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군(Cell)도 이렇게 중국의 바람에 실려서, 수묵 담채화로 중국 용비어천가(?)를 보내는 것인가요? 여기저기서 중국의 바람이 무섭습니다. 이번 Cell cover는 정말 중국스러운 흑백 표지입니다. 

 

여기서 끝내면, MDPhD.kr이 아니겠죠.

 

그래서 덕질 한 번 해서, 찾아보니깐, 이 커버 그림에 아주 심오한 의미가 담겨 있네요.

 

이번 커버는 중국의 북경대 그룹에서 낸 논문으로 iPS의 생성을 화학물질로 가능함과 기전을 보인 논문입니다. 예전에 한 번 저희 블로그에서 화학물질로 줄기 세포를 만드는 의의에 대해서 포스팅한 적이 있었죠. 궁금하신 분들은 여기 들어가셔서 스스슥 복습해 보세요.

https://www.facebook.com/Mdphd.kr/posts/964434570285513 짧게 결론을 말하면, "화학 물질로 iPS를 만들면, 효율은 떨어지겠지만, 임상적으로 안전하다"가 되겠습니다.

 

기본적으로, Stem cell 분야에서는 이번 수묵화처럼, 골짜기와 관련된 워딩턴 가설이 있습니다. 세포 분화는 자연 상태에서 비가역적인 하나의 방향으로만 나아갈 뿐이라는 것이 워딩턴(Conrad H. Waddington)의 가설이지요. 즉, "세포는 한 방향으로 내려올 뿐이다(만능->분화)"라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서, 골짜기처럼,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고는 다시금 위로 올라갈 수 없다는 설명을 곁들인 골짜기 그림이 줄기 세포 분야에서는 한동안의 패러다임이었습니다. 물리에서는 이와 비슷한 낙하 사고 실험이 있지요. 궁금하시면, 여기 들어가서 또 한번 스스슥 복습해 보세요

 http://dev.biologists.org/content/140/12/2457

 

Induced pluripotent stem cells in medicine and biology

Differentiated cells can be reprogrammed to pluripotency and other cell fates by treatment with defined factors. The discovery of induced pluripotent stem cells (iPSCs) has opened up unprecedented opportunities in the pharmaceutical industry, in the clinic

dev.biologists.org

물론, 이를 깬 인간들이 바로, 핵 치환을 통해서, 다시금 개체로서 초기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인 가일(?)을 닮은 거든 경과 포유류에서 복제양 "돌리"라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말년에 X 밟아서, 안드로메다로 간, 이언 월머트(실제는 공동 연구자인 켐벨이 대부분의 모든 걸 했다죠..) 그리고, 체세포라는 녀석에게 라면에 계락 탁, 파송송 집어넣듯이 DNA를 넣어서 짜쟌~ 하면서 초기화 시킨 야마나카 박사가 있죠. 이것 역시 궁금하시면, 저희 블로그 예전 글로 스스슥 복습을 한 번 더~ 야마나카 http://mdphd.kr/32 존 거든 http://mdphd.kr/37 오늘 복습이 좀 많죠 헤헤헤 

 

노벨상 생리 의학상 2012. 신야 야마나카, 존 거든. 수상에 대한 이야기 - 2.존 거든 이야기

지난 번에 이은 2012년도 노벨상 수상자 이야기입니다. 지난 번에 야마나카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이번에는 존 거든 경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존 거든 경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경입니다...

mdphd.kr

 

노벨상 생리 의학상 2012. 신야 야마나카, 존 거든. 수상에 대한 이야기 - 1. 야마나카 이야기

노벨상 생리 의학상 2012년에 드디어 교토대 신야 야마나카 교수가 탔군요. 언젠가 탈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빨리 타게될 줄은 몰랐습니다. 영국의 존 거든 경(교수)과 동시 수상인데 미국의 톰슨이 같이 타게될..

mdphd.kr

 

사실상, 야마나카의 iPS는 이런 골짜기 이론에서 마치 스키장의 "리트트 신공"을 발휘하는 것과 같이, 골짜기를 내려오더라도, "리프트나 케이블카 타면 다시 꼭대기로 올라갈 수 있지롱~" 을 보여준 하나의 예가 되었고, 그 이후에 워딩턴 가설은 폐지가 되었습니다. 정확히는 폐지가 되었다기보다는, 수정- 보완이 되었다는 말이 맞겠죠. 마구 잡이로 방향 설정이 가능한 모델로... 여전히 자연 상태에서는 한 방향으로 분화하는 것이 대부분이니깐 워딩턴 아저씨의 이야기는 엄밀히 따지면 틀린 이야기는 아니에요.(물론, 아닌 경우도 있어요:))

 

여하튼, 이 산, 골짜기 이런 게 줄기 세포에 등장하니깐, 사람들이 알프스 같은 스위스나 유럽 이런 산을 생각하는데(전 그랬습니다만...쿨럭...), 중국 사람들은 산, 골짜기 이런 거 하면 뭐 생각하겠어요. 제가 중국인이라면, 아마도 무협지에 나오는 산을 생각할 거 같네요. http://wikitree.co.kr/main/news_view.php?id=96174 (요런 산들)

 

'속세 벗어난' 중국 산칭산 풍경

한국인들이 그리 잘 알지 못하는 중국의 명산이라 소개합니다. 몇 장의 사진만으로도 더이상

www.wikitree.co.kr

그래서, 아래와 같은 Cell cover와 같은 무협지 그림이 등장했어요. 그림을 조금 설명하자면, 각각의 산 꼭대기가, 각기 다른 세포 상태를 의미해요. 예컨대, 한 꼭대기는 분화가 거의 완료된 somatic 상황(제일 아래에 있는 꼭대기겠죠),또 한 꼭대기는 중간 단계라고 볼 수 있는, XEN(extraembryonic endoderm)-like state(중간 꼭대기), 그리고 나머지 한 꼭대기는 pluripotent cell states(어스름한 안개가 낀 제일 높은 꼭대기) 이렇게 세 개의 꼭대기를 의미하고 있어요.

 

그리고, 각각의 산을 연결하는 다리는 이 연구자들이 궁극적으로 도전하고 있는 Chemical Induced Pluripotent Stem Cell의 Inducing chemical 혹은 small molecule들이구요. 그리고, 저기 여유를 즐기면서 노를 젓고 가는 저 그룹은 Transgenic approach를 의미한다고 해요. 오~ 꿈보다 해몽~~ ㅎㅎ 하나 핵심은, 저 배가 가고 있는 방향이 위로 올라간다는 것이에요. 그림에 담긴 의미를 이해한다면, 위로 올라가야지 맞는 것이겠죠. 제 눈에만 그렇게 보이나요? 

 

동양적인 절제와 여백의 미가 담긴, 수묵담채화를 통해서, 메이저 저널에 이런 커버를 싣는다는 것 자체가 아주 멋진 것 같아요. 저는 언제쯤... ㅎㅎㅎ 커버가 아니더라도, 셀에 한 번 논문을 내어 보기나 해 봤으면 좋겠어요 ㅎㅎㅎ 모든 생명 과학자, 의과학자들의 꿈이 아니겠어요? 

 

Impact factor라는 수치보다, 인류 역사에 과학 지식으로 새겨진다는 그런 의미로 말이에요. 여담이지만, 만약 지구가 멸망하면, 나사가 주요 인간들을 Cell, Nature, Science 요거 몇 권을 들고, 우주로 튄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ㅎㅎ 앞 표지만 보고 뽑는다면, 이번 권은 동양 문화를 포함하고 있어서 아마 포함될지도 ㅎㅎㅎ

추신 1) 그림을 자세히 보시면, 분명히 저 기러기들도 무언가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 따로 의미를 풀어놓지는 않는 것처럼 보이네요. 도대체 뭘까요?

추신 2) 어스름 들어 있는 안개가, 우리가 아직 모르고 있는 미지의 세계를 형상화한 것 같아서, 또 한 번 생명의 신비를 느낍니다. 갑자기 스티븐 킹의 소설, 그리고 영화 Mist가 또 한 번 보고 싶네요.

지난 번에 이은 2012년도 노벨상 수상자 이야기입니다.


지난 번에 야마나카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이번에는 존 거든 경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존 거든 경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경입니다. 기사작위 이상을 가진 사람이라는 거죠.


공식 명칭은 Sir John Bertrand Gurdon, Fellow of the Royal Society (FRS)입니다. 


2012년도에 노벨상을 수상하긴 했지만, 실제로 그 이전에도 아주 대단한 과학자였습니다. 영국 출신의 과학자로서는 대외적으로 받을 수 있는 것들은 대부분 받은 과학자입니다.


Sir 이라는 칭호는 영국 왕실에서 직접 하사하는 기사 작위이구요. FRS는 영국 과학자라고 해서 일반적으로 받는 것이 아니라, 추천과 업적 인정을 통해서 선정하는 것입니다. 명예의 전당 같은 개념이라고 생각하시면 쉽습니다. 또한 자신이 일하고 있는 연구소 이름이 자신의 이름을 딴 연구소입니다. "살아 있는 동안"에 자신의 이름을 딴 연구소까지 가지고 있는 과학자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노벨상까지 수상했으니,스포츠로 따지면 그랜드슬램을 한 셈입니다.


이정도만 봐도 이 사람 얼마나 멋진 인생을 살고 있는가를 유추할 수 있겠지만, 이 사람이라고 좌절이 없었겠습니까? ^^


야마나카 교수 역시 정형외과 의사로서 아주 큰 좌절을 느꼈듯, 이 사람 역시 고등학교 시절에 아주 큰 좌절을 느꼈던 경험이 있습니다. 남들이 보았을 때, 좌절이였겠지만, 거든은 그걸 실패로 느끼지 않았을 것입니다.


바로 전교 꼴찌를 한 성적입니다. 



존 거든 경은 영국에서 명문인 이튼 스쿨을 다녔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부터 거든은 생물학자가 되고 싶었나 봅니다. 그런데, 공부라고는 전혀 하지 않은 모양입니다. 그저 호기심이 있을 뿐 기존에 어떤 것이 해결되었는지는 큰 관심이 없었던 것이지요. 자세한 사항을 알고 싶으신 분은 클릭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과학 과목은 꼴지를 도맡아 했었습니다. 그런데도 신기한 것이 이 사람이 명문인 옥스퍼드(Oxford)에 들어갔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처음에 생물학을 전공한 것은 아니고, classics (고대 그리스 라틴학 인 것 같습니다) 을 전공했습니다.


영국의 자세한 입시 제도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지만, 아마도 당시에는 문과 학생 입시 선발에는 이과 과목을 전혀 보지 않았거나 (이해찬 교과부 장관 시절, 우리나라에서 시행했었다가 처절한 비판을 듣고 접었었죠. 아직도 그들은 이해찬 세대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당시 1950년대에 대학 진학을 하는 사람이 아주 적었던 상황이였을 것이라 유추해 봅니다만, 여하튼 거든 경에게는 아주 큰 행운이였던 것이죠.


당시 거든 경이 다니는 옥스퍼드는 현재도 그러하지만 생물학과 의학 분야에서 세계 일류를 달리고 있었고, 정신 차린(?) 거든 경의 왕성한 호기심을 만족시킬 공간이였던 것이지요. 결과적으로 부단히 생물 연구에 매진할 수 있었고, 다행히도 그 답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많았던 것이지요.


사실 어떤 학문이든 일정 수준 이상을 가게되면 처음부터 정해진 답은 없고, 퍼즐처럼 그걸 풀어낼 연구 방법들만이 존재하고 있죠. 거기에다가 사람이 가진 가설을 추가하면 결과적으로 답에 가까이 갈 수 있습니다. 즉, 거든 경 주변(Oxford)에 연구 방법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이죠.


그렇게 박사과정을 마치고, 노벨상을 탈 수 있는 결정적 계기를 준 논문을 1958년도에 Nature에 냅니다.

Gurdon, J. B.; Elsdale, T. R.; Fischberg, M. (1958). "Sexually Mature Individuals of Xenopus laevis from the Transplantation of Single Somatic Nuclei". Nature 182 (4627): 64–65. doi:10.1038/182064a0. PMID 13566187


이 논문을 내고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칼텍(Caltech)으로 박사후과정(일명 포닥)을 하러 갑니다. 여기에도 재미있는 일화가 있었죠. 자신이 칼텍에 가 있는 동안에도, 1958년도에 만든 개구리가 충분히 잘 자랄 것이기 때문에, 중간에 잠시 미국에 다녀와도 된다고 하면서 미국을 간 것이죠. 아니나 다를까, 칼텍에서 돌아온 거든은 이번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의 근거가 되는 논문을 씁니다.


Gurdon, J. B. (1962). "The developmental capacity of nuclei taken from intestinal epithelium cells of feeding tadpoles". Journal of embryology and experimental morphology 10: 622–640. PMID 13951335


간략하게 설명하면, "체세포로 분화된 세포의 핵만을 핵이 없는 세포에 넣어주니깐, 마치 갓 수정한 세포처럼 변한다." 라는 주제를 가지고 논문을 쓴 것이지요.


황우석 사건 때 한창 논란이 되었던 체세포 핵치환의 시작점이 되는 아주 중요한 논문인 셈이지요.
이 논문을 통해서, 분화된 세포라 할지라도, 조작을 가하면 초기 리셋을 할 수 있다는 가설이 실험적으로 증명되었고, 그 증명은 이언 월머트에 의해 복제양(포유류)을 만드는 근거 역시 제공하였습니다. 물론 거든 경 이후 35년, 성공률 1/227 (약 0.5%)의 확률이긴 했지만, 여하튼 리셋되어 개체가 태어난 것 만큼은 사실인 셈이죠.


그 이후, 거든은 옥스퍼드에서 10년 정도를 보내곤, 캠브리지(Cambridge)로 자리를 옮겨 현재까지 연구하고 있습니다. 캠브리지 의과학 브랜드 발전에 큰 기여를 한 Wellcome/CRC Institute for Cell Biology and Cancer (later Wellcome/CR UK)을 설립하고,  2004년도에는 자신의 이름을 딴 거든 연구소(Gurdon Institure)까지 생겨나는 영광을 얻게 됩니다.




국가적으로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지만, 학교 측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은 셈이였지요 영국의 두 명문 라이벌을 말하자면 Oxford와 Cambridge인데, 두가지 모두를 겪은 행운아인 셈이지요. 결과적으로 Cambridge에서 거든 경이 노벨상을 수상하였으니, 캠브리지가 훨씬 마무리를 잘한 셈이지만, 옥스퍼드 역시 거든 경의 호기심을 무한히 충족할 수 있는 버퍼를 제공한 셈입니다.



언론에 나오 거든 경의 소개 사진을 보면, 대부분, 이 사진입니다.



저는 처음에 이 사진을 보고, 스트리트 파이트에 나오는 가일을 많이 닮았다라고 생각했습니다. ^^




닮았나요? ^^ 제가 보기엔 똑같습니다. ^^


저 역시 지난 번 포스트에 이 사진을 이용하긴 했습니다만, 위에 소개한 거든 연구소 사진들 처럼 훨씬 준수(?)한 사진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진을 통해 하나 짚고 넘어갈 점은, 이런 사진을 허락할 정도(?)로, 거든 경은 유머가 넘치는 유쾌한 사람이라는 점입니다. 물론 썰렁한 농담도 많이 하기 때문에, 과연 이 사람이 과학자가 맞나 싶은 적도 있다곤 하지만, 같이 일하면 즐겁다는 점은 과학자로서 정말 매력적인 요소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과학 대가들은 유쾌하고 즐겁습니다. 유머가 있어서 대가가 된 것인지, 아니면 대가라서 여유가 있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히 대가들은 즐겁고 밝습니다. 아마도 여러 사람들과 잘 융화될 수 있는 능력이 과학자에게 필요한 능력 중 하나라서 그런가 봅니다.. 



그의 연구실 한켠에 항상 꼴찌 시절을 잊지 않기 위해서 자신의 고등학교 성적표까지 붙여 놓았다고 하니 어느 정도의 대인배(?)인지 상상이 가시는지요?


자신의 꼴지성적을 만천하에 공개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죠.



한국에서도 꼴찌가 보란 듯이 성공하고, 주변에서 그것을 폄하하지 않는 분위기가 더욱 더 퍼져서, 거든 경과 같은 성공 스토리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한 번 실수는 그냥 실수일 뿐이고, 그 실수는 다음 성공을 위한 밑거름이 되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칩니다.


OJ


노벨상 생리 의학상 2012년에 드디어 교토대 신야 야마나카 교수가 탔군요.




언젠가 탈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빨리 타게될 줄은 몰랐습니다. 영국의 존 거든 경(교수)과 동시 수상인데 미국의 톰슨이 같이 타게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렇지는 않네요. ^^ 


일단 존 거든 경에 대해서는 추후에 기회가 되면 글을 포스팅하도록 하고 오늘은 신야 야마나카 교수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존 거든 경에 대한 글을 작성 완료 하였습니다. 보시고 싶으신 분은 클릭 ^^)


저는 아주 운좋게도 우연한 기회에 그의 강연을 들어 보았습니다. 2008년 제가 교토에 학회가 있어서 참가하게 되었는데, 그 때, 야마나카 교수가 강연을 하게 된 것이지요. 그것도 제가 중점적으로 듣는 Hair research symposium에서요. 


제가 참가한 학회는 International Investigative Dermatology 2008 (IID 2008)구요.  거기 있는 야마나카 섹션을 찾아보니 아래와 같이 있더군요. 



아주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저게 되나? 하면서 들었습니다. 그리고 연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2008.5.14) 야마나카 교수가 iPS에 대해서 Cell에 논문을 낸 것이 2006년 8월이니깐, 딱 2년이 지난 시점이였습니다. 


일단 야마나카 교수의 Cell 논문을 보시고 싶으신 분들은 여기로 들어가셔서 보시면 됩니다.


Induction of pluripotent stem cells from mouse embryonic and adult fibroblast cultures by defined factors.



pdf 파일은 여기를 타고 들어가 보세요. (2013.3.16 update)

사실 야마나카 교수는 올해 50세로 노벨상 생리의학상을 받기에는 사실 젊은 편(?)입니다. 


노벨 생리 의학상은 상이 가진 본질적 특성상, 하나의 가설이 제시되고 그 제시된 가설이 아주 큰 의미를 가진다는 것을 밝히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지요. 

역대 노벨과학상 중에서 물리관련 수상자들의 평균 나이가 제일 어리고, 그 다음이 화학상, 그리고 제일 연장자가 많이 있는 분야가 생리의학상입니다. 

물리라고 모든 것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법칙의 연계성과 실용적 연관성이 원리 발견과 동시에 응용 가능성이 보이는데 반해, 생리의학의 경우, 그 가능성이 하나의 개체에서 발견되고, 모든 생물 개체와 궁극적으로 인간까지 다 적용되어야만 비로소 가설이 인정받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실제로 이번에 상을 같이 받게 된 존 거든 경의 경우 처음 논문을 제시한 것이 1962년도라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야마나카의 경우는 아주 빠르게 받은 것이지요. 6년 만에 받은 것이니, 사실상 제일 빠른 수상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John Gurdon
John Gurdon by Rubenstein 저작자 표시
이번 노벨 생리의학상의 의미는 역분화라는 개념을 제시한 것에 있습니다. 존 거든 경은 그 가능성을 파충류(개구리에서 처음 시연을 했었죠)에서 핵 치환을 통해 실험적으로 증명하였습니다. 즉 개체 수준의 세포가 역분화하여 초기 발생 단계로 갈 수 있음을 보여 주었죠. (간단히 말하면 그렇습니다만, 실제로는 실험적 과정이 상당히 복잡합니다)

그 것을 조금 더 구체화 하고, 유전자 수준에서 역분화되는 과정을 포유류에서 보여준 것이 바로 야마나카 교수입니다. 당연히 이 과정에 대한 설명서- Yamanaka factor 를 동시에 제시했죠

Shinya Yamanaka
Shinya Yamanaka by Rubenstein 저작자 표시

야마나카 교수는 오사카 출신으로 고베 의대에서 의사 과정(MD)을 마칩니다. 1987년에 의대를 졸업하고 오사카 병원에서 정형외과 의사로서 수련을 받습니다.(일본은 우리와 제도가 조금 달라서 연수의라고 해서 전문의 과정을 대신하는 특수한 도제 수련 방식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수술을 진행하는 의사로서 수술시간이 너무 걸렸습니다. 꼼꼼함 혹은 신중함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수술을 업으로 해야하는 정형외과의사가 적성에 안 맞았던 것이였습니다. 학부시절에 럭비를 엄청 좋아했던 야마나카는 엄청난 좌절을 경험하게 됩니다. 사실 스포츠를 좋아하는 남자 의대생의 대부분이 정형외과 의사로서을 삶을 동경합니다. 

류머티스 환자를 보면서 기초 연구로 눈을 돌렸고 그 때부터 임상보다는 기초 연구를 진행하게 됩니다. 사실 심한 류머티스 환자를 보면, 정말 누구나가 다 도움을 주고 싶어하면서도 동시에 좌절감을 맛보게 됩니다. 정말 심한 환자의 경우 관절이 90도로 꺾여 있을 정도니깐 그 안타까움을 이루 말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1993년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가서 UCSF Gladstone 에서 연수를 시작합니다. 이 때 여러가지 연구 방법과 다양한 강연을 통해 시야가 커졌을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이 때 Innerarity, T.L. 교수와 주로 연구한 것이 adipolipoprotein에 대한 것이였습니다. 심혈관계 질환에 대한 연구를 주로 한 것이지요. 1994년도부터 같이 연구를 진행했는데, 클로닝부터 시작해 Transgenic mouse까지 다양한 툴에 대해서 배우기 시작합니다.  이 때  PNAS, JBC, Genes Dev 등 유수의 논문을 출판하게 되고, 그런 연구 과정은 1998년도까지 계속됩니다.

그 이후에 귀국을 해서 2000년도 부터 교신저자로서 논문을 쓰기 시작하는데 대부분의 논문이 Genomics와 연계가 있는 논문입니다. 유전체 에 대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지만, 여러 매체에서 접한 정보를 종합하면, 상당히 많이 좌절한 시기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각 실험에 대한 테크니션과 분업화가 확실히 정착된 미국과는 달리,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자신이 맡아서 해야 하는 일본에서의 연구는 상당히 힘들었던 것이지요. 실제로 연구에만 집중하기 힘든 시스템에서 연구만 집중하는 시스템과 싸운다는 것은 상당히 힘듭니다. 남들이 총을 구입해서 총쏘는 연습만 하는데 반해, 자신이 직접 총을 만들어서 총쏘는 연습을 하는 상황을 상상하시면 됩니다. 우리 나라 역시 아직 그런 부분이 많지요. 

연구에 집중하기 위해서 "나라-Nara"에 있는 연구소로 자리를 옮깁니다. 우리로 따지면, DGIST나 GIST 를 생각하시면 될 듯 합니다. 여기서 좋은 연구를 많이 진행하다가 교토대로 옮긴 것이 2004년입니다. 

이 때부터 폭발적으로 좋은 논문이 생산되기 시작합니다. 다루는 논문을 살펴보면 그것이 더 드러나는데, 많은 연구자들과 함께 공동연구를 하면서 iPS Factor 예상인자들을 찾아가는 것이지요. 물론 야마나카 교수가 주도적으로 진행을 하긴 하지만, 이 때만 해도 iPS에 대한 연구는 개념적으로 확립되지 않은 듯 합니다.  

종양에 대한 연구를 같이 진행하다가 드디어 2006년에 Takahashi K, Yamanaka S 두 사람의 이름으로 iPS 논문을 발표합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모든 것이 전설이 되어버렸죠.

단순히 실험적인 부분만 잘 한 것이 아닙니다. 국가적으로도 그 가능성을 빨리 발견해서 전폭적인 지원을 했죠. 우리나라로 따지면 국가과학자 수준의 10배 정도 되는 예산을 교토대에 폭격(?)해 주었죠.

그래서 탄생한 것이 Center for iPS Cell Research and Application 입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야마나카의 연구는 아주 중요한 연구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시점에도 아주 중요한 연구였었고, 그 가능성을 빨리 알아챈 주변 상황이 오늘날의 야마나카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생리의학의 경우, 그런 발견 자체가 아주 드물고, 발견을 했다고 해도 그 것이 전파되는 것에는 한 개인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국가적인 지원도 아주 중요하거든요. 마케팅과 임상 적용이라는 측면에서 국가적 능력이 연구 결과의 파급성을 많이 좌우합니다 

다 분화된 세포를 다시 리셋한다는 개념 자체도 신선하지만, 그 개념을 이용해서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생각을 전파시키는 것 역시 아주 중요하다는 말이지요. 

그런 면에서 일본은 훨씬 앞서가고 있는 건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게 일본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인지도 모르겠구요. 

일본은 연구 스타일 자체가 유럽풍을 받아들여서 그런지 몰라도, 혼자 깃발을 세우면서 꾸준히 한 분야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야마나카의 경우는 그런 경향에서 살짝 빗겨가긴 하지만, 한 분야를 고수한 포텐(?)이 2006년에 터진 것이지요. 

또한 일본의 경우, 학문 분야나 의학 분야를 보면 리더를 기준으로 아래로 뻗어나가는 도제식  교육이 잘 정착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모든 시너지를 만들어 내고 있죠. 물론 무조건 이래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리더와 비전을 중심으로 시너지를 만들어 내는 것은 Top-down 방식이든 Bottom-up 방식이든 아주 중요하니깐요. CiRA 를 포함한 일본 유수의 연구 그룹들이 Top-down 방법으로 세계를 호령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참고로 야마나카 교수 밑으로 교수급만 9명에 학생, 연구원은 50명이 넘습니다. 그 모든 사람들이 iPS application을 비전으로 달려가고 있다고 생각하니,세계의, 어떤 그룹이든 경쟁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느 방법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일본의 방법이 강력하고 세계에 통하고 있다는 것만큼은 사실입니다. 

우리나라에 도입하기 위해서는 거쳐야할 산들이 아주 많아 보이긴 하지만(특히 관리 교수급 인건비, 직업 안정성, 학생 관리 등) 자율적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단 야마나카 교수 수준의 아이디어와 비전이 있다는 가정하에....

Nobel prize IMG_3591
Nobel prize IMG_3591 by OZinOH 저작자 표시비영리

사실 리의학 분야에서 나온 노벨상의 경우에는 하나같이 기존의 체계를 엎을 수 있는 획기적인 발견이거나 발명인 것이 대부분입니다. 감히 이야기하건데, 현재의 우리나라 시스템에서는 한동안은 쉽게 나올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일단 획기적인 아이디어 라는 것이 쉽게 튀어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튀어나온다 해도 그걸 완벽히 보여줘야하기 때문에, 아이디어만으로 진행하기에는 리스크가 큽니다. 제가 생각하는 노벨상 가능성 있는 연구자는

1. 전문가급에 오른 사람이 
자신의 분야에서 외연을 확장하거나, 
아예 다른 독특한 접근에 올인하는 것 

- 일종의 기득권 혁신인 것이죠. 

2. 아예 처음부터 노벨상을 바라보고,
 아이템을 무수히 많이 조합해서, 
그 중 하나를 정해 일생을 받치는 것 

- 이건 리스크가 너무 크고, 
아이템이란 것이 자신의 분야를 벗어나기 아주 힘듭니다.

3. 기초분야에 완전 매진했는데, 
우연히 그 발견이 엄청난 파장을 가지고 오는 것 

- 이것 역시 연구자가 그 가능성에 대해 홍보하지 않는다면,
 요즘에는 거의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만 역설적으로 보기에는 3번이 탈 가능성이 가장 큽니다.


정도라고 보는데, 야마나카의 경우 3 혹은 1에 해당하는 것이지요. 2는 있을 순 있겠지만, 거의 존재하지 않고, 3의 경우는 대부분의 노벨상을 받은 사람이 해당됩니다. 

아주 우연하기도 하고 독특한 케이스이긴 하지만, 일본의 다나카 고이치의 경우가 아주 운이 좋은 케이스이긴 하지요. 


항상 그렇지만 노벨상은 정말 멋집니다. 내용뿐만 아니라, 모든 부분에서 정말 중요하다 싶은 것만 탁탁 골라서 상을 주니깐, 그 권위가 유지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역시 톰슨이 빠진 이유도 원론적으로는 원조가 아니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야마나카가 2006년에 쥐로 iPS cell을 만든데 반해. 위스콘신의 제임스 톰슨은 2007년 11월에 사람 iPS를 개발했죠. 위키에 있는 http://ko.wikipedia.org/wiki/유도만능줄기세포 을 보시면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노벨상이 전부다가 아니라고는 하지만, 노벨상이 정말 가치있는 상인 것만큼은 사실입니다. .

동양인으로 생리의학상을 받은 사람이 단 두 사람인데, 그 두사람이 일본 사람이면서 교토대와 연관 있는 것을 아시나요? 도네가와 스스무와 이번에 탄 신야 야마나카. 단 두사람 뿐입니다. 동양인으로.  사실상 도네가와 스스무 역시 교토대 석사까지 나오고 미국 가서 거의 외국에서 활동했기에, 신야와는 케이스가 조금 다르긴 하지만, 교토대의 저력은 대단하지요. 

공교롭게도 도네가와 스스무는 면역학으로 상을 받았기에, 면역학 강의 중에 종종 언급이 됩니다. 여하튼 노벨상이 상의 하나이긴 하지만, 그 상이 가지는 의미는 여느 사람의 생각보다 훨씬 큽니다. 

실험적 가치가 크기 때문에, 노벨상을 받는 것이지, 노벨상을 받았기 때문에 가치가 더 커지는 것은 아니라는 말을 꼭 하고 싶네요.

포항공대에는 "미래의 한국 과학자상" 이라는 미래 노벨상 수상자를 기념하는 터가 있다죠. 



언젠가 한국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타나 채워지길 바라면서 글을 마칩니다.

FineQ_OJ


야마나카 교수에 대해서 더 알고 싶으신 분은 2009년도에 nature에 나온 commentary를 참고하시면 될 듯 합니다


(클릭하시면 이동하고, 영어 원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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