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리우(Yang Liu)라는 독일에 있는 중국인 교수가 만든, 동서양의 차이를 미니멀하게 보여주는 포스터입니다. 파란색은 서양을, 빨간색은 동양을 의미합니다.
화가 났을 때, 동양인은 속에는 열이 나지만 웃으면서 말하는데 반해, 서양은 화를 그대로 표출하는 것이라든지.. 보스의 위상이라든지, 무언가를 언급하기 위해서 둘러서 표현하는 동양의 문화와 직접적으로 언급해버리는 서양의 문화.
시간에 대한 개념과 누군가를 기다릴 때 서성거리는 발걸음.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식에 대한 동서양의 접근법 차이 역시 공감하는 바가 많습니다.
특히, 여행을 갔을 때, 동양 사람들이 사진으로 남겨서 추억을 되새기고 싶어하는데 반해, 서양 사람들은 눈으로 많은 것을 남기고자 한다는 그림에서는 정말 무릎을 탁 쳤습니다.
날카로운 비교를 간결한 그림 메시지로 보내는 능력은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이것도 어떻게 보면 아주 멋진 과학이에요~.
그리고 이런 성향은 개인적으로 동서양의 과학자들에게서도 보여지는 듯 합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공감가시나요?
추신) 이번에 이 기사를 어떤 매체(?)를 통해서 본 것 같은데, 내용이 참신해서, 그 원본과 만든 사람을 찾아가려고 했는데, 찾기가 힘들었어요.
제발 무언가 링크를 달때, 제발 원본이나, 그걸 만든 사람 소개 페이지를 달아 주세요. 그걸 만드려고 고생한 사람의 업적을 언급해 주는게 최소한의 예의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항상, 기사도 마찬가지에요. 최신 과학 논문을 소개할 때, 그냥 덩그러니 환자에게 기대만 잔뜩 주는 내용만 소개하고, 원문이 없어서, 얼마나 많은 오해의 문구가 양산되어서 안타까운 희망을 줘서, 환자가 실체를 알고 얼마나 실망하는지를 옆에서 보시면 그러지 못할꺼에요.
그런 의미에서, 이 그림을 만든 사람을 아래에 소개하고, 기사를 소개합니다. 링크를 들어가 보시면 재미나실 꺼에요.
:)
Yang Liu born in Beijing, since 1990 in Germany. She studied at UWE at Bristol, UK and gradueted with Master degree from University of Arts Berlin, with Prof. Holger Matthies, she has worked with Derek Birdsall, Thomas Manss London and Berlin, with Chermayeff & Geismar New York, since 2004 she has established Yang Liu Design in Berlin. Since 2010 Yang Liu is professor and the head of the department of communications design at the Berlin Technical Art University.
지금, 과학고와 영재고에서 이공계 Vs 의대, 이런 식의 대결구도를 만들고, 과학고와 영재고 학생 중에서 의대를 가는 학생에게 제한을 주겠다는 엉뚱한 상상을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정말 근시안적인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생각하는데.. 페북 글치고는 좀 길지만, 제 썰 좀 들어 보시겠습니까?
제가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 중에 연구를 제일 잘하는 과학자 두 사람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두 사람다, 세계적인 인재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몸소 그 사실을 연구 실적으로 보여주는 사람입니다. 이 두 사람을 보면서 항상 많은 것을 배우고, 연구란 이런 것이구나를, 그리고 이런 태도를 가지고 연구를 해야하는구나를 배웁니다. 이 두 사람을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것이 아주 큰 행운이라고 생각하면서, 조금이라도 따라가면서 연구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연구 중, 힘이 들때 전화하면서 나누는 대화는 그 어떤 대화보다도 행복하고, 안구가 정화가 되는 혜안을 가지고 있는 두 사람입니다.
자, 이 두사람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볼까요. 이 두 사람은 세간의 기준으로 본다면, 의대를 나온 의사입니다. 하지만, 임상 의사의 길을 걷지 않고, 기초 의학을 전공하였고, 박사 과정 동안 정말 쟁쟁한 연구실적을 내고, 세계적인 랩으로 포닥을 갔습니다. 그리고 다시금 한국으로 돌아와 대한민국의 미래 연구,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는 인재가 되었습니다.
물론, 독립 연구자로서는 더 지켜봐야 하겠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확신에 가까울정도로, 이 두사람은 10년 내에, 한국에서 아주 자랑스러워할 과학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벌써 이 둘을 현재 나이의 커리어에서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자랑스러운 수준입니다. 이 정도면 조금 자랑할만도 할 텐데, 두 사람 모두다 너무나도 겸손합니다. 그래서 더 많이 배웁니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들리시겠지만, 실존하는 사람입니다.:)
이 두 사람이 의대를 갔고, 의사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 둘은 제가 알고 있는 한, "과학고"라는 곳을 나왔습니다. 그리고, 한 사람은 소위 말하는 서카포 중에서 의대가 없는, 대한민국 최고의 학부를 졸업하고, 의대에 편입했습니다.
그리고, 이 두 사람만큼, 연구를 열심히 하면서, 임상에서 환자들과 고군분투하면서, 세계적인 치료 지침을 만드는 의사들도 많습니다. 그리고 그 중 일부는 과학고를 나왔습니다. 네.. 모두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현재 대한 민국 의학의 핵심 연구를 하는 인재들 중에서 과학고를 나온 사람들이 많습니다. 개중에는 고등학교 졸업장 없이 검정고시라는 우회 통로로 고졸을 마치고 의대에 들어온 사람도 있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왜 이런 영재고, 과학고 "의대 금지"라는 궤변이 나오는 것인지. 네. 잘 알죠.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인 "구세대"에서는 의사들이 연구를 하기 보다, 임상으로 돈을 번 사람들이 많았을테니깐요. 그리고, 여전히 일반인들에게 의사는 임상가들로 이미지 메이킹이 되어 있으니깐요. 하지만, 이제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임상가도 존재하지만, 세계적인 연구를 하는 의사들, 의과학자들도 많이 존재합니다.
의학이라는 전쟁터는, 세계적으로도 아주 뛰어난 인재가 몰리는 곳입니다. 그리고 임상이나 기초 의학은 개인적으로 인체라는 신비한 생명체를 다루는데 있어서, 모든 기술을 집합시킬 수 있는 그 무엇보다 더 과학 같은 "과학"입니다. 의공학, 의생명학, 의과학, 의료기기, 약리학, 생리학, 면역학 등등, 그 어느 것 하나 과학이 아닌 것이 없고, 이공계보다 더 이공계스러운 집단이 바로 의학 연구입니다.
네, 임상을 하는 대다수... 의대를 나오면 대다수가 개원의가 되는 현실을 바라보라구요? 네.. 맞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고등학교 최고의 인재풀인 영재고와 과학고를 나온 친구들이, 본격적으로 인체에 대해서 탐구하고, 이공계 연구하듯이 인체에 대한 연구를 하면, 더 큰 영향력을 가질 것이라는 생각은 왜 못하는 것입니까?
의대 지원서를 써주지 않는 영재고... 의대를 가기 위해서는 자퇴를 할 수밖에 없는 현실.. 너무 근시안적으로 상황을 바로보는 것 아닌가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벤치마킹하길 좋아하는 미국에서 조차, 뛰어난 인재들은 학부를 졸업하고 난 이후에, 의대를 선호하고, 그 의대를 나온 친구들이 세계적인 의학 기술을 선도하는 것은 보이지 않습니까?
비록 제가 의대를 나오기는 했지만,저는 제 스스로를 과학자라고 생각하고, 이공계라고 생각하는데...이런 글을 볼 때마다, 정말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바보같은 생각같아서 너무나도 안타깝습니다. 의대 Vs 이공계 이렇게 이분법적으로 나누어서, 자기 테두리 안에 뛰어난 인재들이 오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실텐데.. 거국적으로, 그리고 장기적으로 이 사안을 바라보면, 이 사안은 국가 인재가 적절한 기회를 부여받지 못해서 한 분야의 발전을 저해하는 행위이고, 궁극적으로 앞 날이 창창한, 국가 인재에 대한 배임 행위입니다. 그리고, 개인의 선택권을 아주 강하게 침해하는 구시대적인 발상입니다.
현재, 생명 과학을 연구하는 사람들.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들 중에서 연구를 아주 잘하시는 분들이 아주 많습니다. 그리고 그 분들을 존경합니다. 하지만, 그런 기술들을 어떻게든 인체에 접목시켜서, 좀 더 큰 파급력을 가진 연구를 하고 싶어하시는 분들 역시 많이 봐았습니다. 모두가 연구비를 쓸 때, 지금 연구하고 있는 기술이, 어떤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떤 파급력을 가지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결국, 그 파급력이라는 것은 인체에 대한 치료 목적인, 의학 아닙니까?
뛰어난 인재가 의대를 가는 것은 막고, 내가 하는 연구는 의학과 접목시켜서 연구하겠다고 생각하는 건은 너무나도 이율배반적이고 옹졸한 생각 아닙니까?
당장, 가깝게는, 우리나라 김진수 교수님 팀에서 유전체 편집(혹은 교정) 기술로 최근에 Cell Stem Cell에 논문이 실렸습니다. 그리고 그 기술 자체는 혈우병의 치료 가능성을 보여준 아주 유용한 임상적 가치가 있는 연구입니다. 물론, 연구를 주도하신 분은 의사가 아닙니다. 하지만, 그 기술이 가지는 영향력은 인체에 직접적으로 적용 가능합니다. 이공계라고 불리는 학교에 가서 이런 연구를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만, 반대로, 의사가 되어서 이런 기술을 개발하고, 기초 의학부터 임상 적용까지 전체적인 프로세스를 이끄는 학자를 만드는 것 역시 멋진 일 아닙니까?
그리고 더 가깝게는, 아산 병원에 박승정 교수님이 계십니다. 이 교수님은 아무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주요 관상 동맥은 스텐트로 치료할 수 없다"는 기존 의학 패러다임을 바꾸어, 관상동맥질환으로 고생하는 전세계 몇 만명의 생명을 구한 의사이고 앞으로 이 파급력은 훨씬 더 클 겁니다. 심심할 때마다, 한 번씩, 세계 최고의 의학 학술지인,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NEJM)에 논문을 내십니다. 그리고 그렇게 논문을 하나 낼 때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 의사들은 치료의 지침을 바꿉니다. 이런 교수는 의사이기도 하지만, 과학의 꽃인 임상 의학에서 전세계를 쥐락펴락하는 과학자입니다. 그리고 동네 골목 대장 수준이 아닌, 세계적으로 손에 꼽을 수 있는 학자입니다.
이제는 연구에 국경도 없고, 종래의 테두리로 불리던 학문의 경계도 점차 무너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의학이 있다는 점을 제발 좀 알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의대가는 걸 막는다고 해서, 다른 과목이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과에 가서 결국 돌고 돌아, 인체 적용을 발전시키는 경우도 많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단순하게 공학과 의학이 접목된 영상 의학 장비인, MRI, CT, PET만 봐도 그렇지 않습니까? 이거 가천 의과대학에 있는 PhD 교수님이신 조장희 박사님께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노벨상을 바라볼 정도로 혁신적인 의료 기술 중 하나입니다.
꼭 이런 걸 의대 가지 말고, 자연대나 공대에 가서 개발하라고 할 껍니까? 의대에서 왜 이런 연구를 하면 안되는 겁니까? 의대는 이런 기술을 받아들이는데, 적어도 이분법적으로 너희는 이공계니깐, 우리는 안 받아들여 하면서, 배타적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과학고 나왔다고 해서 배척하지도 않습니다.오히려 아주 환영합니다.
저는 의대를 꼭 오라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본격적으로 기술 개발하거나 자연의 신비를 탐구하시는 김빛내리 교수님과 같은 생명과학자들을 너무나도 존경하고 본받고자 합니다. 그리고 그런 것을 의대에서만 해야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얼마나 멋진 과학자들이 많습니까? 당장 저의 현재 보스만 하더라도, 의사는 아니지만, 의사보다도 더 많은 인체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임상으로만 치부되고, 돈버는 인간으로만 치부되는 의사.. 소위 말하는 배고픈 학문과는 거리가 먼 것처럼 느껴지는 의사라는 직업.. 그리고 그런 인간들을 양성하는 의대... 이미지가 너무나도 왜곡되어 있습니다. 이제까지 간과되었던 의학도 "과학"이라는 점을 사람들에게 알려 주고 싶습니다. 아울러, 이분법적인 사고로 뛰어난 인재의 진로를 제한하는 말도 안되는 행정 역시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어른들의 근시안적이고, 말도 안되는 "의대는 이공계의 적이야!!!"라는 사고를 주입식으로 세뇌받은 아이들이 나중에 의학을 하는 사람들과 어떻게 공동연구를 마음 편히하면서 시너지를 내겠습니까? 그리고 자신이 하고 있는 연구가 궁극적으로 인체에 적용되는 것을 알게 되고, 의사가 되었으면 환자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었을텐데라는 사실을 알았을때, 당신들이 책임질건가요?
제발 뭐를 좀 막으려고 하지 마세요. 그냥 알아서 놔두면 어느 순간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진로를 결정하고, 의대가 지금처럼 광풍이 아닌 시점이 올겁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하시는 분들 손을 가슴에 놓고 생각해보세요. 내가 가진 의사들의 이미지는 그냥 돈을 버는 임상가가 아니었는지. 만약 그러하다면, 이제는 생각을 바꿀 때가 되었습니다.
가급적이면, 인터넷에 있는 정보들은, 쌍방의 이야기를 들어보지 않으면 쉽게 결론내리지 않는 편이긴 하지만... 이 사건은 녹취를 들어본 결과, 명확한 증거가 있어서 이렇게 글을 쓸 수 있겠네요. 쓰다보니 글이 좀 깁니다. 하지만, 한 번쯤은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닌가 하네요.
의대 내에서 잘못된 점 쉬쉬하는 분위기,이건 이제 버려도 되지 않을까요?
의대는 기본적으로 위계 질서가 다른 과보다 강한 편입니다. 군기라고 하죠. 선배가 말하면 뭐든 다 듣고, 실행하고.. 그리고 그 안에서 어떤 부조리한 이야기가 나오더라도, 다들 쉬쉬하는 경향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저 역시도 학교 다니는 시절에 이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후배라는 이름하에 맞아본 적도 있고, 말도 안되는 소문을 듣기도 했습니다. 아주 가까운 지인은 레지던트 생활을 하면서, 2년간 개처럼 맞으면서도 꾸역꾸역 참았습니다. 선배들이나, 있는 자(?)들(가해자라고 통칭하겠습니다)은 다 추억이야 하면서 넘어가지만, 맞았던 당사자나, 소문의 피해자들은 부들부들 이를 갈면서 생활합니다.
하지만, 이런 일에서 특히 신경써야할 부분 중에 하나는, 저런 부당한 일이 생기더라도, 가해자들이 의기양양하게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피해자 너가 맞을 짓을 했기 때문에 때리는 것이다. 니가 당하는 것에는 항상 이유가있다. 그러니깐 맞아야 한다."는 이론이죠.
아직도 기억납니다. 제가 예과 시절.. 아주 궁금하면서 순진한(?) 눈으로
"선배님, 왜 밑에 년차 선생님들을 때리나요?" 라고 물었을 때, 그 선배님의 대답은...
"응. 그렇게 때리고 나면 다른 일보다 내 일을 먼저 해."
당시 저는 아무것도 모르는 예과생이였고, 사회생활의 틀이 자라나는 시기여서, 그러려니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말도 안되는 이유였죠. 물론, 그 선배는 아주 리더십이 강하고, 대외적으로 멋지고 능력있는(?) 선배였습니다. 항상 자신의 일은 먼저 되어 있었으니깐요.
그렇지만, 이런 소문은 쉽게 퍼지지 않습니다. 어떤 과가 어떤 일을 하고, 어떤 구린 일을 하고 있는지 내부적으로는 알지언정, 외부적으로는 절대 퍼지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런 소문이 외부적으로 퍼지게 되면, 그 과나 학교 이름에 먹칠이 되고,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쉬쉬하게 되는 것이지요. 교수님도 알면서 넘어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일전에 있었던 K대 의대생 성추행 사건 역시, 학교 내에서 부단히도, 밖으로 소문내지 않게 많은 노력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안이 아주 중대하고, 피해 여성이 자신의 이미지가 실추될 것을 예상하면서도, 단단히 마음을 먹으면서 언론에 알려지게 되었고, 결국, 그 가해자들은 학교에서 출교 처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압니다. 그 "학교"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가해자"가 잘못한 것이라고.
이번 사건도 C학교 내부에서는 "연인 사이의 일이다. 아직 법적 판결이 나지 않았다." 그러면서 내부적으로는 일이 커지지 않게 신경을 쓴 것처럼 보입니다만.. 결국, 일이 훨씬 더 커져버렸고, 지금처럼 녹취록이 공개되었습니다.
녹취록을 들으면서, 그 여학생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얼마나 두려워하면서 맞았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이 여학생의 목소리는 오원춘 사건의 피해자 여성의 목소리와 어딘가 모르게 비슷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자, 우리는 이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일이 어느 학교에서 벌어진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학교를 탓할 생각은 없습니다. 학교 측에서도 늘 해왔던 대로 해 왔고, 학교 측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이제 의대 전체에서 이 문제는 크게 퍼지고 있고,일반인들의 시선도 아주 날카롭습니다. 그리고 학교가 어떻게 해결할지, 입장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해자 학생을 감싸고 방어를 쳐주는 이상한 학교가 될지, 아니면, 높은 도덕 의식으로 다시금 학교의 난국을 극복할지. 그건 이제 학교의 선택이겠지요.
알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큰 일이 생겨서, 밖으로 소문이 나게 되면, 가뜩이나 몇 개 없는 의과대학의 이름에 먹칠을 하게 될 것을.
하지만, 그 후속처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먹칠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반 사람들, 의대생 그리고 소문을 만들어 내는 모든 사람에게 한가지 당부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이 사건과는 별개로, 어떤 안 좋은 소문이 나면, 결국 양쪽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없는 일반 사람들은 한쪽 편을 들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가해자는 똑똑하기 때문에, 변명에도 이유가 그럴 듯하고, 그 주변친구들이 잘 감싸주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에는 사건의 피해자가 피해보기 마련입니다. 지금 이 여학생이 호소하고 있는 2차 피해 역시 이 테두리 안에 있습니다. 이렇게 빼도박도 못하는 증거가 없었더라면, 이 여학생은 그냥 소문의 피해자가 되었겠죠.
이 여학생은 어떤 맞을 짓도 하지 않았고, 맞아서도 안되는 학생입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폭력은 용납되어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남녀 둘사이의 일"이라고 해서 그냥 넘어가서는 안될, 생명에 위협을 느끼는 폭행을 당한 "피해자"입니다. 그리고 의대라는 닫힌 사회의 특성상, 학교 측에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가해자와 함께 대부분의 시간을 한 공간에서 보내야만 하고, 실습도 같이 해야 합니다. 조별 과제 등도 말이죠. 아마도 이 여학생에게는 창살없는 감옥과 같은 생활일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사 사회에서 이 일뿐만 아니라, 그 이후를 더 소중하게 다뤄줘야 하고, 2차적으로 피해가 가지 않게 신경을 써줘야 합니다.
개인적인 경험상, 이런 부조리한 상황이 생겨서 내부 고발을 하거나, 부조리를 지적한 사람이 한국에서 보호받는 경우는 극히 드물습니다. 일이 지나간 뒤에 대부분의 당사자들은, 일을 당한 장본인인, 피해자인 저 사람 때문에 이렇게 일이 크게 되었고 이름에 먹칠이 되었다고 소문을 내면서 이야기 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저 인간만 없었으면... 하면서..
역겹습니다. 이런 상황들.
이제, C학교 동기나 선후배들은, 이런 일이 생긴 것이 이 여학생 때문이라고 지적하지 않고, 피해자를 어떻게 더 배려해줄 것인가를 고민해야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이 여학생은 앞으로, 의대라는 좁은 테두리의 특성상, 이 사건의 주인공이라는 꼬리표가 달리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 꼬리표를 떼고, 멋진 의사로 살아갈 수 있게 만드는 것 역시, 우리들이 해야할 일이 아닐까요?
P.S. 그리고 이 사건의 당사자 여학생! 이 글을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당당해 지세요. 앞으로 누군가 자기를 보면서 수군거린다는 생각이 들때도 많을 것이고, 어딜 가든 피해의식이 생기거나, 주눅들 때도 많을 거예요. 그리고 남자 친구를 사귈 때도 걱정이 많이 들거예요. 하지만, 세상은 생각보다 따뜻하고, 본인의 상처를 감싸줄 멋진 남자가 분명히 있습니다. 본인이 당당하게 사는 것이 멋지게 복수하는 길입니다.
꼬리표를 붙이면서, 수군거리는 사람은 어딜가나 있을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그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건 한 순간이고, 본인이 가진 이쁜 인생을 사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해요. 학교 측에 당당하게 요구하세요. 학교 측도 이제는 바꿀 준비가 되어 있을 거예요. 만약에 바뀌지 않는다면, 빨리 졸업하고, 보란 듯이 멋지게 성공해서, 학교를 놀라게 해주세요. 언제나 응원하겠습니다.
저는 연세대를 나온 사람도 아니고, 운동 선수도 아니라서 조심스럽지만, 생각보다 이런 비리가 심심찮게 들리는데.. 크게 한가지 이유에서 이 일이 벌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 사람이 가진 실력 여하에 불구하고, 학벌의 과대 평가로 인한 사회적 분위기. 즉, 명문대 간판만 있으면 그 사람이 무언가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보는 사회적 시선이 하나의 이유가 아닐까 하는데요.
모로가도 명문대 입학(졸업이 아닙니다)만 하면 인생이 핀다~ 뭐 이런 거요. (저는 이 부분에 대해서 강하게 반대하는 사람 중에 하나입니다. 어딜가든 진검 승부에서는 대학 간판보다 실력이 훨씬 더 중요하더라구요.)
사실, 이런 스포츠 입시는 미국에서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분야 중 하나입니다. 특히 유명 선수가 될만한 고등학생을 입도선매하고, 계약금을 줘가면서까지 입학시키는 예는 아주 많고, 그런 유명한 선수가 되지 않더라도, 학교 이름으로 전국대회에서 입상을 하는 마케팅(?)의 대가로 입학을 허가주는, 명문대 입학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물론, 전국구 급이면 훨씬 더 입학이 쉽고, 전국구 급이 아니라도, 어느 정도 공부를 잘하고, 운동도 그 이상으로 잘하면, 소위 말하는 미국 명문대 입학이 수월한 건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부분이 학교 재량이 맡겨지고, 학교는 어떤 학생을 뽑아야 "학교 이름을 드높이고, 발전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 항상 고민하고, 그 자율성을 보장받습니다.
또 하나, 미국에 있는 제도는 기부 입학입니다. 근데, 여기서 말하는 기부금의 수준이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뭐 그냥 1-2억 수준이 아니라, 최소 50억, 그리고 이름이 유명한 학교일수록 100억 수준은 우습게 여기면서 입학합니다.
그리고 학교 측에서 내세우는 논리는, 이렇게 상대적으로 우리 학교에 정식으로 들어올 수 없는 덜 떨어진(?) 학생 한명을 받으면서 100억을 받으면, 그 돈으로 정말 뛰어나지만, 돈이 없는 학생 100명 이상에게 장학금을 줄 수 있으니 윈윈 아니냐는 논리입니다. 추가적으로 저런 거부(?)의 자제를 받으면 사회적으로도 영향력을 가지게 된다는 논리도 힘을 얻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입학 과정에서 그 자율성은 학교 내에서 충분히 논의를 이루고 공통적인 결론이 이루어진다면, 기부 입학도 스포츠 입학도 가능합니다.
단, 법대나 의대 등 공식 시험으로 자격증이 필요한 학과의 입학은 대부분의 경우 제한됩니다.(근데 따지고 보면, 그런 기부금 내고 들어갈 수준의 집안에서는 의사나 변호사 시킬 생각을 잘 안한다는 것이 함정.)
이런 미국 대학의 행태(?)를 보면서, 우리나라도 차라리 짜잘하게 비리나 입시 의혹 1-2억 수준으로 하지 말고, 한 300억 정도 공식적!!!으로 기부하고, 떳떳하게(?) 기부 입학할 수 있는 제도가 있으면, 비리가 오히려 사라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리고 사실상 이런 비리를 저지르는 건, 실력 있는 학생을 못 받아서, 학교 이름을 높일 기회를 빼앗는 기업으로 따지면 일종의 배임이에요.
자기 돈 얼마 벌어보겠다고, 학교의 잠재적 성장 기회(?)를 팔아먹는 뭐 그런 행위죠. 학교 측에서 눈감고 넘어간다면, 학교가 우리 학교 명성을 앞으로 신경쓰지 않겠다는 것인셈이죠. 앞으로 연세대의 귀추가 주목됩니다.:)
미국 학교들의 입학 사정관들은 학생 뽑을 때 우리 학교 이름을 어떻게 드높일까에 대한 생각으로만 가득찬 일종의 빠(!)들 집합소에요. 그러니, 일반 기준에 맞지 않고 주관적인 기준에서 학생을 뽑더라도, 왜 내가 제일 우리학교를 사랑하는데 뭘~!! 이러면서 자율권을 보장받죠.
에이~ 1억-2억 가지고 누구 코에 발라요.. 그 돈으로는 우리 학교 못 들어와요. 차라리 실력있는 학생 뽑는 게 훨씬 더 남는 장사에요. 한 300억 정도면 모를까. 뭐 이런 컨센선스 같은 거죠. 류현진으로 한화가 덕본 금액이 280억이니깐,
그리고, 현실적인 제한이 있다는 것은 충분히 알고 있고, 학벌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학교 가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겠어요) 간판과는 달리, 실력으로 평가받고, 저런 소수의 무임승차하는 사람들을 걸러낼 수 있는 시스템이
제대로 정착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실제, 간판과 실력은 대부분 비례하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꼭 그런 건 아니더라구요.. ^^
아니면 아예 대놓고 제도를 만들어서, 혜택을 많이 보게 해서 그 혜택받는 사람조차도 고맙다고 여기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주든지~
노벨상이라고 이름 붙여져 있지만, 사실상 대한민국 과학 정책이 가야할 방향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계시네요.
아주 시원스러운 글이네요. 100% 공감합니다. 이런 분들이 많아야 할텐데, 멋지게 정책으로 실행되면 좋을텐데... 추후에, 실행 과정에서 덕지덕지 변형되어서 또다른 괴물 행정이 되는 건 아닌지 걱정됩니다.
하지만, 글 내용으로는 정말 100점 만점입니다. ^^
-------발췌-------
"LMB에서 연구원 채용의 일차 기준은 후보자의 연구 주제가 생명과학에서 얼마나 중요하고, 도전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느냐이다. 매우 정성적인 방법이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셀', ’네이쳐‘, '사이언스’ 같은 학술지에 논문을 내면, 내용을 불문하고 무조건 교수나 연구원으로 뽑는다. 마치 명품 브랜드를 입으면 자동적으로 멋있어지는 줄로 착각하는 것과 같다. LMB에서는 일단 채용되면 좋은 학술지에 논문을 내라는 압력을 주지 않는다. 논문 발표와 특허 출원 실적을 점수화하여 기계적으로 계량 평가를 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운영 방식이다. LMB에서와 같은 과감한 인재 등용과 인사 정책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연구소의 지도층 자체가 전문성은 물론 거시적 차원에서의 과학적인 안목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LMB의 경우를 보면 우리의 갈 길은 명확하다. 먼저 과학적 능력과 안목이 있는 리더를 기용하고, 그가 최소 10년은 근무하면서 특정 분야를 집중 육성할 수 있도록 해주고, 최소한 5년 단위로 예산을 지원하고, 선진국 수준의 실험 인프라를 갖춰 주고, 논문 발표 실적에 의한 계량 평가보다는 연구주제의 과학적 가치를 가늠하는 정성평가 시스템을 인정해 주는 것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 많은 예산이 필요한 것은 결코 아니다."
개인적으로 대학의 랭킹 제도에 대해서 크게 신경쓰지는 않는 편이지만, 이번에 페친(김헌중 선생님)의 글을 보면서, 수학과에 놀라운 사실 하나를 알게 되었습니다.
경남 진주에 있는 국립대인 경상대가, 세계 유수의 대학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분야가 있다는 소식입니다. 무려, 세계 랭킹 24위. 아시아 랭킹은 북경대, 푸단대에 이은 3위입니다.
"세계 24위"가 어느 정도이냐하면, 수학과에 한해서, 이공계로 유명한 칼텍이 28위, 칭화대는 40위, 교토대는 45위, 도쿄대는 50위 그리고 서울대는 81위입니다.
사실상 100위안에 들면, 세계 학회에서 어느정도 인지도 있는 학교로 알려져 있는데, 그 안에서도 24위라는 건, 엄청난 숫자인 셈이지요. 즉, 전세계에 있는 수많은 학교 중에 수학 분야에서 경상대보다 더 잘하는 학교는 23개밖에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다른 과목에서 저 랭킹보다 더 높은 과목도 있습니다. 예컨대, Pharmacology는 SNU가 무려 13위(후덜덜..). Material science에서는 SNU가 15위 KAIST가 19위로(역시 후덜덜...), 완전 세계적 레벨인 셈입니다.
하지만, 경상대는 지방에 있는 학교로, 객관적인 측면, 그리고 일반인들의 관점에서 SNU와 KAIST와는 조금 다른 측면이 있기에, 포스팅의 이유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이렇게 경상대 수학과가 세계적인 레벨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아주 뛰어난 수학자인 조열제 교수님과 강신민 교수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전 이 분들과, 아무런 상관이 없어요.) 참고로, 조열제 교수님은 자연대 수학과가 아니라, "사범대학 수학 교육과"입니다. 또다시 후덜덜.. 교사지망학생들 가르치다가보니깐 어느 순간 세계적 레벨이 되신 먼치킨...
두 분이 가지고 있는 학문적 명성과 영향력으로 한 학교의 학과가 세계적인 레벨에 갈 수 있는 것이죠.(어디까지나 정량적으로 수치화했을 때 이야기입니다)
조열제 교수님 같은 경우는, 국내 수학자 중 유일하게, 세계 수학자들 가운데 최상위 1%에 속한다는 것을 증빙하는 'Highly Cited Researchers' 증서를 받았고, 세계 수학자 랭킹으로는 15위라고 하네요. 사실상, 국제 석학 중에서도 석학이라는 것이지요. 저 정도 순위는 왠만한 학회에서 초청되어서 강연하는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참고로, 객관화시키긴 힘들겠지만, 노벨상 수상자도 현존하는 사람 랭킹으로 매기면, 15위 정말 힘들어요. 그럴 일도 없겠지만... ^^
과연 우리 나라에, 이정도 급으로 학문적으로 인정받는 사람이 과연 20명이 될까 싶긴 합니다만...
그러니 한국식 대로 편하게 "정량"하는, Impact factor로 따지자면, 완전 꽝이 될 가능성이 큰 과목이 바로 수학입니다. 사실 수학과 입장에서는 이름난 저널에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전개를 했느냐와 전문 분야가 무엇이냐가 더 중요하기에, 경우에 따라 전문 저널에 내는 걸 선호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학문적으로는 이게 더 맞는 거죠.
아무튼, 긴 포스팅의 결론은, 세계적인 학자가 지방에도 존재한다는 겁니다. 모두가 다 서울이나 대전(?)에 있는 건 아니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