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정말 요새 너무 비판만 하는 것 같은데요... 2013년도에 시작한 프로젝트를 3년뒤에 평가하는 시스템. 멋지네요.

 

이름부터 잘못 지었고, 이름을 그렇게 지었으면, 노벨 과학상 프로젝트 답게, 장기적인 안목에서 평가해야하는 것 아닌가요?

 

제가 알기로 생의학 분야에서 제일 빨리 노벨상을 수상한 것이 콘버그 아저씨로, 1957년도 논문으로 1959년에 노벨상을 수상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따지고 보면, 이것도 오초아 아저씨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인데...

 

우리나라 노벨 과학상도 저런 초스피드를 요구하나요? 뚝하면, 3년안에 뚝딱...

 

뭘 이야기하고 싶은지. 뭘 지적하고 싶은지 충분히 알겠는데요... 근데, 매년 국정감사다 뭐다 하면서, 지적질하는 것보다는, 정말 장기적으로 지원할 수 있고, 변하지 않는 시스템 마련에 훨씬 더 힘을 쏟는 것은 어떠실런지...

 

참고로 올해 수상한 오수미 할아버지(?)는 25년 걸렸구요.

 

야마나카 아재는 좀 빨라서 2006년 논문, 2012년 노벨 생리 의학상 수상했으니 6년만에 받았지 않느냐고 한다면, 공동 수상한 가일(스트리트 파이트)을 닮은 거든 할배는 대략 50년 걸렸습니다.

 

말만 요란했던 건 사실이니 인정하겠습니다만, 이렇게 장기적인 관점 없이 뚝딱 만들고, 주패고~ 지적질하고, 다시 뜯어 고치고, 또 3년 뒤에 평가하고, 얄짤없이 국정감사 나와서 또 뚜드려 패고. 언론에서 북쳐구고, 꽹가리치면서 사물놀이 하면서 깽판치면, 도대체 소는 누가 키워요?

 

이 포스팅을 끝으로 한동안 지적질을 하지 않고, 생산적인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사람들은 밥 딜런이 수상을 받을 것인가 말것인가, 혹은 시상식에 올 것인가 말것인가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저는 이를 대하는 스웨덴 한림원의 자세를 칭찬하고 싶습니다.

 

"딜런과 가장 가까운 공동 제작자에게 전화와 이메일로 연락했고 친절한 답변을 받았다"며 "현재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다니우스 사무총장은 딜런의 참석 여부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 나타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가 원치 않는다면 오지 않겠지만, 어떤 경우에도 (시상식은) 큰 축제가 될 것이고, 영예는 그의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연 우리나라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일까요?

 

사전에 행사를 하기 이전부터, VIP가 오느냐 마느냐, 그리고 오지 않았다면 혹은 오지 않는다면 상을 주지 않거나, 상을 받지 않으면 VIP가 참석하지 않는 문화가 있지는 않나요?

 

어떤 행사든, 국회의원이나 높으신 분들이 먼저 축사를 하고 슬그머니 빠지는 건 아주 일상적(?)입니다.

 

그리고 그 행사의 주인공들은 정작 뒤로 빠지고 행사는 진행됩니다.

 

수상을 거부해도, 시상식에 오지 않아도, 상을 준 그 사실에는 변화가 없고, 시상식 자체가 큰 축제가 될 수 있음에. 그리고 그가 오면, 영예는 그의 것이지만, 오지 않는다 하더라도, 여전히 칭찬할 수 있는 문화. 이런 문화가 바로 지금 필요하지 않을까요?

 

기초 연구와 과학인들을 위한 국회 모임에서, 시작하는 시점에는 10명 가까이 국회 의원이 있었지만, 결국 마칠 때는 1명 패널 국회의원만 남는 현상을 최근에 목격한 1인의 넋두리였습니다.

 

머.. 다들 바쁘시니깐.... 처음부터 안 오셔도 제가 칭찬을 드릴 수 있는데 말입니다

정말 멋진 글인 것 같습니다.

 

노벨상이라고 이름 붙여져 있지만, 사실상 대한민국 과학 정책이 가야할 방향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계시네요.

아주 시원스러운 글이네요. 100% 공감합니다. 이런 분들이 많아야 할텐데, 멋지게 정책으로 실행되면 좋을텐데... 추후에, 실행 과정에서 덕지덕지 변형되어서 또다른 괴물 행정이 되는 건 아닌지 걱정됩니다.

하지만, 글 내용으로는 정말 100점 만점입니다. ^^

 

-------발췌-------

 

"LMB에서 연구원 채용의 일차 기준은 후보자의 연구 주제가 생명과학에서 얼마나 중요하고, 도전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느냐이다. 매우 정성적인 방법이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셀', ’네이쳐‘, '사이언스’ 같은 학술지에 논문을 내면, 내용을 불문하고 무조건 교수나 연구원으로 뽑는다. 마치 명품 브랜드를 입으면 자동적으로 멋있어지는 줄로 착각하는 것과 같다. LMB에서는 일단 채용되면 좋은 학술지에 논문을 내라는 압력을 주지 않는다. 논문 발표와 특허 출원 실적을 점수화하여 기계적으로 계량 평가를 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운영 방식이다. LMB에서와 같은 과감한 인재 등용과 인사 정책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연구소의 지도층 자체가 전문성은 물론 거시적 차원에서의 과학적인 안목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LMB의 경우를 보면 우리의 갈 길은 명확하다. 먼저 과학적 능력과 안목이 있는 리더를 기용하고, 그가 최소 10년은 근무하면서 특정 분야를 집중 육성할 수 있도록 해주고, 최소한 5년 단위로 예산을 지원하고, 선진국 수준의 실험 인프라를 갖춰 주고, 논문 발표 실적에 의한 계량 평가보다는 연구주제의 과학적 가치를 가늠하는 정성평가 시스템을 인정해 주는 것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 많은 예산이 필요한 것은 결코 아니다."

 

https://news.joins.com/article/19122342?fbclid=IwAR3g8oXUEg8M7wkyuHjURtQDuuNaPcoaZa4srH6F7Dyni_BB7jxBOj-I_PQ

 

[김선영의 노벨상 이야기] 노벨상을 받으려면-2 연구소 벤치마킹

김선영서울대 생명과학부교수지난 11월 3일 이 칼럼에서 ‘노벨상을 받으려면‘이라는 제하의 글이 나가자 많은 반향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우리나라에서 노벨상이 나오려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써달라는 요청이 많았다. 우리나라는 현재 견지망월(見指忘月)의 형국으로, 문제의 본질이나 핵심

news.joins.com

 

알파카 페이스북 원문글

어떤 분야이든 그 분야를 관통해서 흐르는 트렌드(Trend)라는 것이 존재한다. 패션에서는 유행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고, 언론에서는 뉴스-사건이 트렌드의 촉매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과학에서도 트렌드라는 것이 분명히 존재한다.

 

사람들은 새로운 것에 열광한다.


"기존과 다른 것. 기존의 것을 획기적으로 보완한 것, 전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에 열광한다. 1990년대의 의과학 흐름이 게놈 프로젝트(Genome Project)에 있었다고 한다면, 2000년대는 줄기세포(Stem cell)라 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배아줄기세포(Embryonic Stem Cell = ES cell)부터 시작해서, 유도 만능 줄기세포(Induced Pluripotent Stem Cell = iPS cell) 그리고 오늘의 STAP 세포(Stimulus Triggered Acquisition of Pluripotent Cell)까지로 이어진다고 하겠다. 물론 사람에 따라, 그 트렌드를 다르게 볼 수도 있지만, 분명한 건 과학에서도 트렌드라는 메이저 리그가 분명히 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트렌드 있는 연구가 항상 과학 발전을 만드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트렌드는 트렌드일 뿐이다.

 

자연 과학은 얼핏 보면, 유행이라는 것이 현존하는 사회 과학과 별개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자연 과학은 사회 과학과 생각보다 많은, 그렇지만 직접적으로는 연결되어 보이지 않는 연관 고리를 가진다. 다만 그 연결 시간이 길뿐이다. 

 

의과학에서는 제한효소를 예로 들 수 있겠다. DNA의 특정 부분을 잘라낼 수 있는 효소인 제한 효소를 이용해서 다양한 동물의 유전자 조작이 가능하게 되었는데, 이것을 "인간에게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의 문제는 의과학을 넘어 사회 과학의 문제인 셈이다. 질병의 진단에서만 활용할 수도 있고, 치료에도 활용할 수도 있다. 심한 경우에는 유전자 조작을 이용한 질병이 없는 슈퍼 인간 탄생에 접근할 수도 있는 셈이다. 

 

사실, 과학적 트렌드 역시 알게 모르게 사회 과학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과연 어떤 임팩트를 가지고, 인간 사회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것이냐에 초점이 어느 정도 맞추어져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 과학적 발견이, "과연 새로운가"는 아주 당연하면서도 진부한 질문인 셈이다. 오히려, 이 발견이 진정 사회적으로 이슈가 될 수 있고, 영향력이 큰 연구인가가 과학적 발견의 새로운 준거가 되었다.

 

의과학도 사실은 그렇다. 이 발견이 "인체의 혹은 인간에게 얼마나 도움 될 수 있는가"가 발견 그 자체보다 때로는 더 강조된다. 궁극적으로 바이오 연구의 최종 목표는 지식의 생산이기도 하지만, 인간에게 적용해서 더 나은 인간 사회를 만드는데 초점을 맞추는 것에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때로는 이런 것에 너무 초점을 둔 나머지, 영향력을 과장하거나, 연구 부정이 생기기도 한다. 

 

순수한 과학이 좋다. 당연하다. 하지만, 적용될 수 있는 과학도 좋다. 그리고 이왕이면 사람들이 관심 가져줄 만한, 트렌드가 있는 연구도 좋다. 하지만, 나의 연구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렇게 되면 예정과는 다른 무리수를 두게 되고, 억지로 끼워 넣는 것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런 연구는 안타깝게도 트렌드가 지나버리면 쓸모없는 연구가 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러면서 과학이 발전하기 때문에, 이 사실 자체를 부정하거나 비판하고 싶지는 않다. 

 

일본은 그런 면에서 강점이 있는 것은 사실처럼 보인다. 사회 전반을 흐르는 메가 트렌드라는 것이 분명히 있기는 하지만, 자신이 해온 것을 꾸준히 할 수 있는 문화가 저변에 깔려 있다. 트렌드에 끼워 맞추는 연구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피력하고, 자신만의 연구를 하는 경향이 강하다. 해파리 연구를 하고 있다면, 세상에는 관심 없이 해파리에만 순수하게 초점을 맞출 수 있는 셈이다. 비록 그것이 주류가 아닐지언정.

 

우리가 무작정 일본을 따라갈 수도 없고,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트렌드를 따라가는 연구만을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해본다. 오히려 트렌드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연구를 해야 한다. 말은 쉽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어려운 것 역시 알고 있다.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면서, 오늘 일기를 마친다. 여러분의 생각을 어떤가요? 

 

1) 과연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해파리 연구를 가장 잘하는 연구자를 키워낼 환경은 될까?


2) 해파리 연구를 세계적으로 가장 잘하는 과학자를 키워냈다고 가정했을 때, 그 연구를 지속하게 만드는 환경은 될까?


3) 과학도가 자신은 "세계적으로 가장 해파리 연구를 잘하는 사람이 될 거야!"라는 마음을 갖게 만드는 환경은 될까?


4) 부모님이 혹은 친구들이 너는 똑똑하니까, 해파리 연구를 하지 말고, 의대에 가서 돈을 버는 의사가 되어라고 하지는 않을까?1 

참고로, 시모무라 오사무라는 과학자는 전 세계에서 해파리 연구를 가장 잘 한 일본 출신 미국 해양생물학 교수이다. 해파리에 존재하는 GFP(Green Fluorescent Protein- 녹색 형광 단백질)을 발견한 공로로 2007년에 노벨화학상을 받았다. 과연 이 사람이 과학 트렌드를 따랐을까...


  1. 참고로, 이제 의사가 돈많이 번다는 상식은 접을 때가 되었습니다. ^^ 호시절을 다 가고, 앞으로는 점점 더 힘들어 질 것 같아요.


때는 2014년 2월이었습니다. 
국시를 치르고 나서 미국 LA에 있는 LAC+USC Medical Center에서 종양학 실습을 하는 동안 Amir Goldkorn, M.D. (이하 금옥수수 교수님) 을 만났습니다. 금옥수수 교수님과 함께 일주일 동안 신장요로 종양 병동을 회진하고, 병례 토의를 하고, 토픽 발표를 하는 등 많은 교류가 있었습니다. 대화를 하던 중 그 분이 본인의 연구실을 운영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병원에서 환자를 보고, 여러 임상 시험들을 진행하면서, 또 많은 시간을 연구실에서 실험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금옥수수 교수님을 개인적으로 찾아가 

저도 교수님처럼 환자를 보면서도 연구를 활발히 하고 싶습니다. 어떤 진로를 선택해야 할까요?

라고 물었고, 교수님은 이렇게 답해주었습니다.

나는 박사 과정을 밟지는 않았지만,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임상 수련을 마칠 때까지 6년 정도를 연구실에 있었어. 생각해보니 6년이면 박사를 받을 수도 있었겠네. (웃음) 일단 충분한 시간을 연구실에서 보내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은 없어. 그리고 매우 바쁘게 살 각오를 해야해.

알고보니 그 분은 UCSF 혈액종양 내과에서 임상 펠로우 트레이닝을 받은 후, 추가로 3년을 Elizabeth Blackburn, Ph.D.[각주:1]의 연구실에서 박사 후 연구원[각주:2]으로 있었습니다. 지금 교수님은 텔로미어를 합성해내는 효소인 텔로머레이스를 표적으로 하는 항암제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저는 금옥수수 교수님과의 대화를 통해 두 가지를 배웠습니다. 미국에서는 의대에서 교수가 되어 연구실을 운영하는데 박사 학위가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다는 점과[각주:3],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학위 과정에 맞먹는 시간을 연구실에서 보내야 한다는 점입니다.[각주:4]


이 대화를 밑거름으로 저는 박사를 지원할 생각을 염두에 두면서도, 우선 연구원으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지금 일하고 있는 연구실을 찾은 계기와 인터뷰 내용, 그리고 펀드를 받은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1. 2009년 텔로미어 연구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신 분입니다. 텔로미어는 염색체의 양쪽 끝에 위치한 핵산과 단백질 복합체로, 염색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본문으로]
  2. Postdoctoral Researcher. 우리말로는 박사 후 연구원으로 번역하지만, 사실 doctorate degree는 Ph.D.나 D.Phil.과 같은 research doctorate과 M.D., J.D., D.V.M.과 같은 professional doctorate을 포함합니다. 따라서 M.D. 학위만을 가진 사람도 post-doctoral researcher로 일할 수 있습니다. [본문으로]
  3. 다만 한국은 사정이 다릅니다. 박사 학위가 있지 않으면 교육부 인가 교수가 될 수 없습니다. [본문으로]
  4. 의대에서 받는 다양한 학위가 궁금하시면, http://mdphd.kr/100, http://mdphd.kr/105을 참조하시길 바랍니다. [본문으로]

올해도 어김없이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되었네요. 이번 수상자를 예측한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초기 연구가 1971년도에 시작되었으니 더 그렇기도 하겠지요. 참고로, 노벨상 수상 시점과 연구 시점에서 가장 큰 간극이 있는 상이 바로 생리의학상이죠. 초기 발견부터 그 의미가 다시금 재해석되는데 많은 시일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에 반해 물리나 화학은 바로 이론을 실용화시키는 것이 생물보다는 훨씬 더 쉽게 가능하죠.


올해 수상자는 John O´Keefe May-Britt Moser and Edvard I. Moser 입니다. 참고로 후자 두분은 부부죠. 자세히 보시면 알겠지만, 비율이 1/2 : 1/4,1/4 입니다. 보통은 1/3 인 경우가 많은데, 연구의 중요성과 시기로 인해서 이런 비율이 등장한 것 같아 보입니다. 



positioning system in the brain 에 기여한 바로 수상했는데, 자세한 내용은 조만간 저희 팀블로그 필진 중 한 분이 설명드릴 것 같습니다. ^^


간략하게 설명드리면, 뇌에서 어떻게 정보가 기억되고, 그 정보의 기억 장소가 특정한 곳에 지정되는가에 대한 내용입니다. 기본적으로 기억과 관련하여 브레인이 작동되는 원리를 밝힌 셈인데, 혹시 궁금하신 분들은 요기를 클릭하시면, 언론을 대상으로 한 정보가 있습니다. 물론, 영어입니다. ^^


조금 더 자세하게 읽어보시고 싶으신 분들은, 노벨상 위원회에서 작성한 설명 글을 읽어보시는 것도 좋겠네요.


The Brain's Navigational Place and Grid Cell System.


이건 조금 더 세분화되어 있어서, 관련 분야에 연구하시는 분이 아니라면 조금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당연히 영어겠죠. ^^



해마다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되는데, 우리 나라 과학계는 이 수상에 목을 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하지만, 개인적으로 노벨상과는 큰 관련이 없는 중개 연구를 하는 입장을 떠나서라도, 노벨상에 너무 목 맬 필요는 없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노벨상을 받기 위해서 과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를 즐겁게 하다보니깐 노벨상과 같은 큰 상을 받게 되는 것 아닐까 합니다. 절대 노벨상을 폄훼하는 것은 아닙니다. ^^


노벨상을 아직 받지 못했지만, 아니면 받지 못했던 연구들 중에서도 아주 멋진 연구들이 많습니다. 일례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도 엄밀히 따지면, 노벨상을 받지는 못했죠. 그렇다고 해서 아인슈타인이 노벨상을 못 받은 것은 아니지만요. 광전 효과로 1921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죠. 하지만, 과학적 사실은 상대성 이론에게 노벨상을 수여한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노벨상을 받지 못했다고 해서 그 이론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고, 그 중요성이 덜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핵심입니다. 그리고 전 아인슈타인이 노벨상만을 받기 위해서 물리 연구를 했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네요. 학문을 즐기다 보니깐 그렇게 된 게 아닐까요?


물론, 노벨상을 받게 되면, 그 연구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고, 관련 분야가 조금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긍정적 측면도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에게도 영광이고, 국가적으로도 영광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연구의 본질은 노벨상과 같은 외적 업적에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너무 노벨상 노벨상 그러는 세태는 조금 지양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때로는 자신이 하고 있는 "소소한" 연구가 개인에게는 더 없이 큰 행복을 줄 수 있지 않을까요? 





의과학을 하다 보면, 다양한 논문을 읽게 됩니다. 자신의 분야를 다루는 논문을 읽는 것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간혹 자신의 분야와 동떨어진 분야의 논문을 읽기도 합니다. 


실제로, 의과학자의 길을 간다는 것은 "논문을 평생의 동반자(?)로 삼는다"는 것과 동치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연구에서 논문이 차지하는 위치는 큽니다.


논문(Journal)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나오는 것인가?에 대해서 과학자라면 대부분 고민하고 자기 나름의 기준을 설정하고 있겠지만, 조금 더 간략히 설명하기 위해 포스팅 합니다.  


                  



사실, 논문은 따지고 보면, 주간지나, 월간지 같은 잡지일 뿐입니다. 평생에 한 번이라도 자신의 연구 결과가 나오길 바라는 Nature도 따지고 보면 "주간 조선" 과 같은 잡지일 뿐입니다.


(명확한 독자층 호불호가 갈리는 주간 조선. 독자에 따라 찌라시인가 언론 매체인가의 평가가 극명하죠)

그렇지만, "주간 조선"과 Nature는  그 게재 기준이나, 독자 층도 다르고, 무엇보다도 싣고자 하는 내용이 다릅니다. 오늘은 그 부분에 대해서 조금 설명을 하고자 합니다.


(이 역시 (Cell Sciece와 비교해)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찌라시라는 평은 절대 듣지 않을 과학 잡지 Nature) 


논문은 단순히 말하면, 연구 그룹이 연구 결과를 보고하고 논의하는 성과물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다만, 주간 조선처럼 나오는 주간지와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다른 과학자들이 그 결과와 증명 과정을 꼼꼼히 확인한다는 점이 차별화된 점이겠죠.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한 사람이 자신이 개발한 을 이용해서 

감기 환자를 치료해 보았더니, 

며칠 뒤에 병세가 호전되었다고 가정해 봅니다. 


이 상황 자체로만 본다면, 이 약은 감기에 아주 효과적인 약인 것처럼 보입니다. (실제로 이렇게 광고를 해대는 의료 기관도 있습니다. 무슨 비기, 비법하면서....) 하지만, 이 사실에서는 극단적으로 한 가지 사실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진짜 약 때문에 나아진 것인지, 아니면 약은 효과가 없지만, 자연적으로 병세가 호전되었는지 단순히 위 환자 1개 사례로 판단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당연히 이 "연구 결과"를 보고하면, 동료 과학자들은 "그게 무슨 약효를 증명하는 것이냐? 약효가 진짜 있는지 증명하지 않는다면 그건 진정한 연구가 아니다"라면 퇴짜를 놓겠죠. 아니면, "진짜 약효를 보려면 이런 이런 실험을 하거나, 비교 대상을 두고 실험해라" 라고 코멘트 하겠죠.


그럼 그 "약효 연구"를 제대로 확인하기 위해서 연구자(이 시점에서는 연구자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는 다양한 비교 실험을 수행하고, 통계적으로도 진짜 약효가 있는지 확인하게 되겠죠.


그 결과가 긍정적이라면, 감기에 "이 약이 효과가 있다"가 될 것이고, 대부분의 경우에는 " 통계적으로 무의미하고, 그냥 약이랑 상관없이 병세가 호전되었다"로 결론짓게 되겠죠. 


이런 일련의 과정이 바로 논문이 나오는 과정입니다.


연구자가 자신의 가설을 설정하고, 그 설정한 가설을 토대로 실험을 전개한 후에, 논문에 게재 요청을 하게 되면, 그 논문을 출판하는 곳에서는 일련의 과학자(일반적으로 그 분야에 전문성이 있는 과학자)를 초청해서 꼼꼼히 검토를 하게 됩니다. 그 검토 결과, 충분히 학문적인 가치가 있다면 게재를 하고, 보완해야할 실험이 있으면, 실험을 한 연구자에게 추가 실험을 요구하는 것이지요. 


그렇게 하면, 하나의 연구가 의미있는 지식으로 재편되어, "논문"으로 출판되는 것입니다. 


위 과정에서 동료 과학자들이 꼼꼼히 실험을 검토하는 과정을 Peer Review라고 하고, 보완 실험을 하거나 추가로 데이터를 확인하는 과정을 Revision이라고 합니다. 


다시 주간 조선과 Nature의 이야기로 돌아 가면, 주간 조선의 경우, 편집인이 전반적인 방향 설정, 기사 주제 설정을 하고, 선발된 기자들이 그에 따른 기사를 쓰는 것이 일반적인 데 반해, Nature는 위와 같은 Peer Review를 거쳐서 편집인이 최종 게재 승인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 결과물은 물론 잡지의 형태로 나오게 되죠. 


따지고 보면, 과학 잡지는 연구자 개개인이 기자가 되어 자신의 결과물을 보고하고 동료 과학자가 평가, 게재 결정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물론 편집인이 존재하긴 합니다만, 잡지마다 편집인이 전권을 휘두른다거나, 보조적인 역할만 한다는 등 특징은 다릅니다. 


참고로, 학술적 가치가 높고, 잡지 수준이 높다는 것은 동료 과학자들이 조금 더 엄격하게 심사를 하고, 높은 수준의 결과 유의성을 보이고, 의과학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높는 말과 궤를 같이 하긴 합니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 연구 시류나 유행 등을 따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연구 결과의 수준이 낮은 것은 아닙니다. 


모든 논문은 그 나름의 지식이 내포되어 있고, 항상 높은 수준의 논문만을 낼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논문의 가치는 논문의 내용과 과학적 추론의 방향 등으로 따져야 하지, 그 논문이 실린 잡지사의 평판으로 따져서는 안됩니다. 


연구를 처음 시작할 때는 조그마한 결과 보고의 논문에도 출판된 이후에 감동을 받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그런 감동은 소위 말하는 "큰" 논문을 내나, "작은" 논문을 내나, 자신에게 주관적으로 다가옵니다. 따라서, 출판한 논문으로 연구 성과를 평가하는 우를 범하지 맙시다 ^^



실제로 논문 자체는 낮은 수준의 잡지에 실렸지만, 아주 큰 영향력을 가진 논문도 있고, 심지어, 컨퍼런스에 발표된 논문이 노벨상을 받은 경우도 있습니다. 


His work was filed as a patent application in 1985, and after the patent application was made public reported at the Annual Conference of the Mass Spectrometry Society of Japan held in Kyoto

(학사 연구원으로 학사 졸업 논문으로 달랑(?) 

하나의 논문(특허)을 내고, 노벨상을 탄 연구자 고이치 다나카)


의과학 연구를 하는 모든 분들이 즐겁게 연구하면, 논문을 내셨으면 좋겠습니다. ^^



전기생리학이 단어를 들으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처음 들어보신 분들은 전기생리이렇게 따로 따로 단어를 떼어 생각하실테고


배워본 적이 있으신 분들은 호치킨헉슬리오징어축삭나트륨칼륨등등에서 심전도까지 생각 나실 수도 있겠습니다. 


오늘 제가 소개해드리려는 것은 바로 전기생리학으로 연구하는 실험실은 어떻게 굴러가나하는 실질적인 내용입니다전기생리학은 어떤 학문이다라고 하는 건 너무 지겹기도 하고어렵기도 하니깐요. ^^


그렇다 하더라도 간단히 짚고 넘어가자면전기생리학은 살아있는 세포조직기관에서 일어나는 전기적 활동을 다루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왜 살아있는 생물에서 전기적 활동이 생기나하실 수 있는데요우리 인체는 70%가 물이고그 물에녹아있는 이온(+,-를 띤)이 왔다리 갔다리 하면서 전류가 흐릅니다친숙한 예로는 뇌파가 있구요앞에서 얘기한 심전도 역시 이런 활동의 결과입니다.



      

  Hodgkin                 Huxley   


그럼 그 전기적 활동을 어떻게 측정하는지 알아볼까요조직이나 기관 수준에서 생겨나는 전류는 간단히 전극을 설치함으로써 해결됩니다그래서 병원에서 뇌파와 심전도를 간단하게 기록할 수 있죠하지만 단일세포의 전기활동을 기록하는 일은 만만치가 않습니다그래서 옛날 사람들은정확히 호치킨과 헉슬리 할아버지는 큰 세포를 찾았습니다.


그게 바로 오징어 거대 축삭인거죠. 


                                             

오징어 축삭 직경이 1mm정도로 두꺼워 전극을 직접 넣기 용이했다고 합니다.


이 기법은 말 그대로 세포 안과 밖에 전극을 설치해 세포막을 통해 오가는 이온전류를 측정하는 방식입니다. 일견 쉬워 보이지만, 1950년대 그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발견이었습니다이 공로로 1963년에 노벨상을 수상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크지 않은 일반 세포는 어떻게 기록했을까요? 


                                     

  

                                                    (전극 측정시 이용되는 유리관입니다.)



유리관을 아주 얇고 길게 뽑아서 세포막에 찔러 넣어 기록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세포막전압의 변화를 기록을 할 수 있지만이온통로의 전류를 측정할 수 없습니다왜냐하면 옴의 법칙 V=IR에서 전류I를 구하려면 전압V와 막저항R을 알아야 하는데, V를 측정한다고 하더라도막저항 R은 시간에 따라서도 변하고막전압V에 따라서도 변하기 때문이죠


쉽게 얘기하면 나트륨 통로가 열렸다 닫혔다 하는데 이게 전압에 따라서 막 많이 열렸다가적게 열렸다가 하는거에요그래서 막전압의존적 이온통로라는 말이 등장합니다공돌이스럽게 얘기하면 막전압V에 따라 변하는 가변저항이라는 거에요이 개념은 어렵지만 중요하니 다음 기회에 길게 써보도록 하죠.


사실 이 문제는 호치킨헉슬리도 해결했어요오징어 축삭에 다가 전극을 두 개를 꽂아서 하나는 전압 측정용또 하나는 피드백 전류를 흘려서 전압을 고정하는 것으로요이 기법이 막전압 고정법입니다이렇게 하면 V=IR에서 V와 R이 고정되어 I를 측정할 수 있게 됩니다. 


다시 작은 일반 세포로 돌아가보죠일반 세포에 찔러 넣은 유리관은 너무 얇고 길어 그 자체의 저항이 너무 컸습니다그래서 피드백 전류를 흘려 보내기에는 적합하지 않았죠게다가 막에 찔러 넣었으니유리관과 세포막사이의 틈을 통해 질질 흐르는 leak 전류도 컸습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patch-clamp 기법이에요이 기법은 네어(Neher)와 사크만(Sakmann) 아저씨가 개발했습니다. 


                                                                                                                                  Neher(왼쪽)와 Sakmann(오른쪽)



상대적으로 구멍이 크게(3~4Mohm) 유리관을 뽑은 후 세포막 근처에서 살짝 빨아 당겨 줍니다그럼 유리관 끝과 세포막이 찰싹 달라 붙으며 그 사이로는 새어나가는 전류가 거의 없게 되요이 상태를 On cell 이라고 해요그 때 뽁~! 하고 순간 더 빨아 당기면 안 쪽에 있는 세포막이 뚫리면서 Whole-cell 모드가 됩니다이렇게 되면 세포막 전체를 통과하는 전류를 기록할 수 있게 되죠유리관 구멍의 저항도 앞에 설명한 것보다 작기에 막전압 고정도 가능하구요.



(이 기법을 개발한 공로로 1991년에 노벨상을 수상하죠.)


 (from http://www.nature.com/nprot/journal/v1/n4/fig_tab/nprot.2006.266_F4.html)



일반적인 patch-clamp set의 모습이에요막전류나 막전압을 기록할 수 있는 기록계컴퓨터 등이 보이고세포를 관찰할 수 있는 현미경이 보이죠그리고 대물렌즈 양 옆으로는 기록용 전극 (여기 유리관을 꽂아요)과 그 전극을 미세하게 움직이게 할 수 있는 manipulator(로봇팔)가 보입니다. 

그리고 대학원생이나 post-doc이 저 앞에 앉아 열심히 모니터를 보며 기록을 하고가끔 용액의 조성을 바꾸기도 하고원하는 약물을 타 넣기도 하고….그러면서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참고 사항 하나 댓글 답니다. 2012년 5월 30일로 헉슬리 선생님이 타계하셨다고 하네요. 

2012년 Nature 부고에도 실린 글이나 다른 기사(과학동아)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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