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새 올린다는 3편이 너무 늦어져서 몇 개월이 지난 지금에서야 올리게 되었습니다. 미국에서의 박사과정 공부가 만만치 않으리라는 것은 예상을 했습니다만 생각보다 너무 큰 압박을 겪으면서 글 쓰는데 소홀했었던 점 양해 부탁드릴게요.

미국 박사과정 유학 준비 시리즈 3편입니다. 1편( http://mdphd.kr/153 )과 2편( http://mdphd.kr/164 )은 각각 링크를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편에서는 제가 박사과정 유학을 준비하던 시기에 양질의 추천서를 확보하기 위해서 노력하였던 방법과 박사과정 원서를 제출하였던 과정들에 대해서 다루려고 합니다. 사실 박사과정 유학에서 가장 중요한 펀딩을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과정들도 이번 편에서 다루려고 했으나 이 글에 같이 담기에 너무 긴 내용들이 있어서 다음 편으로 미루고자 합니다. (처음에는 2부작을 계획했다가 벌써 4부작까지 늘어나고 있네요 ㅠㅠ) 미룬 만큼 더 충실한 내용으로 찾아뵙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8. 양질의 추천서 확보하기

추천서 (Letters of Recommendation, LOR) 는 미국에서는 대학교, 대학원 진학, 또는 아카데믹한 진로로 취업을 하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확보하여야 하는 서류입니다. 미국에서는 꼭 아카데믹한 진로가 아니더라도 취직할 때 이력서에 reference(추천인) 연락처 등을 명시하도록 하여서 사람을 뽑기 전에는 항상 뒷조사(?)를 하곤 합니다. 이 추천서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것 없이 굉장히 높다고 볼 수 있겠지만, 언젠가부터 미국 학교들에서 한국에서 날아온 추천서를 신뢰하지 않는 풍토가 생겼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듣곤 했습니다.

저는 먼저 미국 학교들이 왜 한국 추천서를 신뢰하지 않을까에 대한 개인적인 분석과 이를 타파하기 위한 길은 무엇이 있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는 아니겠지만 한국에서는 교수님들께 추천서를 부탁드리러 가면 상당수의 분들이 직접 써 오라고 말씀하십니다. 제 교수님만 그러셨던건 아니겠지요? 게다가 직접 써 주시는 분들도 내 제자를 좋은 학교에 보내고 싶어 하시는 애정어린 시선으로 추천서에 좋은 이야기 잘 써주시려 노력하시기도 하고요. 그러다보면 그 학생에 대해서 아는게 많지 않은 상황에서 형식적인 칭찬만 쓰여지게 되고, 결국 그게 쌓이고 쌓여서 한국에서 온 추천서의 신뢰도가 하락하게 된게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고 제 추천서에 저의 좋은점과 함께 나쁜점도 골고루 들어가기를 바랄수는 없는 법. 좋은 말을 얼마나 신뢰성 있게 보이게 할 것이냐를 놓고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

먼저 교수님을 찾아가기 전에 그 교수님과 얽힌 제 과거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해봤습니다. 그 교수님의 수업시간에 얼마나 인상적인 학생이었는지, 수업을 얼마나 충실하게 잘 따라갔으며 시험 성적은 어떠했는지, 그리고 그 수업의 결과물로 나온 것들과 그 수업의 내용을 토대로 향후에 내가 만들어낸 결과물들 등. 그리고 그렇게 준비된 자료들을 모아서 들이밀었습니다. 교수님! 저는 교수님 수업에서 이런 학생이었습니다! 라고요. 물론 저를 전혀 모르는 교수님을 찾아간 것은 아니고 어느정도 친분도 있었고 연구로도 어느정도 얽혀있어서 저를 잘 알고계신 분이라고 생각된 분들을 찾아다녔지만, 제가 제시하는 저에 대한 정보를 구체적으로 알고 계셨던 교수님은 제 석사 지도교수님을 제외하고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했는데도 네가 써 와라~ 라고 하시는 교수님은 어쩔 수 없습니다. 써야 됩니다. 그런데 교수님 입장에서 잘 써야 합니다. 제 입장이 아니고요. 여기서 구글링을 비롯한 또 다른 엄청난 고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외국에서 추천서란 어떤 것인지, 어떻게 쓰는 것인지, 샘플은 무엇이 있는지 등등. 그리고 샘플들을 상당히 많이 모아서 마음에 드는 표현들을 추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앞서 제가 설명드렸던 SOP 쓰는 요령 중 Example, Example, Example! 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학생은 나와 이런 연구를 같이 했었는데 이런 문제가 생겼을때 이런 식으로 해결하는 것을 보면서 문제해결 능력이 뛰어난 학생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등등. 구체적인 것들을 다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그 교수님 수업에서 제출한 과제와 보고서들부터 학부 과정과 석사학위 과정에서 제가 수행해 왔던 어마어마한 양의 자료들을 뒤지면서 추천서에 들어갈만한 사례가 무엇이 있을까 힘껏 짜 내게 되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추천서 초안을 들고 교수님을 찾아뵙게 되었더니, 교수님도 읽어보시고 굉장히 만족하셨던 것 같습니다.


9. 원서 제출 과정

학교마다 다르고, 학위과정마다도 다르고, 무엇보다도 각 과마다 다 다른게 원서 제출 방법마감일일 것입니다. 제 경우에는 11월 말~12월 초에 마감되는 학교 소수, 대부분은 12월 15일 마감, 늦게 마감하는 학교는 1월 15일경 정도에 포진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원서 접수에 들어가는 수수료는 적게는 $60 에서 많게는 $125 USD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거기다가 TOEFL 및 GRE 성적을 제출하는데 한 학교당 각각 $19~27 USD 정도가 들어가니, 학교당 적어도 $110~170 USD 정도를 투자해야만 원서를 제출할 수 있었습니다. 2014년 가을학기 박사과정 지원을 기준으로 한 금액이며, 물가가 매년 조금씩 오르는걸 감안한다면 앞으로 더 비싸질 수도 있는 부분이 되겠습니다.



요즘은 대학원 원서를 온라인으로 제출하게 되어 있습니다. 대부분의 학교가 온라인 시스템을 만들어두고 있는데, 자체적인 웹페이지를 운영하는 곳도 있고 ApplyYourself 등 원서접수를 대행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학교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학교마다 원서에 대해 요구하는 바가 조금씩 다르다는 것입니다.

  1. 먼저 원서를 온라인으로 제출하고 나서 접수비를 지불하고 나면 작성한 원서를 출력할 수 있는데, 이것을 출력해서 마감일 전까지 우편으로 보내라는 학교가 있었습니다. 투덜투덜 하면서도 정책에 따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2. 둘째로 원서 접수가 끝나고 최종적으로 접수비용을 지불한 후에야 추천인에게 추천서 제출 요청을 시작할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추천서도 원서 리뷰가 시작되기 전까지 접수 완료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생각해보면 접수 마감일보다 적어도 몇주 전에 접수가 완료되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이런 학교들에 원서 접수가 늦을 경우 추천해 주시는 교수님들께 일일이 연락 드려서 급하게 추천서 작성을 다시금 부탁드려야 하는 불상사도 생기게 됩니다. 교수님들은 바쁘신 분들이기도 한데다가 내가 급하다고 당장 급히 무엇을 해 달라고 쉽게 요청드릴 수 있는 분들이 아니라는 점에서 매우 부담스러운 상황이 되겠습니다 ㅠㅠ

  3. 셋째로 성적표 원본, 졸업증명서 원본, 재정증명서 원본 등을 언제까지 우편으로 도착하도록 접수하라는 학교들도 상당수 있었습니다. 봉인이 된 채로 보내야 하기 때문에 출신 학교에서 공적으로 서류를 발급받아서 보내어야 합니다. 미국에서는 학적 담당 오피스(Office of Registrar)에 성적표(Transcript)를 신청하면 학교측에서 직접 상대학교에 보내주도록 되어 있지만, 한국에서는 봉인(Official seal)까지만 해주고 직접 보내라고 신청자에게 주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저도 제가 직접 우체국에 찾아가서 EMS Premium 서비스로 발송했던 기억이 나네요. 요즘은 한국에서 EMS 등으로 보내면 3일만에 미국에 도착하곤 하는 시대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만의 하나를 대비하여서 우편 발송에도 넉넉잡고 2주 정도의 시간을 생각하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4. 넷째로 원서 접수가 완료되어도 지도교수가 정해지지 않으면 원서 리뷰를 시작하지 않는 학교가 있습니다. 이런 학교는 유학 준비하는 시절부터 미리미리 교수님들께 컨택해서 지도교수를 거의 절반 이상 확정지어 놓지 않는 이상 갈 수 있는 가능성이 많이 낮은 것 같습니다. (저도 결국 열심히 메일을 주고받던 한 학교의 교수님께서 더이상 답장도 없이 연락을 끊으시는 바람에 원서비만 날린 학교가 한군데가 있네요)

  5. 다섯째로 생각보다 입력해야 할 것들이 많은 학교들이 있습니다. SOP 열심히 작성해 놓았는데 항목별로 쪼개서 입력해야 한다면 거의 새로 작성하는 만큼의 노력과 시간이 들어가게 되기도 하고요, SOP에 충분히 설명된 내용인데 다시금 하나 하나 물어보는 양식을 가진 학교도 있습니다. 이런 학교들이 많은 경우에는 한 학교에 원서 제출하는데만 2~3일의 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어떤 경우에는 동시에 몰려오는 많은 학교들의 마감일을 앞두고 굉장히 다급해지는 경우들이 생겨나게 됩니다.

  6. 마지막으로 일부 학교의 경우에는 지원서에 GRE Registration number를 입력해야 하는데, GRE 시험 Registration number는 온라인에서 확인이 되지 않아서 ETS에 전화를 해서 요청해야 하는 상황도 있었습니다. 요즘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TOEFL은 Order number와 Registration number를 온라인 상에서 다 확인이 가능했는데 GRE는 Order number만 확인이 가능하고 Registration number는 종이 성적표에만 찍혀 있었습니다. 종이 성적표가 의미가 없기 때문에 온라인으로만 성적을 받겠다고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종이 성적표 꼭 받으시고 절대 잃어버리지 않으시기 바랍니다! (아니면 저처럼 국제전화비 써가면서 거의 한시간 가량의 전화연결 대기시간을 거친 후, 안되는 영어로 담당자랑 통화해야 합니다 ㅠㅠ)

위와 같은 다양한 문제들을 마주 대하더라도 다급해지지 않으려면 원서 접수 마감보다 많이 앞서서 제출을 마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마감일에 맞춰서 무언가를 하려면 참 다급해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더라고요. 게다가 일부 학교들은 마감일보다 일찍 제출된 원서들을 일찍 리뷰하여서 우선적으로 admission을 뿌리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마감일에 맞추어 제출할 필요도 없기도 하고요.


This file is licensed under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Share Alike 3.0 Unported license. Original Author: Daniel Schwen


일단 접수비용 지불 및 원서가 성공적으로 제출되고 모든 학교에 추천서가 도착한다면 (대부분의 경우, 추천서는 추천해 주시는 교수님들이 직접 온라인으로 작성해서 제출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80%는 끝나신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펀딩이라는 가장 중요한 20%가 남았는데, 이에 관한 내용은 4편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많이들 궁금해 하시는 내용인데 자꾸 늦추어져서 죄송스러운 마음입니다만, 그만큼 더 충실한 내용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질문은 언제든지 댓글로 남겨주시면 최대한 열심히 답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어플리케이션 소개 - Papers




아무리 머릿속에 논문의 내용을 꾸겨 넣더라도 인간의 기억력은 휘발성이라, 금새 까먹고는 한다. 특히나, 급하게 어떤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관련된 논문을 어디에 두었는지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런고로, 원하는 논문을 빠르게 찾고 원하는 정보를 취사선택하는 것은 연구자에게 굉장히 중요한 능력 중 하나다. 이러한 면에서 papers는 연구자들에게 굉장히 유용한 기능을 제공한다.


1. Library로의 기능

전자출판이 대중화 되면서 대부분의 저널들은 자신의 논문들을 pdf의 형태로 제공한다. 이 pdf는 굉장히 유용한 문서형식이라, 어떠한 환경에서도 종이에 프린트된 논문과 동일한 레이아웃으로 보여진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논문을 어떻게 보관하는지이다. 대부분 pdf형식의 논문을 폴더 방식으로 보관을 하고 있을 것이다.



도구-옵션에서 숨긴파일을 표시하면 좋은 걸 건질 수도 있다. 중요한 파일은 보안이 생명이다.

수십편 정도의 pdf라면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겠지만, 수백-수천편의 논문들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더욱이 몇 년 전에 찾아놓고 까맣게 잊고 있었던 폴더였다면, 그러한 혼돈의 카오스에서 원하는 논문을 찾는 건 서울에서 김서방 찾는 셈이다.Papers는 이러한 논문들을 보관하고, 정리해주는 기능을 충실히 수행한다. 아래와 같이 말이다.

이렇게 papers에 보관된 논문들은 collection만들기를 통해 따로 또 분류해놓을 수 있다.


2. Spotlight기능

pdf 포맷의 가장 좋은 점은 단어나 문장을 찾기가 아주 수월하다는 점에 있다. Mac과 window에서 기본기능으로 제공하는 search기능은 pdf 내에서 문장을 찾는 면에서 아주 좋기는 하지만, 모아놓은 pdf에서 원하는 문장을 찾고 바로 확인하는 면에서는 그다지 좋지만은 않다. papers의 spolight 기능은 모아놓은 pdf파일에서 원하는 문장을 바로 찾아 제공해준다. 이는 아주 유용한 기능으로, 생각나는 문장/단어들을 쉽고 빠르게 찾고 분류할 수 있다. 



3. Bibliography로의 기능


Papers2부터 추가된 논문서지로서의 기능은 endnote가 필요없을 정도로 유용하다. pages나 word에서 papers2 citation을 불러오고 (default로 control+control 키가 지정되어 있다.), 내가 가진 library 중 reference로 쓸 논문을 가져올 수 있다. 

Preference > citation 탭으로 가면, 세세한 설정을 바꿀 수 있는데, favoratie styles에 들어가면, 원하는 저널 포맷으로 바꿀 수 있다. 2014년 8월 현재 7200여개의 논문 포맷을 제공하며, 만일 여기에 원하는 논문 포맷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papers2 폴더 > Library.papers2 폴더 > styles > additional에 csl 파일형식으로 추가하면 된다. csl 파일은 citation style language 파일로 zotero 사이트 등에서 아주 쉽게 구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이름있는 논문들은 papers에서 계속 sytle 파일을 업데이트하기 때문에 직접 add해야할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csl 라이브러리 폴더로 들어가면 된다. 

이렇게 원하는 favorite style을 맞추고, pages나 word에서 papers citation 키를 누르면, 다음과 같은 창이 나타난다

이 창에서 원하는 키워드/저자이름/연도 등을 적어서 search를 한 뒤 리턴키를 누르면, 다음과 같은 형식으로 추가된다. Endnote를 예전부터 사용해오던 사람이라면 어디에서 많이 보던 형식일텐데, cite while you write 기능이 추가되기 이전 endnote에서 citation하던 바로 그 방식이다. 




이렇게 원하는 reference를 넣고 난 뒤 다시 한번 papers citation을 누르면 format manuscript 메뉴가 나타난다. 여기에서 select style에서 원하는 저널 포맷으로 변경한 뒤 format manuscript를 누르면 reference가 작성되게 된다. 


이렇게 formatted된 manuscript는 새로운 이름으로 저장되게 된다. Manuscript 원본과는 다른 파일로 저장되기 때문에, 만일 다른 저널 형식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manuscript 원본 파일을 이용해서 다시 citation 작업을 하면 된다. 

개인적으로는 papers에 bibliography 기능이 추가되면서, endnote를 구매해야 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에, 아주 만족하면서 쓰고 있는 기능이다. 물론, 소소한 에러 등은 항상 있을 수 있으므로, reference가 모두 작성된 이후에도 손을 봐야 한다. 설마 자기 논문에서 에러 확인 안 하고, 논문 제출하는 사람은 없겠지? 



만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꼭 endnote만 쓸꺼얌."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해 endnote로 bibliography를 보내는 방법을 잠시만 설명하자면, file > export > endnote XML library를 클릭해서, 라이브러리를 내보낸 뒤, endnote에서 이 라이브러리를 가져다가 쓰는 방법이 있다. 



문제는 이런 bibliography가 pages '09에서만 작동을 하고, pages5에서는 작동을 안 한다는 점에 있는데, 이야 조만간 업데이트가 호환성을 포함할 예정이라고 한다. word에서는 잘 작동을 하니, 윈도우용 papers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그냥 잘 쓰면 된다. 


사실 이정도만 알아도 papers의 대부분의 기능을 활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papers 프로그램 내의 pubmed search 기능도 있고, 뭐 quick look도 있고, 이래 저래 잡다구리한 기능들은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안 쓴다. pubmed는 웹 브라우저에서 바로 바로 보는게 더 편하고, 괜히 papers로 import해서 library 지저분해지는 것도 싫고, "어머! 이 논문은 꼭 읽어야 해~ 데헷~♥"이라고 생각했다가 수년 째 안 읽게 되는 논문들이 많아질 수록 자기 자신에 대한 자괴감은 높아지기 마련인고로, 개인적으로는 desktop 바탕화면에 pdf 깔아놓고, 미리보기로 읽은 후에 좋은 논문들만 차곡 차곡 저장해 놓는다. 바탕화면이야말로 어질르면서 놀기에 가장 좋은 놀이 공간이 아니겠는가. 뭐, 이것 이외에 dropbox를 이용해서 자신의 library를 싱크한 뒤, 아이패드/아이폰/다른 컴퓨터 등에서 보는 방법도 있기는 한데...


자, 자신의 작은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자. 연구실을 떠나서 집에서 뒹굴거리면서 아이패드로 얼마나 많은 논문을 보고 있는가? 다른 무엇보다도 불편하다. 그거 생각보다 무겁거든. 침대나 쇼파에서 뒹굴거리면서는 미드나 야영상 등을 보는거지, 공부하는 거 아니다. 눈 나빠지고 건강에 안 좋아져요. 착한 우리 연구자 여러분들은 dropbox같은 거 이용해서 괜히 집에 가서 공부한다고 설치시는 거 아닙니다. 업무시간에 뻘짓 안 하고, 충실하게 논문 보는게 건강한 신체를 만드는 지름길이에요. 


    쇼파에서는 이러고 있으면 되는거에요. Dropbox 싱크를 통해서 공부는 무슨


그래도 혹시 정말 아주 아주 드물게, 쇼파 위에서도 공부를 하는 아주 아주 대단히 드문 아주 적은 일부의 연구자들이나, 와이프가 일찍 들어오라고 성화를 해서 집에 들어와서 쇼파에서 애를 재워놓고, 와이프는 설거지를 하고 있으며, 야구나 볼까? 하고 TV를 켰는데 수십년 째 어쩔 수 없이 응원하고 있는 야구팀이 3회도 넘기지 못하고 라이벌팀에 개박살나고 있어 성질이 나서 TV의 전원을 끈 뒤, 정말 할 것이 너무 너무 없어서 멀뚱 멀뚱 앉아있다가 옆에 내팽겨쳐 있는 아이패드를 집어들고 공부를 해볼까? 하는 마음이 0.1 g 정도 든 상황에 처한 분들을 위해서, dropbox를 통해 싱크하는 방법을 살짝 알려드리자면, 


Papers 3 사세요.


Papers3에서는 기본으로 dropbox 싱크 기능을 내장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 생각 없이 사용하면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papers3에서 레이아웃이 너무 바뀐데다 기능상 papers2나 papers3나 별 차이가 없다는 생각에 구매를 안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주변에 papers1 쓰고 있는 분들도 많다. 블루토큰 때문에 1을 못 버리신다나..) 더욱이, Papers3에서 dropbox 싱크가 원하는 폴더만 싱크되는게 아니라 불만들이 이만 저만 큰 것이 아니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magic citation이 새로운 버전의 pages에서 쓸 수 없어서 (applescript가 작동하지 않음), papers3로 이주하는 것은 아직 추천하고 싶지 않다. 

자. 연구자로써 논문을 분류하고 정리하고 서지를 작성하는데 유용한 papers의 세부내용은 대충 이렇습니다. 일단 trial로 쓰면서 이것 저것 만져보고, 써보고 난 뒤에 결정하는게 가장 좋은 방법일 듯 싶네요. 윈도우용과 Mac용 모두 있으니, 운영체제에 상관없이 재미있게 쓰면 됩니다. 학생할인도 있으니, 학생증 스캔해서 보내면 디스카운트 쿠폰도 올 껍니다. 개인적으로는 2006년쯤인가 papers 프로그램을 알게 되고, 당시에는 mac용 밖에는 없는지라 호주머니 탈탈 털어서 맥북 흰둥이를 사게 만든 그런 프로그램이라 그런지 애착이 많군요. Mekentosj가 합병되면서 업데이트도 느려지고, 기능 향상도 없어서 좀 그렇기는 하지만, 좋은 프로그램임에는 틀림이 없어요. 가격도 endnote 등에 비하면 저렴하니 구입하시고 후회하지 않으실 껍니다.


Papers 홈페이지: http://www.papersapp.com




지난 번 우리는 시간관리를 위한 대표적인 2가지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인간은 도구의 동물이라, 그렇다면 이러한 시간관리를 도와줄 수 있는 도구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자. 


1. 아날로그 도구들

먼저, 프랭클린 플래너. 가장 대표적인 시간관리 도구이다. 

코비 아저씨의 미끼상품. 프랭클린 플래너. 개인적으로는 대학생 시절인 2002년쯤부터 써오고 있으니 이제 10여년이 넘게 써오고 있다. 처음에는 이걸 쓰기만 해도 막 시간이 막 알아서 막 효율적으로 사용될 줄 알았는데, 아무리 좋은 도구라도 쓰는 사람에 달려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효율적 시간관리 같은 건 별로 생각하지 않고 귀찮으면 안 쓰기도 하면서 10여년째 사용하고 있다. 끄적이는 걸 워낙 좋아하기도 하고, 막 다이어리에 뭐가 막 쓰여있으면 왠지 내가 무지 열심히 살고 있는 것 같잖아. 

프랭클린 플래너는 코비의 자연법칙에 따라 계획을 세우기에 가장 적합하게 만들어져 있다. 속지는 사실 뭐 별거 없다. 우선업무 섹션에는 그날 그날의 업무를 중요도에 따라서 정리하도록 되어있고, 예정일정은 말 그대로 예정일정, 그리고 기록사항에는 기억해놓을만한 메모공간이 존재한다. 

진짜 뭐 별거 없는 이 녀석의 가격은 상당하다. 1년치 속지 가격만 해도 25000원이고, 거기에 보관용 케이스 10000원을 더하면, 속지에만 35000원이 들고, 거기에 바인더를 가죽으로 사기만 해도 막 당신의 카드명세서에 적지않은 부담이 된다. 그래서 이 가격이 부담이 된다면, 그냥 병원이나 학교에서 나오는 다이어리를 써도 무방하다. 아니면 양지 시스템 다이어리도 괜찮은 편이고. 

이에 대항하는 GTD의 아날로그 도구 대항마는 바로! 

위 사진은 머리숱이 없으신 분들에게 선물로 드리기에 안성맞춤인 포스트-잇.

너무나도 허무하게도 포스트-잇이다. 지난 번 글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GTD의 핵심은 할 일을 수집(collect)하고, 분류 (review)하고, 실행하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에, 일을 수집하는 과정에서 포스트-잇보다 더 효율적인 도구는 없다. 포스트-잇에 할 일을 굵은 펜으로 크게 적어서 벽에 붙여만 두어도 무슨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지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 이렇게 말이다. 


여기저기 그냥 붙여두고 어디다 붙였는지 까먹지만 않으면 된다. 

이렇게 붙여둔 포스트-잇을 검토시간에 찬찬히 검토하면 된다. 원래 수집 단계에서는 아주 큰 글씨로 제목만 적어두라고들 하는데, 적다 보면 이런 저런 아이디어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일의 성격에 맞는 크기의 포스트-잇을 사용하면 된다. 개인적으로는 일반적인 크기의 포스트잇과 함께 3M에서 나온 studymate note를 아주 애용 중이다. 

엥? 그런데 앞선 시간에 프랭클린플래너의 시간관리법과 GTD를 합치라고 했잖아요? 그럼 포스트-잇과 플래너를 따로 따로 사용해야하는건가요? 라고 물어볼 듯 싶다. 이에 대한 답은 

플래너에 포스트-잇붙여. 크면 잘라서 붙이던지. 

개인적으로는 플래너를 이런 식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날 그날 해야하는 일들을 적은 포스트-잇을 그냥 플래너에 붙여서 사용중이다. 아래와 같이 말이지. 

는 1D1P 씁니다. 프라이버시를 위해서 모자이크를 처리했습니다. 물론 내 프라이버시말고, 다이어리에 적힌 분들의 프라이버시. 사실 나같은 사람이랑 같이 노는 게 동네방네 알려지면 나라도 좀 쪽팔릴 듯. 

개인적으로는 이것 이상가는 아날로그방식의 시간관리법은 잘 모르겠다. 이게 제일 효율적인 방식인 듯 싶다. 벽에 가득 붙여놨던 포스트-잇 중 이미 완료하고 다이어리에 붙일 가치가 없다고 생각되는 놈들을 쫙-쫙- 찢어서 쓰레기통에 버리면 그것 이상가는 스트레스 해소법도 없고 말이다. 

그렇다면, 디지털을 이용한 시간관리 도구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건 좀 복잡하다. 


2. 시간관리를 위한 디지털 도구

어릴 적, 21세기가 되면 인류는 대단한 진보를 이룰 것이라고 생각했다. 초음속 여객기로 뉴욕까지 1시간이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바둑이는 말을 하고, 미인 비서가 하루의 일정을 브리핑해주고, 알약 하나 먹으면 배가 부를 것이라고 말이다. 

근데 사실 나는 미래가 매드맥스처럼 될 줄 알았음. 핵낙진으로 엉망이 된 미대륙을 말하는 바둑이 데리고 횡단해야하는 줄 알았지 뭐. 아니 그건 폴아웃이였던가? 아님 라스트오브어스처럼 좀비들이 득실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21세기가 되어서 알아서 척척 시간을 관리해주는 디지털 도구는 아직까지 없다. 아니, 이런 저런 도구들이 창궐했지만 이런 저런 면에서 문제점들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시간관리를 위한 디지털 도구가 가져야 할 특성은 사실 따지고 보면 하나만 갖추면 된다. 

안정성

하루가 다르게 어플리케이션들이 개발되고, 쇠퇴하고, 업그레이드되는 시기에 디지털 도구가 가진 가장 큰 단점은 안정성의 결여이다. 수년 간 열심히 기록해 놓은 디지털 자료들이 프로그램이 업데이트 되면서 기존 기록을 불러오지 못하게 된다거나 (호환성의 결여), 업데이트의 중단으로 인해 기존 데이터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거나, 물리적 손실 등에 의해 (하드디스크/SSD의 물리적 오류) 등에 의해 데이터가 싹 날라가 버린다거나 하는 일들이 생각보다 많이 생겨난다. 이에 의해 수년 전부터 클라우드 등을 이용해서 데이터를 백업하는 방안들이 도출되었으나, 이것도 사실은 남의 서버에다 내 데이터를 보관하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도찐개찐에 불과하다. 더욱이 최근에 있었던 icloud 서버 해킹에서 보듯 해킹의 위협에서도 자유롭지 못하고. (업튼은 정말 대단하다. 아니 벌렌더가 정말 대단한거지. 이건 뭐. 와.) 

요약하자면, 안정성이 담보된 디지털 도구는 현재까지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방법들은 수십년 정도 보관이 가능하다. 이 정도로 밑밥을 깔고 넘어가자.

그렇다면, 디지털 도구에는 어떠한 종류들이 있을까? 

일정관리를 위한 도구

할 일 관리를 위한 도구

노트/자료수집을 위한 도구

↑ 얘들을 모아놓은 삼선짬뽕

대충 이 정도로 나눌 수 있을 듯 싶다. 근데, 이거 대충 포스팅하려고 쓴 글인데 어째 글이 점점 헤비해진다.

먼저 일정관리를 위한 도구를 살펴보자.


1) 일정관리를 위한 도구


정말 간만에 보는 mac vs pc. Microsoft의 프로그램들을 보고 있으면, 정말 빌게이츠은 하와이에 휴가 다녀와서도 파이차트랑 스프레트시트로 보고할 것 같다. "애들과 같이 보낸 시간은 전체 휴가의 45%를 차지했으며, 여행경비의 35%가 식비로 쓰였다." 뭐 이런 식으로 말이지. 

개인적으로 일정관리의 최고봉은 outlook이상 가는 것이 없다. 요즈음은 outlook.com으로 넘어가면서, 캘린더로 변했긴 하지만 말이다. 하긴 일정관리야 뭐 특별할 필요가 있나 싶기도 하다. 일정을 카테고리별로 분류해주고, 미리 알림만 재깍 재깍 노티해주면 되는거지 뭐. 그런고로, windows에서는 outlook (혹은 캘린더), mac에서도 calande 이상 가는 것이 없다. 


windows의 outlook.com 캘린더


Mac의 캘린더

사실 이 두 프로그램이 별반 다를 것 없다. 생긴 거 좀 다르고 사용되는 운영체계가 좀 다르다는 것 뿐이였는데, 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outlook.com으로 mac에서는 icloud.com으로 클라우드 띄우면서 운영체계 문제도 사라져버렸다. 즉, 이 두 운영체제의 캘린더가 클라우드로 바뀌면서, 어떠한 종류의 기기에서든지 웹브라우저를 통해 자신의 일정에 접속하면 된다는 이야기다. 만일 두 어플리케이션을 동시에 사용한다면 구글 캘린더로 둘 다 동기화 해버리면 되고 말이다. 

여하간, 일정관리 부분에 있어서는 outlook이든 mac의 캘린더든 아무거나 써도 무방하다. 그런데, 이 두 프로그램이 공통적으로 결여하고 있는 부분이 바로 1) 할일관리의 부재 2) 노트/자료수집 기능의 부재이다. 


2) 할 일 관리

프랭클린 플래너 방식이든 GTD 방식이든 할일관리는 필수적인 부분이지만, 앞선 글에서도 말한 바와 같이 GTD의 inbox 형식의 할일 관리 프로그램 위주로 알아보자. 

GTD 방식으로 할 일을 관리하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는 wunderlist, things 등 여러가지 프로그램이 존재하지만, 오늘 소개할 프로그램은 omni focus이다. 

프로그램 더럽게 비싸게 팔아먹기로 유명한 omni group에서 만든 omni focus는 비싼 가격만큼이나 좋은 기능을 자랑한다. 

위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 inbox에 할 일을 모아두고, review를 하면서 일을 처리한 뒤, 후속 작업이 필요한 업무에 대해서 project로 이동시킬 수 있다. 그리고 forecast를 통해 앞으로 처리해야 하는 일의 일정을 파악할 수 있다. 특히 context부분이 재미있는데, 프랭클린 플래너 방식/GTD에서의 위임에 그치지 않고, 협업의 경우 같이 일을 해야 하는 상대를 특정하여 context로 분류할 수 있다. 혹은 개인적인 일인지, 업무상의 일인지, 취미 생활인지 등으로 분류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또한, 모바일 기기등과의 연동 역시 아주 omni server를 통해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아주 수월한 업무처리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자랑하지만, 요즘 웬만한 프로그램들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특출난 장점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주 유용하게 사용 중이라 omnifocus에 대해서는 나중에 시간을 내서 자세히 리뷰하자. Things/wunderlist 역시 비슷한 역할을 수행하며, mac의 경우 기본 제공되는 미리알림이 바로 이 할일 프로그램에 속한다. 


3) 노트/자료 수집을 위한 프로그램

이 부분이 가장 애매한 부분이다. Daily journal 형식의 노트 프로그램은 대부분 일기 형식의 프로그램이며, 자료 수집을 위한 프로그램은 캘린더 형식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적다. Daily journal 형식의 노트 프로그램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macjournal이 있고, 보안성이 똥망인 day one등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좌)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macjournal (우) 보안성이 똥망이지만 디자인이 겁나 예쁜 day one

매일 매일의 자료를 취합하고 보관하는 용도로는 자잘한 file의 import가 가능한 macjournal이 나은 편이지만 모바일 기기에서 접근이 불가능하고, 가볍게 쓰기에는 day one이 유용하지만 자잘한 file의 import가 불가능하다. 

단순히 daily journal을 작성할 요량이라면, 다음과 같은 방법도 아주 유용하다. 캘린더에서 일정을 만든 뒤 그 안에 메모형식으로 적어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래와 같이 말이다. 


자, 여기까지는 daily journal 용 프로그램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보았고, 이제 자료를 취합하는 용도의 프로그램에 대해서 살펴보자. 자료 취합용 프로그램은 이것 저것 이야기할 필요 없이 

Devonthink 닥추

겁나 비싼 이 프로그램 역시 겁나 제 가격 값을 한다. Devonthink는 어떤 파일이던지 import해서 보관해 놓을 수 있다. jpg, psd, doc, pages, keynote 등등 어떤 파일이든 그저 drag and drop만 하면 알아서 다 보관해준다. 여기에 주제에 맞는 database를 만들거나 하위 폴더를 만들어서 보관해두면 된다. 

Devonthink에 대해서도 나중에 자세히 포스팅 하겠지만, 윈도우나 맥에서 기존 하던 방식으로 폴더 형식으로 자료를 보관하는 것과 뭐가 다르냐?고 반문한다면 사실 할 말은 없다. 그냥 더 편해. tag로 분류하기도 편하고, 폴더 내에서 검색도 좋고, 내가 따로 관리 안 해도 되고 말이다. 물론 대안으로 evernote 등 여러 프로그램이 있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devonthink를 가장 추천하고 싶다. 아님 그냥 finder나 내문서에 폴더 형식으로 분류해도 무방하다. 


4) 얘들을 모아놓은 삼선짬뽕

사실 이러한 세 가지 기능 (일정관리, 할일관리, 노트/자료 수집)을 모두 포함하는 프로그램은 없다. 현재까지 이러한 기능을 위해 나와 있는 어플리케이션들은 모두 위의 세가지 기능 중 거의 일정관리/할일관리만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노트/자료 수집을 위해서는 다른 프로그램을 써야 한다. (프로그래밍 좀 열심히 배워둘 껄 그랬다. 내가 만들어서 팔아먹게.) 이러한 어플리케이션들 중 그나마 쓸만한 프로그램 두 가지를 소개한다. 

Opus domini

opus domin 미니멀리즘이 창궐 중인 이 시대에 스큐어몰피즘을 고집하고 있다. 아니, 고집한다기 보다는 얘네들 업데이트를 안해. 그냥 몇 년 째 디자인이 이모양이다. 

사실 opus domini를 소개해야 하는 건지 말아야 하는 건지 좀 애매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 이유는 바로 이 프로램이 많은 단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 보다도 가장 큰 단점은 sync가 잘 안 된다는 점. opus domin는 icloud를 통해 모바일 기기와의 연동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게 거의 sync가 안 된다. 그래서, mac에서 써 놓은 노트들을 iphone이나 ipad에서 불러오는 것만 해도 엄청난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단, 모바일 기기간의 sync는 이상하게 잘 되는 듯. mac에서 싱크 에러에 대해서 몇 번이나 문의를 했는데도 문의에 대한 대답은 "너 님 잘못입니다. 호갱님~"이다.

 아 놔 무슨 현기차인줄 알았네. 

그리고 얘네 업데이트 정말 안 한다. 마지막 업데이트가 언제 쯤 이였는지도 가물 가물 하다. 마지막으로 에러. 심심하면 어플리케이션이 뻗고, 에러 메시지 뜨고, 폰트는 개판되고, 난리가 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유용한 일정관리 프로그램임에는 틀림 없다. 기본적으로 일정관리와 daily note를 사용할 수 있으며, compass/goal/mission의 경우는 프랭클린 플래너 방식으로 계획을 세울 수 있으며, master tasks의 경우는 GTD와 같이 새로운 프로젝트를 세워서 진행하는 데 적합하다. 그래서, 울며 겨자먹기로 쓰고 있다. 아. 당연히 일정은 mac 기본 캘린더와 공유해서 사용된다.

(이 글을 쓰면서, 얘네 뭐하고 사나 piso13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opus one이라는 새로운 일정관리 프로그램을 런칭하려고 하나보다. 그래서 데모라도 받아볼까 했더니만 요세미티 전용이야. 아 놔. 난 아직도 매버릭스 쓰고 있단 말이다. 요세미티 너무 불안정 해. 하긴 잡스옹 사후에 맥이 좀 이상해지기는 했지. 예↗전↘에는 안↗정적이였는데↘ 잡↗스있을때쯤에↗ 근데 지금은 으응~ 안예→쁘고↘ 에러가많아서너무짜증나요. 왜 미니멀리즘으로 가는거야? 난 소가죽질감의 예전 스큐어몰피즘 디자인이 참 좋았는데. ibook 읽을 때 책장 넘어가는 느낌 같은 거 무지 좋잖아.)

이와 비견할 만한 프로그램이 바로 planplus일 것이다.


Planplus

사실 맥 쓰기 전까지 outlook에 add-on 형태로 되어있던 planplus를 사용 했었다. 가뜩이나 무거운 outlook을 더 무겁게 만들어서 한 시간에 한 번씩 outlook을 뻗게 만드는 주범이였지만, 그럼에도 계속 사용했었는데, 요즈음 얘네들 online으로 돌아섰나보다. 위 그림과 같이 기본적으로 프랭클린플래너 방식의 일정관리 프로그램이며, 온라인으로 모든 정보를 다 넣게 되어있다. 리뷰도 쓸 겸 회원가입을 해서 이것 저것 만져 봤는데, 그닥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마음에 들지 않는 이유는 1) daily note가 엄써. dailynote가 없는 플래너는 반쪽 아닌가? 2) 캘린더 데이터 싱크가 stand-alone인 듯. 그럼 google 캘린더나 outlook 캘린더 혹은 icloud 캘린더를 비워두란 말이냐? 3) 겁나 비싸. 1년에 80$에 육박한다. 그것도 온라인 버전만. 모바일 버전까지 다 하면 한 해에 수십만원을 뽑아가는 듯. 님들 좀 ㅎㄷㄷ 한듯. 

문제는 그럼에도 이만한 프로그램이 없는 듯 해서 소개한다. 아날로그 프랭클린 플래너를 고스란히 빼다 박은 모양새에 기능도 동일하다. 할 일 목록 > 일정이 기본 기능이며, mission, compass등을 제곤한다. 그리고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안내도 충실하고. 비싼 값을 할 듯 싶다. 


결론. 그럼 뭘 어떻게 하라고? 

그냥 맘대로 쓰시면 됩니다. 아날로그 사용하시고 싶으신 분들은 다이어리+포스트-잇 사용하시고, 디지털 백업을 해놓고 싶으신 분들은 위의 프로그램을 쓰시던지 아니면 더 좋은 프로그램 발견하시면 그걸 쓰세요.

도구는 어디까지나 도구에 불과하다. 이런 프로그램들을 사용한다고 해서 일정관리가 척척 되는 것도 아니고, 결국은 "나"라는 존재가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는 것이기 때문이지 뭐. 

개인적으로 사용 중인 도구의 조합은 다음과 같다.

1) 프랭클린 플래너 + 포스트-잇 (크기별): 아날로그 도구

2) Opus domini: 일정관리, 노트용

3) Ominfocus: 프로젝트 관리용

4) Devonthink: 자료 취합용

뭐 이 정도면 그럭 저럭 불만없이 살 수 있다. 


나는 돈이 없다! 연말정산에서 돈 토해내고, 담뱃값도 오르는데 무슨 하찮은 프로그램 따위에 돈을 쓸소냐!

라고 외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듯 싶다. 이런 분들을 위한 솔루션을 제시하자면,

1) 학교/병원에서 나오는 다이어리 + 포스트-잇: 아날로그 도구 

2) 기본 캘린더: outlook, icloud

3) pages/doc/hwp등 daily journal을 위한 워드프로세서

4) 자료 취합을 위한 내문서내 폴더

그냥 이렇게 쓰시면 된다. 돈 없다고 어둠의 루트를 이용하지 마시고.


그럼에도 이게 뭐야! 난 좀 뽀대 나면 좋은데! 하시는 분들은 

 개인비서를 고용하세요. 데헷~♡


아. 남자의 로망! 그거슨 secretary! 스칼렛 요한슨 같은 비서가 일정관리 해 주시면 정말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꾸벅.

아마도 그녀(그)가 알아서 다 일정관리 해줄꺼에요. 뭐 귀찮게 내가 종이에 끄적이거나 컴퓨터 앞에 앉아서 꼬물짝댈 이유가 있나? 그냥 그녀(그)에게 말만 하면 알아서 척척이지.

뭐 이 정도입니다. 시간관리를 위한 도구는 도구일 뿐입니다. 제일 중요한 건 자신의 인생을 관리하는 주체가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입니다. 끄적일 시간도 없는 분들은 머릿속에서 정리하면 되는 거고, 아님 아무 종이에다가 정리 해 놓고 그걸 잃어버리지만 않으면 되는 거고. 아무리 좋은 도구도 쓰는 사람이 게으르면 아무 쓸모가 없어요. 반대로 아무리 하찮은 도구라도 쓰는 사람이 잘 쓰면 최고의 도구가 됩니다. 무슨 도구를 쓰건 잘 쓰시기를! 


옛 성현들의 말씀에,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바람 불 때 연날리라 하였습니다. 요즘 우리 팀블로그 유입되시는 분들이 많은 김에 모아둔 글을 대방출 해야 할 듯 싶군요. 달려 보십시다. 아 놔. 근데 모아둔 곳간의 글이 바닥나고 있어. 그리고 연구계획서 마무리 해야 하는데 ㅠㅠ






영화 서텨 아일랜드의 거의 마지막 부분 장면이죠. 영화를 보신 분이라면 저 대사가 얼마나 의미심장한 것인지 와 닿으실겁니다. 영화를 안 보신 분을 위해 간단한 줄거리를 말씀드리면, 정신병을 앓고 있는 범죄자들을 구속하고 있는 섬이 있습니다. 교도소이자 정신병원 역할을 동시에 하고 있는 섬인거죠. 그런데 이 섬에서 어떤 여자 환자가 행방불명되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연기하는 연방수사관이 이 섬에 조사차원으로 방문하면서 영화가 시작합니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이 섬이 단순히 정신병 범죄자를 수감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정부에 위협적인 인물을 가둬놓고 전두엽 절제술을 시행해 폐인으로 만들어 관리하고 있는 듯한 정황들이 드러납니다. 이 이후의 줄거리는 스포일러에 해당되니 영화를 직접 보시길 권합니다. 마틴 스콜시지가 만들어 낸 장면에 디카프리오의 훌륭한 연기가 잘 어우러진 영화입니다.

위 영화의 배경은 1950년대 미국인데요.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정신병 또는 신경병을 치료한다는 목적으로 두뇌의 일부를 절제하는 경우가 실제로 많았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간질(지금은 뇌전증으로 이름이 바뀐)을 치료하기 위해 측두엽, 해마 등을 절제하는 수술적 치료인데요. 이 치료법은 아직도 약물로 조절되지 않는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되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전기적 발작이 시작되는 부분을 전극으로 찾아 내어 그 부분만 잘라내지만, 1950년같은 옛날에는 앞뒤 잴거 없이 그냥 해마나 측두엽 전체를 제거했습니다.

(출처:wikipedia, 이렇게 해마처럼 생겼다고 해서 해마라고 이름 붙여진 그 곳)

그런 시절에 아주 심한 뇌전증을 앓았던 환자가 있었습니다. 1926년에 태어난 Henry Molaison이라는 사람인데요. H.M.이라는 이니셜로 더 유명하죠. 예 맞습니다. 양쪽 해마를 절제해서 단기기억상실증을 앓게 된 사람이죠. 여기서 영화 메멘토를 떠올리시는 분도 많으실겁니다. 메멘토의 주인공처럼 새로운 정보나 인물을 장기기억으로 저장하지 못 하고 금방 잊어버리는 증상을 앓게 된거죠. 1953년에 해마절제술을 시행했다고 하는데 그 보다 예전 기억은 잘 기억하고 있었던 반면, 1953년 이후에 일어난 일들은 거의 기억하지 못 했다고 합니다. 단, 절차기억(자전거타기, 수영하기 등등)은 남아있는 상태일 뿐만 아니라, 새로 배울 수도 있었다고 합니다. H.M.의 케이스가 과학계에 보고되자 많은 사람들이 기억에 관한 연구를 하기위해 H.M.을 테스트했고, 심리학 신경과학 역사에 잊혀질 수 없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H.M.의 케이스는 이후 동물 실험을 하는 연구자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쳐서 쥐나 토끼의 해마 기능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 한 명이 이번에 노벨상을 받은 O'keefe였죠. 

(출처: http://robertchaen.com/2014/10/08/6970/, 흰수염이 멋있으심)(출처: http://berkelab.org/BerkeLab/Techniques.html, 신경세포의 전기적 신호기록을 위해 머리에 전극을 설치해놓은 쥐의 모습입니다.)

O'keefe 교수는 당시 위의 오른쪽 사람처럼 쥐가 살아 있는 상태에서 해마에 전극을 꽂아 자유롭게 돌아다니게 하며 신호를 기록했는데요. 쥐의 해마는 사람의 해마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좋은 위치에 있기도 했고, H.M.에 대한 보고도 있었으니 열심히 실험하고 연구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 결과 O'keefe 교수는 해마가 뇌의 인지적 지도에 해당되는 부위라는 가설을 뒷받침할 만한 연구결과를 내놓게 됩니다. 그게 바로 이번 노벨상 업적이기도 한 장소세포, place cell의 발견입니다.

쉽게 말해 장소세포는 어떤 환경에 개체가 노출되었을때, 주변 환경에 대한 cue나 정보를 인식해서 어느 특정 부분에서만 활성화되는 세포라는 것이죠. 쥐로 치면 

(출처:http://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0014488676900558, Place units in the hippocampus of the freely moving rat, O'keefe, 1976, Experimental Neurology)

 위와 같은 실험실 환경에서 가운데 보이는 T자형 미로을 왔다갔다 할때 특정 위치에서 활성화되는 세포라는 거죠. 우리 사람으로 치면, 집에서 거실 쇼파에 있을때 활성화되는 세포, 화장실 변기에 앉아 있을때 활성화되는 세포가 해마에 포진해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 유명한 런던 택시 운전사에 관한 연구를 보면 복잡한 런던이 골목을 이리저리 누비고 다니는 택시 운전사의 해마가 일반인보다 크다고 되어 있죠. 그런곳에서 네비게이션도 없던 시절부터 오랜시절 운전해오신 베테랑들에게는 장소세포가 많이 필요했나봅니다.

해마는 단순히 장소만 기억하는 역할만 담당하지 않습니다. 저 위에서 언급했던 H.M.의 경우, 메멘토의 경우처럼 타인에 대한 기억도 저장하게 되는데요. 그와 관련한 멋진 연구가 여기 있습니다.

(출처: http://www.nature.com/nature/journal/v435/n7045/full/nature03687.html, Invariant visual representation by single neurons in the human brain, 2005, Nature)

진단 및 치료목적으로 해마와 그 인접부위에 전극을 삽입한 뇌전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실험입니다. 이 환자의 경우 제니퍼 애니스톤이라는 특정인물에만 반응하는 세포가 있었는데요. 동명이인이나 다른 여성 사진에는 반응하지 않았고, 웃프게도 브래드피트와 애니스톤이 함께 있는 사진에도 반응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ㅡ,.ㅡ; 

물론 이렇게 발견된 현상은 단순히 세포에 사람얼굴이나 특정장소가 저장된다기 보다는 여러 신경 세포의 활동의 조합, 즉 패턴의 형태가 기억을 표상할 것으로 믿어지고 있습니다. 결국 장소세포 또는 할머니세포, 제니퍼 애니스톤 세포라는 것은 결국 그 패턴을 이루는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수많은 신경세포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죠. 

그렇게 생각을 하고 해마와 그 인접부위에 관해 더 실험, 연구를 하다가 발견된 것이 격자세포, Grid cell입니다. 결혼해서 같이 살면서 연구도 같이 하시는 Moser부부가 발견했죠. 격자세포란

(출처: 문명 홈페이지 캡처, 문명하셨습니다의 그 문명5)

저 게임 상의 유닛처럼, 격자를 하나씩 이동할때 마다 활성화되는 세포를 말합니다. 이 격자세포는 해마로 정보를 보낸다고 알려진 Entorhinal cortex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출처: http://www.ucl.ac.uk/news/news-articles/1001/10012001)(출처: Buzsáki, György, and Edvard I. Moser. "Memory, navigation and theta rhythm in the hippocampal-entorhinal system." Nature neuroscience 16.2 (2013): 130-138.)

실제로 격자세포를 실험적으로 기록하면 위의 왼쪽 그림처럼 됩니다. 쥐가 쥐장안을 자유롭게 돌아 다닌  흔적이 검은색 실선입니다. 그리고 그 실선 위에 기록하고 있는 세포가 활성되었을때 빨간 점을 찍으면 저런 육각형의 격자 모양이 생기는 거죠. 이렇게 기록한 결과에서 위치에 따른 신경세포의 활성화되는 빈도를 색깔(높을 수록 빨간색, 낮을수록 파란색)로 표현한 것이 오른쪽의 상단 그림입니다. 이 그림을 보면 Entorhinal cortex라는 피질의 해부학적 위치에 따라 격자세포가 기록되는 거리 간격이 다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Dorsal은 등쪽을 의미하는데, 이 곳의 격자세포들은 훨씬 촘촘한 간격에서 활성화되죠. Ventral이라고 되어 있는 배쪽의 격자세포는 조금 더 넉넉한 공간에서 활성화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각 세포마다 기록되는 육각형 격자의 각도가 달라지면서 공간 상의 X,Y위치를 훨씬 자세하고 촘촘하게 인지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이 격자공간에 대한 좌표를 처리해서 해마로 보내면 해마의 장소세포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이렇듯 해마와 그 인접부위는 기억과 관련되어, 신경과학이나 심리학 분야에서는 아주 핫한 곳이었습니다. 그런 부위에서 우리의 기억을 표상하는 두뇌의 기전을 신경세포 수준에서 발견하고 증명한 장소세포와 격자세포에 관한 연구는 이번 노벨상 수상에 전혀 손색이 없는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되었네요. 이번 수상자를 예측한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초기 연구가 1971년도에 시작되었으니 더 그렇기도 하겠지요. 참고로, 노벨상 수상 시점과 연구 시점에서 가장 큰 간극이 있는 상이 바로 생리의학상이죠. 초기 발견부터 그 의미가 다시금 재해석되는데 많은 시일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에 반해 물리나 화학은 바로 이론을 실용화시키는 것이 생물보다는 훨씬 더 쉽게 가능하죠.


올해 수상자는 John O´Keefe May-Britt Moser and Edvard I. Moser 입니다. 참고로 후자 두분은 부부죠. 자세히 보시면 알겠지만, 비율이 1/2 : 1/4,1/4 입니다. 보통은 1/3 인 경우가 많은데, 연구의 중요성과 시기로 인해서 이런 비율이 등장한 것 같아 보입니다. 



positioning system in the brain 에 기여한 바로 수상했는데, 자세한 내용은 조만간 저희 팀블로그 필진 중 한 분이 설명드릴 것 같습니다. ^^


간략하게 설명드리면, 뇌에서 어떻게 정보가 기억되고, 그 정보의 기억 장소가 특정한 곳에 지정되는가에 대한 내용입니다. 기본적으로 기억과 관련하여 브레인이 작동되는 원리를 밝힌 셈인데, 혹시 궁금하신 분들은 요기를 클릭하시면, 언론을 대상으로 한 정보가 있습니다. 물론, 영어입니다. ^^


조금 더 자세하게 읽어보시고 싶으신 분들은, 노벨상 위원회에서 작성한 설명 글을 읽어보시는 것도 좋겠네요.


The Brain's Navigational Place and Grid Cell System.


이건 조금 더 세분화되어 있어서, 관련 분야에 연구하시는 분이 아니라면 조금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당연히 영어겠죠. ^^



해마다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되는데, 우리 나라 과학계는 이 수상에 목을 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하지만, 개인적으로 노벨상과는 큰 관련이 없는 중개 연구를 하는 입장을 떠나서라도, 노벨상에 너무 목 맬 필요는 없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노벨상을 받기 위해서 과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를 즐겁게 하다보니깐 노벨상과 같은 큰 상을 받게 되는 것 아닐까 합니다. 절대 노벨상을 폄훼하는 것은 아닙니다. ^^


노벨상을 아직 받지 못했지만, 아니면 받지 못했던 연구들 중에서도 아주 멋진 연구들이 많습니다. 일례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도 엄밀히 따지면, 노벨상을 받지는 못했죠. 그렇다고 해서 아인슈타인이 노벨상을 못 받은 것은 아니지만요. 광전 효과로 1921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죠. 하지만, 과학적 사실은 상대성 이론에게 노벨상을 수여한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노벨상을 받지 못했다고 해서 그 이론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고, 그 중요성이 덜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핵심입니다. 그리고 전 아인슈타인이 노벨상만을 받기 위해서 물리 연구를 했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네요. 학문을 즐기다 보니깐 그렇게 된 게 아닐까요?


물론, 노벨상을 받게 되면, 그 연구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고, 관련 분야가 조금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긍정적 측면도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에게도 영광이고, 국가적으로도 영광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연구의 본질은 노벨상과 같은 외적 업적에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너무 노벨상 노벨상 그러는 세태는 조금 지양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때로는 자신이 하고 있는 "소소한" 연구가 개인에게는 더 없이 큰 행복을 줄 수 있지 않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제가 박사과정 유학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과정 중, 지난 글(http://mdphd.kr/153)에 이어서 학교와 연구분야의 선택부터 지원에 필요한 다양한 서류들을 작성하고 준비하였던 경험담에 대하여 다루어 보겠습니다.


4. 학교의 선택과 연구분야의 선택

학교의 선택과 연구분야의 선택은 지원서 작성에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입니다. 특정 관심 연구분야가 확고하게 정해져 있다면 이 부분은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관심사가 넓고 다양한 연구를 해 보고 싶은 경우에는 학교 선택과 랩 선택이 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제 경우에도 연구의 큰 카테고리 정도만 정해두었을 뿐 세부적인 연구주제는 넓게 열어두었으며, 이로 인하여서 조사하여야 할 정보의 양이 방대해지게 되었습니다.

먼저 학교 선정은 US News 웹사이트(http://www.usnews.com/best-graduate-schools)에서 제공하는 학과 별 랭킹을 많이 참조하였습니다. 애초에 유학의 목적을 설정할때부터 가장 뛰어난 연구환경과 가장 뛰어난 동료들 틈에서 연구해보고 싶은 열망이 컸기 때문에, 학과별로 참고할만한 지표를 제공하는 US News 학과별 대학원 랭킹에서 최상위권에 위치한 학교들을 중심으로 지원할 곳을 선정하였습니다. 참고로 또 다른 대학원 랭킹 자료로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제공하는 아카데믹 서치(http://academic.research.microsoft.com) 사이트의 랭킹 정보도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US News와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랭킹을 정하기 때문에 순위가 다릅니다. 특히 어느 교수로부터 얼마나 많은 저널이 나오고 있는지, 주로 어디에 퍼블리쉬 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점이 장점입니다.

두번째로 나의 관심 분야를 연구하는 교수가 있는가 라는 기준으로 학교들을 걸러내기 시작했는데, 처음에 선정한 학교 중 70% 정도의 학교가 남게 되더군요. 이 과정과 동시에 각 학교별로 제가 contact 해야 할 교수(연구그룹) 목록을 확보하였습니다. 제 나름의 연구그룹 선정 기준으로는 (1) 연구분야가 흥미롭고 유용할 것, (2) 그룹의 책임자는 가급적 부교수(associate professor) 포지션 이상일 것, (3) 최근 5년간 매년 일정량 이상의 연구성과가 있는 연구그룹일 것 등이었습니다. 부교수 포지션을 기준으로 삼은 이유는 첫째로 정년보장이 되지 않는 조교수(assistant professor)에 비해 갑자기 학교를 떠날 확률이 비교적 낮다는 것과, 둘째로 나를 선발할 권한을 가진 선발위원회(admissions committee)의 일원일 가능성 등을 고려하였기 때문입니다. 제가 지원한 학교에서 입학 허가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이고자 하는 전략적인 방법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마지막으로 제 시험 성적으로 지원 불가능한 학교를 제외했습니다. 시험 성적이 충분하지 못하여서 딱 두개의 학교를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사실 가장 가고싶었던 학교 중 하나도 TOEFL 성적 때문에 포기하여야 해서 그 당시에는 마음이 조금 불편했었습니다.


5. Curriculum Vitae 작성하기

Curriculum vitae, CV는 이력서의 일종입니다. 어떤 경우에는 이력서를 나타내는 영어 표현인 resume와 동의어처럼 사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학문적 배경과 저널 논문 실적 등 학술적인 이력, 그리고 본인의 학문적 경쟁력 (수상, 장학금 수여실적 등) 등을 빠뜨리지 않고 상세하게 나타내는 형태의 이력서를 resume와는 구분지어서 CV라고 표현합니다.

CV를 작성하기 위해서 수많은 샘플 CV를 구해다가 비교하면서 저만의 CV를 작성하였습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하여 구한 CV 샘플 중에서는 박사과정 지원자의 샘플과 포닥(post-doc) 지원자 샘플이 가장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는 박사과정 지원 전에 직장에서의 연구경력이 있기 때문에 경력사항이 길게 나열된 포닥 지원자들의 샘플이 제 상황과 더 잘 맞았습니다.

한가지 특이한 점은, 수많은 박사과정 지원자들의 CV 샘플을 보면서 연구경력이 많지 않거나 전혀 없는 지원자들도 의외로 많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였습니다. 유학 준비를 하다보면 남들은 다들 나보다 특출난 것 같이 생각될 때가 많고, 이로 인하여 온갖 걱정거리가 머리속을 어지럽힐 때가 많습니다. 저도 저만 못난 것 같다는 생각에 한창 마음이 힘들던 시기가 있었는데, 한때 나만큼 못난 것 처럼 보였던 사람들도 열심히 공부해서 학술적인 커리어를 잘 쌓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서 걱정거리를 이겨내기도 하였습니다.

CV에 들어가는 내용들은 모두 사실을 있는 그대로 나열하게 됩니다. 하지만 같은 사실이라도 어떤 순서로 나열할지, 어떤 것을 강조할지, 어디에 배치할지 등을 통하여서 나의 경쟁력을 돋보이게 만드는 것이 유리하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우수논문상, SCI 논문 등 내세울만한 핵심적인 사항들은 앞으로 다 끌어모으고, 여러가지 프로젝트를 수행해 봤다는 류의 지루하게 나열할 내용들은 뒤로 밀었습니다. 직장에서 수행한 다양한 프로젝트 경력 때문에 다섯 페이지나 늘어지는 긴 CV이긴 하지만 중요한 것은 첫 페이지 안으로 다 넣으려고 노력했지요. 이렇게 함으로써 편리했던 점 하나는, 지원하는 학교 중 CV 분량제한이 있는 학교에 제출할 때에 다시 작성하지 않고 첫 페이지만 떼어서 제출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6. E-Mail 보내기

제가 속하고자 하는 연구그룹의 PI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목적은 몇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그 그룹에 채용하고자 하는 빈자리가 있는지, 그리고 그 그룹에서 나를 채용해 줄 수 있을지 의사를 알아보는 것이 주요 목적입니다. 또한 연구그룹에서 프로젝트를 수주하였을 경우 학생 연구자에게 research assistantship (RA) 형태로 재정지원을 할 수 있는데, 재정지원을 요청하고자 하는 것 또한 중요한 목적입니다.

이외에도 학교에 공식적으로 지원하기 전에 이메일을 보냄으로써 얻을 수 있는 효과가 더 있습니다. 먼저 혹여나 이메일을 받는 대상이 선발위원회의 일원일 경우, 그 사람이 필요로 하는 학생이 이메일을 보내었다면 우선적으로 선발해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자신이 필요로 하는 학업배경을 지닌 학생이라면 선발위원회에 공식적으로 그 학생에 대한 선발을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나를 알리는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메일을 보낸 교수의 랩에 들어가지 못하였다 할지라도 추후에 함께 연구할 수 있는 기회로 발전할 가능성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참고로 유학 준비를 함께 한 주변 사람들의 경험을 토대로 하면, 입학 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는 메일을 보내도 답장이 오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정작 나도 메일 답장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되니 마음이 참 불안해지더라고요. 하지만 엄청난 연구업적을 가진 학생이어서 교수가 조바심을 낼 정도가 아니라면 답장이 오지 않는게 일반적이라고 하니 낙담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도 입학허가를 받기 전에 이메일 10통 넘게 써서 딱 두개의 답장을 받았고, 지금 가기로 최종 결정한 학교는 그 누구에게도 아무런 답장도 오지 않았던 학교입니다. 게다가 저에게 온 답장 중 하나는 "지금은 너랑 할 얘기 없으니 나중에 혹시 우리학교에서 입학허가를 받게 된다면 그때 다시 얘기하자" 라는 다소 불친절한 말투와 내용의 답장이었습니다. 결국은 그 학교는 3월 초가 되자마자 저에게 입학 거절을 통보했습니다.

엉엉 차라리 답장을 받지 않는게 좋을뻔 했어요

이메일을 보내는 방법은 개개인의 메일을 쓰는 성향에 따라 다르고, 분야에 따라, 상황에 따라, 의사표현 방법에 따라 다 다르기 때문에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드릴 수는 없지만, 어떠한 연구그룹의 일환이 되기 위하여 나를 어필하는 전략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작성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다만 간결하게 작성해서 첫 두세 줄을 읽고도 무슨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지 다 파악할 수 있도록 작성하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7. Statement of Purpose 작성하기

기존에 이수한 학업성적과 저널, 컨퍼런스 페이퍼 등 연구업적은 변하지 않는 개인 능력의 정형화된 지표인데 반하여 SOP와 추천서 등은 지원하는 시점에서 본인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강력한 수단입니다. 따라서 시간을 많이 투자해서 간결하면서도 임팩트 있는 글을 작성하여야 합니다.

먼저 Statement of Purpose, 줄여서 SOP는 (1) 나는 누구이고 왜 이 학교를 지원하는지, (2) 내가 이 학교에 진학한 후에 어떤 연구를 어떻게 할 것인지, (3) 내 연구를 통해서 향후 어떠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4) 그래서 궁극적으로 학위를 받은 후 내가 하고싶은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서술하는 문서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자기소개서 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나에 대해서 연대기적으로 서술하는 우리나라 개념의 자기소개서와는 상당히 다른 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SOP는 철저히 혼자 작성하는 것이 좋다고 말씀드리면 대부분 동의하시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교정가들과 컨설턴트들이 활동을 하고 있고, 대부분의 유학 준비생들은 최소한 원어민 교정가의 손을 거치지 않는 경우가 드물 정도입니다. 이러한 점을 부정하는 내용은 아닙니다. 저도 컨설턴트의 손을 거치기도 하였고 원어민을 통해서 최종 교정도 하였습니다. 다만, 초안을 작성하는데 있어서는 철저히 혼자 작성하는 것이 좋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인터넷에서 구할 수 있는 많은 SOP들을 읽어보면 많은 경우 서로서로 유사한 경우가 많습니다. 심사자들은 매년 수많은 SOP를 보아왔을테고, 남들이 하는 이야기랑 크게 다르지 않은 SOP를 따로 골라서 우선적으로 선발할 대상으로 올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제 경우에는 남들과는 차별화된 나만의 이야기를 하기 위하여 다른 자료들을 다 덮어놓은 채, 워드프로세서만 띄워놓고 몇날며칠 혼자 고민해가면서 초안을 영어로 바로 작성했습니다. 물론 그 전에 SOP를 잘 작성하기 위해서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 정도는 숙지를 하였습니다. SOP에서 논리를 전개하는데 핵심이 되는 나만의 이야기와 나만의 경쟁력을 어필하기 위해 힘썼고, 또 어느 SOP 작성 가이드에서 읽었던 Example, Example, Example! 이라는 것을 항상 떠올리면서 적절한 예시를 통해 나의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방법으로 글을 작성했습니다.

여러 학교들에서 제공하는 SOP 작성 가이드 자료를 보면 최소한 3사람 이상 읽도록 하고 교정을 받아서 완벽한 글을 만들라는 조언이 꼭 빠지지 않습니다. 게다가 자국 학생들조차도 에디터를 고용하여서 글을 교정받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따라서 초안이 완성된 후에는 지인을 활용하든지 전문적인 컨설턴트나 교정가를 활용하든지 꼭 교정을 받는 작업이 중요합니다. 제 경우에도 초안이 완성된 후에는 컨설턴트를 통해 약간의 가공을 거치고, 컨설턴트가 추천하는 전문 원어민 교정가를 통하여 최종 교정을 받았습니다. 교정을 거친 글을 읽어보면 내 영어실력으로는 도무지 표현하기 어려운, 굉장히 자연스러운 말로 내가 하고싶었던 이야기를 부드럽게 풀어나간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물론 베테랑 교정가들의 손을 거친 경우를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또한 학교별로 SOP의 분량이나 요구하는 글의 내용이 상이한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한가지 버전의 긴 SOP를 작성하고 학교별 요구사항에 맞추어 줄이는 형식으로 준비하였습니다. Single-spaced로 세 페이지나 작성된 긴 글을 어떤 학교의 경우에는 한 페이지 미만으로 줄이기도 하였습니다. 내용을 줄일 때 나의 배경에 대한 핵심적인 이야기가 아닌 것은 과감하게 삭제하였더니 분량을 줄이는데 아주 큰 어려움은 겪지 않았습니다. 다만 어떠한 학교들의 경우에는 분량 제한이 너무 빡빡해서 하고싶은 이야기조차도 제대로 표현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었네요. 가장 심했던 곳은 최대 500단어 이내로 맞추라고 되어 있었는데, 사실 도저히 그렇게 나오지 않아서 분량제한을 조금 넘겨서 (MS Word의 단어세기 기능으로 약 530 단어) 작성했습니다. 약간의 마이너스 요인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아직 드네요.


경험담을 나열하다 보니 글이 많이 길어지고 있네요. 두편으로 끝낼까도 생각했는데, 다음 편 글을 또 작성하여야 할 것 같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양질의 추천서 확보하기, 박사과정 원서 제출하기, Admission 결과 및 최종 결정, 그리고 펀드(장학금/학비/생활비) 확보하기에 대하여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질문 있으시면 언제든지 댓글로 남겨주시면 최대한 열심히 답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MD 기초의과학자 연합 심포지움을 소개하기 위해서 이렇게 글을 포스팅합니다.


전국적으로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기초의학교실에 남아 연구를 하시고 계시는 신진 MD 기초의과학자 (석박학위생, postDoc 및 최근 조교수 발령자)는 소수에 불과합니다. 전국에 30여명정도라고 추축하고 있지만, 다같이 모일 수 있는 학회나 모임이 없기 때문에 정확하게 파악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어떤 분이 어느대학, 어느교실에 남아서 연구를 하고 계시는지, 그리고 어떤 상황에 계신지를 알아야 서로 도움을 줄 수 있고, 더 나아가서는 공동연구를 통해 훌륭한 연구 성과도 도출할 수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따라서 MD 기초의과학자가 소수에 불구하지만, 서로를 파악하고 교류를 통해 의학 연구와 교육에 시너지를 만들어 보다 큰 목소리를 낼 수 있으리라 생각이 됩니다.

같은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끼리, 과정 동안의 힘든 점에 대해서 또 성공한 선배들의 사례에 대해서 접해봄으로써 힘든 연구자의 수련 과정에 힘을 얻을 수도 있고, 든든한 파트너를 얻을 수 있겠습니다. 또 서로 지역과 연구분야는 다르지만, 이러한 네트워크를 통해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고 더 나아가 한 단체로써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 때가 오리라 생각이 됩니다.

최근 우수인재들이 의과대학으로 몰림에 따라, 정부에서도 기초의학 연구에서 MD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고, 실제로 의과대학에 진학하는 후배들 중에서도 기초/임상 연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어 저희 신진 MD 기초의과학자 연합 심포지움은 많은 분들에게 관심이 대상이 될 수 있고, 또 의학계의 여러 힘든 사정들로 진로에 고민이 많은 후배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작년 (2013719)계명대학교 의과대학 (대구)”에서 제 1회 신지 기초의과학자 연합 심포지움을 개최하였습니다. 관련 자료를 참고해 보세요

제1회 신진 기초 의과학자 연합 심포지움 소개 (2013.7.19)

전국에서 20명정도 MD 의과학자 분들이 모여 각자의 연구분야도 발표하고 소통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를 통해 새로운 동료를 알게되었고,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올해도 2회 신진 MD 기초의과학자 연합 심포지움을 계명대학교 의과대학 (동산의료원)에서 개최하려 합니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 많은 의과학자분들을 모시려고 하고 있습니다. 또한 Plenary lecture, 포스터 세션 등 좀 더 다양한 시간들을 마련하였고, 의사협회 연수평점 또한 드릴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일시는 829일 금요일 오전 10부터 시작하며, 마치는 시간은 오후 5입니다.

장소는 대구 중심에 위치한 동산의료원 (계명대학교 의과대학 동산캠퍼스)3층 마펫홀입니다. 동대구역에서도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 타지역에서 오시는 분들에게도 큰 부담이 되시지는 않으실 것 같습니다.

 

세션 I에서는 Plenary lecture "System Biology"에 대해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은퇴) 엄융의 교수님께 강연을 부탁드렸고, 세션 II에서는 최근 조교수로 발령받으셔서 의과대학 기초교실에서 연구 및 교육에 힘쓰고 계신 젊은 교수님들의 연구에 대한 강연을 마려하였습니다. 마지막 세션 III에서는 PostDoc.으로써 의과대학 기초교실에서 수련 중이신 젊은 MD 선생님들의 연구에 대한 강연을 마련하였습니다

심포지움 이후에는 의과학자들 간의 친목을 도모할 수 있는 유익한 교류의 시간 또한 준비하였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연구 분야의 M.D. 기초 의과학자 분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고 생각이 됩니다. 또한, 이러한 심포지움을 통해 기초-임상 중개연구(Translational Research - 참고 하실 분은 링크로)의 발판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무쪼록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 주시고, 또 참석하여 주시어 각자의 경험과 최신 지견을 나눌 수 있는 유익한 교류의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아무쪼록, 편안한 마음으로 참여하여 많은 정보와 동료를 알게되는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참고로, 아시는 분이 없어 혼자 오시기에 어색하시더라도 언제든지 연락을 주시면, 반갑게 맞이하여 필요하신 부분을 채워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연락처 : 김신 (god98005@dsmc.or.kr), 박재형 (physiopark@naver.com)

 

10년 전 의과대학 1학년 시절 배웠던 약리학을 지금 전공하고 있는 입장에서 설명해 보고자 합니다. 배경 지식에 따라, 경우에 따라서 어렵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그런 경우 질문을 남겨 주시면 답변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약리학이란 이름 그대로 풀이하자면 약의 이론에 대해서 공부하는 학문이다.

약이 인체 내부로 들어온 이후 발생하는 모든 변화에 대해서 탐구하는 일이 약리학 전공 연구자가 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약리학에는 더 세분화된 많은 분야가 있지만 약리학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 약리학을 세 가지의 큰 카테고리로 나누어 보고자 한다.

1)약동학 2)약력학 그리고 3)약물 유전체학이 그 세가지 큰 카테고리이다.

우리가 약을 먹으면 약이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다. 반대로 약이라는 물질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우리 몸 또한 약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것이 약리학을 크게 세분하는 두 가지 개념인 약력학과 약동학이다.

약동학: 인체가 약에 미치는 영향 (몸에 의에 영향을 받는 약의 농도 변화)

약력학: 약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약의 힘)

물론 약동학과 약력학이 언제나 서로 연관되어 작용한다는 사실은 쉽게 예측 가능하다. 다음의 간단한 사례를 통해서 약력학과 약동학 상호 작용의 예를 찾을 수 있다.


24세 남자가 세 시간 전부터 열이 나서 타이레놀을 먹었다.

40분 정도 지나자 체온이 정상 온도로 회복되었다.


이 남자에게 일어난 타이레놀의 약동학과 약력학적 작용을 지금부터 알아보자
.

<그림 1, 타이레놀 경구 투여 이후의 혈중 농도 그래프 >

타이레놀의 약동학적 작용: 위 그림과 같이 약을 먹은 후 타이레놀은 흡수되어 혈중 농도가 30분 이내에 최고치가 될 것이다. 이후 각 조직과 장기로의 분포, 간에서의 대사, 신장 등에서 배설을 거치면서 혈중 농도는 점차 낮아지게 되는데 뒤쪽에서는 반감기인 2-3시간을 주기로 반씩 낮아지는 양상을 보인다.


<그림 2, NSAIDs의 프로스타글란딘 억제 작용,>


타이레놀의 약력학적 작용: 타이레놀은 흡수된 후 중추신경계에서 프로스타글란딘의 방출을 억제하여 열 조절 센터에서의 발열을 회복시켜준다.

이렇게 인체가 약에 미치는 영향, 약의 혈중 농도 변화 추이를 연구하는 분야가 약동학이며, 약의 효과에 대한 기전을 연구하는 분야가 약력학이다.

예로 들었던 문장 자체에는 약력학적 작용만이 드러나 있지만 (체온이 정상 온도로 회복되었다) 약동학과 약력학은 언제나 서로 맞물려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하지만 평소 약을 복용할 때,

모든 사람들에게서 동일한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어떤 이는 약효가 좋고, 어떤 이는 약효가 느리게 나타나거나, 심지어 약에 내성이 생기기도 한다. 이렇게 동일한 약을 복용하는 경우에도 사람마다 약동학과 약력학에 차이가 나타날 수 있는데, 이러한 현상의 원인을 밝히는 연구 분야가 약물 유전체학이다. 사실 유전체학이라는 연구 분야가 이미 존재하는데, 유전체학을 약리학에 적용시킨 것이 약물 유전체학이다.

유전체학은 2000년대 초반에 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완료되어 사람의 유전자 서열 정보가 모두 드러난 이후 급속도로 발전한 학문 분야이다. 유전체학은 모든 학문 분야에 적용될 수 있으며 예를 들면 질병의 발생을 연구하는 분야에서는 질병 유전체학 (인간 유전자 서열에 따라서 질병의 발생 확률이 달라짐을 연구한다) 이라는 이름으로 연구 분야가 개척되어 있다.

유전체에 대해서 더 자세하게 알아보고 싶은 분은 현재 유전학 분야에서 맹렬한 연구를 하고 있는 eveningTea가 쓴 유전체 관련 글(Human Genome (인간 유전체) 그리고 의학) 을 참고하면 좋을 듯 하다.

지금까지 알아보았던 약리학의 큰 두 가지 분야, 약동학약력학에 관여하는 유전자 염기 서열의 개인간 차이를 바탕으로 약동학과 약력학적 현상에 차이를 보이는 것을 연구하는 것이 약리학과 유전체학의 접목인 약물 유전체학이다.


<그림 3, 약물 경구 투여시의 혈중 농도 그래프, 참고로 타이레놀 복용시의 그래프는 아니므로, 그래프 양상만을 참고하자, >

타이레놀을 하루에 두 번씩 꾸준히 먹는다면 반감기의 4-5배 정도 지난 시간부터는 일정한 농도를 유지하게 된다 (녹색). 그런데 유지된 농도가 너무 낮으면 (파란색) 약효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고, 너무 높다면 (빨간색) 독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타이레놀이 간에서 CYP2E1이라는 효소에 의해서 대사된다고 할 때, 효소의 활성이 높아서 타이레놀을 잘 분해시키는 사람은 파란색 그래프의 혈중 농도를 보일 것이다. 이는 같은 용량의 타이레놀을 복용해도 그 사람의 상대적으로 혈중 농도가 낮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약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반대로, 효소의 활성이 낮아서 타이레놀이 잘 분해되지 않는 사람이 계속 타이레놀을 복용한다면 빨간색 그래프의 양상을 보일 것이다. 같은 용량을 먹어도 상대적으로 이 사람의 경우에는 혈중 농도가 높아서 오히려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지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사람마다 각기 다른 효소의 활성 정도는효소를 발현시키는 정보가 담겨있는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DNA의 염기 서열에 따라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 것이 바로 약물 유전체학의 핵심이다.

예컨대, 효소 활성이 높아서 파란색 그래프를 보이는 사람은 녹색의 농도로 맞추기 위해서 약을 더 자주 혹은 높은 용량으로 복용할 수 있겠고, 효소 활성이 낮아서 빨간색 그래프를 보이는 사람은 약 복용 주기를 늘리거나 용량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약물 유전체학의 최종 목표는 사람에 따라 최적화된 약물 처방을 하는 맞춤의료라고 할 수 있겠.

지금까지 설명한 바와 같이 약리학은 크게 약동, 약력, 약물 유전체학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각각에 대해서 더욱 세분화된 연구 분야가 있지만, 약리학 전공자가 아닌 분들은 이 정도만 알고 계셔도 충분할 것같. 기회가 된다면 오늘 다룬 약리학의 분야를 바탕으로 약리학 전공 의사가 하는 일에 대해서 소개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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