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나는 진료를 주로 보는 의사가 아님을 우선 밝힌다. 나는 기초의학을 연구하는 의사로, 의대를 졸업하고, 연구 쪽으로 빠져서 진료와는 약간의 담을 쌓은 사람이다. 내 의대 동기들은 현재 대부분 임상을 하고 있으며, 130명 정도 되는 동기 중에서 유일하게 나 혼자만이 기초의학을 선택했다. 현재는 미국에 와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미국 의료 시스템에 대해서 100%는 아니지만, 충분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아울러, 내 스스로 의사라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연구를 진행하는 과학자와 진료를 보는 의사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과학자에 더 가까운 사람으로 나를 평가하고 있다. 본질이 의대를 나온 의사이고, 주변에 있는 동기나 선배, 후배, 가르침을 주신 교수님들까지 모두가 의사이기 때문에 완벽하게 제 3자의 입장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진료 일선에서 생업에 종사하는 의사와는 달리 최대한 객관적으로 사안을 보고자 노력하고 있다. 


의학 드라마라기 보다는 로맨스 드라마라고 봐야할 Grey's anatomy


오늘은 제목과 같이 "과연 의사들이 많으면 환자 입장에서 좋을까?"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자본주의의 이론에 따르면, 모든 재화나 서비스는 경쟁이 생기면 질적으로 우수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것이 경쟁이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이다. 당사자들은 피를 말리는 경쟁을 하지만, 그 속에서 승자는 이득을 취하고, 패자는 이익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소멸된다. 또 다른 경쟁자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승자는 독점이라는 우위를 가지게 되고, 그 지위를 남용해 서비스 가격을 높일 수도 있다. 그러면 또 다른 경쟁자가 등장하는 이유를 만든다. 이런 시스템은 공산주의와는 달리 지속적으로 사회의 발전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이런 자본주의 이론에 따른다면 "의사가 많아지면"  의료 서비스 경쟁이 심화되고, 결과적으로 "친절하고 저렴한 서비스"가 환자들에게 지속적으로 공급되는 것이 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말은 거의 틀린 말이다. 바로 "의사"라는 직업을 선택하는 "집단"의 배타적 경쟁성"환자가 의사의 질적 수준을 파악할 수 없다"는 점을 간과하였기 때문이다. 용어가 조금 까다롭게 보이지만, 자세히 생각해 보면 쉽다.


현재와 같은 수준(수능 상위 0.1%가 의대로 몰리는 현상)으로 우수 인력이 유입되어 "질적으로 우수한 의사"가 무한히 많아진다면, 자본주의 이론에 따라서 경쟁을 통한 이득을 환자가 온전히 누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질적으로 우수한 사람들이 "의사"라는 직업을 선택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많은 의사가 등장한다고 해도, 환자는 정확한 치료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중국산 장난감이 아무리 싸고, 많아도 "안전하지 못하다"는 인식이 크기 때문에, 우리 아이들에게는 레고를 사주는 것처럼 의사가 많아진다고 해서 항상 안전한 의사만 많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수능 성적이 우수하고, MEET 성적이 좋다는 것이 그 사람의 인성을 말해주지는 않는다. 그리고 성적이 높다고 해서 그 사람이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성적과 인성, 성적과 행복은 절대 비례관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의대를 입학할 정도의 수능 성적이나 MEET 성적은 그 사람의 노력을 간접적으로 반영하는 척도와 같다고 생각하고는 있다. 같은 일을 같은 시간 안에 함에 있어서, 다른 사람보다 상대적으로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쪼개 쓰고, 남들이 한 번 보고 지나간 것을 적어도 다섯 번이상 보면서 놀고 싶은 것을 참아내는 능력은 수능뿐만 아니라, 대학의 모든 성적과 어느 정도 상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부분은 결과적으로 자신의 자존심이나 평판과 연결되기 때문에, 일을 함에 있어서도 그 철저함에 있어서 어느 정도 연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똑똑한 의사의 최고봉(?)인 닥터 하우스(House)


피타고라스 시절부터 아니, 그보다 더 이전부터 모든 사람은 자신이 노력한 바에 대해서 대가를 바라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성향이 사회를 발전시키는 것은 사실이다. 만약 자신이 노력한 바에 대해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한다면, 그 사회는 올바르게 발전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소련의 공산주의는 당시로서는 "노동의 결과를 공평히 나누어 받고 평등하게 살자"는 획기적인 시스템이었고 모두들 그 과실을 따먹을 것이라고 예상하였지만,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가? 자신의 노동에 대한 인센티브가 없는 근로는 그 아무리 큰 희생 정신이 있다고 해도, 평생동안 지속적으로 하기는 힘들다. 


물론, 과거 "의사"라는 집단이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의 보상을 받았는 것은 사실이다. 솔직히 말하면, 그 당시 과거에는 굳이 의사가 아니더라도 충분한 직업적 보상을 받았고, 의사라고 해서 특히 더 대우를 받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IMF 사태 이후에 모든 사람들의 직업 안정성이 크게 흔들리고 나서는 직업을 바라보는 시야가 달라졌다. 대학 진로를 선택하고 직업을 선택하는데, "직업의 안정성"이 그 어느 잣대보다도 높게 적용되었고, 그 결과 2000년도부터는 입시에서 의대 광풍이 불었는 것이 사실이었다. 과거의 의사들들의 영광을 바라보면서...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뿐이었다. 의사라는 직업은 현재 더이상 안정성이 보장되지도, 그렇다고 음식점처럼 자신의 재량으로 정부의 감시없이 분점을 낼 수도 없다. 노동으로 따지자면 직접적으로 일을 하지 않으면, 돈을 벌 수도 없는 1차 노동이다. 그리고 진료 행위로 받을 수 있는 대가는 정부의 정책에 따라서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현재 의사인 사람들은 그나마 명예 퇴직이나 조기 퇴직을 하지 않는 회사원이 아니라는 점에서 자위할 뿐이다. 


환자 입장에서 다행스러운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인재들이 끊임없이 과거의 영광을 생각하면 의대에 진학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전히 광풍이라고 할 정도로 의대에 들어오기는 어렵고, 수능 전국 수석도 의대에 들어오기를 희망하고 있다. 의대를 진학하는 모든 친구들이 "나만은 예외일 수 있겠지" 하면서 의사로서의 멋진 삶을 꿈꾸면서 의대에 들어오고 있다. 아직까지는 과거의 영광을 가진 사람들이 생존해 있기 때문에…


최고의 왕진 의사를 다루고 있는 Royal Pains "일순간의 선택으로 병원에서 해고당한 의사 이야기"


자, 이런 상황에서 의사가 갑작스럽게 많아졌다고 가정해 보자. 현재 의대 TO는 어림잡아서 3300명정도 되는데, 300명 정도가 휴학을 하거나 중도 포기하거나, 의사 국시에 합격을 못해서 대체로 한 해 3000명 정도의 신규 의사가 배출된다. 그런데 이 인원이 5000명으로 갑자기 늘었다고 가정해 보자. 참고로 현재 우리 나라에 있는 의사 수는 11만명 정도이다. 


의대 TO가 갑작스럽게 5000명정도로 많아졌다고 가정하고, 시행 4년 정도만 되면 기존에 있었던 의사 수의 20%가 신규로 등장하게 된다. 그 사람들이 처음에는 경쟁을 하게될 것이다. 한 동안은 서비스의 질적인 측면도 보장될 것이고, 가격적인 측면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다. 환자 입장에서 유리한 측면이 살짝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의료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국가가 컨트롤하는 사업이다. 돈 나올 구멍이 국가 예산밖에 없다는 이야기이다. 애플 아이폰이나 삼성의 전자 제품처럼 전세계 소비자들이 구입하거나 세계로 수출을 할 수 있는 성질의 사업이 아니다. 따라서 같은 파이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축적된 의사들이 나눠먹기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이야기이다. 줄 돈은 100만원밖에 없는데, 인원이 증가된다면 의사의 평균 소득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기존에 진료를 보던 의사들은 그나마 벌어둔 돈이 있어서 가격을 낮춰도 살아갈만 하겠지만, 신규로 진입한 사람은 그 것마저도 쉽지 않다.


시행 10년 정도가 지나면, 이제 의사라는 직업은 다른 직업에 비해서 매력있는 직업으로 보이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요새 주변을 보면 자기 자식은 의사를 시키지 않겠다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자신이 처한 상황이 열악해지는 것이다. 매력적인 직업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이제 더이상 우수한 인재가 선택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것과 동치이다. 허준이라는 드라마로 뜬 "한의사"라는 직업이 한의사 수요가 떨어지고 과학적 타당성이 위협받으면서, 수익이 줄어든지 채 몇년도 되지 않아서  소위 말하는 "배치표[각주:1]"에서의 위치가 하락하는 것만 봐도 미래의 상황을 예측할 수 있다. 


매력적이지도 않은 직업에 우수한 인재가 갈 이유가 없다. 면접을 해보면, 의대를 들어오고 싶은 이유가 오만가지가 있다. 개인적인 흥미, 희생, 봉사 등등 의사를 표현하는 모든 이유가 있지만, 결국은 "매력적인 직업"을 선택하고 싶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닌가? 경제적으로 보상도 되고, 직업적인 만족도도 크고, 사회적 지위도 있는 직업이 매력적인 직업이 아닐까?… 그리고 현재로서는 "의사"라는 직업이 우리 나라에서 제일 매력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성적이라는 척도에서 비교 우위에 있는 사람들이 선택하고, 결과적으로 경쟁이 생기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더이상 매력적이도 않고, 경제적인 리턴도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면 과연 많은 사람들이 힘든 고생을 OK할까? 그리고 그 것을 사회 시스템이 잘못했다고 지적할 수 있을까?


실제로 이런 일들이 유럽에서는 벌어지고 있다. 국가가 학비까지 내 주고, 많은 우수한 인재를 리크루팅하려고 노력하지만, 유럽에서 최상위권인 학생들이 가는 곳은 오히려 금융가 쪽이다. 물론 아직까지 의대가 바닥을 치고 있지는 않지만, 우리나라의 의대 광풍에 비해 상대적으로 들어가기가 수월하다. 이는 결과적으로 의사의 직업적인 매력(경제력, 지위 등)이 다른 우위에 있는 직업에 비해서 떨어진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시사하는 것이다.


실제로 아르헨티나에서 벌어진 일. 한국에서는 수술도구를 수술 전후에 비교하기 때문에 문제 생길 일이 거의 없다.


물론, 공산품이나 음식점이라면 질적으로 떨어진다고 해도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퀄리티가 좋으면 더 좋겠지만, 안 좋다고 해도 안 쓰면 그만이고, 음식점이라면 더이상 거기를 안 가면 그만이다. 하지만, 평생 가질 수 있는 목숨이 하나밖에 없는 작금의 현실에서 내 목숨을 맞길 수 있는 의사가 최고가 아니라면… 어떨까? 수술을 했는데, 깜빡해서 메스를 안에 두고 나온다거나, 단순한 감기인데, 에이즈로 오인해서 약을 처방하는 의사가 대다수라면 어떻게 될까?


제 3자의 입장에서 병원에서 일하는 친구들을 보면, 개인적인 성품은 별개로 하더라도(간혹 성격이 X같은 경우가 있기는 함) 대다수가 꼼꼼하고 실수를 한다고 해도, 최소한 두번 실수를 하지 않는 학습 능력을 갖추었다. 환자를 보는 것에 있어서도 의료 실력이라는 측면에서 학습 능력의 부재는 존재하지 않는 듯하다. 이게 시스템적으로 체크를 하고 학습하고 수련받는 부분도 분명히 있지만, 기본적으로 의사의 실력은 개인의 성취도와 노력, 능력에 많이 좌우된다. 


따라서, 필연적으로 환자가 의사를 평가하기 위해 한 번밖에 없는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혹은 자신의 손가락을 담보로 테스트해야 하는데, 그 의사가 저질이라서 목숨을 잃거나 손가락 불구가 된다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그리고 의사가 많아지면, 이런 저질 의사가 많아질 것이라고 왜 예상을 하지 못하는가?


현재 "의사가 많아져야 한다"고 외치는 사람들은 현재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서, 미래 세대의 의료 서비스 질을 담보로 잡고 있는 셈이다. 지금과 같은 인재와 의료 서비스 수준이 유지된다는 보장만 있다면 나도 찬성할 수 있다. 하지만 세상 일이 그렇게 될 가능성은 0에 가깝다. 모든 일을 바라볼 때,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보아야만 한다. 현재만 본다면 이득처럼 보이지만, 미래에는 재앙이 될 수도 있다. 마치 우리가 프레온 가스를 최고의 냉매로 오인했던 것이 결과적으로 지구에 있는 오존층을 파괴한 것처럼.


공산주의의 의료 시스템에서는 병원이 공짜이긴 하지만, 병원에 가는 것조차 힘들다. 병원에 가도 병이 낫지 않는다. 책임감 없는 의사들이 가득이기 때문이다. 환자 한명을 더 본다고 해도 자신에게 돌아오는 인센티브로 없고, 정시 출근, 정시 퇴근해도 아무도 뭐라 그러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레지던트 수련을 받는 대다수의 친구들은 정시 출근, 정시 퇴근이라는 말 자체가 없다. 일주일 근무 100시간만 하게 해달라고 하소연을 해도 근무시간이 너무 짧은 것 아니냐고 퇴짜를 맞고 있다. 초과 수당은 바라지도 않고, 하루 7시간 자게 해달라고 아우성을 치는데, 의사들을 왜 또 불평이냐고 여론은 말한다.


의학 드라마의 효시라 할 수 있는 ER(Emergency Room)


길게 글을 썼지만 하고 싶은 말은 의사가 많아지면 일시적으로 경쟁시스템이 작동되어서 이득이 될수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의료 서비스의 질적 하락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미래 세대를 담보해서, 현재의 안위를 취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나는 "의대에 들어가기 지금보다 더 힘들어 진다"하더라도, 현재처럼 최상위 학생들이 의대에 진학하는 현상이 유지되어서 내 아이들이 책임감있고 실력있는 의사들에게 진료를 받았으면 좋겠다. 그 것이 세상 모든 금전을 준다해도 살 수 없는 하나밖에 없는 내 아이의 생명을 유지하는 길임을 알기 때문이다. 


히포크라테스의 순수한 정신도 치료를 통해 생업을 살면서 먹고 살만한 이후가 아닐까? 의사를 선택하는 집단도 사람인 이상 자신의 안위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덜 노력해도 최선의 결과를 받을 수 있다면 그렇게 살 것이고, 많은 노력을 해도 결과가 적다면 더 이상 노력을 하지 않게 될 것이다. 더 해도 결과가 뻔하기 때문이다. 그 사람들 혹은 우리 아이들에게 너는 의사이니 한 평생 무한한 봉사와 희생을 바라면서 살라는 것은 너무 가혹한 처사가 아닐까? 

  1. 개인적으로 배치표는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 것도 현존하는 문화이고, 수능을 평가하는 단순한 척도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예시로 든 것임 [본문으로]

"표절"이라는 말이 있다. 남의 것을 그대로 베껴 쓴다는 것인데, 자세히 생각해보면 우리가 과연 여기에 대해서 적합한 교육을 받았는지에 대한 기억은 없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우리 사회에는 남의 글을 제 것인양 포장하는 것에 대해서 비교적 관대한 것 같다. 그리고 남의 글을 스크랩하거나 긁어가는 것에 대해서 일반인들도 그리 크게 의식하지 않는 것 같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고 했지만, 학문의 영역에서만큼은 남의 것을 그대로 베껴 쓰는 행위는 윤리적으로 아주 강하게 지탄받는다.

오늘 표절이라는 화두로 이야기를 꺼내었지만, 사실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긁어가기" 문화에 대해서 꼬집고자 이 글을 작성하였다. 블로그를 하다 보면, 내 글이 어딘가에 떡하니 있는 경우를 많이 본다. 나랑은 전혀 상관없는 한의사 커뮤니티에도 내 글이 있고, 의전원을 입학하고자 준비하는 커뮤니티에도 내 글이 있다. 그리고 유입 소스를 살펴보면, 그 쪽에서 유입된 것을 확인할 수는 있지만, 난 그 커뮤니티의 회원이 아니기 때문에, 무슨 글이 올라갔는지 전혀 알 수가 없는 경우도 있다. 여러가지 분석툴을 통해서 그 글이 어떤 글인가는 충분히 알 수 있지만, 어떤 맥락인지, 그리고 왜 그 글을 긁어갔는지를 알 수 없다.

긁어가기는 기본적으로 아주 잘못된 현상이다. 아무리 출처를 반영한다고 해도, 원작자의 동의가 없으면 기본적으로 잘못된 것이다. 물론 긁어간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에게 글을 소개하기 위해 혹은 정보를 보관하기 위해 라고 변명하겠지만, 그렇게 따지면 무조건 원문 모두를 다 긁어갈 필요는 없다. 어느 정도 요약을 하고, 링크를 걸어두는 것으로 충분한데, 그런 요약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은 최소한 글을 쓴 사람들에게는 실례라고 봐야하지 않을까? 

특히나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독자가 Potential medical scientist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더욱 더 잘못되었다. 블로그의 글은 긁어 가도 괜찮고, 논문은 그렇지 않다는 것인가? 그런 이중 잣대로 자신에게 맞고, 편한대로 살아간다면, 도대체 누가 글을 쓰겠나? 또 그런 사람이 논문 조작을 안한다는 확신이 있겠는가?

사실, 문화라고 이름붙이기도 부끄럽지만, 이런 "긁어가기" 문화는 네이버나 다음 등의 포털을 통해서 만들어진 것이 사실이다. 스크랩이라는 이름 하에 정보를 긁어가는 것인데, 이것도 나름의 이유는 있을 수 있다. 가끔 링크만 긁어갈 경우 그 링크가 사라지기 때문에 스크랩을 통해 정보를 보관한다고 변명한다. 하지만, 말도 안되는 소리이다. 빈약한 블로그 유저들에게 자신들의 블로그를 풍성하게 보이게끔 하는 착시 도구일 뿐이다. 


첫째로 정보를 보관하는 용도라면 굳이 블로그 공개나 글을 오픈할 필요가 없다. 그냥 에버노트처럼 보관함만 만들면 될 뿐이다. 아울러, 따지고 보면 링크를 사라지게 하는 것 혹은 글을 삭제하는 것도 글을 쓴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권리인데, 그 것에 대한 존중은 하나도 없다. 그저 긁어가는 사람의 편리함만을 생각할 뿐이다. 

둘째로 글을 쓰는 일은 정보를 생산하는 일이고, 정보를 생산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시간 노동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그 시간 노동은 일련의 보상을 바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공유하고, 그 정보에 대한 Authority를 가지겠다는 것에서 출발한다. Authority가 없다면 장기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글을 쓰지 않게 될 것이고, 아무도 좋은 정보를 생산하지 않게 될 것이다. 

물론 여기에 있는 글을 긁어가서 정보를 공유한다는 것이 블로그 인지도를 확장시키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이 곳을 찾게 만들 수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지만, 그래도 한 번은 이런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블로그를 개인적으로 나눔의 일환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Ctrl+C/ Ctrl+V를 하는 사람들에게까지 개인적으로 나눔을 주고 싶지 않다. 그리고 점차 이런 일들이 많아 진다면, 블로그를 폐쇄할 생각도 가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블로그와 책은 아주 다른 매체이긴 하지만, 글을 쓴다는 시간 노동만을 본다면, 나에게 비슷한 일인 것이 사실이다. 블로그 글을 줄이고, 책이나 다른 Autority를 가질 수 있는 매체로 전환하는 것은 잠재적 독자들과 나에게도 더 유용한 일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그러고 싶지 않다. 정보를 제공한다는 가치를 보존하고 싶기 때문이다. 

최소한 원문 모두를 긁어 가는 것은 지양하자. 최소한 의학에 관심이 있고, 과학자가 되고 싶어 한다면, 그런 쓰레기같은 추악한 짓은 그만 두자. 요약이나 서두 발췌 정도만 하고 링크를 걸어도 충분히 공유할 수 있다. 긁어 가는 글들로 풍성해진 블로그나 커뮤니티는 결국 자신이 쓴 글은 없고, 알맹이처럼 보이는 허상만 있을 뿐이다.


과학자의 양심은 논문과 같은 거창한 것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소한 글 복사 하나에도 나의 양심이 숨을 쉬고 있다. 



요새 한동안 포닥 관련 일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글 포스팅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었다. 개인적인 일기를 쓰기에도 시간이 벅찼기 때문이다. ^^  


그런데 오늘 갑작스러운 유입이 있었다.


우리 블로그는 사실상 정보 관련 블로그이고, 그 분야가 의과학에 한정되었기 때문에, 하루에 1000명정도 오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데, 10월달에 들어서 두번이나 1000명을 넘었다. 뿌듯하기는 한데, 그 내막을 살짝 열어보면 두가지 경우가 다르다. 10월 10일에 있었던 유입수 1547명은 정말 순수하게 의과학, 응급실 등과 관련된 글로 유입된 것이고, (대충 일평균 800명 정도 수준이 되니깐, 700명 정도가 페이스북 링크를 타고 들어 온 듯 하다) 10월 14일에 있었던 2041명은 조금은 다르게 유입된 것이다. 


바로 좀비 프로젝트 (http://mdphd.kr/133때문인데...



어제 개콘에서 똑같은 이름의 방송이 있었던 것 같다. 당연히 한국에 없으니 이런 걸 알리가 있나? ^^ 개콘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다양한 프로그램이 시도되는 것은 아주 흥미진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 스트리밍이 미국 방송 제한에 걸려,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 여러가지 기사를 보니깐 이 프로그램의 컨셉은 재미있는 것 같다. 이 방송 프로그램 "좀비 프로젝트" 검색하는 사람들이 얻어 걸려서 우리 글을 클릭한 것 같다. 




사실, 이 프로그램 전만 해도, 좀비 관련해서 포스팅에서 네이버나 다음에서 블로그 수위를 다투었는데, 이제는 빠이빠이 해야할 듯 하다. ^^ 좀비 프로젝트란 개그 프로그램이 훨씬 인지도가 높아지,고 자꾸 재미있어 질수록 많은 사람이 그에 대해서 이야기할 것 같고, 우리 같은 정보글은 개콘 좀비 프로젝트를 다루지 않기에 관련도가 떨어지면서 자연스레 블로그 후위에 위치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일반인들에게는 좀비 의학 정보글보다 프로그램을 찾는 사람이 훨씬 많을터이니 당연한 일이긴 하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항상 느끼는 것이긴 하지만, "의과학"이라는 부분과 "대중성"이라는 부분을 동시에 만족시키기가 참 어렵다는 생각을 한다. 의과학으로 치우치면 치우칠수록, 정보성은 아주 높아지지만, 소수만 보게 되니깐 대중성이 사라지고, 대중을 생각해서 조금 쉽게 글을 쓰거나 다양하게 글을 쓰면, 정보성은 사라지지만 대중성이 높아지게 된다. 과연 어떤 독자를 위해서 글을 쓸 것인가, 그리고 어느 정도 선에서 정보를 공유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블로그 처음부터, 우리에게 던져진 "화두" 였었다.


일단은, 정보성이 조금 더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을 듯 하다는 생각을 하지만, 이런 유입이 있을 때마다, 가끔은 대중성을 가진 글을 쓰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그 대중의 정의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과학, 특히 의과학을 좋아할만한 사람들 정도가 될 듯하다. 두마리 토끼를 잡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열심히 고군분투해보자. ^^



안녕하세요. 오지의 마법사입니다. ^^ For Fun project의 첫번째 주제가 바로 좀비(Zombie)입니다. ^^ 


Zombie. 


Indiana Jones and the Undead Stormtroopers of Death
Indiana Jones and the Undead Stormtroopers of Death by Stéfan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죽은 것이긴 하지만, 죽지 않고 움직이는, Undead, Walker 등으로 불리는 이 생명체(?)에 대해서 여러 상상의 나래와 의과학적 지식을 접목시키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목적입니다. ^^ 이 글은 좀비물에 대한 공통 코드와 여러가지 Fact를 다루는 Introduction같은 성격을 띠는 글입니다.


좀비를 싫어할 수 있을 독자를 생각하여, 본 프로젝트 글들에는 가급적 잔인한 형태의 사진을 제외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에 따라서 잔인하다고 느낄 수 있는 사진을 포함할 수도 있습니다. 의대 실습 1년만 돌아 보면, 왠만큼 피가 나도 잔인하다고 느끼지 않습니다. 따라서, 필진에 따라서 "좀비가 무섭다, 잔인하다" 혹은 "이 사진이 무서울까?" 등등 하는 감이 무뎌져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혹 잔인하거나 불편했다면, 미리 양해의 말씀 드립니다.


저는 Walking Dead의 열렬한 팬입니다.[각주:1] ^^ 하지만, 이번에 저도 글을 쓰게 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좀비가 영화화된 것은 1932년도 "White Zombie"부터이고, 전형적인 틀을 가진 좀비 영화의 시작은 George Romero 감독의 1968년작 "Night of the Living Dead"라고 하더군요. 따지고 보면, 좀비의 역사는 100년도 채 되지 않는 셈입니다. ^^ 


George Romero 감독의 1968년작 "Night of the Living Dead" 

죽었다고 생각하면 섬뜩한 사진이지만, 살아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면, 이 것보다 더 우스꽝스러운 사진은 없습니다. ^^


위에 언급한 고전적인 영화를 봐도, 좀비의 개괄적인 특징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시점에서부터 좀비의 틀이 완성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로메로 감독의 영화는 지금 보아도 섬뜩합니다. 특히 흑백 영화 특유의 강한 컨트라스트 때문에, 더 그렇게 다가오는지 모르겠습니다.


저희가 좀비 프로젝트를 For Fun Project로 채택(?)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언젠가는 죽습니다. 천하를 호령했던 진시황도, 불로장생을 꿈꾸며 산해진미를 먹고, 불로초를 찾아 헤매었지만, 허무하게 죽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실제로, 죽음에서 다시금 "부활한다"[각주:2]는 가정은 의학적으로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좀비는 "부활"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무언가 이상하게 회복되었고, 무언가 인간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죠. 형태 뿐만 아니라, 행동, 생각, 대화 등등 모든 것이 의학적으로 부자연스럽습니다. 


Leghoul
Undead Leghoul by oskay 저작자 표시


동양에서도, 죽은 사람이 다시금 Un-dead의 형태로 나타나는 형태가 있습니다.바로, 강시(殭屍 또는 僵屍)가 그러합니다. 강시는 부적에 의해 행동이 정지되긴 하지만, 죽은 사람의 형태로 특이한 행동을 하면서 산 사람들을 공격합니다. 강시의 근원에도 역시 "죽었지만, 다시 이상하게 살아난다"는 전제가 깔려 있고, 이들이 공격적으로 변해서 사람을 "죽인다"는 것도 함축하고 있습니다.


동양의 좀비(?)인 강시  (조금 약한 사진입니다.)

이집트에서는 미라(mummy) 역시 그런 형태로 발전한 생명체(?)입니다. 실제로 미라는 부패하지 않고, 건조화된 형태로 보존된 사체를 의미하는데, 영화 미라가 개봉하면서[각주:3] 그리고 다양한 이집트,서양 공포물에서 실존(?)하는 사체처럼 영화화되면서, 다시금 태어(?)났습니다. 미라 역시, 죽었지만, 살아있는 형태의 하나라고 볼 수 있고 사람들을 공격하거나, 죽이고자 합니다.


잘 만든 미라 하나 열 콜라 안 부럽다


따지고 보면 뱀파이어(Vampire)도 좀비같은 존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뱀파이어 혹은 드라큘라를 죽은 존재냐" 라고 보는 것에 대해서는 많은 이론이 있긴 하지만, 일단은 "죽었다"고 보는 것이 대세(?)입니다. 죽었지만, 영생을 하기 위해서 사람 혹은 포유류의 피를 먹고 살아야 한다는 개념인 셈이죠. 이 역시, "죽었다 살아나서 영생을 얻기는 하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자신의 영생을 지속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죽음과 연관성이 있다고 볼 수 있겠죠.


뱀파이어도 가족을 이룰 수 있음을 보여준 작품이죠. twilight


좀비, 강시, 미라 그리고 뱀파이어 등등 동서양을 막론하고, 대부분의 공포물은 죽음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죽었다가 살아나지만, 기존에 있던 사람의 특징이 사라지고, 오로지 사람을 "죽이는 것"에만 관심가지는 맹목성 때문에, 더 공포스러운 것이죠. 


여하튼, 좀비물는 죽음과 가까이 있는 존재인 것만큼은 사실이고, 의학의 최종지점 역시 죽음이기 때문에,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자 이제, 의학적 관점에서 좀비를 살펴봅시다. ^^


코리안 좀비 정찬성, 통증 그리고 인식

좀비의 energy source에 대한 고찰

좀비는 왜 당신을 공격하는가




P.S. 요새는 좀비를 재미있게 보는 시선도 있죠.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게임인 Zombie and Plant입니다. 중독성이 완전 짱이에요.




  1. 저는 소위 말하는 좀비 영화 매니아는 아닙니다. Walking dead도 처음에 볼 때는 비교적 강한 거부감이 있었는데.. 우연히 보다 보니 너무 재미있더군요. ^^ 스릴감 넘치는 드라마에 흥미진진한 스토리.. 완전 강추입니다. [본문으로]
  2. 보통 부활이라는 표현보다는 소생했다는 표현을 많이 쓰죠. 심폐소생술,소생실 등이 그 예입니다. [본문으로]
  3. 사실 이전에도 미라를 대상으로 하는 영화들이 많았지만, 미라를 대표적인 하나로 소개합니다. [본문으로]



사실 의학은 조금 딱딱한 학문이다. 학문 자체가 주는 느낌이 그렇다는 것이다. 무조건 외우고, 나름 알고리즘을 이용해서 혹은 메커니즘을 이해해서 외운다고 해도... 어찌되었건 외워야 한다. 그리고 그런 생활이 최소한 본과 4년간 지속되고, 심한 경우에는 그 이후에도 지속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이, 배우면 배울 수록, 의학의 언어로 농담을 하고, 그 농담을 더 재미있게 느낀다는 점이다. 이상한 습성이다. 하지만 재미는 있다. 고난이도 유머라고는 할 수 없지만, 어쨋든 배경지식이 필요한 농담을 동기들끼리 종종 하곤 했다. 특히 정신과를 배울 때는 극에 달했던 것 같다. 누구는 OC 같고, 자기는 Borderline disorder 같다고.. 


연구를 하면서 필요한 것이 상상력이다. 그리고 실험은 기본적으로 "단순한 반복의 연속"이기 때문에, 시의적절한 유희가 필요하다. 유희가 없으면, 지루하다. 그 유희는 연구자들끼리도 필요하고, 외부에게 설명할 상황에도 필요하다. 나만 재미있어도 좋지만, 다른 사람도 재미있으면 좋지 않을까?


뭐.. intro를 거창하게 썼지만, 한마디로 하면 인생에는 "재미"가 필요하다. 재미가 없으면, 돈이고 나발이고 다 필요없다. 뭐 돈 그 자체를 좋아해서 돈버는 재미를 느끼는 사람도 있긴 하더만... 여하튼, 여기에 있는 필진들은 연구에 재미를 느낄랑 말랑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간헐적 단식처럼 가뭄에 콩 나듯이 느끼는 사람도 있고, 미친년(?) 춤추듯이[각주:1]매일 매일이 재미있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여하튼, 결론은 재미있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 어떨까 하는 공감대가 생긴 것이다. 


필진 모두들 연구라는 생업이 있기 때문에, 매일 매일 글을 쓰긴 힘들지만, 최소한 2달에 한 번 정도는 ventilation을 하면 어떨까 하는 의견이 나왔다. 


일반인들이 관심을 가지면서, 우리가 조금은 비틀어 볼 수 있는 주제를 선택해서, 각자의 시각을 보여주면 어떨까?


그게 의학적 background를 곁들일 수 있는 주제여도 좋고, 완전 연구랑은 상관없는 주제여도 좋겠지만,필진들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주제에 대해서 글을 풀어보자는 것이 "For Fun Project"의 목적이다. 


다분히 필진들의 Ventilation이 목적이지만, 주제는 일반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주제로 선정하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우리가 재미를 느끼고, 읽는 사람이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정도로 독자들에게 다가갔으면 좋겠다. ^^ 



MDPhD.kr 의과학자들의 For Fun Project. 지금 시작합니다.


  1. "이외수씨 표현을 빌린 것입니다. 아불류 시불류에 나오는 "미친년 방언 터지듯 시를 줄줄줄 써 제끼는 넘 ..." https://twitter.com/oisoo/status/7847993240 [본문으로]

안녕하세요. 오지의 마법사입니다. 


일단 의대라는 곳은 인체에 대해서 현재 가장 잘 배울 수 있는 학업 공간인 것은 사실이고,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아울러, 의대는 예과에서 배우는 자연과학, 본과 1학년에서 배우는 기초 의학, 그리고 본과 2학년부터 졸업까지 배우는 임상 의학 다각도로 인체에 대해서 공부하고, 질병에 접근하는 시각을 그 어느 곳보다 잘 제시한다는 점에서 연구를 하기 위해 아주 강력한 배경지식을 제공할 수 있는 곳입니다.


What Medical School is Like -or- Studying for Anatomy
What Medical School is Like -or- Studying for Anatomy by SendakSeuss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본과 1학년은 전세계적으로 어디를 가나 비슷합니다. ^^ 

의대 과정은 전세계적으로 교육 과정의 편차가 가장 적은 학과 중 하나입니다.)


다만, 인체의 질병에 대해서 치료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직접적인 연구를 하는 것은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연구라는 것은 하나를 깊게 매진하는 것인데, 의학은 그 학문 체계가 워낙 방대하여서, 의대 과정동안 하나를 자세하게 배우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물론 배우는 동안은 아주 자세하고 깊게 배우긴 하지만, 절대적인 할애량은 자신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 한 모든 과정을 따라가기도 벅차기 때문에, 그리 많지 않습니다. 


따라서, 의사들도 본격적인 연구는 의대를 졸업하고 나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관심있는 학생은 본1때부터 진행하기도 합니다.) 기초 의학을 선택하는 경우에는 졸업과 동시에 연구를 시작할 수 있고, 임상 의학을 선택하면 빠르면 레지던트 3-4년차, 혹은 펠로우에 즈음해서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PhD가 대부분 학부 4학년때 혹은 석사때부터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하는 것에 비한다면 다소 늦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이 어떤 관점을 가지고 연구를 하느냐에 따라서 의대 학위는 환자를 대면하고 진료할 수 있다는 "의사" 라이센스 뿐만 아니라, 거시적으로 학문, 의학, 인체를 접근하는 틀과 다른 학문을 하고 있는 사람들과 교류에 큰 장점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작게는 주변 의대 동기, 선후배 등이 다 임상 의학을 하면서 진료 일선에서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고, 크게는 연구에서 임상까지 접근하는 Translational Medicine (중개 의학 - 링크)을 아우를 수 있습니다. 


pieces of you.
pieces of you. by NatShots Photography 

(본과 1학년 때 배우는 해부학 책 중 하나인 Gray's anatomy)


물론 장점만 본다면 어느 곳이든 쉬워 보이고 좋아 보입니다. 당연히 단점도 있습니다. 기초 의학 자체가 의대 내에서 소수인 집단 (MDPhD.kr의 기초의학 글-링크) 입니다.  따라서 연구를 하는 시행착오 역시 오롯히 자신의 몫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임상을 하는 친구들과의 괴리감 역시 상대적으로 큽니다. 


아울러, 연구를 메인으로 하는 연구 중심 대학 (카이스트, 지스트, 디지스트, 포스텍) 등과 비교할 때, 교육에 대한 부담도 어느 정도 있습니다. 더불어, 경제적인 측면 역시 상대적 빈곤감을 느낄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절대적으로 본다면 일반 대학에 있는 대학원생과 비슷할 수 있지만, 자신과 의대 6년을 같이 공부한 동기들 대부분이 자신보다 훨씬 더 많은 월급을 받는 상황 (갈수록 그 차이는 더 커짐)에 초연해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아울러, 정해진 임상 길과는 다르게, 모든 길을 자신이 개척해야하는 안개 같은 상황도 개인이 감당하기에 쉽지 않습니다. 이 모든 이유로 기초 의학을 선택하는 사람은 한 학년에 1%도 채 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많은 수의 기초 의학 전공자들이 중도 포기를 하고, 임상의학을 전공하게 됩니다. 전 그 선택도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중도 포기와는 별개로, 기초 의학의 다양한 툴을 이용하면 임상에서 더 많은 것을 할 수도 있거든요. 아울러 위에 언급한 단점들도 어느 정도 커버가 되구요. 다만 시간이 길어진다는 단점은 있겠죠.  


Medical/Surgical Operative Photography
Medical/Surgical Operative Photography by phalinn 저작자 표시


따라서, 자신이 의대를 졸업하고 연구를 혹은 기초 의학을 선택한다면, 정으로 자신이 좋아해야 합니다. 단순히 교수가 되겠다. 연구를 하겠다는 생각은 정말 단순한 생각입니다. 또 소위 말하는 뽀대(?)나 주변 시선을 신경쓴다면 더욱 이 길을 선택하면 안됩니다. 연구에서만큼은, 인생이라는 노력을 투자해서 얻는 리턴이 결코 돈이나 지위와 같은 외부적인 보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단순히 교수가 되는 것이 목표인데, 자신이 위와 같은 성향을 가졌다면, 임상을 선택했을 때 보다 더 힘들 수 있습니다. 예전 70-80년대에는 기초 의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모교의 교수로 남을 수 있었습니다. 의과 대학에서는 연구나 진료보다 학생 교육이 중심이었고(현재도 그러합니다만) 의사인 기초의학자들은 그 누구보다 교육에 더 적합한 인재였기 때문이죠. 


하지만, 2000년도에 들어오면서 "연구"가 의과 대학의 한 축을 형성하면서, 무조건 기초 의학을 전공했다는 이유로 의과대학 교수가 되지는 않습니다. 현재는 그런 학교가 거의 없습니다. PhD가 의과대학 교육이라는 측면에서는 부족할 수 있지만, 연구에서 강점이 크기 때문에, 많은 수의 의과대학에서 PhD를 교수로 고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논의하지 않겠습니다.


bug for today: staphylococcus aureus
bug for today: staphylococcus aureus by estherase 저작자 표시동일조건 변경허락


따라서 연구만을 위해서라면, 굳이 의대를 들어오지 않아도 충분한 연구를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어떤 스타일인지, 어떤 연구를 하고 싶은지. 시간이 많이 걸려도 인체에 대한 이해와 적용을 바탕으로 연구를 하고 싶은지, 아니면 한 곳만 깊게 파고 싶은지에 대해서 많이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울러, 2000년도 이후에는 의대 자체를 들어오기가 힘들어 졌기 때문에, 자신이 그 커트라인을 넘어서 의대를 들어올 수 있느냐도 위와 같은 선택의 변수라고 하겠습니다. 자신이 아무리 의사가 되어 기초 의학을 연구하고 싶어도 의대에 입학하지 못하면 MD가 될 수 없습니다. 하지 못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은 분명히 다릅니다. 일종의 차선책인 셈이죠. 과연 재수 삼수를 해서 의대를 들어가야 하느냐? 현재로서는 그건 가치관에 따라 다르다라고 대답하겠습니다.


결과적으로, 기초 의학을 진로로 정하면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이 글의 목적은 충분히 고민한 뒤에 진로를 선택하라는 것이고, 자신이 보는 것과 실제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설명하는 것입니다. 

지난번 학위에 관한 글에 이은 시리즈 물입니다. 


이해를 위해서 




를 읽어본 후에 읽으시면 더 빠른 이해가 갈 듯 합니다. ^^


오늘은 포닥 과정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물론, 포닥이라는 과정 모두를 다루기에는 이 지면으로 부족하기에 일부만을 다룰 예정입니다.


일반적으로 포닥 혹은 포스닥 과정"박사 후 과정"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박사를 마친 사람이 자신의 랩을 만들기 전에 혹은 연구원이 되기 이전에, "자신의 아이디어 혹은 가설"을 다른 과학자(보통은 PI)가 꾸려놓은 랩에서 박사를 마친 자격으로 실험을 수행하는 것을 "박사 후 과정"이라고 합니다. 영어로는 Post-Doc Fellow 혹은 Post-Doctorate researcher 라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편의상 "포닥"이라고 합니다. (혹자는 사회적 신분으로 보았을 때, 더 적절한 용어인 "포닭"을 쓰기도 합니다.)



(신일철 교수님 - 아주 많은 공감을 얻고 있는 연재 만화 포닭 블루스! 후속편으로 조교수 블루스도 있습니다. ^^)


포닥 과정은 실제로 실험을 하는 입장에서 완전히 독립적인 과학자가 되기 전에 수련받는 과정으로, 이 과정에서 접한 지식, 네트워크, 과학이 이 사람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중요한 순간이기도 합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학사, 석사, 박사 모든 과정이 중요합니다만. 포닥은 그 과정상, 정규 교수 혹은 연구원으로서 자신의 랩을 꾸리기 직전 단계이기에, 그 어느 시기보다 인생에서 많은 영향력을 미칩니다. 


이 과정은 과정 상, 박사를 마친 자만이 자격이 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PhD를 요구합니다. 이학 박사, 공학박사, 의학박사 등을 요구한다는 말이죠. 이론적으로는 박사 학위 없이는 포닥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물론 학사를 마치고 바로 연구를 뛰어 드는 사람이 있긴 하지만, 이 경우를 포닥이라고 하지는 않죠. 그냥 연구원이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연구원이 성과를 내는 것은 학위와는 전혀 상관 없다고 생각합니다. 성과와는 별개로 연구를 꼭 박사 학위가 있어야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학사급 연구원이라 하더라도 성과는 박사 이상을 내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여하튼, 일반적으로 포닥은 박사 후 과정이기 때문에, 박사를 마친(학위 수료가 아닌 학위) 사람만 가능합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의대를 졸업하면 의학사 혹은 의무석사를 받습니다. 공식적으로 보면 박사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하지만, 영문 학위는 Doctor of Medicine 입니다.) 따라서, 우리 나라에서 의대를 졸업했다고 "박사"라고 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 PhD를 받지 않고, 미국에 가서 MD로만 포닥을 하는 경우는 종종 있습니다. 심지어 박사 과정(PhD)없이 MD만으로 교수가 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미국 본토 사람뿐만 아니라, 한국이나, 오스트리아에서 온 MD도 MD만으로 의대 혹은 자연대, 심지어 공대, 법대 까지 교수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울러, PhD가 없이 MD로서 포닥을 하는 경우에, 그 사람의 공식 명칭은 Post-doctorate researcher 혹은 fellow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MD로만 포닥을 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의사의 경우에는 "박사에 준하는 자격을 가진다"고 생각하고, PhD 없이 포닥을 바로 수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게 의학사이든 의무석사이든, 한국 혹은 북한에서 받은 학사라 하더라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 박사 후 과정으로 Function을 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미국 NIH에서 만든 카툰 NIH catalyst 포닭 블루스와 같은 카툰이죠.)  


실제로 미국의 포닥 과정을 살펴보면, MD를 박사로 인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MD를 마치고 바로 포닥을 시작하는 것이 절차상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MD를 마치고 5년 동안 기초에서 PhD를 바로 마치고, 미국으로 포닥을 나갔는데, 5년차 포닥 경력을 인정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행정적으로 미국의 경우에는 MD만 있어도 박사후 과정을 수행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리고 유럽도 마찬가지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유럽은 나라마다 다른 잣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MD를 마쳤다 혹은 의대를 졸업했다"는 단순한 이유 하나로 무조건 포닥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실질적으로 MD만 마친 사람이 포스닥으로서의 Function을 하느냐는 전혀 별개의 문제라는 이야기이죠. 이는 그 포스닥을 고용하고자 하는 PI 고유의 권한이겠지요. 


예를 들면, 충분히 연구 역량을 가졌지만, PhD가 없는 MD PI가 고용 의사가 있으면 포스닥으로 고용할 수도, 경력직 연구원으로 고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반대로, 자신이 아무리 MD라 할지라도, 연구 능력이 전혀 없는데, 포스닥으로 고용되지는 않습니다.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무급여로 일할 수는 있겠죠. 그런 상황에서 아까운 자원을 낭비할 PI도 없을 뿐더러이때는 오히려 대학원생보다 못한 취급을 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MD가 MD조차로도 Function을 못하게 되는 셈인 거죠.


저 역시 미국에 Postdoc (with only MD without PhD) 로 갈 기회가 있었고, 포닥을 가는데 PhD가 없는 것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일례로 저의 경우를 예로 들면, PhD 없이 포닥을 갈 수 있는 계기가 두 번 있었는데, 두 번 모두 PhD가 없다는 사실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석사 졸업인 셈인데, 포닥을 할 수 있었던 셈이죠. MD degree를 물어보고, 관련 자료를 제출하니깐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혹시나 해서 두번 모두 포닥을 진행하는데 문제가 없냐고 물었는데, 그 때마다, Department의 chairman이 MD로만 포닥이 가능하다고 답변을 했고, 그에 따라 진행했습니다. 따지고 보면, 공식적으로 MD이기 때문에, 포닥을 post-MD로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의학사인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고, 모든 행정 상황에서 Dr.Oh 로 용어가 진행되었습니다. 박사가 없었던 저로서는  사실 쪼금 민망하기도 했었습니다. ^^


물론, 순수 PhD 선생님들 입장에서는 "특혜가 아니냐"고 말씀하실 수 있습니다. 물론 틀린 지적은 아닙니다만, 앞서 말씀드린대로 미국의 상황과 우리의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그러한 것입니다. 아울러, 미국에서 PI를 할 정도의 과학자라면, 절대 바보가 아닙니다. 단지 MD를 가졌다는 이유로 포닥으로 고용하지는 않는다는 말입니다.


즉, "그 사람이 어떤 연구를 해 왔고, 어떤 용도로 써먹을 수 있느냐가 그 사람이 박사이냐 아니냐의 문제에 선행한다"는 점입니다. 역으로 말하면, PhD 선생님들도 이 부분에서 충분히 자신을 마케팅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점입니다. PhD를 마치기 이전에, 자신을 세일즈 할 수 있다는 점이죠. 물론, PhD를 마쳐야만 갈 수 있다는 상황 자체는 변하지 않지만, 이는 PI입장에서는 아주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안 되는 일을 어떻게든 되게 하는 것(without misconduct - 중요)가 포닥의 일인지도... ^^)


단편적인 예로, 제가 단지 MD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포닥을 갈 수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제가 기초의학을 전공하면서 하고 있는 연구와 해왔던 연구, 그리고 당장 쓸 수 있는 molecular biology 스킬 들을 총체적으로 평가했을 때, 포닥으로 역할을 할 것이라는 PI의 판단으로 포닥으로 저를 고용하려고 했던 것이지요.[각주:1] 단적으로 갓 졸업한 MD포닥 연구원으로 취직되는 경우는 미국에서도 그리 흔한 케이스가 아닙니다. 


즉, 그 사람이 MD라서 뽑은 것이 아니라, 포닥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인 상황에서 PhD가 없는 MD라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즉, 포닥이라는 역할 그 자체로 그 사람을 고용하는 셈인 것이지요. 추가로, 미국은 고용의 측면에서 MD와 PhD를 동일 선상에 두고 포닥으로 뽑는다는 점이 우리와 다른 점이겠지요.


물론 MD이기 때문에, 불리한 점도 분명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추후에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결론적으로 MD로만 포닥을 할 수는 있습니다. 다만, 자신이 그 것만 믿고 포닥을 지원해서는 안되겠죠. 



  1. 운좋게도, 저를 고용하고자 했던 랩은 CNS Paper가 나오는, 소위 말하는 빅가이 랩이였습니다. 스탠다드라 할 수 없지만, 빅가이라 불리는 과학자에게도 PhD 유무가 그리 크게 중요하지 않았고, 그 사람을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입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저는 군인 신분이라는 문제 때문에 그 랩에 포닥을 가지 못했습니다. ^^ [본문으로]

 오늘은 심포지움 참석 후기를 포스팅할까 합니다. ^^ 지난 번에 기초 의과학자 연합 심포지움에 대한 소개를 했었죠. ^^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신 분은 이 곳으로 링크타고 가세요. ^^


이번 심포지움 개최 취지를 잠시 설명하자면, 


 의대를 졸업하고 난 이후에, 기초 의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은 아주 소수 이긴 하지만, 전국적으로는 어느 정도의 수가 있습니다. 또한 그 것을 의과학 연구자라고 테두리를 넓히면 아주 많은 수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떤 연구를 하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연구를 하고 싶어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워낙 산발적으로 각 의대, 혹은 연구소로 흩어져 있어서 말이죠. 그래서 그 사람들이 어떤 연구를 하는지에 대해서 들어보고, 서로 간의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서 본 심포지움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블로그의 취지도 그러하죠. ^^)



 심포지움의 책자와 소개 리플렛입니다. 전체적으로 잘 짜여진 구성과 발표 세션의 조화, 배려 등이 아주 보기 좋았습니다. 학회 일을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이런 책자 하나 만드는 것부터 학회와 관련된 모든 것이 주최측 입장에서는 "일"이기 때문에, 주최측에서 많은 노력을 했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계명대학교 의과대학 건물 전경(?)입니다. 전경인지 아닌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습니다만... ^^ 최근 지어진 건물답게, 외부뿐만 아니라, 내부까지 아주 멋진 건축물이였습니다. 제 사진으로 그 멋진 건물을 담을 수 없어서 아쉬울 뿐이었습니다. 대구에 살고 있지만, 계명대학교의 이쁜 캠퍼스를 느낄 기회가 거의 없었는데, 이번에 제대로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의과대학 맞은 편으로 현재 공사 중인 병원 부지가 있었습니다. 조만간 완공을 목표로, 현재 공사 중인데, 동산 병원이라는 오래된 역사를 가진 병원, 의과대학인 만큼, 신축되는 병원 건물 역시 큰 기대를 해 봅니다. 실제로, 부지와 예상 조감도를 보았는데, 정말 멋진 건물이더군요. ^^



 의과대학 내에 있는 존슨 홀입니다. 전체적으로 심포지움을 개최하기에 충분한 크기와 깔끔한 내부 시설. 그리고 보시면 알겠지만, 3개의 프로젝터로 발표자료와 연자 소개를 동시에 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발표하시는 분은 계명 의대 생리학 교실에 계신 박재형 선생님(주최-기획)이십니다. ^^ 


실제로, 박재형 선생님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각기 다른 연구를 수행하고 계신 선생님들의 발표에.. 정말 많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 중간에 뉴스를 곁들어서 맛깔나게 본인이 하고 있는 연구를 발표하셨던 선생님도 계셨고, 동아리에 와서 후배들에게 연구를 설명하는 친근한 분위기가 느껴지신다는 선생님도 계셨을 정도로 화기애애하고, 재미난 심포지움이었습니다. 



 또 하나 주최측의 배려를 느낄 수 있는 기념 사진입니다. 커피 브레이크에 연자와 주최자 분들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었는데,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액자로 만들어서 주시더군요. ^^ 정말 배려심이 최고였습니다. 다시 한번 이 모임을 기획하신 계명의대 선생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아울러, 여기에 사진을 첨부하지는 않았지만, 전국에 계신 기초 의학 선생님들의 주소록까지 세심하게 만들어 주셔서, 마치 동아리 연락처를 받는 느낌이었습니다. ^^ 깨알같은 배려로 가득찬 심포지움이었습니다.



심포지움을 마친 후에 어김없이 이어진 식사 자리. 사진을 올려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사진들 중에 희미하지만 분위기를 알 수 있는(?) 사진만 일단 하나 올립니다. 사진에서 보면 느껴지시겠지만, 심포지움 후에 마련된 식사 자리에서, 술이 곁들어 지면서 더욱 돈독(?) 사이가 되었습니다. 모두들 자발적으로 알아서 마시는 분위기였는데, 모두들 정말 재미있게 술을 마시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특히나, 모임을 주최하신 김신 선생님과 이재호 선생님의 입담이 많은 사람들을 한 곳으로 모으는데 큰 기여를 하였던 것 같습니다. 다시한번 주최측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아무쪼록 이번 모임을 통해서 많은 다양한 사람들을 알게 되어서, 공동 연구와 같은 길을 걷는 사람들로서 가질 수 있는 유대감을 느낄 수 있어서 저는 개인적으로 아주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동갑 친구도 여럿 있어서, 앞으로 주기적으로 재미있게 지낼 수 있을 것 같고, 형님들도 많이 알게 되어 좋았던.. 100점 만점을 줄 수 있는 심포지움이었던 것 같습니다. 


음식도 좋았고, 술자리도 좋았고, 심포지움의 내용도 좋았고, 주최측의 배려는 그 무엇보다 좋았습니다. 이번 모임을 통해서 전국에 계신 다양한 젊은 연구자들을 알 수 있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내년에는 참석자를 조금 넓혀서 다양한 분야 연구를 아우를 수 있는 심포지움이 개최될 예정이라고 하니 정말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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