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학을 하다 보면, 다양한 논문을 읽게 됩니다. 자신의 분야를 다루는 논문을 읽는 것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간혹 자신의 분야와 동떨어진 분야의 논문을 읽기도 합니다. 


실제로, 의과학자의 길을 간다는 것은 "논문을 평생의 동반자(?)로 삼는다"는 것과 동치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연구에서 논문이 차지하는 위치는 큽니다.


논문(Journal)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나오는 것인가?에 대해서 과학자라면 대부분 고민하고 자기 나름의 기준을 설정하고 있겠지만, 조금 더 간략히 설명하기 위해 포스팅 합니다.  


                  



사실, 논문은 따지고 보면, 주간지나, 월간지 같은 잡지일 뿐입니다. 평생에 한 번이라도 자신의 연구 결과가 나오길 바라는 Nature도 따지고 보면 "주간 조선" 과 같은 잡지일 뿐입니다.


(명확한 독자층 호불호가 갈리는 주간 조선. 독자에 따라 찌라시인가 언론 매체인가의 평가가 극명하죠)

그렇지만, "주간 조선"과 Nature는  그 게재 기준이나, 독자 층도 다르고, 무엇보다도 싣고자 하는 내용이 다릅니다. 오늘은 그 부분에 대해서 조금 설명을 하고자 합니다.


(이 역시 (Cell Sciece와 비교해)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찌라시라는 평은 절대 듣지 않을 과학 잡지 Nature) 


논문은 단순히 말하면, 연구 그룹이 연구 결과를 보고하고 논의하는 성과물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다만, 주간 조선처럼 나오는 주간지와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다른 과학자들이 그 결과와 증명 과정을 꼼꼼히 확인한다는 점이 차별화된 점이겠죠.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한 사람이 자신이 개발한 을 이용해서 

감기 환자를 치료해 보았더니, 

며칠 뒤에 병세가 호전되었다고 가정해 봅니다. 


이 상황 자체로만 본다면, 이 약은 감기에 아주 효과적인 약인 것처럼 보입니다. (실제로 이렇게 광고를 해대는 의료 기관도 있습니다. 무슨 비기, 비법하면서....) 하지만, 이 사실에서는 극단적으로 한 가지 사실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진짜 약 때문에 나아진 것인지, 아니면 약은 효과가 없지만, 자연적으로 병세가 호전되었는지 단순히 위 환자 1개 사례로 판단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당연히 이 "연구 결과"를 보고하면, 동료 과학자들은 "그게 무슨 약효를 증명하는 것이냐? 약효가 진짜 있는지 증명하지 않는다면 그건 진정한 연구가 아니다"라면 퇴짜를 놓겠죠. 아니면, "진짜 약효를 보려면 이런 이런 실험을 하거나, 비교 대상을 두고 실험해라" 라고 코멘트 하겠죠.


그럼 그 "약효 연구"를 제대로 확인하기 위해서 연구자(이 시점에서는 연구자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는 다양한 비교 실험을 수행하고, 통계적으로도 진짜 약효가 있는지 확인하게 되겠죠.


그 결과가 긍정적이라면, 감기에 "이 약이 효과가 있다"가 될 것이고, 대부분의 경우에는 " 통계적으로 무의미하고, 그냥 약이랑 상관없이 병세가 호전되었다"로 결론짓게 되겠죠. 


이런 일련의 과정이 바로 논문이 나오는 과정입니다.


연구자가 자신의 가설을 설정하고, 그 설정한 가설을 토대로 실험을 전개한 후에, 논문에 게재 요청을 하게 되면, 그 논문을 출판하는 곳에서는 일련의 과학자(일반적으로 그 분야에 전문성이 있는 과학자)를 초청해서 꼼꼼히 검토를 하게 됩니다. 그 검토 결과, 충분히 학문적인 가치가 있다면 게재를 하고, 보완해야할 실험이 있으면, 실험을 한 연구자에게 추가 실험을 요구하는 것이지요. 


그렇게 하면, 하나의 연구가 의미있는 지식으로 재편되어, "논문"으로 출판되는 것입니다. 


위 과정에서 동료 과학자들이 꼼꼼히 실험을 검토하는 과정을 Peer Review라고 하고, 보완 실험을 하거나 추가로 데이터를 확인하는 과정을 Revision이라고 합니다. 


다시 주간 조선과 Nature의 이야기로 돌아 가면, 주간 조선의 경우, 편집인이 전반적인 방향 설정, 기사 주제 설정을 하고, 선발된 기자들이 그에 따른 기사를 쓰는 것이 일반적인 데 반해, Nature는 위와 같은 Peer Review를 거쳐서 편집인이 최종 게재 승인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 결과물은 물론 잡지의 형태로 나오게 되죠. 


따지고 보면, 과학 잡지는 연구자 개개인이 기자가 되어 자신의 결과물을 보고하고 동료 과학자가 평가, 게재 결정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물론 편집인이 존재하긴 합니다만, 잡지마다 편집인이 전권을 휘두른다거나, 보조적인 역할만 한다는 등 특징은 다릅니다. 


참고로, 학술적 가치가 높고, 잡지 수준이 높다는 것은 동료 과학자들이 조금 더 엄격하게 심사를 하고, 높은 수준의 결과 유의성을 보이고, 의과학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높는 말과 궤를 같이 하긴 합니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 연구 시류나 유행 등을 따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연구 결과의 수준이 낮은 것은 아닙니다. 


모든 논문은 그 나름의 지식이 내포되어 있고, 항상 높은 수준의 논문만을 낼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논문의 가치는 논문의 내용과 과학적 추론의 방향 등으로 따져야 하지, 그 논문이 실린 잡지사의 평판으로 따져서는 안됩니다. 


연구를 처음 시작할 때는 조그마한 결과 보고의 논문에도 출판된 이후에 감동을 받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그런 감동은 소위 말하는 "큰" 논문을 내나, "작은" 논문을 내나, 자신에게 주관적으로 다가옵니다. 따라서, 출판한 논문으로 연구 성과를 평가하는 우를 범하지 맙시다 ^^



실제로 논문 자체는 낮은 수준의 잡지에 실렸지만, 아주 큰 영향력을 가진 논문도 있고, 심지어, 컨퍼런스에 발표된 논문이 노벨상을 받은 경우도 있습니다. 


His work was filed as a patent application in 1985, and after the patent application was made public reported at the Annual Conference of the Mass Spectrometry Society of Japan held in Kyoto

(학사 연구원으로 학사 졸업 논문으로 달랑(?) 

하나의 논문(특허)을 내고, 노벨상을 탄 연구자 고이치 다나카)


의과학 연구를 하는 모든 분들이 즐겁게 연구하면, 논문을 내셨으면 좋겠습니다. ^^



의전원과 MD-phD ?


2002년 의학 입시 제도에 큰 변화가 있습니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바로 의과대학으로 들어가 의사가 되는 길과 더불어 일반대학을 졸업 해 학사학위 취득 후 의학공부를 할 수 있는 길이 새로이 생겨났습니다. 그 것이 바로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스스로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는 문제중심학습(problem-based learning)을 도입하고, 실습위주의 교육에 중점 두며,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을 받아들여 기초 의학의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로 도입 되었습니다.

이러한 의전원 시스템이 2003년을 시작으로 한국 대부분의 국공립 대학교와 일부 사립대에 도입 되었고, 의대/의전원 병행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곳도 있습니다. 의전원 전환 시 중요한 이유가 되었던 것이 기초의학의 활성화였고, 이를 위해 함께 도입된 것이 바로 복합학위과정 (MD-PhD과정) 입니다. 

MD-PhD란 Medical Doctor(MD)와 Doctor of Philosophy (PhD)를 합친 단어로서 한국어로 간략하게 줄이자면 의과학자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의전원이라는 제도는 한국에는 처음 도입되었지만 미국의 대다수의 학교가 채택하고 있는 시스템이고 MD-PhD 과정 또한 미국에서는 어렵사리 찾아보실 수 있을 것 입니다.

MD-PhD 가 되는 길은?

의전원과 MD-PhD 과정이 함께 도입 되어서 의전원에 들어와 MD-PhD course를 밟아야만 MD-PhD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도 있겠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이러한 학제가 없었던 의대 시절에도 MD-PhD를 배출 하였고, 의과 대학에선 많은 MD-PhD 교수님들을 만나 뵐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의대 의전원 그리고 MD-PhD 과정은 어떻게 다를까요? 이 세 과정은 우선 의사가 되는 과정부터 다릅니다. 의과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바로 의대로 진학하느냐 아니면 일반대학에 진학한 후 의학교육입문검사인 MEET(Medical Education Eligibility Test)를 친 후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하느냐의 차이입니다. 그리고 MD-PhD 과정은 의전원에 들어와서 의사가 되는 여정이 조금 다릅니다. 

그럼 각기 MD-PhD가 되는 과정은 어떻게 다를까요? 학교마다 개인의 역량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일반적인 학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학제 모형]


MD-PhD가 되기 위해선 우선 의사가 되기 위한 과정(의학 교육 기본 과정: 본과 4년 & 의사면허국가고시 합격)과 연구 과정인 Ph.D.과정(박사 과정)을 이수해야 합니다. 의사가 되기 까지 의과대학은  6년(2+4)이 걸리는 반면 의전원은  8년(4+4), 복합학위과정(MD-phD과정)은 11년 + alpha (4+2+3+2)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고, 복합학위과정을 이수한 분은 졸업과 동시에 MD-PhD 학위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 외 의전원 출신이나 의대를 졸업한 후 MD-phD가 되기 위해서는 따로 ph.D. 과정을 이수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의사 면허를 받은 다음 일반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밟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 후 비로소 MD-phD 라는 타이틀과 그에 부합하는 career를 쌓을 수 있는데 이 과정 또한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그 외에도 전공의 수료 후 기초연구를 하실 수도 있습니다. 남성 분들 경우엔 군복무 대신 전문연구요원으로 ph.D. 과정을 이수하실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엔 의전원을 졸업하거나 의대를 졸업하여 전공의 과정 중 석사를 마치셔야 합니다. 남성의 경우  문제 관련해서는 다양한 포스팅이 있으니 참고하시면   같습니다 (링크)

MD-PhD의 대표적인 예로 안철수 선생님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기업가로 교수로 그리고 현재는 정치인으로서 저희가 흔히 생각하는 의과학자와는 전혀 다른 길을 가고 계시지만 서울대 의과대학 졸업하신 후(M.D.) 선택한 첫 번째 진로가 일반대학원에 진학해 생리학을 전공(Ph.D.)하는 의과학자였습니다. 물론 현재는 의과학자라고 보기 힘들지만, MD-PhD이긴 합니다.

현재 MD-phD 상황?

의전원 체제가 도입 된 지 10년, 5개 대학(강원대, 가천의대, 제주대, 건국대, 동국대)이 의전원으로 남고, 다른 대학들은 기존 체제인 의과대학으로 복귀하기로 결정 하였습니다. 의전원과 함께 시작된 MD-phD제도 와 그 학생들에 대한 지원 또한 5개 대학에 한하여 유지되고 나머지는 중단 되었습니다. 

따라서 MD-phD의 학위를 받기 위해서는

1) 의전원 잔류로 결정된 5개 대학의 의전원에 입학한 후, 복합학위과정을 신청 하는 것

2) 의대/의전원 졸업 후 일반 대학원 과정을 선택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 학/석박 통합과정(의예과-본과-대학원을 같이 이수)이 몇명 학교에서 논의 중에 있으며, 아직 확정된 바는 없습니다.

학위 과정 중 재정적인 면을 언급 하자면 제도를 시작할 무렵, 정부에서는 MD-PhD 학생들에게 금전적 지원 (등록금 + 연구지원금)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연구 과정(PhD) 동안 지도 교수님에 따라 연구 과제에 참여하여 인건비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지원은 의전원을 유지를 결정한 5개 대학의 기존 MD-PhD과정 학생과 새로 들어오는 신입생에게는 동일하게 적용될 것입니다. (이 사항은 학교마다 다르고 랩-교수님마다 다르기 때문에 꼭 확인하셔야 합니다.)

그 외 졸업 후 일반대학원 과정을 선택하신 분들은 정부 지원 (등록금 + 연구지원금)대상에서는 제외되지만 지도 교수님의 과제에 참여하여 인건비 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 또한, 지도 교수님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이라 예상됩니다.)

Reme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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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월, 대전에서 처음 시작한 MD-PhD Workshop이 MD-PhD 학생들을 대상으로  주기적으로 열리고 있습니다. Workshop 은 참여 학교가 매년 돌아가며 열고 있어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한 컨텐츠로 개최되고 있습니다. 

초기 Workshop은 제도의 설명과 더불어 먼저 MD-PhD 길을 걸으셨던 교수님들과 선배님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MD-PhD 과정의 학생들을 만나는 의미가 컸습니다. 한 해 한 해 지나 PhD 과정이 시작된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연구에 관련한 poster 발표 가 추가되었고, 우수 연구 학생을 선발하여 을 수여하는 등 학술적인 면도 추가되고 있습니다. (참여 학생의 대다수는 본교의 기초 교실에서 연구를 하고 있고, 외국에서 PhD course를 이수하는 분도 계십니다.) 

세월이 지나면 이 Workshop이 어떻게 변화할지는 미지수 이나, 현재는 전국 MD-PhD과정 을 밟고 있는 학생들과 의과대학 교수님 들이 참여해 서로를 알고 정보를 교환하는 친교 및 교류의 장이 되고 있습니다. 

P.S. 참고로 현재 본 팀블로그를 구성하는 필진들은 기초의학을 전공해서 대학원 과정을 진행하는 사람들과 의전원으로 MD-PhD과정을 진행하는 사람들이 고루 분포되어 있습니다. 교류는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

안녕하세요 MDPhD.kr의 편집인 OJ입니다. 이 글은 공지글로서 전체적인 블로그의 방향과 블로그 소개를 위해서 작성된 글입니다. 


본 블로그 open은 2007년 12월 14일에 오픈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의대생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블로그가 전무하였습니다. 그런 이유로 다른 학과에 비해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의대 과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블로그를 개설하였습니다.  시작 당시에는 많은 글을 쓰고, 글에 대한 방향과 전략을 많이 구상하였고, 글을 썼으나, 개인적인 사정에 의해서 블로그를 방치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우연히 블로그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계기라고 할 만한 사건은 없었지만, 의과학자에 대한 정보가 거의 전무하다는 사실에 다시금 블로그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현재 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 체제에서 기초의학으로 진로를 정하는 비율을 전체 의대생의 0.5%도 안됩니다. 임상의사가 되어서 연구를 진행하는 사람 역시 소수입니다. 이런 현실에서 의과학이라는 분야에 대한 정보 제공자의 수는 극단적으로 적습니다. 그 결과, 저 역시 그러하였지만, 의과학자 과정을 시작하면서, 당면할 수 있는 문제는, 과정을 겪은 선배의 직접적인 조언보다는 개인적인 정보취득과 시행착오를 통해서 해결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았습니다. 


당연히 기초 의학 과정을 거치면서 선배에게 조언을 받았더라면, 안 겪어도 되는 시행착오를 겪을 수 밖에 없었고, BRIC이라는 생명과학자 커뮤니티를 통해서 조언을 받기도 하지만, 그 역시 제한적인 정보에 국한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MDPhD라는 의사 집단에서도 소수이면서, 생명과학자 집단에서도 소수일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가 있었던 것입니다. 


아울러, MDPhD 과정을 수행하고 있는 사람들끼리의 커뮤니티 역시 학교별로 인맥을 통해서 개별적인 접촉은 이루어 졌지만, 전체 집단이라고 할 수 있는 커뮤니티는 거의 없었습니다. 저 역시 직간접적으로 알게된 친구들은 있었지만, 주기적이거나, 목적을 가진 네트워크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의과학자나 MDPhD 과정에 대한 정보 수요자는 증가되었습니다. 숫적으로도 의전원 체제에서 MDPhD 과정을 진학하는 학생도 증가되었고, 국가적으로도 의료 서비스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으면서, 기초 혹은 임상 의과학자를 양성하고자 하는 제도도 적극 권장되었습니다. 그 결과 수련을 마치고 다시 연구를 진행하는 의과학자의 수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과학자 커뮤니티나, 의과학자 과정에서 필요한 정보 제공은 극히 제한적이고, 있다 하더라도 구전될 뿐이지, 공유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서로간에 어떤 연구를 하고 있는지 조차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융합 연구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연구 방향 설정 등을 위한 채널 역시 존재하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간단한 조언으로 해결될 수 있는 시행착오 역시 다시 겪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2012년 11월, 공감대를 가지고 있는 9명의 필진이 의견을 공유하고 토론하면서, 하나의 해결책으로 제시된 것이 팀블로그 운영이였습니다. 팀블로그 운영을 통해서 각자가 몸담고 있는 연구 분야에 대해 소개를 하고, 의과학자 공통이 겪을 수 있는 경험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기회를 마련하면 좋겠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2012년 12월 10일, 개인 블로그에서 팀블로그로 운영 형태를 변경하고 팀블로그의 형태로 글을 포스팅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저희가 원하고자 하는 모든 목적을 이룰 수는 없겠지만, 의과학자들의 연구를 위해 소통할 수 있는 정보를 얻어갈 수 있는 창구로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입니다. 

더불어, 하나의 작은 바람이 있다면, 필진끼리의 정보 공유 및 네트워크 뿐만 아니라, 의과학 연구를 하는 모든 사람들이 같이 공감할 수 있는 네트워크의 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아울러 의과학에 관심 있으신 많은 분들의 참여가 있다면 훨씬 더 풍성한 교류의 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면, 필진 참가는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MDPhD.kr


얼마전에 블로그 방문자와 독자에 대한 글을 포스팅 했는데, 글을 쓰고 얼마 안되어서 방문객이 1600명이 넘어 버렸다. 당시 800명이 와서 참 뿌듯했는데, 1695명이라고 하니깐 솔직히 얼떨떨하긴 하다. 그렇지만 이 사건은 단순한 방문객 천명 이상의 인사이트를 주는 사건이었다.


사실 그 이유는 포스팅 시스템이라는 일반인 혹은 야구에 좋아하는 사람들이 조금 더 관심을 가질만한 주제로 글을 썼기 때문일 것이다. 일종의 도전을 해 보았는데, 도전이 성공한 셈이다. 


아울러 네이버의 강력함을 또 한번 실감한다. 네이버 검색어 1위가 되니깐 사람들이 줄줄이 들어온다. ^^ 현재 포스팅 시스템이라고 치면 블로그 검색 1위이다. ^^ 역시 "네이버 검색이 강하긴 강하구나"란 것을 새삼 느꼈다.


일반 대중이 의과학이나, 전문 연구 요원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재미 삼아"라는 이유라고 해도 의과학을 재미 삼아 찾아올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그렇다면 "독자는 한정적이다" 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정보가 필요한 사람. 결국 똑같은 결론에 이를 수 있었다. ^^ 한정된 독자로서는 많은 수의 방문객을 쉽게 얻을 수 없다는 점이다.


분야가 한정되어 있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읽을 독자도 한정되어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과연 어떤 것이 더 좋은 것인지 모르겠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라는 재화는 한정적이고, 그 시간을 통해서 쓸 수 있는 글 역시 무한하지 않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글을 어떤 방향으로 써야할 것인가" 라는 문제에 봉착한다.


일반인들에게 의과학을 조금 더 알리는 방향으로 써야할 것인가? 아니면 의과학을 전공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글을 써야할 것인가? 정말 잘 모르겠다. 실제로 두 개 모두 살려낼 수 있다면 아주 좋겠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게 하도록 노력해야 겠다.


소위 말하는 파워블로거라고 불리는 사람들을 블로그를 찾아 보면, 다분히 주제가 일반인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를 포스팅한다. 예를 들면 뉴욕의사라 불리는 고수민 선생님도 사실 의학이라는 분야보다든 영어라는 독자가 많은 주제로 더 알려져 있다. 그리고 그 글들의 방향도 보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다는 느낌이 물씬 난다. 그 외에 시골의사 박경철 선생님도 의학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경제-비지니스 분야의 파워블로거이다. 그 외에 대부분의 의사나, 전문 분야 사람들도 역시 영어라든지 대중이 관심가질 만한 주제에 대한 글들을 포스팅하고 있다. 결국은 독자의 외연을 확대해야만 다양한 사람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분야의 테두리를 넓히고, 소통의 끈을 더 늘이는 것이 분명히 도움이 될 것 같기는 하다. 그렇지만,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할 듯 하다. 여기서 말하는 초심이란,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 행동을 하는 것이다. 사람을 끌이기 위해서 글을 쓰는 일을 결국 나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이기에 애시당초 안 하는 것이 낫다. 글 역시, 나중에 후회가 될 수 있는 주제라면 안 쓰는 것이 나을 것이다. 올바른 방향에서 어떤 글이든 쓰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한편으로는 뿌듯하기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씁쓸하다. 어찌보면 당연하지만, 의과학이란 주제보다 대중이 관심있는 주제인 야구가 더 관심을 끌다니..그냥 관심이 있어서 글을 쓴 것일 뿐인데.. 메인보다 더 관심을 끌다니. ^^


5. 이제 대단원의 막인 전문 연구 요원.


 전문 연구 요원이라 함은 석사, 박사 과정을 마친 이에게 군복무 대신 연구를 하는 것을 전제로 병역 의무를 부과하는 것입니다. 말 그대로 연구 요원으로 3년(이라고 적혀 있지만 실제 수행기간은 짧게는 4년, 길게는 6년에서 7년입니다)을 보내면 군 복무가 끝난 것입니다. 의대 안 간 주변 친구들이 더 잘 알껍니다.특히 공대 애들 빠삭합니다. ^-^ 


최근에는 국가적으로도 그러하고, 개인적으로도 의사이면서 연구자 혹은 Full-time연구자의 길을 걷는 의과학자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증가되는 추세입니다. 


저 역시 전문 연구 요원으로 군복무를 진행하고 있으며, 제 커리어를 생각했을 때 아주 만족할 만한 선택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연구직으로 평생을 보낼 사람에게는 완벽한 제도입니다.(물론 아쉬운 부분도 많습니다)

 

대략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의대를 마치고 난 시점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전공의 과정 중 파트타임 석사나, 풀타임 석사나 동일 합니다), 박사과정을 진학하면 대략 박사수료하는데 4년(통합과정 3년, 박사만 한다면 수료 학교마다 다르지만 통상적으로 2년)이 소요됩니다. 이 때는 박사 과정 수료로서 진정한 의미의 박사(MD. PhD)가 아닙니다. 이 때부터 전문 연구 요원 복무가 카운트 다운 시작[각주:1]됩니다.

 

그럼 군문제는 어떻게 해결되느냐. 1년차 석사를 하면 시험을 봅니다. 영어와 국사를 보는데 이걸 보고 합격하면(2012년 현재는 제도가 변경되어서 성적 제출로 변경되었습니다.) 석사, 박사 과정을 들으면 박사 과정 2년차에 수료됨과 동시에 3년의 연구 요원 기간(훈련소 기간 4주 포함)이 시작되는 것이지요.

즉, 석사를 들어간 시점에서 7년이 지나면 박사과정과 군복무가 완료되는 것입니다. 법 개정으로 전문의를 마친자에게도 그런 기회가 오기는 합니다만, 어디까지나, full time 연구자에 한합니다.그러니깐 임상 의사로 fellow 하시면서 박사과정 받으려는 사람에게는 아예 기회가 없습니다. 

그리고 전문 연구 요원 기간 역시 full time으로 연구를 해야하는 것이지요. 이는 의사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굉장한 속박인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임상 의사가 되려면요. 허나 연구를 하고자 마음 먹었다면 분명 공보의보다 비교 우위에 있는 과정인 것은 맞습니다. 

대략 7년 과정이 끝나면 , 제대로된 연구실에 연구 했다면, 박사로 인정 받는 것이지요. 하지만, USMLE를 통한 미국행을 생각한다면 시간 낭비가 될 가능성도 없지는 않습니다. 공보의 마치고 바로 미국 가려는 사람보다 4년이란 시간이 늦어지니깐요.

 

의전원 학생의 MD-PhD track도 똑같은 맥락입니다.사실상 군복무를 하고 의전원에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아닌 경우라면 생각할 수 있는 길이 "MD-PhD이다"고 마구마구 홍보합니다만, 사실상 연구를 하지 않고, 단순히 군복무 해결과 MD를 같이하고자 이 트랙으로 오면, 정말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실제로 전문 연구 요원 제도 자체가 박사 수료를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복합 학위 과정 내에 수료 과정이 없고, 더군다나 석사를 마친 사람에 한해서 자격을 주어지기 때문에 법률적으로 상당히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기초 2-연구 3- 실습 2 하는 과정에 한해서, 졸업을 하고 연구 3년을 진행하는 사람은 큰 해당은 없습니다만...)

이것과 관련하여 의과학자 지원자들 모임에서 많은 상담을 해 주었는데, 결론은 졸업을 먼저 하고 연구를 진행하는 전문 연구 요원을 복무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결론에 얻었습니다. 

대부분의 공대나 자연대 등과 형평성 측면에서 석사 졸업을 필요 조건으로 하는 전문연구요원의 길이, 의무석사 과정을 4년이나 보내는 의대 일부 학생에게 혜택을 주기에는 법적 절차가 간단하지 않고, 그것조차 의전원의 단계적 폐지로 가닥을 잡으면서 요원한 길이 되어 버렸습니다. 따라서 자신의 남자이면서 군대를 가지 않았고, 전문 연구 요원으로 MDPhD(혹은 DDS-PhD) 길을 가고자 한다면, 의전원을 먼저 졸업해서 의무석사를 받는 것이 유리합니다. 

경우에 따라서 바로 진학한 학생이거나, 한해 더 빨리 의전원을 진학한 학생은 전문 연구요원으로 복무가 가능합니다만, 이 것 역시 쉽지 않은 선택이지요.

그러니 군복무를 하고 들어온다면 이야기다 다르지만, 군복무 없이 이 길에 들어와서 군문제 해결하려면, 우선 MD-PHD과정 7년 이상, 그리고 전문 연구 요원 3년. 10년이 걸리는 셈이지요. 졸업과 군문제 해결까지. 

 

그러니 이 과정은 다분히 기초 의학이나 연구직 쪽으로 길을 가고,그 쪽으로 평생 커리어를 가고자 하는 사람에게 해당되는 길인 것이지요. 그러니 자신이 그 쪽으로 뜻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선택할 수 있는 길입니다. 물론 현재 임상을 마친 전문의 선생님들이 이 길로 많이 오곤 있습니다만, 대부분 의전원이 아닌 의대를 졸업한 사람이라는 점을 생각해야 합니다. 나이라는 측면에서 2년 이상을 확보한 셈이라는 것이지요. [각주:2]


1. 전문 연구 요원은 결국 졸업 후(의학사나 의무석사),

석사 2년+ 박사 수료 2년 후에 복무 기간 3년 = 총 7년
박사 수료 2년 후 복무 기간 3년 = 총 5년 
(의무석사-의전원인 경우 학적이 석사라 해당사항 없음, 일부 학교는 의전원임에도 불구하고 학사를 주는 편입의 형태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개인별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혹은 석박사 통합과정 3년 수료 후 복무 기간 3년 = 총 6년


2. 전문의를 마친 경우 (전문의 중 part time 석사를 마쳐야 합니다)


박사 수료(1년 - 2년, 경우에 따라 단축과정을 운영하는 학교가 있습니다) 후 복무 3년 = 총 4-5년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3년에서 7년 정도의 시간을 투자해 군문제를 연구 과정과 동시에 해결하는 것입니다. 그 중간에, 해외 공동 연구로 1년6개월 동안 해외에 가는 것도 가능합니다. 실제로 저 또한 이런 과정을 통해서 해외 공동 연구로 미국에 갈 기회가 있었고, 막판 미국 PI측에서 서류 계약서까지 다 받고 연봉까지 확정받았지만, 학교 간의 행정적인 MOU문제로 인해 가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연구 주제나 일정등에 대해서도 full time 연구자이면서 소속이 확실하다면(병역 지정 업체) 자유롭게 연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단, 이 기간 동안 진료 행위는 엄격히 금지됩니다. 


다만 이 기간 동안, 신분이 군인인지라, 임용, 직장 변경, 졸업 후 진로 등에 대해서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에 대한 이야기는 현재 정리 중에 있습니다.


현재는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각 학교 기초의학을 선택하는 사람은 대부분 전문연구요원의 길을 걷고 있고, 임상을 마치고도 연구 쪽으로 커리어 전환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카이스트나 DGIST, GIST 등은 따로 이 분야에 대해서 TO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즉 시험을 칠 필요 혹은 성적 제출을 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지요. 다만 그 내부 규칙이나 인건비 등은 절대 전문의를 마쳤다고 해서 전문의로 보지 않고 오히려 대학원생으로 보는 경향이 강합니다. 복무 기간만 위에 설명한 바와 같고 그 외 상황은 랩마다 학교마다 다르니깐 꼭 잘 알아 보시고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자신이 연구에 뜻이 있고, 평생을 academic 포지션에서 Translational Research(중개 연구)을 하겠다는 사람에게는 군의관이나 여타 복무보다는 기간이 훨씬 길지만, 충분히 멋진 길인 것 만큼은 사실입니다. 

 

이 길을 제가 걸어 왔던 길이기 때문에, 언제든 궁금한 사항을 댓글로 주시면 답변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비밀글보다는 익명으로 달아 주시면 DB처럼 되어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될 수 있습니다. 제가 아는 한도에서는 성실히 답변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016.7.20 추가.


현재 중복 질문이 너무 많아서, 댓글 기능을 닫아둡니다. 관련 질문이 있으신 분들은, 


1) 여기 적혀진 질문-댓글을 참고해 주세요.

2) 그래도 해결되지 않으면, 자세하게 방명록이나, 

3) https://www.facebook.com/Mdphd.kr/ 에 글이나 메시지를을 남겨 주세요.



 

  1. 헷갈려 하시는 분이 계신데, 전문 연구 요원으로 편입은 박사 과정 진학과 동시에 진행되지만, 실제 복무 기간 카운트는 수료 이후부터 시작됩니다. 따라서 전문 연구 요원이라면 최대한 빠르게 수료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본문으로]
  2. 항상 이야기하지만, 병무청 시계는 나이를 기준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본문으로]

의과학에 대한 이야기를 해오면서, 정작 의과학이 무엇인지에 대한 포스트를 쓴 적이 없더군요. 


어찌보면 의과학이라는 분야에 대해서, 사람들이 당연하게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  일반인들도 생각보다 많이 들어오고 있다는 점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의과학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글을 써 볼까 합니다.

의과학은 크게 의학과 과학이 합쳐진 분야입니다. 사실 의학이라고 해도 크게 다른 점은 없습니다. 다만 최근에 생명과학 분야에서 나온 다양한 실험적 테크닉이 의학과 접목되면서 확장된 개념이라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영어로 의학은 Medicine. 의과학은 Medical Science입니다. 생명과학은 biology 혹은 biological science로 불리죠.

즉 의과학은 생명과학, 생명공학 중에서 의학 즉 인체와 연계된 모든 학문을 다룬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Alternative Splicing of Drosophila Tra
Alternative Splicing of Drosophila Tra by Allen Gathman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현재도 대부분 그러하지만, 예전에는 의학자라고 하면 대부분 의사이면서 연구를 하는 사람을 생각하는 경향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과학이라는 틀을 이용하기는 하지만, '인체를 다룬다'는 의학 분야 특수성이 있는 관계로 "의학" 이라고 불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분자 의학과 생명공학의 발달이 진행되면서 의학도 서서히 그 분야 학문을 받아 들이기 시작합니다. 생명 그 자체에서 인체로의 기술 접합이 시작된 것이지요. 그렇게 학문이 융합되면서 서서히 기존 의학으로 포괄하기 힘들고, 발전된 분야. 그리고 의사가 아닌 과학자의 영역이 확대되어 가면서 의과학이라는 분야가 나타나게 됩니다. 

실제로 따지고 보면 의과학이나 의학이나 같은 분야를 다루고는 있지만, 단어 자체가 주는 어감은 조금 다릅니다. "의학"은 일반인이 느끼기에 의사가 주도하는 듯한 느낌을 주지만, "의과학"의 경우 과학자가 다룬다는 느낌을 줍니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이 가지고 있는 배경지식에 따라 좌우되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제 주변 사람들은 그런 경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의과학은 "사람의 질병이나 질병 치료를 위해 이용될 수 있는 모든 분야의 학문"입니다. 의공학, 생화학 등 모든 분야를 포함하게 되겠지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인체"라는 부분입니다. 

인체를 다루고 다분히 "인체에 응용 가능성"을 가진다는 측면에서 순수한 생명과학이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12년 노벨상을 수상한 존거든이 1962년에 제시한 핵치환 기술 자체는 개구리에서 발견되었지만, 2007년도에 야마나카가 포유류인 마우스에서 보여 주었죠. 그리고 결과적으로 사람에게 적용가능한 기술로 변화되었고, 조만간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진행될 예정이죠. 

이런 틀에서 본다면, 존 거든도, 야마나카도, 인체에 적용하는 임상 의사 등 인체의 질병을 치료에 공헌한 모든 사람이 의과학자인 셈입니다. 

물론 존거든의 경우에는 기술 자체가 가진 발견이 생물학자에 더 근접한 것이 사실이지만, 제 기준에서는 그 기술 자체가 인체에 적용 가능하다면 의과학자라는 것이지요. 이 의견에 동의하시는 분도 있을 수 있고, 아니신 분도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중요한 점은 어떤 기술이든 "사람"에게  적용가능한 기술의 발견이라면 의과학의 테두리를 벗어나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의과학은 의사 주도라기 보다는 과학자 주도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의사가 과학자라는 것은 이론이 있을 수 있지만, 의사가 아닌 과학자는 분명히 실재하죠. 그리고 그런 과학자, 혹은 생명공학자들이 의과학 발전을 더 풍성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사람은 존거든의 예에서 보셨 듯 의과학이라는 테두리에서는 절대 주변인이 아니죠. 의학의 테두리에서는 주변인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의과학이라는 틀에서는 오히려 주인공이죠.

야마나카의 경우에도 MDPhD이긴 하지만, 의사인 의과학자라고 보면 더 정확하겠죠. 

이렇듯 의과학은 의사만 종사하는 것이 아니고, 모든 과학자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하고, 실제로 제 주변을 보면 정말 멋진 의과학자들이 많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임상 의학 역시 의과학의 테두리 안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임상 의학은 대부분 의사가 주도하긴 하지만, 데이터의 관찰과 통계적인 처리, 약효나 새로운 수술법의 증명 등이 다분히 과학적입니다. 그리고 그 근거 역시 굉장히 견고합니다. 

사실 의과학의 테두리를 정하는 것을 내편, 네편을 가르는 행위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의과학이라는 분야를 너무 의사쪽으로 치우쳐서 보시는 분들이 많아서 이 글을 포스팅합니다. 실제로 의과학의 발달은 필연적으로 모든 분야의 과학자들이 유기적으로 시너지를 내서 오늘날에 이르렀고, 미국, 유럽, 아시아, 그리고 현재 한국 까지,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이 분야 발달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의과학의 발전을 위해서 저 역시 노력할 것입니다.

아울러 글을 읽으시는 본인이 의과학 분야 연구자라면, 의과학자라는 사실에 뿌듯해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누군가가 당당히 직업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의과학자입니다" 라고 대답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의과학은 어떤 분야인가요? ^^

2. NAS trouble shooting에 들어가기 전 마음가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을. 특히 설정하는 것...  


하지만, 제가 해보니깐, 생각보다 쉽지 않고, 빡셉니다. 


처음에 사고 나서 설정하는 대로 딱 되면 뭐 이런 쉬운 게 있어 하겠지만, 정말 이건 초보자의 운 같은 것이고(저 역시 초보자의 운이 있었죠) NAS 특성상 문제 안 생기는 경우는... 제 주변을 보면, 거의 없었습니다. 


무슨 문제든 꼭 생깁니다.


사소한 인터넷 회선 교환 문제부터 시작해서, 포트, 외부 접속, 파일 공유,시스템 업그레이드, 하드 교체 등... 생각보다 많은 문제들이 발생했고, 앞으로도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을 일단 해 두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문제들은 해결 가능합니다. 


다만 시간이 필요할 뿐입니다. 해결되기 전까지는 정말 삽질의 연속입니다. 답답합니다. 


NAS가 안되면 꿈꾸던 생활이 이루어 지지 않습니다.


출근 길에 내가 원하는 노래 대신에, 라디오를 들어야 하고, 파일 하나 보낼 때 마다 이메일로 보내면 정말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네이버 ndrive나 다른 것을 이용해서 파일 저장하는데, 뭔가 깔아야 합니다. 주변 사람들 사진을 보낼 때 마다 일일히 보내 주는 것이 귀찮아 집니다. 


더 힘든 것은, 아무리 찾아도 해결책이 보이지 않습니다. 저와 비슷한 증상을 가진 사람이 하나도 없는 것 같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공손히 카페에 질문글을 써보려고도 했건만, 정회원이 아닌 관계로 글을 쓰지도 못합니다. 하릴 없이 댓글에 "방가방가"나 입력하고 있고, "맞습니다 저도 그래요" 를 남발합니다. 그리고 인사글도 씁니다.


이제 얼추 정회원 요건을 맞추었나 싶었는데, 출석 문제가 있습니다. 아직 출석 회수가 안됩니다. 들락날락 로그인 로그아웃을 반복해서 억지로 정회원이 됩니다.


기쁜 마음에, 정말 공손히 글을 씁니다.


글을 쓰고 기쁜 마음으로 글작성을 마무리 하고 조금 있다가 와봐도 답글이 없습니다. 그래, 답글이 금방 달리지 않아 하면서 위로 하지만,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도 답글은 없습니다.


무언가 잘못했나 싶어서 글을 아무리 살펴 봐도 공손히 잘 적었습니다. 증상도 쓰고, 상황도 쓰고, 무언가 잔득 적어 놓았는데, 지나가는 말도 없습니다.


그러던 중 답글이 달렸다는 소식에 전해옵니다.


기대에 차서 글을 읽어 보니, 지나가는 이가, 아주 짧게 글을 남깁니다. "이런 글은 어디어디 사이트에 적으세요....그러면 해결될 꺼예요 "    


다시 글을 씁니다.  어쩌겠누 하면서. 


다시금 공손히 글을 씁니다. 이번에는 "미리 감사합니다 아주 많이"라는 아부의 멘트도 날려 줍니다.


그리고는 한동안 아주 잠시 잊습니다. 곧 답이 달리겠지 하면서..


그리고 기다리던 답이 옵니다.


"예전에 누가 그런 증상으로 문제 있었던 것 같은데, 찾아 보시면 있을 거예요..."


이 답글이 달리면 더이상 답글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글을 써도 대답없는 메아리일 뿐입니다.


그래서 열심히 이 전 글들을 찾습니다. 더 답답하면 고수같은 사람에게 쪽지를 보내기도 하지만, 읽지 않음의 상태가 계속됩니다.


그리고 날밤을 깐지 며칠. NAS를 껐다 켰다 하기를 수십번.. 하면서 시행착오를 겪으면.. 


마법처럼 다시금 NAS가 작동하게 됩니다 짜릿합니다.


무언가 해결한 것 같습니다. 아이패드로 듣는 DS audio의 음악은 "천국의 아리아"입니다. 


착한 사람의 경우 자기가 쓴 글에다가 자신의 해결법을 작성해 둡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그렇게 답변 없는 글로 남겨 둡니다. 그럼 그 증상을 가진 사람이 아주 기대를 해서 열어 보지만, 아무 것도 없는 절망감에 빠집니다. 


그리고 그 사람은 이전 글을 적은 사람에게 쪽지를 보내면, "저 NAS 팔았어요 잘 안되더군요"하는 답변이 옵니다. 


아 나도 팔아 버릴까... 그냥 외장하드가 마음 편하고, 음악이야 요새 멜론 좋던데... N drive도 꽤 쓸만하고....


그렇지만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합니다.  


그렇게 또 NAS 생활은 다시 시작됩니다. 그리곤 또 어김 없이 문제가 발생합니다. ^-^



이건 나름 각색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NAS를 통해서 겪을 수 있는 일을 적어 보았습니다. 


저같이 초보로 NAS 생활을 시작한 사람들은 대부분 겪을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내린 결론은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결국은 해결된다" 입니다.


정 안되면 유료 서비스를 맡겨서 내 시간을 확보하는 것도 하나의 해결책입니다. 그런 서비스를 찾는 것이 어렵지. 일단 되면 그 비용은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을 겁니다. 


근데, 해결 과정에서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리는 이유는 지식 습득 과정 때문인 듯 합니다.


원리와 해야되는 이유를 전혀 모르고, 증상을 해결할 생각을 하다 보니깐, 내 증상에 딱 맞는 상황이 아니면, 대부분 안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지금부터 네트워크 원리를 내리 파면서 공부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한다고 해도 강물에 라면 건져 먹기 식일 뿐입니다. 


그러니 해결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있을 수 있는가를 조금만 유추할 수 있고, 시스템을 조금만 더 이해할 수 있다면, 비교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 생깁니다. 


모든 문제가 다 그렇게 해결되지는 않았지만, 저의 경우에는 그랬습니다.


문제 발생 시점과 해결 시점에서의 네트워크 이해도는 비록 한끝발 차이이긴 하지만, 분명 차이가 있었습니다.


그러니깐, 문제를 해결할 때, 땜질식 처방도 좋지만, 그에 관한 글을 읽으면서 이해하시길 권장합니다. 


그리고 해결이 되었다면, 추후 다른 사람들을 위해 꼭 자답글을 적어두시는 버릇을 두시면 아주 큰 도움이 될 듯 합니다.


상황을 쓰다 보니 글이 길어진 듯 합니다.



다시한번 강조합니다. 


문제가 있어도 언젠가 해결은 됩니다. 다만 내가 그 해결책을 못 찾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 생각하시고, 인내와 시간의 처방을 믿으시길 바랍니다.


정 안되면, 그 까짓것 안되면 안 쓰고 말지 모 하면서 (너무 심했나요?) 배짱을 부리는 것도 정신 건강에 아주 큰 도움이 됩니다 . ^_^ 


일상 생활에서 알게 모르게 연관된 세계화에 대해서는 앞선 포스팅에서 말씀 드렸습니다.

그런 눈으로 일상 생활에서 언급한 사업들을 분류해서 다시 바라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커피 산업  (궁극적으로 식자재, 문화와 연계된 기호 식품 비지니스)

우리나라를 포함해 선진국에서 커피 원두를 생산하는 것은 비교적 많은 인건비와 재배를 위한 특수한 환경 때문에, 원두 생산의 관점에서 본다면, 남미나 아프리카에 비해서 비교우위가 전혀 없습니다. 그렇지만, 커피를 소비재로 소비하는 나라로 관점을 돌린다면 기회는 많습니다. 이윤이 많이 남는 커피 소비는 아무래도 선진국이 많습니다. 우리는 그런 소비할 수 있는 문화 코드를 가지고 있죠.

이런 비지니스 기회를 단순히 바라본다면, 여러분들이 잘 아는 스타벅스나 카페베네와 같은 프렌차이즈 카페일 것입니다. 적절한 감성과 여가 시간을 녹여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소비자들은 그 감성과 커피를 구입하는 것이지요. 

비지니스를 크게 할 것이라면, 프렌차이즈를 제공하는 업체로 마케팅과 브랜드 인지도를 만들면 될 것이고, 작게 한다면 로컬을 대상으로 판매하면 되겠지요. 말처럼 쉽지는 않겠지만, 다른 분야로 적용할 수만 있다면 (커피 산업은 획기적인 패러다임 쉬프트가 없는 한, 이제 레드 오션으로 봐야할 듯 싶네요) 충분히 승산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또 다른 관점에서 접근하면, 커피를 수입해서 선진국에 수출하는 무역업입니다. 좋은 커피를 발굴하고 그 걸 수입해서 적절한 판매처를 구해서 판매하는 것. 본사를 수입국에 둬도 되고, 생산국에 둬도 될 것입니다. 아주 좋은 원두만 확보한다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사업이 가능할 것입니다.

또 하나는 커피 산업에 간접적으로 부가되는 서비스업입니다. 커피 만드는 일을 전문적으로 교육 해주는 커피 교실이나 바리스타 교육업 등이 그 예라 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그렇게 얻은 인지도를 토대로 음식료업에 진출해서 저변을 확대하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태생적으로 수요가 그렇게 많지는 않겠지만, 생각해 볼 수 있는 비지니스 기회입니다. 

와인 역시 이 비지니스 범주 안에 들어갈 수 있겠다 하겠습니다. 와인 수출업, 그리고 아직까지 와인 프랜차이즈는 없네요. 아마도 로컬로서 술집 혹은 레스토랑에서 커피와는 다른 위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모든 문화와 관련된 그리고 기호 식품과 관련된 비지니스 기회는 오히려 세계화 시장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그냥 다방 커피만을 커피로 생각했지만, 지금 주변을 보면 정말 많은 커피 브랜드가 있지 않습니까? 세계 속에서 우리 나라에 녹여 낼 수 있는 기호 식품을 찾아 내고 마케팅할 수 있다면 충분히 우리 나라에서 통할 수 있을 것입니다. 

2. 전자 산업 (감성을 녹여내고 디자인을 입힌 전자 제품들)

컴퓨터나 대부분의 조립된 전자 제품들은 이제 인건비가 저렴하면서도 품질을 보장할 수 있는 나라로 많이 넘어갔죠. 

그럼 인건비가 비싼 나라들은 어떻게 살아 남았느냐 하면, 대부분 디자인과 화려한 마케팅, 그리고 특허 기반의 주요 기술 확보로 살아남아 있습니다. 사실상 부품을 만들어 내는 국가들은 이런 전자 제품을 구입할 여력이 거의 없기 때문에 시장 자체가 작죠. 그에 반해 선진국들은 제품을 만들어 내면 구입할 수요가 크기 때문에, 선진국에 이런 브랜드를 가진 전자 산업 업체들이 많죠. 현재 대부분의 주요 전자 제품은 브랜드만 남고 생산은 아웃소싱의 형태로 많이 진행되고 있죠. 

성공한 전자제품의 전략을 살펴 보면 대개 아래와 같은 전략을 취하더군요. 부품의 합이 될 그림을 그려 놓고, 그 그려진 그림에서 주요 기술들을 최대한 뽑아 냅니다. 그 뽑아낸 기술을 특허로 묶어 두고, 완제품을 만들어 내는 일을 아웃소싱으로 맡겨 버려서 최대한 인건비를 줄입니다. 여기서 핵심과 비핵심을 구분하는 일이 전적으로 기업의 역량이라 하겠습니다. 실제로 핵심 기술만 만들거나 판매하는 특허 괴물(patent troll - 사실 괴물이라고 불리긴 하지만 괴물은 아니죠)들도 있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이런 방법을 취하는 것이 쉽기만은 않습니다. 

애플을 예로 들자면, 한 해에 하나의 제품(물론 제품 라인업은 여러 개 있긴 하지만, 한 해에 한 개 정도의 주력 상품을 출시한다고 보면 됩니다)을 출시하는데, 가만히 보면 거의 모든 것을 아웃소싱하고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Design과 그 디자인을 지킬 수 있는 기술을 제외하면 모든 것이 아웃소싱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대외 의존도(?)가 높습니다.(물론 그 핵심은 아무나 따라할 수 없겠죠)  

오죽하면 애플 역시 Designed by apple in California 이란 용어를 사용할까요. 개인적으로 이 용어는 마케팅적인 측면에서 생산과 디자인을 분리시켜서 포지셔닝한 아주 창의적인 접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자 산업이 글로벌화 되면서, 결국은 기술력보다 기술을 어떻게 조합하고 마케팅하느냐. 그리고 관련 생태계를 어떻게 만들어 내느냐 (이것도 따지고 보면 외연을 넓힌 마케팅이죠)에 기업의 생존이 판가름나게 되는 것이죠. 실제로 최근 불거진 애플과 삼성의 특허 싸움을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글로벌한 전자 업체들이 괜히 디자인에 목숨거는 이유가 다 있습니다. 기능만 따진다면, 중국에서 생산된 아주 저렴한 제품들이 많이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쿨하고 멋지면서 좋은 것입니다. 그러니 그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전세계 기술의 아웃소싱 집합체인 중국과 비교해 이기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글로벌화 되는 세계 시장에서 삼성과 같은 급의 우리나라 기업이 등장하는 것은 현재 우리나라 생태계 상 어려워 보이긴 하지만, 도전할 만은 합니다. 다만, 핵심 기능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겠죠. 

3. 소프트 웨어 

글로벌화 속에서 이건 정말 우리나라가 중점적으로 지향하면서 추구해야할 분야가 아닐까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하드웨어를 이쁘게 구성하는 것 역시 따지고 보면 소프트웨어이지요. (한국이라는 네트워크에 갖혀서 큰 기를 못 폈던 싸이월드를 보면서 정말 아쉬워 했습니다.)

OSX, Window, 그리고 모바일을 아우르는 android, iOS 등은 이제 쉽게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사실상 이제 게임의 룰을 바꾸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그 게임에 맞추는 수밖에 없는데 그 역시 쉽지 않습니다. 

결국 소프트 웨어에서는 크게 두가지 전략을 취할 수밖에 없는데, 하나는 새로운 룰을 만드는 것이겠죠. 또 다른 하나는 현재 완성된 룰이 있는 게임에 뛰어드는 것이겠죠.  

OS라는 게임의 룰을 바꾸기에는 사실 너무 많이 와버렸죠. 하지만, 언제 어떻게 환경이 변화될지 모르게 때문에, 지금이라도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질 필요는 있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벽은 높지만, 일단 주도권을 가지면 룰을 바꿀 수가 있죠. 예를 들면 한-중-일 세 나라가 협의해서, 또는 특정 기업들이 연합 전선을 구축해서(안드로이드가 이 같은 형태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구글 의존도가 높다보니..) 하나의 오픈된 OS를 만들어 공유해, 룰을 바꾸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습니다. 다만 협력이 쉽지 않겠죠.(언어적, 지리적 한계 때문에) 

결국 그 룰에 맞춰서 사업을 할 수 밖에 없다면 한국이라는 곳은 한계가 있습니다.한국은 내수 시장이 작고, 아무리 성공한다 해도 전세계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지 않습니다. 아예 한글을 버리고 영어나 다른 내수 시장이 큰 언어로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미국 판권을 빠른 시기에 팔아서 로얄티를 받고 인지도를 높이는 마케팅을 하고, 다른 나라에서는 확보된 인지도를 토대로 마케팅을 하는 것 또한 전략적으로 고려되어야 합니다. 

개인이나 중소 기업의 입장에서는 빅 히트를 치는 소프트웨어 개발(안드로이드용이나 iOS용 앱)을 하면, 충분한 급의 매출이 나올 수 있고, 마켓에 올리는 순간 세계화가 진행되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물론 현지화는 전혀 다른 이야기이겠지만, 상대적으로 마케팅보다는 재미가 우선되는 게임 같은 경우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습니다. 현재 카카오나 네이버의 line 같은 경우에는 아주 선전을 하고 있습니다만, 이 것 역시 앞으로 얼마나 현지화, 세계화를 하느냐가 관건이겠죠.

또한 OS라는 룰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그 룰을 통합하는 크로스 OS를 가진 서비스를 개척하는 것 또한 충분히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재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맥(OSX), PC(window), 리눅스, Android, iOS 그리고 그 외에 모든 범용 전자기기를 통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등장한다면 충분히 시장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서비스는 하나이되 어느 곳, 어떤 컴퓨터에서든 되는 소프트웨어라면 충분히 시장성이 있다고 봅니다. dropbox나 Evernote가 그런 기업이죠. 

물론 우리나라는 OS 편향성이 강하기 때문에 쉽지 않겠지만, 충분히 승부해 볼 만 합니다. 실용적인 측면에서 우리나라와 같이 소프트웨어 인력이 많지만, 다른 OS를 이용하는 사람이 적고(특히 윈도우가 대다수), 돈이 된다 싶으면 포털이 모든 것을 하려고 하는 한국 시장에서는 쉽게 성공한 서비스가 나오기 어렵겠죠. 그러니 오히려 애시당초 시작을 글로벌로 뛰어들면 오히려 성공 가능성이 더 크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참 슬픈 현실이긴 하죠. 


4. 과학 기반 비지니스

사실 이 분야는 소프트웨어와 비슷하긴 한데, 성질이 조금 다르고 소프트웨어와는 다를 관점으로 가능성이 큰 분야입니다. 특히 "특허" 라는 보호막을 제대로 활용한다면 충분히 성공 가능성이 큰 이야기입니다.

과학의 가장 큰 특징은 자연 현상을 이용한다는 것입니다. 즉, 과학 기술의 장점은 인간이 만든 언어, 문화, 인문 사회적인 모든 것을 배제하더라도, 재현이 가능하다는 점이겠지요. 자석은 전세계 어딜 가든 철을 당기는 성질을 가졌죠. 이건 언어가 다른 중국에 가도, 문화가 다른 아프리카에 가도 자석은 자석입니다.

바로 여기에서 과학 기반 비지니스의 강점이 드러납니다. 물론 모든 비지니스는 성공하려면 그 사회에 녹아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이 장점을 완벽히 살리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어찌 되었든 그 기술이 가진 파급력과 재현성은 세계 어딜 가든 달라지지 않습니다.

따라서 과학 기반 비지니스는 기술만 확실하다면, 성공 가능성이 그 어느 것보다 높습니다. 특히 의과학 분야의 경우, 그 기술적 틀이 아주 폭넓게 적용되는 기초 분야부터 아주 세밀하게 적용가능한 (예를 들면 핀셋 끝부분의 구부러진 정도 같은 특허) 기술까지 모든부분에 걸쳐 기술을 파급시킬 수 있습니다.

또 하나의 예인 의약품 역시 인종이 달라도, 질병이 같다면, 그 효과 역시 비슷할 것입니다. (물론 현재 거론되고 있는 맞춤형 의약품은 논외로 하고요) 질환에 대한 치료의 한 방편인 수술 방법 역시, 질병이 비슷하다면, 적용되는 수술 기술도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따라서 그 어느 것보다 과학 기반 비지니스는 기술이 확실하다는 가정하에, 전 세계 공통 적용 가능하다는 아주 큰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앞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기술을 비지니스로 적용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따라서, 기술을 빠른 시일 안에 적절한 로컬 파트너에게 이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5.음식 관련 사업

이건 두가지 방향에서 살펴 봐야 합니다. 하나는 우리의 제품(한식과 갈이)을 세계 속에서 녹여 내는 방향에서, 그리고 또 하나는 세계 제품을 우리 안에서 녹여내고 그 것을 세계속에 판매하는 글로컬리제이션(Glocalization)의 방향에서 접근해야 할 듯 합니다.

정말 한식이 세계적인 음식이 되려면 국가적으로 홍보나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은 합니다. 물론 현재 일부 시행하고는 있지만, 일식이나, 중식, 이태리 파스타처럼 퍼지려면, 일단 맛있게 먹어본 사람들이 많아야 합니다. 그런데, 한식은 사실상 먹어본 사람이 흔하지 않죠.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현재의 국가적 홍보는 한식의 우수성, 명품성에 치우쳐서 홍보하는 듯 해서, 마케팅 포지셔닝이 잘못되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어떤 문화든 고급 문화와 저변 문화가 같이 있지만, 한식을 너무 고급스럽게 포지셔닝하고 고위 인사에게만 접대한다면, 저변이 확대되는 것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회적으로 먹는 것은 그냥 한국 전통 문화 즐기기 정도 수준일 뿐입니다. 일단 저변을 충분히 확대시킬 수 있는 정책을 우선 시도하면 당연히 고급 문화를 즐기고자 하는 계층이 생기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울러 먹어보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세계적으로 보편성 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개발해야 합니다. 또한 꼭 한국 사람이 아니더라도 음식을 조리할 수 있어야 하고, 그런 점에 대해서 거부감이 없어야 합니다. 파스타만 해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맛있게 잘 만듭니까? 그것처럼 외국에 나가면 파란 눈을 한 사람들도 한식을 잘 만들 수 있게 한식을 보급해야 하겠죠. 

비지니스 기회도 이런 맥락에서 연결되어야 합니다. 맥도날드나 타코벨처럼 한식을 조리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를 만드는 것은 어떨까요?  간단하면서도 한끼 대용이 되는 방향에서 패스트 푸드 한식 프랜차이즈를 보급하는 것이죠. 

현재 BBQ나 교촌치킨 이런 곳에서 한국 특유의 양념치킨 같은 것을 보급하고는 있는데, 이 것 역시 외국 사람이 느끼기에는 가끔 먹는 별식 같은 개념인 듯 하고, 일식이나 베트남 음식처럼 식사 대용으로 느끼는 경우는 드문 것 같습니다. 

두번째로는 외국 음식의 한국화 혹은 glocalization 비지니스입니다. 아웃백 스테이크가 이를 잘 보여주고 있죠. 호주 것인데, 한국에서 더 대박나 있는. 특히나 우리나라에는 다양한 음식을 비교적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기 때문에, 역수출하는 것 역시 가능합니다.

이제는 역수출 형태의 비지니스를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외국 음식을 한국적 색채로 역수출하는 것이지요. 물론 음식이라는 것은 현지화와 더불어, 필수적으로 내수 시장 기반의 산업적 특성이 강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성공한 한국산 파스타가 일본에서 성공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수 있습니다.

다만, 일본 기업이지만, 햄버거라는 서양식 패스트 푸드 프렌차이즈의 하나인 롯데리아가 한국에서 아주 성공했던 것처럼 (물론 성공을 한 이유에는 여러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있겠습니다만) 우리나라식 외국 음식 프렌차이즈는 충분히 시장성이 있습니다. 

6. 정유, 천연 가스 등 기간 산업

이건 지금도 우리 나라가 아주 잘 하고 있기 때문에 따로 언급할 필요가 없겠습니다만, 비지니스 기회라는 측면에서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비지니스의 본질을 따지고 보면 "필요한 사람에게 적정 이윤을 붙이 필요한 것을 준다" 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필요한 것을 구하거나(가공,무역, 수입 등), 만들어 내고(생산), 그 것을 필요한 사람(마케팅)에게 혹은 필요한 사람을 만들어 내서(수요 창출) 주면 됩니다. 그 때 필요한 사람은 가격과 서비스를 따지게 될 것이고, 그것이 어디서 왔는지는 큰 의미를 두지 않을 것입니다.

여기에 바로 사업의 묘가 있는 것이지요. 내가 만약 휘발류가 필요한 사람을 많이 알고 있다면, 굳이 내가 휘발류를 만들 필요는 없겠죠. 휘발류를 적당한 가격에 사서, 필요한 사람에게 적정 이윤을 붙여서 팔면 그에 따른 수익이 나옵니다. 도매와 소매를 생각하면 됩니다.

우리 나라는 이 걸 아주 잘하는 나라입니다. 원유를 사서 적절한 형태로 가공해서 필요한 곳에 잘 판매합니다. 우리 나라는 원유 가공-정제에 있어서는 최고의 선진국입니다. 

원유가 넘치는 중동 국가들- 사우디 아라비아, 이란, 이라크 등의 나라는 굳이 정제를 해서 판매할 이유가 없습니다. 왜나하면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원유를 판매해서 얻는 이윤은 아주 큰데 반해, 정제하고, 판매처를 확보하는 데에 들어가는 노력은 노력 대비 이윤이 많지 않기 때문이죠. 중동 국가들은 일종의 도매상인 셈이죠. 그래서 이런 나라들의 왕조나 기업들은 정제해서 판매하는 기업의 지분을 사들이거나 M&A하는 전략을 취하는 것이죠.

앞으로 원유 뿐만 아니라, 어떤 형태로든 자원 부국은 등장할 것입니다. 그런 자원 부국은 필연적으로 자원을 파는 것에 큰 일차적 이득이 있기 때문에, 가공과 정제에는 비교적 관심은 덜 할 것입니다. 그런 나라와 자원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만약 그 나라가 자원도 가지고 있으면서, 기술과 가공 정제 기술까지 관심가지고 있다면, 그 자원은 아주 큰 이득이 있지 않는 한 쉽게 상품화 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니 대체로 이런 기간 산업에서 우리나라나 기업은 포지셔닝을 가공 쪽에 두는 것이 좋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 기술에 올인하는 것이 좋겠죠. 



이 모든 비지니스에 대해서도 어디까지나 거시적으로 살펴본 것이기 때문에, 개별적으로는 분명 괴리가 있을 수 있겠죠. 

그리고 경험상, 아무리 잘 할 수 있다고 해도, 꼭 성공하는 것은 아니더군요. 성공한 기업들은 언제 어떤 경우에 아웃소싱할지 혹은 어떤 전략을 취할지 선택을 기가 막히게 잘 하더군요

글로벌화 역시 그런 맥락에서 접근해야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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