

좋은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당연히 그에 합당한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그리고 한국인인 이상, 한국 국적기가 가장 편하고, 기내식이나, 스튜어디스의 서비스에 대한 마인드(마카디미아와는 별개로 ^^), 기계의 구비 조건는 분명히 가격에 상응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생각하지만, 비싸게 느껴질 때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비행기 자체의 서비스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비행기의 목적은 "이동"인 바, 다른 외국 항공권과 국적기 항공권의 큰 가격 차이는 국적기로서 점점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항공권의 본질은 "여행, 이동"이지, 기내식이나 잠시 대화하면서 얻는 서비스가 아니기 때문이다.  

 

가까운 거리나 프로모션(신용카드)으로 꼭 국적기를 타야 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경비처리가 되는 학회를 가는 항공권조차도 싼 항공편을 구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으로서, 오늘은 항공권을 저렴하게 구입하는 사이트(Expedia.com)를 소개하고자 한다. 실제로, 내가 이 사이트를 접한 것은 지금부터 10년도 더 전(정확하게는 12년)의 일이다. 여전히 저렴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특별한 일이 아닌한, 나는 expedia.com을 이용하고 있다. 그리고 여담이지만, 이 글을 expedia.com 홍보 용도라든지,마케팅의 일환으로 대가를 받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블로거지를 혐오한다.)  


 


당시 2002년, 미국을 오가는 대한항공 비행기 표가 200만 원을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expedia.com에서 현재는 사라진 Northwestern 항공 왕복 비행기 표는 100만 원 남짓이었다. 돈 없는 예과생 신분으로는 정말 가뭄의 단비 같은 조건이었다. 내가 아주 좋아라 하는 대한 항공 기내식 비빔밥을 무려 200그릇이나 더 먹을 수 있는 가격 차이였기에, 아무런 고민 없이 노스웨스턴 항공을 선택했다.  

 

지나간 이야기지만, 현재 노스웨스턴 항공을 델타 항공과 합병하였고, 그때 타고 다니면서 얻었던 마일리지는 고스란히 델타 항공으로 넘어왔다. 더 행운인 것은, 국내 항공 마일리지가 유효 기간 10년으로 개정되었는 것에 반해, 델타 항공은 마일리지 유효기간 자체가 없다는 사실이다. 초반에는 2년 정책이라고 해서, 2년마다 활동(탑승 혹은 적립)을 해야 했는데, 이게 사라졌는 것인데, 진짜 부담 없이 마일리지를 모을 수 있다. 다만, 거리 개념이 우리와는 다른 미국 회사답게 VIP 회원(밀리언 마일러)이 되기 위해서는 대한 항공보다 더 까다롭고, 많은 마일리지 활동을 요구한다. 

 

여하튼, 당시 노스웨스턴 항공을 선택하게 만들어준 회사가 바로 Expedia.com이었다. 당시 꼬꼬마였던 나로서는 이름이 외우기 쉽지 않아서, 공책에 몇 번 쓰면서(?) 외웠던 기억이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 당연하게도 "신속하게"라는 뜻을 가진 expedite에서 유래하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 본다. (당시에는 몰랐다. 안타깝게도)

 

지금은 아주 자연스럽게 인터넷으로 항공권을 예매하지만, 당시만 해도, 항공권은 여행사의 전유물이었다. 한국도 그러했지만, 미국 역시도 그러하였다. 오프라인 개념이 강한 상품인 셈이다. 이는 시시각각 유동적으로 변하는 가격, 급하게 변하는 항공권 자리, 급히 취소하고 다시 예약하는 전산 처리 때문이었고, 결과적으로 이런 특징 때문에, 인터넷으로 항공권을 예매하는 것은 당시에 아주 큰 리스크를 가진 사업이었다. 왜냐하면 예약을 하는 찰나에 전산 처리가 늦어져서 예약을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걸 극복하고 아주 매끄럽게 예매가 되게끔 만든 사이트가 바로 Expedia.com이었다.(혹시 노파심에 말씀드리지만, 다시 한 번 언급합니다. 스폰받은 것 아닙니다. ^^) 당시에도, 많은 항공권 예매 사이트가 있었지만, 그중 독보적인 존재가 바로 Expedia.com이었다. 현재는 많은 인터넷 예매 사이트들이 있고, 한국에도 무수히 많은 사이트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 아성이 무너졌다고 보는 것이 맞겠지만...

 

개인적으로 대한항공, 아시아나, 델타 이렇게 세 군데서 마일리지를 모으고 있다. 가족도 볼 겸 한국으로 잠시 가려고 항공권을 찾아보려고 했다. 처음에는 세 곳 모두에서 한국-미국 왕복할 정도의 마일리지가 쌓여 있어서 마일리지 보너스 항공권을 쓰려고 했었다. 

 

하지만, 델타는 특정 날짜에 자리가 없고, 대한 항공과 아시아나는 마일리지 7만을 쓰고도 유류할증료와 세금으로 385불을 요구하였다. 거의 400불에 가까운 돈을 왕복으로 내야 하는 셈인데... 무언가 억울한 마음이 살짝 들었다. 

 

그래서 찾아본 Expedia!!! 역시 Expedia는 12년 만에 찾아온 나를 배신하지 않았다. 모든 것을 포함한 비행기 가격이 883불밖에 하지 않았다. 물론 국적기가 아닌 유나이티드 항공이긴 하지만 

 


그리고 찾아본 국적기는 가격이 1500불 내외를 오르락내리락하였다. 아.. 아직도 국적기는 비싸구나.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다. 그래도 200불 정도 차이는 더 낼 의향은 있었는데.. 무려 700불 차이..의외로 싼 가격에 유나이티드 항공을 날름 예약했다. (참고로 5월인 비성수기로 기억합니다)

 

조그마한 팁을 알리자면, Expedia.com에서 주의할 사항은 조건을 자세하게 읽는 것이다. 특히 환불 조건이나 교환 조건이 아주 까다로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부분을 유의해서 읽어야 한다. 보통 환불이나 교환에 300불 정도의 높은 수순의 수수료가 붙기 때문에, 꼭 유의하도록 하자. 아울러 마일리지 적립이 안된다거나, 오버부킹 시 자리를 확보하지 못 할 수도 있다는 조건 등은 꼭 참고해야 할 자료이다.

 

그 외에 주의해야 할 사항은 따로 없는 것 같다. 어워드를 신청할 수도 있는데, 아직까지 잘 되는지에 대한 것은 의문이고, 가격 경쟁력 하나로 특화된 사이트라고 생각하면, 여러모로 시간을 아낄 수 있을 것 같다. 예약하기 위해 소모되는 나의 시간도 궁극적으로 가격에 포함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소모하는 시간에 대한 가격은 생각하지 않고, 절대적인 가격만 보고 싸다 비싸다고 이야기하는데, 이는 궁극적으로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여하튼 ^^  이 이야기는 추후에 시간이 되면 언급하도록 하자. 

 

물론, 현재는 이 사이트 말고도 다양한 사이트들이 최저 가격을 내세우면서 항공권 예약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 booking.com orbitz.com kayak.com farecompare.com 등이 존재하는데 대부분 최저 가격을 보장하는 사이트이기 때문에 입맛에 따라 골라서 이용하면 될 듯하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느끼는 포털, 그리고 검색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로 지난 번(1부 네이버, 다음 그리그들의 영향력 (부제: 검색시장에서의 정보 가판대))에 이은 2부입니다. ^^


3. 구글 google.com : 
유독 우리나라에서 기를 펴지 못하는 검색 엔진. 하지만 정보성은 최고


참고로, 나는 네이버 지식인 검색을 거의 하지 않는다. 물론 일부 답변은 믿을만하긴 하지만, 내가 구하고자 하는 질문에는 정확한 답변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지극히 한국적인 정보, 예컨대 부동산 등기세금이라든지, 법률적인 절차 같은 질문은 네이버를 이용하긴 하지만, 그 외에 대부분의 지식 갈증은 구글에서 해결하는 편이다. 


(구글은 정보 검색도 짱짱맨이지만, 세계적으로 Gmail로 대표되는 이메일 계정에서도 독보적인 존재이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구글은 영문검색에서 탁월한 성능을 발휘한다. 구글의 검색엔진 개념자체가 서지 정보 인용(논문을 쓸 때 제일 뒤에 선행 연구들을 언급하는 것처럼)으로 출발했기 때문에, 가장 유의성 높은 정보가 상위에 노출된다. 예컨대, 누군가가 쓴 어떤 자료가 다른 사람에게 많이 인용되면 인용될수록 검색에서 가장 상위에 노출된다는 이야기이다.


어떤 방식으로 인용을 detect하고, 어떤 알고리즘을 이용하는지는 매번 기준이 조금씩 바뀌기 때문에 정확히 알 수도 없지만,  구글 검색에서는 일반적으로 좋은 자료이면, 시간이 지날수록 그 정보의 영향력은 커지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결과적으로 구글은 아무리 좋은 글이라고 해도, 일정 수준의 인용이 없는 초반에는 검색에 노출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와는 반대로 네이버는 현재 자료에 더 가중치를 주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네이버가 정보성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글의 시의성, 뉴스성에 조금 더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고 평가한다면, 구글은 정보성에 훨씬 더 초점을 맞추어 검색을 제공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실제로, 구글의 글은 상위 글 몆개만 읽어보아도 지식의 갈증이 해결되는 경우가 많은 반면, 네이버는 이곳 저곳 클릭하면서 읽어야만 정보의 갈증이 해결된다.


이는 검색 엔진의 철학에 기반하는 것 같은데,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포털은 뉴스의 가판대 같은 역할을 하기에, 시의성있는 정보가 있어야만 "사람을 끌 수 있다"는 관점에서 정보를 다루는 것 같다. 매일 매일 새로운 것을 노출하고, 최신의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독자들의 관심을 끄는 전략인 셈이다. 그에 반해, 구글은 도서관과 같은 관점에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하는 철학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뉴스성은 없지만, 누군가가 필요한 정보를 객관적으로 제공하는 것으로 독자들의 관심을 끄는 전략. 처음에는 재미가 없을 수 있지만, 정보성이라는 reputation이 쌓인 이후에는 강력한 파워를 갖는 검색 엔진이 그들의 전략인 것 같고, 구글은 벌써 검색 엔진으로reputation을 쌓고도 남았다. 


(구글에서 의과학자를 키워드로 검색하면 우리가 제일 위에 뜬다.)


얼마전부터 우리 블로그가 의과학자로는 많은 reputation을 얻었는지, 다행히도 키워드 "의과학자"를 구글에서 검색하면 우리 블로그가 최상위에 노출된다. 기존에는 없었던 일인데, 무슨 일이든 꾸준히 하면 성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한 사례라서 개인적으로 감회가 새롭다. 아직까지도 가야할 산과 넘어야할 고개가 많기는 하지만, 자주쓰는 검색엔진에서 주제와 관련한 키워드로 상위에 오르는 것은 아주 재미있고 유쾌한 경험인 것만큼은 사실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구글에서 들어오는 검색 유입은 생각보다 저조한 편이다. 전체 대비 15% 내외인 것으로 관찰되는데, 이는 한국 검색 엔진에서 구글의 위상을 유추할 수 있는 간접적 자료라 할 수 있겠다. (그래도 블로그 내 순위로 따지자면 다음보다 더 높은 2위 유입.) 개인적으로 결론내리기에는 구글은 네이버와는 달리, 완벽하게 "한글"이라는 언어의 키워드를 접수하고 있지 못한 것 같다.


검색에서 가장 핵심적인 것은 글에 이용된 제목, 내용,문장, 단어 등을 정확하게 파악해서 쪼갠 이후, 단위 키워드를 기준으로 정보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적절히 분석해서 제공하는 것인데, 이 때 이용된 단어, 제목, 내용 등에 들어간 어구의 맥락을 그 나라의 언어 입장에서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전혀 엉뚱한 검색 결과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엉뚱하다기보다는 최선의 결과를 보여주지 못하게 되고, 상대적으로 좋은 정보를 누락하게 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예컨대 아래와 같은 "의 과학자"가 그 예이다.


(구글에서 의과학자를 검색하면, 다양한 나라"의 과학자"가 등장한다.)


현재, 우리 블로그의 글이 아직 구글에 많이 노출되지 않아서 그런 것도 있고, 의과학자라는 용어의 대중성이 이제 막 시작단계라는 점도 있지만, 개별 글 자체의 인용도가 아직까지 구글의 검색엔진에는 강력하게 반영되지 않았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아울러, 구글을 이용하는 사용자들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도 구글 유입이 적은 이유 중 하나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구글의 특성상 지속적으로 정보성이 있는 글을 제공하면, 누적된 reputation이 블로그 인지도를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고 꾸준히 노력할 셈이다.


4. 페이스북 facebook.com 그리고 트위터 twitter.com : 정보의 휘발성[각주:1]이란 바로 이런 것!!!


생각보다 많은 양의 유입이 가끔씩 페이스북을 통해서 들어온다. 필자는 트위터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트위터에서 들어오는 유입량도 가끔 있다. 하지만, 특징적인 것은, 이들의 유입은 4일을 채 가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갑작스럽게 유입이 확 왔다가, 갑자기 확 빠져 버린다. 마치 바닷가에서 밀물처럼 들어왔다가 썰물처럼 나가는 것처럼.... 블로그 유입에서 갑작스러운 surge[각주:2]가 있으면, 어김없이 우리 블로그의 글을 파워블로거 혹은 네트워크상에서 영향력있는 누군가가 글을 인용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 블로그로 한꺼번에 유입되는 페이스북, 트위터)


페이스북 유입을 보면서 두가지를 깨달았는데, 하나는 인터넷 정보도 휘발성이 있다는 사실이고, 또 하나는 파워 유저의 영향력은 아주 상당하다는 사실이다.


페이스북에서 이용되는 정보는 3-5일 정도의 휘발성을 가지고 있다가 소멸하는 경향을 띠는 것 같다. 대략 3일 정도 있다가 유입수가 정상화되는 것을 보면 이를 유추할 수 있다. 이런 패턴을 보면,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정보의 시의성에 완벽한 초점을 두고 있는 것 같다. 이들 소셜네트워크 사이트(SNS)는 정보성도 중요하지만, 누군가에게 회자되고 있는 정보가 가장 중요한 정보라는 핵심 명제에 따라 정보를 다루는 듯한 경향이 강하다. 


정말 언급되고 회자되는 그 당시에만 딱 들어오고, 그 이후에는 전혀 유입이 없다. 따라서, 네이버, 구글, 다음과 같이 DB화되어서 지속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패턴으로는 기록을 거의 남기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역설적으로 급하게 필요한 정보를 찾기 위해서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이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기도 하다. 당연하다. 누가 정보를 찾기 위해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하겠는가!  페이스북도 이것의 장점(정보의 휘발성)을 깨닫고, 끊임없이 짧은 시기의 광고 상품을 만들고 있는 것 같다. 주기가 짧으면, 짧은 만큼 지속적으로 광고를 유치할 수 있으니깐, 페이스북 입장에서도 정보의 휘발성은 전혀 나쁜 것이 아니고 오히려 이 것을 지속적으로 권장하면서 광고에 적합한 환경을 만들어 가는 느낌이 들 정도다. 


(facebook만 생각하면, Zuckerberg 주커버그가 생각난다)


아울러, SNS 서비스에서 파워 유저는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다는 사실이다. 이른바 페북 친구가 많거나, 트위터 팔로워가 많은 사람이 한번 리트윗을 날리면, 적어도 500명 이상의 유입이 생기는 것 같다. 그리고 또 다른 사람이 더 리트윗을 하면 기하급수적인 유입이 생긴다. 이는 네이버나 다음에서 이슈가 되었을 때 유입되는 양보다는 적지만, 불특정 다수가 아니라, 그 분야에 연관된 사람에 트윗을 날린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그 파워는 포털보다 더 강한 느낌이 든다. 무언가 공유를 한다는 개념에서 접근하는 페이스북은 글이 한 번 올라오면, 3일 정도만 친구들에게 노출되는 것 같다. 이로 인해서 3일의 기한이 정보의 유통기한이 되는 것 같아 씁쓸하긴 하지만, 파워 유저가 이런 것이구나...를 많이 깨닫게 된다. 


개인적으로 페이스북을 하긴 하지만, 정보 생산자라기 보다는 다른 사람들 글을 소비하는 소비자 입장이 강한 것 같고(블로그 글을 옮기긴 한다), 페북 친구도 그리 많지 않다. 트위터는 예전에 오픈만 하고 사실상 방치 상태이다. 가끔씩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아주 잘 꾸려나가는 분들을 보는데,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과연 모든 것을 시시콜콜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좋을까 라는 의문은 항상 가진다. 이 가치에 대해서는 이론이 있을 수 있고, 정보가 휘발성을 가지긴 하지만, 단시간에 주는 강력한 영향력이라는 측면에서는 SNS 서비스는 분명히 점수를 줘야하겠다. 가끔씩 이런 현상을 볼 때마다, 15 minutes of fame[각주:3]이 생각나는 것은 나만의 착각일까?


그런 면에서 페이스북은 뉴스 가판대나 도서관이라기보다는 소규모 친목 모임같은 성격을 가진다. 그리고 파워 유저는 모임 회장같은... 따라서, 이런 곳에서는 소문이 퍼져나가기 쉬운 구조이기에 언행을 조심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것이 내 개인적인 지론이긴 하다. 


(Facebook의 빨간색 알림 버튼을 가끔 기대하기도 한다 ^^)


우리 팀블로그에서 페이스북은 유입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가끔씩 빵빵 터지는, 혹은 여름에만 가끔 먹는 별미 콩국수 같은 느낌이다. 그다지 신경을 쓰지는 않지만, 많이 유입되면 기분이 좋은, 그런 느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수의 사람이 유입되고, 페이스북에서 회자되는 글의 패턴이 있는데, 그건 바로, 비교적 잘 쓴 글만이 선택되고, 그 글들만이 사람들에게 공유된다는 사실이다. (이 것이 조금 더 글을 쓰는데 신중하고, 신경을 쓰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다시 말하면, 페이스북은 사람들이 자신의 주관에 따라 "선택"한 정보를 기준으로 노출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페이스북이 "구글의 검색 알고리즘"과는 전혀 다른 철학을 가지고 서비스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글이 아주 좋다면, 사람들이 당연히 그 글을 읽고 공유하고 싶은 생각이 들 것이다. 페이스북에서는 그런 글을 누군가가 발견했을 때,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가 가능하게끔 플랫폼을 제공하는 역할인 셈이다. 누군가가 읽은 글이 의미가 있거나, 그 글을 공유한 사람을 좋아한다(?)면 "공유 혹은 좋아요"를 누를 것이다. 그럼 페이스북은 그 공유나, 좋아요 패턴만 분석하면 어느 정보가 중요한지, 아닌지를 쉽게 판가름할 수 있다.


여기서 핵심은, 구글과는 달리 중요하거나, 정보성있는 글을 페이스북이 기계적으로 굳이 감지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좋아요나 공유" 정보량만 판단하면, 그 글의 중요성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즉, 페이스북은 사람들이 무언가를 읽고 좋아보이면 공유를 통해, 페이스북에게 알릴 것이라는 가정을 깔아놓고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부분에 페이스북의 스마트함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반대로, 아무런 의미가 없고 허접한(?) 글이지만, 연예인이나 팔로워가 많다는 이유로도 전파가 많이 되는 기형적인 글이 양산될 가능성도 있다. (글이 좋아서 누른 "좋아요"와 그 사람이 좋아서 누르는 "좋아요"를 컴퓨터는 구분할 수 없으니깐 - 물론 DB가 쌓이면 그 것조차도 충분히 가려낼 수 있을 것이다.). 


구글이 기계적으로 정보를 취합하고, "인용도"로 좋은 글을 취사선택하는 것과는 달리, 페이스북은 좋은 글을 찾아 내는 부분을 유저에게 아웃소싱하는 셈이다. 물론 유저 모르게. ^^ 그리고 결과적으로 그 정보는 처음 그 글을 읽은 사람이 느끼는 것처럼, 기계와는 달리, 사람의 기준에서 의도치 않게 자동적으로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글만 남게 되는 것이다. 물론, 휘발성이 있긴 하지만. 


5. 마무리.


사람들은 모두 똑같이 24시간을 살고, 그 시간동안 다양한 경험을 한다. 그리고 그 경험들은 소중하고, 그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그 사람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알게 된다. 추가로, 내가 접한 경험은 그 자체로 노하우가 되는데, 어느 순간부터 사람은 "망각"이라는 것을 하게 되기에, 특정 시점에 정리를 해 두지 않으면, 정보로서의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책을 쓰는 것이고, 글을 쓰는 것이고, 기록을 남기는 것이다.


검색 서비스들은 필요한 정보를 찾고자 하는 사람에게 타인이 문자로 기록된 정보들을 보여주는 서비스이다. 각 검색 서비스마다 검색패턴은 다르지만, 그런 정보를 제공하는 대가로 광고를 유치하고 돈을 번다. 그리고 그들이 버는 돈은 상상을 초월한다. 혹자는 이를 가지고 "봉이 김선달"식 사업이라고 매도하기도 한다. 정작 정보를 생산하고 있지 않으면서, 정보를 생산하는 사람들만 이용한다고..


하지만, 만약 검색 서비스들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정보를 찾는데 아주 많은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다. 인터넷의 발전은 정보량의 축적이 원동력이긴 하지만, 다양한 정보를 적절히 찾아내는 검색 서비스의 발전이 없었다면, 오늘날과 같은 인터넷 대중화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생각해보라. 인터넷이 없었던 중세 시대에도 도서관에는 많은 정보가 있었지만, 도서관에 접근하는 것도, 그리고 그 안에서 자신이 필요한 정보를 찾는 것도 아주 어려웠다.


나는 소위 말하는 IT 가이도 아니고, 블로그를 전업으로 하는 사람도 아니다. 우리 "블로그 유입"을 비교 분석하면서 다양한 사이트(네이버, 다음,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두고, 이 글 역시, 검색 서비스에 기록될 수 있는 정보의 하나로 저장해 두려고 한다. 검색 서비스가 없었더라면, 우리 블로그를 찾기 위해서 웹 주소에 mdphd.kr을 클릭해야만 글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각기 다른 특징과 유입 패턴이 있지만, 블로그를 운영하고, 온라인에 글을 쓰고 정보를 공유하는 사람으로, 모든 검색 서비스들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노고에 큰 박수를 보내면서 글을 마치고자 한다.


  1. 정보의 휘발성 - 내가 조합한 용어이긴 한데, 쓰고 있는 용어인지도 모르겠다. 블로그를 하면서 마치 실험실에 뚜껑을 열어두고 한참 지나면, 증발하는 에탄올처럼, 갑자기 들어왔다가 사라지는 유입을 보고, 생각한 용어이다. [본문으로]
  2. surge : 급등 - 의과학에서 호르몬 등의 이상 급등에서 자주 쓰는 용어 [본문으로]
  3. 앤디 워홀이 한 말로, 누구나 한 번 쯤은 15분 정도 동안 스타나 유명인이 될 수 있다는 것으로, 미디어의 짧은 생명성을 의미할 때 쓰인다. 자세하게 참고할 분은 http://en.wikipedia.org/wiki/15_minutes_of_fame 을 찾아 가면 자세히 알 수 있다. [본문으로]

1년정도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대략적인 블로그 운영의 노하우가 쌓였다. 글의 발행이라든지 유입 검색률이라든지, 네이버, 다음, 구글, 페이스북의 역학 관계라든지.. 노하우라기보다는, 블로그를 운영하지 않았더라면 전혀 알 수 없었던 의과학자에게 IT 세계의 다양한 정보를 취득할 수 있었다는 것이 더 맞는 것 같다. IT 세계는 의과학을 주로 하는 나에게새로운 세상이었다.


최근 발생한 일련의 일들과 함께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알게된 것들과 검색 철학에 대한 생각을 2부에 걸쳐서 정리해보고자 한다.


1부 네이버, 다음 그리고 그들의 영향력 (부제: 검색시장에서의 정보 가판대)

2부 구글, 페이스북 그리고 정보의 휘발성 (부제: 검색시장에서의 도서관 그리고 소규모 친목모임)


1. 네이버 naver.com : 그들의 영향력은 크다. 


실제로 한국의 IT 세계에서 네이터의 영향력은 엄청 큰 것 같다. 개인적으로 네이버가 성장하던 그 순간을 기억하고 있는데 바로 "지식인 검색"의 등장이였다. 그 이전만 해도 네이버보다는 다음(한메일)이나, 야후, 라이코스 등을 더 많이 이용했던 것 같은데, 네이버 지식인 검색의 등장으로 IT 업계의 판이 아예 다르게 짜져 버렸다. 이른바 러다임 쉬프트가 일어난 셈이다. 너도나도 네이버에 질문을 올리기 시작했고, 너도나도 답을 달기 시작했다. 어처구니 없는 초딩 수준의 답들도 있었지만, 성실하게 답변하는 사람도 많았다. 


내 기억 저편에서는 "네이버 지식인"하면 한가인의 광고가 가장 기억에 남는데, 역시나 찾아보니깐 있었다. 광고는 한가인뿐만 아니라 이윤지도 등장했었고, 광고에 나오는 당시 신인이었던 남자가 있는데 이 사람은 잘 모르겠다. ^^ 이 광고 이전만해도 네이버는 그다지 큰 영향력을 끼치는 온라인 사이트가 아니었는데, 승부수를 제대로 던졌다. 네이버 초록색 검색창은 이 시점 이후로 완전히 한국 IT를 점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현재도 진행형이다. 


 (한가인의 2002년 네이버 지식인 광고 시절)


찾아보면서 알게된 사실인데, 네이버의 지식인 검색은 2002년도 10월에 런칭했고, 1년도 채 되지 않아서 100만건의 DB가 생성되었다고 한다. 그러니깐, 한창 월드컵에 모든 사람들이 열중하고 있을 때 누군가는 열심히 서비스 개발한다고 고생했었다는 사실 !!!  여하튼, 벌써 10년이 되었고, 네이버는 이후로 지식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검색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네이버 지식인 서비스의 성장사)


네이버에 노출이 되면 실시간 유입은 장난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네이버 블로그를 하고, 네이버 카페를 하는 것에는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다이렉트 유입"[각주:1]이 가장 큰 이유이다. 한 때 커뮤니티를 점령했던 다음 카페도 이제 그 아성을 네이버 카페에게 넘겨준 듯 하고, 모든 IT 서비스들이 네이버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부동산 시장 조차도 네이버를 기준으로 돌아갔다. 그러다 보니, 생겨나는 문제점도 많은 듯 하다. MBA이면서 IT 분야에서 활약하고 계신 조성문 선생님(?) 블로그 글을 보면 그 상황을 알 수 있다. 현재는 여러가지가 변경되고 반영되어 있지만, 본 글에서는 그 부분에 대한 논의는 생략하도록 하겠다. 


결과적으로 티스토리는 다음에서 서비스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네이버에서 들어오는 유입량이 상당하다. 네이버에서도 이제 슬슬 구글과 같이 모든 것을 공개하고 자사 서비스가 아니더라도 정보를 제공하는 오픈형 사이트를 추구하고자 하는 것 같은데, 조금 더 지켜볼 노릇이다. 여하튼, 블로그 내에서 검색유입은 네이버 혹은 네이버 모바일이 부동의 1위인 것은 사실이다. 


2. 다음 Daum.net : 그렇지만 다음도 만만치 않다.


다음은 티스토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따지고 보면 티스토리와 다음은 별개의 서비스이지만, 결과적으로 서로 아주 잘 연동되어 있다. 다음 측에서는 티스토리를 다음 서비스의 후계자(?)같은 맥락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 다음에서 딱히 내세울만한 주력 서비스가 없는 것도 사실이지만, 반대로 딱히 부족한 것도 없다. 어딜보나 현재 국내 IT 서비스 업계에서 2위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다음이다. 아고라라든지, 다음 카페 등등 많은 서비스가 있는데, 블로그로 유입되는 양이 생각보다 많았다. (과거형인 이유는 이글 뒤에 등장한다...)


(개인적으로 심심할 때, 소설보다 더 재미있는 "인생살이"를 구경하는 용도로 이용하고 있는 아고라)


중학교 때였는지 초등학교 6학년 때였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내 기억 속 한편에 저장된 한메일과 관련한 추억이 있다. 학교에서 이메일 주소를 만들어 오라는 것이 숙제였었는데, 그 때 만든 아이디가 내 인생 최초로 만든 아이디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아이디는 이상하면서도 어처구니가 없는 ID라서, 더이상 이용하고 있지 않지만, 아이디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 이틀 이상을 고민했던 것 같다. 어린 마음에 내가 나에게 부여하는 "새로운 이름=ID"같은 개념이 들어가서 그랬던 것 같은데, 결론적으로 지금 돌이켜보면 정말 이상한 아이디가 만들어진 셈이었다. 그래도소중히 여기고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각주:2]. ^^ 


당시 한메일은 광풍이였다. 너도 나도 한메일을 만들기 시작했고, 모뎀을 연결해서 친구에게 이메일오기를 기다렸었다. 당시에는 스팸이라는 개념도 나에겐 없었고, 메일 용량도 아주 작았다. 물론 영어로 온 스팸을 열심히 읽기도 했다. 결국 이메일 서비스는 다음 카페, 커뮤니티로 이어졌고, 네이버가 지식인 서비스 제공하기 전까지는 다음은 검색 시장의 선두로 자리 잡았다. 우연히 다음 이재웅 사장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IT 사람치고는 생각했던 것보다 진지하게 말을 하는 편이여서 인상이 깊었었다. 아주 재미있게 들었다고 이야기하긴 힘들지만, 당시에 시류를 분석하는 눈(동아일보 기사)은 탁월했던 것 같다. 


(다음 이재웅 사장. 벤처 스타 열전 다음커뮤니케이션편)


블로그 세계에서 "티스토리"는 독립군 같은 느낌이 있는 것 같다. 물론 이글루스가 더 독립군스럽기는 하지만, 네이버에 대항하는 느낌으로는 티스토리가 이글루스보다 현재 더 발군인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우리 팀블로그가 티스토리에 진영(?)을 차린 것은 나름의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는데, 편집인으로서 아직까지도 잘 한 선택이었는지 확신이 서지는 않는다. '만약 네이버에서 블로그를 시작하고 운영하였으면, 현재 더 많은 방문객과 파워를 가졌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다만, 티스토리가 주는 독립성은 티스토리 내부의 정보 공유와 네이버가 아니라는 이미지(네이버 블로그가 꼭 부정적이지는 않지만, 너무나도 많아서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이미지를 주는 경향이 있는 듯)를 구축하는데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다. 워드프레스라는 블로그툴에 대해서도 현재 공부 중인데, 이 역시도 쉽게 이전을 결정할 수 없는 듯하다.



(다음 많이 본 글떠 있는 우리 팀블로그 글 다음에서 "전공의"를 키워드 검색하면 우리 글이 제일 위에 뜬다.)


다음에서 블로그 유입은 네이버의 15%도 채 안되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 블로그 글로서 "많이 본 글"로 노출되는 글이 생각보다 많고(이 건 추후에 정리할 예정) 티스토리에서 꼬인 실타래처럼 연관글 추천이 많은 것 같다. 


2014.3.25에 네임서버를 변경하면서 유입이 반이상으로 줄었지만(이 것 역시 추후 포스팅 예정), 무언가 티스토리와 다음 프로세스에 착오가 생긴 느낌이 들긴 하지만, 그 이전에는 상당히 많은 수의 유입이 있었다. 현재도 검색을 통한 유입은 있는데, 연관 검색어 형태로 들어오는 것이 전무한 것으로 보았을 때, 시스템적으로 착오가 생긴 상황인 것 같다. 일단 조금 더 추이를 살펴볼 생각이다. 


(신문 가판대. 버스 정류소 앞에는 어김없이 신문이 자리잡곤 했다. 네이버 그리고 다음도 검색시장의 "정보 가판대"가 아닐까)


전체적으로 우리나라를 장악하고 있는 포털 검색 시장인 네이버와 다음의 서비스는 버스 앞에 있는 신문 가판대 같은 느낌이 든다. "정보 가판대"라고 하는 것이 더 맞을지 모르겠다. 요새는 대부분이 인터넷 뉴스로 새로운 소식을 접하지만, 예전에는 신문이 그런 역할을 했었다. 그리고 신문을 정기적으로 구독하는 사람도 있지만, 1면에 있는 새로운 소식을 보면서 신문을 구입하는 사람도 생각보다 많았다. [각주:3] 그 결과, 특종, 새로운 소식, 놀랄만한 소식이  신문 1면에 배치되는 것처럼, 오늘과 같은 포털사이트의 대문을 만들지 않았을까? 새로운 소식, 신규 소식.. 물론 이는 구글과는 정확히 반대이긴 하지만. 


신문 시장에서는, 소위 말하는 "특종"으로 신문 1면을 장식하면 판매부수가 증가된다. 판매부수의 증가[각주:4]는 필연적으로 광고 단가의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신문사 측면에서 광고 수입의 증가를 의미한다. 많은 기자들이 이슈화될 가능성이 있는 자극적인 소재 혹은 낚시에 집착하는 것은 이런 배경이 깔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제대로된 기사도 많다. 어찌되었든, 사람들이 특종을 기억하고, 관심을 주니깐 기자들만의 잘못이라고 볼 수도 없고, 꼭 잘못된 것만은 아니다. 


(예전에는 이렇게 신문을 팔고 다니던 소년도 있었지...)

우리나라 포털 검색 서비스도 신문과 비슷한 매체적 성질을 계승한 느낌이 많이 든다. 특히, 미국, 유럽으로 대표되는 서구 사회에 비교해 보았을 때,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과 같은 동아시아 쪽이 더 그런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정보 가판대" 




    


특종이 항상 1면을 장식하고, 재미있고, 관심가는 소식으로 사람을 끊임 없이 모으는 신문 가판대 같은 포털 사이트.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지만, 그 것이 문화이고, 그 문화에서 파생되는 것을 선택하는 건 어디까지나 독자의 판단이기에,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독자는 포털을 선택한 셈이다. 


미국 검색 시장에서 구글이 1등이라곤 하지만, 야후를 선호하는 사람도 많다. 또한 텀블러나, 페이스북을 선호하는 사람도 많다. 따라서, 어떤 것이 정답이다고 할 수 없겠다. 하지만, 부인할 수 없는 사실 중 하나는, 한국에서 "네이버" "다음" 영향력을 빼고는 IT 산업을 논할 수가 없을 것이다. 


  1. 다이렉트 유입이라고 정의한 것은 아무래도 네이버에서 자사 서비스를 우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초반에는 티스토리나 다음을 아예 막아 두었는데, 이제는 그렇게 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네이버 자사 서비스를 우대하는 경향성이 여러 블로거들의 간접적 경험으로 보고되고 있다. [본문으로]
  2. 간략히 설명하면 내가 만든 이름 더하기 출석번호(?)였다. 왜 출석번호를 넣었는지는 지금 시점에서는 이해할수가 없다. ^^ [본문으로]
  3. 그런 것을 가장 잘 반영하는 신문이 바로 스포츠 신문이 아닐까? 연예인 열애 소식, 스포츠 스타 사건 등등. 디스패치의 성장사도 따지고 보면 특종의 연속인 것이 사실이다. [본문으로]
  4. 요새는 많이 근절되었다곤 하지만, 돈을 받지 않고 신문을 그냥 주는 "무가지"와 신문을 구독하면 신문 구독료 이상으로 선물을 주는 것도, 구독 부수와 광고 단가가 직-간접적으로 영향이 있기 때문이다. [본문으로]

오늘 공휴일이라서, 박사 학위를 준비하는 기간 동안, 애들과 많이 놀아주지 못했던 부채(?)를 거의 다 갚은 듯하다. ^^ 첫째 애와 텐트도 치면서 그 안에서 뒹굴기도 하고, 완전 신나게 놀았다. 


그리고는 집에 와서 무언가 정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제일 만만한 지갑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는 카드를 정리했다. 


다양한 카드가 지갑 안에 들어 있기는 했지만, 소비 패턴이나 부가 기능 때문에, 항상 특정 시기에 주력으로 쓰는 카드는 정해져 있었다. 그러다가, 올해 들어서, 체크 카드의 연말 정산 비율확대되면서 카드들 줄여볼까 생각만 했는데… 신용 카드사들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혜택 축소라는 칼을 빼든 상황을 보면서, 아… 이제는 "내가 칼을 빼들어서 카드를 잘라버려야겠구나" 라는 마음을 확실히 먹었다. 카드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지출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지만, '카드라도 줄이면 괜시리 지출도 줄지 않을까' 하는 순진한 기대감에, 과감히 쓰던 카드들 중 안 쓰는 카드들을 정리했다. 



오늘의 포스팅은, 나와 이별하게 된 신용카드에 대한 포스팅이다. 사실 의과학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이지만, 의과학 이야기만 하면 너무 딱딱할 것 같아서, 잠시 쉬어가는 코너(?)같은 느낌으로 글을 쓴다고 위로하지만, 사실은 그냥 쓰고 싶은 마음에 포스팅을 한다고 봐야할 것 같다. ^^ 


나는 약간의 체리 피커같은 경향도 없잖아 있는 듯 하다. 뼈 속까지 체리 피커의 본능이 있는 체리 피커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기는 하지만, 카드사에서 제공하는 혜택 중, 내가 이용가능할 만한 것은 가급적이면 써보려고 노력은 했다. 그래도 거의 다 쓰지 못한 것 갈다. 


내가 주로 써왔던 카드를 하나씩 정리하면서 나만의 이별의식(?)을 거행하고자 한다.


1. 신한 카드 - 동화 트레블 카드 플래티늄 (아시아나)



일명 "동트카드"다. 사실상 내가 신용카드를 쓰게 된 계기를 만들어 준 카드이다. 그 전에도 한두개의 카드를 만들었긴 하지만, 신용카드보다는 현금 쓰기를 선호했었다. 하지만, 이 카드는 연회비도 없고(있긴 하지만, 1년에 1원이상만 사용하면 면제), 마일리지 적립율이 상당히 높았다. 물론 중간에, 마일리지 적립률 변경 대란을 겪기도 했지만, 2008년도 당시로 본다면, 아시아나 마일을 쌓기에는 이 것보다 더 나은 카드는 그리 많지 않았다. 있다 해도 연회비를 생각하면, 당연히 동트가 우위를 점할 수밖에 없었다. 가족카드도 만들어서 사용할 정도로 나름 애착이 강했다. 


실제로 주력카드로 사용하면서 상당히 많은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적립할 수 있었다. 아울러, 카드사 1위인 신한카드(초창기에는 LG카드였음)이기 때문에, 얻는 소소한 혜택은 가뭄의 단비 같은 기쁨을 주기도 했다. 역설적이면서도 재미있는 점은, 이 카드를 만들어서 정말 많은 소비를 했지만, 동화 면세점에서 물건을 산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점이다. 동화 입장에서 본다면, 마케팅의 실패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내가 동화 면세점의 존재를 알았으니 그리 큰 실패도 아니다.(혹시 신한카드와 매출의 일정부분을 받는 페이백 계약을 맺었다면, 동화는 진정한 승자이겠지만 ^^) 혹 기회가 된다면 동화면세점에서 물건을 꼭 사주리라. 


하지만, 최근 들어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드가 증가하고, 마일리지 적립율도 더 높은 카드가 등장하면서, 서서히 내 지갑 속에 들어 있는 빈도가 줄어들게 되었다.


2. 현대 카드 - 퍼플 카드 (아시아나)



연회비가 60만원인 프리미엄 카드다. 나올 당시에는, 연회비에 상응하는 혜택(사실 그 이상이라고 생각된다)도 주면서, 마일리지 적립율도 비교적 높았다. "더블 마일리지"라는 현대 카드 특유의 적립 제도 때문인데, 마일도 적립되고, 추후에 마일로 변경할 수 있는 M 포인트까지 적립되어서 꽤나 많은 마일을 적립할 수 있었다. 연회비가 비싸다는 단점을 있긴 하지만, 마일리지 적립이라는 측면을 제외한다고 해도, 다른 카드와 비교해도 혜택의 측면에서 상당히 우위에 있었다. 


이 카드가 제공하는 퍼플 하우스라든지, 항공권, 프리미엄 쿠폰, 면세점 쿠폰 등은 연회비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연회비가 큰 의미는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카드 연회비로 60만원이 큰 돈이긴 하지만, 쿠폰 때문에, 의무적(?)으로 1년에 한번은 와이프와 해외로 나가서 여유를 즐기고, 좋아하거나 필요하다고 느끼는(?) 물건을 면세점에서 사고, 와이프가 선호하는(?) 화장품인 fresh를 구입하면서, 연회비가 아깝다(?)는 생각은 크게 들지는 않았다. 


특이한 것은 카드가 두 장이라는 점이다. 한 장은 메탈로 되어 제법 묵직한 느낌을 준다. 소위 말하는 뽀대(?)가 나기도 하는데, 가끔 튕기는 단말기를 만나기도 하고, 해외에서는 잘 읽히지도 않는 등 문제점도 있다. 가끔 두꺼운 카드 두께 때문에, 지갑에서 빠져 나갈 때도 있지만, 독특한 디자인과 무게감은 생각보다 카드의 충성도를 높이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아울러 두 장이다 보니, 사용할 때 상당히 편하기도 했다.(그러면 안되겠지만(?) 가족카드를 굳이 발급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이 카드 역시, 개악에 가까운 혜택 축소, 빈번한 서비스 변경, 따지고 보면, 연회비 혜택을 안 써도 된다는 점 등등의 문제로 해지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번에 보니깐, 퍼플 썼던 사람들이 거의 다 해지하는 분위기인데, 나도 이참에 동참했다. 역시, 사람은 우루루 몰려갈 때 따라 가야하는 법이다. ^^


3. 국민 카드 - 스카이 패스(대한 항공), 스타 카드




이 카드들 역시 플래티넘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드들이다. 연회비가 13만원 정도로 기억하는데, 역시 그에 상응하는 혜택을 주기 때문에, 연회비 자체가 큰 부담이 되지는 않았다.(라고 적었지만, 안 써도 될 소비를 한 셈이다.) 다른 카드사들도 그러하지만, 국민 카드는 유난히 연회비 돌려 치기 시스템 혹은 굴비 시스템(한 카드의 연회비를 내면, 다른 카드는 특별 서비스 연회비만 내면 되는 것)이 잘 되어 있어서, 여러 개의 카드를 발급받아도 추가되는 연회비가 그리 크지 않았다. 


이 카드는 우연히 세포분자생물학회에 가서 발급을 받았는데, 카드를 만들면, 여행 가방을 준다는 말에 혹해서 만든 일종의 충동 구매(?)로 만든 카드였다. 마케팅에 걸려든 셈이기도 하지만, 당시 받은 가방은 아직까지도 쓰고 있을 정도로 유용했고, 대한항공 마일리지 적립율은 다른 카드와 비교해서 상당히 우위에 있어서, 의외로 후회없이 쓴 카드이다. 아울러, 후불 교통카드 기능이 들어 있어서 한동안 교통카드로 쓰기도 했다. 


카드를 보면 알겠지만, Andre Kim(앙드레 김) 회사에서 디자인한 카드로, 디자인이 특히나 이뻤다. 특히, 스타카드는 한국 고유의 자개 문양을 넣어서 지갑에서 꺼낼 때나, 혹은 외국에 갈 때, 흐뭇한 웃음이 지어진 것이 사실이다. 이 카드를 쓰던 도중, 앙드레 김 선생님이 돌아가셨는데, 그 이후, 카드를 볼 때마다, 흰 옷을 입은 앙드레 김 선생님이 생각났다. 


이 카드는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적립하기 위해 사용했다. 더불어, 1년에 한 번 가족끼리 제주도를 갈 때 쿠폰을 이용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다이렉트로 대한항공을 예약하면, 무려 천원당 3마일을 적립해주는 극강의 적립율이였는데, 최근 들어서 적립율이 낮아 지면서, 장점이 사라져 버렸다. 또한, 제주도를 가는 빈도가 줄어들면서, 자연히 용도가 사라진 카드이다. 최근까지는 신용카드가 아닌, 교통카드로서만 명맥을 유지하다가, 그마저도 티카드에게 자리를 넘겨 주면서 운명을 다 했다.


4. 삼성 카드 - 델타 스카이 마일스 카드



개인적으로 비행기를 처음 타면서 마일리지를 적립한 항공이 Northwest 항공인데, 이 항공이 Delta와 합병되면서, 노스웨스트 마일리지가 자동으로 델타로 승계되었다. 거의 잊어버렸던 마일리지인데, 우연히 델타 항공을 이용할 일이 생겨서 가입해서 보니깐 무려 5만 마일이나 적립되어 있었던 것이다. 대한항공을 이용할 때도, 노스웨스트 마일리지 카드를 제시해서 그랬던 것 같은데, 여하튼 공짜로 생긴(?) 마일리지를 더 모으기 위해서 신청한 카드였다. 


운 좋게도 발급받을 당시, 델타에서 프로모션을 해서, 적립율도 높았고, 보너스 마일리지도 많이 줘서 한동안 즐겨 썼던 기억이 있다. 최근에도 프로모션을 여전히 많이 하는 것 같긴 하던데, 델타의 가장 큰 장점은 마일리지 유효기간이 없다는 점이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는 10년이라는 마일리지 유효기간이 있는데 반해, 델타는 그런 것이 전혀 없다. 그리고 다른 스카이팀 비행기를 탈 때, 마일리지 적립도 시원시원하게 해주는 편이라서 (좌석 클래스에 대한 적립율 차이가 상대적으로 적다) 여전히 즐겨 이용했었다. 


하지만, 신용 카드를 이용해서, 델타 마일리지를 쌓는 것은 그리 좋은 적립율이 아니라서, 크로스 마일리지 카드를 발급받으면서 해지해 버렸다. 





글을 읽은 사람은 파악하겠지만, 내가 쓰는 신용카드는 대부분 마일리지 적립을 위해 특화된 카드이다. 동트 카드, 퍼플카드, 스카이패스 카드 그리고 델타 카드까지, 항공사는 아시아나, 대한항공, 델타로 각기 다르지만, 항공 마일리지를 주력으로 모으는 카드라는 점은 동일하다. 사실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첫째로, 신용카드마다 특화된 다양한 혜택을 공부할 여력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특정 항목에 대해서 할인되는 카드라든지, 포인트를 이용해 변경 가능한 서비스라든지, 얼마를 쓰면 할인율이 달라진다든지 하는 카드들은 자세히 따지고 들면, 혜택의 정도가 마일리지 적립 카드보다 높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혜택을 공부하는데 쓰는 시간대 효율의 측면에서 이득이 그리 크지 않았다. 아울러, 신용 카드를 변경할 때 마다 그 항목은 리셋되어 다시 공부해야하는 셈인데… 마일리지 카드는 단순하게 "1천원당 얼마" 정도의 공식만 알면 되기 때문에, 카드 공부(?)를 많이 하지 않아도 된다.


두번째로, 마일리지를 많이 적립하고, 사용하는 환경 때문이다. 그리 많지는 않지만, 학회 참가나 가족 여행으로 해외에 종종 가게 되는데 그 때 마다, 적립되는 마일리지와 카드로 적립한 마일리지를 모으면 무시할 수 없는 양이 모아진다. 적립된 마일리지는 좌석 업그레이드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 델타, 대한항공, 아시아나 세 개면(사실 두개면 되지만) 거의 대부분의 항공팀들의 비행기를 적립할 수 있다. 델타를 제외하고, 국적기 마일리지가 10년의 유효 기간이 있다는 점은 분명 아쉽긴 하지만, 충분히 활용가능할 시간은 된다.


세번째로, 적립율이 결코 작지 않다는 점이다. 카드를 이용하면, 카드사가 소비자에게 돌려줄 수 있는 리턴이 많아야 2-3% 내외인 것을 감안한다면, 마일리지는 적어도 2% 정도의 페이백을 해주는 것 같다. 물론 카드사마다, 카드 종류마다 다르지만, 다른 할인 항목보다 평균적으로는 높다고 생각하고 있다. 앞서 말한 첫번째 이유와 더불어, 내 시간의 가치를 감안한다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딜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래서, 현재 사용하고 있는 카드들도 마일리지 적립이 주력이다. 혹, 시간이 허락한다면, 현재 내가 사용하고 있는 카드에 글도 포스팅할 생각이다. ^^ 


이렇게 사용했던 카드를 해지하고, 작별 인사까지 하니깐, 후련한 기분이다. 어떤 일이든 마무리가 좋으면, 그에 대한 기억도, 추억도 좋은 법이다. ^^ 

예전 예과 시절에 샌프란시스코에서 대략 보름 정도를 머문 적이 있었습니다. 사촌형이 거기서 일을 하고 있었던 지라, 갔던 곳인데, 너무나도 좋은 날씨와 유쾌한 사람들의 표정이 아직도 기억에 선합니다. 


특히나 형이 일하는 분야에 있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하고, 커뮤니티를 만드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였습니다. 물론 그 때 사촌형이 정확히 지리적으로 "실리콘밸리에서 일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런 문화가 저변에 깔려 있었던 것만큼은 사실이였습니다.


오늘 소개할 동영상은 실리콘 밸리의 문화에 대한 짧은 소개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 실리콘 밸리를 너무나 좋아하고, 그 문화가 너무 좋습니다. 


한국에서는 구글 본사 임원이라고 더 알려져 있는 미키김 혹은 김현유씨의 홈페이지 mickeykim.com에 있는 동영상인데, 상당히 잘 만들어진 동영상이라고 생각해서 공유하고자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

(직접 만드신 건 아닌 것 같고, 인터뷰하신 것 같아요. Sean Choe님이 만드셨다는데.)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entrepreneur 에 대한 사회적 지위가 높다는 부분입니다. 소위 말해서 창업자에 대해서 사람들이 "쿨"하다고 느낀다는 것인데, 당연히 그럴 수 있겠다 하면서도 우리나라에서는 쉽지 않은 부분인 것 같습니다.


아울러, "실패"를 사람들이 "어 너 이거 배웠겠네!" 라고 인식하는 문화 역시 아주 부러운 부분입니다. 


또한, 처음 시작할 때 시장을 어디로 바라보느냐, 즉 "글로벌이냐 한국이냐"가 아주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는 부분도 역시 공감이 갑니다. 


참고하실 분들은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 

비지니스를 한마디로 말을 하자면 "재화나 서비스를 이용해서 이득을 취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이득을 취하는 것은 직접적인 형태의 돈을 버는 것일수도, 무형적인 자산을 얻는 것 등 모든 유무형적 이득을 다 포함합니다.



사실, 이득을 취하는 방법은 여러가지입니다. 재화를 팔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따지고 보면 아주 단순한 행위이고, 크게는 기업을 판매하는 행위 역시 이득을 취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행동 중 하나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기업을 통해서 이득을 보는 행위, 그리고 그것을 통해 손을 터는 것(혹은 일부만 터는 것)을 Exit (출구) 전략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자본화가 많이 진행된 나라일수록 예컨대, 미국과 투자가 발달된 영국에서는 이런 출구 전략이 많이 활성화되어 있죠. 투자자 입장에서 출구 전략의 예는 단순하게 M&A, 증시 상장을 생각할 수 있는데, 스포츠 비지니스, 특히 2012년도에 대박친 류현진 사례에서 보듯이 포스팅 시스템도 하나의 출구전략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미국에 비해서 출구 전략에 있어서는 한계를 가지는 구조적 문제가 있습니다. 시장이 크지 않다는 것이지요. 특히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하는 IT산업의 경우, 기업생태계가 정말 엉망인 것 같습니다.


미국 실리콘 벨리의 생태계를, 하나의 벤처가 생겨나고, 그 벤처의 기술이 조그마한 을 일으킵니다. 그리고 그 붐을 인지한 기업(구글,페이스북 등 규모가 되는 대기업)이 그 벤처 기업을 M&A해서 기술을 전파시킵니다. 당연히 이 때 벤처 기업을 만든 개인이나, 투자자들은 그에 합당한 댓가를 받고, 모두가 만족하는 Exit를 마련합니다. 벤처 기업 입장에서는 기술을 팔고, 대기업 입장에서는 그 기술을 사면서 모두가 만족하는 "거래"를 하는 것이지요.



이런 생태계는 바이오텍(biotechnology)에서도 당연히 일어 납니다. A라는 벤처가 임상 적용 가능성 있는 기술을 개발합니다. 물론 임상 시험을 진행하기 전 단계에서는 그 기술이  적용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지만, 다양한 기업에서 접근이 오고, 그 기술을 사간 B기업추가 임상 시험을 진행합니다. 이 때 막대한 비용이 듭니다. A 벤처 입장에서는 시작하기 힘들기 때문에 B에게 기술을 파는 것이죠.일종의 Exit인 셈입니다. 그 이후 임상 시험이 성공하게 되면 B기업은 소위 말하는 대박을 치게 되는 것이죠. 그렇다고 해서 A기업이 항상 손해보는 것은 아닙니다. 충분한 시장성과 기술성이 있다면 그에 합당한 적절한 가치를 얻는 것이죠.



근데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일들이 생각만큼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


일단 소프트웨어 산업을 보면, 어떤 A라는 벤처 기업이 기술을 개발합니다. 그리고 그 기술이 조그마한 붐을 일으킵니다. 여기까지는 미국과 비슷합니다. 그런데 그 이후가 판이하게 다릅니다. 그 붐을 인지한 B기업(규모가 되는 기업)은 M&A를 하기 보다는 똑같은 서비스를 만들어 버립니다. 그 이후 그 기술을 개발한 기업은 고군분투하다가 결국은 망해 버립니다. 그리고 그 기술은 사람들이 인지도 하지 못한채 그냥 하나의 서비스로 전락해 버립니다. 당연히 초기 벤처에 투자한 사람들은 망하고, 벤처를 만든 사람 역시 망합니다. 살아남는다 해도 외주 일을 한다거나, 하청업체로 전락합니다. 대기업 입장에서는 그 기술을 더 발전시켜 봤자 큰 이득이 없기 때문에 세계 시장을 타겟으로 기술 개발을 하지 않고 기술은 사라지거나, 명맥만 유지합니다. 설사 M&A를 한다고 해도 정말 저렴한 가격에 진행합니다.


이 것이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생태계인 것 같습니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그러합니다. 물론 태생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이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긴 합니다. 일단 비지니스 시장 자체가 아주 협소합니다. 그리고 기술의 발달이나 초기 붐을 일으킬 수 있는 투자를 줄 수 있는 시장(엔젤 투자나 벤처 투자)이 작습니다. 그리고 기술 개발을 위해서 이용되는 인력 풀 또한 작습니다. 그러다 보니 인력을 뺏기면 기술 개발이 정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태생적인 이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과정이 고착화된다면 결국 전체 서비스는 퇴보하게 될 것이 자명합니다. 만약 어떤 기술을 개발해도 기술을 개발한 사람에게 적절한 보상이 없다면, 아무도 기술을 개발하고자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일부 대박을 노리고 도전하는 사람은 등장하겠지만, 시장 전체로 본다면, 결국 그 수는 점차 줄어들 것입니다. 따라서 Exit의 다양성을 위해서라도 정부는 이런 부분에 조금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기술 개발을 하는 벤처 입장에서도 한글 서비스 제공보다는 시장 테두리가 훨씬 큰 미국 시장을 바라보고 진출하는 것이 어찌보면 현명하다고 볼 수 있겠죠. 결국 피해는 기술을 쓰지 못하는 우리 국민들이 보지만, 그 것 역시 포털을 사랑하는 국민들이 자초한 일일 수도 있겠지만 포털이나 정당한 가치를 주지 않고 제공한 기업측의 이유가 더 크겠죠.


그나마 바이오텍은 사정이 조금 낫긴 합니다. 출구라고 할 수 있는 것이 M&A나 증시 상장 모두가 열려져 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제약업체에 M&A당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미국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할 자금력이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대부분 초기 기업들이 증시 상장을 통해 자금 조달을 하는데, 이 것 역시 쉽지 않죠. 그런데 결국 해내긴 합니다만, 결국 제약이나 바이오 신약보다는 의료 서비스 형태로 전환해서 서비스 기업이 되는 경우가 많죠.


여담입니다만, 이번에 류현진 선수의 포스팅 사례는 프로 비지니스에서는 아주 중요한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프로 야구 시장에서 "구단"이라는 기업은 돈을 벌지 못하고 있죠. 넥센은 운영비가 없어서 주요 선수들을 팔아가면서 까지 운영을 했습니다. 우리나라 프로야구는 기업의 입장에서 수익보다는 광고, 이미지 등 무형적 가치만을 따졌는데, 더 큰 시장인 MLB에 선수를 판매할 수 있는 또다른 출구 전략이 등장한 것입니다.


(대한민국 국보급 투수 류현진)


즉, 7년이란 시간을 공들여 멋진 선수(기업)를 만들어 내면, 그 선수(기업)를 사갈 시장이 열린 것입니다. 단순히 대한민국 국보급 투수를 세계시장으로 보낸다는 의미보다는 프로야구 비지니스의 새로운 Exit가 열렸다는 것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거기에 무형적으로 따라오는 이미지 개선 역시, 이미지로 먹고사는 프로 스포츠 세계에서 결코 작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대인배 한화"라는 이미지는 15억 배팅 김태균 사례와 맞물려 큰 시너지(?)를 내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최고 연봉선수 한화 김태균)


모기업이 든든한 상황에서 굳이 선수를 팔아가면서 돈을 벌지는 않겠죠. 그렇지만, 미국과 같은 사례에서 볼 때, 프로 스포츠 산업은 그 자체로도 돈이 될 수 있기에, 앞으로 넥센처럼 대기업을 전제로 하지 않고 자생적으로 커갈 수 있는 프로구단이 등장할 수도 있겠죠. (물론 프로야구는 10구단까지 만들어 지면 그 이후 새로운 신생구단 만들기가 어려울 듯 합니다만)


어떤 비지니스든 Exit 전략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면, 그 비지니스 세계가 커가는 데에 분명히 한계가 있습니다. 현재와 같은 우리나라 비지니스 생태계에서는 벤처가 제대로 성장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습니다.


물론 성장하는 벤처도 나오겠죠. 하지만, 대기업이나 규모가 되는 기업들이 신생 벤처 기술이 나오자 마자, 똑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현재 상황에서는, 뛰어나고 창의적인 인재들이 쉽게 벤처에 도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인재가 모여야 기술이 발달합니다. 결코 인재 없이는 기술이나 시장이 커 갈 수가 없습니다.


아울러 기술이나, 기업도 분명히 재화처럼 판매할 수 있다는 마인드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마인드를 갖추기 위해 벤처를 만드는 사람 역시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에 합당한 댓가를 지불할 기업들이 많아져야 합니다. 쉽게 변하지는 않겠죠. 다만 변해야지 결국은 크게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정부에서도 인지해야 합니다.


다양한 출구 전략. 그리고 기술이나 가치에 대한 정당하고 큰 보상. 이 두가지만 제대로 살린다면 많은 "창의적인 인재들이 다양한 도전을 할텐데"하는 생각을 해보며 글을 마칩니다.




흥국생명 “김연경 규정 위반...대표팀 못 뛸 수도”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재호 기자] 이적 문제를 둘러싼 흥국생명과 김연경의 갈등이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이번에는 흥국생명이 김연경의 규정 위반을 주장했다.흥국생명은 4일 보도자료를 내고 김연경의 규정 위반을 주장했다. 김연경은 지난 9월 7일 흥국생명과 합의문

진정한 소탐대실을 보는 것 같다. 사실 유명 선수 문제는 항상 여러가지가 꼬여 있긴 하지만, 절차상이나, 모든 면에서 흥국이 억지를 쓰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임대 기간을 선수 기간으로 보지 않는다면, 임대료를 받지 말아야 했다. 

여하튼 김연경 선수 입장에서는 최선을 다한 것이 명백하고, 흥국 역시 나름 자기 선수를 챙기고 이득을 보겠다는 최선(?)을 다했다.


그 결과 이제 내 주변에 이 문제를 아는 모든 사람이
 흥국 생명과의 보험 관계를 끊겠다고 하고 있다. 사실 프로팀을 운영하는 것은 운동 결과를 통해 (우승) 홍보 효과를 누리는 측면도 있지만 (우리 나라에는 이 것만 너무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미지로 기업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시키는 것 역시 눈에 보이지 않는 마케팅 효과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흥국은 너무 많은 것을 잃어 버렸다. 설사 김연경이 흥국 소속의 선수라고 결론 나더라도[각주:1](이 가능성이 크다. 돌아가는 사정을 보면. 사실 근거 보다는 구단의 이익이 먼저 반영되는 협회) 흥국생명은 완전 누더기에 상거지 누더기를 입은 기업 처지가 되어 버렸다. 

김연경 선수는 우리 나라의 보배같은 선수이다. 중간에 올림픽에서 국위 선양을 할 때, 흥국 생명이 거국적인 결단으로, 아무런 조건 없이 보내 주겠다고 했더라면, 그나마 이탈되는 고객 역시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흥국이 하는 일을 보면, 이제 갈 때 까지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이런 상황을 두고 진정한 소탐대실이라 볼 수 있지 않을까? 김연경 선수를 아무리 얻는다 한들, 피투성이 혈투를 벌이고, 몇 년 동안 쌓아 놓은 기업 이미지를 와장창 부수어 버리는 것을 전혀 흥국생명 측에서 인지 못했다는 사실에 기업의 미래를 전망할 수 있을 것 같다. 

자고로 보험업계는 이미지로 먹고 산다. "과연 이 기업 상품에 가입했을 때, 내게 사고가 나거나, 혹은 아프거나, 다쳤을 때 진정 도와줄 수 있는가"에 대한 이미지가 고객의 가입을 결정한다. 

단순히 이 사건만을 보았을 때,  흥국생명에 대한 내 이미지는 "절대 기업 이익에 반하는 지출은 할 수도 없을 것 같은 악덕 기업 이미지"가 떠오른다. 이는 보험업에서 치명적일 것이다. 

물론 가입 영향력의 다수를 차지하는 보업 아줌마들을 동원하고 인센티브를 준다면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겠지만, 흥국은 김연경 선수를 통해 기업 이미지 쇄신이라는 찬스를 살릴 수 있었는데, 그 찬스를 오히려 최악의 한 수로 만들어 버렸다.

조만간 흥국 생명이 앓는 소리를 할 것이다. 생명 보험의 특성상 장기 계약이 많기 때문에 당분간은 큰 걱정이 없겠지만, 만기가 돌아오고, 신규 가입이 떨어지면, 기업 내부에서는 왜 그랬는지 찾게 될 것이다. 흥국이 다시 여자 배구에서 1위를 하더라도, 한 번 외면한 고객들은 다시금 그런 이벤트성 1위로 절대 돌아오지 않는다. 말 그대로 돈은 돈대로 쓰고, 효과는 없는 프로 구단을 운영하는 셈이다.

그렇지만 김연경 선수 사건을 통한 나비 효과라는 것을 깨닫기에는 이번 사건에서 벌어진 일련의 과정을 볼 때, 많은 시간이 걸릴 듯 하다. 

이제 돌이킬 수 없는 루비콘 강을 건넌 느낌이다.

흥국. 프로 스포츠는 순위도 중요하지만, 그 이미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 
그 이미지를 깎아 먹는 프로 스포츠라면 차라리 접는 것이 나을 듯 하다. 여러 모로. 접는다고 해도, 이미 저질러 놓은 일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한화 류현진과는 전혀 다른 행보를 하고 있는 흥국. 나름의 이유는 있겠지만, 고객들은 나름의 이유를 듣어 보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이 글을 쓰고 1년이 지났음에도 아직까지 임의탈퇴인 김연경 선수.. 정말 안타깝다.


  1. 2012.10.31 현재, 결국 흥국 소속으로 결론남. 이것도 어처구니 없긴 하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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