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ews.joins.com/article/20366649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 미국서 대학교수로 임용

한국의 첫 우주인 이소연(38)씨가 미국에서 대학교수로 임용됐다.25일(현지시간) 미국 지역 인터넷매체 조이시애틀에 따르면 이소연씨가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지역에 있는 피어스 칼리지의 겸임교수(adjunct professor)임용돼 가을학기부터 강단에 선다.보도에 따르면 UC버클리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마친 이씨는 박

news.joins.com

 

많은 사람들이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 씨를 비난하거나 지적합니다. 물론 충분히 공감가는 이야기이고 저 역시도 아쉽지만, 이 사안을 조금 다르게 보고자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사람을 비난하기보다는 이런 상황을 만든 시스템을 개선시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잘 아시겠지만, 사건의 발단을 살펴보려면, 2004년도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1) 2004년도에 과학 기술부에서 우리나라 최초 우주인을 만들겠다는 일념(?)하나로 2004년도 4월 21일 과학의 날을 맞이하여, 우주인 선발을 모집함.
1-1) 여기 가 보시면 알겠지만, 아주 세세하게 선발 기준을 마련하였고, 러시아와 우주협력협정도 맺음. http://news.joins.com/article/395357

2) 전국민을 대상으로 모집을 하였고, 대대적인 전국민 홍보와 방송국의 합작으로 2006년 4월부터 12월까지 선발 과정을 거쳐, 최종 후보 1위 고산씨와 2위 후보 이소연 씨를 2006.12.25일에 뽑았습니다. 그 과정을 보시려면, http://www.hani.co.kr/a…/science/science_general/180321.html 여기 가셔서 보시면 됩니다.

3) 두 명은, 러시아에 가서, 우주인이 되기 위한 훈련을 2008년까지 받았으나, 1위 후보였던 고산씨가 보안 관련 훈련 규정 위반으로 불과 한달 앞두고 2008년 3월 10일에 우주인 후보 고산씨에서 이소연씨로 교체.(그와 관련한 고산씨 인터뷰 http://monthly.chosun.com/client/news/viw.asp - 한동안 멘붕 왔다고 함...)

3-1) 사람들 마음 속의 1위였던 고산 후보가, 2위 이소연으로 변경되고 안티팬들 양성. 그렇지만 규정 위반은 없었음.

4) 이소연씨 2008년 4월 8일 8시 16분 39초에 우주로 순간 이동~ 11일간 체류. 오만가지 과학 실험 수행.
4-1) 참고로, 처음 선발부터 우주 이동까지, 우주인 배출 사업에 총 256억 2천200만원 투입. 2000원짜리 짜장면 1281만 그릇, 전국민이 블랙데이에 오순도순 나눠먹을 수 있는 양임.(커플은 안되요~)

5)우주 갔다오고 나서, 당당하게,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선임 연구원으로 근무.
5-1) 핵심포인트, 이때 우주인 선발 이후 조건은, 2년간의 선임 연구원 의무 복무 규정밖에 없었음. 당연히 더 오래 일하거나, 해외로 안 나갈 것이라고 윗대가리(?)선에서 생각한 듯.
5-2) 선임 연구원 기간 동안, 강연도 하고, 광고도 찍고 승승장구~ 연간 강연료 8천만원 정도. 광고료는 아몰랑~

6) 2012년 8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허가"를 받아 UC 버클리 Haas MBA 고고싱~ (사실상 이 기간 부터 한국보다는 미국 체류)

7) 2013년 8월 캘리포니아 우리 동네(OC)에서 재미교포 검안사(미국 국적)와 결혼

8) 2014년 6월 항공우주연구원 퇴사~ 본격적 미국 고고싱.

9) 2016년 8월 현재 미국 피어스 칼리지 겸임 교수로 근무.
9-1) 한국인들에게 2014년 부터 "우주급 먹튀" 혹은 "우주 관광"으로 나노 가루가 되도록 빻이고 있음. 최근 미국 교수직은 더 불을 붙이는 상황. 참고로 그럴 가능성은 없겠지만, 이소연씨가 시민권을 취득하고, 한국 국적을 포기하면, 우리 나라는 다시금 최초 한국 우주인이 사라지는 상황. 다시 선발 고고싱??

 

과연, 이 사건에서 이소연씨의 잘못을 차치하고, 시스템적인 잘못은 없을까요?

 

충분히 생각해 볼 만한 사안입니다.

 

우리나라는, 개인에게 책임을 많이 부여하고, 개인의 선택보다는 그 사람이 받은 혜택, 그리고 "그 사람에게 해준 게 얼만데.." 하는 올가미를 씌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소연씨가 우주인 선발에 지원했고, 그 과정에서 부정이 존재하지 않았고, 의무 기간조차 2년으로 설정한 상태에서, 한국 우주인 이소연의 먹튀에 대한 비난은,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도 가끔해 봅니다.

 

과연 한국 최초 우주인을 만드는 시점에서, 단순 홍보나, 뽑으면 "알아서 잘 하겠지" 하고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나요? 제대로된 후속 연구나 활용 방법을 마련하기 보다는, 개인에게 그저 이만큼 해줬으니 당연히 남아야 하는 것 아니냐? 라고 생각만 하고 있었던 것 아닐까요?

 

제대로 된 비전을 제시해서, 그 사람이 한국에 남는 것이 훨씬 더 개인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이소연씨에게 설득하지 못한 것은 아닌가요? 파격적 대우라고 하면서, 그저 선임연구원으로서 한국 최초 우주인으로서 공주 대접받으라고 한 것은 아닌가요? 그리고 맹목적인 애국심에만 의지하고, 그것을 은연 중에 강요만 했던 것은 아닌가요?

 

그리고, 과연 나 자신에게도, 저런 사람에게 세금을 투자해서 아깝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요? 그리고 저 사람의 행동을 비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물론 저 역시도 충분히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저 사람을 비난하기 보다는, 저렇게 만든 상황과 시스템을 비난하고, 저렇게 "떠날 사람"을 뽑지 않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안타깝게도 당시 선발 위원과 국민들은 그런 눈이 없었던 것이지요. 2위이긴 해도, 어쨋든 후보자리까지 갔으니, 우주인으로 선발되었으니깐요.

 

그리고 치명적일수도 있지만, 그 사람이 가진 외모로 그 행위가 더 가속화되고 혐오감이 더 확대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으신가요? 외모와 그 사람의 능력은 비례하지 않고, 독립 인자인데, 은연 중에 이를 연관시키는 것은 아닌가요?

 

전형적인 무계획, 전시행정의 주인공이 되어, 할만큼 하다가, 자신의 인생을 찾아간다고 해서 크게 비난받아야 하는 상황인 것인지... 오히려 이를 기획하고, 제대로된 후속 기반을 잡지 못한 사람들을 비난해야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절대적으로 후자가 정답이에요. 대부분의 경우에는.

 

260억은 결코 작은 돈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런 큰 돈이 잘못 쓰이는 것은 개인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시스템의 부재이고, 집단 병신론의 예시입니다. 아무쪼록 이 사건을 통해서 돈을 쓰는 사람들이 제대로 배우길 바랍니다.

 

아울러, 바이오 관련 연구비도 저렇게 한 사람에게 몰빵하다가 집단 병신론이 대두될 수도 있다는 걸 명심했으면 좋겠습니다. 한 사업단 돈의 크기는 얼추 비슷할껄요.

 

아.. 더 클 수도 있겠구나. 집단 "대"병신론이 나올수도..

 




미국은 자유로운 나라다. 그리고 자본주의 특히 사람을 고용하고, 유인하는데, 돈이라는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 어느 나라보다 큰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그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당연하게 여긴다. 실제로 미국에서 많이 행해지는 봉사활동이나 기부금도 얼핏보면 돈이랑 큰 상관없이 자아실현을 위해서 하는 것 같지만, 따지고 보면, 더 큰 일을 하기 위한 자본을 모으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는 의대를 졸업한 남자라면, 현재, 군의관을 의무적으로 3년간 가게 된다. 공보의나 전문 연구요원으로 가는 경우도 물론 없지 않지만(다른 군대에 대한 옵션 글을 보고 싶으신 분은 링크로, 의대생 혹은 의사로 선택할 수 있는 국방의 의무 옵션), 대부분은 군의관을 가는 것이 사실이다. 의전원으로 전환된 시기 동안에는 미리 사병으로 군을 갔다온 사람이 많아서 한동안 군의관 요원이 부족해서 국방의전원을 설립하니 마니 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군의관 수급이라는 측면에서 국방의 의무는 큰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다. 


미국은 그에 반해 모든 군의관이 원칙적으로 "고용"된다. 의무감으로 하기보다는 자신이 원해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그에 따르는 유인책은 분명히 존재한다. 오늘은 그 유인책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미국 의대는 학비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비싸다. 4년 본과 기간동안 평균적으로 20-25만불 이 학비로 이용되고 거기에 생활비가 더해진다. 대략 의대를 졸업하는데 4억정도 소요된다는 것이 여기 의대생들의 이야기인 것 같다. 사실상 제일 비싼 학비를 내는 동네가 바로 의대인 셈이다. 여하튼, 미국 일반 대학의 학비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비싼 것은 사실이지만, 특히 의대는 그 어느 동네보다 금액 부담이 많은 것 같고, 학생들을 돈으로 무언가 꼬시기 쉬운 동네인 것은 사실이다. 장학금으로 괜찮은 학생을 꼬시는 것(?)부터 시작해서...군대 조차도 돈으로 꼬신다.


물론, 졸업하고 나서 그에 상응하는 리턴을 받는 것 또한 사실이니, 들어가는 것이 어디냐는 생각이 대부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등록금을 먼저 학교에 내고 다니는 것과는 달리(실제로 우리 나라도 학자금 대출이 있기는 하다만), 미국에서는 의대를 다니는 동안 학비는 대부분 학자금 대출을 이용한다.


일부 장학금을 받거나 외부 펀드를 받는 경우도 있지만, 이자가 싼 학자금 대출로 학비와 생활비를 충당한다. 그리고 학부과정도 그렇게 다니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사실상 의대를 졸업하고  강남 아파트 전세금(6-8억정도)을 빚으로 안고, 사회 생활을 시작하는 셈이다. 학생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 사실을 아는 미국 군대 또한 가만히 있을리 없다.



돈으로 살살 의대생들을 유인(?)(이라고 쓰고 꼬신다 라고 말한다)한다.


일단, 의대에 들어와서 1학년 때 혹은 그 이전에 지원을 하면, 학비와 생활비가 지원된다. 계급은 second lieutenant으로 시작한다. 의대 다니는 동안에는 우리의 ROTC 처럼 1년 동안 6주 군 훈련을 받으러 가면 된다. 그 외에는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된다. ^^



이미지에서 나오듯이, 광고 한 번 정말 멋지게 잘 만들었다. ^^ 자꾸 읽다 보면 정말 군대에 가고 싶어질 정도다. 어찌나 포장을 잘 하는지. 기본적으로 학비가 면제되고, 생활비로 한달에 2000불(220만원 정도) 주는 것은 상당히 파격적인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졸업과 동시에 Captain으로 진급해서 일선에서 의사로 일을 하게 된다.


재미있게도 모든 과정을 설명할 때 돈에 대한 언급이 빠지지 않는다. 학교 다니는 동안 학비로 얼마를 지원해주고, 생활비를 얼마 준다. 그리고 진급하게 되면 얼마를 더 주게 되고, 하나의 자격을 획득하고 근속을 하면 할 수록 돈을 더 준다는 식이다. 거창한 사명감이나, 애국심에는 호소하지 않는다.


물론, 서로 win-win하기 위해서 최신식 군병원에 대한 소개도 있긴 하지만, 대체로 현실적인 이야기(라고 쓰고 이라고 읽는다)가 주를 이룬다. 우리와는 사뭇다른 모습이다.


실제로, 개인적으로 2명의 전직 미국 군의관을 알고 있다. 한 분은 본과 4학년 때 실습으로 미군부대에 갔을 때 알게 된 분인데, 여자고 흑인이였다. 아직까지도 종종 이메일을 하는데 현재는 Iowa에서 Clinic을 하고 있다. Brown 대학을 졸업하고 군의관이 되었는데, 왜 군의관이 되었냐고 질문은 하니깐, "너무 좋은 scholarship을 받아서"라고 이유를 말해 주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군의관으로 한국에 파병오게 되면 "pay를 조금 더 받는 점"이 한국에 오게 된 계기라고도 이야기 해 주었었다.


자신이 학교 다니는 동안 학비 지원을 받았고, 그에 상응해서 당연히 해야할 일인데, 좋은 기회가 있어서 한국에 왔다고 이야기하면서, 자신과 같은 사람이 많다고 이야기 해 주었다. 그러면서 아주 만족한다고 이야기 하였다. 아울러, 전혀 돈에 대한 것에 거리낌이 없었다. 자신의 능력을 돈으로 받는 것인데, 부끄러워할 필요도 없다고.


또 한 명은 현재 MD anderson에 있는 병리학 의사이다. 암 조직 병리에서 유명한 교수님이신데, 우연히 한국에 오셨을 때, 한국 소개와 관광 통역을 하게 되면서 알게 되었는데, 남미 출신이신 분이셨다. 그 당시 시민권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군의관을 하면서 병리학 Residency를 하게되어서 현재에 이르렀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당시 군의관을 선택한 것은 결과적으로 아주 잘 한 일이였다고 하셨다. 많은 병리 케이스를 접할 수 있었고, 그 바탕으로 아카데믹 연구를 할 수 있었긴 때문이다.


우리나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커리어이긴 하지만, 두 명의 전직 군의관과의 대화는 미국의 커리어 유연성을 볼 수 있는 간접적인 경험이 되었었다. 실제로 미국이란 사회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아울러, 단순히 의사만 고용하는 것이 아니고, 치과의사에게도 해당하는 일이다. ^^ 추가로 수의사나, 안경사, 임상 심리사도 medical army team에 지원할 수는 있는 것 같다. scholarship에서 약간 차이가 있는 것 같기는 하다.



그럼, 제일 중요한 duty 혹은 obligation은 어떻게 될까? 의사는 최소 2년이고, 치과를 포함한 다른 과들은 3년인데, 상황에 따라 다른 것 같다. 상황마다 조금은 다르지만, 4년을 지원받으면 4년간 복무를 하면 되는데, 만약 레지던트를 하게 되면 그 동안은 duty가 delay이 되지만, 더 늘어나지는 않는 것 같다. 인턴을 마치고 와서 복무할 수도 있고, 의대를 졸업하자 마자 복무할 수도 있는데, 대체로 지원받는 기간 만큼 일하면 되는 셈이다. 단, training은 군병원에서만 가능하다.


우리 나라도 이와 유사한 프로그램이 있는 것이 사실인데, 국방부에서 홍보도 크게 안하는 것 같고 간다고 하는 사람도 적은 것처럼 보인다. 그냥 학교에 공문 하나만 달랑 보내는 것이 끝. 그에 반해, 여기 미국은 서로가 서로 win-win하고자 하는 느낌이 강하다.(여기 프로그램도 역시 군인은 군인이겠지만) 우리 나라도 장기 복무 과정이 있긴 하던데, 뭔가 문제가 있는 듯 한데…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다. ^^


여담이지만, MDPhD 조차도 돈으로 꼬신다...사실상, 금전적인 이유가 MDPhD 제도의 부흥을 이끌어 내는데 가장 큰 몫을 했다고 보는 시야가 많다. 물론, 1950년대 이후에 있었던 징병 제도 대신 가는 MDPhD는 별개로 해야 하겠지만... 미국에서도 국방의 의무를 대치하는 MDPhD연구원 제도는 아주 큰 성공을 했다.


금새 올린다는 3편이 너무 늦어져서 몇 개월이 지난 지금에서야 올리게 되었습니다. 미국에서의 박사과정 공부가 만만치 않으리라는 것은 예상을 했습니다만 생각보다 너무 큰 압박을 겪으면서 글 쓰는데 소홀했었던 점 양해 부탁드릴게요.

미국 박사과정 유학 준비 시리즈 3편입니다. 1편( http://mdphd.kr/153 )과 2편( http://mdphd.kr/164 )은 각각 링크를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편에서는 제가 박사과정 유학을 준비하던 시기에 양질의 추천서를 확보하기 위해서 노력하였던 방법과 박사과정 원서를 제출하였던 과정들에 대해서 다루려고 합니다. 사실 박사과정 유학에서 가장 중요한 펀딩을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과정들도 이번 편에서 다루려고 했으나 이 글에 같이 담기에 너무 긴 내용들이 있어서 다음 편으로 미루고자 합니다. (처음에는 2부작을 계획했다가 벌써 4부작까지 늘어나고 있네요 ㅠㅠ) 미룬 만큼 더 충실한 내용으로 찾아뵙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8. 양질의 추천서 확보하기

추천서 (Letters of Recommendation, LOR) 는 미국에서는 대학교, 대학원 진학, 또는 아카데믹한 진로로 취업을 하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확보하여야 하는 서류입니다. 미국에서는 꼭 아카데믹한 진로가 아니더라도 취직할 때 이력서에 reference(추천인) 연락처 등을 명시하도록 하여서 사람을 뽑기 전에는 항상 뒷조사(?)를 하곤 합니다. 이 추천서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것 없이 굉장히 높다고 볼 수 있겠지만, 언젠가부터 미국 학교들에서 한국에서 날아온 추천서를 신뢰하지 않는 풍토가 생겼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듣곤 했습니다.

저는 먼저 미국 학교들이 왜 한국 추천서를 신뢰하지 않을까에 대한 개인적인 분석과 이를 타파하기 위한 길은 무엇이 있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는 아니겠지만 한국에서는 교수님들께 추천서를 부탁드리러 가면 상당수의 분들이 직접 써 오라고 말씀하십니다. 제 교수님만 그러셨던건 아니겠지요? 게다가 직접 써 주시는 분들도 내 제자를 좋은 학교에 보내고 싶어 하시는 애정어린 시선으로 추천서에 좋은 이야기 잘 써주시려 노력하시기도 하고요. 그러다보면 그 학생에 대해서 아는게 많지 않은 상황에서 형식적인 칭찬만 쓰여지게 되고, 결국 그게 쌓이고 쌓여서 한국에서 온 추천서의 신뢰도가 하락하게 된게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고 제 추천서에 저의 좋은점과 함께 나쁜점도 골고루 들어가기를 바랄수는 없는 법. 좋은 말을 얼마나 신뢰성 있게 보이게 할 것이냐를 놓고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

먼저 교수님을 찾아가기 전에 그 교수님과 얽힌 제 과거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해봤습니다. 그 교수님의 수업시간에 얼마나 인상적인 학생이었는지, 수업을 얼마나 충실하게 잘 따라갔으며 시험 성적은 어떠했는지, 그리고 그 수업의 결과물로 나온 것들과 그 수업의 내용을 토대로 향후에 내가 만들어낸 결과물들 등. 그리고 그렇게 준비된 자료들을 모아서 들이밀었습니다. 교수님! 저는 교수님 수업에서 이런 학생이었습니다! 라고요. 물론 저를 전혀 모르는 교수님을 찾아간 것은 아니고 어느정도 친분도 있었고 연구로도 어느정도 얽혀있어서 저를 잘 알고계신 분이라고 생각된 분들을 찾아다녔지만, 제가 제시하는 저에 대한 정보를 구체적으로 알고 계셨던 교수님은 제 석사 지도교수님을 제외하고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했는데도 네가 써 와라~ 라고 하시는 교수님은 어쩔 수 없습니다. 써야 됩니다. 그런데 교수님 입장에서 잘 써야 합니다. 제 입장이 아니고요. 여기서 구글링을 비롯한 또 다른 엄청난 고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외국에서 추천서란 어떤 것인지, 어떻게 쓰는 것인지, 샘플은 무엇이 있는지 등등. 그리고 샘플들을 상당히 많이 모아서 마음에 드는 표현들을 추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앞서 제가 설명드렸던 SOP 쓰는 요령 중 Example, Example, Example! 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학생은 나와 이런 연구를 같이 했었는데 이런 문제가 생겼을때 이런 식으로 해결하는 것을 보면서 문제해결 능력이 뛰어난 학생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등등. 구체적인 것들을 다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그 교수님 수업에서 제출한 과제와 보고서들부터 학부 과정과 석사학위 과정에서 제가 수행해 왔던 어마어마한 양의 자료들을 뒤지면서 추천서에 들어갈만한 사례가 무엇이 있을까 힘껏 짜 내게 되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추천서 초안을 들고 교수님을 찾아뵙게 되었더니, 교수님도 읽어보시고 굉장히 만족하셨던 것 같습니다.


9. 원서 제출 과정

학교마다 다르고, 학위과정마다도 다르고, 무엇보다도 각 과마다 다 다른게 원서 제출 방법마감일일 것입니다. 제 경우에는 11월 말~12월 초에 마감되는 학교 소수, 대부분은 12월 15일 마감, 늦게 마감하는 학교는 1월 15일경 정도에 포진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원서 접수에 들어가는 수수료는 적게는 $60 에서 많게는 $125 USD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거기다가 TOEFL 및 GRE 성적을 제출하는데 한 학교당 각각 $19~27 USD 정도가 들어가니, 학교당 적어도 $110~170 USD 정도를 투자해야만 원서를 제출할 수 있었습니다. 2014년 가을학기 박사과정 지원을 기준으로 한 금액이며, 물가가 매년 조금씩 오르는걸 감안한다면 앞으로 더 비싸질 수도 있는 부분이 되겠습니다.



요즘은 대학원 원서를 온라인으로 제출하게 되어 있습니다. 대부분의 학교가 온라인 시스템을 만들어두고 있는데, 자체적인 웹페이지를 운영하는 곳도 있고 ApplyYourself 등 원서접수를 대행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학교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학교마다 원서에 대해 요구하는 바가 조금씩 다르다는 것입니다.

  1. 먼저 원서를 온라인으로 제출하고 나서 접수비를 지불하고 나면 작성한 원서를 출력할 수 있는데, 이것을 출력해서 마감일 전까지 우편으로 보내라는 학교가 있었습니다. 투덜투덜 하면서도 정책에 따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2. 둘째로 원서 접수가 끝나고 최종적으로 접수비용을 지불한 후에야 추천인에게 추천서 제출 요청을 시작할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추천서도 원서 리뷰가 시작되기 전까지 접수 완료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생각해보면 접수 마감일보다 적어도 몇주 전에 접수가 완료되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이런 학교들에 원서 접수가 늦을 경우 추천해 주시는 교수님들께 일일이 연락 드려서 급하게 추천서 작성을 다시금 부탁드려야 하는 불상사도 생기게 됩니다. 교수님들은 바쁘신 분들이기도 한데다가 내가 급하다고 당장 급히 무엇을 해 달라고 쉽게 요청드릴 수 있는 분들이 아니라는 점에서 매우 부담스러운 상황이 되겠습니다 ㅠㅠ

  3. 셋째로 성적표 원본, 졸업증명서 원본, 재정증명서 원본 등을 언제까지 우편으로 도착하도록 접수하라는 학교들도 상당수 있었습니다. 봉인이 된 채로 보내야 하기 때문에 출신 학교에서 공적으로 서류를 발급받아서 보내어야 합니다. 미국에서는 학적 담당 오피스(Office of Registrar)에 성적표(Transcript)를 신청하면 학교측에서 직접 상대학교에 보내주도록 되어 있지만, 한국에서는 봉인(Official seal)까지만 해주고 직접 보내라고 신청자에게 주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저도 제가 직접 우체국에 찾아가서 EMS Premium 서비스로 발송했던 기억이 나네요. 요즘은 한국에서 EMS 등으로 보내면 3일만에 미국에 도착하곤 하는 시대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만의 하나를 대비하여서 우편 발송에도 넉넉잡고 2주 정도의 시간을 생각하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4. 넷째로 원서 접수가 완료되어도 지도교수가 정해지지 않으면 원서 리뷰를 시작하지 않는 학교가 있습니다. 이런 학교는 유학 준비하는 시절부터 미리미리 교수님들께 컨택해서 지도교수를 거의 절반 이상 확정지어 놓지 않는 이상 갈 수 있는 가능성이 많이 낮은 것 같습니다. (저도 결국 열심히 메일을 주고받던 한 학교의 교수님께서 더이상 답장도 없이 연락을 끊으시는 바람에 원서비만 날린 학교가 한군데가 있네요)

  5. 다섯째로 생각보다 입력해야 할 것들이 많은 학교들이 있습니다. SOP 열심히 작성해 놓았는데 항목별로 쪼개서 입력해야 한다면 거의 새로 작성하는 만큼의 노력과 시간이 들어가게 되기도 하고요, SOP에 충분히 설명된 내용인데 다시금 하나 하나 물어보는 양식을 가진 학교도 있습니다. 이런 학교들이 많은 경우에는 한 학교에 원서 제출하는데만 2~3일의 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어떤 경우에는 동시에 몰려오는 많은 학교들의 마감일을 앞두고 굉장히 다급해지는 경우들이 생겨나게 됩니다.

  6. 마지막으로 일부 학교의 경우에는 지원서에 GRE Registration number를 입력해야 하는데, GRE 시험 Registration number는 온라인에서 확인이 되지 않아서 ETS에 전화를 해서 요청해야 하는 상황도 있었습니다. 요즘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TOEFL은 Order number와 Registration number를 온라인 상에서 다 확인이 가능했는데 GRE는 Order number만 확인이 가능하고 Registration number는 종이 성적표에만 찍혀 있었습니다. 종이 성적표가 의미가 없기 때문에 온라인으로만 성적을 받겠다고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종이 성적표 꼭 받으시고 절대 잃어버리지 않으시기 바랍니다! (아니면 저처럼 국제전화비 써가면서 거의 한시간 가량의 전화연결 대기시간을 거친 후, 안되는 영어로 담당자랑 통화해야 합니다 ㅠㅠ)

위와 같은 다양한 문제들을 마주 대하더라도 다급해지지 않으려면 원서 접수 마감보다 많이 앞서서 제출을 마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마감일에 맞춰서 무언가를 하려면 참 다급해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더라고요. 게다가 일부 학교들은 마감일보다 일찍 제출된 원서들을 일찍 리뷰하여서 우선적으로 admission을 뿌리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마감일에 맞추어 제출할 필요도 없기도 하고요.


This file is licensed under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Share Alike 3.0 Unported license. Original Author: Daniel Schwen


일단 접수비용 지불 및 원서가 성공적으로 제출되고 모든 학교에 추천서가 도착한다면 (대부분의 경우, 추천서는 추천해 주시는 교수님들이 직접 온라인으로 작성해서 제출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80%는 끝나신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펀딩이라는 가장 중요한 20%가 남았는데, 이에 관한 내용은 4편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많이들 궁금해 하시는 내용인데 자꾸 늦추어져서 죄송스러운 마음입니다만, 그만큼 더 충실한 내용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질문은 언제든지 댓글로 남겨주시면 최대한 열심히 답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요새 대한 항공의 부사장 문제로 아주 나라가 시끄러운 것 같다. 그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을 접어두고, 예전에 썼던 항공권에 대한 글을 포스팅한다. 실제로, 유학을 가거나 여행을 갈 때 아직까지도 비행기 가격은 그리 착한 편이 아니다. 예산이 한정되어 있기에 대부분의 경우 편안한 항공, 좋은 서비스를 찾기 보다는 가격적으로 더 저렴한 항공편을 찾는다. 이 글은 그런 부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쓰는 글이다.


사실, 우리나라 항공권은 비싼 편이다. 개인적으로 여러 항공을 타면서 비교해 봤지만, 우리나라 항공기인 대한 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은 서비스에서만큼은 최고 그룹에 속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비싼 것은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국적기가 그 나라에서 제일 비싸다. 한국에서는 대한 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캐나다에서는 캐나다 항공이, 일본에서는 JAL이 비싼 편이긴 하지만, 요새는 가격 자체가 오픈되어서 큰 차이가 없는 나라도 많다. 특히, 미국의 국적기(?)인 United 에어 라인은 미국에서도 아주 저렴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항공(아시아나, 대한 항공)은 국적기의 국적이 아닌 미국에서도 비싼 편에 속한다.  

 

좋은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당연히 그에 합당한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그리고 한국인인 이상, 한국 국적기가 가장 편하고, 기내식이나, 스튜어디스의 서비스에 대한 마인드(마카디미아와는 별개로 ^^), 기계의 구비 조건는 분명히 가격에 상응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생각하지만, 비싸게 느껴질 때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비행기 자체의 서비스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비행기의 목적은 "이동"인 바, 다른 외국 항공권과 국적기 항공권의 큰 가격 차이는 국적기로서 점점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항공권의 본질은 "여행, 이동"이지, 기내식이나 잠시 대화하면서 얻는 서비스가 아니기 때문이다.  

 

가까운 거리나 프로모션(신용카드)으로 꼭 국적기를 타야 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경비처리가 되는 학회를 가는 항공권조차도 싼 항공편을 구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으로서, 오늘은 항공권을 저렴하게 구입하는 사이트(Expedia.com)를 소개하고자 한다. 실제로, 내가 이 사이트를 접한 것은 지금부터 10년도 더 전(정확하게는 12년)의 일이다. 여전히 저렴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특별한 일이 아닌한, 나는 expedia.com을 이용하고 있다. 그리고 여담이지만, 이 글을 expedia.com 홍보 용도라든지,마케팅의 일환으로 대가를 받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블로거지를 혐오한다.)  


 


당시 2002년, 미국을 오가는 대한항공 비행기 표가 200만 원을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expedia.com에서 현재는 사라진 Northwestern 항공 왕복 비행기 표는 100만 원 남짓이었다. 돈 없는 예과생 신분으로는 정말 가뭄의 단비 같은 조건이었다. 내가 아주 좋아라 하는 대한 항공 기내식 비빔밥을 무려 200그릇이나 더 먹을 수 있는 가격 차이였기에, 아무런 고민 없이 노스웨스턴 항공을 선택했다.  

 

지나간 이야기지만, 현재 노스웨스턴 항공을 델타 항공과 합병하였고, 그때 타고 다니면서 얻었던 마일리지는 고스란히 델타 항공으로 넘어왔다. 더 행운인 것은, 국내 항공 마일리지가 유효 기간 10년으로 개정되었는 것에 반해, 델타 항공은 마일리지 유효기간 자체가 없다는 사실이다. 초반에는 2년 정책이라고 해서, 2년마다 활동(탑승 혹은 적립)을 해야 했는데, 이게 사라졌는 것인데, 진짜 부담 없이 마일리지를 모을 수 있다. 다만, 거리 개념이 우리와는 다른 미국 회사답게 VIP 회원(밀리언 마일러)이 되기 위해서는 대한 항공보다 더 까다롭고, 많은 마일리지 활동을 요구한다. 

 

여하튼, 당시 노스웨스턴 항공을 선택하게 만들어준 회사가 바로 Expedia.com이었다. 당시 꼬꼬마였던 나로서는 이름이 외우기 쉽지 않아서, 공책에 몇 번 쓰면서(?) 외웠던 기억이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 당연하게도 "신속하게"라는 뜻을 가진 expedite에서 유래하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 본다. (당시에는 몰랐다. 안타깝게도)

 

지금은 아주 자연스럽게 인터넷으로 항공권을 예매하지만, 당시만 해도, 항공권은 여행사의 전유물이었다. 한국도 그러했지만, 미국 역시도 그러하였다. 오프라인 개념이 강한 상품인 셈이다. 이는 시시각각 유동적으로 변하는 가격, 급하게 변하는 항공권 자리, 급히 취소하고 다시 예약하는 전산 처리 때문이었고, 결과적으로 이런 특징 때문에, 인터넷으로 항공권을 예매하는 것은 당시에 아주 큰 리스크를 가진 사업이었다. 왜냐하면 예약을 하는 찰나에 전산 처리가 늦어져서 예약을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걸 극복하고 아주 매끄럽게 예매가 되게끔 만든 사이트가 바로 Expedia.com이었다.(혹시 노파심에 말씀드리지만, 다시 한 번 언급합니다. 스폰받은 것 아닙니다. ^^) 당시에도, 많은 항공권 예매 사이트가 있었지만, 그중 독보적인 존재가 바로 Expedia.com이었다. 현재는 많은 인터넷 예매 사이트들이 있고, 한국에도 무수히 많은 사이트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 아성이 무너졌다고 보는 것이 맞겠지만...

 

개인적으로 대한항공, 아시아나, 델타 이렇게 세 군데서 마일리지를 모으고 있다. 가족도 볼 겸 한국으로 잠시 가려고 항공권을 찾아보려고 했다. 처음에는 세 곳 모두에서 한국-미국 왕복할 정도의 마일리지가 쌓여 있어서 마일리지 보너스 항공권을 쓰려고 했었다. 

 

하지만, 델타는 특정 날짜에 자리가 없고, 대한 항공과 아시아나는 마일리지 7만을 쓰고도 유류할증료와 세금으로 385불을 요구하였다. 거의 400불에 가까운 돈을 왕복으로 내야 하는 셈인데... 무언가 억울한 마음이 살짝 들었다. 

 

그래서 찾아본 Expedia!!! 역시 Expedia는 12년 만에 찾아온 나를 배신하지 않았다. 모든 것을 포함한 비행기 가격이 883불밖에 하지 않았다. 물론 국적기가 아닌 유나이티드 항공이긴 하지만 

 


그리고 찾아본 국적기는 가격이 1500불 내외를 오르락내리락하였다. 아.. 아직도 국적기는 비싸구나.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다. 그래도 200불 정도 차이는 더 낼 의향은 있었는데.. 무려 700불 차이..의외로 싼 가격에 유나이티드 항공을 날름 예약했다. (참고로 5월인 비성수기로 기억합니다)

 

조그마한 팁을 알리자면, Expedia.com에서 주의할 사항은 조건을 자세하게 읽는 것이다. 특히 환불 조건이나 교환 조건이 아주 까다로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부분을 유의해서 읽어야 한다. 보통 환불이나 교환에 300불 정도의 높은 수순의 수수료가 붙기 때문에, 꼭 유의하도록 하자. 아울러 마일리지 적립이 안된다거나, 오버부킹 시 자리를 확보하지 못 할 수도 있다는 조건 등은 꼭 참고해야 할 자료이다.

 

그 외에 주의해야 할 사항은 따로 없는 것 같다. 어워드를 신청할 수도 있는데, 아직까지 잘 되는지에 대한 것은 의문이고, 가격 경쟁력 하나로 특화된 사이트라고 생각하면, 여러모로 시간을 아낄 수 있을 것 같다. 예약하기 위해 소모되는 나의 시간도 궁극적으로 가격에 포함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소모하는 시간에 대한 가격은 생각하지 않고, 절대적인 가격만 보고 싸다 비싸다고 이야기하는데, 이는 궁극적으로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여하튼 ^^  이 이야기는 추후에 시간이 되면 언급하도록 하자. 

 

물론, 현재는 이 사이트 말고도 다양한 사이트들이 최저 가격을 내세우면서 항공권 예약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 booking.com orbitz.com kayak.com farecompare.com 등이 존재하는데 대부분 최저 가격을 보장하는 사이트이기 때문에 입맛에 따라 골라서 이용하면 될 듯하다. 


1 상황)

누군가가 무슨 일을 부탁하는 경우가 있다. 쉬운 일이라고 하면서... 처음 부탁을 들어줄 때는 일이 아니었는데, 일을 진행하는 도중에 일이 커지고, 시간이 많이 뺏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도와주기 위해 시작한 일인데, 자꾸 도와주다 보니 주객이 전도 느낌이 때도 있다. 그리고 점점 시간이 갈수록 짜증이 난다. 그리고 그만 도와 주고 싶어지게 된다.

2 상황)

다른 경우는 이런 경우가 있다. 무슨 일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10시간 정도 걸릴 것이라고 생각하고 일을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이다. 20시간을 넘게 투입했는데도 결국 마무리가 되지 않는 하다. 어쩔까 하다가 중간에 포기하거나, 혹은 대충 마무리하고 끝내는 경우가 있다. 당연히 결과물은 처음에 기대했던 것보다 미치지 못한다.

본의 아니게 직전연도 연말 정산을 미국에서 하게 되었다. 나는 윈도우 컴퓨터가 전혀 없었고, 어쩔 수 없이 연말정산에 맥을 써야만 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국세청에서 인터넷 표준에 동참하여, 연말정산 프로그램을 맥에서도 돌아가게끔 만들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항상 맥을 이용하는 소수자(?)로 억울함(?)을 겪었던 나로서는 아주 고마운 일이었다. 그리고 국세청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 사이트에 접속했다.

 

처음 내가 접한 페이지는   


였다. 들뜬 마음에 소득 공제 자료 조회/출력 을 클릭했더니....

 


가 먼저 뜨는 것이었다. 그래. 여기는 미국이지.. 그래 국세청도 밤에는 쉬어야지... 그래 참을 수 있어... 맥이 되는 게 어디야... 하면서 밤을 기다렸다.  그리고는 결국 되지 않았다....

 

인터넷 표준은 안드로메다로... 

 

과정을 이야기하면 너무 길어질 것 같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소득공제 자료 조회를 전혀 하지 못했다. "덕지덕지설치해야하는" 키보드 프로그램 덕분에 설치는 오만상 하고, 국세청 접속 조차 못했다 !!!!!!!



참으로 고맙다. 우리나라 인터넷 환경 !!!

실행도 안되는 프로그램 설치하는 방법을 알려 주셔서 !!!!!


덕지덕지 붙은 키보드 보안 프로그램도 설치하려고 시도했으나, 그것조차 되지 않았고. 결국은 여러 번 시도만 하고 시간만 낭비했다. 아예 되지 않는다고 했으면!!!!! 다른 방법을 찾았건만, 된다고 해서 들뜬 마음에 괜한 삽질을 한 셈이었다.   


블로터에 맥 PC로 '연말정산' 도전기 글 (http://www.bloter.net/archives/141306) 을 읽어 보면 알겠지만, 결국은 프로그램의 문제였다. "보안 키보드 기능이 최신 맥 OS X를 지원하지 않아서" 발생하는 문제였는데... 간단히 설명하면 포장지 때문에, 상품을 열어보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인터넷 환경에 대해서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이야기하기로 하고, 오늘은 "일을 마무리하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 키보드 보안 프로그램은 최신(Mavericks)도 아닌.. 마운틴 라이언에서 조차 연말정산 프로그램은 돌아가지 않는다. 실제로 내가 쓰고 있는 해킨토시[각주:1]과 맥북에어에서 둘 다 시도해 보았건만 다 되지 않았다. 참고로 미국에 본거지를 두고 있는 은행 프로그램(Chase, AOA, CitiBank 등)이나 페이팔은 해킨토시이라고 해도, 어디든 안되는 곳은 없었건만.. 한국 사이트는 여전히 거의 안된다.   

 

애시당초 맥 사용자들에게 "된다"고 고지했으면 !!!! 어떤 상황이 있어도 되게끔 했어야 했다. 키보드 기능 때문에 발생했다면, 이용하기 전에 빨리 수정을 하든지, "어떤 상황에서는 안된다"고 강하게 고지했어야 했는데,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그 이용자들이 "소수"라는 이유로 제대로 마무리를 하지 않은 것이었다.  

 

정확히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발주의 문제일 수도 있고, 단가의 문제일 수도 있고, 프로그램 업체에서 우리는 여기까지 하기로 했었다. 혹은, 정부가 이까지 발주했다 등등 내막이 분명히 있겠지만, 이는 국세청, 업체, 그리고 이용자 모두에게 손해를 끼치는 일인 것만큼은 사실이다.  

 

소프트웨어 업체는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하지만, 결과적으로 나 같은 사람들 입장에서는 일을 안 한 셈이 되어 버렸다. 내가 발주한 입장이라면 다시는 일을 안 시키는 업체가 될 가능성이 높다. 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된다고 볼 수 있겠지만, 안 되는 입장에서는 "안되는 것"은 사실이니깐... 그리고 국세청은 본의 아니게 양치기 소년이 되어 버렸고, 돈으로 살 수 없는 Reputation을 잃은 셈이 되어버렸다. 나는 아까운 시간을 삽질하다가, 결국 아무 것도 못하고 시간만 낭비한 셈이다. 그리고 불신은 더 커져갈 수밖에 없다. 일을 하는 소프트웨어 업체 입장에서도 손해요, 발주한 국세청 입장에서도 손해다. 그리고 나에게도 큰 손해였다.

 

어찌되었든 나와 같은 상황에서 맥 OS를 쓰는 "소수"[각주:2] 프로그램이 완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용하지 못했다.  

 

위에서 내가 언급한 2번 상황인 셈이다. 조금만 더 일을 하면 제대로된 마무리를 할 수 있었을 텐데.. 제대로 완벽하게 마무리를 못해서 결국은 아무 것도 하지 않게된 셈이다. 나의 입장에서는 프로그램이 없었던 것이 더 나을 뻔 했다. 애시당초 없다고 했으면 최소한 간은 버리지 않았을 테니깐. 


자 이제, 본론으로 돌아와서 앞서 말한 두가지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1 상황)

누군가가 무슨 일을 부탁하는 경우가 있다쉬운 일이라고 하면서... 처음 부탁을 들어줄 때는  일이 아니었는데일을 진행하는 도중에 일이 커지고시간이 많이 뺏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도와주기 위해 시작한 일인데자꾸 도와주다 보니 주객이 전도 느낌이  때도 있다그리고 점점 시간이 갈수록 짜증이 난다그리고 그만 도와 주고 싶어지게 된다.

"누군가를 도와줄 때" 위와 같은 상황이 많다.  아무리 그만 도와주고 싶은 생각이 든다 하더라도, 일단 "도와준다"약속을 했으면, 끝까지 성실히 맡은 바를 도와줘야할 듯 하다. 그렇지 않으면 도와주고도 욕을 먹을 수 있다. 다만 일을 맡기고 제대로 하지 않는 사람이 부탁을 한 상황이라면, "이 사람과는 두번은 없다는 것"을 마음 속으로 되새기자. 탱고[각주:3]를 추려면 두 사람이 제대로 박자를 맞춰서 춤을 쳐야하고,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부탁하는 사람도, 도와주는 사람도, 동시에 제대로 마무리해야지 뭐든 일이 된다. 부탁하는 사람이 제대로 안하면, 도와주는 사람도 신이 나지 않는다. 


이런 상황을 피하고 싶으면, 부탁을 안 받거나, 거절면 된다. 거절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란 것은 경험상 알고 있지만, 이런 상황을 타개하는 방법이 될 수 있고,단기적으로는 아닐지라도, 결국은 둘 다 만족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물론, 일을 거절하는 것과 인간적으로 좋은 관계로 남는 것은 다른 일일 수 있겠지만... 대부분 양해를 잘 구하고 거절하면, 오히려 더 나아지는 경우도 있다. 여러모로 일하다가 "의"가 상해서 다시는 안보는 것보다는 훨씬 깔끔하다.




2 상황)

다른 경우는 이런 경우가 있다. 무슨 일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10시간 정도 걸릴 것이라고 생각하고 일을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이다. 20시간을 넘게 투입했는데도 결국 마무리가 되지 않는 하다. 어쩔까 하다가 중간에 포기하거나, 혹은 대충 마무리하고 끝내는 경우가 있다. 당연히 결과물은 처음에 기대했던 것보다 미치지 못한다.
2번 상황은 지나고 나면 많이 아쉽지만, 마무리를 했다는 뿌듯함으로 나를 위로하곤 한다. 하지만, 완성된 퀄리티가 전혀 마음에 들지 않을 때가 많다. 조금 더 시간을 쓰자니 시간이 아깝고, 더 시간을 투여한다고 해도 결과가 비슷할 듯 하고... 그냥 두자니 아쉽고... 뭔가 계륵과 같은 경우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상황을 맞이한 대부분의 경우, 결국은 시간을 더 투자해서 조금 더 완성도 높은 결과를 만들기로 마음먹게 된다. 물론, 글을 쓰는 나 역시도, 지키려고 노력은 하지만, 항상 상황이 허락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최소한 내가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최선을 다해서 마무리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재미있게도, 그렇게 시간을 끝마무리에 조금 더 시간을 투자하면, 모두가 다 안다는 사실이다. 연구도, 프리젠테이션도, 디스커션도... 모든 상황에서 조금 더 디테일에 신경써서, 완성도 높은 결과를 보여주면, 모두가 그것을 확실히 인지한다. 아울러, 결과적으로 훨씬 더 성과가 좋아지는 경우가 많았다.  

 

물은 100도에 이르러서 끓는다. 그 전에는 뜨거워지기만 할 뿐 "수증기"가 되지 못한다.


무슨 일이든 마무리를 잘 해야 하는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다 해놓고도 욕 얻어먹을 일이 생긴다.  

 

  1. 해킨토시는 PC에다가 맥 OS를 돌리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매버릭스가 무료가 된 이후에는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사소한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쾌적한 환경의 맥을 돌리기에는 충분하다. [본문으로]
  2. 소수라고 보기엔, 맥 OS 업데이트는 기본인데 말이다. 새 Mac OS X는Mavericks은 공짜이기도 하다. 그래도 소수라고 해 두자 !!! [본문으로]
  3. 영어 표현 혹은 속담 중에, 우리 속담인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와 비슷한 맥락의 속담이 바로 "It takes two to tango" 이다. ^^ [본문으로]

미국에 와서 일기처럼 매일 글을 쓰고 있긴 하다. 글 쓰는 것 자체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은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논리를 생각하고, 그림을 생각하고, 잘 안 되는 한글(?)을 쥐어짜 내는 것. 모든 환경이 영어로 대화를 하다 보니 on-off하는데 시간이 필요하긴 하다. 아~~~ 쉽지 않다. ^^ 

 

오늘은 일기같이 생각의 흐름을 그냥 쓸 생각이다. 주제는 영어에 대한 이야기이다.

 

영어를 전문적으로 교육받은 적이 없는 대다수의 한국인처럼, 나 역시도 내 분야가 아닌 영어에는 그리 밝지 못하다. 예를 들면, 채소 같은 것. 상추와 배추는 미국인 입장에서는 초등학생 수준[각주:1]만 되어도 당연히 알아야 하는 것인데, 내 기억으로 배추는 배운 적이 있어도, 상추는 배운 적이 없는 것 같다. 그 외에도 이런 예들은 많다. 나 혼자 가서 장을 볼 때는 내가 굳이 상추가 "lettuce"인 것을 알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나는 상추가 무엇인지 모양도 알고, 맛도 알고 있고 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상추를 설명하거나, 상추 심부름을 외국인에게 시키려고 하면, 상추가 lettuce인 것을 알아야만 한다. 

 

(다양한 야채들. 나는 무슨 맛인지도 알고, 가격도 알고, 어떤 요리에 넣어야 하는지도 아는데, 용어를 몰라서 사오라고 시킬수가 없다.)


생각보다 이런 일들이 종종 발생한다. 참고로, 공인 영어 점수가 그 사람의 영어 실력을 완벽히 대변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반영은 한다고 본다는 측면에서 나의 토플 점수와 토익 점수는 아주 높다. 자랑 같지만, 거의 만점에 근접하기 때문에, 나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내가 생각하는 것,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말로 하고, 제대로 알아듣는다. 그리고 부당하게 느끼는 점이 있으면 따지는 것까지 충분히 한다. (얼마 전에도 항공사와 관련하여 일이 있어서 강력히 클레임을 걸었다.) 아울러, 그 분야가 학습이거나 내 분야를 다루는 것인 경우에는 거의 무리가 없다고 보고 있다.(토플의 목표가 바로 영어로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라는 점을 깨닫는다면 당연한 이야기).

 

하지만, 외국인과의 대화 중에 상추와 같은 단어가 있으면, 가끔씩 바보가 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상추 말고도 그런 예는 많다. 식물 이름(예를 들면 밤나무, 상수리나무, 전나무, 고목 등등), 동물 이름(개미핥기, 도롱뇽, 뱀 말고 방울뱀, 청설모, 두더지 등등), 음식 이름(펜실베이니아 더치, 프렌치토스트) 채소 이름 (대파, 쪽파, 부추 등등[각주:2])등은 원어민 입장에서는 아주 기초적인 초등 수준의 단어[각주:3]이지만, 한국에서 나는 접한 적이 없기 때문에 알 수가 없다. 이런 단어가 대화 사이에 끼이면, 나는 크게 공감할 수가 없고 알아 듣는 것도 쉽지 않다. 필요할 때마다 학습해서 배울 수는 있지만, 모든 것을 다 배울 수는 없다는 점이 한계라면 한계인 것 같다.


다행인 것은, 생활에는 큰 불편함이 없다는 점이다. 아울러, 일하는 것에도 큰 불편함은 없다. 굳이 상추를 몰라도 연구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한 번은 이 부분에 대해서 내가 진지하게 나랑 같이 일하는 애들(대학원생,석사생,학부생)을 모아 두고 이야기 한 적이 있다. 대놓고 이야기할 수는 없었겠지만,아래와 같은 맥락으로 결론이 났었다. 

 

충분히 교육받은 사람들은 내가 외국인(한국인)이기 때문에 상추의 실체는 알지라도, 영어 이름을 모를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다. 아울러, 학생들이 배우고자 하는 것은 내가 사고하는 방법이랑, 내가 연구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그것만 충분히 가르쳐 줄 수 있으면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그리고 역시 그들은 처음 내가 일을 시작한 시점부터, 6개월이 다 되어가는 현재까지 팀 리더인 "상추를 모르는" 나와 같이 일하고 있다. 아울러, 우리 팀이 현재 랩에 있는 팀들 중에서 가장 promising 한 결과를 내고 있다. 적어도 내 생각에는 ^^  

 

물론 이제는 "상추"와 같은 용어까지 알아서, 영어로 농담 따먹기 하는 수준은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아직까지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는 미국인(?)이 되었다고 볼 수 없고, 그렇게 될 수 없다는 것 역시 깨닫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될 필요도 없는 듯하다. 영어는 어디까지나 도구이고, 중요한 것은 실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과학자로서 Identity를 가진 사람이기 때문에, 나의 실체는 영어보다 과학, 연구에서 보여주면 된다. 그리고 이는 절대 영어만 잘 한다고 해서 도달할 수 있는 수준의 것이 아니다. 


(참고하세요~ 채소와 그에 맞는 영어를 덧붙입니다. 모르는 채소도 많지만, 재미있기도 해요. 특히 가지는 영어로 계란식물 ^^)


따라서, 나는 영어를 native speaker 만큼 못해도, 비교적 당당한 편이다. 나는 영어로 교육받지 않았고, 한글로 교육받았다. 하지만, "그 교육의 실체는 알고 있다"는 입장을 항상 견지하기 때문에, 최소한 영어로 주눅 들지는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래도 여전히 모든 것을 영어로 교육받고, 완벽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원어민 연구자들을 보면 부럽긴 하다. 

 

도구를 갈고 닦으면 더 멋지게 보일 수 있고, 영어가 좋으면, 내용물을 조금 더 좋게 포장할 수 있다. 하지만, 언제나 포장보다 내용물이 더 중요하다. 도구에 신경을 아예 안 쓴다면 분명히 문제가 있을 수 있겠지만, 너무 도구에만 신경 쓰면 영어만 잘하는 미국 노숙자(?) 신세[각주:4]가 될 수도 있다.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미국에 있는 노숙자들은 "그들의 의사"를 완벽하게 영어로 표현한다. 하지만, 나는 영어를 완벽히 구사하는 "노숙자"가 되기보다는 영어를 잘 못해도 내용물로 꽉 찬 "학자"가 되고 싶다. 그리고 나는 한국인이다. 내 평생의 대부분을 한국어로 의사소통 해왔기 때문에, 영어를 미국인보다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들은 한국어를 하나도 할 줄 모르는데 반해, 나는 영어와 한국어를 동시에 하지 않는가? 당당해 지자.

 

이런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역설적으로 영어에 대해서 조금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사실, 영어를 더 잘하고 싶은 것은 사실이다. 특히 날카로운 글쓰기완벽한 발표 영어를 더 잘 하고 싶다. 더 노력하고 나를 갈고닦아야겠다. 결국 시간과 노력이 모든 것을, 아니 대부분을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다. 

  1. 참고로, 한국 나이로 올해 5살 먹은 아들에게 물어보았을 때 웬만한 채소 이름을 아는 걸로 보아, 대부분의 채소 이름은 초등 수준 이하의 단어임이 틀림없다. [본문으로]
  2. 만약 여기에 언급된 단어를 영어로 알고 있다면, 우연히 알게 되었거나, 경험으로 알게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 분야 전문가가 아닌 이상, 교육으로는 접하기 힘든 단어이기 때문이다. [본문으로]
  3. 조금 더 수준을 높이면, 수학 공식(미분,편미분,방정식, 원주, 마름모, 평행사변형 등등)과 물리 용어(유체역학, 전자기 유도, 전자기장, 상대성이론 등등)이 있다. 영어로 이 분야를 학습하지 않는 한, 일반적인 영어 교육에서는 이런 영어 단어가 잘 등장하지 않는다. [본문으로]
  4. 노숙자를 비난하고자 하는 의도는 아니지만, 직업성 전문성이 부족한 사람을 지칭하는 맥락에서 이해해 주시면 좋겠다. [본문으로]

혹시 이 글을 처음으로 들어온다면 지난 포스팅을 참고해 보자. 

경제학은 어떻게 과학을 움직이는가?(1)

경제학은 어떻게 과학을 움직이는가?(2)

자 이제 대안에 대해 알아보자.  저자는 호기롭게 7가지 제안을 내놓는다.

1. 취업정보를 공유한다.

2. 연구비에서 교수급료로 지출되는 것을 제한한다.

- 미국의 경우 non-tenure 교수 연봉은 학교에 주는 것이 아니라 연구비에서 직접 가져가야 하는 경우가 많다.한국은 따로 교수급료를 연구비에서 가져갈 수 없으니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이다.

3. 연구-훈련의 연결고리를 약화한다. 

- 인력양성소인 대학원과 연구를 위한 연구소 분리하자는 것이다. 물리학의 경우 페르미, CERN 등 유명한 연구소들이 많다. 우리나라는 GIST, DGIST 등등이 역으로 대학원, 학부기능까지 하거나, 하려하고 있다.

4. 대학원 지원금을 개편한다.

5. 연구자원센터 등 과학을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정책을 만든다.

6. 공동연구에 대한 적절한 보상체계를 마련한다.

- 이것은 노벨상을 겨냥한 것인데, 3명까지만 공동수상자로 선정되는 웃기지도 않는 제한때문이다.)

7. 연구비 예산 사용처를 구체화한다.

보다시피 꽤나 현실적인 대안들이다. 몇가지 토를 달아보자. 

취업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우리나라 BK21사업이후 상당히 신경쓰고 있는 부분이다. 당연하게도 BK21사업을 통해 대학원생들에게 인건비 지원을 한 정부가 그 대학원생들이 졸업하고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지 않겠는가. 여기서 문제는 대학원생들의 취업이 졸업 직후에만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고, 그나마도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박사 졸업 후 바로 정규직 취업이 되기보다는 앞서 언급한 것 처럼 박사 후 연구원이라는 다소 불안정한 과정을 거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 이후까지 구체적으로 추적할 필요가 있다. 몇년 동안 박사 후 과정을 거쳐 어느 대학, 또는 어느 연구소에 어떤 직급으로 취업했다는 식으로 말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경우 분야를 막론하고 이공계 석박사 통틀어 취업 조사해 통계 발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분야 별로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궁금하다면 KISTEP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라)  물리, 수학, 화학, 생물, 공학 등등의 계열 별로 말이다. 그래야 각 분야에 있는 학생, 대학원생들이 구체적인 미래에 대한 기대를 하며 과학도로서의 꿈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연구자원센터의 경우 아이디어는 괜찮은데, 개인적으로는 정부기관의 특성상 빠르게 기술 변화가 이루어지는 과학 연구 중 글로벌 기술을 선도할 수 있는 high-end 급의 연구에 대한 자원을 적시에 적절히 지원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기도 하다. 연구와 실험을 하다보면 지금 당장 지원이 필요하기도 하고, 그 지원에 대한 구체적인 항목을 미리 예상하여 신청하기는 힘든 경우가 많고, 그 지원이 연구와 발견 선점에 필수적인데, 그렇기 때문에 개별 연구자들은 정부기관을 통해 지원 받는 것을 기다리는 것보다 다른 경로를 통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시간적인 문제를 제외하고는 상당히 좋은 생각이며, (개인적으로 이용해본 경험은 없지만) 실제로 생물학자원센터가 있기도 하다.  각 대학의 연구기관이 모든 장비와 모든 형질전환 쥐를 관리할 수는 없고, 과학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며 매번 구비하기도 어려우므로 국가 차원에서 이런 자원을 구비하고 관리하는 것은 필요할 것 같다. 

참고로 미국에서 포닥을 하고 있는 오지의 마법사 이야기를 빌리자면, 미국은 이런 코어 형태의 연구자원센터가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가깝게는 학교 내에서 구성될 수도 있지만, 최소한 각 주별로 특히 바이오 분야에서는 마우스 facility가 이런 형태로 운영되어서 효율적으로 연구 자원을 적시에 공급하고 별도의 비용을 청구한다. 그 비용은 결코 싸지 않지만 개별적으로 구성하는 것보다는 시간적으로 그리고 비용적으로도 비교 우위에 있기 때문에 자원센터 자체가 독립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고 한다. 

연구비 예산 사용처를 구체화하는 것은 국가 단위에서는 필요할지도 모르지만,개인적인 경험에 근거해서 이야기하자면, "개개 과학자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연구와 실험의 특성상 앞으로 예산 사용을 구체적으로 예상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개괄적인 틀자체를 설정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겠지만, 인건비를 제외한, 재료비, 설비비, 회의비 등등을 더욱 구체적으로 쪼개고 항목별로 구성하는 것은 연구 능력을 저하시킬 우려가 있다. 지금도 재료비, 설비비 등으로 나눠진 연구비를 1년 단위 결산할때 억지로 맞춰 쓰고, 맞지 않으면 용도 변경 신청을 하는데 생각보다 아주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맞춰서 집행하는 것이 불가능할 경우 업체에 영수증 항목을 외상으로 이용하고 이월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까지 읽은 당신은 어떤 느낌이 드는가? 어떤 생각이 떠오르는가? 과학이라는 학문이, 또는 분야가 사회와 동떨어져 그들만의 객관적이고 우아하고 소위 과학적인 논리로 굴러가고 있지 않고, 도저히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가? 그렇다면 필자의 서평은 성공이다. 

그런 관점에서 책에서 제시된 대안들, 그리고 필자가 단 투덜거림들의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국가' 또는 그에 버금가는 기관에 의해 주도되는, 또는 주도될 수 밖에 없는 대안이라는 것이다. 현대 과학의 눈부신 발전과 그 발전 양상을 보면, 그리고 경제학이라는 학문의 입장에서 보면 과학이라는 것이 국가와 결부되는 것은 당연하다. 국가는 과학을 경제 발전의 동력으로 파악하고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면이 있기 때문에 기꺼이 연구비 투자한다. 그렇기때문에 과학을 수행하는 주체가 표면적으로는 과학자들로 보이지만, 실상 깊이 들어가 보면 국가의 의지가 상당히 반영되기 때문에 실질적인 주체는 국가[각주:1]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약간 관점을 바꿔보자. 과학의 결실, 그리고 부산물의 영향을 받는 것은 우리 모두, 즉 시민들이고 그 과학을 수행하는 과학자, 대학원생들 역시 시민의 일부일 수 밖에 없다. 이런 당연한 생각을 바탕으로 과학의 주체를 시민으로 재설정해서 태어난 개념이 시민과학 또는 대안과학이다. 과학의 주체를 시민으로 놓고자 하는 개념 또는 운동이라고 볼 수 있는데, 언뜻 뜬구름 잡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개념이 생소하다면, '독립'이라는 접두어가 붙는 무언가를 생각해보라. 독립영화, 독립구단, 독립예술 등등. 국가나 자본에 귀속되지 않고, 수행하는 주체 또는 영향받는 사람들만을 오롯이 위한 무언가. 이제 감이 오는가? 과학에 대해서도 같은 논리를 적용할 수 있다. 공학에서는 제 3세계를 위한 '적정기술'이라는 개념으로 알려지기도 했고, 천문학에서는 '아마추어 천문학자'들의 성과로 알려지기도 했고, 환경 보건 분야에서는 '시민단체'들의 보고서나 성과로 알려지기도 한다. 이들 모두 주류과학계와는 조금 떨어져 있다. 주류 과학자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정치적인 영역이거나 사적인 영역에 속해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위에서 지적한 것처럼 주류과학 역시 완전히 순수한 지적 영역에 속할 수 없고, 국가 또는 연구비 지급 기관에 휘둘리기는 마찬가지라는 면에서 충분히 '정치'이다. 

과학은 '양날의 검'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고전적이고 닳고 닳아 빠진 그런 흔한 얘기로 덮어서는 안된다. 과학은 저 멀리 앞서 달려나가고, 그 결실을 정치가나 산업에서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성격이 결정된다는 진부한 얘기는 과학자들의 주체성을 몹시 훼손하는 것과 동시에 과학을 하는 행위의 정치성을 가려버리고 만다. 과학은 수행되는 순간, 아니 그 이전 단계부터 그 검의 방향이 결정된다고 봐야한다.

그런 과학의 정치성을 인정하고 들어가면, 과학자가 취할 수 있는 입장과 층위는 생각보다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험실에서 논문을 쓰고, 파이펫을 쥐고 실험을 하는 행위가 각자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깊이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질질 끈 서평포스팅을 마친다. 


  1. 가만히 고등학교 시절 문과와 이과를 생각해보자. 국가의 의지를 수행하는 행정관의 대부분은 고등학교 시절 문과를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 과학과는 전혀 동떨어져 있을 것 같은 "문과"로 대변되는 행정관이 역설적으로 과학 연구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은 어찌보면 아이러니다. [본문으로]

비지니스를 한마디로 말을 하자면 "재화나 서비스를 이용해서 이득을 취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이득을 취하는 것은 직접적인 형태의 돈을 버는 것일수도, 무형적인 자산을 얻는 것 등 모든 유무형적 이득을 다 포함합니다.



사실, 이득을 취하는 방법은 여러가지입니다. 재화를 팔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따지고 보면 아주 단순한 행위이고, 크게는 기업을 판매하는 행위 역시 이득을 취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행동 중 하나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기업을 통해서 이득을 보는 행위, 그리고 그것을 통해 손을 터는 것(혹은 일부만 터는 것)을 Exit (출구) 전략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자본화가 많이 진행된 나라일수록 예컨대, 미국과 투자가 발달된 영국에서는 이런 출구 전략이 많이 활성화되어 있죠. 투자자 입장에서 출구 전략의 예는 단순하게 M&A, 증시 상장을 생각할 수 있는데, 스포츠 비지니스, 특히 2012년도에 대박친 류현진 사례에서 보듯이 포스팅 시스템도 하나의 출구전략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미국에 비해서 출구 전략에 있어서는 한계를 가지는 구조적 문제가 있습니다. 시장이 크지 않다는 것이지요. 특히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하는 IT산업의 경우, 기업생태계가 정말 엉망인 것 같습니다.


미국 실리콘 벨리의 생태계를, 하나의 벤처가 생겨나고, 그 벤처의 기술이 조그마한 을 일으킵니다. 그리고 그 붐을 인지한 기업(구글,페이스북 등 규모가 되는 대기업)이 그 벤처 기업을 M&A해서 기술을 전파시킵니다. 당연히 이 때 벤처 기업을 만든 개인이나, 투자자들은 그에 합당한 댓가를 받고, 모두가 만족하는 Exit를 마련합니다. 벤처 기업 입장에서는 기술을 팔고, 대기업 입장에서는 그 기술을 사면서 모두가 만족하는 "거래"를 하는 것이지요.



이런 생태계는 바이오텍(biotechnology)에서도 당연히 일어 납니다. A라는 벤처가 임상 적용 가능성 있는 기술을 개발합니다. 물론 임상 시험을 진행하기 전 단계에서는 그 기술이  적용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지만, 다양한 기업에서 접근이 오고, 그 기술을 사간 B기업추가 임상 시험을 진행합니다. 이 때 막대한 비용이 듭니다. A 벤처 입장에서는 시작하기 힘들기 때문에 B에게 기술을 파는 것이죠.일종의 Exit인 셈입니다. 그 이후 임상 시험이 성공하게 되면 B기업은 소위 말하는 대박을 치게 되는 것이죠. 그렇다고 해서 A기업이 항상 손해보는 것은 아닙니다. 충분한 시장성과 기술성이 있다면 그에 합당한 적절한 가치를 얻는 것이죠.



근데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일들이 생각만큼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


일단 소프트웨어 산업을 보면, 어떤 A라는 벤처 기업이 기술을 개발합니다. 그리고 그 기술이 조그마한 붐을 일으킵니다. 여기까지는 미국과 비슷합니다. 그런데 그 이후가 판이하게 다릅니다. 그 붐을 인지한 B기업(규모가 되는 기업)은 M&A를 하기 보다는 똑같은 서비스를 만들어 버립니다. 그 이후 그 기술을 개발한 기업은 고군분투하다가 결국은 망해 버립니다. 그리고 그 기술은 사람들이 인지도 하지 못한채 그냥 하나의 서비스로 전락해 버립니다. 당연히 초기 벤처에 투자한 사람들은 망하고, 벤처를 만든 사람 역시 망합니다. 살아남는다 해도 외주 일을 한다거나, 하청업체로 전락합니다. 대기업 입장에서는 그 기술을 더 발전시켜 봤자 큰 이득이 없기 때문에 세계 시장을 타겟으로 기술 개발을 하지 않고 기술은 사라지거나, 명맥만 유지합니다. 설사 M&A를 한다고 해도 정말 저렴한 가격에 진행합니다.


이 것이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생태계인 것 같습니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그러합니다. 물론 태생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이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긴 합니다. 일단 비지니스 시장 자체가 아주 협소합니다. 그리고 기술의 발달이나 초기 붐을 일으킬 수 있는 투자를 줄 수 있는 시장(엔젤 투자나 벤처 투자)이 작습니다. 그리고 기술 개발을 위해서 이용되는 인력 풀 또한 작습니다. 그러다 보니 인력을 뺏기면 기술 개발이 정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태생적인 이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과정이 고착화된다면 결국 전체 서비스는 퇴보하게 될 것이 자명합니다. 만약 어떤 기술을 개발해도 기술을 개발한 사람에게 적절한 보상이 없다면, 아무도 기술을 개발하고자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일부 대박을 노리고 도전하는 사람은 등장하겠지만, 시장 전체로 본다면, 결국 그 수는 점차 줄어들 것입니다. 따라서 Exit의 다양성을 위해서라도 정부는 이런 부분에 조금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기술 개발을 하는 벤처 입장에서도 한글 서비스 제공보다는 시장 테두리가 훨씬 큰 미국 시장을 바라보고 진출하는 것이 어찌보면 현명하다고 볼 수 있겠죠. 결국 피해는 기술을 쓰지 못하는 우리 국민들이 보지만, 그 것 역시 포털을 사랑하는 국민들이 자초한 일일 수도 있겠지만 포털이나 정당한 가치를 주지 않고 제공한 기업측의 이유가 더 크겠죠.


그나마 바이오텍은 사정이 조금 낫긴 합니다. 출구라고 할 수 있는 것이 M&A나 증시 상장 모두가 열려져 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제약업체에 M&A당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미국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할 자금력이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대부분 초기 기업들이 증시 상장을 통해 자금 조달을 하는데, 이 것 역시 쉽지 않죠. 그런데 결국 해내긴 합니다만, 결국 제약이나 바이오 신약보다는 의료 서비스 형태로 전환해서 서비스 기업이 되는 경우가 많죠.


여담입니다만, 이번에 류현진 선수의 포스팅 사례는 프로 비지니스에서는 아주 중요한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프로 야구 시장에서 "구단"이라는 기업은 돈을 벌지 못하고 있죠. 넥센은 운영비가 없어서 주요 선수들을 팔아가면서 까지 운영을 했습니다. 우리나라 프로야구는 기업의 입장에서 수익보다는 광고, 이미지 등 무형적 가치만을 따졌는데, 더 큰 시장인 MLB에 선수를 판매할 수 있는 또다른 출구 전략이 등장한 것입니다.


(대한민국 국보급 투수 류현진)


즉, 7년이란 시간을 공들여 멋진 선수(기업)를 만들어 내면, 그 선수(기업)를 사갈 시장이 열린 것입니다. 단순히 대한민국 국보급 투수를 세계시장으로 보낸다는 의미보다는 프로야구 비지니스의 새로운 Exit가 열렸다는 것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거기에 무형적으로 따라오는 이미지 개선 역시, 이미지로 먹고사는 프로 스포츠 세계에서 결코 작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대인배 한화"라는 이미지는 15억 배팅 김태균 사례와 맞물려 큰 시너지(?)를 내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최고 연봉선수 한화 김태균)


모기업이 든든한 상황에서 굳이 선수를 팔아가면서 돈을 벌지는 않겠죠. 그렇지만, 미국과 같은 사례에서 볼 때, 프로 스포츠 산업은 그 자체로도 돈이 될 수 있기에, 앞으로 넥센처럼 대기업을 전제로 하지 않고 자생적으로 커갈 수 있는 프로구단이 등장할 수도 있겠죠. (물론 프로야구는 10구단까지 만들어 지면 그 이후 새로운 신생구단 만들기가 어려울 듯 합니다만)


어떤 비지니스든 Exit 전략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면, 그 비지니스 세계가 커가는 데에 분명히 한계가 있습니다. 현재와 같은 우리나라 비지니스 생태계에서는 벤처가 제대로 성장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습니다.


물론 성장하는 벤처도 나오겠죠. 하지만, 대기업이나 규모가 되는 기업들이 신생 벤처 기술이 나오자 마자, 똑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현재 상황에서는, 뛰어나고 창의적인 인재들이 쉽게 벤처에 도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인재가 모여야 기술이 발달합니다. 결코 인재 없이는 기술이나 시장이 커 갈 수가 없습니다.


아울러 기술이나, 기업도 분명히 재화처럼 판매할 수 있다는 마인드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마인드를 갖추기 위해 벤처를 만드는 사람 역시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에 합당한 댓가를 지불할 기업들이 많아져야 합니다. 쉽게 변하지는 않겠죠. 다만 변해야지 결국은 크게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정부에서도 인지해야 합니다.


다양한 출구 전략. 그리고 기술이나 가치에 대한 정당하고 큰 보상. 이 두가지만 제대로 살린다면 많은 "창의적인 인재들이 다양한 도전을 할텐데"하는 생각을 해보며 글을 마칩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