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학자 (MD-PhD) 이야기(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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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D 논문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저는 석사 시절 면역학 교실에서 인간 항체를 만들기 위해서 매일같이B cell을 fusion 하면서 면역학을 진지하게 연구했습니다.그러다가 학위 과정의 연구 주제로는 너무나도 상업적이다는 판단하에,박사 시기부터 모발 줄기 세포로 분야를 바꾸었습니다.모발이라는 세상에 들어오면서,처음 접한 논문은 Journal of Investigative of Dermatology (JID)라는 논문이었습니다.피부과학 전문 저널로 아주 재미난 연구 결과들을 출판하는 동네로,모발 연구를 시작한 저로서는 일종의 보물섬과도 같은 존재였습니다.JID에 언제 한 번 논문을 낼 수 있을까 하면서 파이펫질을 하던 시절이었지요.빨간색의 JID 마크가 찍힌 논문을 보면서,의욕을 불태우던 시절이 어제 같은데 벌써 1..
2025.11.04 -
학벌에 대한 이야기
오늘은 학벌이 중요한가? 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합니다.사실 이 질문은 언제든지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예를 들어, 학벌이 좋은 사람이 학벌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면,"이미 좋은 학벌을 가졌으니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식의 반박이 가능합니다.반대로, 학벌이 좋은 사람이 학벌이 중요하다고 주장하면,그것은 선민의식으로 보일 수 있고, 도덕적 비난을 받을 소지도 큽니다.높은 학벌을 갖지 못한 사람이 학벌이 중요하다고 말하면, 일면 정당성이 있어 보일 수 있으나 학벌이 좋은 사람들에겐 "학벌을 갖지 못했기에 오히려 신뢰할 수 없다"는 식의 공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반대로, 학벌이 좋지 않은 사람이 학벌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하면,그 또한 "경험이 없어서 그런 말을 한다"는 비판에 직..
2025.10.28 -
해부학 수업에 대한 글
대부분의 의과대학에서 해부학은 독특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많은 의대생이 본과에 진입하면서 처음 배우는 과목이 해부학이기에, 이를 통해 비로소 ‘의대생이 되었다’는 실감을 하게 된다고 합니다.예과 과정에서 해부학을 배우더라도 이러한 느낌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이는, 인체의 구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해부학 실습을 통해 ‘돌아가신 분’을 맞이해야 한다는 특성 때문일 것입니다.또한, 해부학이 수백 년간 의학과 동의어처럼 여겨졌던 역사적 배경도 한몫할 것입니다.우리 대학에서는 3월과 4월 동안 해부학, 조직학, 해부 실습, 발생학(태생학), 영상 해부학을 통합하여 가르칩니다. 장기가 형성되는 과정부터 미세 구조, 거시적 형태까지 배우며, 학문적 연계성과 흐름을 고려한 교육 과정이지만, 학생들에게는 상당한 부..
2025.10.21 -
교과서 공부
오늘은 대부분의 의대생에게 도움이 되는 글이지만, 일부 생명과학을 전공하는 학생이나, 교과서를 통해서 학습을 하는 모든 자연과학도 학생들에게도 도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론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견해를 밝힌 것이고, 후배들이 책에 관하여 물어올 때마다 대답해 주는 이야기를 공유해 봅니다.저는 개인적으로 책을 아주 좋아합니다.책이 주는 향기를 특히 좋아해서, 정말 많은 책을 사거나 모았습니다. 지금도 이어지고 있지요.1년에 이틀정도는 날을 잡아서 하루 종일 책을 사는데 시간을 보냅니다. 그 결과 대부분의 교과서를 구입하여 가지고 있었고, 항상 이사를 갈 때마다 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너무 무거워서 이사해 주시는 분들이 좋아하지 않으시더라고요 ^^;) 의대에서는 많은 책을 보게..
2025.10.14 -
희망의 글 (신체 일부를 잃은 이들에게)
오늘은 희망이 있는 소식을 전하고자 합니다. 우연하게 후배님의 페북 링크를 보다가, 재미난 동영상이 있어서 소개합니다. https://youtu.be/9NOncx2jU0Q 결론부터 미리 말씀드리면, 사고로 팔이나 다리가 절단된 분들에게 아주 희망적인 소식이라고 하겠습니다. 공장 기계에 눌려서, 혹은 교통사고와 같은 사고로 신체 일부를 잃은 소식을 뉴스나 신문을 통해서 심심찮게 듣게 됩니다. 실제 제 주변에는 이런 분을 아직 개인적으로 알고 있지는 않지만, 동기들이나 정형외과에 간 친구들, 그리고 정신과 선생님들까지, 이런 환자들에 대해서 이야기한 경우를 종종 들었습니다. 사지를 포함한 신체 일부가 절단된 환자들은 사고 당시의 상황뿐만 아니라, 수술 전, 수술 후, 그리고 한동안 아니 어쩌면 평생 동안..
2025.10.07 -
포닥 시절에 도움 되는 사이트
안녕하세요.오늘은 얼마 전 컴퓨터 데이터를 정리하면서, 예전에 제가 포닥시절에 자주 접했던,사이트들과 도움 되는 링크들이 있어서 공유하고자 합니다.기본적으로 포닥 시절은, 다음 진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인생의 관점에서30대 시절에 필요한 과업 수행 등으로, 여러 가지 생각과 고난이 몰아치는 시기입니다.개별적으로 어디까지를 포닥으로 치느냐는 이론이 있을 수 있지만,일차적으로 Tenured position을 잡기 직전 단계를 포닥이라고 본다면,포닥 시절의 가장 중요한 과업은 "안정적인 Job"을 잡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당연히, 논문은 이를 이루고자 하는 과정에 있는 것입니다.간혹 논문에 대한 맹목적인 추종으로 (자의 혹은 타의로) 적절한 시기를 포착하지 못해서 그다음 커리어로 진행되지 못하는 경우..
2025.09.30