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라는 것의 답은 누군가에게 물어서 답이 나오는 것이 아니란 것은 여기 블로그를 찾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고, 필진들 역시도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문객들이 여기 블로그 글들을 보면서 자신의 고민을 토로하고, 질문을 남기는 것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특히나, 고민에서 묻어나오는 인간미가 때로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필진들에게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사명감"을 주기도 합니다. 


여전히, 글만 읽고 가시는 분들이 많은 것도 알고 있고, 그것이 "블로그 생태계"라는 것도 블로그를 운영하고 나서야 깨닫게된 일이기도 합니다. 사실, 저 역시도 그러하였지만, 글을 쓰고난 후에 댓글이 없거나, 호응이 없을 때는 나름 상처(?)를 받는 필진들이 있었지만, 이제는 정보 공유라는 측면에서 즐겁게 글을 쓰고 있습니다. ^^ 그래도 조금 더 관심을 주시면 좋겠죠. 자그마한 페이스북 좋아요 링크 하나, 공유하기 버튼 클릭 하나가 블로그를 운영하는 저희에게는 아주 큰 힘이 됩니다. (참고로 "좋아요""공유하기"를 클릭해도, 저희는 그 사람이 누군지 알 수 없습니다. 따라서,페이스북의 익명성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그러니 클릭으로 인해서 신분이 노출될 일은 없으니 안심하시고 클릭하시면 됩니다.) 


실제로, "인생"은 수학의 답처럼 딱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고민이든 자신이 아닌 누군가가 딱 정답을 제시해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민을 글로 쓰고, 답을 구하는 과정"은 과학에서도 중요하고, 인생에서도 아주 중요합니다. "고민을 글로 쓰고 누군가에게 질문하는 것" 자체가 무언가 답을 바라고 기대하면서 쓰는 경향도 있지만, 고민의 답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얻는 산발적인 정보들을 취사 선택하면서, 자신에게 가장 맞는 맞춤형 답안을 이끌어내는 과정이기에 그것으로만으로도 아주 큰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저희 필진들이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것도, 적어도 저희가 경험하고 생각했던 것들을 글로 정리해서 기록으로 남기고, 그를 통해 제시한 산발적인 정보글들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다행히도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도움을 받았다고 블로그를 통해서 전해주시고, 이제는 오프라인으로도 그런 정보들을 필진들이 접하고 있습니다. 


필진들이 드릴 수 있는 답안은 어디까지나 필진들의 경험에 근거한 주관적 답안일 뿐입니다. 그리고 그 답안은 개인의 상황에 따라 언제든 바뀔 수 있고,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른 적용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평면적인 답안보다 "더 입체적인 시각"으로 자신의 고민을 바라보는데 저희가 조그마한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저희는 만족하지만, 너무 저희 답안에 의존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물론 여기 블로그를 찾아올 정도라면, 저희의 우려가 기우였다는 것을 상상할 수 있긴 하지만, 그래도 노파심에 당부의 말씀을 한 번 더 드립니다. 


얼마전에, 한국에서 계신 필진들과 필진이 될 Potential(?)을 가진 분들(그 분들 중에 벌써 한 분은 필진으로 참여하셨습니다 ^^)과 함께 저녁 식사와 함께 술자리를 가졌습니다. 정말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갔고, 필진들 간에 우정을 돈독히 할 수 있는 자리가 되었고, 앞으로 블로그가 나아가야할 방향이 잡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때로는 의과학 정보가 아닌, 사적인 글도, 때로는 신변잡기적인 글도 앞으로 종종 올라올 것입니다. (의과학자들도 하루 종일 연구만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 의과학 분야가 아닌 글들도 종종 올라오겠지만, 그 비율은 8:2(의과학:기타) 정도로 유지하면서 의과학자 팀블로그로서의 DNA를 유지할 생각입니다. 


추가로, 블로그 명칭인 MDPhD.kr에서의 "MDPhD"가 단순한 MDPhD 의과학자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의과학 분야를 연구하고 있는 "MD 와 PhD"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MD and PhD"


로서의 "MDPhD"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MD가 아니신 PhD 선생님들도 필진으로 모실 예정이고, 벌써 두 분 정도가 필진으로 참여 의사를 밝혀 왔습니다. 아울러, 굳이 PhD가 아니더라도, 의과학 분야에 관심있는 많은 의과학자 분들과 의과학에 도움될 수 있는 정보를 가진 필진들도 모실 예정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자신의 커리어에서 가장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쪼개서 블로그 운영과 정보 공유에 참가하고 있는 필진들 모두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 전하겠습니다. 아울러, 저희 MDPhD.kr을 찾아오시는 모든 분들이 항상 멋진 연구와 멋진 인생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면서 이 글을 마칩니다. 



MDPhD.kr 편집인 


오지의 마법사 배상





Hibrain.net에서 기초 의학을 선택하면 무조건 교수가 될 수 있다는 글을 보고 쓴 글입니다. 


일전에 교수가 되려면 "무조건 의대에 가서 의대의 "비 인기과"인 기초 의학을 선택하면 100% 교수가 될 수 있다"는 글을 보고, 이렇게 글을 씁니다. 비록 아직 교수가 되지 못한 존재이지만, 이건 아니라는 생각을 하면서 글을 쓰다보니, 긴 글이 되었네요. 길지만, 제 작은 글이 기초 의학을 선택한 다양한 사람들에 대한 오해를 풀 수 있다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지면서, 글을 올립니다.

답변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 저에 대한 소개를 잠시하자면, 위와 같은 루트(의대를 졸업하고 기초 의학을 선택)를 탄 의대 출신 전공자입니다. 그리고 현재 포닥을 나와 있으며, 2년 뒤에 임용 시장에 도전할 사람입니다. 주관적으로 볼 여지는 있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주어진 과정에서 최선을 다해 연구를 해왔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한국에서 의대 졸업, 의대 석사, 박사를 하고 나서, 외국에서 현재 포닥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렇지만, 2년 뒤에 내가 임용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가지면서, 임용 시장은 항상 쉽지 않음을 느낍니다.

위 분의 말씀은 "20년 전"에는 맞는 말이 맞습니다. 당시만 해도, 의대에서 "연구"보다 "교육"을 더 우선시했기 때문에, 의대를 졸업하면, 최소한 교육이라는 측면에서 의대 출신이 더 나은 강점이 있기 때문에, 의사 출신 기초 의학자는 임용 1순위였습니다. 물론, 그 때 뽑히신 분들이 실력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분위기가 그러하였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의대는 교육 자체가 "인체를 다루는 특수성"이 있고 배우는 학문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면서, 양 또한 방대하기 때문에, 기초 의학자로서 진로를 선택해서, 10년 이상 의대 교육을 받고, 의사 면허를 가지고 있다는 그 자체가, 의대생을 가르칠 수 있는 자격으로 생각할 수도 있고 실제로, 교육이라는 측면에서 강점을 가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면허 자체는 임상을 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기 때문에 의사 출신 기초 의학자도 진료를 할 수 있지만, 실제로 대부분 연구에 올인을 하기 때문에, 의사 면허 자체는 기능을 하지 못하는 장농 면허와 같은 존재라 할 수 있죠. (진료를 보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15년 전부터, 의대도 연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의대를 졸업한 사람들이 기초를 가지 않는 현상과 더불어서 의대 자체가 연구 실적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기초 의학 교실은 대부분 "비 의사"(non-MD) 출신들이 포진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MD, Non-MD 이렇게 나누는 것도 의미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1. 의사 출신이 기초 교실에 가지 않아서 뽑을 사람이 없다.
2. 상대적으로 비 의사 출신(예컨대 미국 박사)의 연구 실적이 우위에 있다.


라는 이유로, 비 의사 출신들이 기초 의학 교실에 많이 자리를 잡게 되었고, 그 결과, 기초 의학 교실은 자연대 다른 학과랑 비슷한 풍토로 흘러가게 되었습니다. 자연히 임용 시장도 실적과 실력에 근거해 뽑는 분위기가 형성되었고, 의사 출신이라고 해서 무조건 뽑았다가는 눈치를 보는 분위기가 생긴 것은 사실입니다.

기본적인 예로, 공고로 나온 의대 기초 교실 임용 선발 심사표를 살펴보시면 대략적인 분위기를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학교마다 기준이 다르고, 과마다 특징이 다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동일 학교 내의 자연계열 기준과 거의 흡사하거나 오히려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의사라고 해서, 어드벤티지를 주는 경우는 거의 없는 분위기입니다.

이유는, 임상은 과 특성상 의사를 뽑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고, 상대적으로 연구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의대 입장에서는 부족한 연구 능력을 기초 의학에서 보충해야하는 구조적인 이유가 생깁니다. 따라서 소위 말해, 의대를 졸업하고, "더 비 인기과(?)"인 기초 의학을 선택한 의사 출신은 연구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후순위가 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이 발생합니다. 물론, 모든 것이 비슷하다면, 교육이라는 측면에서 우위를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선호할 수 있으나,미국 유수의 대학에서 연구하면서 좋은 보스 밑에서 강한 인사이트를 가지고 실험하는 것과 교육을 하면서 연구를 수행하는 의대 졸업생과 비슷하다는 전제 조건 자체가 어불성설이긴 하죠.

그리고, 기초 의학이 현재 의대 내에서 비인기과보다 훨씬 더 "비 인기과"라고 하신 부분에 대해서 "비 인기과"를 선택한 제가 변명을 조금 하자면,의대 교육 자체가 4년 동안 배워야 하는 것이 많기 때문에, 임상보다 연구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소홀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건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 어디도 다 비슷합니다. 의대의 존재 목적은 의사를 양성하는 것에 있습니다. 그리고, 기초를 선택한 사람들이 기대할 수 있는 경제적 보상은, 잘 나가는 임상 의사(아무도 자기가 망한다고 생각하지 않죠. 따라서 기대는 항상 하늘을 찌르게 됩니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너무나도 초라한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의대 4년 동안, 기초 의학의 매력을 느끼기란 상대적으로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아울러, 4년 동안 봐온 "의사" 이미지는 임상에 가 있는데, 연구를 하는 것은 의사 같아 보이지도 않고. 동료들 99%가 임상으로 진로를 선택하는 상황에서, 정말 굳은 심지가 아닌 이상 기초를 선택하기란 힘듭니다. 그리고, 기초를 선택해서 중간에 하다가 임상으로 가는 경우도 생각보다 많습니다. 따라서 기초 의학을 "비 인기과"라는 용어로 표현하는 것은 솔직히 속상한 것은 사실입니다. 개인적으로 주변을 살펴 보면, 기초 의학을 선택하는 경우는, "교수" 그 자체가 되고 싶어서 이 길을 선택하는 사람보다, 연구가 주는 매력, 인체의 신비를 찾을 수 있는 매력에 빠진 사람들이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순히 선택이라는 측면을 보자면, 저 역시도 학교 내에서 극소수 선택자입니다. 저 때는, 동기생 150명 중 2명이 기초 의학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위-아래로 5년을 통합해도, 10명이 채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니 숫자로만 본다면, "비인기과"라고 볼 수 있겠죠.

하지만, 주변에서 보는 "기초를 선택하면 무조건 교수가 될 수 있다"라는 의견에는 강한 반감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20년 이 전에는 사실이었을 수도 있고, 틀린 것은 아닙니다만, 항상 그래왔듯이 세상은 변하고, 그 변화에 적응하는 것이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내정자도 물리치면서 실력으로 담판 승부할 수 있는 것이 임용 시장 아니겠습니까? 생각보다 많은 "기초 의학 전공" 의사들이 낙마를 합니다. 다만, 사람들 눈에는 된 사람만 보이겠죠. 연예계에서 서울대 출신 김태희도 있지만, 김태희가 되지 못한 서울대생들이 안 보이는 것처럼요.

그리고, 현재, 표현하신대로, 산골짜기 지방 의대도 설대 공대보다 입결이 높은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1998년IMF 시절 이후부터, 그 현상이 훨씬 심해졌고, 최근 10년간은 수능 수석이 의대를 가지 않은 적이 거의 없습니다. 각 고등학교들도 서울대 합격생보다는 의대 합격생으로 학교의 질을 따질 정도로 의대 입학 성적이 높은 기형적인 구조가 된 것이 사실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우수 인재들이 의대에 들어온다는 것이겠죠. (물론, 수능 성적과 연구 능력, 인생은 엄연히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연구가 주목적인 카이스트나 포항공대, 자연대와 비교해, 교육에 초점을 두었던 의대에서 연구를 본격적으로 하기란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10년전부터는 평가와 임용의 공정성으로 연구라는 측면에서 나름의 성과도 얻고 있습니다. 그리고 늘 그래왔듯이,기초 의학을 선택한 사람들 역시, 높아진 임용 기준 역시 채우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말하고 싶은 바는, 의대 출신이라서 당연히 기초 의학 교실에 교수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 역시도, 추후에 의대를 졸업한 학생(= 의사)이라고 해서 임용을 보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입니다, 하지만, 동일 선상이라면, 의대를 졸업한 학생이 상대적으로 더 집요하게 연구를 할 포텐셜을 가졌을 가능성이 클 수 있다고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그 포텐셜을 연구로 연결하느냐는 별개의 문제이겠지만요.(여기 누군가가 말씀하신 것처럼, 서울대 순혈 주의가 순혈을 뽑으려고 그런 게 아니라, 잘 하는 사람들이 서울대에 가서 여전히 잘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서울대 출신이 뽑히는 것이라고..)

답답한 마음에 길게 글을 썼지만, 요약하자면,

1. 의대를 나왔다고 무조건 기초 의학 교수가 되는 건 아니다. 20년 전에나 해당하는 이야기.
2. 의대는 전통적으로 교육을 우선시 했지만, 현재는 연구도 중요시하고 있다.
3. 현재 기초 의학 임용 시장은 연구 실적을 동일 혹은 그 이상의 자연대 학부 수준으로 요구하고 있다.
4. 의대를 졸업하고 임용이 되는 경우는 그 요구 수준을 만족했기 때문에 된 것이지, 의사라고 해서 무조건 뽑아주는 시대는 아니다.


P.S. 그리고 현재도 저를 포함한, 임용이 되지 못한 의사 출신 기초 의학자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올바르지 않는 정보로, 경우에 따라서는 임용시장에 도전하는 다양한 사람들에게 이간질 혹은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는 글은 자제해 주셨으면 좋겠네요.

아울러, 글을 쓴 이상, 이 글에 책임을 지고, 앞으로 달리는 질문과 댓글에 제가 아는 한도에서 이 글타래를 통해, 제가 시간날 때마다, 답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의학은 조금 딱딱한 학문이다. 학문 자체가 주는 느낌이 그렇다는 것이다. 무조건 외우고, 나름 알고리즘을 이용해서 혹은 메커니즘을 이해해서 외운다고 해도... 어찌되었건 외워야 한다. 그리고 그런 생활이 최소한 본과 4년간 지속되고, 심한 경우에는 그 이후에도 지속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이, 배우면 배울 수록, 의학의 언어로 농담을 하고, 그 농담을 더 재미있게 느낀다는 점이다. 이상한 습성이다. 하지만 재미는 있다. 고난이도 유머라고는 할 수 없지만, 어쨋든 배경지식이 필요한 농담을 동기들끼리 종종 하곤 했다. 특히 정신과를 배울 때는 극에 달했던 것 같다. 누구는 OC 같고, 자기는 Borderline disorder 같다고.. 


연구를 하면서 필요한 것이 상상력이다. 그리고 실험은 기본적으로 "단순한 반복의 연속"이기 때문에, 시의적절한 유희가 필요하다. 유희가 없으면, 지루하다. 그 유희는 연구자들끼리도 필요하고, 외부에게 설명할 상황에도 필요하다. 나만 재미있어도 좋지만, 다른 사람도 재미있으면 좋지 않을까?


뭐.. intro를 거창하게 썼지만, 한마디로 하면 인생에는 "재미"가 필요하다. 재미가 없으면, 돈이고 나발이고 다 필요없다. 뭐 돈 그 자체를 좋아해서 돈버는 재미를 느끼는 사람도 있긴 하더만... 여하튼, 여기에 있는 필진들은 연구에 재미를 느낄랑 말랑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간헐적 단식처럼 가뭄에 콩 나듯이 느끼는 사람도 있고, 미친년(?) 춤추듯이[각주:1]매일 매일이 재미있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여하튼, 결론은 재미있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 어떨까 하는 공감대가 생긴 것이다. 


필진 모두들 연구라는 생업이 있기 때문에, 매일 매일 글을 쓰긴 힘들지만, 최소한 2달에 한 번 정도는 ventilation을 하면 어떨까 하는 의견이 나왔다. 


일반인들이 관심을 가지면서, 우리가 조금은 비틀어 볼 수 있는 주제를 선택해서, 각자의 시각을 보여주면 어떨까?


그게 의학적 background를 곁들일 수 있는 주제여도 좋고, 완전 연구랑은 상관없는 주제여도 좋겠지만,필진들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주제에 대해서 글을 풀어보자는 것이 "For Fun Project"의 목적이다. 


다분히 필진들의 Ventilation이 목적이지만, 주제는 일반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주제로 선정하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우리가 재미를 느끼고, 읽는 사람이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정도로 독자들에게 다가갔으면 좋겠다. ^^ 



MDPhD.kr 의과학자들의 For Fun Project. 지금 시작합니다.


  1. "이외수씨 표현을 빌린 것입니다. 아불류 시불류에 나오는 "미친년 방언 터지듯 시를 줄줄줄 써 제끼는 넘 ..." https://twitter.com/oisoo/status/7847993240 [본문으로]

본 블로그는 사실상 필진들의 익명성이 유지되지 않는다. 


처음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의과학 정보 공유"라는 가치를 내걸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정보의 신뢰성" 라고 판단하였다. 때문에, 필진들을 밝히는 것이 그 신뢰성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결론지었고, 필진들을 공개하였다. 최소한 연구를 어느 정도 경험한 사람이 자신의 주관적인 판단 아래, 최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본 블로그 정보의 신뢰도를 높인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다행히도 그런 부분에서 많은 글들이 충분히 신뢰성을 가지게 되었고 많은 방문객들이 그에 근거해서 다양한 질문을 하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자신의 신분이 노출되기 때문에, 다룰 수 없는 주제들도 생기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예를 들면 학제에 대한 논쟁적인 글이라든지, 의료 윤리와 관련된 글이라든지, 자신의 주관적 생각을 강하게 노출시키는 글 등이 그런 범주에 들어갈 것이다. 문제는 그런 글을 쓰면 바로 누가 그 글을 썼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좁은 한국 연구 바닥에서는 굳이 그런 리스크를 안으면서, 원천적으로 그런 글을 쓸 이유가 없게 되었다. 


따지고 보면 그런 글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방향성을 시스템 상으로 원천적으로 봉쇄되는 현재 상황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다양한 의견을 취합한다는 소통의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느껴졌다.


또한, 고정적인 필진으로 참여하는 것은 부담되지만, 익명성을 유지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싶은 사람들도 주변에 많이 있었다. (나와 가깝게 지내는 사람들 중에서도 몇몇이 있고, 가깝지 않지만, 메일을 통해서 이런 주제에 대해서 글을 쓰고 싶다는 사람도 있었다. 진짜 이 부분은 정말 놀란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시스템 자체가 없다. 


무언가 커뮤니티 같은 개념으로 가게 된다면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겠지만, 그렇게 가면 정보의 신뢰도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블로그의 틀을 유지하면서, 정보를 제공하면 신뢰성 면에서 큰 장점을 가진다. 


위와 같은 이유로, 익명성을 가진 글을 추가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었다. 그리고 익명을 유지할 수 있는 가상의 필진을 하나 만들었다. 이름하여 Anonymous_MDPhD.kr 이라는 ID이다. 일종의 다중 인격체 ID인 셈이다. 대부분의 필진들이 이 의견에 공감을 하였고, 다수 필진의 적극적인 의견 개진으로, 익명성을 살리면서 글을 쓸 수 있는 ID를 만들게 되었다.


일차적으로 이 ID는 이 블로그의 편집인이 "관리" (글을 포스팅하고, 편집하고, 글을 다듬고 그림 작업을 하는 일 등) 하지만, 참여하는 든 필진들에게 본 ID와 PW를 공개한다. 따라서, 필진들이 자신의 신분을 노출시키지 않고, 댓글이나 글을 올릴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는 것이다. 실제로 그렇게 다양한 사람이 댓글을 작성하고 있다. 아울러 익명성을 유지하면서 외부 필진으로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들 혹은 다른 커뮤니티에서 동의를 받아서 가지고 오는 글들 역시 이 아이디로 게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가지 한계점을 가지게 되는데, 


첫째로, 초반에는 데이터가 적어서 내부 필진이 글을 작성한다면, 누가 쓴 글인지 대략적으로 유추할 수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 둘째로, 문체라든지, 글을 쓰는 스타일에 따라서 외부 필진이 쓴 글을 내부 필진이 쓴 글처럼 오해받거나, 내부 필진이 쓴 글이 외부 필진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결국, 익명성이 확보되지 않거나, 오해를 살 소지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 부분에 대한 나름의 해결책으로 편집인이나 다른 특정인이 "신분이 노출될 만한 글"을 하나의 통일된 문체나, 양식으로 글을 변경해서 쓰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 아니면, 아주 많은 글들을 노출시켜서 masking하는 방안도 있다. 현재 다양한 해결 방안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 위 두가지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다양한 시행착오를 거치겠지만, 결과적으로 소재의 풍부함, 의견의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그리고 동시에 익명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겠다. 


이런 익명성이 잘 유지되고 있는 팀블로그를 찾아보면 여러가지 경영 전반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mbablogger.net 이 있다. 이 블로그에 가보면 누가 쓴 글인지 도대체 알 수 가 없다. 얼핏 유추는 가능하지만 굳이 유추할 이유도 못 느끼겠고, ID나 필진 소개 자체도 익명이기 때문에, 그 community member가 아니라면 누가 누군지 유추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반대로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자신이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글을 쓰는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강력한 vision이나 motivation이 있어야 블로그가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글의 자유도를 높일 수 있지만 Authority라는 당근을 가지기 힘들다는 이야기이다. 뭐.. 모든 일에는 장단점이 있으니깐..


항상 도전은 시행착오를 수반하지만, 실패한다고 해도 그 도중에 배우는 것이 많다. 


다양한 시도를 해 보자. 그리고 feedback 그리고 이어지는 update. 마지막으로 upgrade


학생이 아닌 Postdoc researcher 등으로 외국 대학이나 연구소에 가게 될 때, 가장 먼저 부딪히는 문제가 바로 비자 (사증) 취득일 것입니다. 이것만큼 골치아픈 것도 없죠. 학생이 아니라면 행정적으로 "an employee" 가 되는 셈이고 이것은 곧 "취업" 이라는 의미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여권만 있다면 미국이나 유럽 등 많은 국가에 "무비자" 로 갈 수 있지만, 그것은 "관광"을 목적으로 길어야 3개월 정도 방문할 경우에 한합니다. 무언가 외국에서 "일" 을 하려 한다면 비자를 취득해야 합니다.

복잡하기로 따진다면 미국 비자만한 것이 없겠지만 (J1, waiver, H1...), 상대적으로 미국 비자를 취득한 분들은 주변에 많이 있어서 정보를 얻기가 수월한 편입니다. 저는 Wellcome Trust Sanger Institute로 유학을 오게 되면서 영국 비자를 취득하게 되었는데, 물론 크게 어렵진 않았지만 정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더군요.

제가 여기에 남기는 글은, 2012년 12월 - 2013년 3월 사이에 한국에서 Tier 2 visa를 취득하였던 '저의 경험'을 정리한 것입니다. 영국 비자 관련 문제 전체를 정리할 능력은 제게 없으니까요 :) 제 경험을 글로 남겨두는 것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리라는 믿음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영국 비자와 관련한 최신 정보는 UK Border Agency (http://www.ukba.homeoffice.gov.uk) 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실 많은 관계 법규들이 매년 업데이트되고 있으므로 새로 비자를 취득하시려는 분은, 이 글을 참고하시되, 여기서 정보를 확인하시는 것이 필수입니다. 또한 자신이 방문하려는 기관의 도움이 필수이므로, 그곳 HR (인사과)과 긴밀한 연락을 하시기 바랍니다.

얼마나 많은 세부 비자 종류가 있는지 알 수 없지만, 크게 Tier 1-5, 다섯가지 group으로 나뉩니다. 이 가운데 아마도  post-doc에게 해당되는 종류는 Tier 2 (skilled workers)와 Tier 5 (Temporary workers) 일 것입니다. 미국 비자로 치면, Tier 2 가 H visa (취업), Tier 5가 J visa (교류) 정도 될 것 같습니다. 정확히 어느 Tier에 해당하는지는, Salary를 어떻게 받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고, 자신이 취업하려는 기관 HR에 문의하셔야 합니다. 문제는 HR도 잘 모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왜냐하면, EU 국가나 영연방 국가에서 영국으로 오는 사람들을 많이 상대하다 보니, 한국에서 오는 경우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거죠. 그래서 스스로 공부를 조금 할 필요가 있습니다.


Tier 2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Tier 5 Goverment Authorised Exchange (GAE) 가 취득하기 조금 더 수월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지식교류/협력에 관한 비자이므로 방문하려는 연구 기관이 sponsor 해 줄 수 있다면 그 외에 크게 요구하는 것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확실하진 않지만 세금 문제에 대해서도 Tier 2보다 유리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다면 기간이 최대 24개월로 제한적이고, 또한 영주권 취득과 관련해 Tier 2보다 불리하다고 하더군요.


저는 저희 연구소에서 Tier 2 General 로 신청해야 한다고 알려 주었습니다. Tier 2 visa는 진짜 취업-어떻게 보면 영국 국민의 '일자리'를 외국 사람에게 내어 주는 것- 이므로 상대적으로 까다롭습니다. 또한 Tier 2를 소지하여 5년 이상 영국에 있으면 (아마도) 영주권 신청이 가능하므로, Border Agency는 매의 눈을 가지고 심사를 하는 것 같습니다. 매년 Tier 2로 영국에 들어올 수 있는 사람의 수 (quota)가 결정되어 있습니다. 매년 다르겠지만, 2013년은 20,000 명 정도인 것 같네요. 중요한 것은 자신이 방문할 연구 기관으로부터 "Certificate of Sponsorship (CoS)" 를 취득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비자 취득의 8할입니다. 이전에는 "Work-permit (노동 허가서)" 취득으로 불리던 것이 이렇게 변화되었다고 하네요. 

CoS는 자신이 갈 연구소에서 신청하는 것입니다. HR에서 요구하는 정보 (이름, 여권번호, 생년월일 등등)을 알려주면, 연구소 HR에서 서류를 작성하여 Border Agency 에 CoS를 신청하게 됩니다. 이게 시간이 가장 많이 걸리는 step이지요. 저는 이 과정이 영어 성적이 나온 이후부터 (아래 설명) 한달 반-두달 걸렸습니다. HR과 긴밀히 협의하고, 필요한 정보를 빨리 전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행정적인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정보가 있다면 추가적으로 알려주는 것도 중요하겠지요.

CoS를 취득하게 되면 무슨 서류가 오는 것은 아니고, 그냥 reference number 가 하나 날아오게 됩니다. Applicant는 이 번호를 가지고 다음 step을 진행하면 됩니다.

 Point-base-system 에 의해 자신의 '점수' 가 결정되게 됩니다. 이 점수를 취득하지 못하면 Tier 2를 받을 수 없습니다. 관련 항목으로는,

 (1) Points for your attributes - CoS : 30점
 (2) Points for your attributes - Salary : 20점
 (3) English : 10점
 (4) Maintenance (funds) : 10점 입니다.

(1) CoS

"자신의 일이 영국 국민의 '일자리'를 빼앗지 않았다" 는 항목으로 보입니다. 이것을 위해서는, 
A. 연봉이 15만 파운드 (2억 5천만원 상당 -.-;;)의 고액연봉자 (중요한 일을 하고 있음!)
B. 자신이 하려는 일이 영국의 "Shortage occupation" list에 등재 (외국에서 모셔와야 하는 영국에서 부족한 직업군)
C. 자신의 sponsor (연구 기관) 이 해당 직업에 대한 "Resident labour market test"를 완료 (영국에서 마땅한 사람을 선발하고자 했으나 실패함... 뭐 이런 것 같습니다)
D. Named Researcher. '중요 연구자' 정도 되는데, '업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아니고, 이 applicant가 영국에 와야만 받게 되는 '연구비'가 있다면 이 category 가 됩니다. 

Postdoc의 경우 아마도 A, B에 해당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결국 자신의 연구 기관에서 resident labour market test를 진행한 경우이거나 아니면 자신의 연구비 (grant or fellowship)이 있어야 합니다. Nature Job 이나 관련 기관 홈페이지에 보면 postdoc에 대한 광고가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마도 이런 '공채'를 통해 채용된 것이면 C에 해당될 것 같네요. 저는 EMBO fellowship을 받게 되어 들어간 경우이므로 D에 해당 되었습니다. CoS를 얻게 된다면 30점을 받게 됩니다.

(2) Salary

Salary는 안정적으로 연구하는데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돈이 부족하면 자신의 일에 집중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영국 입장에서 보면 '불법 체류자'가 될 수 있는 확률도 높아지는 문제겠지요. 자신의 직장에서 (세 전) 연봉 20,300 파운드를 받게 되면 20점을 획득합니다. 20,300 파운드가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20점을 받을 수 있는 몇가지 예외 규정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생활을 유지하기에 충분하지는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 자신의 연구소로부터 관련 서류를 받으세요.

(3) English

영국 생활에 적응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겠지요. 영어 능력을 '검증' 받지 못하면 Tier 2로 들어올 수 없습니다. 영어능력 검증 방법은,
A. 영어가 모국어인 국민
B. 영어가 모국어인 나라에서 학사에 준하는 학위 취득
C. 영어 시험 점수
입니다. 

저는 영어 시험을 봤는데, 당연히 TEPS는 안 되고요 (-.-;;) IELTS, TOEFL, TOEIC 이 가능합니다. Tier 2 General 같은 경우에는 Listening, Speaking, Reading and Writing 영역에서 최소 B1 등급을 획득해야 합니다. 참고로 저는 가장 빨리 볼 수 있었던 IELTS를 서울에서 봤습니다 (IELTS academic/general 모두 가능). B1 성적이 그리 어렵지 않은 수준이지만, 주말에 시험을 봐야 된다는 것, 영어 시험 때문에 시간이 지체(시험 등록부터 성적 나올때까지 3-4주 걸리니까요) 됨과 함께 응시료 (21만원) 가 매우 아깝더군요. 

(4) Maintenance

자기가 경제적으로 안정되어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CoS가 있는 경우 자신의 연구기관이 보증하는 것이므로 자동적으로 10점을 획득하게 됩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 비자 신청일 전에 적어도 90일동안 통장 잔고에 900 파운드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면 됩니다. 대부분의 경우 CoS로 해결이 될 것이지만, HR에 문의해 보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내용을 정리하면, 아마도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는 아래와 같이 되는 것 같습니다.

[0] (영어시험점수 획득)
[1] Postdoc 연구소 (취업) 결정
[2] 연구소 HR 과 협의. CoS 신청 및 취득 (1-2달 소요)
[3] CoS reference number 로 비자 신청.


CoS를 받게 되면 그 이후는 상대적으로 쉽고 straightforward 한 과정입니다.

먼저 관련 서류를 준비해야 합니다. (영어가 아닌 서류는 영어로 번역, 공증되어야 합니다)

A. 여권 (이전 여권도 필요하다고 하는데...저는 직전 여권까지는 준비했습니다)
B. 비자용 사진 2매 (45mm x 35 mm) 
C. 영어 성적표 (원본). 원본 및 사본을 같이 준비하면 나중에 원본은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D. CoS reference number
E. (필요한 경우) Maintenance 증명 (통장 잔고) 등
F. (필요한 경우) 가족관계 서류. 저는 주민등록 등본을 영문으로 출력하여 제출하였습니다.
G. (필요한 경우) Fellowship certificate
H. (기타 서류) 학위, 졸업증명 (혹시 도움이 된다고 하여 준비는 했습니다)

접수는 온라인으로 하게 됩니다. (http://www.visa4uk.fco.gov.uk/ApplyNow.aspx). 심사비는 현재 494 파운드네요. (85만원 상당!) 온라인 접수 과정에서 카드로 지불할 수 있습니다.VAF9 과 Appendix 5 서류를 준비해야 하는데, 온라인 접수를 하게 되면서 해당 정보를 입력하게 되면 자연스레 VAF9 과 Appendix 5 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접수가 끝나면 VFS global (http://www.vfs-uk-kr.com/korean/)이라는 회사를 통해 서류를 직접 제출하게 됩니다. 비자 승인을 결정하는 영사가 한국에 없기 때문에 여권을 포함한 모든 서류가 필리핀 마닐라에 갔다가 오게 됩니다. 먼저 서류 제출 날짜를 예약하고, 약속된 시간에 서류와 함께 서울 중구 남대문로 5가 120 단암빌딩 5층의 VFS global로 가시면 됩니다. 지문 인식 과정이 있습니다. 인터뷰는 없고요.

보통 심사기간은 2주 - 4주 정도 걸린다는데, 현장에서 신속심사를 신청하면 (현금 15만원 필요) 3-5일만에 결과가 나옵니다. 2000원 정도의 문자서비스 신청을 하면 자신의 서류가 어느 step에 있는지 지속적으로 보고가 옵니다. 제출한 서류와 비자가 찍힌 여권은 택배나 직접 수령을 통해 받게 됩니다. 저는 신속심사를 신청하였고, 4 working days 이후에 비자를 직접 수령할 수 있었습니다.

돌이켜 보니 별 것도 아닌 것 같은데, 비자를 받느라 총 100일 정도가 소요되었습니다. 물론 이것은 영어시험 점수 등 제 서류가 완전치 않았고, 영국 휴가기간 (연말-연초)가 끼어 있어 HR과 연락이 어려웠던 것들을 감안할 필요가 있지만요. 일을 시작하는 시점과 맞물려 fellowship 등 여러가지 행정적인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비자가 언제 나올지 전혀 예상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상당히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CoS를 얻는데 한달 반 정도가 들었고, 그 이후 step은 2주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비자를 받게 되면, 비자에 명시된 시점보다 2주 먼저 그 비자를 이용해 입국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앞서서 말씀드렸듯이, 이것은 저에 대한 하나의 case에 지나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훨씬 더 고생하거나 심지어 reject되었을 수도 있을 것이고, 누군가는 너무나 쉽게 받았을 수도 있겠지요. 아무쪼록 저의 경험이 바탕이 되어, 누군가 조금이나마 더 쉽게 영국 비자를 받을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네요.





   

안녕하세요. 오지의 마법사입니다. 


일단 의대라는 곳은 인체에 대해서 현재 가장 잘 배울 수 있는 학업 공간인 것은 사실이고,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아울러, 의대는 예과에서 배우는 자연과학, 본과 1학년에서 배우는 기초 의학, 그리고 본과 2학년부터 졸업까지 배우는 임상 의학 다각도로 인체에 대해서 공부하고, 질병에 접근하는 시각을 그 어느 곳보다 잘 제시한다는 점에서 연구를 하기 위해 아주 강력한 배경지식을 제공할 수 있는 곳입니다.


What Medical School is Like -or- Studying for Anatomy
What Medical School is Like -or- Studying for Anatomy by SendakSeuss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본과 1학년은 전세계적으로 어디를 가나 비슷합니다. ^^ 

의대 과정은 전세계적으로 교육 과정의 편차가 가장 적은 학과 중 하나입니다.)


다만, 인체의 질병에 대해서 치료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직접적인 연구를 하는 것은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연구라는 것은 하나를 깊게 매진하는 것인데, 의학은 그 학문 체계가 워낙 방대하여서, 의대 과정동안 하나를 자세하게 배우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물론 배우는 동안은 아주 자세하고 깊게 배우긴 하지만, 절대적인 할애량은 자신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 한 모든 과정을 따라가기도 벅차기 때문에, 그리 많지 않습니다. 


따라서, 의사들도 본격적인 연구는 의대를 졸업하고 나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관심있는 학생은 본1때부터 진행하기도 합니다.) 기초 의학을 선택하는 경우에는 졸업과 동시에 연구를 시작할 수 있고, 임상 의학을 선택하면 빠르면 레지던트 3-4년차, 혹은 펠로우에 즈음해서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PhD가 대부분 학부 4학년때 혹은 석사때부터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하는 것에 비한다면 다소 늦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이 어떤 관점을 가지고 연구를 하느냐에 따라서 의대 학위는 환자를 대면하고 진료할 수 있다는 "의사" 라이센스 뿐만 아니라, 거시적으로 학문, 의학, 인체를 접근하는 틀과 다른 학문을 하고 있는 사람들과 교류에 큰 장점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작게는 주변 의대 동기, 선후배 등이 다 임상 의학을 하면서 진료 일선에서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고, 크게는 연구에서 임상까지 접근하는 Translational Medicine (중개 의학 - 링크)을 아우를 수 있습니다. 


pieces of you.
pieces of you. by NatShots Photography 

(본과 1학년 때 배우는 해부학 책 중 하나인 Gray's anatomy)


물론 장점만 본다면 어느 곳이든 쉬워 보이고 좋아 보입니다. 당연히 단점도 있습니다. 기초 의학 자체가 의대 내에서 소수인 집단 (MDPhD.kr의 기초의학 글-링크) 입니다.  따라서 연구를 하는 시행착오 역시 오롯히 자신의 몫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임상을 하는 친구들과의 괴리감 역시 상대적으로 큽니다. 


아울러, 연구를 메인으로 하는 연구 중심 대학 (카이스트, 지스트, 디지스트, 포스텍) 등과 비교할 때, 교육에 대한 부담도 어느 정도 있습니다. 더불어, 경제적인 측면 역시 상대적 빈곤감을 느낄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절대적으로 본다면 일반 대학에 있는 대학원생과 비슷할 수 있지만, 자신과 의대 6년을 같이 공부한 동기들 대부분이 자신보다 훨씬 더 많은 월급을 받는 상황 (갈수록 그 차이는 더 커짐)에 초연해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아울러, 정해진 임상 길과는 다르게, 모든 길을 자신이 개척해야하는 안개 같은 상황도 개인이 감당하기에 쉽지 않습니다. 이 모든 이유로 기초 의학을 선택하는 사람은 한 학년에 1%도 채 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많은 수의 기초 의학 전공자들이 중도 포기를 하고, 임상의학을 전공하게 됩니다. 전 그 선택도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중도 포기와는 별개로, 기초 의학의 다양한 툴을 이용하면 임상에서 더 많은 것을 할 수도 있거든요. 아울러 위에 언급한 단점들도 어느 정도 커버가 되구요. 다만 시간이 길어진다는 단점은 있겠죠.  


Medical/Surgical Operative Photography
Medical/Surgical Operative Photography by phalinn 저작자 표시


따라서, 자신이 의대를 졸업하고 연구를 혹은 기초 의학을 선택한다면, 정으로 자신이 좋아해야 합니다. 단순히 교수가 되겠다. 연구를 하겠다는 생각은 정말 단순한 생각입니다. 또 소위 말하는 뽀대(?)나 주변 시선을 신경쓴다면 더욱 이 길을 선택하면 안됩니다. 연구에서만큼은, 인생이라는 노력을 투자해서 얻는 리턴이 결코 돈이나 지위와 같은 외부적인 보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단순히 교수가 되는 것이 목표인데, 자신이 위와 같은 성향을 가졌다면, 임상을 선택했을 때 보다 더 힘들 수 있습니다. 예전 70-80년대에는 기초 의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모교의 교수로 남을 수 있었습니다. 의과 대학에서는 연구나 진료보다 학생 교육이 중심이었고(현재도 그러합니다만) 의사인 기초의학자들은 그 누구보다 교육에 더 적합한 인재였기 때문이죠. 


하지만, 2000년도에 들어오면서 "연구"가 의과 대학의 한 축을 형성하면서, 무조건 기초 의학을 전공했다는 이유로 의과대학 교수가 되지는 않습니다. 현재는 그런 학교가 거의 없습니다. PhD가 의과대학 교육이라는 측면에서는 부족할 수 있지만, 연구에서 강점이 크기 때문에, 많은 수의 의과대학에서 PhD를 교수로 고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논의하지 않겠습니다.


bug for today: staphylococcus aureus
bug for today: staphylococcus aureus by estherase 저작자 표시동일조건 변경허락


따라서 연구만을 위해서라면, 굳이 의대를 들어오지 않아도 충분한 연구를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어떤 스타일인지, 어떤 연구를 하고 싶은지. 시간이 많이 걸려도 인체에 대한 이해와 적용을 바탕으로 연구를 하고 싶은지, 아니면 한 곳만 깊게 파고 싶은지에 대해서 많이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울러, 2000년도 이후에는 의대 자체를 들어오기가 힘들어 졌기 때문에, 자신이 그 커트라인을 넘어서 의대를 들어올 수 있느냐도 위와 같은 선택의 변수라고 하겠습니다. 자신이 아무리 의사가 되어 기초 의학을 연구하고 싶어도 의대에 입학하지 못하면 MD가 될 수 없습니다. 하지 못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은 분명히 다릅니다. 일종의 차선책인 셈이죠. 과연 재수 삼수를 해서 의대를 들어가야 하느냐? 현재로서는 그건 가치관에 따라 다르다라고 대답하겠습니다.


결과적으로, 기초 의학을 진로로 정하면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이 글의 목적은 충분히 고민한 뒤에 진로를 선택하라는 것이고, 자신이 보는 것과 실제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설명하는 것입니다. 

지난번 학위에 관한 글에 이은 시리즈 물입니다. 


이해를 위해서 




를 읽어본 후에 읽으시면 더 빠른 이해가 갈 듯 합니다. ^^


오늘은 포닥 과정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물론, 포닥이라는 과정 모두를 다루기에는 이 지면으로 부족하기에 일부만을 다룰 예정입니다.


일반적으로 포닥 혹은 포스닥 과정"박사 후 과정"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박사를 마친 사람이 자신의 랩을 만들기 전에 혹은 연구원이 되기 이전에, "자신의 아이디어 혹은 가설"을 다른 과학자(보통은 PI)가 꾸려놓은 랩에서 박사를 마친 자격으로 실험을 수행하는 것을 "박사 후 과정"이라고 합니다. 영어로는 Post-Doc Fellow 혹은 Post-Doctorate researcher 라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편의상 "포닥"이라고 합니다. (혹자는 사회적 신분으로 보았을 때, 더 적절한 용어인 "포닭"을 쓰기도 합니다.)



(신일철 교수님 - 아주 많은 공감을 얻고 있는 연재 만화 포닭 블루스! 후속편으로 조교수 블루스도 있습니다. ^^)


포닥 과정은 실제로 실험을 하는 입장에서 완전히 독립적인 과학자가 되기 전에 수련받는 과정으로, 이 과정에서 접한 지식, 네트워크, 과학이 이 사람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중요한 순간이기도 합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학사, 석사, 박사 모든 과정이 중요합니다만. 포닥은 그 과정상, 정규 교수 혹은 연구원으로서 자신의 랩을 꾸리기 직전 단계이기에, 그 어느 시기보다 인생에서 많은 영향력을 미칩니다. 


이 과정은 과정 상, 박사를 마친 자만이 자격이 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PhD를 요구합니다. 이학 박사, 공학박사, 의학박사 등을 요구한다는 말이죠. 이론적으로는 박사 학위 없이는 포닥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물론 학사를 마치고 바로 연구를 뛰어 드는 사람이 있긴 하지만, 이 경우를 포닥이라고 하지는 않죠. 그냥 연구원이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연구원이 성과를 내는 것은 학위와는 전혀 상관 없다고 생각합니다. 성과와는 별개로 연구를 꼭 박사 학위가 있어야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학사급 연구원이라 하더라도 성과는 박사 이상을 내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여하튼, 일반적으로 포닥은 박사 후 과정이기 때문에, 박사를 마친(학위 수료가 아닌 학위) 사람만 가능합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의대를 졸업하면 의학사 혹은 의무석사를 받습니다. 공식적으로 보면 박사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하지만, 영문 학위는 Doctor of Medicine 입니다.) 따라서, 우리 나라에서 의대를 졸업했다고 "박사"라고 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 PhD를 받지 않고, 미국에 가서 MD로만 포닥을 하는 경우는 종종 있습니다. 심지어 박사 과정(PhD)없이 MD만으로 교수가 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미국 본토 사람뿐만 아니라, 한국이나, 오스트리아에서 온 MD도 MD만으로 의대 혹은 자연대, 심지어 공대, 법대 까지 교수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울러, PhD가 없이 MD로서 포닥을 하는 경우에, 그 사람의 공식 명칭은 Post-doctorate researcher 혹은 fellow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MD로만 포닥을 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의사의 경우에는 "박사에 준하는 자격을 가진다"고 생각하고, PhD 없이 포닥을 바로 수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게 의학사이든 의무석사이든, 한국 혹은 북한에서 받은 학사라 하더라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 박사 후 과정으로 Function을 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미국 NIH에서 만든 카툰 NIH catalyst 포닭 블루스와 같은 카툰이죠.)  


실제로 미국의 포닥 과정을 살펴보면, MD를 박사로 인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MD를 마치고 바로 포닥을 시작하는 것이 절차상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MD를 마치고 5년 동안 기초에서 PhD를 바로 마치고, 미국으로 포닥을 나갔는데, 5년차 포닥 경력을 인정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행정적으로 미국의 경우에는 MD만 있어도 박사후 과정을 수행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리고 유럽도 마찬가지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유럽은 나라마다 다른 잣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MD를 마쳤다 혹은 의대를 졸업했다"는 단순한 이유 하나로 무조건 포닥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실질적으로 MD만 마친 사람이 포스닥으로서의 Function을 하느냐는 전혀 별개의 문제라는 이야기이죠. 이는 그 포스닥을 고용하고자 하는 PI 고유의 권한이겠지요. 


예를 들면, 충분히 연구 역량을 가졌지만, PhD가 없는 MD PI가 고용 의사가 있으면 포스닥으로 고용할 수도, 경력직 연구원으로 고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반대로, 자신이 아무리 MD라 할지라도, 연구 능력이 전혀 없는데, 포스닥으로 고용되지는 않습니다.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무급여로 일할 수는 있겠죠. 그런 상황에서 아까운 자원을 낭비할 PI도 없을 뿐더러이때는 오히려 대학원생보다 못한 취급을 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MD가 MD조차로도 Function을 못하게 되는 셈인 거죠.


저 역시 미국에 Postdoc (with only MD without PhD) 로 갈 기회가 있었고, 포닥을 가는데 PhD가 없는 것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일례로 저의 경우를 예로 들면, PhD 없이 포닥을 갈 수 있는 계기가 두 번 있었는데, 두 번 모두 PhD가 없다는 사실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석사 졸업인 셈인데, 포닥을 할 수 있었던 셈이죠. MD degree를 물어보고, 관련 자료를 제출하니깐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혹시나 해서 두번 모두 포닥을 진행하는데 문제가 없냐고 물었는데, 그 때마다, Department의 chairman이 MD로만 포닥이 가능하다고 답변을 했고, 그에 따라 진행했습니다. 따지고 보면, 공식적으로 MD이기 때문에, 포닥을 post-MD로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의학사인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고, 모든 행정 상황에서 Dr.Oh 로 용어가 진행되었습니다. 박사가 없었던 저로서는  사실 쪼금 민망하기도 했었습니다. ^^


물론, 순수 PhD 선생님들 입장에서는 "특혜가 아니냐"고 말씀하실 수 있습니다. 물론 틀린 지적은 아닙니다만, 앞서 말씀드린대로 미국의 상황과 우리의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그러한 것입니다. 아울러, 미국에서 PI를 할 정도의 과학자라면, 절대 바보가 아닙니다. 단지 MD를 가졌다는 이유로 포닥으로 고용하지는 않는다는 말입니다.


즉, "그 사람이 어떤 연구를 해 왔고, 어떤 용도로 써먹을 수 있느냐가 그 사람이 박사이냐 아니냐의 문제에 선행한다"는 점입니다. 역으로 말하면, PhD 선생님들도 이 부분에서 충분히 자신을 마케팅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점입니다. PhD를 마치기 이전에, 자신을 세일즈 할 수 있다는 점이죠. 물론, PhD를 마쳐야만 갈 수 있다는 상황 자체는 변하지 않지만, 이는 PI입장에서는 아주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안 되는 일을 어떻게든 되게 하는 것(without misconduct - 중요)가 포닥의 일인지도... ^^)


단편적인 예로, 제가 단지 MD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포닥을 갈 수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제가 기초의학을 전공하면서 하고 있는 연구와 해왔던 연구, 그리고 당장 쓸 수 있는 molecular biology 스킬 들을 총체적으로 평가했을 때, 포닥으로 역할을 할 것이라는 PI의 판단으로 포닥으로 저를 고용하려고 했던 것이지요.[각주:1] 단적으로 갓 졸업한 MD포닥 연구원으로 취직되는 경우는 미국에서도 그리 흔한 케이스가 아닙니다. 


즉, 그 사람이 MD라서 뽑은 것이 아니라, 포닥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인 상황에서 PhD가 없는 MD라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즉, 포닥이라는 역할 그 자체로 그 사람을 고용하는 셈인 것이지요. 추가로, 미국은 고용의 측면에서 MD와 PhD를 동일 선상에 두고 포닥으로 뽑는다는 점이 우리와 다른 점이겠지요.


물론 MD이기 때문에, 불리한 점도 분명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추후에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결론적으로 MD로만 포닥을 할 수는 있습니다. 다만, 자신이 그 것만 믿고 포닥을 지원해서는 안되겠죠. 



  1. 운좋게도, 저를 고용하고자 했던 랩은 CNS Paper가 나오는, 소위 말하는 빅가이 랩이였습니다. 스탠다드라 할 수 없지만, 빅가이라 불리는 과학자에게도 PhD 유무가 그리 크게 중요하지 않았고, 그 사람을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입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저는 군인 신분이라는 문제 때문에 그 랩에 포닥을 가지 못했습니다. ^^ [본문으로]

 오늘은 심포지움 참석 후기를 포스팅할까 합니다. ^^ 지난 번에 기초 의과학자 연합 심포지움에 대한 소개를 했었죠. ^^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신 분은 이 곳으로 링크타고 가세요. ^^


이번 심포지움 개최 취지를 잠시 설명하자면, 


 의대를 졸업하고 난 이후에, 기초 의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은 아주 소수 이긴 하지만, 전국적으로는 어느 정도의 수가 있습니다. 또한 그 것을 의과학 연구자라고 테두리를 넓히면 아주 많은 수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떤 연구를 하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연구를 하고 싶어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워낙 산발적으로 각 의대, 혹은 연구소로 흩어져 있어서 말이죠. 그래서 그 사람들이 어떤 연구를 하는지에 대해서 들어보고, 서로 간의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서 본 심포지움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블로그의 취지도 그러하죠. ^^)



 심포지움의 책자와 소개 리플렛입니다. 전체적으로 잘 짜여진 구성과 발표 세션의 조화, 배려 등이 아주 보기 좋았습니다. 학회 일을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이런 책자 하나 만드는 것부터 학회와 관련된 모든 것이 주최측 입장에서는 "일"이기 때문에, 주최측에서 많은 노력을 했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계명대학교 의과대학 건물 전경(?)입니다. 전경인지 아닌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습니다만... ^^ 최근 지어진 건물답게, 외부뿐만 아니라, 내부까지 아주 멋진 건축물이였습니다. 제 사진으로 그 멋진 건물을 담을 수 없어서 아쉬울 뿐이었습니다. 대구에 살고 있지만, 계명대학교의 이쁜 캠퍼스를 느낄 기회가 거의 없었는데, 이번에 제대로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의과대학 맞은 편으로 현재 공사 중인 병원 부지가 있었습니다. 조만간 완공을 목표로, 현재 공사 중인데, 동산 병원이라는 오래된 역사를 가진 병원, 의과대학인 만큼, 신축되는 병원 건물 역시 큰 기대를 해 봅니다. 실제로, 부지와 예상 조감도를 보았는데, 정말 멋진 건물이더군요. ^^



 의과대학 내에 있는 존슨 홀입니다. 전체적으로 심포지움을 개최하기에 충분한 크기와 깔끔한 내부 시설. 그리고 보시면 알겠지만, 3개의 프로젝터로 발표자료와 연자 소개를 동시에 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발표하시는 분은 계명 의대 생리학 교실에 계신 박재형 선생님(주최-기획)이십니다. ^^ 


실제로, 박재형 선생님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각기 다른 연구를 수행하고 계신 선생님들의 발표에.. 정말 많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 중간에 뉴스를 곁들어서 맛깔나게 본인이 하고 있는 연구를 발표하셨던 선생님도 계셨고, 동아리에 와서 후배들에게 연구를 설명하는 친근한 분위기가 느껴지신다는 선생님도 계셨을 정도로 화기애애하고, 재미난 심포지움이었습니다. 



 또 하나 주최측의 배려를 느낄 수 있는 기념 사진입니다. 커피 브레이크에 연자와 주최자 분들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었는데,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액자로 만들어서 주시더군요. ^^ 정말 배려심이 최고였습니다. 다시 한번 이 모임을 기획하신 계명의대 선생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아울러, 여기에 사진을 첨부하지는 않았지만, 전국에 계신 기초 의학 선생님들의 주소록까지 세심하게 만들어 주셔서, 마치 동아리 연락처를 받는 느낌이었습니다. ^^ 깨알같은 배려로 가득찬 심포지움이었습니다.



심포지움을 마친 후에 어김없이 이어진 식사 자리. 사진을 올려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사진들 중에 희미하지만 분위기를 알 수 있는(?) 사진만 일단 하나 올립니다. 사진에서 보면 느껴지시겠지만, 심포지움 후에 마련된 식사 자리에서, 술이 곁들어 지면서 더욱 돈독(?) 사이가 되었습니다. 모두들 자발적으로 알아서 마시는 분위기였는데, 모두들 정말 재미있게 술을 마시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특히나, 모임을 주최하신 김신 선생님과 이재호 선생님의 입담이 많은 사람들을 한 곳으로 모으는데 큰 기여를 하였던 것 같습니다. 다시한번 주최측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아무쪼록 이번 모임을 통해서 많은 다양한 사람들을 알게 되어서, 공동 연구와 같은 길을 걷는 사람들로서 가질 수 있는 유대감을 느낄 수 있어서 저는 개인적으로 아주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동갑 친구도 여럿 있어서, 앞으로 주기적으로 재미있게 지낼 수 있을 것 같고, 형님들도 많이 알게 되어 좋았던.. 100점 만점을 줄 수 있는 심포지움이었던 것 같습니다. 


음식도 좋았고, 술자리도 좋았고, 심포지움의 내용도 좋았고, 주최측의 배려는 그 무엇보다 좋았습니다. 이번 모임을 통해서 전국에 계신 다양한 젊은 연구자들을 알 수 있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내년에는 참석자를 조금 넓혀서 다양한 분야 연구를 아우를 수 있는 심포지움이 개최될 예정이라고 하니 정말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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