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의료 제도는 비정상적인 구조가 많다.

비정상적인 의료 수가, 비정상적인 전공의 삶. 비정상적인 환자 전달 체계 등.

 

어느 분야인들, 비정상적인 일이 없겠나만은.. 우리 나라 의료 제도는 비정상적인 구조가 아주 많다고 볼 수 있다. 너무나도 잘못된 점이 많아서, 쉽게 바꾸어지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잘못을 지적하지 않을 수도 없다.

 

그렇게 지적하면 달라지는게 있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많다.

 

맞다. 사실상 의사 결정권자들이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절대 바뀌어지지 않을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은 알아야만 한다. 오늘은 그 비정상적인 구조 중에, 전문의라는 타이틀 하나만을 바라보고, 5년이라는 시간 동안, 병원의 노예, 자기보다 연차 높은 선배의 노예, 그리고 지도 교수의 노예가 되어 있는 전공의의 삶을 바라보고자 한다.

 

이 글을 쓰는 것은 조심스럽다. 하지만, 5년 전부터 써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에서야 글을 쓰는 내 자신이 부끄러울 뿐이지, 글 자체에 대해서는 충분히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 글에 대해서 전혀 부끄럽지 않다.

 

아울러, 모든 교수들이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자신이 임상 전공의 지도 교수이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이 글이 조금 과장되었다고 생각할 수는 있겠지만, 다른 액션을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자신이 너무나도 딱 맞아 보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은 이 글을 비판하거나, 다른 방법으로 나를 공격할 것이다.

 

그리고... 이 글을 공감하는 사람은 어떠한 형태로든지 공유를 하거나, 좋아요를 누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감히 전공의 신분으로는 누르기 힘들겠지만, 나는 이 글이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되고 전파되어, 지금도 쪽잠을 자면서 자신의 젊음을 윗사람들에게 착취당하는 젊은 전공의들에게 "너희들이 힘든 거 나 한사람이라도 알고 있다. 그리고 바꾸고 싶어하는 인간이 존재한다"고 알리고 싶다.

 

전공의는 왜 노예가 되었나....

 

일부 아닌 병원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대형 병원들에서 전공의는 없어서는 안될 아주 중요한 존재들이다. 그들이 가진 값싼 노동력이 없으면, 병원이 절대 돌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병원은 진료를 통해서 수익을 버는 이익 집단이다. 법적으로 비영리 법인이라고 이야기하지만, 그 건, 달을 보고 해라고 하는 것과 같을 정도로, 말뿐인 허상이다. 병원이 수익을 위해 장례식장, 주차장 등을 운영한다는 것을 공공연한 비밀이고, 그 수익의 첨병이 되는 것이 바로 전공의들이다. 값싸고 고급 인력이기 때문이다.

 

보통 대형 병원, 수련 병원에 환자가 오면, 초진은 대부분 전공의가 본다. 연차별로 차이가 있거나, 인턴이 보는 과가 있을지 언정, 전공의가 1차적으로 환자를 거른다. 그리고 그 거른 상태를 토대로, 교수가 잠시 환자를 본다. 그리고 다시 그 교수의 "지도"에 따라 여러가지 처치를 하거나, 검사를 하고, 처방을 낸다. 그 "지도"조차 없는 경우도 많다. 그나마 검사나 처방을 내면 다행이다. 교수 담배 심부름을 하거나, 밥주문도 한다. 행정 서류를 처리하거나, 교수 회식 장소를 대신 잡기도 한다.

 

얼핏보면, 아주 멋진 의학 교육의 과정처럼 보인다.

 

천만에, 이 상황은 사실, 병원이 전공의라는 값싼 의사 노동력을 착취하고 있는 현장이다. 사람들이 의식하지 못하고 있을 뿐.

 

수련 병원이 아닌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저런 초진과 처치를 위해서 전문의를 고용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전문의는 많은 연봉을 기반으로 구성된다. 따라서, 전문의는 병원 입장에서 정말 절대적으로 "의사"가 해야할 일에만 활용되고, 그 외적인 일들은 파라메딕이라고 불리는 다른 진료 보조 인력들이 담당한다.

 

하지만, 대학 병원의 경우에는 대부분 그렇지 않다. 진료 보조 인력이 존재하긴 하지만, 병원 입장에서 전공의는 무슨 일이든 척척해내고, 쪼아도 쪼아도 견뎌내는 슈퍼 인간이다. 똑똑하기도 하면서, 스트레스를 견뎌내는 역치도 높다. 인간들 중에서 가장 선별된 집단이 바로 전공의 집단인 셈이다. 그리고 시키면 시킨대로 다 할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전공의가 전문의가 되기 위한 목줄을, 병원이... 더 정확하게는 담당 지도 교수가 잡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 병원의 전공의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지도 교수의 노예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전문의가 될 기회가 박탈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나마 양심있는 임상 지도 교수들은 제대로된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천만에, 그들도 알고 있다. 대부분 대학 병원에서 이용되는 처치나 치료는, 개인 병원이나 진료 일선에서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다. 예컨대, 말기암이면 그 암을 진단할 정도의 수준을 로컬 병원이 담당하지, 전문 병원이 아닌 한, 로컬 병원이 말기암을 전문적으로 수술하거나, 생사를 넘나들면서 밤샘 치료는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논문도 그러하다. 대학 병원의 스텝이 되거나, 의과학자가 되고자 하지 않는 한, 논문을 읽으면서 지식을 얻는 과정은 필요하지만, 굳이 90%가 넘는 전문의가 로컬 병원으로 가는 이 상황에서, 논문을 직접 쓸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리고 영악하게도, 그들은 논문을 쓰면, 자신들인 임상 지도 교수들에게 학교나 병원 차원에서 인센티브가 떨어진다는 사실 역시 알고 있다. .

 

하지만, "전문의"가 되고자 하는 전공의에게는 이런 처치나 논문을 쓰는 과정이 필수적이다고 설명한다.

그런 상황에서 전공의는 어쩔 수 없다. 자신이 원해서 온 과이고, 그 과의 생리를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그 과정에서 부조리함을 고발하거나, 비판이라도 할 경우, 당연히 소리없는 보복이 돌아온다. 병원에 소속된 임상 교수들은 똑똑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표면적으로는 저 인간은 교육에 부적합하다고 이야기 하거나, 우리과에 맞지 않다고 말하거나, 그 인간의 다른 부적절함을 지적하고, 그것을 토대로 그 전공의를 중도 탈락시킨다. 하지만, 알 사람들은 알고 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표면적이라고.

 

사실, 전공의는 피교육자 신분이긴 하지만, 전문적인 직업을 수행하는 고급 인력이다. 하지만, 자신의 목줄을 쥐고 있는 병원이나, 임상 지도 교수들 앞에서는 어디까지나 고양이 앞에 있는 "쥐" 신분일 뿐이다. 방울을 전혀 달 수도 없다.

폭력을 행사하는 윗년차 혹은 교수, 개인적인 심부름을 시키는 지도 교수, 다 너 좋은 일이다면서 강요하는 논문, 학위를 받아야 진정한 임상 의사가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하며 학위를 강제하는 것.

 

그리고 의사가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단지 교수 입장에서 시키기 편하다는 이유로, 혹은 일을 시키면 빨리 잘한다는 이유로 많은 전공의들이 의료 외 적인 부분에서 착취 당하고 있다.

 

아울러, 목줄을 잡고 있기 때문에, 겉으로 보기에 구린 일들을 시키기에 딱, 안성맞춤이다.

여러가지 심사 관련 서류 조작 같은 일은, 전공의 만이 할 수 있는 일이고, 전공의만 관여된다. 물론 아닌 그룹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시간에도 서류를 만드는 그룹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이런 서류를 대신 만들어 주는 업체도 존재한다.

 

전공의도 본의 아니게 공모자가 된다. 공공의 목적으로, 이런 서류를 조작하면, 결과적으로 내년에 나 말고, 더 부릴 수 있는 노예가 내 밑에 생기는 일이기 때문에, 묵시적으로 동의하고 일을 진행한다. 모두가 거짓이지만, 이득보는 사람들은 항상 존재한다.

 

전문의를 따기 위해서는 최소한 3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은 어찌보면, 암묵적인 교수와 전공의의 고용계약인셈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전공의는 자신의 인생을 그들에게 맡기는 것이기 때문에, 교수를 하늘과 같이 여길 수 밖에 없다.

 

만약, 3년차에 문제가 생겨서, 병원을 나가야하는 일이 생긴다면, 전공의가 보낸 이전 3년은 그냥 허공으로 날아가 버린다. 교수가 폭력이나, 언론에 노출될 만한 일을 하지 않았다면, 당연히 교수에게는 아무런 해가 가지 않는다. 그냥 또 다른 노예를 구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수십년 예전보다 많이 나아졌고, 최근 5년간만해도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전공의들을 영국 산업 혁명 시절의 어린아이들보다도 더 많은 근무 시간을 소화해내고 있다. 그 건, 근무가 아니라 착취이고, 노예 제도이다. 남북전쟁시, 미국 남부 지역 노예도 하루 14시간 이상 일하지 않았다.

 

현재와 같은 제도에서, 임상 각과의 교수는 전공의에게 무소 불위와 같은 권력을 휘두르고자 마음 먹으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 즉,전공의 입장에서는 그런 일이 바라지 않게 하늘에 대고 기도를 하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당연하게 지켜져야할 일임에도 불구하고, 임상 지도 교수라는 한 개인의 양심에 맡겨져서, 전공의 개인의 노예 생활이 결정된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의 쓴 맛을 보여준다.

 

그리고 지금과 같은 상황은 전혀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MD 기초의과학자 연합 심포지움을 소개하기 위해서 이렇게 글을 포스팅합니다.


전국적으로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기초의학교실에 남아 연구를 하시고 계시는 신진 MD 기초의과학자 (석박학위생, postDoc 및 최근 조교수 발령자)는 소수에 불과합니다. 전국에 30여명정도라고 추축하고 있지만, 다같이 모일 수 있는 학회나 모임이 없기 때문에 정확하게 파악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어떤 분이 어느대학, 어느교실에 남아서 연구를 하고 계시는지, 그리고 어떤 상황에 계신지를 알아야 서로 도움을 줄 수 있고, 더 나아가서는 공동연구를 통해 훌륭한 연구 성과도 도출할 수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따라서 MD 기초의과학자가 소수에 불구하지만, 서로를 파악하고 교류를 통해 의학 연구와 교육에 시너지를 만들어 보다 큰 목소리를 낼 수 있으리라 생각이 됩니다.

같은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끼리, 과정 동안의 힘든 점에 대해서 또 성공한 선배들의 사례에 대해서 접해봄으로써 힘든 연구자의 수련 과정에 힘을 얻을 수도 있고, 든든한 파트너를 얻을 수 있겠습니다. 또 서로 지역과 연구분야는 다르지만, 이러한 네트워크를 통해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고 더 나아가 한 단체로써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 때가 오리라 생각이 됩니다.

최근 우수인재들이 의과대학으로 몰림에 따라, 정부에서도 기초의학 연구에서 MD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고, 실제로 의과대학에 진학하는 후배들 중에서도 기초/임상 연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어 저희 신진 MD 기초의과학자 연합 심포지움은 많은 분들에게 관심이 대상이 될 수 있고, 또 의학계의 여러 힘든 사정들로 진로에 고민이 많은 후배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작년 (2013719)계명대학교 의과대학 (대구)”에서 제 1회 신지 기초의과학자 연합 심포지움을 개최하였습니다. 관련 자료를 참고해 보세요

제1회 신진 기초 의과학자 연합 심포지움 소개 (2013.7.19)

전국에서 20명정도 MD 의과학자 분들이 모여 각자의 연구분야도 발표하고 소통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를 통해 새로운 동료를 알게되었고,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올해도 2회 신진 MD 기초의과학자 연합 심포지움을 계명대학교 의과대학 (동산의료원)에서 개최하려 합니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 많은 의과학자분들을 모시려고 하고 있습니다. 또한 Plenary lecture, 포스터 세션 등 좀 더 다양한 시간들을 마련하였고, 의사협회 연수평점 또한 드릴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일시는 829일 금요일 오전 10부터 시작하며, 마치는 시간은 오후 5입니다.

장소는 대구 중심에 위치한 동산의료원 (계명대학교 의과대학 동산캠퍼스)3층 마펫홀입니다. 동대구역에서도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 타지역에서 오시는 분들에게도 큰 부담이 되시지는 않으실 것 같습니다.

 

세션 I에서는 Plenary lecture "System Biology"에 대해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은퇴) 엄융의 교수님께 강연을 부탁드렸고, 세션 II에서는 최근 조교수로 발령받으셔서 의과대학 기초교실에서 연구 및 교육에 힘쓰고 계신 젊은 교수님들의 연구에 대한 강연을 마려하였습니다. 마지막 세션 III에서는 PostDoc.으로써 의과대학 기초교실에서 수련 중이신 젊은 MD 선생님들의 연구에 대한 강연을 마련하였습니다

심포지움 이후에는 의과학자들 간의 친목을 도모할 수 있는 유익한 교류의 시간 또한 준비하였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연구 분야의 M.D. 기초 의과학자 분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고 생각이 됩니다. 또한, 이러한 심포지움을 통해 기초-임상 중개연구(Translational Research - 참고 하실 분은 링크로)의 발판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무쪼록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 주시고, 또 참석하여 주시어 각자의 경험과 최신 지견을 나눌 수 있는 유익한 교류의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아무쪼록, 편안한 마음으로 참여하여 많은 정보와 동료를 알게되는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참고로, 아시는 분이 없어 혼자 오시기에 어색하시더라도 언제든지 연락을 주시면, 반갑게 맞이하여 필요하신 부분을 채워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연락처 : 김신 (god98005@dsmc.or.kr), 박재형 (physiopark@naver.com)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들어와서, 고유의 특성에 따라 각기 다른 현상을 일으키며, 그에 대해 우리 몸도 다양한 증상을 일으키는 모습은 매우 다이나믹하고 흥미로운 일이다. 하지만 의대 미생물학은 수많은 병원성 세균과 바이러스를 공부해야하다보니 의대생들에게 그다지 인기있는 과목은 아니다. 때문에 교수님들에 대한 학생들의 인상도 좋지는 않은 편이라, '미생물학을 전공하면 마음도 micro해지는 것이냐?'는 등의 농담을 하기도 한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바이러스만 보더라도 병을 일으킬 수 있는 바이러스가 이렇게나 다양하고 많다(그림1).

 때문에 수업이 나열식이고 암기식일 수 밖에 없으며, 의대생들의 본능에 따라 위와 같은 표를 디립다 외우려 하지만 못외우고 괴로워한다. 필연적으로 강의도 지루해지기 쉽다.

 9월부터 의학미생물학 강의를 시작해야하는 입장이 되고 보니, 이 사실은 더욱 현실적인 고민이 되었다. 나는 재밌는 강의를 하는 교수가 되고 싶은데, 미생물학이라는 과목의 특성상 참 쉽지가 않다. 강의에 다루는 세균과 바이러스 등이 제각기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녀석들이니 어느 하나 띵기고 넘어갈 수 없는 입장이다. 

 사실 이 고민은 의과대학 전체의 고민이기도 하다. 의학은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고, 의학지식의 양도 팽창하고 있으니 학생들에게 가르쳐야할 내용은 점점 늘고 있으며, 이것은 수업시간을 늘린다고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이와 같은 고민에서 나온 것이 Problem-based learning(PBL)이라는 의대의 교육 방식이다. 조금씩 정보가 제공되는 환자 증례를 가지고서 소그룹이 토론과 자율학습 방식으로 공부를 하는 수업이다 (그림2).

튜터(교수)는 있지만, 조율 이상의 '강의'를 하는 것은 금기시된다. 지금은 많은 의과대학들이 강의방식의 수업에 PBL을 추가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지만, 처음에는 논란이 매우 많았던 교육 방식이다. 반대하는 교수들의 의견은 "필요한 내용을 강의를 통해 가르치지 않는데 학생들이 어떻게 지식을 가질 수 있겠느냐?"하는 것이었다. 이에 Harvard 의과대학에서 절반의 학생은 강의방식으로, 절반의 학생은 전면PBL 방식으로 교육을 시키고 학업성취도를 비교해봤더니 '차이가 없다'라는 결론이 나오면서 PBL교육방식의 보편화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역시 모든 것은 실험과 근거가 있어야 한다. 그게 교육 방법이라 할지라도. 학생들의 '자율학습능력'은 생각보다 훌륭했던 것이다. 교육선생이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배우는 것'이라는 말이 더욱 마음에 와닿는 모습이다.

 지금의 미생물학 강의는, 전반적인 내용에 대한 총론과, 각각의 세균과 바이러스와 그에 의한 질병을 배우는 각론으로 이어진다. 지금은 힘없는 막내교수라 내 주장을 강하게 할 생각은 없지만, 미생물학 또한 PBL도입의 사례에서 본 바와같이 학생들의 자율학습능력을 신뢰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한다고 생각한다. 가능한 수업시간 수를 줄이고, 강의는 총론 위주로 해야한다. 각론을 강의 하더라도, 병원체 중심의 분류 방식에 따른 강의가 아닌, 증상과 전염경로 등 임상 진료상황에 맞춘 카테고리로 강의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다. 그로써 학생들의 흥미 유도와 자율학습 장려에 도움이 되어, 의대생들이 미생물학을 재미있는 과목으로 꼽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입시공부 끝에 만난 대학생활은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 대학가면 내가 원하는 공부를 해야지 하며 버텨내었던, 내 고등학교 생활이 허망할 정도로. 그 덕에 예과 때 맘껏 놀라는 본과 선배들의 말에 충실히 어영부영 예과 생활을 보냈다. 특히 우리 학교는 예과 2년동안 지내는 캠퍼스와 본과 4년 동안 캠퍼스가 지리적으로 달랐고, 그런 만큼 심리적인 거리도 커서 예과 때까지는 전혀 의대생이라는 자각이 들지 않았다.


이런 장면까지 기대했던건 아니지만..


본과 캠퍼스 기숙사에 입사하며 이사를 한 후에야 내 자신이 의대생이라는 자각과 중압감이 동시에 다가오기 시작했다. 진입 후 처음 만났던 의대다운 학문은 모든 의대생들이 그렇듯이 골학이었다. 돌이켜보면 단순암기 외엔 아무것도 없는, 그 단순암기조차도 차후에 만날 다른 과목에 비해서는 하찮을 정도로 양이 작은 과목이었지만, 본과 수업에 대한 공포나 두려움을 심어주기에는 충분했다. 지겹도록 반복적으로 암기하고 쏟아내고 하는 생활의 시작점이었다

그 중에서 그나마 재미있다고 느끼며 배우게 된 과목이 생리학이었다. 생리학 또는 physiology, 이름부터 내가 좋아하던 과목인 물리, physics랑 닮아있었고 과목 내용 자체도 그러했다. 의대 본과 1학년의 중추라고 할 수 있는 해부학, 생리학, 생화학을 내 기준에서 비교하자면 다음과 같다. 

해부학은 형태에 대한 암기, 생화학은 핵산,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에 대한 암기(적어도 나에겐 이해하기가 힘들었다)라면 생리학은 세포, 기관, 생명이 작동하는 원리에 대해 이해하는 과목이었다. 내가 생리학을 좋아해서 그랬는지 몰라도, 생리학에서 배웠던 심장생리, 신장생리, 호흡생리 등등은 병리학, 더 나아가 임상과목 순환기학, 신장학 등등을 배울때 기반지식으로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그중에서도 전기생리 분야를 가장 즐겁게 공부했었는데, 전기화학평형이라는 개념을 설명하는 막전압 방정식, 그러니까 Nernst 방정식은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여기 이상한 사람이 있어요


사실,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라고 넘어가고 싶은데, "오지의 마법사"가 그러지 말라고 해서 짧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왼쪽항을 먼저 순서대로 살펴보면 몇가 이온인지 나타내는 z값, 1가 양이온 Na+라면 1, 2가 양이온 Ca2+라면 2, Cl-라면 -1 등으로 매겨진다. 전압 E은 세포막를 기준으로 양 쪽에 걸리게 되는 상대적인 전위차를 말하는데 이 세포막은 일종의 축전기같은 역할을 한다. 그도 그럴것이 전류가 직접적으로 흐르지 못하는 축전기나 인지질 이중막으로 이온이 잘 통과 못하는 세포막은 성격상 비슷하다. 패러데이상수 F는 단위가 C/mol로서 1몰의 전자가 가진 전하량을 말한다. 다시 정리하면 왼쪽항은 막 사이에 걸리는 전기적 에너지(전압x전하량)다. 

오른쪽항은 기체상수 R은 단위가 J/mol*k 이다. 1몰의 분자의 화학적 자유에너지라고 보면 된다. 온도 T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고, 세포막 안팎의 이온농도 C로 이루어진 항을 보면, 결국 농도차에 의해 생기는 세포막를 통과하려는 에너지로 정리할 수 있다. 

쉽게 설명하면 이온의 전기에너지인 왼쪽항화학에너지인 오른쪽항평형에 이르는 지점을 찾는 방정식이다. 이온은 전하를 띠고 있는 동시에 농도 구배에 영향받는 분자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그렇게 전기화학적 에너지가 평형상태에 이른 상태의 평형전압, 또는 이온의 농도를 알 수 있다. 사실 아주 적은 농도의 이온 이동만으로 막전압은 쉽게 변하기 때문에, 세포 안밖의 이온 농도는 거의 변하지 않으므로 평형전압을 알아내는데 쓰인다. 

이 방정식은 전기적 특성을 가진 이온이 자유롭게 통과할 수 없는 세포막을 만났을 때만 성립한다. 때문에 태초 생명 발생의 신비를 마주한 것 같은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최초의 생명이 세포막으로 외부 환경과 구별짓고, 세포막 내부에 이온, 각종 단백질을 모아 생긴 결과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걸 다시 좀 자세히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원시바다에서 최초로 생명체가 생성되려할때, 주변환경과 구별되는 경계를 세포막으로 구분했을 것이다. 그리고 세포막 안에서는 유전체, 단백질 등을 구성했겠지. 그런데 이 물질들은 공교롭게도 대부분 음전하를 띠고 있다. 그래서 상보적인 양이온을 대량으로 세포 안으로 끌어들이기로 결정하는데, 이게 K+ 이온이다. 그리고 세포막 바깥에는 원시바다에 풍부한 Na+ 이온과 Cl- 이온이 대응하게 된다. 그리고 안정 상태의 세포는 K+ 이온에 대해서 투과성이 높고, Na+ 이온과 Cl- 이온에 대해서 투과성이 낮다. 그 결과 안정상태의 세포의 막전압은 K+ 이온의 평형전압에 가깝게 된다. Nernst 방정식의 등장이다. Nernst 방정식에 세포 내의 K+ 농도 140mM, 세포 바깥 농도 5mM 을 넣으면 평형전압이 대충 -80mV가 된다. 

이런 방식으로 안정을 이룬 덕분에 세포는 삼투압으로 인해 세포막이 터지거나 하지 않고 외부환경과 분리된 내부환경을 이룰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평소에 불투과성인 Na+이온의 평형전압은 약 +40mV이상인데 (K+ 이온과 분포 양상이 반대이므로), 외부에 풍부한 Na+이온에 대해 투과성이 생기게 하면, 다른 말로 Na channel이 열리면 Na+ 이온이 세포 안쪽으로 유입되면서 세포의 막전압이 순간적으로 +40mV로 치솟게 된다. 이것은 전기생리나 신경생리에서 중요한 개념인 활동전압을 일으키는 기전이다. 

여튼! Nernst 방정식은 생명 발생의 모습부터 활동전압이라는 개념까지 두루두루 설명할 수 있다. 이것은 마치 물리학자들이 행했던 노력들, 자연의 네가지 기본힘인 전기력, 중력, 강력, 약력을 통일하려 했던 그 노력들, 이를 바탕으로 우주의 탄생에 대해 이해하고자 했던 노력들을 연상케 했다. 생명탄생의 신비 중 일부를 훔쳐본 마냥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아님 말고....


여기서 더 나아가 인간의 뇌/마음 역시 수학, 물리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 역시 생리학 수업 덕분이었다. 비록 공부를 더 하면 할수록 인간의 뇌/마음이 그렇게 쉽게 답을 내줄 수 있는 성질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아가고 있지만 말이다.


뱀발. 요즘 신경과학의 철학이란 책을 읽고 있는데 역시 마음/뇌 문제는 만만치 않다는 걸 느끼고 있다. 서평을 쓰고 싶지만..읽는 속도가 영 느려서 언제 쓸 수 있을지 모르겠다. 두달정도 읽어서 이제 180쪽 정도...OTL 아직 남은게 700여쪽...으하하하!


거창하게 "임상을 보면서 환자에게 유용한 치료를 제공할 있는 의대 교수가 되는 이라고 제목을 썼지만, 실제로 그에 대한 방법을 알려주는 글은 아닙니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의과학자로서 임상 대해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을 있었습니다. 역시 아직까지는 길을 걷고 있는 사람이지만, 제가 이때까지 경험한 바에 근거하여 임상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개인의 생각임을 먼저 밝히고, 생각은 현재 시점에서의 생각이고 시간과 환경이 변하면서 바뀔 수도 있음을 전제하고 시작합니다

블로그 질문 글이나 댓글로 진로 상담을 하는 글을 보면, "임상을 보면서 환자에게 유용한 치료를 제공할 있는 의대 교수가 되는 " 꿈으로 가진 사람 많습니다. 사실 다른 제목을 붙였다가, 제목으로 붙여 보았습니다. 제목 자체가 거창하긴 하지만, 실제로 글은 그런 방법을 말하는 글이 아닙니다. 하지만, 간접적으로 모습(임상 교수) 어떤지를 유추하고 꿈을 꾸는 사람들에게 조금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포스팅의 목적입니다.

실제로 임상 의과학자로 진로를 선택해서 academic position에서 성공을 한다면 것보다 멋진 길을 없을 것입니다. 그대로 환자도 보고, 실험도 하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들과 가설들을 환자에게 적용하고, 하나의 치료 패러다임을 만들어 나가는.. ^^ 생각만 해도 너무 뿌듯하고 아름답죠.

하지만 현실은 녹녹치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아주 단순한 임상 데이터 조차도 "환자 모으기" 부터 "가설 설정-확인"까지 적어도 2-3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러니 중간,중간에 있는 좌절이란 상당하겠죠

제일 힘든 부분은 제대로 "연구 트레이닝" 받기 위해 "없는 시간" 쪼개서, 자신의 시간에 할애해야만 한다는 것이라 있습니다. 실제로 임상에서 연구로 잔뼈가 굵은 사람들(대부분 교수님) 안식년에 해외에 가서 제대로 트레이닝 받았거나, 초반부터 펀드가 많아서 PhD 연구자를 실무진으로 고용했거나, 기초에 자기 남편, 혹은 부인, 아니면 아주 친한 동기나 선후배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였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교수님들은 밑바닥부터 시작해서 아주 유수한 랩을 꾸려왔기 때문에, 항상 좋은 트레이닝이 필요하다고는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연구라는 것은 일정한 틀을 가지고 자신의 가설을 증명해 나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틀을 익히는 시간은 필연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리고 틀은 절대 논문만을 읽어서는, 책상에 앉아서 공부만 해서는 절대 얻을 없는 지식이라 생각합니다. 소위 말해서 "실험실에서 굴러봐야한다는 것이죠

트레이닝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예를 하나 들어 보도록 하죠.

개인적으로는 실험을 하시는 도중에 negative 결과를 받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결코 한번에 성공하는 실험을 적이 없었던 같습니다. 실험을 하면서 느끼는 가장 좌절이였죠. 책에서 봤을 때는 당연히 한번에 되고, 쉽게 증명할 있을 같았는데.. 실제는 그렇지 않더군요아무리 익숙한 실험이라 지라도 시행착오는 필수적이고, negative결과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원인들을 찾다보면 결국 어디엔가는 원인이 있었습니다 

참고로 가장 negative 결과에 대한 trouble shooting 무려 2 반이였습니다. (중간에 파일럿 실험 이후 시도해보다가 접은 기간이 있어서 2 반이다라고 말하긴 힘들지만, 처음 실험을 하고 나서 결실을 맺기까지 2 반이 걸렸습니다.) 정말 오만가지 삽질을 하기도 했고,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프로젝트와 병행하면서 해결해야했기에 시간이 길어지긴 했지만, 문제만은 가지고 최소한 3개월 정도는 고민했었던 같습니다. 의외로 답은 간단하게 풀렸구요

일을 겪고난 후에는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해결될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고 결과가 나오더라도, 것이 안나왔는지에 대한 생각을 먼저 보려고 했습니다. 여기서 좌절하거나, 압박을 받으면 실험을 포기하거나, 황우석 박사 케이스가 등장하게 되겠죠

하지만, 이런 시행착오는 분명 나중에 자신의 데이터를 해석하는데 밑거름이 됩니다. 아울러, 학생들을 지도하거나 디스커션을 할때 아주 자산이 되는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런 시행착오를 겪지 않았다면, 이런 트레이닝을 받지 않았다면, 연구원이 수행한 데이터가 " 생각대로 나오지" 라는 좌절에 빠지기 쉽고, 연구원 혹은 연구에 대한 불신이 커질 가능성 농후합니다. 자신이 몸으로 겪어 알고 가르치는 것이랑, 책으로만 알고 가르치는 것은 실제 연구에서 상당히 큰 차이를 가져 옵니다.

하나는 "비교 심리"입니다. 연구를 하면서 임상을 하는 "의사"라면 주변에 임상으로 돈을 버는 의사와 비교 심리가 상대적으로 작용합니다. 물론 성인이기 때문에, 자신만의 가치관을 가지고 있어서 크게 후회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주변을 보았을 이런 고민, 비교를 많이 하는 시기는 임상 펠로우 2-4년차 쯤이더군요

풍요 속의 빈곤은 절대적 빈곤보다 항상 크게 느껴집니다. 빈곤(경제적인 뿐만 아니라, 성취감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누적되다 보면, 자신감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고, 한편으로 조금 편한 삶을 살고자하는(예를 들면 페이닥이나 임상만 하고 연구는 하지 않는) 욕구가 생각보다 많이 생깁니다

가족도 지치고, 나도 지치면, 자신이 처음 가졌던 연구 의지 계속 이어나가기가 힘듭니다. 그렇다고 해서, 개원이나 필드로 나가는 삶이 연구와 비교해서 좋은 것은 아니거든요. 오히려 멋지게 인생을 즐기는 사람도 많습니다

병원에 틀어 박혀서 주말에도 나와서 무언가 일을 하면서 위에 교수에게 쪼이 삶과 주말마다 자기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가족과 온전히 48시간을 생각 없이 즐기면서 행복하게 보내는 . 과연 어떤 삶이 행복할까요? 답은 자신의 가치관 있겠죠.

나는 밤늦게 가족들도 보지 못하면서 연구 데이터를 붙잡고 논문을 쓰고 있는가... 나는 왜 수술도 해야하고 논문도 써야 하고, 환자 케어도 해야 하는가... 친구들은 주말마다 가족들과 어디 놀러간다고 하는데, 나는 주말마다 병원에 나와서 중한 환자를 봐야 하는가... 그리고 나는 왜 그들보다 시간적 여유, 경제적 여유 모두가 없는가... 이런 비교는 자신이 연구를 하기로 마음먹은 순간부터 시작된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자신의 가치관이 이를 견딜 없다면, 자신이 하고 있는 연구 혹은 임상이 무의미해지는 순간이 분명 있습니다

 

따라서 무턱대고 자신의 꿈을 Naive하게 "임상을 보면서 환자에게 유용한 치료를 제공할 있는 의대 교수가 되기" 설정하는 정말 그대로 Naive 입니다

위와 같은 고민은 간접적으로 경험해서는 절대 도달할 없는 수준의 고민이라고 생각합니다. 마냥, 힘들지만 "나 하겠다 혹은 할 수 있다" 수준으로는 자신이 꿈꾸는 현실에 도달 불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미친듯이 많은 업무량과 아래 위에서 쏟아지는 스트레스. 그리고 가족들의 희생. 아이들과 같이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안타까움. 새벽에도 나와서 일하는 상황. 주말에도 회진을 돌아야만 하는 의무감. 

과연 이런 것을 본인이 직접 경험하고서도, 자신을 채찍질하면서 다른 여유로운 삶을 내팽개치면서 까지 "연구를 있는가" 절대 간접적으로 결론지을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임상을 하는 Scientist 삶은 결코 비참하다고 없습니다. 그것은 실패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그렇습니다. 실패의 기준이 무엇이냐에 따라서 다르겠다고 보겠습니다

제가 만난 진짜 과학자들은 (아직 저도 단계까지 이르렀다고 생각하고, 특히나 MDPhD 분들은 특성상 실용적인 가치 때문에 길에 근접하기가 상당히 쉽지 않은 합니다.) "사실 발견" 자체 기뻐하더군요. 것이 주는 명예와 논문은 그들에게 결코 중요해 보이지 않더군요

결과가 좋고, 멋지고 fancy해서 사회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으면 상대적인 풍요감으로 과학자로서 행복할 수는 있겠지만, 것이 다는 아니더군요. 대외적 용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진정 즐기는 과학자들은 과정 자체를 즐기고, 결과 자체에 아주 흥미 가지더군요.

(굿닥터 소아외과 의사들의 삶을 다룬 드라마죠. 

문채원, 주원, 주상욱, 김민서, 천호진.. 대학병원내 임상 의사, 교수의 모습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에 반해 성공한, 혹은 성공했다고 있는 임상의과학자 교수님들은 환자 자체에게 조금 나은 치료법을 제시할 있다는 점에 대부분 만족하시더군요. 그에 따른 명예와 reputation 자동적으로 따라 오거나, 거의 생각하시지 않는 분들이 대부분이더군요. 물론 아닌 분도 있겠습니다만, 결국 자신이 바라는 가치관에 따라 인생을 사시더군요

academic하게 성공한 사람은 소신이 있더라 하는 것이 결론이였습니다. 그리고 소신은 대부분 현실적인 목표나 금전적인 목표보다는 과학-의학적 재미나, 이타심이였던 것이 대부분이였습니다.

 

물론 안에 자신을 사랑하고, 돋보이고 싶은 마음이 저변에 깔려 있을 있겠지만, 결국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는 소위 말하는 성공한 "과학자" 틀이더군요. 그리고 그 안에 있는 희생도 기꺼이 감수합니다. 아울러 그런 사람들은 성공과 실패에 크게 신경쓰지 않더군요. 성공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지만, 성공하지 못한 사람 역시 소신에 따른 삶을 살면 행복하다는 것이 지론입니다. ^^ 

간혹 보면, 브릭같은 곳에서 의대 교수 혹은 임상에 있는 교수라고 하면 무턱대고 까는 사람들이 있는데임상 교수님이라고 하더라도 정말 멋지게 연구를 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다만, 우리가 보는 것은 결과이죠. 어떤 교수님이 어떤 연구를 하고 있고 그런 랩을 가지고 있다는...결과. 과연 교수님이 결과를 얻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 했느냐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죠

 

과정이 정말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데, 개인적으로는 3 정도의 시간이 걸린 같네요. 밑바닥부터 시작해서 어떤 과정을 거쳐서 랩을 꾸릴 있는지. ^^ 그리고 임상을 하면서 레지던트 교육을 하면서, 연구까지 하면서 학회일을 보살피는 것이 정말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요

안녕하세요. MDPhD.kr의 Main editor "오지의 마법사"입니다. 가끔 이메일로 필진들에 대한 문의글이 가끔 오기도 합니다. 개별적으로 블로그를 운영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대부분 운영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분들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자세히 알 기회가 없기도 합니다.

 


본 블로그의 운영 취지가 "다양한 연구를 하는 의과학자들의 교류 활성화" "의과학 연구를 시작하는 사람들의 시행착오를 줄이자"는 것이기에,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를 수행하는, 각기 다른 필진들에 대한 소개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간략한 프로필 소개는 요기 링크에 있습니다만 ^^ 개별적인 포스팅으로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자 합니다. 


그래서 연속적으로 필진들에 대한 소개글을 올리려고 합니다. 순서는 다분히 랜덤입니다. ^^ 사실 제가 필진들 대부분과 개인적인 친목을 도모하고 있기에, 질문 역시 제가 아는 선에서, 나름 맞춤형(?)으로 진행해 보았습니다. ^^ 제가 4-5개의 질문을 하고, 답변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아무쪼록 필진들에 대한 충분한 소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에는 지난번 

케로로SW 선생님집착맨(김용희) 선생님

 

에 이어, 세번째 필진 소개입니다

 

김현제

현소속: 

서울대학교 의과학과 박정규 교수님 실험실 


학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2007)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피부과학 교실 석사(2011)

서울대학교 의과학과 박사 과정


한 마디 소개: 

만나면 좋은 친구


특이 사항:

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thing like this would happen (Bernard Shaw)

 

 

1. 의대를 졸업하고 나서, 임상 수련 하고  이후에 기초 의학이라는 학문을 선택한 이유.

 

 서른이 넘은 지금 저의 20 후반의 삶을 돌아보며 가장 아쉬웠던 것이  치열하게 살지 못했음 이었습니다.


고등학교 다니면서 어려운 수학문제를 하루 종일 혹은 며칠간 생각하다가 마음속 깊은 곳에서 드디어 답을 알게 되었을 때의  스스로에 대한 높은 자존감은  어떤 환희보다 뜨거웠습니다. 예과  2년을 놀고, 본과  다시 공부를 하면서 기초의학을 공부하는 과정에는 중학교, 고등학교  가끔 느끼던 그러한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학문을 즐길  있었던 이죠. 하지만, 임상의학은  달랐습니다. Cardiovascular disease risk factor  줄줄이 외우고, 수술의 indication  numbering 해가며 외울 , 그리고 이해 없이 외우기만 했던  모든 지식들이 시험 1주일 후에는 풀풀히 흩어져 가는 것을 보면서 저는 제가 스스로 "어제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었다라고 느낄  없었습니다


 기초의학에 대한 낭만 가지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적어도 기초의학이라는 분야는  한몸을 과학이라는 거대한 물결 아무런 무기 없이 내던지고 스스로 고민하며 진정한 지식을 창조해 나갈  있는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기초의학으로 다시 돌아올  있었던 것은 전문연구요원이라는 제도로 인해, 어차피 군의관으로 3년을  바에야 공부를 하면서 5년을 지내는것이  나을 것이라는 현실적인 판단도 있었고, 기초연구연수의 제도(서울대학교 의과학과 운영) 인해 경제적으로 레지던트와 비슷한 보상도 어느정도 주어졌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2. 기초 의학을 하면서 느끼는 "기초"에서 필요한 사항이나 자질  - 학생들이  분야를 선택한다면.


기초의학자로서의 자질은 제가 답할 사항은 아닌  같습니다. 제가 아직  연구를 시작한 초보 대학원생이니까요. 다만, 의대 졸업  6년간 이분야에 있었던 절친한 친구인 김용희군의 말(MDPhD.kr 블로그 필진 중 한명입니다. 집착맨 선생님입니다. ^^) 을 대신 전하면 "성실"   같습니다. 


모든 일에 "성실"이라는 가치는 최고의 가치이지만, 특히 research fileld 에서 "성실"  더욱더 필요한 덕목입니다. 저는 2년차가 되어서야 어렴풋이 느낄까 말까 하고 있지만,김용희군의 말이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3. 임상에서 기초 커리어 전환(물론 전환이라고 표현하기는 뭐하다만 ^^) 하면서 현재 하고 있는 분야에 대한 간략한 설명.


저는 의과대학시절부터 면역학 재미있었습니다. 피부과에서 training  받았지만, 계속 면역학에 대한 꿈을 지울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국내에 피부 면역학을 하는 group  많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본격적으로 제가해보고 싶었습니다


작년 1년간은 pipet 잡는 연습부터 시작했으니 자연대학 학부 4학년, 석사 1년차와 별반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았죠. 1년간 제가 배운건 .. 내맘대로 안되는 구나.. 였습니다. 그래서 더욱더 성실함이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저희 교수님은 immune tolerance, transplantational immunology, xenotransplantation field  계신 분이라 이와 관련된 공부를 하고, 공부하면서 가진 지식들을 통해 skin immunology  해보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김용희군과 같은 lab  있으니 김용희군의 profile  보셔도   같습니다.



4. 임상을 경험한 사람으로서,"기초 의학"이라는 학문 가진 매력이나장점혹은 공부하면서 느낀 .


인턴을 하고 피부과 레지던트를 하면서 임상의로 성장하는 과정에서도 다른 사람의 눈에는 대학병원에서 일하는  레지던트였을지 모르지만저는  스스로 정말 어제 보다 내가 오늘  "의학이라는 분야"피부과" 라는 분야에 대해  알고 있는가 하는것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지울  없었습니다그리고 training 받아보면 생각보다 우리가 임상에서 밑고 있는 많은 지식들이 그렇게 탄탄한 논리적 기반을 가지고 있지는 하다는 것을 깨닫게  때도 있습니다. (minor 과들이 더욱 그러한  같습니다.) 또한 내가 지금 병원에서 이렇게 고생하면서 training 받고 있는 것이 누구를 위함인가.. 라는 고민이 들기도 합니다


임상은  과로 나뉘어지면서 사실 inner circle  생기고  안에서의 경쟁입니다대한민국의 피부과 의사는 매년 80 정도 생깁니다 문의 번호가 20XX 번입니다.(2012.3월 현재대한민국에 2000명의 피부과 의사가 그들 사이에서만 경쟁 합니다개원을 해도 마찬가지이고, 학문을 해도마찬가지입니다매우 "안전" 하죠경제적으로도 안전하고 학문적으로도 안전합니다


하지만 기초의학은 그런게 없죠물론 구체적인 분야로 들어가면 비슷한 주제로 연구하는 집단이  세계에  group 없을 수는 있지만그런 집단이 연구를 하는 "방법론 대개 비슷합니다또한 그런 연구를  받는 "방식 비슷합니다구체적인 주제만 다를 뿐이지 사실  분야는 open competition 입니다


역설적으로 이러한 점이 저에게는 매력적이었고 진정한 학을 공부할  있겠다는 기대가 있었습니다그리고  의학 연구는 임상 연구보다 수준이  높습니다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임상 논문과 기초 의학 논문을 대비하여 읽어 보면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하리라 저는 생각합니다. 임상 논문은 대개 case report, case series, randomized controlled trial  같이 현상을 reading 하고 결론을 통계적으로 처리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씁니다하지만 매우 powerful 하죠어떤 신약의 통계적 유의성 RCT  통해 증명되면바로 적용할  있으니까


하지만 "?"  약이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에 대한  대부분 주지 못합니다하지만초의학분야의 논문은 현상을 발견하고 나서도 "?"  근본적인 의문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mechanism)  세련된 방법으로 증명해야 합니다임상논문은 쉽지만 많이 읽다 보면 재미가 없고초논문은 어렵지만 읽으면 읽을 수록 재미가 있습니다. 저는  어려운 문제를 풀고 싶었습니다


아래의 글은 짧았던 제 인턴 경험을 토대로 작년에 썼던 일기입니다.

Ph.D의 길을 고른 제 선택에 후회는 없지만, 임상을 보는 의사도 충분히 멋진 길이라는 걸 알려 드리기 위해서 씁니다.

The Stethoscope
The Stethoscope by Alex E. Proimos 저작자 표시비영리

신장내과로 턴을 시작한 첫날[각주:1]. 크기 7*7 cm에 깊이 3.5cm정도 되는 욕창 드레싱[각주:2]이 있었다. 하루에 세번(TID[각주:3])이나 드레싱을 해야하고, 크기도 컸기 때문에 많은 신경이 쓰였다. 거기다가, 환자분 의식은 드라우지(drowsy) 혹은 딜리리어스(delirious)[각주:4]했다. 한마디로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보호자분(할머니)은 인턴에게 한없이 높아 보이는 교수님과 소리 지르며 싸울 정도로 날카로운 상황이었다. 그 것도 교수님께서 많은 레지던트를 대동하면서, 회진 도시는 중에 일어난 일이니, 이 보호자는 한 낱 인턴 따위가 상대해볼 사람이 아니였다. 

... 에휴 한숨만...... 어떻게 한달을 버티지.....

설상가상이라고, 남동생분도 한 분 입원해계시는데, 그 쪽은 더 가관이였다. 보자마자 가타부타 말도 없이 지나가는 강아지 부르듯, 턱짓으로 날 가리키더니, 명령조로 "드레싱 잘해"라고 하셨다. 다짜고짜 반말이다. 인턴을 하면서 납작 엎드린 자존심. 하지만, 인턴의 가슴 한켠에서 서서히 무언가가 올라온다. 인턴도 서비스에 종사하는 의료인이기에 앞서, 한 사람의 인격체다. 참기가 쉽지 않다. 허나, 어쩌랴....

애써 말을 무시하고[각주:5] 하던 일 하려고 했는데, 자꾸 뭐라고 반말로 말한다. 나도 모르게, "이 아저씬 뭐지?" 라는 눈빛으로 쳐다보고 말았다. 그러니까 갑자기 노발대발하며 "병원이고 나발이고, 교수 나와라, 과장 나와라"며 소리친다. 나중일을 생각하기 힘들기도 하고, 상황정리가 귀찮아 도주해버렸다. 

또 할머니랑도 몇일 후에 한판. 드레싱 하는데 뭐가 그리 불평이 많은지... 잔소리가 너무 많으셨다. 매일 매일 불평하는 사람 앞에 이길 사람 없다. 나도 모르게, "그럼 직접하시라고 난 모르겠다"고 소리 지르고 나와버렸다.

그렇게 우리 세 사람은 시작했다. 

Medical/Surgical Operative Photography
Medical/Surgical Operative Photography by phalinn 저작자 표시

그래도 인턴 시작하고 처음 맡아보는 병동일[각주:6]이고, 처음하는 드레싱이라 누가 뭐라고 하든 최선을 다해서 했는데, 항상 그 할머니에게 듣는 것은 불평, 불만 그리고 잔소리.. 

해본 사람만 알수있는데, 꼬리뼈쪽에 뼈가 밖에서 만져질 정도로 깊은 욕창 드레싱을 하는 건 정말 많은 정성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다. 그것도 베타딘(흔히 말하는 빨간약)을 거즈에 왕창 묻혀서, 욕창 부위를 가득채우고, 위를 덮는 것은 한 번만 해도 진이 다 빠질 정도로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하루 세번... 아마 나도 처음이 아니였다면, 그렇게까지 성실히, 그리고 열심히 하진 못 했을꺼 같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도 믿기기 못할 정도로 성실히 치료를 해줬다. 무언가 홀린 것처럼. 욕창이 이기나 내가 이기나...그렇게 욕창과 싸우길 일주일정도 지났을까, 그 깐깐하고 제멋대로이던 보호자가 "우리 선생님, 너무 열심히 해주신다"며 조금 마음을 열어 보였다. 그리곤 이어진 대화에서, 나에게 보호자로서 어려움을 토로하셨고, 별거 아닌 인턴 나부랭이인 나에게 지어지는 부담감과 함께 더 잘하고 싶다 작은 욕심이 생겼다.


여기저기 선배 의사나 아는 사람에게 욕창이 더 호전될 만한, 좋은 드레싱은 없는지, 물어도 보고, 내 인턴 생활 처음이자 아마도 마지막(?)으로 논문도 찾아보기도 했다.(비록 긴시간은 아니였지만^^)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은 다 해봤지만 상처는 점점 누런 농만 차 가고 있었다. 

또다시 입에서 한숨만..에휴....

상처 부위가 낫지 않으니, 나도 모르게 점점 의욕이 떨어져만 가고,무언가 한계 상황에 봉착한 느낌이었다. 더 열심히 치로를 하는데, 자꾸만 후퇴하고, 더 나은 대책은 찾기 힘든... 사면초가 상황에 처해 있었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매일 아프다고 소리만 지르던 할아버지께서 드레싱이 끝나고 한 마디 작게하셨다. 너무 작은 소리라 듣지도 못했다. 그렇게 다 끝나고, 인사를 하고 가는데, 옆에 계시던 할머니께서 "아들 할아버지가 선생님 수고 했어" 라고 말해주셨다.

Doctor greating patient
Doctor greating patient by hang_in_there 저작자 표시

영화라면 이쯤에서 왈칵 눈물이 나야겠지만 사실 그 정도는 아니였습니다. 다만 하나 달라진게 있다면 정말로 진심으로 "할아버지가 낫기를" 바라게 되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이 일을 통해, 매일 매일,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이기 때문이 아니라, 내 마음을 담아서 환자가 낫기를 희망하며, 의사 일을 할 수 있다는 걸 배웠습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썼던 글입니다. 페북에 올렸던 글을 옮기느라 약간의 어휘 수정과 어투를 손보긴 했지만, 전체적인 맥락은 가능하면 손대지 않았습니다. 또한 한달 사이에 할머니와 할아버지 저 사이엔 훨씬 더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제가 글 솜씨가 부족한 관계로 간단히 썼습니다. 

다시한번 말씀 드리지만 의사라는 직업은 경제적인 것과는 별개로, 여러가지 측면에서 충분히 멋지고 좋은 직업입니다.


이 글을 의대생 분들이 보실지 모르겠지만, 그 점 항상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가 하고 싶으신 분들은 Ph.D의 길로 오십시요.  

언제든 환영합니다.


  1. (병원의 인턴들은 일의 숙련도와 원할한 일처리를 위해 4주 혹은 매달 과를 바꾸면서 일을 합니다. ^^) [본문으로]
  2. 욕창 드레싱 : "소독"이라고 생각하시면 되요 상처부위를 빨간약으로 닦아주는거죠 ㅎㅎ [본문으로]
  3. Tid (Three times a day, 즉 하루에 3번) [본문으로]
  4. 의식을 나타낼 때 사용되는 용어로, 대략 "횡설수설, 헛소리 가끔하시고, 사람 잘 못알아보시는 상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본문으로]
  5. 이거 중요! 인턴하다보면 정말 많은 경우를 겪는데,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지나치는 것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일 하다 보면 대부분 이렇게 되요 [본문으로]
  6. 인턴은 주로 수술방/중환자실/병동/응급실로 배정이 됩니다. [본문으로]

지난 번에는 의대를 졸업하고 난 이후의 진로 중 임상 의학자 진로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여기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오늘은 기초 의학자와 임상 의학자에 대한 진로 차이에 대한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최근 들어서 심도있는 연구를 많이 진행하시는 임상 의학자들이 많이 계셔서, 연구자라는 관점에서 사실상 두가지를 구분하는 것이 큰 의미는 없을 수도 있습니다만, "진로"라는 측면에서 접근해 보고자 합니다. 


의과대학을 졸업을 하게 되면 의사 국가 고시를 치게 되고, 거기서 합격을 하게 되면 의사 면허증이 나오게 됩니다. 그 이후에, 대부분은 임상으로 진로를 선택하지만, 일부(전국으로 본다고 해도 대략 1년에 30명이 채 안 되는 것 같습니다. 1년 졸업생이 대략 3300명 정도라고 생각한다면 1%도 채 안되는 비율입니다.)는 임상과는 다른 길을 걷게 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임상"직접 환자를 대면하고, 치료하고, 처치하는 일련의 과정을 의미합니다. 인턴, 전공의가 아니더라도, 공중보건의사, 일반의(GP)들도 모두다 임상 과정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환자를 만나고, 진단을 하고, 그에 따른 처치와 치료, 혹은 수술을 하는 모든 상황을 임상이라고 합니다. 한마디로 이야기 하자면, 일반적인 "의사"인 셈이지요. 


Listening to brain activity?
Listening to brain activity? by deadstar 2.1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그에 반해 "기초 의학"직접적으로 환자를 대면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직접적인 치료과정에 연관되지는 않습니다. 경우에 따라서, 임상 약리학처럼 환자와 직접적으로 연계된 연구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환자와의 직접적인 컨택은 거의 없습니다. 최근에는 환자나 질병을 대상으로 연구하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초 의학을 전공한 의사가 진료를 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의사"라기 보다는 오히려 "과학자"에 더 가깝고, 스스로도 대부분 그렇게 느낍니다. 


pipet
pipet by proteinbiochemist 저작자 표시비영리

임상은 인턴이나 전공의처럼 비교적 정형화된 길이 있습니다. 하지만, 기초 의학은 석사-박사 과정으로 나누어져는 있지만, 그 운영은 각 학교, 그리고 각 실험실마다 정말 제각각이라서 일반화시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석사를 하는 기간 동안에는 실험적인 방법론을 익히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분야에 대한 지식을 쌓아 나가고, 박사 과정 동안에는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과 실험적 방법론을 이용하여, 새로운 가설을 증명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기초 의학"을 진로로 선택하는 사람은 아주 극소수(1% 미만)이기 때문에, 실험을 하면서 겪는 시행착오도 임상 과정보다는 많은 편입니다. 이 블로그가 만들어진 이유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주변에 자신과 비슷한 과정을 겪는 사람이 적기 때문에 오는 시행착오, 그리고 의대 동기들과 다른 길을 걷는 불안감, 상대적으로 느끼는 경제적 박탈감 등으로 기초 의학으로 진로를 선택했다가도 임상으로 진로를 변경하는 경우가 결코 적지는 않습니다. 


이건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만약 임상에서도 자신이 원하는 수준의 연구와 실험적 방법론을 익힐 수 있다면, 임상을 선택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결국 의과학의 궁극적인 목표는 환자에게 도움되는 "지식"을 창출하고, 그 창출된 "지식"을 환자의 질병 치료에 "적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환자와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필요한 "지식"이 무엇인지를 알기 쉽고, 환자에게 "적용"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런 환경을 가진 병원이 많지 않다는 점입니다. 특히 임상을 하는 도중 가장 많은 지식을 쌓는 전공의 과정 5년과 펠로우 시간동안 병원에서 요구하는 바를 충족시키면서, 연구를 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시간적인 부분을 차치하고서라도, 실험적인 환경, 자신의 연구 관심사, 연구비 등 모든 것을 충족시키는 연구실을 그리 많지 않습니다. 아울러, 바로 바로 결과가 나오는 임상 치료 결과와는 달리, 실험 방법을 익히고, 결과를 내는 것은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따라서, 임상을 선택한 의학자가, 연속적으로 실험을 수행하고 결과를 보고, 트러블 슈팅을 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경우는 전문의 자격을 딴 이후 펠로우에 연구를 시작하는 것 같고, 빠른 경우에는 2-3년차에 시작할 수도 있지만, 강인한 의지 뿐만 아니라, 지도 교수의 경제력(연구비)과 의지가 있어야만 가능한 것 같습니다. 


Soudeh under Serum
Soudeh under Serum by Hamed Saber 저작자 표시


그렇지만, 임상을 선택하면, 중간에 연구를 지속하지 않더라도, 보더(전문의 자격증)가 나오기 때문에, 연구를 그만두더라도, 직업적 안정성과 경제적 보상은 기초 의학을 선택한 사람보다는 상대적으로 우위를 가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물론 모든 기초 의학이 다 그런 것은 아닐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기초 의학은 환자를 보지 않는 시간에 실험적인 테크닉과 논문 연구에 조금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습니다. 아울러, 실험실 내부에 자리 잡힌 연구 문화와 실험적 접근성으로, 연구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다만, 가끔씩 의사라는 이유로  IRB나 연구 외적인 잡일이 증가할 수는 있습니다만, 이 역시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임상 의학과 기초 의학은 그 테두리, 실험 분야, 방법론 등으로 칼로 자르듯이 명확히 구분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의사 사회에서 기초 의학자와 임상 의학자로는 충분히 나눌 수는 있을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기초 의학자는 의과 대학의 교수로 근무하거나, 연구소에 소속되어 연구원으로서 "연구"를 수행합니다. 아주 드물게 진료를 보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그 역시 대부분 "부"인 경우가 많고, "주"는 연구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임상 의학자들은 스펙트럼이 너무나 다양하긴 하지만, 당연하게도, 환자를 주로 보는 "진료"를 수행합니다. 


최근에는 남자들에 한해서, 전문의를 마친 이후에도 전문연구요원으로 군복무를 수행하면서 심도 있는 기초 의학(혹은 임상 의학)을 연구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시간적으로 군의관(3년)보다 많이 걸리기 때문에(4-5년) 아직 대다수가 이 진로를 선택하고 있지는 않지만, 연구를 하는 임상가들이 늘어난다는 것은 의과학의 발전이라는 측면에서는 환영받을 일인 것만큼은 사실입니다. (참고하실 분은 의대생 전문 연구 요원에 관한 글을 살펴 보세요)


(Mayo clinic Medical scientist program)


궁극적으로 두 집단은 의과학이라는 테두리에서 만나게 됩니다. 예전에는 "기초"라 하면, 정말 pure basic science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예를 들면, DNA 합성이라든지, RNA 전사체 변이 등 생물학 전반에 걸친 "중요한 그렇지만, 환자와는 직접적으로 연관성이 부족한" 기초 학문을 하는 경향이 어느 정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초 의학"에서 "Bench to Bed" 라는 기치를 내걸고 "Translationa Research -  중개의학" 을 하는 경향이 많이 늘었습니다. (중개 의학이 무엇인지 궁금하시다면 "중개의학이 무엇인가?"  글을 참고 하세요.)


그 결과 Bench side와 Bed side를 둘 다 아는 "기초 의학자" 의 역할과 비중이 늘어난 것은 사실입니다만, 위에 언급한 이유(경제성, 직업적 불안정성, 동기와의 차이 등)로 인해서, 여전히 지원자는 적습니다. 그리고 이것 역시 어디까지나 개인의 선택이기 때문에 강요할 수는 없는 것이니깐, 충분히 이해할만은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국가적으로 임상가를 연구자로 변모시키려는 시도가 많이 늘어난 것 같아 보이긴 합니다. ^^


사실, 기초 의학은 외롭다면 외로운 길인 것 같습니다. 태생적으로 의과대학 내에서 그들은 소수일 수 밖에 없습니다. 동기들은 모두다 임상을 하고, 연차가 올라가면서, 자신의 일을 위임할 수 있는 사람의 수가 늘어나는 데 반해서, 기초 의학은 연차가 올라갈 수록, 하는 일이 증가되고, 딱히 누군가에게 위임할 수 없는 상황이 많이 펼쳐집니다. 그리고 석사나 박사 학위가 주어지기는 하지만, 의대 동기들처럼 실질적으로 인정받는 전문의 자격증이 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는 도중에, 임상에서 누군가 쉽게 박사 학위를 따는 것을 보면 화가 나기도 합니다. ^^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초 의학은 그 나름의 매력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동기들이 남들이 만든 "지식"을 머리 속에 넣고 있을 때, 기초 의학을 하는 친구들은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실험을 배우고, 그 실험을 이용해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낼 수도 있습니다. 논문을 작성해서 세계적으로 보고하기도 하고, 실험적 성과가 특허나, 기술 이전으로 연결되기도 합니다. 물론 이 것들 모두가 임상 의학을 하는 사람도 가능한 일인 것은 사실이지만, 동시에 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기초 의학을 선택한다고 해서 이 모든 과정이 절로 주어지는 것 또한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초의학"의 매력은 바로 "연구"에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대부분의 기초 의학을 하는 친구들은 "연구가 즐겁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무언가 새로 발견하고, 그 발견이 자신이 생각하는 바와 같을 때의 희열은 그 어떤 즐거움보다 큰 것 같습니다. 발견이 자신의 생각과 달라도, 왜 다른지를 설명하는 가설을 세우고 그에 따른 실험을 해서 소기의 성과를 얻으면, 그 것만으로도 즐거울 수 있는 열정이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물론,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요 ^^



혹 기초 의학에 관심이 있거나, 임상을 마치고 심도 깊은 연구를 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 실제로 이 블로그는 그런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져 있으니깐요. ^^






  1. 이전 댓글 더보기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