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nctional MRI (fMRI) 라고 들어보셨나요??

한글로는 기능적 자기공명영상이라고 불리고, 뇌의 기능을 영상으로 볼 수 있는 MRI를 말합니다.


뇌(Brain)는 조직 특성상, 침습적인 접근이나 손상을 주게 되면, 다시 회복되기 힘들기 때문에, 간접적(비침습적)으로 연구를 진행하는 방향으로, 학문이 발전해 왔습니다. 

 

어떻게 뇌가 활동하고 있는 것을 눈으로 볼 수 있을까요???

원리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특정한 기능을 수행할 때 그 기능에 관련된 영역의 기관뿐 아니라 뇌 또한 활동을 합니다.

활동을 하려면 에너지가 있어야 겠죠?

그 에너지를 공급받기 위해 관련된 뇌 영역에 포도당 대사가 늘어나며 포도당을 공급하기 위해서 그 부위의 혈류와 혈액량이 증가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혈류 내에서 일련의 변화들이 일어나는데 이러한 변화를 BOLD(Blood-oxygen-level-dependent)변화라 부르며 이 것을 시각화하여 주는 것이 fMRI 입니다.


fMRI BOLD 영향에 따른 이미징 기법인데 이러한 것을 처음으로 밝히고, fMRI 선구자라 불리는 분은 Seiji Ogawa 박사님이십니다.

Seiji Ogawa 박사님은 지금도 국제 학회에서 뵐 수 있으며 현재(2013 1 7)는 가천의대에 계시는데, 덕분에 국내 뇌기능매핑학회(KHBM)에서도 만나 뵐 기회가 있었습니다.

 

(출처 : http://nri.gachon.ac.kr/kr/c_04_kr.html)

 

fMRI는 실험자가 뇌의 어떠한 활동을 보고 싶은가에 따라 다양한 면을 볼 수 있고, 뇌 기능의 시간적, 공간적 변화를 보여주는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또한, 몸에 어떠한 침습적 시술도 없으며, 인체에 무해하여 환자뿐만 아니라 정상인들의 뇌기능 연구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그럼, 이러한 fMRI가 사용되는 예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우선 병원에서 fMRI를 환자에게 적용하는 분야 중 하나는 뇌질환 환자의 수술을 계획 할 때 입니다.


환자의 뇌에 병변이 있어 수술이 필요할 때, 수술 후 환자의 운동 기능이나 언어 기능이 어떻게 될지 환자에게 설명해야 한다면 무엇을 근거로 말씀드려야 할까요?


그 것을 설명 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fMRI 입니다.

  

(이 영상과 같이 수술할 부위에 원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영역이 포함되어 있으면

환자와 의사 모두 선뜻 수술을 결정하기가 힘들겠죠?;;;)

 

환자 뿐만 아니라 fMRI를 통하여 정상인들의 뇌기능 연구도 많이 되고 있습니다.


생각하거나 공부하거나 집중할 때 흔히 머리를 쓴다고 표현합니다. 정말 이런 활동을 할 때 머리를 쓰는 걸까요? 쓴다면 어느 부분을 사용하는 것인지 눈으로 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이러한 궁금증을 해결하는 것도 fMRI의 한 분야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KBS 드라마 '브레인'을 알고 계신가요??

드라마를 보면 김상철(정진영) 교수님이 윤지혜(최정원) 선생의 brain 영상을 보며 묻죠...

사랑에 빠졌냐구요...

일명 '사랑에 빠진 뇌'볼 수 있게 해준 것이 fMRI 입니다.

 

출처 : 'KBS' 브레인 (정진영, 최정원, 신하균이 열연한 천하대 신경외과 ^^)

 

정말 드라마처럼 영상 하나만으로 사랑에 빠진 뇌를 구별할 수 있다면

"나 사랑해?" 라고 물어보는 대신 MRI로 사랑의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안타깝고도 다행인 소식으로 드라마와 현실과는 차이가 있어 아직까지 한 사람의 fMRI 영상만으로 '사랑에 빠진 뇌'를 확인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neuroscience가 얼마나 발전할지 그 발전에 fMRI가 얼마나 기여할지 그리고 브레인의 기능이 얼마나 밝혀질지는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어쩌면 드라마에서처럼 영상 하나만으로 생각을 알 수 있는 날이 올 지도 모릅니다.

 

P.S.  궁금하신 내용 있으면 언제든 질문 바랍니다. ^^


Hard가 날라갈 뻔한 사건. 하드 충돌 사건 - 3


그렇게 그냥 NAS를 1 Bay로 뒀으면 되었을 텐데.... 그냥 집에 남는 500 기가 짜리 하드를 하나를 위에 물렸습니다.


당연히 단일 볼륨으로 구성시킬 것이였으니깐, 용량 차이가 나도 상관 없을 것이라 생각했고, 그리고 실제로 설치 과정이나 하루 정도 사용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날 어김 없이 2TB 시게이트 하드에 충돌이 납니다. 


헐.... 헐 .... 헐....


두번째 하드 충돌.. 이번에도 역시 완전 충돌이였습니다. 


하드 구성이 전혀 보이지 않고, 이 하드에는 더 중요한 데이터들이 있었는데,(다행히도 1.2TB 밖에 쓰지 않았고, 그나마 600기가는 중복 백업이라.... 600기가 정도만 있으면 되었죠) 또 난감했었죠.


그래도 한번 경험해 본 일이라 그런지 그다지 큰 걱정은 없었습니다.


빼서 일단 외장하드에 USB로 NAS에 물렸죠.(노하우 링크)


인식이 되더군요. 의미 심장한 웃음을 주며 폴더 확인한 순간....


헉. 지난 번 하드와는 다르게 리눅스 시스템 폴더만 열리더군요.


음. R linux로 스캔을 뜨면 다 열릴꺼야 하는 생각에 다시금 Window에 물려서 스캔을 떴죠.


근데 지난번과는 다르게 붉은색으로 스팟들이 표시되는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었습니다. 그거 있죠. 골목길에서 깡패 만났을때 주변에 양아치들이 쫘악 둘러 싸는 그런 느낌...


정말 당황하면서, 그래도 인식되겠지 하는 마음에 그렇게 두길 30분...


그리고 정지하고 다시 USB 물려 인식하니깐 여전히 안됨.


아 미쳐 버리겠더군요..


그래서 미친척하고 다시 물려보았죠. 혹시 될지 모르니깐...


그런데, 여전히 안되더군요. 정말 좌절이였습니다.


좌절감을 뒤로한 채 잠시 휴식을 취해야 겠다 싶어서 나가서 좀 쉬었죠. 


그냥 이번에도 포기할까? 600기가가 뭔지도 정확하게 기억 안 나는데, 그냥 없는 셈칠까... 그래도 될까....


그래도 되겠지?.... 그래 그래도 될꺼야... 그래 그러자.


로 결론 내려졌습니다. 데이터라는 것이 사실 모을 때 나중에 볼 꺼 같은 느낌이 들어 모으는 것이지 실제로 나중에 보는 경우는 생각보다 드물더군요. 모으는 재미가 더 있다고나 할까요?


사실 여러번 데이터 날릴 경험을 하니깐 여러 철학적인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 여하튼 모으는 재미를 또 즐기자는 생각과 체념을 하고 집으로 다시 들어와 NAS를 바라 보았죠.


왜그리 밉던지요...


여전히 충돌이라는 빨간 글자만 나타내고 있는 야속한 NAS....


그래서 NAS를 끄고, 하루를 내버려 뒀습니다. 의외로 하루 내버려 두고 다른 생각을 하면 해결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렇게 하루를 놀다 와서 생각해보니깐..


위에 넣었던 500기가를 빼고 다시 넣으면 어떻게 될까 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하드 구성 자체가 예전 충돌난 WD가 1번 디스크 볼륨 1이였고, 이번에 충돌난 시게이트 하드는  2번 디스크 볼륨 2였고, WD를 빼고 넣은 500기가 삼성하드는 자연히  볼륨 1이 됩니다. 


그러면 500기가인 삼성 하드가 1번 디스크니깐. main이 삼성에 잡혀 있을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라는 그럼 이 하드를 빼면 당연히 시게이트 하드에 새로 볼륨 구성이 설치될 가능성이 있다(특히나 단독이 된다면 그 구성이 살아나면서 충돌을 스캔하는 기작이 작동할 수도 있다는)고  생각하고. 삼성하드를 뺐습니다.


다 날릴 생각과 체념을 하면 어떤 결과가 나와도 기대 이상의 결과를 받을 수 있는 놀라운 효과가 있더군요.


아니나 다를까.... ^^ 디딩하면서 모든 데이터, 폴더가 살아 있고,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모든 데이터는 살아났습니다. 휴~~  하는 안도감을 갖기 위해서 지난 일주일간을 삽질하면서 보냈습니다.


모든 데이터가 살아난 안도감과 함게 여러가지 다짐들을 하게 된 사건이였습니다.

전기생리학이 단어를 들으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처음 들어보신 분들은 전기생리이렇게 따로 따로 단어를 떼어 생각하실테고


배워본 적이 있으신 분들은 호치킨헉슬리오징어축삭나트륨칼륨등등에서 심전도까지 생각 나실 수도 있겠습니다. 


오늘 제가 소개해드리려는 것은 바로 전기생리학으로 연구하는 실험실은 어떻게 굴러가나하는 실질적인 내용입니다전기생리학은 어떤 학문이다라고 하는 건 너무 지겹기도 하고어렵기도 하니깐요. ^^


그렇다 하더라도 간단히 짚고 넘어가자면전기생리학은 살아있는 세포조직기관에서 일어나는 전기적 활동을 다루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왜 살아있는 생물에서 전기적 활동이 생기나하실 수 있는데요우리 인체는 70%가 물이고그 물에녹아있는 이온(+,-를 띤)이 왔다리 갔다리 하면서 전류가 흐릅니다친숙한 예로는 뇌파가 있구요앞에서 얘기한 심전도 역시 이런 활동의 결과입니다.



      

  Hodgkin                 Huxley   


그럼 그 전기적 활동을 어떻게 측정하는지 알아볼까요조직이나 기관 수준에서 생겨나는 전류는 간단히 전극을 설치함으로써 해결됩니다그래서 병원에서 뇌파와 심전도를 간단하게 기록할 수 있죠하지만 단일세포의 전기활동을 기록하는 일은 만만치가 않습니다그래서 옛날 사람들은정확히 호치킨과 헉슬리 할아버지는 큰 세포를 찾았습니다.


그게 바로 오징어 거대 축삭인거죠. 


                                             

오징어 축삭 직경이 1mm정도로 두꺼워 전극을 직접 넣기 용이했다고 합니다.


이 기법은 말 그대로 세포 안과 밖에 전극을 설치해 세포막을 통해 오가는 이온전류를 측정하는 방식입니다. 일견 쉬워 보이지만, 1950년대 그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발견이었습니다이 공로로 1963년에 노벨상을 수상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크지 않은 일반 세포는 어떻게 기록했을까요? 


                                     

  

                                                    (전극 측정시 이용되는 유리관입니다.)



유리관을 아주 얇고 길게 뽑아서 세포막에 찔러 넣어 기록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세포막전압의 변화를 기록을 할 수 있지만이온통로의 전류를 측정할 수 없습니다왜냐하면 옴의 법칙 V=IR에서 전류I를 구하려면 전압V와 막저항R을 알아야 하는데, V를 측정한다고 하더라도막저항 R은 시간에 따라서도 변하고막전압V에 따라서도 변하기 때문이죠


쉽게 얘기하면 나트륨 통로가 열렸다 닫혔다 하는데 이게 전압에 따라서 막 많이 열렸다가적게 열렸다가 하는거에요그래서 막전압의존적 이온통로라는 말이 등장합니다공돌이스럽게 얘기하면 막전압V에 따라 변하는 가변저항이라는 거에요이 개념은 어렵지만 중요하니 다음 기회에 길게 써보도록 하죠.


사실 이 문제는 호치킨헉슬리도 해결했어요오징어 축삭에 다가 전극을 두 개를 꽂아서 하나는 전압 측정용또 하나는 피드백 전류를 흘려서 전압을 고정하는 것으로요이 기법이 막전압 고정법입니다이렇게 하면 V=IR에서 V와 R이 고정되어 I를 측정할 수 있게 됩니다. 


다시 작은 일반 세포로 돌아가보죠일반 세포에 찔러 넣은 유리관은 너무 얇고 길어 그 자체의 저항이 너무 컸습니다그래서 피드백 전류를 흘려 보내기에는 적합하지 않았죠게다가 막에 찔러 넣었으니유리관과 세포막사이의 틈을 통해 질질 흐르는 leak 전류도 컸습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patch-clamp 기법이에요이 기법은 네어(Neher)와 사크만(Sakmann) 아저씨가 개발했습니다. 


                                                                                                                                  Neher(왼쪽)와 Sakmann(오른쪽)



상대적으로 구멍이 크게(3~4Mohm) 유리관을 뽑은 후 세포막 근처에서 살짝 빨아 당겨 줍니다그럼 유리관 끝과 세포막이 찰싹 달라 붙으며 그 사이로는 새어나가는 전류가 거의 없게 되요이 상태를 On cell 이라고 해요그 때 뽁~! 하고 순간 더 빨아 당기면 안 쪽에 있는 세포막이 뚫리면서 Whole-cell 모드가 됩니다이렇게 되면 세포막 전체를 통과하는 전류를 기록할 수 있게 되죠유리관 구멍의 저항도 앞에 설명한 것보다 작기에 막전압 고정도 가능하구요.



(이 기법을 개발한 공로로 1991년에 노벨상을 수상하죠.)


 (from http://www.nature.com/nprot/journal/v1/n4/fig_tab/nprot.2006.266_F4.html)



일반적인 patch-clamp set의 모습이에요막전류나 막전압을 기록할 수 있는 기록계컴퓨터 등이 보이고세포를 관찰할 수 있는 현미경이 보이죠그리고 대물렌즈 양 옆으로는 기록용 전극 (여기 유리관을 꽂아요)과 그 전극을 미세하게 움직이게 할 수 있는 manipulator(로봇팔)가 보입니다. 

그리고 대학원생이나 post-doc이 저 앞에 앉아 열심히 모니터를 보며 기록을 하고가끔 용액의 조성을 바꾸기도 하고원하는 약물을 타 넣기도 하고….그러면서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참고 사항 하나 댓글 답니다. 2012년 5월 30일로 헉슬리 선생님이 타계하셨다고 하네요. 

2012년 Nature 부고에도 실린 글이나 다른 기사(과학동아)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Hard가 날라갈 뻔한 사건. 하드 충돌 사건 - 2


리눅스에 인식시키면 될 꺼라는 생각에 이르고,  하드가 다 날라가도 상관없다는 과감한 생각(?)에 이르니 무서울 것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여러가지를 서치했었죠. 이 당시만 해도 리눅스를 사용하지 않았기에, 어쩔 수 없이 윈도우에서 리눅스 파티션을 읽어내는 프로그램을 구할 수 밖에 없었죠.


(사실 10여년 전에 리눅스를 쓰려고 한 달 정도 삽질 한 적이 있긴 하지만, 그리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서 리눅스를 다시금 부활시켜서 현재는 OSX 다음 두번째로 많이 쓰는 운영체제가 되었죠.)


그렇게 찾은 프로그램이 R linux였죠. 


다 버릴 생각을 하고, NAS에서 WD 하드를 분리하고, 외장하드로 연결해서 R linux 프로그램에 물렸습니다. 


디딩... 하면서 인식을 하더군요. 스캔을 해야 한다고 해서 스캔을 했더니... 이거 시간이 15시간 정도 걸리더군요. 휴.... 


다 되려면 한창 걸리겠다는 생각에, 중간에 한 10분 정도만 하고 그만 뒀죠. 지금 생각하기엔.. 결과적으로 잘 한 일인 것 같지만, 너무 무모하긴 했습니다.


여하튼 조금만 스캔하고 하드 파티션을 여니깐, 열리더군요. 폴더가 거의 다 살아있는 것을 확인 것도 잠시...


한글이 다 깨져 있더군요..


영어로만 적혀있던 것은 파일, 폴더 다 살아 있고, 뭐가 뭔지 알 수 있지만, 한글 파일은 도대체 뭐가 뭔지를 알 수가 없더군요.


파일이 한 백개 정도만 되어도 하나하나씩 열어보면서 이름 변경 하겠지만, 이게 자그마치 2TB였습니다. 만약 한다면 완전 초 개... 삽질인 셈이죠...


그래서 멍때리고 있었습니다.


다행히도, 이 2TB 중 중요한 사진이나, 실험 백업 등 500 기가 정도는 triplicated back up을 해 두었기에, 완전히 포맷해도 상관 없다는 생각에 이르렀죠.


완전히 포기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면서 포맷하기 전에, 시놀로지 시스템을 조금 더 찾아서 공부해보니...


이 하드 충돌도 단계가 있더군요. 


완전 충돌 - 완전히 인식이 안되고 하드가 연결되어 있다는 것만 나오는 상태 - 제 하드 상태가 이랬었죠.


읽기만 되는 충돌 - 쓰기는 되지 않고, 읽는 것만 가능한 상태


안정하지 않은 상태 - 쓰기, 읽기 다 되나 일종의 알람 상태 - 참고로 전 이 상황을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만, 제가 못 본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상 - 말그대로 정상. 


등 크게 네가지로 구분되더군요. 


희안하게도 분리하기 전까지는 완전 충돌 상태였던 하드가, 이번에 NAS에 다시 연결시키니깐, 읽기가 가능한 충돌로 변형되어 있는 것이 아닙니까?


그러면서 하드 조치를 취하라고 하더군요.


R linux가 상태를 변형시켰는데, 아니면 우연히 그렇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아마 R linux에서 scan을 하다가 수정했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여하튼 되니깐, 사람 마음이 바뀌더군요. 데이터를 살리자.. ^-^


뭐가 들어있었는지 정확히 몰랐을 때는 없어져도 상관 없다고 생각했던 제 마음이... 손바닥 뒤집듯이, 폴더 마다, 아 이런 중요한 영화가 있었네. 아 이거 우리 애 보여 주면 좋은데... 로 마음이 바뀌더군요.


다행히도 상품으로 받은 1TB 외장하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백업한 데이터를 제외하고 마구 마구 옮기기 시작했죠. 


시간이 많이 걸리더군요. 하루 꼬박 걸린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옮기는 도중에, 다른 하드들을 뒤져서 500기가를 확보해서 결국은 모든 데이터를 다 옮겼죠. 이거 언제 정리하나 하면서....


다 옮기는데만 2틀 정도 걸리더군요. 옮기면서 다른 자료들 정리하고... 집에 있는 데이터를 다 모으니 백업 포함 대략 10TB 정도 나오던데, 이참에 정리도 하고 좋았죠 머(라고 쓰고 "미쳐 버렸다" 라고 읽죠) ^^


여하튼 다 옮기고 왠지 모르게 하드를 빼서 USB에 꼽고 싶은 욕구가 들더군요.


그 때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하드를 빼서 놔두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포맷을 해도 당장 2TB까지는 필요가 없었기에 혹시 모를 가능성에 백업으로 두자 싶었죠. 만약 USB로 읽기 모드만 되더라도...


그런 생각을 하고 나서 USB 외장 하드로 NAS에 물리니깐, 폴더가 그대로 살아 있는 것이 아닙니까?


갑자기 눈이 휘둥그래 졌고, 쓰기도 되는지 확인해 보니... 쓰기 까지 되는 것 아닙니까? 


이틀동안 삽질한 셈이 되었죠. 그래도 어쨋든 데이터가 살아 있으니 다행이다 생각하고 그렇게 하드 충돌 사건은 끝이 나는 줄 알았습니다.


상황 종료된 상태에서의 제 NAS는 2TB 시게이트 하드 하나만 달랑 붙어 있는 1 Bay NAS 였죠.


여기서 팁은, 만약 하드가 충돌 난다면, 다른 외장하드로 USB 연결하시는 것입니다. 만약 이렇게 해서 연결된다면, 연결 후 백업하시길 권장합니다. ^^


불운은 그 이후에도 닥쳐 왔습니다...

Hard가 날라갈 뻔한 사건. 하드 충돌 사건 - 1


NAS를 사용하면서 하늘이 하얗게 변한 적이 딱 한 번 있었습니다.


어느날 외국에 출장을 다녀오고 나서(따로 NAS를 껐던 기억이 없는데 접속을 하지 않아서 몰랐었습니다.) 보니깐 NAS가 꺼져 있었습니다. 


NAS를 켰는데, 무언가 이상한 느낌이 드는 것입니다. 부팅이 계속 시간이 걸리고...


사실 예전에도 그런 적이 있었는데, 그 때 갑작스러운 정전 때문에 NAS에 무리가 올 것 같다고 생각해서 급하게 UPS를 샀었습니다.  (UPS에 대해서는 나중에 한 번 포스팅 하기로 하구요.)


그리고 UPS를 연결해 둔 상황이였기에 별 문제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죠.


실제로 조금 지나니깐 잘 되더군요. 여기서 조금이라고 하기엔 시간이 제법 걸렸죠. 한 25분 정도. 


아마도 하드 스캔을 했던 모양입니다. 그러면서 무언가 수정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잘 되었습니다.


지난 번에도 그랬으니, 그러려니 하면서 썼습니다.


다음번 부팅을 했는데,또 시간이 걸리는 겁니다. 어....  이거 뭐지? 하고는 무언가 이상한 낌새를 느꼈지만, 따로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었습니다.


이 때쯤 걸리는 것이 하나 생각 났던 것이라면, 총 4TB로 2TB, 2TB 2개의 하드로 단일 볼륨 2개로 구성을 했었는데, 그 하드 메이커가 달랐던 점이였습니다. 


하나는 WD 그린이고 또 다른 하나는 시게이트 였는데, 일반적으로 서로 다른 메이커로는 구성을 하지 않는데, 당시 하드 품귀현상(태국 태풍)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였습니다.


그래도 별 문제 없이 잘 썼는데... 


여하튼 그렇게 며칠 - 일단 부팅되면 큰 문제 없었기에, 안 끄면 되는데, 그래도 세팅하거나 하면 다시 켜기 마련이죠. 그래서 켰는데...


아쁠사, WD 하드가 통째로 없어진 것이 아닙니까. 


헐.... 헐.... 헐... 이였습니다.


당시 데이터 상태는 2TB가 꽉 차 있었고 그 데이터 대부분이 미디어- 드라마나 영화, 다큐멘터리였기 때문에 백업을 해 두지 않은 상황이였습니다. 


사실 2TB의 데이터를 백업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ㅜㅜ 그래도 백업 안 한 제 잘못이 크지요. 


하늘이 하얗게, 노랗게, 검정으로 변하면서 마음이 찹찹해 지더군요. 


어떻게 모은 데이터인데. 하면서. 다시 살릴 생각이 처음에는 나지 않았습니다. 


그냥 아쉬운 마음과 한편으로는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생각.. 무언가 무거운 바위가 누르는 느낌...


그렇게 그냥 하루를 보냈죠. 혹시나 내일 다시 하면 될까 하는 마음.


그리고 하루가 지났습니다. 다시 두근 거리는 마음에 켰죠.


또 시간이 걸리더군요. 30분 정도. 


그리고 부팅이 되더니, 여전히 똑 같더군요. 한 4번 정도 다시 도전해 봤지만, 역시 똑 같더군요.


일단 포기하고, 데이터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고 서치를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서치하기를 한시간... 


저와 비슷한 증상인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더군요. 시놀로지 NAS의 SATA 케이블 문제라는 결론에 이르긴 했지만,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진단이였습니다. 


대부분이 RAID를 설정해서 쓰더군요. 미러링을 하는 경우에는 그런 문제가 생길 때 핫 스왑(그냥 뻑난 하드를 빼서 똑같은 용량을 그대로 꼽는 것)을 하면 대부분 해결이 되더군요.


근데, 더 큰 문제는 미러링 하지 않은 경우, RAID가 풀리는 경우는... 정말 답이 없더군요. (물론 같이 묵으면 그만큼 충돌날 가능성이 적긴 하죠.) 


여하튼 저는 불행중 다행으로 단일 볼륨 구성을 하고 있었기에... 리눅스 외장하드 처럼 인식시키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이르렀습니다.


Elaine Fuchs 라는 과학자가 있습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여자 과학자입니다. 노벨상을 제외하고는 이룰 수 있는 모든 것을 받은 과학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실제로 그녀는 생화학자로 시작해서, 현재는 피부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상피세포)와 관련된 연구를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분야 특성상, 노벨상을 받기는 쉽지 않아 보이지만, 대단한 과학자인 것만큼은 사실입니다.


현재 Rockfeller University와 Howard Hughes Medical Institute(HHMI)에 소속되어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각주:1]

Rockefeller University. 

우리나라에는 록펠러 대학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로크펠러 대학이라 불리죠 ^^ 미묘한 차이입니다만 ^^


Howard Hughes Medical Institute
하워드 휴즈가 만든 의료재단이죠. 

아이러니하게도 살아 생전 돈을 아주 많이 번 두 사람(록펠러, 휴즈)이 
의료 기부, 발전에 제일 많은 이바지를 했죠. 

Fuchs를 소개하려면 Reverse Genetics라는 분야를 언급해야할 것 같습니다. 사실상 분야라고 이야기하기에는 정론화된 학문 분야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학문으로 승격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충분한 툴로는 이용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GeneticsCentral Dogma에 근거하고 있습니다.(예외도 있긴합니다.) DNA에서 유래된 것을 중심으로 RNA, Protein, Cell, 개체로 확장되어 가는 변화 양상을 탐구하는데 목적이 맞추어져 있죠. 물론 현재는 모든 부분들이 서로 얽혀 있고, Epigenetics(후생유전학) 같은 부분들이 끼여 있기 때문에,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전통적인 genetics에서는 DNA의 변화에서 유래한 phenotype의 변화를 중요시 하였죠.

그 부분에서 E.Fuchs는 만약 Protein만 변화된다면, 개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에 대해서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죠. 그 연구들이 확장되고, Transgenic mouse(TG)와 Knockout mouse(KO)와 같은 genetic tool들과 결합되면서 Fuchs의 연구는 꽃을 피우게 된 것이죠.

간단히 Reverse Genetics를 말하면, target된 DNA가 조작(첨가)된 개체(결국은 Protein이 변하겠죠)에서 변화되는 양상을 탐구하는 학문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사실상 Genetics나 일반적인 동물유전학과 큰 차이는 없지만, 다만 Protein에 조금 더 중점을 두었다고 생각하시면 될 듯 합니다.

실제로 Elaine Fuchs의 경우 탁월한 연구 성과로 2009년도에는 미국 National Medal of Science를 받기도 했었죠. 




그녀의 연구 성과를 보면 감탄이 나올 따름입니다. 




연구 내용에 대한 이야기는 차치하더라도, 출판된 논문만 본다면 소위 말하는과학계의 Grand slam (Cell, Nature, Science)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모릅니다. 더군다나 그 부분이 주류 과학에서 조금은 동떨어진 피부과학 분야인 것을 감안한다면, 그녀가 가진 툴이 얼마나 powerful한지를 조금이나마 간접적으로 알 수 있을 것 입니다.

이 글을 포스트하게 된 이유는 그녀가 최근에 한 인터뷰에서 한 말 때문입니다.

(http://worldsciencefestival.com/blog/elaine_fuchs_theres_no_comfortable_route_for_a_scientist)



특히 마지막에 한 말이 뇌리 속에 박혀서 빠질 생각을 하지 않네요.

It's not simply how smart you are that makes you a good scientist.
(단순히 니가 똑똑한 것이 "너를" 좋은 과학자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
It's how passionate you are about the questions that you ask.

(좋은 과학자를 만드는 것은 바로, 얼마나 니가 궁금해 하는 질문에 대해 열정을 가졌냐는 것이다.)

There is no comfortable route for a scientist, you want to learn to get comfortable with being uncomfortable.
(과학자에게는 쉽고 편한 길이란 것은 없다. 다만, 불편한 것에 대해서 편해질 방법을 배우길 원해야 한다.)


정말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항상 하기 싫고, 반복되는 작업의 연속이긴 하지만, 자꾸 하다보면 편해지는 상황이 오게 되니깐요. ^^

반복된 작업 ^^ 즐기세요~~~~~ ^^


  1. (HHMI는 영화 에비에이터에 나온 주인공이 만든 의료 재단입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인공으로 열연했죠 ^^) [본문으로]



Vivien Theodore Thomas. 토마스 비비안

영화 Something the lord made에 나오는 주인공 중 한 명이죠. 다른 주인공인 알프레드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고 싶으신 분은 이전 포스트 알프레드 블라락 이야기를 보시죠 ^^


그는 정식 의사는 아니었습니다.

결국 그는 존스 홉킨스 의대에서 명예 박사를 받습니다. 물론 그는 영화에서 알려진 것처럼 의학 박사를 받은 것이 아니고, 법학박사(Honorary Doctor of Laws)를 받고, Dr(Doctor)로 불리게 됩니다.그렇지만 그의 업적은 의학에 대부분 포진되어 있죠.

그는 1930년에 닥터 Alfred Blalock을 밴더빌트에서 만나면서 의학과 인연을 맺게 됩니다. 원래는 대학학을 간 후에 의과대학(정확히 이야기 하면 의전원이죠-미국시스템)을 진학할 예정이였으나, 미국이 대공황에 빠짐과 동시에, 가장으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 Dr.ALfred Blalock과 같이 일을 하게 됩니다.

당시만 해도 shock은 혈액내에 있는 Toxin에 의해서 생겨난다는 이론이 팽배했었죠. 외상을 입으면, 그 toxin이 activation되어서 결국 죽음으로 이른다는... 현재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이론이 팽배했던 시절이였습니다. (자세한 쇼크에 대해서 아시고 싶으신 분은 링크로)

이 이론에 닥터 블라록은 의문을 품었고, 비비안과 함께 "혈액의 부족이 결국 Shock를 만들어 내고, 그 것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혈액을 공급하는 것이 해결책이다" 라는 가설을 실험적으로 증명합니다.

당연히 이 때 비비안 토마스는 shock 동물 모델을 만들고, 실험적인 일들을 대부분 수행하게 됩니다. 사실상 토마스가 한 일은 현재의 개념으로 본다면 postdoc - 박사후 과정 혹은 senior researcher(선임 연구원)이 하는 수준이였죠.

Shock에 대한 치료법 개발로 Dr.Blalock은 존스홉킨스로 옮기게 되고, 비비안 역시 블라록의 권유로 자리를 옮기게 됩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존스홉킨스 일대는 인종 차별이 심했고, 흑인에게는 단순 노동만 시켰던지라, 비비안 역시 janitor(현재로 본다면 병원 청소부)로서 대우를 받게 됩니다. 물론 하는 일은 포닥급이였지만요.

그들을 더 유명하게 해 준 사건은 바로 Tetralogy of Fallot (blue baby syndrome)-팔롯사징의 외과적 치료입니다.당시 이 질환에 대해서는 치료법이 거의 없고 부모로서는 애가 죽어가는 과정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던.. 어찌보면 아주 의사를 좌절시키는 질환 중 하나였습니다. 그 때, 비비안과 닥터 블라록이 동물 모델을 만들어 처음으로 사람에게 시도한 것이지요.

이 때 시도한 환자 이름은 Eileen Saxon. 18달밖에 되지 않은 소녀였습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이루어 졌고, 의료법 상 의사가 아닌 비비안은, 블라록이 수술할 때 옆에서 지켜보면서 수술을 도왔다고 합니다. 

집도는 하지 않고. 지시를 했는 것처럼 영화에서는 나오지만, 제 개인적인 견해로는 보조자로서 수술 참관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람과 동물은 구조적으로 많이 다르기 때문에. 실제로 비비안이 기여한 것은 맞지만, 수술적인 부분을 하나하나 지시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

재미있는 일화 중 하나는, 이 때 TOF를 치료하기 위해 만든 동물 모델 중 shunt 수술을 받은 Anna라고 불리는 개 초상화가 존스 홉킨스 벽에 걸려 있다는 사실이지요. 존스 홉킨스 의대에 걸린 유일한 동물 사진이라고 하네요.

비비안의 선구자적인 면모는 흉부외과 의학 기구 개발로 이어집니다. 당시 동물 수술을 하면서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겪은 비비안은 수술에 필요한 도구를 직접 만들어 내죠. 당시만 해도 흉부외과라는 분야가 없었기에(비비안과 블라록 이후 현재 개념의 흉부외과가 생겨납니다) 당연히 기구도 없었겠죠. 비비안은 다양한 기구들을 만들어 내고, 직접 이용하기도 합니다.

위키에 언급된 바에 따르면, 블라록이 수술한 3개의 케이스 18개월짜리 여아, 11세 여아, 그리고 6살 남자 아이에 대한 수술 보고가 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에 실리게 되지만, 비비안에 대한 언급은 없죠. 수술의 기본적인 실험 모델을 제시함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수술 자체나 임상 경과 결과 보고라는 논문 내용만 봤을 때는 분명히 비비안에 대한 언급을 할 필요가 없긴 합니다. 비비안 측으로는 분명히 억울할 수도 있지만, 수술 집도를 포함해 다른 임상적인 부분에는 비비안의 기여가 적거나 거의 없으니깐요. 다만, 실험적 모델 단독으로 논문을 제시했었더라면 비비안이 주가 되었을 것이라 생각하고, 현재의 저자 개념으로 본다면 공동저자로 들어가거나, 최소한 acknowledgement 에는 들어가야 했지 않았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비비안의 술기 능력은 가히 뛰어났다고 합니다. 거의 수처 라인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수술이 완벽에 가까웠습니다. 닥터 블라록은 그런 것을 보고 "이건 신이 만든 것 같군"이라고 이야기 했답니다. 영화에서도 나오죠. 그래서 결국 제목으로 선택되었지만요. (섬딩 더 로드 메이드 - Something the lord made) [각주:1]

물론 그도 정규 교육을 받아서 의사가 되고 싶었지만, 시간적인 면에서 너무 큰 난관이 있어서 그렇게 하지 못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계속 외과 일을 했고, 닥터 블라록이 암으로 죽은 이후에도 15년 동안이나 외과에서 일을 합니다. 결국 그는 외과 수련지도자로서 faculty 포지션을 받아서 외과 의사들을 양성하죠.

(비비안이 쓴 자서전)


그리고 결국 1968년도에는 그에게 교육받은 외과 의사 제자들에 의해서 초상화로 헌정되고, 닥터 블라록 옆에 자리하게 됩니다. 최고의 영광을 받게 된 것이지요.

스 홉킨스 의대에서는 매년 본과1학년 학생을 네그룹으로 나누어서 가르치는데 그 중 한 그룹의 이름이 비비안 토마스라고 합니다. 의학을 처음 접하는 학생들에게 모범이 되는 faculty라는 아주 영예로운 업무를 받은 것이지요.

이런 것을 보면서 의학자가 된 사람들이 도전정신을 가지게 되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세계 최고의 의과대학이라는 존스 홉킨스 의대의 도전 정신사람에서도 나오지만, 그걸 만들어 내고, 칭찬하는 시스템에서도 나오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Journal of Surgical Case Reports라는 저널은 그 해 Best Report에게 토마스 상을 준다고 하는군요. 외과학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친지 알 수가 있겠죠?

비비안 토마스는 정식 의사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학의 선구자로서 흉부외과를 개척했다는 점에서 아무도 이론을 달지 않습니다. 그가 가진 의학에 대한 열정. 그리고 인종을 넘어선 실험 정신은 존경받아 마땅하고, 현재 미국을 넘어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존경 받고 있습니다.

우리도 그런 정신을 가지 의학자, 의과학자가 많이 나오길 기대하면서 글을 마칩니다.



  1. 여담이지만 제목이 조금 어렵거나 일반적이지 않아서 한국 내에서 큰 흥행을 못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제목만 잘 만들었다면 정말 대박일텐데, 영어 제목은 정말 멋지거든요.근데 한글로 번역도 안하고 그대로 적은 것은 정말 치명적인 실수라 생각합니다. [본문으로]

의학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은 기초의학과 임상의학에 대해서 들어본 바가 있을 겁니다. 실제로 기초의학임상의학은 의학의 근간을 이루는 두개의 축이죠. 


기초의학은 말그대로 기초입니다. 사람의 질병을 다루기 위해서 이용되는 직접적 치료 방법이 아닌 원리나 기전에 대해서 공부하는 분야입니다. 분자 수준에서 세포의 현상을 해석하는 생화학이라든지, 인체 감염의 근거가 되는 다양한 병원체에 대해서 연구하는 미생물학이나, 인체 방어 기전에 대해서 연구하는 면역학, 그리고 의대생하면 떠오르는 인체 해부학까지 다양한 학문이 기초의학이라는 테두리 안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1975년 노벨의학상을 수상한 Dr.Renato Dulbecco)


그에 반해 임상의학은 인체를 직접적으로 다루른 치료방법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어떤 환자가 왔을 때, 이 환자가 어떤 질환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 질환에 대해서 어떤 치료를 수행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분히 응용적인 부분이 많지만, 수술이라든지, 약물 치료, 응급 치료등 다양한 학문과 술기들이 임상의학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최초 얼굴 이식 수술을 집도하는 장면)


실제로 1950년도까지만 해도 기초의학과 임상의학은 분명한 선을 그으면서 발전되어 왔습니다. 물론 역사적으로 내과학이 생리-병리학에 기본을 두고 발달하면서 약리학에서 나온 약을 이용하는 임상 의학이라는 부분은 사실이지만, 외과학이나 다양한 임상의학은 인체를 근거로 한다는 점에서 분명히 기초의학과는 달랐습니다. 


특히 수술이라는 측면을 보면 더 잘 알 수 있는데요, 수술은 기초의학과는 조금 동떨어진 형태로 특수한 발전을 이루게 됩니다. 실제로 수술이라는 것은 다분히 병변을 제거한다거나, 치환한다는 물리적인 과정이기 때문에, 그 근거되는 의학의 발전이 상대적으로 기초의학과 궤를 같이하는 내과와는 본질적으로 달랐습니다. 따라서 외과학은 그 특수성으로 인해서 자생적인 임상의학으로서 발전을 많이하게 되었지요. 


그렇지만, 왓슨과 크릭의 DNA구조 분석(1962년 노벨 생리의학상)과 아버와 스미스의 DNA제한효소 발견(1978년 노벨 생리의학상) 생거의 염기서열 결정방법론 개발(1980년 노벨 화학상) 등의 과정을 거친 분자의학의 발전이 임상의학과 접목되는 것은 시간 문제였었죠. 


의학의 발전은 대체로 아래와 같은 발전 경로를 가집니다.


환자의 질병에 대한 임상적 발견 --> 의학적 모델 개발 혹은 실험적 모델 개발 --> 기전 연구 --> 기전을 통한 치료법 개발 (실험실 수준) --> 치료법 임상 적용 및 확대


이 과정에서 임상적 발견과 기전 연구는 임상과 기초의 선이 그어진 체로는 쉽게 발전될 수 없었던 것이지요. 그런 선을 없애는 연구 인력들이 미국을 필두로 많이 배출되게 됩니다.


특히 1940-50년대 의학을 연구한 학자들이 세계대전과 여러 전쟁의 참가 대신 공익 연구를 진행하면서 의학과 연구가 복합적인 발전을 이루게 됩니다. 실제로 당시 미국내 많은 수의 MD-PhD들이 1980년대 이후 노벨상을 많이 수상하고, 의학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사실 한가지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임상과 기초 간의 끊임없는 공동 작업이 필요합니다. 특히 임상과 기초는 연구 시작부터 다른 시점을 가진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공동 연구를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 때 등장한 개념이 바로 Translational Research(중개 연구)입니다. 일부는 Translational Research를 병진연구라고도 하던데, 도대체 어디서 나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전체적인 틀을 본다면 기초와 임상 중간에서 서로를 보완해주고 중개 역할을 한다는 중개 연구가 더 바람직한 용어라 생각합니다. 



실제 중개 연구(Translational Research)는 기초 연구로 대변되는 Bench Research와 임상 연구를 진행하는 Bed Research를 연결하는 의미가 강합니다. 특히 미국, 유럽 등 약품 개발에서 임상허가를 위해 엄격한 기준을 요구하면서 중개연구는 더 강화되었습니다. 중개 연구는 태생적으로 기전에 근거한 약물치료. 그리고 그 기전 역시 과학적인 근거를 가진 의학이라는 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Target therapy에 아주 적합한 연구 방법이였습니다.


연구를 진행하거나, 논문을 읽어보면, 의과학 분야는 크게 세가지 그룹으로 나누어 지더군요. 


1. 정말 기초에 근거한 그룹 : 예를 들면 세포 수용체의 화학적 역할을 분석한다거나, DNA가 어떤 방법을 통해 복제되는가 하는 모든 생물에 적용될 수 있는 사실에 대해서 논하고 있는 연구 그룹. 


- 이 연구 그룹은 그 발견에 대해서는 생물 공통, 전반에 적용되기 때문에 원천 기술 혹은 발견일 가능성이 크고, 그 파괴력 역시 굉장합니다. 그렇지만, 발견 당시에는 인체 치료에 그 과정이 어떻게 이용될지에 대해 가늠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siRNA나 miRNA를 들 수 있겠죠. 발견 당시에는 Central Dogma를 거스르는 과정이라는 것으로 각광을 받았지만, 현재는 유전자 knockdown을 통한 치료법에 조금 더 관심을 두고 있죠. 


2. 정말 임상에 근거한 그룹 : 예를 들면 질병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하는 그룹이나, 약물의 임상적 효과에 대해서 대규모 임상 스터디를 진행한 그룹 등


- 이 연구 그룹 역시, 그 발견이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대단히 큽니다. 그리고 보고되는 순간부터 즉시 효과를 가진다는 측면에서 적용 가능성도 아주 크지요. 그 연구가 임상의사가 환자를 치료하는 방법론을 바꾸게 하고, 결과적으로 환자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점은 아주 칭찬 받을만 합니다. 다만, 원천 기술이라기 보다는 응용 기술에 가깝다는 점이 아쉬운 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3. 임상 가능성을 가진 연구를 진행하는 그룹. 예를 들면, 기전 연구나 치료 물질 효능 개발 등 "하나의 치료물질이 어떤 기전을 통해서 환자 치료에 도움될 수 있을 것이다" 라는 것을 보고하는 연구 그룹.


- 이 연구 그룹이 사실상 의과학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고 생각하며, 중개의학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세부적으로 따지고 들면 이 부분을 중개의학 그룹으로 보기 힘든 경향도 있지만, Bench to Bed라는 명제에는 근접한 그룹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완벽한 기전을 제시하고 치료법을 제시한 그룹은 그 것을 토대로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자 하는 경향이 큽니다.  


사실 어떤 연구이든, 그 연구가 나쁘다, 좋다 라고 획일적으로 말할 수는 없습니다. 어떤 연구든 인류 사회에 위반되지 않는 보편적인 윤리성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한다면 그 의미는 분명히 있으니깐요.


다만, 임상 적용을 통해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도와줄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진 일이겠습니까? 


기초 연구를 통해 과학적 현상을 발견하는 것도 아주 멋진 일입니다. 그리고 환자를 치료하는 새로운 방법론을 개발하는 것도 아주 멋진 일입니다. 다만, 그 두가지가 계속 평행선만 그린다면 안타까운 일일 수도 있겠지요. 


예를 들면, 어떤 의과학자가 각막에 아주 큰 관심이 있는데, 그 사람은 각막 세포의 생리작용에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예요. 그에 반해 어떤 안과 의사는 각막 질환을 가진 환자 치료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면, 환자가 새로운 치료법을 접할 가능성은 아주 없겠죠. 그 둘을 연계시킬 연구를 진행시킨다면, 각막 세포의 생리작용에 근거한 새로운 치료 기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연구가 바로 중개 연구인 것입니다. 물론 이 상황에서 중개 연구를 하는 사람이 따로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의과학자나, 안과 의사가 중개 연구 마인드를 갖추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시너지를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많은 의과학자들이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 노력 중에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학계에서 중개 연구에 대한 확실한 틀이나 개념 설명이 명확한 것은 아닙니다. 현재, 저는 중개 연구를 "기전을 가진 기초 연구를 임상에 적용하기 위해 수행하는 연구"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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