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의과대학에만 있는 다소 복잡한(?) 학위, 자격증 등에 대해서 글을 써볼까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 의과대학은 현재 의전원의대 두가지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졸업한 사람이 받는 학위의 종류가 다릅니다. 하지만, "의사"가 되는 자격은 같기 때문에, 종종 학위와 자격증에 대해서 물어보면 의사 각자가 서로 다른 대답을 하기 마련입니다. 아울러, 의학 박사의사,  MD, MDPhD 등 다양한 타이틀이 있는데, 환자 입장에서 보면, 도대체 뭐가 뭔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미국에서 의대를 졸업한 사람(대부분은 의전원이죠)을 의학 박사라고 부르는데, 우리는 그렇지 않아서 헷갈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그 부분을 가급적 정확히 설명하고자 합니다. 


일단 학위부터 먼저 살펴 보죠. 


일반적으로, 예과를 거쳐서 의대를 졸업하게 되면 "의학사"를 받게 됩니다. 저 역시 의대를 졸업한 의사이기 때문에 의학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 예과 과정이 자연대에 있는 경우, 예과를 "수료"했다고 하기도 하기 때문에, 두개의 학제(예과, 본과)가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실제 성적표를 떼어 보면 분리된 곳도 있고, 합쳐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의대를 졸업하면 공식적으로는 "학사" 입니다. 이공계를 졸업한 사람이 공학사나, 이학사를 받고 법대를 졸업한 사람이 법학사를 받는 것처럼, 의대를 졸업하면 "의학사"를 받게 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합니다. 그래서 의대만 졸업한 경우에는 학사 졸업 상태입니다. 다른 학부를 졸업한 후에 의대로 편입했다 해도, 의대를 졸업하면 여전히 의학사입니다.


그에 반해, 의학전문대학원을 입학해서 졸업하게 되면 "의무석사"를 받게 됩니다. 물론 간혹, 학교 별로 의무석사 대신에 의학사를 다시 주는 경우도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은 "의무석사"를 받습니다.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자격 조건이 학사를 마친자 혹은 학사를 마칠 예정인 자이고, 과정의 이름 자체도 대학이 아니라, 대학원이기 때문에 당연히 "석사"를 받습니다. 


의대나 의전원이나, 교육과정 자체는 거의 동일하고, 과정을 마친 후에, 의사가 될 자격을 준다는 점에서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만, 한 쪽은 "의"학사를 받고, 한 쪽은 "의무"석사를 받는 것이죠.



이 과정에서 많은 논의가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의전원과 의대를 동시에 운영하는 일부 학교의 경우, 교육받는 과정은 거의 동일한데 ("거의"인 이유는 여기서 언급하는 문제 때문에, 학교별로 레포트 등으로 "조금" 차이를 두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받게되는 학위가 다르기 때문에, 졸업 후의 대학원 진학 등에서 차이가 생기게 됩니다. 또한, 의대 본과 4년이라는 같은 교육과정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학위를 주는 것이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의견이 항상 거론되었습니다. 물론 입학과정이 다르고, 자격도 다르기 때문에, 다른 학위를 주는 것이 논리적으로 맞지만, 같은 "교육"을 받았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같은 "학위"를 주는 것이 맞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죠. 


여하튼, 학위라는 측면에서는 의학사와 의무석사를 가지고 있으면, "의사 면허 시험"을 칠 자격이 생깁니다. 그리고 의사 면허 시험을 합격하면 국가에서 수여하는 "의사 면허증"을 받게 됩니다. 그러니깐 따지고 보면 "학위"와 "의사 면허증"은 엄연히 다른 것이죠. 하지만 거의 동일하게 이용되는 이유는 의대를 졸업한 대부분의 사람이 의사 면허증을 받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의학사를 받았다고 해서 모두가 다 의사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극단적인 예로, 의대를 다니던 도중, 조현증(정신분열증)이 생겨, 의사 국가 고시를 칠 자격을 잃어, 시험을 치지 못하는 경우도 주변에 있었습니다. 


요약하자면, 의대는 의학사, 의전원은 의무석사라는 학위를 받고, 이는 의사 면허증과는 다르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학사와 석사로 다르긴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거의 차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학위로는 "의학 석사"가 있죠. "의학 석사"는 엄연히 "의무 석사"와는 다릅니다. 의무 석사가 전문 자격 석사(의사 고시를 칠 수 있는 자격을 주는 학위)인데 반해, 의학 석사는 의학 계열에서 받는 석사 학위입니다. 따라서, 의학 석사를 받는다고 해서 의사 면허 시험을 칠 자격이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특히, 의대에서 연구를 수행하거나, 대학원을 하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에게 항상 설명 혹은 대답해야할 일이 생기는 연유이기도 합니다. 의학 석사는 대부분이 의학사를 받은 사람이 거치는 과정이긴 하지만, 요새는 의대 대학원이 연구에 많은 관심을 가지면서, 의학사가 아닌 다른 계열에서 온 학사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학사, 공학사, 법학사 등의 사람이 대학원에서 의학 연구를 통해 석사를 받으면 "의학 석사"가 되는 것이죠.


"의학 박사"도 의학 석사와 마찬가지 맥락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의대에서 대학원을 다녀서 박사 학위를 마치는 과정인 셈이죠. 따라서 "의학 박사"라고 해서 모두가 의사는 아닙니다. 의사가 아닌 사람도 의학 연구에 관심이 있어서, 의대 대학원에 있는 교수님을 지도교수님으로 해서 연구를 진행해서 학위를 받는다면, 이 사람은 공식적으로 의학 박사를 받게 됩니다. 최근에는 의대 내부에서도 의과학과를 개설해서, "의학 박사"를 받는 의학과와는 다른 "이학 박사"를 주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 


요약하자면, 의학 석-박사는 일반 자연대나 공대 등에서 받는 석-박사와 같은 학위라는 점이고, 꼭 의사일 필요는 없는 것입니다. 경우에 따라서 의대에서 학위를 해도 이학 박사를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반 환자들이 오해하는 것 중 하나가, "의학 박사" "전문의"라는 용어와 같다고 생각하는 점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두개가 전혀 다른 체계이고, 전혀 다른 용어 입니다. 


"박사"는 학위의 일종이고, "전문의"는 자격의 일종입니다. 따라서, 두 개는 전혀 별개의 것입니다. "박사 학위가 있다"는 것은 학문에 대해서 심도있게 연구를 진행했다고 보면 되고, "전문의를 땄다"는 것은 진료 분야 중 한 분야(예를 들면, 내과, 소아과, 산부인과 등)에 심도있게 수련받았음을 의미합니다. 전문의와 진로에 대한 소개는 이 두 글에서 참고하시면 됩니다. 


의대를 졸업하고 난 이후의 진로들 - 인턴과 전공의 

전문의는 도대체 뭐야? 


일반인들이 이렇게 오해하는 이유는, 일본의 수련 제도 영향이 큽니다. 아주 예전에 전문의 제도가 자리잡기 전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일본의 "도제식 수련" 이 일반적이였습니다. 전문의 과정이 마치 학위의 한 과정처럼 인지되어, 지도교수님께 교육을 받으면서 동시에 의대에서 학위를 진행하는 것이였죠. 사실상 "전문의 과정 = 박사 학위" 인 것처럼 이용되었죠. 


예전에는 지금처럼, 국가에서 전문의 자격증이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타인에게 자신의 "전문성"을 보여 주기 위한 방편으로 "의학 박사"를 이용하였던 것이었죠. 아울러, 전문의 과정에서 배우는 학문의 양과 깊이가 박사 학위에 준함에도 불구하고, 전문의를 딴 후에도 여전히 학위는 "학사"로 머문다는 일종의 자격지심도 한 몫 하였던 것도 사실이였습니다. 당시, 권위를 세우기 위해서는 "박사"라는 타이틀이 주는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었던 셈이였지요. 당연히 일반인이 느끼기에는 "의학 박사=전문성 있는 의사" 의 방정식이 성립되었던 것이죠.



하지만 최근에는 "전문의"라는 자격 제도가 정착되면서, 굳이 "의학 박사"를 하지 않는 경우도 많아 졌습니다. 의학 박사는 대학원에서 심도있게 의학이라는 "학문"을 다루는 것이기 때문에, 환자를 보는 실질적 수련 과정이랑은 직접적 연계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에 반해 "전문의"는 다양한 환자를 보면서 실질적으로 치료하는 과정과 연관되기 때문에, "학문"을 공부한다기 보다는 "경험 혹은 수련"과 연관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예전처럼 병원에 걸어 놓기 위한 "의학 박사"를 하는 경우가 많이 줄어든 것이 사실입니다. 


학위에 관련하여, 정리하면


학사 - 예과, 본과를 졸업한 의대생이 받는 학위 - 의사 면허 시험칠 자격 부여.

의무석사 - 의전원을 졸업한 의대생이 받는 학위 - 의사 면허 시험칠 자격 부여.

의학석사 - 의대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한 학생이 받는 학위 - 의사 면허 시험칠 자격 없음.

의학박사 - 의대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한 학생이 받는 학위 - 의사 면허 시험칠 자격 없음.



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혹시 궁금한 사항이 있으시면 댓글로 문의 주시구요. 조만간 2편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

안녕하세요. MDPhD.kr의 Main editor "오지의 마법사"입니다. 가끔 이메일로 필진들에 대한 문의글이 가끔 오기도 합니다. 개별적으로 블로그를 운영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대부분 운영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분들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자세히 알 기회가 없기도 합니다.


본 블로그의 운영 취지가 "다양한 연구를 하는 의과학자들의 교류 활성화""의과학 연구를 시작하는 사람들의 시행착오를 줄이자"는 것이기에,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를 수행하는, 각기 다른 필진들에 대한 소개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간략한 프로필 소개는 요기 링크에 있습니다만 ^^ 개별적인 포스팅으로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자 합니다. 


그래서 연속적으로 필진들에 대한 소개글을 올리려고 합니다. 순서는 다분히 랜덤입니다. ^^ 사실 제가 필진들 대부분과 개인적인 친목을 도모하고 있기에, 질문 역시 제가 아는 선에서, 나름 맞춤형(?)으로 진행해 보았습니다. ^^ 제가 4-5개의 질문을 하고, 답변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아무쪼록 필진들에 대한 충분한 소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Kerorosw (케로로SW)


현소속: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인제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부산백병원 임상약리학과


학교: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 교실 석박사 통합과정


한 마디 소개: 약물유전체학 전공


특이 사항:

약물 관련 분야 연구자로 거듭나기 위해서 in vitro, in vivo, in silico를 모두 경험하고 있습니다.



1. 의대를 졸업하고 나서, 대부분이 임상을 진학하는데 반해, 선생님께서는 기초 의학을 선택하셨고,약리학이라는 학문을 선택하셨는데, 그 이유는 뭔가요?.


저의 경우에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선배들이 의과대학 졸업 이후 약리학교실 진출해 있었습니다. 그래서 진로 결정시 선배들과의 면담 과정에서도, 다른 분야 보다 약리학에 대해서 많이 듣게 되었고, 또한 저희 학교의 약리학 교실이 연구를 활발히 하는 것으로 학생들에게도 알려져 있어서 진로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빨리 연구를 진행하고 싶은 마음에 졸업 이후 병원 인턴을 하지 않았는데,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 생각해 인턴 경험의 여부는 연구 자체에는 아주 많은 영향을 미치지는 않기 때문에 본인들이 스스로 결정해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재 인턴제도의 폐지가 논의되고 있지요...



2. 약리학자로서, "약리"라는 학문이 가진 매력이나, 장점, 또는 공부하시면서 느낀 을 알려 주세요.


약리학은 약물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다루기 때문에, 임상 과 혹은 타 기초 의학 교실과의 연구와 다른 특징을 가지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보통의 과에서는 연구 주제가 자기 과에서 다루는 질병에 초점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모든 임상 과의 대부분 질환에서 치료 전략으로 약물 적용되기 때문에, 약리학과의 연구 범위는 특정 약에 대한 기전 연구가 수도 있으며 내가 관심 있는 약물이 사용되는 임상 과와의 공동 연구도 얼마든지 진행할 있습니다. 신약 개발 또한 약리학의 분야로서 연구되고 있기 때문에, 의학에서 질병과 약물에 관한 광범위한 연구 범위를 약리학 안에서 아우를 있습니다.



3. 임상 약리학으로 커리어 전환을 하면서, 현재 하고 있는 분야에 대한 간략한 설명해 주세요.


기초 약리를 5년간 수련하고, 임상 약리를 새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의학을 전공하고 기초 약리를 공부하는 내내 크게 느꼈던 점은, 약물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기초 약리와 임상 약리를 함께 적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전부터 임상 약리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가지고 있었습니다. 


기초 약리학에서 약리 분야 연구의 in vitro, 임상 약리학에서 약리 분야 연구의 in vivo in silico 담당하고 있다고 크게 있습니다.


임상 약리학에서는 신약의 임상 시험만을 담당한다고 많이 알려져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임상 시험을 통한 약물의 in vivo study, TDM(therapeutic drug monitoring, 치료적 약물 모니터링) 통한 임상 진료 서비스 in vivo 약물 작용의 in silico modeling 적용의 확인, 그리고 in vitro 연구 결과를 in vivo에 적용하는 SimCYP 등 많은 세부 분야가 존재하며, 연구 수행 시에도 약동학(pharmacokinetics), 약력학(pharmacodynamics), 약물유전체학(pharmacogenomics), 계량약리학(pharmacometrics) 들 조합을 통해서 나만의 학문 분야를 개척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임상 약리학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in vitro 기초 약리학적 지식이 더해져야 합니다.



4. 임상 약리학이나 기초 약리학에서 필요한 사항이나 자질 - 학생들이 분야를 선택한다면 어떤 부분을 강조하고 싶으세요.


임상 기초 약리에서는 현재 다양한 분야의 전공을 가진 사람들이 연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의학, 간호학, 약학, 화학, 생물학, 생명공학, 통계학 등이 대표적으로 약리 분야에서 종사할 도움이 되는 학부 전공입니다. 하지만 외에도 병원 경영, 제약 공학 관련 분야를 공부한 연구원들도 약리에서 각자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2 에서 설명 했듯이, 약리는 많은 임상 분야에 발을 걸치고 있기 때문에 약리 전공 대학원 졸업 대학과 병원, 국공립 연구소, 그리고 제약 회사까지 다양한 분야로의 진출이 가능합니다.



이상이 Kerorosw (케로로SW) 선생님의 이야기였습니다. ^^ 더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댓글로 질문하시면 됩니다. ^^

의생명 과학 분야의 학부 학생들이나 병원의 전공의(레지던트)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자주 듣게 됩니다. 

특정 관심 분야에 대한 연구를 하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고 막막합니다.”

저도 현재 의과학자의 길을 가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확실한 정답을 제시할 수는 없겠지만, 제 경험 안에서, 만약, 친동생이 의과학자의 길을 걷는다면이라는 가정에서, 의과학자가 되는 길 혹은 주고 싶은 조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24/7
24/7 by Ilho Song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공부란 무엇일까요? 사전에도 정의되어 있습니다.  학문이나 기술 등을 배우고 익힘” (출처: Daum 국어사전). 그리고 공부에도 수준이 있습니다우리가 흔히 말하는 초등중등고등 교육이 그것이죠하지만 학문적으로 공부보다 높은 수준이 있다면 연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연구와 공부의 차이는 새로운 지식을 밝혀내는가 누군가 이미 발견한 지식을 익히는 이겠지요.

대학원의 고등 교육은 바로 연구를 하기 위한 방법을 배우는 마지막 교육 과정입니다. 그래서 내가 관심 있는 분야 연구를 하고 싶으면 분야를 연구하고 있는 대학원에 진학해서 구체적 연구 방법을 배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학문의 가장 높은 수준인 연구를 스스로 수행할 있는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서 학부라고 불리는 병아리 시절부터 미리미리 준비를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1. 일단 학부 공부를 열심히 하세요.

여러분이 학부 시절에 배우는 미생물학, 유전학, 화학, 생화학, 생물학 등은 나중에 관련 분야 다른 연구자들과의 소통에 필수적인 기본기입니다. 그리고 2번에 기술한 각종 논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연구에 사용되는 terminology (용어)들을 알아야 하는데, 교과서에 배워야할 모든 것들이 나와 있습니다. 연구라는 나라에서 사용되는 언어를 익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하시면 쉬울 같습니다.

  5 tool player라고 불리는 추신수 선수. 야구도 연구도 기본기가 중요합니다.

다분히 EBS의 정답같은 문장이긴 하지만, 어느 분야이든 기본기는 중요합니다. 기본기 없이는 심도 있는 응용력을 연구에 적용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학부 과정을 놓쳤다고 한다면, 최소한 대학원 과정에서 배우는 course work만이라도 심도 있게 공부하길 권장합니다.


2. 관심 분야 논문을 찾아서 읽어보세요.

내가 미래에 연구하고 싶은 나만의 관심 분야에 대한 논문을 검색해서 읽고 공부해 보세요.

논문은 크게 original research article review article 있습니다. Original research article 편의 연구 결과를 적은 논문으로서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논문을 생각하면 될 듯 합니다. Review article 특정 분야의 수준급 연구자들이 여러 original research article 참고하여 분야에 대한 지식을 정리한 논문입니다. 고수가 하수를 위해 정리한 요약집 같은 것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논문에 대한 검색은 구글 학술검색과 pubmed 검색을 추천합니다.

구글 학술 검색. 보통 "구글 스칼라"라고 하죠. 개별 인용지수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http://scholar.google.com/

Pubmed !! 논문의 창고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양한 논문이 있죠. http://www.ncbi.nlm.nih.gov/pubmed

처음에 논문 편을 완전히 이해하면서 읽는데, 달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도 있지만, 모르는 것을 찾아보고 계속 공부하면서 읽다 보면 나중에는 논문 편을 시간이면 읽을 있게 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속독으로, 대충 그림만 봐도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는 수준까지 되기도 합니다. 

평소에 관심 분야 논문을 읽으면, 3번에 기술한 경험하고 싶은 연구실 검색에 도움이 되고 앞으로 내가 관심 분야를 연구하는데 있어서 어떤 "연구 기법 필요한지,  이 학문 분야의 연구 방향과 최근의 유행  많은 정보를 얻을 있습니다.


3. 관심 분야 연구실을 학부 기간 동안 경험하세요.

학부 1학년부터 관심을 가진다고 가정한다면, 학부 4학년을 마칠 때까지 방학이 7 정도 주어질 것입니다. 동안 방학마다 나의 관심 분야를 연구하는 연구실을 찾아가서 인턴 하실 것을 권장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시간이 틈틈이 관심 분야 연구실을 인터넷 검색이나 선배들의 조언 등으로 찾아 놓으십시오. 동일 분야를 연구하는 연구실들도 각자 세부 연구 분야와 방향, 연구 분위기, 사용 테크닉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개인의 경험 유무가 진로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방학기간 7번 정도면, 우리 나라에서 자신의 관심 분야 유명 연구실 정도는 전부 경험하실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구 주제교수님도 중요하지만, 잘 가르쳐 주느냐 아니냐, 

실험실 분위기가 좋으냐 안 좋으냐도 아주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검색 및 추천으로 관심 분야 연구실을 찾은 이후에는 연구실에서 나온 논문들을 미리 읽어보고, 해당 연구실의 책임 교수님께 이메일을 보내서 인턴을 하고 싶다고 허락을 받으시면 됩니다. 학부생이기 때문에 교수님들께 과감하게 메일을 드리는 것을 두려워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기본적인 예의만 갖추어서 메일을 보내면 친절하게 답변해 주실 것입니다.


4. 졸업 진학하고 싶은 연구실이 있다면 선택하고 꾸준히 나가세요.

만약 3 과정을 하다가 진학하고 싶은 대학원 연구실이 생긴다면 교수님께 허락을 받고 방학뿐 아니라 학부 기간 중에도 꾸준하게 연구실에 나가보세요. 이런 노력 없이, 나중에 졸업 뜬금없이 지원하는 것보다 대학원 진학 성공률도 높을 아니라, 학부 시절부터 대학원 분위기나 기초 테크닉 등을 익혀 놓으면 시야 넓어지고, 연구의 연속성도 크게 향상 시킬 수 있습니다. 현실적으로는 대학원 1학기 시작시 출발점이 다르므로, 대학원 입학 동기들보다 훨씬 앞서 나갈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진학할 대학원 및 내가 앞으로 교수가 되고 싶은 대학을 국내에만 한정시키지 마세요. 외국 대학원도 검색하고 마음에 드는 곳이 있다면 미리 준비해서 졸업 이후에 도전해 보세요. 요새는 재정적인 문제로 혹은 실험실 수준의 문제로 무작정 해외에 나가는 것이 항상 좋다고 말할 수 없지만, 자신의 분야에서 글로벌하게 성장하고 싶다면, 해외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다만, 남자라면 군문제가 해결되어야 하겠죠.


이상이 동생이 의과학자의 길을 걷는다면 이라는 가정에서 시작한, 의과학자 진로 조언입니다. 실제로 제 동생은 공학을 전공하고, 기업에 취직했기 때문에, 이 조언을 볼 가능성은 없겠죠. 하지만, 현실적으로 위 조언을 따라, 학부 생활을 한다면 훨씬 더 흥미롭고 재미있는 의과학 연구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지난 번에는 의대를 졸업하고 난 이후의 진로 중 임상 의학자 진로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여기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오늘은 기초 의학자와 임상 의학자에 대한 진로 차이에 대한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최근 들어서 심도있는 연구를 많이 진행하시는 임상 의학자들이 많이 계셔서, 연구자라는 관점에서 사실상 두가지를 구분하는 것이 큰 의미는 없을 수도 있습니다만, "진로"라는 측면에서 접근해 보고자 합니다. 


의과대학을 졸업을 하게 되면 의사 국가 고시를 치게 되고, 거기서 합격을 하게 되면 의사 면허증이 나오게 됩니다. 그 이후에, 대부분은 임상으로 진로를 선택하지만, 일부(전국으로 본다고 해도 대략 1년에 30명이 채 안 되는 것 같습니다. 1년 졸업생이 대략 3300명 정도라고 생각한다면 1%도 채 안되는 비율입니다.)는 임상과는 다른 길을 걷게 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임상"직접 환자를 대면하고, 치료하고, 처치하는 일련의 과정을 의미합니다. 인턴, 전공의가 아니더라도, 공중보건의사, 일반의(GP)들도 모두다 임상 과정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환자를 만나고, 진단을 하고, 그에 따른 처치와 치료, 혹은 수술을 하는 모든 상황을 임상이라고 합니다. 한마디로 이야기 하자면, 일반적인 "의사"인 셈이지요. 


Listening to brain activity?
Listening to brain activity? by deadstar 2.1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그에 반해 "기초 의학"직접적으로 환자를 대면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직접적인 치료과정에 연관되지는 않습니다. 경우에 따라서, 임상 약리학처럼 환자와 직접적으로 연계된 연구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환자와의 직접적인 컨택은 거의 없습니다. 최근에는 환자나 질병을 대상으로 연구하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초 의학을 전공한 의사가 진료를 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의사"라기 보다는 오히려 "과학자"에 더 가깝고, 스스로도 대부분 그렇게 느낍니다. 


pipet
pipet by proteinbiochemist 저작자 표시비영리

임상은 인턴이나 전공의처럼 비교적 정형화된 길이 있습니다. 하지만, 기초 의학은 석사-박사 과정으로 나누어져는 있지만, 그 운영은 각 학교, 그리고 각 실험실마다 정말 제각각이라서 일반화시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석사를 하는 기간 동안에는 실험적인 방법론을 익히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분야에 대한 지식을 쌓아 나가고, 박사 과정 동안에는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과 실험적 방법론을 이용하여, 새로운 가설을 증명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기초 의학"을 진로로 선택하는 사람은 아주 극소수(1% 미만)이기 때문에, 실험을 하면서 겪는 시행착오도 임상 과정보다는 많은 편입니다. 이 블로그가 만들어진 이유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주변에 자신과 비슷한 과정을 겪는 사람이 적기 때문에 오는 시행착오, 그리고 의대 동기들과 다른 길을 걷는 불안감, 상대적으로 느끼는 경제적 박탈감 등으로 기초 의학으로 진로를 선택했다가도 임상으로 진로를 변경하는 경우가 결코 적지는 않습니다. 


이건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만약 임상에서도 자신이 원하는 수준의 연구와 실험적 방법론을 익힐 수 있다면, 임상을 선택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결국 의과학의 궁극적인 목표는 환자에게 도움되는 "지식"을 창출하고, 그 창출된 "지식"을 환자의 질병 치료에 "적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환자와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필요한 "지식"이 무엇인지를 알기 쉽고, 환자에게 "적용"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런 환경을 가진 병원이 많지 않다는 점입니다. 특히 임상을 하는 도중 가장 많은 지식을 쌓는 전공의 과정 5년과 펠로우 시간동안 병원에서 요구하는 바를 충족시키면서, 연구를 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시간적인 부분을 차치하고서라도, 실험적인 환경, 자신의 연구 관심사, 연구비 등 모든 것을 충족시키는 연구실을 그리 많지 않습니다. 아울러, 바로 바로 결과가 나오는 임상 치료 결과와는 달리, 실험 방법을 익히고, 결과를 내는 것은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따라서, 임상을 선택한 의학자가, 연속적으로 실험을 수행하고 결과를 보고, 트러블 슈팅을 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경우는 전문의 자격을 딴 이후 펠로우에 연구를 시작하는 것 같고, 빠른 경우에는 2-3년차에 시작할 수도 있지만, 강인한 의지 뿐만 아니라, 지도 교수의 경제력(연구비)과 의지가 있어야만 가능한 것 같습니다. 


Soudeh under Serum
Soudeh under Serum by Hamed Saber 저작자 표시


그렇지만, 임상을 선택하면, 중간에 연구를 지속하지 않더라도, 보더(전문의 자격증)가 나오기 때문에, 연구를 그만두더라도, 직업적 안정성과 경제적 보상은 기초 의학을 선택한 사람보다는 상대적으로 우위를 가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물론 모든 기초 의학이 다 그런 것은 아닐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기초 의학은 환자를 보지 않는 시간에 실험적인 테크닉과 논문 연구에 조금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습니다. 아울러, 실험실 내부에 자리 잡힌 연구 문화와 실험적 접근성으로, 연구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다만, 가끔씩 의사라는 이유로  IRB나 연구 외적인 잡일이 증가할 수는 있습니다만, 이 역시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임상 의학과 기초 의학은 그 테두리, 실험 분야, 방법론 등으로 칼로 자르듯이 명확히 구분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의사 사회에서 기초 의학자와 임상 의학자로는 충분히 나눌 수는 있을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기초 의학자는 의과 대학의 교수로 근무하거나, 연구소에 소속되어 연구원으로서 "연구"를 수행합니다. 아주 드물게 진료를 보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그 역시 대부분 "부"인 경우가 많고, "주"는 연구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임상 의학자들은 스펙트럼이 너무나 다양하긴 하지만, 당연하게도, 환자를 주로 보는 "진료"를 수행합니다. 


최근에는 남자들에 한해서, 전문의를 마친 이후에도 전문연구요원으로 군복무를 수행하면서 심도 있는 기초 의학(혹은 임상 의학)을 연구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시간적으로 군의관(3년)보다 많이 걸리기 때문에(4-5년) 아직 대다수가 이 진로를 선택하고 있지는 않지만, 연구를 하는 임상가들이 늘어난다는 것은 의과학의 발전이라는 측면에서는 환영받을 일인 것만큼은 사실입니다. (참고하실 분은 의대생 전문 연구 요원에 관한 글을 살펴 보세요)


(Mayo clinic Medical scientist program)


궁극적으로 두 집단은 의과학이라는 테두리에서 만나게 됩니다. 예전에는 "기초"라 하면, 정말 pure basic science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예를 들면, DNA 합성이라든지, RNA 전사체 변이 등 생물학 전반에 걸친 "중요한 그렇지만, 환자와는 직접적으로 연관성이 부족한" 기초 학문을 하는 경향이 어느 정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초 의학"에서 "Bench to Bed" 라는 기치를 내걸고 "Translationa Research -  중개의학" 을 하는 경향이 많이 늘었습니다. (중개 의학이 무엇인지 궁금하시다면 "중개의학이 무엇인가?"  글을 참고 하세요.)


그 결과 Bench side와 Bed side를 둘 다 아는 "기초 의학자" 의 역할과 비중이 늘어난 것은 사실입니다만, 위에 언급한 이유(경제성, 직업적 불안정성, 동기와의 차이 등)로 인해서, 여전히 지원자는 적습니다. 그리고 이것 역시 어디까지나 개인의 선택이기 때문에 강요할 수는 없는 것이니깐, 충분히 이해할만은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국가적으로 임상가를 연구자로 변모시키려는 시도가 많이 늘어난 것 같아 보이긴 합니다. ^^


사실, 기초 의학은 외롭다면 외로운 길인 것 같습니다. 태생적으로 의과대학 내에서 그들은 소수일 수 밖에 없습니다. 동기들은 모두다 임상을 하고, 연차가 올라가면서, 자신의 일을 위임할 수 있는 사람의 수가 늘어나는 데 반해서, 기초 의학은 연차가 올라갈 수록, 하는 일이 증가되고, 딱히 누군가에게 위임할 수 없는 상황이 많이 펼쳐집니다. 그리고 석사나 박사 학위가 주어지기는 하지만, 의대 동기들처럼 실질적으로 인정받는 전문의 자격증이 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는 도중에, 임상에서 누군가 쉽게 박사 학위를 따는 것을 보면 화가 나기도 합니다. ^^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초 의학은 그 나름의 매력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동기들이 남들이 만든 "지식"을 머리 속에 넣고 있을 때, 기초 의학을 하는 친구들은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실험을 배우고, 그 실험을 이용해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낼 수도 있습니다. 논문을 작성해서 세계적으로 보고하기도 하고, 실험적 성과가 특허나, 기술 이전으로 연결되기도 합니다. 물론 이 것들 모두가 임상 의학을 하는 사람도 가능한 일인 것은 사실이지만, 동시에 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기초 의학을 선택한다고 해서 이 모든 과정이 절로 주어지는 것 또한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초의학"의 매력은 바로 "연구"에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대부분의 기초 의학을 하는 친구들은 "연구가 즐겁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무언가 새로 발견하고, 그 발견이 자신이 생각하는 바와 같을 때의 희열은 그 어떤 즐거움보다 큰 것 같습니다. 발견이 자신의 생각과 달라도, 왜 다른지를 설명하는 가설을 세우고 그에 따른 실험을 해서 소기의 성과를 얻으면, 그 것만으로도 즐거울 수 있는 열정이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물론,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요 ^^



혹 기초 의학에 관심이 있거나, 임상을 마치고 심도 깊은 연구를 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 실제로 이 블로그는 그런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져 있으니깐요. ^^






사실 많은 사람들이 국방의 의무를 회피하고 싶어합니다. 아마 이 글을 검색으로 접하신 분들은 그런 이유인 사람도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제가 의사이긴 하지만, 병무청 일에 비교적 밝은 편이라, 그런 부분에 대해서 물어보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번에 자진 사퇴하신 김용준 총리 후보나, 이회창 후보 병풍 등을 생각해 보면, 국방의 의무를 회피하는 것은 안 좋은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미리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 길을 선택하시는 분은 거의 없겠지만.... 혹시나 해서, 그 위험성에 대해서 알려드리기 위해 글을 씁니다. 


(이번에 두 아들의 병역 문제로 자진 사퇴하신 총리 후보 김용준 인수 위원장)


이 글은 절대 국방의 의무를 회피하는 것을 돕는 글이 아니며, 그런 의도 역시 없습니다. 만약 그런 의도로 글을 썼다고 느끼시는 분이 있거나, 문제가 된다면 바로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도망, 도피의 길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자신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여기서는 혹시나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첫번째로, 외국 도망, 도피입니다. 미국이나 외국에 가서 36살 되기 전(예전에는 31살이였는데 어떤 한 사람이 국가에 소송 걸고 11번 도망 다니고 해서, 36살로 연장되었습니다.신문에 많이 나왔죠 ㅎㅎ) 입국하지 않으면 이론적으로는 면제가 됩니다. 


허나, 여권이 재발급 안된다는 것. 대한민국 국민으로 혜택과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것, 그리고 혹 발각되면 일단 군대를 현역병으로 다시 해야하고, 비자가 발급이 되지 않는다는 것(여권이 없으니) 등 무수히 많은 페널티가 있습니다. 실제로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이런 사람들 의외로 많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일반적으로 "불법 체류 신분" 때문에, 제대로 된 일을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운 좋게 영주권을 발급 받는다면 미국이나 외국에 "머무를 수"는 있습니다.(캐나다 영주권을 가진 타블로나 그 외의 외국인 영주권을 가진 연예인들을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근데, 문제는 이 때 - 영주권 받을 당시에- 여권 만료가 6개월 이상 남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군대 갈 즈음 혹은 그 후에 외국으로 가는 사람은 여권 만료 기간이 짧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거의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하나의 예는 외국 시민권자랑 결혼하는 것이지요. 의대생 때 혹은 졸업후 현역병 대상자일 때에 한합니다. 일단 인턴을 하거나, 공보의를 하면 영주권을 받아도 계속 복무해야 합니다. (의무 사관 후보생 서류 때문에) 또한 스티븐 유 덕택(?)으로 영주권 받고난 후에, 만약 한국에 머물러서 하루라도 초과해서(180일/1년) 의사로서 생활한다면 (36살 이전에), 지체없이 병역 의무가 부과됩니다. 


(전국민적 지탄과 입국금지까지 받은 "잘 나갔던" 가수 스티븐 유. 한국명 유승준.... 개인적으로 노래를 참 좋아라 합니다만...)


그러니 결과적으로 시민권자랑 결혼 후에, 의대를 졸업하고, 바로 외국으로 가서 영주권을 받아야 합니다. 시민권이 아니기 때문에, 2년이라는 시간을 그 나라에서 부인과 같이 보내야 시민권을 받습니다. 영주권이 있는 한, 한국에 들어 오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현도 아르헨티나 국적 사건과 박주영 모나코 박 사건 이후로 (스포츠, 예술인들 병역 관련 궁금하신 분은 클릭 ), 일부 에콰도르나 남미 등 영주권을 받기 쉬운 나라에서 영주권을 취득해서 회피하는 길도 있기는 합니다만, 이 역시, 한국에 머무르는 날짜 등을 철저히 조사하고, 취득 과정에서의 불법 여부도 엄밀히 따집니다. 실제로, 이 부분과 관련하여, 브로커가 개입된 대규모 병역 비리 사건도 얼마 전에 터졌습니다. 


(듀스. 이현도 형님.. 아르헨티나 영주권자이시죠. 국적은 한국입니다. 

가족 모두가 이민을 갔기 때문에, 분명히 병무청과 본인 입장에서는 합법적 면제인 것은 사실입니다만, 

대중의 지탄을 받아서 미니 홈피를 접었죠.)


하지만, 36살 이후에는 그 과정이 합법적이기만 했다면 한국에서의 생활이 면제자와는 동일합니다. 그렇지만, 그 과정이 합법적이지 않다면, 병무청에서 지속적으로 공소 시효가 연장시키기 때문에, 거의 평생까지 따라 다닙니다. 일종의 족쇄인 셈이죠. 


아울러, 원정 출산으로 인해서는 18세 이후에 한국에 살았던 기록이 있는 사람에 한해 36살 까지 국적 포기가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역시 국가는 학습의 동물입니다.


즉, 극단적으로 현역병 입영대상 신분으로 미국 시민권자랑 결혼하면,(인턴, 레지던트는 의무 사관 후보생이라 아예 안됩니다.) 영주권을 발급받고 미국 체류가 가능합니다. 허나, 그 사이 한국에 들어와 1년 중 6개월 1일(180일/1년)이 초과하거나 한국에 영주할 목적이 있다고 판명(직업 등- 아르바이트도 포함)되면 지체없이 끌려갑니다. 축구선수 박주영 모로코 영주권 사건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병역 의무 이행 전 재출국 불가입니다. 한마디로 미국에 영영 살 목적으로 가게 되었을 때에 한해 병역 의무를 연장해 주는 것이지요.

(아메리칸 드림의 일차 관문인 그린 카드)

 

위장 결혼으로 영주권 받는 사례가 미국내 유학생들에게 많은 것 같던데, 정말 위험한 것입니다. 실제로 위장 결혼으로 발목 잡혀서 브로커에게 돈 뜯기고, 이혼 후에도 협박 당하고, 고소해도 결국은 추방되고....결국 3년 군대 안 가려다가, 평생을 지옥과 같은 곳에서 보내신 분도 있습니다. 그러니 위장 결혼은 생각도 하지 마세요.


 그리고 영주권 목적으로 미국 시민권자랑 결혼한다면,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즉 서로 다른 문화, 생각 등등 많은 것을 고려해 "이사람이다" 결정하셔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혼이라는 것에 대한 리스크 역시 무지 크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2년 내 이혼하면 영주권 박탈이구요(조건부 영주권) 2년 지난 시점에서는 괜찮습니다.
 
근데 이걸 악용하기도 합니다. 극단적으로 제가 캠프 워커 실습할 때 미국 여자랑 결혼한 사람을 아는데, 정말 힘들어 하더군요. 물론 상대가 미군 여자 라는 점도 있겠지만, 영악하게 변해서 집요하게 괴롭힌답니다.

물론 잘 된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제 결론은 영주권 보다는 "사랑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랑이 있다면 뭐든 헤쳐나갈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항상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점을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한국 여권과 미국 여권입니다. 전 한국인이기에 한국 여권이 훨씬 더 좋은 것 같습니다. ^^)


도피를 선택해서 미국에 가고, 결국 이런 길을 생각하는 사람이 미국에 뜻밖으로 많아 적은 글이니,(진짜 많습니다. 일단 유학 한번 가면 다시 들어오기 싫어하더군요), 혹 미국 시민권자랑 결혼하신 분에게 피해가 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절대 모든 분들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고 일부 예외적으로 위장 결혼을 생각하시는 분께 충고드리는 말입니다. ^-^
 
근데 외국에 가서 보면 유학생들 중 위장으로 서류 받은 사람들은 그 행위를 하기 전보다, 하고 난 후에, 미친듯이 마음 조리며 삽니다. 돈도 뜯기고, 위장에 위장이 계속되고, 숨기기 위해서 더 큰 불법을 저지르고...잘못하면 영주권 취소에, 추방이니깐 정말 마음 조리면서 살더군요.
 

특히나 요새는 전산 처리가 거의 완벽에 가까워져서 법망을 피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 합니다.  

 
위에 글은 제가 USMLE를 준비했을 당시, 영주권이나 미국 시민권에 대해서 질문한 케이스가 있어서 적어둔 답인데, 혹 도움이 될까 수정 편집해서 포스팅합니다.
 
제가 아는 한도에서는, 대한민국 남자로 국방의 의무를 합법적으로 피하는 것은 쉽지 않고, 권장하고 싶지 않습니다. 불법적인 방법으로 피할 수는 있겠죠. 하지만, 평생을 마음 졸이면 살 것입니다.

애시당초 그런 도망이나 도피는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미래의 일은 모르는 일입니다. 앞으로의 세상은, 높은 자리, 공직, 사회적으로 지위가 있는 사람에게 훨씬 더 높은 도덕적 잣대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신이 평생을 걸쳐 세워놓은 공든 탑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사람 일은 모릅니다. 자신이 언제 공직생활을 할지도 모르고, 그게 문제가 되어서 자신이 진정 원하는 바를 절대로 못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회창 병풍을 일으킨 김대업씨. 

이회창씨는 과연 두 아들 병역 문제 때문에, 대통령이 못 될 것을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저는 이회창 후보가 사전에 대통령 후보에 오를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두 아들 병역에 관대했던 것이라 결론짓고 있습니다.)


 
요새 고위 공직자들을 보면, 정말 병역 만큼은 정당하게 나와야 겠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진짜 병이 있어서 면제를 받았다고 해도, 검증의 칼날은 쉬이 접히지 않습니다. 

그러니 감히, 도망이나 회피의 길은 가지 않기를 바라고, 면제의 길 역시 부당한 방법으로 받지 말기를 강력히 권장합니다.
 
대한민국 남성인 이상, 군대 문제로 고민하는 것은 어느 시대나, 어느 나이나 어느 과에 소속되었던지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현재 병역 의무를 바라보는 일반 시민의 관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것이 사실이고, 자신의 longterm career를 생각한다면, 오히려 복무하는 것이 더 장점이 더 많아 보일 정도로 병역기피자에 대한 혐오감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고, 진로를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의전원과 MD-phD ?


2002년 의학 입시 제도에 큰 변화가 있습니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바로 의과대학으로 들어가 의사가 되는 길과 더불어 일반대학을 졸업 해 학사학위 취득 후 의학공부를 할 수 있는 길이 새로이 생겨났습니다. 그 것이 바로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스스로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는 문제중심학습(problem-based learning)을 도입하고, 실습위주의 교육에 중점 두며,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을 받아들여 기초 의학의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로 도입 되었습니다.

이러한 의전원 시스템이 2003년을 시작으로 한국 대부분의 국공립 대학교와 일부 사립대에 도입 되었고, 의대/의전원 병행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곳도 있습니다. 의전원 전환 시 중요한 이유가 되었던 것이 기초의학의 활성화였고, 이를 위해 함께 도입된 것이 바로 복합학위과정 (MD-PhD과정) 입니다. 

MD-PhD란 Medical Doctor(MD)와 Doctor of Philosophy (PhD)를 합친 단어로서 한국어로 간략하게 줄이자면 의과학자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의전원이라는 제도는 한국에는 처음 도입되었지만 미국의 대다수의 학교가 채택하고 있는 시스템이고 MD-PhD 과정 또한 미국에서는 어렵사리 찾아보실 수 있을 것 입니다.

MD-PhD 가 되는 길은?

의전원과 MD-PhD 과정이 함께 도입 되어서 의전원에 들어와 MD-PhD course를 밟아야만 MD-PhD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도 있겠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이러한 학제가 없었던 의대 시절에도 MD-PhD를 배출 하였고, 의과 대학에선 많은 MD-PhD 교수님들을 만나 뵐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의대 의전원 그리고 MD-PhD 과정은 어떻게 다를까요? 이 세 과정은 우선 의사가 되는 과정부터 다릅니다. 의과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바로 의대로 진학하느냐 아니면 일반대학에 진학한 후 의학교육입문검사인 MEET(Medical Education Eligibility Test)를 친 후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하느냐의 차이입니다. 그리고 MD-PhD 과정은 의전원에 들어와서 의사가 되는 여정이 조금 다릅니다. 

그럼 각기 MD-PhD가 되는 과정은 어떻게 다를까요? 학교마다 개인의 역량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일반적인 학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학제 모형]


MD-PhD가 되기 위해선 우선 의사가 되기 위한 과정(의학 교육 기본 과정: 본과 4년 & 의사면허국가고시 합격)과 연구 과정인 Ph.D.과정(박사 과정)을 이수해야 합니다. 의사가 되기 까지 의과대학은  6년(2+4)이 걸리는 반면 의전원은  8년(4+4), 복합학위과정(MD-phD과정)은 11년 + alpha (4+2+3+2)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고, 복합학위과정을 이수한 분은 졸업과 동시에 MD-PhD 학위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 외 의전원 출신이나 의대를 졸업한 후 MD-phD가 되기 위해서는 따로 ph.D. 과정을 이수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의사 면허를 받은 다음 일반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밟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 후 비로소 MD-phD 라는 타이틀과 그에 부합하는 career를 쌓을 수 있는데 이 과정 또한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그 외에도 전공의 수료 후 기초연구를 하실 수도 있습니다. 남성 분들 경우엔 군복무 대신 전문연구요원으로 ph.D. 과정을 이수하실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엔 의전원을 졸업하거나 의대를 졸업하여 전공의 과정 중 석사를 마치셔야 합니다. 남성의 경우  문제 관련해서는 다양한 포스팅이 있으니 참고하시면   같습니다 (링크)

MD-PhD의 대표적인 예로 안철수 선생님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기업가로 교수로 그리고 현재는 정치인으로서 저희가 흔히 생각하는 의과학자와는 전혀 다른 길을 가고 계시지만 서울대 의과대학 졸업하신 후(M.D.) 선택한 첫 번째 진로가 일반대학원에 진학해 생리학을 전공(Ph.D.)하는 의과학자였습니다. 물론 현재는 의과학자라고 보기 힘들지만, MD-PhD이긴 합니다.

현재 MD-phD 상황?

의전원 체제가 도입 된 지 10년, 5개 대학(강원대, 가천의대, 제주대, 건국대, 동국대)이 의전원으로 남고, 다른 대학들은 기존 체제인 의과대학으로 복귀하기로 결정 하였습니다. 의전원과 함께 시작된 MD-phD제도 와 그 학생들에 대한 지원 또한 5개 대학에 한하여 유지되고 나머지는 중단 되었습니다. 

따라서 MD-phD의 학위를 받기 위해서는

1) 의전원 잔류로 결정된 5개 대학의 의전원에 입학한 후, 복합학위과정을 신청 하는 것

2) 의대/의전원 졸업 후 일반 대학원 과정을 선택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 학/석박 통합과정(의예과-본과-대학원을 같이 이수)이 몇명 학교에서 논의 중에 있으며, 아직 확정된 바는 없습니다.

학위 과정 중 재정적인 면을 언급 하자면 제도를 시작할 무렵, 정부에서는 MD-PhD 학생들에게 금전적 지원 (등록금 + 연구지원금)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연구 과정(PhD) 동안 지도 교수님에 따라 연구 과제에 참여하여 인건비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지원은 의전원을 유지를 결정한 5개 대학의 기존 MD-PhD과정 학생과 새로 들어오는 신입생에게는 동일하게 적용될 것입니다. (이 사항은 학교마다 다르고 랩-교수님마다 다르기 때문에 꼭 확인하셔야 합니다.)

그 외 졸업 후 일반대학원 과정을 선택하신 분들은 정부 지원 (등록금 + 연구지원금)대상에서는 제외되지만 지도 교수님의 과제에 참여하여 인건비 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 또한, 지도 교수님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이라 예상됩니다.)

Remedy
Remedy by R. Motti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2008년 1월, 대전에서 처음 시작한 MD-PhD Workshop이 MD-PhD 학생들을 대상으로  주기적으로 열리고 있습니다. Workshop 은 참여 학교가 매년 돌아가며 열고 있어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한 컨텐츠로 개최되고 있습니다. 

초기 Workshop은 제도의 설명과 더불어 먼저 MD-PhD 길을 걸으셨던 교수님들과 선배님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MD-PhD 과정의 학생들을 만나는 의미가 컸습니다. 한 해 한 해 지나 PhD 과정이 시작된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연구에 관련한 poster 발표 가 추가되었고, 우수 연구 학생을 선발하여 을 수여하는 등 학술적인 면도 추가되고 있습니다. (참여 학생의 대다수는 본교의 기초 교실에서 연구를 하고 있고, 외국에서 PhD course를 이수하는 분도 계십니다.) 

세월이 지나면 이 Workshop이 어떻게 변화할지는 미지수 이나, 현재는 전국 MD-PhD과정 을 밟고 있는 학생들과 의과대학 교수님 들이 참여해 서로를 알고 정보를 교환하는 친교 및 교류의 장이 되고 있습니다. 

P.S. 참고로 현재 본 팀블로그를 구성하는 필진들은 기초의학을 전공해서 대학원 과정을 진행하는 사람들과 의전원으로 MD-PhD과정을 진행하는 사람들이 고루 분포되어 있습니다. 교류는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

어제 날짜로 대부분의 병원이 전공의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시험친 것이 일요일임을 감안한다면, 3일 내로 발표가 난 아주 빠른 결정이였겠지요. 떨턴도 확정되었다는 이야기겠지요.


개인적인 일로 인해서 보호자로 병원(정확히는 응급실 병실)에 있었는데, 이리저리 인턴 쌤들이 많이 지나가더군요. 어떤 사람은 얼굴 표정이 밝고, 어떤 사람은 어둡더군요.



알고 보니 어제 발표가 났다고 하더군요. 합격한 사람은 축하드립니다. 이 번 포스팅은 떨어진 사람- 떨턴에 대한 글입니다. 


어제 인턴을 하고 있는 나이 차 좀 나는 후배가, 저에게 와서 떨어 졌다고 하더군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조언해 주면서, 이걸 겪고 있는 사람이 많겠구나 하면서 이 포스팅을 생각하게 되었고, 글을 씁니다. 


불합격..


사실 의대에 들어오기 까지의 과정을 살펴 보면, 대부분은 학업에서 성공한 성적을 받은 사람일 껍니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대부분 의대에 합격해서 들어 오게 되죠. 의전원의 경우도 대학 합격 후 미트 시험을 잘 본 경우에 합격하게 되겠죠. 그 후에 정말 빡시게 본과 생활을 하게 되고, 전공의 떨어지기 전까지의 대부분 인생에서 큰 실패를 겪은 경우는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재수를 한 사람도, 유급을 한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그대로 올라왔을 것이라 가정한다면 전공의 낙방은 어찌 보면 처음 맞게 되는 negative result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어찌 보면 자신이 떨어질 것이라 생각 안 했을 수도 있겠죠. 설마. 했었을 수도 있고, 어느 정도 예상된 박치기였을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불합격이라는 사실을 바뀌기 힘들 듯 합니다.


제가 여러 포스팅에서 써 놓았지만, 남자의 경우, 중위 군의관도 할만합니다. 자기 하기 나름이고, 멋지게 여유를 즐기기도 하고, 오기 전과 인생이 바뀌는 경우도 많습니다.  오히려 3년이라는 시간을 의미있게 보내고, 더 멋진 결정을 해서 돌아오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골프 실력이 늘거나, 특정 취미활동에 고수가 되기도 합니다. 


sometimes i golf..
sometimes i golf.. by striatic 저작자 표시


3년 동안 자신을 되돌아 보기도 하고, 부족한 공부도 하고, 세상에 대해서 알아가면서 현실적으로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심각히 고민도 합니다. 


제 주변에서 군대를 갔다와서 오히려 더 좋은 과(로 여겨지는, 과에는 우위가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일반적인 선호도에 의한)로 컴백하는 경우를 상당히 많이 보았습니다. 아무래도 전공의 시험에 올인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동기들보다 3년이라는 시간이 뒤쳐져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그 3년은 인생이라는 큰 그림에서는 결코 긴 시간이 아닙니다. 그리고 자신이 컨트롤할 수 있는 영역을 벗어난 시점(떨턴)에서, 아쉬워 한다고 해서 바뀔 것은 없습니다. 그러니 인턴 마무리 잘 하시길 바랍니다. 인턴 성적도 나중 지원을 위해서는 상당히 중요하니깐, 유종의 미를 거두시길 바랍니다.



(의사들의 알바 천국 - 메디게이트 medigate.net)


여자분이나 군대 갔다 오신 분들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떨어지면 어찌해야할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우울해지기도 하고, 일이 싫어지기도 할 것입니다. 남들은 픽스턴 도는데, 내가 뭐하니 싶기도 할 껍니다. 


그런데, 막상 인턴 마치고 나와 보면 할 일들이 많습니다. 전공의를 하지 않았다는 것 뿐이지 세상은 선생님을 아주 필요로 합니다. 당장 메디게이트나, 아는 선배를 통하면 파트타임으로 일을 할 수도 있습니다. 


1년이란 시간 동안 해외 여행으로 휴식을 취할 수도 있고, 못해 보았던 취미 생활을 할 수도 있습니다. 데이트도 즐길 수 있고, 왕창 돈을 벌려고 이리저리 뛰어다닐 수도 있습니다. 부족한 공부로 전공의 시험을 대비할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인생에서 어찌보면 처음으로 주도권을 잡는 시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1년 동안 자신을 되돌아보고, 자기 주변을 바라보고, 다른 사람의 삶을 지키보면서 자신이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을 수도 있습니다. 그 결과 인생의 측면에서 훨씬 더 좋은 과를 선택하거나, 자신의 선택에 더 확신을 가지고 다음해에 도전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지나고 나면 다 추억이고, 다 경험입니다. 그리고 그 경험은 쓰다고 할지라도, 쓴 만큼 자신의 인생에 더 큰 즐거움과 혜안을 선사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아무쪼록 새옹지마라는 말, 전화위복이라는 말. 결코 없는 사실을 지어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시고, 슬기롭게 인생을 즐기시길 바랍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