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기초 의학을 하는 친구들이랑 같이 글을 쓰기 시작하였다. 모두 다가 박사는 아니었지만,

MDPhD.kr라고 이름을 지었다. 뭐 시작 자체는 기초 의학에 대한 정보가 너무 없고, 의학, 의과학에 대한 설명글도 필요하고. 군문제 해결. 전문연구요원. 등등 이유가 있긴 했지만, 결론은 "기초 의학이 어떤 곳인지를 알려야 겠다" 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 


3일전 무려 2500명 가까이 되는 인원이 이 블로그를 찾아 주었다. 정확히는 2496명... 파워블로거의 만명에 비하면 아주 적은 인원이지만, 평소에 500-800명을 왔다 갔다 했는데, 갑작스럽게 3배가 넘는 인원이 블로그를 찾아 왔는 것이다. 사실 1000명만 넘어도 많은 인원인데, 2400명이라니... 깜짝 놀랐다. 블로그 운영을 거의 1년 정도 했는데(연 것은 2007년이지만...), 이런 인원이 들어온 것은 처음이었다.  물론 일시적인 것이라 현재는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지만, 주제도 일반인들이 관심가질 만한 소위 말하는 파워 블로그 주제 같은 영화, 연예, 요리.. 뭐 이런 것도 아닌. 의학. 오로지 의과학 뿐이어서 놀랐다. 


자세히 메타 정보를 통해서 살펴 보니, 누군가가 페이스북에 우리 글 중 하나 "병무청 군의관 관련 글""응급실"  링크로 공유한 것 같다. 그리고 그 사람이 엄청난 페북 친구를 가진 사람이었던 것 같다. 그 사람이 공유한 것을 타고, 무려 150명에 가까운 사람이 "공유하기 혹은 좋아요"를 눌렀고, 결과적으로 폭풍과 같은 나비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정말 네트워크 효과가 엄청 크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다리를 건너 또 건너... ^^ 여하튼 많은 사람이 찾아서 정보를 보고 갔다는 것에 대해서 나름 뿌듯한 것은 사실이다.

사실, 내가 들어올 때도 그러하였지만, 아직까지 의대를 다니는 의대생이나, 졸업한 의사라 할지라도 "기초의학이 어떤 곳인지, 어떤 연구를 하는지, 어떤 제도인지"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어렴풋이 기초는 "연구하는 곳이다" 라고만 알고 있다. 실제로 의대 본과 1학년 때 배우는 기초 학문이 어떤 형태로 발전하고 있는지. 연구 결과를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리는지에 대해서 의사나 의대생들은 큰 관심이 없는 듯하다. 일반인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기초를 진로로 선택하는 사람들이 의대에서는 아주 극소수인데... 이는 상대적으로 빈약한 경제적 보상 때문이라는 생각도 들고, 정보의 부족이라는 생각도 든다. 머 이유를 찾자면 끝이 없겠지만, 적어도 기초 의학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서 이 길을 잘못 선택하거나, 선택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없었으면 좋겠다. 

그런 맥락에서, 개인적으로는 이 팀블로그 (www.MDPhD.kr) 가 사람들에게 많이 회자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 블로그를 통해서, 후배들이나 친구들이 "기초 의학이 어떤 곳인지"에 대해서 간접적으로 맛볼 수 있을 것 같다. 더불어 후배들에게 의대생이 어떤 형태로 군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전문연구요원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보도 공유되었으면 좋겠다. (쑥스럽긴 하지만, 군의관 관련 글로 다음 1위이긴 하다.)

사실, 이 블로그에는 유난히 비밀 댓글이 많다. 그만큼 자신의 진로가 불확실해서 공개하기를 꺼리는 것도 이유가 있지만, 무언가 직접 물어보기 힘든 진로 관련글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점을 보았을 때, 의과학자 진로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정보 갈증 혹은 멘토의 부재 느끼고 있다고 판단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소한 여기 와서 자신의 진로에 대한 결정을 할 수 있는 나름의 근거를 가지고 갔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바람은 있다. 그와 관련해서, 개별적으로 답변한 글들을 최대한 익명화, 일반화 시켜서 "진로 상담" 관련 시리즈글을 작성할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연구 중간에 짬을 내서 글을 쓰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뭐 글을 길게 썼지만... 작은 정보들이 모여서 인류 문화를 발전시키 듯이, 우리 팀블로그의 소소한 글들이 의학의 발전에 작은 보탬이라도 될 수 있다면 아주 큰 의미가 있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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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생명 과학 분야의 학부 학생들이나 병원의 전공의(레지던트)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자주 듣게 됩니다. 

특정 관심 분야에 대한 연구를 하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고 막막합니다.”

저도 현재 의과학자의 길을 가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확실한 정답을 제시할 수는 없겠지만, 제 경험 안에서, 만약, 친동생이 의과학자의 길을 걷는다면이라는 가정에서, 의과학자가 되는 길 혹은 주고 싶은 조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24/7
24/7 by Ilho Song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공부란 무엇일까요? 사전에도 정의되어 있습니다.  학문이나 기술 등을 배우고 익힘” (출처: Daum 국어사전). 그리고 공부에도 수준이 있습니다우리가 흔히 말하는 초등중등고등 교육이 그것이죠하지만 학문적으로 공부보다 높은 수준이 있다면 연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연구와 공부의 차이는 새로운 지식을 밝혀내는가 누군가 이미 발견한 지식을 익히는 이겠지요.

대학원의 고등 교육은 바로 연구를 하기 위한 방법을 배우는 마지막 교육 과정입니다. 그래서 내가 관심 있는 분야 연구를 하고 싶으면 분야를 연구하고 있는 대학원에 진학해서 구체적 연구 방법을 배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학문의 가장 높은 수준인 연구를 스스로 수행할 있는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서 학부라고 불리는 병아리 시절부터 미리미리 준비를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1. 일단 학부 공부를 열심히 하세요.

여러분이 학부 시절에 배우는 미생물학, 유전학, 화학, 생화학, 생물학 등은 나중에 관련 분야 다른 연구자들과의 소통에 필수적인 기본기입니다. 그리고 2번에 기술한 각종 논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연구에 사용되는 terminology (용어)들을 알아야 하는데, 교과서에 배워야할 모든 것들이 나와 있습니다. 연구라는 나라에서 사용되는 언어를 익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하시면 쉬울 같습니다.

  5 tool player라고 불리는 추신수 선수. 야구도 연구도 기본기가 중요합니다.

다분히 EBS의 정답같은 문장이긴 하지만, 어느 분야이든 기본기는 중요합니다. 기본기 없이는 심도 있는 응용력을 연구에 적용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학부 과정을 놓쳤다고 한다면, 최소한 대학원 과정에서 배우는 course work만이라도 심도 있게 공부하길 권장합니다.


2. 관심 분야 논문을 찾아서 읽어보세요.

내가 미래에 연구하고 싶은 나만의 관심 분야에 대한 논문을 검색해서 읽고 공부해 보세요.

논문은 크게 original research article review article 있습니다. Original research article 편의 연구 결과를 적은 논문으로서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논문을 생각하면 될 듯 합니다. Review article 특정 분야의 수준급 연구자들이 여러 original research article 참고하여 분야에 대한 지식을 정리한 논문입니다. 고수가 하수를 위해 정리한 요약집 같은 것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논문에 대한 검색은 구글 학술검색과 pubmed 검색을 추천합니다.

구글 학술 검색. 보통 "구글 스칼라"라고 하죠. 개별 인용지수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http://scholar.google.com/

Pubmed !! 논문의 창고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양한 논문이 있죠. http://www.ncbi.nlm.nih.gov/pubmed

처음에 논문 편을 완전히 이해하면서 읽는데, 달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도 있지만, 모르는 것을 찾아보고 계속 공부하면서 읽다 보면 나중에는 논문 편을 시간이면 읽을 있게 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속독으로, 대충 그림만 봐도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는 수준까지 되기도 합니다. 

평소에 관심 분야 논문을 읽으면, 3번에 기술한 경험하고 싶은 연구실 검색에 도움이 되고 앞으로 내가 관심 분야를 연구하는데 있어서 어떤 "연구 기법 필요한지,  이 학문 분야의 연구 방향과 최근의 유행  많은 정보를 얻을 있습니다.


3. 관심 분야 연구실을 학부 기간 동안 경험하세요.

학부 1학년부터 관심을 가진다고 가정한다면, 학부 4학년을 마칠 때까지 방학이 7 정도 주어질 것입니다. 동안 방학마다 나의 관심 분야를 연구하는 연구실을 찾아가서 인턴 하실 것을 권장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시간이 틈틈이 관심 분야 연구실을 인터넷 검색이나 선배들의 조언 등으로 찾아 놓으십시오. 동일 분야를 연구하는 연구실들도 각자 세부 연구 분야와 방향, 연구 분위기, 사용 테크닉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개인의 경험 유무가 진로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방학기간 7번 정도면, 우리 나라에서 자신의 관심 분야 유명 연구실 정도는 전부 경험하실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구 주제교수님도 중요하지만, 잘 가르쳐 주느냐 아니냐, 

실험실 분위기가 좋으냐 안 좋으냐도 아주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검색 및 추천으로 관심 분야 연구실을 찾은 이후에는 연구실에서 나온 논문들을 미리 읽어보고, 해당 연구실의 책임 교수님께 이메일을 보내서 인턴을 하고 싶다고 허락을 받으시면 됩니다. 학부생이기 때문에 교수님들께 과감하게 메일을 드리는 것을 두려워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기본적인 예의만 갖추어서 메일을 보내면 친절하게 답변해 주실 것입니다.


4. 졸업 진학하고 싶은 연구실이 있다면 선택하고 꾸준히 나가세요.

만약 3 과정을 하다가 진학하고 싶은 대학원 연구실이 생긴다면 교수님께 허락을 받고 방학뿐 아니라 학부 기간 중에도 꾸준하게 연구실에 나가보세요. 이런 노력 없이, 나중에 졸업 뜬금없이 지원하는 것보다 대학원 진학 성공률도 높을 아니라, 학부 시절부터 대학원 분위기나 기초 테크닉 등을 익혀 놓으면 시야 넓어지고, 연구의 연속성도 크게 향상 시킬 수 있습니다. 현실적으로는 대학원 1학기 시작시 출발점이 다르므로, 대학원 입학 동기들보다 훨씬 앞서 나갈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진학할 대학원 및 내가 앞으로 교수가 되고 싶은 대학을 국내에만 한정시키지 마세요. 외국 대학원도 검색하고 마음에 드는 곳이 있다면 미리 준비해서 졸업 이후에 도전해 보세요. 요새는 재정적인 문제로 혹은 실험실 수준의 문제로 무작정 해외에 나가는 것이 항상 좋다고 말할 수 없지만, 자신의 분야에서 글로벌하게 성장하고 싶다면, 해외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다만, 남자라면 군문제가 해결되어야 하겠죠.


이상이 동생이 의과학자의 길을 걷는다면 이라는 가정에서 시작한, 의과학자 진로 조언입니다. 실제로 제 동생은 공학을 전공하고, 기업에 취직했기 때문에, 이 조언을 볼 가능성은 없겠죠. 하지만, 현실적으로 위 조언을 따라, 학부 생활을 한다면 훨씬 더 흥미롭고 재미있는 의과학 연구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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