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ews.joins.com/article/20366649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 미국서 대학교수로 임용

한국의 첫 우주인 이소연(38)씨가 미국에서 대학교수로 임용됐다.25일(현지시간) 미국 지역 인터넷매체 조이시애틀에 따르면 이소연씨가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지역에 있는 피어스 칼리지의 겸임교수(adjunct professor)임용돼 가을학기부터 강단에 선다.보도에 따르면 UC버클리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마친 이씨는 박

news.joins.com

 

많은 사람들이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 씨를 비난하거나 지적합니다. 물론 충분히 공감가는 이야기이고 저 역시도 아쉽지만, 이 사안을 조금 다르게 보고자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사람을 비난하기보다는 이런 상황을 만든 시스템을 개선시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잘 아시겠지만, 사건의 발단을 살펴보려면, 2004년도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1) 2004년도에 과학 기술부에서 우리나라 최초 우주인을 만들겠다는 일념(?)하나로 2004년도 4월 21일 과학의 날을 맞이하여, 우주인 선발을 모집함.
1-1) 여기 가 보시면 알겠지만, 아주 세세하게 선발 기준을 마련하였고, 러시아와 우주협력협정도 맺음. http://news.joins.com/article/395357

2) 전국민을 대상으로 모집을 하였고, 대대적인 전국민 홍보와 방송국의 합작으로 2006년 4월부터 12월까지 선발 과정을 거쳐, 최종 후보 1위 고산씨와 2위 후보 이소연 씨를 2006.12.25일에 뽑았습니다. 그 과정을 보시려면, http://www.hani.co.kr/a…/science/science_general/180321.html 여기 가셔서 보시면 됩니다.

3) 두 명은, 러시아에 가서, 우주인이 되기 위한 훈련을 2008년까지 받았으나, 1위 후보였던 고산씨가 보안 관련 훈련 규정 위반으로 불과 한달 앞두고 2008년 3월 10일에 우주인 후보 고산씨에서 이소연씨로 교체.(그와 관련한 고산씨 인터뷰 http://monthly.chosun.com/client/news/viw.asp - 한동안 멘붕 왔다고 함...)

3-1) 사람들 마음 속의 1위였던 고산 후보가, 2위 이소연으로 변경되고 안티팬들 양성. 그렇지만 규정 위반은 없었음.

4) 이소연씨 2008년 4월 8일 8시 16분 39초에 우주로 순간 이동~ 11일간 체류. 오만가지 과학 실험 수행.
4-1) 참고로, 처음 선발부터 우주 이동까지, 우주인 배출 사업에 총 256억 2천200만원 투입. 2000원짜리 짜장면 1281만 그릇, 전국민이 블랙데이에 오순도순 나눠먹을 수 있는 양임.(커플은 안되요~)

5)우주 갔다오고 나서, 당당하게,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선임 연구원으로 근무.
5-1) 핵심포인트, 이때 우주인 선발 이후 조건은, 2년간의 선임 연구원 의무 복무 규정밖에 없었음. 당연히 더 오래 일하거나, 해외로 안 나갈 것이라고 윗대가리(?)선에서 생각한 듯.
5-2) 선임 연구원 기간 동안, 강연도 하고, 광고도 찍고 승승장구~ 연간 강연료 8천만원 정도. 광고료는 아몰랑~

6) 2012년 8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허가"를 받아 UC 버클리 Haas MBA 고고싱~ (사실상 이 기간 부터 한국보다는 미국 체류)

7) 2013년 8월 캘리포니아 우리 동네(OC)에서 재미교포 검안사(미국 국적)와 결혼

8) 2014년 6월 항공우주연구원 퇴사~ 본격적 미국 고고싱.

9) 2016년 8월 현재 미국 피어스 칼리지 겸임 교수로 근무.
9-1) 한국인들에게 2014년 부터 "우주급 먹튀" 혹은 "우주 관광"으로 나노 가루가 되도록 빻이고 있음. 최근 미국 교수직은 더 불을 붙이는 상황. 참고로 그럴 가능성은 없겠지만, 이소연씨가 시민권을 취득하고, 한국 국적을 포기하면, 우리 나라는 다시금 최초 한국 우주인이 사라지는 상황. 다시 선발 고고싱??

 

과연, 이 사건에서 이소연씨의 잘못을 차치하고, 시스템적인 잘못은 없을까요?

 

충분히 생각해 볼 만한 사안입니다.

 

우리나라는, 개인에게 책임을 많이 부여하고, 개인의 선택보다는 그 사람이 받은 혜택, 그리고 "그 사람에게 해준 게 얼만데.." 하는 올가미를 씌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소연씨가 우주인 선발에 지원했고, 그 과정에서 부정이 존재하지 않았고, 의무 기간조차 2년으로 설정한 상태에서, 한국 우주인 이소연의 먹튀에 대한 비난은,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도 가끔해 봅니다.

 

과연 한국 최초 우주인을 만드는 시점에서, 단순 홍보나, 뽑으면 "알아서 잘 하겠지" 하고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나요? 제대로된 후속 연구나 활용 방법을 마련하기 보다는, 개인에게 그저 이만큼 해줬으니 당연히 남아야 하는 것 아니냐? 라고 생각만 하고 있었던 것 아닐까요?

 

제대로 된 비전을 제시해서, 그 사람이 한국에 남는 것이 훨씬 더 개인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이소연씨에게 설득하지 못한 것은 아닌가요? 파격적 대우라고 하면서, 그저 선임연구원으로서 한국 최초 우주인으로서 공주 대접받으라고 한 것은 아닌가요? 그리고 맹목적인 애국심에만 의지하고, 그것을 은연 중에 강요만 했던 것은 아닌가요?

 

그리고, 과연 나 자신에게도, 저런 사람에게 세금을 투자해서 아깝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요? 그리고 저 사람의 행동을 비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물론 저 역시도 충분히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저 사람을 비난하기 보다는, 저렇게 만든 상황과 시스템을 비난하고, 저렇게 "떠날 사람"을 뽑지 않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안타깝게도 당시 선발 위원과 국민들은 그런 눈이 없었던 것이지요. 2위이긴 해도, 어쨋든 후보자리까지 갔으니, 우주인으로 선발되었으니깐요.

 

그리고 치명적일수도 있지만, 그 사람이 가진 외모로 그 행위가 더 가속화되고 혐오감이 더 확대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으신가요? 외모와 그 사람의 능력은 비례하지 않고, 독립 인자인데, 은연 중에 이를 연관시키는 것은 아닌가요?

 

전형적인 무계획, 전시행정의 주인공이 되어, 할만큼 하다가, 자신의 인생을 찾아간다고 해서 크게 비난받아야 하는 상황인 것인지... 오히려 이를 기획하고, 제대로된 후속 기반을 잡지 못한 사람들을 비난해야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절대적으로 후자가 정답이에요. 대부분의 경우에는.

 

260억은 결코 작은 돈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런 큰 돈이 잘못 쓰이는 것은 개인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시스템의 부재이고, 집단 병신론의 예시입니다. 아무쪼록 이 사건을 통해서 돈을 쓰는 사람들이 제대로 배우길 바랍니다.

 

아울러, 바이오 관련 연구비도 저렇게 한 사람에게 몰빵하다가 집단 병신론이 대두될 수도 있다는 걸 명심했으면 좋겠습니다. 한 사업단 돈의 크기는 얼추 비슷할껄요.

 

아.. 더 클 수도 있겠구나. 집단 "대"병신론이 나올수도..

 

중국을 포함해서, 한국, 일본, 중국, 몽고, 대만을 미국에서는 동아시아(East Asia)라고 부른다. 일본과 한국, 대만, 중국 4개국을 극동 아시아(Far east)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처음에는 중동(Central Asia)과 구분하기 위해서 위해서 쓰는 용어인 줄 알았다. 아메리카, 유럽,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그리고 아시아로 나누는 입장에서는 한국은 아시아에서도 분명히 동쪽에 있는 것은 맞기에 그냥 그러려니 하였다.   

 

그리고 극동 아시아라는 용어 자체도 아시아 기준으로 본다면, 태평양과 접해진 동쪽 끝이기 때문에, 그렇다는 생각을 했지, 지리적으로 극동이라고 불리는 정확한 이유를 알지 못 했다. 말 그대로, 용어가 그것을 의미하는지는 알았지만, 진정한 실체와 그렇게 불린 원인을 몰랐던 것이다. 사실, 미국, 유럽의 관점에서 세계 지도를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더 그런 것일 수 있다. 

 

(네이버 지도 - 우리나라가 세계의 중심에 있다)

 

정말 우연하게, 네이버 블로그를 이용하면서 지도 기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어디 있는지 살펴보고 있는 도중에, 랩에 있는 대학원생 친구가 내가 보고 있는 "세계지도"를 보더니 너무 놀라는 것이었다. 이런 세계지도는 처음 본다면서. ^^ 왜 자신의 고향이 있는 멕시코가 동쪽에 있고, 한국과 일본이 지도의 중심에 있느냐면서.  

 

그러면서 자신이 항상 보아왔던 세계 지도를 구글에서 보여 주었다.

 

(미국, 유럽, 아프리카가 중심에 있는 세계지도)


이 간단한 세계 지도 하나로 "왜 우리나라가 극동 아시아였는지"가 단숨에 해결되어 버렸다. 이 지도에서는 유럽과 아프리카가 지도의 중심에 있다. 그리고 이 기준에서 보자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 중국이 동쪽에 있다. 더 정확히 "극동"쪽에 있다. 그런 연유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4개국은 "극동" 아시아인 셈이다. 그들의 기준을 따르면, 지리적으로 완벽하게 우리나라는 동쪽에 있는 셈이다.  


사실, 모두가 알듯이 지구는 둥글다. 그리고 둥근 구체를 사각의 평면으로 나타내는 것은 실제로 불가능하지만, 홀로그램이 상용화되지 않는 한 모든 기록은 이차원 평면으로 남길 수밖에 없고, 세계 지도 역시 그 형태를 따랐다. 하지만, 세계 지도를 그리는 관점은 분명히 대륙마다 달랐고, 유럽과 아메리카의 시야는 우리나라와 너무나도 달랐다. 아프리카가 중심에 있고, 대서양이 지도 중간에 존재한다.  

 

우리네 입장에서는 아프리카와 미국이 아주 먼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상 그들의 눈으로 보자면, 미국에서 한국으로 가는 것이 아프리카로 가는 것이 훨씬 더 심리적으로 더 멀게만 느껴진다. 따지고 보면, 단순한 지도, 시각의 차이일 뿐인데, 지도 하나로 나라를 접하는 심리적 거리감 자체가 달라지는 것이다. 

 

이 사건을 통해서 정말 깨달은 바가 많았다. 단순히 세계 지도 하나이긴 하지만, 실제로 어떤 사물이든 관찰하는 관점에 따라서 다양한 상황이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새삼 깨닫게 된 것이다.  

 

가끔씩 논문을 읽다가도 특이한 경험을 할 때가 종종 있다. 논문에 나온 데이터가 저자들이 주장하는 바와 아주 비슷하게 흘러가는 것 같지만, 해석이 애매한 데이터 혹은 주장과 맞지 않는 데이터가 등장하는 경우에, Discussion 부분에서 주장에 맞는 해석을 끼워 넣는 것이다. 디스커션이라는 항목 자체가 최초 데이터를 분석하고, 그 근거를 추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리고, 어디까지나 디스커션은 해석하는 것이기 때문에, 잘못 해석했다거나,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의견 역시 대가가 쓴 주장이라 할지라도, 항상 "세계 지도"처럼 보는 "관점"이 과학적 진실과는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 같다.

 

(Dyson 사의 날개 없는 선풍기와 이름 없는 날개 있는 선풍기. 관점을 바꾸면 혁신이 가능하다.)

 

더 조심해야 할 것은, 다양한 데이터들 중에서 자신의 관점과 맞는 데이터만을 취사선택하는 것이다. 물론, 실험에는 분명히 시행착오가 존재하고, 그 과정에서 이 결과가 진짜 맞는지 확실할 수 없을 때도 있다. 하지만, 스토리가 있는 상황에서 그와 상반된 데이터가 나온다면, 단순히 넘어가서는 절대 안되는 것 같다. 결국 그게 맞을 수 있고, 다른 관점도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데이터는 데이터 자체가 일관되고, 누가 해도 재현 가능하다면은, 더 큰 발견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스토리와 반대되는 창의적인 데이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과정에는 다른 관점에서 세계 지도를 보는 것과 같은 경험이 필요한 것 같다.

 

과학자의 입장에서는 일반적인 과학 상식이나, 당연히 알고 있는 지식들도 다른 직업에 있는 사람들이 관찰하면 전혀 색다를 수가 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런 경험을 많이 하고 있고, 거기서 엉뚱하지만 참신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나와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들과의 Casual한 만남이 개인적으로는 너무나도 즐겁기도 하다. ^^   

 

우연히 나의 입장에서는 아주 독특한 세미나에 참석한 적이 있다. 디자이너의 관점에서 전자 제품이나 시중에 나오는 공산품들을 분석하는 세미나였는데, 정말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많았고, 한동안은 세상이 새롭게 보였다. 이제는 식상해 보이기까지도 한, 다이슨의 선풍기는 "당연히 있어야 할 날개가 없는데, 아이들에게 날개가 위험할 수도 있다"는 발상에서 시작되었다. 어떻게 날개가 없는 선풍기가 있을 수 있어라는 고전적인 관점은 결국 극복되었고, 아주 창의적인 회사가 되었다. 혁신이랑 항상 이렇게 등장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혁신은 패러다임 쉬프트를 유도한다.

 

당연하게 봐 왔던 것들이 더 이상 당연하게 보지 않는 것!!!

 

직업을 가진 누구에게나 필요한 상식과도 같은 명제이지만, 결코 쉽게 가질 수 없는 습관 중 하나인 것 같다. 특히나, 사물을 해석하고, 자연 현상의 원리를 궁금해하는 과학자에게는 정말 더 필요한 능력인 것 같다.  

 

오늘부터 우리가 당연히 이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관점을 다르게 조금 비틀어 바라보는 것은 어떨까? 


(호주를 기준으로 보는 세계 지도 - 너무나도 독특한 시야이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들이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 

모든 것이 상대적일 수 있는 상황에서 절대적인 지식을 추구하는 것.


이것이 오늘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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