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학자 (MD-PhD) 이야기(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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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지만 즐거웠던 나의 본과 1학년.
2014년 4월, 우여곡절 많았고 길기도 길었던 6년의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인턴을 시작하며 본격적으로 의사의 길을 걷기 시작한 다른 동기들과는 달리 생리학이라는 학문을 더 깊게 공부하며 평생 학문의 길을 걷기로 한지 벌써 두 달째가 되었습니다. 생리학 교실의 조교로서 본과 1학년 학생들을 실습과 수업시간에 자주 마주치게 되니 2010년의 제 본과 1학년 때가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예과 때 동아리 행사나 동문회 행사등을 통해 만난 본과 선배님들은 항상 저희를 겁주셨었습니다. 본과 생활은 '상상 그 이상' 일 것이라고. 해부할 때 계속 맡게 될 포르말린 냄새가 매우 독하기도 할 뿐더러, 피부, 머리결도 다 망가질테니 그냥 포기하라고. 공부량의 신세계를 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해부학으로 본과 1학년을 처음..
2015.02.21 -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기억에서 떠나지 않는 liaison psychiatry 케이스.
liaison psychiatry : consultative psychiatry 라고도 함. 정신과 의사가 병원 내에서 다른과에 있는 환자의 내외과적 상황에 따라서 정신과적 도움 및 협진이 필요할 때, 환자와 상담을 하러 가는 것. 예컨대, 환자의 상태가 안 좋아져서 자살을 시도한다거나 우울한 상태가 강할 때, 그 환자의 주치의는 정신과 의사에게 협진을 의뢰함.(병원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환자의 익명성 유지를 위해 이름과 학교는 OO을 썼음을 밝힙니다.)"상호야, 내 좀 도와도"소아과 전공의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무슨 일인지 물어봤더니, osteosarcoma로 항암 치료를 받는 중학생 남자 아이가 있는데 항암제가 잘 먹히지가 않아서, 아무래도 amputation을 해야할 것 같다는 이야기다."내가 ..
2015.02.18 -
논문작성법 (2) 문장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part 2
① 주어와 동사, 목적어 및 보어군에 핵심 메시지를 표현하라. ② 명사의 과도한 연결을 피하라.③ 짧은 문장을 사용하라.④ 명확한 대명사를 사용하라.⑤ 대비되는 개념은 대비되는 형태로 배열하라. 우리는 지난 시간까지 "① 주어와 동사, 목적어 및 보어군에 핵심 메시지를 표현하라"에 대해서 공부를 해 보았다. 오늘은 문장을 구성함에 있어서 중요한 나머지 부분 중 "② 명사의 과도한 연결을 피하라", "③ 짧은 문장을 사용하라"에 대해서 같이 공부해보자. 의외로 간단하니 겁먹지 말자. 2. 명사의 과도한 연결을 피하라. ① 명사구 (명사+명사)를 해체하라.영어에서는 명사가 다른 명사를 수식하는 일을 흔히 볼 수 있다. "blood pressure", "ion concentration", "protein me..
2015.02.16 -
이과생의 대학 진학 고민에 대한 추억
안녕하십니까, 이상호라고 합니다. 현재 정신과 의사 봉직의이며 보통 페이스북에 글을 끄적대는 편인데, 블로그 주인장께서 이곳에도 글을 올려보라고 추천해 주셔서 처음으로 올려봅니다. 보통 제 글에는 깊은 내용은 없고요. 저질스러운 내용들도 많아서 큰 기대하지 마시고 심심풀이 땅콩 삼아 그냥 읽으시면 됩니다. 우리의 고등학교 입시 때를 생각해보면 자기 점수로 어느 대학 간판을 딸 수 있을지만 따져보았지, 전공에 대해서는 거의 관심이 없었다는 게 사실이었던 것 같다. 의대야 의사가 되는 게 확실했으니 두 말할 필요도 없었지만, 기계과, 컴퓨터공학과, 토목과, 건축과, 기초과학 분야등 그 쪽으로 전공을 선택했을 때 어떤 진로가 앞에 기다리고 있는지 사실 알려준 사람도 없었고, 우리 스스로도 크게 알려고도 한 것..
2015.02.13 -
어플리케이션 소개 - 시간관리 관련 도구들
지난 번 우리는 시간관리를 위한 대표적인 2가지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인간은 도구의 동물이라, 그렇다면 이러한 시간관리를 도와줄 수 있는 도구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자. 1. 아날로그 도구들먼저, 프랭클린 플래너. 가장 대표적인 시간관리 도구이다. 코비 아저씨의 미끼상품. 프랭클린 플래너. 개인적으로는 대학생 시절인 2002년쯤부터 써오고 있으니 이제 10여년이 넘게 써오고 있다. 처음에는 이걸 쓰기만 해도 막 시간이 막 알아서 막 효율적으로 사용될 줄 알았는데, 아무리 좋은 도구라도 쓰는 사람에 달려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효율적 시간관리 같은 건 별로 생각하지 않고 귀찮으면 안 쓰기도 하면서 10여년째 사용하고 있다. 끄적이는 걸 워낙 좋아하기도 하고, 막 다이어리에 뭐가 막 쓰여있으..
2015.02.09 -
연구비 시즌 광고
2월은 항상 바쁜 달입니다.대부분의 의과대학은 개강시즌이라 수업준비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 보다도 더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연구비 신청입니다. 연구비 없는 연구자는 팥없는 찐빵이요, 고무줄 없는 팬티 같은 존재인데, 문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혹은 장관님이 바뀔 때마다 연구비가 정신없이 바뀐다는데 있지요. 교육은 백년지대계이고, 연구는 만년지대계인데, 우리나라는 딱 2년 정도만 바라보고 가는 듯 싶어요. 올해에도 어김없이 연구비 시즌1이 돌아왔습니다. 올해 연구재단 신진연구비는 상반기에는 유형 II, 하반기에는 유형 I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유형 II의 경우에는 2월 12일(목) 까지 아이디어 계획서를 공모하고, 연구자들이 알아서 연구한 뒤에 5-6월 쯤에 최종선정을 한답니다. 연구비 규모는 50,000..
2015.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