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포스팅에서 의과대학에 있는 학위 과정에 대해서 포스팅하였죠. 이번에는 그 부분에 대해서 조금 더 설명을 하고자 합니다. 굳이 소제목을 정한다면, "MD라는 학위에 대한 설명"을 할 생각입니다.

일반적으로, 의대를 졸업한 사람(혹은 의사)을 영어로 MD라고 이야기 합니다. Medical Doctor의 약어이지요. 영어 용어를 말 그대로 해석하면, 의학 박사인 셈입니다. 이 용어 하나 때문에, 일부 이공계에서 학위에 대한 오해를 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 부연 설명을 하고자 합니다. 이 글을 통해서, 오해가 풀렸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 대부분은 아닌데 일부 과격(?)하신 분이 있어서요. ^^

앞서도 언급했지만, 의대를 졸업하면 우리나라에서는 공식적으로 "의학사"를 받거나 "의무 석사"를 받습니다. 혹자는, 이를 근거로 해서 우리나라는 MD가 아니라,
 BS (Bachelor of Science) 혹은 MB (Bachelor of Medicine - Medicinae Baccalaureus) 라고 하기도 합니다. 엄밀하게 따진다면 틀린 말이라고는 볼 수 없지만, 세계적인 학회나 CV를 작성할 때, 그렇게 쓰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이건 MD 본인뿐만 아니라, 좌장을 맡거나 Organizer를 맡는 PhD들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미국은 의대(의전원)를 졸업하면 공식적으로 Medical Doctor (Doctorate of Medicine)를 받습니다.드물게 D.O. (Doctor of Osteopathic Medicine)를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사실상 동일합니다. 그리고 미국에서 의전원을 졸업한 대부분이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의사"가 되기 때문에 "의사=MD"가 성립합니다. 이는 일부 우리나라 예과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는 미국 의대의 경우에도 마찬가지 입니다.(실제 미국에서도 예과 시스템이 있는 학교가 있긴 합니다)


아울러, 미국에서는 MD 말고 의대가 아닌 다른 대학원(예를 들면 공대나 법대 등)에서 박사 학위(Ph.D)를 마친 사람도 Doctor라고 표현합니다.(우리나라는 의대를 졸업하면 "의사", 박사학위를 마치면 "박사"라고 용어가 다르지만, 미국은 둘다 Doctor, 즉 박사입니다) 그러다 보니깐, 그 것과 구분하기 위한 의료행위를 수행하는 의사를 Medical Doctor라고 부르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는 의사가 받은 학위이기도 합니다. 병원에서 일반 환자들이 의사를 부를 때 Doctor라고 표현하는데, Doctor가 의사라는 의미도 있지만, 박사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시면 편할 듯 합니다.



또 하나, MD라는 용어를 위해, 이해해야할 부분 중에 하나는, 미국의 경우에는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석사 과정이 보편화되어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미국의 석사 과정은 다분히 기술적인 과정으로 우리나라와는 다른게, 학술적인 학위과정으로 인지하는 경우가 드뭅니다. 따라서, 대학원에 진학한다는 것은 "박사"를 하면서 심도있게 "학문을 하겠다"는 의미가 강합니다. 


따라서 의대를 가는 과정도 대학원을 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박사"로 인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우리나라 과정으로 엄밀히 따지면, 박사 학위 과정이라기 보다는 전문 학위 과정(의전원의 의무 석사)이긴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우리나라의 "석박사 통합과정"처럼 생각되는 것이죠. 그리고 받는 학위도 MD - Medical Doctor 입니다. 그러니깐, Doctor of Philosophy와 같은 "박사"를 받는 것이죠. 


미국에서도 MD-PhD가 많긴 하지만, PhD 없이 오로지 MD로만 연구를 하는 대가들이 많은 것도 위와 같이 MD를 석박사 통합과정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용어 그대로를 분석해 보면 , MD = Medical Doctor에 나오는 Doctor라는 의미는 "의학 박사" 라기 보다는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의사"라는 의미가 더 강합니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에는 MD라는 과정 자체가 석박통합과정이면서 동시에 전문 학위처럼 인식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PhD처럼 "박사"라고 표현하는 것이지요. 


학회나 학문의 기본이 되는 언어가 영어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의사는 MD라는 타이틀을 가지게 됩니다. 이는 박사(PhD)라는 의미를 가지는 Doctor와 구별하기 위해서 쓰는 이유가 많습니다. 그리고 의료 행위를 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사람을 의미하는 것과 동치이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의사라고 하면 그 학위를 불문하고, MD(Medical Doctor)라고 합니다. 초등학교 때 배우는 영어 단어인 "Doctor = 의사" 인 셈이지요. 세계적으로는 의대는 우리처럼 6년제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지만, 8년제 심지어는 4년제도 있기 때문에, MD라는 용어는 그 나라에서 의학 교육을 전문적으로 받고, 공식적으로 의료 행위를 할 수 있는 사람, 즉 "의사"를 표현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뉴하트에 나온 지성, 김민정, 조재현, 이들이 모두 학사일지라도 세계적인 학회에 나가면 MD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MD라고 하는 것은 의학 박사라는 학위라기 보다는 "의사"를 지칭하는 용어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일부 언론에서 미국에서 의대를 나온 사람의 커리어를 소개하면, "학사를 졸업하고, 다시 의대에 들어가서 의대를 졸업했다. 받은 학위는 Medical Doctor다."  그래서 우리 나라로 번역하면서 "의학 박사"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의무 석사"인데 말이죠. 특히, 의학에 종사하지 않는 이공계나 법조계에서 보면, 이걸 "박사"라고 할 수 있냐? 고 생각하시는 분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미국에서 의대를 졸업한 Medical Doctor를 단순히 의사? 혹은 의무 석사? 이렇게 표현하기도 애매한 것이 사실입니다. 실질적으로 그들 문화에서는 박사에 준하는 대우를 받고 있고, 전문적인 박사학위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박사라고 부르는 것이 맞겠죠. 그래서 미국에서 의대를 졸업한 사람은 통상적으로 "의학 박사"라고 부르는 것이죠. [각주:1] (신현승 박사님에 대한 소개)


이 상황이 미국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우리나라로 오면서 문제가 생깁니다. 우리나라에서 통용되는 "의학 박사"와 미국에서의 "Medical Doctor"의 해석인 "의학 박사"와는 엄밀히 다른 용어이기 때문이죠. 말 그대로 본다면 "의학 박사"로 똑같기 때문에 박사라고 할 수 있느냐고 보는 것이 애매한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이런 용어가 나오는 문화적 차이와 시스템 차이를 감안해서 용어를 해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미국 의대 교육과정과 우리나라 의대(본과), 의전원 교육과정이 거의 동일함에도 주는 학위가 다르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MD라고 하는 것은 의사를 의미하는 전문적인 용어라고 보는 것이 통상적으로 더 정확합니다. 우리나라 의사들 대부분이 자신의 MD를 의학박사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아는 한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엄연히 의학 박사(PhD)와 MD는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CV에서 나오는 MD는 의사로서의 전문학위를 의미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게 "의학사"이든 "의무석사"이든지 말입니다. ^^ 


아울러, 본격적으로 연구를 진행하는 대부분의 MD들(우리나라)은 PhD 학위 과정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요새 들어서 과연 MD로서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의대 자체가 가진 긴 교육과정을 감안할 때, PhD가 꼭 필요한가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도 종종 있고, 레지던트 과정과 전문의 과정에서 배우는 임상 지식을 기반으로 연구를 진행하는 MD without PhD들도 있습니다만 일반적이지는 않죠. 다만, 학위의 과잉이라는 측면에서 현재 보건복지부 과제에 한해서, PhD가 없이 연구를 진행하는 경력있는 MD에게 자격을 주기도 합니다. (대부분 과제에서 "박사"를 자격 요건으로 한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아주 큰 진척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약하면, 


MD 라는 것은 "의학 박사"라기 보다는 "의사"라는 전문 학위의 성격을 가지고, 


세계적으로 4년제,6년제, 8년제 등의 교육과정과 최종적으로 의학사, 의무석사, 의학 박사 등의 학위를 받는데, 이는 진료 행위를 할 수 있는 자격을 주는 교육을 받은 사람들 통칭합니다. 


이는 일반적인 박사(PhD)와 구별되기는 하지만, 미국에서는 MD 과정이 대학원 석박사 통합과정과 같은 성격으로 인식되어 박사에 준하는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1. 실제로 저희 실험실에 계신 존스 홉킨스 의대를 나오신 선생님(신현승 박사님인데, 초대 삼성의료원 연구원장을 하시고 현재 저희 실험실에서 공동연구를 수행 중이십니다. ^^ 서울대 의대를 다니던 중간에 도미, 존스 홉킨스에서 의대를 나오셨는데, PhD가 없습니다.)을 저희는 박사님이라고 부릅니다. 보체계를 발견하실 정도로 대단한 연구를 하셨는데, PhD가 없으셨다니 아이러니하죠. 그런데, 미국에는 의외로 이런 사람들이 많습니다. [본문으로]

이번에는 의과대학에만 있는 다소 복잡한(?) 학위, 자격증 등에 대해서 글을 써볼까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 의과대학은 현재 의전원의대 두가지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졸업한 사람이 받는 학위의 종류가 다릅니다. 하지만, "의사"가 되는 자격은 같기 때문에, 종종 학위와 자격증에 대해서 물어보면 의사 각자가 서로 다른 대답을 하기 마련입니다. 아울러, 의학 박사의사,  MD, MDPhD 등 다양한 타이틀이 있는데, 환자 입장에서 보면, 도대체 뭐가 뭔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미국에서 의대를 졸업한 사람(대부분은 의전원이죠)을 의학 박사라고 부르는데, 우리는 그렇지 않아서 헷갈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그 부분을 가급적 정확히 설명하고자 합니다. 


일단 학위부터 먼저 살펴 보죠. 


일반적으로, 예과를 거쳐서 의대를 졸업하게 되면 "의학사"를 받게 됩니다. 저 역시 의대를 졸업한 의사이기 때문에 의학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 예과 과정이 자연대에 있는 경우, 예과를 "수료"했다고 하기도 하기 때문에, 두개의 학제(예과, 본과)가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실제 성적표를 떼어 보면 분리된 곳도 있고, 합쳐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의대를 졸업하면 공식적으로는 "학사" 입니다. 이공계를 졸업한 사람이 공학사나, 이학사를 받고 법대를 졸업한 사람이 법학사를 받는 것처럼, 의대를 졸업하면 "의학사"를 받게 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합니다. 그래서 의대만 졸업한 경우에는 학사 졸업 상태입니다. 다른 학부를 졸업한 후에 의대로 편입했다 해도, 의대를 졸업하면 여전히 의학사입니다.


그에 반해, 의학전문대학원을 입학해서 졸업하게 되면 "의무석사"를 받게 됩니다. 물론 간혹, 학교 별로 의무석사 대신에 의학사를 다시 주는 경우도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은 "의무석사"를 받습니다.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자격 조건이 학사를 마친자 혹은 학사를 마칠 예정인 자이고, 과정의 이름 자체도 대학이 아니라, 대학원이기 때문에 당연히 "석사"를 받습니다. 


의대나 의전원이나, 교육과정 자체는 거의 동일하고, 과정을 마친 후에, 의사가 될 자격을 준다는 점에서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만, 한 쪽은 "의"학사를 받고, 한 쪽은 "의무"석사를 받는 것이죠.



이 과정에서 많은 논의가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의전원과 의대를 동시에 운영하는 일부 학교의 경우, 교육받는 과정은 거의 동일한데 ("거의"인 이유는 여기서 언급하는 문제 때문에, 학교별로 레포트 등으로 "조금" 차이를 두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받게되는 학위가 다르기 때문에, 졸업 후의 대학원 진학 등에서 차이가 생기게 됩니다. 또한, 의대 본과 4년이라는 같은 교육과정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학위를 주는 것이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의견이 항상 거론되었습니다. 물론 입학과정이 다르고, 자격도 다르기 때문에, 다른 학위를 주는 것이 논리적으로 맞지만, 같은 "교육"을 받았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같은 "학위"를 주는 것이 맞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죠. 


여하튼, 학위라는 측면에서는 의학사와 의무석사를 가지고 있으면, "의사 면허 시험"을 칠 자격이 생깁니다. 그리고 의사 면허 시험을 합격하면 국가에서 수여하는 "의사 면허증"을 받게 됩니다. 그러니깐 따지고 보면 "학위"와 "의사 면허증"은 엄연히 다른 것이죠. 하지만 거의 동일하게 이용되는 이유는 의대를 졸업한 대부분의 사람이 의사 면허증을 받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의학사를 받았다고 해서 모두가 다 의사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극단적인 예로, 의대를 다니던 도중, 조현증(정신분열증)이 생겨, 의사 국가 고시를 칠 자격을 잃어, 시험을 치지 못하는 경우도 주변에 있었습니다. 


요약하자면, 의대는 의학사, 의전원은 의무석사라는 학위를 받고, 이는 의사 면허증과는 다르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학사와 석사로 다르긴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거의 차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학위로는 "의학 석사"가 있죠. "의학 석사"는 엄연히 "의무 석사"와는 다릅니다. 의무 석사가 전문 자격 석사(의사 고시를 칠 수 있는 자격을 주는 학위)인데 반해, 의학 석사는 의학 계열에서 받는 석사 학위입니다. 따라서, 의학 석사를 받는다고 해서 의사 면허 시험을 칠 자격이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특히, 의대에서 연구를 수행하거나, 대학원을 하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에게 항상 설명 혹은 대답해야할 일이 생기는 연유이기도 합니다. 의학 석사는 대부분이 의학사를 받은 사람이 거치는 과정이긴 하지만, 요새는 의대 대학원이 연구에 많은 관심을 가지면서, 의학사가 아닌 다른 계열에서 온 학사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학사, 공학사, 법학사 등의 사람이 대학원에서 의학 연구를 통해 석사를 받으면 "의학 석사"가 되는 것이죠.


"의학 박사"도 의학 석사와 마찬가지 맥락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의대에서 대학원을 다녀서 박사 학위를 마치는 과정인 셈이죠. 따라서 "의학 박사"라고 해서 모두가 의사는 아닙니다. 의사가 아닌 사람도 의학 연구에 관심이 있어서, 의대 대학원에 있는 교수님을 지도교수님으로 해서 연구를 진행해서 학위를 받는다면, 이 사람은 공식적으로 의학 박사를 받게 됩니다. 최근에는 의대 내부에서도 의과학과를 개설해서, "의학 박사"를 받는 의학과와는 다른 "이학 박사"를 주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 


요약하자면, 의학 석-박사는 일반 자연대나 공대 등에서 받는 석-박사와 같은 학위라는 점이고, 꼭 의사일 필요는 없는 것입니다. 경우에 따라서 의대에서 학위를 해도 이학 박사를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반 환자들이 오해하는 것 중 하나가, "의학 박사" "전문의"라는 용어와 같다고 생각하는 점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두개가 전혀 다른 체계이고, 전혀 다른 용어 입니다. 


"박사"는 학위의 일종이고, "전문의"는 자격의 일종입니다. 따라서, 두 개는 전혀 별개의 것입니다. "박사 학위가 있다"는 것은 학문에 대해서 심도있게 연구를 진행했다고 보면 되고, "전문의를 땄다"는 것은 진료 분야 중 한 분야(예를 들면, 내과, 소아과, 산부인과 등)에 심도있게 수련받았음을 의미합니다. 전문의와 진로에 대한 소개는 이 두 글에서 참고하시면 됩니다. 


의대를 졸업하고 난 이후의 진로들 - 인턴과 전공의 

전문의는 도대체 뭐야? 


일반인들이 이렇게 오해하는 이유는, 일본의 수련 제도 영향이 큽니다. 아주 예전에 전문의 제도가 자리잡기 전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일본의 "도제식 수련" 이 일반적이였습니다. 전문의 과정이 마치 학위의 한 과정처럼 인지되어, 지도교수님께 교육을 받으면서 동시에 의대에서 학위를 진행하는 것이였죠. 사실상 "전문의 과정 = 박사 학위" 인 것처럼 이용되었죠. 


예전에는 지금처럼, 국가에서 전문의 자격증이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타인에게 자신의 "전문성"을 보여 주기 위한 방편으로 "의학 박사"를 이용하였던 것이었죠. 아울러, 전문의 과정에서 배우는 학문의 양과 깊이가 박사 학위에 준함에도 불구하고, 전문의를 딴 후에도 여전히 학위는 "학사"로 머문다는 일종의 자격지심도 한 몫 하였던 것도 사실이였습니다. 당시, 권위를 세우기 위해서는 "박사"라는 타이틀이 주는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었던 셈이였지요. 당연히 일반인이 느끼기에는 "의학 박사=전문성 있는 의사" 의 방정식이 성립되었던 것이죠.



하지만 최근에는 "전문의"라는 자격 제도가 정착되면서, 굳이 "의학 박사"를 하지 않는 경우도 많아 졌습니다. 의학 박사는 대학원에서 심도있게 의학이라는 "학문"을 다루는 것이기 때문에, 환자를 보는 실질적 수련 과정이랑은 직접적 연계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에 반해 "전문의"는 다양한 환자를 보면서 실질적으로 치료하는 과정과 연관되기 때문에, "학문"을 공부한다기 보다는 "경험 혹은 수련"과 연관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예전처럼 병원에 걸어 놓기 위한 "의학 박사"를 하는 경우가 많이 줄어든 것이 사실입니다. 


학위에 관련하여, 정리하면


학사 - 예과, 본과를 졸업한 의대생이 받는 학위 - 의사 면허 시험칠 자격 부여.

의무석사 - 의전원을 졸업한 의대생이 받는 학위 - 의사 면허 시험칠 자격 부여.

의학석사 - 의대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한 학생이 받는 학위 - 의사 면허 시험칠 자격 없음.

의학박사 - 의대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한 학생이 받는 학위 - 의사 면허 시험칠 자격 없음.



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혹시 궁금한 사항이 있으시면 댓글로 문의 주시구요. 조만간 2편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

안녕하세요. MDPhD.kr의 Main editor "오지의 마법사"입니다. 가끔 이메일로 필진들에 대한 문의글이 가끔 오기도 합니다. 개별적으로 블로그를 운영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대부분 운영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분들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자세히 알 기회가 없기도 합니다.


본 블로그의 운영 취지가 "다양한 연구를 하는 의과학자들의 교류 활성화""의과학 연구를 시작하는 사람들의 시행착오를 줄이자"는 것이기에,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를 수행하는, 각기 다른 필진들에 대한 소개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간략한 프로필 소개는 요기 링크에 있습니다만 ^^ 개별적인 포스팅으로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자 합니다. 


그래서 연속적으로 필진들에 대한 소개글을 올리려고 합니다. 순서는 다분히 랜덤입니다. ^^ 사실 제가 필진들 대부분과 개인적인 친목을 도모하고 있기에, 질문 역시 제가 아는 선에서, 나름 맞춤형(?)으로 진행해 보았습니다. ^^ 제가 4-5개의 질문을 하고, 답변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아무쪼록 필진들에 대한 충분한 소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Kerorosw (케로로SW)


현소속: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인제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부산백병원 임상약리학과


학교: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 교실 석박사 통합과정


한 마디 소개: 약물유전체학 전공


특이 사항:

약물 관련 분야 연구자로 거듭나기 위해서 in vitro, in vivo, in silico를 모두 경험하고 있습니다.



1. 의대를 졸업하고 나서, 대부분이 임상을 진학하는데 반해, 선생님께서는 기초 의학을 선택하셨고,약리학이라는 학문을 선택하셨는데, 그 이유는 뭔가요?.


저의 경우에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선배들이 의과대학 졸업 이후 약리학교실 진출해 있었습니다. 그래서 진로 결정시 선배들과의 면담 과정에서도, 다른 분야 보다 약리학에 대해서 많이 듣게 되었고, 또한 저희 학교의 약리학 교실이 연구를 활발히 하는 것으로 학생들에게도 알려져 있어서 진로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빨리 연구를 진행하고 싶은 마음에 졸업 이후 병원 인턴을 하지 않았는데,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 생각해 인턴 경험의 여부는 연구 자체에는 아주 많은 영향을 미치지는 않기 때문에 본인들이 스스로 결정해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재 인턴제도의 폐지가 논의되고 있지요...



2. 약리학자로서, "약리"라는 학문이 가진 매력이나, 장점, 또는 공부하시면서 느낀 을 알려 주세요.


약리학은 약물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다루기 때문에, 임상 과 혹은 타 기초 의학 교실과의 연구와 다른 특징을 가지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보통의 과에서는 연구 주제가 자기 과에서 다루는 질병에 초점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모든 임상 과의 대부분 질환에서 치료 전략으로 약물 적용되기 때문에, 약리학과의 연구 범위는 특정 약에 대한 기전 연구가 수도 있으며 내가 관심 있는 약물이 사용되는 임상 과와의 공동 연구도 얼마든지 진행할 있습니다. 신약 개발 또한 약리학의 분야로서 연구되고 있기 때문에, 의학에서 질병과 약물에 관한 광범위한 연구 범위를 약리학 안에서 아우를 있습니다.



3. 임상 약리학으로 커리어 전환을 하면서, 현재 하고 있는 분야에 대한 간략한 설명해 주세요.


기초 약리를 5년간 수련하고, 임상 약리를 새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의학을 전공하고 기초 약리를 공부하는 내내 크게 느꼈던 점은, 약물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기초 약리와 임상 약리를 함께 적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전부터 임상 약리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가지고 있었습니다. 


기초 약리학에서 약리 분야 연구의 in vitro, 임상 약리학에서 약리 분야 연구의 in vivo in silico 담당하고 있다고 크게 있습니다.


임상 약리학에서는 신약의 임상 시험만을 담당한다고 많이 알려져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임상 시험을 통한 약물의 in vivo study, TDM(therapeutic drug monitoring, 치료적 약물 모니터링) 통한 임상 진료 서비스 in vivo 약물 작용의 in silico modeling 적용의 확인, 그리고 in vitro 연구 결과를 in vivo에 적용하는 SimCYP 등 많은 세부 분야가 존재하며, 연구 수행 시에도 약동학(pharmacokinetics), 약력학(pharmacodynamics), 약물유전체학(pharmacogenomics), 계량약리학(pharmacometrics) 들 조합을 통해서 나만의 학문 분야를 개척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임상 약리학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in vitro 기초 약리학적 지식이 더해져야 합니다.



4. 임상 약리학이나 기초 약리학에서 필요한 사항이나 자질 - 학생들이 분야를 선택한다면 어떤 부분을 강조하고 싶으세요.


임상 기초 약리에서는 현재 다양한 분야의 전공을 가진 사람들이 연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의학, 간호학, 약학, 화학, 생물학, 생명공학, 통계학 등이 대표적으로 약리 분야에서 종사할 도움이 되는 학부 전공입니다. 하지만 외에도 병원 경영, 제약 공학 관련 분야를 공부한 연구원들도 약리에서 각자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2 에서 설명 했듯이, 약리는 많은 임상 분야에 발을 걸치고 있기 때문에 약리 전공 대학원 졸업 대학과 병원, 국공립 연구소, 그리고 제약 회사까지 다양한 분야로의 진출이 가능합니다.



이상이 Kerorosw (케로로SW) 선생님의 이야기였습니다. ^^ 더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댓글로 질문하시면 됩니다. ^^

의생명 과학 분야의 학부 학생들이나 병원의 전공의(레지던트)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자주 듣게 됩니다. 

특정 관심 분야에 대한 연구를 하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고 막막합니다.”

저도 현재 의과학자의 길을 가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확실한 정답을 제시할 수는 없겠지만, 제 경험 안에서, 만약, 친동생이 의과학자의 길을 걷는다면이라는 가정에서, 의과학자가 되는 길 혹은 주고 싶은 조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24/7
24/7 by Ilho Song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공부란 무엇일까요? 사전에도 정의되어 있습니다.  학문이나 기술 등을 배우고 익힘” (출처: Daum 국어사전). 그리고 공부에도 수준이 있습니다우리가 흔히 말하는 초등중등고등 교육이 그것이죠하지만 학문적으로 공부보다 높은 수준이 있다면 연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연구와 공부의 차이는 새로운 지식을 밝혀내는가 누군가 이미 발견한 지식을 익히는 이겠지요.

대학원의 고등 교육은 바로 연구를 하기 위한 방법을 배우는 마지막 교육 과정입니다. 그래서 내가 관심 있는 분야 연구를 하고 싶으면 분야를 연구하고 있는 대학원에 진학해서 구체적 연구 방법을 배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학문의 가장 높은 수준인 연구를 스스로 수행할 있는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서 학부라고 불리는 병아리 시절부터 미리미리 준비를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1. 일단 학부 공부를 열심히 하세요.

여러분이 학부 시절에 배우는 미생물학, 유전학, 화학, 생화학, 생물학 등은 나중에 관련 분야 다른 연구자들과의 소통에 필수적인 기본기입니다. 그리고 2번에 기술한 각종 논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연구에 사용되는 terminology (용어)들을 알아야 하는데, 교과서에 배워야할 모든 것들이 나와 있습니다. 연구라는 나라에서 사용되는 언어를 익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하시면 쉬울 같습니다.

  5 tool player라고 불리는 추신수 선수. 야구도 연구도 기본기가 중요합니다.

다분히 EBS의 정답같은 문장이긴 하지만, 어느 분야이든 기본기는 중요합니다. 기본기 없이는 심도 있는 응용력을 연구에 적용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학부 과정을 놓쳤다고 한다면, 최소한 대학원 과정에서 배우는 course work만이라도 심도 있게 공부하길 권장합니다.


2. 관심 분야 논문을 찾아서 읽어보세요.

내가 미래에 연구하고 싶은 나만의 관심 분야에 대한 논문을 검색해서 읽고 공부해 보세요.

논문은 크게 original research article review article 있습니다. Original research article 편의 연구 결과를 적은 논문으로서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논문을 생각하면 될 듯 합니다. Review article 특정 분야의 수준급 연구자들이 여러 original research article 참고하여 분야에 대한 지식을 정리한 논문입니다. 고수가 하수를 위해 정리한 요약집 같은 것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논문에 대한 검색은 구글 학술검색과 pubmed 검색을 추천합니다.

구글 학술 검색. 보통 "구글 스칼라"라고 하죠. 개별 인용지수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http://scholar.google.com/

Pubmed !! 논문의 창고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양한 논문이 있죠. http://www.ncbi.nlm.nih.gov/pubmed

처음에 논문 편을 완전히 이해하면서 읽는데, 달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도 있지만, 모르는 것을 찾아보고 계속 공부하면서 읽다 보면 나중에는 논문 편을 시간이면 읽을 있게 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속독으로, 대충 그림만 봐도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는 수준까지 되기도 합니다. 

평소에 관심 분야 논문을 읽으면, 3번에 기술한 경험하고 싶은 연구실 검색에 도움이 되고 앞으로 내가 관심 분야를 연구하는데 있어서 어떤 "연구 기법 필요한지,  이 학문 분야의 연구 방향과 최근의 유행  많은 정보를 얻을 있습니다.


3. 관심 분야 연구실을 학부 기간 동안 경험하세요.

학부 1학년부터 관심을 가진다고 가정한다면, 학부 4학년을 마칠 때까지 방학이 7 정도 주어질 것입니다. 동안 방학마다 나의 관심 분야를 연구하는 연구실을 찾아가서 인턴 하실 것을 권장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시간이 틈틈이 관심 분야 연구실을 인터넷 검색이나 선배들의 조언 등으로 찾아 놓으십시오. 동일 분야를 연구하는 연구실들도 각자 세부 연구 분야와 방향, 연구 분위기, 사용 테크닉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개인의 경험 유무가 진로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방학기간 7번 정도면, 우리 나라에서 자신의 관심 분야 유명 연구실 정도는 전부 경험하실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구 주제교수님도 중요하지만, 잘 가르쳐 주느냐 아니냐, 

실험실 분위기가 좋으냐 안 좋으냐도 아주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검색 및 추천으로 관심 분야 연구실을 찾은 이후에는 연구실에서 나온 논문들을 미리 읽어보고, 해당 연구실의 책임 교수님께 이메일을 보내서 인턴을 하고 싶다고 허락을 받으시면 됩니다. 학부생이기 때문에 교수님들께 과감하게 메일을 드리는 것을 두려워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기본적인 예의만 갖추어서 메일을 보내면 친절하게 답변해 주실 것입니다.


4. 졸업 진학하고 싶은 연구실이 있다면 선택하고 꾸준히 나가세요.

만약 3 과정을 하다가 진학하고 싶은 대학원 연구실이 생긴다면 교수님께 허락을 받고 방학뿐 아니라 학부 기간 중에도 꾸준하게 연구실에 나가보세요. 이런 노력 없이, 나중에 졸업 뜬금없이 지원하는 것보다 대학원 진학 성공률도 높을 아니라, 학부 시절부터 대학원 분위기나 기초 테크닉 등을 익혀 놓으면 시야 넓어지고, 연구의 연속성도 크게 향상 시킬 수 있습니다. 현실적으로는 대학원 1학기 시작시 출발점이 다르므로, 대학원 입학 동기들보다 훨씬 앞서 나갈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진학할 대학원 및 내가 앞으로 교수가 되고 싶은 대학을 국내에만 한정시키지 마세요. 외국 대학원도 검색하고 마음에 드는 곳이 있다면 미리 준비해서 졸업 이후에 도전해 보세요. 요새는 재정적인 문제로 혹은 실험실 수준의 문제로 무작정 해외에 나가는 것이 항상 좋다고 말할 수 없지만, 자신의 분야에서 글로벌하게 성장하고 싶다면, 해외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다만, 남자라면 군문제가 해결되어야 하겠죠.


이상이 동생이 의과학자의 길을 걷는다면 이라는 가정에서 시작한, 의과학자 진로 조언입니다. 실제로 제 동생은 공학을 전공하고, 기업에 취직했기 때문에, 이 조언을 볼 가능성은 없겠죠. 하지만, 현실적으로 위 조언을 따라, 학부 생활을 한다면 훨씬 더 흥미롭고 재미있는 의과학 연구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지난 번에는 의대를 졸업하고 난 이후의 진로 중 임상 의학자 진로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여기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오늘은 기초 의학자와 임상 의학자에 대한 진로 차이에 대한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최근 들어서 심도있는 연구를 많이 진행하시는 임상 의학자들이 많이 계셔서, 연구자라는 관점에서 사실상 두가지를 구분하는 것이 큰 의미는 없을 수도 있습니다만, "진로"라는 측면에서 접근해 보고자 합니다. 


의과대학을 졸업을 하게 되면 의사 국가 고시를 치게 되고, 거기서 합격을 하게 되면 의사 면허증이 나오게 됩니다. 그 이후에, 대부분은 임상으로 진로를 선택하지만, 일부(전국으로 본다고 해도 대략 1년에 30명이 채 안 되는 것 같습니다. 1년 졸업생이 대략 3300명 정도라고 생각한다면 1%도 채 안되는 비율입니다.)는 임상과는 다른 길을 걷게 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임상"직접 환자를 대면하고, 치료하고, 처치하는 일련의 과정을 의미합니다. 인턴, 전공의가 아니더라도, 공중보건의사, 일반의(GP)들도 모두다 임상 과정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환자를 만나고, 진단을 하고, 그에 따른 처치와 치료, 혹은 수술을 하는 모든 상황을 임상이라고 합니다. 한마디로 이야기 하자면, 일반적인 "의사"인 셈이지요. 


Listening to brain activity?
Listening to brain activity? by deadstar 2.1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그에 반해 "기초 의학"직접적으로 환자를 대면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직접적인 치료과정에 연관되지는 않습니다. 경우에 따라서, 임상 약리학처럼 환자와 직접적으로 연계된 연구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환자와의 직접적인 컨택은 거의 없습니다. 최근에는 환자나 질병을 대상으로 연구하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초 의학을 전공한 의사가 진료를 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의사"라기 보다는 오히려 "과학자"에 더 가깝고, 스스로도 대부분 그렇게 느낍니다. 


pipet
pipet by proteinbiochemist 저작자 표시비영리

임상은 인턴이나 전공의처럼 비교적 정형화된 길이 있습니다. 하지만, 기초 의학은 석사-박사 과정으로 나누어져는 있지만, 그 운영은 각 학교, 그리고 각 실험실마다 정말 제각각이라서 일반화시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석사를 하는 기간 동안에는 실험적인 방법론을 익히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분야에 대한 지식을 쌓아 나가고, 박사 과정 동안에는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과 실험적 방법론을 이용하여, 새로운 가설을 증명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기초 의학"을 진로로 선택하는 사람은 아주 극소수(1% 미만)이기 때문에, 실험을 하면서 겪는 시행착오도 임상 과정보다는 많은 편입니다. 이 블로그가 만들어진 이유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주변에 자신과 비슷한 과정을 겪는 사람이 적기 때문에 오는 시행착오, 그리고 의대 동기들과 다른 길을 걷는 불안감, 상대적으로 느끼는 경제적 박탈감 등으로 기초 의학으로 진로를 선택했다가도 임상으로 진로를 변경하는 경우가 결코 적지는 않습니다. 


이건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만약 임상에서도 자신이 원하는 수준의 연구와 실험적 방법론을 익힐 수 있다면, 임상을 선택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결국 의과학의 궁극적인 목표는 환자에게 도움되는 "지식"을 창출하고, 그 창출된 "지식"을 환자의 질병 치료에 "적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환자와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필요한 "지식"이 무엇인지를 알기 쉽고, 환자에게 "적용"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런 환경을 가진 병원이 많지 않다는 점입니다. 특히 임상을 하는 도중 가장 많은 지식을 쌓는 전공의 과정 5년과 펠로우 시간동안 병원에서 요구하는 바를 충족시키면서, 연구를 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시간적인 부분을 차치하고서라도, 실험적인 환경, 자신의 연구 관심사, 연구비 등 모든 것을 충족시키는 연구실을 그리 많지 않습니다. 아울러, 바로 바로 결과가 나오는 임상 치료 결과와는 달리, 실험 방법을 익히고, 결과를 내는 것은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따라서, 임상을 선택한 의학자가, 연속적으로 실험을 수행하고 결과를 보고, 트러블 슈팅을 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경우는 전문의 자격을 딴 이후 펠로우에 연구를 시작하는 것 같고, 빠른 경우에는 2-3년차에 시작할 수도 있지만, 강인한 의지 뿐만 아니라, 지도 교수의 경제력(연구비)과 의지가 있어야만 가능한 것 같습니다. 


Soudeh under Serum
Soudeh under Serum by Hamed Saber 저작자 표시


그렇지만, 임상을 선택하면, 중간에 연구를 지속하지 않더라도, 보더(전문의 자격증)가 나오기 때문에, 연구를 그만두더라도, 직업적 안정성과 경제적 보상은 기초 의학을 선택한 사람보다는 상대적으로 우위를 가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물론 모든 기초 의학이 다 그런 것은 아닐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기초 의학은 환자를 보지 않는 시간에 실험적인 테크닉과 논문 연구에 조금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습니다. 아울러, 실험실 내부에 자리 잡힌 연구 문화와 실험적 접근성으로, 연구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다만, 가끔씩 의사라는 이유로  IRB나 연구 외적인 잡일이 증가할 수는 있습니다만, 이 역시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임상 의학과 기초 의학은 그 테두리, 실험 분야, 방법론 등으로 칼로 자르듯이 명확히 구분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의사 사회에서 기초 의학자와 임상 의학자로는 충분히 나눌 수는 있을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기초 의학자는 의과 대학의 교수로 근무하거나, 연구소에 소속되어 연구원으로서 "연구"를 수행합니다. 아주 드물게 진료를 보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그 역시 대부분 "부"인 경우가 많고, "주"는 연구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임상 의학자들은 스펙트럼이 너무나 다양하긴 하지만, 당연하게도, 환자를 주로 보는 "진료"를 수행합니다. 


최근에는 남자들에 한해서, 전문의를 마친 이후에도 전문연구요원으로 군복무를 수행하면서 심도 있는 기초 의학(혹은 임상 의학)을 연구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시간적으로 군의관(3년)보다 많이 걸리기 때문에(4-5년) 아직 대다수가 이 진로를 선택하고 있지는 않지만, 연구를 하는 임상가들이 늘어난다는 것은 의과학의 발전이라는 측면에서는 환영받을 일인 것만큼은 사실입니다. (참고하실 분은 의대생 전문 연구 요원에 관한 글을 살펴 보세요)


(Mayo clinic Medical scientist program)


궁극적으로 두 집단은 의과학이라는 테두리에서 만나게 됩니다. 예전에는 "기초"라 하면, 정말 pure basic science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예를 들면, DNA 합성이라든지, RNA 전사체 변이 등 생물학 전반에 걸친 "중요한 그렇지만, 환자와는 직접적으로 연관성이 부족한" 기초 학문을 하는 경향이 어느 정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초 의학"에서 "Bench to Bed" 라는 기치를 내걸고 "Translationa Research -  중개의학" 을 하는 경향이 많이 늘었습니다. (중개 의학이 무엇인지 궁금하시다면 "중개의학이 무엇인가?"  글을 참고 하세요.)


그 결과 Bench side와 Bed side를 둘 다 아는 "기초 의학자" 의 역할과 비중이 늘어난 것은 사실입니다만, 위에 언급한 이유(경제성, 직업적 불안정성, 동기와의 차이 등)로 인해서, 여전히 지원자는 적습니다. 그리고 이것 역시 어디까지나 개인의 선택이기 때문에 강요할 수는 없는 것이니깐, 충분히 이해할만은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국가적으로 임상가를 연구자로 변모시키려는 시도가 많이 늘어난 것 같아 보이긴 합니다. ^^


사실, 기초 의학은 외롭다면 외로운 길인 것 같습니다. 태생적으로 의과대학 내에서 그들은 소수일 수 밖에 없습니다. 동기들은 모두다 임상을 하고, 연차가 올라가면서, 자신의 일을 위임할 수 있는 사람의 수가 늘어나는 데 반해서, 기초 의학은 연차가 올라갈 수록, 하는 일이 증가되고, 딱히 누군가에게 위임할 수 없는 상황이 많이 펼쳐집니다. 그리고 석사나 박사 학위가 주어지기는 하지만, 의대 동기들처럼 실질적으로 인정받는 전문의 자격증이 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는 도중에, 임상에서 누군가 쉽게 박사 학위를 따는 것을 보면 화가 나기도 합니다. ^^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초 의학은 그 나름의 매력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동기들이 남들이 만든 "지식"을 머리 속에 넣고 있을 때, 기초 의학을 하는 친구들은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실험을 배우고, 그 실험을 이용해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낼 수도 있습니다. 논문을 작성해서 세계적으로 보고하기도 하고, 실험적 성과가 특허나, 기술 이전으로 연결되기도 합니다. 물론 이 것들 모두가 임상 의학을 하는 사람도 가능한 일인 것은 사실이지만, 동시에 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기초 의학을 선택한다고 해서 이 모든 과정이 절로 주어지는 것 또한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초의학"의 매력은 바로 "연구"에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대부분의 기초 의학을 하는 친구들은 "연구가 즐겁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무언가 새로 발견하고, 그 발견이 자신이 생각하는 바와 같을 때의 희열은 그 어떤 즐거움보다 큰 것 같습니다. 발견이 자신의 생각과 달라도, 왜 다른지를 설명하는 가설을 세우고 그에 따른 실험을 해서 소기의 성과를 얻으면, 그 것만으로도 즐거울 수 있는 열정이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물론,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요 ^^



혹 기초 의학에 관심이 있거나, 임상을 마치고 심도 깊은 연구를 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 실제로 이 블로그는 그런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져 있으니깐요. ^^






의전원과 MD-phD ?


2002년 의학 입시 제도에 큰 변화가 있습니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바로 의과대학으로 들어가 의사가 되는 길과 더불어 일반대학을 졸업 해 학사학위 취득 후 의학공부를 할 수 있는 길이 새로이 생겨났습니다. 그 것이 바로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스스로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는 문제중심학습(problem-based learning)을 도입하고, 실습위주의 교육에 중점 두며,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을 받아들여 기초 의학의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로 도입 되었습니다.

이러한 의전원 시스템이 2003년을 시작으로 한국 대부분의 국공립 대학교와 일부 사립대에 도입 되었고, 의대/의전원 병행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곳도 있습니다. 의전원 전환 시 중요한 이유가 되었던 것이 기초의학의 활성화였고, 이를 위해 함께 도입된 것이 바로 복합학위과정 (MD-PhD과정) 입니다. 

MD-PhD란 Medical Doctor(MD)와 Doctor of Philosophy (PhD)를 합친 단어로서 한국어로 간략하게 줄이자면 의과학자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의전원이라는 제도는 한국에는 처음 도입되었지만 미국의 대다수의 학교가 채택하고 있는 시스템이고 MD-PhD 과정 또한 미국에서는 어렵사리 찾아보실 수 있을 것 입니다.

MD-PhD 가 되는 길은?

의전원과 MD-PhD 과정이 함께 도입 되어서 의전원에 들어와 MD-PhD course를 밟아야만 MD-PhD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도 있겠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이러한 학제가 없었던 의대 시절에도 MD-PhD를 배출 하였고, 의과 대학에선 많은 MD-PhD 교수님들을 만나 뵐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의대 의전원 그리고 MD-PhD 과정은 어떻게 다를까요? 이 세 과정은 우선 의사가 되는 과정부터 다릅니다. 의과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바로 의대로 진학하느냐 아니면 일반대학에 진학한 후 의학교육입문검사인 MEET(Medical Education Eligibility Test)를 친 후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하느냐의 차이입니다. 그리고 MD-PhD 과정은 의전원에 들어와서 의사가 되는 여정이 조금 다릅니다. 

그럼 각기 MD-PhD가 되는 과정은 어떻게 다를까요? 학교마다 개인의 역량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일반적인 학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학제 모형]


MD-PhD가 되기 위해선 우선 의사가 되기 위한 과정(의학 교육 기본 과정: 본과 4년 & 의사면허국가고시 합격)과 연구 과정인 Ph.D.과정(박사 과정)을 이수해야 합니다. 의사가 되기 까지 의과대학은  6년(2+4)이 걸리는 반면 의전원은  8년(4+4), 복합학위과정(MD-phD과정)은 11년 + alpha (4+2+3+2)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고, 복합학위과정을 이수한 분은 졸업과 동시에 MD-PhD 학위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 외 의전원 출신이나 의대를 졸업한 후 MD-phD가 되기 위해서는 따로 ph.D. 과정을 이수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의사 면허를 받은 다음 일반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밟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 후 비로소 MD-phD 라는 타이틀과 그에 부합하는 career를 쌓을 수 있는데 이 과정 또한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그 외에도 전공의 수료 후 기초연구를 하실 수도 있습니다. 남성 분들 경우엔 군복무 대신 전문연구요원으로 ph.D. 과정을 이수하실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엔 의전원을 졸업하거나 의대를 졸업하여 전공의 과정 중 석사를 마치셔야 합니다. 남성의 경우  문제 관련해서는 다양한 포스팅이 있으니 참고하시면   같습니다 (링크)

MD-PhD의 대표적인 예로 안철수 선생님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기업가로 교수로 그리고 현재는 정치인으로서 저희가 흔히 생각하는 의과학자와는 전혀 다른 길을 가고 계시지만 서울대 의과대학 졸업하신 후(M.D.) 선택한 첫 번째 진로가 일반대학원에 진학해 생리학을 전공(Ph.D.)하는 의과학자였습니다. 물론 현재는 의과학자라고 보기 힘들지만, MD-PhD이긴 합니다.

현재 MD-phD 상황?

의전원 체제가 도입 된 지 10년, 5개 대학(강원대, 가천의대, 제주대, 건국대, 동국대)이 의전원으로 남고, 다른 대학들은 기존 체제인 의과대학으로 복귀하기로 결정 하였습니다. 의전원과 함께 시작된 MD-phD제도 와 그 학생들에 대한 지원 또한 5개 대학에 한하여 유지되고 나머지는 중단 되었습니다. 

따라서 MD-phD의 학위를 받기 위해서는

1) 의전원 잔류로 결정된 5개 대학의 의전원에 입학한 후, 복합학위과정을 신청 하는 것

2) 의대/의전원 졸업 후 일반 대학원 과정을 선택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 학/석박 통합과정(의예과-본과-대학원을 같이 이수)이 몇명 학교에서 논의 중에 있으며, 아직 확정된 바는 없습니다.

학위 과정 중 재정적인 면을 언급 하자면 제도를 시작할 무렵, 정부에서는 MD-PhD 학생들에게 금전적 지원 (등록금 + 연구지원금)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연구 과정(PhD) 동안 지도 교수님에 따라 연구 과제에 참여하여 인건비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지원은 의전원을 유지를 결정한 5개 대학의 기존 MD-PhD과정 학생과 새로 들어오는 신입생에게는 동일하게 적용될 것입니다. (이 사항은 학교마다 다르고 랩-교수님마다 다르기 때문에 꼭 확인하셔야 합니다.)

그 외 졸업 후 일반대학원 과정을 선택하신 분들은 정부 지원 (등록금 + 연구지원금)대상에서는 제외되지만 지도 교수님의 과제에 참여하여 인건비 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 또한, 지도 교수님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이라 예상됩니다.)

Remedy
Remedy by R. Motti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2008년 1월, 대전에서 처음 시작한 MD-PhD Workshop이 MD-PhD 학생들을 대상으로  주기적으로 열리고 있습니다. Workshop 은 참여 학교가 매년 돌아가며 열고 있어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한 컨텐츠로 개최되고 있습니다. 

초기 Workshop은 제도의 설명과 더불어 먼저 MD-PhD 길을 걸으셨던 교수님들과 선배님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MD-PhD 과정의 학생들을 만나는 의미가 컸습니다. 한 해 한 해 지나 PhD 과정이 시작된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연구에 관련한 poster 발표 가 추가되었고, 우수 연구 학생을 선발하여 을 수여하는 등 학술적인 면도 추가되고 있습니다. (참여 학생의 대다수는 본교의 기초 교실에서 연구를 하고 있고, 외국에서 PhD course를 이수하는 분도 계십니다.) 

세월이 지나면 이 Workshop이 어떻게 변화할지는 미지수 이나, 현재는 전국 MD-PhD과정 을 밟고 있는 학생들과 의과대학 교수님 들이 참여해 서로를 알고 정보를 교환하는 친교 및 교류의 장이 되고 있습니다. 

P.S. 참고로 현재 본 팀블로그를 구성하는 필진들은 기초의학을 전공해서 대학원 과정을 진행하는 사람들과 의전원으로 MD-PhD과정을 진행하는 사람들이 고루 분포되어 있습니다. 교류는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

안녕하세요 MDPhD.kr의 편집인 OJ입니다. 이 글은 공지글로서 전체적인 블로그의 방향과 블로그 소개를 위해서 작성된 글입니다. 


본 블로그 open은 2007년 12월 14일에 오픈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의대생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블로그가 전무하였습니다. 그런 이유로 다른 학과에 비해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의대 과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블로그를 개설하였습니다.  시작 당시에는 많은 글을 쓰고, 글에 대한 방향과 전략을 많이 구상하였고, 글을 썼으나, 개인적인 사정에 의해서 블로그를 방치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우연히 블로그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계기라고 할 만한 사건은 없었지만, 의과학자에 대한 정보가 거의 전무하다는 사실에 다시금 블로그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현재 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 체제에서 기초의학으로 진로를 정하는 비율을 전체 의대생의 0.5%도 안됩니다. 임상의사가 되어서 연구를 진행하는 사람 역시 소수입니다. 이런 현실에서 의과학이라는 분야에 대한 정보 제공자의 수는 극단적으로 적습니다. 그 결과, 저 역시 그러하였지만, 의과학자 과정을 시작하면서, 당면할 수 있는 문제는, 과정을 겪은 선배의 직접적인 조언보다는 개인적인 정보취득과 시행착오를 통해서 해결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았습니다. 


당연히 기초 의학 과정을 거치면서 선배에게 조언을 받았더라면, 안 겪어도 되는 시행착오를 겪을 수 밖에 없었고, BRIC이라는 생명과학자 커뮤니티를 통해서 조언을 받기도 하지만, 그 역시 제한적인 정보에 국한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MDPhD라는 의사 집단에서도 소수이면서, 생명과학자 집단에서도 소수일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가 있었던 것입니다. 


아울러, MDPhD 과정을 수행하고 있는 사람들끼리의 커뮤니티 역시 학교별로 인맥을 통해서 개별적인 접촉은 이루어 졌지만, 전체 집단이라고 할 수 있는 커뮤니티는 거의 없었습니다. 저 역시 직간접적으로 알게된 친구들은 있었지만, 주기적이거나, 목적을 가진 네트워크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의과학자나 MDPhD 과정에 대한 정보 수요자는 증가되었습니다. 숫적으로도 의전원 체제에서 MDPhD 과정을 진학하는 학생도 증가되었고, 국가적으로도 의료 서비스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으면서, 기초 혹은 임상 의과학자를 양성하고자 하는 제도도 적극 권장되었습니다. 그 결과 수련을 마치고 다시 연구를 진행하는 의과학자의 수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과학자 커뮤니티나, 의과학자 과정에서 필요한 정보 제공은 극히 제한적이고, 있다 하더라도 구전될 뿐이지, 공유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서로간에 어떤 연구를 하고 있는지 조차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융합 연구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연구 방향 설정 등을 위한 채널 역시 존재하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간단한 조언으로 해결될 수 있는 시행착오 역시 다시 겪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2012년 11월, 공감대를 가지고 있는 9명의 필진이 의견을 공유하고 토론하면서, 하나의 해결책으로 제시된 것이 팀블로그 운영이였습니다. 팀블로그 운영을 통해서 각자가 몸담고 있는 연구 분야에 대해 소개를 하고, 의과학자 공통이 겪을 수 있는 경험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기회를 마련하면 좋겠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2012년 12월 10일, 개인 블로그에서 팀블로그로 운영 형태를 변경하고 팀블로그의 형태로 글을 포스팅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저희가 원하고자 하는 모든 목적을 이룰 수는 없겠지만, 의과학자들의 연구를 위해 소통할 수 있는 정보를 얻어갈 수 있는 창구로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입니다. 

더불어, 하나의 작은 바람이 있다면, 필진끼리의 정보 공유 및 네트워크 뿐만 아니라, 의과학 연구를 하는 모든 사람들이 같이 공감할 수 있는 네트워크의 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아울러 의과학에 관심 있으신 많은 분들의 참여가 있다면 훨씬 더 풍성한 교류의 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면, 필진 참가는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MDPhD.kr



Vivien Theodore Thomas. 토마스 비비안

영화 Something the lord made에 나오는 주인공 중 한 명이죠. 다른 주인공인 알프레드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고 싶으신 분은 이전 포스트 알프레드 블라락 이야기를 보시죠 ^^


그는 정식 의사는 아니었습니다.

결국 그는 존스 홉킨스 의대에서 명예 박사를 받습니다. 물론 그는 영화에서 알려진 것처럼 의학 박사를 받은 것이 아니고, 법학박사(Honorary Doctor of Laws)를 받고, Dr(Doctor)로 불리게 됩니다.그렇지만 그의 업적은 의학에 대부분 포진되어 있죠.

그는 1930년에 닥터 Alfred Blalock을 밴더빌트에서 만나면서 의학과 인연을 맺게 됩니다. 원래는 대학학을 간 후에 의과대학(정확히 이야기 하면 의전원이죠-미국시스템)을 진학할 예정이였으나, 미국이 대공황에 빠짐과 동시에, 가장으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 Dr.ALfred Blalock과 같이 일을 하게 됩니다.

당시만 해도 shock은 혈액내에 있는 Toxin에 의해서 생겨난다는 이론이 팽배했었죠. 외상을 입으면, 그 toxin이 activation되어서 결국 죽음으로 이른다는... 현재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이론이 팽배했던 시절이였습니다. (자세한 쇼크에 대해서 아시고 싶으신 분은 링크로)

이 이론에 닥터 블라록은 의문을 품었고, 비비안과 함께 "혈액의 부족이 결국 Shock를 만들어 내고, 그 것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혈액을 공급하는 것이 해결책이다" 라는 가설을 실험적으로 증명합니다.

당연히 이 때 비비안 토마스는 shock 동물 모델을 만들고, 실험적인 일들을 대부분 수행하게 됩니다. 사실상 토마스가 한 일은 현재의 개념으로 본다면 postdoc - 박사후 과정 혹은 senior researcher(선임 연구원)이 하는 수준이였죠.

Shock에 대한 치료법 개발로 Dr.Blalock은 존스홉킨스로 옮기게 되고, 비비안 역시 블라록의 권유로 자리를 옮기게 됩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존스홉킨스 일대는 인종 차별이 심했고, 흑인에게는 단순 노동만 시켰던지라, 비비안 역시 janitor(현재로 본다면 병원 청소부)로서 대우를 받게 됩니다. 물론 하는 일은 포닥급이였지만요.

그들을 더 유명하게 해 준 사건은 바로 Tetralogy of Fallot (blue baby syndrome)-팔롯사징의 외과적 치료입니다.당시 이 질환에 대해서는 치료법이 거의 없고 부모로서는 애가 죽어가는 과정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던.. 어찌보면 아주 의사를 좌절시키는 질환 중 하나였습니다. 그 때, 비비안과 닥터 블라록이 동물 모델을 만들어 처음으로 사람에게 시도한 것이지요.

이 때 시도한 환자 이름은 Eileen Saxon. 18달밖에 되지 않은 소녀였습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이루어 졌고, 의료법 상 의사가 아닌 비비안은, 블라록이 수술할 때 옆에서 지켜보면서 수술을 도왔다고 합니다. 

집도는 하지 않고. 지시를 했는 것처럼 영화에서는 나오지만, 제 개인적인 견해로는 보조자로서 수술 참관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람과 동물은 구조적으로 많이 다르기 때문에. 실제로 비비안이 기여한 것은 맞지만, 수술적인 부분을 하나하나 지시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

재미있는 일화 중 하나는, 이 때 TOF를 치료하기 위해 만든 동물 모델 중 shunt 수술을 받은 Anna라고 불리는 개 초상화가 존스 홉킨스 벽에 걸려 있다는 사실이지요. 존스 홉킨스 의대에 걸린 유일한 동물 사진이라고 하네요.

비비안의 선구자적인 면모는 흉부외과 의학 기구 개발로 이어집니다. 당시 동물 수술을 하면서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겪은 비비안은 수술에 필요한 도구를 직접 만들어 내죠. 당시만 해도 흉부외과라는 분야가 없었기에(비비안과 블라록 이후 현재 개념의 흉부외과가 생겨납니다) 당연히 기구도 없었겠죠. 비비안은 다양한 기구들을 만들어 내고, 직접 이용하기도 합니다.

위키에 언급된 바에 따르면, 블라록이 수술한 3개의 케이스 18개월짜리 여아, 11세 여아, 그리고 6살 남자 아이에 대한 수술 보고가 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에 실리게 되지만, 비비안에 대한 언급은 없죠. 수술의 기본적인 실험 모델을 제시함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수술 자체나 임상 경과 결과 보고라는 논문 내용만 봤을 때는 분명히 비비안에 대한 언급을 할 필요가 없긴 합니다. 비비안 측으로는 분명히 억울할 수도 있지만, 수술 집도를 포함해 다른 임상적인 부분에는 비비안의 기여가 적거나 거의 없으니깐요. 다만, 실험적 모델 단독으로 논문을 제시했었더라면 비비안이 주가 되었을 것이라 생각하고, 현재의 저자 개념으로 본다면 공동저자로 들어가거나, 최소한 acknowledgement 에는 들어가야 했지 않았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비비안의 술기 능력은 가히 뛰어났다고 합니다. 거의 수처 라인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수술이 완벽에 가까웠습니다. 닥터 블라록은 그런 것을 보고 "이건 신이 만든 것 같군"이라고 이야기 했답니다. 영화에서도 나오죠. 그래서 결국 제목으로 선택되었지만요. (섬딩 더 로드 메이드 - Something the lord made) [각주:1]

물론 그도 정규 교육을 받아서 의사가 되고 싶었지만, 시간적인 면에서 너무 큰 난관이 있어서 그렇게 하지 못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계속 외과 일을 했고, 닥터 블라록이 암으로 죽은 이후에도 15년 동안이나 외과에서 일을 합니다. 결국 그는 외과 수련지도자로서 faculty 포지션을 받아서 외과 의사들을 양성하죠.

(비비안이 쓴 자서전)


그리고 결국 1968년도에는 그에게 교육받은 외과 의사 제자들에 의해서 초상화로 헌정되고, 닥터 블라록 옆에 자리하게 됩니다. 최고의 영광을 받게 된 것이지요.

스 홉킨스 의대에서는 매년 본과1학년 학생을 네그룹으로 나누어서 가르치는데 그 중 한 그룹의 이름이 비비안 토마스라고 합니다. 의학을 처음 접하는 학생들에게 모범이 되는 faculty라는 아주 영예로운 업무를 받은 것이지요.

이런 것을 보면서 의학자가 된 사람들이 도전정신을 가지게 되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세계 최고의 의과대학이라는 존스 홉킨스 의대의 도전 정신사람에서도 나오지만, 그걸 만들어 내고, 칭찬하는 시스템에서도 나오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Journal of Surgical Case Reports라는 저널은 그 해 Best Report에게 토마스 상을 준다고 하는군요. 외과학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친지 알 수가 있겠죠?

비비안 토마스는 정식 의사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학의 선구자로서 흉부외과를 개척했다는 점에서 아무도 이론을 달지 않습니다. 그가 가진 의학에 대한 열정. 그리고 인종을 넘어선 실험 정신은 존경받아 마땅하고, 현재 미국을 넘어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존경 받고 있습니다.

우리도 그런 정신을 가지 의학자, 의과학자가 많이 나오길 기대하면서 글을 마칩니다.



  1. 여담이지만 제목이 조금 어렵거나 일반적이지 않아서 한국 내에서 큰 흥행을 못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제목만 잘 만들었다면 정말 대박일텐데, 영어 제목은 정말 멋지거든요.근데 한글로 번역도 안하고 그대로 적은 것은 정말 치명적인 실수라 생각합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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