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바이오톡, Biotalk.kr의 운영자 오지의 마법사입니다.

 

제가 여러 랩에서 다양한 지식을 배우다 보니 느낀 점인데, 각 랩에 따라, 그리고 자기가 어떤 사수와 어떤 교수를 만나느냐에 따라서 개인의 연구자 인생이 확연하게 달라진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프로토콜의 차이를 차치하고서도, 랩마다 각기 다른 지식의 전달은, 결과적으로 자신의 운 혹은 운명에 따라, 연구자로서의 활동과 역량이 달라진다는 점을 의미합니다. 

 

그러다 보니, 개별 랩에서 아주 좋은 동료와 아주 좋은 교수님 밑에서 정말 운 좋게 연구를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생각보다 많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환경이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주변 정보가 부족해서, 다른 연구자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몰라서, 정보를 주는 사람이 적어서라는 점 역시도 알게 되었습니다. 

 

즉, 많은 사람들의 정보와 환경의 비대칭성으로 인해서, 재미있는 science를 재미있게 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팟캐스트 biotalk.kr을 런칭하게된 첫번째 이유가 있습니다. 거창하게 이야기했지만, 최소한 정보의 부재나 비대칭성으로 대학원생들이나 학부생들이 랩을 선택함에 있어서, 각자의 정보를 공유해서, 이런 상황을 개선시키자는 것이 본 팟캐스트의 목적입니다. 

 

생각해보면, 영어를 통하지 않고, 마음 편하게 생명과학, 의과학에 대해서 접근할 수 있는 루트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정보의 공급은 제한적인데 반해서, 이 정보에 대한 니즈나 대학원생들의 갈증은 아주 큽니다. 

 

실험을 하고 연구를 하는데 영어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영어와는 별개로, 과학을 하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지식을 대학원생들이 조금 더 편하게 느낄 수 있는 언어로 공유하면서, 지식을 늘이는 채널이 분명히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여기에 팟캐스트를 런칭하고자하는 두번째 이유가 있습니다. 

 

이런 지식과 정보들이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쌓이다 보면, 영어와는 별개인, 과학적 논리가 쌓이게 되고, 이는 결과적으로 많은 연구자들이 새로운 지식을 발견해낼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 질 것이라는 꿈을 꿔 봅니다. 

요약하자면,
1. 각 랩에 따른 교육의 편차.

2. 영어 정보에 대한 제약.  

의 상황에서, 이런 갈증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정보 공급자가 필요하다고 느끼고, 그 대안으로 생명과학-의과학 정보를 제공하는 Biotalk.kr 의 런칭을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저희는 쉽게 가지 않겠습니다. 

 

다소 어렵더라도, 도움될 수 있는 방향으로 지식을 전파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 저희도 전문성을 확보하고자 노력하겠습니다. 

항상 재미난 연구 즐겁게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Biotalk.kr 운영진 일동.

 

http://www.podbbang.com/ch/12349

  시작하기에 앞서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이동국 선수가 월드컵 엔트리에 뽑히지 못한 것이 아쉬운 마음에, 센츄리 클럽에 가입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어, 제목에 넣기는 했지만 이동국 선수와는 관련이 거의 없는 글입니다. 축구를 하면서 누구나 다칠 있는 부위인 십자인대 손상에 대해 쓴 글 입니다. 실제 생활 중에 십자인대손상을 당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중점을 맞춰서 썼습니다. 월드컵을 맞이하여, 즐겁게 읽으면서 유익한 정보를 얻어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시작합니다.

  때는 늦은 , 26살의 잘생기고 건장한 그리고 축구를 무척 사랑하는 청년은 2시간쯤 축구 시합을 하고 집에 들어가는 길이었다.  허벅지에 힘이 풀려, 무거워진 다리를 이끌고 가는 길에,  친구들에게 걸려온 통의 전화. " 풋살하자 나와"  아씨 피곤한데, 잠깐 고민하던 그는 어느새 발길을 풋살장으로 옮기고 있었다. 시간 정도 지났을까? 조금씩 어둑어둑해진 바람과 함께, 시원한 땀을 흘리며 운동을 하고 있었다. 터치라인에서 화려한 기술을 구사하며 방향을 전환하던 순간  "뚜둑".    소리는 너무나 크게 울려 앞에서 수비를 하고 있던 다른 친구에도 들렸다고 한다.   자리에서 힘이 빠지며 털썩 주저 앉는 잘생긴 청년.

"뼈가 부러진 느낌은 아니었고, 인대가 다쳤나? 아니면 근육이 놀랐나? 아프긴 했지만, 소리지르거나 정도는 아니였어요."

" 있기는 힘들었지만, 걸을 정도는 아니고, 쩔뚝거리며 걸을 있었어요. 사실 뛸까 고민해볼정도로 특별한 이상은 느꼈어요. 많이 아파서 뛰긴 했는데, 조금 쉬다가 혼자 운전해서 집에 왔어요"

"근데 점점 통증이 심해져서 저녁엔 잠도 정도였어요. 다음날 일어나서 응급실 갔는데 X-ray 찍었는데 괜찮다고 쉬라고 하더라고요."

"통증이 전혀 가라 앉질 않아서 월요일날 MRI 찍었는데 십자 인대가 파열됐다고...."

  위의 에피소드는 지인에게서 직접 들은 것으로, 아마도 일반인들이 십자인대 손상을 당하는 가장 일반적인 경우일 것이다.  과도한 운동 혹은 반복되는 운동으로 인해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무릎에 무리를 주는 갑작스러운 움직임(갑자기 속도를 변화시키거나, 방향을 바꾼다거나, 수동적으로 심하게 꺾인다거나)으로 인해 관절 손상과 함께 십자인대파열까지 일어나는 상황)  

  정확히 이해가 안되실 있을 같습니다. 그림을 보면서 어떤 상황인지 상상해보도록 하죠.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만 ^^ 아주 유명한 축구 선수입니다. 다른 블로그에 있던 당시 상황을 묘사를 보자면  "경기 후반 미드필더 왼쪽에서 볼을 잡은 방향 전환 하다 무릎이 뒤틀리며 그라운드에 쓰러집니다."

피로가 누적된 상황에서, 급격한 방향 전환으로 인해 무릎 관절에 힘이 가해지고 그로 인해 그림과 같은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 가장 흔한 경우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십자인대 손상은 무릎 내부의 어떤 일이 벌어지면서 일어나고손상된다면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수술을 받는다면 이후는 어떠한 재활이 필요한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예방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자세한 설명에 앞서, 이해를 돕기 위해 십자인대가 무엇이고, 어떻게 생겼으며, 어떤 기능을 하는 것인가에 대해서 먼저 알아봐야 같습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인대란 뼈와 뼈를 연결해주는 연결조직(정확히는 결합조직connective tissue입니다만, 연결 조직이라고 하는 편이 이해가 쉬울 같습니다. 특별한 기능보다는 구조를 유지해주는 철골 뼈대라고 생각하시면 같습니다.)이다. (tendon) 근막(fascia)과의 차이는 건은 뼈와 근육을 이어주는 연결조직이고, 근막은 근육과 다른 근육을 이어주는 연결조직입니다.

  기본적으로 인대는 뼈와 다른  뼈가 서로 연결되어 흔들리거나 원래 자리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해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십자인대는 어느 뼈와 뼈를 연결해주는 것일까요?  대퇴골과 경골(정강이뼈) 이어주는 조직입니다. (아래 그림에서 보시면 Femur Tibia 표기되어 있습니다.)

  십자인대가 대퇴골과 정강이뼈를 이어주는 인대라는 사실을 알았으면, 어떻게 생겼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조금 어렵습니다. 정형외과 전공이 아닌 많은 의사들도 해부학 실습 이후에는 깨끗이 까먹고 항상 어려워 하는 부분입니다. (넘어가셔도 좋습니다만 읽어보시면 많은 도움이 되실겁니다^^)     

  

  위의 사진은 전부 오른쪽 무릎을 다양한 각도 (약간 바깥쪽에서, 약간 안쪽에서, 무릎을 굽힌채로 정면에서, 그리고 위에서 쳐다본)에서 그려 입니다. 밑에 줄은 위키피디아(사랑합니다)에서 가져온 모식도와 안쪽에서 봤을 무릎 움직임에 따라 십자인대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여주는 그림입니다.

3번째(2번째 줄 왼쪽) 그림에서 보시면 전방십자인대는 대퇴골(무릎 위쪽 뼈)의 홈의 바깥쪽 부분에서 시작되어, 4번째(2번째 줄 오른쪽) 그림에서 보시면 경골(무릎 아래쪽 뼈)의 앞쪽 가운데에 붙게 됩니다.

  십자인대가 하는 정확한 역할은 무엇인가? 1)경골이 대퇴골보다 앞쪽으로! 과도하게 움직이는 막아주고, 2)무릎이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꺾이는 막아주고 3)경골이 안쪽으로 과도하게 회전하는 것을 막아줍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이러한 일들이 심하게 일어난다면 전방십자인대가 끊어지겠죠?

  여담으로, 무릎에는 전방 십자인대 , 후방 십자인대와 측부 인대2개를 포함해서 4개의 무릎 인대가 힘을 합쳐 무릎의 안정성을 부여하게 됩니다. (대퇴골하고 경골이 붙어 있어야겠죠? 다리가 오징어처럼 흐느적거리지 않으려면? 그러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여기까지 십자인대의 생김새와 역할 그리고 손상기전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도대체 어떤 행동을 하면 십자인대를 다치는지,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또 십자인대가 다치기 쉬운 사람들이 따로 있는 아닌지도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제일 먼저, 무엇보다 흥미로운 사실은, 여자가 남자보다 십자인대 손상을 당한다는 입니다. 물론 주변에도 대부분의 십자인대 손상을 당한 사람은 남자이긴 하지만, 그건 남자가 운동을 훠어어얼씬 많이 해서 벌어지는 현상입니다. 같은 종류의 운동에 종사하는 같은 숫자의 운동선수들을 비교 했을 경우에는 여자가 남자보다 훨씬 더높은 확률로 십자인대 손상을 당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여자 프로 축구선수와 남자 프로 축구선수 중에서 어느 쪽이 십자인대 손상이 많냐고 묻는다면, 여자 프로 축구선수에서 훨씬 십자인대 손상을 많이 당한다고 합니다.

  우선 여자의 경우 갑작스럽게 멈출때! 대퇴사두근을 주로 사용하게 되고, 대퇴사두근은 경골을 쪽으로 당기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십자인대손상에 손상에 취약하다고 합니다. 아니라 햄스트링의 힘이 상대적으로 약해서 무릎을 안정적으로 고정해주지 못해 더욱 취약해진다고 합니다. (대퇴사두근Quadriceps femoralis 지난 글에 나왔는데, 앞쪽 허벅지 근육을 생각하시면 되고, 햄스트링 Hamstrings 뒤쪽 허벅지 근육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아니라 여성 선수들은 운동시 급격하게 방향을 바꿀 , 무릎을 안쪽으로 휘면서 방향을 바꾸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그로 인해서 십자인대에 부하를 주게 되고 손상을 당한다고 합니다.  (상대적으로 여성분의 경우 Valgus  남자의 경우 Vargus 형태의 관절 구조를 가집니다.)

즉 다르게 말한다면, 햄스트링과 대퇴사두근과의 균형이 맞지 않고, 무릎이 안쪽으로 휘어 있다면 더 손상을 잘 당하게 되겠지요. 올바른 자세로, 충분히 몸을 풀고, 근력운동을 해야 되는 이유 입니다.

 

  위의 그림은 십자인대가 손상 어떠한 힘에 의해서 다치게 되는지 보여주는 모식도 입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lpIOMuqXWrE 

동영상에 제가 힘겹게 설명해놓은 모든 내용을 1 만에 요약해주고 있습니다. (소리는 원래 없는 합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십자인대를 다치게 되면 어떤 증상들을 보이게 되는지? 실제 무릎을 다쳤을 십자인대가 손상 되었는지 알아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그렇지만 자세한 진단은 !!!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먼저 십자인대가 손상되면 릎에 어떻게 되는지 보겠습니다.

실제로 다쳐보거나 다른 사람이 다친 순간에 함께 있어 적이 없어서,

 교과서적으로(Uptodate) 십자인대 손상을 당한 환자는 ""하는 느낌과 함께 무릎이 부어 오르고, 느슨해지면서 고정된 느낌이 사라져 "불안정한" 느낌이 들고, 종종 무릎이 "빠져나가는" 같은 느낌이 든다고 합니다. 또한 무릎에 차는 붓기에는 대부분 피가 섞여 있으며(검사해봐야 알겠죠?? 밖에선 알기 쉽지 않을 겁니다.) 붓기가 빠지고 나면 무릎으로 무게를 지탱할 있지만, "불안정한" 느낌은 지속 된다고 합니다. 옆으로 걷거나, 계단을 내려가거나, 피봇(농구기술입니다. 한쪽 다리를 축으로 방향을 트는) 같이 다친 다리에 무게를 전달하게 되면 나사가 풀린 같은 느낌이 심하게 든다고 합니다.

  이러한 증상과 함께 다음의 가지 검사를 통해서 십자인대 손상을 확인 있습니다.

다만 이런 검사를 때는 언제나! 항상! 반대편 무릎도 같이 해서 쪽을 비교하면서 하시기 바랍니다.

그럼 먼저 라흐만(Lachman) 테스트 입니다.

편하게 누운 상태로, 무릎을 그림과 같이 20~30 정도 구부리고, 손으로는 대퇴부를 고정시키고 다른 손으로는 종아리를 잡고 쪽으로 당기면, 정상인 경우에는 뻑뻑해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만, 십자 인대 손상이 있는 경우에는 앞쪽으로 밀려오고 무릎이 바깥으로 돌게 됩니다.


다음은 피봇 쉬프트 테스트(Pivot-shift test) 입니다. 그림으로 조금 어렵기 때문에 동영상을 보시면 (30초부터 보시면 됩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yOztSsiL2ng

먼저 다리를 20~30 정도로 들고 무릎을 완전히 상태로 검사를 시작합니다.

발목을 잡고 안쪽으로 돌립니다.

그리고 무릎에 손을 대고 천천히 굽힙니다.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만약 십자인대 손상이 있다면 무릎이 ""하고 앞쪽으로 튀어 나오게 됩니다. (무릎을 구부리는 동안 덜컹하는 느낌이 듭니다.)

(동영상은 정상인으로 했기 때문에 당연히 음성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검사를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무릎을 다친 경우 손상이 있기 때문에 통증에 예민해져서 검사 주변 근육에 과도하게 힘이 들어가서 검사 결과가 다르게 나올 있습니다. 피검사자 환자는 완전히 긴장을 풀고, 다리 근육에 힘을 빼고 있어야 정확한 검사 결과가 나옵니다.

 

마지막으로, 전방 끌림 검사(Anterior drawer test)입니다.

앞의 라흐만 테스트와 거의 마찬가지로 편안히 누워서 이번에는 무릎을 90도 구부린 상태로 검사하게 됩니다. 종아리를 양손으로 잡고 앞쪽으로 댕기면 무릎이 앞쪽으로 쓱 빠집니다. 검사를 시행할 때 환자의 발 위에 앉아서 무릎이 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세가지 검사 중에서는, 라흐만 테스트가 가장 유용하고 편리한 검사 입니다. 그리고 피봇 쉬프트 테스트에서 양성이 나오면 98%정도 확률로 십자인대 손상이 있다고 생각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피봇 쉬프트 테스트에서 음성이 나와도 십자인대 손상이 없다고 얘기 할 수는 없습니다.) 전방 끌림 검사도 아주 유용하지만, 손상 입은 직 후에는 정확하지 않다고 합니다. 즉 붓기가 빠지고 안정적으로 된 후에 해야 검사 결과가 십자인대 손상을 더 정확히 반영한다고 합니다. (다친 운동장에서 쓰기엔 적합하지 않겠죠?)

위와 같은 사실을 알고 계신다면, 일상 생활에서 무릎을 다쳤을때 간단히 검사해보실 수 있을 겁니다. 

 

이렇게 십자 인대 손상이 확인되면(다시 한번 말씀 드리지만 제대로 검사는 꼭꼭꼭꼭꼭~! 전문의와 상당하세요), 진료를 받고 수술을 받아야 합니다. 예전에는 수술을 하지 않는 경우도 많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수술 기술이 많이 발달함으로 인해 재활 치료만 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졌습니다.

자세한 수술에 관한 정형외과에 방문하셔서 들어주세요~

다만 다친 후에 RICE 잊지 마세요. Rest, Ice, Compression, Elevation 약자로, 다친 부위는 절대 안정(Rest) 취하고, 얼음찜질과 압박(Ice and Compression) 통해서 붓기를 줄여야 합니다. 다친 정도에 따라 48~72시간 정도는 차가운 찜질과 압박을 하는 것이 좋은데, 십자인대 손상이 정도면 72시간 혹은 이상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절대 절대 절대 다치자 마자 찜질 하시면 안됩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누워서 다리를 들고 심장보다 높은 위치에 있도록 하세요. 발목에 베개를 두면 되겠죠? 이러한 처치는 모든 종류의 인대/근육등의 손상에 적용될 있습니다. 초기 처치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붓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응급 처치를 하고 수술을 합시다. (정형외과 전문의와 함께^^)

무사히 수술을 마쳤다고 하면, 이제부턴 길고 암흑같은 시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로 재활!  하지만 이러한 부분 역시 함부로 말씀 드릴 수 없는 아주 전문 분야이기 때문에, 꼭 전문의!!와 상담하시길 바랍니다. 


다만 간단한 준비운동만으로도 십자인대 손상의 위험이 줄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준비운동을 하시기 바랍니다.

대퇴사두근, 종아리 근육, 햄스트링을 충분히 스트레칭하고 근력운동을 하는 십자인대 부상 방지의 가장 기본이 되는 운동입니다.

그림으로 설명 드리면,

 

그림과 같이 다양한 방식으로 스트레칭을 하고

이런식으로 (앞의 그림은 몸을 천천히 앞으로 기울이면서 허벅지와 배에 힘을 줘서 앞으로 쓰러지는 것을 막는 운동입니다, 복근과 허벅지 근력이 강화됩니다.) 강화 운동을 하시면 됩니다.

 

, 좌우로 뛰기, 한발로 뛰기, 앞뒤로 뛰기 등을 통해서 균형 감각을 기르는 운동을 평소에 한다면

십자인대 부상을 줄이는데 더욱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여기까지 십자인대와 손상 그리고 실용적인 진단법과 치료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재미있는 글이 되길 바랬지만, 거의 Uptodate 한글 번역 본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유용한 글이 되길 바라며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다음에 잉여시간이 생긴다면 다음 시리즈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PS.

대부분의 의학적 지식은 이 페이지와 연결된 논문들 참조 하였습니다. 

http://www.uptodate.com/contents/anterior-cruciate-ligament-injury?source=search_result&search=acl&selectedTitle=1~23

참고한 블로그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tistory/1276CC0B4C6E68495F

십자인대 손상 당시의 상황에 대해서 상세히 기술해준 제 친구 K군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들어와서, 고유의 특성에 따라 각기 다른 현상을 일으키며, 그에 대해 우리 몸도 다양한 증상을 일으키는 모습은 매우 다이나믹하고 흥미로운 일이다. 하지만 의대 미생물학은 수많은 병원성 세균과 바이러스를 공부해야하다보니 의대생들에게 그다지 인기있는 과목은 아니다. 때문에 교수님들에 대한 학생들의 인상도 좋지는 않은 편이라, '미생물학을 전공하면 마음도 micro해지는 것이냐?'는 등의 농담을 하기도 한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바이러스만 보더라도 병을 일으킬 수 있는 바이러스가 이렇게나 다양하고 많다(그림1).

 때문에 수업이 나열식이고 암기식일 수 밖에 없으며, 의대생들의 본능에 따라 위와 같은 표를 디립다 외우려 하지만 못외우고 괴로워한다. 필연적으로 강의도 지루해지기 쉽다.

 9월부터 의학미생물학 강의를 시작해야하는 입장이 되고 보니, 이 사실은 더욱 현실적인 고민이 되었다. 나는 재밌는 강의를 하는 교수가 되고 싶은데, 미생물학이라는 과목의 특성상 참 쉽지가 않다. 강의에 다루는 세균과 바이러스 등이 제각기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녀석들이니 어느 하나 띵기고 넘어갈 수 없는 입장이다. 

 사실 이 고민은 의과대학 전체의 고민이기도 하다. 의학은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고, 의학지식의 양도 팽창하고 있으니 학생들에게 가르쳐야할 내용은 점점 늘고 있으며, 이것은 수업시간을 늘린다고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이와 같은 고민에서 나온 것이 Problem-based learning(PBL)이라는 의대의 교육 방식이다. 조금씩 정보가 제공되는 환자 증례를 가지고서 소그룹이 토론과 자율학습 방식으로 공부를 하는 수업이다 (그림2).

튜터(교수)는 있지만, 조율 이상의 '강의'를 하는 것은 금기시된다. 지금은 많은 의과대학들이 강의방식의 수업에 PBL을 추가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지만, 처음에는 논란이 매우 많았던 교육 방식이다. 반대하는 교수들의 의견은 "필요한 내용을 강의를 통해 가르치지 않는데 학생들이 어떻게 지식을 가질 수 있겠느냐?"하는 것이었다. 이에 Harvard 의과대학에서 절반의 학생은 강의방식으로, 절반의 학생은 전면PBL 방식으로 교육을 시키고 학업성취도를 비교해봤더니 '차이가 없다'라는 결론이 나오면서 PBL교육방식의 보편화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역시 모든 것은 실험과 근거가 있어야 한다. 그게 교육 방법이라 할지라도. 학생들의 '자율학습능력'은 생각보다 훌륭했던 것이다. 교육선생이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배우는 것'이라는 말이 더욱 마음에 와닿는 모습이다.

 지금의 미생물학 강의는, 전반적인 내용에 대한 총론과, 각각의 세균과 바이러스와 그에 의한 질병을 배우는 각론으로 이어진다. 지금은 힘없는 막내교수라 내 주장을 강하게 할 생각은 없지만, 미생물학 또한 PBL도입의 사례에서 본 바와같이 학생들의 자율학습능력을 신뢰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한다고 생각한다. 가능한 수업시간 수를 줄이고, 강의는 총론 위주로 해야한다. 각론을 강의 하더라도, 병원체 중심의 분류 방식에 따른 강의가 아닌, 증상과 전염경로 등 임상 진료상황에 맞춘 카테고리로 강의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다. 그로써 학생들의 흥미 유도와 자율학습 장려에 도움이 되어, 의대생들이 미생물학을 재미있는 과목으로 꼽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인생"이라는 것의 답은 누군가에게 물어서 답이 나오는 것이 아니란 것은 여기 블로그를 찾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고, 필진들 역시도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문객들이 여기 블로그 글들을 보면서 자신의 고민을 토로하고, 질문을 남기는 것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특히나, 고민에서 묻어나오는 인간미가 때로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필진들에게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사명감"을 주기도 합니다. 


여전히, 글만 읽고 가시는 분들이 많은 것도 알고 있고, 그것이 "블로그 생태계"라는 것도 블로그를 운영하고 나서야 깨닫게된 일이기도 합니다. 사실, 저 역시도 그러하였지만, 글을 쓰고난 후에 댓글이 없거나, 호응이 없을 때는 나름 상처(?)를 받는 필진들이 있었지만, 이제는 정보 공유라는 측면에서 즐겁게 글을 쓰고 있습니다. ^^ 그래도 조금 더 관심을 주시면 좋겠죠. 자그마한 페이스북 좋아요 링크 하나, 공유하기 버튼 클릭 하나가 블로그를 운영하는 저희에게는 아주 큰 힘이 됩니다. (참고로 "좋아요""공유하기"를 클릭해도, 저희는 그 사람이 누군지 알 수 없습니다. 따라서,페이스북의 익명성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그러니 클릭으로 인해서 신분이 노출될 일은 없으니 안심하시고 클릭하시면 됩니다.) 


실제로, "인생"은 수학의 답처럼 딱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고민이든 자신이 아닌 누군가가 딱 정답을 제시해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민을 글로 쓰고, 답을 구하는 과정"은 과학에서도 중요하고, 인생에서도 아주 중요합니다. "고민을 글로 쓰고 누군가에게 질문하는 것" 자체가 무언가 답을 바라고 기대하면서 쓰는 경향도 있지만, 고민의 답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얻는 산발적인 정보들을 취사 선택하면서, 자신에게 가장 맞는 맞춤형 답안을 이끌어내는 과정이기에 그것으로만으로도 아주 큰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저희 필진들이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것도, 적어도 저희가 경험하고 생각했던 것들을 글로 정리해서 기록으로 남기고, 그를 통해 제시한 산발적인 정보글들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다행히도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도움을 받았다고 블로그를 통해서 전해주시고, 이제는 오프라인으로도 그런 정보들을 필진들이 접하고 있습니다. 


필진들이 드릴 수 있는 답안은 어디까지나 필진들의 경험에 근거한 주관적 답안일 뿐입니다. 그리고 그 답안은 개인의 상황에 따라 언제든 바뀔 수 있고,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른 적용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평면적인 답안보다 "더 입체적인 시각"으로 자신의 고민을 바라보는데 저희가 조그마한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저희는 만족하지만, 너무 저희 답안에 의존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물론 여기 블로그를 찾아올 정도라면, 저희의 우려가 기우였다는 것을 상상할 수 있긴 하지만, 그래도 노파심에 당부의 말씀을 한 번 더 드립니다. 


얼마전에, 한국에서 계신 필진들과 필진이 될 Potential(?)을 가진 분들(그 분들 중에 벌써 한 분은 필진으로 참여하셨습니다 ^^)과 함께 저녁 식사와 함께 술자리를 가졌습니다. 정말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갔고, 필진들 간에 우정을 돈독히 할 수 있는 자리가 되었고, 앞으로 블로그가 나아가야할 방향이 잡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때로는 의과학 정보가 아닌, 사적인 글도, 때로는 신변잡기적인 글도 앞으로 종종 올라올 것입니다. (의과학자들도 하루 종일 연구만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 의과학 분야가 아닌 글들도 종종 올라오겠지만, 그 비율은 8:2(의과학:기타) 정도로 유지하면서 의과학자 팀블로그로서의 DNA를 유지할 생각입니다. 


추가로, 블로그 명칭인 MDPhD.kr에서의 "MDPhD"가 단순한 MDPhD 의과학자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의과학 분야를 연구하고 있는 "MD 와 PhD"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MD and PhD"


로서의 "MDPhD"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MD가 아니신 PhD 선생님들도 필진으로 모실 예정이고, 벌써 두 분 정도가 필진으로 참여 의사를 밝혀 왔습니다. 아울러, 굳이 PhD가 아니더라도, 의과학 분야에 관심있는 많은 의과학자 분들과 의과학에 도움될 수 있는 정보를 가진 필진들도 모실 예정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자신의 커리어에서 가장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쪼개서 블로그 운영과 정보 공유에 참가하고 있는 필진들 모두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 전하겠습니다. 아울러, 저희 MDPhD.kr을 찾아오시는 모든 분들이 항상 멋진 연구와 멋진 인생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면서 이 글을 마칩니다. 



MDPhD.kr 편집인 


오지의 마법사 배상





Hibrain.net에서 기초 의학을 선택하면 무조건 교수가 될 수 있다는 글을 보고 쓴 글입니다. 


일전에 교수가 되려면 "무조건 의대에 가서 의대의 "비 인기과"인 기초 의학을 선택하면 100% 교수가 될 수 있다"는 글을 보고, 이렇게 글을 씁니다. 비록 아직 교수가 되지 못한 존재이지만, 이건 아니라는 생각을 하면서 글을 쓰다보니, 긴 글이 되었네요. 길지만, 제 작은 글이 기초 의학을 선택한 다양한 사람들에 대한 오해를 풀 수 있다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지면서, 글을 올립니다.

답변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 저에 대한 소개를 잠시하자면, 위와 같은 루트(의대를 졸업하고 기초 의학을 선택)를 탄 의대 출신 전공자입니다. 그리고 현재 포닥을 나와 있으며, 2년 뒤에 임용 시장에 도전할 사람입니다. 주관적으로 볼 여지는 있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주어진 과정에서 최선을 다해 연구를 해왔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한국에서 의대 졸업, 의대 석사, 박사를 하고 나서, 외국에서 현재 포닥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렇지만, 2년 뒤에 내가 임용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가지면서, 임용 시장은 항상 쉽지 않음을 느낍니다.

위 분의 말씀은 "20년 전"에는 맞는 말이 맞습니다. 당시만 해도, 의대에서 "연구"보다 "교육"을 더 우선시했기 때문에, 의대를 졸업하면, 최소한 교육이라는 측면에서 의대 출신이 더 나은 강점이 있기 때문에, 의사 출신 기초 의학자는 임용 1순위였습니다. 물론, 그 때 뽑히신 분들이 실력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분위기가 그러하였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의대는 교육 자체가 "인체를 다루는 특수성"이 있고 배우는 학문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면서, 양 또한 방대하기 때문에, 기초 의학자로서 진로를 선택해서, 10년 이상 의대 교육을 받고, 의사 면허를 가지고 있다는 그 자체가, 의대생을 가르칠 수 있는 자격으로 생각할 수도 있고 실제로, 교육이라는 측면에서 강점을 가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면허 자체는 임상을 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기 때문에 의사 출신 기초 의학자도 진료를 할 수 있지만, 실제로 대부분 연구에 올인을 하기 때문에, 의사 면허 자체는 기능을 하지 못하는 장농 면허와 같은 존재라 할 수 있죠. (진료를 보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15년 전부터, 의대도 연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의대를 졸업한 사람들이 기초를 가지 않는 현상과 더불어서 의대 자체가 연구 실적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기초 의학 교실은 대부분 "비 의사"(non-MD) 출신들이 포진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MD, Non-MD 이렇게 나누는 것도 의미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1. 의사 출신이 기초 교실에 가지 않아서 뽑을 사람이 없다.
2. 상대적으로 비 의사 출신(예컨대 미국 박사)의 연구 실적이 우위에 있다.


라는 이유로, 비 의사 출신들이 기초 의학 교실에 많이 자리를 잡게 되었고, 그 결과, 기초 의학 교실은 자연대 다른 학과랑 비슷한 풍토로 흘러가게 되었습니다. 자연히 임용 시장도 실적과 실력에 근거해 뽑는 분위기가 형성되었고, 의사 출신이라고 해서 무조건 뽑았다가는 눈치를 보는 분위기가 생긴 것은 사실입니다.

기본적인 예로, 공고로 나온 의대 기초 교실 임용 선발 심사표를 살펴보시면 대략적인 분위기를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학교마다 기준이 다르고, 과마다 특징이 다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동일 학교 내의 자연계열 기준과 거의 흡사하거나 오히려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의사라고 해서, 어드벤티지를 주는 경우는 거의 없는 분위기입니다.

이유는, 임상은 과 특성상 의사를 뽑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고, 상대적으로 연구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의대 입장에서는 부족한 연구 능력을 기초 의학에서 보충해야하는 구조적인 이유가 생깁니다. 따라서 소위 말해, 의대를 졸업하고, "더 비 인기과(?)"인 기초 의학을 선택한 의사 출신은 연구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후순위가 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이 발생합니다. 물론, 모든 것이 비슷하다면, 교육이라는 측면에서 우위를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선호할 수 있으나,미국 유수의 대학에서 연구하면서 좋은 보스 밑에서 강한 인사이트를 가지고 실험하는 것과 교육을 하면서 연구를 수행하는 의대 졸업생과 비슷하다는 전제 조건 자체가 어불성설이긴 하죠.

그리고, 기초 의학이 현재 의대 내에서 비인기과보다 훨씬 더 "비 인기과"라고 하신 부분에 대해서 "비 인기과"를 선택한 제가 변명을 조금 하자면,의대 교육 자체가 4년 동안 배워야 하는 것이 많기 때문에, 임상보다 연구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소홀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건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 어디도 다 비슷합니다. 의대의 존재 목적은 의사를 양성하는 것에 있습니다. 그리고, 기초를 선택한 사람들이 기대할 수 있는 경제적 보상은, 잘 나가는 임상 의사(아무도 자기가 망한다고 생각하지 않죠. 따라서 기대는 항상 하늘을 찌르게 됩니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너무나도 초라한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의대 4년 동안, 기초 의학의 매력을 느끼기란 상대적으로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아울러, 4년 동안 봐온 "의사" 이미지는 임상에 가 있는데, 연구를 하는 것은 의사 같아 보이지도 않고. 동료들 99%가 임상으로 진로를 선택하는 상황에서, 정말 굳은 심지가 아닌 이상 기초를 선택하기란 힘듭니다. 그리고, 기초를 선택해서 중간에 하다가 임상으로 가는 경우도 생각보다 많습니다. 따라서 기초 의학을 "비 인기과"라는 용어로 표현하는 것은 솔직히 속상한 것은 사실입니다. 개인적으로 주변을 살펴 보면, 기초 의학을 선택하는 경우는, "교수" 그 자체가 되고 싶어서 이 길을 선택하는 사람보다, 연구가 주는 매력, 인체의 신비를 찾을 수 있는 매력에 빠진 사람들이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순히 선택이라는 측면을 보자면, 저 역시도 학교 내에서 극소수 선택자입니다. 저 때는, 동기생 150명 중 2명이 기초 의학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위-아래로 5년을 통합해도, 10명이 채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니 숫자로만 본다면, "비인기과"라고 볼 수 있겠죠.

하지만, 주변에서 보는 "기초를 선택하면 무조건 교수가 될 수 있다"라는 의견에는 강한 반감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20년 이 전에는 사실이었을 수도 있고, 틀린 것은 아닙니다만, 항상 그래왔듯이 세상은 변하고, 그 변화에 적응하는 것이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내정자도 물리치면서 실력으로 담판 승부할 수 있는 것이 임용 시장 아니겠습니까? 생각보다 많은 "기초 의학 전공" 의사들이 낙마를 합니다. 다만, 사람들 눈에는 된 사람만 보이겠죠. 연예계에서 서울대 출신 김태희도 있지만, 김태희가 되지 못한 서울대생들이 안 보이는 것처럼요.

그리고, 현재, 표현하신대로, 산골짜기 지방 의대도 설대 공대보다 입결이 높은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1998년IMF 시절 이후부터, 그 현상이 훨씬 심해졌고, 최근 10년간은 수능 수석이 의대를 가지 않은 적이 거의 없습니다. 각 고등학교들도 서울대 합격생보다는 의대 합격생으로 학교의 질을 따질 정도로 의대 입학 성적이 높은 기형적인 구조가 된 것이 사실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우수 인재들이 의대에 들어온다는 것이겠죠. (물론, 수능 성적과 연구 능력, 인생은 엄연히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연구가 주목적인 카이스트나 포항공대, 자연대와 비교해, 교육에 초점을 두었던 의대에서 연구를 본격적으로 하기란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10년전부터는 평가와 임용의 공정성으로 연구라는 측면에서 나름의 성과도 얻고 있습니다. 그리고 늘 그래왔듯이,기초 의학을 선택한 사람들 역시, 높아진 임용 기준 역시 채우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말하고 싶은 바는, 의대 출신이라서 당연히 기초 의학 교실에 교수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 역시도, 추후에 의대를 졸업한 학생(= 의사)이라고 해서 임용을 보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입니다, 하지만, 동일 선상이라면, 의대를 졸업한 학생이 상대적으로 더 집요하게 연구를 할 포텐셜을 가졌을 가능성이 클 수 있다고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그 포텐셜을 연구로 연결하느냐는 별개의 문제이겠지만요.(여기 누군가가 말씀하신 것처럼, 서울대 순혈 주의가 순혈을 뽑으려고 그런 게 아니라, 잘 하는 사람들이 서울대에 가서 여전히 잘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서울대 출신이 뽑히는 것이라고..)

답답한 마음에 길게 글을 썼지만, 요약하자면,

1. 의대를 나왔다고 무조건 기초 의학 교수가 되는 건 아니다. 20년 전에나 해당하는 이야기.
2. 의대는 전통적으로 교육을 우선시 했지만, 현재는 연구도 중요시하고 있다.
3. 현재 기초 의학 임용 시장은 연구 실적을 동일 혹은 그 이상의 자연대 학부 수준으로 요구하고 있다.
4. 의대를 졸업하고 임용이 되는 경우는 그 요구 수준을 만족했기 때문에 된 것이지, 의사라고 해서 무조건 뽑아주는 시대는 아니다.


P.S. 그리고 현재도 저를 포함한, 임용이 되지 못한 의사 출신 기초 의학자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올바르지 않는 정보로, 경우에 따라서는 임용시장에 도전하는 다양한 사람들에게 이간질 혹은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는 글은 자제해 주셨으면 좋겠네요.

아울러, 글을 쓴 이상, 이 글에 책임을 지고, 앞으로 달리는 질문과 댓글에 제가 아는 한도에서 이 글타래를 통해, 제가 시간날 때마다, 답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오지의 마법사입니다. ^^ For Fun project의 첫번째 주제가 바로 좀비(Zombie)입니다. ^^ 


Zombie. 


Indiana Jones and the Undead Stormtroopers of Death
Indiana Jones and the Undead Stormtroopers of Death by Stéfan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죽은 것이긴 하지만, 죽지 않고 움직이는, Undead, Walker 등으로 불리는 이 생명체(?)에 대해서 여러 상상의 나래와 의과학적 지식을 접목시키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목적입니다. ^^ 이 글은 좀비물에 대한 공통 코드와 여러가지 Fact를 다루는 Introduction같은 성격을 띠는 글입니다.


좀비를 싫어할 수 있을 독자를 생각하여, 본 프로젝트 글들에는 가급적 잔인한 형태의 사진을 제외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에 따라서 잔인하다고 느낄 수 있는 사진을 포함할 수도 있습니다. 의대 실습 1년만 돌아 보면, 왠만큼 피가 나도 잔인하다고 느끼지 않습니다. 따라서, 필진에 따라서 "좀비가 무섭다, 잔인하다" 혹은 "이 사진이 무서울까?" 등등 하는 감이 무뎌져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혹 잔인하거나 불편했다면, 미리 양해의 말씀 드립니다.


저는 Walking Dead의 열렬한 팬입니다.[각주:1] ^^ 하지만, 이번에 저도 글을 쓰게 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좀비가 영화화된 것은 1932년도 "White Zombie"부터이고, 전형적인 틀을 가진 좀비 영화의 시작은 George Romero 감독의 1968년작 "Night of the Living Dead"라고 하더군요. 따지고 보면, 좀비의 역사는 100년도 채 되지 않는 셈입니다. ^^ 


George Romero 감독의 1968년작 "Night of the Living Dead" 

죽었다고 생각하면 섬뜩한 사진이지만, 살아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면, 이 것보다 더 우스꽝스러운 사진은 없습니다. ^^


위에 언급한 고전적인 영화를 봐도, 좀비의 개괄적인 특징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시점에서부터 좀비의 틀이 완성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로메로 감독의 영화는 지금 보아도 섬뜩합니다. 특히 흑백 영화 특유의 강한 컨트라스트 때문에, 더 그렇게 다가오는지 모르겠습니다.


저희가 좀비 프로젝트를 For Fun Project로 채택(?)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언젠가는 죽습니다. 천하를 호령했던 진시황도, 불로장생을 꿈꾸며 산해진미를 먹고, 불로초를 찾아 헤매었지만, 허무하게 죽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실제로, 죽음에서 다시금 "부활한다"[각주:2]는 가정은 의학적으로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좀비는 "부활"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무언가 이상하게 회복되었고, 무언가 인간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죠. 형태 뿐만 아니라, 행동, 생각, 대화 등등 모든 것이 의학적으로 부자연스럽습니다. 


Leghoul
Undead Leghoul by oskay 저작자 표시


동양에서도, 죽은 사람이 다시금 Un-dead의 형태로 나타나는 형태가 있습니다.바로, 강시(殭屍 또는 僵屍)가 그러합니다. 강시는 부적에 의해 행동이 정지되긴 하지만, 죽은 사람의 형태로 특이한 행동을 하면서 산 사람들을 공격합니다. 강시의 근원에도 역시 "죽었지만, 다시 이상하게 살아난다"는 전제가 깔려 있고, 이들이 공격적으로 변해서 사람을 "죽인다"는 것도 함축하고 있습니다.


동양의 좀비(?)인 강시  (조금 약한 사진입니다.)

이집트에서는 미라(mummy) 역시 그런 형태로 발전한 생명체(?)입니다. 실제로 미라는 부패하지 않고, 건조화된 형태로 보존된 사체를 의미하는데, 영화 미라가 개봉하면서[각주:3] 그리고 다양한 이집트,서양 공포물에서 실존(?)하는 사체처럼 영화화되면서, 다시금 태어(?)났습니다. 미라 역시, 죽었지만, 살아있는 형태의 하나라고 볼 수 있고 사람들을 공격하거나, 죽이고자 합니다.


잘 만든 미라 하나 열 콜라 안 부럽다


따지고 보면 뱀파이어(Vampire)도 좀비같은 존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뱀파이어 혹은 드라큘라를 죽은 존재냐" 라고 보는 것에 대해서는 많은 이론이 있긴 하지만, 일단은 "죽었다"고 보는 것이 대세(?)입니다. 죽었지만, 영생을 하기 위해서 사람 혹은 포유류의 피를 먹고 살아야 한다는 개념인 셈이죠. 이 역시, "죽었다 살아나서 영생을 얻기는 하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자신의 영생을 지속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죽음과 연관성이 있다고 볼 수 있겠죠.


뱀파이어도 가족을 이룰 수 있음을 보여준 작품이죠. twilight


좀비, 강시, 미라 그리고 뱀파이어 등등 동서양을 막론하고, 대부분의 공포물은 죽음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죽었다가 살아나지만, 기존에 있던 사람의 특징이 사라지고, 오로지 사람을 "죽이는 것"에만 관심가지는 맹목성 때문에, 더 공포스러운 것이죠. 


여하튼, 좀비물는 죽음과 가까이 있는 존재인 것만큼은 사실이고, 의학의 최종지점 역시 죽음이기 때문에,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자 이제, 의학적 관점에서 좀비를 살펴봅시다. ^^


코리안 좀비 정찬성, 통증 그리고 인식

좀비의 energy source에 대한 고찰

좀비는 왜 당신을 공격하는가




P.S. 요새는 좀비를 재미있게 보는 시선도 있죠.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게임인 Zombie and Plant입니다. 중독성이 완전 짱이에요.




  1. 저는 소위 말하는 좀비 영화 매니아는 아닙니다. Walking dead도 처음에 볼 때는 비교적 강한 거부감이 있었는데.. 우연히 보다 보니 너무 재미있더군요. ^^ 스릴감 넘치는 드라마에 흥미진진한 스토리.. 완전 강추입니다. [본문으로]
  2. 보통 부활이라는 표현보다는 소생했다는 표현을 많이 쓰죠. 심폐소생술,소생실 등이 그 예입니다. [본문으로]
  3. 사실 이전에도 미라를 대상으로 하는 영화들이 많았지만, 미라를 대표적인 하나로 소개합니다. [본문으로]

난 음악을 좋아한다. 대중 가요, 락, 클래식, 뉴에이지, 재즈 그리고 트로트(?)까지 좋아한다. 언제부터 음악을 좋아했는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음악을 좋아한다. 


그 중에서 인디 음악을 즐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개인적으로 홍대 클럽에서 한 번도 라이브로 듣지는 못했지만, 홍대에서 시작된 인디 음악을 아주 좋아한다. 대부분 인디 음악으로서 괜찮거나 인정받은 노래가 있으면 어떻게든 찾아서 듣고자 한다. 시간과 기회가 허락된다면. 


하드코어적인 노래보다는 조금은 달달(?)한 노래를 좋아하는데, 얼마전 내가 좋아하는 노래들을 모아서 분석[각주:1]해보니 (이것도 직업병일 수 있다) 발라드나 브릿팝처럼, 그 장르 자체가 묻어나온 음악도 좋긴 하지만, 노래들 대부분에 위트와 유머가 들어 있었다. 가사나, 제목 심지어는 그룹이나 밴드의 이름에 유머와 위트가 들어 있는 노래가 내 리스트에 많았다. 


실제로, 인디 음악을 듣다 보면, 노래에 밴드(솔로도 있지만 대부분 밴드인 경우가 많았다)만의 색깔이 많이 묻어 나온다. 그러다 보니, 앨범 전체가 내 취향과 완전 틀려서 rule out[각주:2]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반대로, 내 취향과 완전히 흡사해서 앨범전체가 다 마음에 드는 경우도 많았다. 인디 음악이나 밴드가 일종의 도자기 공방같은 느낌으로 음악을 만들기 때문에, 대부분 대중성은 없지만, 대중성과는 별개로 나의 취향과 맞다면, 기성 가수들보다 오히려 내 귀에 듣기 좋은 음악이 더 많은 상황이 많이 있었다. 물론,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주변 사람들에게 들려주면, 어떤 경우에는 너무 좋다고 하기도 하지만, 항상 좋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은 아니었다.


혹자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니,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하기도 하고, 취향은 전세계 인구만큼 많은 것이기 때문에, 90%만 맞는 음악만 찾아도 아주 행복한 것이라고도 이야기하면서 나를 행복한 사람이라고 자의적(?) 해석을 내리기도 해 주었다. 


어느 날,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그들이 내게 어떤 연구를 하고 있느냐 물어서, 나는 내가 하고 있는 연구를 말해 주었다. 말하도 보니 나도 모르게 신이 나서, 내가 재미있어 하는 부분까지 이야기를 했는데, 그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의 표정이 모두다 달랐다. (참고로 내 연구 분야는 탈모, 모발, pattern formation, 재생 의학 분야이다.) 표정이 다른 이유를 찾기 위해서 곰곰히 생각해 보니, 아래와 같은 이유가 있었다. 


첫번째 지인은, 탈모가 진행되고 있는 남자였다. 고등학교 때부터 슬슬 M자로 진행되는 탈모가 어느 덧 30대가 넘어가면서 대머리처럼 되고 있었다. 당연히 내가 말하는 모든 부분에 귀를 쫑긋 세우면서 들었고, 어떤 치료가 좋은지, 자기가 쓰고 있는 샴푸의 효능을 묻고, 연구에 있어서도 창의적인 질문이 많았다. 


두번째 지인은 탈모와는 전혀 상관 없는 결혼하지 않은 여자였다. 남자 친구도 없고, 아버지가 탈모도 아니었다. 주변 지인 중에는 탈모와 연계 있는 경우가 거의 없었고, 따라서, 내가 하는 이야기를 서두 정도만 듣고는 스마트폰으로 누군가와 계속 카톡을 했다. 물론 중간 중간에 맞장구를 치긴 했지만, 큰 관심은 없었던 것 같다.


세번째 지인은 남편과 아버지가 탈모로 고생하고 있는 여자였다. 정작 본인은 탈모가 전혀 없었음에도 첫번째 지인보다 훨씬 더 많은 관심을 보였고 혹시 자기 아들은 어떻게 될지에 대해 궁금해 하였다. 언제쯤 탈모가 정복되겠는지를 물어보고, 아버지가 탈모 제품으로 사기 당한(가격은 비싼데 효과를 보지 못한 - 실제로 이런 제품이 상당히 많다) 이야기도 하면서 재미있는 대화가 되었다.


네번째 지인은 최근 원형 탈모로 고생한 여자였다. 2년 전 일이니깐 그리 최근은 아니지만, 당시 그것으로 인해서 아주 많은 스트레스를 받은 듯 하였다. 치료제나 경과, 왜 발생했는지에 대해서 준 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가지고 있었고, 나의 연구에도 큰 관심을 가졌으나, 원형 탈모와 남성형 탈모는 기전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시키는 것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였다.


그리고 마지막 지인은, 탈모와는 전혀 상관 없어 보이는 남자였다. 당연히 주변 가족 중에 탈모가 없고, 아버지, 형제, 사촌들도 탈모가 없었고, 앞으로 탈모로 고생할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였다. 내가 하는 이야기는 당연히 상식 수준에서만 알아 둔다는 느낌이 강했고, 주변 친구들에게 도움을 줄 정보만 취득해 갔고, 대체적으로 큰 관심이 없었다. 


아... 그러면서 문득 깨달은 바가 있었다.


연구는 인디 음악과 아주 비슷하구나.. 개인적으로 나는 내가 하고 있는 연구가 아주 재미있다. "너무 재미가 있어서 남들도 이 재미를 느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컸다. 아울러, 연구의 성과가 고통받고 있는 탈모인들에게 도움도 줄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있고, "그렇게 할 것이다"라는 확신도 있었다. 하지만, "탈모가 아닌 사람에게는 그리 큰 재미가 아닐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을 새삼 다시 하게 된 것이다. 


그런면에서 돌이켜 보니, 나 역시 그러했던 것 같다. 이제야 탈모인들의 고통을 뼈저리게 알고 있지만, 내가 연구하기 전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는 것을. 의대에서는 탈모에 대해서 1시간도 채 배우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나마 우리학교는 탈모 분야로 유명하신 교수님이 계셔서 조금 더 할애하지만, 피부과나 성형외과에서도 탈모는 다분히 비중이 큰 질환이기 보다는 마이너한 질환이라는 것을. 


의학이라는 큰 테두리에서 내가 하고 있는 연구는 인디 음악 같은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고, 이는 본질적으로 모든 연구는 인디 음악 같은 취향을 가진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나는 "연구"라는 노래를 부르는 "인디 밴드 가수"인 셈이다. 


일례로, 난 바다에서만 살고 있는 미생물(혹은 석유를 분해하는 미생물)에 큰 관심이 없지만, 그 것에 대해서 "내가 탈모에 관심가지는 것"만큼 재미있어 하는 연구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인디 음악으로 따지자면, 내 취향은 아니지만, 그 연구자의 취향에 맞는 음악인 셈이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 인디 밴드도 존재하고 그런 연구자도 존재한다.(내 취향은 아니지만 엄연히 팬층이 존재하는 밴드는 정말 많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연구는 "내 취향, 내 꿈, 내 재미,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것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는 사실 역시 새삼 느꼈다. 내가 재미없어 하는데, 타인의 취향(약물 개발)을 위해서 희생한다면, 그 연구는 태생부터 이율배반적인 상황인 셈이다. 


물론, 석사, 박사 과정 동안에는 기본적으로 학습한다는 관점에서 그리고 실험 자원의 제한과 지도 교수님의 취향에 따른 연구를 하게될 여지는 있지만, 그 이후에 자신이 랩을 꾸리려 한다면, 인디 밴드적인 접근으로 연구를 해야할 것 같다.  가끔, 인디 밴드에서 대중적인 밴드로 자리잡는 경우도 많은데, 이는 빅 가이나, 이름있는 과학자들이 그러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인디 밴드와 연구를 연결시킨 것이 일견 이상하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전혀 다른 주제이긴 하니깐, 그렇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연구와 그리고 또 다른 한편에서 좋아하는 인디밴드가 나에게는 동일하게 다가 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나는 오늘도 인디 음악을 들으면서 실험을 하고 있다. 정말 즐겁다. 

  1. 기회가 된다면, 그 리스트를 공개하면서 음악을 나누고 싶기도 하다. [본문으로]
  2. 배제- 의학 용어로 많이 사용됨. 여러 검사로 특정 질병이 아닐 가능성이 큰 경우 이용됨 [본문으로]

첫 글로서, 제가 공부하고 있는 분야인 genome에 대해 간단히 (하지만 최선을 다해) 설명드리고자 한다.

휴먼 게놈? 지놈제목을 어떻게 읽으셨을지 모르겠다. Genome은 독일 사람이 처음 만든 단어이므로(1) 게놈이라 읽는게 맞겠지만, 영어에서 지놈으로 읽으므로 국제 회의에서 대부분 '지놈'으로 통용된다.

double helix

[이중나선의 DNA]

Genome에 대해서 어렵게 느끼고 있는 분들이 생각외로 많다. 많은 의사들도 genome이라면 어려워한다. (이것에 익숙하시다면 당신은 대단한 분이다!) 의과대학 curriculum에서 배운 기억이 별로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도 그럴것이 human genomics (인간 유전체학)라는 학문이 제대로 정립된 것이 'Human Genome Project'가 완성된(2) 2000년대 초반 부터이므로, 좁은 의미의 역사만 놓고 보면 10년 정도. 반면 그동안의 발전속도는 역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다.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의학 교육이 이 속도에 쫓아오지 못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지도 모른다.

So, what is the GENOME?

[도대체 genome 이 뭔가요...@.@]

Genome이 한 생명체 내의 전체염기서열이라는 둥 유전자의 총이라 등의 건조한 설명은 처음 입문하는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그러면 '염기가 뭐에요?' '유전자는 뭐죠?' 이런 질문이 반드시 나온다. 좋은 현상이다. 하지만 이것들을 글로 써 내려가면 하나의 교과서가 집필될 것이고, 그것은 정확한 전달 방법이 될지언정 이 블로그의 목표와는 벗어난다고 본다. 이것을 원하시는 분은 유전학 교과서를 구입해서 공부하시길 권한다.

'콩심은데 콩난다'라는 속담이 있다. 매우 insightful한 속담인데, 이것은 아버지-어머니 콩에서 아들-딸 콩으로 정보가 필히 전달되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너는 팥이 아니라 '콩'이다" 라는 정보가, 어떤 형태로든지 말이다. 그 정보 안에는 '넌 동그랗고, 초록색이고, 크기는 얼마얼마 정도고..' 이런 세부사항이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이런 정보를 '유전' (inheritance)이라고 한다. 이런 부모의 (거의) 모든 유전정보는 genome 을 통해 전달되는 것이다. 너 자신을 알기 위해서 먼저 당신의 genome 을 알아야 하는지도 모른다.


[염색체. 이 사람은 남자일까요, 아니면 여자일까요?]


'눈에 보이는' 실체로서의 genome은 염색체(chromosome)이다. '사람은 23쌍의 염색체가 있고, 다운 증후군은 21번 염색체가 3개...' 할 때의 그 염색체 말이다. 염색체가 전달하는 유전정보는 염색체를 이루고 있는 DNA라는 물질에 코딩되어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코딩되어 있느냐? 

그것이 바로 유전학을 하는 사람들이 풀고자 하는 궁극의 질문이다.

현존하는 생명체는 30억년 간 진화해오며 그들의 자손에게 계속 유전정보를 전달해 왔다. (그렇지 못했다면 대를 잇지 못한 것이다!) 우리의 genome에는 우리가 조상들에게 받은 모든 생명정보가 포함되어 있는데, 따라서 우리가 쓸 수 있는 생물학적인 전략은 결국 이 범위를 벗어날 수 없다. 그래서 때론 유전은 무섭기도 하다.

Genome의 단순구조는 상당히 잘 알려져 있는 편이다. 한글은 자음 14자/모음 10자로, 영문은 ABCD 알파벳 26자로, 십진법 수는 0,1,2,3,4..9 숫자 10개로 표현되는, genome은 염기 4개 (A,C,G,T 염기)로 코딩되어 있다.


[Genome 서열 (sequenceA,C,G,T @.@]


그렇다면 전체 사람 genome 의 코드 길이는? 약 30억개 (bp로 표시, base-pair) 이다. 사람(Homo sapiens) 종의 30억 bp (3,000,000,000 !!)의 서열을 처음으로 밝혀 낸 작업이 Human Genome Project(2)이다. 1990년부터 약 13년간, 1조원 이상의 연구비를 들여 완성된 대규모 국제협력 프로젝트였다. 30억개나 되는 방대한 길이다보니, 컴퓨터 및 통계학의 도움은 필수적이었고, 이로써 biology, computer science, statistics, informatics가 만나게 된다.


[역사적인 Human Genome 초안 발표, Bill Clinton, 2000년 6월.]

오른쪽은 HG Project를 이끈 Dr. Francis Collins (현 NIH 원장), 

왼쪽은 Celera라는 회사를 만들어 HG Project와 경쟁했던 Dr. Craig Venter 


그렇다면 큰 돈과 시간, 노력을 들여 도대체 왜 human genome의 A/C/G/T 서열을 밝히려 했는가? 그것은 모든 생명현상의 가장 아래에는 바로 genome 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genome을 생명의 설계도라 한다. 물질을 쪼개고 쪼개고 또 쪼개면 드디어 '원자'라는 실체가 나타나듯이 (물론 쿼크와 렙톤도 있다지만, 이들은 사실 나의 인식범위 밖이다), 사람에서 모든 (대부분의) 생명현상을 확대하고 확대하면, 결국 맨 바닥에서 만나게 되는 것은 human genome이다. human genome 이하의 계층 (layer)은 존재하지 않는다. 맨 바닥의 근본을 이해하지 못하고 생명현상을 설명할 수는 없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인간의 많은 질병 역시 결국 genome과 연관된다. 물론 질병마다 그 연관정도가 다르긴 하겠지만.

의학 역사를 통틀어 오랜동안 대부분의 질병은 '임상적'인 측면에서 '거시적'으로 연구되었다. 폐에 암이 생기면 폐암, 위에 암이 생기면 위암인 식이다. 병리학과 분자생물학이 발전하면서 같은 폐에 생긴 암이라 하더라도 폐선암 (lung adenocarcinoma), 폐편평상피암과 같이 조금 더 미시적인 이해가 가능해졌다. (이 둘은 같이 폐에 생기지만, 완전히 다른 암이다.) 질병 genome 분석을 통해 궁극적인 분석이 가능해진다. 정확한 원인의 이해는 정확한 치료가능성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기술의 발전으로 이제 그것이 가능한 시대가 도래했다. (이에 대해서는 언젠가 다른 글을 통해 설명하도록 하겠다) 개인적으로 암의 genome (cancer genome)을 연구하고 있기 때문에 암의 예를 들었으나, 다른 질병에도 일반적으로 통용될 것이다.

Genomics (유전체학)이 가장 fancy한 학문이라는 것을 주장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최근에 사람의 genome분야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고, genomics발전의 최대 수혜자는 바로 의학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분명히 genomics의 발전은 5년 이내에 현재의 임상의학의 모습을 직접적으로 바꾸어 놓을 것이다. 또한 이미 genome technology의 발전은 다른 의생명과학 분야와 접목되어 새로운 차원의 이해를 가능케 하고 있다. 예측할 수 없는 빠른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가 바로 지금이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는 어쩌면 물리학의 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이 태동하던 20세기 초와 같은 대단한 시기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적어도 필자는 그런 생각(혼자만의 착각?) 속에 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파급력을 감안한다면 의과대학 교육에서 genomics에 대한 관심이 훨씬 높아져야 한다. 아마도 머지 않은 미래에 그렇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음 글에서는 조금더 세부적인 내용을 언급해 보고자 한다. 본업이 글쓰기가 아니다보니 차분하게 글 쓸 여유가 또 주어지기만을 바랄 뿐이다. 

참고문헌

(1) http://ko.wikipedia.org/wiki/게놈 

(2) http://en.wikipedia.org/wiki/Human_Genome_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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