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 기초의과학자 연합 심포지움을 소개하기 위해서 이렇게 글을 포스팅합니다.


전국적으로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기초의학교실에 남아 연구를 하시고 계시는 신진 MD 기초의과학자 (석박학위생, postDoc 및 최근 조교수 발령자)는 소수에 불과합니다. 전국에 30여명정도라고 추축하고 있지만, 다같이 모일 수 있는 학회나 모임이 없기 때문에 정확하게 파악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어떤 분이 어느대학, 어느교실에 남아서 연구를 하고 계시는지, 그리고 어떤 상황에 계신지를 알아야 서로 도움을 줄 수 있고, 더 나아가서는 공동연구를 통해 훌륭한 연구 성과도 도출할 수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따라서 MD 기초의과학자가 소수에 불구하지만, 서로를 파악하고 교류를 통해 의학 연구와 교육에 시너지를 만들어 보다 큰 목소리를 낼 수 있으리라 생각이 됩니다.

같은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끼리, 과정 동안의 힘든 점에 대해서 또 성공한 선배들의 사례에 대해서 접해봄으로써 힘든 연구자의 수련 과정에 힘을 얻을 수도 있고, 든든한 파트너를 얻을 수 있겠습니다. 또 서로 지역과 연구분야는 다르지만, 이러한 네트워크를 통해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고 더 나아가 한 단체로써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 때가 오리라 생각이 됩니다.

최근 우수인재들이 의과대학으로 몰림에 따라, 정부에서도 기초의학 연구에서 MD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고, 실제로 의과대학에 진학하는 후배들 중에서도 기초/임상 연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어 저희 신진 MD 기초의과학자 연합 심포지움은 많은 분들에게 관심이 대상이 될 수 있고, 또 의학계의 여러 힘든 사정들로 진로에 고민이 많은 후배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작년 (2013719)계명대학교 의과대학 (대구)”에서 제 1회 신지 기초의과학자 연합 심포지움을 개최하였습니다. 관련 자료를 참고해 보세요

제1회 신진 기초 의과학자 연합 심포지움 소개 (2013.7.19)

전국에서 20명정도 MD 의과학자 분들이 모여 각자의 연구분야도 발표하고 소통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를 통해 새로운 동료를 알게되었고,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올해도 2회 신진 MD 기초의과학자 연합 심포지움을 계명대학교 의과대학 (동산의료원)에서 개최하려 합니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 많은 의과학자분들을 모시려고 하고 있습니다. 또한 Plenary lecture, 포스터 세션 등 좀 더 다양한 시간들을 마련하였고, 의사협회 연수평점 또한 드릴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일시는 829일 금요일 오전 10부터 시작하며, 마치는 시간은 오후 5입니다.

장소는 대구 중심에 위치한 동산의료원 (계명대학교 의과대학 동산캠퍼스)3층 마펫홀입니다. 동대구역에서도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 타지역에서 오시는 분들에게도 큰 부담이 되시지는 않으실 것 같습니다.

 

세션 I에서는 Plenary lecture "System Biology"에 대해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은퇴) 엄융의 교수님께 강연을 부탁드렸고, 세션 II에서는 최근 조교수로 발령받으셔서 의과대학 기초교실에서 연구 및 교육에 힘쓰고 계신 젊은 교수님들의 연구에 대한 강연을 마려하였습니다. 마지막 세션 III에서는 PostDoc.으로써 의과대학 기초교실에서 수련 중이신 젊은 MD 선생님들의 연구에 대한 강연을 마련하였습니다

심포지움 이후에는 의과학자들 간의 친목을 도모할 수 있는 유익한 교류의 시간 또한 준비하였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연구 분야의 M.D. 기초 의과학자 분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고 생각이 됩니다. 또한, 이러한 심포지움을 통해 기초-임상 중개연구(Translational Research - 참고 하실 분은 링크로)의 발판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무쪼록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 주시고, 또 참석하여 주시어 각자의 경험과 최신 지견을 나눌 수 있는 유익한 교류의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아무쪼록, 편안한 마음으로 참여하여 많은 정보와 동료를 알게되는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참고로, 아시는 분이 없어 혼자 오시기에 어색하시더라도 언제든지 연락을 주시면, 반갑게 맞이하여 필요하신 부분을 채워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연락처 : 김신 (god98005@dsmc.or.kr), 박재형 (physiopark@naver.com)

 

안녕하세요. 의과학자 팀블로그 MDPhD.kr 편집장 오지의 마법사입니다.


의과대학생, 그리고 의사들에게 본과 1학년은 고통스러운 기억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의대 생활의 추억이 많이 남아있는 시기이기도 하죠. 아울러, 본과 1학년때 대부분은 해부학, 생화학, 생리학, 면역학, 미생물학, 병리학 등 현대 의학의 근거가 되는 "기초 의학"이라는 과목을 공부하게 됩니다.


한창 놀았던 예과 2년 생활과는 판이하게 다른 삶. 빡빡한 시간 일정과 시험에 대한 압박은 본과 1학년 생활을 더욱 힘들게 하지만, 본격적으로 의사의 길을 걷는다는 생각에 어떻게든 견뎌내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결과적으로 당시에 배웠던 지식들이 본과 2학년, 3학년, 4학년 지식의 밑거름이 되고, 저희와 같은 길을 걷는 의과학자들에게는 더욱 더 소중한 지적 자산이 되기도 합니다.


이제 대부분의 필진들은 의대를 졸업하고, 조교로, 포닥으로, 교수로 본과 1학년 학생을 가르치는 입장이 되었습니다. 그 때 느꼈던 지식들과 현재 느끼는 지식이 주는 느낌이 다릅니다. 고통보다는 추억이 더 많이 남겨진 시점에서 바라보는 본과 1학년 생활. 영화에서 삽입되는 회고 장면처럼, 각자가 현재의 시점에서 본과 1학년 생활을 생각하면서, 글 연재를 구상하게 되었고, 5월부터 [우리들은 본과 1학년]이라는 시리즈물로 각각의 필진이 자신의 본과 1학년 경험을 포스팅할 예정입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본과 1학년 해부학책들입니다. 대부분의 의대에서 본1을 맞이할 때 처음 접하는 학문이죠)


현재 본과 1학년인 사람들은, 이제 5월이 되어서 살짝 여유가 생길 타이밍일 것이고, 본과 2,3,4학년 그리고 의사 선생님들은 "나도 그랬었지" 하면서 추억을 되새겨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자신이 겪었던 일들을 댓글로 남겨 주시면 훨씬 더 풍성한 글타래가 될 듯 합니다.


예과생들이나 의전원, 의대 입시 준비생들은, 본과 1학년 때, 이런 생활을 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느끼시면서 자신의 계획을 잡으면 좋을 듯 합니다.현대 의학을 표방하고 있는 치대는 다른 치대 본과 학년 생활과는 달리, 본과 1학년 생활이 대동소이[각주:1]하기에, 치대를 꿈꾸는 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역시, 자신의 경험이나 희망을 댓글로 공유해 주시면, 그 역시 기록이 되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의대 생활과는 다른 분야에 종사하시는 분들에게는 "의대생들이 이런 생활을 하는구나, 이런 과목을 배우는구나" 하면서 간접 경험을 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의학 드라마에서는 본과 생활을 다루지는 않기에, 다른 과에 비해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의대 생활을 조금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잘 모르는 용어나, 궁금한 점 역시 댓글로 남겨주신다면, 관련 글을 작성한 필진이나 다른 필진들이 답변을 달 것입니다.


실제로, 아주 고통스럽게 본과 1학년 생활을 끝낸 사람도 있고,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즐겁게 저공비행으로 본과 1학년을 끝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다양한 패턴으로 본과 1학년을 보내기에, 여기에 적힌 글들이 모든 본과 1학년 생활을 반영하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경험에 따라 자신의 인생을 살기에, 모든 생활에 딱 들어맞는 정답은 없습니다. 그리고 저희의 경험이 항상 정답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기록으로 남겨진 저희의 조그마한 경험들이,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자신만의 정답"을 찾을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할 수 있다면, 저희로서는 글을 쓴 필진으로 아주 만족하면서 기쁠 것 같습니다.


이제 [우리들은 본과 1학년] 필진들의 글 연재를 시작합니다.


                      


(해부학 atlas의 최고봉인 CIBA를 그린 "Medicine's Michelangelo" 네터 선생님-

Frank H. Netter. 클릭하시면 네터 선생님의 소개 페이지로 넘어갑니다.)

  1.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제가 본과 1학년때 친한 치대생에게 자료를 빌려서 공부하기도 했고 제 자료를 공유해주기도 하였습니다. [본문으로]

"인생"이라는 것의 답은 누군가에게 물어서 답이 나오는 것이 아니란 것은 여기 블로그를 찾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고, 필진들 역시도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문객들이 여기 블로그 글들을 보면서 자신의 고민을 토로하고, 질문을 남기는 것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특히나, 고민에서 묻어나오는 인간미가 때로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필진들에게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사명감"을 주기도 합니다. 


여전히, 글만 읽고 가시는 분들이 많은 것도 알고 있고, 그것이 "블로그 생태계"라는 것도 블로그를 운영하고 나서야 깨닫게된 일이기도 합니다. 사실, 저 역시도 그러하였지만, 글을 쓰고난 후에 댓글이 없거나, 호응이 없을 때는 나름 상처(?)를 받는 필진들이 있었지만, 이제는 정보 공유라는 측면에서 즐겁게 글을 쓰고 있습니다. ^^ 그래도 조금 더 관심을 주시면 좋겠죠. 자그마한 페이스북 좋아요 링크 하나, 공유하기 버튼 클릭 하나가 블로그를 운영하는 저희에게는 아주 큰 힘이 됩니다. (참고로 "좋아요""공유하기"를 클릭해도, 저희는 그 사람이 누군지 알 수 없습니다. 따라서,페이스북의 익명성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그러니 클릭으로 인해서 신분이 노출될 일은 없으니 안심하시고 클릭하시면 됩니다.) 


실제로, "인생"은 수학의 답처럼 딱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고민이든 자신이 아닌 누군가가 딱 정답을 제시해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민을 글로 쓰고, 답을 구하는 과정"은 과학에서도 중요하고, 인생에서도 아주 중요합니다. "고민을 글로 쓰고 누군가에게 질문하는 것" 자체가 무언가 답을 바라고 기대하면서 쓰는 경향도 있지만, 고민의 답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얻는 산발적인 정보들을 취사 선택하면서, 자신에게 가장 맞는 맞춤형 답안을 이끌어내는 과정이기에 그것으로만으로도 아주 큰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저희 필진들이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것도, 적어도 저희가 경험하고 생각했던 것들을 글로 정리해서 기록으로 남기고, 그를 통해 제시한 산발적인 정보글들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다행히도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도움을 받았다고 블로그를 통해서 전해주시고, 이제는 오프라인으로도 그런 정보들을 필진들이 접하고 있습니다. 


필진들이 드릴 수 있는 답안은 어디까지나 필진들의 경험에 근거한 주관적 답안일 뿐입니다. 그리고 그 답안은 개인의 상황에 따라 언제든 바뀔 수 있고,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른 적용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평면적인 답안보다 "더 입체적인 시각"으로 자신의 고민을 바라보는데 저희가 조그마한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저희는 만족하지만, 너무 저희 답안에 의존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물론 여기 블로그를 찾아올 정도라면, 저희의 우려가 기우였다는 것을 상상할 수 있긴 하지만, 그래도 노파심에 당부의 말씀을 한 번 더 드립니다. 


얼마전에, 한국에서 계신 필진들과 필진이 될 Potential(?)을 가진 분들(그 분들 중에 벌써 한 분은 필진으로 참여하셨습니다 ^^)과 함께 저녁 식사와 함께 술자리를 가졌습니다. 정말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갔고, 필진들 간에 우정을 돈독히 할 수 있는 자리가 되었고, 앞으로 블로그가 나아가야할 방향이 잡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때로는 의과학 정보가 아닌, 사적인 글도, 때로는 신변잡기적인 글도 앞으로 종종 올라올 것입니다. (의과학자들도 하루 종일 연구만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 의과학 분야가 아닌 글들도 종종 올라오겠지만, 그 비율은 8:2(의과학:기타) 정도로 유지하면서 의과학자 팀블로그로서의 DNA를 유지할 생각입니다. 


추가로, 블로그 명칭인 MDPhD.kr에서의 "MDPhD"가 단순한 MDPhD 의과학자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의과학 분야를 연구하고 있는 "MD 와 PhD"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MD and PhD"


로서의 "MDPhD"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MD가 아니신 PhD 선생님들도 필진으로 모실 예정이고, 벌써 두 분 정도가 필진으로 참여 의사를 밝혀 왔습니다. 아울러, 굳이 PhD가 아니더라도, 의과학 분야에 관심있는 많은 의과학자 분들과 의과학에 도움될 수 있는 정보를 가진 필진들도 모실 예정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자신의 커리어에서 가장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쪼개서 블로그 운영과 정보 공유에 참가하고 있는 필진들 모두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 전하겠습니다. 아울러, 저희 MDPhD.kr을 찾아오시는 모든 분들이 항상 멋진 연구와 멋진 인생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면서 이 글을 마칩니다. 



MDPhD.kr 편집인 


오지의 마법사 배상





Hibrain.net에서 기초 의학을 선택하면 무조건 교수가 될 수 있다는 글을 보고 쓴 글입니다. 


일전에 교수가 되려면 "무조건 의대에 가서 의대의 "비 인기과"인 기초 의학을 선택하면 100% 교수가 될 수 있다"는 글을 보고, 이렇게 글을 씁니다. 비록 아직 교수가 되지 못한 존재이지만, 이건 아니라는 생각을 하면서 글을 쓰다보니, 긴 글이 되었네요. 길지만, 제 작은 글이 기초 의학을 선택한 다양한 사람들에 대한 오해를 풀 수 있다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지면서, 글을 올립니다.

답변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 저에 대한 소개를 잠시하자면, 위와 같은 루트(의대를 졸업하고 기초 의학을 선택)를 탄 의대 출신 전공자입니다. 그리고 현재 포닥을 나와 있으며, 2년 뒤에 임용 시장에 도전할 사람입니다. 주관적으로 볼 여지는 있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주어진 과정에서 최선을 다해 연구를 해왔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한국에서 의대 졸업, 의대 석사, 박사를 하고 나서, 외국에서 현재 포닥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렇지만, 2년 뒤에 내가 임용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가지면서, 임용 시장은 항상 쉽지 않음을 느낍니다.

위 분의 말씀은 "20년 전"에는 맞는 말이 맞습니다. 당시만 해도, 의대에서 "연구"보다 "교육"을 더 우선시했기 때문에, 의대를 졸업하면, 최소한 교육이라는 측면에서 의대 출신이 더 나은 강점이 있기 때문에, 의사 출신 기초 의학자는 임용 1순위였습니다. 물론, 그 때 뽑히신 분들이 실력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분위기가 그러하였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의대는 교육 자체가 "인체를 다루는 특수성"이 있고 배우는 학문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면서, 양 또한 방대하기 때문에, 기초 의학자로서 진로를 선택해서, 10년 이상 의대 교육을 받고, 의사 면허를 가지고 있다는 그 자체가, 의대생을 가르칠 수 있는 자격으로 생각할 수도 있고 실제로, 교육이라는 측면에서 강점을 가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면허 자체는 임상을 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기 때문에 의사 출신 기초 의학자도 진료를 할 수 있지만, 실제로 대부분 연구에 올인을 하기 때문에, 의사 면허 자체는 기능을 하지 못하는 장농 면허와 같은 존재라 할 수 있죠. (진료를 보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15년 전부터, 의대도 연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의대를 졸업한 사람들이 기초를 가지 않는 현상과 더불어서 의대 자체가 연구 실적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기초 의학 교실은 대부분 "비 의사"(non-MD) 출신들이 포진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MD, Non-MD 이렇게 나누는 것도 의미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1. 의사 출신이 기초 교실에 가지 않아서 뽑을 사람이 없다.
2. 상대적으로 비 의사 출신(예컨대 미국 박사)의 연구 실적이 우위에 있다.


라는 이유로, 비 의사 출신들이 기초 의학 교실에 많이 자리를 잡게 되었고, 그 결과, 기초 의학 교실은 자연대 다른 학과랑 비슷한 풍토로 흘러가게 되었습니다. 자연히 임용 시장도 실적과 실력에 근거해 뽑는 분위기가 형성되었고, 의사 출신이라고 해서 무조건 뽑았다가는 눈치를 보는 분위기가 생긴 것은 사실입니다.

기본적인 예로, 공고로 나온 의대 기초 교실 임용 선발 심사표를 살펴보시면 대략적인 분위기를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학교마다 기준이 다르고, 과마다 특징이 다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동일 학교 내의 자연계열 기준과 거의 흡사하거나 오히려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의사라고 해서, 어드벤티지를 주는 경우는 거의 없는 분위기입니다.

이유는, 임상은 과 특성상 의사를 뽑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고, 상대적으로 연구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의대 입장에서는 부족한 연구 능력을 기초 의학에서 보충해야하는 구조적인 이유가 생깁니다. 따라서 소위 말해, 의대를 졸업하고, "더 비 인기과(?)"인 기초 의학을 선택한 의사 출신은 연구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후순위가 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이 발생합니다. 물론, 모든 것이 비슷하다면, 교육이라는 측면에서 우위를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선호할 수 있으나,미국 유수의 대학에서 연구하면서 좋은 보스 밑에서 강한 인사이트를 가지고 실험하는 것과 교육을 하면서 연구를 수행하는 의대 졸업생과 비슷하다는 전제 조건 자체가 어불성설이긴 하죠.

그리고, 기초 의학이 현재 의대 내에서 비인기과보다 훨씬 더 "비 인기과"라고 하신 부분에 대해서 "비 인기과"를 선택한 제가 변명을 조금 하자면,의대 교육 자체가 4년 동안 배워야 하는 것이 많기 때문에, 임상보다 연구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소홀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건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 어디도 다 비슷합니다. 의대의 존재 목적은 의사를 양성하는 것에 있습니다. 그리고, 기초를 선택한 사람들이 기대할 수 있는 경제적 보상은, 잘 나가는 임상 의사(아무도 자기가 망한다고 생각하지 않죠. 따라서 기대는 항상 하늘을 찌르게 됩니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너무나도 초라한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의대 4년 동안, 기초 의학의 매력을 느끼기란 상대적으로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아울러, 4년 동안 봐온 "의사" 이미지는 임상에 가 있는데, 연구를 하는 것은 의사 같아 보이지도 않고. 동료들 99%가 임상으로 진로를 선택하는 상황에서, 정말 굳은 심지가 아닌 이상 기초를 선택하기란 힘듭니다. 그리고, 기초를 선택해서 중간에 하다가 임상으로 가는 경우도 생각보다 많습니다. 따라서 기초 의학을 "비 인기과"라는 용어로 표현하는 것은 솔직히 속상한 것은 사실입니다. 개인적으로 주변을 살펴 보면, 기초 의학을 선택하는 경우는, "교수" 그 자체가 되고 싶어서 이 길을 선택하는 사람보다, 연구가 주는 매력, 인체의 신비를 찾을 수 있는 매력에 빠진 사람들이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순히 선택이라는 측면을 보자면, 저 역시도 학교 내에서 극소수 선택자입니다. 저 때는, 동기생 150명 중 2명이 기초 의학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위-아래로 5년을 통합해도, 10명이 채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니 숫자로만 본다면, "비인기과"라고 볼 수 있겠죠.

하지만, 주변에서 보는 "기초를 선택하면 무조건 교수가 될 수 있다"라는 의견에는 강한 반감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20년 이 전에는 사실이었을 수도 있고, 틀린 것은 아닙니다만, 항상 그래왔듯이 세상은 변하고, 그 변화에 적응하는 것이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내정자도 물리치면서 실력으로 담판 승부할 수 있는 것이 임용 시장 아니겠습니까? 생각보다 많은 "기초 의학 전공" 의사들이 낙마를 합니다. 다만, 사람들 눈에는 된 사람만 보이겠죠. 연예계에서 서울대 출신 김태희도 있지만, 김태희가 되지 못한 서울대생들이 안 보이는 것처럼요.

그리고, 현재, 표현하신대로, 산골짜기 지방 의대도 설대 공대보다 입결이 높은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1998년IMF 시절 이후부터, 그 현상이 훨씬 심해졌고, 최근 10년간은 수능 수석이 의대를 가지 않은 적이 거의 없습니다. 각 고등학교들도 서울대 합격생보다는 의대 합격생으로 학교의 질을 따질 정도로 의대 입학 성적이 높은 기형적인 구조가 된 것이 사실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우수 인재들이 의대에 들어온다는 것이겠죠. (물론, 수능 성적과 연구 능력, 인생은 엄연히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연구가 주목적인 카이스트나 포항공대, 자연대와 비교해, 교육에 초점을 두었던 의대에서 연구를 본격적으로 하기란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10년전부터는 평가와 임용의 공정성으로 연구라는 측면에서 나름의 성과도 얻고 있습니다. 그리고 늘 그래왔듯이,기초 의학을 선택한 사람들 역시, 높아진 임용 기준 역시 채우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말하고 싶은 바는, 의대 출신이라서 당연히 기초 의학 교실에 교수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 역시도, 추후에 의대를 졸업한 학생(= 의사)이라고 해서 임용을 보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입니다, 하지만, 동일 선상이라면, 의대를 졸업한 학생이 상대적으로 더 집요하게 연구를 할 포텐셜을 가졌을 가능성이 클 수 있다고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그 포텐셜을 연구로 연결하느냐는 별개의 문제이겠지만요.(여기 누군가가 말씀하신 것처럼, 서울대 순혈 주의가 순혈을 뽑으려고 그런 게 아니라, 잘 하는 사람들이 서울대에 가서 여전히 잘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서울대 출신이 뽑히는 것이라고..)

답답한 마음에 길게 글을 썼지만, 요약하자면,

1. 의대를 나왔다고 무조건 기초 의학 교수가 되는 건 아니다. 20년 전에나 해당하는 이야기.
2. 의대는 전통적으로 교육을 우선시 했지만, 현재는 연구도 중요시하고 있다.
3. 현재 기초 의학 임용 시장은 연구 실적을 동일 혹은 그 이상의 자연대 학부 수준으로 요구하고 있다.
4. 의대를 졸업하고 임용이 되는 경우는 그 요구 수준을 만족했기 때문에 된 것이지, 의사라고 해서 무조건 뽑아주는 시대는 아니다.


P.S. 그리고 현재도 저를 포함한, 임용이 되지 못한 의사 출신 기초 의학자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올바르지 않는 정보로, 경우에 따라서는 임용시장에 도전하는 다양한 사람들에게 이간질 혹은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는 글은 자제해 주셨으면 좋겠네요.

아울러, 글을 쓴 이상, 이 글에 책임을 지고, 앞으로 달리는 질문과 댓글에 제가 아는 한도에서 이 글타래를 통해, 제가 시간날 때마다, 답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일단, 나는 진료를 주로 보는 의사가 아님을 우선 밝힌다. 나는 기초의학을 연구하는 의사로, 의대를 졸업하고, 연구 쪽으로 빠져서 진료와는 약간의 담을 쌓은 사람이다. 내 의대 동기들은 현재 대부분 임상을 하고 있으며, 130명 정도 되는 동기 중에서 유일하게 나 혼자만이 기초의학을 선택했다. 현재는 미국에 와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미국 의료 시스템에 대해서 100%는 아니지만, 충분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아울러, 내 스스로 의사라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연구를 진행하는 과학자와 진료를 보는 의사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과학자에 더 가까운 사람으로 나를 평가하고 있다. 본질이 의대를 나온 의사이고, 주변에 있는 동기나 선배, 후배, 가르침을 주신 교수님들까지 모두가 의사이기 때문에 완벽하게 제 3자의 입장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진료 일선에서 생업에 종사하는 의사와는 달리 최대한 객관적으로 사안을 보고자 노력하고 있다. 


의학 드라마라기 보다는 로맨스 드라마라고 봐야할 Grey's anatomy


오늘은 제목과 같이 "과연 의사들이 많으면 환자 입장에서 좋을까?"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자본주의의 이론에 따르면, 모든 재화나 서비스는 경쟁이 생기면 질적으로 우수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것이 경쟁이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이다. 당사자들은 피를 말리는 경쟁을 하지만, 그 속에서 승자는 이득을 취하고, 패자는 이익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소멸된다. 또 다른 경쟁자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승자는 독점이라는 우위를 가지게 되고, 그 지위를 남용해 서비스 가격을 높일 수도 있다. 그러면 또 다른 경쟁자가 등장하는 이유를 만든다. 이런 시스템은 공산주의와는 달리 지속적으로 사회의 발전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이런 자본주의 이론에 따른다면 "의사가 많아지면"  의료 서비스 경쟁이 심화되고, 결과적으로 "친절하고 저렴한 서비스"가 환자들에게 지속적으로 공급되는 것이 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말은 거의 틀린 말이다. 바로 "의사"라는 직업을 선택하는 "집단"의 배타적 경쟁성"환자가 의사의 질적 수준을 파악할 수 없다"는 점을 간과하였기 때문이다. 용어가 조금 까다롭게 보이지만, 자세히 생각해 보면 쉽다.


현재와 같은 수준(수능 상위 0.1%가 의대로 몰리는 현상)으로 우수 인력이 유입되어 "질적으로 우수한 의사"가 무한히 많아진다면, 자본주의 이론에 따라서 경쟁을 통한 이득을 환자가 온전히 누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질적으로 우수한 사람들이 "의사"라는 직업을 선택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많은 의사가 등장한다고 해도, 환자는 정확한 치료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중국산 장난감이 아무리 싸고, 많아도 "안전하지 못하다"는 인식이 크기 때문에, 우리 아이들에게는 레고를 사주는 것처럼 의사가 많아진다고 해서 항상 안전한 의사만 많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수능 성적이 우수하고, MEET 성적이 좋다는 것이 그 사람의 인성을 말해주지는 않는다. 그리고 성적이 높다고 해서 그 사람이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성적과 인성, 성적과 행복은 절대 비례관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의대를 입학할 정도의 수능 성적이나 MEET 성적은 그 사람의 노력을 간접적으로 반영하는 척도와 같다고 생각하고는 있다. 같은 일을 같은 시간 안에 함에 있어서, 다른 사람보다 상대적으로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쪼개 쓰고, 남들이 한 번 보고 지나간 것을 적어도 다섯 번이상 보면서 놀고 싶은 것을 참아내는 능력은 수능뿐만 아니라, 대학의 모든 성적과 어느 정도 상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부분은 결과적으로 자신의 자존심이나 평판과 연결되기 때문에, 일을 함에 있어서도 그 철저함에 있어서 어느 정도 연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똑똑한 의사의 최고봉(?)인 닥터 하우스(House)


피타고라스 시절부터 아니, 그보다 더 이전부터 모든 사람은 자신이 노력한 바에 대해서 대가를 바라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성향이 사회를 발전시키는 것은 사실이다. 만약 자신이 노력한 바에 대해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한다면, 그 사회는 올바르게 발전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소련의 공산주의는 당시로서는 "노동의 결과를 공평히 나누어 받고 평등하게 살자"는 획기적인 시스템이었고 모두들 그 과실을 따먹을 것이라고 예상하였지만,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가? 자신의 노동에 대한 인센티브가 없는 근로는 그 아무리 큰 희생 정신이 있다고 해도, 평생동안 지속적으로 하기는 힘들다. 


물론, 과거 "의사"라는 집단이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의 보상을 받았는 것은 사실이다. 솔직히 말하면, 그 당시 과거에는 굳이 의사가 아니더라도 충분한 직업적 보상을 받았고, 의사라고 해서 특히 더 대우를 받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IMF 사태 이후에 모든 사람들의 직업 안정성이 크게 흔들리고 나서는 직업을 바라보는 시야가 달라졌다. 대학 진로를 선택하고 직업을 선택하는데, "직업의 안정성"이 그 어느 잣대보다도 높게 적용되었고, 그 결과 2000년도부터는 입시에서 의대 광풍이 불었는 것이 사실이었다. 과거의 의사들들의 영광을 바라보면서...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뿐이었다. 의사라는 직업은 현재 더이상 안정성이 보장되지도, 그렇다고 음식점처럼 자신의 재량으로 정부의 감시없이 분점을 낼 수도 없다. 노동으로 따지자면 직접적으로 일을 하지 않으면, 돈을 벌 수도 없는 1차 노동이다. 그리고 진료 행위로 받을 수 있는 대가는 정부의 정책에 따라서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현재 의사인 사람들은 그나마 명예 퇴직이나 조기 퇴직을 하지 않는 회사원이 아니라는 점에서 자위할 뿐이다. 


환자 입장에서 다행스러운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인재들이 끊임없이 과거의 영광을 생각하면 의대에 진학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전히 광풍이라고 할 정도로 의대에 들어오기는 어렵고, 수능 전국 수석도 의대에 들어오기를 희망하고 있다. 의대를 진학하는 모든 친구들이 "나만은 예외일 수 있겠지" 하면서 의사로서의 멋진 삶을 꿈꾸면서 의대에 들어오고 있다. 아직까지는 과거의 영광을 가진 사람들이 생존해 있기 때문에…


최고의 왕진 의사를 다루고 있는 Royal Pains "일순간의 선택으로 병원에서 해고당한 의사 이야기"


자, 이런 상황에서 의사가 갑작스럽게 많아졌다고 가정해 보자. 현재 의대 TO는 어림잡아서 3300명정도 되는데, 300명 정도가 휴학을 하거나 중도 포기하거나, 의사 국시에 합격을 못해서 대체로 한 해 3000명 정도의 신규 의사가 배출된다. 그런데 이 인원이 5000명으로 갑자기 늘었다고 가정해 보자. 참고로 현재 우리 나라에 있는 의사 수는 11만명 정도이다. 


의대 TO가 갑작스럽게 5000명정도로 많아졌다고 가정하고, 시행 4년 정도만 되면 기존에 있었던 의사 수의 20%가 신규로 등장하게 된다. 그 사람들이 처음에는 경쟁을 하게될 것이다. 한 동안은 서비스의 질적인 측면도 보장될 것이고, 가격적인 측면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다. 환자 입장에서 유리한 측면이 살짝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의료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국가가 컨트롤하는 사업이다. 돈 나올 구멍이 국가 예산밖에 없다는 이야기이다. 애플 아이폰이나 삼성의 전자 제품처럼 전세계 소비자들이 구입하거나 세계로 수출을 할 수 있는 성질의 사업이 아니다. 따라서 같은 파이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축적된 의사들이 나눠먹기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이야기이다. 줄 돈은 100만원밖에 없는데, 인원이 증가된다면 의사의 평균 소득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기존에 진료를 보던 의사들은 그나마 벌어둔 돈이 있어서 가격을 낮춰도 살아갈만 하겠지만, 신규로 진입한 사람은 그 것마저도 쉽지 않다.


시행 10년 정도가 지나면, 이제 의사라는 직업은 다른 직업에 비해서 매력있는 직업으로 보이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요새 주변을 보면 자기 자식은 의사를 시키지 않겠다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자신이 처한 상황이 열악해지는 것이다. 매력적인 직업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이제 더이상 우수한 인재가 선택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것과 동치이다. 허준이라는 드라마로 뜬 "한의사"라는 직업이 한의사 수요가 떨어지고 과학적 타당성이 위협받으면서, 수익이 줄어든지 채 몇년도 되지 않아서  소위 말하는 "배치표[각주:1]"에서의 위치가 하락하는 것만 봐도 미래의 상황을 예측할 수 있다. 


매력적이지도 않은 직업에 우수한 인재가 갈 이유가 없다. 면접을 해보면, 의대를 들어오고 싶은 이유가 오만가지가 있다. 개인적인 흥미, 희생, 봉사 등등 의사를 표현하는 모든 이유가 있지만, 결국은 "매력적인 직업"을 선택하고 싶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닌가? 경제적으로 보상도 되고, 직업적인 만족도도 크고, 사회적 지위도 있는 직업이 매력적인 직업이 아닐까?… 그리고 현재로서는 "의사"라는 직업이 우리 나라에서 제일 매력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성적이라는 척도에서 비교 우위에 있는 사람들이 선택하고, 결과적으로 경쟁이 생기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더이상 매력적이도 않고, 경제적인 리턴도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면 과연 많은 사람들이 힘든 고생을 OK할까? 그리고 그 것을 사회 시스템이 잘못했다고 지적할 수 있을까?


실제로 이런 일들이 유럽에서는 벌어지고 있다. 국가가 학비까지 내 주고, 많은 우수한 인재를 리크루팅하려고 노력하지만, 유럽에서 최상위권인 학생들이 가는 곳은 오히려 금융가 쪽이다. 물론 아직까지 의대가 바닥을 치고 있지는 않지만, 우리나라의 의대 광풍에 비해 상대적으로 들어가기가 수월하다. 이는 결과적으로 의사의 직업적인 매력(경제력, 지위 등)이 다른 우위에 있는 직업에 비해서 떨어진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시사하는 것이다.


실제로 아르헨티나에서 벌어진 일. 한국에서는 수술도구를 수술 전후에 비교하기 때문에 문제 생길 일이 거의 없다.


물론, 공산품이나 음식점이라면 질적으로 떨어진다고 해도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퀄리티가 좋으면 더 좋겠지만, 안 좋다고 해도 안 쓰면 그만이고, 음식점이라면 더이상 거기를 안 가면 그만이다. 하지만, 평생 가질 수 있는 목숨이 하나밖에 없는 작금의 현실에서 내 목숨을 맞길 수 있는 의사가 최고가 아니라면… 어떨까? 수술을 했는데, 깜빡해서 메스를 안에 두고 나온다거나, 단순한 감기인데, 에이즈로 오인해서 약을 처방하는 의사가 대다수라면 어떻게 될까?


제 3자의 입장에서 병원에서 일하는 친구들을 보면, 개인적인 성품은 별개로 하더라도(간혹 성격이 X같은 경우가 있기는 함) 대다수가 꼼꼼하고 실수를 한다고 해도, 최소한 두번 실수를 하지 않는 학습 능력을 갖추었다. 환자를 보는 것에 있어서도 의료 실력이라는 측면에서 학습 능력의 부재는 존재하지 않는 듯하다. 이게 시스템적으로 체크를 하고 학습하고 수련받는 부분도 분명히 있지만, 기본적으로 의사의 실력은 개인의 성취도와 노력, 능력에 많이 좌우된다. 


따라서, 필연적으로 환자가 의사를 평가하기 위해 한 번밖에 없는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혹은 자신의 손가락을 담보로 테스트해야 하는데, 그 의사가 저질이라서 목숨을 잃거나 손가락 불구가 된다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그리고 의사가 많아지면, 이런 저질 의사가 많아질 것이라고 왜 예상을 하지 못하는가?


현재 "의사가 많아져야 한다"고 외치는 사람들은 현재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서, 미래 세대의 의료 서비스 질을 담보로 잡고 있는 셈이다. 지금과 같은 인재와 의료 서비스 수준이 유지된다는 보장만 있다면 나도 찬성할 수 있다. 하지만 세상 일이 그렇게 될 가능성은 0에 가깝다. 모든 일을 바라볼 때,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보아야만 한다. 현재만 본다면 이득처럼 보이지만, 미래에는 재앙이 될 수도 있다. 마치 우리가 프레온 가스를 최고의 냉매로 오인했던 것이 결과적으로 지구에 있는 오존층을 파괴한 것처럼.


공산주의의 의료 시스템에서는 병원이 공짜이긴 하지만, 병원에 가는 것조차 힘들다. 병원에 가도 병이 낫지 않는다. 책임감 없는 의사들이 가득이기 때문이다. 환자 한명을 더 본다고 해도 자신에게 돌아오는 인센티브로 없고, 정시 출근, 정시 퇴근해도 아무도 뭐라 그러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레지던트 수련을 받는 대다수의 친구들은 정시 출근, 정시 퇴근이라는 말 자체가 없다. 일주일 근무 100시간만 하게 해달라고 하소연을 해도 근무시간이 너무 짧은 것 아니냐고 퇴짜를 맞고 있다. 초과 수당은 바라지도 않고, 하루 7시간 자게 해달라고 아우성을 치는데, 의사들을 왜 또 불평이냐고 여론은 말한다.


의학 드라마의 효시라 할 수 있는 ER(Emergency Room)


길게 글을 썼지만 하고 싶은 말은 의사가 많아지면 일시적으로 경쟁시스템이 작동되어서 이득이 될수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의료 서비스의 질적 하락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미래 세대를 담보해서, 현재의 안위를 취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나는 "의대에 들어가기 지금보다 더 힘들어 진다"하더라도, 현재처럼 최상위 학생들이 의대에 진학하는 현상이 유지되어서 내 아이들이 책임감있고 실력있는 의사들에게 진료를 받았으면 좋겠다. 그 것이 세상 모든 금전을 준다해도 살 수 없는 하나밖에 없는 내 아이의 생명을 유지하는 길임을 알기 때문이다. 


히포크라테스의 순수한 정신도 치료를 통해 생업을 살면서 먹고 살만한 이후가 아닐까? 의사를 선택하는 집단도 사람인 이상 자신의 안위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덜 노력해도 최선의 결과를 받을 수 있다면 그렇게 살 것이고, 많은 노력을 해도 결과가 적다면 더 이상 노력을 하지 않게 될 것이다. 더 해도 결과가 뻔하기 때문이다. 그 사람들 혹은 우리 아이들에게 너는 의사이니 한 평생 무한한 봉사와 희생을 바라면서 살라는 것은 너무 가혹한 처사가 아닐까? 

  1. 개인적으로 배치표는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 것도 현존하는 문화이고, 수능을 평가하는 단순한 척도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예시로 든 것임 [본문으로]



사실 의학은 조금 딱딱한 학문이다. 학문 자체가 주는 느낌이 그렇다는 것이다. 무조건 외우고, 나름 알고리즘을 이용해서 혹은 메커니즘을 이해해서 외운다고 해도... 어찌되었건 외워야 한다. 그리고 그런 생활이 최소한 본과 4년간 지속되고, 심한 경우에는 그 이후에도 지속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이, 배우면 배울 수록, 의학의 언어로 농담을 하고, 그 농담을 더 재미있게 느낀다는 점이다. 이상한 습성이다. 하지만 재미는 있다. 고난이도 유머라고는 할 수 없지만, 어쨋든 배경지식이 필요한 농담을 동기들끼리 종종 하곤 했다. 특히 정신과를 배울 때는 극에 달했던 것 같다. 누구는 OC 같고, 자기는 Borderline disorder 같다고.. 


연구를 하면서 필요한 것이 상상력이다. 그리고 실험은 기본적으로 "단순한 반복의 연속"이기 때문에, 시의적절한 유희가 필요하다. 유희가 없으면, 지루하다. 그 유희는 연구자들끼리도 필요하고, 외부에게 설명할 상황에도 필요하다. 나만 재미있어도 좋지만, 다른 사람도 재미있으면 좋지 않을까?


뭐.. intro를 거창하게 썼지만, 한마디로 하면 인생에는 "재미"가 필요하다. 재미가 없으면, 돈이고 나발이고 다 필요없다. 뭐 돈 그 자체를 좋아해서 돈버는 재미를 느끼는 사람도 있긴 하더만... 여하튼, 여기에 있는 필진들은 연구에 재미를 느낄랑 말랑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간헐적 단식처럼 가뭄에 콩 나듯이 느끼는 사람도 있고, 미친년(?) 춤추듯이[각주:1]매일 매일이 재미있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여하튼, 결론은 재미있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 어떨까 하는 공감대가 생긴 것이다. 


필진 모두들 연구라는 생업이 있기 때문에, 매일 매일 글을 쓰긴 힘들지만, 최소한 2달에 한 번 정도는 ventilation을 하면 어떨까 하는 의견이 나왔다. 


일반인들이 관심을 가지면서, 우리가 조금은 비틀어 볼 수 있는 주제를 선택해서, 각자의 시각을 보여주면 어떨까?


그게 의학적 background를 곁들일 수 있는 주제여도 좋고, 완전 연구랑은 상관없는 주제여도 좋겠지만,필진들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주제에 대해서 글을 풀어보자는 것이 "For Fun Project"의 목적이다. 


다분히 필진들의 Ventilation이 목적이지만, 주제는 일반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주제로 선정하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우리가 재미를 느끼고, 읽는 사람이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정도로 독자들에게 다가갔으면 좋겠다. ^^ 



MDPhD.kr 의과학자들의 For Fun Project. 지금 시작합니다.


  1. "이외수씨 표현을 빌린 것입니다. 아불류 시불류에 나오는 "미친년 방언 터지듯 시를 줄줄줄 써 제끼는 넘 ..." https://twitter.com/oisoo/status/7847993240 [본문으로]

본 블로그는 사실상 필진들의 익명성이 유지되지 않는다. 


처음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의과학 정보 공유"라는 가치를 내걸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정보의 신뢰성" 라고 판단하였다. 때문에, 필진들을 밝히는 것이 그 신뢰성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결론지었고, 필진들을 공개하였다. 최소한 연구를 어느 정도 경험한 사람이 자신의 주관적인 판단 아래, 최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본 블로그 정보의 신뢰도를 높인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다행히도 그런 부분에서 많은 글들이 충분히 신뢰성을 가지게 되었고 많은 방문객들이 그에 근거해서 다양한 질문을 하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자신의 신분이 노출되기 때문에, 다룰 수 없는 주제들도 생기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예를 들면 학제에 대한 논쟁적인 글이라든지, 의료 윤리와 관련된 글이라든지, 자신의 주관적 생각을 강하게 노출시키는 글 등이 그런 범주에 들어갈 것이다. 문제는 그런 글을 쓰면 바로 누가 그 글을 썼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좁은 한국 연구 바닥에서는 굳이 그런 리스크를 안으면서, 원천적으로 그런 글을 쓸 이유가 없게 되었다. 


따지고 보면 그런 글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방향성을 시스템 상으로 원천적으로 봉쇄되는 현재 상황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다양한 의견을 취합한다는 소통의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느껴졌다.


또한, 고정적인 필진으로 참여하는 것은 부담되지만, 익명성을 유지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싶은 사람들도 주변에 많이 있었다. (나와 가깝게 지내는 사람들 중에서도 몇몇이 있고, 가깝지 않지만, 메일을 통해서 이런 주제에 대해서 글을 쓰고 싶다는 사람도 있었다. 진짜 이 부분은 정말 놀란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시스템 자체가 없다. 


무언가 커뮤니티 같은 개념으로 가게 된다면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겠지만, 그렇게 가면 정보의 신뢰도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블로그의 틀을 유지하면서, 정보를 제공하면 신뢰성 면에서 큰 장점을 가진다. 


위와 같은 이유로, 익명성을 가진 글을 추가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었다. 그리고 익명을 유지할 수 있는 가상의 필진을 하나 만들었다. 이름하여 Anonymous_MDPhD.kr 이라는 ID이다. 일종의 다중 인격체 ID인 셈이다. 대부분의 필진들이 이 의견에 공감을 하였고, 다수 필진의 적극적인 의견 개진으로, 익명성을 살리면서 글을 쓸 수 있는 ID를 만들게 되었다.


일차적으로 이 ID는 이 블로그의 편집인이 "관리" (글을 포스팅하고, 편집하고, 글을 다듬고 그림 작업을 하는 일 등) 하지만, 참여하는 든 필진들에게 본 ID와 PW를 공개한다. 따라서, 필진들이 자신의 신분을 노출시키지 않고, 댓글이나 글을 올릴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는 것이다. 실제로 그렇게 다양한 사람이 댓글을 작성하고 있다. 아울러 익명성을 유지하면서 외부 필진으로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들 혹은 다른 커뮤니티에서 동의를 받아서 가지고 오는 글들 역시 이 아이디로 게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가지 한계점을 가지게 되는데, 


첫째로, 초반에는 데이터가 적어서 내부 필진이 글을 작성한다면, 누가 쓴 글인지 대략적으로 유추할 수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 둘째로, 문체라든지, 글을 쓰는 스타일에 따라서 외부 필진이 쓴 글을 내부 필진이 쓴 글처럼 오해받거나, 내부 필진이 쓴 글이 외부 필진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결국, 익명성이 확보되지 않거나, 오해를 살 소지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 부분에 대한 나름의 해결책으로 편집인이나 다른 특정인이 "신분이 노출될 만한 글"을 하나의 통일된 문체나, 양식으로 글을 변경해서 쓰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 아니면, 아주 많은 글들을 노출시켜서 masking하는 방안도 있다. 현재 다양한 해결 방안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 위 두가지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다양한 시행착오를 거치겠지만, 결과적으로 소재의 풍부함, 의견의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그리고 동시에 익명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겠다. 


이런 익명성이 잘 유지되고 있는 팀블로그를 찾아보면 여러가지 경영 전반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mbablogger.net 이 있다. 이 블로그에 가보면 누가 쓴 글인지 도대체 알 수 가 없다. 얼핏 유추는 가능하지만 굳이 유추할 이유도 못 느끼겠고, ID나 필진 소개 자체도 익명이기 때문에, 그 community member가 아니라면 누가 누군지 유추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반대로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자신이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글을 쓰는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강력한 vision이나 motivation이 있어야 블로그가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글의 자유도를 높일 수 있지만 Authority라는 당근을 가지기 힘들다는 이야기이다. 뭐.. 모든 일에는 장단점이 있으니깐..


항상 도전은 시행착오를 수반하지만, 실패한다고 해도 그 도중에 배우는 것이 많다. 


다양한 시도를 해 보자. 그리고 feedback 그리고 이어지는 update. 마지막으로 upgrade

거창하게 "임상을 보면서 환자에게 유용한 치료를 제공할 있는 의대 교수가 되는 이라고 제목을 썼지만, 실제로 그에 대한 방법을 알려주는 글은 아닙니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의과학자로서 임상 대해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을 있었습니다. 역시 아직까지는 길을 걷고 있는 사람이지만, 제가 이때까지 경험한 바에 근거하여 임상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개인의 생각임을 먼저 밝히고, 생각은 현재 시점에서의 생각이고 시간과 환경이 변하면서 바뀔 수도 있음을 전제하고 시작합니다

블로그 질문 글이나 댓글로 진로 상담을 하는 글을 보면, "임상을 보면서 환자에게 유용한 치료를 제공할 있는 의대 교수가 되는 " 꿈으로 가진 사람 많습니다. 사실 다른 제목을 붙였다가, 제목으로 붙여 보았습니다. 제목 자체가 거창하긴 하지만, 실제로 글은 그런 방법을 말하는 글이 아닙니다. 하지만, 간접적으로 모습(임상 교수) 어떤지를 유추하고 꿈을 꾸는 사람들에게 조금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포스팅의 목적입니다.

실제로 임상 의과학자로 진로를 선택해서 academic position에서 성공을 한다면 것보다 멋진 길을 없을 것입니다. 그대로 환자도 보고, 실험도 하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들과 가설들을 환자에게 적용하고, 하나의 치료 패러다임을 만들어 나가는.. ^^ 생각만 해도 너무 뿌듯하고 아름답죠.

하지만 현실은 녹녹치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아주 단순한 임상 데이터 조차도 "환자 모으기" 부터 "가설 설정-확인"까지 적어도 2-3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러니 중간,중간에 있는 좌절이란 상당하겠죠

제일 힘든 부분은 제대로 "연구 트레이닝" 받기 위해 "없는 시간" 쪼개서, 자신의 시간에 할애해야만 한다는 것이라 있습니다. 실제로 임상에서 연구로 잔뼈가 굵은 사람들(대부분 교수님) 안식년에 해외에 가서 제대로 트레이닝 받았거나, 초반부터 펀드가 많아서 PhD 연구자를 실무진으로 고용했거나, 기초에 자기 남편, 혹은 부인, 아니면 아주 친한 동기나 선후배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였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교수님들은 밑바닥부터 시작해서 아주 유수한 랩을 꾸려왔기 때문에, 항상 좋은 트레이닝이 필요하다고는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연구라는 것은 일정한 틀을 가지고 자신의 가설을 증명해 나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틀을 익히는 시간은 필연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리고 틀은 절대 논문만을 읽어서는, 책상에 앉아서 공부만 해서는 절대 얻을 없는 지식이라 생각합니다. 소위 말해서 "실험실에서 굴러봐야한다는 것이죠

트레이닝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예를 하나 들어 보도록 하죠.

개인적으로는 실험을 하시는 도중에 negative 결과를 받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결코 한번에 성공하는 실험을 적이 없었던 같습니다. 실험을 하면서 느끼는 가장 좌절이였죠. 책에서 봤을 때는 당연히 한번에 되고, 쉽게 증명할 있을 같았는데.. 실제는 그렇지 않더군요아무리 익숙한 실험이라 지라도 시행착오는 필수적이고, negative결과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원인들을 찾다보면 결국 어디엔가는 원인이 있었습니다 

참고로 가장 negative 결과에 대한 trouble shooting 무려 2 반이였습니다. (중간에 파일럿 실험 이후 시도해보다가 접은 기간이 있어서 2 반이다라고 말하긴 힘들지만, 처음 실험을 하고 나서 결실을 맺기까지 2 반이 걸렸습니다.) 정말 오만가지 삽질을 하기도 했고,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프로젝트와 병행하면서 해결해야했기에 시간이 길어지긴 했지만, 문제만은 가지고 최소한 3개월 정도는 고민했었던 같습니다. 의외로 답은 간단하게 풀렸구요

일을 겪고난 후에는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해결될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고 결과가 나오더라도, 것이 안나왔는지에 대한 생각을 먼저 보려고 했습니다. 여기서 좌절하거나, 압박을 받으면 실험을 포기하거나, 황우석 박사 케이스가 등장하게 되겠죠

하지만, 이런 시행착오는 분명 나중에 자신의 데이터를 해석하는데 밑거름이 됩니다. 아울러, 학생들을 지도하거나 디스커션을 할때 아주 자산이 되는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런 시행착오를 겪지 않았다면, 이런 트레이닝을 받지 않았다면, 연구원이 수행한 데이터가 " 생각대로 나오지" 라는 좌절에 빠지기 쉽고, 연구원 혹은 연구에 대한 불신이 커질 가능성 농후합니다. 자신이 몸으로 겪어 알고 가르치는 것이랑, 책으로만 알고 가르치는 것은 실제 연구에서 상당히 큰 차이를 가져 옵니다.

하나는 "비교 심리"입니다. 연구를 하면서 임상을 하는 "의사"라면 주변에 임상으로 돈을 버는 의사와 비교 심리가 상대적으로 작용합니다. 물론 성인이기 때문에, 자신만의 가치관을 가지고 있어서 크게 후회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주변을 보았을 이런 고민, 비교를 많이 하는 시기는 임상 펠로우 2-4년차 쯤이더군요

풍요 속의 빈곤은 절대적 빈곤보다 항상 크게 느껴집니다. 빈곤(경제적인 뿐만 아니라, 성취감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누적되다 보면, 자신감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고, 한편으로 조금 편한 삶을 살고자하는(예를 들면 페이닥이나 임상만 하고 연구는 하지 않는) 욕구가 생각보다 많이 생깁니다

가족도 지치고, 나도 지치면, 자신이 처음 가졌던 연구 의지 계속 이어나가기가 힘듭니다. 그렇다고 해서, 개원이나 필드로 나가는 삶이 연구와 비교해서 좋은 것은 아니거든요. 오히려 멋지게 인생을 즐기는 사람도 많습니다

병원에 틀어 박혀서 주말에도 나와서 무언가 일을 하면서 위에 교수에게 쪼이 삶과 주말마다 자기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가족과 온전히 48시간을 생각 없이 즐기면서 행복하게 보내는 . 과연 어떤 삶이 행복할까요? 답은 자신의 가치관 있겠죠.

나는 밤늦게 가족들도 보지 못하면서 연구 데이터를 붙잡고 논문을 쓰고 있는가... 나는 왜 수술도 해야하고 논문도 써야 하고, 환자 케어도 해야 하는가... 친구들은 주말마다 가족들과 어디 놀러간다고 하는데, 나는 주말마다 병원에 나와서 중한 환자를 봐야 하는가... 그리고 나는 왜 그들보다 시간적 여유, 경제적 여유 모두가 없는가... 이런 비교는 자신이 연구를 하기로 마음먹은 순간부터 시작된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자신의 가치관이 이를 견딜 없다면, 자신이 하고 있는 연구 혹은 임상이 무의미해지는 순간이 분명 있습니다

 

따라서 무턱대고 자신의 꿈을 Naive하게 "임상을 보면서 환자에게 유용한 치료를 제공할 있는 의대 교수가 되기" 설정하는 정말 그대로 Naive 입니다

위와 같은 고민은 간접적으로 경험해서는 절대 도달할 없는 수준의 고민이라고 생각합니다. 마냥, 힘들지만 "나 하겠다 혹은 할 수 있다" 수준으로는 자신이 꿈꾸는 현실에 도달 불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미친듯이 많은 업무량과 아래 위에서 쏟아지는 스트레스. 그리고 가족들의 희생. 아이들과 같이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안타까움. 새벽에도 나와서 일하는 상황. 주말에도 회진을 돌아야만 하는 의무감. 

과연 이런 것을 본인이 직접 경험하고서도, 자신을 채찍질하면서 다른 여유로운 삶을 내팽개치면서 까지 "연구를 있는가" 절대 간접적으로 결론지을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임상을 하는 Scientist 삶은 결코 비참하다고 없습니다. 그것은 실패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그렇습니다. 실패의 기준이 무엇이냐에 따라서 다르겠다고 보겠습니다

제가 만난 진짜 과학자들은 (아직 저도 단계까지 이르렀다고 생각하고, 특히나 MDPhD 분들은 특성상 실용적인 가치 때문에 길에 근접하기가 상당히 쉽지 않은 합니다.) "사실 발견" 자체 기뻐하더군요. 것이 주는 명예와 논문은 그들에게 결코 중요해 보이지 않더군요

결과가 좋고, 멋지고 fancy해서 사회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으면 상대적인 풍요감으로 과학자로서 행복할 수는 있겠지만, 것이 다는 아니더군요. 대외적 용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진정 즐기는 과학자들은 과정 자체를 즐기고, 결과 자체에 아주 흥미 가지더군요.

(굿닥터 소아외과 의사들의 삶을 다룬 드라마죠. 

문채원, 주원, 주상욱, 김민서, 천호진.. 대학병원내 임상 의사, 교수의 모습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에 반해 성공한, 혹은 성공했다고 있는 임상의과학자 교수님들은 환자 자체에게 조금 나은 치료법을 제시할 있다는 점에 대부분 만족하시더군요. 그에 따른 명예와 reputation 자동적으로 따라 오거나, 거의 생각하시지 않는 분들이 대부분이더군요. 물론 아닌 분도 있겠습니다만, 결국 자신이 바라는 가치관에 따라 인생을 사시더군요

academic하게 성공한 사람은 소신이 있더라 하는 것이 결론이였습니다. 그리고 소신은 대부분 현실적인 목표나 금전적인 목표보다는 과학-의학적 재미나, 이타심이였던 것이 대부분이였습니다.

 

물론 안에 자신을 사랑하고, 돋보이고 싶은 마음이 저변에 깔려 있을 있겠지만, 결국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는 소위 말하는 성공한 "과학자" 틀이더군요. 그리고 그 안에 있는 희생도 기꺼이 감수합니다. 아울러 그런 사람들은 성공과 실패에 크게 신경쓰지 않더군요. 성공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지만, 성공하지 못한 사람 역시 소신에 따른 삶을 살면 행복하다는 것이 지론입니다. ^^ 

간혹 보면, 브릭같은 곳에서 의대 교수 혹은 임상에 있는 교수라고 하면 무턱대고 까는 사람들이 있는데임상 교수님이라고 하더라도 정말 멋지게 연구를 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다만, 우리가 보는 것은 결과이죠. 어떤 교수님이 어떤 연구를 하고 있고 그런 랩을 가지고 있다는...결과. 과연 교수님이 결과를 얻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 했느냐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죠

 

과정이 정말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데, 개인적으로는 3 정도의 시간이 걸린 같네요. 밑바닥부터 시작해서 어떤 과정을 거쳐서 랩을 꾸릴 있는지. ^^ 그리고 임상을 하면서 레지던트 교육을 하면서, 연구까지 하면서 학회일을 보살피는 것이 정말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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